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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위산업보호협회, 방산 보안 전문가 키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방위산업보호협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 운영 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선정을 통해 K-방산의 수출 확대에 필수적인 국제 보안 규범에 부합하는 전문 인력 양성 플랫폼을 구축, 국내 방위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의 첨단 방위산업 육성 및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발맞춘 민관 협력 모델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회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 24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국내 방위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육 과정은 방산 수출 실무 및 보안과 사이버 침해 대응 등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무 중심으로 구성된다. 특히 최근 미국 등 주요 방산 선진국들이 요구하는 '사이버 보안 성숙도 인증(CMMC)'과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등 까다로운 국제 규범에 대한 심층적인 교육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국제 입찰 및 해외 사업 계약 과정에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공동훈련센터 설립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까지 아우르는 K-방산 생태계 전반의 보안 관리 및 기술 보호 역량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체계업체와 협력업체가 함께 글로벌 수준의 보안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동반 해외 진출과 수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손재일 한국방위산업보호협회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은 “방위산업이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지금 방산 보안은 선택이 아닌 생존과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회가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는 실효성 있는 훈련 체계를 마련하고, 방위산업계 전반의 보안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수출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J중공업, 8850TEU급 컨테이너선 4척 수주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HJ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총 6400억 원 규모의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고효율의 최신 선형과 높은 연비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된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최근 중점을 두고 건조 중인 친환경 선박과 마찬가지로 연료 효율과 컨테이너 적재량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탈황설비인 스크러버(SOx Scrubber)가 설치되며,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을 추진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레디 선박으로 건조돼 탄소중립 운항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따른 탈탄소 기조가 확산되면서 시장에도 LNG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도 빠르게 도입되는 추세다. HJ중공업 또한 국내 선사인 HMM으로부터 수주한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LNG 이중연료 선박, 메탄올 레디 선박에 이어 최근 수주한 LNG 벙커링선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선박 건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HJ중공업은 지난 3년간 주 사업장인 영도조선소에 최적화된 5,500~9,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 건조하면서 중형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은 기존 선주가 납기와 사양, 품질에 만족하면서 추가 발주를 이어간 사례로 회사의 친환경 컨테이너선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했다. 한편, HJ중공업은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해 오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한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파라타항공, 국토부 AOC 재취득 완료… 상업 운항 개시

파라타항공은 전날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 운항 증명(AOC)을 재발급받고 본격적인 상업 운항 준비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했던 플라이강원이 새로운 이름과 비전으로 다시 한번 날아오를 채비를 갖추게 됐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 운항을 위한 인력·시설·정비 시스템 등 정부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모두 충족했음을 증명하는 공식 허가 절차다. 특히 파라타항공의 이번 AOC 취득은 최근 대폭 강화된 국토교통부의 안전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에 따라 파라타항공은 금주 중으로 홈페이지를 열고 본격적인 항공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파라타항공의 전신은 강원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했던 플라이강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난을 겪던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8월 '제습기 명가'로 알려진 생활 가전 전문 기업 위닉스에 인수되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닉스는 항공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존 플라이강원의 사명을 '파라타항공'으로 변경했다. '파라타'는 '파랗다'라는 순우리말에서 따온 이름으로 맑고 투명한 이미지를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비행을 약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파라타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의 합리적인 가격과 대형항공사(FSC)의 고품질 서비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한다. 이를 위해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될 A320-200 기종과 북미 등 장거리 노선까지 운항 가능한 A330-200 기종을 함께 도입하며 노선 유연성을 확보했다. 연내에는 일본·동남아시아 노선에 우선 취항하고, 내년부터는 북미 노선으로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철민 파라타항공대표이사는 “안전 운항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행복한 여행 파트너가 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T, 광화문에 초대형 미디어월 ‘KT 스퀘어’ 공개

