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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메이스, 美 ‘팍스 웨스트’ 출격…글로벌 게임쇼 ‘종횡무진’

대표작 '다크 앤 다커(Dark and Darker)'로 지난해 7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글로벌 게임쇼에서 활약하고 있다. '다크 앤 다커'의 코어 유저가 많은 핵심 시장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언메이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하는 북미 게임쇼 '팍스 웨스트(PAX West) 2026'에 참가한다. 지난 2004년 시작된 PAX West는 해마다 수만 명의 관객이 방문하는 북미 대표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게임쇼다. 아이언메이스는 회사의 대표작인 '다크 앤 다커'를 미니게임 형태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양한 신규 굿즈를 함께 마련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이언메이스는 오는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하는 '도쿄게임쇼(TGS) 2026'에도 B2C 부스를 꾸린다. '다크 앤 다커'의 이용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다크 앤 다커' 플레이어는 현장에서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쳐 특별한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아이언메이스 관계자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소통하는 과정은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데 중요한 자산"이라며 “북미와 일본은 '다크 앤 다커'를 오랜 기간 즐겨주신 코어 플레이어가 많은 핵심 시장인 만큼, 플레이어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교감하고자 이번 두 행사의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크 앤 다커'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익스트랙션(Extraction·탈출) 장르의 게임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기고] 전쟁발 나프타 대란 리스크 현실화…‘재생원료’에 눈 돌릴 때

중동지역의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긴장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쟁 이전 톤당 약 600달러 수준이던 나프타 가격이 한때는 1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사태를 단순한 유가와 나프타 가격 상승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경우,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이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점이다. ◇ 중동발 위기가 드러낸 '자원안보'의 중요성​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의 생산과 운송,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급 차질은 곧바로 원료가격 상승 → 생산원가 증가 →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 조정 →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난 나프타 대란 사태는 일시적인 가격 급등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인 공급망 리스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제 석유화학 산업에도 에너지 안보를 넘어 원료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자원안보'의 관점이 중요해지고 있다. ◇ 수입선 다변화만으로 충분한가? 그동안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대응책은 수입선 다변화였다.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에서 원료를 조달하는 구조 자체가 유지된다면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대체 자원과 재생원료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그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폐플라스틱·폐비닐에서 생산하는 나프타급 재생원료다. 그동안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할 폐기물로 인식했던 폐플라스틱을 석유화학 산업에 다시 투입할 수 있는 원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폐기물이 다시 산업의 원료가 되고, 버려지는 자원이 국가의 전략자원으로 돌아오는 순환경제 구조다. ◇ 폐플라스틱이 '도시의 유전'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화학기업들은 바이오나프타와 폐플라스틱 기반 재생원료 등을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 활용하면서 화석원료 사용량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존 생산설비 전체를 새로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설비를 활용하면서 투입 원료의 일부를 저탄소·재생원료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이는 '공급망 안정'과 '탄소감축' 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의 한 축은 앞으로 단순한 설비 규모를 넘어 '어떤 