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기획] ‘39년 전 제자’ 한화오션의 위대한 ‘졌잘싸’…加 60조 수주전서 獨 TKMS 위협

건조와 향후 30년 간의 유지·보수(MRO) 비용을 합쳐 총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KMS AG & Co. KGaA) 컨소시엄이 사실상 낙점됐다. 한화오션을 필두로 한 '팀 코리아(Team Korea)'는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지만,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라는 견고한 거시적 장벽 앞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세계 해양 방산 조달 역사상 손에 꼽히는 초대형 국방 프로젝트의 최종 선택은 결국 '지정학적 안보 동맹'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글로벌 방산업계와 주요 외신의 시선은 승자인 독일보다 패자인 한국을 향하고 있다. 이번 승부가 입찰 실패가 아닌 K-방산의 진화와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전 세계에 증명한 한화오션의 위대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이 제시한 3600톤급 '장보고-III 배치(Batch)-II(장영실급)'는 그간 한국 방산업계가 축적한 혁신의 집약체였다. 체급과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경쟁 모델인 독일 TKMS의 212CD(2800톤급)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진화는 잠수함의 '심장'이다. 무겁고 효율이 낮은 납축 전지를 떼어내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리튬이온 하이브리드 전지 체계'를 탑재했다. 여기에 고효율 국산 수소 연료 전지(AIP)를 결합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도 2주 이상 은밀한 심해 매복 작전이 가능하다. 재래식 디젤 잠수함으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0셀(Cell) 규모의 수직발사체계(VLS)를 장착해 파괴적 무장력을 자랑한다.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다량 운용해 적의 핵심 종심을 타격할 수 있는 준(準)전략 무기로 진화한 것이다. 어뢰관 위주인 독일 모델과 확연히 대비되는 K-잠수함만의 비대칭 전력이었다. 하드웨어 스펙과 경제성에서는 한화오션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사 '알고마'에 2억 달러를 투자하고 2044년까지 연간 2만5000개의 현지 일자리 창출, 최대 104조 원의 국내 총생산(GDP) 유발 효과를 약속했다. HD현대 역시 원유 수입 확대와 건설 장비 인프라 협력 등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윈-윈(Win-Win) 패키지를 던졌다. 다급해진 쪽은 세계 최다 재래식 잠수함 수출국인 '골리앗' 독일이었다. 아시아에서 날아온 1개 기업의 거센 공세에 독일은 노르웨이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나토 동맹'이라는 필살기를 꺼내 들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 등 독일 정부 관료들을 러시아의 해양 팽창주의에 맞서 나토 연합군 잠수함 전력의 70%를 차지하는 자국 모델을 도입해야만 '상호 운용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캐나다를 압박했다. 심지어 “캐나다에 잠수함을 신속히 인도하기 위해 자국 해군이 발주한 물량의 인도 순서까지 뒤로 미루겠다"며 국가 안보 일정을 양보하는 파격적인 배수진까지 쳤다. 결국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 등에 직면한 캐나다 수뇌부는 눈앞의 거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보다 유럽 강대국들과의 '서방 방위 결속'이라는 거시적 프레임 워크를 택했다. 비록 우협에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한국 조선사 한화오션이 뿜어낸 기술적 맹위는 세계 해양 방산 역사에 굵직한 궤적을 남겼다. 지금의 K-잠수함 역사는 불과 39년 전인 1987년 극비리에 가동된 '장보고 프로젝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규 잠수함이 단 한 척도 없던 한국은 현 TKMS의 전신이자 독일 하데베(HDW, Howaldtswerke-Deutsche Werft GmbH) 조선소가 있는 킬(Kiel)에 150여 명의 파견단을 보냈다. 이들은 언어 장벽과 기술 이전에 방어적이었던 독일 기술자들의 텃세 속에서 어깨너머로 용접과 배관 기술을 훔치듯 배웠다. 낮에는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밤에는 숙소로 돌아와 도면조차 없는 부품을 직관에 의존해 역설계하며 팩스로 고국에 보냈다. 밤낮없이 불이 켜진 이들의 사무실을 보며 독일 HDW 측이 “전 세계 해군 중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해군"이라며 경외감을 표했을 정도다. 이렇게 피땀으로 건조된 1번 함 '장보고함'은 취역 후 하와이 1만 마일 단독 잠항, 2004년 림팩(RIMPAC) 훈련에서 적 함정 30여 척을 모의 격침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은 '제로 피탐'이라는 전설적 기록을 남기고 최근 명예롭게 퇴역했다. 하데베의 도면대로 철판을 자르던 '조립 하청국' 한국은 어느덧 부품 국산화율 80%를 돌파하며 100% 독자 설계와 완전 건조가 가능한 프런티어 국가로 환골탈태했다. 이번 60조 원 수주전은 한화오션과 K-방산에 값비싼 무형의 전리품을 남겼다. 콧대 높은 잠수함 원조 국가 독일 수뇌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으며 K-잠수함이 이미 하이엔드 방산 시장의 '글로벌 탑 티어' 무기체계임을 전 세계 국방 당국자들로 하여금 인식케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상 강화는 곧바로 타 국가들의 수주전에서 강력한 폭발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정치적 이유로 나토 중심의 방산 카르텔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비나토(Non-NATO) 권역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나 동남아시아의 필리핀을 비롯해 한화오션의 파격적인 현지화 전략과 기술 이전 조건은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뼈아픈 미래 과제도 던졌다. 가성비와 제원표상의 스펙만으로는 피로 맺어진 지정학적 안보 동맹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을 재확인했다. 진정한 룰 메이커로 도약하려면 현재 국산화율 80%에 도취할 것이 아니라 선박 통합 제어 시스템(IAS)·소프트웨어 아키텍처·무인 잠수정(UUV) 자율운항 알고리즘 등 여전히 서구권에 의존 중인 나머지 20%의 핵심 원천 기술을 완전히 내재화해야만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아울러 방어적인 특허 관행을 벗어나 북미와 유럽에 공격적인 글로벌 기술 특허망(IP)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점으로 남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종합]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사업 탈락…“아쉽지만 새로운 길 찾겠다”

