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안두릴 CEO “K-방산, 빠르고 미래 지향적”…韓 부품망 글로벌 편입 추진

“첫 논의에서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1년도 채 걸리지 않는 것은 전대미문의 속도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결단력이 뛰어나며 과감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매우 효율적인 파트너입니다."(브라이언 쉼프(Brian Schimpf) 안두릴 인더스트리 공동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CEO)) 7일 안두릴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소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쉼프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K방산과의 협력 속도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두릴은 인공 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래티스(Lattice)'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우선' 전략을 앞세워 한국 방산 시장과의 협력을 본격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20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안두릴은 AI 방산 기술 기업이다. 정부 하청 중심의 기존 방산 모델과 달리 자체 투자로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먼저 진행하고 완성된 제품을 상용 형태로 공급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고스트-X(Ghost-X) △볼트-M(Bolt-M) 등 드론과 바라쿠다(Barracuda), 퓨리(Fury) 등 자율무인기(Autonomous Air Vehicle)가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돼 현재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군에 납품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총 43개의 오피스를 두고 있고 아시아에는 한국을 포함, 일본 도쿄·대만 타이베이에 지사를 두고 있다. 작년 8월 한국 지사를 설립한 안두릴은 법인 대표로 보잉 코리아 사장을 역임했던 존 킴(John Kim)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후 안두릴은 자사의 핵심 플랫폼인 '래티스'를 K-방산 협력의 중심축으로 삼고 국내 주요 방산 기업과의 협업 범위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래티스는 수천 개의 센서와 데이터 소스를 통합·분석해 상황 인지부터 판단, 실행까지의 전 과정을 초 단위로 단축하고 버튼 하나로 실시간 지휘·통제(Command and Control)를 지원한다. 쉼프 CEO는 “오늘날 전장에서의 핵심 과제는 압도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며 “래티스를 통해 정보 처리에 소모되던 역량을 자동화해 지휘관이 정말 중요한 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HD현대와 안두릴은 지난해 4월 무인 수상정(USV)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과 8월 합의 각서(MOA)를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자율 무인 수상함(ASV) 시제함 설계·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으며 올 2월 공동 개발을 위한 기본 설계를 마무리했다. 현재 이 시제함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이르면 올해 10월 진수 후 미국 연안에서 시험 운항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협력 범위를 수상에서 수중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AS 2026)에서는 첨단 무인 잠수정(UUV) 시스템 공동 개발 MOU도 추가로 체결했다. 대한항공과는 지난달 30일 한국 시험장에서 3개 무인기 플랫폼을 활용한 시연을 통해 처음으로 사람의 원격 조종 없이 자율 비행으로 임무 수행을 완벽하게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2028년경으로 예상되는 한국 공군의 무인기 소요 사업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는 한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기 분야 협력(Teaming Agreement)을 확대하는 한편, 전 세계 대규모 산불 예방을 위한 통합 솔루션 공동 개발에도 나서며 협력 범위를 다각화하고 있다. '래티스'의 적용 범위는 해상과 공중을 넘어 지상 무기체계로도 본격 확대되고 있다. 간담회가 열린 이날(7일) 오전 현대로템은 안두릴과 무기체계 고도화와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MUM-T) 지휘 통제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과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CEO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미래 전장이 인간 지휘관과 AI가 팀을 이루는 작전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과 다족보행로봇 등 무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주요 지상 무기체계에도 안두릴의 래티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래티스가 AI 두뇌 역할을 맡아 표적을 실시간 추적하고 전장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유인 전투 차량-무인 로봇-드론 간의 군집 제어와 자율 임무 수행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안두릴의 드론 운용 체계를 활용해 이동형 대(對)드론 관제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안두릴의 정찰용 드론 '고스트'와 요격 드론 '로드러너', 직충돌 드론 '앤빌(Anvil)' 등이 공중에서 적 드론을 감지하면 현대로템의 차륜형 장갑차 같은 기동무기체계가 작전 상황을 분석해 지휘관의 임무 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안두릴과의 협력은 미래 전장의 핵심인 AI 지휘 통제 역량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방산 시장은 전통적 제조에서 기술·소프트웨어 체계가 통합된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MOU가 무기체계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존 킴 안두릴 코리아 대표는 “지난 1년간 한국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 무인 수상함 시제함 건조 착수, 자율형 무인기 공동 개발 등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왔다"며 “오늘 체결한 현대로템과의 협력을 포함해 한국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안두릴의 소프트웨어가 만나 더 정밀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기반 국방 역량 구축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업 설명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안두릴의 향후 행보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본지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안두릴의 증권 시장 상장(IPO) 시점 계획과 향후 10년 내 목표로 하고 있는 최종적인 기업 가치 규모와 근거에 대해 물었다. 