자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순환시킬 수 있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기술적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나프타급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일부 국내 기술은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인 ISCC PLUS를 확보하고 해외 공급망 진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과거 폐플라스틱 산업의 중심이 '얼마나 안전하게 처리할 것인가'였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높은 품질의 자원으로 되돌릴 것인가'가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박상진 (주)도시유전 총괄이사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혹시 내 차도 태국산?”…수입차 ‘메이드 인’ 따져보니

수입차 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면서 브랜드 국적과 실제 생산국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생산 효율과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망을 구축하면서, 국내 인기 차종의 생산국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8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2만9817대로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적 등록은 24만48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2%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400대로 가장 많이 판매되며 7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BMW 6180대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4037대, BYD 3002대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와 BYD의 8월 판매량을 합치면 1만3402대로 전체 수입차의 45%를 차지했다. 누적 등록 대수에서도 두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테슬라의 1~8월 누적 등록대수는 7만67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3% 늘었다. BYD도 1~8월 1만7523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00% 증가했다. 이 가운데 8월 한 달간 1746대를 판매하며 테슬라의 국내 판매 차종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Y L는 미국 텍사스나 프리몬트공장이 아닌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다. 테슬라는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운송·제조 비용을 낮추고 현지 공급망을 활용하는 한편, 미국산 차량에 부과되는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한국에 판매되는 모델Y L 역시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들여오는 구조다. 모델Y L은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올해 7월부터는 미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하며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도 모델 Y L 생산에 돌입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시장 판매 물량은 여전히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공급된다. 같은 모델이라도 판매 지역에 따라 생산거점이 달라지는 셈이다. 상하이 공장은 모델Y L뿐 아니라 모델3와 모델Y를 생산하며 유럽·아시아·태평양·캐나다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한 주요 수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8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내 판매 및 수출 물량은 8만6166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증가했다. 올해 2분기에는 상하이 공장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해외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공장이 중국 내수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급을 뒷받침하는 핵심 생산·수출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브랜드인 BYD 역시 중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두면서도 글로벌 판매 확대에 맞춰 해외 생산거점을 넓히고 있다. BYD의 8월 글로벌 판매량은 44만293대로 집계됐으며, 이 중 해외 판매·수출 물량은 18만9466대로 전년 동월보다 134.5% 증가했다. 중국 내수보다 해외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주요 시장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시안·허페이·창저우·정저우 등 주요 생산거점이 차종별 생산을 나눠 맡는다. 허페이 공장에서는 아토3(중국명 위안 플러스), 시안과 창저우 공장에서는 씨라이언7을 생산한다. 