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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슬리핑팩’ 취향대로 꾸민다…명동 핫플 거듭난 ‘라네즈 서울’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자리 잡은 '라네즈 서울'. 지난 22일 오후 기자가 찾은 라네즈 서울은 한국 화장품 매장이라기보다 작은 '글로벌 뷰티 체험관'에 가까웠다. 제품을 골라 계산대로 향하는 고객보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직접 체험하거나 사진을 찍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매장 안에서는 한국어보다 외국어가 더 자주 들렸다.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일본·중국인보다는 서양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흑인 여성은 “피부에 제품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나 인종에 국한되지 않고 K-뷰티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동 한복판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라네즈 서울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6월 명동에 문을 연 라네즈 최초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브랜드 철학인 'OPEN TO WONDER'와 뷰티 기술을 직접 경험하도록 공간을 꾸몄다. 인상적인 공간은 2층이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제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어서다. 대표 체험은 '비스포크 립 슬리핑 마스크 스월'이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여러 향을 조합해 자신만의 립 슬리핑 마스크를 만들 수 있다. 색과 향을 고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처럼 구성돼 있다. 선택 가능한 조합은 최대 45가지다. 온도 제어 기술과 노즐 엔지니어링을 적용한 전용 기기가 고객이 선택한 조합에 맞춰 제품을 완성한다. 기성 화장품을 사는 것과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른 라네즈'를 가져간다는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며 사진을 남기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개인화 체험은 립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비스포크 네오'에서는 150가지 컬러 데이터를 토대로 1대1 컬러 분석을 진행한 뒤 자신에게 맞는 쿠션을 만들 수 있다. 색상을 정하면 아모레퍼시픽이 특허 출원한 제조 로봇이 현장에서 제품을 완성한다. '비스포크 크림 스킨'은 인공지능(AI) 피부 분석 기술을 활용한다. 피부 상태를 측정해 25개 조합 가운데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고 약 20분 만에 개인화한 스킨케어 제품을 만들어준다. 라네즈는 최근 글로벌 앰버서더인 방탄소년단(BTS) 진과 함께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늘 밤은 슬리핑 마스크'를 메시지로 내걸고 바쁜 일정 속 밤 시간 피부 관리에 슬리핑 마스크를 활용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BTS 진을 전면에 내세운 데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은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됐다. 라네즈 슬리핑 마스크는 2020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5830만개를 넘어섰다. 워터·바운시앤펌·시카 등 피부 고민에 따라 세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라네즈 서울에서 만난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대목이다.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고 해외에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세계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을 서울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끌어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라네즈는 1994년 출범해 30년 넘게 이어온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다. 국내에서 성장한 뒤 해외로 나가는 수준을 넘어 현재 전체 매출의 약 9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이핏데이터(YipitData) 기준 라네즈는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미주에서 연평균 1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전년보다 47% 매출이 뛰었다. 해외 소비자를 끌어들인 핵심 제품 중 하나도 립 슬리핑 마스크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아마존과 세포라 등 주요 유통망으로 판매처도 넓혔다. 명동에 문을 연 라네즈 서울은 일반적인 '국내 직영점'과 성격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오는 브랜드가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에 처음으로 세운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이기 때문이다. 떠나기 전 '라네즈 서울'이라는 이름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제품을 많이 진열한 대형 매장이라기보다 30년 넘게 성장한 라네즈가 세계 소비자에게 지금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서울의 얼굴'에 가까웠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리보는 국감 2026] 인권위 권고 수용률 5년째 90% 밑돌아…국민 만족도 40점대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수용률이 2021년 이후 5년째 9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 만족도 지수도 크게 낮아졌다. 관계기관이 권고를 실제로 이행했는지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할 법적 근거도 없다. 다가오는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권위 권고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의 운영위원회 분야에 따르면 인권위 출범 이후 2020년까지 진정사건 권고 수용률은 대부분 90% 이상을 유지했다. 흐름은 2021년부터 바뀌었다. 수용률은 2020년 93.7%에서 2021년 89.1%로 떨어졌다. 2022년 88.0%,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5.6%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88.5%로 소폭 올랐지만 90%선은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불수용률이 14.4%까지 올랐다. 2025년에도 11.5%로 10%대를 유지했다. 10% 이상의 불수용 흐름이 수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권고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사법 절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처리 성과 지표도 함께 낮아졌다. 