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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P분쟁’ 억울함만 호소한 위메이드…전략 실책도 문제

위메이드가 중국 내 판결 집행 지연을 문제 삼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분쟁의 근본 원인은 위메이드 스스로 만든 구조적 취약성에 있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권리 관계 정리 없이 무리하게 제3자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됐으며, 그 결과 국제중재 승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게임사들과 벌여온 '미르의 전설2' 관련 IP 분쟁 경과를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수조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판정을 확보했지만, 중국 내에서 해당 판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출발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현 성취게임즈의 자회사)와 '미르의 전설2'에 대한 공동 저작권 구조를 설정했다. 양측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IP를 공유했으며, 해외 시장에 대해서도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제3자 라이선스 부여 가능성에 대한 합의는 있었으나, 그 방식과 조건에 대해 이후 해석상 큰 이견과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이 공동 소유 구조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채 2016년, 중국 킹넷 계열사인 절강환유와 별도의 IP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성취게임즈와 협의 없이 제3자에게 권리를 넘긴 셈이다. 이 계약은 이후 법적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됐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위메이드의 단독 계약 체결에 대해 “공동저작권자와 협의 없는 권리 부여는 권리남용이며 공동저작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위메이드는 중국 내에서 '미르의 전설2' IP를 독자적으로 행사할 법적 지위를 상실했다. 결국 킹넷과 그 계열사들은 위메이드와의 계약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었고, 이후 로열티 미지급 및 손해배상 책임 회피의 근거로 활용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2023년 성취게임즈와 다시 장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성취게임즈는 중국 내 '미르의 전설2' IP 운영 독점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이같은 결정이 과거 독자적 권리 행사 주장에 대한 사실상 철회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만약 위메이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취의 협의 없이 IP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굳이 성취와 다시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성취게임즈와 재계약을 체결한 것은, 과거 킹넷과의 계약 체결이 권리 구조상 문제를 안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라며 “결국 이번 사태는 위메이드 스스로 만든 취약한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위메이드는 절강환유, 지우링 등과 체결한 계약을 통해 초기에 일부 수익을 확보했지만, 상대방이 매출 급증 이후 로열티 지급을 거부하거나 자산을 이전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이는 위메이드 츠깅 억울함흠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공동저작권 구조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 계약을 추진했던 전략적 미흡함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나온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공동저작권 침해 인정 판결은 위메이드가 이후 진행한 각종 국제중재 및 집행 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대방이 계약 자체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주로 중국 사법제도의 집행 지연 문제와 중국 게임사들의 계약 위반을 강조하는 중이다. 중국 내 외국 중재 판정 집행 과정의 장기간 지연, 그 기간 동안 발생한 킹넷 측의 자산 은닉 행위 등도 문제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전략적 판단 실패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나 책임 있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방적인 피해자 프레임이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중재 승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수금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은, 중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만으로 환원하기 어려운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제중재 승소를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위메이드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만들기 어렵다"며 “과거 전략 실패에 대한 성찰 없이 억울함만을 부각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관세에 전기차 캐즘까지…‘이중고’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가 돌파구로

미국의 25% 관세와 전기차 캐즘을 직면한 현대차그룹의 돌파구로 '하이브리드차'가 떠오르고 있다. 이에 올해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기술 개발에 몰두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13만7075대, 10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현대차), 10.6%(기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소폭 감소한 것과 대비하면 더 눈에 띄는 성장세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고율관세와 전기차 캐즘이란 이중고를 마주했는데 하이브리드차는 이 두 장벽을 넘을 수 있는 핵심 키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기분 약 178만대의 차량을 미국에 판매했다. 이는 그룹 글로벌 매출의 약 23% 수준이다. 이처럼 중요한 시장에 25%의 관세는 치명적이다. 지난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발표에 따르면 3.1개월의 미국 재고분이 있고, 100만대의 현지 생산 능력이 있지만 그 이상의 판매분은 25%의 그림자를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더불어 아직까진 단기 가격 동결로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생산 구조와 수익성의 부담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도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발목 잡는 요인 중 하나다. 전기차 연구기관 로모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410만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전년(33%)보다 둔화됐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은 16% 성장률에 그치며 저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미국 조지아에 연산 50만대의 전기차 공장을 지은 현대차그룹이 움직임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이러한 상황에 하이브리드차가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보다 연비효율이 좋고 전기차보다 접근성이 좋아 지난해부터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마진이 높다. 