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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익 ‘5억원’…전년 동기비 99.6%↓

에어부산은 2025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763억원, 영업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50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3분기 실적 악화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에어부산 측은 △시장 공급량 대비 여객 수요 증가세 둔화 △단거리 노선 공급 과잉·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 하락 △가용 기재 감소에 따른 운항 감축을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비비와 항공기 관련비 등 외화 관련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올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도 악화됐다. 누적 매출은 59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265억원 대비 99.6% 가까이 급감하며 흑자를 겨우 유지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은 4분기 기단 정상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월 기재 추가 도입이 완료됐고 외주 정비 항공기도 복귀하는 등 공급량 회복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10월 추석 연휴와 연말 성수기 특수, 일본 노선 여객 수요 회복세 등이 4분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4분기 수요 분석을 통한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산-구이린(계림)·나가사키 부정기편을 운항하고, 부산~마쓰야마·비엔티안 등 동계 시즌 선호 지역 운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고환율 기조 등 대외 변수로 인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시아나항공, 3분기 1757억 영업손실…화물본부 매각에 적자 전환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 사업 부문 매각의 여파로 2025년 3분기 적자 전환했다. 13일 아시아나항공은 2025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4643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 당기순손실은 304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1% 감소한 반면,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수치다.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은 지난 8월 단행된 화물기 사업의 분할 매각이다. 이로 인해 3분기 화물 매출은 1440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6% 급감했다. 여객 사업 역시 성수기를 맞아 장거리 노선 공급을 늘렸으나, 미국 입국 규정 강화 등 일부 노선의 수요 위축과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전년보다 9.0% 감소한 1조155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어든 반면 영업 비용은 환율 상승과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에 그치며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주요 비용 상승 요인으로는 △통상 임금 변경에 따른 퇴직급여 충당 부채 증가분 일시 반영 △조업료 소급 인상분 지급 등 일회성 비용 △환율 상승·여객 사업량 증가에 따른 정비비·운항 비용 상승 등이 꼽혔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 발생으로 30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순차입금 감소 등으로 부채 비율은 전년 말 1238%에서 1106%로 132%p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은 4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동계 성수기 지역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호주 시드니 노선 A380 운항과 멜버른·케언즈 부정기편 운항을 비롯, 중국 옌청 노선 주 3회 운항으로 무비자 방문 수요를 유치할 계획이다. 화물사업은 여객기 벨리 카고(Belly Cargo)의 정시성을 활용해 반도체 부품·바이오 헬스·신선 화물 등 긴급 수요 유치에 주력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MM, 3분기 영업익 2968억 원…전년 동기비 79.7%↓

HMM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064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 , 당기순이익 3038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해운업 특수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매출(3조5520억원) 대비 23.8% 줄었고, 영업이익(1조4614억 원)과 당기순이익(1조7385억원)은 각각 79.7%, 82.5% 급감했다. 이번 실적 하락은 글로벌 해상 운임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3분기 평균은 1481포인트로, 전년 동기 3082포인트 대비 52% 하락했다. HMM 측은 “지난해 3분기는 미국 보호관세 우려로 선행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는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물동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주 노선 해상 운임은 서안과 동안이 각각 69%, 63% 급감한 여파가 컸다. 다만 HMM은 3분기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해 글로벌 선사 중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439억 원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한편 4분기는 전통적인 연말 비수기로 전반적인 시황 약세가 예상된다. HMM은 항로별 운항 효율을 최적화하고 냉동 화물 등 고수익 특수 화물을 적극 유치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 “인도 ‘조선 5대 강국’ 비전 파트너 도약”…석유 장관과 협력 확대

