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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사절단 동행 정의선 회장…현대차·기아 ‘中사업 반등’ 기대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대차그룹과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번 방중 기간에 정 회장이 중국 현지사업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중장기 전략 전환 가능성도 모색할 것으로 예측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에 참석한 정 회장은 중국 정부 및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중이 향후 현지사업 방향 설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간과 판매에 주력한 결과, 2016년 중국에서만 약 179만 대를 판매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전성기였던 그해에 사드(THAAD) 사태로 중국 정부의 한한령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교류 위축, 그 공백기간에 중국 완성차기업의 급격한 성장 등 복합요인으로 중국 시장에서 현재까지 뚜렷한 재기의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11월 기준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11만2732대로 시장점유율 0.52%에 그치며 완성차 판매 순위 41위에 머물렀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6만4411대를 판매해 점유율 0.30%, 53위에 그쳤다. 양사의 중국 내 점유율을 합쳐도 1%에 미치지 못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최상위권 경쟁력을 갖춘 점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에서의 이 같은 성적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현대차·기아에 있어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시장 중 하나다. 중국의 2024년 자동차 수요가 2258만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내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은 630만3000대로, 2023년(496만5000대) 대비 26.9%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도 중국 전동화 흐름에 맞춰 현지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전용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를 출시했다. 일렉시오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전기차로, 개발 단계부터 중국 법인이 주도해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를 적극 반영했다. 더불어 현대차는 내년 준중형 전기 세단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중국 전용 전기차 6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 역시 2024년 중국 현지 맞춤형 전기차 EV5를 출시한 데 이어, 현지 공장을 활용한 수출 중심 전략을 병행하며 사업 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 역시 중국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제21회 상하이모터쇼'를 직접 찾아 현지 시장 동향과 기술 트렌드를 점검했다. 정 회장이 중국에서 열린 모터쇼 현장을 찾은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또 최근에는 광저우시에 수소전기버스 200여 대를 공급하며 중국 내 수소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점차 공고히 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국 판매 비중을 전체의 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며 재도약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현대차·기아가 전동화를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 회장의 방중이 침체된 현지 사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 회장의 이번 방중은 형식적 행보를 넘어 한·중 간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이뤄진 만큼 그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중국 당국과 현지 경제계 인사들과의 소통 창구를 넓히는 동시에 전동화 전략과 공급망 대응, 협력 강화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중 관계가 안정될 경우 현대차·기아가 다시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전기차를 비롯해 배터리,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만큼, 정 회장 방중을 계기로 현대차그룹과 중국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중국 시장은 언제든 정치적 이슈에 따라 한국자동차 선호도가 급격히 변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점유율 확대보다는 3~5년 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중심의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단독] HD현대, ‘현대판 범선’ 풍력추진선 초격차 특허 확보

21세기에 '범선(Sailing Ship)'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탄소에 발목 잡힌 해운업계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동력원 '바람'을 다시 호출했기 때문이다. 돛은 증기기관의 등장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 규제 파고가 높아지고 바람을 이용해 선박의 연료를 절감하는 '윙 세일(Wing Sail)'로 진화해 21세기 해운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현대판 범선'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가 최근 윙세일 관련 핵심기술 특허를 싹쓸이하며 독보적인 기술 장벽을 구축했다. 5일 본지 취재 결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24일 지식재산처로부터 윙세일 시스템 '하이윙(Hi-WING)'에 관한 8건의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 즉각적인 탄소 감축이 가능한 현실적 대안으로 풍력을 선택하고 기술 고도화에 나선 결과다. 현재 전 세계 해운업계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10억톤 이상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3%에 달한다. 이는 산업강국인 독일이나 한국의 국가 전체 배출량을 웃도는 수치다. 