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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경찰청과 피싱 범죄 대응 나선다

카카오가 경찰청에 협력해 플랫폼 내 피싱 범죄 피해예방 및 근절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카카오는 6일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경찰청이 보유한 피싱 범죄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이용자 보호 조치를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 목록을 카카오에 공유하면, 카카오는 해당 번호로 가입한 계정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다. 오창배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은 “최근 보이스피싱과 신종스캠 범죄가 플랫폼을 매개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카카오와의 업무협약은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을 지키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석영 카카오 컴플라이언스 성과 리더도 “카카오는 피싱 범죄로부터 안전한 플랫폼 이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정책적 조치를 지속 시행해 왔다"며 “경찰청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빠르고 고도화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이용자 보호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LS일렉트릭, 북미 전력·에너지 전시회 참가

LS일렉트릭은 5~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 전력·에너지 전시회 'IEEE PES T&D 2026'에 참가해 현지 맞춤형 핵심 전력 솔루션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LS일렉트릭은 △직류(DC) 솔루션 △초고압 송변전 솔루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솔루션으로 전시 부스를 구성해 미래 전략 제품을 소개한다. 북미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UL 인증 직류 배전반 등 직류 전력 배전솔루션을 선보인다. 아울러 핵심 전력기기 전(全) 제품군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고신뢰성 배전 시스템, 고효율 전력기기를 공개한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초고압부터 데이터센터, 직류 솔루션까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콘텐츠 3박자 전략 통했다…쿠팡플레이 ‘OTT 기세등등’

쿠팡플레이가 역대 최대 이용자 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신작과 기존 인기 콘텐츠, 해외 대형작품을 결합한 '삼박자 전략'이 맞물려 차별화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평가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지난 4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910만명을 기록하며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MAU는 1개월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OTT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쿠팡플레이의 상승세는 다른 OTT 경쟁사의 이용자 감소세와 대비되는 '나홀로 성장'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의 4월 MAU는 1480만명으로 전월(1592만명) 대비 112만명이 감소했고, 지난 3월 803만명이던 티빙의 MAU도 지난달 771만명으로 32만명 줄었다. 이 같은 쿠팡플레이의 성장 배경으로 콘텐츠 전략의 정교한 분업구조를 업계는 꼽는다. 쿠팡플레이는 신작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며 플랫폼 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16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오리지널 드라마 '로맨스의 절댓값' 등을 OTT 공간으로 유치해 이용자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동시에 'SNL코리아'와 같은 오리지널 예능과 스포츠 중계 등 충성도 높은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HBO 등 글로벌 프리미엄 콘텐츠를 확보하며 콘텐츠 포트폴리오의 질적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HBO 오리지널 시리즈 '유포리아 시즌3'를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해리포터' IP를 기반으로 한 신규 시리즈를 국내에 독점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개별 콘텐츠의 축이 '유입-체류-브랜드' 역할로 분리되며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쿠팡플레이 성장의 특징이다. 신작 콘텐츠는 짧은 주기로 공개되며 신규 이용자 유입을 자극하고, 기존 인기 IP는 체류시간을 늘리는 핵심 축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콘텐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며 해외 팬덤 기반 이용자까지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화제성 높은 오리지널 신작과 최신 콘텐츠, 독점 스포츠 중계 등 다채로운 라인업이 시청자들에게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초 OTT시장에서는 쿠팡플레이의 입지 약화를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용자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별도 유료 OTT라기보다 쿠팡 '와우 멤버십'과 결합된 번들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 쿠팡 계정 또는 와우 멤버십을 해지하면 서비스 이용이 동시에 중단되는 구조여서, 멤버십 이탈은 곧 OTT 이용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쿠팡 와우 멤버십의 이탈 규모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다"며 “4월 말 기준 탈퇴회원 재가입과 신규 가입 증가로 감소분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와우 멤버십 혜택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방어선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플레이와 달리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1분기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비용 등이 반영돼 약 35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쿠팡플레이와 넷플릭스 간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1592만명)와 쿠팡플레이(781만명) 간 MAU 격차는 800만명 이상이었으나, 올 4월에는 넷플릭스 1480만명, 쿠팡플레이 910만명으로 570만명 수준까지 줄었다. 역대 최소 격차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시장 2위 자리를 공고히 구축한 가운데 향후 콘텐츠 투자 확대와 글로벌 IP 확보 성과에 따라 넷플릭스 1강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스타워즈 광선총이 현실로…한화시스템, 전투병 ‘백팩형 레이저 소총’ 개발 주도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수만원짜리 자폭 드론이 전장의 최대 위협 무기로 떠오른 가운데 영화 '스타워즈'나 '아이언맨' 같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보병용 '레이저 소총'이 국산 방산기술을 통해 실제 전장에 등장할 채비를 마쳤다. 