HD현대가 인도의 차세대 해양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대폭 강화한다. 13일 HD현대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소재 GRC(글로벌 R&D센터)에서 정기선 회장이 하딥 싱 푸리(Hardeep Singh Puri)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 대표단을 만나 상호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구란갈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 아룬 쿠마 싱 인도 석유천연가스공사(ONGC) 회장, 마두 나이르 코친조선소 회장 등 인도 정부와 국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도 대표단은 정 회장의 안내로 HD현대가 보유한 최신 선박 설계 및 건조 역량과 스마트 조선소 운영 시스템을 확인하고, 인도 조선업의 기술 발전과 선대(船隊)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인도 고위 대표단의 방문은 인도 정부가 핵심 국가 과제로 추진 중인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과 직결돼 있다. 이 비전은 인도 해운·항만·조선 산업 전반의 자립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인도는 현재 1500척 규모의 상선을 2500척까지 확대하고, 글로벌 5위권 조선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는 약 240억 달러(약 3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특히 지난 10월에는 선박 신조(新造) 사업 확대를 위해 약 8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지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HD현대는 이미 인도 조선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MOU를 체결하고 △설계 및 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협력 범위를 함정 사업까지 확대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HD현대는 인도의 조선산업 발전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조선·해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딥 싱 푸리 장관은 “HD현대는 인도의 해양 비전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양측 간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협력 관계가 더욱 실질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인도 대표단은 오는 14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해 상선 및 특수선(함정) 건조 현장을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날개 균열’ 에어버스 A380에 유럽은 긴급지침, 국내 항공사는 “당장 문제 없다”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A380 기종의 '날개 중앙 스파(Wing Middle Spars)'에서 균열이 발견됨에 따라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긴급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특정 기체가 아닌 A380 계열의 모든 여객기에 적용되고, 수리 후에도 3년마다 영구적인 반복 검사를 요구하는 '종료 조치 없음' 조항을 포함해 파장이 예상된다. 2010년대 초 '리브 핏(Rib-feet)' 균열 사태 이래 15년 가까이 이어진 '만성 질환'인 날개 문제가 다시금 A380 기단의 조기 퇴출 논의를 앞당길지 주목된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지난 5일(현지시간) A380 기종의 날개 구조적 결함에 대한 제안 감항성 지침(Proposed Airworthiness Directive)인 'PAD 25-170'를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여러 대의 A380 항공기에서 '날개 중앙 스파(Wing Middle Spars)'의 균열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스파(Spar)'는 날개를 동체부터 날개 끝까지 가로지르는 '대들보'나 '척추'와 같은 핵심 뼈대 부품으로, 비행 중 날개가 받는 하중의 대부분을 견뎌낸다. EASA는 이 핵심 부품의 균열이 “감지되고 수정되지 않으면 날개의 구조적 무결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침이 항공사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종료 조치(Terminating Action)'을 명시한 ⑶항 때문이다. EASA 측은 균열을 수리하더라도 “반복 검사에 대한 종료 조치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A380 운용사들이 36개월(3년)마다 기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영구적으로 이 부위를 검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12개월 이상 장기 보관된 항공기는 상업 운항 복귀 전 즉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팬데믹 기간 지상에 묶여있던 기체들이 1차 표적이 됐다. A380 기종의 날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5년 가까이 이어진 '만성 질환'의 역사는 20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1차 파동은 2010년 호주 콴타스항공 QF32편 엔진 폭발 사고 수리 중 날개 내부에서 균열이 처음 발견되며 시작됐다. 문제는 '리브 핏(rib-feet)'이라는 부품이었다. '리브(Rib)'가 날개의 단면 모양(익형)을 잡아주는 '갈빗대'라면 '리브 핏'은 이 갈빗대를 날개 외피와 스파(대들보)에 고정하는 L자형 브래킷이다. 당시 에어버스는 부적절한 알루미늄 합금 사용 등을 시인하며 대규모 수리 및 보상 비용을 지출했다. 2차 파동이 일었던 2019년에는 날개의 '외부 후방 스파(ORS, Outer Rear Spar)'에서 새로운 유형의 균열이 보고돼 EASA가 초기 기체들에 대한 검사를 지시했다. 2023년부터 2024년 사이엔 3차 파동이 일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걷힌 후 각 항공사들은 장기 보관 후 복귀한 기체들을 현업에 복귀시켰다. 그러나 크고 작은 정비 문제가 생겼고, 특히 에미레이트 항공 기재에서는 가속화된 날개 스파 균열이 발견됐다. 원인은 비행 피로가 아닌 '수소 환경 보조 균열(HEAC, Hydrogen Environment Assisted Cracking)'로, 습도 등 특정 환경에서의 장기 보관이 금속을 취약하게 만든 것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날개 앞전의 '슬랫(Slat)'에서 '박리(delamination)' 현상까지 보고된 바 있다. '슬랫'은 이착륙 시 양력을 높이기 위해 날개 앞쪽으로 펼쳐지는 패널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 날개의 '중앙 스파' 문제까지 더해진 것이다. PAD 25-170은 △A380-841 △A380-842 △A380-861 기종의 모든 제조 일련 번호(all manufacturer serial numbers)에 적용된다. 올 8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총 186대의 A380이 운항 중이며 36대가 그라운딩 상태인 가운데, 현재 A380을 운용하는 전 세계 10개 항공사 모두가 영향권에 있다. '영구적 반복 검사' 조항은 항공사의 정비·수리·분해 조립(MRO) 역량과 기단 운용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은 116대 전체가 3년마다 새로운 중정비 대상이 됐다. 이미 2023년부터 HEAC 문제 수리와 대규모 객실 개조 프로그램으로 두바이 MRO 시설이 완전 가동 상태라고 밝힌 바 있어 정비 병목 현상과 스케줄 추가 차질이 예상된다. 영국항공(브리티시 에어웨이즈)과 싱가포르 항공처럼 12대의 비교적 적은 기단을 운용하는 항공사들도 문제다. 