아울러 각 파트너사별로 미래에 어떤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인지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이에 쉼프 CEO는 “현재 구체적인 상장 타임 라인은 없다"면서도 “미국 사모 시장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을 언제든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으며, 투자자들 역시 비상장 유지를 선호하고 있어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안두릴은 최근 확보한 대규모 투자금을 무기 제조 시설 확충과 AI 기술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안두릴 관계자는 “현재의 무인기와 자율 시스템을 넘어 구상 중인 우주·사이버 보안·심해 자율 시스템 등 차세대 사업 포트폴리오 등 구체적인 미래 로드맵을 지금 시점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트너사들과의 미래 결과물 도출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부 조달 이전 단계에서부터 자체 자본을 투입해 매우 빠른 속도로 실질적 역량을 입증해 낸다"며 “대한항공 무인기의 자율 비행 시연이나 HD현대의 시제함 건조 사례처럼 신속하게 초기 운용 개념을 시장에 입증해 향후 수요처의 본격적인 무기체계 획득과 작전 도입 결정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선정 기준에 관해서는 “해당 산업 영역에서 세계적 수준의 뛰어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가 전제 조건"이라며 “자율 무인 수상함을 미 해군에 도입시킬 수 있는 것처럼 무기체계를 글로벌 시장으로 함께 진출시키고 확장할 수 있는 선도 기업 여부를 따져본다"고 화답했다. 경쟁사인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와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과거 팔란티어에서 약 10년간 근무해 그들을 매우 잘 안다"며 “그곳이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통합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 훌륭한 기업"이라고 칭송했다. 그러면서도 “당사는 선박이나 무인 시스템이 스스로 충돌을 피하며 자율적으로 기동하고, 실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자율화 소프트웨어'에 특화돼 있다"며 “양사의 역량은 상호 보완적이어서 실제 현장에서는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발한 중동 분쟁을 통해 현대전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쉼프 CEO는 이란-이스라엘 충돌을 언급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40일 동안 2만4000여 건의 타격을 가했고, 이란은 하루에만 1200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쏘아 올렸다"며 “현대전의 무기 소모 규모는 과거 걸프전과 비교해 최소 10배 이상일 정도로 천문학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는 군사 자산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정유 시설 등 민간 인프라까지 표적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동맹국들은 방어를 위해 훨씬 저렴한 무기를 초고속으로 대량 생산해 충분한 무기고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방산 부품 공급망 편입 계획에 관해 그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대규모 양산을 매우 빠르게 해내는 것이 한국 기업들의 가장 큰 강점이며, 이것이 우리가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에 집중하고 투자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라고 설파했다. 또한 “한국의 우수한 부품 협력사들을 안두릴의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시키기 위해 현지에 전담 인력을 배치해 관계를 구축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미 인턴 기자

현대차, ‘마이티·파비스·엑시언트’ 상용 대표모델 3종 동시 출시

현대자동차가 주력 상용차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국내 상용차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는 7일 '더 뉴 2027 마이티', '더 뉴 2027 파비스', '2027 엑시언트' 및 '더 뉴 2027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동시에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모델들은 디자인과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더 뉴 2027 마이티는 2015년 출시 이후 약 11년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3개의 크롬 라인을 새롭게 적용했고 'V'자 형상과 큐브 메쉬 디테일 패턴을 반영했다. LED 리어 콤비램프도 새롭게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AVN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조작 편의성과 시인성을 개선했다. 주행 성능 측면에서는 내리막길이나 관성 주행 시 엔진 부하를 줄여 연비 효율을 높이는 '어드밴스드 에코롤' 기능을 적용했고 전자식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EBS)을 통해 제동 안정성도 강화했다. 또 리어액슬 오일에 합성유를 적용해 교체 주기를 기존 4만㎞에서 24만㎞로 늘렸으며 전 모델에 대용량 알터네이터를 기본 적용해 샤시 활용성을 높였다. 기존 스틸 휠 외에 알루미늄 휠 사양도 추가해 경량화와 외관 고급화를 동시에 구현했다. 더 뉴 2027 파비스는 2019년 출시 이후 약 7년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강렬한 대비와 기술적 대담함'을 콘셉트로 수직·수평의 H 그래픽을 적용해 웅장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엑시언트와 동일한 루프 바이저를 적용해 상용차 패밀리룩 완성도도 높였다. 특히 고하중 특화 트림인 '프레스티지 맥스'를 새롭게 운영한다. 프레임 높이와 두께를 확대해 최대 8~8.5톤 적재 시에도 프레임 변형 우려를 줄였고 주행 안정성을 강화했다. 기존 앨리슨 6단 자동변속기는 9단 자동변속기로 업그레이드해 동력 성능과 연비 효율도 개선했다. 