전체 처리건수 대비 인용률은 2021년 6.1%에서 2025년 2.9%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인용과 조사 중 해결을 합친 구제율도 같은 기간 12.7%에서 10.2%로 낮아졌다. 처리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각하와 기각이었다. 국민 체감도를 보여주는 만족도 지표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상담·민원 서비스 종합만족지수는 2021년 66.0점, 2022년 66.9점이었다. 이후 2023년 61.3점, 2024년 49.3점으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48.1점을 기록했다. 진정 서비스 만족도 역시 2023년 62.2점에서 2024년 43.0점으로 급락한 뒤 2025년 45.1점에 그쳤다. 권고의 실효성을 둘러싼 제도적 공백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현행 인권위법에는 인권위가 내린 권고의 이행 실태를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하도록 한 규정이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로 인해 권고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법 개정을 통해 권고와 의견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질문으로 제시했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기관에 대한 후속 절차도 쟁점이다. 불수용 사례에 대해 국무조정실이 면밀히 검토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나 재고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인권위의 입장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여러 개선 방안을 질의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 부처 기관장 평가에 인권위 권고 수용 여부를 반영해 범정부 차원의 수용률을 높이는 방안, 정책과 제도 시행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인권영향평가 제도 도입 계획, 파리원칙에 입각해 정부 내 조언자로서 인권위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종합만족도를 끌어올릴 대책 등이다. 인권위가 2025년까지 처리한 진정사건은 19만9352건에 달한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 수용률 저하와 만족도 하락은 인권위의 존재 의의와 직결된 문제"라며 “국민의 권리구제 최후 보루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적극적인 법적·제도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갈아타면 싸진다더니”...대환대출 금리, 신규대출보다 높았다

대출을 갈아타면 이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부 은행에서는 기존 대출을 옮겨타는 대환대출 금리가 새로 받는 대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에서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되면서 대환대출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한 16개 은행 가운데 11곳에서 대환대출 평균 금리가 일반 신규 대출 평균 금리를 웃돌았다. 은행별로 보면 iM뱅크의 격차가 가장 두드러졌다. 대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7.17%로 집계된 반면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4.84%에 그쳤다. 두 상품 사이 금리 차이는 2.33%포인트(p)에 달했다. 전북은행과 제주은행, 부산은행, Sh수협은행에서도 대환대출 금리가 신규 대출보다 0.39~0.53%p 높았다. 5대 은행에서도 금리 역전 사례가 나왔다. 우리은행의 대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71%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 4.34%보다 0.37%p 높았다. NH농협은행은 0.24%p, 하나은행은 0.18%p의 차이를 보였다. 신용대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6개 은행 가운데 10곳에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신규 신용대출보다 높았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광주은행으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신규 대출보다 1.29%p 높았다. 토스뱅크와 부산은행도 각각 1.22%p의 격차를 기록했다. 5대 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에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신규 대출보다 높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연 4.70%였지만 대환대출 금리는 5.72%로 1.02%p 차이가 났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품별 평균 금리만으로 대환대출의 금리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대출과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신용도나 담보가치가 다를 수 있고, 적용 상품의 구성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대환대출은 금융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 등 유리한 조건을 찾아 기존 대출을 다른 금융회사 상품으로 옮길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실제 금리 수준에서 신규 대출과 역전 현상이 나타난 만큼 금융당국이 상품별 금리 차이가 발생한 배경과 소비자의 실제 이자 부담 감소 효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성훈 의원은 “더 싼 금리를 찾아 대출을 갈아타도록 만든 제도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그 효과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금리 역전의 원인을 점검하고 제도가 실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10월까진 빌릴 만한데”…연말 ‘대출절벽’ 이번엔 덜할까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확대하며 대출 공급 여력은 다소 늘었지만, 집단대출 등 일부 대출 중심으로 공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연초부터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관리해왔고 총량 확대로 공급 여력이 소폭 늘어난 만큼 추가 대출 여력은 어느 정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극심한 대출 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2491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7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20조7710억원으로 5021억원 줄었다. 