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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백내장에 다른 안질환까지 있다면…수술 전 정밀 평가와 맞춤 치료 중요

백내장은 눈의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당뇨나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외상, 포도막염 등이 원인이 되어 더 젊은 나이에 발생하거나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백내장 위험이 커진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나왔다. 백내장 치료는 수정체 제거 및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 근본적 치료다. 다만, 다른 안질환이 동반되었다면 수술 후 기대 시력과 합병증 위험이 달라 수술 전 정밀한 평가 후 수술 시기와 방법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시력 저하와 눈부심, 빛 번짐, 색 대비 감소, 근시 진행 등이다. 동반 안질환이 있으면 갑작스러운 시력 감소와 사물이 휘어 보이는 변형시, 시야 결손이 나타날 수 있으며, 급성 녹내장이나 포도막염에서는 통증과 충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단순 백내장은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면 비교적 시력 회복을 예측하기 쉽다. 반면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황반질환, 포도막염 등 동반 질환이 있으면 이로 인해 망막이나 시신경에 손상이 발생해 기대만큼 시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수술에 따른 염증 반응과 안압 변화가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황반변성이나 당뇨 황반부종이 있는 환자, 안압 조절이 불안정한 녹내장 환자, 거짓비늘증후군 환자, 재발성 포도막염 환자, 각막 내피세포 수가 적은 환자 등이다. 망막·녹내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눈을 다친 병력이 있는 환자, 수정체를 지지하는 섬모체 소대가 약한 환자, 당뇨 등 기타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병합 수술 여부와 수술 후 관리 계획을 개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진단은 세극등현미경검사로 수정체의 혼탁 정도를 확인하며, 시력과 안압, 안저검사, 빛간섭단층촬영(OCT), 시야검사 등을 함께 시행해 백내장 진행 정도와 동반 안질환의 활성도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 시기와 순서, 병합 수술 여부도 결정한다. 최근에는 다초점이나 난시교정 인공수정체 등 렌즈 선택지가 다양해져, 환자의 생활 패턴이나 직업, 눈 상태에 따라 적합한 렌즈를 고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동반 안질환이 있으면 망막과 시신경 상태까지 고려해 렌즈를 선택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황반부종이 있으면 수술 전후 유리체 내 주사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진행된 녹내장 환자는 백내장·녹내장 동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포도막염 환자는 일반적으로 염증이 가라앉은 상태를 약 3개월간 유지한 뒤 수술해야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황반질환 등으로 망막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시력의 질을 낮출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고난도 백내장 환자는 수술 후 황반부종 악화와 안압 상승, 염증 재발, 각막부종, 지연성 인공수정체 탈구 등 합병증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 환자보다 회복이 더디거나 합병증 위험이 높을 수 있어 수술 전 계획뿐 아니라 수술 후 정기적인 관찰과 관리가 중요하다. *글=김보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 교수 “불면증은 잠 걱정 내려놓기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이 60분짜리 공개 건강강좌를 한 번 듣는 것으로 불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연 4주 뒤 추적 조사를 마친 참여자의 72.4%가 “불면 증상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답했다. 강연의 뼈대는 행동경제학의 '결핍 이론'이다. 돈이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그 문제에만 매달리게 되어 시야가 터널처럼 좁아지고 판단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를 잠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사람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집중력과 판단력을 100이라고 하면, '오늘도 못 자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그 일부를 먼저 가져간다. 남은 여유로 하루를 버티다 보면 집중이 안 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진다. 이를 '잠을 못 자서 그렇다'고 받아들이면 걱정은 더 커지고, 밤에는 더 긴장해 잠이 달아난다. 강연은 세 단계로 구성됐다. 먼저 불면이 이어지는 원리를 이해하고, 이어 걱정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며 잠이 오지 않는 상태를 받아들이는 법을 익힌다. 마지막으로 졸릴 때만 눕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같은 수면 습관을 배운다. 