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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웅 전 카카오 부사장,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 선임

김세웅 전 카카오 부사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에 선임됐다. 민간 기업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사업화를 이끌어온 김 단장은 앞으로 국민 생활에 필요한 공공 AI 서비스 개발을 총괄한다. 3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김 전 카카오 AI 시너지 성과리더(부사장)는 전날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2028년 9월 30일까지다. 김 단장은 2009년 기술 스타트업 마이티웍스를 창업해 경영했다. 이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문장과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AI 태스크포스(TF) 팀장 등을 거쳐 AI 시너지 성과리더를 지냈다. AI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사업화, 인프라 구축까지 경험한 민간 전문가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전기컴퓨터공학 석·박사통합과정을 박사 수료했다. 과기정통부는 김 단장이 민간에서 쌓은 기술 전문성과 조직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설 추진단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공개모집을 시작해 서류·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했다. 올해 신설된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은 기존 외주 중심의 공공 정보화 사업과 달리 민간 개발자와 공공부문 AI 전문가가 직접 국민의 수요를 발굴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민간 개발자 26명과 공공부문 AI 전문가인 'AI 챔피언' 16명 등 총 61명으로 구성됐다. 김 단장은 “국민이 체감하는 AI 혁신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실제로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민간의 속도와 혁신성, 공공의 책임성을 결합해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AI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달 초부터 민간 전문인력 추가 채용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반도체값에 치이고 美 관세에 눌리고…삼성 DX 사업부 딜레마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이달 말 내놓는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갤럭시 가격을 이미 올리고도 완제품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낸 삼성으로서는, 관세까지 더해지면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가운데 하나를 더 내줘야 할 처지다. 반도체 호황으로 회사 전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만 놓고 보면 원가와 통상이라는 두 개의 압박이 동시에 조여오고 있다. 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베트남의 지식재산권 보호·집행 문제를 다루는 301조 조사를 오는 29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USTR는 지난 4월 베트남을 13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 감시 등급인 '우선협상대상국'에 올리고 5월 말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면서 베트남산에 매기던 20% 관세가 효력을 잃은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를 사라진 관세를 되살리기 위한 우회로로 보고 있다. 올해 1~8월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42% 급증해 미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올라선 것도 압박을 키운 배경이다. 관세 대상과 세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베트남산 전자제품이 포함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삼성이다.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과 박닌의 두 공장이 삼성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의 약 50%를 맡고 있어서다. 삼성이 조사 착수 직후 USTR에 의견서를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 때문이다. ◇ “베트남 지재권과 무관"…삼성이 USTR에 낸 의견서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지난 7월 2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앞으로 낸 의견서에서 미국 시장용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상당 부분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 논리는 이번 조사와 자사 사업이 무관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베트남의 지재권 관행으로 이득을 보거나 피해를 입은 적이 없고, 현지에서 자사 지재권이 차별받은 사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재권 문제를 이유로 제조 기반을 겨냥하는 것은 과녁을 잘못 잡은 조치라는 취지다. 관세의 부작용도 짚었다. 삼성은 “대체 공급처가 제한적인 소비자 제품은 관세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이런 관세는 미국 소비자 가격만 높이고, 신뢰도가 낮은 교역 상대국과 생산지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베트남이 불이익을 받으면 결국 중국 등 경쟁 생산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삼성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미국 시장의 무게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58%, 삼성 26%다. 갤럭시 S26이 미국 출시 초기 3주 판매량을 전작보다 29% 늘리며 격차를 좁히는 상황에서 베트남산에만 관세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이 곧바로 흔들린다. 인도 등으로 물량을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생산 기지의 절반을 단기간에 옮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 칩플레이션에 이미 적자…관세 흡수할 여력 없어 더 큰 문제는 삼성이 관세를 받아낼 완충 여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갤럭시 S26은 지난 2월 미국 기본형 899달러로 전작보다 4.7% 비싸게 출시됐다. 