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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전선, ‘수상태양광’ 시장 첫 발…국내 ACF케이블 공급

가온전선이 국내 프로젝트에 '배관 일체형(ACF)케이블'을 공급하며 수상태양광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가온전선은 석문호와 새만금 햇빛나눔 프로젝트 등 국내 주요 수상태양광 사업에 ACF 케이블을 공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공급은 가온전선 창사 이래 첫 수상태양광 프로젝트 수주로, ACF를 수상태양광에 처음 적용한 사례다. 앞서 가온전선은 지난 2023년 비금도 육상태양광 프로젝트에 ACF 케이블을 공급했는데, 이번 수주를 통해 ACF 적용 범위를 수상태양광까지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ACF는 전력케이블 외부에 보호용 알루미늄 외장을 적용한 배관 일체형 케이블이다. 포설 시 별도 배관이 필요하지 않아 시공 공정을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기존 대비 효율성이 높다. 가온전선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범위 확대 속도를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대규모 수상태양광 사업이 추진되면서 전력인프라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제 강화한 사업 역량을 토대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새만금에 총 1.2기가와트(GW)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만큼, 가온전선은 이번 첫 공급을 발판삼아 후속 사업 참여를 늘리고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온전선은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대형화에 대응해 대규격·장거리 제품을 개발해 둔 상태다. 이는 수면 위에서 시공이 진행되는 사업 특성상 시공성과 유지보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AIDC)·태양광·발전소 등 대규모 전력인프라 시장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특수 케이블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ACF를 비롯한 저마찰 케이블·케이블버스 등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수상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물론 철도와 도로 등 다양한 전력 인프라 분야로 ACF 적용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석유최고가격제 딜레마…국민 부담 커지고, 정유업계 적자 심화

시행 7개월 차에 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정세 악화 여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선을 재차 넘기면서다. 정책으로 눌러둔 기름값의 청구서가 계속 불어나면서 국민 혈세투입 부담을 키우는 상황에서, 정유업계의 내수 사업 적자 우려까지 가중시키며 최고가격제가 존폐 딜레마에 빠져든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는 지난 13일 오전 0시를 기해 시행 7개월 차에 들어섰다. 산업통상부가 중동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3일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대응해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는데, 이 같은 비상조치가 반년을 넘긴 셈이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판매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되는 것을 막는 제도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됐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중단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이달 초 중동정세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라 유가 역시 급등세를 보이며 종료 시점이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최고가격제는 적어도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2일 설정된 9차 최고가격의 적용기간(4주)이 오는 19일을 전후해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산업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4분기 최고가격제 손실보전을 명목으로 1조4497억원 규모 예산을 편성해뒀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최고가격제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원유와 국제 정제유가는 폭등 중이지만, 국내 정제유는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통제로 무리없이 안정적 가격과 공급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유가에 관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고가격제 지속에 따른 구조적 비용부담 확대 현상이다. 제도를 통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 상단을 강제로 눌러둔 만큼 제도 시행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 규모도 누적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당초 정부는 6개월(2~3분기) 최고가격제 운영으로 발생하는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4조2000억원 규모 예산을 추가경정(추경)했다. 업계는 이 기간 손실액만 5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부가 4분기 손실보전 몫으로 내년 예산을 1조5000억원 가까이 편성해 둔 가운데, 최고가격제가 내년 이후까지 운영되면 실제 보전 규모에 따라 내년에도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 누적 확대되는 재정 지출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부담이다. 