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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늦으면 200억 날아간다”…‘K-모듈러 AIDC’ 띄운 속도전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건설산업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AI 연산 수요 증가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설계, 시공 기준을 검토하고 전력과 냉각 설비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는 모듈러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모듈러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 건설 방식보다 공사 기간을 약 36%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기술을 검증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1MW급 실증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한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시대의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육성과 공급전략' 세미나에서 김명준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김 정책관은 “포럼에서 관련 과제들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연내 12월까지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지만 국토부도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김 정책관은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과기부에서 총괄적으로 하고 있지만 건설산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저희도 포럼을 구성했다"며 “국토부가 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이젠 누가 빨리 짓느냐의 싸움"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문병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은 “누가 튼튼하게 잘 짓는가의 싸움이 이제는 아니다"라며 “누가 표준 설계 모델로 빨리 짓는가의 싸움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AI 반도체의 고성능화에 따라 데이터센터 내 전력 사용량과 냉각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부원장은 고성능 GPU가 적용되면서 랙당 전력 사용량이 높아지고 냉각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점 전기 수요가 높아지고 칩에 따라 들어가야 할 입지 조건이나 여러 시설이 달라지고 있다"며 “설비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고 건물도 바뀌어야 하는 체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문 부원장은 “60MW 커미션이 한 달 늦어지면 약 200억원의 손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50MW를 8개월 조기 준공하면 약 2900억원의 이득이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 공기 36% 단축…해법은 '모듈러' 건설연은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형 AIDC 모듈러 인프라테크 기술'을 제안했다. 이는 냉각과 전력, 화재 대응,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각각 모듈화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문 부원장은 “냉각 시스템이나 전력 시스템, 화재 시스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각각 플랜트화하고 모듈화해서 공장에서 짓자는 것"이라며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놓으면 빨리 만들 수 있고 그 기술을 이용한다면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에 맞춰 미리 조립하고 디지털 체인으로 맞춰본다면 현장에 가서 조립이 가능하다"며 “생산의 국제 표준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건설연은 모듈러 방식의 기대효과로 공사 기간 약 36% 단축과 현장 노무 63% 감소, 공장 초기 품질의 현장 95% 확보를 제시했다. 문 부원장은 “저희들이 계산해 보면 공기는 약 36% 단축이 가능할 것 같다"며 “현장 노무도 63% 감소하고 공장의 초기 품질을 현장에서 약 95%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수도권 승인 1.9%…전력이 '병목' 전력 확보도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의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문 부원장은 “수도권 전력 공급 신청은 522건이 있었지만 실제 10건밖에 통과되지 않았다"며 “1.9%의 수도권 승인율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은 89.7%로, 지방에 많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전력을 어떻게 끌어올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병목"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숙 세빌스코리아 상무도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상무는 “2025년 기준 IT로드 1.32GW 규모인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5년 후인 2030년에는 두 배 이상인 2.84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졌다면 향후에는 지방에 분산돼 신규 공급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수도권 안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선호되는 입지였지만 이제 수전 확보가 어려워지고 수전이 확보된 토지 매입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 해저케이블까지…CSP 유치 '연결성' 부각 IT와 통신업계와 관련해서는 전력뿐 아니라 네트워크 연결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상무는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조건에 대해 “통신 시설이나 국제 회선 이입도 필요하다"며 “광역 네트워크를 갖추는 등 부지 주변의 인프라 상황이 맞물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 이후 질의응답에서도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유치를 위해 해저케이블과 육양국 등 통신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인천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는 연결이 돼야 살아 있는 것"이라며 “전력이나 용수는 충분조건이고 필요조건은 연결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연결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개인 사업자가 할 수 없다"며 “바로 그 지점이 해저케이블이고 육양국이고 글로벌 통신 인프라의 구축 협의"라고 강조했다. ◇ 얽힌 인허가…“원스톱 처리 필요" 인허가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김채규 국토부 AIDC 건설산업포럼 위원장은 “AI 데이터센터가 입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이나 용수 등 관련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이걸 기관별로 인허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원스톱으로 행정 업무를 처리해주는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왔다. 