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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⑤ 지방소멸 넘어 국가균형발전 실험대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반도체 공장도, AI 데이터센터도 결국 사람을 위한 산업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드는 데 있다.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의 정착, 지역경제 회복, 그리고 지방소멸을 막는 것이다. 산업은 성장의 수단일 뿐, 그 성과는 결국 국민의 삶으로 이어질 때 의미를 갖는다. 광주와 전남은 오랫동안 청년 유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진학하고 취업하면서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AI와 반도체 산업은 이러한 흐름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생산, 설계, 장비,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 '지성인의 성지' 대학도 함께 바뀌어야, '직주락' 도시가 경쟁력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전남대학교는 반도체와 미래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융합대학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GIST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도 AI와 반도체 분야 연구 역량을 강화하며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고, 지역에서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이제 기업은 공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이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교육·의료·문화시설을 함께 갖춘 '직주락(職住樂)' 도시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담겼다. 좋은 일자리와 함께 좋은 학교, 병원, 문화시설, 교통망이 갖춰질 때 지속 가능한 산업도시가 완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광주와 전남이 산업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제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대한민국의 성장축을 다변화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한 지역의 성장이 다른 지역의 쇠퇴를 의미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국토 곳곳에 성장 거점을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균형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 새로운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의 성장은 수도권과 영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심축 역할을 했지만, 산업 발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가 제시한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는 단순한 투자 계획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한다. 그 성공 여부는 정부의 실행력과 기업의 투자, 지역사회의 준비, 그리고 청년들이 이곳에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며 “지금처럼 수도권 1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고 직설했다. 그는 또 "반드시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역이며, 이제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5부작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왜 대한민국 산업의 무게중심은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가. 그 답은 투자 규모에 있지 않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전력과 용수,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역량, 통합특별시의 행정 기반, 그리고 사람을 중심에 둔 새로운 성장 전략이 서남권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었다. 과거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시간이 오늘의 경쟁력이 되고, 변방으로 불렸던 공간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아직 모든 계획이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순간은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는 날이 아니라, 청년들이 “고향에서도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말하는 날일지도 모른다.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역입니다. 이제는 국가균형발전과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세우는 새로운 중심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의 개발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도전이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는 것은 결국 사람의 삶이 바뀌는 일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 전남과 광주에서 시작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것은 공장의 위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향하는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4년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조건은 ‘속도’...“원스톱 패스트트랙 필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 모든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원스톱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청래·한병도·이성윤·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는 민주당과 정부의 메가특구특별법 발의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김상묵 한국광기술원 본부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 원스톱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 계획대로 4년 내 반도체 fab(팹)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계획·보상·설계·인허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김 본부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인허가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사업이 지연돼 7년째 공사 중"이라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원스톱 패스트트랙으로 부지 보상, 환경, 전력 ​검토, 도로·건축을 ​동시 병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구마모토 TSMC' 생산기지 완공 속도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TSMC 공장기지는 반도체 팹 구축의 대표적인 속도전 사례로 꼽힌다. 구마모토 생산기지는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지원, 인프라 병행 추진을 바탕으로 22개월 만에 개소했다. 