현대차는 대형 트럭 2027 엑시언트와 더 뉴 2027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도 함께 선보였다. 엑시언트는 제동 성능과 내구성을 강화했으며 수소전기트럭 모델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차로 유지 보조(LFA)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대거 적용했다. 현대차는 이번 상용차 라인업 전반에 승용차 수준의 디지털 경험과 편의사양을 확대 적용했다. 차세대 ccNC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지원한다. 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 풀오토 공조 시스템 등 실사용 중심 편의사양도 강화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한민국 물류와 건설 현장을 책임지는 대표 상용 모델들이 고객 목소리를 반영해 더욱 강인하고 스마트한 모습으로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상용차 고객들의 비즈니스 성공을 지원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LIG D&A, 천궁-II 수출 덕봤다…1분기 영업익 전년비 56% 쑥~

LIG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이하 LIG D&A, 구 LIG 넥스원)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K-방산의 저력을 과시했다. 중동 수출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결과다. 7일 LIG D&A가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16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9076억 원 대비 2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71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096억 원 대비 56.1% 급증했다. 특히 직전 분기 387억 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무려 342.4% 폭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1354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은 한국 미사일 방어 체계(KAMD)의 핵심 자산인 천궁-II의 아랍 에미리트(UAE) 수출 사업의 본격화다. 이번 분기 수출 비중은 34.7%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천궁과 해궁 등 정밀 유도무기 양산 사업이 매출의 기둥 역할을 했RH,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 보라매 양산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며 항공전자와 전자전 분야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미래 먹거리인 수주 잔고 역시 역대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5조31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 사업이 약 14조 원을 차지해 약 11조 원인 내수 사업 비중을 압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LIG D&A는 이번 실적 반등을 기점으로 해외 시장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연내 UAE 현지법인 설립을 마무리해 중동 사업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고, 방산 혁신 펀드를 통한 스타트업 발굴 등 국내 방산 생태계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스마트폰 다음은 AI 안경…한·미·중 ‘스마트 글라스’ 격돌

글로벌 빅테크의 차세대 플랫폼 주도권 다툼이 스마트폰에서 웨어러블 안경 플랫폼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es)'로 옮겨붙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스마트 글라스'가 핵심 폼팩터(기기 외형)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자 국내 삼성전자를 위시해 메타·애플은 물론 중국 샤오미·화웨이 등 빅테크들이 앞다퉈 각축전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 글라스 강자인 메타를 비롯해 샤오미·화웨이가 제품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까지 참전할 태세여서 한국·미국·중국 중심의 '스마트 글라스 삼국지'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첫 스마트 글라스 제품 '갤럭시 글라스'(가칭)를 오는 7월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전망이다. 갤럭시 글라스는 구글·퀄컴과 협력해 개발 중인 신제품으로,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력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러블 운영체제(OS), 퀄컴의 전용 칩셋이 결합된 빅테크 삼각동맹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갤럭시 글라스는 안경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가 사용자의 시선을 추적하고,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눈앞의 사물을 분석하거나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판매 가격은 최대 400달러(약 58만원) 후반대로 점쳐진다. 앞서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조성혁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부사장은 “차세대 글라스 등 신규 폼팩터 혁신으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벌 애플도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며, 완성도 높은 사용자 경험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판도 변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 글라스에 두 개의 카메라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해상도 카메라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에 활용되고, 또 다른 광각 카메라는 손동작을 추적해 AI 음성비서 시리(Siri)에 시각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는 안경을 통해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 통화는 물론 주변 환경에 대한 질문도 시리에 실시간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애플보다 한발 앞서 스마트 글라스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메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메타는 출하량 