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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 코스피 ‘검은 화요일’…‘이란 사태’에 亞증시 긴장 [미-이란 전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유가와 환율이 치솟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강해졌다. 국내 증시에는 한 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극도로 커진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40분 코스피는 5% 이상 하락하고 코스피200 선물이 급락하면서 이날 오후 12시5분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매도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급락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제한하는 제도로, 시장 과열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코스피는 이날 451.93포인트 빠진 5792.20으로 6000선을 내주며 전일대비 7.24% 급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20만전자'를 내주며 9.84% 하락한 19만5200원을, SK하이닉스는 11.12% 급락한 943000원으로 '100만닉스'를 내줬다. 현대차도 11.87% 급락했다. 대표적인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83% 급등한 143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시각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파란불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2% 넘게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와 인도 센섹스 등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말 사이 격화된 이란 사태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며 글로벌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다. 환율과 원자재 시장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1439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발표 이후 급등, 이날 오후 12시46분 기준 1462원대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등과 함께 달러화 지수는 98.55포인트로 전일 대비 0.92%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중동전쟁 격화로 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2일 뉴욕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bp 이상 오른 4.03%, 2년물은 10.80bp 상승한 3.48%로 마감했다.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일 오전 기준 민평 대비 8bp 오른 3.12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 장기화 시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란 내 권력 공백 상황을 감안할 때 단기 충돌 이후 국면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분석했다. 헌법상 3인 대행 체제가 출범했지만, 최고지도자 중심의 신정 국가 특성상 지휘 체계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지도부 사망에 따른 군 사기 저하 등을 감안하면 장기전에 대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역시 단기 충격 요인이지만, 전면적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홍해 봉쇄 사례와 마찬가지로 대체 경로 존재와 경제적 실리 훼손 가능성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염가 원유를 수출해온 이란 입장에서 해협 전면 봉쇄는 자국 경제에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 주요 산유국들이 오는 4월부터 증산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방 압력을 일정 부분 제어할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불확실성은 단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하나증권은 단기 충격은 피할 수 없지만 시장은 '출구의 가격'을 먼저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하메네이 사망은 체제의 강경 대응을 유도하는 사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체제 생존을 위한 균형점 탐색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출구가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수급이 빠르게 개선되며 증시 반등 강도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출구가 지연될 경우 방산·조선·전력 등 지정학 수혜 업종과 메모리 반도체 등 이익 가시성이 높은 업종으로의 쏠림이 심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신영증권 역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 리스크 상승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당시에도 코스피는 1주일 내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주요국 증시의 반응을 고려할 때 낙폭이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경우 당시 한글날 연휴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분산된 바 있어 이번과 가장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계열을 한 달로 늘려도 결국 지정학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불과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최태현 기자 cth@ekn.kr, 김태환 기자 kth@ekn.kr

[마감시황] 코스피 7% 넘게 급락…중동發 전쟁 우려에 5700선 후퇴

