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SK하이닉스 노사, 밤샘 교섭 끝 임단협 잠정합의 수순

SK하이닉스 노사가 밤샘 교섭 끝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 수순에 들어갔다. 최대 쟁점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주식 지급 방식을 놓고 의견 차이를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대표자 교섭을 열어 이날 새벽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노사는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룬 뒤 잠정합의안에 담을 세부 문구를 정리하고 있다. 노조는 문구 정리와 법률·실무 검토를 마친 뒤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합의 내용을 대의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타결 여부가 결정된다. 구체적인 잠정합의안은 이르면 오는 21일 구성원들에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교섭의 최대 쟁점은 PS 지급 방식이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 상한을 폐지하는 성과급 체계를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올해 교섭 과정에서 PS 가운데 일정 부분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고 매도 제한 기간을 두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주가 변동 위험을 구성원이 부담하게 된다며 반대해 왔다.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 조정하는 방안도 막판 쟁점으로 거론됐다. 다만 주식 지급 비율과 매도 제한 기간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PS의 60∼70% 주식 지급'과 '2∼4년 매도 제한' 역시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방안으로, 최종 잠정합의안에 그대로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더라도 조합원 투표라는 마지막 절차가 남아 있다. 최근 생산직과 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가 출범한 가운데 성과급의 주식 지급 방식에 대한 구성원 반발이 최종 가결 여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화에어로, ‘차륜형 자주포’ 첫 美 진출…“한미동맹 새 역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국산 무기체계 중 처음으로 미국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 한화디펜스USA가 미 육군과 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시제품 6문 공급계약 규모는 1억30만 달러(1417억 원)로, 12대를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총 누적 액면가는 2억6290만 달러(3715억원)에 이른다. 지난 1950년 6∙25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포병전력을 지원받았던 대한민국이 76년 만에 미국의 포병전력 등 방산 기반 재건을 지원하게 된 셈이다. 이번 시제품 공급계약이 체결된 K9MH는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모델로, 미 육군은 차기 자주포를 도입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초부터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에 신형 자주포 시제품 제작을 의뢰하고 복수의 글로벌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납기, 요구 성능, 현지화 비용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 계약에 따라 미 육군은 향후 최대 4년간 미 육군의 작전운용개념에 맞는 K9MH의 세부 조건들을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미군은 맞춤 조정 후 결함 내지 결격사유를 따진 뒤 최종 양산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이 같은 과정은 통상적인 절차라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쌓아온 미국 네트워크와 '사업보국' 철학의 연장선에서 이번 쾌거를 이뤘다고도 설명했다. 방산은 국가 기간 사업이며, 내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김 회장의 지론이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초 2020년대 초부터 신형 58구경장 화포를 탑재한 궤도형 자주포 개발 사업(ERCA)을 추진해 왔던 미 육군은 국제정세 악화 등으로 병력의 장거리 전개 수요가 늘면서 기동성이 높은 차륜형 자주포를 확보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군의 신규 자주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 김 수석부회장이 철저한 대비를 지시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4년 3월 미 육군이 발표한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관련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같은 해 12월 곧바로 K9MH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MH의 미국 진출에 자사 기술력뿐 아니라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도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이끌어낸 민관협력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사업 초기부터 최종 수주까지 주요 현안 등을 수시로 공유하는 등 긴밀한 공동대응에 나섰다. 특히 수주를 앞둔 마지막 단계까지 신속한 협의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갔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K9MH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미국 방산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기 위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지 자주포 공급망에도 투자해 미국 전투차량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육군의 장기 전력 현대화 파트너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단계적 현지화 전략을 실행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화를 가속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에 진입한 의미 있는 성과이자 대한민국의 무기체계가 미국을 지키는, 한미동맹의 새 역사를 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대한항공, 12월부터 ‘인천~멜버른’ 운항…“대양주 노선 경쟁력 강화”

대한항공이 호주 여행 성수기를 맞아 인천-맬버른 노선 운항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8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이 같은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호주 여행 성수기와 지속 증가하는 여객 수요에 대응하고 대양주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해당 기간 대한항공은 수·금·일요일 주 3회 노선을 운항해 고객 여행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노선에는 보잉 787-9 항공기가 투입되며, 오전 8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30분께 멜버른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귀국편은 같은 날 오후 10시 출발해 익일 오전 7시35분께 도착하는 일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천-맬버른 노선 운항을 통해 대양주 노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맬버른은 인구 530만명이 거주하는 호주 최대규모 도시 중 한 곳이다. 문화와 예술, 미식은 물론 비즈니스, 스포츠, 교육 인프라를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과 호주간 관광·교류가 확대되면서 맬버른 여행 수요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해당 항공편 예약 및 자세한 내용은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시장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고, 고객 편의와 네트워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노선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SK하이닉스, 40조 자사주 취득·소각…국내 상장사 최대

