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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탭 S12 출격…포토샵·AI 앞세워 아이패드 추격

삼성전자가 1일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 S12 시리즈'를 공개했다. 같은 날 갤럭시 최초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과 위치 추적 기기 '갤럭시 스마트태그3'도 함께 선보였다. 태블릿과 이어폰, 태그로 이어지는 주변기기 라인업을 한꺼번에 새로 단장해 갤럭시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최초로 '어도비 포토샵'을 기본 탑재했다는 점이다. 태블릿 화면과 S펜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로 드로잉과 이미지 편집을 지원한다. 영상 시청 같은 콘텐츠 소비에 쓰이던 태블릿을 창작·업무 도구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포토샵 모바일 프리미엄 4개월 무료 체험을 포함해 약 80만원 상당의 서드파티 앱 무료 이용·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김정현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장(부사장)은 “강력한 하드웨어에 최신 갤럭시 AI를 결합해 사용자가 최상의 생산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탭 S12 울트라'는 전작과 같은 5.1㎜ 두께에 14.6형(369.9㎜) 대화면을 탑재했다. 최신 프로세서를 적용해 전작보다 NPU(신경망처리장치) 성능은 약 61%, CPU는 약 19%, GPU는 약 17% 높아졌다. 새로 설계한 3D 베이퍼 챔버는 고사양 작업에서 생기는 열을 분산해 성능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다. '갤럭시 탭 S12+'는 전작 탭 S10+(12.4형)보다 커진 12.6형(320.4㎜) 화면에 베젤을 줄였다. 배터리는 동영상 재생 기준 울트라가 최대 23시간, 플러스가 최대 21시간 간다. 두 모델 모두 45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해 약 95분이면 완충할 수 있다. AI 기능은 대화면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 안드로이드 17 기반 One UI 9를 탑재했고, 멀티 윈도우로 화면을 최대 3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강의 영상을 보면서 삼성 노트에 필기하고 AI 어시스턴트에 질문하는 작업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할 수 있다. 필기한 내용은 '노트 어시스트'로 바로 요약된다. 구매 고객에게는 '구글 AI 프로' 6개월 무료 구독권도 준다. 또 다른 관심사는 '갤럭시 버즈 온'이다. 귀에 가볍게 걸쳐 쓰는 클립형으로, 귀를 막지 않아 산책이나 운동 중에도 주변 상황을 살필 수 있다. 몰입이 필요할 때는 커널형 버즈를, 야외 러닝을 할 때는 버즈 온을 쓰는 식으로 용도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개방형 구조의 약점인 음향은 저음역대를 보완하는 트윈부스트 스피커로 채웠다. 소리가 밖으로 새지 않게 막는 누음 저감 기술도 처음 적용했다. 통화 품질을 높이려고 마이크 3개와 골전도 기반 진동 센서도 넣었다. 1회 충전으로 음악을 최대 9.5시간 연속 재생할 수 있다. “헤이 구글"로 제미나이 라이브를 부르거나, 고개를 끄덕이고 가로젓는 '헤드 제스처'로 전화를 받거나 끊는 핸즈프리 기능도 지원한다. '갤럭시 스마트태그3'는 전작보다 부피를 약 35%, 무게를 약 33% 줄였다. 스마트태그 시리즈 최초로 iOS 기기와도 호환돼 아이폰에서도 태그 위치를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다. 블루투스 6.0의 '채널 사운딩' 기술을 새로 적용해, 최대 60m 거리에서도 '컴퍼스 뷰'로 태그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준다. 전작보다 약 3배 먼 거리다. 다만 이 기능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 S26 울트라·플러스에서만 지원된다. 20m 안으로 가까워지면 UWB(초광대역) 기술로 정확한 위치를 찾는다. 전 세계 9억 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가 연결된 '갤럭시 파인드 네트워크'도 활용한다. 배터리는 교체 없이 일반 모드에서 최대 550일, 절전 모드에서 최대 790일 쓸 수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부품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탭 S12 울트라 최상위 모델은 300만원을 넘어섰다. 사양에 따라 울트라는 189만9700~301만8400원, 플러스는 154만9900~206만9100원이다. 버즈 온은 29만9000원, 스마트태그3는 4만4000원이다. 삼성전자는 최대 7회 OS 업그레이드를 지원해 장기 사용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할인 혜택도 내놨다. 스마트태그3 4개 묶음은 15% 할인한 14만9600원에 판다. 이달 31일까지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S26 시리즈·탭 S12 시리즈 구매 고객에게는 스마트태그3를 30% 할인해 준다. 탭 S12 시리즈와 스마트태그3는 7일 국내에 출시된다. 탭은 같은 날 미국·영국·독일·인도·일본 등에도 나온다. 버즈 온은 27일 블랙 단일 모델로 국내에 가장 먼저 나온 뒤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승용차 넘어 전기 밴까지…LG엔솔, ‘46시리즈’로 美 상용차 공략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의 적용 분야를 전기 상용차로 넓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 미국 전기 상용차 스타트업 인디고테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인디고테크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기 상용차 '플로우 라이드(Flow Ride)'와 '플로우 카고(Flow Cargo)' 등에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셀을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이와 함께 46시리즈 배터리 공급 계약 뿐 아니라 차량 주행거리 연장과 충전 시간 단축 등을 위한 기술 협력도 진행한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물량이나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디고테크는 2010년 설립된 전기 상용차 스타트업이다. 