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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첵] 정의선-젠슨황 ‘깐부동맹’,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에 연고 발라줄까

글로벌 톱티어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은 단점이 거의 없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2023년부터 영업이익 정체 현상이 나타나며 성장의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사업을 직접 키워야 하지만 두 길 모두 만만치 않다. 다만 최근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의 '깐부 동맹'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확보로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비금융부문 매출액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4%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4.3%로 전년 대비 둔화했지만, 2023년까지 계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그룹 매출의 90% 이상을 완성차를 비롯한 비금융이 차지하는 만큼, 이 부문의 성장세는 곧 그룹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작년 말 현재 현대차·기아 모두 신용등급 AAA를 받았다. 산업계통에서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KT, 공기업, 금융사를 제외하면 유일한 사례다. 이것만으로도 사실상 재무적인 언급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순차입금도 논할게 없을 만큼 안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의 순차입금/EBITDA는 최근 4년간 -0배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0.7배였다. 순차입금/EBITDA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양수가 높을수록 빚을 갚는 기간이 늘어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차입금보다 현금이 더 많은, 즉 순현금 상태다. 이같은 재무상태는 10대 대기업그룹 중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밖에 없다. 나머지 그룹들은 1~6배 사이를 오갔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완성차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의 충분한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로부터 A등급을 부여받은 자동차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포함해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등 전 세계에서 단 6곳뿐이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세계 3위권에 올라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남은 과제는 성장률과 이익의 질이다. 지난해 수익성은 낮아졌다. 작년 현대차그룹 비금융부문 전체 EBITDA는 40조660억원으로, 전년(41조8610억원)보다 1조7950억원 줄었다. 4년간 이어온 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우선 완성차 부문 EBITDA가 30조5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매출은 5% 이상 늘었지만, 인센티브 확대로 인한 판촉비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으로 영업효율성이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외형 성장세는 유지했으나, 이익의 질은 개선되지 못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조7720억원으로 전년(11조4174억원) 대비 1조6454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도 7조2354억원으로 전년(9조9707억원)보다 2조7153억원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25%에 달하는 미국 관세 영향이 컸다. 3분기에만 현대차는 1조8210억원, 기아는 1조234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BITDA는 영업이익(EBIT)에 감가상각비가 더해진 지표로, 3분기 실적에서는 관세를 제외하면 변동성을 유발할 만한 다른 비용 요인은 크지 않았다. 4분기도 녹록지 않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자동차 소매판매는 올해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하며 지난달(6% 증가)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9월 말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종료된 이후 구매가격 상승과 관세 부담이 맞물리면서, 4분기에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단기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다른 축이 이를 메워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건설은 EBITDA가 -1조2630억원을 내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철강 부문은 전년보다 23% 감소했다. 국내 주택경기 둔화와 자재비 상승,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맞물리며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탓이다. 금융부문은 안정적이지만, 성장률이 낮고 시장 지위상 그룹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미 관세 협상으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과거 무관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적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관세율이 15%로 조정되더라도 현대차와 기아 등 각 사의 연간 관세 부담이 약 3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신사업이 없으면 '이익 방어선'을 높이는 게 쉽지 않다. 기존 주력 산업만으로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원가 압력을 상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완성차 부문이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이 신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황금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향후 성장축은 신사업이다. 완성차가 이미 글로벌 톱티어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그룹의 수익성 개선과 이익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해법은 결국 새로운 성장 동력에 있다. 자동차부품과 물류, 방산, 모빌리티 등 비자동차 부문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EBITDA는 8800억원 증가했고, 현대글로비스·현대로템·이노션 등 기타 부문은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완성차·건설·철강 등 전통 산업이 둔화되는 가운데, 신사업군이 그룹 실적의 하락 폭을 완화한 셈이다. 철강과 증권 부문은 자산 비중이 낮고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그룹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대차증권의 부동산PF 리스크나 현대제철의 실적 부진은 단기적 부담 요인으로 남지만,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을 흔들 수준은 아니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경쟁력은 신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느냐에 달려 있다. 