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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 보릿고개 업황 ‘AI·非철강’으로 버티기

철강사들이 본격적인 시장 반등 전까지 버티기 위해 신시장과 신사업을 모색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맞춰 강재 패키지 공급 전략을 강화하거나, 강재 제조와 정보통신(IT) 경쟁력 등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 카드를 검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세계 철강 소비량 증가세 전환 전망에도 철근 같은 범용 소재의 수요 위축이 불가피한 시황이 새 기회를 모색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인공지능(AI)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수요 확대를 겨냥한 신수요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호 건축물(인클로저)용 강재, 송전철탑용 형강·후판 등을 중심으로 수주·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판재와 봉형강을 포괄하는 제품 패키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실적 설명회에서 “미국향(向) 철근은 1분기 수출판매가 전분기 대비 286% 증가했는데, 미국 견조한 봉형강 시장의 영향인 것으로 본다"며 “이번 2분기 이후에도 미국의 시장상황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와 ESS향 제품 공급에 대해서도 “이들 제품의 수익은 마진(이윤) 차이보다 현대제철의 강재부터 판재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여러 강재 대상 '원스톱 패키지' 영업을 강화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을 넘어 신사업 확장을 도모해 철강 부진에 대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전략도 있다. 본업인 철강이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도 버틸 체력을 확보하고 미래 기술력 강화 재원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올해 초 그룹의 미래 신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등을 통해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동국제강그룹은 공장부지나 전력 인프라 등의 자산을 이용해 AI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검토 중이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동국제강그룹 4차 중기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며, 올해 안에 세부 전략을 명확히 하고 필요 시 주주에 공유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그룹 본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재·부품·장비 등 전후방 가치사슬(Value Chain)을 폭넓게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계열사 동국시스템즈를 통해 주요 산업군을 겨냥한 정보통신(IT) 서비스 사업을 운영해와 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확대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엔비디아의 파트너 네트워크(NPN)에 가입했고, 올해는 '컴퓨트(연산)' 부문에서 최상위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KG스틸은 국내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 인수 주체로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화한다. 중고차 유통 플랫폼 케이카의 지분 72.19%을 보유한 한앤코와 지난달 31일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이어 지난 21일 KG스틸이 4000억원을 들여 지분 52.5%를 인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19.69%는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주식회사가 사들인다. 이는 KG그룹 모빌리티 사업 수직 계열화의 일환인 동시에 철강산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케이카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매출은 2조43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고,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84.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철강사들이 신시장·신사업 개척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와 세계 철강 시장이 수요 침체를 딛더라도 회복 속도가 가파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와 함께 주요 철강 수요산업으로 꼽히는 건설이 시황 부진을 이어가며 범용 철근을 넘어선 고부가 강재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 시장에서 철강 완제품 수요는 각각 17억2410만톤과 17억6200만톤으로 직전 연도보다 각각 0.3%, 2.2%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에서도 4370만톤과 4420만톤으로 0.3%, 1.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철강재 수출 허가제로 저품질·저가 철강재 수출을 사실상 제한한 점은 수요 회복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철근 시장 구조조정을 앞둔 점도 변수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통해 철근을 설비 구조조정 우선 품목으로 못박았다. 정부와 업계는 아직 철근 설비 감축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철강업계 위기감이 큰 만큼 정확한 조정 대상과 규모가 나오면 계획이 나오면 구조조정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자의 눈] 소비자 신뢰 갉아먹는 테슬라의 ‘가격 상술’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던 테슬라가 국내 소비자 신뢰도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잦은 가격 인상과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되풀이하면서 '혁신기업'이라는 이미지보다 '가격을 예측할 수 없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는 일부 모델 가격을 기습인상했다. 지난 10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모델3 등의 가격을 400만~500만원가량 올렸다. 특히 모델Y 롱레인지(YL)는 사전예약을 진행한 지 일주일만인 지난 3일 홈페이지에 가격 인상을 공개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안겼다. 앞서 올해 초에 주요 모델 가격을 300만원에서 최대 940만원까지 인하하는 등 가격 정책의 변동성을 스스로 키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조정 자체보다 그 방식이다. 