올해는 이전같은 판매량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팽배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선전은 현대차그룹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이브리드차 생산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조지아 메타플랜트서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차를 혼류 생산한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50만대 생산이 가능한 곳으로 줄어든 전기차 수요를 하이브리드차로 대체함과 동시에 관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주요 거점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 20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개의 모터가 통합된 신형 변속기와, 2.5L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시스템은 기존 대비 연비를 최대 45% 개선하고, 출력과 토크도 각각 19%, 9% 향상시켰다. 1.6L 터보 하이브리드 역시 연비와 동력성능이 대폭 개선됐다. 전동화 기반의 첨단 주행제어, 스마트 회생제동, V2L 등 전기차의 편의기능도 대거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부터 소형차,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후륜구동 기반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캐즘을 맞이한 현대차가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출시 등으로 친환경차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삼성SDI 미국 내 설비 부족… “추가 5조원 자본조달해야”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던 삼성SDI가 올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1조73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후 다시 추가로 자본 조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3사 중 미국 내 생산설비가 가장 부족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5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탓이다.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 장기화로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고 있어 자본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올해 5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SDI의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 2022년까지는 매년 2조원 안팎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6조3576억원으로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다.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같은 투자는 미국 내 생산 설비를 신속하게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SDI는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네럴 모터스(GM)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7년 배터리 양산을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달 1조7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도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 큰 신경을 썼다.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1조73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9000억원을 합작 법인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미국 내 생산설비를 상당한 규모로 갖춘 반면 삼성SDI는 아직 생산설비가 부족하다는 것이 뚜렷한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현재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설립한 인디애나주 1공장(33GWh)의 생산라인 4개 중 1개를 가동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올해 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제품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현지 생산설비가 없다는 약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을 기피하고 있는 미국이 국내 배터리사의 주요 수출처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 서둘러 현지 생산설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추가 자본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I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885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1조73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더라도 4조원에 못 미친다. 아울러 최근 전기차 캐즘 탓에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434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1094억원을 제외하면 손실 규모가 5434억원에 달한다. 올해 연내 캐즘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안에 5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위해서는 자본 조달이나 자산의 현금화가 필요하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추가로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논란 탓에 유상증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삼성SDI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재임기에 미국 생산설비가 늦어진다는 것은 상당히 커다란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사에 비해 투자 속도가 느렸던 삼성SDI 입장에서는 올해 투자 규모를 늘려 경쟁사를 쫓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T 유심사태로 하루에만 3만4000명 이탈 ‘일평균 400배’