이들은 시간당 운항 허용 횟수인 슬롯이 꽉 찬 런던 히드로(LHR)·싱가포르 창이(SIN) 공항에서 A380의 대량 수송 능력에 의존한다. 기단 중 단 몇 대라도 장기 검사로 운항에서 이탈하면 대체기 투입이 어려워 노선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된다. 당초 전세계 항공 시장에서 A380 여객기는 조기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 폭증과 신형기 인도 지연에 힘입어 운항이 재개됐고 재차 대형기 전성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슬랫 박리'와 '중앙 스파 균열'이라는 구조적 결함이 보고되면서 이 부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A380의 퇴역 시기를 언급했지만 현실적으로는 항공기 공급망 문제가 심각한 탓에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EASA의 입장과 관련해 별 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정비를 담당하는 현업에 확인해본 결과 특정 사례가 발생하면 해당 기종에 대해 점검 지시를 내리는데, EASA가 최근 발행한 건 감항성 개선 지시(AD)에 관한 문서를 발행할 것이라는 예고문과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EASA가 언급한 문제는 곧바로 정비가 가능한 게 아니라 중정비 시행 시 할 수 있는 것이어서 해당 기종을 보유한 항공사들은 중정비 시행 시 지적 사항을 점검하고 이행하면 되는 것"이라며 “당장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의 언급처럼 EASA는 해당 문서를 통해 오는 12월 3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제안(Proposed)' 절차를 밟고있다. 에어버스가 이 중앙 스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영구적인 '종료 조치'를 개발해내지 못할 경우 A380의 퇴역 시계는 항공사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시금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의 피로 한계(metal fatigue)와 끝없이 상승하는 MRO 비용에 의해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릴 수 있어 에어버스 측의 입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두 번 접는 ‘삼성 트라이폴드’ 내달 5일 출시…‘폴드블폰 리더십’ 되찾을까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 트라이폴드'가 오는 12월 5일 공식 출시와 함께 국내 판매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트라이폴드 신제품을 앞세워 스마트폰 차세대 폼팩터(기기 외형) 시장을 선도하고, 폴더블 기술 리더십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월 5일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국내 판매를 알린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 두바이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트라이폴드는 기존 양면접이식 '폴드' 시리즈의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화면을 두 번 접는 구조(G자형)로 설계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트라이폴드 실물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완전히 펼치면 약 10인치의 대화면을 제공하고,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 수준의 휴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크리에이터 등 멀티태스킹 수요층이 트라이폴드의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지난 7월 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2025'에서 “트라이폴드폰은 인공지능(AI)시대를 선도할 혁신적인 폼팩터 중 하나"라고 소개한 뒤 “올해 안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대중의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당시 출시 일정이 연내로 앞당겨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연내 일정 물량 확보를 위해 12월 공개 및 판매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대형 화면의 디스플레이를 내세운 폼팩터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에 따른 진입 장벽으로 트라이폴드의 흥행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출고가격은 복잡한 힌지 구조와 추가 디스플레이 부품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해 300만원 후반~400만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가격 부담감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선한 제품이라 끌리지만 비싸다"는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가의 진입 장벽을 감안할 때 트라이폴드를 매출 확대용이 아닌 기술 과시형 전략상품으로 보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트라이폴드의 초기 출하량을 2만~3만대 수준으로 제한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해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 출시를 계기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상용화하며 시장을 개척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선두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45%, 모토로라 28%로 두 회사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의 점유율은 9%에 그쳤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통해 압도적 기술력과 완성도 경쟁으로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화웨이가 지난 9월 세계 최초 트라이폴드폰 '메이트XT'를 먼저 출시한 만큼 두 제품의 비교 평가에 따라 트라이폴드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듀얼 인폴딩(G자형)' 구조로, 화면 양쪽을 모두 안으로 접는 방식이다. 디스플레이의 외부 노출을 최소화해 내구성을 높였다면, 화웨이 메이트XT는 아웃폴드 방식을 채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헤이, 익시~” LGU+, 대화형 AI비서 익시오 첫 공개