인상 시점과 기준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기습적으로 가격이 바뀌는 일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가 순식간에 '더 비싸게 산 사람', 또는 '더 싸게 산 사람'이 돼 버리는 상황이 국내에선 더이상 낯설지 않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구매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기본적인 판단조차 어려워진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가 소비재다. 구매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가격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는 필수 요소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러한 기본을 무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테슬라의 가격 정책이 단순한 시장 대응을 넘어 소비자를 '실험 대상'처럼 대하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수요에 따라 가격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명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가 감내해야 할 불확실성은 과도한 수준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 체감이 증폭되고 있다. 보조금 정책, 환율, 물류비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격 변동까지 예측하기 어려워지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테슬라식 가격 전략'으로 평가한다. 온라인 판매 중심 구조와 직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격을 신속하게 조정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테슬라 전략이 모든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격 안정성과 중고차 가치까지 중요하게 고려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다. 브랜드 신뢰는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반복되는 작은 불신이 쌓이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흔들릴 수 있다. 지금 테슬라가 놓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신뢰'일지도 모른다. 전기차 시장은 이미 선택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술 격차 역시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가르는 것은 가격과 신뢰, 그리고 전반적인 소비 경험이다. 가격을 올리는 것은 기업의 자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비자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결국 기업이 떠안게 될 것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이차전지 소재, ‘캐즘 돌파’ 답은 체질 개선

한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추앙받던 국내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가혹한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함께 원재료 가격 하락, 고객사 재고 조정이 겹치며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외형 성장을 앞세운 증설 중심 전략도 한계에 직면했다. 업계는 이제 가동률과 수익성 중심의 운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해외 생산 확대, 고객 기반 확장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실적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년간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배터리 셀 업체들의 가동률이 하락했고 이는 소재 업체들의 출하 감소로 직결됐다. 리튬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판가 역시 빠르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수익성은 크게 훼손됐다. 전방 산업의 '속도 조절'이 소재 기업 실적에 복합적인 압박으로 작용한 셈이다. ◇ 폭발적 성장 기대했지만…현실은 '캐즘 돌파' 혹독 기업별 성적표를 봐도 '폭발적 성장' 대신 '숨고르기'라는 표현이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대와는 다르게 몸집을 키우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매출 2조5316억원, 영업이익 1433억원을 기록했다(이하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23년 6조9009억원, 2024년 2조7668억원 등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전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올해는 매출이 다소 회복되겠지만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의 경우 '원재료 가격'과 '고객사 편중'이라는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해 휘청였다. 매출액을 보면 2023년 4조6441억원, 2024년 1조9075억원, 지난해 2조1549억원 등으로 널뛰기가 심하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액은 9378억원에 이른다. 리튬 가격이 높았던 시기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게 뼈아픈 실책으로 기억된다.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포스코퓨처엠도 기대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매출액이 2023년 4조7599억원, 2024년 3조6999억원, 작년 2조9387억원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영업이익도 수백억원을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두 개의 엔진을 달았지만, 하나는 광물가 때문에 헛돌고 다른 쪽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제 속도를 못 내는 흐름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사업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회사 매출은 2023년 6483억원에서 지난해 2619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1억원에서 -246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분리막 산업은 전형적인 장치 산업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공장을 지어놓으면 물량을 꽉 채워 돌려야 이익이 남는 구조다. 이런 와중에 SK온의 배터리 판매가 감소하면서 분리막 주문량 역시 급감했다. 