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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전 서비스의 AI화’…R&D·CFO로 말한다

네이버가 올해 안에 모든 서비스 영역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검색과 쇼핑, 로컬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에이전트들을 차례로 고도화해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선점에 나서겠다는 경영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 네이버, 검색 넘어 쇼핑·금융·건강 등 '전사업의 AI 고도화' 23일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 네이버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AI를 중심에 둔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는 서비스의 진화를 넘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거대한 변곡점"이라고 강조한 뒤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AI 전환을 실증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에이전트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축적한 AI를 기업과 일반소비자간 거래(B2C)와 기업간 거래(B2B)를 망라한 전 영역으로 넓히고,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검색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과 로컬, 금융, 건강 등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모든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겠다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구현한 네이버의 AI 쇼핑 에이전트를 연내 네이버 커머스(유통) 부문 전반으로 확대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월부터 자사 쇼핑앱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내 디지털·리빙·생활 등 카테고리에서 상품 키워드를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구매 특성 등을 바탕으로 적합한 브랜드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건강 AI 에이전트'도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 작년 R&D 투자 2조원 첫 초과, 이사회에 CFO 합류…AI 실행력 '가속도' 네이버의 이 같은 실행 전략은 회사가 진행 중인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잘 드러난다. 네이버가 최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R&D 비용이 전년대비 19.6% 증가한 2조2218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R&D 비용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현재 진행 중인 R&D도 160여 건으로, 이 가운데 40% 이상이 AI 관련 연구에 집중돼 있다. 이미지 속 글자를 인식하는 기술인 광학문자인식(OCR)를 비롯해 △언어 이해와 관련된 자연어처리(NLP) △신경망기계번역(NMT) 등 AI 관련 항목과 함께 검색과 쇼핑, 로컬 서비스에 AI를 온-서비스로 통합하는 전략이 크게 눈에 띄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단순 소비 플랫폼을 넘어 AI 기반 콘텐츠 제작·가공·유통 전 과정에 걸친 기술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점도 주목받았다. 가령, 영상 생성, 버추얼 휴먼, 음성 더빙, 라이브 스트리밍 등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 걸쳐 AI 기술이 적용된다. 단순 콘텐츠 추천을 넘어 콘텐츠 생성과 제작, 유통, 소비까지 AI가 통합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AI를 중심에 둔 네이버의 성장 전략이 기존보다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23일 주주총회에서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로 합류한 만큼 비용이 수반되는 의사결정 과정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해 준다. 네이버 이사회에 CFO가 합류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네이버는 “김 CFO는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투자전략과 재무 건전성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친환경차 확산에 기름 끼얹은 ‘고유가’…脫캐즘 신호?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지역 불안이 국제유가 상승세로 이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차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주유소 기름값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유가 불안 심리를 누르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 원유 공급망 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내수시장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고유가 국면으로 내수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차 바람이 급격히 불자 업계는 이번 흐름이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수요 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을 내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자 대부분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이 아닌 친환경차로 시선을 이동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은 미-이란 전쟁 발발 전부터 친환경차 열풍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친환경차는 총 7만6137대로 전체 판매 차량의 61.7%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가운데서는 하이브리드가 50.5%(3만8648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기차 비중도 47.7%(3만6332대)에 달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월평균(1만8000대)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1만4179대) 대비 156.2% 증가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미-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 국면이 친환경차 수요 확산에 윤활유를 붓고 있다. 고유가로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차량 이용자나 차량 교체 및 신차 구입 수요자를 중심으로 향후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 다. 실제로 중동 전쟁 직후인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신차 견적 플랫폼 카랩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차 견적 요청 1만1505건 가운데 친환경차 관련 요청은 647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 견적 요청은 5035건에 그쳤으며 친환경차 비중은 56.2%로 절반을 넘어섰다. 