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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메리어트와 손잡고 ‘스마트 호텔’ 만든다

호텔TV가 단순 시청 기기를 넘어 투숙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미디어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LG전자가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차세대 스마트 호텔 구축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메리어트 본사에서 객실 엔터테인먼트 및 기술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호텔TV 공급을 넘어 클라우드 기반 통합 플랫폼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 “UX는 메리어트, 인프라는 LG"…역할분담부터 정한 협약 이번 협약식에는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곽도영 부사장과 메리어트 드류 핀토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최고매출책임자(CRO)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역할 분담도 뚜렷하다. 메리어트는 고객 경험(UX)과 호텔 운영 노하우, 글로벌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플랫폼의 서비스 방향성을 제시한다. 반면 LG전자는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 △객실 내 디바이스 통합 관리 △운영 기술 지원을 맡는다. 메리어트가 호텔TV를 스마트 미디어 허브로 고도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면, LG전자가 오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구현을 담당하는 구조다. 새 플랫폼은 미국과 캐나다 내 40개 메리어트 호텔에 우선 적용된 뒤, 메리어트 산하 글로벌 호텔 브랜드 전반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 운영자는 “통합 관리", 투숙객은 “맞춤 콘텐츠" 이번 협력이 바꾸는 건 두 갈래다. 먼저 운영자 입장에서는 관리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기존 호텔 객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호텔별로 서버와 셋톱박스를 개별 구축·운영해야 했지만,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이 적용되면 개별 객실 TV부터 호텔 단위, 글로벌 포트폴리오 단위까지 기기 상태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콘텐츠·애플리케이션을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투숙객이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 고도화된 플랫폼이 적용된 호텔에서는 객실 내 LG 호텔TV로 실시간 방송과 OTT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향후에는 온도·조명 등 다양한 객실 기능까지 TV로 제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호텔TV 공급을 넘어 객실 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관리·스마트 서비스를 아우르는 호텔 디지털 인프라 시장의 리더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압도적 화질의 LG 올레드TV, 객실 환경에 최적화된 'LG 프로센트릭' 플랫폼, 자체 운영체제 webOS 등이 이런 확장의 기반이다. LG전자 MS사업본부 민동선 ID사업부장은 “차별화된 호텔TV 제품 경쟁력에 클라우드, webOS 플랫폼까지 결합해 미래 스마트 호텔을 위한 혁신적인 토탈 솔루션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장인화 포스코 회장, 호주서 ‘민간 자원외교’… 한-호주 공급망 고도화 제안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호주 현지에서 양국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자원 공급망 고도화를 위한 전방위 민간 자원 외교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장 회장이 2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제47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이하 한-호 경협위)' 연례 합동회의에 한국 측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돈 패럴 통상관광장관, 마틴 퍼거슨 호-한 경협위(AKBC) 위원장 등 양국 정·재계 관계자 200여 명이 집결했다. 1979년 출범해 양국 경제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한-호 경협위는 수교 65주년을 맞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고,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 대응해 협력 폭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장 회장은 개회사에서 “핵심 광물은 양국 산업 협력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서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호주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첨단 제련·가공 기술을 결합해 공급망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천연가스 공급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협력을 통한 에너지 생태계 조성, 방산·우주·R&D 분야로의 파트너십 확대를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철강·이차전지소재·핵심광물 협력 △혁신·R&D △에너지 전환·탈탄소화 등 3개 분야를 중심 안건으로 다뤘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최초의 해외 자원 전문 연구소인 '호주핵심자원연구소'의 활동을 소개하며 기술 파트너십 확대를 제안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통 자원 확보를 넘어선 재생에너지 공동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장 회장은 회의 전날인 1일에도 팀 에어즈 호주 산업혁신장관, 돈 패럴 통상관광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이 호주에서 추진 중인 철강, 리튬, 에너지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호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주요 파트너사인 필바라미네랄즈의 캐슬린 콘론 의장 일행과 만나 리튬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보는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전략의 일환이다. 포스코그룹은 산업자원(철강), 전략자원(리튬 등), 에너지자원을 3대 축으로 삼아 자원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호주는 그룹 전체 원료 조달의 70%를 담당하는 핵심 파트너국이다. 포스코그룹은 1971년 철광석 장기 구매를 시작으로 로이힐 철광석 광산 개발 참여, 전남 율촌산단 수산화리튬 합작 공장 가동, 호주 세넥스에너지 인수 등 철강·이차전지소재·에너지 전반에서 호주와의 강력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HD현대중공업 임협 교섭 결렬…2일부터 부분파업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교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이 예정대로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제18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회사가 올해 교섭에서 처음으로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는 조합원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체적인 제시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조는 2일 집행간부와 교섭위원, 대의원이 참여하는 7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오는 10일까지 산하 조직별 순환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3일과 7일에는 정상 근무한다. 