차량 바퀴에 구동 및 서스펜션 시스템을 통합한 '스마트휠(SmartWheels)'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배송과 차량 호출 서비스 등에 활용되는 전기 상용차를 개발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와 디지털 모빌리티 서비스를 차량과 결합한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서비스형 교통)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 밴 시장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 밴 시장은 2024년 약 163억달러에서 연평균 15.5% 성장해 2034년 약 656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북미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46시리즈 적용 사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미국 애리조나 퀸크릭 원통형 배터리 공장 가동도 계획하고 있다.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도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은 46시리즈의 양산 및 출하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소형전지사업부 오성환 마케팅그룹장은 이번 MOU에 대해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 성능을 갖춘 NCM 기반의 46시리즈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다양한 전기 상용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46시리즈 사업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AI 시대 ‘냉각’이 돈 된다…LG전자, 한미 생산라인 확 키우는 이유

LG전자가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시장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신설하고, 국내 생산라인을 늘리는 등 글로벌 칠러(Chiller)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더불어 액체냉각 기술력과 제품군도 지속 강화해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를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1일 LG전자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미국 버지니아주 윈저(Windsor)에 칠러 생산공장을 구축한다. 연면적 3만2000㎡, 부지면적 17만㎡ 규모로 AI 데이터센터에 주로 공급하는 공랭식 칠러 생산을 담당한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냉각기로 대형 건물, 상업 시설, 공장,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의 냉난방공조(HVAC)에 활용된다. 칠러에서 만들어진 냉각수가 데이터센터의 공기 냉각부터 액체 냉각까지 두루 쓰이는 만큼, 칠러는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LG전자는 신규 미국 칠러 공장을 통해 빠르게 늘어나는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용 칠러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북미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절반 이상이 몰리는 핵심 시장으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용량은 올해 226기가와트(GW)에서 2030년 420기가와트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며 이 중 60%가 북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밸리'로 불릴 정도로 빅테크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주에서 칠러를 현지 생산해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북미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교두보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평택·창원 공장에도 공랭식 칠러 생산라인을 신규 구축하고 생산설비를 고도화한다.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하나의 컨베이어에서 진행하는 흐름라인 생산설비를 새롭게 적용해 생산성을 높여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며, 올해 말까지 두 공장 내에 흐름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여러 라인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 미국 공장 신설과 국내 라인 증설을 합친 투자 규모는 총 1500억원 수준이다. LG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생산거점의 라인 확충과 설비 고도화로 생산능력을 계속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 칠러부터 액체냉각까지 '칩 투 칠러' 통합 솔루션 LG전자는 칠러부터 냉각수분배장치(CDU), 칩의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AI 데이터센터 열관리의 핵심 구성요소인 '칩 투 칠러' 솔루션을 모두 갖추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을 위해 다수의 고밀도 CPU·GPU를 집적한 AI 데이터센터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안정적인 성능을 내기 위한 발열량 관리가 필수 과제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냉각 솔루션 외에도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SW) 및 전력 인프라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전력 소모가 많은 AI 데이터센터 특성상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데이터 처리량은 늘릴 수 있어, 냉각과 에너지 효율 솔루션을 더한 토털 솔루션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차별화된 냉각 솔루션 경쟁력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빅테크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더해 프로젝트 수주를 빠르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원(One) LG' 기반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기업 시나르마스 그룹이 자카르타에 구축 중인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에 원 LG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LG전자의 냉난방공조 기술력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솔루션, LG CNS의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역량을 함께 제안하며 사업 기회를 확대해가고 있다.