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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89조5000억 새 역사…삼성전자 ‘메모리 천하’ 더 강해졌다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이익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반도체 사업을 밀어 올린 데다, 오랫동안 조 단위 적자를 반복해온 파운드리 사업부까지 흑자전환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호실적을 이끈 것은 여전히 메모리 한 사업부에 집중돼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오히려 적자로 돌아서면서 DX(가전·모바일) 부문 전반의 수익성은 과제로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기준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미국 엔비디아와 애플의 최고 실적을 넘어서는 테크 기업 역대 최고 기록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부사장)는 “AI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빠른 시장 대응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했다"며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핵심 사업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 메모리, 성과급 충당하고도 90조 육박 이번 실적을 이끈 건 단연 반도체(DS)다. DS부문은 매출 127조5000억 원, 영업이익 89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서버향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낸드 모두 역대 최대 비트 출하량을 기록했고, 서버 제품 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40%대 중반, 낸드는 60%대 후반 뛰었고 D램 비트 출하량은 가이던스를 웃도는 10%대 초반 증가율을 보였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며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를 중심으로 추가 공급 요청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HBM 사업에서도 성과가 뚜렷했다. 회사는 “3분기 HBM4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 기준 HBM4 매출이 HBM 전체 매출의 60%를 넉넉히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E 샘플도 출하했다"며 “하반기 중 전체 D램 시장점유율과 동등한 수준의 HBM 점유율을 확보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생산 확대 노력에도 수요 증가 속도가 더 빨라 내년에도 공급 부족은 더 커질 것"이라며 3분기 비트 출하량은 D램 한 자릿수 중반, 낸드 한 자릿수 후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파운드리 흑자전환 임박…2나노 수주 전년比 2배 분기마다 조 단위 적자를 냈던 파운드리 사업부도 반전 신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수주 산업의 특성상 정확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까운 시일 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강석채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에는 HBM 베이스다이와 미주 고객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고, 충당금 반영 전 기준으로도 실적이 큰 폭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수주 모멘텀도 구체화됐다. 삼성전자는 “대형 CSP 고객 및 AI·HPC 고객사의 2나노 과제를 수주해 고객들이 제품 설계에 착수했다"며 “이 모멘텀을 바탕으로 2026년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HPC 응용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0%대 후반에서 올해 30% 이상으로, 선단공정 매출 비중은 하반기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테일러 팹1은 계획대로 올해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테일러 팹2도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1.4나노에 대한 고객 문의 증가에 따라 추가 팹 확보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 MX는 적자전환… “메모리값 상승이 원가 부담" 반면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상반기 기준 사상 처음 매출 100조원을 넘어서고도 2분기 영업손실 8000억원을 냈다. 그 중심에는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사상 첫 적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MX와 네트워크 부문의 합산 매출이 33조2000억원, 영업손실이 700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의 손실이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적자를 낸 것은 2010년 갤럭시S 출시로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는 물론, 1990년대 중반 모바일 사업이 궤도에 오른 이래 처음이다. 2014년 중국 저가폰의 공세,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코로나19 팬데믹 등 숱한 위기 속에서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던 사업부가, 이번엔 자사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부품 원가 부담을 넘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와 애플이 장악한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정체된 점유율도 겹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반기 신규 폴더블 Z8 시리즈와 울트라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향후 완제품 부문 실적 전망은 더 좋지 않다. 