안계현 현대건설 HMG건설기술연구원 상무는 “2030년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려면 지금 인허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 정책조차 정리가 안 돼 있어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이어 “하나의 인허가를 받는 데 있어서도 한전과 여러 부처 등 다양한 인허가 기관이 있다"며 “원스톱 심의같이 빠르게 인허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마련할 로드맵에서 관련 제도와 기술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정책관은 “구체적인 기준들이 없어서 조속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운영 중인 업체나 시공 업체들과 긴밀하게 의견을 수렴해 어떻게 가져갈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모듈러 기술에 대해서도 “속도를 빨리 내기 위해서는 공장에서 건설해 모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주셨고, 데이터센터 기계설비 모듈화와 관련해 기획연구를 하고 있다"며 “기획연구를 통해 예산을 놓고 빨리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와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인력과 기자재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 국내에서 설계와 시공 실적을 확보해 해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3차 ESS 입찰 코앞으로 …삼성·SK·LG, 승부처는 ‘가격 밖’에

오는 9월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앞선 입찰에서 우위를 다투던 삼성SDI와 SK온이 다시 맞붙고, LG에너지솔루션까지 가세하며 3차 입찰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75% 이상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2차에서는 SK온이 절반 이상의 물량을 가져가며 판도가 뒤집혔다. 올해 예정된 유일한 중앙계약시장 입찰인데다 2차부터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 비중이 50대50으로 조정된 만큼 업체별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전성·국내 산업 기여도 등 비가격 경쟁력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SS 중앙계약시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불안정과 출력제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ESS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확보하는 제도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총 2.22기가와트(GW)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전국 단위 중앙계약시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1·2차 입찰을 통해 총 1.1GW가 넘는 ESS 사업을 선정했다.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사실상 시장을 선점했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2025년 7월 육지 500MW와 제주 40MW 등 당초 540MW 규모로 추진한 1차 입찰에서 총 563MW 규모의 8개 사업을 최종 확정했다. 공고 물량의 105%까지 선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라 최종 물량은 당초보다 늘었다. 배터리 업체별로는 삼성SDI가 약 427MW를 확보해 전체의 75.8%를 차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136MW를 확보했다. SK온은 수주하지 못했다. 1차 입찰만 놓고 보면 삼성SDI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셈이다. 다만 2차 입찰에서는 SK온이 최대 수주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 공고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은 육지와 제주에서 각각 별도 입찰이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7개 사업, 565MW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SK온은 읍동·운남·남창 등 3개 사업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284MW를 확보했다. 전체의 50.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삼성SDI는 202MW(35.7%), LG에너지솔루션은 79MW(14%)를 각각 확보했다. 1차에서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SK온이 2차에서 최대 물량을 확보하면서 업체별 수주 구도도 달라졌다. 삼성SDI는 1차의 75.8%에서 2차 35.7%로 비중이 낮아졌지만, 두 차례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차 24.2%에 이어 2차에서도 14%에 그쳤다. 입찰 평가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1차에서는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가 각각 60%와 40%였지만 2차부터는 50% 대 50%로 조정됐다. 비가격 평가에서는 화재·설비 안전성과 산업·경제 기여도 등의 배점이 확대됐다. 