반면 주담대 중 집단대출 잔액은 149조6915억원으로 3945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2849억원으로 1조2869억원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111조6874억원으로 8조2271억원 줄었다. 이달 들어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정책성 대출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52조2617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은 지난달 말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약 7조1100억원으로 확대 설정했는데, 지난해 말(644조9700억원) 대비 7조2918억원 늘어나며 이를 약 1800억원 초과했다. 다만 은행권은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대출 상환 수요가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한다. 또 향후 대출 상환분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만큼 현재 잔액만으로 대출 공급 여력이 소진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 시즌이 되며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일시적으로 튄 영향이 있는데, 추석을 앞두고 상여금에 따른 대출 상환 등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집단대출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은행의 대출 공급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8·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집단대출은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은행권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대출 관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당국은 총량 목표를 1.5%에서 3%로 확대하며 원활한 자금 공급과 총량 관리란 이중적인 과제를 제시한 상태다.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추가로 더 조이기도, 반대로 공급을 더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늘리며 실수요자에 대한 지원을 원활히 하라는 가이드를 준 만큼 지금보다 가계대출을 더 바짝 조이는 것도 부담"이라며 “추석 이후 대출 관리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왔고 하반기에는 총량 확대에 따라 내부적으로 대출 공급에 좀 더 여유가 생겼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대출 상환분도 계속 들어오고 있어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에는 여유가 더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매년 발생하고 있는 대출 절벽 현상 자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통상 연말에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그에 앞서 대출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가을 이사철인 10월까지는 대출 공급을 이어가더라도 이후 수요가 감소하면 은행들은 가계대출 한도 조절을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대출 수요가 감소하기도 하고, 실적 관리 등을 위해 연말이 되기 전에 은행들이 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연말에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대출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총량 규제 기조 아래에서는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도 연말마다 나타나는 대출 절벽 움직임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그 강도는 예년에 비해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기자의 눈] 시장이 발자국을 쫓는 이유

공시 없이 주가가 치솟는 종목이 나오면 시장의 반응은 대개 비슷하다. “뭔가 있다." 며칠 뒤 호재 공시가 뜨면 “역시"라는 말이 뒤따른다. 이 짧은 반응에는 한 가지 전제가 깔려 있다. 공시보다 먼저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급등은 그 누군가가 먼저 지나간 발자국이다. 투자자들이 공시 대신 소문과 급등 종목을 쫓는 건 발자국을 따라가는 일이다. 공시를 읽어서는 늦으니, 앞서 간 사람의 흔적이라도 밟겠다는 계산이다. 추격 매수는 결국 미공개정보가 시장에 돌고 있다고 인정하는 행위다. 물론 모든 급등이 미공개정보 때문은 아니다. 수급이나 업황이 이유일 때도 많다. 그런데도 시장이 급등을 소문의 흔적으로 읽는다는 사실이 공시에 대한 신뢰가 어디까지 떨어졌는지 보여준다. 이 전제가 근거 없는 의심만은 아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16일 고발·통보한 4건을 보면 공개매수 정보는 임직원 5명에서 가족·지인 11명으로 번졌다. 신기술사업금융사 대표는 유상증자 계획을 미리 알고 공시 전에 주식을 팔아 수십억원의 손실을 피했다. 공시가 나오기 전, 시장 어딘가에는 이미 발자국이 찍혀 있었던 셈이다. 이달에도 비슷한 의심이 잇따랐다. 코스닥 상장사 더코디에서는 임원 13명이 최대주주 변경 공시 직전 열흘 새 처음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대표 가족 등이 기술이전 공시 전 주식을 사고판 혐의로 15일 압수수색을 받았다. 아직 의혹과 혐의 단계지만, 시장이 급등부터 의심하는 이유로는 충분하다. 문제는 발자국을 쫓는 습관이 스스로 커진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급등을 신호로 읽을수록 가격은 공시 전에 먼저 움직이고, 공시가 나올 때 남는 몫은 줄어든다. 공시의 가치가 떨어지니 투자자는 더 부지런히 발자국을 찾는다. 시세조종 세력에게 이만한 먹잇감도 없다. 가짜 발자국을 찍어 급등을 만들면 추격 매수가 알아서 따라온다. 발자국을 따라간 끝에서 투자자가 만나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먼저 온 사람이 던지는 물량일 수 있다. 공시 제도의 약속은 단순하다.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선다는 것이다. 그 약속이 지켜진다고 믿어야 투자자는 발자국 대신 공시를 읽는다. 신뢰를 되찾는 길은 발자국이 찍히지 않게 하는 데 있다. 중대 계약과 자본거래는 협의 단계부터 정보 접근자를 관리하고, 공시 전 이상 급등은 거래소가 즉시 경위를 따져야 한다. 제재도 빨라져야 한다. 이번 공개매수 사건은 거래 뒤 1년이 넘어서야 결론이 났다. 발자국을 남긴 사람이 곧바로 드러나는 시장이어야 투자자도 발자국 쫓기를 멈춘다. 공시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정보가 될 때, 시장은 다시 공시를 믿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미디어 그룹’ 의지까지…OK금융, 중앙일보 인수전 승리 가능성은

