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발전용 가스요금이 다음달에도 큰 폭으로 오른다. 발전 연료비 상승은 전력도매가격(SMP)을 끌어올려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부담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난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겨울을 앞두고 가스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집단에너지 공기업은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28일 한국가스공사 천연가스요금정보에 따르면 다음달 일반발전사업자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요금은 기가줄(GJ)당 2만4806원으로 책정됐다. 이번달 2만2726원보다 2080원(9.2%) 올랐다. 발전용 가스요금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 GJ당 1만6323원과 비교하면 8483원, 52.0% 뛰었다. 이달에만 전월 대비 10.7% 오른 데 이어 다음달에도 9% 넘게 추가 상승하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 영향이 국내 가스요금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국제 LNG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LNG 일본·한국시장(JKM) 선물 가격은 이날 기준 MMBtu(100만BTU)당 23.41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발발 직전 10달러 초반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돈다. 다음달 도시가스 요금도 산업·발전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용과 일반용 도매요금은 각각 GJ당 2만849원, 1만9090원으로 유지됐지만 업무난방용은 2만7133원, 산업용은 2만5090원, 수송용은 2만4552원으로 책정됐다. 도시가스발전용 중 열병합용도 GJ당 2만5081원으로 올랐다. 지난 3월 1만6600원과 비교하면 약 51% 상승한 수준이다. 발전용 가스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SMP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NG 발전기가 전력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연료비가 오르면 발전사의 변동비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SMP 상승은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달 SMP는 킬로와트시(kWh)당 150원대로 한전 손익분기점 선인 146원을 넘긴 상태다. 다만 다음달 폭염이 얼마나 빠르게 누그러지고 전력수요가 감소하느냐가 SMP 수준을 낮출 변수로 남아있다. 앞으로 겨울이 문제다. 서울에너지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집단에너지 사업자는 LNG를 연료로 열병합발전기를 가동해 전기와 난방열을 동시에 생산한다. 가스요금이 급등한 상황에서 오는 11~12월 난방 수요까지 늘어나면 연료비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 27일 도시가스요금 급등에 대응해 전사적인 비상경영 체제 가동을 선언했다. 특히 공사의 최근 3년 평균 LNG 사용량 가운데 32%가 11~12월 두 달에 집중되고, 1~3월을 포함한 전체 동절기 사용 비중은 연간 사용량의 82%에 달한다. 이에 공사는 4579억원 규모 예산을 재점검하고 외부 열원 활용 확대와 열병합발전설비 예방정비 등을 통해 고가의 LNG 발전기 사용을 줄일 계획이다. 집단에너지 사업자는 전력 판매로 일부 연료비 상승분을 보전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열수요를 맞추기 위해 가동하는 열병합발전기는 전력시장에서 필수운전 성격의 발전기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어 SMP 결정과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게다가 정부의 에너지 가격 안정화 정책에 따라 열요금 인상이 제한되면 연료비 상승분을 열 판매가격에도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국내 최대 열공급 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역난방공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지만, 열요금 동결로 회수하지 못한 연료비가 계속 쌓이고 있다. 열요금 미수금은 1분기 말 5577억원에서 2분기 말 6054억원으로 석 달 만에 477억원 증가했다. 높은 가스가격이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까지 이어질 경우 공기업뿐 아니라 공공 열요금에 영향을 받는 민간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재무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지역난방공사는 매년 7월 연료비 정산을 거쳐 열요금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에도 정부의 에너지 가격 안정화 기조에 따라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열요금을 동결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결정된 열요금은 기본적으로 내년 7월 정산 전까지 적용된다. 다만 중간에 조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가스가격 상승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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