전해액 업체인 엔켐, 솔브레인홀딩스, 덕산테코피아 등도 외형 성장은 제한적인 반면 영업적자가 이어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입장에서 최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 환경이다. '캐즘'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며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앞으로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228만1000대)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을 포함한 수치다. 각국 정책 환경 변화와 보조금 축소, 가격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과 북미에서도 판매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 LFP 역량 강화 등 체질 개선 총력…ESS 등 영향 업황도 '회복 조짐' 이런 환경에서 국내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꺼낸 카드는 '체질 개선'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새로운 먹거리가 생기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면서 리튬인산철(LFP) 기술을 개발하거나 해외 생산 능력을 향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 제련소에 대한 투자와 유럽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상업 생산도 시작되는 만큼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게 업체 측 구상이다. 헝가리에는 삼성SDI, CATL 등 공장이 있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휴머노이드 로봇용 배터리 수요 성장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7월 엘앤에프엘에프피에 2000억원을 출자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LFP 신규법인을 통해 중저가 전기차와 ESS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투자금액은 총 3365억원으로 잡았다. 최대 6만t까지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일본 미쓰비시케미컬과 추진하던 전기차용 음극재 합작사 설립 검토는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호재도 들려오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달 삼성SDI와 LFP 배터리용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약 1조6000억원어치 소재를 엘앤에프가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3일 베트남 인조흑연 음극재 프로젝트 승인 절차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타이응웬 지역에 약 3570억원을 투자해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 약 5만5000t의 소재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퓨처엠은 앞서 지난 3월 글로벌 자동차사에 1조원 규모 이차전지용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이같은 노력들이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예전처럼 밝지 않은데다 중국 업체들과 가격 경쟁이라는 숙제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고객사 의존도가 높은 산업 특성 역시 근본적인 리스크로 지목된다. 결국 '완전한 반등'이 가능할지 여부는 전방 산업 회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수요가 다시 뚜렷한 성장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 ESS 등 신규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될지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원재료 가격 안정 여부 또한 수익성 회복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다. 글로벌 경쟁 환경이 '블록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이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면 우리가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우회 진출 시도에 따른 대응책 마련과 핵심 소재 국산화 과정에서의 비용 상승 압박은 우리 기업들이 향후 넘어야 할 산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적재량은 29만7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났다. 중국을 제외하면 13만2000t으로 17.8% 성장세를 보였다. 음극재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적재량이 15만9000t으로 4.8% 많아졌다. 중국을 빼면 7만2000t으로 15.5% 뛰었다. 이차전지 소재 산업은 여전히 성장 산업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기대감이 상당하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국면을 전제로 한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체질 개선의 성패가 기업 간 격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C, ‘ESS 수요’ 덕에 적자 크게 줄였다

SKC가 올해 1분기 이차전지와 반도체, 화학 소재 등 사업 부문 전반에서 실적을 개선하며 영업손실 폭을 축소했다. SKC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9% 증가한 4966억원을, 영업손실이 287억원으로 적자 폭을 61.2% 줄었다고 27일 공시했다. 상각전영업손익(EBITDA)은 100억원을 기록해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이 1569억원으로 58.9% 늘었고, 영업손실은 326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ESS 동박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90% 증가했고, 전체 동박 판매 대비 ESS향 비중은 올해 45%로 확대됐다. 북미 시장에서 동박 판매량이 403% 늘어나는 등 견조한 수요 기반을 구축했다. SKC 말레이시아 공장 램프업(대량 생산 체계 준비)의 일환으로 지난해 주요 고객사에 대한 공장 인증을 완료한 후 올해부터 국내 생산 물량을 이관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말레이시아 공장의 수율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가동율이 60% 이상으로 올라왔다"며 “1분기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량이 국내를 넘어서 전체 생산량의 55%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 성장세에 힘입은 반도체 소재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5.5%, 235.7% 증가한 683억원과 236억원을 기록했다. 