노사는 파업 기간에도 대표·실무 교섭을 병행하고 교섭 횟수를 주 2회에서 3회로 늘리기로 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 신규 채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첫날 파업은 간부와 대의원 중심이어서 당장 대규모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교섭이 장기화해 전체 조합원 파업으로 확대되면 선박 건조와 인도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파업이 시작되면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이후 4년 연속 파업을 겪게 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중국 팬덤형 게임사 호요버스, 국내 팬 접점 늘린다

글로벌 게임사 호요버스가 대형 오프라인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며 국내 팬들과의 접점을 넓힌다. 자체 게임 축제인 '호요랜드 2026'을 통해 기존 팬덤을 결집하는 한편, 4년만의 지스타(G-STAR) 복귀로 신작과 대표 지식재산권(IP)을 국내 게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요버스코리아는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8홀과 후면광장에서 '호요랜드 2026'을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호요랜드는 호요버스의 대표 게임 IP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단독 오프라인 행사다. 호요버스는 중국 게임 개발사 미호요(miHoYo)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하는 게임·엔터테인먼트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대표작인 '원신'을 비롯해 '붕괴: 스타레일', '붕괴3rd', '미해결사건부', '젠레스 존 제로(ZZZ)' 등을 개발·서비스하며, 게임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풍 캐릭터 IP와 팬덤을 확장하고 있다. 호요랜드 2026에서는 호요버스의 대표 게임 5종이 참여해 각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 특성을 반영한 체험형 콘텐츠와 현장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호요버스는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6'에도 참가해 국내 팬들을 만난다. 호요버스의 지스타 참가는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부재 속에 약 100부스 규모의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해 국내 이용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지스타에서는 젠레스 존 제로(ZZZ) 부스 이벤트를 비롯해 출시 예정작인 '쁘띠플래닛'과 '붕괴: 넥서스 아니마'의 국내 첫 오프라인 시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쁘띠플래닛'은 호요버스가 올 겨울 출시를 예고한 플래닛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용자는 플래닛의 '별지기'가 되어 지형을 자유롭게 바꾸거나 용도에 따라 구역을 나누며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보금자리를 가꿔 나가게 된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사전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붕괴: 넥서스 아니마'는 '붕괴' 시리즈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으로, '인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와 신비로운 생명체 '넥서스 아니마'와의 교감, 전략적인 배틀과 탐험이 핵심이다. 플레이어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아니마와 인연을 맺고, 이들이 지닌 원리의 힘을 활용해 전투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이어가는 한편 광활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대차·기아, 8월 해외 판매 갈렸다…기아 7.4%↑, 현대차 8.5%↓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8월 글로벌 시장에서 엇갈린 판매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 모두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었지만, 기아는 해외 판매가 늘면서 글로벌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8월 한달 간 전 세계 시장에서 28만8574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3만4333대로 41.1% 줄었고 해외 판매는 25만4241대로 8.5% 감소했다.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를 8월 판매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설명했다. 최근 출시한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 등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내에서는 그랜저가 5931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쏘나타는 3105대, 아반떼는 1462대를 기록했다. RV에서는 싼타페가 3596대, 팰리세이드가 1812대, 아이오닉 5가 1372대 팔렸다. 제네시스는 G80 1460대, GV70 1406대, GV80 1240대 등 총 4545대를 판매했다. 이날 기아도 8월 판매실적을 공개했다. 기아는 8월 국내 4만213대, 해외 22만5413대, 특수차량 1049대를 포함해 총 26만667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보다 5.0%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7.6%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7.4% 늘면서 전체 실적은 증가세를 보였다. 기아는 국내 판매 감소 배경으로 하기휴가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를 꼽았다. 기아의 국내 판매에서는 쏘렌토가 6397대로 가장 많았다. 카니발 4186대, 스포티지 3874대, 셀토스 3307대가 뒤를 이었다. 승용에서는 레이가 3718대, K8이 1938대, K5가 1920대 판매됐다. 상용차는 봉고Ⅲ 2385대, PV5 1744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양사의 흐름이 달랐다. 현대차 해외 판매는 25만4241대로 전년 동월 대비 8.5% 감소했지만 기아는 22만5413대로 7.4% 증가했다. 기아의 해외 판매를 차종별로 보면 스포티지가 4만2365대로 가장 많았고 셀토스 3만2391대, K4 1만7519대가 뒤를 이었다. 1~8월 누적 실적에서는 현대차가 257만536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고, 기아는 219만6123대로 4.4% 증가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 디 올 뉴 아반떼 등 하반기 신차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막을수록 강해진다”…美 보호무역에 웃는 K-전력인프라, 왜?