LG유플러스가 자사 인공지능(AI) 통화 앱 '익시오(ixi-O)'를 고도화하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AI 기술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통화 영역에서도 이용자 경험을 혁신하려는 행보다. LG유플러스는 13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익시오 AI 비서'를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익시오 AI 비서는 통화 중 대화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는 기능을 갖췄다. 사용자가 통화 중 “헤이, 익시"라고 부르거나 호출 버튼을 누르면 AI가 통화에 참여해 정보를 검색하고 결과를 음성으로 안내한다. 예를 들어 친구와 통화 중 “헤이 익시, 이번 주말 날씨가 어때?"라고 묻으면, AI가 검색 결과를 바로 음성으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익시오 AI 비서는 구글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특히 정보 처리 속도를 단축하기 위해 '보이스 투 보이스(Voice-to-Voice)'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고객의 대화 내용을 안전한 자연어 검색 기술로 처리하는 기능은 국내 최초일 것"이라며 “기존 LLM 모델은 8초 이상의 지연 시간이 발생하지만, 이번에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지 않고 바로 음성에서 음성으로 변환하는 방식을 구글과 함께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보안성도 강화됐다. LG유플러스는 온디바이스(On-device) 기반 음성 인식(STT) 기술을 적용해 호출 전 통화 내용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호출 후 발화된 내용만 검색에 활용하도록 했다. 이 CTO는 “호출 전 대화는 기기 내에서만 처리되고, 검색을 위해 서버로 전송된 내용도 즉시 삭제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익시오 이용자 누구나 AI 비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익시오는 지난해 처음 공개된 AI 통화 앱으로,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보이는 전화 등 다양한 기능을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제공하고 있다. 초기 버전(1.0)에서는 위·변조 음성을 탐지하는 '안티딥보이스' 기능을 도입해 보안 강점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AI 대화 검색, AI 스마트 요약, 디스커버 2.0 등을 추가한 '익시오 2.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AI 대화 검색은 통화 중 잊은 내용을 AI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능이며, AI 스마트 요약은 통화 내용을 목적에 맞게 자동 정리한다. 디스커버 2.0은 통화·문자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AI 기능을 추천한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단순 통화 앱이 아닌, 대화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AI 비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고객들에게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며 가입자 확대와 무선사업 실적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기능을 탑재한 만큼, 고객들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장(상무)은 “익시오 AI 비서와 타사 서비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통화 중 이탈 없이 실시간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세계 최초 사례"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익시오 AI 비서를 단순 검색 기능을 넘어, 향후 통화 중 언급된 일정·장소 예약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원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익시오는 지난 1년간 고객에게 '안심'을 제공하며 AI의 실질적 가치를 입증해왔다"며 “이제는 고객의 시간을 아끼고 삶을 편리하게 지원하는 맞춤형 AI로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GS칼텍스, 전기차 화재진압설비로 ‘소방의 날’ 표창 수상

GS칼텍스가 전국 주요 거점에 전기자동차(EV) 화재 초기 진압에 최적화된 설비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GS칼텍스는 EV 충전소에 화재진압설비를 도입한 공로로 제63주년 '소방의 날'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표창에서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내곡·죽전·달맞이 4개소에 EV 전용 화재진압설비를 설치하며 지역 사회 안전 강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GS칼텍스는 올해 4월 에너지플러스 허브 달맞이점에 전기차 화재진압설비를 도입했으며, 이후 적용 범위를 주요 거점 4개소로 확대했다. EV 전용 화재진압설비는 EV 충전 차량 하부에 고정된 살수 노즐 플레이트로 화재 발생 즉시 물을 분사해 화염 확산을 차단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화재 발생 초기의 급격한 온도 상승과 연소 확산을 방지해 소방차 도착 전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GS칼텍스는 도심 충전소 환경에 적합한 전기차 화재 대응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각 충전소 입지와 소방차 도착 소요 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저수량을 산정하고 설비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도현 GS칼텍스 상무(모빌리티앤마케팅 기획 부문)는 “고객과 지역사회의 안전은 회사의 최우선 가치"라며, “앞으로도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중심으로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고, 보다 스마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해상패권 키플레이어 K-조선 (상)] 한화오션·HD현대, 中견제 美전략 ‘핵심 병기창’ 급부상

