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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하나금융지주, 1500억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주주가치 제고 목적

하나금융지주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28일 하나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70만8428주를 장내에서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 금액은 1500억원이며, 매입 기간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약 3개월간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 목적에서 추진된다. 취득 방법은 장내매수이며, 매입 업무는 하나증권에 위탁된다. 하나금융은 현재 자기주식 667만6397주(발행주식의 2.4%)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입이 완료되면 보유 주식 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 수량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며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에는 사외이사 9명이 모두 참석했으며, 감사위원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1일 최대 매수 주문 수량 한도는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보통주 19만408주로 설정됐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뜨거운 증시, 거품인가 회복인가

요즘 증시가 뜨겁다. 카카오톡 단체방마다 주가 이야기가 오가고,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요즘은 주식이 답이야"라는 말이 자연스럽다. 반도체, 조선, 방산을 중심으로 주요 종목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투자심리가 한껏 달아올랐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른바 '미친 장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지금의 상승이 실질적인 회복의 신호인지, 아니면 과도한 기대와 유동성이 만든 착시인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이번 상승을 '정당한 재평가(Re-rating)'로 본다. 그동안 저평가돼 왔던 한국 증시의 구조적 한계가 완화되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이던 낮은 배당성향, 불투명한 지배구조, 정책 불확실성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 역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의 체질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기대가 이익을 앞서간다"고 지적한다. 현재 주요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글로벌 경쟁사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조선주는 미국의 기술주보다, 방산주는 글로벌 방산 대기업보다 비싸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아직 기술력이나 시장 확장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이번 상승이 실적이 아닌 기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물의 성장 없이 오르는 주가는 언제든 조정받을 수 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회복 중이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1.6~1.9%로 전망한다.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이지만, 그 안에서 구조적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 회복과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고, 조선과 방산 업종은 수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동시에 2차전지, AI,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으로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실물은 더디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다만 유동성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며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돈의 피난처' 역할을 주식이 대신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거품의 잠재 위험을 내포한다. 실물보다 빠르게 오른 주가는 언제든 되돌림이 가능하다. 결국 지금의 장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와 '유동성 버블의 팽창'이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환율과 물가 또한 증시 흐름의 중요한 변수다. 원화는 2022년 이후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였고, 수입 물가 상승으로 체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 그러나 환율 약세를 단순히 경제 취약성의 신호로만 해석하긴 어렵다. 엔저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고부가 산업 중심의 구조로 재편 중이다.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도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구조적 과제는 분명하다.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인 자금이 충분히 유입되지 않는 현상은 여전하다.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의 해외 증권투자는 7917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900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내국인끼리 사고파는 '내수형 증시' 구조는 시장의 깊이를 제한한다. 결국 글로벌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남는다. 지금의 증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분명 과열의 조짐은 있지만, 그 안에 깃든 구조적 변화의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단기 상승이나 하락의 방향이 아니라 그 상승이 무엇에 기반하느냐이다. 실적과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승은 허상으로 끝나지만, 산업 경쟁력과 제도 개선이 동반된 상승은 진짜 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시장 모두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오르게 하자"는 구호가 아니라 “왜 오르는가"를 냉정히 분석하는 일이다. 산업 혁신 없이는 성장의 바닥을 깰 수 없고, 금융정책의 정상화 없이 자산시장의 균형도 불가능하다. 단기 부양보다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기술, 인력, 제도 — 어느 하나 혁신 없이 버티려는 경제는 결국 정체된다. 지금의 한국 증시는 불안한 거품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문턱에 서 있다. 이 상승이 허상으로 꺼질지, 아니면 진짜 회복의 서막이 될지는 결국 실물경제가 답할 것이다. 결국 시장은 언제나 냉정하다. 실물보다 앞서간 주가는 결국 현실을 따라 내려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하강을 충격이 아닌 조정으로 만드는 것이 진짜 경제의 힘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도, 맹목적 낙관도 아닌 냉정한 균형감이다.

