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주요시설에 출입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보안 문제를 놓고 관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기차가 카메라·센서·GPS·통신 기능 등을 갖춘 '이동형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군사시설 관련 정보가 수집·전송될 가능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현재 커넥티드 차량의 군 시설 출입을 직접 통제하는 규정이 없다며 군사기지와 차량을 등급화해 출입을 차등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군 주요시설 중국산 전기차 출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열고, 중국산 전기차의 정보·데이터 보안 위험과 군 주요시설 출입관리 기준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데이터 저장보다 누가 접근·통제하나가 중요" 발제를 맡은 김준영 서울대 에너지자원신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기차가 차량 위치와 주행정보, 카메라·레이더·마이크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클라우드·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원격진단 시스템 등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스마트 커넥티드카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데이터가 한국에 저장돼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스마트 커넥티드카의 데이터와 차량 시스템에 대해 실질적인 접근과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저장 위치뿐 아니라 해외 본사나 관계 기업의 접근 가능성, 관리자 계정과 암호키 권한, 원격관리 권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는 커넥티드카의 정보·데이터 주권을 사전에 통합적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대응 사례도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미국 의회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와 관련해 열렸던 공청회의 제목이 '트로이의 목마'였다"며 “미국은 이미 커넥티드카를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차량 연결 시스템, 소프트웨어 공급망, 소유 통제 구조가 결합된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안보에 있어서 전방에 있는 국가들도 중국산 커넥티드카의 국가 안보 시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면서 “폴란드 같은 경우는 중국산 전기차와 전기버스의 출입 자체를 제한하고 있고 군사시설 게이트에 중국산 전기차 출입 금지 표지판을 설치해서 원천 차단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산만 문제 아냐"…커넥티드카 전반 관리 나서야 논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일률적인 출입 제한을 넘어 커넥티드카 전반의 보안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차량 제조국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차량의 정보 수집·전송·통제 구조와 시설의 보안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결국은 단순히 중국 차만이 문제냐라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며 “미국산과 국내산을 포함한 커넥티드카 전반을 정책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의 제조국보다는 정보 수집·전송·통제 구조를 기준으로 보안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차량의 보안 위험뿐 아니라 시설의 중요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시설을 보안 수준에 따라 구분하고 차량 역시 위험도에 따라 등급화해, 보안이 높은 핵심 시설에는 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식의 단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시설의 보안 등급과 차량의 민감도 등급을 같이 놓고, 등급에 따라서 출입할 수 있는 차량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역시 전기차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각종 모듈 등을 통해 정보가 수집·전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의 경우 차량에 어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군사시설 등 보안이 중요한 장소에서는 아예 커넥티드카의 출입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 “연내 보안 기준 마련"…출입 제한 현실화하나 윤희범 국방부 보안암호담당관은 “현재 커넥티드 차량을 직접 통제하는 별도 규정은 없지만 커넥티드 차량이 이동형 데이터 플랫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국방부도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시설의 어떤 부분에 어떤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지, 차량의 등급과 군사시설의 등급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에 대해서는 “훈령 개정 절차를 최소화로 하면 연내까지는 조치가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군사시설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조속히 보안 기준을 마련해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군별, 부대별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판수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올해부터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에 산업·기후·화재 안전과 함께 사이버 보안 항목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사이버 보안 평가는 국제표준 준수 여부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차량의 정보 수집·전송 구조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을 주최한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군 주요시설에 대한 출입 제한을 우선 추진하는 한편, 커넥티드카의 정보·데이터 주권 문제까지 다루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일단은 군사시설에 대한 출입 제한 같은 부분은 법 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서 빠르게 추진하겠다"면서 “데이터 주권과 관련된 부분은 입법이 필요한 만큼 국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수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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