캐나다 정부가 자국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잠수함 함대를 구축할 사업자로 독일의 TKMS를 선정하며 한화오션 대신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NATO) 동맹국과 유럽의 손을 들어줬다. 한화오션과 방위사업청은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큰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월요일(현지시간) 핼리팩스에서 이 같은 결정을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0개월 동안 한국과 독일이 캐나다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세우며 벌여온 치열한 수주전이 막을 내리게 됐다.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 이 소식을 발표한 카니 총리는 이번 잠수함 구매가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조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캐나다 현지 매체 더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이 잠수함들은 우리의 방위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의 파트너십을 심화시키며 캐나다 기업들이 유럽 공급망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카니 총리는 TKMS의 잠수함이 나토 파트너국들과 완전히 상호 호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TKMS가 나토 동맹국의 3분의 1 이상에 잠수함을 공급하는 “전 세계 해군의 선도적인 잠수함 공급 업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이번 결정에 따라 캐나다는 노르웨이와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한 독일 TKMS에 최대 12척에 달하는 잠수함 계약을 넘기게 됐다. 캐나다·독일·노르웨이는 모두 1949년에 창설된 서방 군사 동맹인 나토의 회원국인 반면, 한국은 해당 사항이 없다. 카니 총리에 따르면 TKMS는 캐나다의 주문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2034년까지 4척의 잠수함을 인도하기로 약속했다. 매체는 캐나다 정부의 이번 잠수함 선정 소식이 극비리에 부쳐졌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캐나다 정부가 조달 규모가 방대하고 상장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업적 민감성을 고려해 발표 전 관련 직원들에게 비밀유지계약서(NDA) 서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결정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TKMS의 주가는 최대 12.9% 급등해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길고 험난할 수 있는 조달 과정의 초기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통상적인 대형 국방 조달 절차와 마찬가지로 독일은 이제 우선 협상 대상자가 됐지만 본격적인 계약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사업의 규모는 잠수함 자체 건조에만 200억~300억 달러, 향후 운영 및 유지보수, 업그레이드에 400억~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 총리는 총 계약 규모 공개를 거부하며 “캐나다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유지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카니 총리는 지난 주말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오랜 시간 통화"를 갖고 캐나다의 이번 선택을 알렸고 아시아 국가인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잠수함 최종 도입 수량에 대해서도 “최대 12척"을 구매할 것이며 최종 수량은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당초 캐나다 정부는 한화오션의 KSS-III 배치(Batch)-II와 TKMS의 212CD 모델 모두 자국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바 있고, 결국 각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칼턴 대학교의 국방 정책 연구 담당 필립 라가세 교수는 국방 계약을 '주택 리모델링'에 비유했다. 그는 “계약자들은 서명을 받아내기 위해 달이라도 따줄 것처럼 약속하지만 막상 계약을 맺고 나면 제때 나타나지 않고 무례해지고 원래 계획을 조금만 수정해도 엄청난 비용을 청구한다"며 “앞으로 잠수함 문제에 있어 향후 10년이 순탄치 않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라가세 교수는 독일이 기술적 요구 사항과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한국을 앞섰을 것으로 보이며 “친유럽 성향의 캐나다 총리의 존재도 결코 독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비유럽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국가라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매체는 이번 잠수함 구매가 캐나다 왕립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상징적인 수준 이상의 실질적인 수중 전력을 갖추게 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1960년대 냉전 시대 이후 새 잠수함을 구매한 적이 없고, 현재 보유 중인 중고 잠수함 4척 중 통상 1척만이 작전에 투입 가능한 실정이다. 작년 8월부터 한화오션과 TKMS, 양국 정부는 캐나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매우 공개적인 수주전을 벌여왔다. 카니 정부는 이 치열한 경쟁을 활용해 미국 보호주의에 맞서 자국의 산업 역량을 보존하고 확대하려는 '캐나다 우선주의' 산업 정책에 부합하는 투자 약속을 얻어냈다. 한화오션은 700억 달러 이상의 무역·투자와 2026년부터 2044년까지 매년 2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으나 최종 승자가 된 TKMS 측은 캐나다 전역에 걸쳐 1670억 달러의 경제 활동을 창출하고 86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내며 프로젝트 기간 동안 65만 개의 연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오션은 CPSP 수주 경쟁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화오션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나토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임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K-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준 국민 여러분과 열과 성을 다해 지원해 준 정부·국회·해군·방위사업청 등 군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수주 경쟁에 함께한 모든 기업 관계자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도 TKMS의 손을 들어준 캐나다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방사청은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대응해 온 만큼 이번 결과가 기대했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기술력의 열위가 아닌 '지정학적 한계' 등 전략적 여건의 불리함을 직접 언급했다. 