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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청년미래적금, ‘불장’ 속에서도 인기 있는 이유와 보완사항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사상 첫 9,000선을 돌파하고 빚투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와중에, 은행 창구와 모바일 앱 앞에는 또 다른 줄이 생겼다. 바로 연 10%를 훌쩍 넘는 실질 수익률을 내세운 정책 적금, '청년미래적금'을 가입하려는 청년들이다. 출시 5영업일 만에 신청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숫자를 토대로 해당 상품이 단순한 정책 홍보를 넘어 청년세대의 불안과 욕망을 정확히 건드렸다는 신호이다. 문제는 해당 인기가 3년짜리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청년 자산 형성 정책의 전환점이 될지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청년미래적금의 기본 설계는 명료하다. 만 19~34세 청년이 월 최대 50만 원을 3년간 적립하면, 은행 금리에 더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얹어 최종적으로 약 2천만 원대 목돈을 만들 수 있게 한다. 기본금리 5%대에 은행 우대금리, 소득·재무상담 우대금리까지 더하면 명목금리가 7~8% 수준에 이르고, 정부 기여금·비과세 효과까지 포함하면 우대형 기준 연 18~19%의 '정책 효과 금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해당 구조는 지금의 시장환경과 청년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한다. 증시가 뜨겁고 레버리지 유혹이 강해질수록, 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원금 보장 + 고금리 + 정부가 붙어 있는 상품'이 일종의 안전판이 된다. 기존 청년도약계좌가 5년 만기와 까다로운 유지 조건으로 '길고 버거운' 상품이었다면, 청년미래적금은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만기로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였다. 3년 후 2,000만 원대 목돈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는 전세보증금, 결혼 준비, 학자금 상환 등 청년의 삶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비용과 잘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우리는 이미 여러 번 '출시 당시에는 대박, 몇 년 뒤에는 조용히 사라진 정책상품'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각종 서민·청년 특화 예적금들은 그때마다 '역대급 금리'와 '정부가 함께하는 금융'을 내세웠지만, 정책 목표와 실제 성과 사이의 간극은 반복됐다. 공통적인 실패 패턴은 세 가지다. 첫째, 비슷한 목적을 가진 상품이 우후죽순처럼 나오면서 정책 효과가 분산되고, 청년과 은행, 심지어 정책 담당자들조차 어떤 상품이 누구에게 최적의 선택인지 헷갈리는 상황을 초래했다. 둘째, 자산형성이라는 정책 목표와 상품 설계의 디테일이 어긋났다. 소득·자산 기준이 느슨하게 잡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청년층이 혜택을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가 되거나, 만기·납입 조건이 현실의 소득·지출 패턴과 맞지 않아 중도해지·탈락이 빈번해지는 식이다. 명목상으론 '청년·저소득층 지원'이지만, 실제로는 중위소득 이상에게 더 큰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하는 역진적 구조가 나타나기도 했다. 셋째, 정책 평가가 '가입자 수'와 '만기 지급액'에 머물렀다. 해당 상품을 통해 자산을 형성한 청년이 이후 노동시장·주거·자산 구조에서 어떻게 다른 궤적을 보이는지, 정책 개입이 실제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장기적으로 추적하고 계량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은 부족했다. 그렇게 '좋았던 것 같다'는 인상만 남긴 채, 정권이 바뀌면 비슷한 상품이 다른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는 사이클이 반복됐다. 해외 사례를 보면, 청년·저소득층 지원 금융상품의 핵심은 고금리 그 자체가 아니라 구조와 행태이다. 미국의 IDA(Individual Development Account) 프로그램은 저소득층이 주택, 교육, 창업 등 특정 목표를 위해 저축하면 정부와 민간이 일정 비율로 매칭해주는 구조이다. 영국의 Child Trust Fund나 성인 대상 Lifetime ISA도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ISA를 통해 일정 한도 내 저축·투자를 장려하고, 주택 구입·연금 등 장기 자산에 대해서는 추가 보너스와 세제 혜택을 준다. 이러한 설계는 '젊을 때 만든 자산을 늙어서까지 가져가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몇 가지 현실적인 제안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단기 목돈과 장기 자산을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3년 만기에 2,000만 원대 목돈을 쥐게 된 청년이 그 돈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는 전혀 달라진다. 전세보증금·청약통장·연금계좌·학자금 상환 등 장기 자산·부채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면 정책은 성공에 가까워지고, 단기 소비·고위험 투자로 흩어지면 이자만 높은 예금이 된다. 만기 자금을 일정 비율 이상 전세자금 대출, 청약·주택계좌, IRP/연금저축 등으로 전환하는 경우 추가 세제 혜택이나 매칭을 제공하는 식으로 '목적자산으로의 자동 연결'을 유도할 수 있다. 둘째, 타깃팅과 형평성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현재 소득·가구 기준은 과거 상품들보다 개선되었지만, 플랫폼 노동·프리랜서·간헐적 일자리 등 청년 노동시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평균 소득, 근로 시간, 고용 형태를 함께 고려한 자격 기준을 세분화하고, 소득 하위 계층에는 기여금·매칭 비율을 더욱 높여 실질적인 재분배 효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청년미래적금이 3년짜리 인기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청년 금융정책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지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합리적으로 상품 설계를 고치고, 평가 기준을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bienns@ekn.kr

