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축은행 소액대출로 수요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새해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축은행 소액대출로 수요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금융권 전체로 가계대출 증가가 번지는 추이를 보이면서 고금리·저신용층 부실 위험 확대라는 부작용이 누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3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인 1조2880억원 대비 2.5%(324억원) 증가한 액수로, 전년 동기(1조1397억원)와 비교해 15.8%(1807억원) 늘어난 수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통계가 공개된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자산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은 같은 기간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6620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OK저축은행 3905억원에 이어 △SBI저축은행 1815억원 △신한저축은행 1272억원 △HB저축은행 935억원 △다올저축은행871억원 등이다.
지난해부터 금융권이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취하고 있어 소비자의 생활비와 급전 수요를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이 받아낸 모양새다. 통상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시기에는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소액대출 등 '불황형 대출'이 증가하는데, 이런 시기에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금융권 내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까지 맞물린 것이다. 소액 신용대출은 담보나 복잡한 심사 절차 없이 300만~500만원의 한도로 당일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대출 규제 여파로 잠시 주춤하던 카드론 잔액도 최근 들어 다시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전업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해 11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5529억원으로, 전월 말(42조751억원)과 비교해 1.14% 늘었다. 지난해 6월 이후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가 10월을 기점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카드론과 소액신용대출은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중·저신용자의 가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불황형 대출'은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은 까닭에 신용등급이 낮거나 기존 금융권 대출 이용이 어려운 소비자 혹은 자영업자들이 '급전 창구'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론 금리는 연 13% 중반에서 많게는 16% 수준이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역시 조건부 우대금리를 적용한 연 5~7%대 상품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8%~19%대의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까다로워진 까닭에 중·저신용층자이 긴급 생활자금 대출을 이용하는데 있어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며 “차주 취약성이 확대되면 업계도 부실 위험이 누적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서민층의 자금 수요가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취약 차주의 채무 부담 확대를 줄이거나 대출 종류·신용별 한도를 차등 관리하는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당국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인지한 상태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당국이 총량 규제 강화 이후 저신용자들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 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노력에도 금융소외자의 고금리 부담이나 제도권 금융 접근성 제약이 여전하다"며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막힘없이 자금을 공급해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배분하고, 저성장·양극화 등 당면 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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