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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엔비디아와 ‘AI 동맹’ 강화…젠슨 황과 ‘깐부 회동’ 첫 결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깐부 회동' 결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차가 엔비디아와 각각 전략적 협업을 도모하며 '반도체 팩토리', '미래차'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들의 합종연횡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이날 밝혔다. 종합반도체 기업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기반 AI 기술과 시너지를 내 반도체 제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게 양사의 목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향후 수년간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 구현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AI 팩토리는 △설계 △공정 △운영 △장비 △품질관리 등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아우르는 모든 과정에 AI를 적용하게 된다. 스스로 분석·예측·제어까지 하며 '생각하는 제조 시스템'이 구현된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양산 주기가 단축되고 제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D램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파운드리 분야까지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25년 이상 이어온 양사의 기술 협력이 맺은 결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관심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HBM4 공급 관련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글로벌 고객사에게 HBM3E를 공급하는 중이다. HBM4도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완료한 뒤 고객사 일정에 맞춰 양산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엔비디아 칩을 5만장 이상 도입, 이를 활용한 AI 혁신을 도모한다. 양사는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새로운 AI 팩토리를 도입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모빌리티 관련 통합 AI 모델 개발, 검증,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는 한국 정부의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협력,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는 약 30억달러 규모 투자를 수반한다. 핵심 추진 사항은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데이터센터 국내 설립 등이다. 향후 엔지니어¸기술진 간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국내 차세대 피지컬 AI 인재 양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현대차그룹-엔비디아는 이날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AI 팩토리를 바탕으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해 혁신의 모든 단계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차량 내 AI, 자율주행, 생산 효율화, 로보틱스를 지능적이고 상호 연결된 단일 생태계로 통합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첨단 모델을 활용해 개인화된 디지털 어시스턴트,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적응형 컴포트 시스템 등 혁신적인 차량 내 AI 기능을 개발할 방침이다. 성공할 경우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지능형 차량'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현대차가 엔비디아와 협력하기 전날인 지난 30일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젠슨 황 CEO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개방된 공간에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소맥 러브샷'을 하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젠슨 황 CEO는 방한을 계기로 다른 한국 기업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SK그룹은 엔비디아 GPU와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를 제조업 관련 공공기관, 스타트업 등에도 개방해 대한민국 제조업 생태계가 AI 기반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아시아 최초로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 제조분야 스타트업 등 외부 수요처에 제공한다. 이와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나 의견을 나눴다. 현재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과 관련해, 구축에서 운영, 사용까지 일원화하는 국내 사례는 SK그룹이 유일하다. 이 클라우드는 SK하이닉스 등 SK그룹 제조분야 멤버사는 물론 정부 제조업과 관련된 공공기관, 국내 스타트업 등 외부 수요처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SK그룹은 역시 GPU 5만장 이상 규모 AI 인프라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구축하는 데 협력한다. LG전자 역시 엔비디아와 손잡고 피지컬 AI, 디지털 트윈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한다고 이날 전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다양한 AI 플랫폼 생태계에 합류해 로보틱스 기술 역량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엔비디아가 선보인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모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학습용 데이터 생성 및 시뮬레이션 등에도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개발 플랫폼을 활용 중이다. LG전자와 엔비디아는 고품질 데이터 확보와 학습 다양성 확대가 피지컬AI 구현의 핵심이라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학습 데이터 생성과 강화학습 기반 로봇 학습 모델의 연구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3분기 영업익 6889억원…전년 대비 8.4%↓