전력거래소는 1차 입찰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격점수가 높을수록 총점과 낙찰 확률이 높은 반면 비가격 점수와 낙찰 확률 간 뚜렷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2차부터 가격과 비가격 평가의 비중을 동일하게 조정했다. 3차 입찰에서도 2차부터 적용된 평가 체계가 유지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7월 사업자 간담회에서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 비중을 50대50으로 유지하고, 가격평가는 최저가 방식을 적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일부 세부 평가 기준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뿐 아니라 계통 연계와 안전성, 산업·경제 기여도 등을 함께 평가하는 큰 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는 3차 입찰을 늦어도 9월까지 공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입찰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앞선 1·2차와 비슷한 500MW대 물량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고려해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터리 3사도 3차 입찰과 국내 ESS 시장 확대에 대응해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SK온은 충남 서산 2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가운데 약 3GWh 규모를 ESS용으로 전환해 2027년 초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서산공장의 ESS용 LFP 생산능력을 향후 최대 6GWh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7년부터 초기 1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울산사업장에 ESS용 LFP와 나트륨 배터리 등의 양산 기반을 구축하는 중장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국내 소재업체 엘앤에프와 ESS용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공급망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3차 입찰이 배터리 업체들의 국내 ESS 사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2차 입찰에서 수주 1위가 삼성SDI에서 SK온으로 바뀐 만큼, 3차에서는 업체별 가격 경쟁력과 함께 국내 생산 기반, 안전성, 공급망 등 비가격 경쟁력이 어떻게 평가될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1·2차 입찰에서 수주 결과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업체별 가격 경쟁력과 사업 전략이 달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3차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국내 생산 기반과 안전성, 공급망 대응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각 업체가 어떤 조건으로 사업을 제안하느냐가 수주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포스코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 19기’ 성료… 공학 아이디어로 온정 나눠

포스코(대표이사 이희근)의 대표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Beyond)' 19기가 3개월간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7년 창단한 비욘드는 대학생들이 직접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참여해 국내외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포스코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올해 19기 단원들은 여름방학 집중형 프로그램에 참여해 공학교육 및 메이커 활동을 기반으로 한 나눔 활동을 전개했다. 5개 조로 구성된 단원들은 전자·회로, 물리·기계, 피지컬 AI 등을 주제로 직접 공학 체험 키트와 학습 콘텐츠를 기획·개발했다. 초음파 센서, 머신러닝, 기계 구조 등 다양한 기술 원리를 실생활 안전 및 과학 개념과 연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교육으로 완성했다. 단원들은 지난 7월 인천 송도 지역아동센터 아동 63명을 대상으로 첫 교육봉사를 진행해 공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다. 이어 8월에는 베트남 남부 푸미(Phu My) 지역을 찾아 초등학생 250명에게 공학 교육을 제공했다. 또한 벽화 그리기와 화단 조성 등 교육 환경 개선 활동을 펼치고, K-POP 댄스 및 전통 부채 만들기 등을 통해 현지 아이들과 양국 문화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베트남 봉사에는 포스코청암재단의 글로벌우수대학장학생인 현지 대학생 7명이 합류해 한국 단원들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비욘드 19기 김상학 단원은 “공학 원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며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고, 사람과 문화를 잇는 공학의 가치를 경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 현지 장학생 단원 역시 “포스코로부터 받은 지원을 지역사회에 다시 환원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욘드를 통해 미래세대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문화 나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일단 가격은 뛰었는데”…K-석화, 中 ‘밀어내기 수출’ 우려 여전

주춤했던 석유화학 제품의 아시아 역내 가격이 최근들어 모처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이번 가격 상승은 수요 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업황 회복보다 중동발 공급 차질과 원료비 상승 등 공급 측 요인이 주도한 반등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뚜렷한 증산 기조 아래 중국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설비 가동을 앞둔 가운데, 국내에선 오히려 석유화학 사업재편의 속도전 요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국산 제품의 '밀어내기 수출'이 본격화할 경우 역내 석화 시장의 공급과잉이 재차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석화제품 가격 깜짝 반등했지만...수요 회복은 '글쎄' 31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현물 가격(한국 FOB)은 지난 21일 기준 톤(t) 당 1060달러를 기록했다. 전 주 대비 110달러(11.6%) 오른 수치다. 이달 평균 가격도 993.33달러로 전월 대비 13.4% 급등했다. 올해 초 600달러 수준을 보였던 에틸렌 가격은 중동전쟁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 3월 1216.25달러로 2배 가까이 급등한 데 이어, 4~5월 역시 1000달러선을 유지했다. 