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현장] 장병규·김택진 만난 젠슨 황, 가을 출시 예정 슈퍼칩 게이머에 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게이머들을 만나 올가을 출시 예정인 슈퍼칩 'RTX 스파크'가 탑재된 노트북을 선물했다.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슈퍼칩으로, 윈도우 PC에서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젠슨 황 CEO는 7일 오후 서울 신논현역 인근의 PC방을 잇달아 찾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김택진 엔씨 CEO와 함께 국내 게임 이용자들을 만났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신논현역 인근의 옵티멈존PC카페 신논현역점을 찾아 황 CEO를 맞이했다. 황 CEO는 아내 로리 황(Lori Huang) 여사와 딸 매디슨 황(Madison Huang) 엔비디아 수석 이사와도 동행했다. 그는 도착 직후 PC방 인근에 모여있던 팬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화답했고, 장 의장과 나란히 서서 현장에 대기 중이던 언론사 카메라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이날 해당 PC방에서는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의 파트너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간 소통 이벤트가 열렸다. 황 CEO는 현장에서 만난 배틀그라운드 게이머 2명에게 올해 9월 출시 예정인 최신 AI 슈퍼칩 RTX 스파크가 탑재된 노트북을 선물했다. 또 현장 추첨을 통해 황 CEO의 친필 사인이 담긴 엔비디아의 최상위 그래픽카드 RTX 5090 제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젠슨 황 CEO가 엔비디아의 뿌리를 대한민국의 PC방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방한 일정을 준비하면서 한국 PC방에 있는 게이머를 직접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강하게 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최신칩 RTX스파크에 대해서는 “RTX 스파크는 게임과 AI가 만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크래프톤도 지난 1~2년 간 해당 칩 개발을 위해 협력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지난해 4월 젠슨 황 CEO와 직접 미팅한 이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며 “김 대표가 미국 출장 건으로 오늘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크래프톤과 엔비디아의 만남과 협력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CEO는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서초동 포탈(Potal) PC방을 찾아 김택진 엔씨 대표와 '아이온2' 이용자들을 만났다. 엔씨는 이날 해당 PC방에서 '아이온2' 이용자 약 220여 명과 깜짝 이벤트를 개최했다. 황 CEO는 '아이온2' 이용자 3명에게도 추첨을 통해 자신의 친필 사인이 담긴 RTX 5090과 RTX 스파크가 탑재된 노트북을 선물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지포스는 한국, 그리고 한국이 만든 e스포츠와 함께 성장했다"며 “엔비디아는 한국 e스포츠 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러분에게 선물하는 뉴 칩(new chip) 'RTX 스파크'는 매우 파워풀하다"며 “이 칩을 통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PC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말미 황 CEO와 김택진 대표는 현장에 모인 게이머들과 함께 셀피(selfie)를 찍으며 행사를 즐겼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젠슨 황, 한국서 ‘비즈니스 깐부 찾기’ 종횡무진

지난 5일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다양한 분야의 국내 주요 기업 경영자들과 활발한 회동을 가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방한 첫날인 5일 저녁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이른바 '삼소 회동'을 한데 이어 7일 게임업계 리더들인 크래프톤과 엔씨의 경영인들과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8일엔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를 시작으로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경기도 분당 네이버 1784 사옥을 잇달아 방문한다. 이날 오후에도 서울대 AI연구원, 로보틱스연구소, 업스테이지·노타·에이로봇 등 국내 주요 AI 및 로봇 스타트업 경영진과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밖에 젠슨 황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도 만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등 AI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방한 기간 내내 종횡무진 일정을 소화하는 젠슨 황의 행보의 공통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동맹'으로 압축된다. 젠슨 황은 방한 사흘째인 7일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경영진과 회동해 피지컬AI 개발, 엔비디아의 AI PC 'RTX 스파크' 등 하드웨어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크래프톤은 이날 해당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 유튜버·인터넷 방송인 등을 대상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이어 젠슨 황은 근처 PC방으로 이동해 엔씨 김택진 대표를 만나 역시 게임·AI 분야 협력 방안을 얘기했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10월 젠슨 황 방한 당시 서울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를 출품하면서 엔비디아의 최신기술 'DLSS 프레임 생성', '엔비디아 리플렉스'를 적용해 주목받은 바 있다. 8일엔 LG전자, 현대차, 네이버, 서울대 AI연구원과 로보틱스연구소를 차례로 방문해 피지컬 AI 등 신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로 이동해 국내 주요 AI 및 로봇 스타트업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와 엔비디아 등에 따르면, 젠슨 황의 이같은 방한 일정도 철저히 비즈니스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입국 당시부터 젠슨 황은 “한국에 큰 선물로 엔비디아의 4개 새로운 사업을 가져왔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4가지 선물로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디아의 첫 AI노트북 신제품 'RTX 스파크'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AI를 