코스피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으며 7% 넘게 급락했다. 최근 나흘간 이어졌던 상승 흐름을 하루 만에 반납하고 5700선으로 밀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1.93포인트(7.24%) 내린 5792.20에 마감했다. 장 초반 610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회되며 낙폭을 확대했고,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5조2963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6151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5조682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9.88%)와 SK하이닉스(-11.50%)가 급락하며 반도체주가 지수를 끌어내렸고, 현대차(-11.72%)와 기아(-11.29%)도 크게 떨어졌다. △LG화학(-13.53%) △POSCO홀딩스(-9.32%) △카카오(-9.79%) △삼성물산(-9.56%) △현대모비스(-9.38%)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방산·정유·해운 등 전쟁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시스템(+29.14%)과 LIG넥스원(+29.86%)은 상한가에 근접한 급등세를 기록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도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기대가 반영되며 S-Oil(+28.45%)이 급등했고, HMM(+14.75%)과 현대로템(+8.03%)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06포인트(4.62%) 내린 1137.7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5845억원)과 기관(+2193억원)이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7578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2차전지와 바이오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11.35%)와 에코프로비엠(-9.93%)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알테오젠(-6.01%) △삼천당제약(-8.61%) △에이비엘바이오(-4.85%)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리노공업(+4.99%)과 HLB(+4.44%) 등 일부 종목은 상승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6.4원 오른 146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지수 3배 ETF 1위…AI 쓸어담고 한국ETF까지 담은 서학개미 [윤수현의 해외 Top Picks]

서학개미가 미국 증시에서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과 인공지능(AI) 핵심 종목을 집중 매수한 가운데 미국 상장 한국 ETF까지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기대를 키우면서도 혹시 모를 변동성에 대비해 인버스·채권형 상품도 함께 담는 모습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21~27일까지 순매수 상위권에서는 시장 전반 강세에 대한 베팅이 가장 먼저 확인된다. MSCI 지수를 하루 수익률 기준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MSCI BULL 3X ETF(8392만달러·1229억원)를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산업이 아닌 지수 전체 상승에 3배로 베팅하는 상품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시장 방향성에 대한 강한 확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나스닥100 ETF(2565만달러·375억원)도 7위로 성장주 전반에 대한 기대가 이어졌다. AI·빅테크 중심 매수도 두드러졌다. 개별 종목뿐 아니라 레버리지 상품까지 담으며 AI 성장 스토리에 대한 공격적 베팅 성격이 강화된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7837만달러·1147억원)와 알파벳 A(6104만달러·894억원)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고, AMD(2764만달러·404억원)와 마이크로소프트 1.5배 레버리지 ETF(1501만달러·291억원)까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인 TSMC(1073만달러·157억원)까지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되며 투자 범위는 미국을 넘어 확장됐다.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뚜렷했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2214만달러/324억원·6위)가 10위권에 진입하며 미국 상장 한국 ETF로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코스피 강세 흐름과 맞물려 한국 증시에 대한 리레이팅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승 기대와 함께 하락 대비 포지션도 병행됐다. 반도체 업종 하락에 베팅하는 베어 3배 ETF(1557만달러·228억원)가 10위권에 포함됐고, T-REX 2배 인버스 ETF(865만달러·126억원)도 나왔다. △0~3개월 미 국채 ETF(1139만달러·167억원) △PGIM AAA CLO ETF(823만달러·120억원) △JP모건 프리미엄 인컴 ETF(847만달러·124억원) 등 고정수익·인컴형 상품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승 랠리를 기대하면서도 금리와 지정학 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전력·방산 테마로의 자금도 확대됐다.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 파워(932만달러·136억원) △전력 인프라 기업 GE 버노바(801만달러·117억원)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928만달러·136억원) △에너지 섹터 SPDR ETF(766만달러·112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기대가 관련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비트코인 연동주와 원자재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749만달러·109억원)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631만달러·92억원)가 상위권에 올랐고, 실버 트러스트(2159만달러·316억원)와 휘튼 프리셔스 메탈스(923만달러·135억원) 매수도 이어졌다. 디지털 자산과 원자재를 통해 인플레이션 및 달러 변동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 3배 ETF가 1위에 오른 건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상승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 상장 한국 ETF까지 10위권에 들어온 건 최근 코스피 강세 흐름을 해외에서까지 추종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코스피 4%대 급락, 외국인 ‘팔자’·개인 ‘사자’…환율 1470원 턱밑 추격[장중시황]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3일 장중 4% 넘게 급락하며 6000선을 내줬다. 코스피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도 한 달 만에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0%(262.27포인트) 내린 5981.86이다. 이날 코스피는 1.26% 내린 6165.15에서 출발해 장중 낙폭을 키워 5893.68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회복했다. 장중 낙폭이 커지면서 12시 5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도와 개인의 매수가 맞붙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4조3916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에 맞선 개인이 4조281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하고 있다. 