이후 6월 800달러선으로 후퇴하며 가격 조정 흐름이 나타났는데, 8월 하순 들어 급격히 상승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프로필렌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화학시장 정보업체 ICIS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프로필렌 수입가격은 최근 2주 연속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역내 공급 부족, 중국 내수가격 상승 등이 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석화제품의 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은 지난 21일 주간 가격이 약 8% 상승했고,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역시 최근 2~3개월 내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시장은 이 같은 석화제품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중동발 공급 차질과 원료비 상승을 지목하고 있다.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제품가격을 끌어올렸다기보단 공급 감소와 조달비용 상승이 가격의 하단을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ICIS는 지난 2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역내 석유화학 시장의 급격한 가격 상승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동 지역의 물동량 차질과 생산 감소로 역내 공급이 빠듯해진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대체 조달비용 증가까지 겹치면서 판매자들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ICIS는 “생산 감소와 중동발 물동량 차질, 대체 물량 조달비용 상승 등의 요인은 시장에서 판매자들의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구매자들은 대체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기초유분부터 다운스트림까지...중국發 대규모 공급과잉 '촉각' 당장의 가격 반등에도 국내 석화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제약이 가격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국에서 기초유분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신규 생산능력이 하반기 잇달아 시장에 유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올 하반기에만 연산 약 430만t 규모의 신규 프로필렌 생산능력이 가동될 예정이다. 에틸렌 역시 지난 7월 페트로차이나 두산쯔의 타림 프로젝트가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10월에는 연산 180만t 규모의 아람코(사빅) 구레이 에틸렌 설비가 가동을 앞두고 있다. 기초유분 증설은 다운스트림으로도 이어진다. 올해 400만t을 웃도는 신규 폴리프로필렌(PP) 생산능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폴리에틸렌(PE) 역시 연간 신규 생산능력이 600만t을 넘어설 전망이다. 상반기 PE 신규 증설이 80만t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신규 물량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이 이처럼 급속 팽창하는 석화제품 생산능력을 내수 환경에서 모두 소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내수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량이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 물량으로 대규모 전환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권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의 수출입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CCF그룹에 따르면, 지난 1~5월 중국의 PE 수출량은 143만9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5% 급증했으며, 지난 5월에는 수출량이 51만6000t으로 수입량 50만8900t을 웃돌아 사상 처음 월간 기준 순수출을 기록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는 “중국 내에서도 소재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중국은 그동안의 투자 관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늘어난 물량을 밀어내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은 국내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1호 재편' 첫 발 뗀 K석화...“정부, 전면에 나서야" 중국발 공급 압력이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정부 주도 아래 국내 석화산업의 사업재편에도 한층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중국이 기초유분부터 PE·PP 등 범용 소재까지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단순 NCC 감축만으로는 구조적인 경쟁력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가 주축인 '여수 1호' 재편안의 경우, 지난 7월 산업부 승인을 획득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등이 참여한 '대산 1호' 사업재편은 지난 20일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을 획득했다. 반면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가 진행 중인 울산 석화산업 재편을 비롯해 대산·여수의 후속 재편은 각 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논의에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덕환 교수는 “산업부가 추진하는 석화산업 재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대산과 여수에서도 더 강도 높은 시도가 필요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울산 문제도 서둘러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에 맡기더라도 정부가 앞에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기존 산업재편 계획조차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다른 대안을 논의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에쓰오일, 주니어 직원 대상 ‘다이내믹 루키’ 프로그램 개최