위해 설계된 최첨단 AI 엣지 슈퍼컴퓨터 '젯슨 토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방한에서 엔비디아와 국내 주요기업 간 '피지컬 AI 동맹'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5일 오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홍대 음식점서 '삼소 회동'을 가졌고, 7일 낮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을지로 평양냉면집 우래옥에서 깜짝 오찬을 즐기면서 단순한 사업적 친교 수준을 넘어선 'AI 비즈니스 동맹'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젠슨 황의 방한을 계기로 단순 GPU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를 둘러싼 다양한 합종연횡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젠슨 황의 방한 일정에서 PC방 방문과 게임업계 회동이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B2B 및 B2C 전략이 깔려 있었다. 5일 서울 마포구 e스포츠 게임단 T1이 운영하는 PC방 'T1 베이스 캠프'를 찾아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 등과 대화를 나눈 것이나 7일 크래프톤·엔씨 경영진과 사업 미팅을 가진 것도 한국 게임 및 PC방 사업이 엔비디아 성장에 기여한 점을 감사하는 차원을 넘어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첫 AI노트북 'RTX 스파크' 브랜드 홍보 전략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젠슨 황은 e스포츠 산업 발전에 애정을 쏟아온 인물이다. 특히 한국의 PC방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방한 시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직접 올라와 “한국인들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모든 것이 한국에서 시작됐다"며 “PC 게임과 PC방, e스포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젠슨 황의 방한에 또다른 포인트는 대중적 이미지 심기다. 지난 6일 tvN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녹화방송에 출연했다. 젠슨 황의 국내외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처음으로, 시청률이 높은 방송 출연을 통해 엔비디아 기업 및 AI산업 향후 전망, 한국 반도체·AI 등 핵심산업과 협력 중요성 등을 밝혀 엔비디아 브랜드의 대중성 제고를 노린다. 젠슨 황 출연 '유퀴즈' 녹화 내용은 오는 10일 방송될 예정이다. 이어 다음날인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 시구자로 나서 한국 대중과 친밀도를 높였다. 동시에 시구에 응하는 타자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나와 엔비디아와 두산그룹의 사업 연대를 과시했다. 두산은 로봇, 자동화 등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젠슨 황은 8일 늦은 오후나 9일 오전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젠슨 황·정의선, 우래옥서 깜짝 회동…AI·로봇 협력 방안 논의 관측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우래옥에서 깜짝 회동을 가졌다. 재계에 따르면 황 CEO와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냉면과 불고기 맛집으로 유명한 우래옥에서 만나 약 1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했다. 양측은 인공지능(AI)과 로봇, 피지컬 AI 등 미래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최근 국내 피지컬 AI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총 30억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 역시 양사의 AI 생태계 협력과 로보틱스 사업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CEO는 오는 8일에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해 정 회장과 별도 면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사 간 AI·로보틱스 협력이 한층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르포] “가슴 압박, 갈비뼈 부러져도 멈추지 마라”…파라타항공 신입 승무원 응급 처치 참관기

“심폐 소생술(CPR)은 하던 도중 환자의 갈비뼈가 부러져도 무조건 계속해야 합니다. 뼈가 부러지는 것보다 뇌로 산소가 공급되는 것이 환자의 생존에 훨씬 중요합니다. 법적으로 기내에서 '사망 선고'는 오직 의사만이 내릴 수 있습니다. 병원 밖 심정지 환자가 CPR로 소생할 확률은 1%에 불과합니다. 상공 한가운데 밀폐된 객실에서 그 1%의 기적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머리로 아는 것을 몸이 즉각 반응하도록 하십시오!" 중환자실에서 3년간 생사의 갈림길을 지켜본 베테랑 간호사 출신 교관의 단호한 목소리가 교육장을 묵직하게 채웠다.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파라타항공 본사 교육장에서는 5기 신입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응급 처치 일반 사항 교육이 진행됐다. 이곳은 친절한 서비스 예절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기내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해야 할 매뉴얼을 체화하는 '구명(救命)'의 장이었다. 이번 교육의 학습 목표는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처치 상황 설명 △기본적인 응급 처치·생명유지 진행 순서 수행 △구조 호흡· CPR 방법 숙지·실시 △부상·질병의 종류 이해·설명 등으로 매우 명확했다. ◇“승무원은 진단하지 않는다"…구명 원칙과 5단계 행동 요령 기내 응급 처치의 대원칙은 '승무원은 환자를 진단하거나 처방하는 의사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승무원의 역할은 의료인에게 환자를 안전하게 인도할 때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조치에 국한된다. 환자가 발생하면 최초 발견자는 즉시 도움을 요청하며 응급 처치를 시작한다. 승무원들은 '상황 판단(Consent)➔소통➔CPR➔회복 자세➔상태 파악·관찰'이라는 5단계 행동 원칙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가장 먼저 환자에게 “저는 훈련받은 승무원입니다. 도와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신분을 밝히고 명시적 동의를 구한다. 단, 의식이 없는 심정지 환자의 경우 묵시적 동의로 간주해 즉시 응급 처치에 돌입한다. 이후 동료 승무원들에게 기장 통보·지상 도움 요청·장비 비치 등 도움을 요청하고 CPR을 실시한다. 호흡은 정상이나 의식이 없는 환자는 기도 폐쇄를 막고 체액이나 이물질이 입 밖으로 흐르도록 옆으로 눕히는 회복 자세를 취하게 한 뒤, 호흡·얼굴색·피부색·체온 등을 살피고 보온을 유지한다. 도움을 요청받은 다른 승무원들은 자동 심장 충격기(AED)와 구급 상자(FAK)를 가져와 처치를 돕고, 객실사무장은 기장에게 보고 후 방송으로 의료진을 찾는 '닥터 페이징'을 실시한다. 