대규모 해킹 사태로 고객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대응 조치가 늦어지면서 복제폰 개통·금융사기 등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국내 통신 3사 순위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28일 SKT에서 KT·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순감 인원은 3만4132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의 순감 인원은 2107명으로, 일평균 약 84명이었음을 감안하면 평소의 약 400배가 넘는 수준이다. KT·LG유플러스와 알뜰폰 업계가 SKT에서 이탈한 이용자들을 흡수하는 모습이다. SKT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2만399명, LGU+로 갈아탄 가입자는 1만3733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8729명이 SKT에 신규 가입함에 따라 SKT 가입자 수는 2만5403명 줄었다. 알뜰폰 업계의 경우, 지난 22일부터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유심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전체 알뜰폰 유심 판매량은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직전 동기(15~21일)대비 327.5% 뛰었으며, SK텔링크·SK세븐모바일 유심은 1575% 늘었다. KB국민은행·우리은행의 알뜰폰 브랜드인 KB리브모바일과 우리WON모바일 또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신규 가입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난 19일 대규모 해킹 사태 발생 이후 금융 피해 우려와 함께 미흡한 대처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SKT는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유심보호서비스 및 무상교체를 시행했지만 품귀 현상이 발생, 추가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SKT 이용자 김지선(35)씨는 “온 가족이 20년 넘게 SKT만 이용해 왔는데 해킹 사고에 대한 문자 안내나 가이드라인도 없었을뿐더러 사과만 하고 넘어가려는 모습에 많이 실망했다"며 “타사 대비 보안 수준이 높을 것이란 생각에 비싼 요금제를 감수해 왔지만, 이참에 요금제가 저렴한 통신사나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매장에선 SKT 이탈 가입자 유치를 위해 불법 보조금(리베이트)을 살포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6개월 동안 고가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갤럭시 S25·아이폰 16 시리즈 등을 무상 지급하거나 웃돈을 얹어 주는 방식이다. 매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신 단말을 지급하는 건 대체로 동일했다. 다만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매장 차원의 마케팅 전략으로, 본사 차원 지침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번호이동 및 기기 변경 관련 마케팅·프로모션은 지양하는 모습인데,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T·LGU+나 알뜰폰 또한 현안에서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기 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이슈의 경우 좋은 일이 아니기도 하고, 파급력이 큰 만큼 전체적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라며 “KT나 LGU+의 경우 과거 유사 사례가 있고, 알뜰폰 또한 보안이 약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보니 특별한 액션을 취하기보단 보안 강화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이번 해킹 사태가 국내 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잠재적 피해 규모가 크고, 최근 번호이동 및 마케팅 비용 증가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변동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SKT의 가입자 저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여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고객 정보 유출에 따른 유의미한 가입자 이탈은 없었는데, 약정 및 결합상품으로 인해 단기간 내 이동 수요가 늘긴 어렵기 때문"이라며 “유심 교체 및 초기화가 본격 진행될수록 가입자 이탈 가능성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조선 ETF, 나홀로 수익률 30%대 돌파

4월 한 달간 국내 ETF 시장에서 조선업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해운 기업을 견제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국 조선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조선TOP10'은 최근 한 달간 32.75% 올라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OL 조선TOP3플러스' 30.33%, 'PLUS 한화그룹주' 30.18%,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25.85%, 'HANARO Fn조선해운' 25.33%로 조선 관련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73%)을 훨씬 웃돈다. ETF에 담긴 종목 비중을 살펴보면, '한화오션' 비중이 가장 크다. 앞서 언급한 5개 ETF 중 4개는 한화오션이 시가총액 기준 구성 비중이 가장 크다. 그다음으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 조선업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다. 이달 국내 증시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후 코스피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오락가락 장세에서도 조선 ETF가 상승세를 보인 건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 덕분이다. 올해 1분기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 견줘 영업이익이 300% 이상 늘어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위주로 수주하면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조선업의 미래 전망도 밝다. 최근 국내 조선업은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과 해운 탄소세 도입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해양·물류·조선업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선사와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방침에 따르면, 중국 선사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최대 100만 달러 비용을 내야 한다. 이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를 매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기관투자자는 HD현대중공업을 2912억원, 한화오션을 2216억원, HD현대미포를 211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에 관심을 보인다. 외국인은 HD한국조선해양을 598억원, HD현대마린엔진을 160억원 어치 사들였다. 조선업 호황 기대감이 조선 관련 ETF 수익률로 직결되면서 향후 조선주 중심 투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HJ중공업, 조선업 원·하청 안전보건 평가 ‘최고 등급’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HJ중공업이 지난해 조선사들 중 원·하청 업체의 안전에 가장 체계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28일 HJ중공업에 따르면 HJ중공업은 2024년도 조선업 원·하청 안전보건 상생협력 수준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24년도 국내 선박건조 사업장 22곳을 대상으로 실시된 평가 결과다. 조선업 원·하청 안전보건 상생협력 수준평가는 협력업체의 안전보건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는지를 평가해 산업재해 예방을 촉진하고 안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 수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한 조선사는 HJ중공업을 포함해 2곳뿐이다. HJ중공업은 지난 2022년도 수준평가에서도 92점을 받아 당시 평가대상 21개 사 중 3개사만 획득한 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2년 만에 HJ중공업가 다시 최고 등급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두면서 경영진부터 현장 사원에 이르기 전사적으로 추진해 온 안전보건경영 노력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HJ중공업 유상철 대표이사는 “이번 최고 등급 획득에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도 인명 존중과 안전보건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회사와 협력사 근로자 모두가 건강한 일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hpeting@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증 나선 이유는?