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인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지속 강화해 급증하는 시장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중공업 ‘타결’·HD현대중 ‘잠정 합의’…한화오션만 멈추지 못한 파업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한화오션만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임금협상을 타결했고 HD현대중공업도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한화오션 노사는 호황기 성과급 배분 기준과 정년 연장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14시간 동안 이어진 교섭 끝에 30일 오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6월 상견례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일시금 1100만원, 임금 200% 수준의 수주 경쟁력 확보 지원금 등이 담겼다. 올해 성과급과 공조비 전액 지원, 출산축하휴가 확대 등도 포함됐다. 회사 측은 기본급 인상분과 일시금, 성과급 등을 합한 조합원 1인당 평균 지급 효과를 4056만원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오는 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과반이 찬성하면 올해 임단협이 최종 타결된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잠정합의 발표 당일 해군의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3번함인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사가 진수식에 앞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대통령 방문 현장에서 파업 갈등이 부각되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다만 정 회장이 임단협 교섭에 직접 관여하거나 중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노사 합의와 총수 리더십을 직접 연결하기보다는 방산 수주 확대를 추진하는 시점에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성과급 기준 마련한 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지급 공식 두고 대립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잠정합의안을 찬성률 58.78%로 가결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과 정기승급분 인상, 격려금 지급과 함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성과급 기준이 포함됐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이익을 구성원에게 배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것이 협상 타결의 계기가 됐다. 한화오션은 아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달 30일부터 기존 주 2회였던 교섭을 매일 진행하는 집중교섭 체제로 전환했지만 노조는 부분파업을 병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사측은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임금 12만3689원 인상과 일시금 650만원, 연간 복지포인트 100만원, 성과급제 개선 태스크포스 신설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확대, 성과급 지급기준 개선,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이 핵심 쟁점이다. 노조는 경영 실적에 따른 지급 기준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사는 별도의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기본급뿐 아니라 상여금과 정년 문제까지 동시에 얽혀 있어 현금성 보상을 확대한 HD현대중공업보다 협상 구조가 복잡하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 노조는 앞서 부분·전면 파업을 병행하고 거제사업장의 핵심 생산설비인 골리앗크레인 가동도 중단했다. 미국 고위 관계자들이 조선소를 찾은 기간에도 크레인이 멈추면서 한미 조선 협력과 방산 수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같은 조선 호황, 서로 달랐던 '과실 배분 공식' 올해 조선업계 임단협은 기본급 인상 폭보다 호황의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기간 저임금과 구조조정을 감내한 노동자들은 실적 개선분의 적극적인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선박 건조 원가와 향후 업황 변동성, 수주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에 연동된 성과급 기준을 마련했고 HD현대중공업은 일시금과 성과급을 확대해 접점을 찾았다. 한화오션은 성과급 지급 공식에 기본급·상여금·정년 문제가 더해지면서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연휴 이후 공동투쟁을 예고했지만 삼성중공업의 타결과 HD현대중공업의 잠정합의로 조선 3사 공동파업 가능성은 낮아졌다. 한화오션 노사가 매일 진행하는 실무교섭에서 성과급 기준과 정년 문제를 분리해 합의할지, 사측이 수정 제시안을 내놓을지가 향후 파업 지속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한전 전력망 25조 선납, 깔세인가?”