남은 승무원은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하고 타 승객들을 안정시킨다. 기내에 자신이 의사임을 밝히는 승객이 있다면 신분 증명서나 명함을 통해 의사·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조산사 등 법적 의료인임을 확인해야 하며, 입증이 불가능하면 전적으로 기장의 판단을 따른다. 기내에서 의료인이 응급 조치를 수행할 때 승무원은 항상 환자 곁을 지키며 기장에게 상황을 지속해서 보고해야 하고, 지상 의료진에게 인계될 때까지 함께해야 한다. 만약 의료인이 탑승하지 않았고 환자 상태가 위급하다면 기장은 지상 의료진에게 원격 협조를 요청한다. 이때 지상에 전달해야 할 필수 정보는 △환자 인적 사항(성명·좌석 번호·국적·나이·성별·출발/도착지·연락처) △과거 병력·현재 사용 중인 약명 △의식 상태를 포함한 모든 증상 △호흡 유무·산소 사용 여부 △동반자 유무 △기내 응급 처치 사항 △도착 시 필요한 의료 지원 종류 등이다. 동시에 승무원은 환자의 객관적 상태를 알 수 있는 4대 활력 징후(Vital Signs)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정상 범위는 맥박 분당 60~100회, 호흡 분당 12~20회, 체온 36.5~37.2°C, 혈압 수축기 90~140 / 이완기 60~90mmHg이다. 비행이 종료되면 이 모든 과정을 담아 각종 내역을 상세히 적은 '객실 보고서(Cabin Report)'를 제출해야 한다. 처치 과정에서 감염 방지 수칙도 엄격하다. 환자의 혈액·상처dlsk 짓무른 부위 등 체액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 인공 호흡 시 FAK 내 마스크를 반드시 사용하며, 처치 후 손을 씻고 접촉 시 비행 후 의료진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 ◇땀방울 맺힌 골든타임 사수…CPR·AED·기도 폐쇄·붕대법 실습 훈련생들은 실전과 똑같은 강도로 실습에 임했다. CPR 훈련에 나선 여성 훈련생은 성인 마네킹을 상대로 두 손을 깍지 끼고 팔을 수직으로 뻗어 양 젖꼭지 사이 정중앙을 약 5cm 깊이로 체중을 실어 압박했다. 영유아의 경우 양 젖꼭지 가상선 바로 아래 중앙을 두 손가락만으로 4~5cm 깊이로 눌러야 한다.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가슴 압박 30회를 한 뒤,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열고 인공호흡 2회를 실시하는 사이클이 기계처럼 반복됐다. 자동 심실제세동기(AED)는 연령과 체중에 상관없이 CPR과 병행해 심장 기능을 소생시키는 장비다. 부착 전 피부의 땀과 물기를 닦고, 털이 많으면 제거하며 금속 장신구는 뺀다. 패드 부착 위치는 성인의 경우 우측 쇄골(빗장뼈) 바로 아래와 좌측 유두 아래쪽 겨드랑이 선이며, 영유아는 가슴과 등에 앞뒤로 부착한다. 전원을 켜고 심장 리듬을 분석하거나 주황색 쇼크 버튼을 누를 때는 반드시 “환자에게서 떨어지세요!"라고 크게 외쳐야 하며, 지시가 끝나면 즉각 CPR을 다시 시작한다. 기도 폐쇄(Choking) 실습은 2인 1조로 진행됐다. 환자가 쌕쌕거리며 숨을 쉴 수 있는 '부분 기도 폐쇄' 상태라면 상체를 숙이게 해 스스로 기침을 하도록 유도한다. 반면 숨소리가 안 나고 기침도 못 하며 청색증이 오는 '완전 기도 폐쇄' 시엔 즉각 등 뒤로 가 명치와 배꼽 중간 지점에 주먹을 쥐고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리는 복부 압박(하임리히법)을 실시해야 한다. 단, 비만이나 임산부의 경우 복부가 아닌 흉부를 압박하며, 영유아는 등을 5회 두드리고 가슴을 5회 압박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라면 '현장 안전 확인➔의식·호흡 확인➔가슴 압박 30회➔입안 이물질 확인 후 제거➔인공 호흡 2회'의 사이클을 기도가 개방될 때까지 반복한다. 외상·출혈 응급 처치 실습에서는 바닥에 모여 앉은 여성 훈련생들이 서로의 팔에 삼각건(붕대)을 감으며 감각을 익혔다. 베인 상처와 타박상은 출혈 시 지혈하고 물로 세척 후 소독해 깨끗한 붕대로 감는다. 심한 출혈은 마른 붕대나 천으로 환부를 직접 압박하며, 골절이 의심되지 않는다면 상처를 심장(가슴)보다 높게 들어 올린다. 완전히 지혈되기 전까진 너무 단단히 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붕대법으로는 붕대의 시작과 끝을 고정하는 '환행대', 굵기가 일정한 팔 부위에 붕대 너비의 3분의 2씩 겹쳐 감는 '나선대', 굵기가 다른 부위에 한 번씩 꺾어 산(▲) 모양을 만들어 단단히 묶는 '절전대' 기법이 모두 동원됐다. 매듭은 환자가 불편하지 않게 롤을 바깥쪽으로 향하게 처리하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기내 작은 약국 '메디컬 백'과 내과 질환, 기내 출산 매뉴얼 기내 전방과 후방에 각각 1개씩 탑재되는 메디컬 백(Medical Bag)은 13종의 용품으로 구성된다. 내복약인 성인용 해열 진통 소염제·소아용 해열 진통 소염제·멀미약·알레르기약·소화제·지사제를 비롯해 일회용·멸균 밴드와 소독용 스왑·인공 눈물·상처 및 화상 연고가 구비돼 있다. 객관적 활력 징후 파악을 위해 즉시 사용해야 하는 '체온계'(겨드랑이로 측정)와 2도 이상 화상 환자에게 즉각적인 냉각 및 오염 방지를 제공하는 '번 실드(10x10cm 시트)'도 탑재돼 있다. 번실드는 화상 연고와 함께 사용하지 않고 단독 사용을 권장한다. 모든 약품은 승객이 먼저 요청했을 때만 알레르기 유무를 확인하고, 객실 사무장(DP)에게 반드시 보고한 후 제공한다. 사용 후엔 '약품 관리 대장'에 수기로 날짜·사용자·약품명·좌석 번호 등을 꼼꼼히 적고, 사내 커뮤니티에 탑재 요청 글을 작성해 비행 전 약품을 보충해야 한다. 기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특정 증상별 대처법도 철저히 다뤄졌다.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만취 상태로 술 냄새·분별력 저하·안면 창백 및 홍조, 메스꺼움 또는 구토 증상을 보일 경우 즉각 주류 제공을 중단한다고 한다. 카페인이 없는 음료로 수분을 보충하고, 적절히 보온하며 구토 상황에 대비한다. 저혈당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인슐린 쇼크 방지를 위해 사탕 3~4개나 주스 등 당질을 제공한다. 의식이 없을 땐 질식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억지로 먹이지 말고 혀 밑에 소량의 설탕만 발라준 뒤 기도가 막히지 않게 조치하며 신속히 의료진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승객이 이통(항공 중이염)을 느끼면 기압 변화로 귀가 멍멍하고 고통스럽다. 현기증·두통이 오면 하품·침 삼키기·껌 씹기·물 마시기를 유도한다. 코를 막고 입을 다문 채 코 뒤쪽으로 공기를 힘껏 미는 '발살바 호흡법(Valsalva maneuver)'을 적극 안내하고, 유아는 우유병이나 젖을 물리게 한다. 뇌졸중의 F.A.S.T 징후인 얼굴 일그러짐(Face)·한쪽 팔 마비 및 감각 저하(Arms)·어눌한 발음(Speech)을 식별하면 즉시(Time) 기장에게 보고해 3시간 내 병원 도착을 목표로 한다. 기도 확보 후 환자를 안정시키며 필요시 산소를 주되, 질식 위험으로 음식물 제공은 절대 금지된다. 가장 긴장감이 맴도는 훈련은 중대한 '기내 출산' 매뉴얼이었다. 산모의 하복부 통증과 함께 양수가 터지고, 30~60초간 지속되는 진통의 간격이 10~20분에서 2~3분으로 짧아지면 즉시 출산을 준비해야 한다. 닥터 페이징 후 바닥에 깨끗한 천과 담요를 깔고 위생 장갑·구토대·의료 장비를 준비한다. 산모의 무릎을 굽히고 다리를 벌리게 한 뒤 머리·어깨·엉덩이 아래에 옷가지를 받쳐준다. 승무원은 손과 팔 전체를 씻고 소독 장갑을 낀다. 아기가 머리부터 나오기 시작하면 손과 팔로 조심스럽게 받쳐준다. 교관은 “절대 인위적으로 잡아당겨서는 안 되며,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유도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탯줄이 목에 감겼다면 보이는 부분부터 느슨하게 푼다. 