미국의 자국 전력인프라 시장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국내 업계에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역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확대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인프라 수급 불균형 속 공급자 우위 구도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1일 전력인프라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한 이른바 '전력망 국가비상사태' 행정명령은 현지 수요처의 공급 불안을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글로벌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치가 지난 2025년 이후 누적 220억달러 이상 규모를 형성한 미국 전력인프라 수입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수입업체들의 공급망을 한층 더 시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일부 외국산 전력기기의 미국 벌크전력시스템(BPS) 공급망 내 유입을 제한하고, 이미 유입된 설비까지 교체·제거할 수 있도록 명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현지 공급망에서 안보 우려국을 사실상 퇴출하는 것이 골자로, 우드맥킨지는 중국을 비롯한 24개 안보 우려국이 잠재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미국 전력인프라 시장이 AIDC 증설 경쟁에 따라 수급 불균형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행정명령이 사실상 겨냥한 중국산 설비의 공급망 퇴출이 현지 시장의 공급 부족을 한층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력용 변압기와 변전소 설비 시장은 각각 약 15%, 8%의 공급부족 상태에 놓인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AIDC 등에 활용되는 100메가볼트암페어(MVA) 이상급에서 공급난이 가장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벤 부셰 우드맥킨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전력회사들은 첫 번째 벌크전력 장비 금지 이후 중국 공급업체를 대부분 피해왔고, 영향은 납기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을 사용해온 데이터센터에 집중될 것"이라며 “100MVA 이상급은 이미 공급부족이 가장 심각한 시장으로, 데이터센터들이 납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제조업체를 활용해온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선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품목관세를 통한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수출 업체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아닌, 현지 수입업체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달 구리 도체 케이블 등 14개 파생제품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에 착수해 지난달 27일 종결했다. 케이블의 경우 적용 범위는 정격 전압 600볼트(V) 이하부터 1킬로볼트(kV) 초과까지 사실상 대부분이 25% 세율 관세 부과대상에 올랐다. 다만 추가 관세 부과가 국내 전선업체의 대미 수출 실적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AIDC를 중심으로 현지 전력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는 데 반해 미국 내 케이블 생산능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데이터센터 인근 변전소에서 각 시설로 전력을 공급하는 중전압 케이블의 수급이 빠듯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은 반면 AIDC 때문에 초고압과 중압케이블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며 “결국 고객사 입장에서는필요한 물량을 확보해 제때 설치해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은 수입업체에 전가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함께 자국 공급망 육성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선 해외 업체의 부담 역시 가중될 우려가 있다. 다만 다수 국내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현지 생산시설 확보·증축에 나선 까닭으로 이들 업체의 현지 공급망 내 경쟁력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각각 미국 앨라배마주와 테네시주에 초고압변압기 생산거점을 두고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유타주)과 LS전선(버지니아주)도 현지 배전솔루션·해저케이블 생산역량을 확대하는 데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S전선 경우, 자회사 가온전선의 현지 생산법인 LSCUS(노스캐롤라이나주)의 중전압케이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증설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 행정부가 자국 공급망을 육성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수출업체와 대등한 수준까지 성장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은 이 기간 현지 시장의 공급 병목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 장벽이 강화될수록 현지 시장 진출에 성공한 업체, 특히 생산시설을 확보한 기업이 수혜를 입는 구조"라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에어버스 싱가포르 亞 트레이닝 센터, 아·태 지역 전용 ‘A220 시뮬레이터’ 도입

