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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랑스, 프랑스 방문 레오 14세 교황에 특별편 제공…‘바티칸 문장’ 전용기 투입

에어프랑스가 레오 14세 교황의 첫 프랑스 방문을 지원하기 위해 에어버스 A321 특별 항공편을 투입한다. 에어프랑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레오 14세 교황과 공식 수행단의 프랑스 내 이동과 로마 귀환을 위한 특별 항공편을 운항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특별편에는 레오 14세 교황을 비롯해 추기경단과 공식 취재 기자단이 탑승한다. 에어프랑스는 교황의 이동을 위해 항공기 외부와 기내에 바티칸 시국의 문장을 적용한 A321을 마련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취임 이후 첫 방문이다. 방문 기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남을 비롯해 파리 유네스코 본부 방문과 프랑스 교회·신자들과의 만남 등이 예정돼 있다. 에어프랑스의 특별편은 프랑스 국내 이동과 귀국편으로 구성된다. 26일에는 파리 오를리공항을 출발해 타르브-루르드-피레네공항에 도착한다. 28일에는 타르브-루르드-피레네공항에서 메츠-낭시-로렌공항으로 이동한 뒤, 같은 날 메츠-낭시-로렌공항에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으로 운항한다. 에어프랑스가 교황의 공식 이동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9년에는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레위니옹섬 생드니에서 잠비아 수도 루사카까지 이동을 위해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 F-BTSC를 운항했다.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콩코드에 탑승한 최초의 교황이 됐다. 1996년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프랑스 방문 이후 로마 귀국편을 운항했다. 2008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프랑스 방문 때도 파리-루르드, 루르드-로마 구간에 A321 특별편을 투입했다. 에어프랑스는 이번 특별편을 통해 레오 14세 교황과 공식 수행단의 프랑스 내 주요 일정 이동을 지원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통신3사 CEO, 개보위와 첫 간담회…“개인정보 보호, 경영 최우선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CEO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강화한다. 유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와 전문인력을 늘리고,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위험을 줄이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송경희 위원장과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참석한 통신 3사 CEO 간담회를 열었다. 송 위원장 취임 후 개인정보위와 기업 CEO가 가진 첫 공식 간담회다. 개인정보위와 통신 3사는 이날 '국민이 신뢰하는 AI·디지털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3사는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경영 가치로 삼고 CEO와 이사회가 직접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전문인력과 투자를 확대하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PET) 연구개발에도 나선다. 인공지능(AI) 서비스에는 기획 단계부터 보호 원칙을 적용한다. 송 위원장은 “사고가 나기 전에 위험을 찾아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 중심의 보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보호는 CEO가 직접 챙기고 전사가 함께 책임지는 경영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각 사도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SK텔레콤은 '프라이버시 퍼스트'를 업무 원칙으로 삼아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적용한다. KT는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해 보안과 IT 시스템을 손본다. LG유플러스는 CEO와 경영진,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관련 현황을 상시 점검하고 서비스 전 과정에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PbD)'을 적용한다. 이번 간담회는 통신업계에서 대형 유출 사고가 잇따른 뒤 열렸다. SK텔레콤은 유심 정보 유출로 1347억9100만원, KT는 불법 소형기지국을 통한 정보 유출과 무단 소액결제 피해로 539억7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LG유플러스도 유출 의혹으로 당국 조사를 받았다. 개인정보위는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을 통해 정황을 파악해 조사에 나섰지만, 관련 서버의 운영체제(OS)가 재설치되고 서버가 폐기된 사실을 확인한 뒤 수사를 의뢰했다. 개인정보위는 통신 3사에 연말까지 자체 점검과 개인정보 취급자 교육을 실시하도록 주문했다.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망에 대한 본사의 관리·감독도 강화하도록 했다. 통신 3사는 AI 사업과 관련해서는 규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년 3월 시행되는 AI 특례에 맞춰 당국과 기업 간 사전협의 체계를 마련하고, 공개정보와 가명정보 등을 AI 개발에 활용할 때 적용할 처리 기준을 구체화해 달라는 것이다. 현안을 신속히 논의할 민관 소통 창구도 요청했다. 개인정보위는 향후 통신사들이 약속한 대책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태점검도 검토한다. 이상민 개인정보정책국장은 “실태점검을 통해 얼마나 개선됐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알리는 것도 의미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벤틀리 첫 전기차가 이 정도?”…888마력 3억대 SUV ‘토르칼’ 공개

