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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검은 요일들’…이두만 좋네, 코어가 부족하다

국내 증시에 '검은 화요일'이 덮쳤다. '시장 체력' 자체가 약해지며 같은 충격이라도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대금이 줄어든 가운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 실적 경계심리, 인공지능(AI) 투자 의구심 등이 겹치며 낙폭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증권가는 이번 주 본격화하는 국내외 주도주 실적 발표를 국내 증시 회복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6000선 붕괴 후 가까스로 회복했다. 전일 하루에만 코스피지수는 10.84%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29일도 '검은 요일'이 이어졌다. 6000선은 완전히 붕괴했다. 장전 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최대 실적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폭락세로 응답했다. 국내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로는 CXMT 상장과 실적 경계 심리, AI 수요 의구심 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 CXMT 상장이 글로벌 반도체 투자 자금을 분산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국내외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에도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계 심리가 겹쳤다는 해석이다. 엔비디아 '순환 금융' 논란 역시 투자 심리 위축을 키웠다는 평가다. 앞서 엔비디아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며 자사 칩 수요를 스스로 떠받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이들만으로는 전일과 같은 큰 폭의 급락을 설명할 수 없다는 평가다. 새롭게 등장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 상승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AI 수익성 논란 역시 올해 상반기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낙폭이 커진 근본적 배경으로 약화한 시장 체력을 꼽았다. 똑같은 충격이어도 평소라면 이 같은 낙폭은 아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는 거래대금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개월 간 최대 5조원을 웃돌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16일부터 2조원 안팎으로 내려앉았다가 전일 3조원 수준으로 돌아왔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수급의 되돌림도 시장 체력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레버리지 상품 청산에 기본 예탁금 강화 조치를 앞둔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거래대금이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약 17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얇아진 수급 구조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해지며 지수 낙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 과정에서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와 수급 압박 사이에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악재들이 확대 재생산됐다"며 “현실 가능성이 낮은 악재까지 기정 사실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의 근본적 원인은 주식시장의 면역력 자체가 약해진 데 있다고 본다"며 “주가가 하락할수록 심리적으로 악재만 더 찾고자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도주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등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주가 급락 후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29일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30일에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견조한 실적이나 투자계획이 확인될 경우 수급 방향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단기 반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락 직후 반등은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등 기술적 요인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결국 추세 전환 여부는 반등 이후에도 기업 이익 전망과 수급이 함께 개선되는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레버리지 ETF ‘책임론’ 쏟아진 국회...“금융위·금감원발 人災 아니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를 둘러싸고 금융당국이 국회에서 거센 질타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안일한 대응이 시장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했고, 금융당국은 책임을 인정하며 예탁금 추가 상향과 레버리지 배율 조정 등 추가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정책 판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최근 급락 사태를 두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발(發) 인재라고 진단하는 데 동의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 책임 역시 저희는 당연히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신속하게 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현행 대책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며 추가 규제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했다. 현금 예탁금 추가 상향과 레버리지 배율 조정, 신규 매수의 전문투자자 제한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이 위원장은 예탁금 규제와 관련해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하면 시장 참여자는 (일 거래규모가 60%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다면 추가로 (예탁금을) 더 올리든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제안한 변동 레버리지 구조 도입에 대해서는 변동성 완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투자자 수익자총회 등 상품 구조 변경에 필요한 절차는 법 개정 과정에서 함께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투자금 일부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총량 관리 방식과 리밸런싱 시간 분산, 거래 규모 축소 등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국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겁게 지금 받아들이고 있다"며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도입을) 막아야 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시 원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었다며 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투매 양상을 이어가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낮 12시 19분께 코스닥시장에서, 이어 12시 32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발동 당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05%, 코스피는 8.15% 하락한 상태였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또는 코스닥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시장 안정 장치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국내 증시 사상 처음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속 발동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코스닥시장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개미 56조 날린 레버리지”...韓증시 흔드는 ‘변동성 폭탄’