삼성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기존 '영업이익 3조4100억원'에서 '영업손실 5조8410억원'으로 변경했다. 내년에는 손실 규모가 더 확대돼 15조20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 반도체 불황 때 DS부문이 기록한 연간 적자(14조8800억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 “특별배당 곧 나온다"…삼성전자, 주주환원책 예고 이날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말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대로 이행할 것"이라며 “이사회와 경영진이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실행 방안을 적극 토론 중이고,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주주환원 극대화 사이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 곧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배당과 관련해 이사회는 보통주·우선주 모두 주당 374원의 2분기 현금배당을 의결했으며, 배당액 약 2조4500억원은 8월 중 지급될 예정이다. 최근 시장의 관심사였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대해서는 “기존 국내 주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흑자전환이 가시화되면 메모리 한 사업부에 의존하던 이익 구조가 처음으로 다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파운드리 흑자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데다 MX가 사상 첫 적자를 낸 만큼, 실질적인 '탈(脫)메모리'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하반기 실적도 HBM 가격과 물량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DX 부문의 수익성 회복 여부가 삼성전자 이익 구조 재편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SK이노베이션, 2분기 영업익 3조 4873억…윤활유·배터리 흑자 견인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와 배터리 사업의 대폭적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3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장용호·추형욱)은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9조 1572억 원, 영업이익 3조 4873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4조 8662억 원, 영업이익은 1조 3251억 원 각각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9조 7040억 원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 SK온 흑자 전환 및 SK엔무브 윤활기유 마진 호조 실적 견인 이번 2분기 호실적은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엔무브의 수익성 개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온(배터리 사업)은 2분기 영업이익 8218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손익을 1조 1710억 원 대폭 개선해 흑자 전환했다. 아시아 지역 판매량 확대와 고객 보상금 수령,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Tax Credit) 효과가 반영됐다. 포드와의 '블루오벌SK' 합작 종료 후 'SK온 테네시' 단독 공장을 출범시키는 등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며, ESS 수주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SK엔무브는 중동 지역 주요 경쟁사의 공급 차질에 따른 윤활기유 마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034억 원 급증한 6919억 원을 기록했다. 고급 윤활기유(그룹 Ⅲ) 경쟁력과 글로벌 판매망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 유가 하락 여파로 SK에너지 이익 축소… 주요 계열사별 실적 명암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에너지는 유가 하락 여파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320억 원 감소한 6512억 원을 기록했다. 4~5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약 5600억 원)이 반영됐으나, 6월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분기 말 평가손실이 일부 발생했다. 이 외 계열사별 2분기 영업이익은 △SK인천석유화학 8218억 원 △SK온트레이딩인터내셔널 3132억 원 △SK이노베이션 E&S 1059억 원 △SK지오센트릭 437억 원 △SK어스온 299억 원을 기록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영업손실 635억 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 3분기 시황, 탄력적 운영으로 지정학적 변동성 대응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석유 사업 시황에 대해 OPEC+ 증산 및 역내 설비 가동률 증가로 정제마진 상승세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탄력적인 최적 운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배터리 사업은 고정비 절감과 AI 데이터센터·전력회사 대상 ESS 수주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고, 전력·LNG 사업은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하반기 상업가동을 발판 삼아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 시스템 아이어닝, 여름철 ‘의류 가전’ 시장에서 인기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LG 시스템 아이어닝'이 여름철 의류가전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LG 시스템 아이어닝은 출시 이후 6개원 간 월평균 판매 성장률이 32%를 기록 중이다. 