출산 직후에는 신생아를 깨끗한 옷으로 감싸고 태반 분만을 돕는다. 산후 출혈을 막기 위해 생리대를 대어주고, 자궁 수축 및 출혈 감소를 위해 산모 스스로 배꼽 주변을 마사지하도록 안내하며 출혈 정도와 전신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승무원 건강 관리=300명 승객 생명줄 구명 훈련의 마지막 장식은 승무원 본인의 건강 관리를 위한 '항공 생리' 교육이었다. 기내 환경은 7000~8000ft의 높은 산과 유사한 기압, 24°C 내외의 온도, 10% 내외의 무척 건조한 습도를 가진 특수 공간이다. 또한 3~4분마다 환기 장치로 공기가 완전히 교체되고 비행 중 지속적으로 50~60dB의 진동과 소음이 발생한다. 이처럼 환경 속 좁은 좌석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피떡이 생기는 치명적인 질환인 '심부정맥 혈전증(DVT·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술을 피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몸을 꽉 조이는 자세로 잠들거나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교관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좌석 앞 발밑에 짐을 두지 말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발을 스트레칭하며 다리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보안학회 춘계 학술대회 ②] 여객기 해킹·사후 소송에 떠는 조종사…당국에 실효적 ‘사이버 복원력·면책권’ 요구

과거 기체 결함이나 기상 악화를 다루는 '안전(Safety)'과 폭발물 테러나 불법 침입을 막는 '보안(Security)'은 부처 간 칸막이에 의해 엄격히 분리된 영역이었다. 그러나 항공 전자 장비(Avionics)를 노리는 사이버 해킹이 현실화되고 기내 난동이 더욱 흉악해지고 있다. 때문에 상황에서 1만 미터 상공의 비행 현장을 책임지는 조종사들이 당국의 탁상공론식 행정을 비판하며 실효적인 거버넌스 대수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항공보안학회(KAFAS)는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립항공박물관 2층 세미나실에서 '세션 2: 항공 안전 보안 거버넌스' 심층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세션은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한국항공보안학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았고, 실제 비행 현장을 매일 책임지는 현직 기장·부기장들과 법·제도 전문가들이 대거 연단에 올라 '살아있는 실무형 거버넌스' 혁신안을 쏟아내며 학술대회의 백미를 장식했다. ◇“보안의 이름으로 훼손되는 비행 안전"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소속인 배덕희 에어제타 부기장은 '항공 보안 효율성 제고 종합 방안'을 발표하며 낡은 보안 규제의 맹점을 짚었다. 그는 공항 보안 통제 구역을 출입하고 항공기에 오르는 운항 승무원의 생생한 시각에서 형식적이고 획일화된 현행 항공보안 검색 절차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배 부기장은 “항공 보안이라는 명목 아래 매번 신원과 배경이 철저히 검증된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들에게까지 일반 승객과 동일한 수준의 과도하고 소모적인 물리적 보안 검색과 액체류 반입 제한 등이 기계적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승무원의 육체적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불필요하게 가중시켜, 이륙 후 정작 가장 집중해야 할 비행 안전을 저해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첨단 생체인식 및 신원 확인 기술을 활용해 검증된 인력에 대해서는 검색을 대폭 완화하는 '신뢰 기반의 선택적 보안 시스템(RBS, Risk-based Security)' 전면 도입과 기내 반입이 제한된 불필요한 조종실 내 위해 물품 기준의 합리적 완화 등 안전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장 운영의 효율과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밀착형 개선안을 제안했다. ◇“해킹당한 여객기에서 조종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마찬가지로 이준혁 대한항공 부기장은 조종사협회원으로서 '항공 사이버 보안에서의 체크 리스트 기반 운영 회복 탄력성'을 다루며 디지털 시대 민항기가 직면한 새로운 사이버 사각지대를 경고했다. A350·보잉 787 등 현대의 최신 항공기들은 수많은 컴퓨터 시스템·센서·통신 장비가 거미줄처럼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돼 외부 위성 및 지상 관제와 쉴 새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하늘을 나는 거대한 디지털 서버'로 진화했다. 이로 인해 항공기 전자 장비나 지상 관제 통신망이 해커의 표적이 되어 랜섬웨어에 감염되거나 악의적인 GPS 스푸핑(위치 정보 교란) 등 고도화된 사이버 테러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했다. 이 발제자는 “만약 비행 중 외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내비게이션 및 자동 비행 시스템이 먹통이 되거나 계기판에 치명적인 데이터 오류 정보가 뜰 때, 조종사가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상 실무 가이드라인이 현재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그는 사이버 공격 징후 발생 시 조종사가 즉각적으로 외부 네트워크 연결을 물리적으로 차단·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날로그 방식의 수동 비행으로 신속히 전환해 안전하게 회항할 수 있도록 항공기 기종별로 완벽히 표준화된 '사이버 보안 대응 체크리스트(QRH, Quick Reference Handbook)'를 법제화 해 시스템의 운영 회복 탄력성(Operational Resilience)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장들, 테러범 앞에서도 사후 소송을 두려워한다" 안희복 항공보안학회 이사는 '항공 보안과 기장의 권한'이라는 주제로 기내 치안을 위협하는 법리적 사각지대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최근 △취객의 기내 난동 △승무원 폭행 △비상구 문 개방 시도 △불법 무기 반입 등 예기치 않은 기내 불법 방해 행위가 나날이 흉포화되는 가운데 이륙 후 항공기의 최고 책임자이자 승객의 생명을 짊어진 최종 의사 결정권자는 '기장(PIC, Pilot In Command)'이라고 현행법에 명시돼 있다. 안 이사는 “고도 수만 피트 상공의 제한되고 고립된 긴박한 혼란 상황 속에서 기장이 주저 없이 승무원과 승객을 지휘해 테러범이나 난동객을 제압하도록 지휘권을 행사하고, 필요시 인근 공항으로의 비상 회항을 독자적으로 즉각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러나 현행 항공보안법의 모호한 해석과 항공사 내부 매뉴얼의 보수성 및 징계 압박, 그리고 지상에 내린 뒤 벌어질 사후 과잉 진압 논란 등 민형사상 법적 소송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은 기장들이 정당한 통제 권한 행사에 극심한 심리적·구조적 제약과 위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이사는 도쿄 협약 등 국제법과 국내 항공보안법에 명시된 기장의 사법경찰권적 통제·지휘 권한을 실효성 있게 대폭 강화하고, 기내 안전을 위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선관주의) 의무를 다한 정당한 보안 조치 시 기장을 완벽히 보호해 주는 '법적 면책 규정'을 더욱 구체적이고 강력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전-보안 철벽 칸막이를 부숴라" 마지막으로 학회 이사인 안주연 한국재난안전정책개발연구원 이사는 '항공 안전·보안 상호 연결적 위험 관리 거버넌스'를 발표하며 이번 학술대회 세션 2를 관통하는 핵심 정책 거버넌스 방향성을 제시했다. 