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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배출 미세플라스틱, 물고기 아가미 닮은 필터로 걸러낸다

합성섬유가 들어있는 옷감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면 미세한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MP)이 배출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장에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상당 부분 강이나 바다로 배출된다. 생태계에 영향이 우려되는 이 세탁기의 MP 섬유를 가정에서부터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여과 시스템이 개발됐다. 기존 세탁기 필터의 한계였던 낮은 효율성과 잦은 막힘 문제를 해결한 이 장치는 놀랍게도 '물고기'의 아가미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독일 본대학교 유기체생물학연구소와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 에너지·지속가능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npj 신규 오염물질(Emerging Contaminan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생체 모방 필터를 소개했다. ◇왜 새로운 여과 시스템이 필요한가? MP는 5㎜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나 섬유로, 물·토양·공기 등 모든 환경에서 발견되는 유해 오염물질이다. 특히 세탁기는 MP 섬유가 환경으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인데, 한 사람이 1년에 10g에서 최대 120g의 MP 섬유를 방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과되지 않는 MP는 하수도로 배출된다. 하수처리장에서는 84~94%의 MP를 제거하지만, 나머지는 강과 바다로 들어간다. 따라서 MP가 하수 시스템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세탁기에는 펌프 보호를 위한 거친 필터만 있을 뿐, MP를 거르는 장치는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서 관련 여과장치를 개발했지만, 본격적인 적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가정용 여과 솔루션들은 막힘에 취약하고 포집 효율이 낮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아가미 속 숨겨진 과학, FiF 필터의 원리 새로 개발된 생체 모방 필터(fish-inspired filter, FiF)는 활발하게 먹이를 먹는 '돌진 여과어(ram-feeding fishes)'의 아가미 아치 시스템을 모방했다. 이 물고기들은 앞으로 헤엄치면서 아가미 아치 시스템을 통해 물의 흐름을 유도하는데, 물고기 아가미는 식도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FiF는 이 구조를 본떠 원뿔형 필터 요소와 주기적인 자체 청소 메커니즘을 결합한 '반교차 흐름 여과(semi-cross-flow filtration)' 방식을 사용한다. 가장 큰 효과는 필터 막힘 지연에 있다. FiF는 포집된 MP 섬유의 최대 84.8%를 주기적인 청소 메커니즘을 통해 필터 외부의 농축액(concentrate)으로 수집한다. 우선 반교차 흐름 여과는 필터 표면에 입자가 쌓이는 데드 엔드 여과(dead-end filtration)와는 다른 방식을 채택한다. FiF는 원뿔형 구조를 통해 물이 필터 표면에 접하는 각도를 낮춰 MP 섬유가 필터에 달라붙지 않고 계속 굴러가도록 유도한다. ◇세탁기에 부착하면 나타나는 놀라운 효과 자체 청소 메커니즘은 물고기가 먹이를 삼키듯, FiF는 주기적으로 농축액 밸브를 열어 필터 요소에 쌓인 입자들을 외부의 농축액 배출구로 배출시킨다. 이를 통해 필터 막힘을 지연시킬 수 있다. FiF가 수집하는 농축액의 부피는 여과된 유체 부피의 약 5%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교차 흐름 여과 공정에서 농축액 부피가 10~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으로, 수거된 MP의 처리 및 폐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성능 덕분에, FiF는 농축액 배출구가 없는 일반적인 데드 엔드 필터와 비교했을 때, 필터 자체에 MP 섬유가 남아 있는 양이 약 7분의 1에 불과해 막힘이 최대 7배까지 지연될 수 있다. 세탁기에 FiF를 부착해 사용할 경우, 높은 효율성과 모듈식 설계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 FiF는 MP 테스트 섬유의 최대 99.6%를 포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에서 실제 효과가 있을까? 실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FiF는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데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가장 성능이 좋았던 FiF 조합(Large-11 필터 요소, 78 μm 메쉬, 소용돌이형 유입구)은 99% 이상의 MP 섬유를 포집했고, 투과액(깨끗한 물)에 남는 MP 섬유의 양은 0.8 ± 2.2%에 불과했다. 이는 FiF가 거친 섬유 분리, 낮은 농축액 부피, 모듈식 청소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세탁기와 같은 응용 분야에 특히 적합한 대안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세탁기 환경에 맞게 필터 크기, 공격각, 메쉬 크기 등 다양한 매개변수를 조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낮은 공격각이 섬유가 구르도록 유도하여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FiF는 생체 모방 여과 메커니즘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복잡한 분리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청소 간격을 필터 압력 차이에 연결하는 감각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세탁기에서 발생하는 모래·먼지·머리카락 등 다른 입자들과 혼합된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미국 전력망 논의에서 배우는 교훈

