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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임직원 AICT 역량 강화 온힘…신사업 발굴 경진대회 첫 개최

KT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을 위한 '미라클100' 경진대회를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미라클100은 KT 임직원들이 AICT(인공지능+통신) 역량으로 실제 사업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해커톤이다. 올해 처음 개최됐으며 서바이벌 예능 구조를 차용해 '궁극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한 100인의 생존 경쟁'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을 신속하게 타진하는 구조로 기획됐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로 구성된 팀이 고객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가진 제품'(MVP)으로 개발했다. 지난 5월부터 세 달간 396명 직원이 참가해 170여개 신규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후 서류 심사를 통해 선발된 직원 100명이 25개 아이디어로 팀을 꾸려 예선에 참가했다.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은 지난 26일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열린 데모데이에서 서비스를 발표했다. 대상에는 통화 분석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및 피해 방지 솔루션을 개발한 수사반장팀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AI 세일즈토크 코칭 솔루션을 개발한 인사이트메이트(InsightMate)팀이 선정됐다. 두 팀은 사업화 가능성과 기술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KT는 최종 선정한 생성형 AI 서비스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을 추가 검증한다. 향후 이를 위해 시연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계획이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 부사장은 “최종 선발된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AI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기존의 통신 역량에 정보기술(IT)과 AI를 결합한 'AICT 컴퍼니' 도약을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통신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AI·클라우드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최대 1000명 규모의 AICT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인 'AI 리터러시' 강화를 위해 코딩 경진대회 등으로 임직원들의 AI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클라우드 등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IG넥스원, 국내·외 로봇시장 진출 본격화…국방·민수 시너지↑

글로벌 로봇 시장의 성장이 점쳐지는 가운데 LIG넥스원이 국·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LIG넥스원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PE)와 미국 사족보행로봇 전문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2억4000만달러 상당)를 인수했다고 29일 밝혔다. LIG넥스원은 지난해말 미래성장 플랫폼 확보와 미국 방위산업 시장 진출을 위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된 로스트로보틱스는 미국·영국·일본 등에서 수출 실적을 냈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대표 제품 '비전60'은 이는 경쟁사 대비 배터리 지속 시간이 길고, 자갈밭·언덕·물을 비롯한 지형에서도 이동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60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팟'과 유사한 외형을 갖고 있으며, 국방·국토안보·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분야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최대 20㎏ 안팎의 장비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모듈형 설계 덕분에 부품 수리가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60의 다리는 5분, 배터리와 센서 등은 15분 내에 교체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높은 IP 등급에 힘입어 군사적 활용에도 부합한다고 부연했다. LIG넥스원은 미국 워싱턴 D.C에 콜라보레이션 센터를 연내 설립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로 우리 군이 추진 중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뿐 아니라 △탐색·구조 △화재감시·진압 △장애인 안내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양사가 보유한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국방-민수 분야를 아우르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고 독보적인 성장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외부조달 통해 손실 최소화”…S-OIL, 울산공장 화재에 ‘비상 대응 체계’ 가동

S-OIL(에쓰오일)은 지난 28일 발생한 울산 온산공장 대형 화재에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화재는 지난 28일 오전 울산 운주군 온산공장에서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고 약 5시간 만에 진화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화재가 난 곳은 제2파라자일렌(PX) 공장이다. 파라자일렌은 옷감으로 쓰이는 폴리에스터와 페트병 등을 만드는 원료다. 에쓰오일은 2개의 파라자일렌 공장을 운용하고 있는데 화재가 발생한 2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05만t 수준이다. 이는 에쓰오일 매출 비중의 약 7.5% 차지하는 양이다. 화재는 파라자일렌을 만드는 공정에 사용되는 가열장치(히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는 지난 2월에도 배관 파손으로 화재가 발생해 3시간 만에 진화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수습기간 중에도 원재료 외부조달을 통해 매출 손실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파리 올림픽 찾은 이재용, 글로벌 경영 행보 눈길…사업 발굴·민간외교 ‘강행군’