[EE칼럼] AI 발 전력부족을 대하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 지역에서 전력망 수요는 160기가와트를 넘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폭염 전 메가와트시(MWh) 당 40달러 수준이었던 도매 전력 현물 가격은 2,500달러를 넘어섰다. 여름이라 일시적인 폭등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은 심각하다. 오하이오주 소재 기업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몇 년간 안정적이던 전기요금이 90% 상승했는데 1,600달러에서 12,000달러로 급등한 용량요금이 문제였다. 용량요금 폭등은 공급 여력 부족을 반영하나 이를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 데이터센터 급증을 대부분 가스 발전으로 메꿀 것 같지만 미국 내 가스터빈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최대 7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미국 내 신규 송전선에 대한 연방 허가는 4년이 걸리며 주 정부 절차는 별도의 시간이 걸린다. 히타치에 따르면 변압기 리드타임은 2020년보다 3~4배 이상 늘어났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의 상업 운영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8년이 넘는다. 사업자들은 눈에 보이는 설비는 모두 구해 사용하려 하고 있다. 트럭에 장착된 이동식 가스발전기, 항공기·산업현장 개조터빈까지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xAI는 가스 발전기를 실은 세미트럭을 동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폭염은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주택용 에어컨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PJM 지역 데이터센터에 예비 발전기 사용을 지시했다. 북미전력신뢰도공사에 의하면 데이터센터 등 대형수요처로 인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11기가와트 증가했다. 각국의 정전을 야기하고 있는 글로벌 에어컨 전력수요는 데이터센터의 3배이며 유럽과 개도국 에어컨 수요는 폭염으로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다. 미국 대응에서 한국이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세계는 5년 전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서 최근 이란 전쟁까지 공급부족 위기를 겪으며 에너지 전쟁의 본질이 연료에서 인프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이 부족한 건 연료가 아니라 발전소와 인프라다. 신규 건설은 급증하는 수요를 담기엔 너무 느리다. 하루 지연에 수백만 달러가 오가는 사업자들에게 10년 지연은 사업 포기와 같다. 미국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가동 가능한 모든 기존 발전소 활용이며 연료원을 따지지 않는다. 결국 가동 중단된 17기가와트 석탄발전소를 활용하며 이들의 폐지를 없던 일로 했고 디젤발전기를 포함한 35기가와트의 예비전력을 이미 지난해부터 전력수요 급증에 활용하기로 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쓰리마일 원전 계약 역시 기존 원전 활용이 최선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급 여력이 부족해진 독일 메르츠 정부는 탈원전을 실패로 규정했고 탈석탄도 주저하고 있으며 호주, 일본, 베트남 역시 공급여력 확보에 석탄 발전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셈법은 이들과 정반대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전력공급량은 24.7기가와트로 대형원전 18기 규모다. 2035년까지 18.4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신규원전만으로는 공급이 어려우며 0.001초의 전력차단도 허용할 수 없는 반도체 공장은 재생에너지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기후부는 기존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이를 LNG로 전환하며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기존 방향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기후부 장관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미국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유연성 확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반면 한국은 이미 완성된 발전소와 인프라를 해체하고 언제 완공될지 모르는 비싼 발전원을 대안으로 세웠다. 전력공급만 되면 들어올 외국 데이터센터가 줄을 서 있다는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의 두 배가 넘고 미국보다 1.5배가 높다.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디젤발전기 가동 이유로 '저렴하고 안정적 전력공급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래 전력수요를 우려한다면 기존의 안정적인 기저발전은 단 하나라도 포기해선 안된다.한국 에너지 정책은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BNK금융, 지역밀착 조직개편…ESG·AI·디지털자산 대응 강화

BNK금융그룹이 지역금융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와 주요 자회사의 하반기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15일 BNK금융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지역경제 대응 강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전략 지역화, 미래금융 대응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됐다. 부울경 특화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지역 주력산업에 생산적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BNK금융지주는 BNK경영연구원 산하에 '부울경 경제연구팀'을 신설한다. 부울경 산업과 경제 동향을 심층 분석하는 지역 특화 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의 경영전략을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한다. ESG 전략과 지역사회 연계성을 강화하는 '부울경ESG전략팀'도 꾸린다. 지역 현안과 연계한 ESG 과제를 발굴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ESG 활동을 확대한다. 그룹 인공지능전환(AX) 실행을 총괄하는 'AX추진단'도 출범시킨다. AI 기반 업무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디지털자산추진단'을 운영해 지급결제와 디지털자산 등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각각 '산업금융전략팀'을 설치해 지역 주력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한다. 민선 9기 정책 방향과 연계한 산업금융 전략을 수립하고, 소형모듈원전(SMR), 방산, 우주항공, 친환경조선 등 권역별 전략산업 중심으로 지역 밸류체인 기반의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부산은행은 '해양금융추진단'을 꾸려 선박금융, 해양인프라 금융사업 발굴을 확대한다. 혁신성장금융단에 기술평가 기능을 이관해 벤처·스타트업에 투자 지원도 늘린다. 경남은행은 '기업승계지원팀'을 신설한다. 중소기업 세대교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목적에서다. 승계 컨설팅과 금융지원을 연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하반기 경영전략을 실행 중심 조직체계로 구체화하고 지역금융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울경 중심의 연구 역량과 ESG, AX·디지털자산 대응체계를 고도화하고, 지역 전략산업에 대한 생산적금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대출이자 또 오릅니다”...