시장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가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연료 유형별 차량 조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기차 조회 비중은 2월 초 9.3%에서 3월 초 11.0%까지 상승했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3월 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차량 조회 비중 역시 13.7%에서 14.6%로 확대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는 이번 친환경차 관심 확대 흐름이 단순한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수요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료비 부담이 실질적인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소비 패턴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동 전쟁 이전부터 이어져 온 친환경차 선호 흐름이 이번 고유가 국면을 계기로 더욱 거세지며 시장 전반에 걸쳐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식이 친환경 중심에서 경제성 중심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소비자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유지비 절감 효과를 체감하게 되면 유가가 다시 안정되더라도 친환경차 선호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초기 구매 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장기적인 비용 절감 측면에서 이점이 확인될 경우, 친환경차는 일시적인 대안이 아니라 주류 선택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역시 맞물리면서 친환경차 중심의 시장 재편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현대 모터 웨이'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시리즈를 확대하는 한편 쏘나타·그랜저·싼타페·투싼·코나 등 주요 차종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며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대형 SUV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전 차급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기 위한 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아 역시 2030년까지 총 13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에서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기아는 올해 전략으로 전기차 대중화, PBV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지능형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수입차 브랜드들도 국내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가격 인하 전략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테슬라는 올해 1~2월 706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1919대)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고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심 역시 함께 높아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시장 상륙을 준비 중이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커는 가성비와 고급화를 동시에 내세운 가심비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와 정책, 기술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친환경차 전환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며 “이번 국면이 시장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이달 판매 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친환경차 구매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가 변동과 관계없이 친환경차 중심의 수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게임업계 올해 주총 키워드는 ‘안정 속 혁신’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24일 크래프톤을 시작으로 넥슨(25일)에 이어 넷마블·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NHN(26일) 등 굵직한 게임사들이 주주총회를 차례로 연다. 무엇보다 올해 게임업계 주총의 키워드는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통한 '리더십 안정화'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한 '미래 혁신'으로 요약된다. 실적 변동성이 커진 산업 환경 속에서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 CEO 연임 러시…“검증된 리더십으로 버틴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 의장 연임 안건을 핵심 의제로 올린 상태다. 크래프톤은 오는 24일 주총을 열고 장병규 의장·김창한 대표 등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특히 김창한 대표는 세 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2020년 6월 대표에 오른 뒤 2023년 3월 연임한 바 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외형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 3조3266억원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입성했다. 넥슨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정헌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업계는 넥슨이 지난해 매출 4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 실적을 낸 점에서 안건의 무난한 통과를 예상한다. 넷마블 역시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창업주 방준혁 이사회 의장 재선임 안건을 올렸다. 방 의장은 올해를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 쇄신보다 기존 체질 개선과 성장 전략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에 무게가 실린다. 카카오게임즈도 26일 한상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임기를 2년이 아닌 이례적인 1년으로 설정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상우 대표는 지난해 5개 분기 적자가 이어진 와중에도 게임 출시를 2026년으로 미루며 완성도에 집중해 왔다. '오딘Q',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하반기 출시 기대작의 성과가 향후 경영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26일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지난해 NHN은 매출 2조5163억원, 영업이익 13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정 대표는 게임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CEO로 꼽힌다. 올해 글로벌 IP 기반 신작 6종 출시를 예고한 만큼 게임 부문 반등 여부가 이번 임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연임 카드를 꺼내든 것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과 무관치 않다. 