연구는 2026년 3월 분당서울대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불면증 건강강좌 참석자 1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참여에 동의한 81명에게 강연 직전과 직후, 2주 뒤, 4주 뒤 네 차례 설문을 했다. 이 가운데 강연 직전 첫 설문에 응답한 59명 중에서 네 차례 모두 응답한 29명(평균 71세, 여성 72%)의 변화를 분석했다. 강연 4주 뒤 참여자의 72.4%가 불면 증상이 전반적으로 호전됐다고 응답했다. 수면 걱정이 일상의 정신력을 소모하는 정신적 부담은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연 직후 설문에 응답한 40명이 꼽은 가장 큰 깨달음은 '억지로 자려 하지 않고 지금 상태를 받아들이기'(52.5%)였고, '걱정을 나와 분리해서 바라보기'(22.5%)가 뒤를 이었다. 이번 강연은 분당서울대병원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J5-p-9kRn-U)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반복해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같은 참여자를 6개월간 추적하고 있으며, 대조군을 둔 무작위 대조시험과 수면다원검사 같은 객관적 수면 측정 등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창호 교수는 “'오늘은 꼭 자야 한다'는 노력 자체가 뇌를 깨운다"며 “잠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잠이 오지 않는 지금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의 강연이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치료 문턱 앞에 서 있는 많은 분께 첫걸음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연구학회와 호주수면학회의 공식 학술지 'SLEEP Advances' 최근호에 게재됐다. ―잠을 통제하려 하지 않기 : 꼭 자야 한다는 노력이 오히려 뇌를 깨운다. 잠이 오지 않는 지금 상태를 받아들인다. ―걱정과 거리 두기 : 잠에 대한 걱정이 떠오르면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한 발 떨어져 바라본다. ―침대는 잠자는 곳으로 : 졸릴 때만 눕고, 침대에서 스마트폰이나 TV를 보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나와 있다가 졸릴 때 다시 눕는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수면제는 임의로 끊지 않기 : 복용 중인 약은 반드시 처방 의사와 상의한 뒤 조절한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 :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일이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고 낮 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는 수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심한 코골이, 수면 중 호흡 멈춤, 다리 불편감 등 다른 수면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일산차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치료 역량 돋보여

차 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원장 송재만)은 26일 “지난 12일 누적 분만 2만 건을 달성했다"면서 “2020년 1월 15일 첫 분만 이후 약 6년 9개월 만이고 2024년 1월 분만 1만 건 돌파 후 약 2년 9개월 만에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일산차병원은 202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고양시 전체 분만의 52.1%, 경기북부 전체 분만의 21.2%를 담당하며 경기 서북부 지역의 주요 분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체 분만 중 고위험 분만 비율은 53.6%로, 고위험 임신과 출산에 대한 높은 의료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고위험산모태아집중치료실(MFICU)과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을 운영하고 있으며, 365일 24시간 마취통증의학과와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주해 무통분만을 위한 마취·통증 관리와 부인과 질환 및 다량 출혈 등에 대응하고 있다 김의혁 분만센터장은 “고위험 임신과 분만, 신생아 집중치료에 대한 전문 진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지역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진료협력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가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모자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초콜릿 향·누룽지 맛’ 체코 흑맥주…부드바르 ‘서울 메이트’ [먹어봤송]

체코 국영 양조장 부드바르가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 서울브루어리와 손잡고 한국 쌀을 넣은 '서울 메이트 체코 다크 라거'를 내놨다. 곡물의 30% 이상을 국내산 백미와 흑미로 채운 이 맥주를 기자가 직접 맛봤다. 부드바르와 서울브루어리에 따르면 서울 메이트는 부드바르 창립일인 지난 10월 7일 출시됐다. 부드바르가 해외 양조장과 함께 맥주를 빚는 파트너십 브루잉 프로그램에서 미켈러와 새뮤얼 아담스에 이은 세 번째 협업이자 아시아에서는 첫 사례다. 500㎖ 캔은 CU와 롯데마트에서, 생맥주는 수도권 매장에서 판매한다. 잔에 따른 서울 메이트는 아메리카노처럼 짙은 색을 띠고 거품은 적은 편이다. 색과 달리 입에 넣으면 라거답게 가볍게 넘어가고, 도수도 4.7%로 알코올 기운이 강하지 않다. 흑맥주치고 산뜻한 목넘김은 기존 부드바르 다크라거와 닮았다. 서울 메이트는 은은한 초콜릿 향 사이로 아메리카노가 떠오르는 향이 났고, 맛은 보리차 같은 구수함이 앞섰다. 