강현국 미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다른 에너지와는 달리 전력망 운영과 전기 공급 관련해서는 유난히 사회적인 논의가 많다. 미국에서도 정말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큰 변화가 관찰된다. 이러한 움직임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에 참조가 될 만한 사례가 많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원자력 에너지를 향한 회귀가 강력한 동인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여부에 따라서 그리고 주 별 에너지 산업 현황에 따라서 입장이 다 달랐는데 이제는 거의 통일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불과 몇 년사이의 변화다. 에너지 자급 자족이 가능한 정말로 드문 선진국에 해당하는 미국에서는 가능한 선택지가 여럿이고 그 조합도 다양하니 여러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뉴욕주나 매사츠세추주처럼 오랫동안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적이었고 상대적으로 원자력에 비 우호적이었던 주에서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뉴욕주에서는 주지사가 이미 주 전력청을 통해 1기가와트급의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할 것을 정하였고 현재 자기 지역에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고자 하는 지자체를 상대로 신청을 받고 있다. 매사추세츠에서도 주지사 지시에 따라 원자력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이 뒷면의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다. 그 동안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부유한 주였던 이 두 주에서는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제공하고 태양광과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정책을 펼쳐왔는데, 그러다보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 큰 문제가 되었다. 이것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어느 나라에서나 겪는 문제이다. 이 간극을 매우기 위해서 뉴욕주는 캐나다의 온타리오주에서, 매사추세츠주는 퀘벡주에서 수력으로 생산된 많은 양의 전기를 수입해 왔다. 즉, 해가 뜨고 바람이 부는 시간에는 생산된 전기를 직접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출력조절이 쉬운 캐나다의 수력에 의지하여 전력망을 유지한 것이다. 이것은 독일이 재생에너지 정책을 펴면서, 유럽 11개국에 연결된 전력망을 통해 모자라는 전기를 수입해서 해결한 것과 매우 비슷한 정책이다. 만약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에 설치된 수력발전소들이 없었다면 독일의 재생에너지 정책도 성립할 수가 없는 것이다. 미국이 당면한 문제는 최근에 전력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캐나다의 각 주에서 자신들이 소비할 전기도 모자라는 지경에 이르러 미국에 공급할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기가 어떻게 공급되고 있는지를 몰랐다가 이제야 그 심각성을 이해해 가는 과정에 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민주당 정부에서 진행되었던 전기화 정책이다. 자동차를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교체하기 위해 세금으로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였는데 여기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스토브까지 모두 전기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미 보스턴의 공공 건물에서는 가스나 화석연료 사용이 금지되었고, 곧 신규 주택에서의 가스레인지 설치가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스나 석유 난방에서 전기를 이용한 히트펌프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원일에 필요한 기계들도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을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해서 가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원을 거의 전기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전력 소모량이 많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주민들은 이제 전기 요금에 매우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미국 내의 여러 곳에서 데이터센터 설치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기저에도 전기 공급과 관련한 문제가 깔려 있다. 즉,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그 주에서 전기가 모자라게 되니 외부에서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는 전력량이 많아져서 전기 요금이 올라가게 되고,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AI가 신 경제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이 되니 반드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서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원자력에너지가 부각되고 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원자력발전소에 직접 투자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 지배력(Energy Dominance)이라는 주제를 들고 나왔다. 지난 달에 발간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석유, 가스, 석탄, 원자력)을 회복하고 핵심 에너지 부품을 자력 공급할 수 있도록 소위 말하는 리쇼어링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제시하였다. 그 논리를 좀 더 들여다 보면, 미국의 국력은 평시와 전시에 모두 생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강력한 산업 부문에 달려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전기에 관해서는 원자력을 활용한 전력 생산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양질의 전기를 원하는 때에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있는데, 공개된 논의를 통해 국민들이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사실과 과학에 기반한 미래 전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여기에서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것이 적지 않다. 강현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가스 소식] 서울도시가스, 가스안전공사, 삼천리, 가스기술공사