업계에선 신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한 시점에서 경영진 교체보다 검증된 리더십을 유지해 전략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공격적인 변화보다 이미 검증된 경영진이 전략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 안정 속 더 과감한 변화…AI·글로벌 전략 전면에 다만 리더십은 안정에 방점을 찍었지만 미래 전략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이 이번 주총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게임업계가 단순 콘텐츠 산업을 넘어 AI·로보틱스 등 기술 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발표하며 게임사를 넘어 기술 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주총에서도 AI를 중심으로 한 외연 확장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 게임 개발을 넘어 로보틱스·AI 기술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넥슨은 글로벌 조직 재편을 통해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스웨덴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패트릭 쇠더룬드 대표를 일본 법인 초대 회장으로 정식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변화의 폭이 적지 않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며 기업 이미지와 사업 방향을 동시에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주총에서 사명을 '엔씨(NC)'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장기 부진을 털어내기 위한 체질 개선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제 관건은 이러한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안정으로 버티고, 혁신으로 돌파'라는 전략이 통할지, 그리고 AI와 글로벌 확장이 실적 반등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게임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그룹,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로 채운다…‘구광모 회장 결단’ 최대관심

LG그룹이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차원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지주사 ㈜LG의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올해부터 전 상장사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르면 이번주 안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주요 기업 대부분은 사내이사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하고 있다. 이럴 경우 경영진을 견제하는 이사회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LG그룹이 '외부인'인 사외이사에게 의장 역할을 맡기기로 한 배경이다. 구 회장은 이사회가 경영진과 분리돼 독립적으로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의사결정 하는 균형 잡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탠다드' 역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형성돼 있다.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이 이미 지난 2022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HS애드 등도 같은 작업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첫 사외이사 출신 의장으로 강수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기업 지배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재계 시선은 (주)LG로 쏠리고 있다. (주)LG 이사회 의장은 구 회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구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 있게 운영하기 위해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 회장이 직접 '경영 투명화'를 주문한 만큼 (주)LG 이사회 의장 역할도 사외이사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LG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사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검찰, 정유4사·석유협회 압수수색…기름값 담합 혐의

검찰이 기름값 담합 혐의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돌입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정유4사와 대한석유협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정유4사는 사전 협의로 국내에 유통하는 유류와 석유제품의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석유협회는 이들 정유4사를 회원으로 둔 업종별 단체다. 검찰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이달 뿐만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까지 관련 자료를 폭넓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업계는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 시작된 사안이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4사가 최근 공정위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압수수색 소식이 갑자기 전해져 급작스러웠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이달 초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상승하자 정부는 석유제품 가격 담합에 대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13일부터는 정부가 정유4사의 휘발유·경유 공급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사업재편 가속·공급과잉 완화…석화산업 ‘전화위복’ 맞나

수익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석유화학(석화)산업이 올해 반등세를 탈 가능성을 조심스레 보여준다.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중심의 석화업계 전반의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은 데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져 시장 공급 과잉이 해소될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22일 산업통상부와 석화업계에 따르면, NCC 규모가 국내 최대인 전남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가 '여수 1호'이자 '석화업계 2호'에 해당하는 사업 재편 계획서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충남 대산 석화산단의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제출한 석화업계 2호인 '대산 1호' 사업재편 최종안은 이달 정부와 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대산·여수 산단에서 사업재편안을 잇따라 업계 자율로 마련하면서 산업단지 기준으로 전체 3개 석화 사업재편 프로젝트에서 울산만 남게 됐다. 여수 산단의 경우, LG화학과 GS칼텍스가 사업 재편 최종안을 분주히 마련하고 있다. 울산도 현재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관건은 오는 6월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에틸렌 연산 180만톤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를 사업 재편 대상에 포함할 지 여부다. 