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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장 후보군 1차 압축…최종 후보는 ‘12월 초’

신한금융지주가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을 1차 압축하고 최종 후보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신한지주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가 지난 27일 신한은행장과 제주은행장 1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후보군 규모는 최종 압축후보군의 2~3배 수준이다. 자경위는 추가 논의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한 뒤 12월 초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이번 절차에서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은행장 후보군을 자체적으로 심의해 자경위에 추천하는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자경위는 은행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군과 의견을 검토해 1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했다. 앞서 자경위는 지난달 21일 자회사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은행 임추위에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했다. 은행 임추위는 대내외 경영환경과 향후 전략 방향을 고려해 차기 은행장 자격요건을 수립하고 이에 부합하는 역량과 경험을 갖춘 후보군을 심의해 자경위에 추천했다. 은행 임추위의 참여 범위도 확대했다. 자경위 최종 회의에 은행 임추위원장이 참석해 그간의 논의 결과를 설명하고 최종 후보 선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후보군 추천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 은행 임추위가 은행장 선임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올해 처음 도입한 은행 임추위의 은행장 후보군 추천 절차는 자회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주 자경위와 자회사 임추위가 긴밀히 협력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경위는 이날 신한은행을 비롯한 10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의 심의 기준도 확정했다. 자경위는 확정된 기준과 은행 임추위의 추천 의견 등을 바탕으로 후보군을 심의하고, 최종 압축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과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추천된 후보들은 각 자회사 임추위 심의와 이사회·주주총회 승인 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이찬진, 은행지주 이사회에 날 선 주문...“승계 절차 투명성 높여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이사회를 향해 경영진 선임과 내부통제의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연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후보 선정부터 평가까지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해외점포 금융사고와 사이버 보안 위협에도 이사회가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BNK·iM·JB 등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자회사 CEO 선임과 관련해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 기록 등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26일 하나금융지주 등에서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자 인선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사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전문성과 책임 의식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이 원장은 “제도적 노력이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이에 걸맞은 전문성과 책임 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교육을 체계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사업다각화와 경영진 보수 및 성과평가(KPI) 등 주요 경영 현안에서도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할 대목이다. 지난해 8개 은행지주의 의결 안건은 총 993건으로, 수정 가결 9건과 보류 1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됐다. 최근 잇따른 금융권 해킹 사고와 관련해서는 AI를 활용한 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IT 자산을 철저히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자율 방어체계를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보안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관행을 경계하고, 사고 예방과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경영진과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해외점포 관리·감독 강화도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최근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따른 만큼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통합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해외점포 검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를 뒷받침할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동과 금융 접근성 개선에 대해서도 당부가 이어졌다. 올해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회성 지원이나 보여주기식 활동에 그치지 않도록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성과를 점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금융 취약계층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점포 운영에서도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들이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는 언제든 현실화할 수 있으며 이사회의 책임 있는 판단과 대응에 따라 파급효과와 회복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적 관리와 함께 CEO 선임과 내부통제, 위험 관리 전반에서 이사회의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대신증권·미래에셋운용·빗썸 잇단 해킹…금융권 침해사고, 금투업권까지 번졌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해킹 침해사고가 잇따라 확인됐다. 26일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이번에 증권·자산운용업권까지 사고가 나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 관리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빗썸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신증권의 해킹 침해 사실을 추가로 인지하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대신증권에 현장 점검반을 보냈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객 3만8490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 항목은 고객명, 이메일, 주소, 통신ID, 은행명, 입출금 계좌번호,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8개다. 