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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차가 아니라 데일리카”…‘타스만’이 달군 시장에 ‘사이버트럭’ 뛰어든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국산과 수입 브랜드의 새로운 경쟁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픽업트럭 판매가 지난해보다 23.7% 증가하면서, KGM이 형성하고 기아 타스만이 경쟁을 확대한 시장에 RAM, GMC, 테슬라 사이버트럭 등 수입 브랜드까지 뛰어들며 존재감 확보에 나섰다. 1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픽업트럭은 국산과 수입 브랜드를 합쳐 1만493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2073대)보다 2865대(23.7%) 증가한 수치다. 동시에 전체 승용차 판매는 76만9508대에서 77만4683대로 0.7% 성장했다. 틈새시장으로만 여겨졌던 픽업트럭 판매 증가율이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을 크게 웃돈 것이다. 그동안 국내 픽업 시장은 기존 상용차 시장과는 다른 경쟁 구도를 보였다. 국내 상용차 시장은 현대자동차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입 상용차 시장의 볼보트럭과 MAN, 스카니아 등 여러 대형 트럭 브랜드가 경쟁하는 구조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입 상용차 누적 등록대수는 2271대로, 볼보트럭이 886대(39.0%)를 등록하며 선두를 유지했고 MAN(481대·21.2%), 스카니아(451대·19.9%)가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픽업 시장은 오랫동안 KGM이 사실상 주도해왔다. KGM은 올해 1~5월 무쏘와 무쏘 EV를 합쳐 1만360대를 판매하며 국내 픽업 시장의 86%를 차지했다. 기존 수입 픽업인 쉐보레 콜로라도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이 제한적인 판매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시장 대부분을 점유해온 셈이다. 그러나 최근 경쟁 구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아가 지난해 타스만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스텔란티스는 RAM 1500 판매를 시작하며 국내 첫 공식 전시장을 열었고, GM은 기존 쉐보레 콜로라도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 GMC 캐니언을 국내에 투입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도 상반기에만 268대가 판매되며 고가 전기 픽업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7월 기준 무쏘와 무쏘 EV는 각각 612대와 615대, 타스만은 442대가 판매됐다. 업계는 국내 픽업 시장이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다양한 브랜드가 직접 경쟁하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픽업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차량 성격 변화도 있다. 과거에는 적재와 운송 기능이 중심이었다면 최근 출시되는 모델들은 대형 디스플레이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오프로드 성능 등을 앞세워 레저와 일상용 수요까지 겨냥하고 있다. 기아 타스만은 12.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 모드 등을 적용해 일상에서의 편리함과 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쏘 EV 역시 V2L(외부 전력 공급) 기능과 데크 슬라이딩 커버, 2열 슬라이딩·리클라이닝 시트 등을 적용해 캠핑과 차박 등 레저 활용성을 강화했다. 자동차관리법상 화물차로 분류돼 자동차세 부담이 낮다는 점도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픽업트럭은 영업용이 아닌 일반 화물차 기준으로 자동차세가 연 2만8500원(지방교육세 포함) 수준의 정액세가 적용된다. 배기량에 따라 자동차세가 부과되는 3.0L급 대형 SUV보다 유지비 부담이 크게 낮은 편이다. 적재 공간과 견인 능력을 확보하면서도 캠핑과 차박 등 레저 활용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성장 속도는 가파르지만 상반기 판매량이 1만5000대 수준인 만큼 당장 SUV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모델이 고배기량 차량인 만큼 유지비 부담도 적지 않다. 실제 최근 국내에 출시된 RAM 1500의 복합연비는 6km/L 수준으로 일반 승용 SUV보다 연료비 부담이 큰 편이다. 전기차인 테슬라 사이버트럭 AWD의 전비도 미국 EPA 기준 22.4kWh/100km 수준으로 대형 전기 픽업 특성상 일반 전기 SUV보다 전력 소비율이 높다. 여기에 운행상 제약도 따른다. 픽업트럭은 고속도로 지정차로제 적용을 받아 편도 3차로 이상에서는 1차로 주행이 제한되고, 일반적으로 2차로 이하 차로를 이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 픽업 시장이 사실상 국산 브랜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입 브랜드들의 진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격 경쟁뿐 아니라 브랜드 경험과 오프로드 성능, 전동화 전략까지 경쟁 요소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엔비디아發 710조 ‘AI 머니’ 온다…네이버 1GW 팩토리 탄력받나

엔비디아가 글로벌 금융사 6곳과 손잡고 5000억달러(710조원) 이상의 자본을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끌어들이는 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AI 컴퓨팅을 장기 자본이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만들어 AI 팩토리 구축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AI 팩토리 자금 파트너인 브룩필드도 이번 파트너십에 참여한다. 