KT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 설치한 초대형 미디어월 'KT 스퀘어'를 공개하고 도심 속 디지털 문화 광장 조성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KT 스퀘어는 행정안전부 자유표시구역 2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KT는 디지털 인프라 역량을 기반으로 공공성과 기술을 결합한 미디어월을 조성해 도시와 시민이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구현했다. KT 스퀘어는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총면적 1770㎡의 듀얼 미디어월로, 아나몰픽 기법을 이용한 실감형 콘텐츠와 양측 모니터를 오고 가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구현이 가능하다. 미디어월 상단에는 한국 전통 건축의 처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조물이 설치돼, 광화문의 역사성과 첨단 디지털 기술이 조화를 이룬다. KT는 기업 콘텐츠뿐 아니라 공공 콘텐츠, 상업 광고 등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콘텐츠를 상시 운영하고, AI 기반 ICT 기술을 접목해 시간대·계절·날씨 등의 데이터 기반 실시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국내외 아티스트와 협업한 미디어 아트 전시와 공공 시민 참여형 인터랙티브 프로그램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여,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KT 스퀘어는 KT의 옥외광고 플랫폼 '바로광고'를 통해 운영된다. 광고주는 바로광고에서 광고 청약부터 실시간 집행 모니터링, 빅데이터 기반 성과 리포트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최초의 옥외광고 빅데이터 성과 리포트는 유동 인구수는 물론 광고 시청자의 특성까지 분석해 광고 효과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대형 옥외 매체를 온라인 광고처럼 손쉽게 운영할 수 있어, 옥외광고 산업의 성장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광철 KT 미디어부문 IPTV 사업본부장(상무)은 “KT 스퀘어는 광화문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도심 관광 자원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콘텐츠와 경험을 지속 제공해 광화문이 대한민국 디지털 문화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화그룹 방산 3사, DSEI 2025서 ‘유럽형 방산 솔루션’ 공개…시장 공략 박차

한화그룹이 유럽의 '방산 블록화' 현상에 대응해 현지 맞춤형 방산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발생한 유럽의 전력 공백을 메우고, 검증된 무기 체계와 첨단 기술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의 안보 강화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9일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방산 3개 계열사가 영국 런던 엑셀(ExCeL)에서 개막한 국제 방산 전시회 'DSEI 2025'에 210㎡ 규모의 통합 부스를 마련하고 참가했다고 밝혔다. DSEI는 유럽을 대표하는 대규모 방산 전시회로, 올해는 90여 개국 약 16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 3사는 유럽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무기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NATO 회원국 6개국이 이미 운용하며 신뢰성과 상호 운용성을 입증한 K-9 자주포를 비롯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시킨 다연장 로켓 '천무'를 핵심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또한 NATO 표준에 부합해 연합군이 즉각 활용 가능한 모듈화 추진 장약(MCS)도 함께 전시했다. 특히 한화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공급망 강화를 포함하는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단순 판매자를 넘어 유럽 국가들의 산업 생태계와 동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유럽 고객들은 자국 산업 기반과 전력 유지 능력을 함께 강화할 파트너를 원한다"며 “검증된 무기 체계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유럽 안보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트럼프 ‘외교 책사’ 앨릭스 웡 영입설에 “확정된 바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인사인 앨릭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한화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현지 대정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중량급 인사를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회사 측은 답변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웡 전 부보좌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한화그룹의 미국 사업 전략과 대관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번 영입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경제 사절단으로 워싱턴 D.C.에 방문했을 당시 웡 전 부보좌관과 직접 면담한 뒤 발탁을 결정하며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웡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대북 특별부대표를 지내며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주도했으며, 이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자리를 옮겨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쿠팡에 합류해 미국 현지 대관 업무를 맡은 바 있으며, 김동관 부회장과는 하버드 대학교 동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이번 영입 추진이 미국 내 사업 확대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한화는 한미 조선분야 협력 프로그램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참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리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 및 의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사는 결과가 나와봐야 아는 것이고,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⑥ 대한유화, 사업 다각화·고부가 제품으로 ‘파도 넘는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대한민국 1호 석유화학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대한유화가 혹독한 구조조정의 시험대 위에 섰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라는 '퍼펙트 스톰' 속에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유화의 생존 방정식은 다른 