조세를 기반으로 마련된 국가 재정을 투입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을 할인하면서, 재정 수혜가 차량 보유자 혹은 석유제품 다소비자 등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역진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이홍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 부연구위원은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법연 91호'를 통해 “현행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초기 패닉 국면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한 단기 조치로서 일정한 합리성이 있었다"면서도 “제도를 지속할수록 재정 비용과 수혜의 역진성, 가격 신호 왜곡, 종료 시 반등 이라는 비용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의 초점은 최고가격제를 연장하는 데서, 이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대안수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비용 부담은 제도 적용 당사자인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 손실이 꾸준히 누적되는 가운데, 호르무즈·홍해 양대 노선의 통항 차질로 원유 도입비가 증가하고, 손실보전 지연까지 겹치며 고충이 누적되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로 내수 시장에 석유제품을 원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익은 수출에서 발생하는데, 최고가격제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고시 영향으로 이마저도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전도 당초 예정 시점보다 늦어져 불확실성을 키우는 구조"라고 했다. 당초 정부 손실보전(2·3분기)은 지난 6월 말과 이달 말 각각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정산 기준 등에 대한 정부·업계 의견차이가 지속되며 1차 정산(2분기)조차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여건이 경색된 상황에서 중동정세마저 악화하며 시장에서는 국내 정유업계의 내수 영업실적 적자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19일 10차 최고가격에서 상한 가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수 가격의 비탄력적 특성을 감안하면 중동 혼란이 지속되는 경우 업계의 내수 적자폭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티빙 이어 무신사까지…‘7곳 중 1곳’ 보안인증 받고도 뚫렸다

티빙에 이어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의 실효성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인증제 전면 개편을 발표했지만 사고기업 관리 강화 등 일부 대책은 아직 제도 정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1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ISMS와 ISMS-P 제도 개편을 위한 법령과 안내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기업에 대한 관리 강화와 인증심사 인력 및 절차 개편 등은 2027년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인증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강화된 사후관리 체계가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ISMS는 기업이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하고 운영하는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는 제도다. ISMS-P는 여기에 개인정보 보호체계까지 포함한다. 심사항목은 각각 80개와 101개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며 매년 사후심사를 받는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티빙과 무신사 모두 ISMS 인증기업이다. 티빙에서는 약 3954만개 계정의 개인정보와 소스코드 등 기술자산이 유출됐다. 정부 조사 결과 공격자는 개발환경 접근키를 탈취한 뒤 운영환경 접근키까지 확보해 아마존웹서비스(AWS) 운영환경에 접근했다. 운영환경 접근키 상당수는 소스코드에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돼 있었다. 데이터베이스(DB) 접속정보도 평문으로 관리됐다. 정부는 접근키 관리가 ISMS 인증기준에 명시된 사항임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는 지난달 주문정보 조회 API에 비정상적인 외부 접근이 발생해 약 16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고객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배송정보와 파트너사 담당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됐다. 무신사는 지난 6월 29CM을 포함한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대해 ISMS 인증을 받았다. 인증 약 두 달 만에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주문정보 조회 API가 당시 인증심사 대상에 구체적으로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조사와 내부 점검을 통해 사고 원인과 관련 시스템의 인증 및 점검 범위, 보안 통제의 작동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사고 직후 해당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보위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현재 개인정보 처리와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보완 조치를 이행할 방침이다. 인증기업의 침해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ISMS와 ISMS-P 인증기업 1283곳 가운데 179곳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약 14%로 7곳 중 1곳꼴이다. 정부도 당시 통신과 이커머스 등 인증기업에서 사고가 이어지자 인증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기존 인증심사의 한계도 인정했다. 서면자료와 특정 시점의 심사만으로 실제 현장의 취약점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한된 인력으로 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일부 추려 확인하는 방식도 실질적인 보안 수준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인증 이후 관리도 허점으로 지목됐다. 사고기업에 별도의 강화된 사후관리 체계가 없었고 상시점검도 미흡했다. 제도 시행 이후 인증취소 사례도 한 건도 없었다. 개보위는 인증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인증범위와 실제 침해범위 간 차이, 인증 이후 관리체계 유지 문제 등을 꼽았다. 개보위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증을 받은 범위와 실제 해킹 등이 발생한 범위가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인증 이후 관리체계에 대한 유지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인증심사를 서면 중심에서 현장 검증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의 실효성 강화방안을 내놨다. 