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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원신부터 ZZZ까지…킨텍스 꽉 채운 호요버스

“죄송하지만, '30장 점괘'는 모두 마감됐습니다." 2일 오후 12시 15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 축제 '호요랜드(HoYoLAND) 2026' 현장. 행사 진행요원이 관람객들에게 일부 유료 콘텐츠가 조기 마감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곳곳에서 아쉬움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사전예매 후 순차 입장을 시작한 지 3시간이 채 안된 상황에서 당초 예상보다 '원신'의 일부 유료 콘텐츠에 관객이 크게 몰린 결과다. 호요버스의 히트작 '원신'은 이날 호요랜드 행사장에 유료 콘텐츠로 '점괘 뽑기'를 준비했다. 이용자는 적게는 1장, 10장, 30장 뽑기 중 하나를 골라 장당 2000원에 뽑기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이중 30장 뽑기 콘텐츠가 조기 마감된 것이다. 뽑기를 위해 줄을 서 있던 한 관객은 “입장하자마자 달려왔는데 벌써 마감이라니 너무 아쉽다"며 “10장 뽑기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는 이날부터 5일까지 나흘 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호요랜드2026'을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호요랜드'는 호요버스의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단독 오프라인 행사다. 호요랜드에는 '붕괴3rd', '원신', '미해결사건부',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 호요버스 대표 게임 5종이 참여했다. 킨텍스 제2전시장 7·8홀과 야외 공간에 게임별 체험존과 무대, 코스프레, 2차 창작 전시, 굿즈존 등을 마련했다. 호요버스의 인기 작품 5개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만큼, 이날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게임 팬과 코스튬플레이어들이 대거 몰렸다. 호요버스에 따르면 장당 3만원(예매 수수료 포함)인 행사 티켓 3만4000장은 전부 매진됐다. 부스 이벤트 중 가장 눈길을 모은 공간은 '젠레스 존 제로(ZZZ)'의 왈츠 이벤트 존이다. 방문객들은 게임 내 캐릭터 '레미엘'로 분장한 코스튬플레이어와 손을 잡고 왈츠를 추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호요버스 관계자는 “이번에 준비한 콘텐츠 중 팬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콘텐츠"라며 “이전에 했던 적이 없는 새로운 형식인 만큼 관객들의 호응도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성도 높은 팬덤을 가진 게임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굿즈 존의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객이 한번에 몰리지는 않았다. 굿즈 판매를 현장 구매가 아닌 온라인 예약 수령 방식으로 운영해서다. 이용자는 입장 시 받은 팔찌 QR코드로 개별 웹페이지에 접속해 굿즈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할 수 있다. 결제 완료 후 안내된 수령 시간에 맞춰 데스크로 방문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호요버스는 한국을 핵심 시장 중 한곳으로 보고 집중 관리하고 있다. 특정 작품 하나를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호요버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키우는 전략이다. 한국은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이용자당 소비력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진다. 호요버스는 올해 4년 만에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에도 100부스 규모로 참가해 한국 유저들과 만날 예정이다. '지스타 2026'에서는 '젠레스 존 제로' 부스 이벤트를 비롯해 '붕괴: 넥서스 아니마'와 '쁘띠플래닛'의 한국 첫 오프라인 시연,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무대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부산서 개발하고 만든다…르노코리아, 지역 거점 키우며 내수 반등

르노코리아가 부산을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미래차 개발까지 아우르는 거점으로 키운다. 9월 내수 판매도 전월보다 13.1% 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1일 부산 동래구에 플래그십 전시장 '르노 동래'를 열고 부산을 중심으로 한 사업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르노 동래는 르노 성수에 이은 두 번째 플래그십 전시장으로, '르노, 부산이 만듭니다. 부산을 달립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핵심은 판매 공간을 넘어 부산공장의 역할을 개발 영역까지 넓히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2027년 상반기 '부산 뉴 테크 센터'를 출범하고 경기 용인에 집중된 연구개발 기능 중 개발 인증과 안전성 테스트 등 미래차 관련 일부 기능을 부산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공장에는 충돌시험장과 모의 충돌시험장비(SLED), 다목적 환경시험 챔버 등 17개 핵심 연구개발 설비가 들어선다. 르노코리아는 설비 구축에 약 700억원을 우선 투입하고 부산공장 외부에도 부산시와 함께 미래차 연구개발을 위한 추가 설비를 조성할 계획이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신차 테스트부터 최종 생산까지 전 과정을 부산에서 연결하는 '엔드-투-엔드 자동차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개발·시험 기능을 부산공장 생산라인과 연결해 차량 개발 과정의 연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판매에서도 월간 실적이 개선됐다. 르노코리아는 9월 국내에서 2289대를 판매했다. 8월 2024대보다 13.1% 증가한 수치다. 