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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분쟁 2.5배 급증했는데…조정 불수락 177건, 강제할 방법 없다

올해 통신분쟁조정 신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급증한 가운데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종결된 사건이 177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와 이용자 사이의 분쟁을 중재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어느 한쪽이 조정을 거부하면 결정을 강제할 수 없는 구조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신청은 42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04건)보다 151.1% 증가했다.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연간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2123건)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본지가 방미통위에 확인한 결과, 올해 10월 말까지 조정안 불수락으로 종결된 사건은 177건이었다. 통신사나 이용자 중 어느 한쪽이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해결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다. 조정안을 수락한 사건은 202건으로, 불수락 건수와 불과 25건 차이다. 조정안이 나오기 전 당사자 간 합의로 해결된 사건은 124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합의 가능성이 없어 종결된 사건은 110건, 이중 신청 등 기타 사유로 종결된 사건은 349건이었다. 전체 신청 4278건 중 2085건이 종결됐으며, 나머지 2193건(51.3%)은 10월 말 기준 처리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분쟁은 휴대전화 개통부터 약정 해지, 요금 청구, 서비스 품질까지 다양한 과정에서 발생한다. 지난해에는 이용계약 관련 분쟁이 1122건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요금이나 약정 조건 등 중요사항에 대한 설명·고지 관련 분쟁도 478건(22.5%)에 달했다. 통신분쟁조정제도는 이러한 분쟁을 소송 없이 해결하기 위해 2019년 도입됐다. 그러나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조정안은 양측이 모두 수락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사실상 어느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 셈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분쟁조정위원회는 신청 접수 후 60일 이내에 조정안을 작성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30일 연장할 수 있다. 당사자는 조정안을 통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하며, 기한 내 수락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거부한 것으로 본다. 조정위원회가 직권으로 결정을 내리더라도 강제력에는 한계가 있다. 당사자가 직권조정결정을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하거나 수락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불수락으로 처리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이용자는 다른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현행 제도에는 강제성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소비자원 등 다른 기관을 통한 피해구제를 안내하거나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매년 사업자별 분쟁 처리 결과를 공개해 통신사들의 자발적인 조정 수용을 유도하고 있다. 분쟁 신청이 급증하면서 정부도 통신사들의 자체 피해구제 노력 강화에 나섰다. 방미통위는 지난 5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 4사와 간담회를 열고 분쟁 예방과 신속한 피해구제 방안을 논의했다. 통신사들은 영업점 모니터링과 교육 강화, 장기 미사용 회선의 이용정지 및 해지 관련 약관 개정, 분쟁 전담 조직 운영 등을 개선 사례로 제시했다. 조정 전 합의를 활성화하고 민원 처리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도 공유했다. 통신분쟁조정위원회도 지난 9월 조정위원을 법정 최대 정원인 30명으로 확충했다. 임서우 통신분쟁조정위원장은 5일 간담회에서 “사업자의 신속하고 충실한 답변서 제출은 사건 쟁점을 조기에 파악하고 조정회의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필수 절차"라며 통신사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방미통위는 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논의하고 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본지에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검토 단계여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25세 연하 수퍼모델과 ‘스몰 웨딩’…하만 인수 이끈 손영권은 누구

삼성전자의 9조원대 하만 인수를 이끈 실리콘밸리 반도체 1세대 경영자 손영권(70) 삼성전자 고문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이 인생 2막을 열었다. 25세 연하의 수퍼모델 출신 트렌드 분석가 김자연(45)과 스위스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다. 인텔에서 출발해 삼성전자 사장까지 40년 넘게 한·미 반도체 산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온 그의 이력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자연씨는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웨딩사진을 공개하며 손 고문과의 결혼 사실을 알렸다.