12년 만에 올림픽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 글로벌 정관계 및 스포츠계 인사 등 수십여 명과 만나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 미팅 등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각 종목별로 연일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는 올림픽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고객사와 협력 확대 기회를 모색하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민간 외교의 장'으로 꼽힌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 CEO들이 자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일제히 집결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참석자들과 △글로벌 경제 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남은 일정 동안 피터 베닝크 전 ASML 최고경영자(CEO) 등 반도체·정보통신(IT)·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중요 비즈니스 현안 및 미래 먹거리 발굴, 협력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시켜 중장기 성장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같은 날 모친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및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해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진행된 만찬에는 IOC 위원 100여명과 스페인 필리페 6세 국왕,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덴마크 프레데릭 10세 국왕, 모나코 알베르 2세 왕자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삼성은 1997년 IOC 글로벌 후원사인 TOP 계약을 맺고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 중이다. 삼성은 이번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약 1만7000대의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배포했다. 또 IOC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영광의 순간을 직접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회식에서는 선수단 보트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설치해 센강을 따라 6km 가량 퍼레이드를 펼치는 각국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이 촬영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밖에도 주요 경기장에 '삼성 갤럭시 차징 스테이션(충전소)'을 운영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샹젤리제 거리에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꾸려 올림픽 기간에 방문객이 갤럭시 주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시작된 삼성의 올림픽 후원은 40여 년간 이어지고 있다. 이 선대 회장이 브랜드 경영을 위해 올림픽 후원을 시작했다면, 이 회장은 한국 대표 기업의 '사명감'을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999년 31억달러에서 지난해 세계 5위인 914억달러로 약 30배 성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IOC 최상위 스폰서인 TOP 15개사 중 유일한 한국기업이 후원을 중단하면 경쟁국 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우리나라 위상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27일(현지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참관해 대한민국 선수단을 응원했다. 이 회장이 올림픽 현장을 찾은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대 1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생활가전 실적 ‘훨훨’…성장세 이어갈 전략은

LG전자가 올 상반기 생활가전 사업 부문에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며 주력 사업의 힘을 입증했다. 하반기 가전 시장 전망은 다소 흐린 가운데 생활가전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갈 LG전자의 전략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 2분기 매출액 8조8429억원, 영업이익 69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대치다. 앞서 1분기에도 호성적을 거둔 H&A사업본부는 상반기까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남미, 중동·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 수요 확대에 맞춰 라인업과 가격대를 다변화하는 등 시장 양극화에 대응하는 볼륨존(소비 수요가 가장 큰 영역)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공감지능'을 적용한 제품군 확대도 성장을 이어가는 데 힘을 실어줬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기존 디자인·가격 등이 중심이던 가전제품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었다. LG전자는 고객과 공감하고 실생활에서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하며 제품군에 적용했다. 이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일례로 LG전자의 2024년형 휘센 에어컨 중 AI 기능을 갖춘 모델의 국내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늘었다. AI가 바람 방향을 맞춤 조절하는 등의 차별화된 편리함을 제공한 점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하반기엔 H&A사업본부의 성장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물가와 더불어 금리인하 지연 등으로 인해 가전 시장으로 향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는 냉난방공조(HVAC) 및 가전 구독 사업을 강화하며 생활가전 사업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HVAC 사업에 진심이다. 해당 사업을 필두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성장이 예견된 분야라는 점이 LG전자가 HVAC 사업에 주목한 이유다. 시장에선 지난해 300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HVAC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500조원으로 7년 만에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HVAC 사업을 H&A사업본부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유럽 현지 기후에 맞는 고효율 공조솔루션을 연구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 아울러 LG전자는 HVAC 엔지니어를 지속 양성하는 한편 아시아 지역 B2B 핵심 고객들과의 사업 협력을 이어가며 HVA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 구독 사업의 경우 사업지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대만과 태국 등 아시아로 구독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연내 태국, 인도 시장에서도 구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 확대를 위해 다각적으로 사업성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기준 LG전자의 구독 제품은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청소기 등 총 23종에 달한다. 구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는 점에서 관련 사업 확대는 H&A사업본부 실적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의 경우 직접 구매 대비 비용 부담이 적어 고물가 속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구독 기간 동안 꾸준히 제품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시승기]기아 EV3, 진짜 살 만한 전기차