사고기업 등에는 취약점 진단과 모의해킹 등 기술심사를 강화하고 심사인력과 기간을 확대한다. 취약점 점검 대상 자산도 기존 10개에서 최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인증 이후에는 기업이 관리체계 운영 상태를 주기적으로 자체 점검하도록 한다. 사고 이력도 별도로 관리해 향후 인증심사에 반영한다. 중대 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정부 조사와 처분이 끝날 때까지 인증심사를 중단하고 이후 사고 대응 결과에 따라 인증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개편 작업은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추진하기로 한 상시점검 체계와 사고이력 관리, 인증취소 관련 제도도 법령과 안내서 개정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개보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 법령 개정 작업과 안내서 개정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사고기업 관리 강화와 인증심사 인력 및 절차 개편 등을 202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돈’ 앞에 갈린 노조…삼성은 쪼개지고 하이닉스는 손잡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대 반도체 기업이 성과급을 둘러싸고 정반대의 노사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는 부문 간 성과급 격차에 위원장 비위 논란까지 겹치며 '노노(勞勞) 갈등' 끝에 사실상 분리 수순을 밟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 노사는 근소한 표 차로 부결된 첫 합의안을 손질해 다시 한 테이블로 뭉치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내홍 끝에 반도체(DS) 전용 노조로 재편되는 수순에 들어섰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2026년 5차 총회'를 진행하며, 노조 가입 자격을 DS 부문 소속으로 한정하는 규약 변경안을 표결에 부친다. 안건이 통과되면 완제품(DX) 부문 조합원들은 탈퇴 처리돼 초기업노조는 사실상 DS 전용 노조가 된다. 발단은 올 상반기 임금협상에서 DS 부문 직원들은 수억원대 성과급 주식 보상을 받을 길이 열린 반면, DX 부문 추가 보상은 600만원 안팎에 그치면서 한 노조가 두 부문을 함께 대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99%가 DS 소속이어서 규약 개정안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승호 위원장의 장인 운영 업체와의 집회 물품 수의계약 논란까지 겹쳐 노조 내부 갈등은 더 격화됐다. 최 위원장 측은 DX 소속인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이 규약 변경을 막기 위해 자신을 끌어내리려 했다는 카카오톡 대화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번 총회에서 두 사람에 대한 불신임 안건도 함께 전자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반면 DX부문 간부들은 조합원 배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도 해당 제보를 공익 제보로 봐야 한다는 이견이 나오는 등 균열이 표면화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 위원장이 언급한 사전 동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동행노조도 법적 조치 검토를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임단협에서 동행노조 등과 공동교섭을 꾸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각 노조가 별도 요구안으로 개별 교섭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음 달 6일 열릴 별도 조합원 총회에서는 성과급 분배 전사 기준 통합 요구안과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적자 패널티 개선 요구안도 표결에 부쳐진다. SK하이닉스 노사는 25표 차로 부결됐던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수정해 15~16일 다시 조합원 총투표에 부친다. 지난달 25일 첫 투표에서는 반대 7535표(50.08%), 찬성 7510표(49.92%)로 갈려 투표자의 0.2%도 안 되는 표 차로 부결됐다. 수정안의 핵심은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방식이다. 기존 안은 현금 40%·자사주 60% 비율이었으나, 이번 수정안은 현금과 주식 비중을 각각 50%로 조정했다. 구성원이 원하면 주식 지급 비율을 50%에서 최대 100%까지 10%포인트 단위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재량도 넓혔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내년·내후년에 나눠 지급될 예정이던 이연분 20%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고, 주택 대출 추가 지원 대상에는 한부모 가정도 새로 포함했다. 성과급 총액 등 큰 틀은 유지하면서 첫 투표에서 반발이 컸던 지급 방식만 집중적으로 손질한 것이 특징이다. 첫 투표 당시 기술사무직 노조는 66.2% 찬성률로 가결됐던 반면 생산직 노조에서만 근소한 차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이번 재투표에서는 현금 비중 확대와 자사주 선택권 확대가 기존 반대표를 얼마나 돌려세울지가 관건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2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성과급은 약 7억3000만원, 이 중 현금 지급분은 약 3억6500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총투표는 15~16일 진행되며, 이 기간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노사는 추석 연휴(9월 25~27일)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마주한 갈등의 층위 자체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미 합의된 지급 방식을 두고 현금·주식 비율이라는 조건을 조정하는 단계인 반면, 삼성전자는 부문 간 보상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에 노조 지도부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갈등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견이 표 차이로 드러난 만큼 조정 여지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DS·DX 간 성과 배분 틀을 새로 짜야 하는 문제인 만큼 봉합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두 회사의 임단협 결과가 다른 반도체·대기업 노사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정유·화학 넘어 ‘AI 전력회사’로…최태원, SK이노베이션 재설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의 핵심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사업구조 전환 방향을 직접 제시했다. 