세계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종전까지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업용 선박시장의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을 중심으로 경쟁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소용돌이의 한복판에서 '전략자산(Strategic Asset)'으로서 존재 가치가 재정의되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의 미국 필라델피아(필리)조선소 인수와 우리 정부의 핵추진 잠수함(SSN) 사업 추진, HD현대중공업의 인도 해군 대형 상륙함(LPH) 사업 참여는 표면적으로 개별 기업의 대형 수주활동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K-조선업계가 '글로벌 멀티 야드(Global Multi-Yard)' 전략을 채택해 미국의 핵심 대외정책인 인도-태평양지역의 중국 해양굴기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압박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 조선업의 재건과 동맹국 역량의 결집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Making American and Allied Shipbuilding Great Again)' 정책은 K-조선의 글로벌 멀티 야드 전략과 필연적으로 조우하며 전략적 동조화를 이루고 있다. 현재 미국은 심각한 전략-자원 간 불일치 상태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양패권을 유지해야 하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자국의 조선 산업 기반은 쇠퇴한 상태다. 미국 조선업은 신규 함정 건조 역량의 부족은 물론, 기존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병목 현상 탓에 미 해군의 전력 유지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아래 등장한 마스가(MASGA)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집권 2기 핵심 과제로 설정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구상이다. MASGA는 2021년 출범한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 파트너십인 'AUKUS'의 한계를 보완하는 '산업적 확장판'으로 해석할 수 있다. AUKUS는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엘리트 소수' 간의 기술 공유 모델이었으나, 미 조선소의 건조 역량에 심각한 부담을 안겼고 한국 등 다른 핵심 동맹을 배제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반면에 MASGA는 동맹국의 산업 기반 자체를 미국 주도의 안보 네트워크에 통합하려는 더 큰 규모의 전략이다. 미국은 자본과 더불어 핵 우산·핵 연료 등 안보의 바탕을 제공하고, 한국은 기술과 생산력을 제공하는 '전략적 빅딜'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MASGA의 성공이 사실상 K-조선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한국은 LNG 운반선·잠수함 등 첨단 선박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MASGA 성공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미 한화오션·HD현대 등 한국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MRO 사업을 추진하며 프로젝트 이행에 기여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이를 통해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MASGA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흐름과 별개로 K-조선은 '글로벌 멀티 야드' 전략을 구사하며 자체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해 왔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과 단순 수출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 핵심 거점에 생산·서비스 기지를 확보하는 다각화 전략이다. 이는 선박 건조 뒤 판매를 넘어 △유망 야드 직접 인수·합병(M&A) △현지 조선소와 파트너십 체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거점 확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전략의 목적은 군함 등 특수선과 같은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 대응하며 MASGA와 같이 현지 정부의 정책과 안보 수요에 선제대응 하는데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을 동원해 글로벌 멀티 야드 전략의 가장 공격적인 형태인 '직접 투자 및 인수(M&A)' 방식을 선택해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미국 상선 시장은 물론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은 미 군함 건조 및 MRO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이 모델은 MASGA의 핵심 목표인 '미국 본토 조선업 재건'이라는 요구에 가장 직접적으로 부응하는 방식이고, 한화오션이 MASGA의 핵심 파트너로 급부상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화와 달리 HD현대그룹은 상대적으로 '자본 경량화'와 '네트워크 확장' 모델을 추구한다. 조선 부문 핵심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페루·인도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요한 전략적 거점국가들의 현지 국영조선소에 함정 설계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이전하고, 공동 생산을 통해 현지 방산 수요에 효과적으로 진입한다. 이 파트너 국가들은 모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외관상 한화그룹의 미국 조선소 M&A와 HD현대그룹의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십은 상이한 전략처럼 보이지만 모두 각자 방식대로 MASGA에 입각한 것이다. 한화오션이 MASGA의 미국 본토 조선 경쟁력 재건에 직접 베팅했다면, HD현대는 MASGA의 동맹국 역량 강화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K-조선이 가격·물량 경쟁을 뛰어넘어 안보와 기술의 영역에서 중국 조선업과 경쟁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한화오션의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리 조선소에서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지정학적 폭발력을 갖게 됐다. 이로써 한화오션은 명실상부한 MASGA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정치적 선언과 필리 조선소의 산업적 현실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현재 필리 조선소는 주로 수리·개조 등 MRO 중심의 역할을 맡아왔고 핵추진 잠수함과 같은 고도의 특수선을 건조할 시설이나 인력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반면에 한화오션은 23척 수주·17척 인도 등 국내 최다 잠수함 실적을 보유한 강자이고, 한국은 이미 20여 년 전 핵추진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기본 설계 연구를 완성 단계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화오션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시뮬레이션까지 실행해본 경험이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선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기술력·자본 투자와 미국 정부의 핵연료·핵심 원자로 기술 제공이라는 거대한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본 사업이 '한화에 의해 미국에서 만들어짐(Made in USA by Hanwha)'이라는 미국 주도의 핵추진 잠수함 공동 건조 사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HD현대의 '글로벌 멀티 야드' 전략은 인도-태평양의 핵심 거점인 인도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약 1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인도 해군의 차세대 상륙함 4척 도입 사업을 위해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 조선소(CSL)와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HD현대가 함정의 설계와 기술 지원을 담당하고 건조는 코친 조선소에서 현지 공동 생산'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거점이자 중국 견제의 최전선에 위치한 국가다. 