비록 최종 수주 도장은 찍지 못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다는 게 방사청의 시각이다. 불과 수십 년 전 독일로부터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전수받으며 걸음마를 떼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그 기술의 '원조국'을 상대로 성능과 납기 등 모든 지표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이번 결과를 '방산 수출 4강' 진입을 위한 쓴약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와 관련, 무기 판매 외 진입 장벽을 뚫기 위한 획기적인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국방 인공지능(AI) 대전환에 속도를 내 기술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수주 여부와 별개로 이번 경쟁을 통해 물꼬를 튼 캐나다와의 국방·방산 네트워크는 향후 타 분야 협력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이번 치열한 수주전에서 얻은 뼈저린 교훈과 경험이야말로 향후 초대형 방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강력한 도약대가 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속보]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영익 89조4000억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89조4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810.26% 높은 수준이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129.31%, 영업이익이 1810.26%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번 발표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잠정치로,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 편의를 위해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IFRS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왔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직접 답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결국 ‘나토 생태계’ 넘지 못했다…한화오션, 加 잠수함 수주전 獨 TKMS에 석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스(TKMS)가 한국을 제치고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최대 500억 캐나다 달러(운영·유지·보수 포함) 규모의 국방 사업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한화오션과 TKMS의 수주전은 독일의 승리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양국 모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앞세워 총력전을 펼쳤지만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NATO) 동맹국으로서의 오랜 유대감과 풍부한 잠수함 수출 실적을 앞세운 독일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6일 캐나다 매체 더 글로브 앤드 메일(The Globe and Mail)은 캐나다 정부가 자국의 차세대 잠수함 12척을 건조할 기업으로 독일 TKMS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현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핼리팩스에서 이 결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카니 총리가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로 출국하기 전 이루어질 이번 발표로 향후 수십 년간 캐나다 왕립 해군의 모습을 결정지을 양국의 치열했던 경쟁은 막을 내리게 된다. 다만 다른 대형 획득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번 발표 역시 최종 계약 서명이 아닌 '우선 협상 대상자(preferred bidder)' 지명 수준일 것고 최종 계약 체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총리실과 캐나다 주재 독일·한국 대사관은 월요일 발표 계획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잠수함 도입 사업은 잠수함 자체에만 200억~300억 달러, 유지·보수·운영(MRO)·업그레이드에 400억~5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캐나다 정부는 사업 초기부터 한화의 장보고-III(KSS-III) 배치-II 모델과 TKMS의 212CD 모델 모두 자국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고 최종 결정은 두 기업이 캐나다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달려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양사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내 7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및 투자와 함께 2026년부터 2044년까지 매년 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온타리오주의 철강업체 알고마(Algoma)에 대한 2억 달러 지원과 5000만 달러 규모의 철강 구매 계획 등이 포함됐다. 반면 TKMS는 노르웨이와 공동으로 제안한 입찰을 통해 계약 기간 동안 캐나다 GDP에 860억 달러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제안했고 캐나다 내에 6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계약을 한화오션과 TKMS에 분할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지만 최근 수개월 간 캐나다 관료들은 이와 같은 시나리오를 일축해 왔다. 이번 구매로 캐나다 왕립 해군은 냉전 시기인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신형 잠수함을 12척이나 대량 도입하며 수중 전력을 대폭 강화하게 된다. 현재 캐나다는 중고 잠수함 4척을 보유 중이나 통상 1척만 작전에 투입 가능한 상태다. 