이에 IMO는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유럽연합(EU)은 이미 2024년부터 배출권 거래 제도(ETS)를 해운업에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금속이나 복합재로 만든 21세기형 돛을 장착할 경우 화석연료 사용을 10~5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은 △비행기 날개 원리를 이용한 '윙세일'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한 원통형 '로터 세일(Rotor Sail)' △패러글라이딩 원리의 '카이트(Kite)'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에 확보한 특허 기술이 보조추진장치를 넘어 풍향에 따라 스스로 변신하고 선장의 시야를 확보하며 극한환경에서도 선체를 보호하는 '지능형 로봇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기존의 윙세일은 비행기 날개처럼 앞(리딩 에지)과 뒤(트레일링 에지)가 고정된 비대칭 형상이었다. 이 때문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거대한 날개 전체를 180도 이상 회전시켜야 했고, 이는 반응 속도 저하와 과도한 전력 소모를 유발했다. HD현대가 확보한 '선박용 날개돛(등록번호 10-2905698, 10-2905699)' 특허의 핵심은 '좌우 대칭형 주날개' 구조다. 특허 도면에 따르면 주 날개(Main Wing)는 중앙의 메인 회전축(RXM)을 기준으로 양쪽 단부가 모두 유선형으로 설계돼 있다. 덕분에 좌현에서 바람이 불면 좌측 끝이, 우현에서 불면 우측 끝이 즉시 '앞날개'가 된다. 날개를 360도 돌릴 필요 없이 시계·반시계 방향으로 90도 이내의 미세 조정만으로도 모든 바람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주날개 양옆에는 두 개의 보조 날개(Flap)가 달린다. 이들은 주날개와 '연결부재(連結部材, Linkage)'로 결합되는데, 제1~제4 회전축의 각 관절마다 감속기가 달린 개별 구동 모터가 장착된다. 모터의 몸체는 한쪽 부재에 고정되고 구동축은 베어링을 통해 상대 부재를 관통하는 구조로 설계돼 수천 톤의 풍압을 견디며 정밀한 비틀림 제어가 가능하다. 선박 갑판에 윙세일이 멀티 윙 형태로 여러 개가 설치될 경우, 앞선 날개가 만든 난류 때문에 뒤쪽 날개 센서는 엉뚱한 값을 읽기 쉽다. HD현대는 이를 '바람 센서 자동선택 알고리즘'으로 해결했다. 시스템은 각 윙세일 상단 좌우측에 설치된 복수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한 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센서를 '마스터 센서'로 자동 채택한다. 선수풍(정면 바람)일 때는 난류 영향이 없는 '가장 앞쪽 윙세일'의 센서값을, 선미풍(뒷바람)일 때는 '가장 뒤쪽 윙세일'의 센서값을 신뢰하는 작동구조이다. 좌현풍일 때는 각 윙세일의 '좌측 센서' 값을, 우현풍일 때는 '우측 센서' 값을 채택하는 식이다. 이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 모드도 세분화했다. 정면에서 바람이 불면 날개를 선체와 나란히 해 저항을 줄이고(Flagging), 뒤에서 불면 90도로 펼쳐 추진력을 얻는다. 특히. 바람 방향이 좌현에서 우현으로 바뀌는 순간(Tacking)에는 보조날개의 위치를 자동으로 반전시키며, 이때 최대 양력 계수에 도달하기 직전의 각도를 유지해 실속(Stall)을 방지하는 안전 로직도 탑재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태풍 등 극한상황에서의 생존 본능이다. 초당 20m 이상의 강풍이 감지될 때 날개를 눕히는 것 뿐만 아니라 부피를 줄여 파손을 막기 위해 3단계로 변신할 수 있다. 이같은 3단계 변신에 따라 날개가 납작하게 포개지면 비로소 기둥 전체를 갑판 바닥으로 눕혀 바람의 영향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HD한국조선해양의 설명이다. 높이 30m, 폭 10m의 거대한 구조물을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게 만드는 소재 기술도 공개됐다. 날개의 척추 역할을 하는 기둥인 '스파(Spar)'는 비틀림 강성이 뛰어난 사각 박스 형태의 철강 소재를 사용하고, 내면에는 보강재를 덧대 강도를 높였다. 반면 공기역학적 형상을 만드는 리브(Rib)와 피복재(Skin)는 가볍고 성형이 쉬운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복합재를 적용했다. 서로 다른 성질인 철과 플라스틱을 결합하기 위해 HD현대는 '내삽형 브라켓(Insert Bracket)'을 고안했다. 철재 기둥에 중공형 스틸 브라켓을 설치하고, 그 안에 복합재 리브의 내삽부를 끼워 넣은 뒤 볼트로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구조적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무게를 줄여 선박의 복원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이밖에 거대한 윙세일이 조타실(휠 하우스)의 시야를 가리는 사각지대 문제는 '시야각 유지(View-keeping)' 기술로 해결했다. 윙세일 꼭대기에 설치된 카메라는 날개가 바람을 따라 회전할 때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돛이 왼쪽으로 30도 돌아가도 카메라는 오른쪽으로 30도 회전해 선장실 모니터에는 항상 선박 전방의 고정된 화면이 송출된다. 나아가 휠 하우스에서 보이는 시야와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돛 뒤편의 사각지대를 마치 투명하게 뚫어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한다. 이 카메라는 '안전 관리관' 역할도 수행한다. AI 영상 분석을 통해 선박 정박용 밧줄(무어링 로프)이 도삭기(Fairlead)나 스탠드 롤러에 감겨 마모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특히 로프가 끊어질 때 튀어 오르는 위험 구역(Snap-back Zone)에 선원이 진입하면 즉시 경고 알람을 울려 인명 사고를 예방한다. HD현대그룹은 이번 윙세일 특허 이전부터 풍력 추진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쌓아왔다.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8월 독자 개발한 '하이로터(Hi-Rotor)'에 대해 한국선급(KR)의 설계 승인을 획득하고 육상 실증을 진행 중이다. 하이로터는 원통이 회전할 때 발생하는 압력차를 이용하는 로터 세일 방식으로 규모 대비 추력 생성량이 큰 것이 장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형별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로터 세일뿐 아니라 윙세일 분야에서도 2020년 노르웨이 선급(DNV)의 기본 인증(AIP)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다져왔다. 이번 HD한국조선해양의 대규모 특허 확보는 이러한 연구개발(R&D)의 결정체로 향후 친환경 선박 수주전에서 확실한 '기술 초격차' 카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신년사]정의선 “AI 중심 경쟁력 확보…미래 모빌리티 주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인공지능(AI)이 촉발한 산업 전환기에 맞서 나아가야 한다"며 “AI를 중심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5일 사전 녹화된 신년회 영상을 전 세계 임직원에게 공유했다. 