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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내다본 조현준…효성 ‘미래 투자’ 성과 본격화

인공지능(AI)과 전력인프라 중심의 산업구도 재편을 예견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미래 비전이 성과창출 단계에 진입했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겨냥한 선제 투자와 기존 사업의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경영 전략을 다각화하며 그룹의 성장 기반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전력 솔루션과 바이오·기능성 소재, 프리미엄 화학제품,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전력인프라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효성중공업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 3조451억원, 영업이익 4166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7조4,9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에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북미권 전력기기 시장 확대에 앞서 현지 생산·영업 기반과 고객 대응체계를 갖춘 노력이 이 같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섬유사업을 영위하는 효성티앤씨도 상반기 매출 4조5104억원, 영업이익 2750억원을 달성해 판매량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렸다. 2분기 들어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스판덱스 업황 개선 효과와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 기반 지역별 시장 변화 대응 성과를 동시에 누렸다. 구조적 업황 부진에 놓여 있는 효성화학 역시 올 상반기 들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2분기 1708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다. 중동발(發)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수급·판가 개선과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시장·제품 판매 확대 등 노력이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효성그룹의 경영 나침반은 전력기기 중심의 '글로벌 토탈 솔루션'와 섬유 기반의 '바이오 기능성 소재', 계열사 역량을 집중한 'AI 데이터센터'를 가리키고 있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증설과 콴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에서 핵심 전력기기를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현지생산 체제 확립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변압기 △차단기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전력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사업에서 축적한 세계 1위 수준 기술력과 고객 기반을 토대로 바이오·기능성 소재까지 사업 분야 확장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선 사탕수수 기반 바이오 BDO를 생산하고 이를 PTMG와 바이오 스판덱스로 연결하는 생산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저탄소형 소재 수요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력인프라와 에너지솔루션, 건설, 클라우드 운영 역량 등 계열사 사업 기반을 총 결합한 종합사업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전력인프라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효성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읽고, 이를 기술개발과 신규 사업기회로 연결할 수 있는 인재 확보와 육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인문계 전공자 특별채용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해외 현장 대응력을 향상하고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사업 기반을 지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3개 협력사와 무인기 ‘모하비’ 국내 생산 70% 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43개 중소·중견기업과 손잡고 군용 무인기·드론의 양산과 수출을 위한 독자적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국내 무인기 관련 기업과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상호협력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구심점 역할을 맡아 △무인기 기체 △부품·소재 △임무 장비 등 전 분야에 걸쳐 개발과 양산·해외 수출로 이어지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사업은 대형 무인기와 중소형 군용 드론 두 가지 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대형 무인기 분야에서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와 공동 개발 중인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모하비(Mojave) STOL'의 향후 양산 단계에서 국내 생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참여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생산 인프라를 조성하고 주요 부품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모하비는 지난 16일 경기 포천에서 전차 기동로를 활용한 이착륙 시연을 진행한 바 있다. 중소형 군용 드론 분야는 국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체·임무 장비 기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체계종합·양산 능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 등 기존 수출 무기체계에 중소기업의 드론을 패키지로 묶어 해외 고객에게 제안하는 수출 연계 전략을 편다. 최근 라인메탈·레오나르도 등 글로벌 방산 기업들은 무인기 전문 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관련 역량을 확보하는 추세다. 반면 국내 무인기 산업은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돼 대규모 투자를 통한 양산 체계 구축과 해외 판로 개척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사의 자본력과 글로벌 방산 영업망을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대규모 양산과 해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넷마블, 도쿄게임쇼서 존재감 과시…日 게이머 홀렸다