르노코리아는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줄었지만 필랑트와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에 적용한 '7년 14만㎞' 무상 보증연장 프로그램이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차종별로는 그랑 콜레오스가 1007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아르카나는 691대, 필랑트는 591대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판매 증가율은 아르카나가 20.2%로 가장 높았고 필랑트 13.7%, 그랑 콜레오스 8.4% 순이었다.르노코리아의 9월 전체 판매는 내수 2289대와 수출 4267대를 합쳐 6556대였다. 르노코리아는 이날 BNK금융그룹과 지역 자동차 산업 상생을 위한 산업금융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르노코리아 측은 “신차 대리점과 정비·부품 서비스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고객의 자동차금융 편의를 높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손가락 4개 뿐인 아틀라스…“산업 현장서 충분”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일(현지시간) 아틀라스에 탑재되는 차세대 로봇 핸드를 공개했다. 차세대 로봇 핸드에는 엄지를 포함한 4개 손가락에 총 13자유도를 적용하고 손끝과 손바닥에는 촉각 센서가 배치됐다. 사람 손처럼 다섯 손가락을 구현하는 대신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능과 비용 효율에 초점을 맞춘 네 손가락 구조를 선택했다. 공개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드릴 비트를 집어 공구에 끼운 뒤 버튼을 눌러 나무에 구멍을 뚫었다. 손끝으로 작은 너트를 잡아 돌려 체결하는 작업도 수행했다.이 밖에 얇고 긴 드럼 스틱을 손가락으로 회전시키거나 매끄러운 골프공 두 개를 한 손 안에서 움직이는 동작도 선보였다. 물체의 형태와 재질, 마찰 특성이 달라도 손가락별 힘과 움직임을 조절하면서 물체를 다루는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설계 복잡도와 전력 소모, 비용, 내구성, 수리 편의성 등을 비교해 아틀라스의 네 손가락 구조를 선택했다. 아틀라스 행동 조작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알베르토 로드리게즈는 엄지손가락 개수와 새끼손가락의 필요성 등을 놓고 다양한 설계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실험과 시뮬레이션, 3D 프린팅 목업 등을 거친 뒤 개발자들이 새끼손가락을 고정한 채 업무를 수행해보는 방식으로 설계를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새 손에는 촉각 센싱 기술도 적용됐다. 손끝과 손바닥에 압력 기반 센서를 배치해 물체와 접촉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힘의 변화를 감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물체를 잡는 데서 나아가 손 안에서 위치와 방향을 바꾸는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AI 학습 방식도 실제 제조 환경을 염두에 뒀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개발 초기부터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학습시킨 뒤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 방식을 적용했다. 가상환경에서 모터 토크와 마찰, 물체 형태, 작업 중 발생하는 외란 등을 바꿔가며 강화학습을 진행하고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건에 대응하도록 했다. 하드웨어 역시 실제 산업 현장을 고려했다. 사람 손과 비슷한 크기를 유지해 기존 작업공간과 공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구조를 단순화하고 주요 부품을 모듈화했다.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규모 양산 가능성까지 고려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최근 문을 연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도 새 핸드의 현장 적용과 연결된다. RMAC은 현대차그룹 제조 환경을 모사한 실증 공간으로, 아틀라스가 실제 제조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검증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수집한 데이터를 다시 학습과 현장 적용에 반영하는 데이터 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기획] 800조 반도체가 바꿀 광주·전남…공장 넘어 ‘산업·생활지도’ 다시 그린다④

팹 4기 들어서면 소부장·R&D·물류까지 연관 산업 재편 가능성 상시인력 2만3000명 전망…일자리 따라 주거·교육·의료 수요도 변화 대기업 투자 넘어 지역기업 공급망 참여·청년 정착까지 이어져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800조원 규모로 제시된 서남권 반도체 투자가 현실화할 경우 광주·전남의 산업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광주·전남 산업은 자동차와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여기에 반도체라는 대규모 첨단산업이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산업 구조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반도체 생산공장이 들어서는 데 그치지 않고 소재·부품·장비를 비롯해 연구개발과 물류, 인력양성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파급효과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와 기업이 제시한 구상에서 핵심 입지로 거론되는 곳은 광주 군공항 이전부지다.