신년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신년회에서 정 회장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개발 현황과 기술 내재화, 연관 생태계 구축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정 회장은 “경쟁사의 글로벌 시장 침투와 지정학적 갈등 등 우려했던 위기 요인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가장 큰 버팀목은 깊은 성찰에서 비롯되는 체질 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경쟁 방식이 빠르게 변하며 글로벌 제조업은 거대한 산업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다양한 파트너와 과감히 협력해 생태계를 확장하며 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 시장만 보더라도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 AI 능력에 의해 판가름 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보면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수백조원 단위의 투자로 이 영역에서 우위를 선점해 왔다"며 “아직 우리가 확보한 역량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물리적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있어서만큼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분야 경쟁력 확보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 회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이자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범용 지능 기술"이라며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어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로봇, 제조 공정 데이터의 가치는 더욱 희소해진다. 이는 빅테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의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하며 “데이터와 자본, 제조 역량을 갖춘 현대차그룹에게 AI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AI를 단순한 도구로 볼 것인지, 기업 진화의 원동력으로 삼을 것인지가 미래를 결정한다"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AI를 외부에서 가져온 기술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생명력으로 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훈 부회장은 SDV와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설명하며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R&D 역량을 활용하고, 현대차그룹의 제조 현장 경험과 결합해 최적의 결과를 내는 피지컬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포티투닷(42dot)과의 협업 체계를 유지하며, SDV 기술이 적용되는 주요 개발 프로젝트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보상안 실망’ KT 이탈고객 대거 유입에 SKT ‘점유율 40% 회복’ 총력전

KT가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사고 수습책으로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이후 가입자 이탈이 빨라지면서 이동통신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T를 떠난 고객 상당수가 SK텔레콤(SKT)으로 이동하면서 SKT가 반사효과를 누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가장 먼저 해킹사고 발생으로 가입자 대거이탈을 겪으며 이동통신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던 SKT로선 만회의 기회가 온 만큼 가입자 혜택 강화를 내세워 KT 이탈 가입자를 챙기는 '줍줍 공략'을 펼치며 점유율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KT 이탈 가입자 수는 5만2661명에 이른다. 나흘간 하루 평균 1만3000명 이상이 해지한 셈이다. KT는 지난해 서버 94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며 2만2000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368명이 소액결제 금전 피해를 입은 사실도 확인됐다. 당국은 전체 고객이 보안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해 위약금 면제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KT의 가입자 이탈 배경에는 KT 보상안에 대한 실망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매월 100기가바이트(GB) 데이터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멤버십 혜택 강화 등 총 4500억원 규모의 보상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KT의 보상책은 과거 유사한 해킹 사고 이후 1조원 이상 보상을 집행했던 SKT 사례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약금 면제 기간이 열흘가량 남아 있는 만큼 KT의 보상안에 만족하지 못한 가입자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위약금 면제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 당연히 KT 이탈 고객이 어디로 옮겨가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KT를 떠난 고객의 약 71%가 SKT를 선택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SKT는 이번 상황을 점유율 회복의 기회로 삼고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신년을 맞아 T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오는 15일까지 T멤버십에 신규 가입한 고객에게 총 1만9000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고, 건강검진 할인과 음식·쇼핑·여가 등 생활 밀착형 혜택도 확대했다. 이달에는 단말기 구매 없이 번호이동이나 신규 가입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첫 달 요금을 전액 환급하는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OTT와 웹툰 무료 이용 혜택도 함께 내걸었다. 과거 SKT를 이용하다 해지한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병행 중이다. 재가입 고객에게 해지 전 기준의 가입 연수와 T멤버십 등급을 그대로 복원해주는 '재가입 고객 혜택'을 제공하며 이탈 고객의 재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SKT의 공세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40% 회복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SKT는 지난해 5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간 이후 반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10월 기준 SKT의 점유율은 38.5%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된 데다, 5월에는 신규 영업 중단 조치까지 겹치며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통신 3사 가운데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곳은 SKT가 유일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SKT의 가입자 수는 2188만9522명으로 전년 동기(2278만6653명) 대비 89만7131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T에서 빠져나간 가입자가 KT와 LG유플러스 등으로 이동하며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는 2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가입자 1만명 이탈도 적지 않은 부담인데, 90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은 상당한 수치"라고 전했다. 업계는 KT 고객 이탈을 계기로 SKT가 '점유율 40% 회복'을 위해 당분간 공격적인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올해 약보합 전망”…산업계 ‘국제유가 체감’ 온도차

