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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청주공장서 불…3600여명 대피 소동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서 불이 나 직원 36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일 소방당국과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2분께 SK하이닉스 청주 4캠퍼스 내 M15 공장과 M15X 공장을 잇는 6층 가스룸에서 불이 났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면서 곧바로 진화됐다. 다만 인체 독성이 있는 불소가 일부(5ppm) 가스룸 내부에 퍼져 7명이 부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현장에선 10명이 작업 중이었다. SK하이닉스 측은 가스 누출 직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M15 공장과 M15X 공장 내 전 직원을 대피시켰다. 장비 가동에는 문제가 없어 생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 OLED 기술력 앞세워 대만서 ‘정면 승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만에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 경쟁을 펼친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Computex 2026) 행사에 참가해 각각 게이밍 전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1일(이하 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컴퓨텍스 2026에 참가해 게이밍에 최적화된 최신 OLED·QD-OLED 제품 16종을 공개한다. 휴대용 게이밍 PC에 탑재되는 8.8형부터 QD-OLED 모니터용 49형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소개할 방침이다. 컴퓨텍스는 매년 6월 초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컴퓨터 박람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세계 IT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행사는 2일부터 5일까지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최신 노트북용 OLED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처음 공개하는 '울트라 슬림' 패널이 대표적이다. 노트북용으로 개발 중인 울트라 슬림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양산 중인 최신 노트북용 제품 대비 두께(모듈 외곽부 기준)를 2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유리 및 봉지 유리의 두께를 기존보다 30% 이상 더 얇게 식각하는 동시에 두께가 얇아졌을 때 패널이 휘어질 수 있는 문제를 공정 노하우를 통해 해결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회사는 또 게이밍 모니터 최초로 4K 해상도와 360Hz 고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한 QD-OLED 제품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손동일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겸 IT사업팀장(부사장)은 “하이엔드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기술 패러다임은 이미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전환됐고 생태계 또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게이머의 몰입을 높이는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나아가 경험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현장에서 게이밍 OLED 플래그십 모델과 차세대 기술력을 소개한다.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대만 게이밍 OLED 로드쇼'를 열고 최첨단 게이밍 OLED 제품을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플래그십 게이밍 OLED 라인업과 차세대 게이밍 OLED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다. 또 게이밍 OLED의 경쟁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LCD 패널과 비교 시연 행사도 진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인치대부터 40인치대까지 다양한 게이밍 OLED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로드쇼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 39인치 제품을 비롯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27인치 모니터용 OLED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은 “대형 OLED 분야에서 쌓아온 LG디스플레이의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현재 제품은 물론 차세대 제품을 글로벌 고객사에 제안하고 협업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두텁게 쌓아갈 것"이라며 “게이머라면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디스플레이로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하이엔드 모니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Q&A] 잿더미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화약 세척 중 ‘쾅’, 시신 훼손 심각”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화약 세척 작업 도중 대형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해 7명의 사상자(사망 5명·부상 2명)가 발생했다. 당국은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1시 7분경 진압을 완료하고 현장 브리핑을 통해 참혹했던 사고 상황을 전했다. 폭발 충격으로 작업장은 뼈대만 남은 채 전소됐으며, 희생자들의 시신 훼손이 심각해 신원 파악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다음은 윤성수 대전유성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김주연 유성구 보건소장·윤동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운영팀장 등 수습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참사 원인은 파악됐는가. ▲사업장 내 56동 세척 공실에서 '화약 세척' 작업을 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화약류를 취급했는지는 현 단계에서 밝히기 어렵다. -사상자 수습은 어떻게 이뤄졌나. ▲사고 당시 현장에는 총 7명의 작업자가 투입돼 있었다. 폭발 직후 미처 대피하지 못한 5명은 작업장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밖으로 대피했던 2명은 외부에서 구조를 완료해 즉시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생존자들의 부상 상태는. ▲1명은 전신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다른 1명은 목 부위에 화상을 입어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다행히 경미한 수준이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희생자들의 신원(성별·직군 등)은 확인됐는지. ▲폭발 위력이 워낙 컸던 탓에 시신 훼손 상태가 극심하다. 