에어버스와 싱가포르항공의 합작법인인 에어버스 아시아 트레이닝 센터(AATC)가 싱가포르 캠퍼스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위한 A220 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FS)를 새롭게 도입한다. 1일 에어버스는 따르면 이와 같은 도입 결정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항공훈련 서밋(APATS) 2026'에서 공식화다고 밝혔다. 내년 4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인 A220 시뮬레이터는 에어버스 공인 훈련 제공업체인 플라이트 트레이닝 얼라이언스(FTA)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구축된다. FTA가 시뮬레이터 기기 배치를 전담하고, AATC가 전반적인 운영과 훈련 프로그램 제공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최신예 단일 통로 항공기 조종사·정비진 훈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비아 멜로니 AATC 총괄 책임자는 “역내 A220 훈련 역량 구축은 아·태 지역에서 에어버스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전략적 핵심 요소"라며 “조종사들이 자국과 가까운 곳에서 세계적 수준의 훈련을 소화함으로써 각 항공사가 신형 기단을 한층 안전하고 빠르게 실제 운항에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의 최신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르면 향후 20년 간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항공망 연결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100석에서 최대 160석 규모의 A220은 최대 6,700km의 항속거리를 갖췄으며, 이전 세대 대비 좌석당 운항 비용을 25%가량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 세계 25개 이상 운항사에 총 532대가 인도됐고 누적 주문량은 1100대를 돌파했다. 이번 인프라 확충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태지역 항공사들이 상업성이 높은 신규 노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척하도록 돕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셀레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에 위치한 AATC는 연간 최대 1만 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에어버스의 글로벌 최대 규모 운항 승무원 훈련 시설이다. 6대의 고정식 조종석 훈련 장비(FCTD)를 비롯, A350·A320·A330·A380·ATR 72-600 등 총 10개의 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베이를 가동 중이고 향후 A220 전용 베이까지 추가해 아·태 최고 수준의 항공 훈련 인프라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릭슨 “네트워크에 AI 입힌다”…AI-RAN과 ISAC으로 6G 준비

에릭슨 코리아가 통신망에 AI를 입히고 센싱 기능까지 더한다. AI-RAN과 ISAC을 기반으로 5G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AI 네이티브 6G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에릭슨 코리아는 1일 서울에서 'Ericsson Innovation Day 2026 Korea'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AI 시대 네트워크 진화 방향을 공개했다. 에릭슨은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으로, 85개국 206개 상용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SK텔레콤과 정부 주도 '하이퍼 AI 네트워크' 실증사업에 참여해 AI-RAN 선도망 구축과 피지컬 AI 서비스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에릭슨이 강조한 것은 'AI를 위한 네트워크'와 '네트워크를 위한 AI'다. AI 서비스가 요구하는 높은 업링크 용량과 저지연, 안정적인 연결을 제공하는 동시에 통신망 자체에도 AI를 적용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운영을 자동화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AI-RAN을 주요 기술로 제시했다. AI-RAN은 무선접속망(RAN) 전반에 AI를 적용해 AI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 품질을 제공하면서 망 성능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통신과 센싱을 결합한 'ISAC(Integrated Sensing and Communication)'도 소개했다. ISAC은 통신망을 데이터 전송뿐 아니라 주변 객체를 감지하고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활용하는 기술이다. 에릭슨은 핵심 인프라와 교통, 산업 현장, 저고도 경제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확산에 따른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수익화 방안도 제시했다. 5G 단독 모드(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 품질(QoS)·주문형 품질(QoD) API 등을 결합해 서비스마다 필요한 속도와 안정성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커넥티비티'가 핵심이다. 