이 가운데 계좌번호 2종과 휴대전화번호는 암호화된 상태였다. 사고는 지난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과 연계된 서버에서 해커의 비정상적인 접근 징후가 포착되면서 드러났다. 대신증권은 공격에 쓰인 IP와 우회접속 IP를 차단하고 규제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금융보안원과 함께 정상 서비스로 가장한 신호 6만여 건을 전수조사했고, 26일 기준으로 유출 규모를 확정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2차 피해 정황이나 핵심 업무시스템에 대한 불법 접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유출 대상 고객에게 개별 안내를 하고, 손해가 발생한 고객에게는 법령에 따라 배상할 계획이다. 해당 서버의 접근통제와 외부연계 시스템 보안 점검도 강화한다.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이사는 “이번 유출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보호와 재발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은 27일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에서 외부 비인가자의 비정상적인 접근을 탐지했다. 이 사고로 임직원 6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빗썸은 외부 접근을 차단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현재는 사내 메신저 대화에 고객 개인정보가 담겼는지, 그 정보까지 빠져나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정확한 유출 범위와 항목에 대한 분석을 신속히 진행하고 있다"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식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부 웹 시스템에서 외부 IP의 비정상적인 접근 정황을 확인했다. 회사는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유출 범위는 일부 업무용 시스템을 이용하는 정보다. 고유식별정보와 민감정보, 개인신용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가 아니어서 투자자 정보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14일까지 파악한 침해사고 발생 금융회사는 16곳이었고,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업계에서는 신고가 없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조찬 간담회에서 “어제 주요 금융투자사 쪽에서 전반적인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이 해킹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스스로 IT 자산을 철저히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자율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보안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여기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 “IT 보안은 고객의 재산과 정보를 보호하고 금융신뢰를 위한 핵심 업무라는 인식 하에 이사회가 IT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점검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관리하는 111개 기관, 약 172개 시설의 취약점을 점검한다. 통신 3사의 유무선 서비스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스템도 대상이다. 점검은 외부 인터넷에 노출된 서버와 웹페이지 등 인터넷 접점 자산에 집중한다. 최근 금융권 사고에서 회사가 파악하거나 관리하지 못한 자산이 침해 경로로 쓰였을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까지 점검 대상 현황을 취합하고,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연내에 각 기관의 자체 점검 결과 확인을 마칠 계획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공개매수가 인상 직전 ‘콜옵션가 70만원 고정’…영풍-MBK 계약 변경의 배임 의혹, 쟁점은?

영풍과 MBK파트너스(한국기업투자홀딩스)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경영협력계약 내용이 드러난 가운데, 공개매수가격 인상 직전 영풍 측이 자신에게 유리했던 '콜옵션 행사가격 연동 조항'을 포기하고 기준가를 70만 원으로 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풍 이사회가 MBK 측의 인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회사의 잠재적 경제적 이익을 희생시켰는지 여부가 배임 논란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법조계 및 자본시장에 따르면, 영풍이 법원에 제출한 경영협력계약 문건 분석 결과 당초 영풍·장형진 고문과 MBK 측이 체결한 최초 계약에서는 영풍 보유 고려아연 주식(257만91주)에 대한 MBK의 콜옵션 행사가격 기준을 '공개매수 신고서에 기재된 매수 가격(수정된 경우 최종 가격)'에 연 5% 이율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규정했다. 이는 공개매수가격이 상승할수록 영풍이 향후 주식 매각 시 수령할 금액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MBK와 영풍 측은 2024년 9월 25일 후속 변경계약을 체결하여 콜옵션 행사가격 기준금액을 '주당 70만원(+연 5% 가산이자)'으로 고정했다. 주목할 점은 변경계약 이튿날인 9월 26일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가격을 당초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했고, 이어 10월 4일에는 83만원까지 재차 높였다는 사실이다. 최초 계약의 가격 연동 조항이 유지되었다면 공개매수가격 인상분(83만원) 및 이후의 고가 매수가격이 콜옵션 행사가에 반영되어 영풍이 수천억 원 규모의 추가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예컨대 2년 뒤 시점을 적용할 때 '70만원 기준가(+가산이자)'와 '83만원 기준가(+가산이자)' 간에는 주당 약 14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대상 주식 수(257만여 주)를 곱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약 3500억원 규모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변경계약을 통해 MBK는 공개매수가격 인상에 따른 향후 주식 취득 비용 증가 부담을 차단한 반면, 영풍은 수천억 원대의 잠재적 이익 기회를 상실한 셈이다. 자본시장업계에서는 75만원으로의 가격 인상이 추가 자금 조달 및 이사회 의결을 수반하는 중대 사안인 만큼, 9월 25일 계약 변경 당시 영풍 경영진이 이미 하루 뒤 발표될 가격 인상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만약 인상 계획을 알고도 연동 조항을 포기했다면, 영풍 이사회가 경영권 확보라는 목적을 위해 합리적 반대급부 없이 회사의 정당한 이익을 포기하고 성실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법적 공방의 중심에 서게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콜옵션 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영풍 이사회가 2024년 9월 25일 변경계약을 통해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승인함으로써 재산상 손해 발생의 구체적 위험을 초래했는지 여부가 업무상 배임죄 성립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선박왕’도 피하지 못한 세금의 무게

