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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3954만 계정 털리고 현관 비번까지…플랫폼 5곳 국감서 고개 숙였다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도마에 오른 플랫폼 기업들이 6일 국회 국정감사에 줄줄이 불려 나왔다. 티빙은 3954만개 계정이 유출됐고, 배달의민족에서는 고객의 집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가 외부로 넘어갔다. 강남언니와 듀오에서는 의료·혼인 관련 민감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최주희 티빙 대표를 비롯해 김정훈 우아한형제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임한욱 토스페이먼츠 대표,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 박수경 듀오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가장 큰 규모의 유출 사고가 발생한 티빙에는 보안 투자와 관리 체계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티빙에서 계정 3954만개와 소스코드가 유출됐으며, 개발자 접속키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소스코드에 저장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가상 서버를 통해 24GB의 데이터가 빠져나가는 동안 이를 탐지하지 못했고 유출 신고도 법정 기한인 24시간을 넘겼다고 했다. 최 대표는 “책임자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그간 보안에 소홀했음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티빙이 급성장하는 동안 보안 인력과 투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티빙 매출은 최근 5년간 155억원에서 4068억원으로 26.2배 늘었지만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4명에 그쳤다. 2024년 모의해킹에서 하드코딩 취약점을 지적받고도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대표는 “당시 지적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개선했지만 좀 더 본질적인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개선했어야 했다"며 “정보보호 투자액이 충분한지 미처 살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인력과 투자를 늘려 제로트러스트 기반의 글로벌 수준 보안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제로트러스트는 내부와 외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접속을 검증한 뒤 필요한 권한만 부여하는 보안 방식이다. 티빙은 피해 고객에게 피싱 예방 보험과 콘텐츠 이용에 쓸 수 있는 포인트, 쿠폰 등을 지급했다. 최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배달의민족에서는 고객센터 상담사가 고객의 집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 등을 무단 조회해 외부로 넘긴 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김 CISO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무단 조회가 의심되는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실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했다고 밝혔다. 고객센터 등 개인정보 처리 수탁사에 대한 관리·감독 항목도 기존 30개에서 50여개로 늘렸다. 토스페이먼츠는 결제 영수증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는 동안 이상 징후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 대표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토스페이먼츠는 피해 고객에게 현금성 상품권을 지급하고 내부 보안 체계와 가맹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에서는 103개국 22만2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름과 전화번호뿐 아니라 이용자가 희망한 시술 부위와 결제한 시술 상품, 사진 등도 포함됐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술 관련 정보 약 100만건과 상담 사진 URL 6000건이 유출됐고, 공격을 인지한 뒤에도 일부 사진 URL이 공개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예방책과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힐링페이퍼는 정보보호 인력을 3배 이상 늘리고 관련 투자를 2.5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피해 고객에게 5만 포인트를 지급한 데 이어 민감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발생하면 손해배상과 법률 지원에 나서고 전담 상담센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는 회원 43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국감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병역 미필 사유 1만6000건, 전 배우자 이름 2만9000건, 이혼 사유 3만3000건, 연수입 26만건, 재산 12만건, 건강 상태 31만건 등이 유출됐다. 보유 기간이 지난 정보도 30만 계정에 달했다. 