서울도시가스(대표 진용민, 황주석)는 12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5년 소비자중심경영(CCM) 우수기업 포상 및 인증서 수여식'에서 올해의 소비자중심경영 대상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경영체계 구축과 소비자 가치 중심의 혁신 활동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서울도시가스는 디지털 전환 정책에 맞춰 소비자의 안전한 가스 사용과 사고 예방을 강화하기 위한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업계 표준화된 모바일 플랫폼인 '가스앱'을 통해 고객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가스앱은 자가검침, 전자고지, 요금 납부, 자율점검, 24시간 민원 접수, 통합 전출입, 방문 예약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고객 편의를 높이고 있다. 서울도시가스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기준 가스앱 가입자는 14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에는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와 1인 가구·맞벌이 가구 확대 등 생활환경 변화에 대응해 '자율안전점검 표준모델'을 구축, 기존의 현장 방문 점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점검누락 문제를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범죄예방과 소비자 편의 증대는 물론, 안전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회사는 스마트 ICT 기반의 비대면 안전관리 플랫폼을 도입해 가스설비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위험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어 사고 예방 효과를 높였으며, 도시가스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임찬기 감사가 12일 '2025 한국공공기관감사인대회'에서 '최고감사인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 스텔라홀에서 열렸으며, 공공기관 감사제도의 향상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탁월한 성과를 이룬 기관과 감사인을 선정해 포상했다. '최고감사인상'은 공공기관 감사역량 강화, 내부통제 체계 개선, 청렴 조직문화 확산에 실질적인 성과를 낸 감사인을 대상으로 엄격한심의를 통해 선정되는 상으로, 협회의 공적조서 심의절차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이번 수상은 임찬기 상임감사가 조직의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 감사 대응력 강화, 공정하고 독립적인 감사환경 조성 등에서 보여준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높이 평가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임찬기 상임감사는 “이번 최고감사인상은 조직의 신뢰 기반을 더욱단단히 구축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공공기관 감사의 본질은'국민이 기대하는 공정성과 청렴성을 지켜내는 일'인만큼, 앞으로도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실효성 있는 감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도시가스 기업인 삼천리가 12일 열린 소비자중심경영(CCM, Consumer Centered Management) 우수기업 포상식에서 '명예의 전당' 부문에 선정되어 공정거래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소비자중심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성과를 인정받으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소비자중심경영은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경영활동을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활동을 지속 개선해 나가는지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로 한국소비자원이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국내 유일 정부 인증 CS 제도다. 특히 CCM 명예의 전당은 CCM 인증을 7회 이상 획득 및 12년 이상 유지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의 포상으로 소비자중심경영 실천 의지에 대한 지속성과 진정성을 상징한다. 삼천리는 2012년 최초로 CCM 인증을 획득한 이래 지난 해 7회 연속 인증 획득에성공했으며, 2020년 '올해의 CCM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명예의 전당'에까지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단순히 인증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오랜 기간 변함없이 소비자 권익 증진과 고객가치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온 삼천리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에 삼천리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과 NFC 시스템 도입을 통한 선진 안전관리 체계 구축 및 소비자 안전 확보 △'삼천리톡' 및 '보이는 ARS' 등 모바일 비대면 서비스 고도화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 실천 △취약계층 발굴 및 지역사회 복지 증진 기여 등 다방면에서 소비자중심경영을 전방위로 펼쳐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직무대행 진수남)는 2023년을 시작으로 2025년에도 한국경영인증원(KMR)으로부터 3년 연속 '공정채용 우수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본 인증은 채용에 편견적 요소를 배재하고 직무능력중심의 공정채용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 및 기업에 대하여 제3자가 심사를 통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공정채용 우수기관 인증절차는 한국경영인증원에서 자체평가 결과보고서 제출, 서면검토, 현장심사, 인증심의 및 승인 등의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서 우수기관을 심사하여 인증하고 있다. 