석유·화학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중심으로 성장한 SK이노베이션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과 운영 기술을 함께 제공하는 'AI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정유·화학 공장에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운영 경험을 다른 제조기업에 판매하는 AI 전환(AX) 사업도 추진한다. 화석연료 수요 감소와 정유·화학산업의 구조적 불확실성에 대응해 AI 시대의 전력 수요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SK이노베이션은 AI 에너지 및 데이터센터 전력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환 중이며 AX 컨설팅 업체로 변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 투자 열풍을 지속하려면 실제 수익을 내고 이를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유사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해결사'로 14일 업계에선 최 회장이 언급한 전환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정유·화학, LNG·발전·배터리·재생에너지 자산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통합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SK E&S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석유·화학과 배터리 외에 LNG 도입·저장·발전, 도시가스, 재생에너지와 수소사업까지 확보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 구성은 석유사업 62%, SK이노베이션 E&S 발전 사업 15%, 화학 10%, 배터리 7% 등이다. 여전히 석유·화학 비중이 높지만 LNG와 전력, 배터리까지 한 회사에 들어오면서 AI 데이터센터용 전력사업을 추진할 기반이 마련됐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사용량이 크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LNG발전을 안정적인 전원으로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하면 안정성과 탄소 감축 요구를 함께 대응할 수 있다. SK온이 생산하는 ESS용 배터리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테라파워와 추진하는 소형모듈원전(SMR)도 중장기 전력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수 있다. LNG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거나 AI로 전력 수요와 발전량을 예측해 전력 거래까지 대행하는 사업도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대형 전력 수요처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데이터센터 전력관리시스템(DCMS)을 비롯해 서버 냉각과 ESS, 전력거래 솔루션, AI 기반 전력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등이 구체적인 사업 후보로 제시됐다. 과거에는 정유공장에서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각각 판매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센터의 입지와 전력원 구성, 냉각·저장설비, 전력 운영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할 당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가 되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기를 솔루션화하면 상당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울산에서의 발언은 이 구상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옮기는 행보로 풀이된다. ◇ 울산CLX에서 검증한 AX, 외부 판매도 구상 또 다른 축은 울산CLX의 AI 전환 경험을 외부에 판매하는 방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에 AI가 공정과 설비를 24시간 감시·분석하고 현장 엔지니어가 결과를 검토해 대응하는 '듀얼 브레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화재나 폭발 등 설비 이상을 사전에 발견하고 공정 운영과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화학 공장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AI 적용 경험을 표준화해 철강·발전·배터리 등 다른 기업의 에너지 사용과 생산공정을 진단하고 AI 운영 시스템 구축과 유지·관리까지 담당하는 사업모델이다. 기존 제품 판매보다 반복적인 서비스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에 최대 1GW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약 7조원이 투입되며 2027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 AX 등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한다. 울산을 시작으로 영남권에 2GW 이상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국의 AI 인프라를 15GW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SK이노베이션의 LNG발전과 재생에너지·ESS 사업의 내부 수요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석유로 번 돈 AI 전력에 투자…수익화가 관건 이번 전환은 화석연료 수요 감소와 정유·화학산업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효과도 있다. 호르무즈 사태에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과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업의 비용 상승분을 국내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둔화가 겹친 석유화학사업 역시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SK온의 재무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신사업인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선행투자가 필요하다. 