로보틱스·수소 에너지·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성장률과 이익의 질 모두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 부문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면 완성차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현재의 수익성 정체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 신사업의 가능성은 이미 열린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현대차그룹에 블랙웰 GPU 5만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양사의 협력 구상이 본격화됐다. 이는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 목표 아래 2028년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힌 전체 GPU 물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 전체가 달성해야 할 목표치를 한 기업이 확보한 셈으로, 자율주행과 AI 기술 고도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엔비디아와 현대차그룹의 GPU 공급·협업은 단순한 '칩 구매'가 아니라 한국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AI 신사업의 실험무대 구축을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에 판매하는 5만 대의 GPU는 자율주행·로보틱스·스마트팩토리·AI 플랫폼 구축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AI 생태계 전반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이노테크, 코스닥 상장 첫날 280%대 급등…‘따따블’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노테크 주가가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에 성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1분 기준 이노테크는 코스닥시장에서 공모가(1만4700원) 대비 4만2300원(287.75%) 오른 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5만8800원까지 치솟으며 3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3년 설립된 이노테크는 복합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와 특수시험 장비를 개발·제조하는 업체다.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는 -70~250도의 저온·고온 및 고습의 가혹한 환경에서 전자제품에 적용되는 부품의 성능 저하나 결함을 검증한다.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서 품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설비다. 앞서 이노테크는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2227개사가 참여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2900~1만4700원) 상단인 1만47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27일~28일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2427.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증거금으로는 약 7조8496억원이 모였다. 이노테크는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신규 산업(반도체·이차전지 등) 대응 장비 개발 △글로벌 고객 대응 인프라 강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태성, 국내 대기업과 복합동박 소재 공급 계약…↑

인쇄회로기판(PCB)·유리기판 및 이차전지 복합동박용 장비 전문기업 태성이 7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2.62% 뛴 3만5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태성은 이날 국내 대기업 A사와 복합동박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급계약을 통해 태성은 국내 A사가 전처리한 복합동박용 필름에 자체 개발한 동도금장비로 동도금한 복합동박 소재를 공급하게 된다. 태성은 A사와 복합동박 관련 분야에서 1년여 이상 공동개발을 추진해왔고, 이번에는 우선 소재 생산에 대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더블유에스아이, 의료용 AI 로봇 기대감에 9%↑

더블유에스아이 주가가 자회사 이지메디봇의 의료용 AI 로봇 사업 성장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17분 기준 더블유에스아이는 전 거래일 대비 9.19% 오른 2435원에 거래 중이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더블유에스아이가 급속한 고령화 속에서 의료용 AI 로봇과 심혈관·심부전 관련 의료기기를 축으로 중장기 성장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8억1000만원, 21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7%, 10.0% 증가했다. 인트로바이오파마 실적 반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연구개발(R&D) 비용과 인력 확충에 따른 판관비 상승으로 수익성은 다소 둔화됐다. 자회사 이지메디봇은 산부인과 복강경 수술 및 약물 주입용 어시스트 로봇 '유봇(U-BOT)'의 식약처 제품 허가 및 품질관리 인증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말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KB증권은 “글로벌 1위 의료용 로봇 '다빈치'와 병용 사용 시 의료 인력 부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의료용 AI 로봇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특허 절차가 진행 중이며, 향후 뇌 수술용·Skull Base용·심혈관용 로봇(C-BOT)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심혈관용 로봇 'B-BOT'은 2027년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 회사는 심혈관 및 심부전 관련 의료기기 사업을 중장기 신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글로벌 카테터 기업 키말(Kimal)과 구조적 심장질환 분야 유럽 시장 1위 라이프테크(Lifetech)와 총판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트라시스트(Mitrassist)의 폐부종 검사장비에 대한 국내 독점 계약으로 심부전 진단 영역까지 진출했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혁신적인 의료용 AI 로봇 개발과 심혈관 의료기기 유통사업 확장을 통한 투 트랙 전략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시장 성장성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고객확인의무 등을 위반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과태료 352억원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FIU는 지난해 두나무에 실시한 자금세탁방지 현장검사에서 고객확인의무 위반 530만건, 거래제한의무 위반 약 330만건 및 의심거래 미보고 15건 등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항 약 860만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주요 위반 내용은 △실명확인증표를 부실하게 징구하거나 복사본으로 고객확인을 완료한 사례(약 530만건) △고객확인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를 허용한 사례(약 330만건) △의심거래 15건에 대한 미보고 등이다. 특히 일부 고객의 주소 입력이 부적정하거나, 자금세탁 위험도가 상향된 고객에 대해 추가 조치 없이 거래를 허용한 점도 문제가 됐다. 이에 두나무 측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화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안전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호재엔 무뎌지고 악재엔 즉각 반응…더 얇아진 換市