수십톤짜리 대형 트럭이나 군함에만 실을 수 있었던 거대한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일개 보병 1명이 거뜬히 짊어지고 쏠 수 있도록 중량 및 크기의 극소화와 정밀제어기술을 완성함으로써 무거운 실탄 대신 배터리를 메고 빛의 속도로 적을 요격하는 '1인 방공망'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한화시스템이 지식재산처로부터 '휴대용 레이저 무기'와 '레이저 무기용 조준점 유지장치 및 이를 구비한 휴대용 레이저 무기' 특허를 획득한 사실이 6일 본지 취재로 확인됐다. 이 특허는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주요 기능별로 소형화하고 복수의 모듈로 분리해 도수 운반·신속 운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4월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레이저사업 일체를 109억 9500만원에 양수하며 관련 기술 일체를 확보했다. ◇ 무거운 심장은 '배낭' 속으로, 가벼운 총구는 '두손에' 현재 한화시스템 레이저사업센터는 △레이저 대공 무기 △레이저 폭발물 제거 장비 △레이저 발진기 △레이저 포 발사 장치 등 레이저 무기체계 연구·개발(R&D)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레이저 기술 개발의 중심에는 신주훈 레이저사업센터장과 조준용 레이저체계팀장이 있다. 미등기 임원인 신 센터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MBA를 마친 전략통이다. 한화솔루션 기초소재·M&A 담당 임원과 한화임팩트 투자전략실장을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실 방산팀장 등을 역임하며 사업 구조 재편과 미래전략 수립을 주도해 왔다. 실무 기술을 지휘하는 조 팀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전자공학 학사와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레이저 전문가다. 과거 ㈜한화 방산 레이저사업부장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사업부 레이저사업센터를 거치며 국산 레이저 무기체계의 기틀을 닦아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레이저는 전자기파의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을 뜻하고, 전기 에너지·화학 에너지 등 외부 입력 에너지를 광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레이저의 3대 구성 요소는 △레이저 매질(laser medium:외부 입력 에너지에 의해 빛을 유도 방출) △펌핑원(pumping system:레이저 매질에 외부 입력 에너지를 공급) △공진기(optical resonator:반사경으로 구성돼 유도 방출된 빛을 증폭시켜 레이저 빔을 발생)이다. 빔의 출력 형태에 따라 레이저는 레이저 무기 용도로 사용되는 연속형 및 센서 용도로 사용되는 펄스형으로 분류되며, 매질에 따라 레이저는 기체·고체 레이저·액체·자유 전자로 나뉜다. 레이저 무기는 레이저 빔의 특징인 지향성(직진성)과 고에너지 밀도를 활용한 무기를 말하며, 미래전과 RAM(Rocket·Artillery·Mortar) 방어에 유망한 대공무기로 이용되고 있다. 레이저 무기의 장점으로는 발사·운영 유지 비용이 적다는 점과 교전 시간이 빠르다는 점, 정밀 타격이 가능하고 표적에 의한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단점으로는 무기 시선(line of sight)의 제약과 대기에 의한 빔 집속 능력 저하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레이저 무기의 핵심 구성 요소로는 발생 장치와 제어 장치, 표적 추적 조준 장치가 있다. 레이저 무기를 개인 화기 수준으로 줄일 때 직면하는 가장 큰 물리적 장벽은 단연 '무게'와 '전력', 그리고 '발열'이다. 표적의 외피를 태울 만큼 강력한 빛을 만들어내는 레이저 발진기, 막대한 전력을 공급할 배터리, 펄펄 끓는 열을 식힐 냉각기까지 소총 하나에 모두 우겨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존의 레이저 무기는 산악 지형이나 복잡한 도심 시가지에서는 운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화시스템은 이 딜레마를 철저한 '분리'와 '스마트 통제'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풀어냈다. 회사는 무겁고 열이 나는 레이저 발진기·제어 보드·충전 배터리·공랭식 냉각기 등 핵심 부품들은 병사가 등에 멜 수 있는 '백팩(배낭)형 모듈'로 통합했다. 반면에 실제로 적을 조준하고 레이저를 쏘는 조준 발사부는 기존의 '소총' 형태로 가볍게 만들어 병사의 두 손에 들려준다. 배낭 속 심장에서 만들어진 치명적인 레이저 빔은 특수 제작된 '광·제어 통합 케이블'이라는 빛의 탯줄을 타고 손에 들린 소총으로 전달돼 표적을 향해 뿜어진다. 스쿠버다이버가 무거운 산소통은 등에 메고 가벼운 호흡기만 입에 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험준한 산악 고지대나 도심의 고층 빌딩 옥상에 보병이 직접 걸어 올라가 즉각적인 대드론 방어망을 펼칠 수 있는 '도수 운반형(Man-portable) 레이저 무기'가 탄생한 것이다. ◇ “숨만 쉬어도 빗나간다"…0.001초의 '광학 노이즈 캔슬링' 전장 상황을 고려한 '스마트 전력·냉각 관리' 기술도 돋보인다. 레이저를 쏠 때마다 무조건 배낭 속 냉각팬이 도는 것이 아니라 온도감지 센서가 발진기의 열을 실시간으로 읽어 한계온도에 도달했을 때만 송풍팬을 돌린다. 배터리 소모를 극한으로 줄이는 것은 물론 소음과 열 방출을 최소화해 적에게 아군의 위치를 들키지 않는 은밀한 특수작전(Stealth Ops)을 가능케 한다. 또한 전투 중 배터리 잔량이 넉넉할 때는 파괴력이 높은 '연속 발진(Continuous Wave)' 모드로 빔을 뿜어내지만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제어 보드가 이를 스스로 판단해 레이저를 일정한 간격으로 짧게 끊어 쏘는 '점사(펄스 발진)' 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척박한 야전에서 보병이 한 발이라도 더 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장비 스스로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디테일이다. 가벼운 레이저 소총을 만들었다 해도 이를 보병이 들고 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총알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총구를 떠나 관성으로 날아가지만 레이저 무기로 적 드론의 외피를 뚫으려면 모터나 배터리 등의 동전 크기의 취약점에 수 초간 지속해서 빛을 쪼이는 집광을 통해 열을 가해야만 한다. 일정체류시간(Dwell Time)이 필수이다. 이때 렌즈를 들고 있는 보병의 거친 호흡과 심장 박동, 극도의 긴장으로 인한 수전증(손떨림)은 치명적이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울 때 손이 조금만 흔들려도 불이 붙지 않고 종이 표면만 긁고 지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1㎞ 밖의 표적을 향해 쏠 때 총구에서의 1㎜ 떨림은 표적 지점에서 수 미터의 오차로 벌어진다. 이 때문에 기존 휴대용 레이저 화기 개념도들은 무거운 삼각대에 총을 단단히 거치한 뒤 운용하는 한계에 머물러 있었다. 한화시스템은 인간의 생리·물리적 한계를 '역진 연산 좌표' 기반의 초정밀 조준점 유지 장치 기술로 극복했다. 소총 내부에는 스마트폰이나 최첨단 드론의 자세 제어에 쓰이는 초정밀 '3축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가 탑재돼 있다. 병사가 숨을 쉬거나 손이 떨려 총구가 상하좌우로 미세하게 흔들리는 순간 총기 내부의 두뇌인 구동 제어부가 그 떨림의 크기와 방향, 3차원 위치 변화를 실시간으로 읽어낸다. 그 다음 총열 내부에 장착된 '타격용 반사 거울'을 병사의 손이 흔들린 방향과 '정확히 반대 방향(역방향)'으로 꺾어버린다. 이때 거울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겁고 느린 기계식 모터가 아닌 전기를 가하면 즉각적으로 수축·팽창하는 미세전자기계 시스템(MEMS,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기반의 '압전(Piezo) 액추에이터'다. X축과 Y축 십(十)자 형태로 교차 배치된 압전 액추에이터와 거울을 팽팽하게 당겨주는 복원 스프링이 0.001초의 딜레이도 없이 손떨림을 상쇄한다. 