지난달 1일에는 미국에서 S26 시리즈 전 모델 가격을 100달러씩 추가로 올렸고, 국내에서도 256GB·512GB 모델이 14만9600원씩, 울트라 1TB 모델이 27만6100원 올랐다. 갤럭시 S 주력 모델 가격이 출시 이후 오른 것은 처음이다. 가격을 두 차례나 올린 이유는 메모리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모바일용 D램과 낸드 가격까지 뛰었다. 같은 회사의 반도체(DS)부문도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지난해부터 메모리 가격 배려와 장기 공급을 요청했지만, DS부문은 글로벌 고객과의 가격 형평성을 이유로 분기 단위 계약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MX는 결국 물량을 확보하는 대신 비싼 값을 그대로 치렀다. 그 결과는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이 가운데 106조5000억원을 DS부문이 벌었다. 반면 DX부문은 8000억원 적자로, 2021년 부문 출범 이후 첫 적자였던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손실을 냈다. MX사업부는 매출이 11% 늘고도 6000억원 적자를 냈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도 영업손실이 2000억원으로 커졌다. DX 안에서 적자를 메워줄 사업부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실적 발표에서 “DX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달 29일 USTR가 내놓을 관세율과 대상 품목에 스마트폰이 포함되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산 스마트폰에 추가 관세가 붙으면 삼성은 이를 떠안아 모바일 적자 폭을 키우거나, 올해만 두 차례 오른 미국 판매가를 또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며 “어느 쪽이든 애플과의 점유율 경쟁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원가 상승으로 이미 적자를 내고 있는 MX 사업부가 관세 비용까지 흡수하기는 쉽지 않다"며 “관세 대상에 스마트폰이 포함되면 내년 미국 판매 전략과 손익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스트리머 IP로 게임 만든다…컴투스홀딩스·SOOP 업무협약

게임사 컴투스홀딩스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운영사 SOOP이 스트리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에 나선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게임 개발 및 콘텐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OOP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를 게임의 주요 요소로 활용하는 FMV(Full Motion Video)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FMV 게임은 실제 배우가 출연하는 실사 영상과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결합한 장르다.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는 듯한 몰입감과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양사는 방송에서 형성된 스트리머의 개성과 콘텐츠를 게임에 접목하고, 이를 게임 개발과 판매로 연결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공동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 홍기석 SOOP 소셜스트리머사업본부장은 “스트리머 IP를 게임 분야로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스트리머와 유저 모두에게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손경현 컴투스홀딩스 본부장은 “스트리밍 플랫폼과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차별화된 FMV 게임을 선보이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중국 게임사의 두 얼굴④] 한국서 돈 벌고 책임은 나 몰라라…中 게임사 못 잡는 법망

중국 게임사 유주게임즈는 국내에서 여러 모바일게임의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먹튀' 논란을 빚었다. 유주게임즈가 2019년 국내에 출시한 '리그 오브 엔젤스'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1년 출시한 '삼국지혼'도 약 10개월 만에 국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데빌노트: 보물헌터'는 2024년 4월 말 서비스를 종료했다. ◇ 10억원 배상 판결에도 미회수…한국법인 파산 뒤 해외 계열사 신작 출시 국내 게임사 웹젠은 유주게임즈코리아가 서비스한 '블랙엔젤'이 자사 게임 '뮤 온라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주게임즈코리아에 1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실제 배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듬해 유주게임즈코리아가 파산 후 폐업해버렸기 때문이다. 2024년 6월에는 유주게임즈 계열의 싱가포르 법인(YOOZOO (SINGAPORE) PTE. LTD.)이 국내 시장에 버젓이 모바일게임 '에코칼립스: 진홍의 서약'을 출시했다. 물론 파산한 한국 법인과 싱가포르 법인은 법적으로 별개의 회사다. 특별한 채무 인수나 별도의 책임 근거가 없다면 기존 법인의 채무가 다른 계열사에 자동으로 이전되지 않는다. 결국 국내 법인에 대한 배상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해당 법인에 집행할 재산이 없고 해외 계열사에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도 없다면 실제 배상금 회수는 어려워진다. ◇ 소고기 불판에 올렸는데 식당 영업 중단…게임 아이템 환불은 정육식당에서 소고기를 사 불판에 올렸는데 식당이 갑자기 영업을 종료한다고 한다. 아직 굽지 않은 고기는 환불해 주지만, 불판에 올린 고기는 환불할 수 없다고 한다. 게임사가 서비스를 종료할 때 발생하는 유료 아이템 환불 문제도 이와 닮았다. 일부 모바일게임에서는 이용자가 현금으로 유료 재화를 충전한 뒤 이를 사용해 캐릭터와 장비, 각종 아이템을 구매한다. 그러나 사업자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사용하지 않은 유료 재화와 구매한 아이템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한 번 사용하고 사라지는 아이템과 장기간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장비는 다르다. 