대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비주력 자회사의 견고한 실적을 방패 삼아 위기를 버텨내며 한편으로는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통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지원'이라는 대원칙 아래 대한유화는 과연 독자적인 생존 모델을 증명하고 새로운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유화가 마주한 위기의 깊이는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핵심인 석유화학 사업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2020년 2498억원에 달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93억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29억원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고, 유동 비율 역시 급락하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대한유화가 범용 제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호황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던 사업 구조가 이제는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이 된 것이다.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대한유화를 버티게 해준 것은 비주력 자회사인 액화 천연 가스(LNG) 발전소 '한주'였다. 이 회사는 1969년 11월 정부의 석화 육성 시책에 따라 설립됐다. 1979년 5월 '주식회사 한주'로 사명을 변경했고 정부의 민영화 방침으로 1987년 3월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18개 회사의 공동 출자로 세워졌다. 대한유화는 한주의 지분율을 51%로 늘려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다행히도 한주가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 연결 재무제표상으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이는 상관 관계가 낮은 이종(異種) 사업으로의 다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석유화학 업황이 최악의 불황을 겪는 동안에도 발전 사업은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며 그룹 전체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발전 자회사에 대한 의존이 계속될수록 석화 본업의 경쟁력 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대한유화에게 남은 과제는 '한주'가 벌어준 시간을 활용해 석화 사업 본연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는 것이었다. 대한유화는 위기 극복을 위해 두 가지 방향의 승부수를 던졌다. 첫째는 기존 사업의 고도화, 둘째는 신성장 동력 확보다. 우선 범용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1년 1월 온산 공단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하고 1405억원을 들여 부타디엔(BD, Butadiene)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해 2023년 4월 준공했다. 부타디엔은 다양한 합성고무와 아크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고기능성 플라스틱)의 원료로, C4 유분 고도화를 위해 연산 15만톤의 생산 설비가 건립됐다. 부타디엔은 자동차 타이어나 ABS의 핵심 원료로, 기존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이는 기존의 C4 유분을 단순 판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배터리 소재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이다. 대한유화는 주요 고객사인 SK온의 배터리 생산 확대에 발맞춰 분리막용 초고순도 폴리에틸렌(PE) 레진 제품 판매를 늘리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대한유화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대한유화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필사적인 자구 노력 덕분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에틸렌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2025년에는 대한유화가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대한유화의 매출이 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t당 에틸렌 스프레드가 작년 171달러에서 올해 3분기 220달러로 흑자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또한 3분기부터 LNG 발전소인 한주의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 회복이 더딜 수 있고 고부가가치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유화는 위기 속에서도 비관련 사업 다각화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통해 뚜렷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칼날 앞에서 대한유화가 스스로의 힘으로 그려낸 생존 방정식이 과연 성공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2705억원’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인수 내년 2월로 연기

대한항공의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 관련 지분 인수가 당초 계획보다 약 5개월 연기된다. 대한항공은 8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 증권 취득 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캐나다 법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INC.)'의 주식 취득 예정일이 기존 오는 9일에서 2026년 2월 3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정정 사유에 대해 “인수 거래 종결 프로세스 진행에 따른 추가 일정 소요"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대한항공이 케스트렐 탑코의 주식 74만6845주를 약 2705억원에 취득하는 건이다. 이는 대한항공 자기 자본인 약 10조9631억원의 2.47%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안건은 지난 5월 9일 이사회에서 가결된 바 있다. 