…방산 특성상 ‘잘 팔릴수록 유동성 부족’ 때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3000억 유상증자에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이 3조원에 달하는 기업이 급작스레 유상증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표면적인 실적과 달리 유동성이 좋지 않은 방위산업의 특성 때문에 유증에 나섰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아 계획을 수정했다. 지난 8일 수정 공시한 내용을 보면,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소유한 한화에너지 등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메우기로 했다. 지난 21일에는 유상증자 일정을 '미정'으로 바꿨다. 업계에서는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을 위한 승계 작업이 진행된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장부상으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자산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은 부족하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22조8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조원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 비율은 89.6%에 머물렀다. 1년 전보다 13.5% 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대다. 유동 비율은 현금 및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 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 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이 단기적으로 부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항목이다. 일반적으로 유동 비율이 200% 이상이면 이상적, 100% 이하면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본다. 다만 업종별 특성 차이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 비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유동 부채만 25조5161억원에 이르는 탓이다. 그중 절반 이상인 13조6479억원은 선수금이다. 선수금은 지난해 7조3322억원에서 1.8배 늘었다. 차입금 및 사채도 크게 늘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 부터 받은 단기차입금을 받아 차입금이 지난해 2조5380억원에서 올해 6조1177억원으로 2.4배 늘었다.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업종 성격이 반영된 셈이다. 무기는 국가 간 거래가 대부분이라 현금 흐름은 그만큼 좋지 않다. 수주를 해도 계약금이나 중도금이 바로 들어오지 않고, 최종 납품을 해야 돈이 들어온다. 외상이 부쩍 늘어난 점도 방산업의 복잡한 현금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 채권은 지난해 말 8조6091억원으로 1년 만에 307.7%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지난 8일 보도자료에서 유상증자 목적에 관해 설명하면서 “방산 영업 주체인 당사의 별도 기준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393%로 연말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운전자본 증가와 신규 수주 선수금 등 부채 증가 요인이 상존해 재무 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박정석 해운협회장 “해운은 국가 필수산업…미국처럼 전략안보선대 도입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대응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해운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해운산업이 친환경·디지털 전환·우수한 해기사 확보 등 3대 과제를 해결해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올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사실상 섬나라로 수출입 화물의 99.7%를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며 전략안보선대 유지법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미국이 최근 해운을 국가 필수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통해 전략안보선대를 250척까지 확대하고 자국 해기사를 5000명 확보하는 등 해상 공급망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 해양·조선업 부흥을 위해 중국에 대한 고강도 제재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입항하는 중국 선사와 중국 소유 선박에 순톤수 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해운협회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해 우리도 전략안보선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략안보선대는 지난 2016년 한진해운 파산 후 물류대란 위기가 닥치자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가 도입을 추진했던 제도다. 평소 정부가 투자해 약 200척 규모의 상선대를 확보해 국적선사에 빌려준 이후 물류대란이나 전시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 빌려준 상선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한국에게 있어 해운산업은 반도체 같이 국가 전략산업이자 필수산업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도 미국처럼 전략안보선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운협회는 친환경·디지털 전환·우수해기사 확보를 3대 과제로 설정했다. 먼저 친환경을 위해서는 정책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최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 선박 투자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친환경 선박 건조 보조금 및 세제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역시 해운산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일부 해운사들이 각자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협회가 해운사 공동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운업체들은 각자 보유한 선박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모으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활용하면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해기사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해기사는 선원으로 선박에서 일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인력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해운업체들은 해기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해운사에서 근무하는 해기사는 1만1300명 수준이다. 내국인이 7300명, 외국인은 약 4000명인데 배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10년 후에는 약 4000명의 해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외국인 해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외국인 해기사가 국내에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기술이민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쌍용양회 그룹조정실, 쌍용증권 런던사무소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2년 KCTC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운업에 발을 들였다. 2007년에는 고려해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소형 항공사들의 귀환…‘틈새 시장’ 울릉도·중단거리 노선 노린다