장기간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장비도 게임사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계약상 이용 기간이나 제공받기로 한 서비스가 남아 있다면 환불 또는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2월 온라인·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서비스 종료 후 최소 30일 동안 유료 아이템 환불을 위한 전담 창구 등 고객 대응 수단을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게임사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환불 창구까지 없애 이용자가 정당한 환불을 요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졌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표준약관은 모든 게임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강행 법규가 아니다. 실제 환불 권리와 의무는 사업자가 적용한 약관, 계약 내용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판단된다. 공정위 표준약관은 서비스 종료 후 환불을 요청할 창구를 유지하도록 했지만, 환불금 지급을 강제할 별도의 집행재산까지 확보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았다. ◇ 시정 이행률 99.3%…금전적 피해구제는 별도 절차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24년 3월부터 2025년 말까지 게임물 1만8026건의 확률형 아이템 표시 실태를 모니터링해 2542건의 시정을 의뢰했다. 이 가운데 2524건이 시정돼 이행률은 99.3%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사 플레이 캣 네트워크 테크놀로지가 서비스하는 '영혼 인도자: 신의 이름으로'는 2026년 3월 국내에 출시됐다. 게임위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의무 위반을 확인하고 여섯 차례 시정을 요청했지만 사업자는 응답하지 않았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한 협조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자 게임위는 시정명령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사업자는 10월 9일 공식 회신했고, 게임위는 16일 위반사항이 모두 시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유통 제한 조치는 시행되지 않았다. 게임위의 감독으로 확률정보 표시 위반은 시정됐다. 반면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는 별도의 피해구제 절차를 통해 처리된다. 게임위가 2026년 2월 27일 출범시킨 확률형 아이템 피해구제센터에는 같은 해 8월 말까지 상담 737건이 접수됐다. 정식 피해구제 신청은 25건으로, 10건은 처리가 완료됐고 15건은 조사 중이었다. 해외 게임사와 분쟁을 겪은 이용자가 센터의 지원으로 110만원을 구제받은 사례도 나왔다. 해당 이용자는 앞서 법원 소송과 분쟁조정 절차에서 구제받지 못했지만, 센터의 피해액 산정과 합의 지원을 거쳐 110만원을 구제받았다. ◇ 국내대리인 강화해도 배상금 지급 의무 없어…피해구제는 별개 정부는 해외 게임사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 10월 23일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했다. 국내대리인은 해외 게임사업자가 법률에 따라 지정하는 국내 창구로, 감독기관의 요구와 법정 업무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10월 20일 공포된 개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국내 이용자 보호와 국내대리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내년 4월 2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법은 게임사업자의 국내 이용자 피해 보호와 불만 처리 의무를 추가하고, 국내대리인이 수행할 법정 업무도 보완했다. 국내대리인을 지정한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대리인에 대한 교육·관리·감독과 지정 유지 의무도 부과했다. 일정한 지배관계에 있는 국내 법인이 존재하는 경우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해당 법인을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 위반 등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태료 근거를 마련하고, 시정명령 불이행 시 정보통신망 이용의 거부·정지 또는 제한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국내대리인은 해외 게임사의 배상금이나 환불금을 대신 지급하는 보증인이 아니다.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에는 해외 사업자의 배상 채무를 담보할 국내 재산을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도 없다. 한국의 게임 이용자 보호 업무는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 유통과 게임산업법 위반사항을 감독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약관과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보호 문제를 다룬다. 한국소비자원은 피해구제와 분쟁조정 절차를 지원한다. 해외 사업자가 국내에 강제집행할 재산을 두지 않았다면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더라도 해외 재산에 대한 별도의 집행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정부는 해외 게임사의 법 위반을 시정하고 국내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집행할 재산이나 지급보장 수단이 없다면 배상 책임을 인정받더라도 실제 돈을 회수하기 어렵다.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버는 해외 사업자의 금전적 책임을 집행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이경민 기자 darkhorse1978@icloud.com

현대차 정의선 만난 부총리…세액공제서 빠진 전기차, 지원 문 다시 열리나

정부가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올해 세제개편안의 국내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완성 전기차가 빠진 지 석 달 만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산업 지원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투자와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을 뒷받침할 별도 지원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3일 재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약 20분간 별도로 면담했다. 