국세청이 오랜 난제였던 이른바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천문학적인 체납액을 징수하며 조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고액 체납액 회수를 넘어, 과세당국의 집요한 추적 의지와 고도화된 글로벌 공조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나아가 이는 앞으로 전개될 기업 사주 일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강력한 철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세무업계를 뒤흔든 이번 소식의 중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7,902억 원에 달하는 권혁 회장의 체납 청산 약속이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11년 역외 탈세 혐의로 권 회장에게 종합소득세 등 4,101억 원의 세금을 고지한 바 있다. 이후 오랜 조세 불복 소송 끝에 3,938억 원의 개인 납부액이 최종으로 확정되었으나, 무려 15년 가까이 징수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납부의 '현실화'다. 권 회장은 지난 7월 이미 현금 1,000억 원을 납부했는데, 이는 종전 최고 납부액(5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역대 최고 현금 납부 기록이다. 또한, 나머지 2,938억 원의 잔액에 대해서는 납부 계획서와 함께 해외 소재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국내에 본인 명의 재산이 없는 체납자로부터 해외 선박을 담보로 확보한 것은 국세청 역사상 최초의 사례다. 개인 체납액에 더해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된 시도탱커홀딩, 시도홀딩 등 관련 법인의 체납액까지 합치면 사실상 약 8,000억 원의 장기 미제 체납액이 국고로 환수되거나 소멸하는 셈이다. 국세청은 담보물의 적정성을 신중히 평가하기 위해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을 병행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으며, 선박 가치가 잔여 체납액을 충분히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유례없는 징수 이면에는 올해 1월 출범한 국세청 '고액 체납 특별 대응 TF'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국내 재산이 없는 권 회장을 상대로 국세청은 일찌감치 해외 재산으로 눈을 돌렸다. 자산 은닉 위험이 큰 해외 정보 확보를 위해 영국, 뉴질랜드, 헝가리, 벨기에 등과 실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공조망을 촘촘히 짰다. 특히 선박이 많이 등록된 라이베리아, 파나마 당국과의 국제 공조를 통해 권 회장의 선박 소유 현황을 철저히 파악하고 본격적인 압류를 추진했다. 이러한 촘촘한 그물망은 권 회장에게 강한 심리적·사업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한때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170여 척의 선박을 굴리며 “대한민국의 장보고가 되길 원했던" 권 회장에게 있어, 글로벌 과세당국의 공조로 인한 해외 사업 리스크 가중은 뼈아픈 대목이었다. TF팀은 전방위적인 압박과 함께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당당하게 사업을 해달라"는 명분으로 지속적인 설득을 병행했고, 결국 이 강온 양면 전략이 권 회장의 결단을 끌어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발성 징수 성과가 아니라, 국세청이 보여준 향후의 '시스템적 진화'와 '엄중한 조사 기조'다. 국세청은 이번 특별 대응 TF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지방청(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등)에 '세무조사·체납 추적 연계 특별조사 팀'을 최초로 신설하기로 했다. 다가오는 11월과 12월, 역외 정보 수집 및 사주 재산조사 분야의 최정예 요원들을 선발해 악의적 고액 체납 및 탈세 혐의 법인에 대해 상시적이고 강도 높은 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특히, 지난 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기업 사주 일가의 '법인 자금 사적 유용'에 대한 전면전도 선포했다. 최근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19개 법인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직원 임금은 수년째 동결하면서 36억 원대 슈퍼 카 굴리는 사주 탈루 유형으로 최근 적발된 제조업체 A 사는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도 직원 급여는 철저히 동결했다. 그러면서도 시가 3억 원이 훌쩍 넘는 슈퍼 카 6대(총 36억 원 상당)를 포함해 총 45대의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사들여 사주 일가의 개인 전용차로 굴린 사실이 드러났다. 자녀 유학 복귀 선물로 법인 슈퍼 카 제공 탈루 유형으로 해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자녀를 위해 법인 명의로 최고급 슈퍼 카를 구매해 사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수십억 원대 빌딩 취득 자금까지 증여세 없이 편법으로 넘긴 사주 일가도 철퇴를 맞았다. 회삿돈 10억 원으로 최고급 자택 인테리어 탈루 유형으로 사주 C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최고급 주택의 인테리어 비용 약 10억 원을 고스란히 회삿돈으로 결제하는 등 법인 자금을 마치 개인 쌈짓돈처럼 유용했다. 국세청은 이러한 행태에 대해 “정상적이면 사주가 급여를 받아 소득세를 내고 본인 돈으로 취득해야 할 것들을 법인 돈으로 몰래 해결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관행"으로 보고 연두색 번호판을 단 슈퍼 카를 사주 일가가 개인적으로 남용하거나, 한강 뷰가 보이는 강남권 초고가 법인 주택 및 직원 복지용 콘도를 이른바 '황제 사택'처럼 독점하는 행태가 온전히 바로 잡힐 때까지 2차, 3차 고강도 세무조사를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해외로 교묘히 재산을 빼돌리거나 차명으로 자산을 은닉해 과세 망을 빠져나가려는 꼼수는 이제 진일보한 징수 기법과 글로벌 공조망 앞에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국세청의 이번 '선박왕' 체납 징수와 사주 일가의 일탈을 향한 날 선 경고는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성실 납세자가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 정의 실현"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기업에 던지고 있다. ekn@ekn.kr