벤틀리모터스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자 도심형 럭셔리 SUV인 '토르칼(Torcal)'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벤틀리모터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토르칼을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 제품군에 합류하는 네 번째 모델이다. 라인업은 기본형 토르칼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로 나뉜다. 기본형은 최고출력 821마력(PS), 최대토크 121.7kg·m를 내며 0→100km/h 가속에 3.4초가 걸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작동 시 최고출력 888마력, 최대토크 137.7kg·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 시간은 2.9초,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토르칼의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km다. 최대 400kW급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7분 충전으로는 약 161km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는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순용량은 113kWh다.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좌우하는 섀시에도 벤틀리 최초 기술이 적용됐다. 풀 액티브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2밸브 댐퍼를 탑재했으며, 올 휠 스티어링은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한다. 회전반경은 11.1m다. 전장은 5m, 460ℓ의 트렁크와 90ℓ의 전방 수납공간을 갖췄다. 25개의 레이더·센서·카메라를 활용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적용했다. 실내에는 16방향 전동 조절 시트와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이 적용된다. 뒷좌석에는 벤틀리 최초로 전동 폴딩 기능을 갖춘 3인승 시트를 마련했다. 토르칼은 지난해 공개된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을 처음 적용한 양산 모델이기도 하다.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 과정은 영국 크루에서 이뤄진다. 벤틀리는 토르칼을 통해 순수 전기차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토르칼의 영국 판매가는 17만3300파운드(3억 1000만원)부터로, 벤틀리 4개 차종 중 가장 저렴하다. 다만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기내 절도 ①] 일등석도 털리는데…국내엔 통계도 없다

공항 보안 검색을 통과한 승객이 비행 중 다른 승객의 현금과 귀중품을 훔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항공기 탑승 전 보안 검색은 무기와 폭발물 등 위해 물품의 반입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둔다. 별도의 도구 없이 타인의 가방에서 금품을 가져가는 행위를 검색 단계에서 예측할 수는 없다. 탑승 이후의 관찰과 신고, 증거 확보를 항공사의 보안 절차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구독자 77만 명을 보유한 여행 유튜버 '또떠남'이 공개한 피해 사례는 고가의 독립 객실에서도 절도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에티하드항공의 최상위 객실 '더 레지던스'에서 다른 남성 승객이 헤드셋을 가져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항공편의 객실은 거실·전용 욕실과 별도 침실을 갖췄고 편도 가격은 약 1200만원이었다. 당시 또떠남은 침실을 촬영하던 중이었고, 한 남성이 들어와 헤드셋을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처음에는 승무원으로 생각했지만 물건을 가져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항의하자 절도범은 헤드셋을 돌려놓고 나갔다는 설명이다. 또떠남은 객실에 있던 간식 바구니도 사라졌다고 밝혔다. 독립된 공간과 높은 서비스 수준이 타인의 접근이나 물품 반출을 항상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승무원이 특정 승객의 소지품을 계속 감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에서는 승객의 신고와 승무원의 관찰이 검거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2023년 8월 동남아시아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국적 항공기에서 승객들의 금품을 훔치거나 훔치려 한 40대 외국인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같은 달 17일 오전 3시 15분부터 5시 30분까지 선반에 보관된 승객 4명의 가방을 대상으로 범행한 혐의를 받았다. 