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 줄 알았는데 마흔을 훌쩍 넘어 돌고 돌아 저의 한 사람을 만났다"며 “어느새 그와 함께라면 인생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찾아왔고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선후배 사이로 약 2년 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김씨는 “처음에는 선후배로서 서로를 자연스럽게 알아갔다"며 “올해 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미국과 한국, 유럽을 오가며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간 좋은 지인으로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에 연인이 된 뒤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하기로 결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편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한 인물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모든 사회적 성취보다 남편은 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늘 배려하고 존중하는 따뜻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결혼식은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톡 리조트에서 가족만 초대한 비공개 스몰 웨딩으로 치러졌다. 1981년생인 김씨는 2003년 SBS 수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뒤 국내외 패션업계에서 활동했다. 이후 미국 뉴욕 패션기술대(FIT)에서 패션을 공부했고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고급 브랜드 비즈니스·마케팅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 인텔에서 삼성전자 사장까지…40년 반도체 가교 1956년생인 손 고문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와의 인연은 인텔 재직 시절인 1984년 시작됐다. 당시 인텔 사장이던 앤디 그로브의 요청으로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협력 논의에 참여했고, 이후 한국 합작사업 운영을 맡아 조직을 약 200명 규모로 키웠다. 이후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IT 기업 경영자로 활동했다. 1990년대 데이터 저장장치 기업 퀀텀에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사업부 사장 등을 지냈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반도체 기업 오크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2001년에는 이사회 의장에 올랐으며, 오크테크놀로지는 2003년 미국 반도체 기업 조란에 인수됐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반도체사업부 사장으로 근무했다. 2007년 8월부터 2012년 2월까지는 고속 통신용 반도체 기업 인파이의 사장 겸 CEO를 맡아 2010년 11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이끌었다. 반도체 기업을 직접 운영하고 성장시킨 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까지 경험한 셈이다. 삼성전자에 합류한 건 2012년이다.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전략혁신센터(SSIC)를 세우면서 그를 사장 겸 CSO로 영입했다. 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건 하만 인수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3월 거래를 마무리했다. 인수 규모는 약 80억 달러(약 9조3393억원)로 당시 한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가운데 최대였다. 손 고문은 인수 직후 하만 이사회 의장에 올라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사장직 내려놨지만…여전히 삼성 반도체 곁에 손 고문은 2020년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부터 삼성전자 고문을 맡고 있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올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2024년 2월부터 삼성 반도체 자문위원회 의장도 맡고 있다. 다만 자문위원회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의사결정 관여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이사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은 2024년 9월 손 고문을 이사로 선임했고, 그가 Arm 이사회에 합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기업 케이던스 이사회에는 2013년부터 이름을 올리고 있다. Arm의 르네 하스 CEO는 선임 당시 “손 고문이 가져올 경험의 깊이는 AI 시대의 복잡한 컴퓨팅 과제를 풀어가는 Arm에 매우 귀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기아 3조 투자…전남광주 미래차 승부수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가 기아의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미래모빌리티 제조와 실증을 아우르는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기아가 2029년까지 약 3조 원을 투자해 오토랜드 광주의 미래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전동화와 인공지능(AI) 등 혁신 제조기술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지역 자동차 산업의 체질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6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기아, 전남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PBV 기반 미래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PBV(목적기반차량)를 중심으로 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전문인재 양성과 관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4개 기관은 PBV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DRT) 전용 차량 개발을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셔틀 서비스 실증,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PV5 WAV 기반 원격운전 기술 검증 등을 추진한다. 