정저우 공장에서는 송플러스·송프로·씰 DM-i 등 송 계열 차량을 생산하는 등 중국 내에서도 생산기지별로 차종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태국이 대표적인 생산거점이다. BYD는 태국 라용에 연간 1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세우고 2024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아토3·돌핀·씰·씰05 DM-i·씨라이언5 DM-i·씨라이언6 DM-i 등을 생산한다. 현지 판매뿐 아니라 해외 시장 수출도 맡고 있다. 국내 판매 차종의 생산국도 서로 다르다. 8월에 판매된 BYD 모델 가운데 씨라이언7은 중국, 씨라이언6 DM-i는 태국에서 생산된다. 1115대가 판매된 돌핀과 327대가 판매된 아토3 역시 중국과 태국 등 복수의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BMW도 차종에 따라 생산국이 갈린다. 8월 한달간 1902대가 판매된 5시리즈는 독일 딩골핑 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표 차종이다. 485대가 판매된 X5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된다. 스파르탄버그는 X5를 비롯한 BMW의 주요 SUV 생산기지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인기 차종은 독일 생산에 집중돼 있다. 8월에만 1404대가 판매된 E클래스 세단은 독일 진델핑겐 공장, 547대가 판매된 GLC는 독일 브레멘 공장에서 생산된다. 진델핑겐은 E클래스, 브레멘은 GLC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생산망이 더욱 세분화되면서 같은 브랜드·같은 차종이라도 판매 지역에 따라 생산국이 달라지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지역과 생산 효율 등을 고려해 생산거점을 배분하면서 하나의 브랜드가 여러 국가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브랜드 국적과 실제 차량의 생산국을 별개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청년공감] 10년 스팀 기록 살펴보니…게임트렌드, ‘경쟁’에서 ‘치유’, 그리고 ‘몰입’으로 이동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주류 트렌드가 승패 중심의 경쟁에서 협동과 소통, 그리고 개인의 몰입감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최근 10년간(2016~2026년) 연말 결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오랜 기간 게임을 이용해 온 대학생 김모(20)씨의 사례와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을 토대로 지난 10년간의 시장 흐름을 살펴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1인칭 슈팅(FPS)과 다중 사용자 온라인 전투 아레나(MOBA) 장르가 시장을 주도했다. 당시 이용자들은 고사양 PC 성능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승패를 가르는 경쟁 콘텐츠를 선호했다. 이 시기 스팀 상위권을 유지한 대표작으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 ▲도타 2(Dota 2) ▲배틀그라운드(PUBG) ▲레인보우 식스 시즈 ▲GTA V 등이 꼽힌다. 게이머들에게 이 시기의 게임은 타인을 제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정복 대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존의 시장 트렌드를 변화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이용자들은 승패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보다 타인과의 소통과 협동이 가능한 플레이 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이용자 김씨는 “팬데믹 당시에는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모여 함께 플레이하며 소통할 수 있는 게임을 주로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사들 역시 소통과 협동 요소를 강조한 콘텐츠 출시에 집중했다. 이 시기에는 ▲어몽 어스(Among Us) ▲발하임(Valheim) ▲파스모포비아(Phasmophobia) ▲잇 테이크 투(It Takes Two)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엔데믹으로 접어든 2023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는 개인의 플레이 경험과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는 오픈월드 RPG 및 로그라이크 장르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경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완전한 가상세계에 몰입하거나, 짧은 시간 내 직관적인 재미를 주면서도 점진적인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이다. 최근 순위권에 오른 ▲발더스 게이트 3 ▲엘든 링 ▲사이버펑크 2077 ▲하데스 I·II ▲팔월드(Palworld)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형 개발사의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독창성이 이용자들의 선택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김씨는 “새로운 장르의 등장보다는 이미 검증된 기존 명작들의 리메이크나 완성도를 높인 신작들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결국 지난 10간 스팀 시장의 흐름은 승부 중심의 '경쟁'에서 팬데믹 기간의 '소통과 협동'을 거쳐 개별 이용자의 '깊은 몰입' 형태로 확장돼 왔다. 이는 게임 선택 기준이 개발사의 규모나 이름값에서 이용자가 체감하는 본질적인 재미와 완성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교근 기자·추연지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shin1948@ekn.kr