얼마전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앞으로 5년 치 전기요금 총 25조원을 미리 받아 전력망을 건설하려 했던 사안을 다시 되짚어보자. 사실 본 사안의 핵심은 사실 돈의 규모나 업황의 문제이기 전에 '권리'의 문제다. 돈은 대라면서 망에 대한 권리 (재산권)는 주지 않기에, 애초에 받을 수 없는 제안이었다. 부채에 허덕이는 (주)한국전력 입장에선 전력망을 제때 깔아보려고 짜낸 고육지책이란건 안다. 하지만, 전력망의 소유권과 운영권은 전혀 포기 않으면서, 수십조원의 자금조달 위험과 건설 부담은 통째로 민간에 넘기겠다는 시도이다. '민영화'라는 말이 나올 틈은 원천 봉쇄해 두고 돈만 끌어오겠다는 건데, 경제학적으로 당연히 유인 불합치(incentive incompatibility)가 발생하게 된다. 왜 선납은 기형적인가. 정상적인 인프라 투자를 떠올려 보자. 투자자가 돈을 대면 그 대가로 무언가가 남아야 한다. 재무제표에 자산(asset)이 잡히고, 감가상각이 되고, 장기 운영권이나 배당·리스료 같은 수익 흐름이 따라온다. 반면 선납은 어떤가. 25조원을 넣어도 장부에는 '선급금'이라는 채권 한 줄이 남을 뿐이다. 송전탑 한 기, 변전소 한 곳도 내 것이 아니다. 자본은 잔뜩 묶이는데 생산적 자산은 커녕 경비처리 하나도 못하는 구조다. 부동산 거래에서 속칭 '깔세'라고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선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걸 투자라 부르긴 어렵다. 깔세 세입자는 흔히 계약 상 매우 열등한 위치인 경우가 많으며, 여튼 뭔가가 아쉬워서 담보 없이 집주인에 목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이자를 쳐주지 않았느냐고? 국고채 2년물보다 조금 높은 금리를 얹어 반기마다 요금에서 깎아 주겠다는 조건이 붙긴 했다. 하지만 그 이자로 무엇을 담보받는가. 지자체 인허가가 막히고 주민 반발로 공기가 밀려도, 전력이 제때 들어온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권리는 제로에 가깝고 위험은 사실상 무한대인 비대칭 계약이다. 반도체 경기의 사이클과 글로벌 설비투자 경쟁을 감안하면, 이런 계약에 도장을 찍는 경영진은 주주 앞에서 배임 시비를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전과 정부는 왜 BTO(수익형)나 BTL(임대형) 같은 정통 민자 방식을 놔두고 이런 우회로를 찾았을까. 답은 뻔하다. '전력망 민영화'라는 프레임이 무섭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노조가 이 네 글자를 꺼내는 순간 논의는 산으로 간다. 그래서 망 소유권은 성역으로 남겨두고 돈만 끌어올 궁리를 한 것이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전력망 특별법 개정안도 같은 뿌리다. 민간이 송전망을 짓되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을 한전에 넘기고, 투자 원금과 약정 수익을 나중에 정산받는 BT(Build-Transfer) 방식이다. 정부 스스로 “민간은 정산만 받을 뿐 운영권은 없다"고 못 박았다. 건설 위험은 지고, 자산은 못 갖고, 돈은 나중에 받는다. 과연 연기금이든 인프라펀드든 대형 외국계 자본이든, 소유도 운영도 없는 사업에 대규모 자본을 장기간 묶어둘까 싶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자본이 흐르게 하려면 정당한 반대급부, 곧 재산권(property rights)을 제도로 인정하면 된다. 첫째, BTL 방식의 도입이다. 민간이 망을 짓고 소유하되, 한전이나 정부가 이를 장기 임차해 확정된 시설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운영과 급전은 지금처럼 한전이 맡는다. 민간에는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생기고, 그 현금흐름이 자산으로 잡히니 금융투자자(FI)가 붙게 된다. 학교와 군 관사, 하수관거를 이미 이 방식으로 지어 왔다. 유독 전선만 안 될 이유가 없다. 둘째, 대형 첨단 산단에 한해 발전소와 공장을 잇는 전용 사설 송전망의 민간 소유와 직접 급전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전국 계통을 쪼개자는 게 아니다. 수용가가 제 돈으로 짓고 제 책임으로 관리하는 “전용선"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반도체 단지 하나 때문에 나라 전력망 전체가흔들릴 일은 없다. bienns@ekn.kr

현대차그룹, 고속도로에서 ‘충전·로봇’ 실증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국 고속도로를 활용해 차세대 충전 인프라와 피지컬 AI 기술 실증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서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기반 차세대 지능형 충전 인프라 및 Physical AI 기술 연구·실증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차세대 충전 기술의 실증 거점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양측은 전국 고속도로 네트워크를 활용해 충전 인프라와 피지컬 AI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휴게소를 활용한 '고속도로 휴게소 차세대 지능형 충전 인프라 연구'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이 투자하는 스타트업과 연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피지컬 AI를 활용한 고속도로 안전 유지관리 기술도 연구한다. 미래 도로 기술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한국도로공사의 연구 역량과 자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고속도로라는 대규모 실외 환경에서 충전 기술과 피지컬 AI 기술을 함께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약식 이후에는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서 관수·보안·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로봇 시연도 진행됐다. 정호근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부사장)은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은 실제 현장에서의 검증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며 “한국도로공사가 보유한 전국 고속도로 인프라는 현대차그룹의 충전 기술은 물론 제로원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피지컬 AI 기술까지 대규모로 실증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청주-제주 좌석 축소’ 제재 심의…괌 노선 의무 완화도 제동