넷마블이 신작 3종으로 일본 최대 게임 전시회 '도쿄게임쇼(TGS) 2026'에서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TGS에 단독 부스를 꾸린 넷마블의 일본 내 존재감이 한층 더 커졌다는 평가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 전시회 'TGS 2026'에서 단독 부스를 꾸리고,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펄인블루' 등 출품작 3종을 선보였다. 넷마블 부스는 일반 관람객이 입장하는 퍼블릭 데이에 긴 대기열이 늘어섰으며, 관람객들의 원활한 시연을 위해 배포한 '시연 대기권(정리권)'은 조기 소진되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번에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과 신규 IP를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으로 출품작을 구성했다. 특히 태그 배틀 역할수행게임(RPG)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은 원작 IP의 첫 게임화 사례로 현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원작 웹소설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누적 조회 수 10억 회를 돌파한 작품이다. 해당 IP로 발행된 만화 역시 누적 발행부수 1800만부를 넘어섰다.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IP 기반 로그라이트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역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게임을 직접 체험한 관람객들은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만의 스피디한 액션과 화려한 연출에 호평을 보냈으며, 주인공 '성진우'와 '차해인'으로 분한 인기 코스플레이어들의 코스프레 쇼 역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브컬처 수집형 RPG '펄인블루'는 미소녀 RPG로서의 서사성과 비주얼 스펙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펄인블루'는 러브코미디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 듯한 연애 체험에 RPG를 접목한 작품으로, 이번에 시연 버전이 처음 공개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TGS 참가를 통해 출품작 3종에 대한 현지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청취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게임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인 출시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매출 1조’ 트리니티항공 체급이 달라졌다

기존 티웨이항공에서 사명을 변경한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장거리 노선 개척과 신규 인프라 구축 등 투자가 진행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신종 자본 증권 발행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며 외형 성장과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 반기 매출 1조 원 상회…여객 단가 상승·화물 부문 증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8245억 원 대비 31.2% 증가했다. 매출 증가는 노선 확장·판매 단가 상승에 기인한다. 트리니티항공은 자그레브·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거점과 밴쿠버(미주)·시드니(대양주) 노선을 운영한 결과 국제선 여객 매출은 8794억 원으로 전체 여객 매출의 89.1%를 차지했다. 수익성 지표인 1인당 평균 판매 단가(Yield)는 수송석 기준 국제선 22만3688원, 국내선 5만8635원으로 전기 말 대비 각각 13.1%, 17.5% 상승했다. 당반기 유효 좌석 킬로미터(ASK)는 108억7700만km, 유상 여객 킬로미터(RPK)는 93억4200만km를 기록해 평균 탑승률 85.9%를 유지했다. 수익 구조 다변화 측면에서는 화물 운송 수입이 증가했다. A330·보잉 777 등 중대형기 도입으로 여객기 하부 화물 적재 공간(Belly Cargo)이 확대되며 올 상반기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 235억 원 대비 98.4% 증가한 46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는 당반기 4675억 원이고 회사는 이의 절감을 위해 기존 기종을 연료 효율이 14~17% 개선된 A330-900·보잉 737-8(MAX) 기종으로 교체하는 기단 현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화물 매출 증가는 중대형 항공기의 벨리 카고를 활용한 화물 운송 확대 등의 영향에 기인한다"며 “현재는 이를 통한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화물기 도입에 대해 검토 중인 건은 없다"고 설명했다. ◇ 자본 확충으로 부채 비율 1187%p 하락·유동성 확보 트리니티항공의 2026년 6월 말 기준 자산 총계는 2조1829억 원으로 전기 말(1조8723억 원) 대비 16.6% 증가했다. 자본 총계는 전기 말 520억 원에서 올 상반기 905억 원으로 74.0% 증가했다. 당반기 중 주주 배정·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525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1100억 원 규모의 사모 채권형 신종 자본 증권(영구채) 발행을 완료해 회계상 자본(기타 자본 잉여금)을 확충한 결과다. 항공업은 기재 도입 시 운용 리스 자산이 리스 부채(사용권 자산)로 계상돼 총 부채 규모가 높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지만 자본 증가로 인해 전기 말 3498.6%였던 부채 비율은 상반기 말 2311.7%로 1187%포인트(p) 하락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고, 추가적인 자본 확충 여부와 방식은 향후 경영 환경과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고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 부채 비율 역시 특정 수치를 목표로 두기보다 수익성 개선과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유동성 지표도 개선됐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291억 원으로 전기 말 대비 25.2% 증가했고, 상각 후원가로 측정되는 단기 금융 자산 1472억 원을 합산할 경우 1년 이내 유동화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3763억 원이다. 이는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 차입금 418억 원과 유동 리스부채 1744억 원의 합계액인 2162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또한 유동 부채로 분류된 '매표 대가 수금(발권 후 미탑승 항공권)' 2621억 원은 실제 고객 탑승 시 매출로 전환되는 계약 부채 성격이다. 이는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거나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요하지 않아 운전 자본 확보에 기여한다. ◇ 소노그룹 시너지와 'SSC' 모델 도입, 인프라 내재화 추진 자본적 지출(CAPEX)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 재편도 진행 중이다. 