SK하이닉스, ‘1등 효과’ 지금부터…맹질주 계속 간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 질주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 기대감과 구조적 실적 개선 전망이 맞물리면서 '1등의 품격'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국면이라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한 전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9% 급등한 53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급등으로 주가는 11.48% 올랐다. 이달 첫 거래일 대비로는 49% 급등한 수준으로,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불과 13거래일 만에 기록한 상승이다. 다만 이날 장 초반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가 소폭 조정을 받았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를 지속시킬 핵심 동력은 결국 실적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글로벌 D램(DRAM) 공급업체들의 평균 재고는 3.3주치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줄었다. 수요처의 평균 재고는 여전히 10주 수준으로 다소 높지만, 실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마이크론(Micron)의 4분기 실적에서도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흐름이다. 특히 내년 글로벌 서버 수요 증가율이 17.6%로 예상되면서, 고용량 서버용 D램 중심의 수요가 전체 시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 같은 공급·수요 구조 변화는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메모리 업황 개선이 단기 반등이 아니라 장기 사이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는 범용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고부가 D램 시장의 체질 개선이 뚜렷하다는 진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경쟁사 대비 제한적인 점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신규 설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SK하이닉스 역시 HBM 증설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생산을 크게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년 글로벌 D램 공급 증가율은 15%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빠르게 늘지 않으면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생산 확대의 한계가 '공급 조절 효과'로 작용해 업황을 지탱하는 구조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3강 체제'로 굳어졌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이 36.9%에 달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특히 HBM 분야에서는 SK가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영향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한동안 글로벌 1위를 유지했지만 최근 점유율이 약 34.4%로 낮아지며 2위로 밀렸고, 마이크론은 25% 수준으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CXMT나 대만 난야(Nanya) 등 일부 기업이 존재한다. 하지만 생산 규모와 기술 경쟁력,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3사가 독점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내년에도 이어지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예상한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은 62조6000억원이다. 이는 사상 최대치이자 올해 전망치 40조8000억원 대비 53% 넘게 늘어나는 수준이다. LS증권은 범용 메모리 상승 사이클의 본격적인 영향이 올해 4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할 것"이라며 “호실적 발표 이후 셀온(호재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 우려는 단기적인 요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종전 대비 69% 상향한 61만원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10일 48만원으로 직전보다 8만원 상향한 후 21일에는 55만원으로 올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두산, 주가 100만원 간다 ‘목표가’ 상향에 ↑

두산이 28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2분 현재 두산은 전 거래일 대비 4.58% 오른 9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두산의 목표주가를 기존 8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전자BG는 기술 경쟁력을 통해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으며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80%로 보수적으로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삼익제약, 상장 이틀째 ‘상한가’…이틀 연속 급등세

삼익제약이 코스닥 상장 둘째 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30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삼익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2910원(29.94%) 오른 1만2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상장 첫날에도 공모가 7480원 대비 상한가(9720원)로 마감했다. 1973년 설립된 의약품 제조업체인 삼익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종합감기약 '마파람', 멀미약 '노보민', 유아영양제 '키디' 등의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45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했다. 삼익제약은 하나금융제28호스팩과의 흡수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으며, 상장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공시] 씨아이테크, 21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시설·운영자금 확보 목적