기업 결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된 공급 좌석 유지 의무를 어겼다는 혐의로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받는다. 공정위 심사관은 청주~제주 노선의 좌석 공급이 의무 기준에 못 미쳤다고 판단해 세 회사에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고 각각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 항공사를 포함한 대한항공 계열 5개사가 요청한 괌 노선의 좌석 유지 의무 완화에 대해서도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30일 공정위는 사무처가 청주-제주 노선의 시정 조치 불이행 혐의와 인천-괌·부산-괌 노선의 시정 조치 변경 신청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건의 심의 절차가 시작됐고 공정위는 해당 항공사들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청주-제주 노선 사건의 핵심은 합병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좌석 공급을 유지하도록 한 의무를 지켰는지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이 위축될 우려가 큰 국제선 26개와 국내선 8개 노선에 경쟁 회복 조치와 소비자 보호 의무를 함께 부과했다. 관련 시정 조치는 2022년 5월 9일과 2024년 12월 24일 전원회의 의결에 근거한다. 경쟁 회복을 위한 '구조적 조치'는 해당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방식이다. 슬롯은 공항당국이 항공사에 배정하는 항공기 출발·도착 시간대다. 항공사는 정해진 시간에 공항 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 운수권은 특정 국가에 취항할 수 있는 권리다. 다른 항공사로의 이관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좌석 공급·운임·서비스 수준을 관리하는 '행태적 조치'가 적용된다. 공급 좌석 축소를 제한하고 좌석 평균 운임의 인상 한도를 지키도록 하는 한편, 좌석 간격과 무료 수하물 등 주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면 행태적 조치를 준수할 의무는 해제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기업 결합일인 2024년 12월 12일부터 구조적 조치가 끝날 때까지 연도별 공급 좌석을 2019년 같은 기간의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공정위 사무처 조사에서는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이 2024년 12월 12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청주발 제주행과 제주발 청주행 노선에서 이 기준에 미달하는 좌석을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관은 이를 기업 결합 승인 당시 부과한 시정조치의 불이행으로 판단했다. 이에 독점 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에 따른 이행 강제금 부과와 같은 법 제125조에 따른 각 항공사 고발 의견을 심사 보고서에 담았다. 괌 노선 사건은 항공사들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기존 의무를 낮춰달라고 요청한 사안이다.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5개사는 인프라 악화와 여행 트렌드 변화 등으로 괌을 찾는 관광 수요가 줄었다며 인천-괌과 부산-괌 노선의 시정 조치 변경을 신청했다. 요청 내용은 두 가지다. 우선 해당 노선에 진입하려는 대체 항공사의 신청이 없더라도 기존 항공사가 슬롯을 자진 반납하면 구조적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아울러 공급 좌석 유지 기준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시정 조치에는 여건 변화에 따라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 천재지변이나 외부 요인으로 수요가 급변하는 등 중대한 사정 변경이 생기거나, 외부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하면 항공사들이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심사관은 괌 노선의 상황이 이러한 변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판단의 기준 시점은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최종 확정한 변경 처분 의결일인 2024년 12월 24일이다. 앞서 심의 절차가 시작된 청주-제주 노선과 마찬가지로, 시정 조치를 바꿀 근거가 되려면 이 날짜 이후에 발생한 사정이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심사관은 괌 노선의 시정조치 이행과 관련된 여러 사정을 검토했지만 변경 처분 이후 의무 이행을 어렵게 할만한 새로운 사유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인천-괌·부산-괌 노선의 시정 조치 변경 요청을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번 심사 보고서 제출로 항공사들의 위반 여부나 제재, 의무 완화 요청의 수용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심사 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사실 관계·위법성 판단·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공정위는 항공사들에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 자료 열람·복사, 의견 진술 기회를 제공해 방어권을 보장한 뒤 독립된 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기업 결합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항공 여객 운송 시장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 조치 이행 여부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은 “공정위 심사 보고서를 아직 수령하지 못했다"며 “면밀히 살펴본 후 향후 대응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경쟁 당국의 시정 조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컴투스, 4분기 웃을 수밖에 없는 4가지 이유