박 대표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듀오는 회원별 상황이 달라 일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이 피해 발생 여부와 별개로 최소한의 배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박 대표는 별도 보상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지방 전기료 깎자고 발전사 수익 박탈”…지역차등요금제에 발전vs산업계 엇갈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지방 산업체의 전기요금 할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줄이는 제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전망 건설 지연으로 발생한 혼잡 비용을 발전사가 받는 도매가격 인하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력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지역별 가격 신호를 도입하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발전설비에 대한 경과조치와 가격위험 헤지 수단, 송전망 보강 여부를 검증할 정보공개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전력산업연구회는 6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지역별 차등요금 도입: 시장원리인가, 시장왜곡인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도매가격을 구분해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의 가격을 낮추고, 한전의 전력구입비 절감분을 지방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에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지역별 가격을 통해 발전소와 전력 소비시설의 입지를 분산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현재의 전력시장 구조에서는 지역별 가격이 새로운 발전소와 수요시설의 입지를 바꾸는 신호로 작동하기보다 기존 비수도권 발전사의 수익만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주헌 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별 가격제가 작동하려면 경쟁 가능한 공급과 독립적인 시장감시, 발전소의 진입·퇴출 및 입지 변화, 수요자에게 가격이 전달되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전력시장은 한전의 판매 독점과 비용기반풀(CBP), 정산조정계수 등 행정적 정산제도가 혼재해 있다. 발전공기업에는 정산조정계수를 통해 부족한 수익을 보전하면서 민간 발전사에는 지역가격 하락 위험을 그대로 부담시키면 사업자 간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새로운 제도는 미래의 선택을 바꾸는 가격 신호로 작동해야 한다"며 “전국 단일가격을 전제로 이미 투자된 발전설비에는 예측 가능한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2.8조원 할인 재원, 비수도권 발전사 수입 감소분" 정부가 검토하는 제도가 전력시장의 효율성보다 지방 전기요금 할인 재원 확보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산업용 지역별 할인에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필요하고, 이 가운데 전력자급률과 균형성장에 따른 할인 재원을 한전의 전력구입비 절감으로 마련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한전의 전력구입비 절감은 경제적으로 보면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입 감소분과 대응한다"며 “소매 할인이라는 도매시장 밖의 목적이 제도 설계를 이끌면서 가격제도가 갖춰야 할 요소들이 빠졌다"고 말했다. 특히 송전혼잡이 발생해도 수도권 가격은 현행 수준에 묶어두고 비수도권 가격만 낮추면 수도권 발전소 건설을 유도하는 가격 신호는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비수도권 발전사의 수익 감소와 한전의 구입비 절감 효과만 커질 수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두 개 권역으로만 구분하는 방안도 도마에 올랐다. 동해안과 호남의 재생에너지 밀집 지역처럼 비수도권 내부에서도 송전 병목과 출력제어 수준이 다르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할 세분화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해외에서는 지역별 가격 차이에서 발생하는 혼잡수익을 시장참여자의 가격위험을 줄이는 금융송전권(FTR) 등에 활용하거나 송전망 확충에 우선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검토안처럼 이를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에 투입하면 발전사의 위험을 줄일 헤지 수단과 기존 설비의 경과조치에 사용할 재원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한전이 송전망 건설 책임자이면서 전력을 구매·판매하는 사업자라는 점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송전망 건설이 지연될수록 비수도권 가격이 낮아지고 한전의 전력구입비 절감액이 커지는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 교수는 보완책으로 △혼잡 시 수도권 가격에도 실제 한계비용 반영 △비수도권 내부 병목을 반영할 권역 세분화 로드맵 마련 △금융송전권 등 헤지 수단 도입 △혼잡수익 별도 계정 관리 △망 보강 일정과 연계한 기존 설비 경과조치를 제안했다. ◇ “정부가 선정한 발전소에 송전혼잡 책임 묻나" 발전업계는 정부 계획에 따라 건설한 발전소를 뒤늦게 송전혼잡의 원인으로 지목해 도매가격을 낮추는 것은 사실상 소급 규제라고 반발했다. 이윤철 고성그린파워 부사장은 민간 석탄발전소가 정부의 제5·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계통 여건이 우수한 입지로 평가받아 건설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움직일 수 없는 발전설비를 송전혼잡을 유발하고 고착시킨 원인 제공자로 규정해 도매가격을 깎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발전사에서 한전으로 수입을 이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2040년 탈석탄 방침과 지역가격제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민간 석탄발전사의 투자금 회수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고성그린파워 측은 2040년 폐쇄 시 상업운전 이후 예상했던 자본 회수기간 가운데 11년이 사라질 수 있다며 정산조정계수의 보전 기한과 미회수금 처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진규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부회장도 