에쓰오일이 주니어 직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조직 몰입도를 향상하기 위해 사내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마곡 TS&D 센터에서 입사 2년차 주니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이내믹 루키' 프로그램을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주니어 직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회사의 비전과 경영 방향성 이해, 조직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매년 운영하는 행사다. 행사 중 '비전 그리기' 프로그램에선 에쓰오일의 '비전 2035'와 전략목표를 토대로 회사의 미래 모습을 팀별로 시각화하고, 총 6개 작품을 하나의 대형 공동 작품으로 완성했다. 참가자들은 작품에 담은 에쓰오일의 미래 모습을 최고경영자(CEO)와 동료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회사의 비전과 전략 방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또한 'CEO와의 간담회'를 통해 회사 경영 방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커리어 성장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며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향후 성장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는 간담회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 그리고 동료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입사 후 회사생활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SK에너지·네이버페이 ‘맞손’…SK주유소에서 포인트적립 가능해진다

SK에너지가 네이버페이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 주유소 고객의 혜택과 편의성 강화에 나선다. SK에너지는 네이버페이와 주유소 현장에서의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SK에너지의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와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서비스·포인트 혜택을 결합함으로써 고객 혜택과 이용 편의성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을 통해 양사는 SK주유소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을 추진하고, 간편결제와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해 협력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 고객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SK주유소에서 주유할 경우,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선택해 적립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사용처에서 고객의 일상 소비 전반에 쓰일 수 있다. 양사는 본격적인 서비스 시작에 앞서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사전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SK주유소에서 '네이버페이X삼성페이' 간편결제로 5만원 이상 주유하면 3천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벤트 참여 고객 중에선 매달 300명을 추첨해 5만원 상당 네이버페이 포인트도 추가 지급한다. 프로모션 세부 내용과 참여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페이 앱 내 '결제 혜택'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정한 SK에너지 마케팅본부장은 “Npay와의 협력을 통해 SK주유소 고객에게 보다 실질적인 혜택과 편리한 결제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서비스 정식 출시 전 진행되는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들이 먼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GS칼텍스, 서울숲 배움정원서 ‘생태관찰 드로잉 교실’ 운영

GS칼텍스가 서울숲 배움정원 내 시민 참여형 생태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어린이 환경교육 경험 확대에 나선다. GS칼텍스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숲 배움정원 내에서 어린이와 가족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생태관찰 드로잉 교실'을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지난 4월 새롭게 단장한 서울숲 배움정원을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참여형 환경교육 행사다. 지난 2005년 서울숲이 개장한 이래 후원을 통해 조성한 공간을 시민들이 자연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배움정원으로 새단장해 다양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GS칼텍스는 설명했다. 이번 생태관찰 드로잉 교실은 식물과 곤충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생태계를 이해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GS칼텍스는 세밀화 프로그램 외에도 배움정원의 생태 자원을 활용한 컬리링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9월 5일에는 배움정원에서 컬러링 프로그램과 함께 생태관찰 드로잉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GS칼텍스가 지난 1994년부터 지속한 환경교육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녹색환경미술대회로 출발한 회사의 환경 헤리티지는 오늘날 생태계를 관찰·기록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울숲 배움정원 역시 도심정원으로써 생태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 첫걸음은 자연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아이들이 식물과 곤충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배움정원이 시민들이 자연을 배우고 기록하는 환경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참가 신청은 배움정원 현장 접수 또는 서울그린트러스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2척 수주…4445억원 규모

삼성중공업이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상선 부문 연간 가이던스 조기 달성 이후로도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지역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4445억원 규모로 수주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10조6500억원의 4.2%에 달하는 규모로, 선박은 오는 2028년 12월까지 선주에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상선 부문에서 올해 누적 36척을 수주하며 일감을 다량 확보해둔 상태다. 올해 누적 수주 실적(상선)은 총 61억달러(8조4100억원)로, 목표치인 57억달러(7조8600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4척(LNG-FSRU 1척) △에탄운반선 2척 △가스운반선 4척 △컨테이너운반선 4척 △원유운반선 12척 등을 수주했다. 해양 부문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2척까지 포함한 올해 총 누적 수주 실적은 총 105억달러(14조4800억원)로, 이날까지 연간 수주목표 139억달러(19조1700억원)를 76%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영향으로 8000~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을 중심으로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상선 부문의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한 만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일 재계, 공급망·에너지 협력 강화…원유·LNG 서로 융통한다