컴투스의 신작 '제우스: 오만의 신'이 매출 최상위권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업계가 컴투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에는 '제우스'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데다 KBO 포스트시즌에 따른 야구게임 효과,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2026' 월드 파이널, 신작 '도원암귀' 출시 등이 예정돼 있어 게임사업 전반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제우스' 성과 전부 반영…신작 '도원암귀' 출격 준비 30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의 4분기가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제우스' 효과다. 지난 8월 26일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제우스'는 출시 18시간 만에 양대 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고, 출시 한달 여 지난 지금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제우스의 경우 3분기 말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4분기에는 온전한 분기 실적 기여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야구게임과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받치던 게임사업에 규모감 있는 신규 매출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제우스'의 9월 일평균 매출을 약 15억~2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매출을 765억원으로 전망했다. 연내 출시가 예정된 또 다른 신작 '도원암귀 Crimson Inferno'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도원암귀'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턴제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컴투스는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포스트시즌에 웃는 야구 게임…10회째 맞은 SWC 기대감 '모락' 야구게임 라인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컴투스에게 4분기는 KBO 포스트시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다.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에 이어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실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게임에서도 시즌성 콘텐츠와 이벤트를 전개할 수 있다. 실제 컴투스의 스포츠게임 라인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5%, 전분기대비 28.6% 증가했다. 지난 2024년에도 해당 라인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1%, 전분기대비 14.7% 늘었다. 컴투스의 대표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SWC2026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특히 컴투스는 올해 10회차를 맞는 SWC 2026에 역대 최대 규모의 팬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회 전후 각종 프로모션과 콘텐츠 업데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도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SWC 2026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월드 파이널을 개최할 예정으로, 총 12명의 선수가 10번째 세계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HD현대重,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대호김종서함’ 진수

HD현대중공업이 설계·건조한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3번함 '대호김종서함'을 진수하며 첨단함정 건조역량을 재차 증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30일 8200톤(t)급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인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3번함 대호김종서함의 진수식을 가졌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 울산조선소에서 진행된 이번 진수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강신철 국방부장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 등 정부와 군, 회사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진수된 함정은 조선 초기에 북방 개척을 주도했던 김종서 장군의 호(號)와 이름을 따 대호김종서함으로 명명됐다. 시운전을 거쳐 내년 12월께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호김종서함은 길이 170미터(m)·폭21m·경하톤수 8200t 규모로 설계돼 최대 30노트(55km/h) 속도의 항해가 가능하다. 