드론 기반 현장 모니터링처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통신 성능이 필요한 산업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에릭슨은 6G를 5G와 단절된 세대교체가 아닌 연속적인 네트워크 진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5G SA와 5G Advanced를 기반으로 AI와 자동화 등을 확대해 AI 네이티브 6G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시벨 톰바즈 에릭슨 코리아 대표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네트워크에서 시작된다"며 “AI 서비스가 요구하는 높은 업링크 용량, 예측 가능한 성능, 안정적인 연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네트워크 자체도 AI를 통해 더욱 지능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현장] “CPU는 AMD·GPU는 엔비디아”…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4’ 출격

AI 시대의 하드웨어 경쟁이 프로세서 성능을 넘어 발열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비용 중 서버·스토리지 등 IT 장비를 제외하면 전기설비가 54%로 가장 크고, 냉각을 포함한 기계설비가 22%를 차지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레노버가 세계 최초로 AMD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를 탑재하고 자사 워크스테이션 최초로 수랭식 쿨링을 적용한 신제품 '씽크스테이션(ThinkStation) P4'를 1일 국내 출시했다. 한국레노버는 이날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보태니컬가든 홀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씽크스테이션 P4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는 “AI 시대의 이면에는 데이터센터의 방대한 연산·전력·냉각이 함께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사 터너앤타운센드(Turner & Townsend)의 '데이터센터 건설비용지수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순수 구축 비용에서 전기설비 다음으로 냉각을 포함한 기계설비 비중이 약 22%에 달한다. 냉각은 더 이상 부수적 항목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함께 핵심 투자 고려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레노버의 냉각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5년 전 대한민국 기상청 슈퍼컴퓨터에 리퀴드 쿨링 서버 약 1만 대를 납품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2023년에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애스턴마틴과 협업해 고성능 엔진 열 제어 노하우를 접목한 워크스테이션 라인업 P7·P5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런 경험이 이번 P4의 냉각 구조 설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 '냉각이 곧 경쟁력'…세계 최초 리퀴드쿨링 워크스테이션 씽크스테이션 P4의 최상위 프로세서 탑재 모델에는 레노버 워크스테이션 최초로 리퀴드쿨링이 적용됐다. 원리는 CPU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수가 흡수해 튜브를 통해 라디에이터로 전달하고, 넓은 방열판 면적을 통해 열을 공기 중으로 방출한 뒤 식은 냉각수가 다시 순환하는 방식이다. 이 상무는 현장에서 직접 제품 내부를 열어 냉각 원리를 시연하며 “CPU에서 발생한 열을 냉매가 흡수하고, 데워진 냉각수가 튜브를 통해 대형 라디에이터로 전달돼 넓은 면적을 통해 공기 중으로 열이 배출된 뒤, 식은 냉각수가 다시 저장부로 돌아가 CPU를 식히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폐형 일체 구조여서 사용자가 냉각수를 교체하거나 별도로 유지보수할 필요가 없다"며 “문제 발생 시에는 레노버의 서비스와 케어팩으로 대응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성능 차이도 공개됐다. 주변 온도 25도, CPU 100% 부하 기준 고부하 테스트에서 라이젠9 PRO 9955(12코어)는 공랭 시 130W에서 86도를 기록한 반면, 수랭 시에는 160W에서도 동일하게 86도를 유지했다. 같은 온도에서 23% 더 높은 전력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젠5 PRO 9655(6코어)의 경우 동일한 95W에서도 수랭 적용 시 온도가 5도 낮았고, 소음 역시 공랭 대비 4dB 낮게 나타났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인사말에서 “기상청에 납품한 리퀴드쿨링 서버 1만 대를 5년째 잘 유지·관리하고 있고 고객 만족도도 높다"며 “이 기술이 워크스테이션까지 내려온 것이 이번 P4"라고 말했다. 확장성도 강화됐다. PCIe 5세대 슬롯 1개와 4세대 슬롯 3개를 제공하며, 기존 제품과 달리 슬롯 간 간격을 넓혀 대형 GPU를 장착하더라도 인접 슬롯이 방해받지 않도록 배치를 개선했다. 