금리 0.5%P 오르면 주담대 이자 3.7조↑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수백만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연간 1조8000억원 가까이 불어나고,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를 경우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는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리 상승 폭이 커질수록 부담도 가파르게 늘어난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3조7000억원, 0.75%포인트 상승하면 5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차주 개인이 체감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현재 연간 평균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은 584만3000원 수준인데,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늘어난다. 금리가 0.50%포인트, 0.75%포인트 상승할 경우에는 각각 643만5000원, 673만1000원으로 증가해 현재보다 59만2000원, 88만9000원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178조6000억원 규모의 주택 관련 대출을 바탕으로 산출됐다. 분석 대상에는 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 등이 포함됐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비중이 더 높지만 변동금리 이용자도 적지 않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35.6%, 고정금리는 64.4%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고 연내 추가 인상과 함께 내년까지 모두 3~4차례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대출 상환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취약차주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다중채무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에 해당하는 취약차주의 1인당 평균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억3520만원이었다. 다중채무자는 대출기관 수와 대출상품 수를 합한 개수가 3개 이상인 차주를 의미하며, 추가 차입 여력이 제한된 계층으로 평가된다.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연체율이 높아지고 가계대출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이용자들의 부담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예·적금담보대출 등의 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기타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1조5000억원 증가하고 차주 1인당 평균 부담도 7만6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금리가 0.50%포인트와 0.75%포인트 상승하면 연간 추가 이자는 각각 3조원, 4조5000억원으로 확대되고, 차주 1인당 부담은 15만3000원과 22만9000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욱 의원은 “정부는 금리 상승 과정에서 국민이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과 가계부채 리스크를 점검하고, 정책 대전환을 통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李 대통령 지시 두 달 만에…‘산림 유령법인’ 900여곳 무더기 적발

이재명 대통령이 산불 피해 복구사업을 둘러싼 '산림 유령법인' 실태를 전면 조사하라고 지시한 지 두 달여 만에 산림청이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놨다. 현장조사를 마친 산림사업법인 가운데 등록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기술자격 대여·중복취업 등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업체가 9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15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함께 실시한 산림사업법인 실태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산림기술자격 대여와 유령법인 운영 의혹이 제기된 이후 숲가꾸기와 조림 등 산림사업을 수행하는 전국 산림사업법인 1901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차 현장조사에서는 전체 대상 가운데 1412개 업체를 조사했으며, 폐업이나 소재지 변경 등으로 489개 업체는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 등록요건인 자본금, 사무실, 기술인력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기술자격 대여, 이중취업 등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업체는 900여 곳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 업체에 대해 추가 조사와 관계기관 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위법 사실이 확인된 사례에 대해서는 즉시 행정·사법 조치에 착수했다. 기술자격 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업체 30곳과 기술자 126명, 이중취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기술자 39명과 관련 업체 48곳 등 모두 78개 업체와 기술자 165명에 대해 수사 의뢰와 기술자격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충북 보은의 한 산림사업법인은 법인 등록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지인들의 산림기술자 자격증을 빌려 보유 기술자로 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산림기술자는 여러 지역 산림사업법인에 동시에 상시 기술인력으로 등록하거나 다른 업체가 수주한 사업 현장대리인으로 참여하는 등 중복취업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아직 조사하지 못한 업체와 보완조사가 필요한 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8월 말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고용보험 정보와 4대 보험 가입 여부, 근로계약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자격 대여와 유령법인 운영 여부를 추가로 들여다본다. 또 실태조사나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해 기존 법인을 폐업한 뒤 새 법인을 등록하는 사례도 포착됨에 따라 법인 등록 단계부터 기술인력의 상시근로 여부와 중복 등록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해 부실 법인의 시장 진입을 차단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이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추진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6일 산불 피해 복구사업을 유령회사가 수주한 뒤 제대로 복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내각에 구조적 부정비리의 실태를 파악하고 근본 대책과 문책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코스피 하락보다 변동성이 더 공포…VKOSPI가 보내는 경고 [이슈+]