심사항목으로는 △채용시스템(채용 프로세스 및 규정, 채용 시스템 관리), △채용운영(채용공고 및 원서접수,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 합격자 결정 발표), △채용성과(신규채용자 만족도 및 최근 3년간 재직률) 등 전반적인 채용체계 및 운영과정 뿐만아니라 채용비리 적발 등의 감점요인까지도 인증 평가항목으로 구성하여 이를 검증하였다. 가스기술공사는 △채용시스템 △채용운영 △채용성과 3개부문에 걸친 평가(1,000점 만점)에서 92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어 인증기관에 선정되었다. 특히 '채용시스템' 부문에서 경영진의 공정채용 중요성에 대한 높은 인식 수준 및 채용 전과정에서 규정 및 계획에 부합한 채용절차를 준수 등을 바탕으로 평균 점수를 크게 상회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구축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스기술공사는 2015년부터 연령, 성별, 학력,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 등 불필요한 편견요인을 배제하고 직무에 필요한 능력만을 평가하여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여 운영중에 있으며 '공정채용'을 넘어 '공감채용'을 실현하기 위하여 탈락자에게 강·약점 보고서 및 관찰면접관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단순 합·불합격자만을 결정하는 채용이 아닌 구직자로 하여금 부족한 점을 분석하여 제공하고 있다. 진수남 사장직무대행은 “3년 연속 공정채용 우수기관 인증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 '공정채용' 문화를 선도하고 '직무능력 중심채용'을 더욱 강화하여 올바른 채용문화 확산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기자의 눈]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뛰는데 법안은 못 간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소식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최대 간편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두나무가 손을 잡은 것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장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전제되지 않으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지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유통, 결제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단일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뿐만 아니다. 은행과 주요 핀테크, 블록체인 기업들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비해 물밑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장 속도와 달리 제도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출발점인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구상하는 생태계 역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현실화하기 어렵다. 입법 지연의 배경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 이견이 자리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이 51% 이상 지분을 가진 컨소시엄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하다는 은행 51%룰을 주장하고, 인가 과정에서 유관기관의 만장일치 합의와 한은의 검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융위는 과도한 요구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주도권 싸움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문제는 그 사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금융시장 변화에 맞춰 선제적인 준비에 들어갔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혼란을 호소한다. 사업을 서두르자니 향후 규제 리스크가 부담이고, 기다리자니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실제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 주요국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마련하고 제도권 편입에 나섰다. 세계적으로 혁신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한국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들은 금융위에 지난 10일까지 정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나 금융위는 또다시 제출하지 못했다. 쟁점 대부분이 해소됐다는 설명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여당 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국회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업계는 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정부안 마련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더 늦기 전에 시장이 출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틀부터 마련돼야 한다.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한국이 설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기후부, 2034년까지 2.2조 투입해 ‘반도체 물길’ 뚫는다…용수 수요 급증 대응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 2034년까지 2조2000억 원 이상을 투입, 대규모 용수 공급 시설을 구축한다.