기아 EV3은 합리적인 가격에 동급 대비 최고 수준 주행가능거리, 편의기능까지 보유한 전기차였다. 소형 SUV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들어가도 내연기관차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한 모델이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4일 서울 성동구부터 강원도 속초시까지 주행하는 'EV3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3시간 넘게 달리면서 차량의 주행감, 편의기능, 원페달 드라이브 등 다양한 기능을 체험했다. EV3는 국내 시장 기준 21년 기아 첫 E-GMP 기반 전기차 EV6와 23년 대형 전동화 플래그십 SUV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기아는 EV3를 81.4kW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 두 가지로 운영한다.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기준 501km의 주행가능거리를 갖췄으며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31분이 소요된다. EV3의 외관은 EV9을 그대로 압축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차체에 비해 묵직하고 두꺼운 라인을 자랑했다. 덕분에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더해줬다, 전면부는 EV9에도 적용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 헤드램프가 적용돼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르 자아냈다. 측면은 단단한 SUV 라인을 갖췃다. 비교적 각진 디자인으로 다소 투박해 보이긴 하지만 곳곳에 들어간 라인으로 안정성을 더 높여줬다. 후면부는 리어 글래스와 부드럽게 이어지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차체 양 끝에 배치해 깔끔한 테일게이트 디자인을 완성했다. 단단한 실내에 비해 실내는 다소 아쉬웠다. 차량의 저렴한 가격을 위해 원가절감을 한 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시트 소재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없었고, 차량 내장재의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내에 들어서면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3개의 화면이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는 차량 내부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면서도 기능적으로 매우 편리했다. 특히 터치감이 타의 추종을 붏허할 정도로 빠르고 부드러웠다. 휴대폰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였다. 또 넓은 레그룸도 장점이었다. EV3는 가운데 콘솔벅스의 비중을 줄이면서 레그룸을 늘렸다. 덕분에 장시간 운전에도 답답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 수납공간은 아쉬웠다. 레그룸 확장을 위햇 희생된 콘솔박스가 막상 없으니 불편했다. 특히 휴대폰 무선 충전기가 발쪽에 위치해 사용성이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암레스트가 테이블 형식으로 돼 있어 그 위에 물건을 올려 놓고 운전을 할 수가 없었다. 정차 중엔 유용할 듯 했지만 운전 시엔 차의 방향에 따라 물건들이 이리저리 날라다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차량의 지능은 한껏 올라갔다. 특히 아이페달과 크루즈모드가 인상적이었다, EV3는 현대차그룹의 회생제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아이 페달 3.0'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0은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아이 페달(i-Pedal)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시킬 수 있다. 아이 페달 3.0은 0단계에서 3단계까지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스티어링 휠 좌측의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설정할 수 있으며, 설정한 회생제동 단계별 감속도를 기반으로 차량을 정차시킬 수 있다.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아이 페달이 작동하던 기존과 달리 운전자들이 각자 선호하는 감속도로 아이 페달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도 향상돼 전혀 불안함이 없었고, 특히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는 것이 매우 편리하고 안정적이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풍산, K-방산 질주 힘입어 실적 개선 가속화