OK금융그룹이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중앙일보 인수전에 뛰어들어 적격 인수 후보(숏리스트) 중 하나로 본실사에 나선다. 시장에선 OK금융의 체급 확대와 이미지 변화를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꼽는 가운데 실사 후 자금 투입 부담 규모가 인수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앙일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경영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6개 기업 전원을 최근 투자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앞서 LOI를 제출한 곳은 OK금융을 비롯해 글로벌세아, 오리온, 다우기술, 이브로드캐스팅, 금보개발 등이다. 숏리스트 기업들은 내달 16일까지 본실사를 거치게 되며 이르면 내달 중순 이후 곧바로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7월 워크아웃 개시 이후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 온 중앙일보는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 할 방침이다.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지며 최종 인수자는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인수대금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직접 활용될 예정으로, 연내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게 목표다. OK금융은 그룹 체급 확대와 이미지 전환을 동시에 노리며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하반기 예별손해보험 인수를 진행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나선 상태에서 비금융 핵심 자산 확보에도 나서 자산을 다변화하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OK금융으로선 대부업을 철수하고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언론사 인수를 통해 금융 외 비금융·미디어 영역으로까지 사업 외연을 넓히는 효과다. 언론사 인수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OK금융이 국내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대부업체로 시작했다는 출발점을 지우고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과제로 꼽혀왔던 만큼 중앙일보라는 전국 단위 종합언론사를 확보하면 대외적인 존재감을 다시 세우는 효과가 예상된다. OK금융이 '자본 투입형 인수'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에 공을 들일 심산이 높다. 이번 딜은 인수자가 지급하는 자금이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앙일보 자체로 들어가는 만큼 회사에 직접 자본을 넣어 정상화시키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진행한 예별손보 인수의 경우도 OK금융이 인수 대상 회사에 부채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 등 자본을 넣어 정상화하는 구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단독 인수에 나선 점은 OK금융이 중앙일보를 실제 경영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이번 입찰에 재무적투자자(FI)나 타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만들지 않고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대부업 철수 이후 비은행 계열사 등에 남은 약 3조원대 공정자산 규모가 단독 입찰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시장은 이를 내부 자원을 활용해 경영권을 단독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존 계열사와의 사업상 시너지를 노린다기보다 경영권을 독자적으로 손에 쥔 뒤 정상화하고 이를 그룹 내 비금융 플랫폼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다만 현재로선 최종 인수자로 올라설 확률이 절대적인 편은 아니다. LOI를 제출한 곳이 모두 숏리스트에 들어가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다우기술과 오리온이 예비입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각각 키다리스튜디오 등 콘텐츠 사업, 쇼박스 보유 등 미디어 경험이 있어 중앙일보와의 사업상 시너지도 OK금융 대비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전주페이퍼와 중앙일보의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세아 역시 자금력과 인수 명분이 매우 높고 산업적 연결고리가 있어 인수 후 사업 시너지 상으로도 강력한 인수 후보자다. 중앙일보를 인수하면 제지부터 미디어까지 밸류체인을 넓힐 수 있다는 논리가 명확한 편이다. OK금융은 자금력이 높은 편인데다 공격적 인수 의지도 지니고 있지만 신문사를 보유해야 하는 명분이 부족하게 비쳐질 수 있다.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사업 다각화는 가능하지만 기존에 보유한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신주 인수 대금이 중앙일보의 재무구조 개선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인 만큼 자금 조달 능력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제기된다. 회사 정상화가 최대 목표인 만큼 결국 채권단이 확실한 자금조달 능력과 향후 추가 자본 투입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은 OK금융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해 왔다는 점이 경쟁력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본입찰 가격에 추가 자금 투입 능력, 중앙일보 정상화 계획 등 강력한 정상화 의지를 내세우면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후보"라면서도 “보험사 인수와 미디어 자산을 통해 단기간 몸집이 커지는데, 이후 자금 투입 여력과 회사 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우려가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사에서 중앙일보의 실제 채무와 재무 부담, 추가 재원 필요 규모가 파악되면 그때부터 투자 감당 부담에 따라 후보자마다 방향성을 달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해외에서 벌어 해외로”...진옥동, 글로벌 수익원 ‘2막’ 연다