캐나다 해군은 12척을 확보함으로써 상시 3척의 잠수함을 배치해 북극·태평양·대서양 연안을 방어하고 적대국을 억제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니 정부는 이러한 치열한 경쟁을 활용해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에 맞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캐나다 우선주의(Canada-first)' 정책에 부합하는 투자 약속을 최대한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턴 대학교(Carleton University)의 국방 정책 연구 담당 필립 라가세(Philippe Lagassé) 교수는 “한화오션과 한국 정부의 공개적인 캠페인은 캐나다의 일반적인 무기 도입 사업에서 볼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가시적이고 적극적이었다"며 올봄 한국이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직접 잠수함을 캐나다에 파견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이에 TKMS와 독일·노르웨이 정부 역시 초기에는 다소 느렸으나 이내 한국의 움직임에 맞춰 적극적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번 경쟁에서 독일은 나토를 포함한 오랜 동맹 관계와 글로벌 잠수함 수출 실적을 적극 부각했다. 초르벤 벨만(Tjorven Bellmann) 주 캐나다 독일 대사는 “세 나토 동맹국이자 두 북극해 인접국인 캐나다·독일·노르웨이가 함께 현대적이고 위험도가 낮은 재래식 잠수함 함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이 재래식 잠수함을 생산하지 않아 강력한 동맹국의 압박이 부재했던 이번 입찰에서 '언더독'이었던 한국은 세계 4위 방산 수출국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공을 들였다. 전 세계 20개국 해군에 잠수함을 판매한 TKMS와 달리 한국과 인도네시아에만 납품 실적이 있던 한화오션에게 캐나다 시장은 중요한 관문이었다. 라가세 교수는 “한국은 잃을 것이 많았던 만큼 광고와 공공 외교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다"며 “주요 나토 동맹국인 캐나다 시장 진출은 그들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을 내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아틀라스, 월드컵 무대서 첫 데뷔…대규모 관중 앞 시연 ‘자신감’

현대자동차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로보틱스 사업 알리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 행사에서 아틀라스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에 오른 아틀라스는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해당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이후 공개 행사와 영상 콘텐츠 등에서 일부 동작을 소개한 적은 있지만, 대규모 관중이 지켜보는 현장에서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틀라스는 경기장 터널을 통해 등장해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재현한 뒤, 후반전을 앞두고 공인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틀라스는 변수가 많은 경기 현장에서도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을 수행하며 로봇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이번 시연에는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로봇 형태에 맞게 구현하는 '리타겟팅 기술' 과 인공지능 기반 강화 학습 체계, 전신 제어 기술 등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제조 현장 중심으로 인식되던 로보틱스 기술이 스포츠와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넥스트 스타츠 나우(Next Starts Now)'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현대차는 월드컵 기간 동안 아틀라스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며 미래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비전을 알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마케팅본부 지성원 부사장은 “현대차는 앞으로도 인간 중심의 기술을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하겠다"면서 “로보틱스를 통해 확장될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비전과 로보틱스가 인류의 진보를 함께하는 파트너임을 다채롭고 창의적인 브랜드 경험을 통해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7일 BBC와 협업한 다큐멘터리 영상 “트레인드 그라운드((The Training Ground)"를 공개하고, 월드컵 로보틱스 프로젝트 준비 과정과 관련 기술 개발 스토리를 소개한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삼성전자 반도체 100% 성과급...가전·모바일은 최대 75%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올해 상반기 기본급의 최대 100% 성과급을 받는 반면, 모바일·가전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최대 75%에 그치면서 부문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6일 오후 사내망을 통해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 지급률을 공지했다. 지급일은 오는 8일이다. TAI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각각 50%씩 합산해 월 기본급 기준 최대 100%까지 차등 지급한다. DS부문에서는 메모리사업부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최대치인 100%를 받는다. 올해 초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 이후 HBM 공급 고객사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사업부가 상반기에만 140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컴파운드반도체솔루션(CSS)과 공통조직도 100%가 책정됐다.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75%로, 지난해 하반기(25%)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DX부문은 사업부별 편차가 두드러졌다. 한국총괄과 의료기기사업부가 75%로 가장 높았고,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50%, 생활가전(DA)사업부 25% 순이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50%로, 지난해 하반기(75%)보다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였음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네트워크사업부와 경영지원담당 등 나머지 조직은 50%를 받는다. 