과거에는 기체 결함이나 기상 악화, 조종사의 조작 실수를 다루는 '안전(Safety)' 영역과 폭발물 테러나 납치·무기 밀반입·불법 침입을 막는 '보안' 영역이 철저히 분절돼 국토교통부·국가정보원·경찰 등 각기 다른 정부 부처와 기관의 이기주의 속에 칸막이식으로 개별 관리돼 왔다. 이에 안 이사는 “그러나 앞선 발제들에서 보듯 공항 활주로에 불법 드론이 난입해 발생하는 항공기 충돌 위험이나, 지상 관제 시스템 해킹에 의한 대규모 항로 이탈 등 현대의 하이브리드 비대칭 위협은 '보안'의 방어망이 뚫림과 동시에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안전' 참사로 직결되는 상호 연결적복합 재난의 성격을 띤다"고 분석했다. 안 이사는 “사건 발생 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를 놓고 싸울 시간이 없다"며 “국토부·국정원·경찰청·한국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각 항공사·군 등 보안과 안전에 얽힌 수많은 이해 관계 당사자들이 이기주의의 두꺼운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또한 단일한 거대한 프레임 워크 안에서 실시간으로 위험 데이터를 수집·공유하며 선제적으로 합동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위험 관리 지휘 통제(C2) 거버넌스' 플랫폼의 조속한 국가적 구축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세션 2 발제 직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송병흠 한국항공대학교 명예교수와 김건환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부협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은 비행 중인 조종실과 객실, 지상의 항공 교통 관제 센터(ATC) 및 국가 대테러 기구 간의 실시간 비상 상황 정보 공유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현실을 꼬집었다. 두 패널은 공중의 테러 위협이나 비상 상황을 지상에서 신속히 파악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IT 데이터 링크 통신 시스템 고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책상 앞에서의 탁상공론식 행정을 타파하기 위해 기장·객실 승무원·정비사 등 실제 비행 현장 종사자와 정부의 정책 입안자가 상시로 모여 제도를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상설화된 민관 합동 실무 협의체' 신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보안학회 춘계 학술대회 ①] “드론, 420km/h로 날아오는데 대책은 제자리걸음…지휘 통제망 통합 못하면 공항 다 뚫린다”

과거 공항 터미널 내부의 출입 통제와 X-레이 수하물 검색, 금속 탐지기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2차원적 '항공 보안'의 낡은 공식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 촘촘한 방공 레이더망을 교묘히 피하는 초소형 군집 드론이 수백억 원의 민간 항공기와 활주로를 직접 위협하고, 인공 지능(AI) 기반의 딥페이크가 가짜 테러 뉴스를 생산해 사회적 공포를 조장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항공기 전자기기(Avionics)를 직접 노리는 사이버 해킹까지 더해지며 이른바 '초연결 지능형 하이브리드 비대칭 위협'의 시대가 도래해 해결책을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항공보안학회(KAFAS)는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립항공박물관 1층 대강당·2층 세미나실에서 '대테러·대드론 대응체계 및 항공 안전·보안 거버넌스'를 주제로 2026년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소대섭 항공보안학회장(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스라엘·이란·우크라이나 등의 분쟁 양상을 되짚으며 과거의 재래식 무기가 아닌 드론이 사실상 폭격 테러의 주역이 된 국제 정세를 진단했다. 또한 항공 '보안(Security)'과 '안전(Safety)'을 엄격히 분리해 오던 낡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통합 거버넌스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국무조정실 대테러 정책관은 대테러 센터 출범 10년을 맞아 범정부 드론 통합 TF를 총리급으로 격상했고, 2030년까지 공공 수요 2조 원을 창출해 관련 산업과 안보 체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3차원 공역 방어망 부재…“요격 장비보다 통합 지휘 통제가 핵심" 이광병 우주항공청 미래항공기프로그램장(과장)은 항공 보안의 경계가 공항 울타리를 넘어 저고도 상공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증명하는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항공 역사가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가스터빈 제트 엔진 시대에 이어 현재 드론·eVTOL 등 '전기 추진 항공기'라는 제3의 혁명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작고(Small), 느리며(Slow), 낮게 나는(Low) 이른바 'LSS 표적'인 드론은 기존 방공 레이더망을 손쉽게 무력화시키며 테러의 패러다임을 원격·비대면·익명 방식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은 현실을 꼬집었다. 이 과장은 최근 중국 선전 드론 박람회를 참관하며 체감한 기술적 도약의 충격을 공유했다. 과거 취미용 장난감 취급을 받던 드론이 이제는 가스 터빈 엔진을 달고 시속 420km로 고도 5km를 날아가는 직충돌(자폭) 무기로 진화했고, 이러한 최첨단 장비가 단돈 1100만 원대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척박한 안보 환경을 설명했다. 이착륙 경로가 훤히 노출된 공항은 이러한 무기의 최적 타깃이 되지만 공항에서의 대드론 방어는 전파 교란(RF 재밍)이나 물리적 타격(하드킬)을 무턱대고 사용할 수 없다는 제약이 따른다. 추락에 의한 민가 2차 피해는 물론 민항기 통신·항법 장비에 심각한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요격 장비를 구매하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탐지·식별, 추적 기술보다 더 어려운 것은 미확인 비행체가 나타났을 때 누가 탐지하고, 누가 위협을 판단하며, 운항 중단을 최종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정렬인 지휘 통제 체계의 확립"이라고 설명했다. ◇AI 딥페이크서 폭발물 감식·안티 드론 다중 센서 기술까지 총망라한 '대테러·대드론 대응 체계' 김명진 강원대학교 경영정책과학대학원 안보전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제1세션에서는 사이버 정보전·데이터 통계·AI 다중 센서·폭발물 과학 수사 감식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와 실무 전문가들의 심층 발제가 쉼 없이 이어졌다. 