네이버가 브룩필드와 추진하는 9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과는 별개의 건이지만, AI 인프라에 글로벌 금융자본이 몰리는 구조가 본격화하면서 네이버 등 국내 IT 기업에도 사업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엔비디아. 5000억달러 'AI 머니' 푼다 엔비디아는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글로벌 금융사 6곳과 AI 컴퓨팅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엔비디아와 이들 금융사는 장기적으로 5000억달러 이상의 제3자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컴퓨팅과 풀스택 AI 인프라를 금융시장에서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고 엔비디아 고객을 위한 대규모 전용 자금 풀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이 대규모 AI 컴퓨팅 자원을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확보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는 GPU를 비롯해 서버와 네트워크, 전력·냉각 설비 등에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을 장기간 사용량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금융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초기 비용을 기술기업의 자체 자금만으로 부담하는 대신 장기 금융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에서는 컴퓨팅이 곧 매출이다. 생산적이고 투자 가능한 새로운 종류의 인프라인 AI 팩토리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최종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다. 엔비디아는 개별 금융사의 투자 규모와 구체적인 금융 조건, 자금 집행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 브룩필드로 연결된 네이버 엔비디아가 이번에 손잡은 6개 금융사 가운데 브룩필드는 이미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에 자금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 브룩필드는 지난달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브룩필드와는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3사가 지난달 발표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최대 90억달러를 조달하는 자본 파트너 역할을 맡고 엔비디아는 10억달러를 투자한다. 네이버도 나머지 자금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총 100억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네이버의 AI 팩토리와 엔비디아가 이번에 발표한 5000억달러 규모 금융 플랫폼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외부 자본을 결합한다는 점에서는 구조적 공통점이 있다. 다만 두 자금 조달 자체가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5000억달러 규모 금융 플랫폼과 네이버·브룩필드가 추진하는 최대 9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은 별개의 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룩필드도 엔비디아의 이번 금융 플랫폼 발표에서 AI 컴퓨팅을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산업 전반에서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AI 컴퓨팅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컴퓨팅은 빠르게 필수적인 인프라 계층이자 브룩필드 AI 인프라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 1GW로 커지는 AI 팩토리 네이버는 AI 팩토리 구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달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구축하는 엔비디아 DSX 기반 AI 팩토리 규모를 당초 55MW(메가와트)에서 2028년 200MW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거점을 포함한 기가와트(GW)급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와 네트워크, 냉각·전력 설비 등 물리적 인프라에 AI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대규모 AI 연산을 제공하는 인프라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이 AI 모델과 서비스 생산에 직접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를 'AI 팩토리'로 부르고 있다. 네이버는 단순히 GPU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GPU 컴퓨팅과 클라우드, AI 모델·서비스를 결합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관련 매출을 내고 이후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중동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단순한 컴퓨팅 임대를 넘어 GPU 컴퓨팅과 클라우드 모델 운영 서비스를 결합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이 시장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설계·운영과 GPU 클러스터링, 클라우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등을 AI 팩토리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3사는 지난달 공동 발표에서 해당 인프라를 한국과 미국의 AI 기업들이 차세대 모델과 AI 에이전트,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금융사들과 5000억달러 이상의 AI 인프라 자금 조달에 나서는 등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IT업계에도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안에선 ‘성과급’, 밖에선 ‘배당’…역대급 돈 번 SK하이닉스의 고민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를 놓고 안팎에서 동시에 압박받고 있다. 안에서는 성과급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직원들이 직군을 초월한 통합노조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고, 밖에서는 주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은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 메모리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에 이익 배분을 둘러싼 이중 압박이 겹치면서 경영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가 성과급·주주환원 문제를 얼마나 신속히 매듭짓느냐가 향후 투자 여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설립 준비 모임은 지난 8일 설립신청서를 제출한 지 사흘째를 맞아 이번 주 안에 정식 출범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통합노조대기방'엔 지난 5일 개설 후 나흘 만에 4000명이 모였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 전체 직원(3만4466명)의 11.6% 수준이다. 