특히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 소나 체계와 탄도미사일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는 부재했던 요격 임무 수행능력도 갖춰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호김종서함 진수는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전력 체계를 완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함정 인도 예정 시기인 내년 12월 전력화가 진행되면 우리 해군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KDX-Ⅲ Batch-Ⅰ) 3척에 이어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KDX-Ⅲ Batch-Ⅱ) 3척까지 총 6척의 이지스구축함을 보유하기 때문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과 2012년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 1·3번함인 '세종대왕함'·'서애류성룡함'을 설계·건조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024년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을 시작으로 2(다산정약용함)·3번함의 설계와 건조까지 도맡으며 우리 해군이 운용할 이지스구축함 6척 가운데 5척을 건조했다. 특히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급의 경우 3척을 전량 건조하며 회사의 첨단 함정 건조역량을 입증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진수식에서 “세계 1위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 조선산업은 우리의 자부심이자,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라며 “우리 조선산업이 초격차를 유지하며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올해가 HD현대중공업이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에 나선 지 50년이 되는 해인 만큼, 이번 진수식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며 “세계의 바다를 지키는 함정을 우리가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굳건히 수호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에어로텍 2026] 우주 산업 향한 세계 각국의 승부수는

세계 각국이 우주 산업 육성의 무게 중심을 기술 개발에서 시장 형성과 서비스 확보로 넓히고 있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주요 고객으로 나서고 위성·발사체 제조에 금융·데이터 분석·안보 수요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우주 공간에서의 독자적 역량을 확보하면서도 국제 공급망과 협력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우려는 전략이 함께 제시됐다. 30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우주항공기술대전(AEROTEC 2026)' 글로벌 우주산업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각국 정부·연구 기관·산업계 관계자들이 우주 산업 정책과 협력 방안을 소개했다. 독일 정부가 제시한 변화의 핵심은 정부의 역할이다. 독일은 독일항공우주센터(DLR)·에어버스·OHB 등 기존 연구·제조 기반 위에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기업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로켓팩토리아우크스부르크(RFA)·하이임펄스는 소형 발사체를, 리플렉스 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는 위성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기간 단축·반복 생산·비용 절감이 이들 기업의 주요 경쟁 요소다. 독일군의 수요도 민간 우주 산업을 뒷받침하는 축으로 부상했다. 위성을 신속하게 배치·보충하는 발사 능력부터 정찰 정보, 위성 통신, 우주 물체 추적까지 상업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민간 기업에는 지속적인 수요를 제공하고 정부에는 필요한 우주 역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단을 마련하는 구조다. 안드레아스 비리히 DLR 비행시스템연구소장 직무 대행은 “민간 기업의 기술과 자본이 기존 국가 주도 우주 산업을 보완하면서 정부도 연구개발 지원자에서 전략적 구매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 호르스트만 IMS 스페이스 컨설턴시 사업 개발 담당자는 이 같은 흐름을 유럽의 우주 안보 전략으로 확장해 설명했다. 위성 통신과 위치·항법·시각 정보, 지구 관측은 군사 작전뿐 아니라 금융·운송·에너지·재난 대응을 지탱하는 기반 시설이라는 것이다. 유럽의 대응은 위성 자체를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주 물체 감시·추적 체계로 충돌과 위협을 파악하고 IRIS²와 GOVSATCOM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도 정부 통신을 유지하며 지상 시설과 데이터 전달망까지 보호하는 방향이다. 호르스트만 담당자는 민간 서비스의 규모와 군사·공공 임무에 필요한 신뢰성을 함께 확보하는 민군 겸용 설계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인도는 국가 우주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을 민간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인도의 등록 우주 기술 스타트업은 올해 약 440개, 우주 경제 규모는 약 90억달러다. 인도 국가우주진흥승인센터(IN-SPACe)의 장기 비전은 2033년 우주 경제를 440억달러로 키우고 이 가운데 수출이 110억달러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국의 발사·탐사 사업을 산업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과의 협력 분야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센서·광학·전자·정밀 부품의 공동 개발과 생산, 공급업체 연계, 합작 투자 등이 주요 접점이다. 한국의 기술 상용화·신규 공급망 확보 수요와 인도의 첨단 부품·제조 기반 확충 수요를 연결하고, 공동 개발 제품의 제3국 진출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담겼다. 아닐 프라카시 인도우주산업협회(SIA-India) 사무총장은 “정책 개혁과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해 국가 주도의 기술 확보 단계에서 상업 우주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체급이 낮은 국가들은 특정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국제 우주 산업에서 역할을 확보하는 전략을 내놨다. 