박보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이버 공간발 테러 위협의 동향과 대응 방안'을 발표하며 AI 딥 페이크의 파괴력을 경고했다. 그는 호주 본다이 비치 흉기 난사 사건 당시 무고한 유대인 변호사를 테러범으로 둔갑시킨 딥페이크 사진 유포 사태와 최근 중동 분쟁 시 두바이 공항 폭우 사태 때 조작된 폭격 허위 영상이 확산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어 과거 인터넷 게시판에 머물던 혐오와 극단주의가 이제는 AI 알고리즘과 암호화 플랫폼을 만나 개인의 확증 편향을 극도로 자극하는 맞춤형 급진화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오늘날의 테러 단체들은 단순히 인명 살상을 넘어 조작된 정보로 대중의 공포를 극대화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인지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그러므로 이를 식별하고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초국가적인 글로벌 대응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오한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사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테러 판단기준 및 발생 시나리오 개발' 연구를 선보였다. 국내 현장에서는 재난·범죄·테러를 구분 짓는 법적 경계가 모호해 지휘 체계에 잦은 혼선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한 그는 재난 안전 R-스캐너 툴을 활용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내 테러 유사 사례 309건을 전수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이념·정치적 목적에 의한 방화와 폭행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국가 주요 시설보다 유동 인구가 많은 문화·집회 시설 등 '다중 이용 시설'이 테러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연구사는 의도·행위·대상 등 테러의 3요소와 무기 특성 등을 수치화해 융합한 'EBPR 위험도 매트릭스'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 연구사는 “이를 기반으로 사건 발생 초기 초동 대응 시 부처 간 혼선을 막고 국가적 총력 대응 여부를 신속히 결정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이고 명확한 테러 판단 기준을 조속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장비 분야에서 29년간 몸 담아온 박창우 청주대학교 무인항공기학과 교수는 '안티 드론 시스템에 관한 고찰'을 통해 기존 장비 중심 방어 체계의 한계를 짚었다. 박 교수는 중국 선전 드론 박람회를 4년 연속 참관한 경험을 토대로 드론 기술이 정치권의 행정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2~3개월 단위로 무섭게 진화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아울러 적의 통신을 방해하는 주파수 호핑(도약) 기술과 암호화 통신, 전파 없이 사전 입력된 좌표만으로 날아가는 무통신 자율 비행, 심지어 광섬유를 연결해 유선으로 제어하고 영상을 전송함으로써 전파 교란을 원천 무력화하는 드론까지 등장한 전장의 현실을 묘사했다. 박 교수는 “특정 통신 신호를 탐지해 끊어내는 기존의 RF 스캐너·재밍 방식은 반쪽짜리 방어에 불과한 만큼 RF·레이더·EO/IR·음향 센서를 다중 융합하고 AI 데이터 센터와 저고도 위성 통신이 실시간으로 관제탑에 정보를 전파하는 통합 관제형 항공보안 네트워크 체계로의 대전환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제언했다. 방위산업체 U2SR의 윤사빈 대표는 '대테러 및 대드론 보안강화를 위한 과학적 감시장비 고도화'를 주제로 산업 현장의 시각을 덧붙였다. 30년 간 무인 감시·정찰(ISR) 장비를 개발해 온 윤 대표는 LSS 표적의 경우 스텔스 기능이 적용되거나 크기가 너무 작아 기존 방공 레이더망에서는 새 떼나 기상 노이즈로 인식되어 오탐률이 매우 높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물체의 형태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고성능 광학계 장비의 이중화가 필수적이라며 자사가 대한민국 특허대상을 획득한 '안개투과 멀티체인저(MFC-3C)' 기술을 소개했다. 이는 짙은 해무나 폭우, 칠흑 같은 야간 속에서도 15km 이상 원거리의 드론을 딥러닝 기반 AI로 정밀 탐지·추적해 내는 3중 감시망 솔루션이다. 윤 대표는 “초소형 표적은 기존 방공 레이더망에서 오탐률이 매우 높으므로 악천후를 극복하고 원거리에서 대상의 형태를 자동 식별해 내는 시각적 광학계 장비의 이중화가 현장 방어의 성패를 가른다"고 설파했다. 서문수철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 PBI 팀장(경감)은 '급조 폭발물(IED) 폭발이 DNA와 지문 분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실증적 과학수사 연구를 발표해 객석의 주목을 받았다. 경찰 내에서 폭발 후 현장조사(PBI)를 전담하는 서 팀장은 파이프 폭탄·C4 소포 폭탄·테니스공 폭탄·페트병 폭탄 등 각종 사제 폭발물을 야외 훈련장에서 직접 기폭 시키는 극한의 실험을 4년간 이어왔다. 일반적으로 수천 도의 고열과 강력한 폭풍 압력 때문에 테러 폭발 현장에서는 범인의 증거가 모두 소실될 것이라는 통념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합동 실험 결과 폭발 중심부에서 불과 50cm 떨어진 파편에서도 용의자의 미세 DNA를 성공적으로 채취할 수 있었다. 또한 열과 소방수에 심하게 오염된 잔류물에서도 시아노아크릴레이트(CA) 훈증·형광 분말법을 적용해 신원 확인이 가능한 유류 지문을 현출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서문 팀장은 “수천 도의 폭발 현장에서도 범인의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일반 범죄 감식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테러 폭발물 전문 감식(PBI) 전담팀'의 독립과 전국적 체계화·글로벌 데이터 베이스 연계가 시급하다"고 했다. ◇덮쳐오는 대륙의 기술력과 중동의 위협, K-방산의 골든 타임을 묻다 세션 1 발제 직후에는 글로벌 드론·테러 동향의 최전선을 짚어보는 특별 연단과 전문가 패널들의 날 선 정책 비판이 이어졌다. 글로벌 무인기 산업의 심장인 중국 선전과 둥관 일대의 대규모 무인기 박람회(UAS 2026)를 직접 현장 취재하고 돌아온 기자는 현장에서 받은 충격을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중국은 공안(경찰)용 고성능 차량 탑재형 안티 드론 솔루션과 정밀 레이저 요격 무기를 K-방산 제품의 10분의 1에 불과한 압도적인 헐값에 대량 양산 중이었다. 또한 이항(EHang)은 조종사 없이 화물이나 승객을 나르는 여객용 드론은 물론 고층 빌딩 화재 진압용 자율 비행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모델들까지 중국 민용항공국(CAAC)의 4대 인증을 모두 마치고 이미 연간 1000대 규모의 상업 양산 궤도에 진입한 상태였다. 