발전소와 송전망, ESS, 냉각설비까지 갖추려면 투자비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당분간은 석유·화학 사업을 곧바로 대체하기보다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면서 LNG·전력과 AI 솔루션 매출을 키우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을 실제 계약과 매출로 연결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AX 기술까지 외부에 판매할 수 있어야 SK이노베이션의 전환도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그룹,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서 수소환원제철·K-GX 비전 대거 공개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탈탄소 시대를 이끌 그룹 차원의 혁신 기술과 K-GX(그린 전환) 생태계 비전을 대중에 공개한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되는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은행 등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기후테크가 만드는 거대한 변화, 탈탄소 세상을 향한 도약'을 주제로 열린다. 올해로 6회째 참가하는 포스코그룹은 'POSCO, 탈탄소 철강으로 K-GX 생태계를 열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 등 4개 계열사가 함께하는 통합 전시관을 조성한다. 전시 공간은 △탈탄소 혁신기술 △핵심소재 △무탄소에너지 △K-GX 생태계 등 4개 주제 존(Zone)으로 구획된다. '탈탄소 혁신기술 존'에서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 공정 모형을 최초 및 중점 전시한다. 포스코는 2028년 포항제철소 내 연산 30만 톤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설비를 준공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할 계획이다. '핵심소재 존'에서는 ESS,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신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의 AX·GX 전환에 필수적인 고성능 철강 소재들을 선보이며, '무탄소에너지 존'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상풍력·태양광 사업과 포스코이앤씨의 원전·SMR(소형모듈원전)·고온가스로 EPC(설계·시공·조달) 역량을 융합한 시너지 성과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K-GX 생태계 존'에서는 동남권 일대를 하이렉스 실증설비와 연계해 국가 차원의 탈탄소 산업 클러스터로 구축하는 대규모 민관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 동남권은 풍부한 원전 전력을 바탕으로 무탄소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수전해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탈탄소 정책 지원을 발판 삼아 하이렉스 상용 기술을 조기에 확립할 것"이라며 “동남권 클러스터를 K-GX 산업 생태계의 대표 성공 모델로 정착시켜 대한민국 제조업의 글로벌 탈탄소 경쟁력을 격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 울산에 1조 2천억 투자… 실리콘 음극재 공장 신설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가 울산에 1조 20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선다.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14일 울산시청에서 이기수 대표와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에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실리콘 음극재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사업은 총 3단계로 추진되며, 우선 1단계로 3000억 원을 투자해 2028년 1분기까지 연간 5000톤 규모의 제1공장(MPK-1)을 완공한다는 목표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급속 충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과 충전시간 단축을 이끌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다.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공장 신설 및 가동 시 울산 시민을 우선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울산시 역시 이번 투자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기수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며 “그룹의 발상지인 울산을 첫 투자지로 선정한 만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첨단 생산기지로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울산이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이차전지 소재산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HS효성그룹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위해 벨기에 유미코아(Umicore)사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HS효성그룹 계열분리 이후 처음 추진하는 대형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7조 자산가’ 권혁빈…실패서 시작된 스마일게이트 신화

국내 이혼소송 역사상 역대 최고의 재산분할 액수가 나오면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의 이름 앞에 '7조원대 자산가'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그의 경제적 성공이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 창업은 실패했고, 야심차게 내놓은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그때마다 그는 도망치기보다 재도전을 택했다. 유학 대신 재창업, 국내시장 대신 해외시장을 노린 승부수가 제대로 먹힌 것이다. 단돈 5000만원으로 시작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20여년 만에 7조원대 지분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다. ◇ 삼성전자 입사 대신 창업…유학 대신 재창업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9일 이혼·재산분할 사건에서 권 이사장이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를 약 7조1049억원으로 평가했다. 현금과 기타 재산을 합친 전체 순재산은 약 7조3375억원으로 산정됐다. 다만 이 금액은 현금성 자산이 아니라, 비상장회사인 스마일게이트 지분에 대한 평가액이 대부분이다. 권 이사장의 재산 형성 과정은 스마일게이트의 성장사와 겹친다. 작은 게임 개발사로 출발한 회사가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를 앞세워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성장했고, 권 이사장은 그 지분을 대부분 보유한 창업자로서 기업가치 상승을 공유했다. 