SK하이닉스가 4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와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내재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전격적인 조치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4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상장사 자기주식 소각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166만 2,000원) 기준 총 2,407만 주로, 전체 발행주식(7억 3,049만 2,365주)의 3.3%에 해당한다. 회사는 오는 8월 20일부터 3개월간 자기주식을 장내 매수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2024년 11월 발표했던 3개년(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에 이행한 것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되, FCF가 유의미하게 증가할 경우 정책 만료 전이라도 조기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회사 측은 AI 메모리 공급 확대에 힘입어 실적 호조가 지속되는 데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순현금이 약 69조 원에 달하는 등 현금창출력이 대폭 개선됨에 따라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이번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 기준을 기존 '누적 FCF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대폭 격상했다. 환원 방식 역시 자사주 취득·소각에 그치지 않고 현금배당을 병행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고정배당 외에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정책 기간 내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추가 주주환원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추가 환원 규모와 세부 방식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상세히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메가 IP ‘샹그릴라 프론티어’, 넷마블 신작 RPG로 출격

웹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된 일본의 메가 히트 지식재산권(IP)인 '샹그릴라 프론티어'가 넷마블 손에서 게임으로 재탄생한다. 넷마블은 단순한 IP 이식을 넘어, 원작의 독특한 설정과 감성을 게임의 문법으로 표현해내겠다는 각오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다음달 17일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하는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에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개발사 넷마블넥서스)을 공개한다. 대중에게 최초로 플레이어블 빌드가 공개될 예정으로, 이번 전시회는 작품의 방향성을 검증할 수 있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카툰 렌더링을 통해 구현된 세계의 시각적 완성도, 그리고 한 손 조작과 태그 시스템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실질적인 조작감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은 일본에서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하고, 코믹스 누적 발행 부수 1700만 부를 돌파한 인기 IP '샹그릴라 프론티어'를 기반으로 한 태그 교체 수집형 RPG다. 특히 이번 작품은 '샹그릴라 프론티어' IP 최초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원작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은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는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 유니크 몬스터 토벌 등 원작 IP를 충실히 구현해냈다. 또 간단한 한손 터치만으로 덱 조합과 연계 공격을 활용한 전략적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작품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개발자 레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D 카툰 렌더링을 통한 비주얼의 재해석이다. 원작에서는 비교적 단순하게 묘사됐던 NPC '에무르'의 인간형 변신 장면은 화려한 마법소녀물 연출로 승화됐다. 김경률 PD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원작의 2D 비주얼을 게임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했다"며 “'원작과 연결되는 오리지널리티'를 핵심 기조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주인공 '산라쿠'의 궤적을 쫓아가는 방식을 택한 것 역시 서사의 밀도와 원작의 명장면을 유저가 직접 체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개발진은 원작사인 고단샤와 협업해 스토리의 뼈대를 충실히 따르는 한편, 원작에서 미처 다뤄지지 않은 공간에 오리지널 캐릭터와 보스를 투입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원작 작가인 카타리나, 후지 료스케와 협업을 통해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뒷이야기도 게임 내 외전 콘텐츠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개발진은 조작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으로 준비 중인 이 게임은 세로 화면과 한 손 조작을 지원한다. 대신 전투의 변수와 액션성은 2인 교체 시스템으로 채웠다. 플레이어는 4인 1조의 덱을 구성해 적의 공격 패턴과 전투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교체하며 공방을 주도해야 한다. 복잡한 여러 버튼의 조합을 배제하는 대신 몬스터의 패턴 파악, 조합의 시너지, 그리고 정확한 교체 타이밍이라는 전략적 변수를 두어 수동 전투의 밀도와 손맛을 체험할 수 있다. 한편 이번 TGS에서는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의 시연 버전을 통해 전투 시스템과 원작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넷마블은 다양한 무대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규격 미달 중국산 태극기 저가 유통 심각…국내 제조업체 경영난 우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태극기를 구입할 때 반드시 국내에서 생산된 국기를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법정 규격과 디자인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품질 중국산 태극기의 무분별한 유통을 막고 국기의 존엄성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비례대표)은 공공부문의 국내 생산 국기 구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대한민국국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9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국가 및 지자체가 국기의 존엄성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국기의 도안·규격·표준색도 등 제작 