특히 여름에는 린넨 셔츠와 실크 블라우스 등 주름이 잘 생기는 소재의 의류 착용이 늘어나면서 집에서도 손쉽게 옷의 주름과 핏을 관리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핵심 구매층은 4050세대다. 전체 고객의 60%를 차지한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30대가 23%로 뒤를 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들은 직장과 모임, 외부 활동 등으로 셔츠와 블라우스, 재킷류를 자주 착용해 옷의 주름과 핏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백화점과 LG전자 베스트샵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제품 전시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판매 채널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곳도 백화점이다. LG 시스템 아이어닝은 편리한 사용성이 강점이다. 제품에 탑재된 '액티브 스타일링 보드'는 팬을 활용해 바람으로 옷감을 살짝 띄우거나 공기를 흡입해 옷감을 보드에 안정적으로 고정한다. 얇고 섬세한 여름 소재 의류도 한층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미세 고압 스팀은 섬유 속 주름을 빠르게 펴주고, 고온 스팀으로 의류 위생 관리까지 돕는다. 면과 울, 레이온 등 의류 소재에 따라 스팀 온도를 조절하는 7개 전용 코스를 제공해 옷감 손상 부담도 줄였다. 섬세한 소재부터 일상복과 바지 칼주름까지 소재와 목적에 맞춰 관리할 수 있어 다림질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팀 다리미와 핸디 스티머, 스타일링 보드를 하나로 결합한 올인원 구조도 특징이다. 핸디 스티머를 활용하면 옷을 옷걸이에 걸어둔 상태에서도 간편하게 스팀으로 관리할 수 있다. 외출 전 셔츠의 주름을 빠르게 펴거나 재킷과 블라우스의 생활 주름을 정돈하는 등 의류와 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버튼 조작으로 스타일링 보드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사용자의 체형과 자세에 맞춰 허리를 숙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보드에 탑재된 4.3인치 LCD 터치 디스플레이는 스팀 온도와 바람 세기, 다림 코스 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제품 하단에는 바퀴를 적용해 집 안에서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시스템 아이어닝은 다림질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다양한 소재의 의류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고객의 일상적인 의류관리를 한층 편리하게 만드는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대한조선, 2분기 매출 3544억·영업익 952억…전년比 19.7%·52.3%↑

대한조선이 생산성 향상 노력과 경영 관리 혁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외형과 내실의 가파른 성장을 견인했다. 대한조선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3544억원과 영업이익 952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7%·52.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787억원으로 같은 기간 80.1% 급증했다. 매출 성장률(19.7%) 대비 영업이익 성장세(52.3%)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 2분기 영업이익률도 26.9%로 전년 동기 대비 4.2%포인트(p) 개선됐다. 최근 일곱 분기 가운데 최고치인 지난해 4분기(27.2%)와의 격차를 0.2%p까지 좁혔다. 수에즈막스급 등 주력 선종의 반복 건조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영 관리 혁신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이끌었다는 게 대한조선 측 설명이다. 이 같은 효과는 상반기 영업실적에서도 나타났다. 대한조선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6627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1779억원으로 같은 기간 34.6% 확대됐다. 또한 대한조선은 재무건전성도 한층 강화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5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4608억원보다 1065억원 증가하면서 재무 기반 안정성을 공고히 했다. 아울러 올해 수주 규모도 이달 말 기준 약 2조2500억원(누적 17척)으로 집계돼 창사 이래 최대 연간 수주규모를 경신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전략을 토대로 하반기 추가 수주 및 릴레이 실적 경신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무인 차량 ‘아리온 스멧’, 현대로템 꺾고 軍 표준 꿰찬 비결은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를 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세대 다목적 무인 차량(MPUGV, Multi-Purpose Unmanned Ground Vehicle) '아리온 스멧(Arion-SMET)'을 최종 기종으로 심의·의결하고 지난 29일 이를 제작사에 공식 통보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창군 이래 최초의 MPUGV 도입 사업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496억 원 규모의 양산 계약이 체결되고 2027년부터 일선 육군 보병 부대와 해병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병력 