마치 이어폰이 외부 소음의 반대 파동을 쏴 소음을 없애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처럼 병사의 떨림을 반대 방향의 거울 꺾임으로 상쇄하는 완벽한 '광학 노이즈 캔슬링'인 셈이다. 보병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서서 쏴 자세로 방아쇠를 당겨도 총구를 빠져나간 빛의 창 끝은 적 드론의 정수리에 자석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총기에 내장된 '레이저 거리 측정기(LRF)'가 표적까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재면 총기 내부의 렌즈 초점 조절부가 앞뒤로 미세하게 움직여 레이저 빔이 적의 표면에서 가장 뜨거운 초점으로 맺히도록 스스로 조절한다. 병사는 조준경 안의 레이저 에이머(표적 표시용 레이저)로 붉은 점을 표적에 맞추고 방아쇠만 당기면 거리를 계산하고 초점을 맞추며 흔들림을 상쇄해 적을 불태우는 모든 과정이 총기 내부에서 찰나의 순간에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완벽한 '스마트 웨폰'이다. 탄피와 화약 냄새, 반동도 없는 레이저 소총은 국가 주요시설 방어나 도심지 대테러 작전에서 파편 피해 없이 적의 드론만 핀셋처럼 제거하는 솔루션이 될 수 있어 미래 지상전의 판도를 뒤집을 새로운 '빛의 방패'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주항공, 737-8 중심 기단 현대화 가속…2030년까지 고효율·저기령 체질 개선

제주항공(대표이사 김이배)이 노후 항공기 정리와 차세대 기종 도입을 병행하며 기단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재 늘리기 외에도 연료 효율이 높고 정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구매기' 중심의 전략적 기단 운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낡은 날개 떼고 '차세대 기단' 전환 속도 제주항공은 최근 기령 20년이 넘은 노후 구매기 2대를 매각하고 계약이 만료된 리스 항공기 2대를 반납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기단 현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정리를 통해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기령은 11.8년까지 낮아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차세대 기종인 보잉 B737-8(MAX)로의 빠른 전환이다.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총 10대의 737-8을 인도받아 운항에 투입 중이며, 이는 초기 확정 계약 물량 40대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공급망 위기 뚫고 '계획대로' 인도 진행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가 항공기 공급망 차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인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선제적으로 체결한 대규모 계약 덕분에 인도 우선 순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이미 2대의 구매기를 도입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5대를 추가로 들여와 올해 총 7대의 차세대 항공기를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도입 일정에 차질은 없으며, 예정대로 기단 현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30년 '평균 기령 5년 이하' 목표… 수익성·안정성 두 토끼 잡는다 제주항공의 기단 전략 핵심은 '구매 도입'을 통한 원가 절감이다. 구매기는 리스기와 달리 반납 시 발생하는 막대한 원상복구 비용이 없고, 정비 충당 부채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또한 매각이나 임대 등 자산 운용의 유연성이 높아 위기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실제로 차세대 항공기 비중이 늘면서 비용 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2025년 누적 유류비는 전년 대비 약 16%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경영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정된 40대 도입 이후 시장 수요에 따라 추가로 10대를 들여올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기단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운항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시아나 통합 앞둔 대한항공 노사, 조종사 서열 기준 ‘시각차’…사측 “소통 지속, 합리적 조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양사 조종사 간 인력(HR) 통합의 핵심 쟁점인 '서열(시니어리티·Seniority)' 기준 마련을 두고 대한항공 노사 간 시각차가 엇갈리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은 사측이 사전 합의 없이 설명회를 추진했다고 강하게 반발한 반면, 사측은 “수차례 협의를 제안했으나 이견이 있었고 차별 없는 고용 승계라는 통합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조율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KAPU는 최근 회사가 운항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결합 시 HR 통합 설명회'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조는 조종사 서열 문제가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 순위 제도(Seniority System)를 준수한다'고 명시한 단체 협약 제24조가 존재하는 만큼 노사 간 사전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서열 문제는 인사권 사안이 아니라 조합원 개인의 경력과 승격(단협 25조, '회사는 조합원의 기장 승격 연한이 현재보다 초과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근로 조건 전반에 직결되는 핵심 사안"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과거 양사 간 입사 조건(진입 장벽)의 차이를 언급하며 현재 대한항공 부기장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대적 박탈감과 역차별 논란을 전했다. 이러한 현장의 분위기가 자칫 안전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합의를 전제로 한 성실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조종사 노조 내부 게시판에는 최근 통합 서열 기준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현직 부기장의 글이 올라와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부기장들 한번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양사 군 경력 조종사의 서열을 '전역일' 기준으로 일괄 조정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을 거론했다. 기존 사내 규정에 따라 먼저 입사해 성실히 교육을 이수한 조종사가 서열에서 뒤로 밀리거나 장기 복무 후 전역한 피인수 기업 조종사들이 동일 서열 발생일 기준 생년월일 순 부여 원칙에 따라 앞 서열로 끼어들어 기존 부기장들의 기장 승격 기회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게 글의 요지다. 기장 승격 요건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대한항공 부기장들은 기장 승격을 위해 △부기장 임명 후 5년 △입사 후 비행시간 2500~3000시간 △착륙 횟수 350회 등 운항본부 관리 매뉴얼의 엄격한 요구량을 충족해 왔다. 작성자는 합병을 통해 흡수되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에게 이러한 규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거나 과거 경력을 가감 없이 인정해 줄 경우 비행 안전 담보는 물론 공정성 측면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사측은 본지의 질의에 조종사 서열 기준 마련은 기본적으로 회사의 고유 '인사권' 영역에 해당한다는 법리적 해석을 내놨다. 