기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 8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메타는 지난 2023년 명품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손잡고 299달러(약 43만원)의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라스'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2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스마트 글라스의 대중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핸즈프리 사진·영상 촬영과 고품질 오디오, 메타 AI 기반 실시간 번역 및 상황별 정보 제공 기능 등을 탑재해 일상 속 AI 활용 경험을 직관적으로 구현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스마트 글라스를 단순 실험적 기기가 아닌 실제 대중형 AI 웨어러블 기기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스마트 글라스를 오는 7월 한국 시장에도 선보이며 본격적인 'AI 웨어러블' 시대 개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국과 미국 못지 않게 스마트 글라스에 '열중'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 빅테크인 화웨이·샤오미 등은 빠른 상용화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거센 추격전을 벌이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20일 자체 개발 AI 칩을 탑재한 '화웨이 AI 안경'을 공개했다. 안경테의 터치 버튼을 누르면 음성 번역과 음악 스트리밍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안경에 탑재된 카메라로 음식을 촬영하면 AI가 영양 정보를 분석하는 '멀티모달' 기능도 지원한다. 가격은 2499위안(약 53만원)부터다. 샤오미 역시 '샤오미 AI 글라스'를 선보이고 보급형 시장 위주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40g 수준의 초경량 디자인에 실시간 통역, 사진 촬영, 영상 녹화, 음성 명령, 실시간 스트리밍 기능 등을 담았다. 가격은 1999위안(약 43만원)부터 시작한다. 업계는 스마트 글라스를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유력한 차세대 폼팩터로 꼽는다. AI 비서와 실시간 번역, 증강현실(AR) 기반 정보 제공 기능 등을 사용자의 시야에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어 스마트폰 중심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에서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인간과 기기 간 상호작용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스마트 글라스가 스마트폰 이후 가장 유력한 'AI 네이티브' 기기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를 일상 속에서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데 최적화된 디바이스라는 설명이다. 즉, 기존 스마트폰이 화면과 앱 중심 인터페이스였다면, 스마트 글라스는 음성과 시선, 공간인식을 기반으로 AI와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몇 년 뒤 사람들이 쓰는 대부분의 안경이 AI 글라스가 아닌 세상을 떠올리기 어렵다"면서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대체했던 흐름처럼 AI 글라스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성장 기대감 역시 글로벌 빅테크들이 스마트 글라스 개발 경쟁에 뛰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비즈니스 와이어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 글라스 출하량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약 1000만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이 40% 후반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킬러 디바이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높은 가격과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 발열, 착용감 등 하드웨어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카메라 기반 기기 특성상 프라이버시 논란도 변수다. 실제로 영국 BBC는 올해 초 영국·미국·호주에 거주하는 여성 7명이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스마트 글라스 시장의 승부는 단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AI 서비스와 생태계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여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스마트 글라스 관련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 글라스는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가격과 배터리 수명, 사회적 거부감 등은 여전히 상용화의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산업의 성패는 기술 그 자체보다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생태계 구축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대차·타타대우, 중형트럭 ‘상용차 경쟁’ 뜨겁다

타타대우모빌리티(타타대우)가 중형 트럭 신차 '하이쎈'을 앞세워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서자 현대자동차도 준중형·중형 트럭 대표 모델인 '마이티'와 '파비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동시에 내놓고 맞불을 놓았다.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양사의 신차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운송·물류 업계의 차량 선택 폭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7일 인천 상상플랫폼에서 준중형 트럭 '더 뉴 2027 마이티'와 중형 트럭 '더 뉴 2027 파비스'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두 모델은 각각 2015년과 2019년 출시 이후 약 11년, 7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로 디자인과 편의사양, 주행성능, 안전성 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이번 신차를 통해 국내 상용차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티는 국내 준중형 트럭 시장에서 약 85%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표 모델이며 파비스 역시 중형 트럭 시장에서 약 84%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국내 전체 상용차 시장에서도 약 68%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력 트럭 라인업 개편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마이티-파비스-엑시언트로 이어지는 통일된 패밀리룩을 적용해 상용차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이번 상용 라인업 개편을 통해 차급을 뛰어넘는 브랜드 혁신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마이티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에 3개의 크롬 라인을 새롭게 적용했고 'V'자 형상과 큐브 메쉬 디테일 패턴을 반영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LED 리어 콤비램프도 새롭게 적용해 시인성과 고급감을 높였다. 