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이 83세를 넘어섰다. 그러나 질병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커지면서 고령층의 유병기간은 길어지고, 돌봄 부담도 함께 늘고 있다. ◇ 치료 이후 개입 한계…질병 이전 관리 필요성 제기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체육x보건=건강수명 UP: 건강수명 5080 함께 여는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국회 K-스포츠문화포럼과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도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한국체육학회와 건강수명 5080 국민운동본부가 주관했다. 토론회에서는 치료 이후에 개입하는 기존 의료 대응만으로는 건강수명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질병이 발생한 뒤 치료에 집중하는 구조로는 늘어나는 유병기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질병 이전 단계에서 신체 기능을 관리하는 예방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고, 사망 위험을 줄인다고 권고하고 있다. 발제를 맡은 이세용 연세대학교 교수(한국체육학회 학술이사)는 현재 정책 구조가 '참여 중심 운동'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보건과 체육 정책 모두 운동의 효과를 알고는 있지만,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한 체계적인 개입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고령층의 특성을 짚었다. 그는 “근골격계 기능 저하와 만성질환이 중첩되는 고령층에게 동일한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개인의 신체 기능 상태를 평가한 뒤, 그에 맞춰 관리하는 목적 중심 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신체 기능 관리 강조되지만…담당할 인력·제도는 공백 문제는 이를 실제로 수행할 구조다. 신체 기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담당할 제도화된 인력 체계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장에는 생활체육지도자, 민간 트레이너 등 다양한 민간 자격이 혼재돼 있다. 의료·돌봄 체계와의 역할 분담도 명확하지 않다. 백성수 상명대학교 교수(한국운동생리학회장)는 건강운동관리사의 제도적 한계를 짚었다. 백 교수는 “건강운동관리사는 만성질환자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평가·처방·모니터링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지만, 의료법상 보건의료인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수가도 없어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실제로 건강운동관리사는 의료법상 지위가 없어 병원 내 치료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 건강보험 수가도 적용되지 않아 병원 수익 구조와 연결되기 힘들다. 물리치료사 등 기존 직역과의 역할 경계가 불분명해 업무 중복 논란도 발생한다. 채용 역시 보건소 등 공공기관 중심으로 제한돼 병·의료원 고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해외는 의료·지역 연계 모델로 제도화 해외에서는 신체 기능 관리를 의료와 지역사회 서비스 흐름 안에 편입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영국은 1차의료 의사(GP)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평가한 뒤, 지역 스포츠센터나 공공 체육시설의 전문 인력이 관리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진과 현장 인력이 정보를 공유하며 일정 기간 관리한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도 공공의료 체계 안에 운동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의료진이 운동을 치료·예방 수단으로 공식 권고하고, 지역사회에서 이를 이어받는 방식이다. 일부 국가는 해당 서비스의 비용 효과성을 평가해 공적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탁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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