단협 제24조 위반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조항은 기존에 노사 합의로 정한 제도가 있을 경우 이를 준수한다는 의미이나, 현재 노사 합의로 제정된 서열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노조의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사측이 대화를 선제적으로 요구해 왔음을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 역시 서열 관련 사항에 대해 사전 협의를 희망하여 수차례 제안해 왔다"며 “하지만 조합 측이 이를 임금·단체협상(임단협)과 결부시키고 '합의를 전제로 한 논의'만을 고수해 실질적인 대화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사 간 실무 논의가 공전함에 따라 회사는 우선 직원들에게 서열 관련 기본 원칙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 위해 설명회를 마련했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인 '부기장들의 역차별 우려'와 관련해서는 기업 결합의 대원칙을 흔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측은 “이번 기업 결합은 아시아나항공 직원에 대한 포괄적 고용 승계·차별 금지를 최우선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기존 사내 경력도 인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메가 캐리어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출신 회사에 따른 불이익이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사측은 이번 사안의 민감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현장 조종사들의 정서적 우려를 다독이기 위해 노조와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서열 사항에 대해서는 조종사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입장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향후 추가 설명회를 통해 세부 내용을 안내하고, 이 과정에서 노조의 의견도 충분히 경청해 계속적으로 소통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내출시 확정 中지커 ‘7X’…“상품성은 충분, 변수는 가격” [해외 시승기]

[중국 항저우=박지성 기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 시장 공략의 첫 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꺼내 들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7X는 디자인과 주행 성능, 공간 활용성 등 전반적인 상품성에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다만 가격 경쟁력과 '중국차'라는 인식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최종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지커 브랜드 스토어에서 7X를 직접 경험했다. 현지 규정상 외국인의 직접 운전은 불가능해 뒷좌석에 동승하는 방식으로 약 15분간 시승이 이뤄졌다. 처음 마주한 7X는 '중국차'라는 선입견을 크게 흔드는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강조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균형감이 돋보였고 한국 도심 환경에서도 충분히 어울릴 만한 세련된 이미지였다. 지커가 한국 시장 첫 모델로 7X를 선택한 이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체는 길이 4800mm로 전형적인 중형 SUV 체급이지만 휠베이스가 2900mm에 달해 실내 공간은 한 체급 위 모델에 가까운 여유를 제공한다. 실제 탑승해보면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넉넉하게 확보돼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32개의 수납공간은 실용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냉장 기능이 포함된 수납공간도 적용돼 장거리 이동 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간이다. 16인치 HD 터치스크린은 빠른 반응성을 보였고 옵션으로 제공되는 36.21인치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와 경로를 직관적으로 시야에 띄워준다. 운전자 중심 설계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주행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차량이 출발하자마자 운전자가 버튼 하나로 기능을 활성화하자 스스로 가속과 감속, 차선 변경을 수행했다. 지커 측은 이를 레벨3에 근접한 '레벨2++(약 레벨2.9 수준)'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초반에는 다소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주행이 이어질수록 차량이 주변 교통 상황을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에 신뢰가 쌓였다. 다만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량 상황에서는 급제동이나 급가속이 발생해 다소 거친 움직임도 있었다. 그럼에도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자체는 인상적인 수준이었다. 이날 운전대를 잡은 지커 스토어 직원은 “7X의 자율주행은 레벨3가 아닌 레벨2 수준으로 운전자의 손이 항상 스티어링휠에 있어야 한다"며 “핸들에서 손을 떼면 약 30초 간격으로 경고음이 울리고 세 차례 경고 이후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 차량이 자동으로 정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레벨3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은 국내 출시 모델에서는 이러한 자율주행 경험이 상당 부분 제한된다는 점이다. 한국의 자율주행 관련 규제와 인증 기준에 따라 라이다(LiDAR) 센서가 제외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신 카메라 기반의 레벨2 수준 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되며 성능은 현지 대비 약 80~90%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승차감 역시 준수했다. 이날 비가 내리고 노면 상태가 고르지 않았음에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움직였고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냈다. 중형 SUV로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했다. 특히 주차 보조 기능은 인상적이었다. 주차장에 진입하자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빈 공간이 표시됐고 해당 공간을 선택하자 차량이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며 과감하게 후진 주차를 수행했다. 이 기능은 국내 출시 모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능 면에서도 7X는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다. 지커에 따르면 최상위 울트라 트림 기준 최대 출력은 585kW(약 795마력)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98초 만에 도달한다. 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기준(CLTC) 최대 802km 주행이 가능하고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도 약 10분에 불과하다. 