두 사람은 전기차산업 경쟁력과 국내 생산세액공제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후 열린 업계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지원과 관련해 국회 논의 과정에 정부도 적극 참여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자율주행 기술력 제고와 핵심 부품·기술 연구개발 확대 방안을 담은 '전기차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 반도체·배터리는 포함됐는데 완성 전기차는 제외 정부는 지난 8월 세제개편안을 통해 국내 생산량에 비례해 법인세를 공제하는 국내 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에는 반도체·이차전지·태양광·풍력·핵심소재·인공지능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가 포함됐지만 완성 전기차는 제외됐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지원하면서 완성차 생산은 대상에서 뺀 구조다. 전기차업계는 배터리만으로는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완성차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현대차와 부품업체들은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공식 건의했다.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지원 확대와 배터리 리스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자율주행 전담기관 전문인력 확충도 요청했다. 배터리 리스제는 소비자가 차량만 구매하고 고가의 배터리는 금융사 등에서 빌려 사용하는 방식으로, 초기 구매가격을 낮춰 전기차 수요를 늘리는 방안이다. 정부가 생산세액공제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은 기존 세제개편안을 보완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지원 대상 확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공제율과 적용 기간, 대상 차종뿐 아니라 국내 생산과 고용·투자를 어떻게 연계할지도 정해야 한다. 전기차에 혜택을 추가할 경우 하이브리드차와 미래차 부품업체를 어느 범위까지 포함할지도 쟁점이다. ◇ 현대차 국내 125조 투자와 연계…수요대책도 필요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약 2조원을 투입해 연간 20만대 생산 규모의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도 건설했다. 현대차가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새로 세운 것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계획만으로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주요국이 구매 보조금과 세제 혜택, 공장 유치 지원을 묶어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만큼 국내 정책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더해 실제 생산 단계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지원만 늘리고 내수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전기차 수요를 늘리려면 충전 인프라와 구매 부담, 중고차 잔존가치, 배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함께 해소해야 한다. 업계가 생산세액공제와 함께 배터리 리스제를 건의한 배경이다. 이 부총리는 전기차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다음 격전지"로 규정하고 향후 2∼3년 안에 글로벌 선도국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달 내놓을 대책에서 생산세액공제를 얼마나 구체화하고, 국내 생산·고용 및 내수 활성화와 연결할지가 전기차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게임사들 AGF로 ‘우르르’…신작 알리고 팬덤 잡는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서브컬처 행사 'AGF(Anime X Game Festival) 2026'에 집결한다.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신작을 앞세워 잠재 이용자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기존 인기 서브컬처 작품의 이용자 행사를 AGF에서 열며 팬덤 결집을 노리는 모습이다. 최근 서브컬처 장르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AGF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 지스타 안 가는 게임사, AGF는 가는 이유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 스마일게이트, 시프트업, 네오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음달 4~6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AGF 2026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요 게임사들이 이달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 대신 소규모 행사로 분류되던 AGF에 참가하는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게임사들이 AGF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람객의 특성이다. AGF에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 성우 등 서브컬처 콘텐츠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들이 모인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 이용자가 방문하는 종합 게임쇼와 달리 자사 게임의 장르와 취향이 맞는 잠재 고객을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효율이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들이 출시하는 서브컬처 게임의 수가 늘어난 것 역시 AGF가 주목받게된 배경이 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종합 게임쇼에는 다양한 장르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모든 관람객을 자사 게임의 잠재 이용자로 보기는 어려운 반면, AGF는 서브컬처에 관심 있는 이용자들이 모인다"며 “수도권에 10만명 이상 방문하는 서브컬처 행사인 만큼 마케팅 집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스타는 신작 소개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면, AGF는 이용자들을 위한 행사를 여는 장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 같다"며 “최근 국내 시장에 서브컬처 게임이 많이 출시되면서 AGF에 참가하는 게임사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처음 개최된 AGF는 지난해 관람객 10만518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비 관람객 수는 약 40% 늘었고, 참가 기업도 26% 확대됐다. 