한편 이번 투자의 대상인 웨스트젯그룹은 최근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첨부된 요약 재무 상황에 따르면 웨스트젯은 2024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 총계 약 9조814억원, 부채 총계 약 11조 7278억원을 기록하며 약 2조6464억 원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약 7조3546억원, 당기 순손실은 7457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북미 항공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수 일정이 연기된 만큼 향후 절차 진행 과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본토 가격전쟁 BYD, 한국서 ‘신뢰전쟁’ 선회 까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과도한 전기차 가격 경쟁으로 판매 목표를 낮췄고, 최근 진출한 한국 시장에서는 판매 부진에 더해 '안전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세단 씰과 SUV 씨라이언 등 신차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8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BYD는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실적(430만대) 대비 7% 증가한 수치지만,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올해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최근 발표된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하며 3년 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를 경쟁 심화에 따른 압박으로 본다. BYD의 주요 경쟁사인 지리자동차는 지난달 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271만대에서 3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BYD의 어려움은 한국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첫 출시 모델 아토 3는 지난 4월 543대가 출고되며 초반 흥행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판매량은 하락세를 보여 6월에는 220대에 그쳤다. 8월 누적 판매량은 약 1578대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14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최근에는 안전성 논란도 불거졌다. 아토 3는 지난달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종합 별 4개 등급을 받았다. 충돌 안전성(84.7%, 별 4개)과 보행자 안전성(76.2%, 별 5개)은 비교적 무난했지만, 사고 예방 안전성은 42.7%에 그쳐 별 2개에 머물렀다. 주요 안전장치인 긴급 조향 보조, 페달 오조작 방지, 차량·사물 간 통신(V2X) 기능 등이 미탑재됐고, 차로 유지 지원 장치 역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안전성 논란은 앞으로 국내 출시를 앞둔 세단 씰과 대형 SUV 씨라이언 7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조금 효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진다면 시장 안착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코리아는 브랜드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19개 전시장을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서비스센터도 기존 14곳에서 연말까지 25곳 이상으로 확대해 고객 접근성과 사후 서비스를 강화한다. 신차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8일 계약을 시작한 씨라이언 7은 인증 절차와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를 모두 마쳤으며, 현재 전기차 보조금 산정만 남겨두고 있다. 국고보조금 확정 전 출고를 희망하는 고객을 위해 예상액의 상당 부분인 180만 원을 선제 지원하고, 추후 확정된 보조금과의 차액은 추가로 보전할 예정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BYD 씨라이언 7을 기다려온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부담 없이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국고 보조금 상당액을 미리 제공하기로 했다“며 “다이나믹함과 편안함을 겸비한 씨라이언 7의 매력을 통해 BYD의 혁신적 기술력과 고객 중심의 브랜드 가치를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구금 근로자 10일께 귀국…정부·기업 “재발 방지”

미국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걸려 구금돼 있는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빠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 우리 정부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해 8일 미국 워싱턴DC로 급거 출국한 조현 외교부 장관이 현지에 도착해 미 정부 관계자와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의 자진출국 방식의 귀국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빠르면 10일 한국행 전세기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양국간 고위급 회동을 통한 구금사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교부도 현재 양측간 세부협의가 진행 중인 점을 들어 합의 뒤 행정절차를 조기 마무리해 근로자들을 빨리 일괄 귀국시킨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구금된 근로자 중 일부는 남겨져 미 이민당국의 이민법 위반 재판을 받거나, 귀국자 중 일부도 향후 미국 재입국 과정에서 비자가 거부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미국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 구금돼 있는 300명 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오는 10일 전세기편으로 일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공동으로 대미 투자기업 간담회를 열고, 미국 투자 프로젝트 현장 운영과 관련해 비자 문제를 포함한 각 기업의 인력 운용 현황을 긴급점검했다. 참석기업들은 현지 인력 운영을 위한 미국 비자 확보 대책을 집중적으로 건의했다. 기업의 안정적 대미 투자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미국 정부와 다양한 채널의 양자 협의를 통해 비자 발급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해외업무 단기 파견에 필요한 비자 카테고리를 신설하거나 비자 제도의 유연한 운영 등을 미국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 제50차 통상추진위원회 회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정책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구금사태 문제를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에서 “구금 사태 현황을 파악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할 것이며, 향후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조해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책간담회에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향후 미국 내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원만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비자 쿼터 확보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관심과 지원을 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기업 하시는 여러분들께서 더 각별히 깜짝 놀라셨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우리 당에서 근본적으로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잘 풀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미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국과 문제 해결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규빈·박성준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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