이처럼 디자인과 성능, 기술력 전반에서 높은 완성도를 갖췄지만 결국 관건은 가격이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22만9800위안(약 4950만원)에서 26만9800위안(약 5820만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약 5300만원대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지커 7X의 국내 시장 안착 여부는 '가격'과 '브랜드 인식'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상품성만 놓고 보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지만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 장벽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흥행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7X 이외에도 지커의 최상위 모델 '009'도 동승을 통해 경험해봤다. VIP 의전을 위해 개발된 009는 도로 위 '퍼스트클래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009는 4인승과 6인승으로 구성되며 이날 탑승한 모델은 6인승이었다. 다목적차량(MPV) 답게 2열 중심의 공간 설계가 돋보였고 탑승과 동시에 '의전을 받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됐다. 차체가 큰 만큼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은 부드럽게 걸러졌고 전반적으로 안락함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 특징이다. 뒷좌석에는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으며 이동 중에도 화상 회의 등 개인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카메라 기능도 탑재돼 있었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7X와 유사한 수준이 적용돼 안정적인 주행 보조 성능을 제공했다. 009는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40만위안대 후반에서 시작해 한화로 약 1억원을 웃도는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고급 MPV 시장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편으로 향후 국내 도입 시 틈새 시장 공략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 ‘국가간 공급망 동맹’에 달렸다

전 세계 방위산업의 패러다임이 '무기 판매'에서 국가 간 '공급망 동맹'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는 성능과 가격이 수주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였다면 이제는 수출국이 수입국의 산업 생태계에 얼마나 깊숙이 참여하고 장기적인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가 승패를 가르는 척도가 됐다. 이러한 변화의 정점에 서 있는 프로젝트가 바로 최대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다. 캐나다는 오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대규모 조달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이 사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K-방산 원팀'과 독일의 전통 강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 간의 치열한 2파전으로 압축됐다. 6일 산업연구원(KIET)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절충교역(ITB,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Benefits) 조건과 자국 산업 기여도를 누가 더 정교하게 충족하느냐가 최종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자원 부국으로서 최근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탈피해 에너지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고도화된 정제 역량·제조 기술을 캐나다의 풍부한 현지 자원과 결합하는 '국가 공급망 동맹' 모델이 수주를 위한 최우선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캐나다 해군의 안보 전략 전환과 CPSP의 추진 배경 캐나다의 잠수함 도입 사업은 노후 전력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북대서양·태평양,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해 전략적 중요성이 급증한 북극해를 방어하기 위한 캐나다의 중장기 해양 안보 전략의 핵심 축이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 북극 지역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안보의 최전선이 됐다. 현재 캐나다가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1990년대 영국 해군으로부터 중고로 도입한 것인데 노후화가 심각해 현재는 단 1척만이 정상 작전이 가능할 정도로 전력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2021년부터 CPSP를 공식화하고 얼음 아래에서도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빙하 아래 작전 능력(Under-ice capability)'과 장거리 항속 거리와 고도의 은밀성을 갖춘 최첨단 디젤 잠수함 12척의 도입을 결정했다. 이는 캐나다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달 사업으로 함정 건조 비용만 20조 원 이상이며 30년 이상의 유지·보수(MRO) 비용을 합산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60조 원에 육박한다. ◇ 마크 카니 정부의 '바이 캐네디언' 기조와 산업 전략 지난해 출범한 마크 카니(Mark Carney) 정부는 방위산업을 국가 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했다.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방위산업 전략 2026'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국방 조달 금액의 70%를 캐나다 자국 기업에 배정하고 이를 통해 12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CPSP는 캐나다 내에 독자적인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발전 프로젝트'로 설계됐다. 따라서 입찰 참여 업체들은 플랫폼의 성능만큼이나 캐나다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포괄적인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의 CPSP 평가 기준에 따르면 성능이나 가격보다 장기적인 운영 지원과 경제적 기여도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지·보수·군수 지원(MRO)'은 전체 점수의 절반인 50%를 차지한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장비를 도입한 후 자국 내에서 독자적으로 수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한국은 이를 위해 기존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 MRO를 전담해온 영국 밥콕(Babcock)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독일의 나토(NATO) 인프라 우위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전략적 협력(15%)' 분야는 제안서 제출 시점부터 전체 계약 가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현지 투자 및 협력 계획을 요구한다. 캐나다의 ITB 제도는 수출 기업이 계약 금액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를 캐나다 내에서 창출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누가 더 매력적인 '산업 패키지'를 제시하느냐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K-방산의 기술적 우위…장보고-III 배치-II의 경쟁력 한화오션이 제안한 플랫폼은 대한민국 해군이 운용 중인 3000톤급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이다. 