한국과 일본 경제계가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 공동 대응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원유·석유제품·액화천연가스(LNG)를 서로 융통하는 등 에너지안보 협력에도 힘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는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형희 SK㈜ 부회장, 신승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최정호 대한항공 영업총괄부사장 등 한국 측 기업인 16명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을 비롯한 일본 측 기업인 12명이 참석했다. 양국 경제계는 우선 정부 차원의 공급망 협력에 발맞춰 핵심광물 비축 확대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원유·석유제품·LNG를 상호 융통하는 등 에너지안보 강화에도 협력한다. AI와 반도체 등 미래산업도 주요 협력 분야로 제시됐다. 양국의 산업·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첨단산업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표준 협력을 확대하고 그린수소 등 미래에너지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협력 범위도 대기업과 중앙정부 중심에서 지역기업·중소기업·연구기관으로 넓힌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은 양국 지역 간 교류를 친선 차원을 넘어 기업의 시장 진출과 판로 개척, 기술협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 주력산업 중심 교류와 기업 간 B2B 매칭, 청년 및 2세 경영인 네트워크 구축 등도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정태 전주상의 회장은 모바일 주민증을 활용해 김포~하네다 노선의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구상과 스타트업 교류·투자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다. 최 회장도 양국의 강점을 연결하는 '한일 경제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더 큰 시장과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주문했다. 이는 최 회장이 전날 센다이에서 제시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30일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에서 저출산과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청년들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경제공동체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는 1985년 시작돼 양국 주요 지역상의와 기업인들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정례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 제16회 회장단 회의는 인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원자로 자르는 로봇 나왔다…케이엔알시스템, 중수로 해체기술 개발

케이엔알시스템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수로 원자로를 원격으로 해체하는 로봇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 정부 사업에 참여해 개발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오는 9월 최종 납품을 거쳐 실제 원전해체 실증에 투입될 예정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31일 중수로(PHWR)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약 28억원 규모의 정부 발주 중수로 해체 실증사업을 수주해 본계약을 맺은 뒤 개발에 착수했다. 완성된 시스템은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경주 분원 중수로해체기술원에 설치된다. 이번 장비는 원자로 내부에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 중수로의 핵심 구조물인 칼란드리아와 내부 부속물을 해체할 수 있도록 만든 통합 시스템이다. 수평해체·수직해체·중량물 인양·Vault 구조물 해체 등 4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원자로 내부의 미세 구조물을 절단해 꺼내거나 대형 구조물을 해체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옮기는 작업까지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핵심 장비는 고하중 양팔로봇이다. 한쪽 팔마다 7자유도를 갖췄으며 로봇 크기는 2.4m, 작업반경은 2.5m다. 최대 400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사람의 팔과 유사한 형태로 움직이는 슈퍼휴머노이드 설계 원리를 적용해 대형 로봇에서도 세밀한 원격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유압 방식도 적용했다. 유압로봇은 전동모터 방식보다 부피 대비 큰 힘을 낼 수 있고 방사선으로 인한 전자부품 오작동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1000시버트(Sv) 수준의 초고준위 방사선 환경에서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고 일반 로봇이나 전자장비도 수분 내 고장날 수 있어 원격·내환경 기술이 중요하다. 중수로는 경수로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방사능 오염도가 높아 해체 난도가 높다. 칼란드리아 해체를 목표로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실증에 나서는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원전해체 시장뿐 아니라 캐나다·아르헨티나·루마니아·중국·인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원전해체 로봇을 국내 기술로 약 7개월 만에 완성해낸 것은 우리의 로봇 설계 기술이 최고 난이도의 현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실물로 증명한 것"이라며 “이번 실증 성과물을 발판으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비롯한 국내외 원전 해체 로봇화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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