최대 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 41.95%)의 호텔·리조트 인프라와 결합한 '항공-숙박 패키지(에어텔)'·통합 로열티 프로그램(멤버십) 도입을 통해 마케팅 채널 다변화를 계획 중이다. 거점 공항인 대구공항에서는 2025년 기준 국제선 여객 점유율 76%를 기록 중이고 장기적으로 2030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여객 수요 연계를 준비하고 있다. 여객 운임과 부가 서비스를 분리하는 'SSC(Selective Service Carrier)' 모델도 하반기부터 적용한다. 정관에 '기간 통신 사업'을 추가해 기내 무선 인터넷(IFC) 서비스 제공 근거를 마련했고 중장거리 노선 내 라운지 운영과 선택적 기내식을 통해 객단가 상승·비운임 부대 수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현재 기내 무선 서비스 도입의 구체적인 확정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SSC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선택형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고 비운임 부대수익 비중은 서비스 확대에 따라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총 예정 사업비 1365억 원을 투입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공항 첨단 복합 항공 단지 내 자체 정비 시설(H2)을 건립 중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재무 상태표상 '건설 중인 자산' 항목이 전기 말 384억 원에서 당반기 말 473억 원으로 증가했다. 자체 정비 시설이 완공되면 외주 중정비 대금 지출에 따른 외화 유출·외환 리스크가 축소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일주일 업무가 5분으로…KT그룹, 미공개 AI 콘텐츠 첫선

카드사의 데이터 분석 업무가 일주일에서 5분으로 줄었다. 방송사에서는 실제 배우를 복제한 AI 프리젠터와 촬영 없이 만든 무협 액션이 등장했다. KT그룹이 금융과 미디어 현장에 적용한 AI 기술과 방송 전 콘텐츠를 처음 공개했다. KT는 21일 서울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KT그룹 커넥트 위크'를 열고 BC카드와 kt ENA, kt 스튜디오지니의 인공지능 전환(AX) 사례를 소개했다. BC카드는 금융 업무 자동화에 따른 시간 절감 효과를 공개했다. kt ENA와 kt 스튜디오지니는 방송을 앞둔 예능과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미공개 영상을 선보였다. BC카드는 금융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BCGPT'와 업무 자동화 솔루션 '모아이(MOAI)'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외부 AI 서비스로 보내지 않고 내부 폐쇄망에서 처리한다. 하나의 거대언어모델에 의존하는 대신 업무별로 최적화한 소형언어모델(SLM)을 묶어 사용한다. 복잡한 업무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모델이 처리한 결과를 취합하는 방식이다. 이태영 BC카드 AI데이터본부 AX팀장은 “AX는 사람을 줄이는 효율화가 아니라 업의 전환"이라며 “비싼 거대 모델보다 각 업무에 맞는 작은 모델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BC카드 AX 조직에서는 15∼20개의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된다. 연구개발부터 서비스 개발까지 직원과 함께 처리한다. 지난해 5명이던 관련 인력은 올해 2명이 늘었다. BC카드는 '모두의 AI' 사업과 결제 업무 자동화가 확대됨에 따라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AI를 도입한 뒤 업무에 걸리는 시간도 줄었다. 가맹점과 기업 심사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연간 10만시간을 절감했다. 이전에는 데이터 분석팀에 요청한 뒤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렸다. 지금은 직원이 엑셀에 자연어로 질문하면 약 5분 만에 필요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단순 업무를 맡던 직원은 매입 기획과 AI 기획 등 다른 업무로 재배치했다.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서비스도 내놨다. 할인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는 'AI 핫딜'은 월간활성이용자 20만명을 확보했다. 맛집 추천 서비스 '잇플(Eat.pl)'은 약 50만개 가맹점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다. 최근 결제가 발생했는지를 반영해 검색 후 찾아간 식당이 이미 문을 닫은 경우를 줄였다. BC카드는 잇플의 사업 대상을 기업 간 거래로 넓히고 있다. 라이너와 LG유플러스 등 외부 사업자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보유 중인 380만개 가맹점 데이터를 KT의 '모두의 AI'와 연계해 소상공인 지원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외부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공개했다. 한국어와 금융 업무에 맞게 학습하거나 최적화한 AI 모델 49종과 데이터셋 12종을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올렸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정받은 생성형 AI 기반 혁신금융서비스는 7건으로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다. 미디어 계열사들은 아직 방송되지 않은 AI 콘텐츠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kt ENA는 다큐멘터리 '하지 못한 말', 역사 토크쇼 '결이 다른 전쟁사', 예능 '맡겨만 주십숏'의 주요 장면과 예고 영상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생성형 AI를 예능 제작 과정에 본격 적용한 것은 국내 방송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 못한 말'에서는 소녀시대 멤버 유리의 얼굴과 목소리를 복제한 AI 프리젠터가 등장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AI로 구현된 유리는 부검 대상자와 수술실 의사, 사건 현장의 관찰자로 모습을 바꿨다. 실제 촬영이 어렵거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장면은 AI로 재현하되 인터뷰에는 실제 인물의 발언을 사용했다. '결이 다른 전쟁사'의 미공개 영상에는 베트남전 당시 구찌터널 내부에서 벌어진 전투 장면이 담겼다. 기존 역사 프로그램이 문헌과 사진으로 설명하던 장면을 시네마틱 AI로 재구성했다. 좁은 지하 통로를 이동하는 모습과 교전 장면이 영화처럼 이어졌다.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장은 “역사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자료 조사와 사실 검증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회차마다 전문가 두 명이 참여해 내용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예능 '맡겨만 주십숏'의 예고 영상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사람과 AI가 각각 2시간 안에 소상공인 홍보영상을 만들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람으로 구성된 팀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다. AI팀은 이미지와 명령어로 영상을 제작한다. 