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를 활용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인근 지역까지 관련 산업이 연결되는 광역 산업권으로 확장하는 그림이 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메모리 반도체 팹 2기씩, 모두 4기를 구축하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서남권 반도체 산업도 단순한 '유치 구상'을 넘어 실제 산업단지 조성과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를 논의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 하나가 들어선다고 지역경제가 곧바로 커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라인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려면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는 물론 산업용 가스와 초순수, 대규모 전력 공급망, 폐수처리시설, 설비 유지보수 등 다양한 기반산업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결국 대규모 팹 투자의 성패는 생산시설 자체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주변에 얼마나 촘촘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반도체 산업을 대표적인 '생태계 산업'으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산공장 주변에 형성될 새로운 산업지도 서남권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형성될 소부장 기업과 협력업체의 움직임이다. 대규모 팹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장비 유지보수와 공정 지원은 물론 산업용 가스, 폐수처리 등 생산시설 가동을 뒷받침하는 기반 서비스 분야도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에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설 경우 주변 산업단지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전력과 용수, 물류 등 생산활동을 뒷받침할 기반시설을 갖추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지역 기업이 반도체 공급망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느냐다. 대기업 생산시설만 지역에 들어서고 핵심 소재·부품·장비는 다른 지역 기업이 공급하는 구조라면 투자 규모에 비해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지역 기업들이 소부장과 장비, 유지보수, 물류 등의 분야에서 공급망에 참여할 경우 반도체 투자가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을 끌어들이는 계기로 이어질 여지가 커진다. 이런 점에서 광주를 중심으로 나주와 무안 등 인접 지역의 기능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나주는 에너지와 연구개발 기반을 활용할 수 있고, 무안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와 공항 등 교통·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배후 산업공간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광주에 생산 기능을 두고 주변 지역이 소재와 장비, 에너지, 연구개발, 물류 등을 나눠 맡는 방식으로 산업 기능을 연결하는 구상이다. 물류 역시 빼놓기 어려운 분야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는 각종 장비와 소재가 지속적으로 오가고, 생산된 제품 역시 국내외 시장으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한다. 광주 생산거점과 인접 산업단지, 공항·항만을 연결하는 물류망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반도체는 생산 과정에서 공급망의 작은 차질도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인 만큼 안정적인 물류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산업단지의 경쟁력과도 맞물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서남권 반도체 산업의 공간을 광주 군공항 이전부지 하나로만 볼 수는 없다. 광주에서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고, 인접 지역에서 소재와 장비, 에너지, 연구개발, 물류 기능을 나눠 맡는 연결 구조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하나의 산업벨트가 모습을 갖출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단지의 역할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신규 입주와 함께 기존 기업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산업단지의 기능 자체가 재편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따라 주거·교육·의료도 움직인다 산업의 변화는 결국 사람의 이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팹이 실제 가동에 들어가면 생산인력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설비, 품질관리, 안전, 전기·가스, 시설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이 필요해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반도체 팹 4기 운영에 필요한 상시 인력을 약 2만3천명 수준으로 보고 있어, 이 같은 인력 수요가 현실화할 경우 지역 고용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문제는 이 인력을 어디에서 확보하느냐다. 외부 인력을 데려오는 방식에만 의존하면 지역에 남는 경제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 직업교육기관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고, 지역에서 교육받은 청년이 지역 기업에 취업해 정착하는 연결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반도체 산업이 지역 대학의 교육과정까지 바꿀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과 장비, 소재, 설계 등 현장에서 요구하는 분야에 맞춰 교육과정을 조정하고 기업과 대학이 공동교육과 현장실습, 연구개발을 확대하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던 청년 인력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새로운 통로도 열릴 수 있다. 사람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주거 문제가 따라온다. 