서울브루어리는 쌀이 부드럽고 은은한 고소함을 더하고, 맥아 일부를 덜어 끓였다가 다시 섞는 체코식 '디콕션' 공정이 비스킷·토스트 같은 고소한 몰트 풍미를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레시피는 서울브루어리의 대표 맥주 '서울 라이스 라거'에서 출발했다. 흑미는 백미보다 단단해 기존 맥아 분쇄 설비 대신 방앗간에서 따로 빻았고, 쌀을 1시간 넘게 끓인 뒤 맥아를 넣었다. 이수용 서울브루어리 대표는 “백미는 맥아의 두 배, 흑미는 네 배 정도 비싸다"며 “맥주를 만들기 위해 비싼 밥 짓는 쌀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뒷맛은 누룽지를 연상시키고, 잔이 조금 식으면 커피 같은 산미도 올라온다. 최근 유행하는 이지드링킹 맥주면서도 마신 뒤엔 구수한 여운이 남는다. 흑맥주가 무거워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이들에게 입문용으로 권할 만하다. 식사에 한두 잔 곁들이기에도 부담이 적다. 다만 스타우트처럼 진하고 묵직한 맛을 기대했다면 싱겁게 느껴질 수 있다. 캔은 외부 시설에서 대량 생산해 상온 유통을 위해 살균 처리를 거쳤다. 생맥주는 서울브루어리 성수점의 6000ℓ 탱크에서 만들어 효모가 살아 있다. 집에서 캔으로 마신다면 잔을 미리 차갑게 해두는 편이 낫다. 라딤 자노벡 부드바르 글로벌 앰배서더는 맥주와 잔의 온도를 맞춰야 맥주가 더 오래 차갑고 탄산도 오래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체코에서는 거품을 손가락 세 개 높이로 따르는데, 거품이 맥주의 산화를 막고 탄산을 줄여 음식과 더 잘 어울리게 한다는 게 부드바르 설명이다. 초콜릿 향이 은은해 초콜릿 안주와도 어울릴 법했다. 이 대표는 족발과 바삭하게 부친 감자전·김치전을 추천했다. 자노벡 앰배서더는 “이 맥주는 맵거나 강하게 구운 음식도 잘 받아준다"며 “서울 메이트와 함께라면 고추장 삼겹살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가보니] 롯데百, 청량리서 ‘콤팩트 몰’ 승부수…타운화 시너지 극대화

26일 오전 10시 15분 서울 동대문구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개장 시간 15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단위 고객부터 유아차를 끌고 온 젊은 신혼부부들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서 분홍색 벨리곰 풍선을 들고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도 눈길을 끌었다. 매장 개점 기념으로 다음 달 1일까지 매 주말마다 선착순 제공되는 풍선이다. 이날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40대 여성 A씨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청량리점 개장 소식을 듣고 주말을 틈타서 방문했다"며 “만들어 진 지 얼마 안 돼 개장빨은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장 3일차를 맞이한 이 매장은 롯데백화점이 2011년 롯데몰 김포공항점을 선보인 후 서울권에서 15년 만에 출점한 신규 점포다. 이곳은 점포명에서 드러나듯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앞세운 동시에, 기존 잠실·김포공항·수원에 이어 백화점과 몰이 붙어 있는 연계형 매장이다. 이 점포는 청량리역과 연결된 롯데캐슬 SKY-L65 랜드마크타워 지하 1층~지상 4층, 영업면적 1만7850㎡(약 5400평)을 활용한다. 수만 평 정도인 타 복합몰보다 작은 '콤팩트형 모델'이지만, 지하 1층·지상 4층이 각각 청량리역과 연결돼 수요 흡수에 용이해보였다. 지상 1·2층의 경우, 롯데백화점과 이어져 백화점과의 고객 공유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공간 활용이 제한적인 만큼 청량리점은 20대~30대 젊은 층과 가족 단위 고객을 아울러 방문을 유도할 만 한 핵심 테넌트(입점 브랜드)를 집약시킨 점이 특징이다. 총 50여곳의 브랜드 가운데 약 80%가 '유통사 최초 입점'·'상권 최대 매장' 등의 타이틀을 갖춘 곳으로 구성될 정도다. 쇼핑몰의 정체성을 압축해 보여주는 1층에는 서울 동북 상권 최초로 선보이는 8개 매장이 들어섰다. 테라로사 커피·겐츠 베이커리·차지티 등 국내외 유명 식음료(F&B) 매장과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 등이다. F&B 브랜드 매장들은 이날 개점 후 30분도 안 돼 구매 대기열이 길게 늘어질 만큼 손님이 몰렸다. 2층으로 올라가면 마크 곤잘레스·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들과 오프뷰티·ABC마트 등 뷰티·신발 전문 편집숍을 만나볼 수 있다. 가방·모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무신사 백&캡 클럽'도 유통채널 중 처음으로 이곳에 선보인다. 3층에는 일상적 소비 수요를 공략하듯 동대문구 최대 규모의 다이소가 들어섰다. 3~4층에는 개인 취향을 채워주는 콘텐츠가 집중돼 있다. 빕스·하이디라오 등 각종 미식 프랜차이즈는 물론, 어린이 고객을 위한 키즈클럽까지 마련됐다. 복합 쇼핑몰 업계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 팬덤을 위한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에 올라서면 바로 전면에 팝업존과 함께 가챠 전문 공간인 '이치방쿠지'·'가샤폰 스트리트'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 반다이남코코리아 '펀스퀘어'와 일본 피규어·프라모델을 판매하는 '베스트하비'의 국내 1호점도 이곳에서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부동산 호재·교통 편의성 등 청량리 상권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추가 사업 계획도 예고했다. 청량리 재개발지구와 이문·휘경 지구, 전농·답십리 뉴타운 등 매장 주변 지역에 향후 4년 내 3만 가구 이상의 신규 입주가 예정돼서다. 여기에 지하철·버스 노선 확대와 함께, GTX 등 광역 철도망 확장 등의 개발 기대감도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쇼핑몰 4층과 백화점 3층 이동로, 청량리역 연결부 확대 등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상호 서비스도 연계해 타운화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청량리점 본관도 향후 단계적으로 리뉴얼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현장] 햇반 30년, 비상식서 일상식으로…누적 매출 10조원