급감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추진되는 미래형 지상 전투 체계 육군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의 핵심 전력이자 향후 군에 도입될 무인화 전력의 운영 표준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전략적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 2016년부터 이어진 획득의 역사…규정 충돌로 벼랑 끝 달렸던 수주전 아리온 스멧의 뿌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한 민군 협력 과제 '보병용 다목적 무인 차량'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초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합동참모본부는 2019년 신규 소요를 결정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2세대 차량으로 2021년 육군 5사단 시범 운용을 거쳤고, 현재 사업에 선정된 모델은 이를 개량한 3세대 제품이다. 그러나 수주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무인 지상 차량 시장 선점을 위해 맞붙은 현대로템과 2년여 간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방사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안서상 요구 성능 지표를 물리적으로 충족하면 만점을 부여해야 한다"는 절대 평가 방식을 고수했다. 반면 현대로템은 “요구 기준을 초과하는 '실제 최대 성능'에 추가 점수를 줘야 한다"고 맞서며 평가 기준에 대한 팽팽한 이견이 발생했다. 여기에 '무단 반출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이 야전 시험 평가 중 방사청 승인을 얻어 자사 차량을 외부 방산 전시회에 반출하자 현대로템은 “통제된 시험 밖에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식 허가를 거친 투명한 절차였음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연이은 충돌로 현대로템이 일시적인 '사업 보이콧'을 선언하며 도입 일정이 1년 이상 지연되는 파행을 겪었지만 방사청의 중재로 평가에 복귀하며 진흙탕 싸움은 간신히 마무리됐다. ◇ 성능·가격 종합 평가로 가려진 승부…'신뢰성' 돋보인 아리온 스멧 방사청의 이번 입찰은 성능과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체 중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 스멧이 1.8톤, 현대로템의 'HR-셰르파'가 1.7톤급의 6륜 구동(6x6) 전기 모터 기반 차량으로 양사 모두 미래전에 부합하는 뛰어난 기술력을 제시했다. 화물 적재량의 경우 현대로템 HR-셰르파는 최대 1톤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 스멧은 최대 450~550kg의 적재 능력을 갖췄으며, 완전 군장을 한 보병 1개 분대(8명 기준)의 배낭과 예비 탄약을 짊어지고 필요시 생명을 구하는 '의무 후송(Medevac)' 플랫폼으로 즉각 전환할 수 있다. 기동력 측면에서 HR-셰르파는 평지 최대 80km/h, 험지 60km/h의 속도를 낸다. 아리온 스멧은 포장도로 43km/h, 비포장 험지 34km/h의 기동력을 기록했으며, 항속거리 측면에서 1회 충전 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이번 사업은 종합 평가 방식으로 치러진 만큼, 특정 제원의 우위가 단독으로 실제 낙찰 여부를 가른 것은 아니다. 실제 6개의 세부 성능 평가 항목 점수 또한 업체에 비공개로 부쳐졌다. 치열한 수주전 끝에 아리온 스멧이 최종 낙점된 배경에는 야전 시험 평가에서의 높은 신뢰성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리온 스멧은 험지 주행·원격 사격 등 모든 평가 과정에서 기계적 고장이나 소프트웨어 오류를 일으키지 않는 '무고장'을 달성하며 군 수뇌부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98% 국산화와 진화하는 AI…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 무인체계 전 분야 석권 아리온 스멧이 지닌 또 다른 강점은 원격 사격 통제 체계(RCWS, Remote Controlled Weapon Station)를 포함해 핵심 구성품의 98%를 국산화했다는 점이다. 외산 부품 의존도가 낮아 전시 상황에서 안정적인 후속 군수 지원과 즉각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규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차량에 탑재된 딥러닝 기반 AI 센서는 전술적 조력자의 역할을 극대화한다. 적의 기습 사격 시 외부에 장착된 'AI 음향 센서'가 총탄의 초음속 충격파를 수집, 1초 이내에 매복 위치를 특정하고 RCWS의 총구를 지향한다. 이때 차량의 장갑판은 보병들의 전술적 방패로 기능한다. 기계의 오판을 막기 위해 타격 시 반드시 지휘관의 사격 승인을 거치는 '인간 개입(Human-in-the-Loop)' 시스템을 적용했고 아군을 따라다니는 '선행 병사 추종 자율 주행 모드'를 통해 전투원의 임무 몰입도를 높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MPUGV 뿐만 아니라 국방 로봇 전 분야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우리 군 최초의 국방 로봇 전력화 사례인 '폭발물 탐지 제거 로봇'을 현재 양산 중이고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전차·장갑차보다 먼저 적진에 투입되는 '무인 수색 차량(USV, Unmanned Surveillance Vehicle)'의 체계 개발을 올해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정찰 드론과 연동해 장애물을 개척하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 한국형 공병 전투 차량(K-CEV, K-Combat Engineer Vehicle)'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관하는 '유·무인 복합 화생방 정찰차(드론·다족 보행 로봇 연계)' 사업까지 시제 업체로 참여 중이다. 사실상 국내 군용 UGV 플랫폼의 대표 기업으로서 전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 적 수중에 떨어져도 아군 정보 지킨다…수주전 판가름 낸 '침입자 모니터링 특허' 특히 이번 획득전에서 군 수뇌부의 이목을 사로잡은 결정적 요소는 하드웨어 제원을 넘어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보안(사이버전) 체계'였다는 분석이다. 