같은 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도 상반기 TAI 지급률을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을 맡은 대형사업부가 75%, IT용 패널을 담당하는 중·소형사업부가 100%를 받는다. 삼성전기는 전 사업부 공통 100%, 삼성SDI는 75%가 책정됐다. 이번 지급률 발표로 부문 간 보상 격차 논란은 한층 확산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DS부문을 중심으로 총 12% 수준의 성과 보상안에 합의했는데, 이에 따라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최대 6억원에 가까운 보상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 반면 DX부문 보상은 600만원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00배 격차'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4000~5000명 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동행 측은 “올해 임협에서 불합리한 DX 패싱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회"라고 밝혔다. 이 노조는 지난달 23일 노태문 대표이사와 2시간 면담을 갖고 DX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전달했다. 이후에는 수원 디지털시티 정문·중앙문 앞 1인 시위와 검은 옷 단체 출근 등으로 항의 수위를 높여왔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에 이어 전영현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에게 보상 격차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상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휴대폰 개통 문턱 높아졌다…오늘부터 안면인증 의무화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절차가 한층 강화된다.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하려면 안면인증 등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기존처럼 신분증만으로는 개통할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부터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의 후속 조치인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안면인증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이동통신 3사(MNO)와 알뜰폰(MVNO)의 대면·비대면 개통 채널 전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을 하는 이용자는 안면인증,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된 주민등록초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기기변경은 추가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안면인증을 선택한 경우에는 패스(PASS) 앱을 통해 촬영한 얼굴 사진과 신분증 사진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단계적 시행 기간에는 최대 세 차례까지 안면인증을 시도할 수 있다. 인증에 실패하면 별도로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이번 제도로 명의도용에 따른 불법 개통을 막아 대포폰 유통과 보이스피싱을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안면인증은 촬영 환경이나 얼굴 인식 결과에 따라 인증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대체 수단인 모바일 신분증은 사전 발급이 필요하다. 주민등록초본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당일 발급 서류를 미리 준비해야 해 기존보다 개통 절차가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실제로 안면인증 시스템은 지난해 시범 운영 과정에서 조명이나 촬영 각도 등에 따라 얼굴 인식 오류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당초 지난 3월 시행할 예정이었던 제도 도입 시점을 7월로 연기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추가적인 본인확인 수단을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주민등록초본 진위확인 시스템 연계와 관련 법령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정 개통에 연루된 유통망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석화업계, ‘첨단 반도체·전력인프라 소재’ 사업화 속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호황기를 맞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밸류체인에 편입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소재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의 여파로 전통적 사업 모델인 범용 기초소재의 수익성이 악화함에 따라,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반도체용 '스트리퍼'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에 제품을 양산 공급하며 반도체 사업 확대 전략을 본격화했다. 스트리퍼란 반도체 공정에서 회로를 형성한 이후 감광액(PR) 등 잔여물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공정 소재다. 첨단 반도체의 회로가 갈수록 미세화되면서 제품의 수율과 신뢰성 등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LG화학이 스트리퍼 공급을 개시하는 앰코는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디스플레이용 스트리퍼 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력을 축적한 LG화학은 이번 앰코 공급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에 공식 편입하는 성과를 이끌며 첨단 반도체용 소재 경쟁력을 입증한 모양새다. 