새 노조는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상급단체를 두지 않는 '독립노조' 형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이천)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청주) 등 3개 노조 체제로 운영돼 왔는데, 직군별로 노조가 쪼개져 협상력이 분산됐던 만큼 이번엔 MZ세대 기술·사무직 직원이 임시위원장을, 전임직 인사가 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처럼 상급단체 없이 조합원 이익만을 대변하는 독립적 연대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합노조 결성의 직접적 계기는 성과급 갈등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이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지급액의 80%는 당해 현금,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 그러나 사측은 올해 교섭에서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 영업적자 발생 시 임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내부에선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 때문에 왜 우리까지 영향을 받아야 하느냐"는 반발이 터져나왔고, 직군을 합친 통합노조로 '성과급 사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주주들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장 마감 직후 보통주 1주당 375원, 총 2733억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가 배당률이 0.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42조94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도 연간 현금 배당액이 2조1000억원, 배당 성향이 4.9%에 그친 데 이어 이번 분기 배당마저 저조하자 국내 소액주주는 물론 외국 대형 투자은행까지 나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단체는 주주총회 승인 없는 대규모 성과급 배분이 배임에 해당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해 오는 9월 말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다만 시장의 기대치가 한층 높아진 상태여서, 3분기에 내놓을 주주환원책이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 오히려 더 큰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부담도 함께 안게 됐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이익 배분 문제를 발 빠르게 매듭짓지 못할 경우 미래 투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와의 협상과 주주환원책 마련에 회사 역량이 묶여 있는 사이 투자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이든 배당이든 결국 나눠줄 파이를 키우는 게 먼저인데, 지금 SK하이닉스는 파이를 나누는 방식을 놓고 다투느라 정작 파이를 더 키울 시간을 까먹고 있다"며 “이 문제를 언제,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하반기 이후 회사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HBM4 양산, 차세대 팹 투자처럼 지금 결정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데 회사 역량이 내부 갈등 수습에 묶여 있는 셈"이라며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데브시스터즈, 4분기 연속 적자…“하반기 수익성 개선” 자신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3% 줄어든 52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160억원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재정비 구간에 진입한 라이브게임으로 단기적 매출 감소가 발생한 반면, 경영 쇄신 작업으로 손실 규모는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데브시스터즈는 3분기 대대적인 수익성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쿠키런 클래식'이 태국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지난달 30일 공개한 신작 '쿠키런: 크럼블'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쿠키런 클래식'은 글로벌 서비스 한달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며 주력 타이틀로 다시 부상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성과는 3분기 온기 반영될 예정이다. 비게임매출을 담당하는 지식재산권(IP) 사업도 올 하반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라이선싱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전사적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신작 흥행 및 기존 핵심 타이틀의 재도약, IP 사업 확장 등 핵심 모멘텀 연계를 통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넥슨이 만들어갈 ‘오버워치’…제2의 전성기 오나