무인 지상 차량은 작전 중 적군에게 나포되거나 통제권을 피탈당할 경우 아군의 통신망과 핵심 정보가 통째로 넘어가는 약점을 지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자사가 등록한 '무인 시스템에 침입한 침입자를 모니터링 하는 장치 및 방법' 기술을 아리온 스멧에 적용했다. 일종의 기만 전술인 '하니팟(Honey-pot)' 시스템이다. 만약 적군이 나포한 차량이나 통제 장치에서 비밀번호를 틀리거나, 인가되지 않은 외부 MAC 주소나 IP/포트로 접속을 시도할 경우, 시스템은 접속을 완전히 차단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페이크 사이트(Fake Layer)'로의 진입을 허용한다. 적군 입장에서는 윈도우나 리눅스 운영 체제의 루트나 관리자 계정을 해킹해 시스템 장악에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심지어 적이 기만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스크린에는 주행·임무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가짜 운용 영상까지 띄운다. 적이 가짜 사이트 내부를 뒤지며 안도하는 사이 아리온 스멧 내부의 '역추적 모듈'은 은밀히 작동한다. 침입자의 △공간적 경유·위치 △체류 시간 △접속 IP·URL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아군 지휘소 스크린에 시간 순서대로 띄운다. 적의 탐색 의도와 출발점(네트워크 소스)을 역추적해 파악하는 것이다. 충분한 정보가 수집되거나 적이 가짜 계층을 넘어오려 시도하면 마지막 단계인 '고립화 모듈'이 가동된다. 시스템 로직이나 운용자의 원격 비상 삭제(Trigger) 명령에 따라 통제 차량·무인 차량 기록기·주요 전자 장비(LRU, Line-Replaceable Unit)에서 일제히 '비상 삭제 백그라운드 서비스'가 실행된다. 이 순간 운영 체제를 제외한 무인기 내부의 모든 실행 파일과 군사 데이터는 영구 삭제되며 시스템은 초기화된다. 스스로 적을 기만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 '지능형 보안 무기'로서의 진가를 입증한 셈이다. ◇단품 판매 이상의 'MUM-T 턴키 수출'…미래 강군 위한 과제 첨단 무인 체계의 글로벌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앞둔 '황금 어장'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들에 따르면 전 세계 군용 UGV 시장 규모는 2024~2025년 약 19~39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대 중반 최대 121억4000만 달러(17조4852억 원)까지 연평균 14% 이상의 가파른 팽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검증도 이미 궤도에 올랐다. 2023년 한국 무인 차량 최초로 미국 하와이에서 미 해병대와 육군 지상차량체계연구소(GVSC)의 까다로운 해외 비교 성능 시험(FCT, Foreign Comparative Testing)을 통과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군의 피드백을 즉각 수용해 적재량을 900kg으로 늘리고 항속거리를 290km로 연장한 4세대 파생 모델 '그룬트(GRUNT)'를 단기간에 개발해 냈다. 이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차륜형·궤도형을 아우르는 소형·중형·대형 무인 차량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K-방산의 수출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한다. 한화는 지난 루마니아 'BSDA 2026' 방산 전시회에서 지휘 장갑차 '타이곤'의 통제하에 무인 차량 '그룬트'가 선행 정찰을 수행하는 유·무인 복합(MUM-T, Manned-unmanned teaming) 체계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과거 무기체계 '단품' 중심의 세일즈에서 탈피해 무인 차량이 따낸 좌표를 지휘 장갑차가 수신하고 K-9 자주포가 타격하는 '초연결 네트워크 중심전 패키지'를 턴키(Turn-key) 형태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영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달 양산 계약 직후 신속한 양산 체계를 가동해 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리온 스멧이 실전에서 성능을 온전히 내기 위해서는 전자전(EW, Electronic Warfare)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군 전용 대용량 광대역 주파수 통신망' 구축, AI 자율 교전에 대비한 '작전 교리와 교전 수칙(ROE, Rules of Engagement)'의 법적 명문화, 그리고 외부 민간 IT 기술을 자유롭게 이식할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MOSA, Modular Open Systems Approach)의 도입이 시급해 관련 후속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美 조선업계에 ‘조선소 짓는 법’ 전수한다

HD현대가 미국 조선업계에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주기에 이르는 조선소 현대화 노하우 전수에 나선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3월 정관 내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조선소 건설 종합 솔루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이후 실제 수행단계에 진입한 첫 사례다. 협약을 통해 양사는 △조선소 진단 및 솔루션 도출 △야드·공장 레이아웃 설계 △로봇·자동화 설비 도입 △비용·공정·품질·생산성 최적화 △AI·데이터 기반 디지털 솔루션 적용 △공급망 확대 및 기술 인력 양성 등 조선소 구축·운영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에 '조선소를 짓고 운영하는 방법'을 전수한다. 조선소 설계·건설 노하우는 물론, 생산·운영 시스템과 데이터 관리법 등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요소와 기술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양사는 올해 안으로 '조선소 현대화 컨설팅 프로그램' 공급계약 체결에 나선다. 