또한 물류와 여객 등 목적에 따라 차량 용도를 바꿀 수 있는 이지스왑(Easy Swap) 기술 실증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미래모빌리티 기술을 실제 교통과 물류 서비스에 적용해 사업화 가능성까지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기아의 투자와 산학연 협력이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미래차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자동차 생산 기반에 지역의 AI·첨단산업 역량을 결합해 전동화와 자율주행 중심의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서남권 반도체 산업을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엠코코리아의 투자에 이어 기아의 대규모 투자까지 이어지면서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첨단 전략산업 기반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전남광주가 40여 년 만의 통합 이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아 오토랜드 광주가 글로벌 시장의 미래차 핵심 생산기지로 성장하도록 특별시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번 협약이 PBV 기반 미래모빌리티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차 생산체계 구축과 PBV 사업 확대를 통해 전남광주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모빌리티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번 투자와 업무협약을 토대로 지역 부품업체와 연계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고, 글로벌 미래차 산업 거점 육성을 위한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할 방침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진에 반년 만 적자로…사업재편으로 체질개선 총력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기초화학 소재를 비롯한 주요 사업부문의 대외 불확실성의 여파로 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 들어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지 불과 반 년 만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5조3951억원과 영업손실 2814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증가한 반면, 영업적자폭은 112.3% 확대돼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이는 중동정세 여파로 상승한 주요 사업부문의 원료가격이 제품 가격에 지연 반영되며 스프레드(제품·원료 가격차)가 축소된 데 더해,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과 해상운임 부담이 가중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판가 상승에 따라 2800억원가량 재고자산 평가손 환입이 발생한 반면, 스프레드 악화 여파로 49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운송비 효과 역시 800억원 규모 원가부담으로 작용하며 수익성 부담을 가중시켰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기초화학 부문에서 수익성 위축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부문 매출은 3분기 매출 3조7235억원과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반짝 흑자' 기조를 이어갔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첨단소재 부문과 자회사 롯데정밀화학도 이러한 여파로 외형과 내실이 동반 위축됐다. 3분기 첨단소재부문 매출은 1조893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보였으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정밀화학도 당기 매출 5253억원과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0.4%·64.5% 후퇴했다.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북미권 에너지저장장치(ESS)·글로벌 전기차(EV) 고객향(向) 판매량이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매출 2897억원과 영업손실 213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적자 폭이 각각 49.2%·26% 확대됐고, 영업손실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며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1.3%포인트(p) 개선된 -7.4%로 나타났다. 기초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기초화학 업황 회복 등 회사의 사업 전망에 집중됐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에도 해상운임과 환율, 스프레드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부 부담 요인들이 완화하며 적자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에선 대산의 현대오일뱅크 합작법인(JV) H&L 어드밴스드가 지난 9월 출범을, 여수 공장은 물적 분할을 거쳐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여천NCC와의 통합법인 출범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운영 효율성과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구조적 수익개선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회사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재편 노력이 재무제표상 현금흐름과 수익성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은 “단지별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 재편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지 내 통합 운전을 통해 효율성을 증진하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예측하기로는 대산·여수 등 개별 통합 프로젝트 별로 약 3000억원 규모의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 연결 재무제표상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효과는 대산·여수 공장이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됨에 따라 손익계산서상 수익성은 시황이 어려울 때도 현재 수준보다는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시황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당사가 참여해 구체적으로 결론을 낸 대산단지와 현재 진행 중인 여수 통합 작업을 통해 NCC 캐파 감축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울산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이 예정돼있어 드라마틱한 시황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슬로우 다운 되고 있는 글로벌 증설 규모나 일본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구조 개편 내용을 생각하면 점진적으로나마 가동률 회복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에어로케이, 청주-고베 주 4회 운항…간사이 하늘길 확대