기관은 장 초반 매수 우위에서 11시 10분경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간신히 6000선을 지키던 코스피지수도 기관이 매도 폭을 키우면서 11시 54분경 5900선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세다. 오후 1시 기준 방산주로 분류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47%)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7.39%), SK하이닉스(-7.16%), 현대차(-8.75%), LG에너지솔루션(-6.32%) 등은 하락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해운사(15.33%), 우주항공과 국방(12.60%), 석유와 가스(5.81%) 등은 상승하고 있다. 그밖에 전자·전기, 자동차, 항공사 등은 10%대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15.83포인트) 내린 1176.95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 하락한 1169.82로 출발해 낙폭을 줄이다 장중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22.6원 오른 1462.3원에서 출발해 1459∼1465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달 9일(1468.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인사이트] 양도세 중과가 아니라 정상화다

이강윤 정치평론가 다주택과 증시가 단연 중심 이슈다. 오는 5월로 예고된 다주택자 양도세 정상화를 두고 야당이나 보수층은 '정치적 증세'라거나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심지어 '가난은 나라도 못구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팩트부터 정리하자. 증세가 아니라 세금부과를 연기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사회주의 정책이라는 공격은 언급할 가지초자 없는 선동이다. '가난은 나라도 못구한다'고? 물정 모르는 말이다. 나라가 부자는 못 만들어도 가난은 구한다, 구해야 한다. 그게 근대 국가다. 가난은 '그저 조금 불편'한 게 아니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거나, 지갑 사정 헤아려보다 뭔가를 포기하는 정도가 아니다. 가난은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한다. 그 불안은 영혼을 좀먹는다. 그러다 결국 황폐해진다. 형편없는 시간 당 임금은 자존감을 치명적으로 떨어뜨린다. 벗어날 수 없는 나락감에, 그 절망감에 무기력해지는 거다. 그러다 종내는 대인기피증 같은 것을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사회가 가난을 가난한 사람의 무능과 못난 탓으로 돌리며 부끄러워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은 제 무능을 탓하며 안으로 안으로만 숨어든다. 남루를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은 본능적 정서다. 모든 이는 위아래가 따로 없이 한결같이 존귀하며,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천부의 인권을 가졌다는 말은, 잠시 접어두시라. 가난 앞에서는 사치이거나 허탈한 공왈맹왈이다. 해질 녘 리어카에 자기 몸집의 두어 배는 될 라면박스와 파지를 잔뜩 실은 채 언덕배기 비탈길을 힘겹게 오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놔두고서 '선진'을 말하는 건 사치를 넘어 죄악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왜 세금을 걷는가. 세금 안내면 왜 빨간 딱지 붙이고 집달리들이 찾아오는가. 세금받는 대신 생존의 기본 조건을 마련해 최소한의 인간적 생활을 영위토록 하기 위해서다. 그게 국가가 정부를 통해 납세자인 국민과 한 '계약'이다. 납세자들은 그 계약을 믿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모든 납세자(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생활을 영위시키기란 쉽지 않다. 그와 내가 같은 공동체 안에서 같은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것 자체가 미안스러워지는 삶이 주변에 널려있다. 그래서 '복지'라는 개념이 생겼다. 학자들에 따라 견해는 엇갈리지만, 목불인견의 처참한 생존을 그대로 놔두면 인간성이 상실되는 층이 생기고 체제 유지가 위태로울 정도로 사회가 붕괴될 수도 있다. 빈부 격차를 방치하다가 체제 자체가 붕괴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재정(조세)을 통한 부의 재분배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방법이야 어떻건 간에 복지정책이 성공하려면 이 점 하나만은 확립되어야 한다. 가진 자가 베푸는 방식이어선 진정한 복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건 적선이다. 적선의 밑바탕에는 기복적 희구가 자리잡고 있다. 선을 베품으로써 좋은 결과가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동양적 정서가 깔려있다. 그러므로 적선은 기본적으로 일과성이고, 시혜다. 적선 그 자체를 나쁘다고 말하려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구조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개인적 행위라는 것이다. 가난은 개인적 시혜나 기부로 추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는 국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게 정부다. 국가라는 이름 아래 정부를 통해 행해지는 정책은 그러기에 구조화와 정합성이 필수다. 조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는 근대 국가의 기본이자 복지의 출발점이고, 공정을 향한 첫 이정표다. 입이 아프지만 다시 명토박아 말한다. 가난은 나라가 구하는 게 맞다. 국민주권정부는 실용적 정책들로 이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죽음으로 몰고가는 극빈이나 생활고 참상을 영구 퇴출시켜야 할 시대적 의무가 있다. bienns@ekn.co.kr

[이슈+]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경쟁’ 서막...금융권 긴장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기금 단위 수익률 비교를 기반으로 한 경쟁 구조가 형성될 경우 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인프라 투자 부담과 재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7일 성균관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2026년, 기금형 퇴직연금은 어떤 모습일까' 포럼에서는 기금 단위 경쟁 체계 도입이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현행 계약형 연금 구조에서는 기업이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고, 사업자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금융기관의 경우 개별 상품을 제공하는 역할에 머무르고, 기금 단위의 통합 운용 성과로 경쟁하는 구조는 아니다. 