한국형 공포지수(VKOSPI)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투자심리 악화를 넘어 시장 구조와 제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급 쏠림이 이어지는 한 당분간은 지수보다 변동성 자체가 시장을 좌우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83.33을 나타냈다. 지난달 24일 장중에는 97.78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80선을 웃돌며 극단적인 변동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간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급등락에 대비하기 위해 옵션이라는 '보험'에 얼마나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현재 시장은 투자자들이 역사적으로도 매우 비싼 보험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위험 회피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VKOSPI는 통상 20 안팎에서 움직이며, 시장 불안이 커져도 40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통상 50 이상은 극단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반영된 구간으로 해석된다. 현재처럼 80선을 웃도는 수준은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형 충격기에나 나타났던 이례적인 수치다. 이번 변동성 장세는 일반적인 시장 흐름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통상 공포지수는 증시가 급락할 때 상승하지만, 최근에는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상승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단기 과열과 투자심리 불안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증시의 체감 변동성은 역사적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하루 평균 변동률은 3.3%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상반기(3.51%) 이후 가장 높았다. 상반기에만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수차례 발동되면서 하루에도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는 장세가 이어졌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이며,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 전체의 거래를 일정 시간 멈추는 장치다.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이후 이날까지 15%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지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업종 조정이 미국 증시보다 국내 증시에 훨씬 크게 반영되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이 같이 극심한 변동성의 근본 원인으로 반도체 중심의 수급 쏠림을 꼽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전체가 반도체 업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급락한 것은 기업 실적보다 투자심리와 수급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높은 변동성은 파생상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지난달 29일 상장할 예정이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기초 개별주식 위클리옵션을 상장 나흘 전인 25일 연기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거래소는 시장의 안정적 운영과 상품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상장을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4~6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하루 평균 3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변동성이 다시 레버리지를 부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시장의 분수령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보다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ASML과 TSMC를 시작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확대 기조와 수익화 가능성이 재확인돼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 국내 증시를 이해하는 열쇠는 변동성으로, 높아도 너무 높다"며 “상승장에서의 변동성 급등은 단기 과열과 불안 심리가 동시에 커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관점에서는 이런 국면일수록 레버리지 축소와 분할 대응이 유효하다"며 “높은 VKOSPI는 옵션 프리미엄이 비싸다는 뜻이라 헤지 비용이 큰 반면, 변동성 매도 전략엔 기회일 수 있으나 급등 시 손실 위험도 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이 분수령이며, 방향성 베팅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열대야 다음 날 유독 빵빵거리는 도로…범인은 ‘대중 수면 부족’

밤새 무더위에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는데 어느새 아침이다. 피곤한 몸으로 출근길 운전대를 잡는다. 신호가 바뀐 것을 늦게 알아차리고, 앞차가 급정거해도 평소보다 반응이 한 박자 늦다. 폭염과 열대야가 갈수록 심해지는 한국에서 이런 운전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열대야 다음 날 교통법규 위반이나 교통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은 없을까. 아직 이를 직접 확인한 연구 결과는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구진이 제시한 '대중 수면(public sleep)' 개념은 이런 가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잠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현상'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수면·인지센터와 하버드대 의대 수면의학부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클락 앤드 슬립(Clocks & Sleep)'에 '잠 못 드는 사회: 대중 수면 개념의 도입'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말하는 '대중 수면'은 특정 사건을 함께 경험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수면 시간과 질이 집단적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선거와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자연재해,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경기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을 침실 안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일정과 감정, 공동의 경험에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본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머타임이다. 