파비스에는 '강렬한 대비와 기술적 대담함'을 콘셉트로 수직·수평의 H 그래픽을 적용해 웅장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엑시언트와 동일한 루프 바이저를 적용해 상용차 패밀리룩 완성도도 높였다. 특히 현대차는 상용차 시장에서도 디지털 경험과 안전 사양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대차는 마이티와 파비스 두 모델에 모두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AVN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 등을 지원한다. 또 버튼 시동,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풀오토 공조 시스템 등 승용차 수준의 편의사양도 대거 적용했다. 주행 성능과 안전성 개선도 이뤄졌다. 마이티와 파비스의 ZF 8단 자동변속기에는 '어드밴스드 에코롤' 기능이 신규 적용됐다. 내리막길이나 관성 주행 시 엔진과 기어를 중립 상태로 제어해 불필요한 엔진 부하를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기능이다. 안전 사양도 대폭 강화하며 운전자 중심의 실사용 안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두 모델에 적용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는 기존 차량 감지 중심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인식 기능까지 확대됐으며 후방카메라에는 최대 190도 광각 영상과 후방 와이드뷰·탑뷰 기능이 추가됐다. 이밖에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스탑앤고(SCC Stop & Go)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차로 유지 보조(LFA with HOD) △지능형 헤드램프(HBA)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대거 탑재했다. 현대차는 실제 도심 배송과 물류 현장에서 운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성과 편의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철민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이날 행사에서 “이번 마이티와 파비스의 변화 방향은 '더 강하게, 그리고 더 현대적으로'"라며 “트럭의 기본기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운전자 사용 환경과 편의성을 전반적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타타대우도 지난달 하순 중형트럭 신차 '하이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현대차가 상품성과 첨단사양 강화에 집중한 것과 달리 타타대우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상용차 시장 기선 제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하이쎈은 준중형 트럭 플랫폼 기반이지만 중형급 적재 성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중형 트럭 대비 최대 115㎜ 좁은 캡 폭과 325㎜ 낮은 캡 높이를 적용해 기동성을 높였고 HD현대인프라코어 DX05 엔진과 커민스 F4.5 엔진을 조합해 최대 240마력 수준의 출력과 90㎏f·m 토크를 확보했다. 타타대우는 하이쎈의 가격 경쟁력을 핵심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타타대우 측은 “하이쎈은 기존 경쟁사 중형트럭 대비 약 15~20% 낮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타타대우는 하이쎈 투입을 통해 중형 트럭 시장 점유율을 30%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각각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향후 중형·준중형 트럭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물류·건설 현장에서 운전자 편의성과 디지털 기능, 안전 사양 수요가 높아지면서 상용차 시장 역시 승용차 수준의 상품 경쟁력이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AI가 배 몰고 사고 막는다…정부, 자율운항선박 데이터 구축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정부가 배가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인공지능(AI) 데이터 구축 사업에 본격 나섰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플랫폼 사업 출범식'을 열고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자율운항선박은 AI가 선박 곳곳의 센서와 항해장비, 엔진 정보를 스스로 학습해 운항을 판단하는 차세대 선박이다.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충돌을 피하고, 가장 빠른 항로를 찾거나 고장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정부는 이런 기술의 핵심이 실제 바다에서 쌓이는 데이터에 있다고 보고, 올해부터 4년 동안 346억 원을 투입해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으기로 했다.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나오는 정보를 표준화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사업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맡아 추진한다. 이날 행사에는 해운사와 조선사, 기자재 업체, AI 기업, 연구기관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데이터 공유와 선박 제공, 장비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업 수행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항해와 조종, 엔진, 원격관제, 통신, 기상, 해상교통, 안전 분야 등에서 1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정부는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형 데이터로 구축한다. 또 올해 추진 예정인 6000억 원 규모의 'AI 완전자율운항 기술개발 사업'과도 연계해 실증과 상용화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과 산업 확대, 전문 인력 양성, 국제표준 대응 전략 등을 담은 기본계획도 발표한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앞으로 자율운항선박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업들이 데이터를 함께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해운과 조선 산업이 디지털 전환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우리나라 자율운항선박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터빈 대신 ‘엔진발전’…HD현대일렉, 북미 전력시장 ‘새 먹거리’ 공략