인도 정부는 군 현대화 계획을 통해 해군력 증강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K-조선이 대 중국 억지력 강화와 직결되는 인도의 해군력 증강에 나선 것은 자국의 전략적 이익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HD현대의 전략은 인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필리핀(해외 특수선 엔지니어링 오피스 개소)·페루(함정 4척 공동 건조) 등 함정 건조 협력을 동시다발적으로 이어가며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축하고 있다. K-조선의 '글로벌 멀티 야드' 전략이 MASGA와 동조화되는 현상은 막대한 기회인 동시에, 치명적인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유출과 종속 문제다. 과거 대만 등에 잠수함 설계 도면이 유출되는 심각한 보안 사고를 겪은 바 있고, MASGA 협력 과정에서 원자로·핵연료 등 핵추진 잠수함 핵심 기술에 대한 미국의 통제로 기술적 종속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들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가 결국 유예했지만 '안미경중(安美經中)'사이의 딜레마는 여전히 경영상 가장 큰 리스크로 남아있다. 또한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이나 '존스법(Jones Act)' 등 미국의 강력한 자국 산업보호법과 규제는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이다. 최악의 경우, K-조선이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고도 핵심 사업에서 배제되고 단순 하청 기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가드레일'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기업 주도적 접근을 넘어 '한·미조선협의체(SCG)' 설립과 같은 공식 컨트롤 타워를 구축함으로써 미국 규제와 충돌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산 기자재의 현지 조달 비중을 보장받고, 기술 이전 범위와 보안 규제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피터 리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군함 건조와 관련, MASGA를 계기로 한국은 미국과 중단된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협상을 재개하고 미국산 우선 구매법 일부 조항의 면제를 받는 '적격국'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법(10 U.S. Code § 4801)에 따라 운영되는 미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영국 공동 방위산업 협력 체제인 국가기술산업기반(NTIB)에 '국내 공급자'로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터 리는 한국이 다른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해 백악관과 미 의회를 상대로 조선 및 유지보수 협력에 대한 법 개정을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 메르세데스-벤츠와 ‘One LG’ 전장 협력 강화…차세대 모빌리티 동행 가속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이 독일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와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LG와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진은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전장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이사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는 LG전자 조주완 CEO, LG디스플레이 정철동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는 마티아스 바이틀 CEO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양측 경영진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한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한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를 위해 LG는 전기차 부품,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율주행센싱 등 차세대 기술을 소개하고, '원 LG' 협업 체계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 방안을 모색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4개사는 내연기관차, 전기차,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 이르는 전장 분야에서 차별화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SDV 전환 핵심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곡면형 파노라믹 스크린을 적용한 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함께 개발해 프리미엄 전기차 EQS 모델에 탑재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에 차량용 플라스틱 OLED(P-OLED)를 공급하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기반의 P-OLED는 우수한 화질과 곡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에도 적용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자율주행센싱 분야의 협업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전략적 파트너십은 차세대 차량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라며 “LG와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과 품질,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사용자 경험 중심의 가치 제안, 통합 SDV 솔루션 포트폴리오, 검증된 글로벌 기술력과 신뢰도를 기반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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