풍산이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고 있다. 국산 무기체계 수출과 메탈값 향상 '쌍끌이'가 수익성을 높인 덕분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336억원·영업이익 16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영업이익은 199.4% 급증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신동부문은 전분기·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 증가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주요 전방산업의 오더가 늘어난 영향이다. 1분기 t당 8000달러선이었던 동값이 5월 하순 1만달러를 넘긴 것도 언급된다. 지난달 중순 LME 전기동 가격도 1만1000달러로 사상 최대치로 올라섰다. 3분기에는 계절적 요인과 조업일수 감소가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구리값도 지난 25일 기준 8917달러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1~3분기 매출과 판매량은 전년 대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풍산은 박판·도급라인·주조로를 비롯한 시설 투자를 진행 중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고 비중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압 수소 어닐링(HPA) 등 고부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팩토리 도입 등 자동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신시장이 전기동 수요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황에서 전세계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실물 수요 회복 여부가 전기동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방산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94%, 전년 동기 대비 58% 성장했다. 내수 판매가 1000억원대로 반등한 가운데 미국향 스포츠탄 판매 강화 및 대구경 탄약 수출에 힘입어 수출 실적이 불어났다. 풍산은 전차·함정·대공포·박격포·항공기 등에서 사용 가능한 탄약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155㎜ 곡사포탄은 서방진영의 우크라이나 지원 및 K-9 자주포 수출 등에 따른 수요가 굳건하다. 납기 준수 및 추가 수주 노력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다목적 전투드론을 비롯한 미래전장에서 활약할 무기체계도 갖춘다는 목표다. 대구경탄 생산력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3분기에는 내수 매출이 상승하겠으나, 수출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포함해 1~3분기 방산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25%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선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오면 하루 만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마무리짓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풍산은 권총·라이플용 탄약 등 100종에 이르는 스포츠탄을 개발했고 'PMC' 브랜드를 통해 북미 시장 등에 판매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일관생산시설을 보유하고 군용 탄약급의 품질검사 및 실사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법손익과 해외계열사의 당기순이익도 개선됐다"며 “올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371원)이 전년 대비 4.3% 높아지는 등 2009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도 수출 실적에 일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조선 빅3 2Q 영업익 4975억원, 한화오션만 울상…후판가 협상·하반기 전망은?

국내 3대 조선사가 올해 상반기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하반기에는 시황의 추가 개선에 힘 입어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업계와의 후판 납품 가격 협상도 갈등 없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31%, 428.65% 증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이중 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된 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업계 3위이던 삼성중공업은 매출 2조5320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30.13%, 영업이익은 121.90% 늘었다. 매출 증가는 4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해상부유식액화설비(FLNG) 매출 인식이 2분기부터 본격화된 영향에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은 △매출액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 △공사 손실 충당금 반영 선박 비중 감소 △고수익 해양 부문 매출 증가 등 경상적 요인 △해양 프로젝트 추가 공사 정산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데에 기인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긴 것은 2014년 4분기 이후 약 10년 만의 성과"라고 언급했다. 조선 빅3 중 한화오션만 적자를 봤다. 2분기 매출은 2조5361억원, 영업손실은 96억원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조업 지연에 따른 건조 기간 연장과 외주 비용 상승 등 생산 안정화에 관한 일회성 비용 탓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조선업계 실적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조선 3사 공히 하반기부터는 건조 선가 상승·공정 정상화 국면 진입에 따른 비용 감소·점진적인 인력난 해소·강재가 하락세에 따른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분기 흑자 전환 시점의 차이일 뿐, 중장기적 수주 전략·실적 개선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견조한 실적 전망이 나옴에 따라 철강업계와의 후판 납품 가격 협상 결과와 하반기 시황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조선업계는 철강업계와의 가격 협상 우위를 점한 덕에 올해 상반기 후판 납품가 인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t당 80만원대 후반에서 90만원대 초반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떨어진 후판 가격과 순항하는 실적의 합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량을 다 채웠고, 초과 계약분이 기대된다. 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올해 하반기 수주 예상 해양·상선 물량 고려 시 안정적인 수준의 수주 잔고를 유지할 전망이다. 점진적으로 강화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인한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는 신조 선가 지수의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로 이어지고, 조선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커져 공급자 우위의 시장 판도가 그려졌음을 의미한다. 한승한 연구원은 “수에즈 운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컨테이너 운임 급상승하면서 혹한기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글로벌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재개했다"며 “이번 수주 사이클은 단순히 잔고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조 선종 믹스 효과를 통해 실적 개선 확신을 갖도록 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울산 에쓰오일 공장 큰불 초진…“인명피해 없어”