HD현대가 전력기기에 발전용 엔진을 더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데이터센터 자체 발전시설에 쓸 터빈 발전기 공급에 공백이 생기면서 그 빈틈을 채울 대안으로 엔진 발전설비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기기사업이 이미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는 점에서 엔진을 포함한 패키지 솔루션이 HD현대의 AI 인프라시장 전략으로 자리잡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HD현대중공업, HD건설기계와 실무진 단위 협의체를 꾸리고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을 목표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HD현대그룹에서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는 영역을 전력기기에서 엔진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준비에 나선 것이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 발전용 엔진을 공급한 것이 촉매제 역할을 한데 따른 움직임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21일 미국 아페리온 에너지 그룹에 684메가와트(㎿), 6271억원 규모로 엔진발전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자체 엔진 브랜드 힘센엔진 중 20㎿급 발전용 제품을 미국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에 공급하게 된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엔진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해 주는 계기였다. HD현대일렉트릭에 더해 HD현대중공업은 대형 중속엔진, HD건설기계는 고속엔진까지 패키지로 공략해 HD현대의 AI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AI 산업 성장에 더해 빅테크의 자체 발전 수요가 추가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HD현대일렉트릭은 765킬로볼트(㎸)급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를 미국 시장에 공급해왔다. 특히 AI 붐이 일고 나서는 북미 시장 수주가 확대됐다. 지난해 수주 42억7400만달러 중 북미 시장의 비중이 51%(21억7800만달러)를 차지했고, 올해 1분기에는 17억9700만달러 중 73.2%(13억1500만달러)가 북미시장에서 나온 것이다. 성장하는 북미 현지 전력 인프라 시장을 겨냥해 울산뿐 아니라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도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초고압변압기 생산 시설을 증설 중이다. HD현대중공업과 HD건설기계는 각각 선박용과 대형 차량용 엔진을 생산해 왔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엔진기계사업의 매출 대부분은 선박용으로 잡히지만 육상발전용 공급 실적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엔진 발전설비가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계기는 터빈 발전기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운영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는 전체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전력을 많이 소비한다. 이에 데이터센터 운영에 쓸 전력을 조달하는 자체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자율협약을 맺었다. 자체 발전에 쓰는 대표 장비는 터빈을 이용한 발전기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연료로 증기나 가스 등의 기체를 고온·고압으로 만든 뒤 터빈 쪽으로 보내 회전시킨다. 이 터빈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차세대 발전원이 데이터센터용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 첫 SMR 플랜트를 세우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LNG 발전 등 자체 발전시설의 핵심장비인 터빈 발전기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멘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터빈 발전기를 공급하는 3대 기업의 생산 라인이 5년치 일감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터빈 발전기를 대체할 엔진이 대체설비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북미 빅테크들은 향후 규모 확장이 예상되는 AI 데이터센터용 엔진발전 시장에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생산설비 확대 같은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력 수요가 2014~2024년 연평균 24테라와트시(TWh) 성장했지만, 2025년에는 한 해에만 84테라와트시(TWh) 증가했다.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5년 동안 전력 수요가 총 420TWh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 중 절반 가량이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결과에서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지난달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HD현대중공업과 HD건설기계, HD현대일렉트릭 3사가 모여 육상발전 엔진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 HD현대그룹의 큰 그림"이라며 “현재 부족한 점(페인 포인트)으로 꼽히는 엔진 생산능력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카카오, 경찰청과 피싱 범죄 대응 나선다