넥슨이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오버워치'의 국내 퍼블리싱을 맡게 되면서 PC게임 퍼블리싱 능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최근 '오버워치'는 국내 인기가 전보다 시들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넥슨이 쌓아온 노하우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12일부터 블리자드의 팀 기반 총싸움게임(FPS) '오버워치' PC버전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한다. 넥슨은 한국 시장에 특화된 라이브 서비스와 사업 운영을 진행하고,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지식재산권(IP)을 제공하고 계속해서 게임 개발을 총괄하게 된다. 이에 따라 11일 오전 3시부터는 국내 스팀(Steam)에서 오버워치 신규 설치가 제한된다. '오버워치'는 글로벌 누적 플레이어 1억명을 보유한 초대형 지식재산권(IP)이다. 지난 2016년 출시 이래 개성 넘치는 영웅들과 빠르고 전략적인 플레이로 글로벌 전역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국내에서는 한때 PC방 점유율 30%대를 기록하며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점유율이 지속 하락했다. PC방 게임 통계 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9일 기준 '오버워치'의 점유율은 5.49%로, 전체 게임 순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오버워치'의 국내 퍼블리싱을 맡게 된 이후 오버워치의 점유율이 크게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 넥슨의 PC게임 퍼블리싱 능력은 이미 여러 게임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특히 넥슨은 PC방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오버워치' 국내 이용자들에게 PC방 혜택을 강화할 여지가 충분하다. '오버워치'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종전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넥슨과 블리자드 간 '오버워치' 한국 퍼블리싱 계약 체결 당시 조해나 패리스 블리자드 사장은 “한국 플레이어들은 오랫동안 블리자드 글로벌 커뮤니티의 중요한 일원이었으며, 그들의 열정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오버워치'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뛰어난 라이브 운영 전문성으로 널리 알려진 넥슨과 파트너가 되어 플레이어들에게 흥미롭고 역동적인 경험을 계속해서 선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넥슨은 당장 이달 22일과 23일 양일 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넥슨의 '오버워치' 한국 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대규모 이용자 행사 '오버워치 데이'를 개최한다. 현장에는 월터 콩 블리자드 라이브 게임‧모바일 개발 총괄 겸 선임 부사장, 벤 벨 오버워치 총괄 프로듀서 겸 선임 부사장, 애런 켈러 오버워치 게임 디렉터가 직접 이용자들과 만나 소통한다. 또 크리에이터 스페셜 매치, 블리자드 코리아 소속 '오버워치' 아트팀과 함께하는 라이브 드로잉쇼, 코스프레 콘테스트 등이 열리며, 캐릭터 성우진 및 '오버워치 월드컵(OWWC)' 한국 국가대표팀 팬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밖에 현장 체험 7종도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굿즈를 선물할 예정이다. 행사 참가비는 무료로, 사전 신청 후 현장을 방문한 이용자들에게는 넥슨캐시 1만원과 '오버워치 데이' 기념 포스터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PC '오버워치' 퍼블리싱을 통해 넥슨은 한국 시장에 특화된 라이브 서비스와 사업 운영을 진행하며,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IP를 제공하고 게임을 개발한다"며 “양사는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 맞춤형 하이퍼 로컬라이징 콘텐츠를 선보이고, PC방 생태계를 확장하여 국내 '오버워치'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SG는 비용인가, 위기의 보험인가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대비하면 뒤에 닥칠 근심을 덜 수 있다는 오래된 지혜다. 요즘 ESG를 둘러싼 논쟁을 보고 있으면 이 네 글자가 새삼 떠오른다. 기업 입장에서 ESG는 당장 돈이 들어가는 비용일까. 아니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견디기 위해 평소 내는 보험료일까. 시장 분위기만 보면 ESG의 전성기는 지나간 것처럼 보인다. 로이터가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2026년 2분기 유럽에서 새로 출시된 지속가능펀드는 13개에 그친 반면 64개가 폐쇄됐다. 미국도 신규 출시는 3개, 폐쇄는 22개였다. 수익률에 대한 실망과 정치적 반발, 그린워싱 논란이 겹쳤다. 그런데 더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금융업계가 지속가능성을 설명하는 말을 '세상을 바꾸는 투자'에서 '회복력'과 '에너지안보' 쪽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화는 세계가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중동의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은 에너지 수입국에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일깨웠다. 로이터는 최근 에너지안보의 해법을 특정 에너지원이나 특정 지역에 다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과 공급 경로를 함께 다변화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1921년 '위험, 불확실성 및 이윤'에서 확률을 계산할 수 있는 '위험'과 그 확률조차 제대로 알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구분했다. 지금 기업이 마주한 세계는 후자에 가깝다. 언제 전쟁이 터지고, 어느 항로가 막히며, 폭염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 울리히 벡이 말한 '위험사회'도 이런 세계를 설명한다. 현대의 위험은 국경과 산업의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는다. 한 지역의 전쟁이 원유와 LNG 가격을 흔들고, 폭염이 전력수요와 노동생산성을 동시에 건드린다. 한 기업의 공급망 문제가 다른 나라의 공장 가동까지 멈출 수 있다. 이쯤 되면 환경과 안전, 노동, 공급망, 지배구조를 따로 떼어 보는 것 자체가 현실과 어긋난다. 최근 실증연구도 ESG의 가치를 단순한 선악의 문제보다 위험관리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 누르마사리(Nurmasari) 등 연구진이 2026년 'Economic Studies'에 발표한 연구는 2015~2023년 인도네시아 기업의 411개 기업-연도 자료를 분석했다. 