한국인 승객 1명은 싱가포르 100달러권 31장, 당시 305만원 상당의 현금을 잃었다. 다른 한국인 2명은 신용 카드를 도난당했고 미국인 승객에 대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해외 당국 자료에서는 발생 규모와 추이를 일부 확인할 수 있다. 홍콩 정부가 2024년 12월 입법회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홍콩 도착 항공편의 절도 사건은 2018년 103건, 2019년 147건이었다. 이후 2020년 10건, 2021년 0건, 2022년 3건으로 줄었다가 2023년 92건, 2024년 1∼10월 169건으로 늘었다. 2024년 수치는 연간 집계가 아니지만 앞선 해의 연간 건수를 넘어섰다. 같은 10개월간 피해액은 432만 홍콩 달러였다. 이는 장거리 심야편 뿐만 아니라 단거리편도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홍콩 정부는 해당 사건의 약 70%가 단거리편에서 발생했다며 주요 출발지로 말레이시아·태국·인도·베트남을 제시했다. 다만 항공 운항 회복과 신고 장려도 집계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홍콩 정부 공식 입장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신고가 늘었다. 현지 매체 '시나르 하리안'이 2024년 12월 경찰 설명을 인용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 경찰에 접수된 기내 금품 분실·도난 관련 신고는 2022년 33건, 2023년 88건, 2024년 1∼10월 146건이었고 세 기간 합계는 267건이다. 일본 나리타공항 경찰이 접수한 기내 절도 피해 신고는 2023년 1∼10월 7건에서 2024년 같은 기간 19건으로 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7배에 달한다. 항공사 자체 집계가 공개된 사례도 있다. 베트남넷의 2019년 8월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그해 보도 시점까지 외국인 승객의 기내 절도 행위를 20건 적발했다고 밝혔다. 비엣젯항공은 같은 해 상반기 절도 행위 또는 절도 의심 사례 11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사건에서는 다른 승객의 가방에 접근한 뒤 피해 확인을 늦추는 수법이 나타난다. 관련 보도와 사례에는 탑승 수속이나 대기 과정에서 고가 물품과 현금을 소지한 승객을 살피고, 탑승 후 해당 승객 주변 선반에 자신의 짐을 놓는 방식이 제시된다. 비행 중 자신의 가방을 찾는 것처럼 해당 선반에 접근하는 것이다. 객실 조명이 낮아지고 승객들이 잠든 뒤 가방을 화장실로 옮겨 금품을 빼내는 사례도 있다. 이후 가방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으면 피해자가 외관상 변화를 알아채기 어렵다. 고액권을 가져간 자리에 소액권이나 다른 나라 지폐를 넣어두거나, 훔친 물건을 공범에게 넘기는 수법도 보고됐다. 마카오 사법경찰은 2025년 12월 발표한 사건에서 고액권을 다른 지폐나 종이로 대체한 정황을 설명했다. 해당 피의자는 당시 사건 외에 과거 다른 기내 절도 사건들과도 연결돼 수사를 받았다. 이처럼 세계 각국 항공 노선에서 절도 관련 사건이 생겨나지만 실제 기내에서 법 집행이 이뤄지기에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다. 우선 객실의 수하물 보관 방식이 적발에 영향을 준다. 머리 위 선반은 여러 승객이 함께 사용한다. 빈 공간을 찾아 자신의 좌석과 떨어진 곳에 가방을 넣는 경우도 있어 다른 사람이 선반을 연다는 사실만으로 범행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승객이 잠들거나 자리를 비운 시간에는 가방을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다. 폐쇄회로(CC) TV 영상 확보에도 제약이 있다. 조종실 출입문 주변을 확인하는 장치와 승객 좌석·선반 전체를 녹화하는 장치는 목적과 촬영 범위가 다르다. 항공기별 장비 차이도 있어 모든 객실이 녹화된다고 전제할 수 없다. 객실 촬영을 확대하려면 사생활 보호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장시간 승객의 수면과 식사 등을 촬영하는 만큼 목적·범위·보관 기간·열람 권한을 정해야 한다. 카메라가 설치돼 있더라도 가방 안에서 물건을 꺼내는 장면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영상이 없더라도 목격자 진술과 피해품 발견 경위·승무원 기록 등으로 수사는 일정 부분 가능하다. 그러나 피해자가 목적지 숙소에 도착한 뒤 도난을 알아채면 관련자들이 이미 흩어져 있을 수 있다. 주라오스 한국 대사관도 선반에 둔 가방에서 현금과 신용 카드가 사라진 사실을 도착 후 숙소에서 발견한 사례를 안내한 바 있다. 항공 보안 측면에서는 재산 피해에 뒤따르는 상황도 살펴야 한다. 피해자와 의심받는 승객의 충돌이나 통로 점유, 승무원에 대한 위협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객실 승무원의 국적에 따라 다르지만 사건 확인에 사법경찰관리의 지위를 지닌 이들이 동시에 여럿 투입되면 다른 구역의 안전 업무를 유지할 인력과 역할 배분도 필요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객실 승무원을 안전·보안·구조·응급 의료 임무를 수행하는 안전 전문 인력으로 설명한다. 절도 대응 절차 역시 의심 행위를 확인하는 업무와 나머지 승객의 안전을 유지하는 업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관련 통계의 범위를 구분하는 작업부터 필요하다. 공개 자료 확인 범위에서 기내 절도만을 분리해 최근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연도별 통계 조차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가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기내 불법 방해 행위는 2171건으로 집계됐다. 