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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동행”…에미레이트항공, ‘EPL 챔피언’ 아스널과 2033년까지 재계약

에미레이트항공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디펜딩 챔피언' 아스널 FC의 파트너십을 2033년까지 이어가기로 함에 따라 선수들의 유니폼 가슴팍에서 현행 로고를 계속 볼 수 있게 됐다. 12일 에미레이트항공은 아스널 구단과의 파트너십을 오는 2033년까지 대폭 연장하는 초대형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연장은 두 브랜드가 처음 손을 잡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에 성사돼 그 의미를 더했다. 에미레이트항공과 아스널의 인연은 지난 2006년 아스널이 런던의 새 홈구장으로 둥지를 틀면서 시작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양측은 최장 27년에 달하는 동행을 확정지으며 EPL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유지되는 '최장수 유니폼 전면 스폰서십'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계약에 따라 에미레이트항공은 2033년까지 아스널의 메인 유니폼 전면 스폰서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선수단 훈련복 파트너 역할도 지속한다.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친숙한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Emirates Stadium)'의 명칭 사용권 역시 계속해서 독점 보유한다. 특히 이번 초대형 장기 계약은 아스널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스포츠 마케팅에 따른 상업적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파트너십 연장과 발맞춰 팬들을 위한 글로벌 마케팅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매년 여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프리시즌 친선 대회인 '에미레이트 컵(Emirates Cup)'을 비롯, 전 세계 팬들을 북런던 현지로 초청해 잊지 못할 직관 경험을 선사하는 '글로벌 구너스(Global Gooners)'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팀 클라크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은 “지난 20년간 아스널과 우리는 대단히 자랑스러운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며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수백만 명의 아스널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 세계 팬들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리처드 갈릭 아스널 최고 경영자(CEO) 역시 “에미레이트항공은 구단이 마주했던 수많은 위기와 도전, 그리고 영광스러운 성공의 매 순간마다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계약 연장은 아스널의 찬란한 미래에 대한 양측의 확신이자, 탄탄한 기반 위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화답했다. 뜻깊은 파트너십 20주년을 자축하기 위한 풍성한 볼거리도 마련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초청해 치르는 에미레이트 컵을 신호탄으로 향후 수주에 걸쳐 지난 20년의 스폰서십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다채로운 기념 프로그램이 릴레이로 팬들을 찾는다. 이에 맞춰 아스널의 '레전드' 수비수로 활약했던 페어 메르테자커가 특별 출연한 시네마틱 필름도 대중 앞에 공개됐다. 이 영상은 에미레이트항공과 아스널의 지난 20년을 상징하는 소품들로 가득 찬 골동품점을 배경으로, 구단·후원사·팬들이 함께 만들어 온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고 향후 펼쳐질 비전을 담아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글로벌 스포츠 후원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미디어 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40형 화면 하나로 CT·MRI 다 본다…LG가 노리는 새 시장

LG전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진단용 모니터 신제품(모델명 40HT513D)을 출시했다. 기존 3메가픽셀급 모니터 3대로 나눠 하던 영상 판독 업무를 하나의 화면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하면서, B2B 의료용 모니터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40형 크기의 21:9 화면비에 곡면 IPS 블랙 패널을 적용했다. 5120×2160 해상도와 총 11메가픽셀(MP)을 구현해 3메가픽셀급 모니터 3대분의 화면을 한 대로 흡수했다. 핵심은 한 화면을 세 구역으로 나눠 서로 다른 영상 소스를 동시에 띄우는 '3PBP(3 Picture By Picture)' 기능이다. 여러 대의 모니터를 붙여 쓸 때 생기던 화면 간 경계선이 판독을 방해하고, 화면을 오갈 때마다 불필요한 시선 이동이 발생하는 문제를 이 기능으로 해소했다. 엑스레이나 CT·MRI의 원본 영상과 이전 영상을 비교하고 전자의무기록(EMR)까지 살펴야 하는 영상 진단 업무 특성상, 화면 전환 없이 한 화면 안에서 여러 자료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게 실질적 효익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진료부원장이자 대한영상의학회장인 정승은 교수는 신제품을 7주간 사용한 뒤 “베젤 없는 넓은 모니터 덕분에 여러 화면을 보다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화면 간 경계로 인한 단절감이 없고, 곡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높은 판독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하드웨어 기능도 갖췄다. 하나의 키보드·모니터·마우스로 PC 두 대를 제어하는 'KVM 스위치'를 내장해, 마우스 커서를 화면 경계로 옮기는 것만으로 PC를 전환하고 파일도 드래그 앤 드롭으로 옮길 수 있다. 모니터 밝기·명암을 정밀 관리하는 캘리브레이션 센서는 탈부착 방식으로 적용해, 평소엔 센서 팁을 내부에 수납해두다 성능 측정이 필요할 때만 꺼내 쓰도록 했다. 판독 정확도와 유지보수 편의성을 동시에 잡은 설계다. 소프트웨어 기능도 판독 특화로 짜였다. 마우스와 키보드만으로 관심 영역을 밝게 강조하고 나머지를 어둡게 처리하는 '포커스 뷰' 모드, 세포 등 병리학적 구조를 선명하게 보이도록 해상도·색감을 조정하는 '패솔로지' 모드를 지원한다. 병원 내 설치된 모니터는 LG전자 자체 소프트웨어 'LG 캘리브레이션 스튜디오 메디컬'로 원격 통합 관리도 가능하다. 각종 규격에 맞춘 품질관리 테스트를 수행하고 결과를 중앙 서버에서 모니터링하며, 이상이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즉각 알림을 보내 신속한 조치를 지원한다. LG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장 이충환 부사장은 “FDA 승인을 받은 진단용 모니터 라인업을 지속 강화해 B2B 의료용 모니터 분야에서 압도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장] “38년 비행 마친다”…아시아나항공, 마지막 주총서 합병안 통과

