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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의 해외 Top Picks] AI 버블론에도 오히려 담는다…서학개미, 빅테크 집중 매수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I 조정장을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10월 31일~11월 7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메타플랫폼스(META)로, 순매수 규모는 5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어 엔비디아(NVIDIA)가 4억3200만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메타 불 2X ETF'가 2억55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미국 증시 내에서는 'AI 버블' 경계론이 커지고 있지만, 서학개미는 되려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알파벳(593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908만달러) △팔란티어(1억8667만달러) △아이온큐(1억1347만달러)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주 사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각각 10% 이상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은 '실적 대비 과도한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버블보다는 이익 성장세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으로, 주요 대형 기술주의 실적 기반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AI를 주도하는 미국 빅테크가 공격적 투자를 중단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AI 경쟁 우위를 위해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수익성 둔화보다는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맞출 시점"이라고 말했다. AI 열기는 반도체 테마로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 외에도 △마이크론테크놀로지(2904만달러)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2224만 달러) △뱅가드 반도체 ETF(1258만달러) △브로드컴(1154만달러)과 마 등 주요 반도체 종목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가상자산 관련 ETF도 순매수 상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2350만달러)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2273만달러)가 각각 23위·25위권에 올랐고 △디파이언스 2X 롱 솔라나 ETF(1674만달러) △T-Rex 2X 롱 MSTR ETF(1746만달러) 등도 상위 50위권에 진입했다. 공격적인 성장주 투자와 함께 안정자산 분산 전략도 병행됐다.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국채 ETF(4423만달러) △SPDR 블룸버그 1~3개월 T-빌 ETF(1258만달러) △JEPQ 나스닥 커버드콜 프리미엄 인컴 ETF(1444만달러)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고 배당률이 높은 화이자(Pfizer)가 34위(1676만달러)에 올라 안정적인 종목을 선호하는 심리도 확인됐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0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AI 혁신이 맞물려 과거와 다른 강한 상승 동력을 갖고 있다"며 “AI 업종 내 순환매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AI 공포’가 기회?…코스피, 개미 버틴 자리에 기관이 진입

▲AI 버블론이 확산하자 코스피가 조정을 보였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하락세에 순매도를 보이는 한편 기관은 '거품이 꺼지는 건전화'로 해석하며 순매수세를 보였다. /CRAISEE(크레이시) 지난주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가 이번 주(10일) 강하게 반등하며 4000선을 회복했다. 인공지능(AI) 버블론과 미국의 셧다운 불확실성, 환율 급등 등 대외 변수가 겹쳤지만 메모리 업황이 버티면서 시장이 빠르게 복원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약 4%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840억원, 7조264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7조4430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과대 구간에서 방어세를 보였다. 이번 주 첫 거래일인 이날은 개인과 외국인이 합산 약 1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관이 8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날 오후 1시 무렵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회복하면서 지난주 조정 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고 있다. 지난주 하락의 원인은 명확했다. 미국발 AI 피로감이 시장 전반을 덮쳤다. 나스닥이 0.2% 빠졌고,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AI 대표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최근 기술주는 고밸류에이션 논란이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번 조정을 '거품이 빠지는 건전한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왔다.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털 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주 시장 전체에서 모두가 매도의 이유를 찾는 모습"이라며 “이는 거품에서 공기를 빼는 건강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 이후 미국장은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고, 'AI 공포'보다 'AI 체력'이 남았다는 해석이 확산됐다. 국내 시장의 반응도 빠르게 달라졌다. 대신증권은 “AI 과열 기대에 따른 피로감"으로 지난주 하락을 진단했지만, 하나증권은 “메모리 업황이 확실한 쇼티지(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번 조정을 오히려 저가매수 구간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5주 연속 지수를 상회했고 삼성전자는 낙폭을 과도하게 키운 뒤 이날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나증권은 “서버용 DRAM 비중이 높아 실적 상향 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AI 반도체의 피로감과 달리 메모리 싸이클은 여전히 가속 중이라는 분석이다. 김영규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외 메모리 업체 중에 유독 삼성전자의 주가만 약했는데, 하이브리드 업체로서의 한계가 드러나는 주가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며 “메모리 가격의 상승이 모바일 사업부 및 세트 사업부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 확대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다만, 메모리로 인한 이익 증가 폭이 그런 부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아울러 일반 서버향 DRAM이 업황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해당 매출비중이 더욱 높다는 점도 향후 실적 상향 여력이 높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 역시 증시가 변동성 확대 국면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미 주요 악재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셧다운 해소 여부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나, 데이터 공백과 연말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고려하면 부정적인 투자심리는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7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2000년 이후 최대 주간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국내 증시의 이익 상향 추세를 감안할 때 과도한 매도였다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고, 셧다운 해소 기대와 달러·원 환율의 되돌림이 맞물리면 이번 주 코스피는 4000선을 중심으로 재차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오는 11일 발표될 한국 수출 잠정치와 14일 예정된 반도체 장비 회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AMAT)의 실적이다. 반도체 장비 사이클이 꺾이지 않았다면 하나증권이 말한 '조정은 기회'라는 문장은 여전히 유효할 전망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정책 기대감에 코스피 2%대 상승...4000선 회복