베트남과 일본에서 기반을 다진 신한금융지주가 중앙아시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해외 점포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기업과 금융기관을 자본시장·인프라 금융으로 연결하며 글로벌 사업의 외연과 수익 기반을 함께 넓히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주요 해외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기존 해외 거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 여력이 큰 시장을 발굴하고 현지 금융기관·기업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앙아시아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14~15일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무역부와 카자흐스탄 국영 개발금융그룹 바이테렉(Baiterek)과 각각 협약을 맺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현지 금융기관에 최대 2억달러의 금융 지원 한도를 설정하고 공동 투자사업과 인프라·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바이테렉과 금융 노하우를 공유하고 산업·인프라 개발과 현지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최대 기업인 빈그룹과 자동차금융을 넘어 자본시장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24년부터 빈패스트 고객을 대상으로 누적 1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금융을 취급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도 올해 상반기 약 1만4000대의 빈패스트 오토바이에 150억원 규모의 할부금융을 제공했다. 신한투자증권 베트남법인은 빈그룹의 첫 아리랑본드 발행 주관을 맡고 4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지 기업과의 거래를 자본시장으로 확장하면서 해외사업의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기존 해외 거점의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그룹 해외사업 손익은 4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했다. 전체 그룹 손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7%다. 일본이 931억원, 베트남이 1301억원, 뉴욕·런던·홍콩·싱가포르 등 은행 머니마켓센터(MMC)가 1097억원의 손익을 기록했다. 일본은 부동산시장 호조와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베트남은 상반기 손익이 13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줄었지만 2분기 손익은 7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0% 증가했다. 해외사업 확대는 실적뿐 아니라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사업 규모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해외사업 총자산은 91조565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3% 증가했다. 그룹 전체 자산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0.2%에서 10.9%로 높아졌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20개국에서 163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과 일본 등 기존 거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현지 금융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은행 부문의 해외사업 규모가 두드러진다. 각 은행의 상반기 실적자료를 보면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3040억800만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1231억9800만원, 하나은행이 972억9300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우리은행은 570억8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진 회장은 해외사업의 성과를 개별 법인의 실적에 머물게 하지 않고 그룹 전체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현지에서 쌓은 기업 및 금융기관과의 거래 기반을 계열사 간 협업으로 이어가면서 해외 거점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해외사업을 직접 챙기는 것도 이런 전략을 현지에서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사업의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 관리부분은 과제로 남는다. 신한금융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일본·베트남 등 주요 진출국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해외사업 손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수익성이 낮은 해외사업은 효율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베트남과 일본 등 기존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중앙아시아까지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현지 금융시장에 진입하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반도체 실적 줄줄이 나온다…연휴 뒤 코스피 ‘주도주 시험대’[주간증시]

다음 주 국내 증시는 반도체 실적과 외국인 수급에 따라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연휴 이후 마이크론을 시작으로 수출 지표와 삼성전자 잠정실적까지 반도체 업황을 확인할 이벤트가 잇따른다. 지수 전반의 상승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증시의 핵심 변수는 반도체다. 오는 30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이어 다음 달 1일에는 9월 수출 지표가 공개된다. 10월 초에는 삼성전자 잠정실적도 예정돼 있다. 반도체 업황과 국내 대표 기업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일정이 연달아 잡혀 있다. 최근 주가가 빠르게 오른 만큼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따라갈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반도체주 상승을 이끌었다면 다음 주부터는 실제 실적과 수출이 이를 확인하는 구간에 들어간다. 실적 눈높이가 유지될 경우 최근 반도체 중심의 상승 흐름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수급도 관전 포인트다. 연휴 직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04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 전체로는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순매수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주도주에서 외국인이 이탈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휴 이후에는 외국인이 반도체를 다시 사들이는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최근 고점권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외국인 매수와 실적 기대가 동시에 유지된다면 반도체 중심의 주도주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업종별 차별화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 자동차와 화장품, 일부 음식료 등 수출주는 실적 시즌을 앞두고 부담이 커졌다. 