올해 국제유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우리 산업계는 업종별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유가 약세로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경제에 전반적인 호재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당장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정부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압송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국가이지만 인프라 부실과 미국 제재에 따른 하루 원유 생산량이 100만배럴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오히려 베네수엘라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를 재건해 증산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도 올해 국제유가가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보면 상반기 평균가가 배럴당 57.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원유 수요가 제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생산조정 강도 및 재고 둔화 여부 등이 주요 관건으로 작용하면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수요 측면에서는 신흥국 중심으로 전반적 증가가 예상되지만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도 많아 제한요인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도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배럴당 55달러 안팎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공급 과잉 탓에 새해 원유 평균 가격이 브렌트유는 배럴당 5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2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올해 저유가 기조가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산업계는 일단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유가가 안정되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전반적으로 비용 절감 수혜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가격 인하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순기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업종별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항공·물류업계는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항공사의 경우 전체 영업비용의 20~30%가량을 연료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류비 절감 효과를 통한 실적 확대를 기대한다. 산업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완화로 연결될 경우 PC·스마트폰 등에서 소비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건설 등 업종도 비용 측면에서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본격적인 생산설비 감축을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을 본격화해야 하는 석유화학업종 입장에서도 나프타 가격 하락 등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숨통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을 통한 본업 경쟁력 회복이 선결되지 않을 경우 석화업계가 저유가 기회를 제대로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는 셈법은 복잡하다. 고객 유지비 하락 등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저유가 시대에는 전기차 매력도가 떨어져 판매 실적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이차전지업종도 가뜩이나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장기화 조짐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사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반갑지 않다. 정유사들은 비상이다. 비싸게 사둔 원유의 가치가 하락하며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는 재고 평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 하락 속도가 원유 가격 하락보다 빠를 경우 정제 마진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향후 국제유가의 향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여부, 미국의 무역정책 변화, 공급과잉에 대응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움직임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지엠, 지난해 총 46만2310대 판매 전년比 7.5%↓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 1만5094대, 수출 44만7216대 등 전년 대비 7.5% 감소한 46만2310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내수는 지난해 1만5094대로 39.2% 감소했고, 수출은 44만7216대로 5.8% 줄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내수 1142대, 수출 5만1358대로 총 5만2500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1.5% 줄었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GMC와 뷰익의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는 한편,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고품질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KG모빌리티, 지난해 총 11만535대 판매…전년比 1%↑