LG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6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조8737억원으로 1.4% 줄었다. 사업부별 실적을 보면 생활가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6조5804억, 영업이익 36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구독, 온라인 사업 확대가 성장에 기여했다. TV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4조6525억원, 영업손실 3026억원을 기록했다.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투입 증가가 이어진 데다,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실시한 희망퇴직 일회성 비용 또한 이번 분기 반영된 점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장 담당하는 VS사업본부 3분기 매출액은 2조64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1496억원이다. 매출액은 3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매출액 2조1672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내 시장 판매 확대와 구독, 온라인 사업 성장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투자 확대 영향에 줄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기념식…“AI 드리븐 컴퍼니로 도약”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31일 “삼성전자 고유의 기술력과 인공지능(AI) 역량을 본격 융합할 것"이라며 “AI를 적극 활용해 고객들의 니즈와 관련 생태계를 혁신하는 'AI 드리븐 컴퍼니'(Driven Company)로 도약하자"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이날 오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삼성전자는 지금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술의 본질과 품질의 완성도에 집중해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부회장은 “AI는 이미 산업의 경계를 허물어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그 변화를 뒤따르는 기업이 아니라 AI 혁신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회사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서로에 대한 믿음과 함께라는 저력으로 새롭고 담대한 도전을 함께하자"고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창립기념식에는 전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근속상 및 모범상 시상, 축하공연, 창립기념사, 기념영상 시청 순으로 진행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한항공, IATA 콜드체인 재인증 성공…278조원 의약품 운송시장 신뢰도↑

대한항공이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의약품 항공 운송 품질 인증(CEIV Pharma)'을 다시 따냈다. 이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의약품 물류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약품 항공 운송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엄격한 표준을 준수하고 있음을 재차 입증했다. 31일 대한항공은 전날 IATA의 '의약품 항공 운송 품질인증(CEIV Pharma, Center of Excellence for Independent Validators Pharma)' 자격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첫 인증과 2022년 재인증 후 세 번째 인증으로, 대한항공의 의약품 운송 품질 관리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해당 인증의 중요성은 글로벌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비롯된다. 과거 화학 합성 의약품 중심의 시장은 △생물학적 제제 △바이오 시밀러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온도 변화에 극도로 민감한 고부가가치 의약품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3자 물류(3PL)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2000억 달러(약 277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의약품들은 생산부터 환자에게 투여되기까지 전 과정에서 엄격한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 체인'이 필수적이다. 단 한 번의 온도 이탈만으로도 막대한 재정적 손실과 함께 환자의 치료 기회를 앗아갈 수 있어 운송 과정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수십억 회분의 백신을 전 세계로 운송해야 했던 경험은 신뢰할 수 있는 항공 콜드 체인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모두에게 각인시켰다. 이로 인해 CEIV 인증은 제약사들이 물류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과거 제약업계는 복잡한 절차와 다양한 주체가 얽힌 항공 운송을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어 '블랙 박스'로 간주하곤 했다. 신뢰성 부족과 표준화되지 않은 절차는 항공 운송이 해상 운송에 시장 점유율을 잃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IATA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표준을 마련했다. 이 인증은 약 8개월에 걸친 강도 높은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전문 교육으로 시작해 독립 검증인이 290개 이상의 항목을 현장에서 직접 평가하고, 발견된 문제점을 모두 개선해야만 인증이 부여된다. 또한 3년마다 재인증을 통해 최신 산업 표준을 지속적으로 준수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IATA 인증은 기존의 의약품 유통 관리 기준(GDP)을 넘어선다. GDP가 주로 의약품의 '보관'에 중점을 두고 국가별로 해석의 차이가 있는 반면 CEIV 파마는 GDP의 모든 요구 사항을 포함하면서도 항공 운송의 특수성을 정밀하게 반영한다. 창고와 항공기 사이의 활주로 이동, 항공기 적재 및 하역 등 온도에 가장 취약한 구간의 관리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항공 운송 과정을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대한항공의 이번 재인증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인천공항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도하는 'CEIV 공동 인증 커뮤니티'의 핵심 회원사다. 이 커뮤니티에는 공항공사·항공사·지상 조업사·물류기업 등 허브 내 주요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공항 내 모든 운송 단계에서 끊김 없는 콜드 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화주에게 특정 기업이 아닌 인천공항'이라는 허브 전체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제공한다. 경쟁의 구도가 개별 기업 간의 '점' 경쟁에서 생태계 전체의 '면' 경쟁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루프트한자 카고가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을 중심으로 30개 이상의 CEIV 인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북미의 DFW 공항이 커뮤니티 인증을 획득하는 등 전 세계 주요 허브 공항들이 치열한 품질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인천공항의 커뮤니티 접근법은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CEIV 재인증에 대해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에서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화물 칸의 정밀한 온도 관리가 의약품의 무결성으로 이어지고, 엔드 유저인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증은 공중 보건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인천국제공항공사, AI·XR 기술로 ‘관제사 1인 훈련’ 시대 연다