주요 유형으로는 △소란 195건 △비상구 개방·시도 48건 △음주 후 위해 행위 34건 △폭행·협박 25건 △조종실 출입 시도 2건 등이 제시됐다. 이 자료는 객실에서 승무원이 처리해야 하는 보안 사건의 규모를 보여준다. 공개된 자료에는 기내 절도의 별도 수치가 없어 전체 건수를 절도 통계로 인용할 수는 없지만 해당 항목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생 건수가 0건이라고 판단할 수도 없다. 절도 사건은 공항 터미널·수하물 처리 과정·승객이 객실로 가져온 휴대 수하물 등 발생 장소에 따라 관리 주체가 다르다. 항공편 이용 후 물건이 사라진 사실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기내에서 발생한 절도로 확정할 수 없다. 실태를 파악하려면 단순 분실과 절도 의심 신고, 실제 범행이 확인된 사건을 나눠야 한다. 신고·인지·검거·기소 단계도 구분하고 사건 수와 피해자 수, 피의자 수를 각각 기록할 필요가 있다. 국가별 비교에는 운항편수와 여객수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항공편이 늘면 사건의 절대 건수도 증가할 수 있고 신고 절차가 개선되면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피해가 포함될 수 있어서다. 현재 확인되는 자료만으로 국가별 위험도 순위를 매기거나 세계 전체 발생 건수를 합산하기는 어렵다. 집계 기준이 정리돼야 어느 노선과 시간대에 신고가 집중되는지, 승객의 즉시 신고가 적발과 검거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항공사가 기내 절도를 소지품 분실 민원으로만 처리할 경우 반복되는 범행 양상과 대응 과정의 문제를 파악할 자료도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로펌 화이트스톤 챔버스는 대다수 항공사가 기내 절도 발생률에 관해 침묵하고 있어 발생 실태를 보여주는 자료가 부족하고 항공사의 대응 방식도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해 발생 시에는 항공사에 최대한 신속히 알리고 공항 직원과 현지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관련 서류를 보관하는 것이 범인 검거와 보험금 청구에 중요하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최윤범 “5년 내 제품군 30여종으로”…핵심 광물 다각화 속도

고려아연이 향후 5년 간 금속·소재·부산물 등 제품군을 현재 20여종에서 30여종으로 늘리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제련 과정에서 회수할 수 있는 원소를 확대해 금속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을 통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사업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발송한 열한 번째 주주 서한에서 이 같은 제품 다각화 계획과 미국 내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추진 방향을 밝혔다. 최 회장이 제시한 성장 전략의 핵심은 기존 제련·정제 기술을 활용한 제품군 확대다. 주력 금속을 추출한 뒤 남는 물질에서도 유가금속을 회수하고, 이를 판매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해 수익원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온산 제련소에서 생산하는 금속과 소재, 부산물이 지난 20년간 12종에서 20여종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제련 기업들이 잔재나 폐기물로 처리하던 성분에서 회수·정제 가능성을 찾고 제품화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고객 수요와 시장 변화를 바탕으로 신규 제품을 발굴해 5년 내 제품군을 30여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이러한 접근을 '주기율표 룰렛 전략'으로 표현했다. 가격이 오를 특정 품목을 미리 고르기보다 다양한 원소를 회수할 기술을 확보해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 기회를 찾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전략은 다음에 상승할 제품을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며 “더 다양한 원소에서 가치를 회수할 기술력을 확보해 룰렛이 어디에 멈추더라도 그곳에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전략을 택해 왔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2025년에는 안티모니 등 핵심 광물 가격 상승이 실적에 기여했고 2026년 상반기에는 고도화된 정제 공정으로 회수한 은과 금이 사상 최대 실적을 뒷받침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아연·구리·황산·반도체용 초고순도 황산 등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해외 사업에서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내세웠다. 50여년간 축적한 제련 기술과 운영 경험에 전략적 파트너십, 미국 정부의 정책·재정 지원을 결합해 핵심광물 공급망 내 입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대규모 제련소 사업의 성패가 자본 조달에만 달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크루셔블 규모의 사업은 자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리더십의 연속성과 일관된 의사 결정,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재무 원칙, 정부·전략적 파트너와의 신뢰를 사업 추진의 주요 조건으로 꼽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日 “서울 통신비 1위” vs 韓 “3위”…직접 계산해보니