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토지 규제 인프라를 중첩으로 처리하다 보니 병목이 생기고, 지연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반도체 클러스터 설립과 동시에 인프라 확보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본부장은 “구마모토도 1공장은 빠르게 진행됐지만 인프라와 교통 부분으로 인해서 (2공장의)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며 “TSMC 주변 땅값이 28%가 올랐고, 출퇴근 시간에 트래픽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광주·전남은 4개의 팹이 동시에 들어갈 만한 인프라를 최대한 세팅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광주 군공항 부지로 확정하면서, 250만평 규모의 부지 활용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입주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입주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단지 안에 삼성과 SK 팹이 동시에 들어오는 사례가 없었다"며 “부지 선정 후 삼성과 SK의 팹 부지, 소부장 협력화단지, 인프라 부지 등의 효율적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기업별 전담 지원체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지자체에서도 관련 ​부처를 만들 때 삼성과 SK를 지원하는 부서를 반드시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서남권 클러스터에 4기 팹이 들어서는 사업​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각각 2기 팹을 구축하는 별도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별 수요에 맞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서남권 인재 유치 방안도 주요하게 논의됐다. 특히 정주여건 개선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김 본부장은 “초기에는 수도권 숙련 엔지니어가 내려와 공장을 세팅할 수밖에 없다"며 “초기 인재 확보는 양성보다는 지역 정착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숙련 엔지니어가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에 정주여건을 우선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주여건에는 교육, 의료, 안전, 교통, 가족 지원 등이 포함된다. 정주여건 중에서도 김 본부장은 교육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수도권이아닌 호남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좋은 학교들을 설립하거나 인허가를 해주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맹종선 전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 교수는 서남권 대학이 공동으로 반도체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생산시설과 유사한 공용 교육·연구용 팹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서남권엔 교육용 팹이 없고 연구용 팹도 노후화돼 있다"며 “특정 대학 한 곳이 주도하기보다 서남권 대학이 연합해 교육 인프라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대학의 소규모 클린룸과 연구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비가 큰 만큼 공동 팹을 구축하고 개방형 학과를 운영해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와 인재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 교수는 또 서남권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반도체 계약학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서남권에선 GIST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 대학에도 기업 계약학과를 설치하면 우수 인재를 지역에서 선발·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학과는 입시 판도를 바꿀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며 “서남권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도 지역 대학에 계약학과를 신설해 인재 유출을 막고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핵심 동력이자 국가적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정경유착'이 부정적인 의미였다면 앞으로는 국가와 기업이 서로 지원하고 밀어주고 끌어주는 '정경밀착'이 필요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기도 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며 지원 의지를 밝혔다. 정원선·주서현 인턴기자

‘BYD·지커’ 중국차 공습에도…중고차·렌터카 업계 “A/S 인프라 부족 등 우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BYD(비야디)'와 '지커' 등 중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지만, 중고차·렌터카 업계는 여전히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A/S 인프라 부족과 중고차 잔존가치 하락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간 BYD의 신규 등록 대수는 4,652대로, 작년 4월 국내 시장 진출 이후 가장 높은 월별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브랜드 '지커'의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차(SUV) 모델 '지커 7X'는 한국 사전예약 시작 한달만인 지난 5일 예약 대수 1000대를 돌파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렌터카 시장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점유율 상위권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모두 현재 BYD 차량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 수입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Y 등은 렌터카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8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에 등록된 BYD 차량 매물은 51대에 그쳤다. 이는 BMW(1만7417대), 현대차(5만6330대)와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국내 판매가 본격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고차 시장 내 존재감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잔존가치' 불확실성이 원인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통상 렌터카의 수익은 차량을 대량으로 매입해 운용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중고차로 판매하는 방식을 따른다. 이 때 차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잔존가치 관리가 수익성과 직결된다. 즉 차량 매입가 대비 높은 가격에 매각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중국 전기차는 국내 판매 기간이 짧아 중고차 시세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 지금 대량으로 저가 매입하더라도, 향후 중고차로 판매할 때 가격이 예측되지 않아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렌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차량 운용 이후 얼마에 되팔수 있을지가 중요한데 중국 전기차는 아직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잔존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대규모 도입에 부담이 있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의 잔존가치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인 A/S 인프라에서도 나온다. 