10일 장 초반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3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5.35포인트(1.91%) 오른 4028.86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11포인트(0.96%) 오른 3991.87로 시작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지수는 기관투자자가 끌어올리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같은 시각 330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51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375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지수가 상승하는 요인은 정책 기대감으로 인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풀이된다. 전날 정부와 여당은 주식시장 배당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정부안인 35%보다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주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는 KB금융이 5%대, 신한지주가 3%대 강세를 보인다. 삼성전자(0.36%), SK하이닉스(2.59%), 삼성전자우(0.40%), 현대차(2.08%), 두산에너빌리티(0.39%), 한화에어로스페이스(4.98%), HD현대중공업(2.88%) 등도 상승세다. LG에너지솔루션(-0.22%)은 하락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4.80포인트(0.16%) 오른 4만6987.1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8.48포인트(0.13%) 오른 6728.80에 장을 마쳤다. 한편 나스닥종합지수는 49.45포인트(0.21%) 내린 2만3004.54에 마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한국콜마, 단기간 실적 반등 어렵다…↓

한국콜마가 10일 장초반 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9분 현재 한국콜마는 전 거래일 대비 9.43% 하락한 6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증권은 이날 한국콜마가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콜마의 3분기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 증가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680억원)를 하회했다. 형권훈 연구원은 “4분기 별도 법인 매출은 일시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며 “주요 인디 브랜드향 매출은 고성장하겠으나 3분기 물량이 선출하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나타나고, 미국 법인 매출은 최대 고객사향 매출 감소 영향이 지속될 것이며, 중국 법인도 경쟁이 치열한 현지 산업 구조상 단기간에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KB금융 등 배당 관련 종목의 주가가 10일 장 초반 강세다. 전날 정부와 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완화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5분 기준 KB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93%(6100원) 오른 12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하나금융지주(5.65%), iM금융지주(5.62%), 부국증권(7.24%), 신영증권(7.00%) 등도 상승세다. 전날 정부와 여당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인 35%보다 완화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세율 인하가 확정되면 최근 조정장에서 선전한 금융, 지주회사, 증권 주식의 상승세가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HS효성, 실리콘 음극재 진출에 14% 급등

HS효성이 계열분리 이후 첫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6분 기준 HS효성은 전 거래일 대비 8700원(14.22%) 오른 6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HS효성은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를 투자해 벨기에 유미코어(Umicore)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했다. EMM은 HS효성첨단소재와 유미코어가 각각 80%, 2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조현상호(號)' HS효성이 계열분리 1년 4개월 만에 내놓은 첫 대형 투자다. HS효성은 울산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기존 타이어코드 중심의 사업 구조를 재편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는 HS효성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시장 진입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에 본격 합류하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데스크 칼럼] 모니터 속 AI만 버블이다