대산 1호에 이어 여수 1호 프로젝트도 정부·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을 포함한 최종 계획이 확정되면 공급과잉 해소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따라서, 다른 석화사들의 최종 계획 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산 1호 프로젝트로 가동을 멈추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는 연간 에틸렌 110만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 1호 프로젝트에 따라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 기준으로 여천NCC 2공장(91만 5000톤)과 3공장(47만톤)이 가동을 중단한다. 대산 1호와 여수 1호의 폐쇄 합계는 248만 5000톤으로, 이는 국내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의 18~25%인 270만~370만톤 수준을 감축하자는 정부의 목표와 비교해 최대 92%, 최소 67% 달성한 규모다. 조(兆) 단위의 금융 지원도 기대된다. 정부는 대산 1호 프로젝트에서 총 7조 9000억 원 규모의 부채 상환을 사업 재편 기간인 오는 2028년까지 유예하고, 1조원의 신규 자금과 1조원의 영구채 전환 등 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여수 1호 프로젝트도 비슷한 규모의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NCC 감축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은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석화소재 가격이 뛰는 점도 석화업계는 주목한다. 그동안 석화사들은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에서 제조원가 등을 뺀 값)가 톤당 달러 기준 두 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기초유분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세에 더해 에틸렌 같은 기초유분의 공급가격도 공급 부족 우려로 상승세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74%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과 이후를 대비한 상승률이 2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파른 양상이다. 특히, 이란의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와 중동 주요 석유시설을 향한 공격 등으로 공급 단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석화제품 비축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게다가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원유와 천연가스의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할 정도로 공급 중단 위기가 커지면서 중동지역 석유화학 생산 능력이 하향세를 보인다. 최근 중동 지역 에탄분해시설(ECC) 가동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석화제품 공급 과잉을 촉발했던 중국이 이란에서 저렴한 원유를 들여오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이란이 미국 주도로 국제사회로부터 무역 제재를 받으면서 생산 원유를 중국에 저렴하게 판매해 중국 석화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 여파로 파괴된 중동지역 원유 시설을 정상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그만큼 국내 석화사들이 반사이익을 한동안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석화사들은 예상치 못한 이란 전쟁으로 단기간의 나프타 수급과 가격 불안을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여천NCC를 비롯한 석화사들도 고객사들에게 중동 산유국의 '공급 불가항력'에 동조화하면서 공급망 차질을 대비하는 움직임에 들어갔다.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석화제품 재고를 비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국내 석화사들에게 이번 국면(미-이란 전쟁)이 단기적 실적 변수이자 중장기 구조 변화의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의 승패는 누가 더 싸게 생산하느냐보다, 누가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산업계, 주총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행보에 이목 집중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면서 향후 남은 주총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주주권익 강화 취지와 어긋나게 이사회 구성을 바꾸는 안건에 국민연금이 반대를 결정했지만 개정 수준과 소액주주 표심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으로 우호적 이사 선임 경쟁이 치열하거나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을 적극 내놓는 경우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 비중을 더 두는 경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용이 주주들 표심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이달 정기주주총회부터 주주가치 제고와 기금 수익성 증대를 위해 개정 상법 취지에 따라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들의 지분을 대개 7~8% 내외로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날 기준 지난 14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기업 884곳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이사회 정관상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늘리는 등 개정 상법에 대비해 신규 이사의 진입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정관 개정 안건에는 대부분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자사주 소각 계획이나 이사 선임 안건에도 주주가치 제고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실제 가부결 여부는 기업별로 엇갈렸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 요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이사회의 최대 이사 수를 16명에서 9명으로 줄이고 임기 상한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효성 계열사에서 3년 이상 일했거나 이사회 이사의 3분의 1이상 추천을 받는 등 5가지의 이사 후보 요건도 추가했다. 그러나 전체 출석 주식 수의 3분의2 기준을 넘지 못했다. 반면 효성은 20일 주총에서 같은 내용의 안건이 의결됐다. 국민연금이 지분 5.20%를 보유한 고려아연(24일 주총)은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후보들 중 크루셔블 측인 월터 필드 맥라렌에 의결권 절반을, 최연석·최병일·이선숙 등 MBK파트너스·영풍 측 3명에 대해 나머지 절반을 3분의 1씩 나눠 행사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윤범(고려아연 회장)·황덕남·박병욱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의결권 미행사,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는 반대를 결정했다. 8.56%가 국민연금 지분인 LG화학(26일 주총)도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에 대한 주주 표심이 시험대에 올랐다. 팰리서 캐피탈 측이 주주총회에 권고적 주주제안을 도입하고 독립이사(사외이사)들을 대표하는 선임독립이사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안건을 올렸다. 주식시장 순자산가치(NAV) 할인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연동해 경영진을 평가하고, 나아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현재 LG화학이 목표로 제시한 70%보다 더 아래로 낮춰 주주환원 정책을 보완하라는 주주제안도 올렸다. 이 밖에 한미사이언스도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우호지분 세력 확보 대결이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회장과 한 때 '흑기사'였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연임을 두고 의견 균열로 '4자연합'이 분열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개정 상법의 취지에 부합한 의결권을 행사하려는 국민연금의 뜻대로 주주총회 안건이 의결될지 여부는 해당 기업의 주식 분포와 안건 유형(보통결의·특별결의)에 따라 갈리는 구조"라며 “기업 측 우호지분 비율이 30여%보다 낮거나 해외 기관 투자자 등으로 지분이 분산된 곳은 국민연금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큰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인천은 화수분 아냐 vs. 지방 고사 직전”…양대 공항공사 노조 ‘통합 갈등’