인천국제공항공사(IIAC, 이하 인국공)가 인공 지능(AI)과 확장 현실(XR)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항공 교통 관제 시뮬레이터 구축에 나선다. 30일 본지 취재 결과 인국공은 최근 'AI 기반 항공 교통 관제 시뮬레이터 구축 사업'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사업비는 부가 가치세를 포함해 23억3484만원으로, 이 중 소프트웨어(SW) 사업 예산은 약 9억 3091만원이다. 이는 계약일로부터 10개월 안에 시스템 구축부터 국토교통부의 최고 등급인 '가'급 모의 관제 장비 인증 획득까지 마쳐야 하는 고난도 프로젝트다. 또힌 항공교통관제사의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제탑에서 본 전경을 포함, 인천·김포·제주국제공항 등 실제 관제 상황과 거의 동일한 환경을 구현하는 최첨단 시뮬레이터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국공은 이번 사업 발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하면서도 사업자를 국내 중소기업으로 한정해 대한민국 항공 안전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또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관제사 훈련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뀌어 항공안전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업의 주요 수행 과제에는 △비행장(TWR)·접근(APP)·항로(ACC) 등 항공교통관제 전 분야 훈련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 설계·개발 △서버·워크 스테이션·디스플레이 등 시뮬레이터 구동용 하드웨어 인프라 장비 구축 △항공교통관제 전문 교육기관 지정·모의 관제장비 지정 기준 및 검사 요령에 적합한 시뮬레이터 구축·인증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 관계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맞춤형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본 사업의 추진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기술 혁신은 AI를 통해 '스스로 훈련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공사는 관제사의 음성 지시를 90% 이상 정확도로 인식해 자동으로 항공기를 움직이는 AI 음성 인식 기능(SFR-038)을 요구했다. 이는 통상 기술 평가에 사용되는 단어 오류율(WER) 10% 이하에 해당하는 수치로, 현재 상용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다. 관제 통신은 △극심한 무선 잡음 △다양한 국적 조종사들의 억양 △빠른 발화 속도 △전문 용어 등이 집약된 분야로 음성 인식 기술에 가장 불리한 환경으로 꼽힌다. 최신 연구에서도 특정 조건 하에 WER 6~9%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만큼 인국공의 목표 달성은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한다. 이 기능이 구현되면 훈련 때마다 가상 조종사 역할을 맡을 다수의 보조 인력이 필요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관제사 혼자서도 훈련이 가능한 '1인 훈련 모드'가 가능해져 훈련 효율성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단순 음성을 인식 이상으로 AI가 훈련 교관의 역할까지 일부 수행할 수 있다. 훈련이 끝나면 AI가 관제사의 관제 행위를 자동으로 분석해 '관제 지시 복창(Readback) 오류'나 '항공기 간 충돌 위험 발생 횟수'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점수화하는 기능(SFR-041)도 포함됐다. 이는 교관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했던 기존 평가 방식을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도다. 훈련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XR 기술 도입도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인국공은 당초 제시했던 VR이 아닌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는 XR 기술로 요구 사항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훈련생이 실제 물리적 콘솔을 조작하며 그 위에 디지털 비행 정보를 겹쳐 보거나 가상 항공기를 현실 공간에 투영하는 등 한 차원 높은 상호 작용을 구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비행장 관제 시뮬레이터에는 너비 18.3m, 높이 2.3m에 달하는 초대형 플렉시블 LED 월 1대가 설치돼 시야각 225도를 지원한다. 훈련생은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 인천공항 활주로의 끝과 끝을 실제처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XR 전용 고성능 PC와 VR 기기를 통해 360도 시야각을 제공해 기존 스크린 기반 시뮬레이터의 시야각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관제탑에 있는 듯한 궁극의 현장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소 소프트웨어사업자의 사업 참여 지원 지침'에 입각해 23억 원이 넘는 대규모 첨단 기술 프로젝트의 입찰 자격을 국내 중소기업으로 한정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인 이 지침은 정부 발주 사업에서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과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 사항을 규정한다. 이는 탈레스(Thales)·레이시온(Raytheon) 등 글로벌 방산·항공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항공 시뮬레이션 시장에서 국내 기업에게 파격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조치다. 관련 분야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가 대표급 강소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 정책 기조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인국공은 이를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국가 핵심 인프라 기술의 자립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기존의 훈련 방식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훈련 교관·가상 조종사 역할을 일부 대체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자동 평가까지 가능해져 훈련의 효율성과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서다. 