비수도권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하면 기존 태양광 발전자산과 직접·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시장 전반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력제어를 줄이는 효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자원에 대한 보상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협의와 이행기간만 두고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도매가격제 도입은 단순한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이 아니라 전기사업법 개정이 필요한 구조적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이유수 숭실대학교 교수는 “송전망 건설 지연 책임을 발전부문에 돌리고, 비수도권 발전사의 도매가격을 내려 지방 산업체 전기요금 할인 재원을 마련하는 징벌적인 수익 박탈 시스템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별 소매요금을 차등화하려면 한전의 수입 중립적인 요금 설계와 용도별 교차보조 해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독립적인 규제기관을 통한 전기요금 정상화와 경쟁적인 전력산업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 CNS, 금융권 스테이블코인 공략…블록체인 플랫폼 ‘기틀’ 출시

LG CNS가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사업에 필요한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을 내놨다. LG CNS는 디지털자산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 '기틀(KITL)'을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은행, 증권사, 카드사, 결제사 등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실물연계자산(RWA) 서비스를 구축할 때 필요한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기틀은 전자지갑, 거래 처리, 수수료 대납, 거래 내역 수집 등 4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금융거래와 달리 디지털자산은 금융회사 외부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금융회사가 디지털자산 사업에 나서려면 고객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를 처리하는 동시에 관련 기록을 확보할 별도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전자지갑은 고객이 디지털자산을 보관하고 전송할 때 전자서명을 하는 역할을 한다. LG CNS는 계좌 비밀번호에 해당하는 개인키를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서명이 필요한 순간에 생성한 뒤 폐기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하드웨어 보안 장비(HSM)를 추가하지 않고도 수천만명 규모의 고객에게 전자지갑을 발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관련 기술은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이 기술은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증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에도 적용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7개 은행과 8만명의 고객이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실제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기술을 검증했다. LG CNS는 당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적용했던 전자지갑 기술을 퍼블릭 블록체인까지 확대했다. 거래 처리 기능은 금융회사가 요청한 거래가 블록체인에서 정상적으로 처리되는지 추적해 결과를 전달한다. 수수료 대납 기능을 이용하면 블록체인 이용 수수료인 '가스비'를 은행이나 카드사 등 서비스 제공자가 정해진 방식에 따라 나눠 부담할 수 있다. 거래 내역 수집 기능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중 해당 금융회사와 관련된 내역만 가져온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이를 통해 발행량과 원화·달러 등 예치금을 대조할 수 있고, 유통사는 정산과 회계, 감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여러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에 같은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금융회사가 스테이블코인에서 토큰증권 등으로 사업을 넓히거나 이더리움 외에 솔라나 등 다른 블록체인을 추가할 때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LG CNS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및 재단 5곳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USDC 발행사인 서클을 비롯해 토큰증권 플랫폼 기업 시큐리타이즈, 캔톤 파운데이션,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 체인링크 등이다. 서클과는 국내 규제 환경에 맞는 디지털자산 인프라와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시큐리타이즈와는 펀드와 채권 등을 국내 규제에 맞춰 토큰화하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체이널리시스의 거래 모니터링 기술도 기틀에 연계해 범죄 관련 자금의 유입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기능을 갖출 계획이다. 캔톤 파운데이션과는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금융거래용 블록체인인 캔톤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체인링크와는 기틀과 블록체인 데이터 연계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홍근 LG CNS 디지털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은 “디지털자산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틀로 함께 제공해 금융기관이 제도 시행과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AI 서버 확산에 MLCC도 ‘슈퍼사이클’…삼성전기 LTA 3.9조