기준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구매하는 국기의 국내 생산 여부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최근 법정 표준 규격이나 색도조차 맞지 않는 저품질 중국산 태극기가 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에 대량 유통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국내 태극기 제조업체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생산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가 상징인 태극기만큼은 최소한 공공부문이라도 엄격한 품질기준을 갖춘 국산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자국 국기 보호를 위해 엄격한 법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4년 제정된 '올 아메리칸 플래그 법(All-American Flag Act)'을 통해 연방정부가 미국산 국기만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원단과 실, 염료 등 모든 원부자재는 물론 직조·염색·봉제·포장 등 전 공정이 미국 내에서 이루어진 제품만 자국산으로 인정하며 국기의 상징성과 자국 제조 기반을 적극 보호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장이 국산 원료 사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여 국내에서 생산된 국기를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소희 의원은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체성, 국민적 자긍심이 담긴 국가의 상징"이라며 “공공기관에서조차 중국산 저가 국기를 사용하는 것은 국기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해 국내 생산 태극기를 구매하도록 해 규격 미달 국기 유통을 막고 국가 상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네이버 공채 멈추고, 카카오 채용 36%↓…IT업계 덮친 개발자 고용 한파

인공지능(AI) 확산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신입 채용 풍경을 바꾸고 있다. 한때 개발자를 대규모로 확보했던 네이버는 올해 신입 개발자 공채를 건너뛰고 AI 시대에 맞는 인재상과 선발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는 30세 미만 신규채용이 2년 새 36%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실시한 신입 공채에서는 AI 활용에 익숙한 'AI 네이티브'를 인재상으로 내세웠다.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했던 2021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당시 IT업계가 앞다퉈 개발 인력을 늘렸다면 최근에는 채용 규모를 조정하면서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신입의 경력 형성 기회까지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에는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 인력을 길러내는 '인재 파이프라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네이버, 공채 이어 부스트캠프도 멈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신입 개발자 공개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반기 공채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신입 개발자 공채를 이어왔다. 개발자 확보 경쟁이 치열했던 2021년에는 기존 연 1회였던 신입 공채를 상하반기 두 차례로 확대했다. 당시 연간 개발자 채용 목표는 약 900명에 달했다. 2023년부터는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파이낸셜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팀네이버 신입 공채' 체제로 확대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네이버는 AI 도입으로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가 빠르게 변하면서 기존 공채를 그대로 이어가기보다 이에 맞는 인재상과 선발 방식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가 도입되면서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 등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며 “이에 맞춰 어떤 인재상을 설정할지, 어떤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뽑을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인력은 경력채용 등 다른 방식으로 계속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재를 뽑는 방식뿐 아니라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2016년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과정에 이어 2021년 AI Tech 과정을 신설하며 매년 수백 명의 개발자를 배출해왔다. 두 과정 모두 올해 신규 운영을 중단했다. 커넥트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AI를 비롯한 기술 환경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개발자가 일하는 방식도, 성장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고 개편 배경을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부스트캠프는 현재 개편을 준비하고 있어 선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AI 환경이 확대되면서 커넥트재단에서도 이에 맞춰 전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다시 운영할 예정이다. ◇ 카카오, 채용 2년째 감소…30세 미만 36%↓ 카카오 역시 최근 신규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카카오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신규채용 인원은 2023년 452명에서 2024년 314명, 지난해 292명으로 줄었다. 2년 새 160명(35.4%) 감소한 규모다. 30세 미만 신규채용 역시 2023년 294명에서 2024년 208명, 지난해 187명으로 줄면서 같은 기간 107명(36.4%) 감소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단위 전 직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6개사가 참여해 세 자릿수 규모를 선발했다. 합격자들은 올해 1월 입사했다. 다만 올해 들어 새롭게 시작한 신입 공채 전형은 없다. 하반기 추가 공채 계획도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필요한 자리에 대해서는 상시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추가 공채 계획은 아직 없지만 향후 진행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방식을 전환한 것은 아니며 기존에도 필요한 인력은 수시로 채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입에게 요구하는 역량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카카오는 지난해 그룹 공채에서 AI 기술 활용에 익숙하고 적극적인 'AI 네이티브' 인재 선발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신아 카카오 CA협의체 의장은 “지금 청년들은 다양한 AI 기술을 접하고 활용하며 함께 성장해 온 첫 세대"라며 “남다른 질문으로 창의적인 답을 찾아낼 줄 아는 젊은 인재들의 적극적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좁아지는 신입문…“주니어 없이 시니어 없어" 네이버·카카오의 채용 변화와 맞물려 노동시장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오삼일 고용연구팀장과 오영식 조사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94%)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집중됐다. IT 분야에서도 청년 고용 위축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정보서비스업의 청년 취업자는 31.4% 줄었고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에서도 16.6% 감소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한정된 통계는 아니지만, IT와 지식서비스 업종 전반에서도 청년 고용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AI가 사회초년생이 주로 맡아온 정형화된 인지 업무부터 빠르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료 검색과 정리, 문서 초안 작성, 기초 분석, 번역, 단순 코딩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경력자가 쌓은 조직 특화 경험과 암묵지, 예외 상황에 대한 판단력은 상대적으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봤다. 