“디젤 슈퍼사이클인데”…정부 ‘수출 제한’ 가로막힌 K-정유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 여력이 정부 규제라는 '천장'에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디젤(경유) 공급난에 따른 고마진 환경 속에서 기계적 수출 통제라는 장벽을 만나 슈퍼사이클 탑승에 일부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내수 수급 여건을 고려해 규제를 유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경유 크랙 스프레드(정제 마진)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러우전쟁 여파로 세계 2위 경유 공급국인 러시아의 정제설비 가동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차질이 겹치며 구조적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진 탓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3일(현지시간) 남유럽 디젤 마진이 지난 1일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104.08달러를 기록했고, 같은 날 북유럽도 99.66달러(배럴당)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디젤 정제마진 역시 지난 2일 기준 장중 108.02달러(배럴당)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두드리고 있다. ◇ 수출단가 50% 급등했지만...'규제 천장' 정유사 눈앞 글로벌 경유 공급난에 따른 가격 강세는 국산 제품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수출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경유 수출단가는 중동전쟁 개전 초기인 지난 2월 배럴당 90.9달러에서 지난 7월 138.6달러로 반년 새 52.5% 급등했다. 7월 기준 수출액(배럴당)은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5.4% 뛰었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은 국산 제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수출 지형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 유조선 프리아모스호가 한국산 경유 9만톤(t) 가량을 싣고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국산 경유는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수출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급불균형이 국내 정유업계의 시장을 확대하고 국산 제품의 몸값 역시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우호적인 시장 상황 속에서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 정유업계의 경유 수출여력이 한계에 임박했다는 점이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한국의 경유 수출량은 제도 시행 이후 △1490만5000배럴(3월) △1262만7000배럴(4월) △1350만배럴(5월) △1508만2000배럴(6월) △1832만5000배럴(7월) 수준으로 집계됐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차질로 역내 원유 수급이 빠듯했던 4~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70~80% 수준으로 수출하는데 그쳤던 반면, 상대적으로 원유 수급이 안정화된 6~7월 들어선 전년 동월 대비 수출량이 수출 제한치 인근까지 도달했다. 특히 7월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98.8% 수준을 보여 당월 허용된 수출 쿼터를 사실상 대부분 소진했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3월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제품을 각 월별로 전년 대비 100% 이하로만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한 상태다. ◇ 내수 안정화 공감대…“'잉여 생산' 수출 확대 열어줘야" 수출시장 호황이 곧 규제 해소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중동전쟁 여파로 시장 내 원유 조달 불확실성이 잔존한만큼, 섣부른 규제 완화는 내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정부 역시 이 같은 가능성을 우려해 수출규제 완화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중동 위기가 여전히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민 생활과 산업 활동에 필수적인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정부가 양보할 수 없는 책무"라며 수출규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특히 김 장관은 “최고가격제로 국내 가격에 상한이 있는데 해외 가격이 크게 오르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해외시장으로 물량이 이동할 유인이 커진다"며 “수출관리는 기업의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비상시에 국내에 필요한 물량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는 이러한 제도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정부가 수출규제 유연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부가 이른바 '매점매석 고시'를 통해 정유업계가 생산한 석유제품을 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만큼, 수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업계의 국내 우선공급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3월 매월 정유사가 생산한 석유제품에 대해 전년 동월 대비 90% 이상을 국내에 반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한 바 있다. 