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달 국가수도기본계획을 변경하고 반도체 산단 용수 수요 증가분을 반영한 공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변경 계획에 따르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은 2031년 하루 6만 1000톤을 시작으로 2040년 43만 7000톤, 2049년에는 76만 4000톤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 반도체 일반산단 역시 2035년 41만 톤, 2045년 이후에는 57만 3000톤의 용수가 필요해 203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물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통합용수공급사업'을 통해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 하루 107만 2000톤의 용수를 공급할 인프라를 2034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공급 능력 확충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40년 기준 공업용수 수요량은 804만8000톤에 달하지만, 공급 능력은 749만8000톤에 그쳐 약 55만 톤의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부는 생활용수 여유분을 활용하면 절대량 부족은 없으나, 지역적 편차를 고려할 때 공업용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관세 장벽 뚫은 ‘검은 반도체’ K-김, 최대 시장 美서 독주 체제 굳힌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한국 김이 최대 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 관세 리스크를 털어내고 독주 체제를 굳힐 태세다. 15%에 달하던 관세가 철폐되면서 K-푸드 수출 효자 품목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14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최근 상호관세 면제 품목 리스트에 '조미김'을 포함시켰다. 이는 K-푸드 수출 상위 품목 중 유일한 사례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 회복'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여파로 현지 소매 가격을 인상하거나, 관세분을 자체 흡수하며 수익성 저하를 감내해 왔다. 하지만 관세가 0%로 조정되면서 기업들은 절감된 비용을 마케팅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관세 면제 효과는 지표로 즉각 나타나고 있다. 조미김 무관세가 적용된 11월 대미 김 수출액은 245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2%나 급증했다. 이는 1~11월 누적 증가율(15.9%)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전체 김 수출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돈다. 최대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올해 한국 김의 전체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11억 달러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과제는 남아있다. 조미김과 달리 원료인 '마른김'은 여전히 15%의 관세가 유지된다. 해수부는 마른김과 참치 필렛 등 다른 수산물에 대해서도 무관세 적용을 위한 대미 협상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9부 능선’ 넘은 광주 軍 공항 이전…17일 TF 회의서 담판 짓나

지지부진했던 광주 군·민간 공항 무안 통합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간의 이견이 좁혀지며 사실상 합의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전라남도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는 오는 17일 광주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사전 협의의 후속 조치로, 당시 논의된 정부 중재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정 짓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논의 중인 중재안은 무안군이 그동안 요구해 온 '3대 선결 조건'을 정부가 대폭 수용하는 형태다. 핵심은 △광주 민간 공항 선(先) 이전 △광주시의 1조 원 규모 지원 △획기적 국가 인센티브 제공이다. 우선 민간 공항 이전 시점은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송정-무안공항~목포) 개통 시점인 2027년 전으로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재정 지원 문제도 윤곽이 잡혔다. 총 1조 원 규모의 지원금은 정부 예산 3000억 원, 광주시 지원금 1500억 원, 그리고 기부대양여 방식에 따른 잉여금 5500억 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무안군 발전을 위한 국가 차원의 인센티브도 구체화되고 있다. 무안 지역에 재생 에너지 100%인 'RE100 국가 산단'을 조성해 기업을 유치하고, 농업에 인공 지능을 접목한 '농업 AX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첨단 미래 산업 육성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국책 사업인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안에 대해 무안군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원만한 합의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이에스동서, 중산지구서 ‘2025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