평상시에는 ESG와 기업 시장가치 사이에 음(-)의 관계가 나타났지만, 연구진이 코로나19 위기 국면으로 설정한 기간에는 ESG가 시장가치 하락을 완충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다만 모든 성과지표에서 같은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단기 주식수익률에서는 뚜렷한 방어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모라브초바(Moravcová)와 스클라다나(Skládaná)가 2026년 'Journal of Economics'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Euro Stoxx 50 기업을 분석한 결과, ESG 평가가 높은 기업이라고 해서 전쟁 발발 직후 주가를 반드시 더 잘 방어한 것은 아니었다. 전체 ESG 점수보다 사회(S) 부문에서 고평가 기업과 저평가 기업 사이의 시장반응 차이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ESG는 만능 보험이 아니다. 위기의 성격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달라진다. 감염병에는 노동자 안전과 공급망의 신뢰가 중요할 수 있고, 에너지 위기에는 조달선 다변화와 에너지 효율, 자체적인 위험관리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기후재난을 견디는 공장과 전력망에 필요한 능력은 또 다르다. 이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수출 제조기업들도 공급망 재편, 탄소규제, 노동·인권 기준과 에너지가격 변동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최종안을 발표하고, 2028년(FY2027)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시작으로 의무공시를 시행한 뒤 2029년에는 5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시 일정만 준비해서는 부족하다. 철강·반도체·배터리 같은 수출 제조기업에는 전력조달과 탄소비용, 공급망 안정성이 이미 경영의 핵심 변수가 됐다. 데이터센터 역시 계통 접속과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사업의 전제가 되고 있다. ESG 보고서를 잘 만드는 것과 위기를 견디는 기업을 만드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꿀 때가 됐다. “ESG를 하면 돈을 더 버는가"보다 “어떤 ESG가 어떤 위기에서 기업을 지켜주는가"를 물어야 한다. 평상시에는 비용처럼 보이는 투자도 위기의 순간 손실을 줄이고 회복시간을 단축한다면 의미는 달라진다. 유비무환의 지혜는 오래됐지만 기업경영의 현실은 오히려 그쪽으로 가고 있다. ESG의 가치는 좋은 이름에 있지 않다. 위기가 왔을 때 실제로 작동하느냐에 있다.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정재헌 SKT 대표, 또 직접 나섰다…장기고객 400명과 ‘미식 소통’

정재헌 SK텔레콤(SKT) 대표가 장기고객과의 현장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숲캉스 데이'에 이어 이번에는 미식 행사의 호스트로 나서 장기고객들에게 직접 감사의 뜻을 전했다. SKT는 정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T 장기고객 프로그램 테이블 데이' 서울 행사에 참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고객과 동반인 등 총 400명이 참석했다. 정 대표는 오프닝 무대에 올라 고객들을 직접 맞이하고 특별 게스트인 최현석·김희은 셰프를 소개했다. 초청 고객을 위한 감사 카드와 선물도 마련했다. 정 대표는 “SKT가 통신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왔다면, 오늘은 음식이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고객님의 한결같은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나은 서비스로 늘 고객님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장기고객 행사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장기고객 초청 행사인 '숲캉스 데이'에 참석해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자사 유튜브 채널 콘텐츠 'DJ 허니의 사연슼케치'에도 출연해 장기고객의 사연을 소개했다. 해당 콘텐츠는 지난 6일 기준 조회수 685만회를 기록했다. 이번 테이블 데이는 SKT가 10년 이상 이용한 장기고객에게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최현석·김희은 셰프가 특별 코스 요리와 라이브 쿠킹쇼를 선보였으며, 두 셰프는 동일한 재료와 주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고객들에게 소개했다. SKT에 따르면 이번 서울 행사는 역대 장기고객 초청 이벤트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SKT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5개 도시에서 테이블 데이를 열고 장기고객과 동반인 등 총 1200명을 초청한다. 지난 7월 대구와 부산에서 행사를 진행했으며 오는 15일 광주, 16일 대전에서 행사를 이어간다. SKT는 장기고객 초청 행사를 'T 장기고객 데이'로 통합해 미식·문화·엔터테인먼트 등 경험 중심의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심야 시간 단독 대관하는 '어드벤처 데이'를 열고, 12월에는 뮤지컬 '시카고' 2026~2027 시즌 일부 회차를 장기고객 대상으로 단독 대관할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SK하이닉스, 채권시장 ‘큰 손’ 부상…한 달 새 한전채 2.7조 매입

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채권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단일 발행기관 기준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은 한국전력공사 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 동안 15조원 안팎의 우량 크레디트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단일 발행기관 기준으로는 한국전력공사 채권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으며, 매수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투자 대상도 한전채를 비롯해 은행채, 금융지주채, 증권채, 카드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등 우량 채권 전반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의 회사채 매수 여력이 위축된 사이 반도체 기업의 여유자금이 공기업과 금융채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에서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디까지 