삼성전기가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2900억원(2억1000만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계약을 맺으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이번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으로, 공시 기준 올해 체결한 6번째 장기공급계약(LTA)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5월부터 이번 계약까지 실리콘 캐패시터와 AI서버용 MLCC, 인덕터를 합쳐 약 3조9000억원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연이어 맺으며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런 계약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AI 서버용 MLCC 특유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이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원활한 동작을 돕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인데, AI 서버용은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24시간 가동을 견뎌야 하는 만큼 고용량과 고신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삼성전기는 이를 구현하는 기술력과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며 시장 입지를 넓혀왔다. 현재 10여 개 고객사와 MLCC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도 추가 공급계약을 논의하며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공급이 까다로운 탓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업체 자체가 많지 않다. AI 서버용 MLCC는 일반 서버보다 10배 넘는 탑재량(서버 랙 기준 최대 60만 개)을 요구하는 데다, 초소형·초고용량과 고온·고전압, 휨 강도까지 함께 충족해야 해 기술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그 결과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40% 이상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지키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AI 서버용 MLCC 시장이 2025년 14억 달러에서 2030년 58억 달러로 연평균 약 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I 시장 성장과 함께 고성능 MLCC에 대한 고객 요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AI용 MLCC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6 국감] 野 “독파모 실패” 공세…배경훈 “계속 간다”

야당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독파모 사업은 계속된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4조7000억원 규모의 프런티어 AI 사업은 독파모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추가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배 부총리는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독파모는 산업·공공 분야 확산과 AI 활용성을 높이고 세계적 수준의 모델을 개발하자는 목표로 추진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정부가 독파모와 별도로 대규모 프런티어 AI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기존 사업의 성과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독파모에 대해 정부가 홍보한 것에 비해 너무 실적이 없다"며 “핑크빛 청사진만 제공했던 게 아니냐"고 했다. 배 부총리는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업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세운 목표 기준과 올해 기준이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초지능을 발표하며 우리가 기존에 목표했던 수준의 몇 배를 뛰어넘는 프런티어 모델 계획을 잡고 있다"고 했다. 사이버 안보 대응도 프런티어 AI 사업을 추가한 이유로 들었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 쇼크' 이후 기존 독파모 수준으로는 사이버 안보에 대응할 AI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독파모는 계속 목표대로 가되 기존에 풀 수 없었던 인류의 난제와 사이버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프런티어 AI 사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파모는 현재 2차 평가를 마치고 3차 평가에 들어간 상태다. 2차 평가에서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탈락하고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개 컨소시엄이 3차 평가에 진출했다. 배 부총리는 2차 평가까지의 결과에 대해 글로벌 수준에서 중위권 정도라고 평가했다. 3차 평가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되는 오픈웨이트 모델 수준에 근접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평가 결과물은 공공 부문에서 본격 활용하고 산업계와 연구계로도 확산할 계획이다. 