견조한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토대로 소켓 매출이 88% 성장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용 제품 판매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34.5%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했다. 화학 사업도 미국-이란 전쟁이 초래한 화학제품 수급 불안의 반사 이익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매출은 2708억원으로 8.2%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9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고부가 프로필렌글리콜(PG) 판매가 증가한 데다 중동과 중국 소재 경쟁사의 공급 차질로 스티렌모노머(SM) 시장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라고 SKC는 설명했다. 2분기에도 각 사업부문별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SKC는 내다봤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주요 고객사가 ESS에 맞춘 신규 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매출이 늘어나고, 올해 하반기 전체 가동 단계로 접어들면 전체 생산량 중 말레이시아 공장의 비중이 90%까지 확대되며 원가구조 혁신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은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베트남 1공장 증설과 2공장 신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리기판 사업은 고객사 신뢰성 평가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제품 설계 완성도 제고와 제조 데이터 관리·운영 체계 고도화 등 생산 기반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2분기에 유리기판 신뢰성 평가용 샘플 제작과 복수 고객사와 논의 중인 신규 프로젝트를 검토할 예정이다. SKC 관계자는 “1분기 EBITDA 흑자 달성은 주력 사업들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현금 창출 및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 기조 아래 점진적 실적개선을 전망하며, 진행 중인 유상증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에 이은 추가 유상증자 여부는 선을 그었다. 유리기판 사업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잡아놓은 자금 계획 5900억원을 그대로 집행하고, 유상증자로 모집한 자금 규모가 줄더라도 차입금 상환 같은 다른 목적으로 쓸 자금 규모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SKC 관계자는 “유상증자 자금은 고객사 인증을 위한 유리기판 샘플 제작과 초도 양산준비 가속화에 우선 투입할 예정으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장비와 설비 고도화에도 쓸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 일시 자금 확보가 아닌 중장기 투자 계획과 자금계획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므로 유상증자 추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이노텍 ‘깜짝 실적’…1분기 영업익 136% ‘쑥’

LG이노텍이 계절적 비수기에도 모바일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은 27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348억원, 영업이익 295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13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회사 측은 “비수기에도 모바일 카메라 모듈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가운데,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공급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용 카메라와 조명 모듈 등 모빌리티 부품 사업도 꾸준히 성장하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스코그룹, 산재가족 돌봄재단 출범…5년간 250억 출연

포스코그룹이 28일 산업재해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산재 노동자와 가족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산재가족돌봄재단 '포스코 희망이음'을 출범시켰다. 포스코그룹은 27일 포스코 희망이음 재단 출범과 함께 향후 5년간 기금 총 25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대 이사장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맡는다. 재단은 크게 △긴급생계비 △재해자 돌봄 △청년 희망자립 등 크게 세 사업으로 나눠 지원을 펼친다. 특히, 산업재해 위험이 높은 건설·제조업 분야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소속 재해 노동자와 가족들을 우선으로 지원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 인도에 ‘K-조선 DNA’ 심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와 베트남 국빈방문에 동행해 두 나라와 우리나라의 조선산업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민간 외교 역할을 수행해 주목받았다. 27일 HD현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0~24일 이대통령의 인도·베트남 국빈방문 시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현지에서 비즈니스 포럼, 기업인 간담회 등에 참석했다. 특히, 인도 방문 시 기존에 추진하던 인도 주정부 차원의 양국 조선업 협력 단계를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는데 기여했다. HD현대가 지난 20일 인도 뉴델리에서 신규 조선소 설립 투자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 구축 및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앞서 정기선 회장은 지난 1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조선업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었다. 이번 대통령 방문에 맞춰 한-인도 중앙정부간 조선경제 협력 체계로 발전시킨 것이다. HD현대는 '세계 1위 조선소' 성공 스토리를 해외로 이어가려는 정기선 회장의 추진력이 양국 정부간 경제협력의 민간 가교 역할로 이어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정 회장의 해외 조선소 경영의 대표 성공사례로 HD현대베트남조선를 꼽고 있다. 