1988년 2월 창립해 대한민국 항공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 17일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마지막 주주 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38년간 이어진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경영이 마침표를 찍고 통합 '메가 캐리어' 출범을 위한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12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 교육훈련동 지하 1층 강당에서 임시 주주 총회를 열고 단일 안건인 '합병 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안건 심의에 앞서 최준선 감사위원장의 감사보고도 원활히 진행됐다. 이날 주주 총회 표결 결과, 합병안은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발행 주식총수 2억5990만711주(보통주) 가운데 의결권 있는 주식 수는 2억5900만990주로 집계됐다. 이날 총회에는 1억6856만673주가 출석해 81.86%의 높은 참석률을 기록했다. 합병 계약 승인은 상법상 주주 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과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가결을 위한 의결 정족수는 1억1237만3783주였고 실제 찬성 주식 수는 1억6743만6677주에 달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주주 총회 참석 주식 수 기준 찬성률은 99.33%다. 의장을 맡은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2020년 11월부터 시작돼 5년 넘게 이어온 기나긴 여정이었다"며 “오는 12월 17일 대한항공과의 기업 결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거듭나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임직원이 하나 돼 성공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여정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도 통합 항공사 출범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냈다. 주주 김경호 씨는 “슬롯 조정이나 화물 사업 매각 등 조건부 승인에 따른 여파로 기업 가치 하락과 소비자의 우려도 존재하지만 양사 통합 후 새로운 대한항공이 대표 항공사로서 더 큰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리라 확신한다"며 찬성 의사를 표했다. 또 다른 주주 신혁수 씨 역시 “합병으로 양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돼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안건 통과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흡수 합병돼 소멸 법인이 된다. 합병 비율은 대한항공 1 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로,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주당 대한항공 신주 약 0.27주가 배정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이날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1주당 7030원에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6일이고 다음날인 17일 합병 등기·해산 등기를 마치면 아시아나항공 법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2027년 1월 4일이다. 한편 주총 직후 출입 기자들과 만난 송보영 대표는 다가오는 12월 통합 법인 출범 전까지 남은 4개월간 직원 화합과 고객 편의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송 대표는 현재 통합 준비 상황에 대해 “마지막 통합 마무리 작업을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며 “직원들도 현 상황에 만족하며 함께 잘 준비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출범 전까지 중점적으로 신경 쓸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준비해 온 사항들을 다시 한번 재점검하고, 통합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마음가짐과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새로운 통합 항공사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 되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며 “결국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도모하고, 고객들이 통합 과정에서 어떠한 혼선이나 불편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양사 간 '마일리지 통합' 현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송 대표는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성실히 협의 중이고, 내부적으로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마일리지 통합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AX 달려온 현대차, 연구소와 공장 넘어 ‘피지컬 AI’로