산업단지 근로자뿐 아니라 가족 단위의 정착까지 이어질 경우 아파트와 임대주택 등 주거 수요가 커지고, 어린 자녀를 위한 학교와 돌봄시설, 의료기관, 생활편의시설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공장과 도로, 기반시설만 갖추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근로자와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하나의 생활권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광주와 나주, 장성 등 인접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비롯해 주거·교육·의료·문화시설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도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살펴봐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특히 대규모 산업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기존 주민과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중요하다. 산업단지 주변에 주거지가 충분하지 않으면 출퇴근 차량이 늘어나고 인접 도시의 주택 수요와 교통 여건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의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전문인력이 대거 유입되고 가족 단위 정착이 늘어나면 병원과 약국 같은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부터 응급의료, 소아·청소년 진료 등 생활권 단위의 의료 수요까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반도체 투자는 산업단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이 움직이면 집과 학교, 병원, 교통망과 상권까지 함께 움직이게 된다. 광주에 생산시설이 자리 잡고 나주와 무안 등 주변 지역에 연관 산업과 물류 기능이 연결될 경우 지금까지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나뉘어 있던 광주·전남의 산업권과 생활권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규모 투자계획만으로 지역경제의 변화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 공식적으로 제시된 핵심 투자계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다. 관련 기업의 구체적인 입주 규모와 투자 시기, 산업단지 조성 일정 등은 앞으로 후속 절차를 거치며 구체화될 부분이 많다. 800조원이라는 투자 규모가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대기업 생산시설만 들어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 소부장 기업과 협력업체가 공급망에 참여하고, 지역에서 길러낸 인재가 일자리를 얻은 뒤 지역에 정착하는 구조까지 연결돼야 한다. 광주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주변 지역에서 소재·부품·장비와 연구개발, 에너지와 물류를 뒷받침하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광주·전남에 거주하고 교육과 의료, 소비활동을 이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대규모 투자가 지역경제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 서남권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관심이 투자액에서 산업 생태계로, 다시 사람과 생활의 문제로 확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800조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실제 현장에 어떤 기업이 들어오고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지는지, 지역 인재가 얼마나 산업 현장에 참여하고 정착할 수 있는지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지금 제시된 거대한 투자 구상이 실제 산업 현장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생산시설을 지을 부지는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지, 막대한 전력과 용수는 제때 공급할 수 있는지, 관련 기업과 인력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무엇보다 계획으로 제시된 투자가 실제 착공과 가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하나씩 따져볼 필요가 있다. 800조원의 약속이 지역의 현실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조건은 무엇인지, 마지막 5편에서 그 구체적인 조건과 과제를 짚어본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LG전자 ‘배터리턴’, 폐배터리 모아 희유금속 회수…청소기는 나눔으로

“폐배터리 1500개면 전기차 한 대분 리튬." LG전자가 무선청소기 폐배터리를 모으는 자원순환 캠페인 '배터리턴(Battery Turn)'의 올해 두 번째 회차에 들어갔다. 다 쓴 청소기 배터리 1500개를 재활용하면 중형 전기차 한 대의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만큼의 리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22년 시작해 5년째를 맞은 이 캠페인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하고 한국환경공단, E-순환거버넌스가 함께 운영한다.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순환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분해해 금속 회수…수익은 지역사회로 2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전날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두 달간 진행된다. 어느 회사 제품이든 쓰던 무선청소기 배터리를 전국 LG전자 서비스센터에 가져다주면 된다. 방문이 어려우면 온라인 브랜드샵(LGE.COM)에서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 반납 고객에게는 LG 코드제로 A9·A9S·A7용 새 배터리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혜택도 준다. 다시 쓰기 어려운 배터리는 분해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니켈, 리튬, 코발트, 망간 같은 희유금속을 뽑아낸다. 무게 450g 안팎의 코드제로 A9S 배터리 1개에서는 니켈 31.91g, 리튬 6.06g, 코발트 4.21g, 망간 2.04g이 나온다. 이렇게 지금까지 되찾은 희유금속은 13t을 넘는다. 수거량과 참여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첫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인 폐배터리는 약 156t, 개수로는 34만 개 이상이다. 