기자는 국내 지방 자치 단체와 공공 기관이 운용하는 공공 드론 중 상당수가 중국산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백도어 데이터 유출 논란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기자는 “하늘길이 열린다는 것은 경제적 축복임과 동시에 드론의 물리적 타격과 사이버 해킹이 쏟아지는 하이브리드 안보 위협이 닥친다는 뜻이기에 불법 드론을 완벽히 차단할 국가 통합 안보 관제망 구축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최종철 드론 매거진 뉴스 대표는 한국과 중국의 투자 규모와 규제 환경의 근본적 격차를 지적했다. 한국은 안티드론 기술에 조금만 예산을 더 투자하면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지만, 중국은 국가 주도로 수백 조 원의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스타트업이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든든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여전히 각 부처가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핑퐁 게임을 하고 책임 전가에 급급한 실정이므로 거대한 규모의 경제 체제에 범정부 차원에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세경대학교 인공지능드론센터 교수)은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들어 실전 데이터 축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불과 3년 만에 청년들이 디펜스 기업 1000여 개를 창업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잦은 비행과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전 데이터를 축적해 이제는 미국이 역으로 기술 전수를 요청할 정도의 강국이 됐다는 것이다. 권 협회장은 “드론은 비행과 추락을 반복하며 데이터를 얻어야만 완성되는 산업이어서 전쟁을 통해 산업이 육성되는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도 25kg 무게 제한 등 과도한 철밥통 규제를 철폐해 국가 주도의 테스트 베드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동 전문가인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최근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드러난 신무기의 파괴력을 경고했다. 이란이 보여준 자폭 드론과 미사일 군단은 아이언돔·패트리어트 등 미국과 이스라엘의 고가 대공 방어망의 요격 미사일을 먼저 소진시키며 피로도를 높인 뒤, 중국의 항법 시스템과 결합해 단 한 발의 오발도 없이 목표물에 정확히 안착하는 고도의 정밀도를 보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박 교수는 “만약 이러한 2000km 사거리의 자폭 드론 군단이 중동의 핵심 유전 시설이나 쿠웨이트·두바이 같은 글로벌 허브 공항을 마비시킬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해 우리 거시 경제가 완전히 붕괴할 수 있으므로 범국가적 초정밀 드론 방어 태세 확립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망자 첫 발인…사고 5일 만

지난 1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 희생자의 첫 발인식이 6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A씨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유가족과 손재일 대표이사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은 대전 사업장 내 세척공실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로 확인됐다. 다른 희생자 1명의 시신은 이날 오전 유족의 뜻에 따라 타지역 연고지로 운구됐고 해당 지역에서 남은 장례 절차를 이어간다. 나머지 희생자 3명의 발인식은 오는 7일 치러질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신라대, 동남권 최초 ‘국토부 항공 보안 검색 교육 기관’ 쾌거…수도권 독점 깼다

신라대학교가 항공 관리 당국의 철저한 검증을 통과했다. 수도권에 편중돼 있던 항공 보안 전문 인력 양성 인프라가 마침내 동남권에도 구축한 것이다. 이로써 지역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라대학교 평생교육원 산하 부산보안검색교육센터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동남권 최초의 '항공 보안 검색 교육 기관'으로 공식 지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항공보안법'에 근거한 국가 공인 전문 인력 양성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그간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꾼 획기적인 성과다. 이번 지정으로 신라대는 보안 검색·항공 경비 분야의 초기·정기 교육은 물론, 폭발물 관련 특수 교육 등 총 11개에 달하는 항공 보안 전문 교육 과정을 본격적 가동하게 된다. 이 같은 결실의 배경에는 현장 밀착형 인프라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센터는 실제 공항에서 운용되는 첨단 X-레이 검색 장비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실무 중심의 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아울러 국토부의 까다로운 현장 실사를 거치며 교육 시설·장비·전문 교관진 등 모든 법정 요건을 철저히 충족해 최종 승인을 따냈다. 신라대는 이번 지정을 발판 삼아 다각적인 취업 연계 네트워크를 가동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직업계 고등학교 채용 연계형 직무 교육 과정 △부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산업 구조 변화 대응 특화 훈련 사업 △지역 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사업 등 굵직한 유관 사업과 교육을 연계해 독보적인 인재 양성 생태계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동남권 지역 청년들에게 폭넓은 취업 활로를 열어주고 지역 항공 산업의 도약에도 시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순석 신라대 평생교육원장은 “이번 국토부 지정은 우리 대학이 축적해 온 교육 역량과 항공보안 분야의 전문성을 대외적으로 입증받은 매우 뜻깊은 결실"이라며 “앞으로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항공 보안 인재 양성의 메카로서 국가 항공 보안 수준 격상과 지역 산업 혁신을 이끄는 데 사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종사협회-항공보안학회, 항공 안전망 구축 맞손