에어로케이항공이 겨울 여행 수요에 맞춰 청주와 일본 고베를 잇는 항공편을 주 4회 운항한다. 하루 3회 운항 중인 청주∼오사카 노선에 고베 노선을 더해 일본 간사이 지역으로 향하는 여행객의 선택지를 넓힌다. 에어로케이는 오는 12월 24일부터 내년 3월 27일까지 매주 화·목·토·일요일 청주-고베 노선을 운항한다고 6일 밝혔다. 항공권은 이날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한다. 출국편은 청주국제공항에서 오후 2시 40분 출발해 고베공항에 오후 4시 10분 도착한다. 귀국편은 고베에서 오후 5시 15분 출발해 청주에 오후 6시 50분 도착하는 일정이다. 편도 소요 시간은 각각 1시간 30분과 1시간 35분이다. 이번 운항은 앞선 부정기편에서 확인한 수요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에어로케이에 따르면 청주∼고베 부정기편은 첫 운항부터 90%를 웃도는 탑승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연말연시와 겨울방학에 이어 봄철까지 이어지는 간사이 지역 여행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고베와 오사카 노선을 함께 활용하면 입국과 출국 공항을 달리하는 여행 일정도 짤 수 있다. 고베로 들어가 오사카에서 돌아오거나 반대 순서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고베공항은 고베 도심과 가깝고 오사카·교토 등으로도 이동할 수 있어 여행업계의 간사이 지역 연계 상품 구성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에어로케이는 항공권 판매 개시에 맞춰 오는 12월 31일까지 고베 노선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고베 노선은 앞선 운항에서 수요를 확인한 노선으로, 이번 동계 스케줄 기간 동안 매주 같은 요일과 시간대에 운항한다"며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일본 노선 운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화성 AI 엑스포 ‘MARS 2026’ 1조1228억원 투자 상담…산업도시 넘어 AI 거점 도약

사흘간 1만5693명 방문…65개 기업 투자 상담·AMAT 코리아 이전 협약 현대차·기아 등 20여개 기업 'MARS 얼라이언스' 출범…산업 협력 확대 피지컬 AI·시니어 돌봄·미래도시 기술 집결…실제 투자·사업화가 관건 화성=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화성특례시가 제조업 기반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미래 산업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글로벌 AI 엑스포 'MARS 2026'이 1조원이 넘는 투자 상담 실적을 거두면서다. 다만 상담 규모가 실제 투자로 확정된 금액은 아닌 만큼 후속 계약과 사업화 성과가 향후 경쟁력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화성시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MARS 2026'에 총 1만5693명이 방문하고, 투자유치 및 투자 상담 규모가 1조1228억원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대한민국 AI 수도를 지향하는 화성특례시의 위상과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가 시민 삶을 바꾸는 AI 행정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I CITY IN ACTION(AI 시티, 현실이 되다)'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시관 참관객 1만2788명과 주요 포럼·프로그램 참가자 2905명이 참여했다. 메인 전시관에는 62개 기관·기업이 182개 부스를 마련해 첨단 AI 기술을 선보였다.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투자유치 분야다. 행사 기간 투자유치설명회와 홍보부스에서 65개 기업이 1조523억원 규모의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AI 인베스트데이'에서도 38건, 705억원 규모의 상담이 이뤄졌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코리아의 한국지사 화성 이전을 위한 투자협업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반도체 제조업 기반을 갖춘 화성이 첨단기술 기업의 집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업 간 기술 협력도 확대됐다. AI 수요·공급기업 매칭 프로그램인 'MAX-UP'에는 기업 관계자 78명이 참여해 33건의 일대일 기술 상담을 진행했으며, 15건의 후속 컨설팅 신청으로 이어졌다. 이번 엑스포는 전시 중심 행사에서 벗어나 기업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무게를 뒀다. 개막식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삼성생명, 대웅제약, 신세계프라퍼티, 이노스페이스 등 주요 기업 대표 20여명이 참여한 '2026 MARS 얼라이언스' 출범이 공식 선포됐다. 기업들이 AI 기술 실증과 산업 혁신을 위해 협력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우주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별도 조직도 출범했다. 산·학·연·관 전문가 60명으로 구성된 '화성특례시 우주항공산업 추진단'은 화성형 우주항공 클러스터 구축 방안을 모색한다. 전시 분야에서는 산업현장과 시민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이 주목받았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바이오닉 로봇을 비롯해 피지컬 AI 기술이 소개됐고, 화성시와 삼성생명이 추진하는 AI 기반 시니어 통합돌봄 모델도 선보였다. 동탄에서 오는 12월까지 추진하는 시니어 돌봄 실증사업은 주거 센서와 웨어러블 기기로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보건소와 지역 거점병원으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AI를 산업 생산성뿐 아니라 고령자의 일상생활 지원에도 활용하려는 시도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협력한 미래도시 디오라마에서는 수소 기반 에너지 체계와 자율주행차, 드론, 지능형 교통망이 연결된 도시의 모습을 제시했다. 지역 중소기업에도 사업 기회가 제공됐다. 로보케어와 디알티, 다몽 등 화성 소재 기업들은 전시를 통해 기술력을 알리고 국내외 기업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화성시가 풀어야 할 과제는 이제부터다. 1조1228억원 규모의 상담을 실제 투자와 기업 유치로 연결하고, 전시된 AI 기술을 지역 제조업과 도시서비스에 적용해야 한다. MARS 2026의 성패 역시 행사 규모보다 이러한 후속 성과에 달려 있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LS일렉트릭, 한전 ‘고장예측’ 기술 품는다…반도체·AI 데이터센터 공략