시장에서 서브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게임사들이 주목할 만한 대형 오프라인 행사로 성장한 것이다. ◇ 신작 소개+기존작 이용자 행사 무대로 활용 올해 게임사들은 AGF를 신작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기존 작품의 이용자를 결집하는 무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AGF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는 올해 행사에서 신전기 마법 역할수행게임(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아스오라)'(개발사 디나미스원)를 출품한다. 참가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50부스를 마련해 게임 시연존을 운영하고, 게임 세계관과 초기 캐릭터 설정을 담은 아트북과 굿즈도 선보인다. 넥슨은 미소녀 게임 '파레이돌리아'(개발사 넥슨게임즈)와 '아주르프로밀리아'(개발사 만쥬게임즈)를 들고 행사에 참가한다. 파레이돌리아는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작품으로, AGF에서 국내 최초로 한국어 시연 버전을 공개한다. 오는 26일 정식 출시되는 '아주르프로밀리아'는 현장에서 '프로밀리아 크리에이터즈' 수상작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게임의 팬덤을 결집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넷마블은 '페이트/그랜드 오더(FGO)'의 한국 서비스 9주년 행사를 AGF에서 개최한다.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FGO는 매년 서비스 기념일을 전후해 이용자와 만나는 행사를 열어왔다. 시프트업도 AGF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 출시 4주년 행사를 연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캐릭터와 세계관을 현장에서 경험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지식재산권(IP)의 팬덤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또 네오위즈도 '브라운더스트2'와 '고양이와 스프' 등 기존 인기작을 앞세워 AGF에 참가해 서브컬처 팬들과의 접점을 넓힐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게임과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서비스 1주년을 맞은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테마곡 라이브 공연과 DJ쇼, 개발진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존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출시 예정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코스프레 무대와 체험 이벤트를 통해 세계관과 캐릭터를 알릴 예정이다. 기존 게임의 팬덤을 결집하는 동시에 신작의 잠재 이용자를 확보하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겨냥했다. 그밖에 중국 게임사 엘리멘타도 다음달 14일 출시되는 신작 '실버 팰리스'를 앞세워 AGF에 참가한다. 한국에서 처음 오프라인 부스를 선보이는 만큼 게임 시연과 탐정 체험 이벤트 등을 통해 세계관을 알리고 국내 이용자와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 플랫폼 기업 SOOP도 올해 처음 AGF 공식 스폰서로 참가한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활동하는 버추얼 스트리머와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고, 관람객이 직접 콘텐츠를 체험하거나 스트리머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포스코홀딩스, 3분기 영업익 9450억원…철강 반등에 수익성 개선 박차

포스코홀딩스가 철강사업 수익성 회복 효과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포스코홍딩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19조1410억원과 영업이익 9450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47.9%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5.3% 증가해 수익성 개선 기조를 이어갔다. 포스코그룹은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 급등 등 대외 변수가 만연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산업(철강) △전략(이차전지소재) △에너지(액화천연가스, LNG) 자원 등 핵심사업을 아우르는 트리플코어 전략을 토대로 각 사업간 수익성을 상호 보완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성장방향으로서 수립한 트리플코어 전략이 안정적 수익기반과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철강부문에서 포스코가 3분기 영업이익 4550억원을 기록하며 1년만에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수익성 개선을 주도했다. 원료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과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을 66.1% 개선했다. 이차전지소재부문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 판매 회복과 판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 820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을 개선했으나, 글로벌 리튬가격이 하락하고 계절성 요인에 따라 포스코아르헨티나의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영업적자(-170억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인프라부문은 가스전 사업과 인도네시아 팜 사업의 생산을 확대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사수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고, 포스코이앤씨도 영업이익 480억원을 올려 사업부문 수익성 유지에 힘을 보탰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발표한 트리플코어 전략에 따라 올 3분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한편, 사업부문별 핵심 과제를 완수하며 각 사업별 경쟁력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자원인 철강부문의 경우, 지난 9월 광양제철소에 자동차용 용융아연도금강판 특화 공장 '8CGL'을 착공해 철강 소재 리더십 강화에 나섰다. 전략자원 부문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포항 삼원계 양극재 설비를 리튬인산철(LEP) 체제로 전환해 확대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대응에 나섰으며, 포스코아르헨티나는 2만5000톤(t) 규모 2공장을 준공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에 기여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에너지자원 부문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초드의 셰일가스 자산 보유지분을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LNG환산 연간 100만t 규모 생산 물량을 확보해 수익구조 강화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이 같은 트리플코어 전략에 따라 수익성과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포스코홀딩스는 올 3분기 선제적인 현금 확보 노력과 원화강세 영향에 따라 순차입금을 4조3000억원 규모로 줄이고, 부채비율을 기존 대비 6.7%포인트 낮추는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에쓰오일, 정유·윤활 호조에 분기 영업익 1조 돌파…“내년 새 배당 가이드라인 발표”