오 팀장은 “AI가 가장 잘하는 분야는 매뉴얼화된 초급 업무"라며 “시니어들이 가진 조직 특화 경험이나 암묵지, 예외 상황에 대한 판단력은 쉽게 대체할 수 없고 시니어들은 AI를 활용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인력 효율화가 장기적으로 숙련 인력을 키우는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AI가 초급 업무를 대체하고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경우 신입이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도 줄면서 숙련 인력으로 성장하는 경로가 좁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팀장은 “개별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노동 비용을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다"면서도 “사회 전체의 후생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니어 없이 시니어가 생기지 않는다. 값싼 AI로 인재 파이프라인을 훼손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케이엔알시스템, 가반하중 1톤급 ‘고중량 사족보행 로봇’ 개발 착수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대표 김명한)이 가반하중(들어올리거나 운반할 수 있는 최대 무게) 1톤(1,000kg)급 '고중량 사족보행 로봇'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 상용화된 기존 전동식 사족보행 로봇의 적재 한계가 10~40kg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1톤급 사족보행 로봇 개발은 관련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파격적인 성능이다. ​최근 사족보행 로봇 시장은 군용 감시·정찰이나 산업 현장 점검 등 '이동형 센서 플랫폼'에 치중되어 있다.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Spot)'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의 상용 로봇은 보행 하중이 최대 40kg, 정지 하중도 120kg에 불과해 수백 kg 이상의 중량물을 옮겨야 하는 건설·중공업·군수 현장에서는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케이엔알시스템이 개발에 나선 고중량 사족보행 로봇은 최대 1톤의 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 시속 10km 이상의 속도로 평지 기준 최대 90km(험지 기준 약 40km) 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고하중 험지용 다목적 이송 플랫폼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회사는 핵심 관절에 2,000Nm(뉴턴미터)의 압도적인 회전력을 내는 '하이브리드 로터리 액추에이터'를 적용한다. 이는 2025년 9월 케이엔알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전기모터와 유압액추에이터의 장점을 결합해 초대형 화물 지지와 험지 돌파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주행 방식은 휠(바퀴)과 워킹(보행) 방식을 병용한다. 평지 주행 시 다리 관절의 대기전력을 차단해 기존 대비 주행거리를 최대 62%까지 연장하고, 각 휠에 탑재된 고출력 인휠모터를 통해 1톤 적재 상태에서도 경사로를 거침없이 등판하도록 설계됐다. 회사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독자적인 특수 구동구조 설계에 대한 특허 출원도 마친 상태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로봇을 시작으로 △건설·중공업 현장의 특수 자재 이송 △군사작전 시 전술차량 접근이 불가능한 지형의 탄약·포탄 수송 △재난·소방 현장 물자 지원 △원전 해체 현장 등 극한 환경의 무인화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 구동 모델은 2027년 1분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케이엔알시스템 김명한 대표는 “최근 10년간 사족보행 로봇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현장에서 정작 필요로 하는 '무거운 짐을 대신 지는 로봇'은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라며 “감시와 점검의 시대를 넘어 사람의 어깨를 실제로 가볍게 해주는 '일하는 로봇'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K-휴머노이드연합' 공식 참여기업이자 'AI팩토리 전문기업'인 케이엔알시스템은 심해 작업 로봇,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 고난도 로봇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말 가반하중 600kg급 고하중 '슈퍼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 초 1톤급 사족보행 로봇을 잇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고중량 작업용 로봇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 지위를 확립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여한구 면직 속 산업장관 美서 담판…삼성·현대차·한화 ‘후속 투자’ 촉각

한미 간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가 실행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통상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공백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직접 메우고 있다. 김 장관은 미국을 긴급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20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막판 쟁점을 조율했다. 이미 투자가 확정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한화 등의 미국 사업이 당장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 결정할 추가 투자와 한미 정부 간 프로젝트의 조건을 놓고 재계도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19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러트닉 장관과 만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9월 초 첫 프로젝트 발표를 목표로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장관은 미국 도착 직후 “막판이 되면서 실무적으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쟁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를 정리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이 대미투자 이행 속도를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는 자신은 직접 압박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투자에 속도를 낼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3500억달러 이제 실행 단계…관건은 '첫 단추' 한국이 미국과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는 크게 20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와 1500억달러 규모 조선협력으로 나뉜다. 관심은 2000억달러 전략투자의 첫 프로젝트다. 