전국 도서(島嶼) 지역에 공항이 지어짐에 따라 이에 대비해 소형 항공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들은 시장 재진입을, 마친 회사는 올 하반기 재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신생 회사는 확고한 사업 의지를 밝히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섬 주민 교통권 보장과 응급 상황 대응 △관광·지역 경제 활성화 △국가 안보·영토 관리 강화 △주민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이유로 전국 도서 지역 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서 지역을 접근하는 데에 여전히 많은 불편이 따르고 있고, 양호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 소득이 늘어나 삶의 질이 향상됐고, 도서 접근 시 선박보다 편의성이 좋은 항공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경량 항공기 등을 이용한 관광·레저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정부는 울릉도와 백령도 등에 소형 신공항을 건설해 각각 2028년, 2030년 개항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19가 걷힌 이후 국제선 항공 수요는 올해 9153만명으로 2019년의 101% 수준에 이르러 완전 회복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단거리 국제선에 집중하고 있어 이들보다 규모가 더 작은 항공사들에게는 틈새 시장 공략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세워진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 '하이에어'는 경영진의 채무 불이행으로 2023년 9월 1일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상상인증권 컨소시엄이 인수한 이후 기업 회생 절차와 169억원 규모의 채무 변제를 거치며 재운항 작업을 지속해왔고, 국토부의 항공 운항 증명(AOC)을 재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에어 관계자는 “재운항 준비를 하는 중에는 인력 채용에 따른 교육과 기재 도입, 정비·도장 작업 등 제반 분야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중 비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대 주주인 상상인증권 측은 체리항공·체리에어·Cherry Air·Cherry Airlines 등의 상표를 출원해 사명도 이 중에서 택일해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으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하이에어는 구형 터보 프롭기 ATR 72-500을 처분하고 신형 ATR 72-600을 들여와 사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ATR72-600 기종은 1200m 수준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울릉·백령 등 소형 공항 운항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급 대비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량이 45% 적고, 최대 35노트의 강풍에도 이착륙이 가능해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종을 도입하는 신생 소형 항공사 '섬에어(SUM Air)'는 사명에 걸맞게 섬과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사업 목표로 하며 내년 3월 본격 운항에 나선다. 2022년 11월 설립된 이 회사는 본사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두고 김포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다. 올해 2월 국토부로부터 소형 항공 운송 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올해 11월 72석을 탑재한 터보 프롭기 ATR72-600을 처음 들여온다. 이후 2026년부터는 ATR사와의 신조기 8대 구매 계약에 따라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섬에어는 최근 경상남도·사천시·진주시·한국공항공사 등과 사천공항 활성화·항공 교통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각 지자체는 재정·행정 지원과 공항 홍보·수요 창출에 협력하고, 섬에어는 신규 노선 운항과 지역민 항공 교통 편의 증진에 나선다. 이에 따라 김포-포항경주-제주, 김포-사천-제주 등 내륙과 제주·남해안·동해안을 연결하는 노선을 우선 취항한다. 이후 울산-울릉도·백령도 등 섬과 내륙을 잇는 노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울릉공항과 백령공항 개장에 맞춰 섬 노선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에서 사명을 바꾼 파라타항공은 항공 운항 증명(AOC) 회복차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경력직을 중심으로 숙련된 전문 인력 300명을 채용하고, 여객기도 에어버스 A330 2대와 A320 2대 등 총 4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앞서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대주회계법인은 플라이강원이던 시절 계속 기업 불확실성과 증빙 자료 미제시, 기초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범위 제한을 이유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결 감사 보고서와 감사 보고서에 대해 3년 연속 의견 거절 의견을 표명했다. 2023년 874억원이던 미처리 결손금은 작년 2355억원으로 169.33% 증가했고, 당기 순손실은 2022년 285억원에서 2024년 1460억원으로 412.39% 폭증하는 등 파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았던 상태에서 최대 주주인 아윰이 재무 구조 개선·신규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회생 절차가 2023년 6월 19일 받아들여졌고, 2024년 10월 18일 종결 결정에 따라 급물살을 타게 됐다. 플라이강원 인수에 성공한 공기 청정기 제조사 위닉스는 주주 배정 증자 방식으로 주당 5000원에 50만 보통주를 사들여 파라타항공 운영 자금 250억원을 투입했다. 이 외에도 위닉스는 보유 건물도 매각하고 ALC 바니 에어크래프트·중국 톈진 위칭춘장 항공기술 유한회사·테크 530에 파라타항공이 운용할 항공기 장기 리스료 1147억원에 대한 채무 이행 보증을 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올 8월에는 김포·제주·양양 등 국내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양양국제공항 의무 거점 유지 기간 3년이 지난 만큼 10월에는 인천발 일본·베트남 운항을 계획 중"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는 북미 노선에 취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최초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인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확실한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에 있고, 성실히 기업 회생 절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치킨 게임'이 벌어지는 항공 시장은 영업이익률 자체가 낮고, 변동비도 건지지 못할 경우 파산을 면치 못한다. 대형 항공사 대비 소형 항공사들은 재정 상황이 열악할 수 밖에 없어 재무 건전성 확보와 지역 기반 수요 창출이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재고 없어요” “주말 예약자부터”…SKT 유심 무상교체 첫날 ‘아수라장’