살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삼성은 안정형, SK는 적극형…255조원 현금의 운용 전략 반도체 기업들의 현금 규모는 이미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와 비교될 정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합쳐 25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채권 운용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매입한 크레디트 채권 규모는 같은 기간 국고채 경쟁입찰 물량(16조원)에 육박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100조원을 웃도는 유동성을 국고채와 은행채, 공사채 등 최고 신용등급 자산 중심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반도체 기업이지만 SK하이닉스가 우량 크레디트물까지 적극적으로 투자 반경을 넓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안정성을 우선하는 운용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 '사실상 국채' 한전채 인기, 향후 에너지 공기업 자금조달에도 관심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최대 투자처가 한국전력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전채는 사실상 정부 신용을 바탕으로 한 국내 대표 초우량 공사채다. 발행 물량이 많고 유동성이 풍부해 수천억원 단위 자금을 한 번에 운용해야 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투자하기 적합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최근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면서 투자할 만한 우량 채권이 부족해진 상황도 한전채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대기업의 여유자금도 이제는 우량 채권 수급을 좌우하는 중요한 투자 주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의 채권 투자는 향후 에너지 공기업의 자금조달 구조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발전공기업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발전설비 투자와 전력망 확충, 에너지전환 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반도체 기업의 공사채 선호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공기업 채권의 안정적인 투자 기반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 AI가 만든 새로운 채권시장 큰손 채권시장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여유자금이 이미 새로운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고금리 영향으로 일반 기업들이 회사채 대신 기업어음(CP)이나 단기사채 조달을 늘리면서 투자할 만한 우량 회사채 자체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 자금도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채권 등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관심은 더욱 장기적인 변화에 쏠린다. AI 반도체가 만들어낸 막대한 현금이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넘어 국내 채권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채와 공사채, 우량 회사채 등 일부 채권시장의 수급과 금리 형성에서 기업 여유자금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조선·방산, 배터리 기업 등 현금 창출력이 높은 기업들의 여유자금도 향후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 기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무안 참사, 그 이후 ②] 회의록 속 ‘보잉 책임’ 언급…‘제2 쿠팡 사태’ 우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2216편 참사를 조사 중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사고의 근본 원인인 당국의 인프라 결함 대신 기체 제조사인 보잉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정황이 드러나 편파 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과실을 은폐하기 위한 책임 회피라는 비판과 함께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를 자극해 한미 간 전방위적 통상 마찰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최근 유출된 사조위 공식 회의록에는 좌석 안전 규정과 실제 충격량 사이의 불일치를 근거로 보잉 측의 책임을 명시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고 조사의 유일한 목적을 향후 사고 예방으로 한정하고 사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핵심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사조위의 이 같은 편향적 행보는 최근 쿠팡 사태·정보통신망법 개정 등으로 촉발된 미 의회의 '미국 기업 표적 규제' 반발 움직임과 맞물려 사태가 항공 산업을 넘어 거시 경제 전반의 외교·통상 리스크로 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 ICAO 부속서 13 “사고 조사의 목적은 책임 추궁·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사조위 회의록에 명시된 편향적 조사 방향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유출된 국토교통부 소속 시절의 사조위 회의록에는 “좌석 안전 규정과 실제 충격량 사이의 불일치가 보잉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항공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록이 시카고 협약에 근거한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 13(ICAO Annex 13)의 근본 철학을 훼손했다고 지적한다. ICAO 부속서 13 제3.1조는 '사고 조사의 유일한 목적은 향후 사고 예방이어야 하며, 사법적 비난이나 책임을 배분하는 것(Apportion blame or liability)이 아니다'라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사고 조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경우 관련자들이 소송을 피하고자 결정적 증거를 은폐해 진상 규명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비공개 기록의 보호를 규정한 제5.12조에 따라 조사 당국이 내부적으로 작성한 분석·의견 교환 기록·조종실 음성 기록(CVR) 등은 사법적 목적이나 언론 보도에 부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 유가족들이 미국 법원에서 징벌적 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민감한 상황에서 '보잉의 책임'을 언급한 예비 회의록이 언론에 여과 없이 유출돼 소송에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여지를 제공한 것은 ICAO 규범이 가장 경계하는 사법적 남용의 전형이다. 