카카오가 경찰청에 협력해 플랫폼 내 피싱 범죄 피해예방 및 근절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카카오는 6일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경찰청이 보유한 피싱 범죄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이용자 보호 조치를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 목록을 카카오에 공유하면, 카카오는 해당 번호로 가입한 계정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다. 오창배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은 “최근 보이스피싱과 신종스캠 범죄가 플랫폼을 매개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카카오와의 업무협약은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을 지키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석영 카카오 컴플라이언스 성과 리더도 “카카오는 피싱 범죄로부터 안전한 플랫폼 이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정책적 조치를 지속 시행해 왔다"며 “경찰청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빠르고 고도화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이용자 보호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LS일렉트릭, 북미 전력·에너지 전시회 참가

LS일렉트릭은 5~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 전력·에너지 전시회 'IEEE PES T&D 2026'에 참가해 현지 맞춤형 핵심 전력 솔루션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LS일렉트릭은 △직류(DC) 솔루션 △초고압 송변전 솔루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솔루션으로 전시 부스를 구성해 미래 전략 제품을 소개한다. 북미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UL 인증 직류 배전반 등 직류 전력 배전솔루션을 선보인다. 아울러 핵심 전력기기 전(全) 제품군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고신뢰성 배전 시스템, 고효율 전력기기를 공개한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초고압부터 데이터센터, 직류 솔루션까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콘텐츠 3박자 전략 통했다…쿠팡플레이 ‘OTT 기세등등’

쿠팡플레이가 역대 최대 이용자 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신작과 기존 인기 콘텐츠, 해외 대형작품을 결합한 '삼박자 전략'이 맞물려 차별화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평가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지난 4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910만명을 기록하며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MAU는 1개월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OTT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쿠팡플레이의 상승세는 다른 OTT 경쟁사의 이용자 감소세와 대비되는 '나홀로 성장'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의 4월 MAU는 1480만명으로 전월(1592만명) 대비 112만명이 감소했고, 지난 3월 803만명이던 티빙의 MAU도 지난달 771만명으로 32만명 줄었다. 이 같은 쿠팡플레이의 성장 배경으로 콘텐츠 전략의 정교한 분업구조를 업계는 꼽는다. 쿠팡플레이는 신작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며 플랫폼 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16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오리지널 드라마 '로맨스의 절댓값' 등을 OTT 공간으로 유치해 이용자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동시에 'SNL코리아'와 같은 오리지널 예능과 스포츠 중계 등 충성도 높은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HBO 등 글로벌 프리미엄 콘텐츠를 확보하며 콘텐츠 포트폴리오의 질적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HBO 오리지널 시리즈 '유포리아 시즌3'를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해리포터' IP를 기반으로 한 신규 시리즈를 국내에 독점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개별 콘텐츠의 축이 '유입-체류-브랜드' 역할로 분리되며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쿠팡플레이 성장의 특징이다. 신작 콘텐츠는 짧은 주기로 공개되며 신규 이용자 유입을 자극하고, 기존 인기 IP는 체류시간을 늘리는 핵심 축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콘텐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며 해외 팬덤 기반 이용자까지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화제성 높은 오리지널 신작과 최신 콘텐츠, 독점 스포츠 중계 등 다채로운 라인업이 시청자들에게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초 OTT시장에서는 쿠팡플레이의 입지 약화를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용자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별도 유료 OTT라기보다 쿠팡 '와우 멤버십'과 결합된 번들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 쿠팡 계정 또는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면 서비스 이용이 동시에 중단되는 구조여서, 멤버십 이탈은 곧 OTT 이용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쿠팡 와우 멤버십의 이탈 규모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다"며 “4월 말 기준 탈퇴회원 재가입과 신규 가입 증가로 감소분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와우 멤버십 혜택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방어선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플레이와 달리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1분기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비용 등이 반영돼 약 35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쿠팡플레이와 넷플릭스 간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1592만명)와 쿠팡플레이(781만명) 간 MAU 격차는 800만명 이상이었으나, 올 4월에는 넷플릭스 1480만명, 쿠팡플레이 910만명으로 570만명 수준까지 줄었다. 역대 최소 격차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시장 2위 자리를 공고히 구축한 가운데 향후 콘텐츠 투자 확대와 글로벌 IP 확보 성과에 따라 넷플릭스 1강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