지난 1999년 준공된 HD현대베트남조선은 수리 조선소로 시작한 이후 8년만에 벌크선 10척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신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조선업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였던 HD현대베트남조선은 현재 연간 15척의 수준의 생산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23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인도와 조선업 협력 확대를 계기로 K-조선 인도 성공 사례도 재현한다는 포부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국이자 제조업 육성 의지가 강하며, 특히 정부 차원에서 세계 5위 조선·해운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도 지난해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 코친조선소와 MOU를 체결하고 설계·구매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선 회장도 지난 1월 인도 방문에서 “인도는 해외 생산거점 다변화 전략의 핵심으로, HD현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보통신망법, 규제 대상 모호한데 “일단 막고 보자”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인터넷·모바일 등 정보통신망의 안전한 운영과 이용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대한민국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법률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사건사고의 빈번한 발생 등으로 법 개정 역시 잦은 편이다. 이번 '2026 인터넷산업 규제백서'에서 평가대상이 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총 55건으로, 전자상거래법과 온라인플랫폼법안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백서는 특히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허위‧조작 정보 근절법'에 대한 평가 내용을 심도 있게 다뤘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허위·조작 정보 근절법'은 언론사·유튜버 등이 불법·허위조작정보를 고의로 유통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증명이 어려운 손해'에 대해서도 5000만원까지 배상액 부과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판결로 확정된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인터넷에 반복 유통해도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허위 사실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이와 관련해 취득한 재물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신설됐다.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법이 '입틀막법'이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했지만, 결국 법안은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 백서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평가는 '허위·조작 정보 근절법'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평가에 참여한 위원들은 이번 정보통신망 개정안에 '체계성 및 정당성'과 '헌법 원칙 준수성', '비례성(과잉금지)'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협회 측은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 보호, 사자(死者) 정보 접근권 등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규제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한 점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가에 참여한 위원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죄의 형량 상향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사자의 정보 접근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포괄 위임하는 것은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위원은 “특정정보의 조회수·추천수 조작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명확하고 과도한 규제"라고 비판했다. 서종희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허위·조작정보의 개념과 판단 기준이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신고를 접수하면 보수적인 입장에서 애매한 정보까지 선제적으로 삭제·차단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사적 검열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특히 허위 신고에 의해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한 경우에는 향후 플랫폼의 법적 책임까지 문제 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개정안들은 '형사처벌 도입' '행정권한 확대' '기술적 의무 부과' 등 서로 다른 규제 수단을 결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평가 위원들은 이와 관련해서도 “충분한 단계화 없이 규제 수단을 결합하면서 기본권 제한의 강도와 범위가 불명확해졌다"고도 지적했다. 평가위원들은 그밖의 개정안들이 산업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AI와 클라우드, 디지털유산 등 신산업 분야를 규율 대상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해당 기술과 서비스의 특성, 발전 단계, 산업 구조를 충분히 반영한 규제 설계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 평가위원은 “AI기본법이 시행되기 전, 동일한 규제 내용을 중복 입법하는 것은 시기 상 부적절하며 기술적 실효성도 담보하기 어렵다"며 “'딥페이크 정보 표시의무 조항'은 기술적 한계와 산업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규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금흐름 적자, 로봇 자회사 -811억…최대실적 LIG D&A의 ‘성장통’

K-방산의 핵심 주역 LIG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LIG D&A, 구 LIG넥스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4조 원 시대를 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 이면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본 결과 수조 원대 초대형 프로젝트를 소화하기 위한 '유동성 경색'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미국 로봇 기업 인수에 따른 '뼈아픈 상흔'이 곳곳에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 최대 이익의 역설…영업 활동 현금 흐름 1.5조 원 '증발' 27일 LIG D&A가 최근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조3069억원, 영업이익 3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1.4%, 43.0%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다. 