'인공지능(AI) 버블론'이 국내외 증시를 강타했다. 코스피 지수를 4000까지 끌어올렸던 큰 축이 AI 반도체 산업이었으니, AI에 대한 흥분이 잦아들자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락, 코스피 지수마저 크게 흔들렸다. 빌 게이츠는 “AI 붐은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예일 경영대학원은 벤처캐피털 투자의 70%가 AI 스타트업으로 몰리고 있으며 “패자의 손실은 상당할 것"이라 분석했다. IMF와 영란은행은 지난 10월 “투자자 입맛이 틀어지면 글로벌 주식시장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과연 AI 버블이 터진 것인가. 과거 IT 버블에서 답을 찾아보자. 2000년 3월 10일, 나스닥 지수는 5048포인트를 기록했다. 2년 7개월 후 같은 지수는 1114포인트로 추락했다. 78%의 가치 증발. 5조 달러가 사라졌다. IT버블의 교훈은 명료했다. '.com' 접미사만으로 기업가치가 치솟던 시절, 수백 개 기업이 실적 없이 상장했다. 그러나 Pets.com은 상장 9개월 만에 파산했고, 2000년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한 17개 닷컴 기업 대부분은 2년 내 소멸했다. 거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며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점유율을 쫓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현재 IT를 버블이라 칭하는 사람은 없다. 인터넷은 살아남았고 버블을 견딘 IT 기업들은 오히려 지구의 산업과 증시를 이끌고 있다. 결정적 전환점은 '실제 산업으로의 확산'이었다. 구글 애드워즈는 2000년 출시돼 광고 산업을 재편했다. 검색 광고 시장은 2005년 100억 달러에서 2024년 280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전자상거래는 2000년 270억 달러에서 2024년 1조 1000억 달러로 40배 증가했다. 마케팅과 소매라는 명확한 수익 모델이 기술을 구했다. IT는 측정 가능했고, 수익화가 가능했다. 2025년 AI를 향한 자본시장을 보자. 엔비디아는 2년간 1150% 상승했고, AI 주식은 S&P 500 수익의 75%, 이익 성장의 80%를 차지한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지출은 2025년 2분기에만 9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아마존의 연간 자본 지출은 1180억 달러를 상회한다. 과거 IT 버블 직전 닷컴 기업에 자본이 쏠리던 그 당시 모습이다. 현재 시장 흐름의 특징은, 자본이 칩과 데이터센터로만 흐른다는 점이다. 순환 투자의 미로가 형성됐다. 오픈AI는 AMD 지분 10%를 취득했고,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대주주이자 엔비디아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오픈AI는 오라클과 5년간 3000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600억 달러다. 그런데 오픈AI의 2025년 매출 추정치는 130억 달러에 불과하다. 여전히 적자다. 돈은 순환하지만, 수익은 없다. 그래서 AI 버블론이 나왔다. 결정적으로 '실제 산업 확산'이 더딘 것이 문제다. 맥킨지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를 확대 배치한 기업은 23%에 불과하다. 제조업 AI 도입률이 77%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예측 정비나 품질 관리 개선 같은 내부 효율화다. 혁명을 기대했건만 개선에 불과했단 이야기다. 협동 로봇 시장은 2024년 약 10억 달러로, 전체 AI 시장 1840억 달러의 1%도 안 된다. 공장 자동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서비스 혁신도 마찬가지다. ChatGPT는 그림도 그리고, 동영상도 만들고, 보고서도 잘 쓴다. 하지만 모니터 안에서만 인상적이다. 아직 가상세계인거다. 산업은 리얼월드에서 소비자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기상천외한 기술이나 화려한 논문은 연구자 외의 인류에게 그다지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지브리 스타일의 프로필이나 잘 조합한 보고서는 찰나의 흥미에 지나지 않는다. AI로 재화의 가격은 떨어지고 품질은 올라가고, 노동자의 여가 시간과 소득이 늘어나는 등 인류의 행복이 비가역적으로 증대되어야 AI가 또 하나의 '산업 혁명'이 된다. AI 버블론은 칩 양산과 데이터센터 같은 AI 기초 기업에 대한 자본 집중이 한도에 닿았다는 의미다. 이제는 AI가 인간의 실제 삶으로 확산하도록 자본 흐름이 전환될 때다. 엔비디아가 아니라 GPU의 결과물을 리얼월드에 응용하는 기업을 살펴볼 시점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코스피 ‘역대급 순매도’ 외국인…가장 많이 판 주식은?