28일 오전 4시 47분께 울산 울주군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3시간가량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7시 43분 화재를 초진한 소방 당국은 현장 가까이서 나머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추가 화재 가능성 등을 살피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정 배관 내 자이렌 등이 모두 소진돼야 불이 꺼지기 때문에 완진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소방 당국은 화재 초기 대응 1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했다가 오전 5시 20분께 대응 2단계(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로 확대했다. 소방 당국은 한때 헬기 지원까지 요청했으나 불길이 다소 잦아들면서 일단 헬기 동원을 보류했다. 화재는 석유화학제품인 자일렌을 만드는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생산라인 밸브를 차단 후 배관 내 잔여 위험물을 소각 중이다"며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에쓰오일 온산공장으로 진입하는 정일 컨테이너 앞 교차로와 신길 교차로 등을 전면 통제 중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승기]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 리차지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 T8 리차지는 부드러움 속에 강력함을 숨긴 이색적인 차였다. 분명 효율적인데 이상하게 역동적이다. 넓은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안락한 시트와 만나 편안함을 선사한다. 국내 수입차에서 유독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볼보인 만큼 플래그십 모델의 매력 역시 상당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볼보 S90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5090mm 전폭 1890mm, 전고 1445mm 축거 3060mm다. 준대형부터 대형까지 아우를 수 있는 수준이다. G80보다 길이가 85mm 길어 확실히 차체가 커 보인다. 디자인은 예쁘다. 볼보가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노출되며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예쁜 얼굴'이었다. '안전의 볼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까지 입으며 가지고 싶은 차로 진화한 것이다. S90 역시 플래그십 모델답게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얼굴을 자랑한다. 브랜드 특유의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그릴, 쭉 뻗은 측면 라인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라 친환경 이미지도 잘 살렸다. 충전구는 운전석 도어 바로 옆에 있다. 2열 공간이 넓은데다 곳곳에 적재공간을 마련해 안락하다. 고급스러운 시트와 뛰어난 질감의 우드 소재가 눈길을 잡는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다른 볼보 차량들과 패밀리룩을 이룬다. 멋을 내기보다는 기본 기능에 충실했다. 볼보의 가치가 또 한 번 높아진 사건은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차량에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탑재하면서다. 차 안에서 '누구', '티맵', '플로' 등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고객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실제 주행 중 '아리아'를 부르면 버튼 조작 없이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원하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주문하면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비슷한 음원들도 재생해준다. 힘도 강력하다. PHEV라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너무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놀랐다. 볼보 S90 T8 리차지의 시스템 통합 최고출력은 455마력에 달한다. 최대토크도 72.2kg·m까지 발휘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4.8초다. 서서히 달리다 추월가속을 할 때 무섭게 치고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도심이나 고속도로 어디에서도 답답한 느낌은 받기 쉽지 않다. 차체 무게중심이 꽤 낮게 느껴지는 덕분에 코너를 빠른 속도로 탈출할 때도 불안하지 않다. 배터리를 다 쓴 뒤 기름으로 주행할 때 공인복합연비는 11.9km/L를 인증받았다. 전기모드 매력도 상당하다. 18.8kWh급 배터리르 장착해 완충 시 최대 59km를 기름 없이 달릴 수 있다. 출퇴근할 때 차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볼보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수입차 브랜드로 부상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볼보의 국내 판매는 7185대다. BMW(3만5130대), 메르세데스-벤츠(3만11대), 테슬라(1만7380대)에 이은 4위를 달리고 있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은 PHEV 기술력과 결합해 더욱 이상적인 모습으로 진화했다. 가족용 차로 활용도가 상당한데다 운전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볼보 S90 리차지의 가격은 874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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