업계는 또, 내수 석유제품 수요가 예년보다 부진한 점을 들어 수출 제한 상한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매점매석 고시에 따른 90% 국내 의무 반출 조건은 유지하되, 내수에서 소화되지 않는 잉여 생산량을 감안해 수출 제한을 탄력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트로넷 통계에 따르면, 실제 국내 경유 소비량은 지난 7월 기준 1288만3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1.3% 저조했다. 전체 석유제품 내수 수요 역시 7043만3000배럴로 같은 기간 17.2%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 역시 내수 우선 공급이 기본 원칙인 만큼 수출 제한이 완화된다고 해서 국내에 공급해야 할 물량을 수출로 돌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현재 국내에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정유사에 따라 내수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이 재고로 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제와 수출 제한이 장기간 이어진데다 최근에는 원유 수급도 안정되고 정유사들의 공장 가동 여건도 개선된 상황"이라며 “국내 공급 물량에 대한 조건은 그대로 유지하되 내수 수급이 안정적인 경우 잉여물량이나 추가 수출 여력이 있는 범위에서 수출 제한을 탄력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IFA 2026] “잠들면 냉방 알아서 조절”…삼성 AI 무풍에어컨 ‘2관왕’

삼성전자가 4일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혁신상 4개를 휩쓸었다. 지난해 IFA 주최 측이 새로 만든 시상 프로그램에서 디자인 부문 최고상 1개와 우수상 1개, 생활가전 부문 우수상 2개를 받으며 AI 가전의 완성도와 디자인 역량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그중 벽걸이형 무풍 에어컨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프로'는 디자인 최고상과 가전 부문 우수상을 겹쳐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가전을 기능 위주 기기에서 공간과 어우러지는 오브제로 바꾸려는 시도가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수상작들은 하드웨어 성능 못지않게 사용자 생활 패턴을 읽어내는 AI 기능과 인테리어 친화적 외관을 함께 갖췄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AI와 함께하는 일상의 동반자'를 주제로 내걸고, 기술 편의성을 넘어 사람의 생활 방식을 세심하게 살피는 방향성을 앞세웠다. ◇ 에어컨, 냉방기기에서 '조용한 인테리어'로 디자인 2관왕을 차지한 벽걸이 에어컨은 전면부를 군더더기 없는 평면으로 처리하고, 무풍 기능의 핵심인 미세 통풍구를 하단에 배치해 시각적으로 안정감 있는 형태를 완성했다. 기능 면에서는 레이더 센서로 사용자 위치와 동작을 인식해 7가지 맞춤 바람 패턴과 고효율 냉방을 제공하는 'AI 모션바람'이 탑재됐고, 열교환기 미세 제어로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갤럭시 워치와 연동해 실제 수면 리듬에 맞춰 냉방을 조절하는 '웨어러블 굿슬립' 기능도 눈에 띈다. ◇ 식재료 알아보는 AI·4mm 틈새 설계 디자인 부문 우수상을 받은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32형 대형 디스플레이를 전면에 달아 사용자 맞춤형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하는 '보이스 ID'와 일정·사진·건강정보를 골라 보여주는 '나우 브리프' 기능이 핵심이며, 음성이나 터치만으로 문이 열리는 '오토 도어'로 조작 편의성을 더했다. 특히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 출입을 실시간 인식하는 기능에 구글 제미나이를 결합해 인식 범위를 넓혔고, 보관 중인 재료로 레시피를 제안하는 기능과 사용 패턴 리포트도 함께 제공한다. 가전 부문 우수상을 받은 '4도어 키친핏 맥스' 냉장고는 좌우 4mm의 최소 여유 공간만으로 문을 완전히 열 수 있도록 설계해 별도 가구 공사 없이도 주방에 맞춤 설치가 가능하다. 문 단열재 두께를 최적화해 외관 크기는 그대로 두고 내부 수납공간을 늘렸고, 문을 자주 여닫거나 대용량 식재료를 보관할 때 반도체 소자를 추가로 가동하는 '하이브리드 쿨링' 기술로 냉각 효율을 관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 기간 베를린 훔볼트 카레에 별도 전시관을 꾸려 이들 수상작을 포함한 AI 생활가전 라인업을 8일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폭스바겐, 5만개 직무 조정 ‘초강수’…차종도 절반으로 축소

폭스바겐그룹이 2030년 연간 판매 900만대와 영업이익률 9%를 목표로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선다. 제품군을 줄이는 동시에 생산거점과 인력, 지배구조까지 손질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가 지난 3일 경영이사회가 마련한 '미래 계획 2030'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4일 밝혔다. 총 12개 핵심 과제를 통해 제품과 생산, 지역 사업, 조직 구조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한다. 제품 전략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핵심이다. 모델 포트폴리오는 약 50% 줄이고 제품 구성의 복잡성은 약 75% 낮춘다. 