이 같은 국내 석화 기업들의 AI 밸류체인 편입 노력은 이미 관련 소재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 2023년 인수한 연결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전 일진머티리얼즈)를 통해 첨단 반도체 회로박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지속 증가하는 글로벌 AI용 회로박 '초극저조도(HVLP) 동박'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 대응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보유한 동박 생산시설인 익산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AI용 회로박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증설에 나서는 등 내년까지 회로박 연산 1만6000톤(t)을 목표로 캐파(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HVLP 동박은 기존 동박보다 표면거칠기를 개선한 고기능성 소재로, 제품의 표면이 평탄할수록 전기신호 손실이 적다는 점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분야의 핵심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자사 Wire & Cable 부문을 앞세워 가교폴리에틸렌(XLPE) 등 차세대 초고압급 케이블용 소재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전력케이블 절연체로 활용되는 XLPE는 절연성과 내열성, 내전압이 높으면서도 전력 손실은 적다는 점에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에 따라 수요 확대가 점쳐지는 핵심 전력인프라 소재로 꼽힌다. 이처럼 국내 석화업계가 AI 밸류체인 편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범용 기초소재의 수익성 악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당장 올 하반기 범용 기초소재의 원가가 미국-이란 전쟁 종전의 영향으로 하락하며 원료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간 차이로 인한 '역래깅 효과'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 밖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로 한동안 경색됐던 기초유분과 석화 소재의 글로벌 공급망이 본격 재가동될 조짐을 보이는데 더해, 중국의 석화 생산설비 증설이 이어지며 국산 소재의 가격경쟁력 위협은 지속 확대되는 형국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석화 업계의 AI·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과 글로벌 밸류체인 편입 노력이 이어지며, 우리 업계의 경쟁 포인트는 단순 소재 기술력을 넘어 고객사 공정 친화성까지 확대되고 있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소재 기술력은 물론, 고객사의 공정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맞춤형 소재 경쟁력도 실제 수주 계약으로 연결되는 핵심 경쟁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재 기업의 제품이 고객사에 실제로 공급되기 위해선 단순 인증 취득을 넘어 해당 제품이 고객사가 요구하는 스펙에 부합하는지 사전 테스트 과정도 거쳐야 한다"며 “소재의 공정 친화성이 고객사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만큼 고객사 공정에 친화적인 맞춤형 제품일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 향하는 이재용…AI·반도체 ‘빅딜’ 시동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의 셈법을 재정비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비슷한 시기 별도의 글로벌 사교 모임 참석을 검토하며 국내 양대 반도체 총수의 여름 외교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6일 재계와 외신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로 불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앨런&컴퍼니 콘퍼런스)가 열린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초 개최해온 비공개 행사로, 글로벌 미디어·IT 업계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휴가를 겸해 굵직한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빅테크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기업 간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의 물꼬가 트이는 경우도 잦았다. 2011년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 2013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워싱턴포스트 인수 등이 이 모임을 계기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삼성전자 상무 시절이던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선밸리를 찾았으나, 2017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8~9년간 발길을 끊었다. 그러다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을 받은 직후 선밸리 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대내외에 알린 바 있다. 이 회장은 과거 이 행사를 두고 “1년 중 가장 바쁘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며 “애플과 메타 등 20~30개 고객사를 만난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CEO와 차기 CEO로 내정된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이사회 의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 미국 테크 업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선밸리 방문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실질적인 발판이 됐다고 평가한다. 당시 현장 네트워킹을 계기로 테슬라·애플 등으로부터 AI 관련 수주를 잇달아 따낸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 올해는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공급 역량을 앞세워 빅테크 고객사들과 한층 밀도 있는 협력 논의를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아마존·구글 등이 자체 AI 반도체 설계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위탁 생산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협력 논의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의 핵심 화두로는 'AI 병목 현상'이 꼽힌다. 전 산업계로 AI 확산이 가속화하는 반면, 이를 구동할 반도체·데이터센터·에너지 등 연산 인프라 부족 현상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어서다. 앤서니 블룸버그 블룸버그패밀리오피스 CEO는 현지 배포 자료에서 “AI의 첫 번째 장은 소프트웨어의 몫이었지만, 다음 장은 에너지와 핵심 광물이 될 것"이라며 “이번 콘퍼런스 역시 차세대 AI를 지원할 물리적 기반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캠프는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매년 여름 여는 비공개 사교 모임으로, 공급망·통상·신기술·글로벌 경제 현안 등이 다뤄진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