도심 미관 개선·지역 상생 취지… 내년 분양 앞둔 펜타힐즈W 관심도 높여 경산=에너지경제시문 손중모기자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12일 중산지구 펜타힐즈W 부지에서 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2025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연말연시를 맞아 중산지구 도심 미관을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따뜻한 겨울 분위기를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지역 관계자와 아이에스동서 임직원, 중산지구를 찾은 시민들이 참여해 현장을 가득 메웠다. 중산지구는 평소에도 야간 유동 인구가 많아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지역으로 꼽힌다. 점등식은 초대가수의 버스킹 공연으로 시작됐으며, 참석자들에게 2026년을 응원하는 응원봉이 배부됐다. 사회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점등 버튼이 눌리자 여러 그루의 트리에 설치된 조명이 일제히 불을 밝히며 오색빛을 연출했고, 현장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이번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기존 소나무의 자연스러운 수형을 살린 조명 장식으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사장에는 포토존과 소원지 작성 공간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과 시민들이 추억을 남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펜타힐즈W 크리스마스 트리는 일몰 이후 매일 점등되며, 내년 1월 말까지 운영돼 중산지구의 새로운 야간 볼거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을 통해 시민들께서 잠시나마 따뜻한 겨울의 정취를 느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 조성될 펜타힐즈W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에스동서는 대구·경북 지역에 없던 신개념 콤팩트시티로 주목받고 있는 중산지구 펜타힐즈에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인 '펜타힐즈W'를 내년 상반기 분양할 계획이다. 펜타힐즈W는 1·2단지 총 3,443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1단지 전용 84㎡~152㎡, 1,712세대가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 “우리 단지 들어오지 마”…단지내 보행로 갈등 극심

“상일동역 5번 출구와 맞닿은 '아랑길(중앙보행로)'을 제외한 전 구간은 세대를 방문하거나 입주민과 동행한 외부인을 제외하고는 일절 출입과 시설 이용이 제한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 입주민대표회의가 단지 바로 옆 고덕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한 고덕 그라시움 관리사무소에 보낸 공문이다. 고덕 아르테온 주민들이 이웃 단지인 고덕 그라시움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단지를 관통하는 공공 통행로 한 곳을 제외한 다른 도로의 출입을 금지한 것이다. 2만 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촌이 밀집돼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가 단지 간 통행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지난달 말 아르테온에서 그라시움에 단지 내 출입 통행을 사실상 금지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고덕지구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입주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덕 그라시움과 아르테온은 각각 고덕주공 2단지와 3단지를 재건축 해 2019년과 2020년에 입주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다. 그라시움이 4932세대로 고덕주공 재건축 아파트 중 최대 규모고, 아르테온이 4066세대 규모로 그 뒤를 잇는다. 이 두 단지는 단지 규모면이나 입지적 측면에서 고덕지구 신축 아파트를 대표하는 단지들이다. 1983년부터 1985년에 걸쳐 1단지부터 9단지까지 차례로 입주한 고덕 주공아파트는 공무원 아파트인 8단지 상록아파트와 고덕지구와 다소 떨어져 있는 명일동 9단지를 제외하고 현재 모두 재건축됐다.1단지가 2009년 고덕 아이파크로 가장 먼저 재건축을 마친 이래 약 7~8년간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다. 이후 그라시움과 아르테온, 고덕숲 아이파크(4단지 재건축), 고덕 센트럴아이파크(5단지 재건축), 고덕자이(6단지 재건축),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7단지 재건축) 등이 일제히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재건축을 완료하면서 고덕지구는 2만 세대 규모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대형 주거지구로 새롭게 태어났다. 고덕주공 아파트라는 '한 지붕' 아래 묶여있던 주민들이 재건축을 거치면서 여러 개별 단지로 갈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여름까지 몇 년간은 큰 문제 없이 고덕지구 주민이라는 일체감 속에 큰 문제가 없었다. 갈등의 근원은 재개발 과정에서 일대 최대의 '교통 중심'인 5호선 상일동역과의 인근 단지들간 연결 도로 때문에 발생했다. 고덕동 일대 입지를 살펴보면 크게 고덕로와 5호선 상일동역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고덕 그라시움과 고덕 아이파크가 위치해 있다. 고덕로 이남엔 고덕 아르테온과 고덕숲 아이파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가 자리잡고 있다. 상일동역 북쪽에 위치한 그라시움은 바로 단지가 역과 인접해 있고, 고덕 아이파크는 단지를 나와 고덕로를 동쪽으로 걸어 상일동역에 도착한다. 이에 반해 상일동역 이남의 단지들은 상황이 좀 다르다. 아르테온은 상일동역과 맞붙은 채 바로 고덕로 남쪽에 위치해 있는 역세권 단지로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그러나 고덕로 이남의 고덕숲 아이파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가운데 고덕숲 아이파크를 제외한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등 3개 단지는 이들 아파트에서 상일동역까지 가는 길 사이에 아르테온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결국 이들 단지 주민들은 상일동역으로 이동하려면 아르테온 단지 내부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 가장 빠르다. 물론 아르테온 단지 밖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도보로 최소 15분어 더 걸린다. 이에 그간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3개 단지 주민들은 상일동역 이용 시 자연스럽게 아르테온 내부를 가로질러 이동해 왔다. 그만큼 아르테온 입주민 입장에선 단지 내 외부인 통행이 크게 늘어나 여러 불편함이 존재했다. 아르테온 남쪽에 위치한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3개 단지 세대 수는 5000세대 이상에 달한다. 아르테온 세대 수보다 더 많은 타 단지 주민들이 상일동역을 도보 이용하기 위해 아르테온 단지 내부를 다니는 셈이다. 