때문에 인국공의 혁신 시도가 대한민국 항공 안전 수준을 한 단계 제고할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익 5735억원…전년동기比 흑자 전환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영업실적 개선을 이뤘다. 정제 마진 개선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 사업 영업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면서 배터리 사업 등의 적자세를 상쇄했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개최한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 57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6.3% 증가한 20조 533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943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은 석유사업의 흑자 전환과 LNG 발전소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따른 SK이노베이션 E&S사업의 견조한 실적이 더해지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석유 사업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특히 두드러졌다. 매출은 12조 4421억원으로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3042억원을 기록했다. 석유사업은 정제마진이 개선된 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가치 상승 효과가 나타난 점이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화학사업은 영업손실 368억원로 적자를 유지했다. 매출은 2조4152억원으로 8% 감소했다. 벤젠과 올레핀 등 시황 악화의 영향을 받았다.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개선돼 추가 실적 악화를 막았다. 윤활유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805억원, 17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2.2%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계절적 성수기에 맞춘 적극적 시장 대응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석유개발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3200억원, 893억원으로 약 10%, 31.9% 감소했다. 페루 광구의 가스 수출가격 하락, 가스 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복합판매단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배터리사업은 매출 1조 8079억원과 영업손실 1248억원을 기록했다. SK온과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SK엔텀을 합병한 SK온 통합법인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79억원을 달성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731억원이다. 소재사업은 원가 절감 노력으로 영업손실을 501억원 규모로 32.3% 축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235억원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 E&S사업은 영업이익이 25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4% 줄었다. 매출은 각각 2조 5278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절기 카고 도입 경쟁력 제고에 기반한 발전소의 높은 가동률 유지 성과가 반영됐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3분기 누적 수혜 규모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향후 북미 중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시황에 관한 전망도 내놨다. 석유사업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증산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우려가 상존해 정제마진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의 역내 공급 감소에도 벤젠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있어 시황 약세가 예상된다. 올레핀 계열도 수요 회복 지연 영향으로 스프레드 하락이 전망돼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중국 17/03 광구에서 추가 2공 생산정 시추 완료 후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베트남 15-1/05 개발광구도 내년 4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SK427 탐사광구는 내년 초 2개 유망구조 탐사정 시추에 돌입할 예정이다. 배터리사업은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 및 신규 공장 초기 비용 부담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국 시장 중심의 ESS 사업 확장에 역량을 집중해 가동률 향상과 수익성 방어에 노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11월 1일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 공식 출범을 계기로 SK온은 액침 냉각과 배터리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독자 생존기반 강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윤활유사업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감소로 약보합 시황이 전망된다. 소재사업은 비용 개선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고객 수주 확대를 통해 적자 폭 개선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E&S사업은 호주 깔디타-바로사(CB) 가스전 생산 개시와 도시가스 동절기 판매량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석유, LNG 등 주력사업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향후 배터리사업에서 ESS사업 확장 및 11월 1일 공식 출범하는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에서 창출되는 사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로봇청소기 1위’ 로보락, 철통 보안으로 소비자 신뢰 굳힌다