누적 참여자는 20만 명을 돌파했다. 2022년 약 1만2000명이던 참여자는 지난해 5만 명을 넘겨 4배 이상으로 불었다. 올해 상반기 1차 캠페인에서만 3만여 명이 약 29t, 6만4000개를 내놨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t가량 많은 양이다. 금속을 회수·재활용해 거둔 수익은 지역사회 나눔에 쓰인다. LG전자는 1일 캠페인 기금으로 아동복지시설 파인트리홈에 'LG 코드제로 AI 오브제컬렉션 A9' 무선청소기 15대를 전달했다. 이날 기증식에는 윤형태 LG전자 청소기사업실장, 문갑생 한국환경공단 이사, 이상진 E-순환거버넌스 이사장, 김주리 파인트리홈 원장 등이 자리했다. 앞서 회사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미혼모 복지시설, 취약계층에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종합사회복지관 등에도 같은 기금으로 청소기를 기증했다. ◇ 폐가전 회수·사업장 재활용으로 보폭 확대 배터리턴은 LG전자가 벌이는 폐가전 회수 활동 중 하나다. 회사가 지난해 세계 56개국 91개 지역에서 거둬들인 폐전자제품은 64만t에 이른다. 2006년 이후 누적 회수량은 565만t이다. 바깥에서 회수한 제품뿐 아니라 사업장 안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재활용을 넓히고 있다. 해외 사업장의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국내외 사업장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97.3%로, 2030년 목표치(95%)를 앞당겨 넘어섰다. 회사는 고객 참여형 회수 활동을 중심으로 자원순환 범위를 계속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손창우 LG전자 리빙솔루션사업부장은 “고객이 손쉽게 동참할 수 있는 자원순환 활동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S일렉트릭, 美 AI 데이터센터에 180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공급

LS일렉트릭이 북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약 18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로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배전기기에서 초고압 전력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총 1억3341만달러(약 1812억원) 규모의 345kV급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번 사업은 북미 복수 지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이에 필요한 발전·송변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LS일렉트릭은 이번 계약에 따라 북미 지역 9개 변전소에 345kV급 초고압 변압기를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컴퓨팅 장비를 가동하면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최근 북미에서 GW(기가와트)급 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대되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등 송·배전 설비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부터 고압·저압 배전 시스템까지 송·배전 전 영역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북미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관련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북미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초고압 변압기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345kV급 초고압 변압기 공급 실적을 기반으로 북미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청암재단, 신진 과학자 32명에 1억원씩 지원…환경 분야 신설

포스코청암재단이 국내 신진 과학자 32명을 선정해 1인당 2년간 총 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올해부터 환경 분야를 신설해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과학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제18기 '포스코사이언스펠로' 32명을 선발하고 지난 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증서수여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은 국내 대학에 임용된 지 3년 이내인 신진 과학자를 선발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선발된 연구자에게는 각각 2년간 총 1억원이 지원된다. 재단은 2009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18년간 총 575명의 과학자를 선정해 39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올해는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관련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환경' 분야를 새롭게 추가했다. 이에 따라 지원 분야는 기존 수학·물리학·화학·생명과학·금속·신소재·에너지소재 등 6개 분야에서 총 7개 분야로 늘었다. 첫 환경 분야 펠로로는 2명이 선정됐다. 재단은 향후 환경 분야 연구자 지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비 지원뿐 아니라 펠로 간 공동연구도 지원한다. 포스코청암재단은 매년 분야별 학술교류회를 열어 서로 다른 대학과 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사이언스펠로 2기인 이승재 KAIST 교수와 10기 서진수 연세대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 내 단백질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바로잡는 '리보솜 연관 품질관리(RQC)'가 노화와 노화 관련 질환을 억제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 18년간 신진 과학자들의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해왔다"며 "환경 분야 신설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 연구자 발굴과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서수여식에서는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가 특별강연을 통해 독창적인 연구주제 발굴과 연구 영역 구축 경험을 공유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현대제철, H형강 신규 브랜드 출범 ‘초읽기’…AI데이터센터 공급망 새판짜나