에쓰오일이 정유사업과 윤활유 사업 부문의 견조한 시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외형과 내실의 가파른 성장을 견인했다. 에쓰오일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11조9687억원과 영업이익 1조4067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2% 늘었고, 영업이익은 513.7% 급증해 단일 분기 기준 1조원 문턱을 가뿐히 넘겼다. 사업 부문별로는 정유 부문과 윤활유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정유 부문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6904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97.8%·29.7% 성장했다. 두바이 원유 가격이 중동전쟁 여파에 따라 분기 말 가파른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석유제품의 글로벌 수급 불균형 아시아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돼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지난 2분기 진행된 일부 공정의 정기보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3분기 생산량이 확대된 점도 실적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정기보수가 완료되면서 상압증류시설(CDU) 가동률은 2분기 76% 수준에서 3분기 81%로 확대됐다. 윤활 부문 실적 개선세도 가파르다. 3분기 윤활 부문 영업이익은 7427억원을 기록하면서 당기 정유 부문 실적을 추월했다. 직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55.5% 수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성장률은 455.9%에 달한다. 윤활기유 핵심 생산거점인 중동 지역의 생산·물류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고급 제품인 그룹3 윤활기유를 중심으로 스프레드(제품 가격-원료 가격)가 지속 확대된 영향이다. 회사는 지난 2분기 평균 배럴 당 139.7달러 수준이었던 윤활기유 제품 스프레드가 3분기 평균 166.8달러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은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필렌 옥사이드(PO) 등 올레핀 계열 다운스트림 제품의 스프레드 위축 영향으로 3분기 영업손익이 -26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직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184억원 개선했으나, 전년 동기보다는 적자 규모가 35억원 가량 확대됐다. 에쓰오일은 이 같은 정유·윤활 부문의 호황이 중동전쟁 종료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쟁에 따른 일시적인 생산 차질뿐 아니라 글로벌 정제설비의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정제마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중동에서는 전체 정제설비 생산능력의 약 25%에 해당하는 하루 250만배럴 규모의 가동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러시아 역시 하루 200만~250만배럴 수준의 생산능력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제설비 증설 속도가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에 주목했다. 회사는 내년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올해보다 하루 250만배럴 증가하는 반면,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는 하루 8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중동과 러시아 정제설비의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구조적인 공급 부족 역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종전 이후에도 정제마진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유와 항공유 등 중간유분의 공급 부족도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의 일부 생산시설이 정상화되더라도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수급 불균형이 2027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윤활기유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중동 주요 생산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이후 글로벌 그룹3 윤활기유 공급량의 약 30%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 생산시설의 복구와 물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급 경색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중동산 윤활기유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의 상업가동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현재 진행 중인 시운전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설비별 순차적인 가동 개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공정의 가동 개시 이후 정상 가동률에 도달해 상업가동으로 전환하기까지는 약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에쓰오일은 올해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주환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회사는 2025~2026회계연도 배당성향을 연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해 경영 성과가 매우 양호한 점을 감안하면 최소 20%의 배당성향을 적용하더라도 기말 배당금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27년 이후에는 이익 규모와 재무구조 개선, 주주환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초 새로운 배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단독] 항공사는 무료 재활용하는데…제주공항은 보조 배터리 소각에 돈 쓴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승객이 두고 간 보조 배터리가 수거 주체에 따라 서로 다른 처리 경로로 향하고 있다. 