증권주도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리 역시 절대적인 수준보다는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해졌다. 높은 금리가 이어지더라도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유지된다면 증시의 상승 흐름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하락하더라도 주당순이익(EPS)이 유지된다면 밸류에이션 하락만으로 위험 신호로 볼 필요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결과도 변수다. 무역과 중동, AI 등을 둘러싼 양국의 논의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중동 문제와 금리 등 시장을 압박했던 거시 변수가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AI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재료는 지수의 상방 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연휴 직전까지 이어진 반도체의 지수 방어력이 있다. 지난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0% 오른 7080.92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1.21% 상승한 844.48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3.3%, SK하이닉스가 1.2%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7150선까지 올랐지만 연휴를 앞둔 관망세와 건설·은행 등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대외 환경도 이전보다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의 회담이 성사되고 추가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 넘게 오르는 등 반도체 랠리가 이어졌고 나스닥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휴 직전 거래에서 경계감 속 방향성이 불명확한 것은 예상 가능한 흐름"이라며 “외국인 순매도만으로 기존 주도주의 추세 훼손을 판단할 필요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이후 외국인이 다시 반도체를 매수하는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고점권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지수 전체를 추격하기보다 EPS와 현금흐름이 확인되는 반도체·AI 인프라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압축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클릭! 3분 건강] 명절에 찐 뱃살, 단번에 빼려고 하지 마세요

연휴 때 찐 살을 급하게 빼는 이른바 '급찐급빠' 다이어트 방법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것 같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영양소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방법보다 전체 섭취 열량을 적절히 줄이고 이를 꾸준히 유지할 것을 권장했다.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는 “굶거나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처음 며칠간 체중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고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상당 부분은 글리코겐과 수분의 감소로 체지방이 그만큼 줄어든 것은 아며 오히려 다이어트 이후 배고픔이 심해져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어지럼, 두통, 피로,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휴 후에는 무조건 굶기보다 다음 끼니부터 평소의 식사와 생활 리듬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량과 간식, 술, 당이 든 음료를 줄여 하루 500kcal 정도 섭취 열량을 줄이면 주당 약 0.5kg의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 추가로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하면 금상첨화이다. 그렇다면 갑자기 체중이 늘었다고 해서 약물치료를 시작해도 될까? 유 교수는 “명절 이후 며칠 사이 단기간에 늘어난 체중만으로 비만치료제를 시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국내에서 사용되는 비만치료제는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성인의 체중 관리에 사용하도록 허가되어 있고, 식사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칠곡군,‘말뿐인 안전’...... 청소차에 매달리고 안전모 벗은 미화원

추석 연휴 석적읍 북중리서 환경미화원 청소차 후방 탑승 또 포착 안전모조차 쓰지 않은 채 폐기물 수거…기본 안전수칙 사실상 무색 지난해에도 본지 후방 탑승 위험성 지적했지만 1년여 만에 같은 모습 되풀이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환경미화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수칙이 칠곡군 생활폐기물 수거 현장에서 또다시 무너졌다. 지난해 본지가 청소차량 후방에 탑승한 채 이동하는 환경미화원들의 위험천만한 작업 실태를 지적했지만, 1년여가 지난 2026년 추석 연휴에도 유사한 모습이 또다시 확인됐다. 더욱이 이번에는 환경미화원이 청소차량 후방에 탑승해 이동하는 것은 물론 폐기물 수거작업 과정에서 기본적인 개인보호구인 안전모조차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본지 취재진에 포착됐다. 한 차례 언론의 지적을 받고도 같은 유형의 위험행위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칠곡군이 그동안 실시했다는 안전교육과 현장점검이 실제 작업현장까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지 기자가 2026년 추석 연휴 기간 중 칠곡군 석적읍 북중리 일원의 생활폐기물 수거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환경미화원이 청소차량 뒤쪽에 탑승한 상태로 도로를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폐기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도 해당 작업자는 머리를 보호하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청소차량은 폐기물을 수거하기 위해 짧은 거리를 반복적으로 출발하고 멈추는 특성이 있다. 주택가와 도로변에서는 일반 차량과 보행자 사이를 오가며 작업해야 하고 후진과 승.하차도 빈번하다. 차량 외부에 작업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급정거나 충돌이 발생한다면 추락 등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환경미화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본지는 지난해 칠곡군 북삼읍 주택가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량 후방에 탑승한 채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위험한 작업 관행을 지적했다. 