LS일렉트릭이 한국전력의 전력설비 고장예측 기술을 도입해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한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단순히 변압기·배전기기를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설비의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유지·보수 시점까지 관리하는 전력설비 운영·관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6'에서 한전과 '전력설비 예방진단 솔루션(SEDA)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식에는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와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본부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 고장 나기 전에 잡는다…한전 SEDA 기술 도입 SEDA(Substation Equipment Diagnostic & Analysis system)는 한전이 개발한 전력설비 예방진단 시스템이다. 변전소 내 주요 전력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하고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LS일렉트릭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가스절연개폐장치(GIS)와 변압기 등 주요 전력설비의 상태를 분석하고 고장 위험도를 5단계로 구분하는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사전에 경보를 보내는 기능도 적용한다. 한전에 따르면 SEDA를 도입한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총 88건의 전력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했다. 지난해에만 고장복구비용 약 370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LS일렉트릭은 이전받은 기술을 자체 '설비 상태 감시 시스템(CMS)'에 적용해 설비 진단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CMS는 다시 자산관리 시스템(AMS)과 연결한다. 전력설비 상태를 감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유지보수와 교체 시기, 운영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 반도체·AIDC는 '무정전'이 경쟁력 LS일렉트릭이 예방진단 기술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가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적이다. 전력설비 장애가 발생하면 생산이나 데이터 처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사고 이후 복구하는 것보다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장애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LS일렉트릭은 이에 따라 전력기기 공급과 예방진단, 자산관리 시스템을 묶어 반도체·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LS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대응해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전력변환장치(PCS) 등 전력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최근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직류(DC)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미래 전력산업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이번 한전 기술 도입으로 전력기기를 공급하는 하드웨어 사업뿐 아니라 설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유지·관리하는 소프트웨어·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는 “한전의 예방진단 기술과 당사의 전력설비 관리 역량을 결합해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력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등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중요한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S 오너 3세 구본규 부회장 승진…주요 CEO 유임 ‘안정 속 세대교체’

LS그룹이 오너가 3세인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하는 대신 신규 이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발탁해 '안정 속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LS그룹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인사는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된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CEO를 대부분 유임시켰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미국 전력망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전력기기 호황으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경영진 교체보다 기존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반면 신규 이사는 17명을 선임해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전체 승진자의 약 60%에 해당한다. 배터리 소재와 영구자석, 발전 등 미래 성장사업 책임자들도 승진 명단에 포함했다. ◇ 구본규 부회장 승진…LS전선 성장 이끈 성과 인정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다. 구 대표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부터 LS전선 CEO를 맡아 LS전선과 가온전선, LS에코에너지, LS마린솔루션 등 전선·해저케이블 계열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와 해상풍력 확대에 대응해 해저케이블 사업을 키우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실적과 수주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LS전선에서는 김형원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에너지 사업을 이끌며 글로벌 수주 확대와 해저케이블 사업 성장을 주도했으며 앞으로 에너지경영총괄과 안전경영총괄을 함께 맡는다. 