항공사가 수거하면 비용 부담 없이 재활용 체계로 넘겨지지만, 한국공항공사가 수거하면 지정폐기물로 분류해 돈을 들여 육지 소각업체로 보낸다. 같은 공항에서 발생하는 폐보조 배터리의 자원 회수 여부와 처리 비용이 누구에게 인계되느냐에 따라 갈리는 것이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올해 8월부터 E-순환거버넌스를 통해 보조 배터리를 무상으로 수거·재활용하는 경로를 마련한 반면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수거한 배터리를 다른 물품과 함께 지정 폐기물로 일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배터리의 상태를 현장에서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공항 운영기관이 E-순환거버넌스와 연계해 보조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곳은 인천·김포·김해·대구공항이다. 제주공항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지만, 공항에 입주한 항공사들이 별도의 재활용 경로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 항공사 수거분은 무상 재활용…월 500∼600개 규모 제주공항 항공사들의 협의체인 AOC는 지난 8월 생산자 재활용 공제조합인 E-순환거버넌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같은 달 25일 처음으로 배터리를 넘겼다. 수거한 배터리는 재활용 업체에서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방전·해체해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핵심 소재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수거 대상은 항공사 카운터나 보안 검색대에서 반입 기준에 맞지 않아 적발된 배터리, 승객이 포기한 배터리, 기내에 두고 내린 배터리다. 불량이거나 손상된 배터리도 함께 넘긴다. 항공사는 E-순환거버넌스가 제공한 수거함에 배터리를 모아 소화기 옆에 보관한다. 수거는 매달 둘째·넷째 주 화요일에 이뤄지며 한 번에 5∼6상자씩 가져간다. 한 상자에 약 50개가 담기는 점을 고려하면 월 수거량은 약 500∼600개다. 항공사가 부담하는 수거 비용은 없다. 다만 취재 당시 제주공항에서 수거한 배터리의 최종 재활용까지 완료된 것은 아니었다. AOC가 넘긴 배터리는 우선 E-순환거버넌스가 직접 운영하는 제주리사이클링센터로 이동한다. 제주도 안에는 이를 처리할 시설이 없어 센터에서 드럼통에 모아 보관한 뒤 육지로 보낸다. 이후 수도권자원순환센터 등을 거쳐 민간 재활용업체에서 처리하는 구조다. 제주리사이클링센터 관계자는 “제주공항에서 수거한 배터리가 아직 육지로 보내지진 않은 상태"라며 지금까지 모인 양이 드럼통 3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른 품목과 함께 운송하는 경우가 많아 첫 반출까지는 약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호 AOC 위원장은 “올해 7월까지 제주시 노형동 주민센터에 연락해 수거를 요청해 처리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수거 횟수도 제한돼 있었다"며 “제주항공 제주지점에서 E-순환거버넌스와 협력하자는 제안이 와서 8월부터 무료로 처리를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 공사 수거분은 지정폐기물로…육지 운반·처리에 비용 부담 한국공항공사가 수거한 배터리는 다른 경로로 처리된다. 공사는 승객이 반입 기준에 맞지 않게 가져온 배터리는 항공사가 처리하고, 탑승이 임박했거나 항공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승객이 두고 간 배터리만 공사가 수거한다고 설명했다. 공사 제주공항은 이렇게 남은 보조 배터리를 무선 고데기·라이터 등과 함께 지정폐기물로 처리한다. 공사가 밝힌 보조 배터리 수거량은 하루 평균 약 25개다. 육지로 운반하는 업무는 '제주도지정폐기물운영위원회'가 맡는다. 명칭과 달리 제주도가 운영하는 기관이 아니라 제주시에 신고된 민간 공동 수집·운반 기구다. 공사 제주공항을 비롯해 지정폐기물 운반을 맡기는 회원사는 250여 곳이다. 비용은 기본 회비에 무게에 따른 처리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공사는 지정폐기물 처리에 월평균 약 70만 원을 쓴다고 밝혔다. 다만 일반 건전지와 무선 고데기, 라이터 등도 함께 포함돼 보조 배터리만의 처리 비용은 따로 계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제주에는 지정폐기물 소각·매립업체가 없었다. 위원회는 폐기물을 실은 트럭을 한 달에 두 번 배에 실어 대전과 울산으로 보낸다. 이를 넘겨받는 업체는 모두 지정 폐기물 소각업체다. 강동훈 제주도지정폐기물운영위원회 부장은 보조 배터리 역시 이 경로를 거쳐 소각장에서 태워 없앤다고 설명했다. 항공사 수거분은 소재 회수를 위한 재활용 체계로 넘기는 반면, 공사 수거분은 운반·처리 비용을 부담하고 소각업체로 보내는 셈이다. ◇ 공사 “위험 여부 개별 확인 어려워"…재활용 확대 검토 공사는 배터리를 지정폐기물로 일괄 처리하는 이유로 안전과 현장 여건을 들었다. 공사 관계자는 “보안 검색 요원이 보조 배터리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현장에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배터리가 부풀어 올랐는지 등 화재 위험을 개별적으로 가려내기 어려워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폐보조 배터리가 모두 지정 폐기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5년 12월 개정한 폐기물 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폐리튬 배터리는 침수·화재·변형·파손이나 셀 손상 등으로 유해물질 유출, 화재·폭발 위험이 있는 경우 지정 폐기물로 분류한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배터리는 사업장일반폐기물로 구분한다.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부터 김포·김해·대구공항에서 E-순환거버넌스와 보조 배터리 재활용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특정 공제조합에 처리를 맡겨야 할 의무는 없으며, 다른 공항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시범 사업의 효과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재활용 사업 확대 여부에 대해 “지금은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이고, 기본적으로 확장할 계획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단독] 승객이 버린 보조배터리, 누가 처리하나…한국공항공사-공항보안 ‘핑퐁’