봄철 서머타임 전환 직후 사람들의 수면 시간은 평균 30~40분 줄어든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축적된 연구를 토대로 이 시기에 심혈관 질환과 기분 장애, 자동차 사고 위험 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17~19시간 깨어 있으면 '술 마신 것과 비슷' 수면 부족의 위험은 단순히 졸린 데 그치지 않는다. 뇌가 주변 자극을 알아차리고 판단한 뒤 몸을 움직이는 일련의 기능이 떨어진다. 논문이 인용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17~19시간 연속 깨어 있을 경우 인지·운동 기능 저하 정도가 혈중알코올농도 0.05% 상태와 비슷해질 수 있다. 각성 수준이 낮아지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며,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도 손상된다. 2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으면 기능 손상은 혈중알코올농도 0.1% 상태에서 예상되는 수준과 비슷해진다. 예를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난 사람이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깨어 있다면 이미 17~19시간 연속 각성 상태다. 밤을 꼬박 새워야만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운전에서는 작은 기능 저하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신호 변화를 알아차리는 시간이 늦어지고, 앞차의 급정거나 보행자의 갑작스러운 진입에 반응하는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여러 상황을 동시에 살피고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능력도 둔해진다. ◇잠 못 잔 사회, 사고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집단적인 수면 부족의 영향은 안전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논문은 만성적인 수면 장애가 우울증과 불안 위험 증가, 감정 조절 능력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자연재해나 대규모 사회적 충격 이후의 수면 장애는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의 발생과 지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행동도 줄어들 수 있다. 단 하룻밤의 수면 부족만으로도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친사회적 행동'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봄철 서머타임 전환으로 잠이 1시간 줄어든 뒤 자선 기부가 10% 감소했다는 분석도 논문은 소개했다. 수면 부족은 투표와 시민적 의무 수행, 사회적 협력 행동 감소와도 관련이 있었다. 경제적 손실도 크다. 국제 정책연구기관인 'RAND 유럽'은 수면 부족으로 미국 경제가 입는 손실을 연간 약 4110억 달러(약 615조 원), 국내총생산(GDP)의 2.28%로 추산했다. 생산성 저하와 결근, 사망 위험 증가 등을 합산한 결과다. 수면 부족으로 사라지는 노동일도 미국에서만 연간 약 120만 일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열대야 다음 날 사고 늘까…한국에서 확인해볼 가설 이번 논문은 열대야를 직접 연구하지 않았다. 따라서 열대야가 교통법규 위반이나 교통사고를 늘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처럼 여름철 열대야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나라에서는 충분히 검증해볼 만한 가설이다. 열대야가 이어지면 수많은 시민이 같은 밤에 잠을 설치고, 다음 날 비슷한 시간에 출근하고 운전한다. 개인의 수면 부족이 수십만·수백만 명 규모로 겹칠 수 있는 셈이다. 폭염 시대의 열대야는 단순히 “밤잠을 설쳤다"는 불편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 도로와 일터, 사회 전체는 평소보다 위험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상청의 열대야 자료와 경찰의 시간대별 교통사고·신호 위반·과속 자료를 결합하면 열대야 다음 날 사고와 법규 위반이 실제로 증가하는지 분석할 수도 있다. 요일과 강수량, 휴가철, 교통량 등의 영향을 보정하는 방식이다. 연구진도 '대중 수면'을 측정 가능한 집단 현상으로 파악하면 위험 시기를 감시하고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예금보험공사 “한화생명에 주주권 행사 중…공적자금 회수 노력 지속”

예금보험공사(예보)가 한화생명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 완료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 14일 오전 감사원을 찾아 김성식 예보 사장을 대상으로 하는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 의무를 소홀히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예보는 대한생명(現 한화생명) 정상화 과정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2002년부터 총 발행주식의 90%를 매각했다. 현재는 지분 10%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독립·전문적으로 경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법률·금융을 비롯한 분야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추천 중이다. 정기·수시 경영진 면담에서 △자사주 소각 △배당 노력 △밸류업 계획을 요구하는 등 주주권도 행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예보는 남은 지분 매각을 위해 주관사(NH투자증권·UBS증권)를 선정하고 주가 등을 점검하고 있으나, 잔여 지분 처분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주주들은 5000~7000원 수준으로 매각하는 것에 반대를 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화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날 기준 0.24배로, 다른 생명보험사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예보가 2017년 11월 지분 2.5%를 블록세일(7330원)로 처분한 뒤 추가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던 것도 주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스피 급락이 겹쳐 이날 거래는 4305원으로 마쳤다. 예보 관계자는 “향후에도 한화생명의 주주·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권 행사 등을 하는 한편, 지분 매각 여건을 점검하면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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