서울 통신비를 각각 1위와 3위로 산정한 일본 정부와 한국 통신업계의 계산법 모두 비교 기준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서울의 20GB 구간에 150GB 요금제를 적용했고, 한국 업계는 일본 측 계산을 바로잡으면서 도쿄의 저가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제외했다. 본지가 한국과 일본 모두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적용하고 통화 조건을 맞춰 다시 계산한 결과 서울은 뉴욕에 이어 2위였다. 일본 총무성은 매년 자국과 해외 주요 도시의 통신요금을 비교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도쿄, 뉴욕, 런던, 파리, 뒤셀도르프, 서울 등 6개 도시를 대상으로 했다. 월 음성통화 44분, 메시지 60건을 이용한다고 가정하고 데이터 사용량을 2GB부터 무제한까지 6개 구간으로 나눴다. 논란이 된 4G 20GB 구간에서 서울은 6916엔으로 가장 비쌌다. 뉴욕(6684엔), 뒤셀도르프(4037엔), 런던(3259엔), 도쿄(2974엔), 파리(2495엔)가 뒤를 이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지난 27일 같은 구간을 다시 계산한 결과는 달랐다. 도쿄가 1만76엔으로 가장 비쌌고 뉴욕(6684엔), 서울(5310엔) 순이었다. 서울은 1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 서울 20GB 비교에 150GB 요금제 총무성은 서울의 20GB 요금으로 SK텔레콤의 'T플랜 스페셜'을 적용했다. 데이터 150GB에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는 LTE 요금제다. KTOA는 이 상품이 조사 시점인 지난해 12월 신규 가입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총무성은 조사 대상을 일반 이용자가 신규 계약할 수 있는 후불 요금제로 정하고 있다. KTOA 관계자는 “조사 시점에 가입할 수 없는 요금제를 한국 요금으로 사용했다"며 “당시 실제 가입할 수 있는 상품 가운데 비교 대상을 골랐어야 한다"고 했다. KTOA는 대신 SK텔레콤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 '다이렉트42'를 적용했다. 월 4만2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환산하면 5310엔으로, 총무성 조사보다 1606엔 낮다. 서울 요금만 이 상품으로 바꾸면 뉴욕에 이어 2위가 된다. 하지만 KTOA의 재산정에서 서울은 3위까지 내려갔다. 서울뿐 아니라 도쿄에 적용한 요금제도 바꿨기 때문이다. 총무성이 도쿄에 적용한 상품은 NTT도코모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 '아하모(ahamo)'다. KTOA는 아하모를 제외하고 도코모의 일반 요금제를 적용했다. 통화와 문자도 무제한 조건으로 맞추면서 도쿄 요금은 2974엔에서 1만76엔으로 올랐다. KTOA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국제 비교에 넣으려면 한국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OA 관계자는 “아하모와 유사한 상품이 한국의 T다이렉트나 KT 요고 요금제"라며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포함하려면 한국과 일본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아하모는 알뜰폰(MVNO)처럼 도코모와 별개 사업자가 운영하는 상품은 아니다. NTT도코모가 직접 제공하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총무성도 이번 조사에서 아하모를 NTT도코모의 저가 요금제로 분류해 비교 대상에 포함했다. 결과적으로 총무성은 도쿄에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적용하면서 서울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KTOA는 반대로 서울에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적용하면서 도쿄에서는 제외했다. ◇ 온라인 요금제 함께 넣으니 서울 2위 본지는 한국과 일본 모두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적용해 다시 계산했다. 한국에는 KTOA가 제시한 다이렉트42를, 일본에는 총무성이 적용한 아하모를 넣었다. 음성통화 조건은 무제한으로 맞췄다. 서울은 5310엔이었다. 도쿄는 총무성이 산정한 아하모 요금 2974엔에 무제한 통화 옵션 1100엔을 더해 4074엔으로 계산했다. 이 기준에서는 뉴욕이 6684엔으로 가장 비쌌다. 서울(5310엔), 도쿄(4074엔), 뒤셀도르프(4037엔), 런던(3259엔), 파리(2495엔) 순이었다. 통신요금 국제 비교에는 요금제 선정 외에도 변수가 있다. 국가마다 일반요금과 할인요금 체계가 다르고, 같은 요금제라도 이용 형태에 따라 실제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다. 국가 간 가격을 하나의 통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는 환율 변동도 영향을 미친다. 총무성도 보고서에서 이런 한계를 별도로 언급했다. 