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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에 사회적 대화·압수수색까지…정유업계 ‘사면초가’

미국-이란 전쟁 이후 원유 수급 불안을 마주한 국내 정유사들이 정부·여당에 주유소업계까지 가세해 석유제품 공급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전방위 압박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달 들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나프타 수출 통제 같은 정부 정책에 이어 주유소의 공급 관행 개선 요구, 검찰의 기름값 담합 의혹 수사까지 잇달아 정유업계르 겨냥한 집중공세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전방위적 압박과 석유제품의 공급망 영향을 고려해 이같은 공세에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한켠에서는 시장원리 역행과 과도한 위축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중동 위기를 계기로 국내 정유사들이 안정적 물량 수급·비축과 기업 이윤 추구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에 따라 오는 27일 0시 휘발유·경유·등유의 2차 정유사 공급가격 최고치를 고시한다. 지난 13일 첫 고시에 따라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할 근거도 마련돼 구체적인 협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유사 손실 보전에 대한 실제 논의는 요원한 상황이다.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구성한 뒤 정유사가 계산한 손실액을 정부가 검증하고, 얼마나 재정 보전을 할지 결정하게 된다. 손실액 산정 근거와 정부 보전 비중을 두고 정유사가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구조다. 이 같은 가격 압박에 더해 공급 관행 개선에 대한 주유소 업계의 요구도 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산하 을지로위원회가 정유4사, 한국주유소협회 등과 지난 20일 개최한 간담회가 공급 관행 개선 움직임의 계기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빠르면 이번주 중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를 포함한 사회적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유소업계는 △정유사 한 곳과만 전속 공급 계약 △국제유가 변동 시 급격한 공급가 인상 △너무 긴 사후정산 주기 △정유사 카드 결제 불가 등 정유사들의 공급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에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최고가격제 이행과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와 공조 중이지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주유소업계가 요구하는 전속공급 계약의 경우 주유소가 가짜석유를 섞어 파는 문제를 관리하기 어려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검찰이 기름값 담합 혐의로 정유4사 강제 수사에 나서면서 정유사들이 체감하는 압박은 더 커졌다. 검찰은 지난 23일 오전부터 정유4사를 압수수색했는데, 수사 범위가 미-이란 전쟁 발발 전후 뿐만 아니라 과거까지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정유사들을 향해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공적 책무를 깊이 인식하고 국가적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지적했다. 잇따른 압박에 정유업계는 적극 협조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냈다. 정유4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석유협회는 이달 들어 세 차례 입장문을 내고 정부 정책 협조와 가격·공급 안정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정유사들은 이달 초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터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이란 전쟁 이후 정유사들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에 관해 전문가들은 핵심 자원 공급이라는 공적 역할과 기업으로서 이윤 추구 목표 사이의 딜레마를 풀어낼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정유사에게 물량의 물리적 확보를 통한 수급 안정이라는 기존 역할에 덧붙여, 국제 유가 상승분을 국내 가격에 반영하는 속도를 늦추거나,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한 가격 안정에 역할을 하라는 새로운 공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며 “정유사는 '수익 극대화'와 '공적 책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공급가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큰 만큼 석유 유통 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 공급가를 공개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며 “'석유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 등에 적극 참여해 정부의 손실 보상 요구와 가격 인하 노력을 맞교환하는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유업계가 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의 국가 비축 방안에 적극 협력해 위기 시 정유사의 부담을 정부와 분담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균형점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유 교수는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지엠, 한국사업장에 4400억 더 투자…“한국지엠 신뢰”

내수 부진 장기화와 사업 축소 등으로 철수설에 휘말렸던 한국지엠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사업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25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한국 사업장에 총 6억달러(약 8800억원)를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생산 설비 고도화와 안전 인프라 확충, 작업 환경 개선, 운영 효율성 향상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지엠은 이날 신규 프레스 설비 도입을 포함한 생산시설 현대화에 3억달러(약 44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공장 성능 개선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3억달러 투자 계획에 추가로 얹어지는 금액이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투자는 한국에서 개발·생산되는 글로벌 차량의 성공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의지"라며 “한국 사업장 운영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첨단 프레스 설비 도입을 통해 제조 현장의 안전과 품질,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에 최고 수준의 소형 SUV를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산업은행의 박상진 회장은 “2대 주주로서 2018년부터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 유지와 중장기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아이폰 폴드 출시 지연?…삼성, 폴더블폰 격차 벌리기 ‘찬스’