씨아이테크가 시설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아이테크는 총 183만3181주의 보통주를 새로 발행해 약 20억9000만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신주의 발행가액은 주당 1091원이며, 액면가는 500원이다. 이번 증자는 시설자금 15억원, 운영자금 약 5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발행된 주식은 전량 한국예탁결제원에 1년간 보호예수될 예정이다. 납입일은 11월 6일,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11월 28일이다. 이번 증자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이뤄지며,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씨엔씨기술(137만4886주), 개인투자자 송용욱(45만8295주) 등이다. 회사는 “경영상 목적 달성과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자의 납입능력과 시기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주의 발행가액은 기준주가(1212원) 대비 10% 할인된 1091원으로 결정됐다. 기준주가는 이사회 결의일(27일) 전일을 기산일로 하여 산정한 최근 1개월·1주일·최근일의 가중평균주가 중 최소값을 적용했다. 씨아이테크는 이번 증자를 통해 사옥 신축비용(15억원)과 운영자금(약 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마감시황] 코스피 사상 첫 4000 돌파…‘10만전자’ 앞세워 사천피 시대 개막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4천피 시대'를 열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장중 10만원을 돌파해 '10만전자'를 달성했고, SK하이닉스와 HD현대중공업, 금융·증권·제약주까지 동반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4000선을 넘어선 것은 1983년 지수 산출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월 20일 3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지수는 장 초반 3999.79로 출발해 곧바로 4000선을 돌파한 뒤 상승폭을 키우며 4040선을 단숨에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77억원, 2340억원 순매수하며 '쌍끌이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은 7945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24% 오른 10만2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첫 '10만전자'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603조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4.90% 급등한 53만5000원으로 마감했고 △LG에너지솔루션(0.61%) △삼성바이오로직스(2.55%) △HD현대중공업(5.05%)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7%) △두산에너빌리티(1.24%) △현대차(0.79%) △KB금융(3.69%) 등이 나란히 상승했다. 증권주와 금융주 전반도 강세였다. △미래에셋증권(4.11%) △한국금융지주(3.97%) △NH투자증권(3.54%)이 일제히 올랐고, 은행주에서는 △신한지주(3.28%) △하나금융지주(2.87%)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도 △셀트리온(2.43%) △유한양행(1.72%)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오락·문화(4.66%) △증권(4.03%) △제약(3.74%) △전기·전자(3.22%) △금융(3.02%)이 상승했고 △금속(-1.15%) △전기가스(-0.51%) △음식료(-0.33%) △보험(-0.07%) 등은 약세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급등 배경으로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과 미국 물가 둔화를 꼽았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에 그쳐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APEC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22% 오른 902.70에 마감하며 9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92억원, 578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2942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8.41%) △삼천당제약(13.45%) △에이비엘바이오(11.32%) △리가켐바이오(8.58%) 등이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4원 내린 1431.7원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처음으로 5만선을 돌파하며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코스피 4000 시대”…정부가 끌어주고 실적이 밀어 올린 ‘디스카운트 해소의 서막’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넘어섰다. 1983년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가 100으로 출발한지 42년 만의 일이다. 유동성으로 끌어올린 3000과 달리, 4000은 '실적이 만든 장세'라는 점에서 본질이 다르다는 평가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7% 상승한 4042.8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1.48% 오른 3999.79로 출발했다. 이후 종일 2% 안팎의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장 시작과 종료 기준 모두 40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역사상 최초다. 개인투자자가 8000억원 순매도 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9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코스피는 수차례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제도 변화 속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굴곡을 함께 걸어왔다. 1989년 3월, 민주화와 고도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처음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주식 대중화'의 서막을 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금융실명제 도입과 아시아 외환위기(1997년) 여파로 지수는 한때 연말 376.31까지 폭락, 42%가 증발했다. 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1998년 6월에는 위기 극복 기대감에 하루 8.5% 급등하기도 했고, 이듬해 IT 버블과 구조조정 수혜로 연간 80% 이상 상승하며 반등했다. 2005년 11월, 명칭이 공식적으로 '코스피지수'로 변경된 이후 2007년 7월 25일 종가 2000선을 처음 돌파했다. 당시 글로벌 경기 호황과 유동성 확대가 맞물린 결과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 코스피는 1800~2200선 박스권을 맴돌았다.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며 지수는 한때 2000선이 붕괴됐다. 그해 3월 9일 종가 기준으로 1700선까지 밀린 뒤, 불과 두 달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팬데믹 충격이 진정된 2020년 11월에는 2602포인트를 넘어서며 2018년 고점을 돌파했다. 이듬해인 2021년 1월 7일, 사상 처음 3000포인트를 돌파하며 드디어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당시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가 코스피에서 66조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매수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감에 편중된 유동성 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2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지수는 연초 대비 25% 하락, 2200선까지 밀렸다. 이후 약 2년간 지수는 2200~2500선 안에서 맴돌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여파로 시장이 출렁이며 2500선에서 연말 2300선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6월 정권 교체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반등세가 시작됐다. 대통령 선고를 치른 6월 코스피는 3000포인트를 재돌파한 뒤 불과 다섯 달 만에 1000포인트를 추가로 끌어올리며 4000선을 돌파했다. 현재의 코스피 상승은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과 실적 모멘텀, 대외 환경 안정세가 맞물린 구조적 리레이팅(Valuation Re-rating) 흐름으로 요약된다. 우선 정부의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시장 신뢰를 높였다. 개정안으로 이사회 및 임원진의 충실의무가 '회사'에서 '모든 주주'로 확대됐고, 최대주주가 감사위원 선임 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3%로 제한됐다. 독립이사 요건 강화, 전자주주총회 확대, 누적투표제 및 감사 선임 분리 의무화 등도 포함됐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계열사 합병(삼성물산-제일모직 등)이나 분할,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문제를 제도적으로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 법안 통과 직후 코스피는 하루 만에 2% 넘게 급등했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부각됐다. 여기에 반도체 초호황과 조방원(조선·방산·원전)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장의 실질적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조선주는 관세 협상 이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무풍주'로 꼽힌다.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 속에 한화오션을 비롯한 주요 조선사들의 실적 기대가 커지며 주가가 연초 대비 세 배 이상 상승했다. 방위산업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역 불안정으로 세계 각국의 무기 도입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이 새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원전 산업은 미국의 친원전 정책 기조와 글로벌 전력 소비 급증에 힘입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전력 인프라 수혜주'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조선·방산·원전 업종은 경기 방어와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산업으로 평가받으며, 올해 코스피 상승세의 '실물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업종을 위주로 주가 랠리가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국내 주요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60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30대 그룹 상장사 219곳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 2일 1500조2219억원에서 지난달 10일 2099조8306억원으로 600조원 가까이(40%) 증가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 흐름이 이어진 것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비 전 세계 유동성은 0.5% 증가했고, 잠재적 투자 여력을 의미하는 머니마켓펀드(MMF) 규모도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동성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져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 기간 미중 정상회담 공식 일정이 잡히면서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4000 돌파를 단기 고점이 아닌 지속 가능한 리레이팅 구간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12개월 선행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수준으로, 여전히 글로벌 평균보다 낮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11.6배로, 과거 20년 평균 10배를 상회하고 있지만, 2021년 강세장이나 2023년과 대비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단기 급등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선, 방산, 기계 등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2분기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윤수현의 해외 Top picks] AI·SMR·비트코인 삼중주…엔비디아 저가매수 나선 서학개미