아르테온이 2020년 입주 이후 약 5년간 단지 남쪽의 3개 단지 주민들이 상일동역을 이용하는 직진 코스로 널리 이용돼 오는 상황에서 아르테온 내 주민들의 불만도 서서히 커져갔다. 엄연히 사유지인데 입주민이 아닌 인근의 타 단지 주민들이 집 주변을 활보하는데 따른 문제와 불편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이 문제가 큰 사안으로 번지지 않았던 것은 아르테온 남쪽의 3개 단지 주민들이 상일동역 이용 시 주로 통행하는 아르테온 단지 내 중앙보행로는 옛 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 인허가를 내주면서 강동구청이 외부 공개 조건을 내건 공용보행로기 때문이다. 아르테온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질로 바로 상일동과 연결돼 있는 중앙보행로가 '아랑길'이라는 구청 관할의 공공구역인만큼 주민들도 불만은 많았지만 타 단지 주민들의 통행을 가로막는 등의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7월 22일 아트레온 내 지하추자장에서 미성년자인 남자 중학생 3명이 지하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무단으로 분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들은 아르테온 남쪽에 위치한 고덕자이와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테온 관리소는 부모들과의 면담을 통해 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아냈지만 같은 달 26일 또 다시 지하주차장에서 외부인에 의해 소화기 무단 분사 행위가 벌어졌다. 이에 아르테온 입주민회의는 지난 9월 29일 입주민 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 동의를 받았고, 10월 1일 입주민대표회의 의결을 통해 펜스 설치를 확정했다. 특히 아르테온 입주민대표회의가 펜스 설치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이 분쟁의 소지를 키우고 있다. 공문에선 단지 중앙의 공공보행로는 외부인 이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추후 펜스 설치 시 공공보행로까지 펜스로 막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아르테온 인근 단지 주민들은 펜스 설치가 사실상 공공보행로 통행을 막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타 단지의 펜스 설치 사례를 살펴보면 펜스가 설치되면 사실상 외부인의 단지 내부 진입은 전면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아르테온이 인근 단지들에 통보한 공문으로 고덕지구 전체가 크게 시끄러워졌다. 재건축 허용 전제 조건으로 지하철역과 바로 통하는 단지 내 중앙통로를 외부인이 이용할 수 있게 구청에서 행정 조치한 것인데 법을 어긴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아르테온 주민들도 강경하다. 입주민대표회의 명의로 단지 곳곳에 “이 보행로는 기부채납지가 아닌 아르테온이 소유한 사유지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플랭카드를 내걸었다. 입주자대표회장은 입주민 카페를 통해 '단지 내 사유지 관련해선 타 단지 및 강동구청과 어떤 타협과 협의도 없다'는 공지글을 올리는 등 펜스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가 명확하다. 결국 지난달 말 아르테온 입주민회의는 역 북쪽에 위치한 고덕 지구 내 최대 규모 대단지인 고덕 그라시움을 포함해 인근 단지들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 내용은 △중앙보행로(공공보행로)를 제외한 모든 구역 외부인 출입 및 시설 이용 금지 △어린이놀이터 등 출입금지구역 위반 시 10만원 위반금 징수 △단지 내 흡연, 반려견 배설물 미수거 등 위반 시 10만원 위반금 징수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 등 지상 주행 시 20만원 위반금 징수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이중 일부인 그라시움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아르테온 남측에 위치해 있는 3개 재건축 단지와 달리 그라시움은 상일동역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바로 역과 맞닿아 있어 애당초에 그라시움 입주민이 아르테온 단지 내를 횡보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과거 한지붕 아래 이웃이었던 고덕 재건축 단지 주민들간에 단지 내 통행을 놓고 대립이 극심해지고 있지만 주무관청인 강동구청은 '공공보행로는 막으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한 채 어떤 제재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공공보행로를 막는 행위는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1회에 한해서다. 아르테온 입주민대표회의는 과태료 부과를 감수하고 펜스를 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청은 아르테온과 인근 단지 간 대화를 유도하는 등 화해와 조정에 나설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르테온 입주민 회의 측에 공공보행로를 막지 말라는 권고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아르테온이 펜스 설치를 강행하겠다고 명확히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추후 대응 조치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동구청 공동주택과 공동주택관리팀 상일동 담당 주무관은 “아르테온이 펜스를 쳐서 공공보행로에 외부인들의 통행을 막는 것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로 일어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어떤 제재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행정 절차상 맞지 않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만약에 아르테온이 펜스를 쳐서 공공보행로를 막는다면 그 때 가서 어떤 제재 조치를 취할지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실 단지 내 외부인 출입을 둘러싼 분란은 고덕지구만의 일이 아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이미 펜스를 치고, 외부인 통행을 전면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강남구청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이 아파트의 입주민대표회의는 단지를 개방하지 않았고, 경찰에 고발까지 당했지만 정작 행정적인 처분은 벌금 100만원에 그쳤다. 