이 모델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가장 진보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으며 캐나다 해군의 작전 요구 사항을 완벽히 충족한다. 장보고-III 배치-II의 가장 큰 강점은 공기 불요 추진 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이다. 기존의 납축전지 잠수함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효율이 우수해 수면으로 부상해 공기를 흡입하는 과정인 '스노클링' 없이도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이는 광대한 영역을 은밀하게 감시해야 하는 캐나다 해군에게 압도적인 전술적 우위를 제공한다. 이 잠수함은 탄도 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 발사관(VLS)을 10셀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연안 방어용 외에도 국가 차원의 비대칭 억제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또한 7000해리(약 1만2900km)에 달하는 긴 항속 거리와 북극해의 1m 두께 얼음 아래에서도 생존 가능한 설계를 갖추고 있어 대서양·태평양·북극해 등 캐나다의 3개 대양 작전에 최적화됐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계약 체결 이후 인도까지 통상 9년이 걸리는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만약 연내 계약이 체결될 경우 2035년 이전에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모두 대체해 전력 공백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 이는 수주 물량이 밀려 납기 지연 우려가 제기되는 독일 TKMS와 차별화되는 한국만의 제조 경쟁력이다. ◇ 한화그룹의 5대 핵심 산업 협력 모델은 '20만 고용 창출' 한화그룹은 캐나다의 미래 산업 전반에 걸친 대규모 투자와 협업을 제안하며 ITB 조건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올해 1월 캐나다 현지 5개 분야 핵심 기업들과 전략적 투자·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인 알고마 스틸에 약 3억4500만 캐나다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다. 이 투자를 통해 캐나다 현지에 강재 공장을 건설하고 잠수함 건조와 MRO 인프라에 활용될 고장력강 등 특수 철강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캐나다의 기초 산업인 철강업을 부흥시키고 국방 소재의 자급자족을 지원하는 핵심 전략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캐나다의 AI 유니콘 기업인 코히어와 함께 조선·잠수함 분야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코히어의 거대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기술을 생산 계획·설계·제조 등 조선 산업 전반에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잠수함의 시스템 통합·지능형 자동 운용 기술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캐나다의 위성 통신 선도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텔레셋과는 차세대 저궤도(LEO) 위성 통신망 구축·한국군 저궤도 위성 통신 체계 사업의 공동 개발을 논의 중이다. 또한 MDA 스페이스와는 소프트웨어 정의 위성(SDS) 플랫폼인 '오로라(AURORA)'와 한화의 방산 전자 전문성을 결합해 잠수함 작전 시 보안 통신과 데이터 복원력을 극대화하는 위성 통신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안보·감시 분야에 필수적인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기술 고도화를 위해 PV 랩스와 협력한다. 이는 잠수함의 눈 역할을 하는 잠망경 감시 시스템의 국산화와 기술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는 한화의 이러한 산업 협력 방안이 실행될 경우 2026년부터 2040년까지 캐나다 현지에서 누적 연인원 20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봣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한다. ◇ HD현대의 대규모 패키지 딜…에너지와 R&D의 시너지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과 'K-방산 원팀'을 구성해 수주전에 참여하는 한편, 독보적인 정유·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패키지 딜을 제안했다. HD현대는 잠수함 창정비 역량을 기반으로 캐나다 해군이 잠수함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종합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캐나다 현지 조선소에 선박 건조 노하우와 함정 기술을 직접 전수해 캐나다 조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파격적인 기술 이전을 약속했다. 이는 '물고기만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전략으로 캐나다 정책 결정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 제안은 이번 수주전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HD현대는 잠수함 사업 기간 동안 캐나다 원유 업체와 협력해 수조 원 규모의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캐나다는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원유·LNG 수출을 미국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한국이라는 안정적인 거대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은 캐나다 국가 경제에 전략적 이점이 된다. 인공 지능(AI)·바이오 등 첨단 연구·개발 분야까지 캐나다 유수 대학·연구 기관과는 공동 협력을 추진한다. 이는 단기적인 무기 거래를 넘어 양국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지향한다. ◇ 독일 TKMS의 반격과 '폭스바겐의 이탈'이라는 변수 한국의 도전에 맞서 독일의 TKMS는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NATO) 동맹국으로서의 지위와 풍부한 수출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독일이 제안한 212CD형 잠수함은 노르웨이와 독일 해군이 공동 도입 중인 최신 기종으로, 다이아몬드형 선체 설계를 통해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은 캐나다와 같은 나토 회원국으로서 정보 공유가 원활하고, 공동 훈련 및 정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한 유럽 연합의 'EU SAFE' 기금을 활용한 금융 지원 가능성도 언급하며 캐나다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독일 측에 결정적인 타격이 발생했다. 캐나다 정부가 수주 조건으로 요구해온 자동차 분야의 투자가 독일 측 파트너인 폭스바겐(Volkswagen)의 거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폭스바겐 그룹의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CEO는 “우리는 다른 비즈니스 거래에 활동을 연동시키지 않는다"며 독자 경영 원칙을 고수했고, 이는 독일 정부가 제시했던 '잠수함-자동차 패키지' 전략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근본적으로 자동차 공장 유치를 원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독일의 이러한 내부 균열은 한국에게 거대한 기회의 창을 열어줬다. 