현대차그룹이 생성형 AI를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며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고객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AI 전환(AX)을 본격화했다.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 현장에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AI가 활용하는 업무 체계로 전환한 점이 핵심이다.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는 2019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 과정을 바탕으로 AI를 실제 업무 혁신과 연결한 사례들이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은 협업 시스템과 데이터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이를 기반으로 AI 활용을 전사에 확산시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 AX 시동, DX가 닦아놓은 길에서…데이터 연결하니 AI가 일상으로 현대차그룹이 AI보다 먼저 손댄 것은 협업과 데이터다. 연구개발, 생산, 품질, 판매 조직이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일하던 구조에서는 AI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2019년부터 프로젝트 관리와 지식 공유 체계를 정비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Microsoft 365(M365)' 기반 협업 환경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면서 흩어져 있던 문서와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했다. 연구개발에서 생성된 정보가 생산과 품질 관리로 이어지고, 판매 데이터가 다시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으로 연결되는 데이터 흐름도 구축했다. DX를 단순히 시스템을 늘리는 작업이 아니라, 조직 안에 흩어져 있던 경험과 정보를 연결하는 과정으로 접근했다. 이 기반 위에서 AI 활용도 빠르게 확산됐다. 현대차는 생성형 AI 플랫폼인 '에이치 챗 프로(H Chat Pro)'를 통해 전직원이 챗지피티(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원들도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를 현업에서 스스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기준 H Chat Pro 사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AI가 일부 조직의 실험 단계를 넘어 회사 전체의 업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 연구소와 생산라인 달린 AI…충돌 데이터, 부품 경로 최적화 현대차그룹은 AI를 연구개발과 생산, 서비스 현장에 직접 적용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연구개발에서는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가 대표 사례다. 과거 충돌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를 한 번에 찾아 유사 사례까지 비교해준다. 엔지니어들은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 시간을 약 90% 줄였고, 확보한 시간을 설계 개선과 시험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과거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연구개발 과정이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 현장도 같은 흐름이다. 생산 공정의 품질 관리와 운영 효율 개선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를 AI로 실시간 판독해 작업 오류를 조기에 찾아낸다. 현재 국내외 70개 생산 거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생산라인 부품 공급 과정에서 AI가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해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인다. 이를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제조 특화 AI 플랫폼 '이포레스트: 폴라리스(E-FOREST: POLARIS)'도 구축했다. 현장 엔지니어들이 품질과 설비, 물류 업무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인의 노하우를 조직 차원의 AI 자산으로 축적하는 구조라는 점이 특징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AI가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을 분석해 진단 결과를 제시하면서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고객 리뷰 대응 역시 AI가 초안을 작성하면서 처리 시간이 크게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이 AI 기반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 현장에서 검증한 AX…다음 목적지는 '피지컬 AI' 마지막 단계는 '피지컬 AI(Physical AI)'다. 지금까지 연구소와 생산라인에서 AI가 데이터를 찾고, 공정을 최적화하고, 정비를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 현장처럼 물리적 세계에서 AI가 직접 판단하고 움직이는 단계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AX는 그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과 생산, 서비스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차량과 로봇, 공장으로 연결하는 Physical AI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AI를 업무 효율화 도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의 핵심 기술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이날 성과발표회에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흡수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현대자동차 그룹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DNA"라며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전환은 특정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어야 된다"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AX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중동 리스크에 VLCC 시황 요동…운임 이어 중고선가도 ‘고공행진’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지역의 원유 수송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초대형 유조선(VLCC) 시황이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운임은 물론 선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시황 업사이클에 따른 국내 해운·조선업계의 성장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12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중동-극동아시아 노선의 VLCC 기준 하루 왕복항차 환산수익(TCE)은 49만7971달러(7억원)로, 전 주 대비 16.3% 증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2월 2주차와 비교하면 해당 노선의 TCE는 300.2% 수준으로 급증했다. VLCC 용선료는 중동발(發) 해상 운송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만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내 임시 항로를 구축하는 협상을 이어가면서 상방 압력이 한층 거세졌다. 