국가별 요금 체계와 이용 형태, 환율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본 조사 결과는 하나의 지표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U ‘메이드 인 유럽’ 본격화…현대차 유럽전략도 시험대 오르나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자동차·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메이드 인 유럽'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강화되는 현지조달 기준을 유럽 내 업체들조차 따라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유럽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에 생산·판매 거점을 둔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향후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EU가 지난 3월 공개한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 제안에 공공조달뿐 아니라 공공 경매와 보조금이 투입되는 구매에도 현지 생산·조달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전기차의 경우 EU 내 최종 조립과 함께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의 70%를 EU산으로 하는 기준이 제시됐다. 다만 현재 입법 과정에 있는 제안 단계로, 최종 적용 범위와 세부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 법안을 둘러싼 유럽 내부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은 EU 역내 생산만 인정하는 '메이드 인 유럽'보다 유럽의 무역 파트너까지 포함하는 '메이드 위드 유럽'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EU 역내 생산에 초점을 맞춘 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현지조달 요건의 적용 범위를 두고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국가와 부품까지 '유럽산'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이견이 이어지면서, 최종 법안에서 역내 생산과 부품 조달 요건이 어느 수준으로 확정될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유럽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는 지난 16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행사에서 유럽 내 두 번째 생산거점 부지를 연내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YD는 지난 1월 헝가리에서 첫 유럽 승용차 공장 생산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유럽에 조립공장 3곳과 배터리 공장 1곳을 운영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GAC 프랑스 역시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신차 공개 행사에서 유럽 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AC는 현재 유럽 판매 차량을 마그나가 생산하고 있으며, 마그나와의 협력을 확대하거나 다른 투자자와 협력해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반면 유럽 완성차업계에서는 강화되는 현지화 기준에 대한 부담이 제기된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는 지난 17일 EU·영국 간 전기차 원산지 규정이 내년부터 강화될 경우 유럽에서 영국으로 수출되는 전기 승용차·밴 52만대 가운데 82%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10%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업계 부담은 2027년 한 해에만 약 14억70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ACEA는 배터리 공급망의 현지화 속도를 고려해 배터리팩 조립을 기준으로 한 유연한 규정을 2029년까지 유지한 뒤 2030년부터 배터리 셀, 2032년부터 양극재에 대한 현지화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처럼 유럽 현지조달 기준이 강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둔 국내 완성차 업체의 공급망 전략에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유럽에 상당한 생산 기반을 구축한 상태다.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은 연간 약 3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지난해 27만6175대를 생산했다. 투싼과 코나 일렉트릭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공장 내에는 현대모비스의 배터리시스템(BSA) 생산시설도 운영되고 있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지난해 30만대를 생산하고, 올해 3월부터 소형 전기차 EV2 생산도 시작했다. 두 공장을 합치면 현대차그룹은 중부 유럽에 연간 약 7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현지 생산거점 확보만으로는 현지조달 기준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터리와 핵심 부품·소재까지 현지화 수준을 높여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공장을 유럽에 두고 생산하는 것과 부품·소재까지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셀이나 양극재처럼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품목의 조달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업체들의 대응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SKT, 펜싱에 24년간 360억 투자…사브르 4연패 ‘금빛 결실’