10월 들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대표주인 엔비디아와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시장에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10월 19~24일 사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양자컴퓨팅 대장주 아이온큐(IONQ)로, 3억621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어 엔비디아(NVIDIA)에도 2억3300만달러(약 3200억원) 매수세가 몰렸으며, 순매수액은 1억1450만달러에 달했다. 아이온큐 주가는 이달 한 달간 19% 넘게 하락하며 부진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연일 저가 매수를 이어갔다. 특히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기업 지분 직접 취득 방안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주가가 13% 가까이 급등했다. 서학개미들은 이를 '정책 모멘텀 기대감'으로 해석해 매수세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관련 레버리지 상품인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깃 2X 롱 아이온큐 ETF'에도 64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엔비디아 역시 이달 1일 187.24달러에서 23일 180.28달러로 3.7% 가량 내렸지만, AI 칩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판단 아래 저가 매수가 이어졌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고가 칩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률이 6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익 성장성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운용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AI 테마의 열기는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번졌다. AMD, 마이크론, 오라클, TSMC 등 관련 종목에도 매수세가 확산됐으며,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파워(9405만달러),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버티브 홀딩스(1억1979만달러) 등으로 관심이 넓어졌다. AI 산업과 에너지 전환이 교차하는 신성장 테마에 자금이 집중된 모양새다. 가상자산 관련 투자도 꾸준히 늘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마인 이머전(6278만달러), 아이리스 에너지(7356만달러), '볼래틸리티 셰어즈 2X 이더리움 ETF'(4483만달러)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최근 비트코인 반등세와 ETF 승인 기대감이 맞물리며, AI 와 코인이 서학개미 투자금의 양대 축으로 굳어졌다. 한편 리스크 헷지를 위한 분산 전략도 병행됐다. '아이셰어즈 실버트러스트(SLV)'에는 2236만달러, '아이셰어즈 골드트러스트(IAU)'에는 1182만달러,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국채 ETF'에는 2253만달러가 각각 순유입됐다. 금·은·단기채 등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유지되며, 공격과 방어가 공존하는 투자 패턴을 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학개미의 투자 성향이 단일 테마 추종에서 복합 포트폴리오로 진화하고 있다"며 “AI·SMR·코인 등 고위험 성장주에 베팅하면서도 금과 채권으로 변동성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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