판매량이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제품과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브랜드별·시장별 제품 구성을 단순화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부문에서는 유럽 공장의 공급 능력부터 다시 계산한다. 현재 폭스바겐그룹의 유럽 생산능력은 시장 수요보다 50만대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2031~2034년 엠덴·츠비카우·하노버·네카르줄름 공장의 경쟁력 있는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검토한다. 생산 배정이 어려운 공장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살핀다. 유럽 생산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2027년 6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인력 구조도 손질한다. 미래 계획에 따라 관리직을 포함해 그룹 전체에서 약 5만개 직무를 추가로 조정한다. 기존에 진행 중인 인력 조정 프로그램에 더해 추가 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향후 사업 구조에 맞춰 그룹의 인력 배치를 다시 정비한다.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 규모도 제시했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총 1350억유로를 투입한다. 2030년에는 연간 900만대 판매와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약 310억유로의 영업이익에 해당한다. 지역별 사업 전략도 달라진다. 북미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차급과 세그먼트에 집중하고, 중국에서는 현지 자동차 시장의 성장 전망을 반영해 사업 방향을 조정한다.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글로벌 사우스' 수출 확대도 추진한다. 조직과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간소화한다. 그룹 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지분 및 사업 포트폴리오는 약 3분의 1 축소한다. 핵심 사업과 직접적인 전략적·재무적 기여도가 낮은 사업은 매각하거나 재편하고, 부동산 자산도 검토 대상에 포함한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미래 계획 실행에 대해 “폭스바겐그룹의 미래를 향한 강력한 신호탄이다"라며 “앞으로 수년간 1,000억 유로 이상의 투자를 집행해 그룹의 대표 브랜드들을 한층 더 매력적이고 강력하며 경쟁력 있게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말했디.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정부는 미적, 기업은 진땀…삼성·SK 덮친 美 ‘반도체 표적 관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국가별 세율·쿼터를 미국 내 투자 실적과 연계하는 '2단계 반도체 관세'를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로운 투자 압박에 직면했다. 정작 이 부담을 덜어줄 협상 카드는 정부가 쥐고 있지만 집행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미국이 꺼내든 관세 카드는 세금을 걷으려는 게 아니라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에 가깝다. 그런데 이를 대신 풀어줄 한미 전략투자 집행이 늦어지면서, 개별 기업들만 미국의 전방위 압박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투자신고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10월 관세 협상 때 우리 반도체에 대해서는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겠다고 미국이 이미 얘기한 적이 있고, 그 정신 하에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 간 합의를 담은 공동설명자료와 대미투자 양해각서(MOU), 최근의 무역법 301조 관세 부과까지 모두 같은 원칙 아래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측의 구체적인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고, 이달 중 마무리하기로 한 대미투자 사업 계획도 “변함없다"고만 했다. 투자 규모 확대 요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국익이 걸린 협상인 만큼 지켜봐 달라"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 CNBC·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2단계 반도체 관세의 얼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고강도 관세를 물리고, 대상도 반도체 자체를 넘어 노트북·게임기·데이터센터 서버 등 완제품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 들어오기 위한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직접 겨냥해 “이곳에 공장을 짓는 건 필수적"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앞서 지난 7월 마이크론 뉴욕 공장 기념식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데려와 공장을 짓게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구조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는 곳은 TSMC다. TSMC는 애리조나에 기존 16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7월 10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추가로 발표하며 총 2650억 달러 규모 설비를 짓고 있다. 