오대호 중 한 곳인 슈피리어호 연안에 자리잡은 프레이저 조선소를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실증 모델로 삼는다는 게 HD현대 측 구상이다. 오대호는 현지 선박 건조와 유지·보수 활동의 거점이자 핵심 공급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곳에선 프레이저 조선소와 핀칸디에리 마린 그룹, 돈존 마린 등 현지 조선업계가 '오대호 조선 동맹'을 구축한 상태다. 이들이 미국 해안경비대 신형 경 쇄빙선 사업에 공동 참여하는 등 오대호는 미국 정부의 '해양 번영 지대' 추진 구상과 맞물려 현지 조선업 재건의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소 설계부터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해 프레이저 조선소를 미국 조선산업 재건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향후 다양한 영역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미국 조선업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단독] “전공정 팹 확실”…삼성 사장도 주말 광주 군공항 찾았다

삼성전자 사장이 최근 광주 군공항 반도체 부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임원단도 실무진 사전 답사에 이어, 직접 현장을 살피면서 이곳에 전공정 팹(Fab)을 짓는 방향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이 나온다. 양사 모두 실무진이 같은 부지를 사전 답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로, 실무 차원의 점검이 임원급 협의로 한 단계 격상된 셈이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25일 실무진의 부지 답사에 이어, 25~26일 주말 사이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방문해 반도체 팹 구축 여건을 살펴봤다. 사장급 인사가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측은 현장에서 군공항 이전 부지의 넓이와 주변 입지 여건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참여한 삼성전자 측 실무진 사이에서는 “부지가 넓고 도심권과 가까워 활용도가 높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하이닉스 임원단은 이보다 뒤인 지난 29일 현장을 찾았다. 염성진 커뮤니케이션총괄 사장을 비롯해 부사장, 실무진 등 15명이 지난 23일 실무진 답사에 이은 후속 방문에 나서 낮 12시 50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부지와 주변 지역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부지 규모와 팹 배치 가능 구역, 도로·철도 등 교통망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지난 29일 오후 2시 광주청사에서 민형배 특별시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부지개발·인프라·법무·대관 등 분야별 실무진 10~12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측에서 아주 만족스러워했다"며 “간담회에서 '광주에서 전공정팹을 세우는 게 분명하다'는 반응도 나왔다"고 했다. 당시 간담회는 실무 차원의 사업 협의보다는 첫 대면 인사를 나누는 '첫 상견례' 성격이 짙은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착공 시기나 인허가 절차, 전력·용수 공급 등 구체적 실무 의제를 다루기보다는 양측이 얼굴을 익히고 앞으로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4기로 예정된 팹의 구역별 배분 논의도 시작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세부 논의 내용에 대해 “기업들끼리 나눈 이야기라 전달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총 800조 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팹 4기를 조성하는 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030년 첫 양산을 목표로 군공항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별 투자 규모와 착공 시기, 팹 배치 계획 등은 정부와 기업, 특별시 간 후속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경재계에서는 이번 방문을 정부의 정책 의지를 재확인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SK 임원단이 광주 현장을 방문한 것은 정부가 대형 메가프로젝트로서 반도체와 광주 입지를 그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SK 측이 확정적으로 광주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발표 이후 광주 군공항 부지가 전력·용수·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괜찮은 입지로 떠오른 만큼 임원단도 정부의 강한 의지를 확인하러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강 교수는 “SK와 삼성 모두 지금 당장 투자를 집행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부지 인프라가 갖춰지는 게 우선인 만큼 오히려 용인 등 기존 클러스터 조성이 더 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정부 발표가 나온 만큼 현장 분위기와 타당성을 파악하려는 행보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포스코홀딩스, 2분기 영업익 8190억 원…“자원·인프라 성과로 실적 반등”