차량 구매 이후 유지·보수에 대한 불안이 커질수록 중고차 수요가 위축되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국내 서비스 네트워크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BYD는 전국에 20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사고수리와 일반수리가 모두 가능한 곳은 수원과 안양 등 5곳이다. 나머지 15곳은 일반 수리만 가능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의 서비스센터가 전국 1200여개에 달하고, 이 중 22곳을 하이테크 서비스 센터로 운영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렇다 보니 BYD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비스 인프라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판매량 증가와 관련해서 한 구매자는 “차를 구매한 사람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내 차를 바로 수리받을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협력 공업사를 늘려서라도 서비스 인프라를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비스센터 포화로 정비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전·수원·부평 등 일부 지역 서비스센터의 정비 예약에 2주에서 한 달가량이 걸렸다는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사전예약 시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으며 한 달 만에 계약 1000대를 돌파한 지커 역시 A/S 인프라에 대한 우려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지커는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전국 9개 전시장을 마련하고 사전예약을 진행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센터 구축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서울과 제주 등을 포함한 11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축 시기와 직영 운영 여부 등 세부 계획은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장 부품 정비의 중요성이 큰 만큼, 일부 예약자들 사이에서는 차량 인도 시점까지 서비스 체계가 충분히 갖춰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중국 전기차 업체들 역시 당장 렌터카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들이 현재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만으로도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어 렌터카 등 대량 판매 확대를 서두를 필요성을 크지 않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신차를 많이 구입하는 경향이 있으면 그 차는 렌터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브랜드 입장에서 렌터카는 2차 시장이기 때문에 개인 소비자들이 살 때가 훨씬 더 수익률이 크고 브랜드 이미지도 유지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HD현대오일뱅크, 여름맞이 ‘주유하고 경품 받자’ 프로모션 진행

HD현대오일뱅크가 내달 6일까지 한달 간 '주유하고 경품 받자'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한다.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휴면 고객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경품 이벤트와 주유쿠폰 증정 이벤트를 동시에 마련했다. 첫 번째 이벤트는 행사 기간 중 6만 원 이상 주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고객은 주유 후 HD현대오일뱅크의 카라이프 통합 플랫폼인 '카앤앱'을 통해 원하는 경품에 응모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선정된 총 250명에게 ▲CGV 영화 예매권 ▲배달의민족 상품권 ▲배스킨라빈스 상품권 등을 증정한다. 고객이 원하는 경품을 직접 선택해 응모할 수 있어 참여 만족도를 높였다. 두 번째 이벤트는 신규 고객과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마련했다. 5월 이후 주유 이력이 없거나 올해 2월부터 5월 사이 처음으로 HD현대오일뱅크를 이용한 고객에게 행사 안내 문자(SMS)를 발송한다. 이벤트 기간 중 안내된 조건에 따라 주유하면 추첨을 통해 총 1000명에게 주유쿠폰을 제공한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대한전선, 호주서 AIDC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고부가 시장 공략”

대한전선이 오세아니아 권역에서 입증한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호주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렸다. 대한전선은 호주 내 최대 규모 송전 전력청인 트랜스그리드로부터 330킬로볼트(kV)급 케이블 시스템을 턴키(Turn-key) 방식으로 구축하는 450억원 규모 AIDC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AIDC는 24시간 운영되는 대규모 설비인만큼, 높은 전력 사용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력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서비스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고압 케이블의 품질 신뢰성은 물론 계통 설계·엔지니어링·시공·현장 관리 등 프로젝트 전반에서 고도화된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이 요구된다.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적격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는 대한전선이 오세아니아 권역에서 입증한 사업 신뢰도와 경쟁력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한전선은 호주와 시드니,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에서 132kV급 프로젝트부터 상용화된 지중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인 500kV급 프로젝트까지 다수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단단한 신뢰도를 구축했다. 아울러 이번 수주를 통해 급속 성장하는 AIDC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인정받았다. AI와 클루우드의 확산으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저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인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전력 인프라 등 관련 사업의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대한전선 측은 기대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AIDC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요구된다"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AIDC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진 조현민 “여성 경영인, 특혜 아닌 공정 경쟁 원해”