“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면서 한 번도 밥솥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집에 햇반을 두고 그때그때 필요한 용량과 곡물을 골라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을 예로 들었다. 1996년 비상식으로 나온 햇반은 지난해 국내외 매출 1조1000억원을 넘겼고, CJ제일제당은 이 브랜드를 2028년 연매출 1조5000억원대로 키우기로 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2023년 국내외 합산 매출 1조원을 처음 넘겼고, 올해 말까지 30년 누적 매출은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매출은 국내 햇반 브랜드 전 카테고리와 해외 즉석밥을 더한 소비자가 환산 기준이다. ◇ “밥솥 가져본 적 없다"…집에서 밥 안 해 먹는 가구 7%→39.6% 김 실장은 “상품밥이 곧 햇반으로 통한다"며 “햇반은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는 가구는 2015년 7.0%에서 2024년 39.6%로 늘었고, 가구원이 적고 연령이 낮을수록 이 흐름이 뚜렷하다. CJ제일제당이 매년 밥솥에 지은 밥과 햇반을 블라인드로 비교해 같은 품질인지 확인한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국가데이터처 양곡소비량조사 기준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3.9kg으로 1994년 120.5kg보다 55.3% 줄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이 지난해 사들인 국산 쌀은 6만5000여톤으로 10년 전의 3배 이상이다. 30년간 햇반에 쓴 쌀은 20kg 포대로 4300만개에 이른다. 기후변화에 강한 가공용 벼 '동행'을 자체 개발했고, 선천성 대사이상 환우를 위한 저단백밥은 2009년부터 생산을 이어오고 있다. ◇ 그날 도정한 쌀로 30분에 4200개…30년 쌓은 특허 267건 오예진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밥 제조사 중 유일하게 공장 안에 도정 설비를 두고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밥맛은 그보다 앞선 수확 직후 건조에서부터 갈린다. 갓 탈곡한 벼는 겉은 말라 보여도 속에 수분이 많아 그대로 두면 썩거나 싹이 트기 때문에 그날 바로 말려야 한다. 이때 서둘러 고온에서 말리면 쌀알 속에 금이 가고, 이런 쌀로 밥을 지으면 알알이 깨져 푸석해진다. 말린 벼를 저온에 두는 이유도 같다고 오 연구원은 설명했다. 보관 온도가 높으면 벼 속 수분이 조금씩 빠져 이듬해 여름쯤에는 바싹 마른 쌀이 물에 닿는 순간 갈라진다. 그래서 CJ제일제당 연구원들은 수확철마다 산지 수매 현장을 돌며 포대의 수분을 재고, 여름에는 창고 온도를 직접 확인한다. 공장은 이 쌀을 현미로 들여와 15℃ 저온 창고에 뒀다가 그날 도정한다. 쌀겨가 벗겨진 순간부터 수분이 빠지고 기름 성분이 산화돼 묵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품종과 산지마다 쌀겨 두께가 다르고 같은 쌀도 비 오는 날 들어오면 수분이 높다"며 “그날 쌀 상태에 맞춰 도정 조건을 바꾼다"고 말했다. 무균밥 공정은 1996년 일본에서 들여왔다. 밀봉하기 전에 쌀 표면을 고온고압 스팀으로 순간 살균해 갓 지은 밥맛을 살리는 방식이다. 오 연구원은 “30년간 개량해 같은 설비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며 “햇반 특허는 배합보다 공정과 장치 특허가 많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 브랜드 특허는 해외 출원을 포함해 267건이다. 이날 공개된 진천 공장 생산라인은 용기에 쌀을 담아 고압 살균기에서 8차례 살균한 뒤 정수된 물을 채워 100℃ 취반실로 보낸다. 취반실에서는 한 번에 4200개씩 30분간 밥을 짓는다. 다 지은 밥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에서 밀봉하고, 용기째 뒤집어 15분 뜸을 들인 뒤 냉각조에서 15분 식힌다. 이어 중량·금속·엑스레이·외관 검사를 거친다. 햇반 생산팀 관계자는 “미생물 검사를 거쳐 5일 뒤 출고하고, 표본은 35℃ 가온실에 한두 달 두고 다시 검증한다"고 말했다. 진공으로 공기를 빼고 스팀을 넣는 진공가압살균 공정은 큰 고형물이 든 솥반을 가능하게 했다. 발아현미를 자체 생산하고 쌀눈을 남기는 배아 도정 기술도 갖췄다. CJ제일제당은 이 기술 축적이 잡곡밥과 솥반으로 영역을 넓힌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 쌀 모양 단백질로 밥 설계…미국선 2배 비싸도 점유율 11.9%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 잡곡밥은 2019년 국내 즉석밥 사업의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 실장은 “국내 상품밥 시장은 5% 성장하는데 백미가 4%, 잡곡밥이 13%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내 잡곡밥 침투율은 15%로 백미의 절반이라 올라올 여력이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실장은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점유율이 미세하게 떨어지는 건 맞다면서도 무리한 가격 판촉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12월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내놓는다. 식물성 단백질을 쌀 모양으로 성형한 단백쌀을 넣어 한 공기에 계란 흰자 3개 이상의 단백질을 담았다. 오 연구원은 “기존 성형쌀은 고온고압 살균을 거치면 죽처럼 풀어졌다"며 “밥알 형태를 유지하는 성형쌀을 독자 개발해 한 공기에 단백질 10g 이상을 담았다"고 말했다. 