프런티어 AI 사업의 정부 출자 규모와 결정 과정도 이날 국감에서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정부 출자액이 4조7000억원이고 정부가 30% 지분을 갖는 구조라면 전체 사업 규모가 약 16조원에 달한다며 사업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배 부총리는 이에 “4조7000억원에 달하는 프런티어 AI 사업을 위해 정부 당국과 당연히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파모를 통한 산업·공공 분야 AI 개발만으로는 새롭게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프런티어 AI 모델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2026 국감] 삼성·SK 베테랑 27명 中 CXMT로…“반도체 팹 통째로 옮긴 수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로 이직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핵심 기술인력이 최소 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인재 확보 대상이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이어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양산 인력으로까지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평균 15.4년 베테랑 27명, 팹 통째로 넘어갔다…26명은 이미 퇴사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링크드인 등을 통해 CXMT 내 국내 인력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고연차 기술인력 최소 27명이 CXMT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출신별로는 삼성전자 23명, SK하이닉스 8명이다. 두 회사를 모두 거친 인력이 4명이다. 의원실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중국 '천인계획'의 KAIST 교수 149명 포섭 시도 정황과 출연연 연구원 포섭 시도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그 후속이다. 이들의 국내 대기업 근속 연수를 합하면 415.9년으로, 1인당 평균 15.4년에 이른다. 20년 넘게 양산 현장을 이끈 수석·임원급(PL)도 6명 포함됐다. 경력만큼 눈에 띄는 것은 직무 구성이다. 가장 많은 8명은 회로설계·레이아웃 인력으로, D램 셀·코어와 I/O 회로, HBM 설계를 맡았다. 1x D램 소자 개발과 라인 표준화를 담당한 공정통합 인력은 7명이었다. 식각·CVD·확산·메탈 공정 장비를 다루는 단위공정 인력과 인라인 계측, TCAD·TEM 기반 불량분석을 맡은 수율·결함분석 인력은 각각 4명이었다. HBM용 웨이퍼레벨패키징(WLP)과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을 설계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인력 2명도 있었다. 클린룸 레이아웃과 제조자동화(CIM) 인프라 구축을 맡은 팹 기획 인력도 1명 포함됐다. 설계부터 공정, 수율, 패키징, 공장 인프라까지 반도체 공장 하나를 돌리는 데 필요한 직무가 고루 갖춰진 셈이다. 의원실이 이를 단순한 개별 이직이 아니라 공장을 통째로 옮긴 것과 같은 '턴키(Turn-key)'형 이동으로 보는 이유다. 최근에는 범용(레거시) D램을 넘어 HBM 설계와 TSV 패키징 인력까지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이 CXMT에 머문 기간은 평균 2.9년에 그쳤다. 27명 중 26명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현재 재직자는 1명뿐이다. 공장 구축과 공정 안정화 단계에서 현장 노하우만 흡수한 뒤 계약을 끝내는 단기 활용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 의원은 “반도체 기술은 설계도뿐 아니라 20년, 30년 동안 축적한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 그 자체"라고 말했다. ◇ 전직금지 피해 '징검다리 이직'…퇴출 뒤엔 화웨이·SMIC로 이직 경로도 정교해졌다. 27명 중 15명(56%)은 곧바로 CXMT로 가지 않고 중간 기착지를 거쳤다. 장비·소재 협력사, 국내 팹리스, 중국·외국계 반도체 회사, 대학 연구교수, 중개성 업체 등이다. 통상 1~2년인 국내 기업의 전직 금지 약정을 피하려는 우회로로 풀이된다. 퇴사 후 6개월 이내 직행한 인력은 9명이었다. 1년 반 이상 공백기를 둔 뒤 합류한 인력은 3명이었다. CXMT를 떠난 뒤의 행선지도 문제다. 퇴사자 26명 중 7명이 화웨이 홍콩연구소, SMIC, 하이실리콘, 청두가오전 등 중국 내 다른 반도체 기업으로 다시 옮겼다. 한국 기술이 CXMT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중국 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연쇄 유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인력은 6명, 미국행은 2명이다. 나머지 11명은 이후 경력이 확인되지 않았다. ◇ '연봉 2배·주택·자녀 교육비'…링크드인 DM으로 파고든 헤드헌터 포섭은 주로 링크드인 메시지로 이뤄졌다. 의원실이 확보한 메시지에 따르면 2024년 5월 한 외국계 서치펌 소속 헤드헌터는 국내 엔지니어에게 “고객사는 CXMT"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 본딩 경력을 갖춘 전문가~디렉터급 시니어 후보를 찾는다고 접근했다. 글로벌 인력업체 중국법인 소속 다른 헤드헌터는 '정부 지원이 탄탄한 중국 첨단 패키징 기업'의 해외 인재 채용을 제안했다. 이사와 생활 정착, 업무용 통역 지원도 내걸었다. 조건은 구체적이었다. 지난해 8월 한국어로 오간 대화에서 헤드헌터는 “연봉은 현재보다 60%에서 2배까지 늘어난다"고 했다. 이어 3년 또는 5년 고용 보장과 3년 뒤 6년 재계약을 제시했다. 매달 임대주택 비용과 자녀 교육비 지원도 약속했다. 근무지로는 CXMT 본사가 있는 허페이(合肥)를 언급했다. 이런 보상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 자금이 있다. 천인계획의 후속 격인 '치밍(啓明) 프로그램'은 계약 완료 시 100만 위안(약 2억원)을 준다. 개인 연구비는 3년간 500만~800만 위안(약 10~16억원), 프로젝트 지원금은 최대 1억 위안(약 202억원)이다. 주택보조금, 자녀 무상교육, 영주권 신청 자격도 따라온다. 