이 밖에도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신반포 센트럴자이,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 강남의 고가 아파트 다수가 불법으로 펜스를 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단지 모두 사실상 정부의 솜방망이 제재 조치를 감수하면서 여전히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사실상 서울의 고가 아파트 상당수가 당국이 부과하는 소액의 벌금 및 과태료 처분을 아랑곳하지 않고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그들만의 성'을 쌓고 있는 형국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가입자, 171만명 돌파...소나무 317만 그루 심은 효과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는 14일 탄소중립 정책인 '기후행동 기회소득'이 출시 17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171만명을 돌파하며 도민 참여형 기후정책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특히 도민들의 자발적인 실천으로 줄어든 온실가스는 약 39만6000톤에 달하며 이는 소나무 317만 그루를 심은 것과 맞먹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전용 앱(App) '기후행동 기회소득' 출시 이후 이달 10일 기준 누적 가입자는 171만7501명으로 집계됐다. 도민들은 대중교통 이용, 걷기, 다회용기 사용, 가정용 태양광 설치 인증 등 16개 기후행동 실천을 통해 1인당 연간 최대 6만원을 지역화폐로 받을 수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50대 직장인 A씨는 “전기요금 인상과 기후위기 기사를 보고 태양광을 설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실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며 “앱을 통해 태양광 설치 인증으로 3만원을 받고 버스 이용과 하루 8000보 걷기로 리워드와 탄소 감축량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실천이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웃에게 앱을 소개하며 적립한 리워드까지 더해 한도 6만원을 채웠고 총 2325kg의 탄소를 감축했다. 용인에 거주하는 40대 학부모 B씨는 자녀와 함께하는 참여형 환경교육의 장을 찾았다. B씨는 “앱을 통해 어린이공원 플로깅 일정 정보를 쉽게 알게 돼 아이들과 10차례 참여했고 기후퀴즈와 다회용기 사용까지 더해 일상이 달라졌다"며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가족이 탄소중립에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했다. 실제로 정책 효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으며 지난 8월 가입자 9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4%가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고 90%는 기후행동을 더 많이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단순한 보상을 넘어 인식과 행동 변화를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도는 내년부터 기후행동 기회소득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고 타지역 주소를 둔 도내 소재 대학 재학생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며 '경기도 기후행동 실천 및 확산 지원 조례안'이 도의회 본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조례가 통과되면 내년부터 대학생 참여가 가능해지고 일부 시군은 자체 재원을 활용해 지역 특색을 살린 추가 리워드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지자체 탄소중립 우수사례' 평가에서 광역지자체 1위로 장관상을 수상했다. 도는 “도민의 생활 속 실천이 기후위기 대응의 가장 강력한 해법"이라며 참여 확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도는 오는 15일부터 도내 25개 시군의 농어민 19만3000명에게 하반기(2차) '농어민 기회소득' 750억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지원 규모는 상반기 609억원, 하반기 750억원을 합쳐 총 1360억원으로 계획 대비 98%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농어민 기회소득'은 농어업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정당한 소득 보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어촌을 만들기 위한 도의 대표적인 농어민 지원 정책으로 도내 농어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어민 개인에게 월 5만~15만 원, 연간 최대 60만~18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원한다. 올해 농어민 기회소득 지원사업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추진했다. 상반기에는 24개 시군 17만 2000명에게 총 609억원을 지급했으며 하반기에는 수원시 추가 참여로 25개 시군에서 2만 7000여명이 추가 신청해 750억원을 지원한다. 대상자 심사를 마친 뒤 15일 용인시를 시작으로 도내 25개 시군에서 지역화폐로 지급하며 시군별 지급 일정은 해당 지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도는 지난해 도내 9개 시군을 대상으로 '농어민 기회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며 해당 시군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86%가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다수의 농어민들은 기회소득이 소득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으며 제도의 지속적인 추진을 희망하는 의견도 높게 나타났다. 이문무 경기도 농업정책과장은 “농어민 기회소득은 농어촌이 우리 사회에 기여해 온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하고 보답하는 정책"이라며 “많은 농어민이 이번 지원을 통해 실제로 생활의 안정을 느끼고,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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