[컨콜] 매출 100조 찍고도 ‘과잉투자’ 질문 받은 SK하이닉스…“2029년까지 사실상 솔드아웃”

AI 투자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을 넘어섰다. 회사가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의 '고점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한 만큼, 이 같은 자신감이 내년 실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 632% 증가한 수치로,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3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0%에 달해 1000원어치를 팔아 800원을 남긴 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또다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실적을 이끈 건 D램이었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된 데다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었고, 낸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SSD(eSSD) 판매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제품 전반이 고르게 성장했다. 재무구조도 한층 탄탄해졌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조5000억원 늘어난 반면, 차입금은 15조8000억원으로 줄면서 순현금은 98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곳간이 넉넉해지자 주주환원 규모도 키웠다. SK하이닉스는 2026 회계연도 기준으로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을 포함한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 등 약 100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회사 측은 배당과 자사주의 배분 기준을 묻는 질문에 “현재 주가는 창출하는 이익과 현금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저평가돼 있다"며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CEO)이 직접 나서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검토를 접은 배경도 밝혔다. 곽 CEO는 “IPO는 외부 자본을 활용해 솔리다임의 생산시설 확충 재원을 마련하고, 당사의 투자 부담을 덜어 주주환원 여력도 넓히기 위한 방안이었다"며 “다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외부 자금 조달 카드를 내려놓은 대신 곽 CEO는 전략적 투자의 성과를 주주와 나누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 그 대부분을 주주들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주주환원 여력을 그 성과로 채워,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이어가면서도 주주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배당금을 주당 2만원으로 정하면서 실적 개선분 1만원에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나누는 특별배당 1만원을 더한 것도 이 원칙에 따른 것이다. 곽 CEO는 “앞으로도 이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 주주들이 전략적 투자의 성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적은 역대급이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에 쏠렸다. 첫 질문부터 AI 인프라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화 속도가 더디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를 짚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고객들이 개별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과 수익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투자 시점과 속도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30~80% 성장하고 수주잔고도 2~5배 늘어난 만큼 AI 투자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투자 주체가 소수 빅테크에서 일반 기업과 소버린 AI, 온프레미스 수요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며 “특정 주체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수요 확대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솔드아웃' 하이닉스, 과잉투자 괜찮나 SK하이닉스가 내세운 버팀목은 장기공급계약(LTA)이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고객과 LTA를 맺었으며, 통상 5년인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일부 고객과 선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가격은 고객과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구조로 정했고, 고객의 구매 계획이 실제 주문과 출하로 이어지도록 예치금 등 이행 장치도 계약에 담았다. 이렇게 확보한 물량은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를 웃돈다. 회사 측은 “이미 확보한 LTA 물량과 현재 협의 중인 수요를 종합하면 2029년까지 향후 3년간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모두 솔드아웃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건 과거 메모리 사이클의 기억 때문이다. 호황기에 앞다퉈 늘린 생산능력이 수요 둔화와 맞물리면서 업황 급락을 부른 전례가 있어서다. 이날도 용인 클러스터와 M17 등 신규 팹 투자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수요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회사 측은 “투자 규모나 신규 팹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 공급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HBM 등 고성능 제품 비중이 커지고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같은 양을 생산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만큼, 지금의 투자는 단순한 증설이 아니라 기술 전환을 위한 기반 확보 성격이 짙다는 설명이다. 투자 집행 방식도 단계적이다. 