제한적으로나마 호르무즈 해협의 수송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며 극동아시아 화주를 중심으로 선복 확보 수요가 확대돼 운임 상승을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해진공은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해협 임시항로 구축 합의 이후 극동아시아 화주의 조기 선복 확보 수요로 용선료가 급등했다"며 “일부 선주의 페르시아만 화물 기피에 따른 가용 선박 급감으로 선주 협상 우위 환경이 조성됐고, 높은 전쟁위험보험료의 선주 호가 반영이 시장 강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같은 선복 확보 수요가 VLCC의 자산가치를 함께 밀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선대에 투입할 수 있는 중고 선박을 중심으로 이러한 가치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 31만 재화중량톤(DWT)급 VLCC의 중고 선가는 선령 5년을 기준으로 1억4631만달러(2069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평균 선가(1억1343만달러)를 29% 웃돌았다. 특히 5년 중고 VLCC 선가는 지난 6월과 지난달 각각 평균 1억4116만달러(1997억원)·1억4281만달러(2019억원)를 기록하며 1.2% 수준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지난주 1억4631만달러로 전월 대비 오름폭(2.5%)을 확대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5년 중고 선가와 신조 선가의 가격 격차도 6월 평균 1336만달러(189억원)에서 지난달 1465만달러(207억원), 지난주 1766만달러(25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시황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 전략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VLCC 선대를 보유한 글로벌 해운사와의 운송 계약에 의존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직접 선박 확보에 나서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인 아드녹의 물류 자회사 아드녹L&S는 최근 중고 VLCC 5척을 5억9000만달러(8347억원) 규모로 매입하고, 장금상선으로부터 원유 운반선 25척을 빌리는 등 선복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 협의체 OPEC+에서 증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상운송 차질을 겪고 있는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중고 선박 매입·용선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중동 리스크에서 촉발된 선박·용선 수요가 확대 흐름이 강화되면서 국내 해운·조선업계의 수혜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운업계의 경우, 주요 화주들이 안정적인 운송 역량 확보를 위한 장기 운송계약을 늘리면서 실적 기반을 강화할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8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VLCC 공급과잉이 본격화함에 따라 운임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장기 운송계약 중심 용선 수요 확보는 업계의 핵심 생존전략으로 지목된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도 신조선가 대비 중고선가 강세에 따른 고수익 신규 수주기회가 확대될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보다 높은 상황이 장기간 유지될 경우 신규 선조 발주 확대를 유발하는데다, 건조 슬롯 역시 수년치 일감을 확보해 둔 만큼 수익성이 높은 일감을 위주로 선별 수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납기 슬롯을 안정적으로 채워둔 만큼 고부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수요 변화에 따라 유연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화솔루션, 친환경 전력케이블 소재 상업화 돌입

한화솔루션이 재활용 원료 기반 친환경 전력 케이블 소재의 상업화 준비를 마무리하며 시장 공략 강화에 본격 나선다. 한화솔루션은 재활용 플라스틱(PCR) 원료를 50% 적용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기반 전력케이블 자켓 소재 'CHBA-8241RC'의 고객사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CHBA-8241RC는 한화솔루션이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친환경 복합 소재다. 1킬로그램(kg)당 탄소 배출량을 기존 제품 대비 34% 가량 감축하면서도 동등한 수준의 전기적 특성을 구현해 성능 저하가 없는 친환경 전력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CHBA-8241RC의 개발과 시생산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케이블 제조사의 생산 테스트와 품질 검증을 완료했다. 이로써 초고압 절연 소재부터 친환경 케이블 외장 소재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저탄소 전력망 구축에 본격 기여할 방침이라는 게 한화솔루션 측 설명이다. 카를로 스칼라타 한화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W&C) 부문장은 “CHBA-8241RC는 고객사의 엄격한 검증을 통해 품질과 시장성을 입증한 제품"이라며 “재활용 원료 기반 친환경 케이블 소재를 통해 고객사의 지속가능한 전력케이블 생산을 적극 지원하고,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신뢰받는 소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D현대오일뱅크, 국내 첫 수소내연기관 전용 엔진오일 공급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최초로 상용차 제조업체에 자사가 개발한 수소 전용 엔진오일을 공급하며 미래 모빌리티용 윤활유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수소내연기관 전용 엔진오일인 '엑스티어 H2-ICE'를 타타대우 등 수소 상용차 제조업체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기업이 상용차 제조업체에 전용 엔진오일을 공급한 건 이번 HD현대오일뱅크가 최초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3년 수소내연기관 윤활유 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지난해 독자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과 성능 검증을 모두 완료한 바 있다. 