김우태 LS전선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S 오너가 3세인 구본권 부사장은 LS MnM에서 LS엠트론으로 자리를 옮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는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LS엠트론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 주요 CEO는 그대로…신규 이사 17명 발탁 그룹 경영전략 부문에는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LS는 재정경제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거친 최원진 씨를 ㈜LS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산업정책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면서 그룹 미래사업과 재무전략을 담당하게 된다. 전무 승진자는 조문기 E1, 김병옥 LS마린솔루션,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등 3명이다. 상무에는 변정일 LS전선, 김희중·구소희 LS일렉트릭, 곽성석 LS MnM, 고완 LS엠트론, 전진만 E1, 손태원 가온전선, 오창호 LS메탈, 김성직 GRM 등 9명이 승진했다. 신규 이사에는 LS전선 4명, LS일렉트릭·LS MnM·LS엠트론·INVENI 각 2명 등을 포함해 총 17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는 전력사업 호황을 이끌고 있는 기존 경영진은 유지하면서 차세대 인력을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날 LS글로벌이 LS메탈의 동관·스테인리스 가공 사업을 인수해 매출 1조3000억원 규모의 'LS메탈플러스'를 출범하기로 한 데 이어 인사에서도 전력과 해저케이블, 배터리 소재 등 성장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강화 기조를 이어갔다. LS그룹은 주요 CEO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현재의 전력사업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차세대 경영진 육성과 미래 성장사업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블루 쓰나미 덮친 AI 인프라…美 표심에 K반도체 긴장

미국 중간선거가 민주당이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휩쓰는 '블루 쓰나미'로 귀결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흐름이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가 몰린 주(州)에서 건설 중단을 공약한 주지사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빅테크의 AI 인프라 확장에 차질이 생기면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메모리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업계는 이미 진행 중인 주문보다 2028년 이후 추가 수요와 증설 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주목하고 있다. 6일 외신과 미국 데이터센터 감시단체 데이터센터워치(Data Center Watch)에 따르면 주지사 선거가 열린 미국 36개 주 가운데 12곳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일시 중단을 지지한 후보가 당선됐거나 개표에서 앞서고 있다. 당선·선두 후보 가운데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겠다고 공약한 후보는 15명이었다. 34명은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주민에게 떠넘기지 못하게 하겠다고, 27명은 물 사용과 환경 영향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이 확정된 34명으로 좁혀 보면 규제 기류는 더 뚜렷하다. 미국 조사기관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이 가운데 32명(94%)이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해 규제 강화나 조건부 허용, 금지·모라토리엄 중 하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월부터 모라토리엄 확대·연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주지사들이 이끄는 주가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4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변수는 텍사스다. 텍사스는 일정한 투자·고용 요건을 충족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세제 혜택을 주며 시설을 끌어들여 왔다. 건설 예정 시설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수는 606곳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고,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나 이노호사 당선인은 주 의회가 주민 보호 법률을 마련할 때까지 모든 데이터센터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른바 '텍사스 우선 데이터센터 원칙'에는 전기·용수 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사업자가 입증해야 하는 의무, 보조금 중단, 지역 주민의 사업 찬반 투표권 등이 담겼다. 조지아와 오하이오도 사정이 비슷하다. 미국 3위 데이터센터 시장인 조지아는 장비 구매·임차에 붙는 판매세와 사용세를 면제해 주며 200여 곳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왔다. 브라이언 켐프 현 주지사(공화당)는 2024년 이 세제 혜택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반면 키샤 랜스 보텀스 당선인은 전기요금·지역사회·환경 영향을 평가할 때까지 주 전역에서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하이오의 에이미 액턴 당선인은 개발업체가 전력·용수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정보를 공개하고, 노조 인력을 쓰고, 농지 대신 옛 산업 부지에 짓는 경우에만 건설을 허용하는 '조건부 모라토리엄'을 내걸었다. 빅테크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메타의 디나 파월 매코믹 사장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서 “선거 이후 데이터센터를 짓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 데이터센터 업체 엔스케일과 맺은 텍사스 컴퓨팅 계약을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 HBM·eSSD 주문 '이연' 우려…"2028년이 분기점“ 국내 반도체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미국 빅테크의 메모리 구매에 미칠 영향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AI 가속기와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이 들어간다. 가동 시점이 밀리면 서버와 가속기 도입이 늦어지고 메모리 주문도 뒤로 밀린다. 전력망 확충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세제 혜택이 줄어 사업성이 떨어지면 일부 프로젝트가 축소될 수도 있다. 고객사의 투자 규모에 미칠 영향도 수치로 나오기 시작했다. 