지난달 초부터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원화 가치를 짓누르던 한미 관세협상이라는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그러나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와 국내외 증시 하락 등 겹악재 탓에 원·달러 환율은 더 올라갔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 외환시장이 외부 변수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더 '얇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9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1402.9원으로 올라선 뒤 1400원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5일에는 전날보다 11.5원 오른 14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쳐 주간 종가 기준으로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꺾인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장중 1450원까지 오른 환율은 인공지능 거품론으로 촉발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잦아들면서 하락했지만, 시장은 아직 불안정한 상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액이 작년 말 대비 많이 늘어난 점도 환율에 잠재적 리스크로 남아 있다. 외국인 보유액은 지난해 말 666조원에서 지난 5일 기준 1208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5월부터 국내 증시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상 최대치 수준의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경우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국면에서는 환율 상승 폭도 확대됐다"며 “향후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포지션 조정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원화의 회복 탄력이 제한되며 환율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의 근본적인 이유로는 달러 강세가 지목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후 연준 위원 다수가 노동시장이 뚜렷이 약화하지 않는 한 12월 추가 인하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율에 호재라고 봤던 관세 협상이 실제로는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한국은행은 “굉장히 잘 된 협상"이라고 평가했지만, 외환시장은 연간 200억 달러씩 10년간 미국에 달러로 투자하는 점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원화 가치를 짓누르던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지만, 환율은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협상으로 한국은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중 직접 투자가 2000억 달러이며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10년에 걸쳐 나눠 낼 예정이다. 정부는 직접투자 금액을 한국투자공사(KIC), 한국은행 등이 보유한 외화 자산 운용 수익으로 충당하고, 부족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할 것으로 밝히면서 외환시장에서 직접적인 달러 조달을 피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연 200억 달러씩 10년 현금 투자는 여전히 심리적 압박을 주는 데다 최근 아시아 증시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도 있어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환율 결정 요인이 금리보다 주식 자금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환율은 전통적인 금리 변수보다 자본 이동, 특히 주식 투자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한미 금리차 확대가 달러 강세로, 축소가 약세로 이어졌지만, 이제는 금리와 달러 간의 상관관계가 약화하고 대신 금융계정을 통한 자금 이동이 환율을 좌우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미국 자산 중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고, 내국인 투자자 역시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면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로 인한 달러 유입보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로 인한 달러 유출이 크다"며 “이 같은 자본 흐름이 원화 약세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도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와 기업 직접투자가 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5일 냈다.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중은 55%로, 지난해 말(58.8%) 이후 최대치다. 국가 전체에서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해외에 나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 등 해외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인은 국내 대신 해외 주식으로 관심을 돌렸고, 순대외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68억1000만 달러 순매수했는데, 이는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을 위협하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CRAISEE(크레이시)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랠리에도 소외됐던 은행주…이익 정상화·배당 강화로 ‘다시 주목’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간 성장주에 밀려 소외됐던 은행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3분기 실적 호조와 순이자마진(NIM) 반등, 금리 인하 종료 신호, 배당 확대 정책이 맞물리며 '이익 정상화' 기대가 부각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 기준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6.10%(+5300원) 오른 9만2200원에 거래됐다. △신한지주(+5.18%)와 △KB금융(+4.61%)도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우리금융지주(+2.88%)와 △IBK기업은행(+2.95%)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밖에 △JB금융지주(+4.42%) △BNK금융지주(+2.08%) △iM금융지주(+3.06%) 등 지방금융주도 일제히 오르며 은행 섹터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코스피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성장 