여기에 200억~300억 달러를 더 얹을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투자 규모에 비례해 관세가 낮아지는 구조라면 TSMC는 관세 부담 대부분을 흡수하며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손에 쥘 공산이 크다. 반면 삼성전자의 누적 대미 투자는 370억 달러, SK하이닉스는 39억 달러에 그친다. 대만 수준으로 맞추려면 지금까지 쓴 재원의 6.5배를 더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더 민감한 대목은 투자의 '질'이다.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오스틴에 짓는 시설은 파운드리와 연구개발(R&D) 라인이고,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에 구축 중인 시설은 메모리 후공정 거점이다. 미국이 관세 면제 조건으로 '메모리 전공정 팹'을 콕 집어 요구할 경우 두 기업 모두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공정 팹 한 곳을 새로 짓는 데만 60조~100조원이 들고 핵심 기술 유출 우려까지 겹쳐, 기업들이 선뜻 결단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압박이 실제 관세 부과보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현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협상 카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관세를 저렇게 타겟팅하겠다는 것은 지렛대로 삼는 것이지,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렵거나 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한국 기업이 순순히 미국의 요구에 맞출 유인도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고, 국내 투자 여력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라 받기로 한 보조금조차 완전히 지급되지 않은 전례도 있다. 김 교수는 “이 문제는 삼성·SK 반도체 부문만 떼어내 볼 게 아니라 한미 FTA와 3500억 달러 전략적 투자를 함께 봐야 한다"며 “그중 2000억 달러는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인 만큼, 반도체 생태계 투자 사업 중 하나로 엮어서 추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지점이 정부의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오르는 대목이다. 개별 기업이 관세 압박에 대응해 독자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단하기는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운 만큼, 정부가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운용 중인 전략투자 사업을 서둘러 집행해 반도체 생태계 투자와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렇게 하려면 개별 기업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올해 200억 달러 실링으로 잡혀 있는 전략적 투자 사업을 정부가 빨리 추진하는 게 낫다"며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가 계속 미적미적거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계속 압박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IFA 2026] PC·폰·태블릿·워치 총출동…레노버, ‘하이브리드 AI’ 띄운다

레노버가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에 맞춰 자체 행사 '레노버 이노베이션 월드 2026'을 열고 개인용·기업용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을 하나의 AI 비서로 묶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중심으로 디바이스 라인업을 폼팩터와 디자인 단위로 세분화해 내놓은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개인용 AI는 기기별로 따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 경험이 단절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레노버는 이런 한계를 겨냥해 하나의 AI 비서가 여러 기기를 넘나들며 작동하는 방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PC 제조사에 머물지 않고 모토로라 스마트폰·워치까지 포괄하는 생태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레노버의 개인형 AI 비서 '키라'는 이번 발표에서 적용 범위를 크게 넓혔다. 기존 고사양 PC 중심이던 지원 대상을 16GB 메모리 탑재 PC까지 확대했고, 안드로이드 17로 업그레이드되는 모토로라 엣지·레이저·시그니처 시리즈 일부 모델과 신형 스마트워치 '모토 워치 울트라'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도 강화해 워카토와 손잡고 지메일, 구글 캘린더, 슬랙, 아웃룩 등 업무용 서비스에서 곧바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붙였다. PC 안에 갇혀 있던 AI 비서를 일상에서 쓰는 여러 앱과 기기로 끌어낸 셈이다.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를 겨냥한 신제품에는 로컬 연산 성능이 전면에 배치됐다. 엔비디아 RTX 스파크를 탑재한 프리미엄 노트북 '요가 프로 9n'과 '요가 9n 투인원', 펜 입력에 특화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요가 탭 플러스 2세대'·'요가 탭 2세대'가 대표적이다. 