성별이나 연구원 여부조차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참혹한 상황이다.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식을 의뢰해둔 상태다. -사고가 난 작업장의 구조와 당시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해당 사업장은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가 보안 시설'로 지정돼 있어 상세한 작업 공정이나 내부 구조를 밝히기는 제한된다. 이 부분은 추후 한화 측이 별도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소명할 예정이다. 구조 자체는 여러 동이 아닌, 한 동으로 길게 이어진 형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물 붕괴 등 추가 피해 우려는 없는가. ▲폭발에 이은 대형 화재로 해당 작업장은 사실상 전소됐다. 육안상으로도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정밀 안전진단을 거친 뒤에야 내부 잔해물 제거 등 본격적인 현장 수습 착수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종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화재…5명 사망 등 7명 사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대형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회사 측의 대국민 사과와 정부 당국의 긴급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8년에 이어 또다시 다수의 사상자를 낸 폭발 사고가 반복되면서 방산 시설의 안전 관리 실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오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폭발을 동반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등 총 7명의 사상자가 생겨났다. 소방청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9분경 대전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후 11시 49분에 큰 불길을 잡는 초기 진화에 성공했으며, 오후 1시 7분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완진)하고 1분 뒤인 1시 8분부로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당초 사망자 6명으로 알려졌으나 소방청은 사망 5명·중상 1명·경상 1명 등 총 7명으로 최종 정정 발표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번 폭발과 화재는 대전 사업장 내 이른바 '공실'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 제기된 '미사일 실험 발사체 폭발' 의혹과 관련해 사측은 “현재 사고 수습 중이라 정확히 확인되기 전이며, 미사일 발사체 폭발은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고 직후 정부와 사측은 긴급 대응에 돌입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청·경찰청·대전시청·유성구청에 “모든 장비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한 “아울러 소방대원의 안전 사고 예방과 경찰의 현장 주변 통제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손재일 대표이사 주재로 서울 본사에서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 직후 손 대표는 직접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현장에 대책 본부를 마련한 한화그룹은 소방·경찰 등 관계 당국과 협조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입장문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아닌 한화그룹 차원에서 내놨다. 한화그룹 측은 “소중한 직원 다섯 분이 숨져 비통하고 안타깝다"며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부상자 치료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이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참담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은 △대형 추진 기관 개발 △추진체 혼화·충전 △전술 지대지 무기 체계 개발 등을 담당하는 핵심 방산 시설이다. 다연장 로켓포와 같은 무기류 추진 기관을 개발하는 공정 특성상 충격·마찰·열에 의해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혼합물을 취급해 각별한 안전 확보가 요구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간 방산업체 특성상 고도의 보안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그간 안전 실태 점검이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 사업장에서는 지난 2018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9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사고 직후 진행된 노동청 특별 근로 감독을 통해 법 위반사항 486건이 무더기로 적발돼 안전수준 최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인사이트] K-UAM의 성공 조건은 국제표준과 국민 신뢰다

1903년 라이트 형제의 동력비행 성공 이후 항공은 인류의 이동과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왔다. 오늘날 미래항공모빌리티(AAM/UAM)는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eVTOL), AI 자율비행, 디지털 공역관리 기술을 결합하며 새로운 항공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하늘을 일상적이동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제3의 항공혁명'으로 불릴 만하다. 정부의 'K-UAM 기술경쟁력 강화 방안'과 '운용개념서 1.5'는 기술 자립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정책 의지를 보여준다. 초기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조정하고, 비도심 공공서비스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도 현실적 접근이라 평가할 수 있다. 다만, K-UAM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 안전 실증 못지않게 국민이실제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GTX를 비롯한 고속·고밀도 광역교통망이 이미 상당 수준 구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UAM이 기존 교통 수단 대비 어떤 시간 절감 효과와 경제성을 제공할 수 있을지 면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법·제도와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이다. 첫째, UAM 항공기를 '항공안전법' 체계 안으로 조속히 편입할 필요가 있다. 현행 '도심항공교통법'은 '도심형항공기'를 도입하고 있으나, 국토교통부 고시의 기술기준은 법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 상위법인 '항공안전법'에 '도심형항공기'에 대한 명확한 분류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하위 행정규칙이 기술기준을 먼저 설정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행기와 헬기의 특성을 결합한 신개념 수직이착륙 항공기(Powered-lift)와의 관계가 불명확하며, 소음 기준 역시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항공기 분류는 안전인증과 운항규칙의 출발점이다. 