조현민 ㈜한진 사장이 미국 워싱턴 D.C. 무대에 올라 글로벌 석학들 앞에서 여성 경영인을 국가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의 주체'로 규정하며, '공정한 시장' 조성과 '사람 중심의 상생 생태계' 구축을 촉구했다. ㈜한진은 조현민 사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 하원의원 회관에서 열린 '2026 세계중소기업학회 세계총회(ICSB)'의 '글로벌 보이스: 국경 없는 기업가 정신' 세션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총회는 미국 국가 수립 250주년을 기념해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등 주요 랜드마크에서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이날 조 사장은 “전 세계 여성 경영인이 진정 원하는 것은 정책적 특혜가 아니라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는 공정한 시장"이라며 “여성이라는 수식어 때문이 아닌 기업의 우수성과 비즈니스 역량 그 자체로 선택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3대 선결 과제로 ▲형식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계약 기회 보장 ▲투명한 평가 기준 확립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금융 지원 등을 제시했다. 무의미한 보호 장벽을 치는 대신 공정한 운동장(Level Playing Field)을 조성하는 것만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시각이다. 조 사장은 이러한 지원책이 한진이 추구해 온 '사람 중심의 기업가 정신'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하며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적 사례로 제시했다. 현재 한진은 이커머스 초기 창업자의 물류 전 과정을 돕는 '원클릭', 국내 최초 인플루언서 맞춤형 물류 '원스타', 지역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잇는 '디지털이지오더' 등을 통해 중소 상공인과의 동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기조 연설 직후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열린 '글로벌 관점의 여성 경영인' 세션에도 패널로 참여해 전 세계 여성 리더들과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통3사, 2분기 실적 ‘비용이 갈랐다’…AI 투자 앞두고 체력 차 ‘뚜렷’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을 앞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나 실적 정상화가 예상되고, LG유플러스는 비용 효율화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는 지난해 부동산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5조205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483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2.7% 감소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의 실적 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4조4066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271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소폭 증가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가입자 이탈과 유심(USIM) 교체, 고객 보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이 대부분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경쟁 완화와 5G 후속 투자 제한으로 비용 효율화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로 훼손됐던 수익성이 올해는 다시 경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비용 효율화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3조912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22억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SK텔레콤과 KT의 영업정지에 따른 반사효과로 이동통신과 서비스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희망퇴직 이후 인건비 부담이 완화되고 제반 경비도 안정화되고 있다. 통신 3사 중 가장 큰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KT는 비용 부담과 기저효과가 동시에 실적을 압박할 전망이다. 2분기 연결 매출 컨센서스는 6조886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9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KT에스테이트의 부동산 분양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만큼 올해는 역기저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분기 KT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강북지역본부 부지를 광진구 이스트폴 아파트로 분양하며 영업이익 3900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고객 보상 프로그램 영향으로 무선 매출이 감소하고 지난해 일회성 부동산 매출이 제외되면서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하반기 AI 투자 경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통신 본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통신 3사는 AI 데이터센터(AIDC)와 기업 대상 AI 전환(AX)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컴퓨팅 수요 증가로 통신사 데이터센터가 기존 공간·회선 임대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서비스형 GPU(GPUaaS)와 설계·구축·운영(DBO) 사업 확대로 데이터센터 수익성이 높아지고 AI 시장 성장의 수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2035년까지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구축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OpenAI)와 협력해 울산과 서울 가산에 AIDC 구축을 추진하며 GPUaaS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는 5년 내 AIDC 규모를 500메가와트(MW)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업 AX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수도권 최대 규모인 파주 AI 데이터센터를 준공하고 DBO 사업을 통해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AIDC 전력난에 ‘디젤 발전기’ 대안으로…“이미 주전원 활용 시도 중”