중국과학원 반도체연구소의 올해 해외 우수 청년과학자 모집 공고에도 같은 흐름이 보인다. 900만 위안 이상의 연구비와 100만 위안의 생활보조금, 배우자·자녀의 베이징 정착 지원이 명시돼 있다. ◇ CXMT 연구인력 3년 반 새 2.9배…美는 제재, 韓은 “단속 근거 없다" 인력 흡수는 CXMT의 덩치로 이어졌다. CXMT 투자설명서 등에 따르면 이 회사 연구개발(R&D) 인력은 2022년 말 2606명에서 올해 6월 말 7491명으로 2.9배(187.5%) 늘었다. 연도별로는 2023년 말 2891명, 2024년 말 4143명, 2025년 말 6259명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국내 R&D 인력은 8977명에서 1만118명으로 12.7% 증가했다. CXMT가 공개한 핵심기술인력 5명 중 3명도 삼성전자·마이크론 출신이다. 미국은 이미 대응에 나섰다. 미 국방부는 2025년부터 CXMT를 '중국 군사기업(1260H)' 목록에 올렸다. 군민융합 전략에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의원실에 낸 서면 답변에서 “해외 기업의 합법적 채용·헤드헌팅은 단속하거나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어 별도 조사·단속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부의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예산은 해마다 수백억원 규모다. 반면 인력 유출 방지 사업 예산은 '0원'이었다. 최 의원은 “반도체는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전략산업인데, 중국의 인재 확보가 대학과 연구기관을 넘어 이제 반도체 핵심 인력까지 정조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은 국방부가 직접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데 우리 정부는 우회 이직과 연쇄 유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핵심 인력이 어느 경쟁기업으로 옮기는지 정부가 파악·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인재가 국내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파격적 보상과 재취업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6 국감] 배경훈 “AI 3대 강국 입지 다진다”…연말 ‘모두의 AI’ 출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반도체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정해 집중 육성한다. 연말에는 모든 국민이 비용 부담과 이용량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서비스를 출시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AI 3대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튼튼히 다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반도체를 AI 시대 경제 성장을 이끌 핵심 분야로 보고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는 관련 특별법을 바탕으로 민간의 규제 애로를 신속하게 해소하기로 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동작과 물리 법칙이 결합된 데이터를 확보하고 범용 피지컬 AI 모델 개발부터 산업 현장 적용까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국민 누구나 AI 혜택을 누릴 수 있는 'AI 기본사회' 구축도 추진한다. 연말 출시되는 '모두의 AI'에서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서비스뿐 아니라 이용자에게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먼저 찾아 알려주고 신청까지 대신하는 '공공 AI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건강과 교육, 금융, 세무 등 분야별 맞춤형 서비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AI 활용 역량의 차이가 경제·사회적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 국민 대상 AI 교육도 확대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향후 10~20년 뒤 우리 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7개 분야를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연구에 AI를 접목해 국가·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K-문샷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한다. AI를 활용해 연구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세계 최고·최초 기술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연구자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실패와 시행착오가 다음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구 현장의 불필요한 행정 절차와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인재 육성도 확대한다. 과학기술원 부설 영재학교를 늘리고 석·박사 국가장학금과 신진 연구자 대상 기초연구 지원을 확대한다. 청년의 아이디어가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내 500개 이상의 딥테크 창업팀을 발굴하고 창업을 장려하는 제도도 마련한다. 지역에서는 주력 산업에 과학기술과 AI를 접목할 수 있도록 지역 AX 거점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지역이 필요한 연구개발(R&D)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역 자율형 R&D 투자도 늘릴 방침이다. 배 부총리는 “기술패권 경쟁의 승패는 결국 사람이 가를 것"이라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입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과학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E칼럼] 수소경제의 다음 시장, 군용 에너지에 주목하자