실제 운항 단계에서는 감항증명, 운항승인, 조종사 자격 등 기존 항공안전 체계와의 연계가 불가피하다. 현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은 Powered-lift 항공기를 기존 항공안전 체계 안에서 수용하기 위한 제도 정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 역시 특별법 중심 접근을 넘어 '항공안전법' 안에서 '도심형항공기'의 분류와 안전기준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범 단계와 상용화 단계의 경계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현행 도심항공교통법은 시범운용구역 내에서 '항공안전법' 규정을 완화하는 특례를 두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초기 상용화 모델이 시범사업 단계와 상당 부분 중첩돼 있다는 점이다. 항공안전 체계에서 실증 단계와 상용 운항 단계의 구분은 엄격해야 하며, 규제 특례가 사실상 상용 운항 단계까지 연장되는 방식은 국민적 신뢰 확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UAM 정책은 단순한 '모빌리티 산업'이 아니라 '항공체계'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으로 UAM은 기존 항공체계의 연장선에서 관리되고 있다. 일본 역시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실제 정책과 인증은 항공당국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ICAO를 중심으로 감항인증·공역관리·운항규칙에 관한 국제표준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UAM이 원격조종과 자율비행 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공역관리, 인증, 사이버보안 등을 고려한 중장기적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K-UAM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미래 글로벌 항공질서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러나 항공의 역사는 기술만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K-UAM이 국제표준과 국민적 신뢰를 기반으로 추진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삼성전자 ‘미운오리’ 파운드리, 기술력 확보해 ‘백조’ 변신하나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에 삼성전자도 웃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몸값이 치솟으며 매 분기 '역대급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초격차'로 유명한 삼성전자다. 범용 제품은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간 수십조원을 쏟아 부어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분야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위기가 최근 달라지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미국 빅테크들과 연이어 협업 소식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미국 테일러 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시점부터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업계 1위 대만 TSMC와 기술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여부다. ◇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AI 칩도 동시 수주할 듯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글로벌 3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참여했다고 공개했다. 이목을 끈 대목은 엔트로픽이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점이다. 로직 칩을 만드는 공정은 파운드리다. 삼성전자의 대표 사업이지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해당 사업부가 없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로드' 서비스를 만든 앤트로픽은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와 글로벌 AI 모델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회사다. 클로드에 활용되는 AI 칩을 만들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미국 빅테크와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테슬라와 총 22조7648억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해 눈길을 끌었다. 회사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급 계약이었다. 양사 관계도 끈끈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말 실적 발표회에서 “'AI4'의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이다. 양산 시점은 내년 중반쯤으로 예상하지만 삼성이 우리를 위해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결국 삼성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로 가져올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AI4 개선 제품의 생산 전반을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겠다는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대규모 계약으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인 'AI5'와 'AI6' 칩을 수주했다. 이어 머스크 CEO의 발언에 따라 'AI4'의 업그레이드 버전 생산도 책임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도 파운드리 분야 동맹을 맺고 있다.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언어처리장치(LPU) 칩인 '그록3'를 생산하는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애플 신제품 아이폰에 탑재될 이미지 센서도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AMD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AMD는 지난 3월 AI 칩에 'HBM4'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만남에서 AMD의 차세대 제품을 위한 파운드리 협력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논의했다고 전해졌다. 