소용량 '햇반 미니밥' 3종과 햇반 이름을 단 음료·아이스크림 같은 협업 제품도 라인업에 들어와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미국·캐나다·호주·멕시코 등 60여개국에 진출해 있고,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늘었다. 미국 가공밥 시장은 서카나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다. 김 실장은 “미국 점유율은 11.9%이고 1위 벤스 오리지널이 45% 정도"라며 “2028년 해외 비중은 25% 안팎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미국 현지 조사에서는 응답자 34.6%가 건강한 선택지라는 이유로 쌀을 샀다. 주 1회 이상 쌀을 먹는 미국 소비자는 민텔 조사 기준 2023년 37%에서 지난해 45%로 늘었다. 김 실장은 “미국 구매층은 인구 비율대로 고르게 분포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가 장립종 쌀을 냄비에 물을 끓여 데치듯 익힌 뒤 물을 따라 버리고 먹어 왔다고 설명했다. 쌀은 고기 요리 곁에서 배를 채우는 용도였다. 김 실장은 “처음엔 교포와 아시아계가 간편성과 호기심으로 샀다면 지금은 찰진 밥이 빵을 대체하는 건강한 사이드 디시로 자리 잡았다"며 “장립종 업체는 역성장하고 단립종 업체만 성장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현지 가격이 2~2.5배 비싼데도 무균밥의 신선한 향과 색 차이를 미국 소비자가 안다"고 했다. 미국 판매분은 부산·진천 공장에서 전량 수출한다. 장립종 햇반은 과거 한두 차례 수출했다가 이어가지 못했다고 오 연구원은 말했다. 김 실장은 우선 찰진 밥 포지셔닝에 집중하고 장립종 등 다른 곡물로 넓히는 건 그 뒤 계획이라고 했다. 동남아는 가공식품이 일상에 들어온 초기 단계라 미국·유럽을 먼저 공략하고, 쌀 요리가 많은 유럽이 다음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밥은 한식 글로벌화의 기반으로 밥이 바뀌면 사람들의 생활과 식문화를 바꿀 수 있다"며 “세계인이 밥을 즐기는 방식을 변화시켜 국내외 조 단위 사업 도약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현장] 코카콜라와 손잡은 해방촌 가게들…“동네 분위기 좋아졌다”

“14년째 장사를 하면서 가게가 오래돼 좀 낡았는데, 코카콜라와 협업한 뒤로 젊은 손님도 더 찾아오는 것 같고 동네 분위기도 좋아져 가게에 나오는 게 즐겁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로의 피자집 '보니스피자펍'에서 만난 정재훈 씨의 말이다. 정 씨는 이 가게 차정옥 사장의 아들이다. 이날 이 가게 식탁에는 '코카콜라 X HBC(해방촌)' 깃발을 꽂은 반반피자와 코카콜라가 올랐다. 차 사장은 한 판에 두 가지 맛을 담은 반반피자의 원조를 자부하고, 맛이 달라질까 봐 체인점 제안도 거절해왔다. 보니스피자펍은 코카콜라사가 해방촌 골목형상점가 상인회와 올해 초부터 진행해온 지역 협업 프로젝트 '코카콜라 X 해방촌'에 참여한 가게다. 코카콜라사는 이날 미디어데이를 열고 신흥로 일대 가게 18곳 가운데 15곳의 공간 브랜딩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웃 신흥시장 가게 18곳과 시작한 협업을 해방촌 골목으로 넓혔다. 코카콜라사는 상인 의견과 가게 특성을 반영해 가게마다 디자인을 달리했다. 간판과 차양, 조명, 소품에 로고와 디자인 요소를 녹였다. 신흥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가게 콘셉트 속에 숨은 코카콜라를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멕시칸 타코 전문점 '타코스탠드'는 옛날 간판과 빈티지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장 취향에 맞춰 거울과 액자 속 포스터, 테이블, 천장, 옷걸이 곳곳에 코카콜라를 숨겼다. 영화와 재즈를 좋아하는 이진구 셰프의 프렌치 비스트로 '미암미암'에는 영화 포스터 사이로 프랑스어 'BUVEZ Coca-Cola' 문구가 보이는 옛 사진이 걸렸다. 리버풀 팬인 이선영 사장의 순살치킨집 '치맥라이프'에는 리버풀 유니폼 옆으로 월드컵 에디션 코카콜라 병이 줄지어 섰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로 운영되는 '펄치 서울'은 가게 메인 색인 파란색 외벽을 살려 'Serve ICE COLD Coca-Cola' 간판을 달고 '아이스 콜드 코카콜라' 콘셉트로 꾸몄다. 식전주를 파는 아페리티보 바 '소셜해이븐'은 주황색 차양에 검은색 코카콜라 로고를 넣고, 입간판 메뉴 맨 위에 'Coca-Cola Special'을 올렸다. 젤라토 가게 '코타티'는 흰 외관에 'Ours is Ice Cold' 문구를 더하고, 사장이 직접 개발한 코크 플로트를 메뉴판에 올렸다. 지중해풍 레스토랑 '빌라드블루 해방촌' 앞에는 가게 이름과 '레스토랑·바·비스트로' 화살표 표지판 아래 코카콜라 구명튜브를 단 이정표가 섰다. 이 가게 사장은 이런 이정표를 인상 깊게 여겨 만들고 싶어 했는데, 협업으로 이를 구현해 줘 고마워했다고 한다. 모로코 출신 나시리 와히드 셰프의 샌드위치 가게 '카사블랑카'에는 아랍어로 '마시자 코카콜라'라고 적은 로고가 걸렸다. 같은 문구를 신흥시장 태국 음식점 '낀라오'는 태국어로, 서울미래유산인 옹기점 '한신옹기'는 초록 병 그림과 함께 한글로 간판에 적었다. 코카콜라사는 피란민이 모여 형성된 해방촌의 역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상인회 소속이 아닌 한신옹기와도 손잡았다고 설명했다. 화덕피자집 '피자오'는 반대로 코카콜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코카콜라의 오랜 팬인 오준석 해방촌 상인회장의 뜻에 따라 빨간 줄무늬 차양과 코카콜라 로고를 새긴 피자 삽 장식 등으로 매장을 팝업스토어처럼 꾸몄다. 비건 레스토랑 '베제투스' 정다정 사장은 나무 데크와 검은 차양 탓에 외관이 어둡다는 말을 자주 듣자 밝게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코카콜라 측 디자이너는 매장 안 식물 색을 살린 올리브그린과 네온사인을 제안했다. 정 사장은 “멀리서도 가게가 눈에 띄니 길을 묻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고, 에이드가 주로 나가던 가게인데 콜라 매출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칵테일바 '지니펍' 홍성진 사장은 포토존으로 쓸 거울을 직접 요청했고, 거울에는 LP판 디자인이 들어갔다. 