지난 8월 14일 육군과 산업통상부, 현대차그룹이 첨단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력 대상에는 수소 모빌리티와 인프라의 활용 논의도 포함됐다. 무엇보다 군용 에너지는 수소산업이 활용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잠수함에서 축적한 경험을 차량과 기지 전원으로 확장한다면 군의 에너지 전환과 수소산업의 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 군용 차량·항공기와 야전 발전기가 오랫동안 유류에 의존해 온 데는 이유가 있다. 석유계 연료는 작은 부피에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고 급유도 빠르다. 여러 장비가 공통 연료를 사용하면 저장과 수송이 단순해진다. 그러나 연료를 계속 운반하고 보급로를 지켜야 하는 부담은 남는다. 공급시설이나 수송망이 끊기면 장비의 성능과 관계없이 임무가 멈출 수 있다. 군이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하고 보급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는 배경이다. 외국군은 이에 대응해 에너지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영국 국방성은 작전에너지전략에서 공급 다변화와 새로운 에너지 기술의 군사적 활용을 검토하며 수소를 선택지에 포함했다. 미국에서는 육군 연구기관 등이 재난지원 차량 H2Rescue의 개발과 실종에 참여했다. 미 육군에 따르면 이 시제차는 2023년 실증에서 왕복 약 290km를 주행한 뒤 25kW의 전력을 72시간 공급했다. 현장까지 이동한 차량이 도착 후에는 전기를 공급하는 장비로도 쓰인 것이다. 우리군은 잠수함에서 수소를 활용해 왔다. 손원일급과 장보고-Ⅲ급 잠수함은 외부 공기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공기 불효추진체계에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다. 이때 연료전지는 디젤발전기·배터리와 함께 잠수함의 전력체계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수중에서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 잠항 시간을 늘려준다. 지상에서는 기아가 수소 동력 경전술 차량(ATV)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차량이 2025년 5월 군과 함께 시험평가를 마쳤다고 밝혔다. 군이 수소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치는 소음을 줄이면서 임무에 필요한 전력을 오래 공급하는 데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며, 내연기관보다 소음과 진동을 줄일 수 있다. 정숙성은 배터리 전기구동도 가진 장점이다. 수소는 보급체계를 갖춘 곳에서 연료를 보충하며 장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데 강점을 찾을 수 있다. 정차 중 통신·감시장비를 가동하거나 정전 때 기지의 필수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가 그 예다. 전력과 물, 수전해·저장설비를 갖춘 기지에서는 수소를 미리 만들어 저장할 수도 있다. 저장한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비상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군의 수요는 수소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수 있다. 차량과 전원장비를 지속적으로 운용하려면 수소 공급·충전·저장시설과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잠수함 연료전지의 예비품 공급계약은 후속 군수지원 시장이 이미 존재함을 보여준다. 여러 용도에서 성능과 운용성을 검증하고 정식 조달을 확대한다면 대규모 군사용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성이 있다. 군의 엄격한 운용 조건에 맞춰 제품을 개선하면서 기업의 기술과 정비 역량도 높일 수 있다. 이 가능성을 실현하려면 장비와 공급체계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 수소의 생산·저장·수송·충전에 드는 비용과 정비 부담을 따져야 한다. 저장용기와 보조설비를 포함한 전체 장비의 무게와 부피도 중요하다. 특히 같은 임무 조건에서 디젤·배터리·하이브리드 방식과 성능·총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공급거점 인근의 이동형 전원이나 기지 비상 전원부터 실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용 범위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군용 수소를 국가 수소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군의 수요와 적용 우선순위를 담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산업통상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방위사업청이 공동 실행 과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군은 임무와 성능 기준을 제시하고, 관계부처는 기술개발과 공급 인프라를 연계해 지원해야 한다. 실증 결과를 후속 예산과 조달 판단에 연결하는 절차도 갖춰야 한다. 군의 수요를 개발·실증·조달로 이어주는 범부처 협력이 수소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반이다. bienns@ekn.kr

“9월 수입차 절반이 전기차”…‘또 1만대’ 테슬라 독주 속 벤츠·폴스타 질주