글로벌 AI 데이터센터(AIDC) 증설 경쟁에 따른 전력난 심화로 가스 터빈에 이어 대형 디젤(경유) 발전기까지 주전력원으로 활용되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망 연결과 가스 터빈 납기의 지연으로 AIDC의 전력 병목 우려가 커지자, 그간 비상용 전력원으로 사용됐던 대형 디젤 발전기를 주전원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AIDC발(發) 전력 수요가 회전기기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IDC 확보 경쟁이 격화하는 북미권에선 올해 들어 디젤 발전기를 주전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포착되고 있다. 디젤 엔진과 육상용 발전기 세트를 다수 도입해 AIDC 부지 내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통상 디젤 발전기는 AIDC 환경에서 화재 위험과 주기적 연료 교체, 매연 발생 등의 단점이 뚜렷해 그간 주전원보다는 비상용 전원으로 사용돼왔다. 문제는 AIDC 증설 경쟁 격화에 따른 전력망 접속 지연과 가스 터빈 수급 불균형이다. AIDC 자체는 완공까지 1~3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송전망 등 전력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전력망을 AIDC까지 연결하는 데에는 5~10년까지 걸려 AIDC 생태계의 병목 우려가 커졌다. 최근 가스 터빈이 글로벌 AIDC의 전력 병목을 해소할 '오프 그리드(계통 독립형)' 전원으로써 주목도가 높아진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다. 다만 가스 터빈 역시 최근 폭증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며 글로벌 AIDC 생태계에선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멜리어스에 따르면, 가스 터빈 한 대 값은 지난 3년간 300% 수준으로 폭증하며 최근 2억5000만달러(3800억원)까지 치솟았다. 수요 급증세에 가격 뿐만 아니라 수급 불균형도 확대돼 현재 가스 터빈의 납기 기간은 3~5년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AIDC의 전력 병목을 우려하는 생태계의 수요가 가스 터빈을 넘어 디젤 엔진(발전기)까지 확장된 것이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육상용 발전기 사업을 영위하는 HD현대일렉트릭이 이러한 흐름에 올라탔다. 주 전원으로써 글로벌 디젤 발전기 수요가 확대되며 디젤 엔진과 한 세트로 구성되는 육상용 발전기 등 회전기기 사업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대략 올해 초부터 AIDC에서 디젤 엔진에 붙어 전기를 생산하는 육상용 발전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었고, 실제 센터에서 디젤 발전기가 주전원으로 활용되는 추세도 엿보인다"며 “올해 1분기 매출에 이런 흐름이 이미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 발표자료를 보면, 회사의 당기 회전기기 매출은 1848억원으로 전년 동기(1668억원)와 직전분기(1325억원) 매출 대비 10.8%·39.5% 성장하며 단일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6일 회전기기를 비롯한 전력변압기와 배전기기 등 주요 제품군의 수주 확대 전망을 반영해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51억8500만달러(7조8000억원)로 종전 대비 22.8% 상향했는데, 이 관계자는 “이번 가이던스 확대 역시 이 같은 흐름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AIDC발 전력난이 장기화하며 글로벌 수주 기회가 회전기기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전력난을 맞은 AIDC 생태계의 전력원 확보 경쟁에 따라 4행정 중속엔진 등 선박·육상용 엔진과 발전기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당장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 AEG와 20메가와트(MW)급 발전용 4행정 중속엔진 '힘센엔진' 기반의 6271억원 규모 데이터센터향(向)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밖에 한화엔진은 이르면 내달 완공을 목표로 900MW에 달하는 규모의 4행정 중속엔진 전용 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는 연간 174~180대의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해당 공장은 당초 선박용 엔진 생산을 위해 구축됐으나, 업계 안팎에선 AIDC 발전 엔진 수요 확대에 따라 물량 전환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DC의 가동을 위해선 안적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현재 가스 터빈이나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장기간 전력 병목이 불가피하다"며 “선박용 엔진이나 육상용 디젤 엔진 등의 주전원 활용 방안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만큼 회전기기 수요 증가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지우면 재갈, 안 지우면 나몰라라”…네카오 ‘샌드위치 신세’

이용자가 하루 100만 명이 넘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 허위조작정보를 자체적으로 판단해 삭제·차단하도록 하는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지난 7일 시행됐다. 시행 이틀째인 8일, 콘텐트를 지우면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렸다'는 비판을, 그대로 두면 '허위정보 유통을 나몰라라 방치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네이버·카카오가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전날인 7일 개정법 시행에 맞춰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절차를 가동했다. 개정법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에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정책 마련과 신고 접수·처리 절차 운영 의무를 부과한다. 각 사는 7일 오전 신고창구를 열고 기존 불법·유해정보 신고 체계와 임시조치 제도,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활용해 이용자 신고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플랫폼에 주어진 가장 큰 실무적 부담은 무엇이 '허위조작정보'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카카오는 허위조작정보를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변형·조작된 정보"이자 “허위 또는 조작된 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유통되어 타인의 권리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라고 안내했다. 네이버 역시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라고 공지했다. 두 회사 모두 법률상 정의를 그대로 옮겨놓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제 판단 기준으로 삼기엔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도박·불법 촬영물처럼 불법성이 비교적 명확한 콘텐츠와 달리 허위조작정보는 판단 기준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게 문제라서다. 자칫 애매한 콘텐트까지 선제적으로 걷어냈다간 '재갈 물리기'라는 반발에 부딪히고, 반대로 판단을 미뤘다간 '나몰라라 방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명백한 불법 정보가 아닌 사안은 자체 판단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심의 절차로 넘길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업계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신고가 접수되면 일단 KISO가 수립한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삭제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도 허위조작정보 여부가 애매한 사안은 결국 KISO 심의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허위조작정보 판단 책임을 민간 기업이) 판단하고 조치를 취한다는 것 자체가 사업자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업계로서는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도록 최대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응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예측 