국내 증시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 전략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주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손실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을 들여다보기로 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점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시장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시장 규모가 지난달 22일 525억달러(약 76조3700억원)에서 최근 190억달러(약 27조64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손실과 추가 유입 자금 등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약 387억달러(약 56조3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약 170억달러 감소했고, 코스피200 레버리지 상품과 삼성전자 관련 상품도 각각 100억달러 이상, 50억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추가 매수'도 손실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씨티 분석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SK하이닉스를 160억달러 이상 순매수했지만, 해당 매수분에서만 약 57억달러(약 8조300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씨티는 레버리지 ETF 시장의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봤다. 모하메드 아파바이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는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투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코스피가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 차원에서도 점검 대상이 됐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9일 브라질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레버리지 ETF뿐만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한국 시장의 구조적 요인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증시 불안이 글로벌 반도체·AI 투자 논쟁과 중국 반도체 경쟁력 부각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충격이라도 국내 시장에서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동의 중심부에서 10 정도의 변화가 생기면 우리나라에선 20∼30 정도로 나타난다"며 국내 시장 특유의 증폭 구조를 지적했다. 실제 여전히 높은 수준인 신용융자 잔액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씨티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양대 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3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기록한 고점(38조6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연초 이후 확대된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은 아직 상당 부분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 등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투자 확대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특정 방향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릴 경우 충격이 확대되는 국내 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삼성카드, 조달비용 하반기에도 ‘발목’…증권가 잇단 눈높이 하향

삼성카드의 목표주가가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가계대출 규제와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으로 대출 수익성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차환 부담까지 확대돼 당분간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DB증권은 전일 삼성카드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DB증권은 삼성카드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9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12.7%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낮췄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주가도 이미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3개월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실적 둔화 우려와 함께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측면에서 증권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조달 비용이다. 카드사는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발행해 영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신규 차입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조달했던 자금을 만기 도래 이후 더 높은 금리로 다시 차입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2분기 신규 조달금리는 3.67%로 전 분기보다 61bp 상승했다. 총차입금 금리도 3.1%까지 올라섰다. DB증권은 삼성카드의 평균 조달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상품채권 증가에 따라 차입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과거 저금리 시절 발행했던 회사채가 차례로 만기를 맞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하반기 총차입금 금리가 3.3%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앞으로도 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비용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삼성카드의 영업환경이 당분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으로 카드론 수익률에도 하락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중금리대출의 취급 비중이 늘어나면 카드론의 평균 운용수익률도 낮아질 수 있다. 이미 지난 실적에서도 금리 부담은 확인됐다. 삼성카드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542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시장 성장률을 웃돌았지만, 금융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워크아웃과 개인회생 신청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도 실적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개인 신용판매는 생활가전과 주유, 정기결제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품채권 잔고 역시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신용판매 자산 비중 확대와 중금리대출 비중 상승으로 영업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증권가는 고금리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 만기를 맞는 회사채 상당수가 저금리 시기에 발행된 물량인 만큼 차환 과정에서 조달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자비용 부담도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실적 눈높이를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금리대출 활성화 정책 등으로 카드론 수익률에 하락 압력이 예상되는 데다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 성장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시중금리 상승은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 하반기에도 개인회생신청 규모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연임 평가’ 앞둔 양종희...최대 실적 뒤엔 ‘비은행 44%’