수소내연기관은 전기차·수소연료전지와 함께 상용차와 대형 운송장비 분야에서 디젤 엔진을 대체할 친환경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고 충전 시간이 짧다는 장점으로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소내연기관은 특성상 기존 내연기관보다 연소 온도가 높고,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분이 엔진 마모와 오일 성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 같은 특성을 반영해 △엔진 보호 기술 △수분 제어 기술 △연소 중 침전물 억제 기술 등 3대 핵심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수소내연기관의 한계 극복에 나섰다. 또한 HD현대가 HD건설기계를 통해 트럭용 수소엔진 양산 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룹 내 수소엔진과 관련 기술 개발을 확대하는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수소내연기관과 전기차까지 대응 가능한 윤활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그룹 내 미래산업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독자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내연기관 전용 윤활유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윤활 솔루션을 지속 확대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효성, 마포구청에 ‘사랑의 쌀’ 전달…지역사회 상생 고삐

효성그룹이 서울 마포구청에 쌀 1만킬로그램(kg)을 전달하며 취약계층과 농가를 아우르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 나섰다. 효성은 11일 마포구청에서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쌀 전달식'을 개최하고 20kg 쌀 500포대를 구청에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마포구청은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해당 쌀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마포구청에 전달된 쌀은 경남 함안군 군북농협에서 구매해 지역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도 힘을 보탰다고 효성은 설명했다. 효성은 본사가 자리한 마포구 지역사회와 상생을 목표로 지난 2006년부터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사랑의 쌀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꾸준한 나눔 활동을 통해 단순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실질적인 상생에 나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효성은 마포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랑의 김장 김치 △사랑의 생필품 △어르신 밥상 등 사회공헌활동도 다각도로 지속 전개하고 있다. 임직원 역시 장애 전문 서울 베다니어린이집과 서울정문학교 아동들의 야외할동을 정기 지원하고 '사랑의 헌혈'에 동참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울진·경주 원전 13기·12.8GW 발전 인프라 강점 수도권은 '추론', 발전지역은 '학습'…AI 연산의 공간분업 구상 100~300MW 실증 거쳐 1GW급 AI 학습캠퍼스로 단계적 확대 포항·구미 제조업, 대구·경산 R&D 연계하면 광역 AI 산업벨트 가능 관건은 전력망·통신·냉각·부지와 장기 연산수요 확보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의 무게중심이 '기술'에서 '인프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더 크고 정교한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연산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은 이제 국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역 가운데 하나인 경북 동해안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동안 울진과 경주의 원전은 수도권과 산업도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지라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발상을 바꿀 수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막대한 전력을 먼 곳으로 보내는 대신,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AI 학습시설을 발전지역 가까이 배치하는 방식이다. 경북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이 12일 'CEO Briefing' 제767호를 통해 제안한 '경북 원전벨트의 국가 AI 학습거점 전환'이 주목받는 이유다. 핵심은 단순히 데이터센터 한두 곳을 경북에 유치하자는 데 있지 않다. 울진·경주의 원전과 포항·구미의 제조업, 대구·경산의 연구개발(R&D) 및 인력 기반을 연결해 경북을 국가 AI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재편하자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 경쟁, 결국 '전력 확보전' 정부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국가 성장의 핵심 기반시설로 보고 대규모 민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계획상 AIDC 규모는 1단계 8.4GW에서 장기적으로 18.4GW까지 확대된다. 문제는 전력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한다. AI 모델이 대형화되고 고성능 가속기 사용이 늘어날수록 필요한 전력도 급격히 증가한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되면 '어디서 전력을 생산할 것인가'뿐 아니라 '그 전력을 어떻게 데이터센터까지 보낼 것인가'라는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발전설비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데이터센터까지 전기를 전달하려면 송·배전망과 변전시설을 함께 확충해야 한다. 송전망은 단기간에 건설할 수 있는 시설도 아니다. 