반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의 회장이 정부 특사단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해 수소 경제 인프라 구축과 자동차 산업 협업을 논의하는 등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원팀'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 에너지-자원-제조를 잇는 '국가 공급망 동맹'의 가치 산업연구원은 한국과 캐나다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상호보완적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풍부한 자원과 첨단 기초 기술을 가졌고 한국은 이를 제품화하고 상용화하는 세계 최고의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는 현재 생산되는 원유의 95%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가격 결정권 확보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아시아 시장 진출이 절실하다. 한국은 세계적인 에너지 수입국으로서 캐나다의 액화 천연 가스(LNG)·원유 인프라 투자에 참여하고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이미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5%를 보유한 'LNG 캐나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캐나다의 풍부한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블루·그린 수소 생산 역량과 한국의 수소차 및 연료전지 기술을 결합하는 논의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캐나다 전역에 수소 연료 전지 기반의 대형 화물차와 철도 네트워크인 '수소 통로(Hydrogen Corridor)'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잠수함 수주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니켈·리튬·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채굴(캐나다)-가공(한국)-배터리·전기차 제조(양국 협력)로 이어지는 전주기 공급망 협력은 양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축이다. 북극해 방어 임무를 수행할 CPSP와 연계해 북극 지역의 인프라 개발 협력도 유망하다. 한국은 세계적인 쇄빙선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험난한 기후 조건의 북극 지역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 분야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결합은 캐나다의 북극 주권 수호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카드다. ◇ '국가적 신뢰', 60조 원의 문을 여는 열쇠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은 올해 상반기 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전은 캐나다의 안보와 경제의 미래를 30년 이상 함께할 '전략적 파트너'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한국 정부는 압도적인 성능의 장보고-III 배치-II 플랫폼을 앞세워 한화그룹의 5대 핵심 MOU, HD현대그룹의 조 단위 원유 수입 패키지, 현대차의 수소 인프라 제안 등 독일이 따라올 수 없는 '산업 생태계 선물 꾸러미'를 준비했다. 독일의 경제 파트너인 폭스바겐의 이탈은 한국에게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되고 있다. 정부 역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 등으로 구성된 특사단을 파견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사단이 출국 전 6·25 전쟁 참전 캐나다군 명비에 헌화하며 보여준 '보훈 외교'는 양국이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피로 맺어진 혈맹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캐나다 측의 깊은 신뢰를 끌어냈다. K-방산이 이번 60조 원 규모의 대어를 낚는 데 성공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사상 명실상부한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게 되는 전무후무한 쾌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60조 원의 문을 열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캐나다 국민과 정부에게 '한국은 당신들의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와 미래 산업까지 책임지는 진정한 동맹'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다. 대한민국 'K-방산 원팀'이 보여주고 있는 정교한 '국가 공급망 동맹' 전략이 북극해의 빙하 아래에서 국산 잠수함의 위용을 떨칠 날을 기대해 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분기에도 고환율·고원가 ‘그늘’…철강업계, 특화강재·신시장 ‘활로 찾기’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동국씨엠 등 철강 3사가 판매 증가에도 원가 구조와 수익성 개선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고환율과 원가부담 확대 영향이 철강산업에도 미쳤기 때문이다. 원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개선 제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철강사들은 신시장과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공략해 수익성 향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3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줄었다. 매출은 1% 줄어든 14조9640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만 떼어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9350억원과 2130억원으로 0.4%, 38.4% 감소했다. 제품 판매량이 1.7% 늘어난 828만5000톤을 기록했지만, LNG 등 원료 단가와 운임, 환율 상승으로 원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 해외 법인들은 매출이 9.8% 줄어든 4조5880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870억원으로 27.9% 증가했다. 2분기 중 지분 매각 절차를 마치는 중국 법인(장자강포화불수강)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도네시아·인도·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고, 매출은 3.2% 증가한 5조739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이 4조4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지만, 7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수요 개선과 수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 규모 확대가 지속됐지만, 환율과 원료탄·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물류비도 확대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동국제강은 403.9% 증가한 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8571억원으로 18.4% 늘었다. 동국씨엠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25.9% 감소한 4944억원, 112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수출 확대 전략을 편 결과 판매와 수익성 개선 성과를 냈고, 동국씨엠은 업황 악화 영향에도 판가 인상과 원가 방어 등 동원가능한 카드로 응수했다. 하지만 이같은 철강업계의 적극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도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 지속으로 국내 철강사들이 직면한 고환율과 고원가 문제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전쟁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3월 말과 4월 초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넘어섰고, 지난달 30일 기준으로는 달러당 1477원을 기록했다. 3월 초부터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유럽과 중동·아시아를 잇는 해양 물류의 핵심 통로인 홍해에서도 불안이 커지면서 물류 비용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철강사들의 돌파구로는 신시장과 특화 강재 중심 공략이 꼽힌다. 