문구점과 빈대떡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AI 영상도 현장에서 선보였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연내 공개 예정인 무협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의 제작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실제 로케이션이나 세트에서 촬영한 부분은 없으며, 배우의 대사 장면을 제외한 액션 대부분을 AI로 만들었다. 배우의 움직임을 AI 캐릭터로 옮기는 '모션 트랜스퍼' 기술도 활용했다. 영상에서는 배우가 실제로 촬영하지 않은 각도에서도 동작을 이어갔다. 기존 촬영과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로 구현하기 어려운 대규모 액션도 등장했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AI로 만들 장면과 배우가 직접 연기할 부분을 나눠 설계했다. 이를 위해 작품별 AI 적용 방식을 정하는 'AI 슈퍼바이저', AI 후반 작업에 맞춰 촬영하는 '시네마 스테이지', 생성 작업과 제작 이력을 관리하는 '시네마 허브'를 구축했다. 촬영장에서는 격자무늬 벽을 이용해 카메라 움직임과 초점, 공간의 깊이를 파악한다. 촬영한 장면이 AI 후반 작업을 거쳐 어떻게 바뀌는지도 5∼10분 안에 확인할 수 있다. '무신귀환록'의 제작 시간과 비용은 기존 방식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은재현 kt 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장은 “비용 절감보다 기존 숏폼 예산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무협 장르의 규모를 넓힌 데 의미가 있다"며 “같은 기술을 일반 드라마와 영화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부터 위성과 통신 인프라, 고객 서비스, 클라우드 등 그룹사의 AX 사례를 차례로 공개했다. 김동훈 KT 홍보실장은 “그룹사가 축적한 AX 역량과 성장 동력을 계속 발굴해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싸구려’ 꼬리표 뗀 CATL…전기차 10대 중 4대 ‘중국산 배터리’

한때 '싼 배터리'로 불리던 중국산 배터리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LFP(리튬인산철)를 넘어 NCM(니켈·코발트·망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차종별로 중국 CATL 배터리를 채택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만을 앞세운 보급형 제품을 넘어 국내 완성차의 주요 선택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전기차 1만5794대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6590대로 40.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 24.1%에서 1년 만에 16.3%포인트 상승했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541대 늘어나는 동안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3570대 증가했다. 전체 국산 전기차 판매 증가분을 웃도는 규모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공급망에서도 중국 업체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CATL 셀을 사용하는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으로, 롱레인지와 스탠다드 모두 CATL의 NCM 각형 셀을 탑재한다. 반면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에는 SK온, 아이오닉6에는 LG에너지솔루션,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IGP가 각각 배터리를 공급한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CATL 배터리 적용 차종이 더 많다. 기아가 공개한 최신 배터리 정보를 보면 국내 전기차 9개 차종 가운데 4개 차종에 CATL 셀이 적용된다. 레이 EV와 니로 EV에 이어 최근 출시한 EV5와 PV5까지 CATL 적용 차종이 확대됐다. 지난 8월 EV5는 3146대, PV5는 1744대가 판매되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국산 전기차로 자리 잡았다. 중국산 배터리가 일부 보급형 전기차에 한정되지 않고 SUV와 PBV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CATL이 적용된 차종의 배터리 구성 역시 다양하다. 레이 EV에는 LFP 각형 셀이, 니로 EV·EV5·PV5에는 NCM 각형 셀이 적용된다. 반면 EV3와 EV4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IGP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EV6·EV9·봉고 EV에는 SK온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중국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에만 머무르지 않고 삼원계인 NCM까지 국내 완성차 공급망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국내 공급망 침투 배경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배터리 공급 여건 변화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 이후 배터리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수요 증가세는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 공급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몇 년 전에는 배터리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제작사들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배터리 회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며 “전기차 보급이 늦어지면서 결국 배터리 생산량이 소모량보다 많게 되는 초과 생산 라인으로 접어들게 됐고, 자동차 제작사들이 배터리 회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BYD 같은 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은 가격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 요구되는 배터리 성능 수준이 달라진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 교수는 “하이니켈은 국내 업체가 앞서는 등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 간 고성능 배터리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최근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고 소비자들도 300㎞ 이상 주행거리가 보장되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차량 가격 두 가지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고성능 배터리의 기술 격차가 존재하더라도, 소비자가 그 차이를 크게 요구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316.