손님으로 왔다가 DJ와 바텐더를 거쳐 사장이 된 그는 스페인에서 즐겨 마시는 와인 칵테일 칼리모초 등 코카콜라를 넣은 칵테일 6종도 내놨다. 홍 사장은 협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매출이 올랐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신흥시장 협업은 마케팅 성과를 평가하는 '2026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최고상인 그랜드 에피를 받았다. 코카콜라사에 따르면 신흥시장 샌드위치 가게 '굿니스클럽'은 협업으로 간판이 생긴 뒤 가게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매출도 올랐다. 코카콜라사는 올해 9월 상인들의 삶을 담은 전시 '신흥시장 사람들 with 코카콜라'를 열었다. 신흥시장 상인회는 감사패를 전한 데 이어 코카콜라 직원들을 위한 전시 'Hey, Coca-Cola'로 화답했다. 상인회는 '신흥시장 사람들' 전시 촬영 때 코카콜라 직원들의 모습을 몰래 사진으로 남겼고, 전시장 벽에 “그들이 모르는 사이, 그 기록으로 이 전시를 준비했다"고 적었다. 전시장 한쪽에는 방문객이 고마운 사람에게 쓴 엽서를 모아 겨울에 배달해 주는 우체통도 마련됐다. 해방촌에서는 지난 9월 상인회가 여는 주민 축제 '2026 HBC 해방위크'에 코카콜라사가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신흥로에는 4년 전부터 해방촌을 그려온 프랑스 출신 작가 레옹 모카와 함께 상설 벽화를 조성했다. 벽화에는 창문과 발코니 너머로 코카콜라를 건네는 이웃들의 모습이 담겼다. 코카콜라사는 앞으로 다른 작가와 협업한 벽화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상수 한국 코카콜라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해방촌은 오래된 가게와 새로운 가게, 다양한 음식과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골목을 걷는 재미가 있는 동네"라며 “신흥시장에서 해방촌까지 천천히 걸으며 골목 곳곳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헬스온클라우드,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 ‘메드티스’ 나온다

헬스온클라우드(Health-on-Cloud), 글로벌 스마트병원연합(SHA, Global Smart Hospital Alliance), 분당서울대병원이 이달 28∼29일 공동 개최하는 제6회 국제 헬스케어 및 메드테크 컨퍼런스(International Healthcare and Medtech Conference, IHMC)에서 헬스온클라우드의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 메드티스(MEDTIS)가 공식 론칭된다. 메드티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국가 간 중증질환 원격진료 시스템 △학습 단계별 맞춤 의학교육과 시뮬레이션 기반 술기교육 △헬스케어 제품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마켓플레이스 기능을 통합한 플랫폼이다. 25일 헬스온클라우드에 따르면, 국가 간 중증질환 원격진료 시스템은 각국 의료진이 전문 지식과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진료 협력을 확대하도록 지원한다. 지리적 제약을 줄이고, 중증질환 환자가 전문 진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 부문에서는 의학계열 학부생과 초급 의료인, 전문의를 대상으로 학습 단계와 전문성에 맞춘 의학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시뮬레이션 기반 술기교육을 연계한다. 의료기관과 교육기관이 보유한 교육 자원을 공유해 의료인력의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마켓플레이스는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기능을 맡는다. 기업과 해외 의료기관 및 파트너를 연결하고, 의료 현장의 수요와 기술·제품이 만날 수 있도록 해 국제 협력이 실제 서비스와 사업 기회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Connecting Hospitals. Transforming Healthcare' 주제로 19개국의 의료진과 학계, 산업계,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기조강연과 패널토의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서비스의 변화와 원격의료의 기회 및 과제를 살펴보고, 국가 간 의료협력의 실행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다자개발은행 등 국제기구의 금융 지원과 파트너십, 민관협력을 통해 신흥국의 지속 가능한 스마트 헬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헬스케어의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적용, 글로벌 의료서비스 확산을 위한 스마트병원연합과 국제기구의 역할, 중증질환 진료 혜택 확대를 위한 글로벌 공조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심장·흉부질환과 중증 퇴행성 신경질환 분야의 전문가들은 전문 진료와 교육 네트워크의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이밖에도 헬스케어 스타트업 쇼케이스, 시뮬레이션 교육 협력 회의, 심폐소생술 교육과 중독 문제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29일에는 '글로벌 스마트·디지털 헬스케어 규범(Global Smart and Digital Healthcare Principles)'에 관한 '서울선언 2026' 선언식이 열린다. 선언식에는 한국, 그리스, 멕시코, 중국, 러시아, 영국, 미국, 튀르키예, 몽골, 필리핀의 의료계 인사들이 참여한다. 참석자들은 스마트·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 방향과 국제 협력의 공통 기반을 모색하고, 의료기관 간 연결을 통한 글로벌 의료서비스 발전의 뜻을 공유한다. 