애플이 준비 중인 '폴더블 아이폰' 출시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애플이 오는 9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연말 출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 시장은 당초 예상됐던 '삼성-애플 정면 승부' 대신,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 매체 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팀 롱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급망 소식통을 확인한 결과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폴드'(가칭)의 출시가 올해 12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정 조정은 단순한 출시 지연을 넘어, 애플이 폴더블 시장 첫 진입에서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두고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초기 시장 선점보다는 제품 완성도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제품 완성도 언급은 애플이 아이폰 폴드의 디스플레이 주름 등 기술적 과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주름을 최소화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 사용자 경험 전반에서 '첫 제품에 걸맞은 완성도'를 확보하려는 고민이 애플에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아이폰 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처럼 세로로 접히는 북타입 디자인이 적용되고, 화면을 펼치면 약 7.8인치, 외부에는 5.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 측면에서는 TSMC 2나노 공정 기반 'A20 프로' 칩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이폰 폴드 출시 지연 가능성은 폴더블 시장 1위 삼성전자로서는 호재다. 삼성전자는 통상 7~8월 폴더블 신제품을 공개해 온 만큼, 애플의 일정이 뒤로 밀릴 경우 최소 수개월간 '시간 격차'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중국 화웨이(30%)와의 격차는 10%포인트에 달한다. 올해 시장 판도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할 경우 약 20% 후반대 점유율을 확보하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관측 속에서 애플의 제품 출시가 늦춰질수록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변수는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이다.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운 추격자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힌지 구조, 두께·무게, 배터리 효율 등 핵심 기술에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기술 완성도까지 끌어올리면서 '기술 경쟁자'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일례로 오포는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 '파인드 N6'가 세계 최초로 '느껴지지 않는 주름(Zero-Feel Crease)'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던 화면 주름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 중심에서 애플·중국 제조사가 가세한 '다극 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1위 수성에 나선다.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폼팩터(기기 외형) 다양화와 핵심 부품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갤럭시 Z 8' 시리즈와 함께 7.6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형 폴더블 모델 '와이드 폴드(가칭)'를 선보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화면을 기반으로 멀티태스킹과 콘텐츠 소비 경험을 극대화해 기존 폴더블폰의 활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애플과의 차별화를 노린 '경험 중심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아울러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전반의 완성도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 특성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접목해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시도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보인 신형 폼팩터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긍정적 반응을 얻은 점도 이러한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은 차세대 Z 폴드·플립 시리즈를 준비 중이며 올 3분기 출시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더해 더 넓은 화면 비율을 갖춘 폴드 모델을 도입해 애플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애플의 시장 진입이 늦춰지는 사이 삼성전자는 시간과 제품 완성도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중국 제조사들의 기술 추격이 가속화되면서 폴더블 시장 주도권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040년 이후 로봇이 부족한 군병력 채운다

대한민국 국방의 패러다임을 병력 중심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국가적 논의가 본격화됐다. 모자란 전투력은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군 당국의 의지와 소프트웨어를 통한 무기체계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민간의 비전도 제시돼 미래 전장의 모습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방위산업학회(KADIS)가 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 'KADIS 26-2 방산 혁신 포럼'은 이같은 대한민국 국방 AI의 미래 전략과 실행 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였다. '국방 AI 혁신 발전방향'이라는 주제 아래 정부·군·산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방 AI,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 “지능형 방산 생태계로 도약해야"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방 AI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채 이사장은 “최근 인공 지능(AI) 기술은 국가 안보와 전쟁 수행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라며 “국방 AI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방산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K-방산 수출 확대라는 전환점을 맞아 무기체계 수출을 넘어 AI 기반 첨단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방산 생태계'로 도약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민·관·군·산·학·연이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도 힘을 보탰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국방 AI 혁신은 미래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자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라며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방 