티에리 산테르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위성통신에서 출발해 우주자원과 궤도상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자국의 경험을 소개했다. 룩셈부르크는 상업 우주를 경제 다변화의 핵심 분야로 삼고 정부의 장기 지원 아래 기업·연구 기관·금융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왔다. 지원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설계됐다. 초기 기업에는 보육과 기술·시장 검증을, 성장 기업에는 연구·개발(R&D) 계약과 민간 투자·금융 연계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유럽우주자원혁신센터(ESRIC)를 통한 우주 자원 연구와 사업화 지원도 주요 축으로 제시됐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경제적 지속 가능성 외에도 지구 환경·우주 환경·우주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성윤 주한 노르웨이대사관 선임상무관은 북극권의 지리적 조건과 해양 산업을 결합한 우주 산업 구조를 설명했다. 노르웨이는 발사 인프라·위성 지상국·해양 감시·위성 데이터 활용을 연결해 우주 서비스의 전 과정을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다. 대표 사례는 위성 지상국 기업 KSAT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KSAT는 세계 28개 거점에서 300개가 넘는 안테나를 운영하며 북위 78도 스발바르 지상국을 통해 극궤도 위성 운용을 지원한다. 안도야 우주발사장은 극궤도·태양동기궤도 발사에 유리한 입지를 활용하는 기반시설로 소개됐다. 정 선임상무관은 신규 기업의 기회가 위성이나 로켓 제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그는 “위성 데이터를 인공 지능(AI)으로 분석해 선박 추적·양식업·환경 감시·국방에 활용하거나 임무 운용 소프트웨어와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기존 우주 산업망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글레 엘레나 샤타이테 리투아니아 혁신청 스페이스허브LT 책임자는 소형 위성·광통신·포토닉스·로봇·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전문화 전략을 제시했다. 모든 우주 기술을 자국에서 확보하기보다 강점을 가진 분야의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유럽과 세계 공급망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리투아니아는 2021년 유럽우주국(ESA) 준회원국이 된 뒤 2021~2025년 총 1700만 유로 규모의 신규 ESA 계약 60건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는 ESA 프로그램에 1450만 유로를 출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제 공동 사업 참여를 기업의 기술 검증과 후속 사업 수주로 연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캐나다 퀘벡주는 기존 항공 우주 제조·연구 기반을 활용한 협력을 제안했다. 다미앙 페레이라 주한 퀘벡 주정부 대표는 기업·대학·연구 기관·전문 인력 양성 체계가 밀집한 산업 생태계를 한국과의 협력 자산으로 소개했다. 퀘벡 지역의 2024년 우주 산업 매출은 14억7000만 캐나다 달러로 캐나다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우주 분야 일자리는 5066개로 전국의 35%에 해당한다. 우주 로봇·자율 항법·우주 물체 추적·온실 가스 위성 감시·탑재 컴퓨팅 등이 주요 역량으로 제시됐다. 페레이라 대표는 지구 관측과 우주 탐사, 저궤도 위성 통신, 우주 상황 인식 역량을 한국과의 산업 협력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해외 협력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도 논의됐다. 프랑스 HEC 파리 딥 테크 센터는 유럽을 하나의 시장으로 접근하기보다 제품을 먼저 사용할 고객·산업 집적지·진출 국가·협력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장 진입 지원의 성과도 방문 횟수나 면담 건수보다 의사 결정권자와의 연결, 유료 실증, 후속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업 기회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HEC파리 측은 현지 기업·투자자 연계와 사업화 지원, 우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이와 같은 수단으로 소개했다. HEC 파리 딥 테크 센터의 패트릭 카펠 우주 분야 책임자는 “한국 기업의 R&D 역량과 기술적 차별성이 유럽 시장 진입의 기반이지만 현지 고객의 수요와 조달 구조를 이해하고 사업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산업 확대와 안보 수요의 이면에서는 우주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국제 규범이 의제로 제시됐다. 줄리아나 로톨라 SGAC 유엔 업무 담당자는 우주 잔해와 위성 군집 증가, 달 자원 이용을 둘러싼 문제를 유엔의 정책·법률·협력 논의와 연결해 설명했다. SGAC는 유엔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COPUOS)의 상설 옵서버로 참여하며 학생과 청년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는 단체다. 로톨라 담당자가 제시한 과제는 △충돌 예측·궤도 정보의 투명한 공유 △장기간 남는 우주 잔해 발생 억제 △우주 교통 조정 체계 마련이다. 그는 달 활동과 자원 이용에서도 현재 사업자의 이해 관계와 함께 미래 세대가 우주에 접근하고 이용할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소개했다. 우주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국가 대표단에 청년 전문가를 포함하고 우주 기관과 정부 부처에 청년 자문 구조를 마련하는 한편, 개발 도상국의 교육·진로 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로톨라 담당자는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기후 대응과 재난 예방, 통신 접근성 개선을 추진하면서 그 혜택을 더 많은 국가와 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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