사용자와 가입자인 근로자는 각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상품 가운데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기금 단위 수익률이 직접 비교되는 구조가 형성되면 금융기관 간 운용 성과 경쟁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의 경우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수인 만큼, 역량이 부족한 사업자는 도태될 수 있어서다. 유안타증권과 KB자산운용 등 일부 금융사들은 도입 초기 단계를 지나 내용이 구체화되는 대로 대응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사의 연금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기금형 퇴직연금 통합마케팅을 고려하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도입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공개는 어렵지만, 그룹내 운용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부담은 비용보다 책임 측면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금형 체계가 도입될 경우 제도 운영과 기금 운용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기업의 역할과 책임 강화가 직접적인 금전적 부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금형에 수반되는 비용도 현행 계약형 수수료 수준과 비교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 실장은 “다만 DC형처럼 부담금 납부 이후 역할이 종료되는 구조와 달리, 운용과 관련한 책임이 일정 부분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안착할 경우 근로자의 수익률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행 계약형 구조에서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아 수익률이 연 2%대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기금 단위로 자금을 통합 운용하고 외부자산위탁운용(OCIO) 등을 활용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도 도입이 곧 가입자 이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기금형이 도입되더라도 기존 확정기여형(DC형) 제도와 병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을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기존 가입자가 기금형을 선택할 유인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주 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기존의 DC형 가입자가 기금형을 신뢰하고 실제로 선택할 것인지는 향후 제도 설계와 운용 성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개장시황] 코스피 6100선 붕괴…외국인 1조 순매도, 이란 공습 여파에 2%대 급락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처음 개장한 국내 증시가 장 초반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자 코스피는 6100선을 내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6244.13) 대비 133.07포인트(2.13%) 하락한 6111.06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저가는 6081.92까지 밀렸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조333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은 9399억원, 기관은 4128억원을 순매수 중이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삼성전자(-3.58%), SK하이닉스(-3.63%) 반도체 투톱이 하락했고, 현대차(-5.49%) △기아(-6.57%)자동차주도 큰 폭으로 밀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5%), 삼성SDI(-5.04%) 등 2차전지주도 약세다. 금융주 역시 △KB금융(-2.08%) △신한지주(-0.41%) △하나금융지주(-1.56%) △미래에셋증권(-3.89%)이 내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6.15% 급락했고 △삼성물산(-4.71%) △현대모비스(-3.09%) △NAVER(-1.96%) 등도 약세다. 반면 방산·조선주는 강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74%) △한화오션(+5.03%) △HD현대중공업(+1.99%)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방산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도 2% 넘게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26.96포인트(2.26%) 내린 1165.82를 기록했다. △에코프로(-4.59%) △에코프로비엠(-3.84%) △레인보우로보틱스(-5.47%) △삼천당제약(-4.36%) △코오롱티슈진(-4.67%) △알테오젠(-2.82%)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밀리고 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6원 오른 1462.3원에 개장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美 이란 공습 영향에 정유株 강세...일부 종목 상한가

흥구석유, 에쓰오일, 한국석유 등 석유 관련 종목이 3일 장 초반 강세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7분 기준 에쓰오일(S-Oil)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00%(2만2900원) 오른 13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흥구석유(29.76%), 한국석유(29.75%)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개장한 원유 선물 거래에서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일제히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한때 각각 82달러와 75달러선까지 급등했다. 공습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 이상 급등한 것이다. 사흘째 지속되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교전 속에서 일평균 33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 공급 불확실성, 전 세계 해상 에너지 물동량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 등이 국제유가 급등을 일으켰다.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재고평가이익 등에 따라 기업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쟁 발발로 인해 안전 관련 리스크와 보험료가 크게 높아졌고,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 내 선박 운항이 중단됐다"며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유가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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