국제 항공 사고 조사 기구 핵심 요직을 지낸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느 누구의 책임이라고 조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단정 짓거나 얘기하는 것은 ICAO 규정의 기본 정신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보고서에 포함할 내용도 아닌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유출시킨 것은 사실상 표적을 정해놓고 조사를 했다고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국무총리실 산하에 편제된 현 사조위는 언론에 보도된 “보잉사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옛 사조위 회의록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현 체제 사조위의 관계자는 본지 질의에 “공식 분과 회의록을 전부 확인했으나 위원들이 그런 발언을 한 기록은 없었다"며 “어떻게 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NTSB 반발 가능성…'제2의 에티오피아·이집트항공 사건' 되나 국가 사고 조사 기구가 자국의 인프라 결함이나 조종사 과실을 은폐하기 위해 해외 제작사에 책임을 전가하려다 국제적 논란을 야기하며 신뢰도가 하락한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1997년 인도네시아 실크에어 185편 추락 사고 당시 인도네시아 당국은 자국 조종사의 자살 비행 결론을 부인하고 보잉 737 방향타 결함설을 제기했다. 1999년 이집트항공 990편 추락 사고에서도 이집트 당국은 자국 조종사의 고의 추락 사실을 부인하며 승강타 결함을 주장했다. 두 사건 모두 기체 설계 및 제작국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독자적인 정밀 조사와 강력한 반박 보고서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입증되며 해당 국가들은 극심한 외교적 마찰과 신뢰도 추락을 겪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ET302편(보잉 737 MAX 8) 추락 사고 당시에도 에티오피아 당국이 자국 조종사의 대처 미흡·조류 충돌 가능성을 고의로 축소하고 보잉의 결함만을 강조하는 보고서 초안을 내놓자 NTSB가 항의하며 자신들의 반박 코멘트를 부록에 강제 삽입시킨 바 있다. ICAO 부속서 13 제6.3조에 따라 사조위는 최종 보고서 공표 전 미국의 NTSB와 연방항공청(FAA)·보잉 측에 초안을 송부하고 최소 60일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만약 사조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현재 방향의 보고서 발간을 추진할 경우 NTSB는 과거 사례처럼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며 한국 조사 시스템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국제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무늬만 총리실 이관' 한계 속 근본 원인은 '국토부 16년 방치' 사조위가 무리한 논리 전개를 감수하면서까지 해외 제조사를 겨냥하는 배경에는 항공 인프라 관할 부처인 국토부의 과실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국은 2007년 무안국제공항 개항 당시 활주로 끝단에 국제 규정(파단성 재질 의무화)을 위반한 19개의 단단한 콘크리트 기둥(로컬라이저 둔덕)을 무단 설치했다. 이후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2008년부터 사고가 발생한 2024년까지 16년간 이 거대한 강체를 “파단성 재질로 시공됐다"고 허위 보고하며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참사 1년 전인 2023년에는 이 둔덕 위에 30cm 두께의 거대한 콘크리트 슬래브를 추가 타설해 기체 파손의 치명도를 극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조위는 사고 발생 이후인 지난 2월, 국토부의 '셀프 조사' 논란 해소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에 따라 상급 기관이 국토부에서 총리실 산하로 바뀌었다. 이관 이후 실제 현장 조사를 수행하고 공학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핵심 조사관 인력의 상당수는 대거 물갈이 됐다는 게 사조위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A씨는 여전히 사조위 일선 조사관들의 전문성 부족 문제를 강하게 꼬집는다. 그는 “조사관들이 규정상 16G의 전제 조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미숙하게 일 처리를 하고 있다는게 드러났다"며 “통상 조종이나 정비 유경력자를 뽑더라도 사고 조사에 필요한 전문 교육과 훈련 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본질을 놓치는 사조위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A씨는 “세상에 항공사가 사고를 냈는데 조종사 훈련은 어떻게 했고 채용은 어떻게 했는지 묻는 조사관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의 기장이 코로나 공백기 직전에 승급했는데 실제 비행 전 어떤 보수 훈련을 했고, 경험 부족한 부기장과 편조를 짠 잘못은 없는지 등 인적 과실(Human Error)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뒤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조직의 간판만 총리실로 바뀌었을 뿐, 관할 당국인 국토부의 명백한 인프라 관리 실패 책임을 파헤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결국 조종사 과실과 거대한 국가적 인프라 과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무의미한 16G 실험 조건과 규정을 들이밀며 시선을 외부인 보잉으로 돌리려 