대한민국 하늘길의 최전선을 책임지는 현직 조종사들과 항공 보안을 심층 연구하는 학술 전문가들이 비행 '절대 안전망' 구축에 팔을 걷어부쳤다. 이를 통해 조종실에서 축적된 생생한 '실무 경험'과 학계의 치밀한 '연구 통찰'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강력한 산·학 융합 생태계가 조성될 전망이다. 6일 사단법인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와 사단법인 한국항공보안학회는 국립항공박물관 세미나실에서 '항공 안전·항공 보안 분야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양측을 이끄는 수뇌부가 대거 참석해 굳건한 결속을 다졌다. 조종사협회에서는 이충섭 협회장과 김건환 부협회장이, 항공보안학회에서는 소대섭 회장과 안희복 연구이사가 자리해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뜻을 모았다. 두 기관은 갈수록 다변화하고 복잡해지는 글로벌 항공 환경 속에서 '안전'과 '보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현장과 이론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공동 연구와 정보 교류의 폭을 대폭 확대하고, 탁상공론을 탈피해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5대 핵심 협력 로드맵'에 전격 합의했다. 세부 협력 분야는 △현장 중심 항공 보안·안전 노하우 공동 발굴 및 상호 자산화 △국내외 유관 기관·단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 네트워크 조성 △실전에 즉각 투입 가능한 맞춤형 실무형 전문 인력 육성 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 △합동 학술 대회·세미나 개최를 통한 심층 연구 전폭 지원 △미래 항공 산업 발전을 견인할 전략적 정보 교환 등이다. 협회와 학회는 이번 파트너십이 창출할 파급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장 조종사들의 실증적 비행 데이터가 학계의 방대한 연구 역량에 반영됨으로써 현실과 괴리되지 않은 실효성 높은 정책 개발과 발 빠른 제도 개선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아울러 이번 MOU와 관련, 양 기관 관계자들은 '항공 보안'과 '비행 안전'이라는 동일한 지향점 아래, 전문 기관들이 어떻게 공조하여 정책의 빈틈을 메워야 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시승기] SUV를 넘어선 우아한 스타일, 르노 필랑트

르노 필랑트는 우아한 스타일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활용성을 갖추면서도 연비와 주행감각이 뛰어나 '완성형 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 필랑트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압도적인 외관 디자인이 우선 눈길을 잡는다. 프랑스 르노 테크노센터와 한국 르노 디자인 센터 서울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얼굴이다. 차를 만드는 접근법부터가 달랐다. 전통적인 차체 형식의 경계를 넘어 서로 다른 차종의 요소를 결합한 듯하다. 르노 측은 필랑트를 크로스오버차량(CUV)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직접 만나본 차량은 SUV의 '진화 버전'처럼 느껴졌다. 제원상 크기는 E세그먼트 수준이다. 전장 4915mm, 전폭 1890mm, 전고 1635mm 등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크고 높은 세단' 인상을 풍기는 동시에 '날렵하고 멋진 SUV' 분위기도 난다. 묘한 정체성인데 매우 끌린다. 르노의 인기 차종 그랑 콜레오스와 비교하면 얼굴이 보다 여성스러워졌다. 전면부에는 3차원 입체 구조의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이 들어갔다. 측면에서 보면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루프 라인을 갖췄다. 차량의 전면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차체가 점차 날렵해진다. LED 리어 램프는 차폭이 더욱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실내 디자인도 수준급이다. 탑승자를 감싸는 구조의 헤드레스트 일체형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가 장착됐다.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는 역동적인 감성까지 더해주는 요소다. 운전석에 앉으면 새로운 4-스포크 스티어링 휠, 중앙 콘솔에 위치한 변속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세련된 모양의 수평 송풍구와 플로팅 중앙 스피커 및 일체형 트위터들을 통합해 만들었다. 조수석에는 별도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준비됐다. 공조 시스템 등을 별도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2820mm의 넉넉한 축간 거리를 바탕으로 널찍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 답답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1열 좌석을 뒤로 더 밀어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2열 시트는 60/40 폴딩이 가능하다. 트렁크 크기는 기본 633L다. 르노는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고려해 필랑트에 친환경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내 전반에는 품질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친환경 소재를 적극 넣어 환경 영향을 최소화했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 저감과 자원 효율성을 우선시했다. 파워트레인은 매우 안정적이다.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검증을 마친 직병렬 듀얼 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은 100kW의 구동 모터 및 60kW의 시동 모터가 가솔린 1.5L 터보 직분사 엔진과 조화를 이룬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50마력까지 발휘된다. 1.64kWh의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도심 구간 운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감각은 편안하다. 운전자가 최대한 안정적으로 차를 몰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첨단 서스펜션 기술인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 등을 적용해 소음·진동을 최소화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최대한 직감적으로 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복합연비는 20인치 기준 15.1km/L를 기록했다. 차량 크기를 감안하면 매우 훌륭한 수치다. 실제 도심에서 주행하면 실연비가 이보다 높게 나온다. 르노 필랑트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Adot Auto)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평소 주행 습관과 주행 환경을 분석해 경로를 추천하고 차량 기능을 제어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화나 뉴스 안내 기능,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등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물론 공조 시스템, 창문 개폐 등 차량 기능 역시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압도적인 우아함을 바탕으로 SUV와 세단의 차원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산하는 차다. 매력적인 이미지만큼이나 주행 감각도 뛰어나다는 총평이다. 르노 필랑트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331만9000~5218만9000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