포스코홀딩스가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와 고환율 기조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이차전지소재 부문 흑자 전환과 인프라 사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된 2분기 실적을 올렸다. 포스코홀딩스는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9조 2590억 원, 영업이익 8190억 원, 당기순이익 761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연결기준 매출과 이익이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 철강·이차전지소재·인프라 전 부문 실적 개선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원료 단가 및 유가 상승 악재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을 소폭 끌어올렸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실적 반등도 두드러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재고평가 효과와 음극재 주요 고객사 판매량 회복으로 수익성을 회복했다. 특히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염수리튬 1공장의 조업 안정화와 설비 개선에 힘입어 분기 기준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반기 2공장 준공에 따른 가동 초기 비용이 예상되나, 단계적 증산과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리튬 판매 확대와 가격 상승으로 손익을 개선했으며, 포스코HY클린메탈은 높은 가동률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매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호주 가스전과 인도네시아 팜 사업 등의 이익 증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건축사업 분야의 이익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지켜냈다. ◇ 구조개편 목표 상향…'트리플 코어' 전략으로 기업가치 제고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부터 진행해 온 그룹 구조개편 목표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 당초 2027년까지 128건을 완료해 2조 8,000억 원의 현금을 창출하기로 했던 계획을, 오는 2028년까지 129건 완료 및 현금 3조 5,000억 원 창출 목표로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에는 12건의 구조개편을 진행해 약 4,8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85건을 완료해 총 2조 2,000억 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향후 △산업자원(철강) △전략자원(리튬·희토류·희귀가스) △에너지자원(LNG) 중심의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전략적 투자를 병행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트 김승연 시대’…김동관 수석부회장·김동원 부회장·김동선 사장 동반 승진

한화그룹이 김동관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오너가 3세들을 전면 배치하고 주요 계열사 5곳의 수장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의 핵심 미래 동력인 방산·우주항공·반도체 등 첨단 산업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요 경영진 및 대표이사 내정 인사를 오는 8월 1일 자로 시행한다고 30일 발표했다. ◇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 동반 승진…책임 경영 강화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나란히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그룹 내 '3세 경영' 체제가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직급을 올렸다. 김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방산·해양·우주항공·에너지 사업 등을 총괄하며 그룹의 글로벌 비약적 성장을 주도하고 굵직한 전략적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금융 부문을 이끌어온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금융 사업의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선도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는 평가다. 삼남인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 역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유통·레저·식음료 부문에서의 사업 확장뿐만 아니라 최근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 주효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요 경영진 승진을 계기로 각 분야의 사업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사업 영역 확장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에어로·시스템 등 5개 계열사 신임 대표 내정…'글로벌·현장' 방점 한화그룹은 경영 안정화와 중장기 전략 과제 수행에 최적화된 인재를 발탁해 5개 계열사의 신임 대표이사도 새롭게 내정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인 방산과 우주항공 부문의 리더십 변화가 돋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이부환 현 PGM사업부장(부사장)이 내정됐다. 1995년 입사한 이 내정자는 지상 무기체계 R&D와 유럽 법인장 등을 두루 거친 해외 사업 전문가로, 향후 한화의 해외 방산 거점 구축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 신임 대표이사로는 신규 사업 모델 전문가인 양기원 현 한화임팩트 대표(부사장)가 이동한다. ㈜한화 글로벌부문과 한화임팩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양 내정자는 우주·방산 분야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강정훈 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장(전무)이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강 내정자는 1995년부터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사의 원가 혁신과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에는 임동준 현 전략사업유닛장(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미주 법인장을 지낸 바 있는 임 내정자는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유가 증권 운용 경쟁력 강화와 대체 투자 확대를 이끌어갈 전망이다. 