현대제철이 압연 H형강(RH형강)과 조립 H형강(BH형강)을 아우르는 신규 통합 브랜드 론칭에 나서며 국내외 H형강 시장 새 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브랜드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겨냥한 특화 솔루션 브랜드의 일환으로 출범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현대제철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최근 신규 RH·BH 통합 브랜드인 'H-ONE'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생산 방식이 다른 두 H형강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브랜드 상표 출원도 마쳤다. 지식재산처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달 29일 특허법인을 통해 H-ONE에 대한 상표 출원을 마쳐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지정상품은 총 55개로, RH·BH형강을 비롯해 건축용 강철프레임과 금속제 건축용 골조·기둥, 미가공·반가공 강철 등 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H-ONE은 오는 7일께 브랜드 론칭 이벤트(타운홀 미팅)에서 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먼저 소개된 뒤 한 주 뒤인 14일을 전후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H-ONE의 브랜드 정체성도 RH와 BH의 통합에 초점을 맞췄다. 본지가 입수한 'H-ONE 브랜드 론칭 이벤트 초청장'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브랜드 핵심 개념을 'RH와 BH를 통합한 H형강의 새로운 기준'으로 설정했다. 해당 초청장은 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배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신규 브랜드 론칭은 현대제철이 이미 'H-CORE'라는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해당 브랜드가 내진강재뿐 아니라 고강도 형강 제품군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공급 플랫폼인 H-CORE 스토어에 따르면, 총 173개에 이르는 H형강 제품이 포진해있다. 이에 현대제철이 이번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글로벌 철강업계의 새로운 고부가 수요처로 떠오른 AIDC 시장을 집중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제철은 최근 AIDC를 차세대 철강 수요처로 낙점하고 관련 H형강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프리미엄 BH형강인 '엑스트라H'와 맞춤형 BH형강 '커스텀H'다. 엑스트라H는 범용 H형강보다 최대 5배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개발돼 대규모 서버와 냉각·전력설비 등이 들어서는 AIDC에 특화된 제품으로 꼽힌다. RH와 BH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 전략도 이 같은 수요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RH는 반제품을 압연해 일체형으로 생산하는 반면, BH는 후판을 절단한 뒤 용접·조립해 제작한다. 특히 BH는 압연 방식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대형·비표준 단면을 구현할 수 있어 프로젝트별 하중과 설계조건에 맞춘 대응이 용이하다. 또한 H-ONE의 지정상품이 55개 수준으로 폭넓게 지목된 가운데, 현대제철이 올 들어 데이터센터용 강재 시장 공략을 천명했다는 점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판매 확대 TFT'를 신설하고 AI 수요 확대에 따른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지난 8월에는 국내 건설사업관리 1위 업체인 한미글로벌과 '건설분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이를 계기로 건설용 강재를 설계단계부터 분석·적용해 고객에게 데이터센터·반도체 생산 시설 등 첨단 산업시설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강구조 모델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특히 현대제철이 그간 기존 브랜드 H-CORE와 고객사를 대상으로 건설 구조물의 구조설계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는 협력프로그램 'H-CORE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제품 판매~구조 설계 밸류체인을 구축해온 만큼, 이 같은 사업 모델이 이번 H-ONE에 이식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는 AIDC 시장 공략을 위해 단순 철강재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전략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 8월 홈페이지에 게재한 게시물을 통해 “AIDC 특화 철강재와 전문적인 컨설팅을 결합해, 설계부터 자재 공급까지 건설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AIDC 특화 솔루션 브랜드를 새로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번에 출범하는 H-ONE이 해당 솔루션 브랜드와 연계되거나, AIDC용 H형강 제품을 묶는 핵심 브랜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H-ONE의 구체적인 브랜드 목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제 막 상표 출원에 나선 단계에 있는 만큼 진행 상황을 지켜봐달라"고 말을 아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목함 지뢰도 찾는다’던 신형 탐지기…DMZ 사고 열흘째, 투입 여부도 ‘오리무중’