공항에서 승객이 포기한 보조 배터리의 처리 책임을 놓고 한국공항공사와 자회사 한국공항보안이 서로 상대 기관 소관이라며 엇갈린 답변을 내놨다. 기내 화재를 막기 위한 배터리 반입 관리는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공항에 남겨진 배터리는 처리 책임부터 물량 집계까지 관리 공백을 드러냈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한국공항공사는 승객이 포기한 물품 처리를 한국공항보안 소관으로 안내한 반면, 한국공항보안은 배터리가 위탁 처리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공사가 수거·관리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승객이 포기해 공항에 남은 배터리의 수량도 별도로 기록하지 않고 있었다. 보조 배터리 화재는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10일 저녁 청주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제주항공 7C227편 기내에서는 승객이 소지한 보조 배터리에 불이 났다. 주변 승객이 옷으로 배터리를 덮고 승무원이 화재 진압용 파우치로 불을 껐지만, 연기가 퍼지면서 탑승객 168명이 모두 항공기 밖으로 대피했다. 배터리를 들고 있던 승객 1명이 손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고, 승객과 승무원 등 10여 명이 두통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공항 보안 검색 과정에서 적발되는 배터리도 상당하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5년 3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전국 공항에서 적발된 보조 배터리는 60만 8370건으로, 하루 평균 1100건이 넘는다. 올해 4월 20일 기내 보조 배터리 반입 기준이 강화된 이후에는 적발 건수가 더 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휴대 수하물에서 적발된 보조 배터리는 1∼3월 월평균 844건에서 5∼8월 월평균 189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보안 검색 과정에서 적발된 배터리를 승객이 포기하면 원칙적으로 항공사가 넘겨받는다. 다만 탑승이 임박했거나 항공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에는 공항이 수거한다. 이렇게 공항에 남겨진 배터리를 처리하는 방식은 공항마다 다르다. ◇ 인천·김포·김해·대구공항은 무상 재활용 공항 운영기관이 생산자 재활용 공제조합인 E-순환거버넌스와 연계해 보조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곳은 인천·김포·김해·대구공항이다. 이 경로로 수거한 배터리는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전량 방전·해체한 뒤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핵심 소재를 회수한다. 공항이 부담하는 별도 수거·처리 비용은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5년 7월부터 승객이 포기한 보조 배터리를 E-순환거버넌스에 넘기고 있다. 기존에는 승객이 찾아가지 않은 물품을 한 달에 두 번 복지 시설에 기증했지만, 일부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거나 화재 위험이 있어 시설에서도 받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2월 김포국제공항에서 E-순환거버넌스와 연계한 재활용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은 각각 5월과 8월 합류했다. 이들 공항에서는 한국공항보안이 배터리를 전용 수거함에 보관하는 등 현장 업무를 맡는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다른 공항으로 사업을 확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E-순환거버넌스에 꼭 맡겨야 하는 의무는 없고, 기존에 기증하는 공항도 있어 모든 공항이 똑같이 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며 “김포에서 시범으로 해 보고 효과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 공항공사 “자회사 소관"…한국공항보안 “배터리는 제외" 반면 E-순환거버넌스와 연계하지 않은 청주·광주·울산 등 공항의 배터리 처리 주체를 묻는 질의에는 한국공항공사와 한국공항보안의 답변이 엇갈렸다. 한국공항공사는 본지 서면 질의에 “승객이 포기한 물품에 대한 처리는 자회사 한국공항보안 소관"이라고 답했다. 한국공항보안의 설명은 달랐다. 공사로부터 위탁받아 처리하는 승객 포기 물품에서 “배터리는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어 “폐기함 배터리의 실제 수거 및 관리는 한국공항공사 소관"이라며 발생 수량 집계와 처리 비용 관리 역시 공사 몫이라고 답했다. 본지가 여러 차례 처리 주체와 방식을 확인하는 동안 두 기관은 서로 상대 기관에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공사는 승객 포기 물품이라는 점을 들어 자회사 업무라고 설명했지만, 자회사는 배터리가 해당 위탁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공항보안에 따르면 탑승이 임박한 승객이 두고 간 보조 배터리는 공사가 지정한 공간에 보관한다. 이후 공사가 요청하면 협약을 맺은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을 통해 무상으로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 포기 물량 집계 없어…생활폐기물 지침 적용에도 한계 승객이 포기해 공항에 남은 배터리의 전체 규모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해당 배터리의 수량을 “별도로 기록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국공항보안 역시 수량 집계는 공사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공사가 집계하는 것은 보안 검색 과정에서 배터리를 발견해 항공사에 넘긴 건수다. 올해 1∼8월 기준 17만 9619건으로, 이마저도 공항별로 구분해 집계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항공사에 인계한 건수만으로는 공항이 최종적으로 보관하거나 처리하는 배터리의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 폐기물 분류 기준은 있지만, 공항에 남은 배터리의 수거·재활용 체계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5년 12월 개편한 폐기물 분류 체계에 따르면 변형·파손 등이 없는 보조 배터리는 사업장일반폐기물로, 파손 등으로 화재·폭발 위험이 있는 배터리는 지정폐기물로 분류한다. 기후부의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도 리튬 이온 전지를 분리수거 대상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이 지침은 지방자치단체의 생활폐기물 관리 기준으로, 공항과 같은 사업장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배터리의 폐기물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과 별개로, 공항 현장에서 누가 얼마나 수거하고 어떤 경로로 처리하는지에 대한 관리는 여전히 기관별 설명과 공항별 운영 방식에 맡겨져 있는 셈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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