헬스온클라우드와 SHA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전문가들의 논의를 메드티스의 진료·교육·마켓플레이스 기능 및 국제 의료기관 네트워크와 연계하고, 중증질환 진료와 의료교육,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국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헬스온클라우드 대표이자 SHA 설립자인 전상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 각국의 의료기관과 전문가, 기업, 국제기구가 함께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국가 간 진료 협력, 의료인력 교육, 산업의 글로벌 진출로 연결하고, 그 혜택이 더 많은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을 마련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보령, 자회사 상장 우려에 소액주주 달래기…달라진 주주-기업 관계

보령이 내년 1월 전문의약품 영업부문 물적분할을 앞두고 자회사 상장과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직접 진화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균 보령 대표는 지난 22일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자회사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보령은 지난 9월15일 이사회에서 전문의약품 영업부문을 분리해 '보령파마솔루션'을 설립하는 물적분할을 결의했다. 이달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가 승인되면 보령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로 내년 1월 출범한다. 이에 보령의 소액주주들은 보령파마솔루션의 상장과 그에 따른 보령의 주주가치 훼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대표는 주주 서한에서 공시에 기재된 '분할 이후 5년 이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 없다'는 문구에 대해 “5년 이후의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상장 여부가 경영진이나 최대주주의 판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행 거래소 규정상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에는 모회사 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분할 이후 5년이 지나더라도 이 절차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불식했다. 주주 동의 과정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보유 주식을 합산해 3% 초과분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다른 3% 초과 보유 주주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일반 주주의 의사가 보다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는 절차"라며 “일반 주주의 동의 없이는 상장을 진행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령은 생산과 연구개발(R&D), 영업의 투자 수요를 전사 차원에서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커머셜 특성에 맞춘 자원 배분과 시장성 있는 외부 제품 도입, 영업 인재 육성·평가에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보령은 영업부문 분리를 결정했다. 분할 이후 보령은 연구개발과 제조·생산, 글로벌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파마솔루션은 국내 시장에서 영업·마케팅과 제품 도입, 유통을 전담하게 된다. 김 대표는 “보령파마솔루션은 시장 수요와 보유 커머셜 역량을 기준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정하고 사업 계획과 예산 배분을 결정할 것"이라며 “투입한 자원이 만들어내는 성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질환별 전문성과 제품별 기여를 반영한 평가·보상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보령은 오는 2030년까지 자사 제품 26건과 도입 상품 16건을 추가하고, 국내 매출 2조원과 글로벌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설 법인의 실적은 내부거래 등을 조정한 뒤 보령의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김 대표는 “보령과 보령파마솔루션 각각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기회를 확대해 보령 전체의 이익 창출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 환원과 관련해서는 “배당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하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고물가에 유통업계 초저가 경쟁…용량 따른 ‘착시 효과’ 따져봐야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편의점·균일가 생활용품점 등 유통업체들이 식품·비(非)식품 구분 없이 초저가 제품을 앞세워 가성비 경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1000원·5000원 등 같은 초저가를 내세우더라도 용량·품질·원재료 등을 세부적으로 비교하면 업체별 가격차이가 드러나 '착시 효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와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 롯데마트의 초저기 PB '오늘좋은', GS25의 가성비 PB '리얼프라이스'는 모두 초저가 전략을 