정부가 항공 산업 효율화와 신공항 건설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공항 운영 기관 통합 카드를 꺼내 들자 이해 관계자들이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노조가 각기 다른 성명서를 통해 상반된 논리를 앞세워 전면전에 나서면서 조직 개편을 넘어선 지역과 기관 간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나머지 민간 공항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통합의 핵심 명분은 '운영 효율화'와 '항공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이면에는 막대한 건설 비용이 소요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등 국책 사업의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수익성이 좋은 인천공항의 재무 여력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원화된 운영 체계를 하나로 묶어 중복 기능을 해소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공항공사들은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각사 노동조합의 보도자료를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며 이를 갈음했다. ◇ 인천공항 노조 “실패한 지방 공항 정책 독배 거부" 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이번 통합을 “무책임한 책임 전가"로 규정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논리로 남발된 지방 공항의 만성 적자와 수요 부족은 정부 정책 실패의 결과"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인천공항의 수익으로 이를 메우려 하는 것은 명백한 '인천 홀대'이자 항공 산업을 붕괴시키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특히 인천공항 역시 대규모 시설 확장과 허브화 경쟁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되면 투자 여력 약화로 서비스 질 저하 및 안전 위협이 발생할 것이며, 결국 인천과 지방공항 모두 '동반 부실'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통합 강행 시 총파업과 차량 1000대를 동원한 상경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한국공항공사 노조 “인천공항 1극 체제, 이제는 균형 잡아야" 반면 김포·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노조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지난 20여 년간 정부 정책이 '인천공항 허브화'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쏠리면서 지방공항이 항공 교통 편익에서 소외되고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전 국민이 인천공항을 이용해 만들어준 수익을 오직 인천만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논리는 이기적"이라며 통합을 통해 정책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복 기능과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항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입장이다. ◇학계의 경고 “물리적 결합보다 중요한 건 화학적 융합" 이러한 노사 간의 극심한 갈등은 향후 통합 조직의 성과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18년 한국인사행정학회보에 발표된 '공공기관 통합의 성과와 조직구성원 직무태도에 관한 연구(조윤직 외 2명)'에 따르면 공공기관 통합이 성공하려면 물리적 결합 외에도 △조직 학습 △기능 융합 △구성원의 통합 과정 참여가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10개 통합 공공 기관을 분석한 결과, 통합 과정에의 참여(평균 3.79)는 다른 선행 요인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구성원들은 소통 기회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직 성과는 조직 신뢰와 조직 몰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통합의 직접적 결과물인 기능 융합과 조직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구성원의 조직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통합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작 단계부터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숫자 맞추기'식 조직 통합이 아닌 유기적이고 화학적인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관리 노력을 주문했다. 따라서 공항 통합 논의가 '황금 거위의 배를 가르는 졸속 행정'이 될지, '국가 항공 산업의 상생 날개'가 될지는 정부가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각 이해 관계자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년 공백 깬 데브시스터즈…‘오븐스매시’로 반등 시험대

데브시스터즈가 약 2년 만에 쿠키런 지식재산권(IP) 신작을 선보이며 반등에 나선다.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이하 오븐스매시)'를 앞세워 부진한 실적 흐름을 끊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정식 출시되는 오븐스매시는 시리즈 특유의 캐주얼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시간 이용자 대전(PvP)을 핵심으로 한 배틀 액션 장르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쿠키런 시리즈가 싱글 플레이 중심의 러닝·수집형 게임에 가까웠다면, 이번 작품은 이용자 간 경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며 게임 구조를 한 단계 확장했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경쟁 기반 멀티플레이 장르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흐름에 부합하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오븐스매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신규 모드를 공개하며 이용자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 쇼케이스 '데브나우 2026'을 통해 공개된 새 모드는 우리 팀의 설탕 노움이 상대 팀보다 석상을 더 빨리 완성하면 승리하는 '노움배틀', 맵에 등장하는 젤리를 상대 팀 골대로 옮겨 점수를 획득하는 '젤리레이스' 등이다. 개발 비하인드를 통해 쿠키런 IP 최초로 시도되는 어반판타지(도시+판타지 결합 장르) 세계관의 구축 과정도 공개됐다. 