첨단 장비 분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사도 단행됐다. 한화세미텍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기철 현 한화비전 대표(부사장)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해외 중심의 사업 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역량을 살려 한화비전 대표이사와 한화세미텍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그룹의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와 시장 선점이라는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이번에 내정된 신임 대표이사들은 향후 각 사별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포스코 이어 GS도 발전사업 재편 검토…재계 ‘에너지 조직 리밸런싱’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재계 전반에서 에너지 분야 조직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 포스코와 SK그룹에 이어 GS그룹도 발전 계열사 조직 효율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발전공기업 5개사 통합 방안을 추진하면서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는 구조개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발전사업을 담당하는 GS E&R과 GS EPS의 조직 효율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 EPS와 GS E&R은 모두 ㈜GS 산하의 핵심 에너지 계열사지만 사업 영역에는 차이가 있다. GS EPS는 199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자발전회사로 충남 당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현재 ㈜GS가 70%, 오만 국영 에너지기업 OQ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S E&R은 집단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친환경 종합에너지 기업이다. 반월·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운영하는 한편,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개발 등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산하 GS동해전력은 석탄발전을 운영하고 있다. ㈜GS가 지분 89.7%를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발전사업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각각 담당해온 두 회사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GS그룹만의 사례가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3년 LNG복합발전을 담당하던 포스코에너지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발전사업과 LNG 생산·도입·트레이딩 기능을 하나로 묶어 에너지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SK그룹도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며 정유·배터리·LNG·전력사업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기업 체제를 구축했다. 에너지 사업 전반의 중복 투자를 줄이고 미래 에너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으로 평가받는다. 공공부문에서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 5개사(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를 하나의 통합발전사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만간 관련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발전사별로 분산된 조직과 기능을 통합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공·민간의 조직 재편 배경으로 급변하는 발전사업 환경을 꼽는다. 정부가 2040년 석탄발전 폐지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면서 기존 석탄·LNG 중심 사업 구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발전사업은 과거처럼 개별 발전소 운영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개발과 전력거래,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기반 전력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발전원별로 분산된 조직을 통합해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환경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정책으로 석탄발전은 물론 LNG 발전도 장기적으로는 역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조직을 슬림화하고 신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와 SK에 이어 GS까지 조직 효율화를 검토하고, 정부도 발전5사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발전산업이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에너지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조직 개편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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