정부는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첫 투자사업을 미국 측과 협의해왔다. LNG와 발전 등 에너지 인프라가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아직 사업이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다. 첫 프로젝트가 중요한 것은 이후 투자사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 측의 전략적 필요뿐 아니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가 첫 사업에서 투자구조와 수익 배분, 위험 부담 등을 어떤 방식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이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의 셈법도 달라질 수 있다. ◇ 삼성·SK, 기존 투자보다 관심은 '후속 투자' 반도체 업계는 이미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교섭본부장 교체가 이미 집행 중인 사업을 직접 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재계의 관심은 오히려 앞으로의 추가 투자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 역시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부는 최근 2000억달러 전략투자 1호 후보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가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투자는 한미 전략투자 1호 사업과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 현대차·철강, 이미 실행 단계…통상조건이 변수 현대자동차그룹도 미국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공급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시설뿐 아니라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 철강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포스코가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자동차부터 철강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들 프로젝트 역시 이미 상당 부분 투자 방향이 구체화돼 통상교섭본부장 교체 자체가 사업을 중단시킬 가능성은 낮다. 다만 미국 내 생산을 크게 확대하는 기업일수록 향후 관세와 투자 인센티브, 현지 생산 조건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미 협상의 결과가 기존 투자보다 앞으로 결정할 투자 규모와 시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 한화·HD현대, 1500억달러 조선협력 현실화 주목 조선업은 정부 간 협상 결과에 더욱 민감한 분야다.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가 한미 조선협력에 배정돼 있어 한화와 HD현대 등 국내 조선사에는 미국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열려 있다. 한화는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미국 함정·상선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 역시 미국 조선업계 및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워싱턴DC에 조선협력센터를 설치하는 등 조선협력 실행을 위한 정부 차원의 기반 구축에도 들어갔다.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도 지난 5월 대미 전략투자와 함께 한미 조선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선은 미국 해군 함정과 상선 발주, 현지 조선소 투자, 공급망 구축 등 정부 정책과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 1500억달러라는 큰 틀이 실제 기업의 수주와 투자로 어떻게 배분될지가 하반기 조선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여 전 본부장의 갑작스러운 면직이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를 직접 중단시키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기존 미국 투자보다 앞으로 결정해야 할 사업의 조건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2000억달러 전략투자의 첫 사업을 시작으로 1500억달러 조선협력, 기업별 추가 미국 투자까지 상당한 규모의 자금 집행 여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투자 결정이 내려져 진행 중인 사업이 통상교섭본부장 교체로 당장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앞으로 추가 투자를 결정할 때 관세와 인센티브를 비롯한 사업 조건이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통상 전문가는 “장관이 직접 미국을 찾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당장의 협상 공백을 크게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대규모 투자는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후임 통상교섭본부장 인선 이후에도 협상 기조와 정부 간 채널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의 투자 판단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기차 이어 ESS까지…LG엔솔, 美 랜싱 공장 ‘투트랙’ 가동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의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미시간 랜싱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에도 활용하면서 전기차에 치우쳤던 생산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랜싱 공장은 ESS용 LFP(리튬인산철)와 전기차용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함께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35기가와트시(GWh) 이상이다. 생산 물량의 용도도 나뉜다. ESS용 LFP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시스템통합(SI) 법인 버텍을 통해 전력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 관련 고객에게 공급한다. 전기차용 NCM 배터리는 토요타의 미국 생산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3년 토요타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랜싱 공장 가동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거점은 5곳으로 늘었다. 미시간 랜싱·홀랜드와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등 단독 생산시설 3곳과 혼다·GM 합작공장 2곳이다. ESS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북미의 전력저장 수요 증가가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전력망 안정화와 전력 저장을 위한 ESS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준 북미에서 약 140GWh의 ESS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 전체 생산시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약 2년 반 동안 시장 수요에 맞춰 생산라인을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맞춰 늘렸던 생산시설을 ESS용으로 전환하거나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북미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도 병행한다. 랜싱 공장에서 토요타향 NCM 배터리를 생산하는 만큼 EV와 ESS를 동시에 겨냥하는 생산 구조를 갖추게 됐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는 “랜싱 공장의 가동은 북미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중요한 이정표"라며 “미국 모빌리티 산업과 에너지 인프라 미래를 뒷받침할 배터리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