권 이사장은 대한민국에 외환위기(IMF)가 불어닥친 1999년 대학 졸업 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 입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직장인이 되는 대신 직접 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권 이사장은 이때의 자신의 결정을 '반항심'이라 설명한다. 권 이사장은 과거 한 창업 관련 행사에서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어려운 시기에 졸업 전 입사가 확정됐으니 기뻐할 법 했지만, 그 상황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다"며 “망해가는 대한민국에서 단지 회사 입사가 확정됐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하나, 싶은 '반항심'에서 창업가의 길을 꿈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의 첫 회사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포씨소프트였다. 하지만 첫 사업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은 투자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창업 3년 만에 회사를 넘기고 실업자가 됐다. 첫 창업 실패 후 그는 미국 유학길을 고민했지만, 결국 재창업을 택하게 됐다. 당시 그의 재창업에는 부인 이모씨의 격려도 큰몫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2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탄생한 회사가 오늘날의 스마일게이트다. ◇ '크로스파이어'로 대박…한국판 디즈니 꿈꾼다 스마일게이트가 창업 초기부터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사업 초반에는 몇 년 동안 월급 한푼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스마일게이트의 위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창업 4년 만에 선보인 총쏘기게임(FPS) '크로스파이어'부터였다. 국내에서는 경쟁작에 밀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해당 게임은 2008년 중국 시장에서 '초대박'을 터뜨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권 이사장은 과거 한 행사에서 “스마일게이트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리기까지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시작조차 안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 이사장이 그리는 스마일게이트의 미래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게임회사가 아니다. 게임을 넘어 사랑받는 지식재산권(IP)을 만드는 '한국판 디즈니'가 그의 구상이다. 권 이사장은 “창업을 통해 큰돈을 벌 생각만 했다면 진작 엑시트(exit)를 했을 것"이라며 “스마일게이트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창의 교육도 권 이사장이 관심을 쏟는 분야다. 청년 창업가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린이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창의 인재 발굴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만일 이번 이혼소송 1심 결과가 확정된다면 권혁빈 이사장의 단독 주주 체제로 이어져온 스마일게이트의 지배 구조에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권 이사장이 창업 이후 지켜온 철학이 새로운 지배 구조 아래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KAIST, 롯데그룹과 산학협력 거점 마련…지속가능한 미래 일군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산학협력 거점이 KAIST에 문을 열었다. 13일 KAIST는 롯데그룹과 함께 대전 본원에 산학협력 연구 거점 '롯데 X 카이스트 연구개발 센터(LOTTE x KAIST R&D CENTER)'를 준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열린 준공식에는 배충식 카이스트 총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KAIST와 롯데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약 4298㎡(약 1300평) 규모다. 롯데그룹이 지원한 건축기부금 100억원과 KAIST 생명화학공학과의 자체 기금 등으로 조성됐다. 센터에는 롯데와 KAIST 연구진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협업 연구공간과 함께 연구자 간 소통과 교류를 위한 '신동빈홀'도 마련됐다. 센터는 미래기술의 기초·원천연구부터 실험, 시제품 제작, 기술사업화까지 연구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산학협력형 연구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중점 연구 분야는 △바이오 지속가능성(Bio-Sustainability) △탄소중립 에너지·소재·공정(Carbon-Neutral Energy, Materials and Processes) △첨단 식품·헬스케어(Advanced Food and Healthcare)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R&D센터가 학교와 기업의 경계를 넘어 더 큰 가능성을 만들어 나가는 산학협력의 거점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교수진과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롯데가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오늘의 준공은 건물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협력의 시작"이라며 “KAIST의 연구 역량과 롯데의 산업·사업화 역량을 결합해 연구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산업 현장의 실제 가치로 연결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지속가능한 미래의 해법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쓰던 앱에서 바로 쓴다”…KT ‘모두의 AI’ 서비스 연결