저장장치는 5세대 M.2 슬롯 2개와 4세대 슬롯 1개로 구성돼 각 SSD를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상무는 “하나는 OS용, 하나는 작업 데이터용, 하나는 캐시나 프로젝트 데이터용으로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대용량 데이터 작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2.5Gb 온보드 랜, 디스플레이포트 2.0, 15W 충전 지원 USB 3.2 Gen2 Type-C 등도 갖췄다. ◇ AI 워크로드 겨냥한 엔비디아 블랙웰 GPU 옵션 그래픽은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블랙웰 워크스테이션 GPU 또는 저전력·저소음 설계의 RTX 프로 6000 블랙웰 맥스-Q 워크스테이션 GPU 중 선택할 수 있다. 최대 96GB GDDR7 ECC 메모리를 탑재해 대용량 데이터셋을 다루는 3D 렌더링, 대규모 AI 추론, 시뮬레이션 등 고부하 워크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하며, GPU 기준 최대 4000 TOPS의 AI 연산 성능을 낸다는 설명이다. PCIe 5세대를 지원하는 P4의 확장성 개선 역시 이 같은 고성능 GPU와의 대역폭 병목 없는 연동을 염두에 둔 설계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된 CPU 성능 비교 벤치마크도 동일하게 엔비디아 RTX 프로 4500 블랙웰 GPU를 탑재한 상태에서 진행돼, GPU 조건을 통일한 채 CPU 성능 차이만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3D V-캐시로 경쟁작 대비 최대 36% 성능 우위 AMD코리아 송성운 상무는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씽크스테이션 P4에 탑재된 최상위 모델 라이젠9 프로 9965X3D는 16코어 32스레드에 최대 144MB 캐시를 제공하는 3D V-캐시 기술을 상용 데스크톱 프로세서군 최초로 적용했다. 경쟁 제품인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최대 24코어 24스레드, 최대 76MB 캐시)와 비교해 스레드 수는 적지만 캐시 용량과 세 가지 전력 옵션(65W·120W·170W)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애플리케이션 벤치마크에서는 3D V-캐시가 적용되지 않은 모델 대비 마야 2024에서 13%, V레이 렌더링 14%, 언리얼 엔진 컴파일 14%, 솔리드웍스 3D 레이 트레이싱 최대 27%, 매트랩 수치 연산에서는 최대 36%까지 성능 향상을 보였다. 송 상무는 “3D V-캐시가 적용된 CPU 구조가 실제 워크스테이션 애플리케이션에서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용 라이젠 프로는 소비자용 라이젠과 하드웨어 스펙은 유사하지만 AMD 프로 기술을 통한 원격 관리·보안 기능과 최대 60개월 소프트웨어 지원을 갖췄다는 점에서 구분된다"라고 했다. 씽크스테이션 P4는 건축·엔지니어링·건설(AEC) 및 제품 설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며 솔리드웍스, 오토데스크, 3ds Max, 마야 등 주요 전문 소프트웨어의 ISV 인증을 지원한다. 보안 측면에서는 씽크쉴드 기반 BIOS 수준 보안과 데이터 삭제 기능을 제공한다. EPEAT Gold·ENERGY STAR 9.0·TCO Certified 등 친환경 요건도 갖췄다. 씽크스테이션 P4는 9월 1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공식 유통 총판사 디지탈노뜨는 12월 31일까지 구매 고객에게 씽크비전 T27-40 모니터 2대를 증정하는 출시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씽크스테이션 P4는 강력한 컴퓨팅 성능과 뛰어난 확장성을 제공하는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으로, 설계·엔지니어링·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하늘 위에서 인터넷”…기내 와이파이 무료화 러시에 ‘해킹’ 우려도

과거 일부 프리미엄 승객이나 출장객의 전유물이자 '느리고 비싼' 부가 서비스에 불과했던 기내 인터넷(Wi-Fi) 서비스가 이 항공 여행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나 아마존 '카이퍼(Kuiper)' 등 지구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위성 통신망이 민간 항공 시장에 상용화되면서 전세계 항공사들이 기내 초고속 인터넷을 전면 무료화하며 승객 유치전에 나섰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저궤도 위성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며 '하늘 위 디지털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정지 궤도(GEO) 한계 깬 LEO 위성 기존 기내 와이파이는 고도 약 3만 5786km에 위치한 정지 궤도(GEO, Geostationary Earth Orbit Satellite) 위성에 의존해 지연 시간(500~650ms)이 길고 사각지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고도 500~2000km의 LEO 위성망은 물리적 거리를 극단적으로 단축해 지연 시간을 20~60ms 수준으로 낮췄고, 최고 1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해 지상의 광랜과 맞먹는 환경을 구현했다. 안테나 하드웨어의 진보도 보급을 앞당겼다. 최신 빔 포밍 기술이 적용된 '전자식 조향 위상 배열 안테나(ESA)'는 두께가 얇고 가벼워 공기 저항으로 인한 항공기 연료 소모 증가율을 0.2~0.3% 수준으로 낮췄다. 수백 대의 대규모 기단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인프라 진보를 바탕으로 유나이티드항공·카타르항공·하와이안항공·싱가포르항공 등 글로벌 선도 항공사들은 속속 LEO 위성망을 탑재하며 기내 와이파이를 '전면 무료화'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자사 마일리지 회원 가입을 무료 이용 조건으로 내걸어 거대한 승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 한진그룹 5개사·파라타항공 도입 채비 국내 항공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산하 5개 항공사가 순차적으로 전체 기단에 스타링크 기반 초고속 와이파이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다가올 '통합 메가 LCC' 출범을 앞두고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추고, 5개사 공동 장착 계약을 통해 단위당 서비스 원가를 대폭 절감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위닉스그룹 계열사 파라타항공(구 플라이강원) 역시 고품질 와이파이를 서비스 차별화 무기로 꺼내 들었다. 