양사는 그간 다양한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빅테크들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공장 가동률 또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은 이르면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한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테일러 제1팹은 지난주 장비 반입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제2팹은 글로벌 고객 수주 논의와 병행해 구축을 위한 초기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2나노 공정 수율 확보가 관건…TSMC와 '기술 격차' 줄일지 기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백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율 확보라는 마지막 퍼즐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은 2나노(㎚) 첨단 공정을 갖췄다. 1나노는 10억분의 1m를 뜻한다. 진정한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해서는 2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이 절실하다. 수율이 떨어지면 글로벌 고객사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기가 힘들어진다. 삼성전자는 1위 TSMC를 뒤쫓기 위해 첨단 공정을 먼저 도입하는 승부수를 띄워왔다. 지난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하며 전망을 밝게 하기도 했다. 삼성의 무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Gate-All-Around) 기술이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 4개면을 게이트(Gate)가 둘러싸는 형태로 작동한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이전까지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핀펫 구조'를 사용했다. GAA 기술은 이와 비교해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양품 비율을 나타내는 수율이다. 내년 1.4나노 양산 등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파운드리 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쟁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560억달러까지 책정했다. 지난 3년간 집행한 누적 설비투자액(1000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AI 시대 수혜를 입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에서 올릴 이익 중 수십조원 상당을 직원들 성과급으로 뿌리는 것과 대조된다. 미국 인텔도 파운드리 재건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영업·마케팅 임원을 영입해 가는 등 영향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텔은 특히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기지 프로젝트 '테라팹'에 합류하기로 해 삼성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9.9%로 압도적인 1위다. 삼성전자는 7.2%로 2위를 지켰지만 1위와 격차가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 수율 확보라는 '기술' 문제만 풀어내면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공장 가동과 함께 몸집까지 크게 불리며 '미운 오리'가 '백조'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SK증권은 지난달 29일 발간한 하반기 섹터별 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가동률이 회복 중"이라며 “적자 축소 및 수주 확대에 따른 파운드리 가치의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강석채 부사장은 지난 4월 30일 실적 발표회에서 “성숙(레거시) 공정의 경우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수요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쟁력이 낮은 공정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며 “수익성과 투자 효율을 고려한 최적의 제품 믹스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맥 경영'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율 확보에 성공하면 이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21일 대만의 반도체 설계 전 기업 미디어텍 관계자들과 만나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 앞서 지난 3월 방한한 리사 수 AMD CEO와 파운드리 관련 대화를 나눴고, 머스크 CEO를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과 연이어 회동하며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파업 위기 넘겼지만 “소통 부재” 반발…포스코 ‘협력사 직고용’ 가시밭길

포스코가 조업 하청 노동자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노조 파업을 일단 피했지만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별도 직군을 만들어 순차적으로 채용한다는 사측 계획에 노조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도 접점을 못 찾으면서 직고용 논의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으로 넘어갔다. 올해 셋으로 쪼개진 교섭 단위별 입장 차이도 있어 실타래가 더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다만, 포스코의 하청 직고용 자체가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는 안전경영의 일환인 데다 하청 노동자의 근로자 지위 인정 대법원 판결도 나온 만큼 로드맵 이행 방향에 대한 노사 간 긴밀한 소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의 주요 의제로 제철소 조업에 직접 참여하는 하청업체 노동자의 직고용 문제를 포함할 예정이다. 중노위는 지난달(5월) 28일 3차 중재 자리에서 포스코 노사 간 조정 중지 대신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를 내리면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는 선결 조건인 교섭 결렬 선언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중노위가 노사가 대화를 이어가라는 취지로 행정지도 처분을 내리면서 하청 직고용 문제만으로 쟁의 활동을 벌이기 어려워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정 회의 결과를 존중하며 노조와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4월 8일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조업에 직접 참여하는 하청업체 노동자 7000여명을 직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 협력사 상생협의회를 통해 채용 계획 같은 내용을 소통했다. 기존 생산직에 해당하는 E직군과 별도로 임금 체계와 승진 구조를 가진 조업시너지(S) 직군을 신설해 순차적으로 채용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포스코는 채용공고를 내고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직고용 계획을 발표한 점에 반발하고 있다. 계획 발표 직후 노조는 기계적으로만 통합하는 대신 공정한 원칙과 합리적 기준 확립하고, 직고용 로드맵 논의 과정에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규직 수가 늘어 복리후생이 줄어들고 제철소 내 인프라 사용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후 노조는 지난달 11일 직고용 문제를 중노위에 조정해줄 것을 신청했다. 18~28일 세 차례에 걸쳐 중노위 조정이 진행됐다. 