KT가 별도 AI 서비스를 찾아갈 필요 없이 평소 쓰던 앱과 웹에서 바로 이용하는 '모두의 AI'를 선보인다. 다음, 무신사, 직방, EBS 등 6000만개 이상의 서비스 접점을 연결해 검색과 추천은 물론 구매와 공공서비스 신청까지 AI가 이어주는 구조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을 위한 대국민 AI 서비스 전략을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KT 컨소시엄에는 업스테이지, 솔트룩스, 다음, 무신사, 직방, EBS, 매스프레소, BC카드 등이 참여한다. KT는 이들 기업이 보유한 서비스와 AI 기술을 결합해 공공, 교육, 금융, 쇼핑 등 일상 영역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핵심 전략은 '이음인사이드'다. 별도의 '모두의 AI' 앱을 구축하는 동시에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기존 앱과 웹, KT 지니TV 등에 AI 기능을 적용한다. 이용자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지 않고 기존에 쓰던 서비스 안에서 같은 AI 경험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 상무는 지난 11일 열린 온라인 설명회에서 “다음으로 승부를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의 검색 정보와 내부 정보, 생태계 서비스 정보 등을 활용해 새로운 AI 모드로 바꾸는 형태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 검색에서 구매까지…공공서비스는 신청도 지원 KT가 기존 생성형 AI와 차별화한 지점은 검색 이후의 '실행'이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용자의 상황과 실제 서비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교와 추천, 구매와 신청까지 이어주는 구조다. 예컨대 이용자가 쇼핑 플랫폼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찾으며 자신의 집에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물으면 실제 상품 정보를 토대로 적합한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까지 연결한다. 직방에서는 관심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매물 정보를 분석해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찾아주는 식이다. 공공서비스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용자의 연령과 거주지역 등을 바탕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먼저 알려주고 대화형으로 절차를 안내한다. 향후 발급과 신청까지 AI가 처리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실제 신청까지 연결하려면 정부의 API 개방이 필요하다. 이 상무는 “정부에서 개방한 서비스는 에이전트화할 수 있지만 개방되지 않은 서비스는 중간에 멈추고 다른 정부 앱으로 이동해 처리해야 한다"며 “최종 신청까지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어떻게 개방할지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화 기능도 강화한다. 이용자의 과거 검색과 문의 내용을 기억해 관심사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안하는 '메모리 기반 개인화'를 적용한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에게 관련 매물을 추천하고 농업인에게 농업과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국산 AI 5종 결집…질문 따라 최적 모델 선택 모두의 AI의 두뇌 역할은 KT의 AI 운영 플랫폼 '토큰팩토리'가 맡는다. 하나의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국산 AI 모델 가운데 질문과 서비스에 적합한 모델을 골라 사용하는 구조다. 토큰팩토리에는 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Motif), 솔트룩스의 룩시아(LUXIA), NC AI의 바르코(VARCO), KT의 믿음(Mi:dm) 등 국산 AI 모델 5종이 결합된다. 리벨리온의 NPU와 래블업, 베슬AI의 인프라 운영 기술도 활용한다. KT는 AI 연산 과정도 최적화했다. 프롬프트를 처리하는 '프리필(Prefill)'과 답변을 생성하는 '디코드(Decode)' 단계를 분리해 각각 적합한 연산 자원을 배치한다. 이를 통해 분당 토큰 처리량(TPM)을 31% 높이고 프롬프트 압축 기술로 입력 토큰은 최대 80%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GPU 활용 효율과 관련해 “정부에서 GPU 100장을 지원받는다고 하면 저희 효율성으로는 121장 정도의 효율이 있다"고 설명했다. ◇ 자체 GPU까지 준비…트래픽 몰리면 '폴백' 대규모 이용자 유입에 대비한 GPU 운용 전략도 마련했다. KT는 정부에서 지원받는 GPU 외에 자체 GPU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용자가 몰려 정부 지원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경우 KT가 보유한 GPU를 투입하는 '폴백' 체계를 가동한다. 이 상무는 “GPU 배정량과 AI 모델뿐 아니라 전체 성능은 별개가 아니고 완전히 상관관계가 있다"며 “기술적으로 20% 정도의 버퍼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많은 트래픽이 몰릴 경우 이용량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이 상무는 추가 확보한 자원까지 소진되면 글로벌 AI 서비스처럼 '스로틀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로틀링은 이용자가 몰릴 때 서비스 안정을 위해 처리 속도나 이용량을 제한하는 조치다. KT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수익모델도 검토한다. 당장은 일반 이용자에게 직접 이용료를 받기보다 컨소시엄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동산이나 쇼핑 등 제휴 서비스에서 AI 추천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면 참여 기업 간 크레딧이나 토큰 크레딧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향후 정부 정책 등에 따라 별도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상무는 “현재 국민에게 비용을 받는 수익모델은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KT는 컨소시엄 외부로도 생태계를 넓힐 계획이다. 금융과 호텔, 음식점 예약, 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추가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신규 기업에도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하고 자체 연동이 어려운 사업자에는 KT가 기술 지원에 나선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AI 접근성도 높인다. KT는 연간 약 15만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IT서포터즈를 활용해 노년층과 다문화 가정 등의 AI 이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진형 상무는 “이음인사이드를 통한 개방형 AI 생태계 조성으로 국민의 일상을 함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 접점을 통해 디지털 소외계층까지 포용하는 대국민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멀티모델과 KT 역량이 응축된 토큰팩토리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며 안정적인 최적의 AI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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