“방문 순서대로 받는다기에 1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잘못은 SKT가 했는데, 왜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나요?" 28일 서울 성북구 SK텔레콤 직영점 'T월드'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배한나(30)씨는 “평일에는 방문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반차를 쓰고 유심을 교체하러 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매장 앞은 영업 시간 전부터 배 씨를 비롯해 유심을 교체하러 온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로 물의를 빚은 SKT가 추가 피해 방지책으로 오전 10시부터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재고 부족으로 인해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적잖았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 또한 대기순번이 10만번대를 넘어가면서 예상 대기 시간이 56시간에 육박키도 했다. 직원들은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는 이용자들에게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오늘 준비된 수량은 100개로, 이후엔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되풀이하느라 분주했다. 100번대 이후로 방문해 해당 매장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없게 된 일부 이용자들이 항의하면서 한때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업무 중간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개인잠금해제(PUK) 코드를 잘못 입력해 휴대전화가 잠긴 이용자들까지 찾아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유심 비밀번호를 변경하면 안심하다는 정보를 접한 후 'SIM PIN' 기능 활성화를 시도했던 이들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순 응대 및 휴대폰 판매·교체 등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공항 로밍센터엔 유심 재고가 충분해 즉시 교체가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아침부터 공항을 찾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김포공항 내 T월드 부스엔 유심을 교체하려는 이용자가 200명 이상 줄지어 서 있었다. 준비 수량이 넉넉해 방문자 대부분이 유심을 교체할 수 있었으나, 대기 시간에만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 데다 진입로 곳곳에 대기줄이 형성되면서 여행객들의 이동에 불편을 주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줄서있던 윤선길(78)씨는 “인근에 거주하는데 딸이 공항에서 바꾸는 게 좋다고 알려줘 바로 찾아왔다"며 “평소 광고 문자는 바로 발송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왜 즉각 알리지 않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순차적으로 교체' 외 구체적인 지침이 하달되지 않은 가운데 매장별로 이를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현장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A매장은 지점 방문 순으로 유심을 교체하고 있던 반면, 인근 B매장은 주말부터 예약명부를 받아 순서대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예약명부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찾아온 이용자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달 말 매장 폐점이나 이전을 앞둔 지점의 경우, 이용자 정보 관련 전산이 빠지기 때문에 유심이 수급되지 않아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A매장 관계자는 “해킹 사실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주 목~금요일 이틀 사이에만 유심 600개가 모두 동났다"며 “통상 '순차적'이라 하면 선착순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냐.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치하라는 지침을 하달받지 않아 일단 방문 순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용자들은 SKT가 내놓은 대책들이 부적절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측 불찰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데, 이용자에게 해결에 대한 책임전가를 한다는 것이다. 해킹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 우려가 높은 가운데 유심보호서비스 외 적절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안내가 없다는 비판도 적잖았다. 김모(26)씨는 “등기우편이나 택배 등으로 유심을 직접 발송하거나, 적절한 보안 방법 가이드를 배포해야 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이용자가 직접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의 차단 서비스 등을 이용하려고 정보를 모아두고 있는데, 해야할 게 너무 많고 복잡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현정(34)씨는 “유심 교체를 위해 주말동안 여러 군데 발품을 팔았는데, 별 거 아닌 일이라는 식으로 응대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통신사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려 해도 가입자가 몰려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고, 로밍 서비스와 병행되지 않아 제약이 많은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SKT는 고객센터 상담사를 통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유심 교체 등을 안내 중이라고 밝혔지만, 뾰족한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모(57)씨는 “사고 발생 인지 후 자체적으로 T월드·PASS 보안 설정과 잔고 이동, 통장·카드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한 상태"라며 “어르신들의 경우 이러한 조치 사항은커녕 해킹 발생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사측 대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SKT는 현재까지 100만개의 유심을 확보했으며, 다음달 말까지 500만개 물량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알뜰폰 이용자를 합쳐 전국에 약 248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심 대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상교체 시행 전부터 재고 품귀 현상이 빚어짐에 따라 온라인 예약을 한 뒤 방문할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용자가 몰리며 접속 지연이 발생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매장별 혹은 시점별로 유심 수급 이슈가 발생할 순 있으나, 지속적으로 유심 재고를 확보 중“며 “재고가 부족한 일부 매장의 경우 예약 서비스를 이용해 순차적으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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