모멘텀이 뚜렷한 업종 중심으로 상승한 반면, 은행주는 기준금리 인하와 과징금 리스크 우려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 '은행 붐은 온다'에서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 반등은 기준금리 인하 종료 신호로,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은 은행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회복되는 전통적 상승 사이클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밸류업 우려나 펀더멘털 자체의 문제보다는 모멘텀이 큰 업종으로 수급이 쏠리며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수급상 피해가 있을 수는 있지만, 현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6배 수준으로 가격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주요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개선세로 돌아선 점도 주가 회복을 이끌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iM금융지주 등은 마진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반등과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다.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1조244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27.5% 상회했다.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12.92%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총주주환원율은 2026년까지 4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CET1 비율이 13.8%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주주환원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하나금융지주는 금융권 내 가장 높은 수준인 약 9%의 주주환원수익률을 달성 중이며, 신한지주 역시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병행하며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은행주 상승이 단기 수급이 아닌 '이익 정상화+밸류업(Valuation-up) 기대'가 맞물린 구조적 흐름으로 보고 있다. 정 연구원은 “2016년과 2020년 금리 인하 종료 국면에서도 은행주는 ROE 반등과 함께 재평가 사이클을 시작했다"며 “현재도 물가와 경기지표 흐름이 당시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에이비프로바이오, 셀트리온과 이중특이성 항체 전임상 기대감에 이틀 연속 상한가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셀트리온과 공동개발 중인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제의 전임상 발표를 앞두고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27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전 거래일보다 29.63% 오른 3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도 29.95% 급등한 243원에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번 급등은 미국 자회사 Abpro Holdings와 셀트리온이 공동개발 중인 HER2×CD3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물질 'ABP-102/CT-P72'의 전임상 결과 발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물질은 오는 7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리는 암면역요법학회(SITC 2025) '더 호라이즌(The Horizon)' 세션에서 구두 발표될 예정이다. 전체 1300여 건의 초록 중 일부만 구두 발표로 선정된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나 글로벌 임상 진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BP-102/CT-P72는 HER2가 과발현된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T세포(CD3)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구조의 이중특이성 항체다. 전임상에서 암세포 억제 효과가 높고 정상세포 공격이 낮아 안전성이 양호했으며,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군(예: 엔허투 내성 모델)**에서도 효과가 확인돼 '탈내성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2004년 대구에서 설립된 산업용 장비 제조업체로, 소형 머시닝센터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주력으로 한다. 2019년 미국 Abpro로부터 이중항체 바이오의약품 아시아 지역 개발권을 확보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는 모듈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장비 사업으로 확장 중이며, 바이오 부문에서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암 치료제 개발과 내성 극복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효성중공업 주가 6% 상승…증권가 “300만원 전망”

효성중공업 주가가 6일 장 초반 강세다. 코스피 시장 반등과 함께 주가가 다시 오름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4분 기준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6.08%(13만5000원) 오른 23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장중 200만원 선을 넘긴 이후 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4~5일은 코스피 시장 침체와 함께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중공업 주가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효성중공업 목표가를 300만원으로 높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효성중공업의 목표가를 기존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높였다. JP모건은 효성중공업의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는 이유로 △강력한 미국 법인 마진 △11조 원의 수주 잔액 △추가 마진 상승 기대를 꼽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산일전기, ESS 수요 확산에 올라가는 몸값...주가 ↑

산일전기가 6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산일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8.5% 뛴 17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산일전기가 글로벌 고효율·고용량 특수변압기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데이터센터 수요 확산의 직접 수혜 기업으로 재평가 여지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상향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및 ESS 수요 강세에 따른 특수변압기 성장세, 관세 부담 완화, 신규 수주 확대가 맞물리며 실적 모멘텀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동종업계 대비 고성장 기조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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