SK텔레콤이 24년째 후원하는 한국 펜싱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4연패를 달성했다. 2003년부터 펜싱에 360억원을 투입한 SK텔레콤은 이번 대회에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전력분석 시스템까지 처음 가동했다. SK텔레콤은 한국 펜싱 대표팀의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AI 전력분석 시스템 'SKT-FAN(Fencing AI Nexus)'을 도입했다고 28일 밝혔다. AI 컴퓨터 비전과 모션 캡처 기술을 이용해 경기 영상에서 득점과 실점 시점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선수 움직임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별도의 센서를 몸에 붙이지 않아도 일반 경기 영상만으로 선수의 관절 움직임을 추적해 데이터로 바꿀 수 있다. 경기 영상의 타임라인과 하이라이트도 자동으로 만든다. SK텔레콤은 전력분석원이 일일이 영상을 돌려보는 시간을 최대 9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표팀은 분석 결과를 훈련과 경기 전략 수립에 활용했다. SK텔레콤은 대회 기간 전력분석원과 의무 트레이너도 현지에 추가로 보냈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남녀 사브르와 에페, 플뢰레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총 10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지난 26일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45대44로 꺾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4회 연속 우승이다. 결승은 막판에 뒤집혔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오상욱이 41대44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득점하며 45대44 역전승을 만들었다. 개인전에서도 우승한 오상욱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SK텔레콤은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후 올해까지 펜싱에 누적 360억원을 후원했다. 대표팀 훈련용품과 해외 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2004년부터는 국내에서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 펜싱은 2010 광저우부터 2022 항저우까지 네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종목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2012 런던, 2020 도쿄, 2024 파리 대회에서 3연패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펜싱 외에도 수영, 역도, 육상, 근대5종, 스포츠클라이밍, 농구 등 7개 종목 선수를 'Team SKT'로 후원하고 있다. 27일 기준 이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메달은 금메달 5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 등 18개다. 수영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비롯해 6개의 메달을 땄고, 펜싱 송세라는 여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농구 에디 다니엘은 남자 대표팀의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권영상 SK텔레콤 Comm지원실장은 “24년간 함께 땀 흘려온 대표팀이 국민의 응원을 등에 업고 남자 사브르 4연패를 이룬 것은 SK텔레콤에도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SK텔레콤의 AI 기술이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 만큼 앞으로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현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국산 타이어, SUV 타고 북미로…넥센·한국타이어 OE 겨냥 나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SUV를 앞세워 북미 완성차 시장에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공급 규격을 추가하며 북미 공급을 이어가고,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 대형 SUV 아틀라스의 북미 판매 모델에 제품을 공급한다. 넥센타이어는 28일 기아의 연식변경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에 SUV용 사계절 타이어 '로디안 GTX'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기존 17인치에 이어 이번에는 20인치 규격이 새롭게 적용된다. 17인치는 국내와 북미 시장 판매 차량에, 20인치는 국내 판매 차량에 각각 장착된다. 로디안 GTX는 SUV 특성에 맞춰 개발한 사계절용 타이어다. 제동 성능과 눈길 주행 성능, 마모 보증 성능을 비롯해 정숙성과 승차감을 고려했다. 온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특수 컴파운드와 지그재그 패턴을 적용했으며, 하이브리드 SUV에 맞춰 마일리지 성능도 강화했다. 한국타이어도 북미 시장에서 SUV OE 공급을 확대한다. 한국타이어는 28일 폭스바겐의 대형 SUV '아틀라스' 북미 판매 모델에 SUV 전용 프리미엄 컴포트 타이어 '다이나프로 HPX'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급 규격은 18·20·21인치다. 