대규모 투자와 긴 사업기간이 필요하고 노선과 입지를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AI 시대의 전력정책은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데이터센터가 있는 곳으로 계속 전력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전력이 풍부한 곳으로 이동 가능한 연산기능을 옮길 것인가.' ▲울진·경주 원전 13기·12.8GW…경북이 가진 결정적 자산 경북이 AI 학습거점 후보지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발전 인프라다. 울진 한울·신한울과 경주 월성·신월성에는 모두 13기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으며 설비용량은 12.8GW에 달한다. 산업화 시대에 이러한 발전능력은 국가 산업단지와 대도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 자산이었다. 그러나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시대에는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입지 경쟁력으로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 연산이라고 해서 모두 소비자 가까이에서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AI 연산은 크게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으로 나눌 수 있다. 이용자의 질문에 AI가 즉시 답하거나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은 통신 지연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이나 대도시 등 수요처와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 반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처음 훈련하거나 다시 학습시키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입지 선택의 폭이 넓다. 초대형 AI 모델 학습에서는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보다 대규모 전력 확보와 연산설비의 안정적 운영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경북연구원이 제시한 국가 차원의 'AI 연산 공간분업' 구상이 여기서 출발한다. 서울·수도권과 대구·부산 등 대규모 수요지역에는 추론과 서비스 기능을 배치하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대규모 학습·재학습 기능은 발전지역인 경북 동해안에 두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수요지에서는 AI를 쓰고, 발전지에서는 AI를 키우는' 구조다.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낼까, AI를 발전소 옆으로 가져올까 이 구상이 현실화되면 국가 전력정책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현재 전력 시스템은 발전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대규모 산업지역으로 장거리 송전하는 구조가 기본이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가 대규모로 늘어나면 전력 소비 역시 급증한다.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송전망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모든 전력수요를 기존 소비지역에서 충당하는 대신 '장소 이동이 가능한 전력수요'를 발전지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대표적인 대상이 AI 학습이다. 대규모 AI 학습시설을 원전 인근에 배치하면 발전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가까운 곳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자원으로 활용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경북 동해안이 단순히 전기를 생산해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전력 생산지역'에서 벗어나, 생산한 전력을 활용해 AI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AI 생산지역'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력의 생산지가 곧 첨단산업의 입지가 되는 셈이다. ▲중국은 이미 연산기능을 동·서로 나눴다 해외에서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입지를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동수서산(東數西算)'이다. 데이터와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집중된 동부지역에서 발생하는 연산 가운데 실시간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작업을 전력과 토지 여건이 좋은 서부지역으로 보내 처리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데이터가 풍부한 동부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서부를 연결해 국가 차원의 연산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원과 전력망, 연산부하, 저장장치를 함께 설계하는 이른바 '원망하저(源網荷儲)'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발전과 송전, 소비, 저장을 각각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개념이다. 미국에서도 원전과 AI 데이터센터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활용하거나 AI 연산시설과 발전원을 직접 연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세계 AI 인프라 경쟁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보를 넘어 '어디서, 어떤 전력으로 AI를 학습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울진·경주에서 포항·구미까지…'경북 AI 산업벨트' 가능성 경북의 강점은 원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울진과 경주의 발전기반을 남쪽과 서쪽으로 연결하면 포항의 철강·소재·이차전지 산업, 구미의 반도체·전력기기 산업과 맞닿는다. 여기에 대구·경산이 보유한 대학과 연구기관, 전문인력까지 연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I 학습캠퍼스는 단순히 데이터센터 한 곳을 유치하는 사업과는 다른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에는 안정적인 전력공급 설비와 변압기·전력기기, 냉각시스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필요하다. AI 연산에는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가 필수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에서 확보한 AI 연산능력을 철강·소재·이차전지·전자산업에 접목하면 산업용 AI 실증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를 공간적으로 연결하면 역할 분담도 가능하다. 