확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마트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통합 운영하는 '5K 프라이스'와 롯데마트의 '오늘좋은'은 나란히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상품 수를 늘리고 있고, GS25 '리얼프라이스'도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러나 같은 품목의 초저가 PB상품이라도 업체별 가격 차이가 커 보다 소비자로서는 보다 꼼꼼한 비교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3~24일 기자가 서울 은평구·용산구 지역 유통업체 내 초저가 제품 판매 현황을 살펴본 결과, 대형마트·편의점·생활용품 균일가샵이 공통적으로 판매하는 대표적 생필품인 '백미 즉석밥'은 모두 1000원 안팎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용량·할인 등으로 체감 가격은 제각각이었다. 다이소 '오뚜기 맛있는공깃밥'(200g)과 롯데마트 '오늘좋은 백미밥'(210g)은 같은 1000원이지만 용량이 달라 실제로는 롯데마트가 더 저렴했다. CU의 '득템 따뜻한흰쌀밥(210g)'은 할인가인 990원에 판매돼 가장 저렴해 보였으나 이는 할인행사 가격으로, 할인 종료시 정상가 1200원으로 올라가 2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다이소보다도 14% 비싸진다. 스낵류 중 편의점을 비롯해 이마트의 초저가 전문관 '와우샵',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 모두 판매하는 오리온 '꼬북칩 초코츄러스'의 경우, 편의점에서는 80g 용량 제품을 정상가인 1700원에 판매하는 반면, 와우샵과 다이소에서는 64g 제품을 1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들 제품을 80g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와우샵·다이소는 1250원으로 편의점보다 450원 저렴한 셈이다. 다만 스낵류는 종류가 다양하고 식품사 브랜드·유통업체 PB·해외 수입상품 등이 한 데 섞여 있어 단순 판매가로 비교하기 어렵다. 비 식품 카테고리에서 대표적 공통 판매 품목인 물티슈와 화장지의 경우에도 두께·크기·품질 등을 제외한 단순 용량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편차가 크게 벌어진다. 롯데마트 '오늘좋은 물티슈'는 120매에 1000원, 이마트24 PB 옐로우의 '맑은물티슈'(캡형)는 100매에 1000원, 다이소 물티슈는 150매에 1000원이었다. 판매가는 세 곳 모두 1000원으로 맞췄으나 1매 당 가격은 다이소가 약 6.7원으로 가장 낮았다. 롯데마트는 약 8.3원, 이마트24는 약 10원이었다. 화장지도 단순 롤당 가격으로 환산 시 액면 가격과 체감 가격의 순위가 달라졌다. 이마트 '노브랜드 3겹 화장지(30롤, 9980원)는 롤당 약 333원으로 가장 낮았다. 롯데마트 '오늘좋은'(30롤, 1만900원) 3겹'이 약 363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이소의 '모나리자 3겹 화장지(12롤·5000원)'는 롤당 417원 수준으로, 이를 30롤 기준으로 환산 시 1만2500원 정도다. CU '득템 롤티슈(2롤)'는 롤당 850원으로 가장 비쌌다. 판매가는 1700원으로 가장 낮아 보이지만, 롤 당 가격은 다이소의 약 2배, 이마트의 약 2.6배다. 사실상 소량으로 팔아 가격표 숫자가 낮아 보이는 셈이다. 유통업계는 고물가의 장기화로 저가·혜택을 따지는 불황형 소비 패턴이 두드러지자 마진 축소를 감내하더라도 초저가 제품을 포함한 가격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이소·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5000원 이하 건강기능식품·뷰티 등 새로운 사업 영역내 초저가 경쟁까지 번지는 추세다. 실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5K 프라이스는 올해 8월 매출이 출시 첫 달인 전년 동기 대비 101.1% 뛰었다. 160여종이던 상품 수도 400여종까지 늘었다. 지난해 12월 첫 선보인 초저가 균일가 매장 와우샵도 점진적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이마트 은평점 내 331㎡(약 100평) 규모의 대형 점포를 열었고, 연내 총 5곳까지 중대형 점포 수를 늘리기로 했다. 롯데마트의 '오늘좋은'은 1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 개발 시 판매가를 미리 설정해 가격대에 맞춰 상품을 기획·개발하는 역설계 방식을 적용 중이다. 올 1~9월 1000원 이하 초저가 PB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가량 오를 만큼 호응도 얻고 있다. 지난해 70개 수준이던 관련 상품 수도 올해 상반기 90여개까지 늘었다.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GS25의 PB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 수준으로, 운영 상품 수만 1000여종에 이른다. 특히, 가성비 PB인 '리얼프라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94% 가량 오르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0% 오르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 중이다. 다만 같은 품목의 PB상품이라도 업체별 가격 차이가 커 합리적 구매를 위한 정보 탐색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PB상품 가격 비교조사'에 따르면, 제조원·유통구조·업체별 가격 정책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편익이 감소할 우려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도 중요하지만 멤버십 혜택과 할인 프로모션 등 초저가 상품 실결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있다"며 “가격뿐 아니라 근거리 접근성 등 다른 구매 가치도 상품 구매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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