AI 경쟁력이 곧 국가 안보 경쟁력"이라며 자신이 대표 발의한 '국방인공지능법안'을 통해 국방 AI 발전 방향을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정립하고 안전한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중요한 것은 첨단 전력 그 자체보다 기술과 전술, 조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투체계"라며 현장의 작전 개념과 인력 운용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혁신을 강조했다. ◇심승배 분과장 “국방 OS 전면 교체…획득 기간 6개월로 단축" 첫 번째 정책 발표자로 나선 심승배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분과장은 인구 절벽 현실화로 인해 병력 중심 국방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지적하며 AI가 보조 수단이 아니라 국방 운영 체계(OS) 자체를 전면 교체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심 분과장은 특히 무기체계 획득 프로세스의 혁명적 변화를 제안했다. 그는 “기존 무기체계 획득에 평균 10년이 소요되던 것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패스트트랙(Fast-Track)'을 통해 6개월로 단축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방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신설·거버넌스 통합 △신속 획득 체계 구축 △데이터·클라우드 생태계 조성 △국방 전문 인재 양성 등 '7대 전략 과제'를 로드맵으로 확정했다. 또한 “군 복무가 경력 단절이 아닌 커리어 퀀텀 점프가 될 수 있도록 복무 중 AI 석사 학위 취득 지원 등 파격적인 인재 양성 방안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2026년 실증 완료"…육군 “판교 AX 거점에서 미래 전쟁 규칙 쓴다" 문윤태 국방부 국방인공지능정책과장은 2026년을 '실증을 넘어 확산으로 나아가는 도약의 해'로 정의했다. 국방부는 데이터·획득체계의 장벽 제거와 국방 행정·지휘체계·무기체계 전 분야 적용을 2대 추진 전략으로 수립했다. 문 과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시범 도입하고 국방 행정 업무 효율화를 검증하며 민간에 국방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육군의 구체적인 현장 전략도 공개됐다. 남승현 육군본부 군사혁신차장(준장)은 '피지컬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육군은 판교에 '국방 피지컬 AI 허브'인 AX 거점을 구축하여 로봇 실증과 고품질 데이터 수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남 차장은 “2027년까지 아미 타이거(Army TIGER) 부대에 로봇을 시범 활용하고 2032년 GP·GOP 경계 로봇 도입을 거쳐 2040년 이후에는 휴머노이드가 부족 인원을 완전히 대체하는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 사령관의 말을 빌려 “사람은 생각하고 로봇이 싸우는 미래 전쟁의 규칙을 우리가 직접 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산업계 “SW 중심 무기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가상과 현실의 유기적 결합" 방산 기업의 AI 적용 사례 발표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됐다. 임준우 퀀텀넥서스 대표는 “아이언맨의 전투력은 금속 슈트(HW)가 아닌 '자비스(SW)'에서 나온다"는 비유를 들어 소프트웨어 중심(SW-Centric) 무기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했다. 그는 양자 생태계 공백 해소와 저전력 엣지 환경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기술 도입을 제안했다. 최형완 다쏘시스템 컨설턴트는 가상 세계에서 물리 법칙을 정교하게 재현하는 '버추얼 트윈(Virtual Twin)'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단순 모사를 넘어 스스로 창조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생성형 AI와 R&D 에이전트를 결합한 차세대 설계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소버린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협업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주총 현장] 고려아연 이사회 최윤범 측 9명·영풍 5명…최윤범 우위 (종합)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9명과 MBK파트너스·영풍 측 5명으로 구성되며 최 회장 측이 유리한 구도가 유지됐다. 다만 MBK·영풍 측 이사가 1명 늘어나는 결과로 향후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전체 7개 의안, 36건의 세부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은 5명을 대상으로 한 집중투표제로 진행됐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의결권을 선임 이사 수만큼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여러 후보에게 나눠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전체 행사 가능 의결권 9299만3444주 가운데 △월터 필드 맥라렌(1561만555주) △최윤범 회장(1560만8378주) △황덕남(1560만8288주) △최현석(1548만8305주) △이선숙(1529만1549주) 후보 순으로 표를 많이 받았다. 1~3위를 최 회장 측 후보가 차지했지만, 4~5위인 MBK·영풍 측 후보와 의결권 주식 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번 주총으로 최 회장은 사내이사로,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황덕남 후보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간 합작법인(JV) 크루셔블이 제안한 월터 필드 맥라렌 후보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최연석 후보와 이선숙 후보는 각각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 고려아연이 제안한 김보영 감사위원 후보 재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는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 여부가 큰 관심을 받았다. 일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낸 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권 미행사를 결정하면서 변수가 커졌다. 집중투표제 과정에서 고려아연 측이 최 회장에 의결권을 몰아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주총으로 고려아연의 이사회 구성은 최 회장 측 11명 대 MBK·영풍 측 4명에서 9명 대 5명으로 재편됐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로 선임할 이사 수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제안인 5명으로 결정되면서 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은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 투표에 앞서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이사 수와 관련한 안건을 주주제안을 거쳐 주총에 상정했다. 최 회장 측 주주제안자인 유미개발과 MBK·영풍 측 제안자인 YPC·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각각 집중투표제 선출 이사 수로 5명과 6명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5명 선임안이 출석 주식 기준 11.77% 더 많은 의결권을 얻었다. 