가능하게 기준이 제시되는 게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사례 중심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별로 제재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점, 100만 명 기준에 미달하는 소규모 플랫폼은 애초에 규제 대상에서 빠지는 점도 혼선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 올린 개인 대화도 검열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즉 사적 영역까지 재갈이 물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은 일반에게 공개되는 정보를 규제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사적 메시지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사업자들과 달리, 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 등 해외 대형 플랫폼은 기존에도 허위 정보를 자체 제재해왔다는 이유로 법 개정에 따른 별도 조치 없이 기존 가이드라인과 신고 창구로 대응하겠다는 여유로운 입장이다. 개정법상 대규모 플랫폼은 신고 건수·처리 결과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6개월마다 공표해야 하는데, 해외 플랫폼이 국내 기준에 맞춰 정상적으로 자료를 제출하고 조사 절차에 협조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들 플랫폼은 KISO 회원사가 아닌 데다 글로벌 공통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심사해온 탓에 국내 규정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유튜브는 법적 신고를 위한 고객센터 페이지에서 분쟁 국가를 한국으로 선택하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고' 여부를 묻는 항목이 새로 추가했다. 유튜브 관계자는 “구글도 법 시행에 맞춰 신고 페이지를 업데이트 했다"며 “대응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애초 이른바 '사이버 렉카'나 조직적 가짜뉴스 유포를 겨냥해 만들어진 만큼 수익 창출 구조와 맞물린 유튜브 쪽에 신고가 몰릴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안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콘텐트는 대부분 허용하되, 악의적인 인신공격이나 근거 없는 새빨간 거짓말 정도만 걸러내야 한다"며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인용하고 정확한 출처를 밝힌 정보까지 삭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법으로 명확히 허용 범위를 그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삭제로 표현이 위축되지 않으려면, 결국 플랫폼의 자체 판단이 아니라 명확한 법적 기준선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역시 규제 대상 자체를 좁게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 개정안의 적용 대상은 법원 판결 등으로 이미 객관적 사실관계가 확정된 내용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경우로, 그 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이 제한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과잉 적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배한비 인턴기자

삼성전자, 엔비디아 ‘베라루빈’용 차세대 eSSD ‘PM1763’ 양산 돌입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최적화된 차세대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eSS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양산에 돌입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9세대 V낸드와 4나노 컨트롤러를 앞세워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하면서 HBM에 이어 저장장치 시장에서도 AI 서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속 규격인 PCIe 6.0을 적용한 기업용 SSD(eSSD) 'PM1763'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PCIe 6.0은 SSD와 컴퓨터 부품 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넓혀 기존보다 2배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최신 규격이다. PM1763은 빠른 읽기 속도와 최적화된 설계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PM1763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루빈(Vera Rubin)'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공개됐다. 이번 양산에는 AI 인프라를 둘러싼 시장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한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며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양이 크게 늘면서 AI 반도체(가속기)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용 SSD가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9세대 V낸드와 4나노 기반 새 컨트롤러를 넣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크게 높였다. PM1763은 4TB·8TB·16TB 세 가지 용량으로 나오며 이 중 16TB 제품이 업계 최고 성능을 낸다. 16TB 제품 기준 데이터를 연속으로 읽고 쓰는 속도는 각각 초당 최대 2만8400MB, 2만1900MB다. 이전 제품인 'PM1753'보다 2배 빨라졌다. 이는 40GB 크기의 대형언어모델(LLM)을 1.4초 만에 옮길 수 있는 속도다. AI 반도체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지연을 최소화해 AI 작업 처리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PM1763은 차세대 AI 서버에 쓰이는 액체 냉각 방식에도 맞춰 설계됐다. 냉각판을 부품에 직접 붙이는 'D2C(Direct-to-Chip)' 방식을 활용해 부하가 큰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오랫동안 최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이전 제품보다 1.8배 이상 향상됐다. 회사 측은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미래 양자 컴퓨터의 해킹 공격에 대비한 암호화 기술(PQC)을 적용했고, 가상화 환경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외부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TDISP)도 넣어 AI 시대에 맞는 보안 요구에 대응했다. 이번 양산은 삼성전자의 AI 메모리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HBM에 이어 기업용 SSD까지 AI 인프라 핵심 제품군을 넓히며, 글로벌 AI 서버 고객사에 메모리 제품을 통째로 공급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최장석 상무는 “PM1763은 업계 최고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차세대 AI 플랫폼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제품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 제품은 메모리 용량을 확장시켜 고객사의 AI 모델이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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