최근 코스피가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에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7일)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액은 7조2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직전 역대 1위 기록은 지난 2021년 8월 둘째주(9∼13일) 기록한 7조454억원이었다. 2021년 8월 당시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급등과 D램 가격 하락 우려가 촉발한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거 '팔자'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엔 연일 상승세를 이어왔던 코스피의 고점 부담이 누적된 데다, AI 거품론에 따른 미국 기술주 급락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이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번주 일별로 보면 외국인은 지난 3일 이후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3일 7950억원 수준이던 순매도액은 4일과 5일에는 각각 2조원대로 급증했으며, 6일과 7일에는 각각 1조7000억원, 455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4일 순매도액(2조2280억원)은 일별 기준 2021년 8월 13일(2조6990억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코스피가 휘청이면서 이달 들어 코스피는 3.7% 하락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2.8% 넘게 급락, '검은 수요일'을 겪으며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은 특히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이번주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로 3조715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도 1조503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전체 순매도액의 72%가 이들 두 종목에 쏠렸다. 반면 LG씨엔에스는 1940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으며 뒤이어 SK스퀘어(1790억원), LG이노텍(690억원), 이수페타시스(490억원), 하이브(48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간증시] ‘AI 버블’에 흔들린 증시…단기 과열 해소 국면 진입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하락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버블 논란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대규모 차익 매물이 나온 영향이다. 이번주 증시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불확실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3일 4123.36으로 시작해서 7일 395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종목에서 외국인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이번 주 코스피는 하락세가 컸다. 미국발 'AI 버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78%(114.37포인트) 오른 4221.87까지 올랐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26만장을 공급한다는 소식 등 'AI 동맹' 모멘텀이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만전자', '62만닉스'를 달성했다. 4일부터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피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는 100.13포인트(2.37%) 내린 4121.74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5%대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검은 수요일'이 된 5일 코스피는 2.9% 하락했다. 장중에는 최대 6.2%(253.9포인트) 내리며 3900선을 밑돌다가 반등해 가까스로 4000선을 지켰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주가가 급등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적으로 멈춰 시장 과열을 막는 장치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AI 투자 거품 논란 재점화, 미국 일자리 급감 소식,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발언(통화 긴축 선호) 등에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하방 압력을 받았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가 이벤트 종료 후 호재 공백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차익실현 매도 명분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4일) 팔란티어 실적 발표에서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부각됐고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베팅 소식도 기술주 충격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최근 6개월 동안 이른바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매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이어가며 코스피 지수 하단 방어에 집중했다. 지난 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7조280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7조460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994억원을 사들였다. 지난 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3조7151억원), 삼성전자(1조5028억원), 두산에너빌리티(4372억원), 네이버(4372억원), 한화오션(1901억원) 순이다. 지난 주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2조4475억원), 삼성전자(1조5005억원), 두산에너빌리티(6010억원), 네이버(4582억원), LG씨엔에스(2466억원) 순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 소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 단기 과열 해소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중 한차례 급한 변동성을 경험한 상황에서 다양한 불확실성 소재들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즉각적인 기존 상승 속도 재진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용지표 불안, AI와 관련된 버블 논란 등 다양한 요인이 투자 심리 위축을 유발하고 있어 상승 탄력 둔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진혁 연구원은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개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AI 밸류체인 실적 발표나 미국 셧다운 종료 등 호재가 대기하는 동안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개인 수급이 하단을 받쳐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12월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줄 미국 물가지표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고용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겼다. 10월 말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긴축 선호) 이후 연방준비제도 내부에서 금리 인하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며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65.1%로 여전히 동결보다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한 달 전 81.9%보다 낮아진 상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시장 컨센서스대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면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가 AI버블 논란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지난주 하락 마감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면서 이번주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CRAISEE(크레이시)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급락에도 늘어나는 ‘빚투’…또 최고치

최근 한국 코스피 지수가 인공지능(AI) 기술주 고평가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신 치인 지난 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8782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일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은 16조934억원, 코스닥시장은 9조7848억원이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들어 연일 상승세다. 특히 'AI 거품' 우려로 코스피가 3% 가까이 급락했던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8225억원으로 종전 최고치인 25조6540억원(2021년 9월 13일)을 넘어서며 기록을 새로 썼다. 코스피는 다음 날인 6일 급락세가 진정돼 0.55% 반등하며 거래를 마치긴 했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전날보다 더 늘었다. 전날엔 AI 거품론 재점화, 원화 약세 등 악재가 겹쳐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해 종가 기준 4000선을 내줬었다. 증시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변동성 속에서도 빚투 규모가 늘어난 것은 앞서 지수 급등 때 포모(FOMO·소외 공포)에 시달린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 국면을 틈타 추격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08억원, 2149억원을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홀로 533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최근 변동성 확대에도 지수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번 주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1·2위는 코스피2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과 해당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였다. 반면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와 'KODEX 인버스'는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 종목 1·2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상승이라는 추세가 꺾였다고 보지는 않으면서도 당분간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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