건물 골조에 해당하는 셸 공사는 앞당기되 클린룸은 단계별로 나눠 열고,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장비 반입과 양산 확대는 수요에 맞춰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고객이 제시하는 설비투자나 수요 전망만 보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재무 건전성과 자금 조달 여력까지 함께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BM 수요에 대해서는 더욱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일부 고객이 HBM 적층 단수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회사 측은 “한정된 물량으로 더 많은 AI 가속기를 만들려는 전략일 뿐"이라며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어 “고객의 요청 물량은 당사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의 2배를 넘는다"고 말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SK하이닉스는 3분기 92일 동안 하루 평균 9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올해 약속한 주주환원 100조원이 3분기 영업이익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하려면 지금의 수익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 결국 호황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내년 실제 수요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연말까지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HBM4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4분기에는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앞지르며 주력 제품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는 4분기 중 321단 공정 비중을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용인 1기 팹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외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매입을 마친 자사주 40조원은 조만간 소각하고, 키옥시아 특별배당 가운데 나머지는 올해 결산 배당에 포함해 지급할 전망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미래에셋증권 “대우건설, 실적은 개선됐지만 해외 수주가 관건”

미래에셋증권은 28일 대우건설에 대해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주요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가 지연되면서 구체적 성과를 통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2만4000원에서 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1조8420억원, 영업이익은 223.7% 증가한 18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693억원을 8% 웃돌았다. 주택·건축 부문의 외형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 관련 대손충당금 733억원이 설정되면서 손익 개선 폭은 제한됐다. 토목 부문에서는 이라크, 필리핀 등 해외 준공 현장에서 약 107억원의 이익이 반영됐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매출 감소와 원가 영향이 반영됐다. 향후 실적의 관건은 주요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 성과가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신규 수주는 약 12조5000억원으로 연간 상향 조정 가이던스 27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연간 수주 상향의 근거였던 체코 두코바니 원전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올해 3분기 추가 수주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대우건설은 이달 상도 15구역 재개발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서 각각 약 1조4000억원, 약 4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이를 고려해 미래에셋증권은 대우건설의 올해 연간 수주 실적이 지난해의 14조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외 원전·LNG 기대감 축소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구체적 성과를 통한 증명이 멀티플 상향 근거의 전제 조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LS증권 “네이버, 브룩필드 계약으로 AI팩토리 가시화…고객 확보가 관건”

네이버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AI팩토리 인프라 계약을 맺으면서 신성장 동력이 가시화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다만 18조원대 지급보증이 따르는 만큼 최종 고객 확보가 수익성을 가를 변수로 꼽혔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브룩필드와 AI팩토리 인프라 계약을 체결하고 18조7400억원 규모 지급보증을 공시했다. 브룩필드가 최대 90억달러 규모 인프라를 조성하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를 GPU 서비스(GPUaaS) 형태로 공급받아 고객에게 재판매하고, 네이버 본사가 지급의무를 보증하는 구조다. 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외부 자본으로 초기 투자 부담을 분산했고, 엔비디아 지분투자와 맞물려 실행 기반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브룩필드 자금과 엔비디아의 약 10억달러 투자로 2028년까지 목표한 200MW 컴퓨팅 인프라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송·죽전 데이터센터에 상면을 이미 확보해 수익화 속도에서도 유리하다고 봤다. 부담 요인도 짚었다. 지급보증액은 90억달러를 전액 집행할 경우의 장기 공급대금 명목 총액으로, 실제 지급의무는 배치별로 6년간 발생한다. 선 연구원은 공급 이후 판매가 부진하면 지급 부담이 남을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 구축 예정인 55MW의 고객 확보와 계약 조건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빛과전자, 美 광통신업체 광트랜시버 신규 수주…두자릿수 급등

28일 장 초반 빛과전자가 강세다. 미국 광통신 장비업체로부터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7분 현재 빛과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15.48%) 오른 37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빛과전자는 미국 주요 광트랜시버 공급업체인 H사로부터 케이블 TV망에 활용되는 소형 폼팩터 플러거블(SFP) 트랜시버의 초도 양산 물량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25기가비피에스(Gbps)급이며, 하나의 장비로 여러 광통신 파장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망 운영에 필요한 장비 수를 줄이고 망 확장·장애 복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빛과전자는 제품 개발과 샘플 제공을 거쳐 양산에 착수했으며, 내년부터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발주 규모와 거래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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