파라타항공은 글로벌 전문 기업 파나소닉 아비오닉스와 장기 계약을 맺고 A330-200 광동체 여객기에 LEO 시스템을 탑재한다. 단거리 위주의 초저가 LCC 모델을 탈피해 장거리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 도약하기 위해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탑승객에게는 와이파이를 전면 무료로 제공하고, 일반석은 유·무료 결합 모델을 검토 중이다. ◇ 중국 영공 지날 땐 '먹통'…지정학적 블랙 아웃 최고급 통신 시스템을 장착하더라도 완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맹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난관은 특정 국가 영공 통과 시 발생하는 지정학적 '통신 단절(블랙 아웃)' 문제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기내에서 정상적으로 제공하려면 해당 영공을 관할하는 국가의 무선 주파수 승인이 필수적이다. 현재 스타링크 등 주요 위성 네트워크는 국가 안보와 통신 주권 보호 등을 이유로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영공에서 전파 발신이 강제 차단(Geo-blocking)돼 있다. 한국을 출발해 동남아·중동·유럽으로 향하는 대다수 국제선 항공편이 거대한 중국 영공을 필연적으로 장시간 통과해야만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제약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해당국 내에선 스타링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그룹사 여객기가 중국 영공을 통과할 때에는 승객들이 스타링크 통신망을 통한 인터넷 이용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파라타항공 역시 본질적으로 한진그룹 5개사와 동일한 방식의 기술을 적용한 기내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같은 이유로 탑승객들의 접속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별 항공사의 기술적 결함이나 서비스 의지 부족이 아닌 전 지구적 인프라 규제에 따른 불가피한 구조적 한계다. 실제로 선도적으로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를 상용화한 싱가포르항공이나 영국항공 등 유수의 글로벌 외항사 탑승객들 역시 비행 중 중국 등 특정 영공에 진입할 때마다 갑작스레 인터넷이 1~3시간가량 끊기는 현상을 공통적으로 겪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 주요 정책과 개시 일정과 관련해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글로벌 규제와 다각적인 서비스 모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세부 방침을 확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사들이 서비스 단절 구간에 대한 승객들의 오해와 불만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예약 단계나 탑승 직후 기내 모니터를 통해 '노선별 와이파이 커버리지 맵'과 '예상 단절 시간'을 투명하게 안내하는 UI/UX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 해커 '사냥터' 된 기내 통신망…보안·플랫폼 융합 인프라 필수 폭발적인 사용량 증가와 더불어 제기될 사이버 보안 취약성 극복 문제 역시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내 와이파이는 비밀번호 입력이 없는 개방형 네트워크로 운영된다. 수백 명의 승객이 밀폐된 공간에서 공유하는 기내 망은 해커들에게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훔쳐보는 '중간자 공격(MitM, Man-in-the-Middle)'이나 가짜 와이파이를 띄우는 '악의적 쌍둥이(Evil Twin)' 공격을 시도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보안을 위해 개인 가상 사설망(VPN)을 켜면 항공사의 로그인 창과 충돌해 접속이 원천 차단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번거로운 로그인 없이 스마트폰 유심(SIM)이나 인증서를 통해 자동 접속·암호화가 이뤄지는 엔터프라이즈급 인증망 '패스포인트(Passpoint·Hotspot 2.0)'와 무선 보안망(WPA3-Enterprise)의 즉각적인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넓어진 인터넷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재설계도 요구된다. 전 승객이 동영상을 시청할 때 발생하는 과부하를 막기 위해 기내 서버에 '에지 캐싱(Edge Caching)' 기술을 접목하고 유나이티드항공처럼 좌석 모니터로 라이브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기내 엔터테인먼트(IFE) 시스템을 연동해야 한다. 더불어 악천후 시 통신 품질(SLA) 보장을 위해 기존 정지 궤도(VSAT,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망을 백업으로 자동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Dual-WAN) 설계도 병행돼야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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