유미개발은 올해 중 주주 투표를 거쳐야 하는 6명의 이사 자리 중 5명만 집중투표제로 선임하고, 남은 한 자리는 감사위원 선출 방식으로 뽑아야 개정 상법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2인 이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지난해 주총과 마찬가지로 최 회장의 고려아연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려면 현 경영진과 차별화된 독립적·전문적 이사를 골고루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MBK·영풍 측이 제안한 이사 1명이 이사회에 추가 진입하면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3월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의 이사회 구성이 11:4 구도로 이뤄진 이후에도 양측은 내내 이사회 결정에 대한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고려아연이 지난해 12월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을 투자해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립하기 위해 미국 정부, 미국 투자자들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JV) 크루셔블 메탈스에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MBK·영풍 측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 정관 개정을 둘러싼 표 대결에서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명에서 최소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의안이 출석 주식수의 53%의 의결권을 확보해 최종 부결됐다. 정관 개정 안건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주총에서 의결된다. 분리선출 방식으로 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을 2명 이상으로 규정한 2차 개정 상법이 오는 9월 10일부터 시행되는데 관련 정관을 고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상장기업들도 개정 상법에 맞춰 이 같은 정관 개정 안건을 올려 의결한 점에 비춰 이례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관련 안건 상정 뒤 주주 토론 과정에서 MBK·영풍 측 주주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대리인은 “개정 상법의 취지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를 2명으로 확대하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리선출 감사임원을 확대하는 개정 상법 시행이 9월 10월부터인데 굳이 지금 해당 안건을 상정하는 이유가 모호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차 개정 상법에 맞춰 정관 변경 절차를 마치려면 늦어도 9월 초까지 주주총회를 최소한 한번 더 열어 관련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이를 제외하고 고려아연 측이 개정 상법 시행에 대비해 제안한 정관 개정 내용은 대부분 가결됐다. MBK·영풍 측이 제안한 정관 개정 주주제안 5개 중에서는 최소한 3일 전까지 이사들에게 이사회 소집을 통지할 것을 규정하는 정관 개정 안건이 전체 출석 의결권 주식의 100% 가까운 찬성표를 받으며 가결됐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무선청소기·가습기·창문형에어컨…중견 가전업계, ‘틈새시장’ 넓힌다

쿠쿠홈시스, 신일전자, 파세코 등 국내 중견 가전기업들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대형 경쟁사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4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121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1조572억원) 대비 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신일전자의 연결 매출액은 1783억원에서 1940억원으로 8.8% 증가했다. 파세코 역시 1578억원에서 1679억원으로 몸집을 6.4% 키웠다. 다양한 '신가전'을 선보이는 등 고객 선택지를 늘린 게 매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등 경쟁이 치열한 대형 가전 대신 특정 소비자군을 겨냥한 제품을 주로 선보인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쿠홈시스는 청소기, 정수기, 펫 가전,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자동조리로봇 같은 푸드테크·기업간거래(B2B) 시장도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신일전자는 '선풍기 1위' 기업 이미지를 넘어 사계절 필수 가전으로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캠핑용 히터, 에어서큘레이터, 로봇청소기, 음식물처리기 등 '소형 아이디어 가전' 시장을 촘촘하게 메우고 있다. 파세코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개척해온 기업이다. 실외기 설치가 어려운 주거 환경에서도 소형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판매를 늘려왔다. 최근에는 캠핑이나 빌트인 제품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는 중견 가전 기업들의 이같은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 등으로 '스몰 가전'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수는 '중국산 공세'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초저가 소형 가전과 차별화할 요소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형 가전 업체들은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을 대거 접목하며 이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견 기업들은 상품성만으로 대응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중견사들은 오히려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들여와 파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1인용 세탁기 등 틈새시장 공략에 적합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국내 중견 가전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열중하며 '기술 장벽'도 쌓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R&D 비용은 2024년 63억원에서 지난해 68억원으로 7.9% 많아졌다. 같은 기간 신일전자는 3억5800만원에서 4억1000만원으로 R&D 비용을 14.5% 늘렸다. 파세코의 집행 금액은 22억5700만원에서 29억6100만원으로 31.2% 뛰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제품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총 현장] 추형욱 SK이노 대표 “본원 경쟁력 확보·주주소통 지속”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SK이노베이션은 본원적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책임감 있는 경영과 투명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이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여러분들께 더 큰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2025년도 영업보고를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완수 △ 새로운 운영개선(New O/I) 기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전기화 시대 변화 기반 성장동력 확보 등의 전략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에서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이사회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장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해 장용호·추형욱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입사를 시작으로 SK그룹 에너지와 화학 분야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쌓아왔다. 2024년부터 SK 주식회사 사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김주연 사외이사 재선임 △이복희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정관 일부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19기 재무제표 승인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와 원안대로 가결됐다. P&G 한국·일본지역 부회장 등을 지낸 김주연 사외이사는 지난 2023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후 인사평가보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사회 내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받아 재선임됐다. 