당시에는 차량이 이동하다 급정거하는 과정에서 뒤쪽에 탑승한 작업자들이 순간적으로 휘청거리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환경미화원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칠곡군 측도 청소차량 이동 때 조수석 탑승이 원칙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년여 동안 칠곡군은 무엇을 개선했는가. 지난해 위험성이 공개적으로 지적됐다면 칠곡군은 이후 청소업무 현장에 동일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안전교육과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가 작업자들의 안전수칙을 제대로 준수하도록 관리했어야 한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나 또다시 유사한 후방 탑승 모습이 확인됐고 이번에는 안전모 미착용까지 목격됐다. 안전교육을 했다면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는지, 현장점검을 했다면 무엇을 점검했는지, 위반사항을 발견했다면 어떤 시정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환경미화원 안전 문제를 작업자 개인의 부주의로만 치부해서도 안 된다. 작업자가 안전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장비를 지급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실제로 안전수칙이 준수되는지 확인하는 관리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 수거 업무를 민간업체에 맡겼다고 하더라도 칠곡군이 주민들의 세금으로 수행되는 청소행정의 안전관리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탁은 업무 수행방식일 뿐 안전관리 책임까지 현장에서 사라지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더구나 환경미화원의 안전은 행정기관이 서류상 교육실적이나 점검횟수를 채우는 것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교육을 수차례 실시했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청소차 후방 탑승이 반복되고 안전모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 교육과 점검의 실효성을 다시 살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 '안전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는 것은 늦다. 환경미화원 안전관리의 핵심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한 작업 관행을 찾아내고 바로잡는 데 있다. 특히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에는 평소보다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수거 작업량과 작업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작업 효율이나 수거 속도보다 작업자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몇 분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관행이 작업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방식으로 굳어져서는 안 된다. 이번 사안을 두고 칠곡군이 단순히 해당 작업자나 대행업체에 '주의를 줬다'는 수준에서 마무리해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칠곡군은 지난해 본지 보도 이후 현재까지 환경미화원 안전교육을 몇 차례 실시했는지, 청소차량 후방 탑승 여부에 대한 현장점검을 얼마나 실시했는지, 위반사항을 몇 건 적발했는지, 해당 업체에 어떤 시정조치를 요구했는지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대행업체별 안전교육 자료와 현장점검 기록, 환경미화원 개인보호구 지급 및 착용관리 자료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해 문제가 제기된 이후에도 후방 탑승이 반복됐다면 칠곡군의 관리가 일회성 계도에 머문 것은 아닌지, 현장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칠곡군은 이번 현장 확인을 계기로 관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차량과 환경미화원 작업환경에 대한 전수점검에 나서야 한다. 청소차량 후방 탑승 여부는 물론 안전모·안전화·안전조끼 등 개인보호구 착용 실태, 차량 안전장치 작동 여부, 작업자 안전교육 실시 여부 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반복적으로 안전수칙을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과 계약조건에 따른 실효성 있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안전에는 '설마'도, '관행'도 있을 수 없다. 환경미화원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며, 지역사회의 필수적인 생활환경을 책임지는 노동자다. 행정의 관리 소홀이나 현장의 잘못된 관행 때문에 이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청소차에 매달려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이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이미 1년여 전에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처음이라면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할 여지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문제가 드러났고 위험성까지 공개적으로 지적된 이후에도 같은 모습이 되풀이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지적 이후 칠곡군이 어떤 개선대책을 세웠고, 그 대책이 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안전행정의 성패는 보고서에 적힌 교육 횟수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업자가 안전하게 일하고 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청소차량 후방에 올라선 환경미화원과 안전모 없이 작업하는 환경미화원의 모습은 칠곡군 청소행정이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현주소다. 1년 전에도 지적됐던 위험한 작업 관행이 1년여가 지나 또다시 확인됐다. 이제 칠곡군이 답해야 할 차례다.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점검했고 무엇을 개선했는가. 그리고 같은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군민과 현장 노동자들에게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 환경미화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선택적인 행정서비스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주가 반드시 챙겨야 할 기본 책무다. 사고가 터진 뒤 대책을 내놓는 행정이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위험한 관행을 끊어내는 행정이 필요하다. 칠곡군이 이번에도 일회성 계도와 형식적인 안전교육에 그칠 것인지, 반복되는 현장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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