음성·펜·카메라·터치를 결합해 여러 레노버 기기에서 아이디어를 이어 기록할 수 있는 '스마트 캔버스 콘셉트'도 함께 공개했다. ◇ 컬러 노트북부터 개념증명 콘셉트까지, 폼팩터 다변화 일반 소비자용 라인업은 디자인 다양화에 무게를 실었다. 7가지 색상 옵션을 갖춘 '아이디어패드 바이브 시리즈'는 노트북을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 사용자를 겨냥했고, 새 구조로 설계한 가정용 데스크톱 '아이디어센터 올인원 i'는 업무·학습·엔터테인먼트를 한 기기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미래형 폼팩터 실험도 이어졌다. 팬 없이 얇은 두께로 성능을 유지하는 '프로젝트 에어로블레이드 콘셉트', 필요할 때 화면을 넓혀 쓰는 휴대용 노트북 '프로젝트 스완 콘셉트' 등 개념증명 제품을 통해 차세대 비즈니스 기기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모토로라가 카메라·헬스케어 기능을 앞세운 신제품을 내놨다. 2억 화소 카메라와 스냅드래곤 7s 3세대를 탑재한 커브드 디자인 '모토로라 엣지 70 플러스', 폴라의 피트니스 데이터 분석과 웨어 OS, 키라 연동을 갖춘 '모토 워치 울트라'가 나왔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수작업으로 장식한 프리미엄 폴더블 '모토로라 레이저' 브릴리언트 컬렉션도 라인업에 추가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IFA2026] 엔비디아, ‘집 안 유휴 PC’ 겨냥 로컬 AI 라우터 ‘페어’ 첫 공개

엔비디아가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에서 개인용 AI 라우터 소프트웨어 '엔비디아 페어(PAIR)'를 처음 공개했다.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여러 대의 PC가 각자 남는 연산력을 모아 하나의 AI 추론 인프라처럼 작동하게 하는 무료 오픈소스 도구다. 오는 10월 출시하는 소형 AI PC '엔비디아 RTX 스파크'와 맞물려, 개인용 PC를 게임·콘텐츠 제작 기기에서 AI 에이전트 상시 구동 기기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가정 내 PC는 최근까지 AI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영역이었다. AI 경쟁의 축이 데이터센터용 대규모 GPU 클러스터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컬 환경에서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에이전트를 돌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미국 가정 절반 이상이 PC를 두 대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이 연산 자원 대부분이 하루 중 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엔비디아는 '분산' 전략을 택했다. ◇ 기기 간 작업 분산으로 로컬 AI 병목 해소 페어의 핵심 기능은 에이전트가 만들어내는 다수의 추론 요청을 네트워크 내 여러 PC로 자동 분배하는 것이다. 하나의 복잡한 작업을 여러 하위 에이전트가 나눠 처리할 때, 요청이 한 대의 GPU에 몰리지 않도록 유휴 상태인 다른 기기로 넘긴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자체 테스트에서는 하위 에이전트 5개가 동시에 작업할 경우 단일 기기로는 약 18분이 걸렸으나, 페어로 3대에 나눠 처리하자 8분 48초로 줄었다. 여러 기기의 GPU나 메모리를 물리적으로 묶어 하나의 초대형 모델을 돌리는 방식은 아니며, 독립적인 요청들을 병렬로 흩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구조다. 윈도우·macOS·리눅스에서 쓸 수 있고, 지포스 RTX 20 시리즈 이상 GPU와 RTX PRO 워크스테이션, DGX 스파크, 애플 M4 이후 칩을 탑재한 기기를 지원한다. 로컬 에이전트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는 파트너 생태계에서도 이어진다. 누스 리서치의 범용 에이전트 '헤르메스'는 윈도우 RTX·DGX 환경에서 GPU를 자동 인식해 적합한 모델과 설정을 원클릭으로 마쳐주는 기능을 준비 중이다. 38만 개 이상의 깃허브 스타를 받은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로젝트 '오픈클로'도 24GB 이상 메모리를 갖춘 RTX GPU 기반 윈도우 PC를 대상으로 설치 과정을 간소화했다. 퍼플렉시티가 지난달 선보인 '포터블 컴퓨터'는 모델·오케스트레이션·도구를 하나로 묶은 에이전트로, 코드 리뷰나 세무 자료 분석, 서비스 이탈 지점 파악 같은 작업을 클라우드 전송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여기에 오픈소스 추론 엔진 최적화도 병행돼, 지포스 RTX 5090에서 처리량이 최대 1.9배, DGX 스파크 2대 클러스터에서는 최대 1.4배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PC 하드웨어·콘텐츠 업계까지 '로컬 에이전트' 채비 소프트웨어 밖에서는 전용 하드웨어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출시하는 RTX 스파크(공식 모델명 N1X)는 블랙웰 GPU와 그레이스 CPU를 결합해 최대 128GB 통합 메모리, 최대 1페타플롭 연산 성능을 낸다는 사양을 앞세운다. 이번 IFA에서는 레노버가 요가 프로 9n과 2-in-1 모델을, 에이서가 소형 데스크톱 콘셉트를 공개하며 관련 라인업을 넓혔다. 이미 발표된 6개 제조사 제품군에 추가되는 구성이다. 콘텐츠·게임 업계와의 접점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게임스컴에서 일렉트로닉 아츠와 엠바크, 유비소프트가 RTX 스파크에 최신 게임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앞서 5월 컴퓨텍스에서 합류를 밝힌 크래프톤·넷이즈·라이엇게임즈·엑스박스와 함께 지원사 명단이 늘었다. 창작 도구 쪽에서는 사이버링크의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 '포토디렉터'가 RTX 스파크에 최적화된 AI PC 모드를 10월 함께 출시한다. 생성형 보정과 배경 교체 등 편집 기능을 텐서RT-RTX와 FP8 연산으로 기기 내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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