범용 철강재 시장이 여전히 과잉 공급 상태인 상황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경북 포항제철소와 전남 광양제철소를 각각 에너지 강재와 모빌리티 강재에 특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에너지후판을 비롯해 △전력용전기강판 △초고강도 자동차 강판(기가스틸) △전기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NO) △차세대 성장시장용 스테인리스스틸(STS) △신재생에너지용 3원계 고내식 합금도금강판(PosMAC) △고망간강 △전기로고급강 등 8대 핵심 전략제품 기술개발 프로젝트팀을 두 제철소에서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생산 효율화 측면에서는 포항제철소에서 노후한 파이넥스 2공장을 폐쇄하고, 광양제철소에서는 오는 6월 연산 26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제철도 포항 공장을 철근 생산 라인으로 일원화하고 인천공장 내에서 가동률이 저조한 소형 철근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등 생산 효율화를 추진해 왔다. 이에 더해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호 건축물(인클로저)용 강재, 송전철탑용 형강·후판 등의 수주·판매를 확대하고, 이들 제품과 판재와 봉형강을 포괄하는 제품 패키지로 세계 AI·전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실적 설명회에서 데이터센터와 ESS향 제품 공급에 대해 “이들 제품의 수익은 마진(이윤) 차이보다 현대제철의 강재부터 판재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여러 강재 대상 '원스톱 패키지' 영업을 강화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강화된 수출 전담 조직과 수출량 증대 전략을 토대로 올해 국내 수요 변화에 대응해 수출 판매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동국씨엠은 저수익 품목 판매을 줄이고 고급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앱스틸 등의 생산·판매를 확대로 수익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호르무즈 해협 덮친 화염…韓 HMM 벌크선 폭발에 美-이란 ‘일촉즉발’ 긴장 최고조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사 HMM이 운용하는 화물선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화염에 휩싸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이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한 직후 발생해 의도적 피격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국제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관실 덮친 거대한 폭발음…긴박했던 4시간의 사투 5일 외교·해운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0분경(한국 시간)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의 HMM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NAMU)'호에서 원인 모를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배 하단부에서 시작된 불길 탓에 초기 진압에 어려움이 컸으나, 선원들이 신속하게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며 4시간여에 걸친 사투를 벌인 끝에 자정을 넘긴 무렵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관련, HMM 관계자는 “선미 좌현 기관실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배에 물이 새어 침수되거나 가라앉을 위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전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美 '해방 프로젝트' 개시 당일 터진 폭발…조심스러운 HMM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이번 폭발이 단순 선체 결함인지, 외부 세력에 의한 의도적 타격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고 당일 오전, 미국은 두 달째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을 구출하겠다며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 개시를 선언했고, 이에 이란은 “미국의 어떠한 개입도 휴전 위반"이라며 맹렬히 반발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사태의 복잡성을 더했다. 해방 작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계산된 도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당사자인 HMM 측은 피격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해당 선박은 외부 강판에 일부 손상을 입은 채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피격 여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당사자인 선사 입장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확실한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공식적인 멘트나 추측성 발언을 자제했다. 이어 “현재 해협 안쪽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예인선을 수배 중"이라며 “두바이항까지 배를 끌고 가는 데는 한두 시간이 아닌 며칠이 소요될 예정이며, 항만에 도착한 이후에야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 묶인 160명 韓선원…정부·HMM 초비상 사태 돌입 닫힌 바닷길 속에서 불의의 사고까지 터지면서 억류된 우리 국민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두 달여간 이어진 해협 봉쇄로 인해 현재 해협 내측에 발이 묶인 한국 관련 선박은 26척에 달하며, 외국 선박 승선 인원까지 합치면 도합 160명의 한국인 선원이 고립된 상태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황종우 장관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연달아 개최하고, 폭발 사고 인근 수역인 UAE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HMM 소속 선박 5척 등 우리 선박들에게 걸프 해역 안쪽인 카타르 방향으로 긴급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HMM 역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부산에 위치한 HMM 오션 서비스의 선박 종합 상황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철통 보안 속에서 인공 위성과 폐쇄 회로(CC)TV를 통해 사고 선박의 상황과 해협 내 다른 선박들의 동선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말의 긴장 완화 기류가 흐르던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폭발 사고를 기점으로 다시 짙은 전운에 휩싸였다. 좁은 해협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치열한 셈법과 무력 충돌의 위기감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당분간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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