그러나 정작 기업이 영업을 통해 실제 벌어들인 현금을 보여주는 '영업 활동 현금 흐름' 계정은 2024년 9519억원 흑자(순유입)에서 2025년 -5843억원(순유출)으로 1조5000억원가량 급감하며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곳간에 쌓여있던 현금성 자산은 1년 만에 5469억원에서 1251억원으로 77%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방위산업 특유의 수주 사이클에 기인한다. 202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규모 수출 계약에 따른 선수금이 쏟아지며 현금이 넘쳤지만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무기 양산에 돌입하면서 수많은 하청·협력사에 부품 대금을 선지급하느라 막대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실제로 재무제표 주석을 보면 협력사 선급금 지급(5429억원 유출), 재고 자산 증가(2344억원 유출), 미청구 상태인 계약자산 증가(7701억원 유출) 등 무기를 만들기 위한 막대한 운전 자본이 투입됐다. 막힌 현금 혈관을 뚫기 위해 LIG D&A는 단기 차입금 등 유동 차입금을 2034억원에서 6036억원으로 3배나 늘렸다. 결산 직후인 올 2월 11일에는 34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공모 회사채를 추가 발행하며 긴급히 유동성을 수혈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규모 현금 유출 및 자금 조달에 대해 LIG D&A 측은 본지의 질의에 “사업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영업 활동을 지속함에 따른 불가피한 과정이며, 유관 협력사의 상생경영 지원 차원에서 선급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하청·협력사 선급금 부담이 정점을 찍고 현금 흐름이 흑자로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막대한 운전 자본 충당을 위한 향후 유상증자 등 추가 자본 확충 계획 여부에 관해서도 “현재 답변이 제한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고스트로보틱스의 상흔…811억원 '영업권 손상차손' 인식 영업이익이 43%나 뛰었음에도 당기 순이익(2374억원) 증가율이 11.6%에 그친 점도 눈에 띈다. 손익계산서 상 '기타 손실'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폭증한 1181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 내막에는 2024년 약 3260억원을 들여 야심 차게 경영권을 인수한 미국 4족 보행 로봇 기업 '고스트로보틱스(Ghost Robotics)'가 있다. 고스트로보틱스를 품고 있는 해외 법인 LNGR LLC는 지난해 833억원의 막대한 당기순손실을 냈다. 미 정권 교체기로 인해 미군 무기 납품 계약이 지연된 데다 경쟁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특허 침해 소송 합의 결과 향후 10년간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지급하기로 한 치명적인 악재가 직격탄이 됐다. 결국 LIG넥스원은 인수 당시 비싸게 지불했던 경영권 프리미엄(영업권)의 가치 하락분을 인정하고, 811억원을 일시에 장부상 손실로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를 1년여 만에 단행했다. 인수 직후 거액의 손실 처리로 일각에서 불거진 '오버 페이' 지적에 대해 사측은 “결과론에 입각한 평가일 뿐,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미래 무인체계 사업 확장성을 고려한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외부 환경의 변화가 실적 및 중장기 목표 시점 지연으로 이어져 일회성 영업권 손상을 회계상 반영한 것일 뿐, 기업 가치 자체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회사는 로봇 사업의 굳건한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LIG D&A 관계자는 “전 세계 각국이 무인체계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UAE 등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UMEX 2026'에 대표 제품인 '비전60'을 전시하며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각종 임무 수행이 가능한 '매니퓰레이터 암(Manipulator Arm)'을 상부에 통합한 모습을 공개해 재난 현장 지원이나 폭발물 처리 등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고, 미 공군 순찰 임무 수행 실적을 바탕으로 납품 계약을 지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늘과 땅, 바다는 물론 우주와 사이버 공간을 아우르는 'All-Domain' 솔루션을 바탕으로 고스트로보틱스가 종합 무인 솔루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울러 로열티 지급 등 원가율 상승 악조건 속에서 수익성 방어 전략 및 흑자 전환 시점과 관련해서는 “올해 안정화 단계를 거쳐 내년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대형 수주의 숨은 청구서…'에이전트 수수료' 등 6400억원 폭증 중동발 '수주 잭팟'의 막대한 규모를 짐작게 하는 대목도 발견됐다. 유동 자산 중 '계약 체결 증분 원가'가 2024년 1839억원에서 2025년 8243억원으로 6404억원이나 폭증했다. 이와 거울처럼 짝을 이루는 유동 부채 항목인 '단기 미지급 비용' 역시 2163억원에서 7596억원으로 5400억원 가까이 치솟았다. '계약 체결 증분 원가'는 대형 사업을 따내기 위해 지불하는 해외 에이전트 성공 보수·마케팅 커미션 등을 자산화해 놓은 계정이다. 사우디(약 4조3000억원), 이라크(약 3조7000억원) 등 천궁-II(M-SAM)의 연이은 초대형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서 현지 에이전트 등에 지급해야 할 막대한 수수료가 장부에 반영된 것이다. 이 거액의 자산은 향후 무기가 실제 수출돼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쪼개져 비용으로 상각될 예정이다. 이러한 막대한 수수료 비용 상각이 향후 본격적인 수출 매출 인식 시기에 당초 기대했던 영업이익률(OPM)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LIG D&A 측은 구체적인 해명 대신 “2025년 4분기 기준 26조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수출 비중 하락' 착시 현상 넘어…26조 수주 잔고로 수익성 퀀텀 점프 예고 K-방산 초호황기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19.9%로 전년(23.6%) 대비 3.7%p 하락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다만 이는 실제 수출이 부진해서가 아닌 특정 요인에 따른 '착시 현상'이다. 2024년 인도네시아 경찰청 통신망 구축 사업(약 2000억원 규모)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매출이 집중 인식됐던 기저 효과가 작용했다. 또한, 2025년에는 국내 무기 양산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줄어 보인 것이다. LIG넥스원의 기말 수주 잔고는 26조2526억원에 달한다. 사측은 사업 보고서 내 경영 진단을 통해 “2026년에는 견고한 수출 사업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수출 비중과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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