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했다. CATL은 107.5GWh를 기록하며 3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7.2%로 전년 동기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공급망과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면서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교수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가 중요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을 압도적으로 이길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전고체·나트륨이온 등 새로운 소재 기반 배터리를 개발하고 상용화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최태원 “AI, 사회문제 해결•성장 도구로 활용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사회문제 해결과 새로운 성장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 속에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만큼 기업과 정부, 금융권이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데 경제 성장은 더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해 사회적 비용 자체를 낮추는 것이 건강한 사회,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AI와 사회적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 사회적 성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가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구체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의 발언은 AI를 기업의 생산성 향상 수단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돌봄과 장애인 고용, 청년 일자리, 지역소멸 등 정부와 시장이 쉽게 풀지 못한 문제에 AI를 적용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문제를 넘어 해결로'다. 전시장은 협력, 혁신·환경, 지역, 사회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으며 기업과 공공기관, 사회적기업 등이 300여개 부스를 운영한다. 주최 측은 22일까지 약 1만5000명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은 AI를 활용한 돌봄과 인재 육성, 지역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했다. SK텔레콤은 보이스피싱 예방과 금융사고 탐지, 취약계층 돌봄 등 AI 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과 정부, 금융기관, 재단, 사회적경제 조직 관계자 약 150명이 참여한 '리더스 서밋'에서는 '자본은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가'를 주제로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투자 구조와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의는 일회성 캠페인이나 기부를 넘어 기업의 기술·사업 역량과 민간 자본이 사회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협업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행사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이오션중공업, 탱커선 6척 건조의향서 체결…올해 누적 10척

군산조선소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제이오션중공업이 총 6척 규모로 유조선(탱커) 신조 물량을 확보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15만7000톤(t)급 원유운반선 2척과 11만4000t급 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LOI 체결로 제이오션중공업이 확보한 건조 예정 탱커 물량은 총 10척까지 확대됐다. 앞서 회사는 지난 6월 11만4000톤급 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 규모 LOI를 체결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6월께 HD현대중공업과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제이오션중공업은 절차가 끝나기 전부터 선제적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군산조선소 인수에 중추적 역할을 한 차정훈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지면서 운영 정상화는 물론, 해외 선주사들의 추가 발주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제이오션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이번 수주 배경을 두고 군산조선소의 초대형 선박 건조 능력에 더해, '빠른 납기'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고 지목했다. 선박을 조기 인도해 운항에 투입하는 것이 해운업체에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회사의 생산 여력과 효율적인 공정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납기를 제시한 것이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제이오션중공업은 지난 3월 모기업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HD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합의각서를 맺은 이후부터 군산조선소의 인프라와 경쟁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군산조선소에 완성선 수주잔량이 없어 신속한 납기가 가능한 만큼, 선주사가 원하는 시점에 선박을 적기 인도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번에 체결한 두 선형 모두 HJ중공업 자체 개발한 차세대 선형으로, 특히 11만4000t급 원유·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경우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동시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선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해운사가 시장 수요에 따라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제이오션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의 부활을 기다려 온 군산과 전북 지역 시민들의 성원과 대주주 지원에 힘입어 올해만 건조 예정 물량 10척을 확보했다"며 “RG 발급과 야드·설비 재정비, 인력 확충 등 할 일이 많지만,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파업 중단했지만 협상도 멈춰…포스코·HD현대중 추석 전 타결 ‘불투명’