웰스파고는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이 10% 줄어들 때마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1.6% 감소한다고 추산했다. 아마존·MS·알파벳·메타 4사의 올해 설비투자 합계가 7200억~7400억 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작지 않은 규모다. 다만 영향이 나타나는 시점은 당장이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 노무라는 중간 실적 보고서에서 2027년에 가동될 용량의 상당 부분은 이미 건설 중이고, 그 이후 사업들이 지연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영향은 2028년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은 제한될 수 있지만 전국 단위의 건설 중단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대형 빅테크는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논란 속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운영비 상승을 흡수하거나 신규 데이터센터를 해외로 돌릴 여력도 충분하다. ◇ 물량은 확보, 가격은 변수…LTA의 한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늘리고 있는 장기공급계약(LTA)은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완충 장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에서 주요 클라우드 기업을 포함한 고객사 14곳과 LT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며, 확보한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이다. 협의 중인 물량까지 더하면 D램과 HBM은 2029년까지 사실상 완판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도 실적 발표에서 2027년 HBM 공급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다. 고객사 10곳과 LTA를 맺었고 10곳과 추가로 협상 중이며, 2030년까지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계약으로 채우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판매가 당장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은 이유다. 그렇다고 LTA가 수익성까지 묶어두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LTA 가격이 고객사와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으로 공급 부족이 완화되면 물량은 유지되더라도 가격이 범위 하단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계약으로 확정된 물량이 2028년까지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규제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겹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시장 가격에 노출되는 구조여서,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둔화하면 이 물량의 가격 협상력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S, 금속사업 합쳐 1.3조 ‘LS메탈플러스’ 출범…전력사업엔 투자 집중

LS그룹이 원자재 조달과 금속 가공 사업을 하나로 합쳐 매출 1조3000억원 규모의 금속 전문기업을 출범시킨다. LS일렉트릭은 금속 가공 사업을 넘기고 확보한 재원을 전력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면서 그룹 내 사업구조도 재편한다. ㈜LS는 자회사 LS글로벌이 LS일렉트릭의 자회사 LS메탈의 동관 및 스테인리스 가공 사업을 양수해 통합법인 'LS메탈플러스(LS Metalplus)'를 출범한다고 5일 밝혔다. 통합법인은 오는 12월 LS글로벌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변경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S메탈플러스의 예상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자산은 약 1조원 규모다. ◇ 조달부터 생산·판매까지 한 회사로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은 LS그룹의 금속 밸류체인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LS글로벌은 금속 원자재 조달과 트레이딩을 담당해왔다. 여기에 LS메탈이 보유한 동관·스테인리스 가공 및 제조 사업을 결합해 원자재 조달부터 가공·생산·판매까지 연결한다. 원재료인 전기동을 통합 구매해 구매 협상력을 높이고 재고 운영도 일원화한다. 국제 동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선물 및 헤지(Hedge) 역시 통합 운영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S도 통합법인의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해 약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LS는 LS메탈플러스를 그룹 내 금속 트레이딩·가공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 LS일렉트릭, 금속 떼고 '전력 슈퍼사이클' 집중 이번 재편은 LS일렉트릭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LS메탈의 모회사인 LS일렉트릭은 사업 양도로 확보한 재원을 전력 인프라 사업에 투입한다.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CAPA) 확대와 핵심 인프라 사업 투자가 우선순위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미국 전력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증가 등으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이 호황기에 진입하면서 LS일렉트릭도 전력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전력변환장치(PCS),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직류(DC)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금속 원자재 조달과 가공은 LS메탈플러스로 모으고 LS일렉트릭은 성장성이 높은 전력 인프라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그룹 내 역할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LS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사업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그룹 차원의 사업 경쟁력과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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