9월 신규 등록 수입 승용차 중 전기차가 절반을 넘어서며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9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3만4904대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9월 3만2834대보다 6.3% 증가한 수치다. 8월 2만9817대와 비교하면 17.1% 늘었다. 1~9월 누적 등록대수는 27만9729대로 전년 동기 22만5348대보다 24.1% 증가했다. 9월 판매를 이끈 브랜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1만2372대를 등록해 전체 수입차의 35.5%를 차지했다. 8월 1만400대보다 19.0% 증가했다. 특히 모델 Y 판매가 두드러졌다. 모델별 등록대수에서 테슬라 모델 Y L이 8690대로 1위에 올랐고, 모델 Y 프리미엄도 2467대로 2위를 기록했다. 두 모델을 합치면 1만1157대로 전체 수입차 등록대수의 약 32%에 해당한다. BMW는 6066대로 2위를 유지했다. 8월 6180대보다 1.8% 줄었지만 6000대선을 지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5477대로 전월 4037대에서 35.7% 증가했다. 8월 BMW와 벤츠의 판매 격차는 2143대였지만 9월에는 589대로 크게 좁혀졌다. 벤츠의 E 200은 2133대가 등록되며 단일 모델 기준 3위에 올랐다. 전기차 비중은 더욱 눈에 띄었다. 9월 수입 전기차 등록대수는 1만8181대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1만2898대에서 41.0% 증가했고, 비중도 39.3%에서 52.1%로 높아졌다. 수입차 2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로 등록된 셈이다. 하이브리드도 1만3620대로 39.0%를 차지했다. 이 중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1만666대로 가장 많았고 풀하이브리드 1651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303대가 뒤를 이었다. 가솔린은 2857대(8.2%), 디젤은 246대(0.7%)에 그쳤다. 전기차 중심의 시장 변화는 브랜드별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볼보는 이달 1414대로 8월 770대보다 83.6% 증가했다. 폴스타는 769대로 전월 290대에서 165.2% 급증했고, 랜드로버도 656대로 142.1% 늘었다. 폭스바겐은 609대로 93.3%, 포르쉐는 877대로 18.7% 증가했다. 반면 BYD는 2614대로 전월 3002대보다 12.9%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9월 1020대와 비교하면 156.3% 증가했다. 올해 1~9월 누적 등록대수도 2만13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67대보다 578.7% 늘었다. 중국산 수입차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9월 중국산 차량 등록대수는 2663대로 전년 동월 1020대보다 161.1%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2만186대로 지난해 2967대보다 580.4% 늘었다. 전체 수입차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7.6%까지 올라왔다. 국가별로는 유럽산이 1만7578대로 전체의 50.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미국산은 1만2604대(36.1%), 중국산은 2663대(7.6%), 일본산은 2059대(5.9%)였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유럽산 등록대수는 10.1% 감소한 반면 미국산은 27.9%, 중국산은 161.1%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테슬라 모델 Y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모델 그룹 기준으로 모델 Y가 1만1421대로 가장 많았으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733대, BMW 5시리즈 1781대, BYD 돌핀 1221대, 벤츠 S클래스 878대가 뒤를 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9월 수입차 등록 증가에 대해 일부 브랜드의 물량 확보와 다양한 신차 출시, 적극적인 마케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내년 전고체 배터리 뜬다”…삼성SDI, 에코프로비엠과 소재 개발 협력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 양사는 전고체 배터리 셀과 핵심 소재 개발을 연계해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품질 평가와 양산 체계 구축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 양사의 역할은 셀과 소재로 나뉜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셀 개발과 양산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용 핵심 소재 개발을 맡는다. 협력 대상은 전고체용 양극재를 비롯해 양극용 전해질, 분리막용 전해질 등으로 확대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으며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번 협력의 핵심 소재 중 하나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현재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분야에서 연산 40톤 규모의 파일럿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고체전해질의 분말 제어와 품질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하이니켈 양극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에 적합한 양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정부도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주요 기술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발표한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미래 배터리 산업의 핵심 전략 기술로 선정하고, 셀·소재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조기 상용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산 시점도 구체화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월 일반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고체전해질의 가장 빠른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예상했다. 당시 공보현 에코프로비엠 연구개발 담당 상무는 “현재 유수 고객사와 시양산을 검토 중"이라며 “양산 라인 설계를 마치고 고객 수요에 맞춰 즉시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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