다만 사측은 하청 직고용이 회사와 하청 노동자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사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중노위 행정지도 처분이 나왔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여전해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노조는 하청 직고용 문제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미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했고, 지난 27~28일 각각 포항·광양제철소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다음 달에도 하청 직고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의 수순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교섭 단위가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금속노조 소속 하청노조 등 셋으로 분리된 점도 변수다. 금속노조 소속과 하청노조는 별도 직군으로 직고용하면 차별 구조가 유지된다는 점을 이유로 포스코의 하청 직고용 방향에 반발해왔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지켜야 하고 원청과 직접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관건은 하청 직고용 로드맵 밀어붙이기와 일방적인 반대 대신 노사가 직고용 안착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스코 제철소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 일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제기해온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한 대법원 판결이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 이에 하청 직고용으로 지킬 수 있는 본질적 의미를 되짚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노사가 올해 임단협 뿐만 아니라 직고용 전환 기간에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청 직고용은 하청 노동자의 권리에 관한 문제이자 대법원 판단을 수용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해결하기 위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고용 여부 자체는 원청 소속 정규직 노조와 논의할 대상이라 보기 어렵다"면서도 “직고용 계획을 이행하며 정규직 수가 늘면 기존 정규직 노동자의 복리후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노사가 소통해 원만히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원달러 1500원대 ‘고유가 뉴노멀’…정유업계도 ‘장기 대비책’ 고심

고유가 속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고착화되는 '뉴 노멀' 가능성이 커지자 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원래 정유산업이 유가와 환율 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으로 미리 계약해두는 헷지 전략을 펴지만, 고환율로 원유 도입 비용이 상승하면 전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을 달러로 판매할 수 있는 국제 시장과 달리 내수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분이 판매 가격에 반영돼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안정적 수급을 위해 스팟 물량 계약이 늘어나는 추이 속에서 고환율·고유가로 원유를 구매한 뒤 환율과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도 마주할 수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고환율·고원가 상황에 대비해 통화 선도 거래 상품과 통화 스왑 계약, 원유 선물 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도 자본 유출이 커지면서 1500원선을 상회하고 있다. 올해 들어 3월 18일 1505원으로 마감하며 1500원을 돌파한 이후 4월 초까지 1500원선을 오갔다. 이달 들어서는 19일 1507.8원을 기록하며 재돌파해 1500원선을 상회하다가 이날 1497.4원으로 내려갔다. 미-이란 전쟁 이후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 지난 25일이 돼서야 98.09달러로 내려왔고, 앞으로도 올해까지는 고유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정유사들이 겪는 고유가-고환율 이중고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은 환율과 유가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헷지 전략을 펴왔다. 미리 정한 환율로 일정 기간 달러를 거래하는 통화 스와프 계약과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특정 시점에 매수·매도하는 파생상품 계약이 대표적이다. 원유도 선물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유가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정유 산업의 원재료인 원유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1500원대의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 원가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해외 수출 물량은 달러 거래가 기본이라 고환율 영향이 없지만, 국내 판매 물량은 원화로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고환율을 가격에 전가하게 되는 구조다. 지난 1분기 기준 정유4사의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SK에너지 55.2%(연결조정 제외) △GS칼텍스 75.1% △에쓰오일 75.1% △HD현대오일뱅크 72%로 수출 비중이 더 크다. 사실상 매출 대비 원가 비중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유사들이 내는 평균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으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낮다. 유가 등락에 따른 재고효과가 실적에 반영된다는 특징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재고이익이 반영되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1분기처럼 유가가 평시의 2배 수준으로 올라 영업이익률이 10%에 가까웠지만, 유가 하락이나 정제마진 악화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금방 적자로 돌아서는 순환 주기를 탄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아래서는 정유사들의 원자재 도입 비용과 물류 비용이 증가하고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다"며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정유사들이 경영상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지지만, 환헷지 같은 장치를 두고 있어 환율 변동이 영업이익과 손실 여부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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