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美 기업 표적 규제 논란…'무역법 301조' 발동·전방위 보복 위협 가능성 사조위가 기존 조사 행보를 이어갔다면 최근 불거진 한미 통상 갈등 이슈와 결합할 경우 항공 산업을 넘어 거시 경제 전반을 흔드는 심각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비화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에 극도로 예민한 강경 보호 무역주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계 이커머스 기업 쿠팡에 대해 5000억 원대 과징금 부과·형사 고발 조치를 취하자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임시 대표를 소환해 7시간의 비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네이버·카카오 등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 발동을 공식 청원한 상태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고율의 징벌적 관세를 매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역 보복 수단이다. 여기에 더해 미 하원 법사위는 최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마저 구글·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표적 규제로 간주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등은 한국 당국에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 관료들의 시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16년짜리 과실인 콘크리트 둔덕 방치를 가리기 위해 미국 최대의 수출 기업이자 국가 방위 산업의 핵심인 보잉에게 참사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사조위의 행태는 쿠팡 및 빅테크 기업을 탄압하는 일련의 규제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체계적 반미(反美) 프레임'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만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산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미국은 USTR의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쿠팡이나 보잉과 무관한 한국의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주력 수출 품목을 노려 치명적인 관세를 매기는 '크로스 보복(Cross-retaliation)'을 단행할 위력을 갖추고 있다. 사태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본질을 외면한 국내 관계 당국의 정무적 판단력 부재와 무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충돌 후 좌석이 부서져 승객이 사망했다는 것은 일종의 결과일 뿐, 비행기가 왜 그렇게 높은 속도로 둔덕에 와서 들이받았는지를 찾아야 한다"며 “진실을 묻어버리려는 시도 속에서 엉뚱한 곁가지를 붙잡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외교·통상적 리스크의 크기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사의 유일한 목적인 '안전 개선'은 사라지고, 책임 공방에 치중하고 있다"며 “국가 사고 조사 기구의 진정한 독립성은 억지스러운 공학 논리나 남 탓이 아니라 자국 인프라 관리의 구조적 결함을 투명하게 인정하고 개선하는 자성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조종사 인적 과실' 공표가 지연된 배경도 쟁점이다. 앞서 제기된 '조종사의 엔진 오조작 사실을 공표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조위 관계자는 “작년 공청회를 실시하려 했으나 유가족 측과 이견이 있어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50년 하늘 누빈 첫 대통령 전용기 ‘HS-748’…국립항공박물관 특별전 11일 개막

대한민국 최초의 대통령 전용기로 50여 년간 하늘길을 누비고 퇴역한 'HS-748' 항공기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국립항공박물관(관장 박연진)은 오는 1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마지막 비행, 새로운 시작-대통령 전용기 HS-748'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HS-748은 우리나라가 대통령 전용기 운용을 목적으로 구입한 첫 번째 항공기다. 1974년 2대를 도입해 1985년까지 11년간 대통령 전용기로 임무를 수행했고 이후 2024년 공식 퇴역할 때까지 공군에서 국내외 귀빈 수송기로 활약했다. 이는 대한민국 공군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운용된 전용기 기록이기도 하다. 총 6부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은 국가의 주요 임무를 수행한 HS-748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퇴역한 기체가 항공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과정을 다각도로 소개한다. 특히 박물관 야외 전시 공간에는 공군과의 협의를 거쳐 이전·설치된 HS-748 실물 기체(기체번호 1713)가 공개돼 있어 실내 전시와 연계한 입체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3층 기획전시실 내부에서는 기체에 실제 장착됐던 '롤스로이스 다트 엔진(Rolls-Royce Dart Engine)' 실물을 비롯해 전용기에서 쓰인 기내 서비스 식기 세트와 조종사·정비사·공군 승무원의 임무복 등 평소 접하기 힘든 희귀 실물 자료들이 대거 전시된다. 또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등 주요 임무 기록을 담은 영상과 기체와 동고동락한 임무 수행자 10여 명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인터뷰도 상영된다. 관람객이 전용기 내부 분위기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실제 기내 좌석과 동일한 크기로 구현된 포토존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은정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퇴역기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항공 문화 유산으로 새롭게 발돋움할 HS-748을 기념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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