이복희 사외이사·감사위원은 듀폰코리아 대표이사와 파이퍼베큠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23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후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 제고에 기여해온 점을 인정받았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언한 뒤 이사회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전체 이사 중 60%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게 됐다. 아울러 이번 주총을 통해 상법 개정 취지에 따라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명시 △집중투표 배제 규정 제외 △전자주주총회 도입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신설 등의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폭스바겐 잡고 토요타 쫓는다…현대차, ‘글로벌 2위 도약’ 시동

'폭스바겐을 추월하고, 토요타와의 간극 좁힌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의 핵심 신흥시장인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에 대대적인 신차 출시를 내세워 글로벌 톱2 도약 목표 달성과 함께 글로벌 톱1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완성차 판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로 판매 기준으로 글로벌 2위인 폭스바겐을 제치고, 1위인 일본 토요타와의 간극을 좁힌다는 전략이다. 24일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중국과 인도를 핵심시장으로 한 공격적인 신차 출시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에 오는 2030년까지 향후 5년에 걸쳐 중국과 인도 시장에 신차 총 46종을 대거 투입해 해외 경쟁력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 전략을 기반으로 5년간 신차 20종을 선보이고, 인도 시장에서도 2030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해 신차 26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신흥시장에서 신차 계획 건수는 현대차가 지난 5년간(2021~2025년) 중국 12종, 인도 6종(부분변경 제외) 등 총 18종 출시건수의 2.6배에 이르는 규모이다. 현대차는 중국과 인도에 현지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공략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난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를 공개하며 현지 맞춤형 공략을 시작했다. 인도는 내년에 기획부터 설계, 생산까지 현지에서 이뤄지는 전기 SUV를 선보일 계획이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진출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중국과 인도 시장의 합산 판매량을 127만 6500대(중국 44만4000대, 인도 83만2500대)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현대차가 두 시장에서 올린 판매실적은 중국 13만 대, 인도 57만2000대 등 총 70만2000대 수준이다.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평균 약 12.7%의 성장률이 뒤따라야한다는 분석이다. 기아도 인도를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를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중동, 중남미를 잇는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인도시장 공략의 선봉은 기아의 현지전략형 모델 '시로스'가 맡고 있다. 인도 특유의 도로 환경과 주행 여건을 반영해 개발된 모델로, 현지 소비자 수요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생산 확대에 맞춰 판매망 재정비에도 나섰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했으며, 인도를 생산·연구개발(R&D)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인도 공장의 가동률과 품질 개선을 위해 3047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75.2% 늘어난 533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투자금(4조3699억원)의 12.2%로 국가별 기준으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처럼 현대차가 거대 신흥시장을 글로벌 톱티어(최상위) 도약의 승부처로 삼아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의 관세 강화와 유럽 시장 부진 속에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블루오션'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는 현재 글로벌 자동차 소비시장 1위와 3위로, 앞으로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핵심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3453만 1000대, 3440만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4%, 9.4% 증가한 수치다. 인도 시장 역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453만 375대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는 올해에도 약 6%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낮은 차량 보급률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총 727만 4000대를 판매해 도요타(1132만 2000대), 폭스바겐(898만 3000대)에 이어 3위로 자리잡고 있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연간 20조 5460억원을 올려 글로벌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판매 순위 3위인 현대차그룹이 연간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폭스바겐을 추월했던 것이다. 판매량 1위인 토요타는 영업이익도 4조 3128억엔(약 40조 7700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신차 전략으로 글로벌 판매 2위 달성의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22년 기준 연간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은 684만대로 사상 처음 글로벌 3위에 오른 이후 넘버3를 고수하고 있다. 2위인 폭스바겐과의 격차는 2023년 193만대에서 2024년 179만대, 지난해 171만대로 줄어드는 추세다. 