다이나프로 HPX는 사계절 주행을 고려한 SUV 전용 타이어다. M+S(Mud+Snow) 표기를 적용해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눈길 등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3D 그립컨트롤 사이프와 올시즌 컴파운드, 넓어진 접지면 등을 적용해 핸들링과 제동력, 마일리지 성능을 높이고 주행 소음도 줄였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그룹과의 OE 공급 차종도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 아틀라스를 비롯해 타이론과 티구안, 고성능 브랜드 쿠프라의 타바스칸·테라마르·본·라발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자체 글로벌 브랜드인 라우펜을 통해 폭스바겐 폴로와 골프8, 스코다 뉴 옥타비아, 세아트 이비자·아로나·레온 등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신차에 장착되는 OE 타이어는 차량 개발 단계부터 성능과 품질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 실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UV를 중심으로 북미 완성차 시장과의 공급 접점을 넓혀가는 것은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슈&인사이트] 테슬라가 간과한 생명의 무게

자동차로 이동하는 건 현대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 이 이동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로 이동하려면, 마차를 이용해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야 한다.너무 당연한 얘기를 정색하며 말하는 게 우습지만, 오늘날 도로 위를 질주하는 첨단의 전동화 차량 중 일부는 때로 이 단순한 전제를 충족하지 못하기에 정색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을 열어야 할 때 열지 못하면 치명적 상황이 열릴 수 있다.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총 400만 대가 넘는 차량을 리콜한 사태는, 매끄러운 디자인과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무엇인가 매우 중요한 것이 망각되고 있음을 일깨운다. 이 사태의 중심에 선 테슬라의 리콜 규모는 약 300만 대이다. 리콜이라는 익숙한 말로 퉁치기엔 현대 기술주의의 폐해가 너무 심각해 보인다. 논란의 핵심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대중화한 이른바 '매립식 도어 핸들(Flush Door Handle)'이다. 차체와 완벽하게 밀착되어 공기저항을 줄이고 미래지향적인 미니멀리즘을 완성한다는 이 손잡이는, 차량 전원이 차단되는 비상 상황에서 차를 운전자나 탑승자를 가두는 철창으로 바꿔버린다. 사고로 전기가 끊겼을 때 내부의 기계식 비상 개방 장치를 직관적으로 찾지 못해 화마 속에서 생명을 잃거나 구조의 손길이 차단되는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전통적인 기계식 손잡이와 달리, 전자식 매립 핸들은 비상용 레버가 도어 포켓 안쪽이나 보이지 않는 패널 아래 숨겨져 있어 절체절명의 순간에 탑승자를 패닉으로 몰아넣는다. 기술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감각적 디자인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생존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을 둘러싼 과장 광고와 끊이지 않는 소송 속에서, 줄곳 안전 검증보다 시장 선점과 주가 부양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라는 현대적 기술을 내세워 물리적 리콜 비용과 사회적 책임을 교묘하게 축소하려는 모습은, 테슬라의 혁신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근본적 의문을 품게 한다. 인류문명의 발전보다는 특정인을 세계 최고 부자를 만드는 게 유일한 목적 같다. 지금도 FSD는 홍보되고 있고, 교묘한 방어장치로 눈가림하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자율주행이 실제로 가능할 것처럼 과장한다. '매립식 도어 핸들'을 리콜하게 한 중국은 FSD란 용어도 금지했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보조주행' 정도의 용어를 쓴다. 타당한 조치다. 테슬라가 FSD라는 말을 쓴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한 번도 FSD가 구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FSD가 아닌 차량을 FSD로 착각하며 몰다가 실제로 사고가 나고 소송이 이어지고 사법당국이 나서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소프트웨어 오류와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실험 대상이자 위험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이상한 존재로 전락했다. 오늘날 빅테크와 결합한 모빌리티 자본은 인간을 존엄한 주체가 아니라, 실험실의 데이터이자 이윤 창출을 위한 도구로 보는 듯하다. 종종 잊히지만, 인간의 생명은 최상위 가치다. 머스크의 행보는 그가 말하는 혁신이 CEO 개인의 과시욕과 거대한 자본의 탐욕이 결부된 자본주의의 추한 괴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디자인의 미려함이나 자율주행의 환상 속에서, 비상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인간의 목소리는 소음처럼 지워진다. 이제 쟁점은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한국인의 생명이 중국인보다 덜 소중하지는 않지 않을까.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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