KG모빌리티(KGM)은 지난해 내수 4만249대, 수출 7만286대 등 전년 대비 1% 증가한 11만535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대비 내수는 14.4% 감소했지만, 수출은 유럽과 중남미 등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확대에 힘입어 12.7% 늘었다. 이는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내수 2659대, 수출 7000대를 포함 총 9659대를 판매 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 9.6% 감소한 수치다. KGM은 올해 새로운 픽업 모델인 '무쏘(MUSSO)'를 출시하고 본계약에 돌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KGM 관계자는 “지난해 무쏘 EV 등 신제품 출시와 함께 11년 만의 최대 수출 등 글로벌 판매 물량 증가에 힘입어 2024년 대비 증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며 “특히 올해에도 무쏘 등 신모델과 다양한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내수 시장 대응과 해외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르노코리아, 지난해 총 8만8044대 판매…전년比 17.7%↓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5만2271대, 수출 3만5773대 등 전년 대비 17.7% 감소한 8만8044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내수는 31.3% 증가했지만 수출은 46.7% 줄었다. 내수 판매는 그랑 콜레오스가 총 4만877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수출은 신규 모델이 아직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만대 이상의 해외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을 이끌어온 아르카나의 물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며 전년대비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내수 4771대, 수출 1978대로 총 6749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53.9% 줄어든 수치다. 르노코리아의 12월 수출 실적에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폴스타의 전기 퍼포먼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4의 북미 수출 물량 776대도 포함됐다. 르노코리아는 “신규 수출 모델들의 해외 시장 판매가 본격화 되는 올해는 수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현대차, 지난해 총 413만8180대 판매…전년比 0.1%↓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71만2954대, 해외 342만5226대 등 전년 대비 0.1% 감소한 413만8180대를 판매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4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1% 증가, 해외 판매는 0.3%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는 관세 부담 등 통상 환경의 변화에 따른 비우호적인 대내외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아이오닉 9' 등 주요 신차들의 판매 지역 확대 및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 등을 통해 고부가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이뤘다. 현대차는 올해 △친환경 파워트레인 신차 출시 △신규 생산 거점 가동 △권역별 시장 변화에 탄력적 대응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 확보 및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올해 국내 70만대, 해외 345만8300대 등 총 415만83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은 관세 부담 등 복합적인 대내외 경영 리스크에도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를 통해 북미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수한 상품성과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을 바탕으로 판매 성장을 달성하고 신규 생산 거점의 본격 가동을 통한 현지 공급망 대응력을 강화해 고객이 신뢰하는 톱 티어 브랜드가 되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국내 6만2666대, 해외 26만5727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0.6% 감소한 32만8393대를 판매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신년사]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 “대전환의 해…사업재편 일관 진행”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가 “거시적인 글로벌 사업 재편은 물론, 국내 생산현장의 설비 조정에 이르기까지 사업구조 전환과 경쟁력 혁신 활동을 일관성 있게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 5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을 미래 성장을 위한 대전환점의 해로 만들어 나가자“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사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엄중한 경영을 해나가자고 했다. 이 대표는 “보유한 사업들을 항시 재점검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고 유망한 사업은 적극적으로 자원을 집중 투입·확장할 것"이라며 “경쟁력이 열세한 사업,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 등은 올해도 과감하게 합리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규 투자와 경상투자 재무관리는 물론, 원료 구매부터 생산, 판매, 고객 대응, 물류에 이르는 현금 운영 수준을 더욱 고도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사업 단위별로 혁신 활동을 지속하는 동시에 화학군 포트폴리오 전략실(PSO) 내 운영 시너지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미래 성장에 관해서는 △기능성 화합물(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친환경(그린) 소재 △기능성 동박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소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연구개발에 관해 이 대표는 “미래의 사업방향과 동기화된 화학군 중장기 연구개발 로드맵을 재구성할 예정"이라며 “학교와 민간 기업, 글로벌 연구소 등을 망라해서 개발의 파트너로서 다양한 협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안전한 사업장을 유지할 것을 거듭 당부한다"며 “조직의 방향과 목표를 명확히 공유하면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감을 가지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세심한 소통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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