국내 로봇청소기 1위 브랜드 로보락이 차별화된 기술력과 철저한 보안 정책을 바탕으로 시장 내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준의 높은 보안 체계를 운영하며 소비자 신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31일 로보락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엄격한 데이터 보안 정책을 적용한다. 로봇청소기 이용 과정에서 촬영되는 영상이나 사진 데이터는 어떠한 서버에도 저장되지 않으며, 영상 데이터는 기기 자체에도 남지 않는다. 사진 데이터는 오직 이용자 본인의 기기 내에만 암호화된 상태로 보관된다. 또한 로보락은 올해 3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국내 법령에 맞춰 점검하고 일부 문구를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국외 직접 수집 항목에 '당사는 귀하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귀하의 개인정보를 중국에서 수집하여 처리하고 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개정된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가 소재하는 국가에서 개인정보를 '직접 수집'한다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한 규정을 반영한 것이다. 로보락 측은 “이번 개정은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 및 시행령 정비에 따라 처리방침의 문구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일 뿐, 법적·기술적 운영은 기존과 동일하다"며 “중국에서 개인정보를 직접 수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미국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암호화된 형태로 저장되며, 고도의 보안 체계 아래 보호되고 있다. 아울러 로보락은 글로벌 인증기관의 보안 인증을 획득하며 높은 보안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9 MaxV' 시리즈 2종과 'Saros Z70'은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로부터 사물인터넷(IoT) 보안 인증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했다. 이 인증은 제품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지표로, 스마트 가전의 해킹 위험성과 보안 수준을 평가해 총 5단계로 등급을 부여한다. 로보락이 획득한 '다이아몬드' 등급은 △악성 소프트웨어 변조 탐지 △불법 접근 시도 방지 △사용자 데이터 익명화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인증이다. 이외에도 로보락은 글로벌 인증기관 TUV 라인란드의 개인정보 보호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인증을 추가로 획득하며, 보안 신뢰도를 한층 강화했다. 로보락 관계자는 “로보락은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제품 보안과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안전성과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대차 아이오닉9·기아 스포티지, 美서 ‘가장 안전한 차’ 선정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28일(현지시각) 발표한 충돌 안전 평가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9과 기아 스포티지가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현대차 싼타크루즈가 '톱 세이프티 픽'(TSP) 등급을 각각 획득했다고 밝혔다.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매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차량을 대상으로 충돌 안전성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아이오닉 9은 전면 및 측면 충돌 평가와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 평가 등으로 구성된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을 받았다. 스포티지는 상품성 개선을 거치며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과 전조등 성능이 향상되면서 지난해 TSP에서 올해 TSP+ 등급으로 상향됐다. 싼타크루즈는 쉐보레 콜로라도, 토요타 타코마 등과 경쟁하는 소형 픽업 부문에서 유일하게 TSP 이상 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발표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올해 TSP+와 TSP 등급을 획득한 차종은 현대차 9개, 제네시스 5개, 기아 4개 등 총 18종으로 늘었다. IIHS는 충돌 평가에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차량에 TSP+를, 양호한 성적을 거둔 차량에 TSP를 부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 안전 평가에서 현대차그룹의 인기 차종이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둬 매우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 성능과 품질을 갖춘 차량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SDI-BMW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손잡았다

삼성SDI가 독일 완성차 브랜드 BMW, 미국 배터리 소재 업체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의 자동차 탑재를 위한 기술 검증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 삼성SDI는 최근 두 회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실증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SDI는 솔리드파워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을 활용해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인 전고체 배터리 셀을 공급한다. BMW는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 모듈과 팩을 개발해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3사는 BMW의 차세대 테스트 차량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실제 성능을 검증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기존 배터리 대비 안전성은 더욱 뛰어나고 높은 에너지밀도의 구현이 가능해 전기차에 탑재 시 같은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가벼우면서 주행거리는 늘릴 수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가고 있다. 지난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수원 SDI연구소에 구축했다. 2023년 말부터는 시제품 생산에 돌입해, 현재 여러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고주영 삼성SDI ASB사업화추진팀장(부사장)은 “배터리 기술경쟁력이 곧 전기차의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BMW, 솔리드파워와 같은 훌륭한 글로벌 파트너와 긴밀하게 기술 협력을 이어가며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슈스터 BMW그룹 배터리셀·셀모듈 담당임원은 “삼성SDI가 동참함으로써 차세대 배터리 셀 기술 개발을 한층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글로벌 협력은 최첨단 배터리 기술을 제공하고자 하는 BMW의 궁극적인 목표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 반 스코터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부문의 선도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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