철강과 조선업계의 부분파업이 일단 멈췄지만 임금협상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이날 오전 7시 닷새간의 부분파업을 끝냈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18일 예정된 파업을 마쳤다. 두 회사 모두 파업 기간 대규모 생산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노사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등을 대상으로 120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8일부터는 포항 1열연공장과 광양 3열연공장 등으로 대상을 넓혔다. 회사는 가용 인력을 투입해 제철소 가동에 차질이 없었다고 밝혔다. 파업 참가 규모를 놓고는 노조가 대상 조합원의 평균 참여율을 92%로 추산한 반면, 회사는 확대 이후 포항과 광양에서 각각 100명대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파업은 끝났지만 교섭 재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15일 협상을 중단한 뒤 파업 기간 추가 교섭을 하지 않았다. 노조는 22일 오전 7시까지 회사 제안을 기다릴 방침이다. 진전이 없으면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지침에 따라 새 집행부가 선출되는 10월 2일까지 파업과 교섭을 모두 중지한다. 그 경우 추석 전 타결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양측의 제시안도 벌어져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등을 요구한다. 회사가 제시한 안은 기본급 2%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교섭 중단이 더 분명해졌다. 노조는 집중 교섭에도 진전이 없자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16∼18일 하루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회사가 임금 인상 규모를 높인 추가안을 내놓아야 교섭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업 참가로 인한 중대한 생산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쟁점은 조선업 호황의 성과를 임금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최근 제시안은 월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지급이다. 노조는 일시적인 격려금보다 기본급 등 고정급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고정급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실적에 따른 변동급 보상을 강조하고 있다. 노조가 추석 이후 투쟁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두 사업장의 다음 분기점은 다르다. 포스코는 22일 오전까지 교섭 제안이 나오는지, HD현대중공업은 회사가 노조를 다시 협상장으로 불러들일 추가안을 내놓는지가 관건이다. 파업으로 공장이 멈추지는 않았지만, 협상 공백이 길어지면 추석 이후 갈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파업이 끝났어도 임금과 성과배분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그대로다. 포스코는 새 집행부 선출로 교섭 공백이 길어질 수 있고, HD현대중공업은 회사의 추가 제시안이 나와야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이 광주에 2400억 베팅한 이유…AI가 키운 ‘냉각시장’

삼성전자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커지는 냉각·공조 시장을 잡기 위해 광주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한다. 신규 생산라인은 삼성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필요한 생산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사업장에서 플랙트그룹 HVAC 생산라인 착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노태문 DX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토비아스 케텔레 플랙트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도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 제3캠퍼스에 연면적 2만1800㎡(6600평) 규모의 생산라인을 짓는다. 투자 규모는 2400억원이다. 2028년 초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전담한다. 투자의 배경에는 AI 서버의 발열 급증이 있다. 최신 AI 칩의 열설계전력(TDP)은 1kW를 넘어섰고, 서버 랙 하나가 쓰는 전력은 수백kW에 이른다. 데이터센터 전문 인증기관 업타임인스티튜트는 랙 전력이 150kW에 근접하거나 넘으면 액체냉각이 필수라고 설명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서버의 액체냉각 적용 비중은 2023년 33%에서 2024년 53%로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은 글로벌 액체냉각 장비 시장이 2029년 70억 달러(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 진입을 위해 인수합병(M&A)을 택했다. 2025년 11월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에 인수했으며, 이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최대 규모 M&A다. 경쟁사인 LG전자가 HVAC 사업을 단계적으로 넓히며 2030년까지 HVAC 매출 20조원을 목표로 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인수를 통해 진입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신규 생산라인은 플랙트그룹의 1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이다.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시설, 대형 상업시설의 공조 수요까지 폭넓게 겨냥한다. 삼성전자가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냉각수 분배장치(CDU) △팬 월 유닛(FWU) △컴퓨터룸 공기 처리 장치(CRAH) △대형 건축물용 공기조화기(AHU) 등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냉각·중앙공조 장비를 만든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높은 품질과 신뢰도가 요구되는 산업용 HVAC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설치, 유지보수가 긴밀하게 연계되는 사업 체계를 구축해 고객사 요구에 신속하고 정교하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착공부터 완공, 양산 안정화 단계까지 안전 관리에 나서는 한편, 지역 인재 채용·육성과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노태문 사장은 “이번 플랙트그룹 신규 생산라인 착공은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인 HVAC 사업의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광주사업장을 AI 가전과 차세대 HVAC 솔루션을 함께 생산하는 첨단 제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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