따라서,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을 승부처로 설정하고, 신차 투입 확대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및 판매 강화를 승부수로 삼은 현대차의 '글로벌 2위 도약, 글로벌 1위 추격' 후속행보에 국내외 완성차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시아 신흥시장과 중국시장 성장을 통해 특정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시장 다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주총 현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올해 철강·전지소재 핵심사업 성과내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올해 철강 해외합작투자, 해외 리튬 생산 투자 결실, 인프라 사업 밸류체인 확장에 나서겠다"면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변곡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2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제58기 정기주주총회의 인사말을 통해 회장은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산업 경기 둔화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철강과 이차전지소재를 양대 축으로 하는 두가지 핵심(Two Core) 사업의 성장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역점사업 방향을 참석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이 근로자 중심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고, 인공지능(AI)·로봇을 접목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이날 포스코홀딩스 주총에서 글로벌 마케팅 및 경영 전문가인 김주연 전(前) P&G 일본·한국지역 부회장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임기가 만료된 김준기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됐다. 또,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정석모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이 신규선임됐고, 이주태 미래전략본부장과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재선임됐다. 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유진녕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유 의장은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를 역임하는 등 이차전지와 첨단소재 분야의 신기술 개발 전문가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2025년도 재무제표와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등 안건을 결의했다. 2025년 기말 배당 주당 2500원도 승인받아 연간 1만원의 배당을 확정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2%인 약 6351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자사주 소각 안건도 통과돼 2024년부터 3년간 자사주 총 6%를 소각한다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이행을 마쳤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주총 현장] 고려아연 집중투표 선임 이사 5인으로…최윤범 측 유리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로 선임할 이사 수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제안인 5명으로 결정되면서 이사회 구도가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이날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 투표에 앞서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이사 수와 관련한 안건을 주주제안을 거쳐 주총에 상정했다. 최 회장 측 주주제안자인 유미개발과 영풍·MBK 측 제안자인 YPC·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각각 집중투표제 선출 이사 수로 5명과 6명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5명 선임안이 출석 주식 기준 11.77% 더 많은 의결권을 얻었다. 유미개발은 올해 중 주주 투표를 거쳐야 하는 6명의 이사 자리 중 5명만 집중투표제로 선임하고, 남은 한자리는 감사위원 선출 방식으로 뽑아야 개정 상법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2인 이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지난해 주총과 마찬가지로 최 회장의 고려아연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려면 현 경영진과 차별화된 독립적·전문적 이사를 골고루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중투표제 선출 이사 수가 5명으로 결정되며 양 측의 올해 이사회 구성 대결에서 승기가 일단 최 회장 쪽으로 기울어지게 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최 회장이 사내이사 후보자로, 황덕남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 후보자로 올라왔다. 아울러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간 합작법인(JV) 크루셔블은 월터 맥라렌을 신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내세웠다. 아울러 김보영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와 이민호 감사위원회 위원 사외이사 후보 재선임 안건도 고려아연 측의 제안으로 상정됐다. 영풍·MBK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자는 박병욱·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와 최병일·이선숙 사외이사 후보 등 총 4명이다. 이에 앞서 정관 개정과 집중투표제 선임 이사 수를 둘러싼 주주 의결권 대결에서 고려아연 측이 개정 상법 시행에 대비해 제안한 정관 개정 내용은 대부분 가결됐다. 정관 개정 안건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주총에서 의결된다. 다만,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명에서 최소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의안은 출석 주식수의 53%의 의결권을 확보해 최종 부결됐다. 분리선출 방식으로 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을 2명 이상으로 규정한 2차 개정 상법이 오는 9월 10일부터 시행되는데 관련 정관을 고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상장기업들도 개정 상법에 맞춰 이 같은 정관 개정 안건을 올려 의결한 점에 비춰 이례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2차 개정 상법에 맞춰 정관 변경 절차를 마치려면 늦어도 9월 초까지 주주총회를 최소한 한번 더 열어 관련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영풍·MBK 측은 발행 주식의 액면분할과 신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집행임원제도 도입, 사외이사 주주총회 의장 제도, 3일 전 이사회 소집 통지 의무화 등 5개의 정관 개정 내용을 주주제안을 통해 내세웠다. 이 가운데 최소한 3일 전까지 이사들에게 이사회 소집을 통지할 것을 규정하는 정관 개정 안건은 전체 출석 의결권 주식의 100% 가까운 찬성표를 받았다. 반면 나머지 4건은 53% 내외의 찬성 의결권을 확보해 부결됐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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