지난달 비무장 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에 비금속 지뢰까지 찾는다는 신형 '지뢰 탐지기-Ⅱ(PRS-20K)'가 투입됐는지가 열흘째 미확인 상태다. 장비 도입을 맡은 방위사업청과 납품 업체 한화시스템은 비금속 지뢰 탐지율 등 구체적인 성능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50분 서부전선 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 m 지점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우리 군은 유엔군 사령부 현장 조사에 앞서 길을 내는 수색로 개척 작전을 전개 중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8일 합동 현장 조사 1차 발표에서 폭발물을 '북한군의 수지반보병 지뢰'로 추정했다. 합참 발표에 따르면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가장 선두에서 지뢰 탐지기로 탐지와 예초를 번갈아 하며 약 200m 전진했다. 폭발 이후 현장에 있던 병력은 지뢰 탐지 방식을 바꿨다. 합참은 “2회 폭발로 이 지역이 안전 지역이라고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투입된 병력이 기존 방식이 아닌, 보다 더 정밀한 지뢰 탐지 방식으로 탈출로를 확보했다"고 했다. 현장 병력이 선택한 '더 정밀한 지뢰 탐지 방식'은 공병 요원이 무릎을 꿇고 손 곡괭이로 땅을 찌르고 긁어내며 20m를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지뢰 탐지기로 훑고 지나간 길을 군 스스로 '안전 지역'이라고 판단하지 못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도 발견됐다. 합참은 이 물체가 1차 폭발 지점에서 1m, “지뢰 탐지했던 수색로 끝 지점의 5~10cm 아래쪽에 매설돼 있는 네모난 사각형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군은 당시 쓴 지뢰 탐지기가 어떤 장비였는지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지난달 22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탐지기 기종을 묻는 질문에 “당시 상황과 지뢰 탐지기 관련된 내용은 조사를 통해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황주봉 합참 작전1처장은 “PRS-20K 같은 경우는 비금속까지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탐지했던 범위가 어느 정도 됐는지는 현장 조사를 하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본지는 사고 당시 사용한 장비와 폭발 지점의 탐지 완료 여부를 합참에 서면 질의했으나 아직 답신을 받지 못했다. 앞서 비금속 지뢰는 11년 전에도 DMZ에서 우리 장병을 다치게 한 바 있다.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 DMZ에서 수색작전에 나선 하사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 지뢰에 크게 다쳤다. 한 명은 두 다리를, 다른 한 명은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당시 군이 쓰던 지뢰 탐지기 PRS-17K는 금속 탐지(MD) 단일 방식이어서 목함 지뢰 등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없었다. 신형 지뢰 탐지기 개발은 그해 9월 한화시스템이 주도했다. 방위사업청은 홍수가 났을 때 떠내려오는 목함 지뢰 등 비금속 유실 지뢰와 노후한 기존 장비인 PRS-17K를 개발 배경으로 들었다. 2020년 12월 개발된 PRS-20K의 핵심 기술은 땅속으로 전파를 쏘는 지표 투과 레이더(GPR)다. 기존 금속 탐지 방식에 GPR 방식을 더해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게 했고, 탐지 깊이도 10cm 이하였더 기존의 약 3배로 늘렸다. 2022년 11월 납품 당시 한화시스템은 “1600여 대를 순차 전력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비금속 지뢰를 얼마나 잘 찾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방사청이 2021년 공개한 자료에는 PRS-20K의 성능에 대해 '금속·비금속 모두 기존 장비의 지뢰 탐지율 이상'이라고만 적혀 있다. 비교 대상인 PRS-17K는 비금속 지뢰를 아예 탐지하지 못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이 작전 요구 성능을 정하고 시험 평가도 직접한다"며 PRS-20K의 품질에 문제가 없어 납품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요구 성능과 탐지율은 작전상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당국은 탐지율이 지형이나 온도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사고 이후 PRS-20K에 대한 추가 검증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뢰 탐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본지는 PRS-20K 납품 업체인 한화시스템에 탐지 성능 관련 근거와 지난달 사고 이후 군의 장비 점검 요청 여부 등을 물었다. 이에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전력화돼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보안상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한화오션, 신임 상무 15명 선임…‘제조·AX·북미 시장 확대’ 방점

한화오션은 15명에 대한 임원(상무급)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1일 밝혔다. 15명의 임원 승진자들은 연구·설계·생산(제조) 분야 6명, 사업 관리·지원 9명 등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생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조·인공지능 전환(AX) 혁신을 추진하고 북미 시장 확대로 미래 성장 기반을 선점하고자 연구·설계·생산·사업 관리 및 지원 분야 검증된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북미 제조 체계의 안정화와 지원 기능 강화를 도모하는 한편, 제조·AX 혁신을 이끌 연구·설계·생산·지원 등 전 분야의 미래 기술 역량을 고도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 중심의 경영체제'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한화오션(15명) △김윤주 △김종화 △김훈민 △남병탁 △노대규 △도규환 △박종민 △박호정 △유상태 △윤동원 △임종기 △정희정 △조짐모 △최명수 △최준영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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