현대적인 도시 배경과 이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된 오리지널 쿠키, 도시를 둘러싼 스토리 등을 통해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된 게임 경험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그간의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전투 밸런스와 콘텐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며 “출시를 위한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흥행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븐스매시는 정식 출시 전 글로벌 사전 등록자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쿠키런 IP 기반 신작 가운데 사전 등록자 3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간 신작 공백에도 불구하고 쿠키런 IP의 견고한 팬덤을 재확인한 지표로 해석된다. 오븐스매시는 2024년 6월 출시된 '쿠키런: 모험의 탑'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쿠키런 IP 신작이다. 이번 작품은 데브시스터즈 입장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카드로 꼽힌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7% 감소한 62억원에 그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신작 부재와 광고선전비 등 영업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오븐스매시의 초기 흥행 여부가 단기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데브시스터즈는 현재 대표작 '쿠키런: 킹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만큼 오븐스매시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신작을 기점으로 IP 확장 전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하반기 중 후속작 '쿠키런: 크럼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게임은 영웅이 아닌 용병 쿠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으로, 가벼운 유머와 재치를 기반으로 한 전투를 특징으로 한다. 직접 쿠키가 되어 살아가는 오픈월드 '쿠키런: 뉴월드'는 PC·콘솔·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으로, 2029년 공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오븐스매시를 통해 단기 흥행 모멘텀을 확보하고,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IP를 확장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작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IP 외연 확장도 병행한다. '쿠키런: 킹덤'은 오는 4월 K-컬처 기반 콘텐츠와의 협업을 통해 이용자 경험을 확대할 계획이며, '쿠키런: 모험의 탑' 역시 보스 액션과 전투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콘텐츠 개편을 추진한다.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도 나선다. 오는 27일부터 '쿠키런 i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을 진행하고, 5월에는 롯데월드타워와 협업한 수직 마라톤 대회 '스카이런' 및 디저트 팝업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올해 쿠키런을 중심으로 IP 경험과 세계관, 장르, 플랫폼 전반에 걸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IP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펄어비스 ‘붉은사막’ 첫날 200만장 판매 기염…손익분기점 ‘눈앞’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Crimson Desert)'이 출시 첫날 200만장을 판매하며 국산 게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출시 당일 200만장 판매는 한국 게임 최초다. 펄어비스는 첫날 판매로만 약 1600억원 수준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 붉은사막, 출시 당일 200만장 팔았다…펄어비스 '환호'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신작 '붉은사막'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0만장 판매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감격스럽다"며 “커뮤니티에서 공유해 주신 다양한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신속하게 개선해 앞으로의 여정을 더욱 즐겁게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붉은사막'의 이 같은 성과는 글로벌 콘솔 대작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일례로 지난해 글로벌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최고 게임상인 GOTY를 수상한 '클레어 옵스퀴르: 33원정대'는 출시 직후 사흘 간 100만장이 판매됐고, 출시 5개월 만에 500만장 판매고를 돌파했다. 유저 지표도 긍정적이다. 스팀(Steam)의 각종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팀DB에 따르면, '붉은사막'은 출시 당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 약 24만명을 기록했고 이날 오전 10시 기준 동시접속자 수는 18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출시 첫날 200만장 판매 기록은 국내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인 데다 글로벌 게임들과도 견줄 수 있는 수준"이라며 “리뷰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내부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 단순 계산 시 당일에만 1600억원 매출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지난 7년 간 개발한 트리플A급 신작이다.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지난 20일 정식 출시됐다. 주요 수익모델(BM)은 패키지 판매로, 인게임 BM은 없다. 단기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유저 저변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지식재산권(IP)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2년 GOTY를 받은 '엘든링(Elden)'의 경우에도 인앱 과금이 아닌 패키지 판매가 주 BM이었다. 해당 작품은 출시 사흘 만에 500만장 판매고를 올렸고, 꾸준히 판매되면서 지난해 4월 기준 3000만장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붉은사막의 판매가는 국내 기준 7만9800원, 미국 기준 69.99달러(약 10만5000원), 유럽 기준 69.99유로(약 12만2000원) 수준이다.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의 지역별 매출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전작인 '검은사막'의 경우 북미‧유럽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플랫폼 수수료 등을 고려해 비교적 보수적인 가격 기준인 약 8만원을 적용해 계산한다면,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 당일에만 약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의 개발비를 약 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기준 손익분기점(BEP)은 약 300만~500만장 정도다. 게임 섹터 전문 벤처캐피털리스트(VC)인 박형택 와프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한국 콘솔게임의 퀄리티와 국내 개발사의 콘솔게임 개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늠좌가 될 것"이라며 “게임 출시 초반인 만큼 유저 모니터링을 통한 패치 및 추가 업데이트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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