울진·경주가 '전력과 연산', 포항·구미가 '산업과 제조', 대구·경산이 '연구개발과 인력'​을 담당하는 광역 AI 산업생태계다. 이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경북 동해안 원전벨트는 기존 에너지산업에 AI와 반도체, 전력기기, 첨단 제조업을 결합한 새로운 산업축으로 변화할 수 있다. ▲처음부터 1GW는 아니다…100~300MW부터 사업성 검증 다만 대규모 발전설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업에서는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 규모와 변전소 여건, 초고속 통신망, 부지, 냉각용수, 재해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기업의 장기적인 연산수요다. 수조원대 투자가 필요한 대규모 AI 인프라는 시설을 건설하는 것보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성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경북연구원이 처음부터 1GW급 시설을 건설하기보다 단계적 접근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전력과 통신, 부지 등 조건을 갖춘 후보지역을 선정한 뒤 100~300MW 규모의 독립형 AI 학습모듈을 구축해 전력품질과 연산성능, 냉각효율, 경제성을 검증한다. 사업성이 확인되면 500MW급으로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1GW급 AI 학습캠퍼스로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캠퍼스에는 원전과 공용 전력계통뿐 아니라 지정 변전소, 다층형 ESS, AI 학습모듈, 냉각·용수시설 등을 구축하고 이를 하나의 통합운영플랫폼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전력 공급량과 AI 가속기 이용률, 학습작업, 냉각부하를 동시에 관리해 기존 데이터센터와 차별화된 대규모 AI 학습기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원전지역'에서 'AI 생산지역'으로…남은 과제는 구상의 규모가 큰 만큼 경북만의 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고 발전·송전·변전·통신 등 국가 기반시설과도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정부와 전력기관, 경상북도, 민간 데이터센터 사업자, AI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후보지역별 전력 공급능력과 부지, 통신, 냉각 여건, 장기 연산수요를 동시에 검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핵심은 '누가 사용할 것인가'다. AI 기업과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자 등이 장기간 사용할 연산수요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전력이 풍부해도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기 어렵다. 반대로 안정적인 전력과 대규모 부지, 고성능 통신망에 장기 연산수요까지 확보한다면 경북은 국내 AI 인프라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경북 입장에서도 목표를 AI 데이터센터 한두 곳을 유치하는 수준에 둘 필요는 없다. 원전과 전력망, ESS,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고 이를 기반으로 전력기기와 냉각산업, AI 반도체, 산업용 AI까지 실증하고 사업화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큰 그림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공장과 항만, 도로가 도시와 지역의 경쟁력을 결정했다. AI 시대에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통신망이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릴 가능성이 크다. 경북에는 이미 그 출발점이 될 12.8GW 규모의 원전 발전기반이 존재한다. 이제 관건은 이 전력을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데 머물 것인지, 경북 안에서 새로운 산업과 부가가치로 전환할 것인지다. 울진과 경주의 원전벨트에서 AI를 학습시키고, 포항·구미의 제조업에 AI를 접목하며, 대구·경산의 연구개발 역량과 인재를 연결하는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경북의 산업지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경북 원전벨트가 국가 AI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형보다 아우”…펄어비스, ‘붉은사막’ 연매출 ‘검은사막’ 2배 전망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지식재산권(IP)의 올해 연매출이 '검은사막' IP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펄어비스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추가 공시를 통해 올해 '붉은사막' IP의 연간 매출액이 최소 4689억~4973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은사막' IP 예상 매출액은 '붉은사막'의 절반 수준인 2390억~2446억원으로 제시됐다. 이들 2개 IP를 통한 매출과 기타 매출을 포함한 올해 연간 매출 예상액은 7098억~7438억원 수준이다. 예상 영업이익은 3155~3452억원이다. 이날 펄어비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926억원, 영업이익 67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48% 증가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11% 늘었다. IP별 매출은 '검은사막'이 550억원, '붉은사막'이 1361억원이다.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91%로, 매출의 75%는 북미·유럽 지역에서 나왔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장기 흥행을 위해 다양한 후속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며 “먼저 DLC(Downloadable Content)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닌텐도 스위치 2 버전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밖에 판매 확대를 위한 할인 판매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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