비은행 경쟁력 강화와 수익구조 다변화가 KB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 주주환원까지 균형 잡힌 성과를 내며 리딩금융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 올해 첫 임기 종료를 앞둔 만큼 이번 실적은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 경신이다. 환율·금리 상승 등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도 안정적인 이자이익 기반 아래 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견조한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이번 실적에서 양 회장은 비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본인만의 강점을 최대치로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올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내 실적 기여도가 44%까지 상승하면서 전체 순익을 두 자릿수 이상 끌어올렸다. 취임 이후 양 회장이 은행 중심 금융그룹에서 벗어나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해왔던 방향성을 실적을 통해 증명한 것이다. 상반기 KB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35.0% 급증한 7963억원의 순이익을, KB국민카드는 전년보다 20.7% 증가한 21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보험이익 감소 영향에 전년보다 수익이 줄었지만 보험 계열사에서만 6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KB금융도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핵심 계열사들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상호 보완적인 실적을 이어왔다"며 “증권의 기여도는 21% 수준까지 확대돼 비은행의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과거 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수익을 냈던 전통적 구조에서 탈피해 WM, 증권, 투자은행, 카드 보험 등 실적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이익의 질이 향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용 관리와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비용효율성 지표인 CIR은 36.2%,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39%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 성과를 동시에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력을 확충하고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는 양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온 '안정 속 성장'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양종희 회장은 단기적인 외형 성장보다는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둬왔다. 금리와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비용 구조를 효율화하고 충당금 부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이익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 부실 우려 등 금융권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KB금융이 견조한 건전성을 유지했다는 점은 양 회장의 경영 성과로 꼽힌다. ROA와 ROE는 각각 0.95%, 14.09%로 개선됐고,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13.74%로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이행하며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도 꾸준히 키워오고 있다. KB금융은 주주환원 프레임워크에 따라 상반기 말 기준 CET1 비율 13.5% 초과 자본을 활용한 2026년 2차 주주환원을 발표하며 그 일환으로 하반기 7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추가 주주환원을 제외하고도 연간 4조원에 이르는 주주환원이 예상되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지난 2월 발표한 1차 주주환원과 이번 2차 주주환원 감안 시 올해 주주환원 규모는 총 3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사주 매입·소각분 7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잔여 잉여자본은 향후 올 해 이익규모, PBR, 배당수익률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 추가적인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한 성과는 양 회장에게 강력한 연임 명분으로 작용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은행 성장을 통한 이익구조 다변화부터 역대 최대 이익 시현과 주주환원 성장률까지 입증해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한 실적 증가 뿐만이 아니라 비은행을 굳건하게 세우며 이뤄낸 이익 구조 다변화, 리스크 관리와 밸류업까지 모두 회장으로서의 성과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60조 영업이익에도 웃지 못한 SK하이닉스…AI메모리 훈풍 속 ‘어닝 미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은 76%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반도체·빅테크 기업을 통틀어도 손꼽히는 수익성을 기록했다. 다만 워낙 높아진 시장 눈높이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에는 못 미치는 '어닝 미스'를 냈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당기순이익 93조92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순이익은 1242.5%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0.9%,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1분기(72%)보다 4%포인트(p) 높아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번 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7조2063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 누적 순이익은 134조2685억원으로 집계됐다. ◇ 어닝 미스에도 최고 수익성…배경엔 HBM 비중과 장기계약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매출 84조원, 영업이익 64조원 안팎)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우선 SK하이닉스는 경쟁사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커, 최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이끈 이익 수직 상승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봤다고 본다. 또 D램·낸드 가격이 수개월째 오르며 고점에 다다르면서 2분기 단가 상승폭 자체가 1분기보다 둔화됐다. 범용 D램 상승률은 1분기 60% 중반에서 2분기 약 30%로, 낸드는 70% 중반에서 50% 중반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대형 고객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판매가격 일부가 고정되면서 가격 상승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LTA로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 76%는 마이크론(81.2%)에 이어 글로벌 빅테크 중 2위권으로, 엔비디아(65.6%)와 TSMC(60.3%)를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에는 2018년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을 통해 투자했던 키옥시아 지분 일부를 처분하며 영업외이익 62조1660억원이 추가로 발생, 세전순이익이 122조7083억원까지 늘었다.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 차입금은 7000억원 줄어든 18조6000억원을 기록해 순현금이 69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최근 'AI 버블론'과 '피크아웃(정점론)' 우려로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아온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가 아직은 네 살짜리 어린아이인데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일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고 강조한 바 있다. ◇ HBM4 하반기 본격 확대…10여 곳과 장기계약, 3분기 78조 전망 SK하이닉스는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면서 AI 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수요까지 함께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핵심 고객을 포함해 10여 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다른 주요 고객과도 추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6세대 HBM인 HBM4는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한다. 회사는 “HBM4는 고객이 요구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후속 제품인 HBM4E는 상반기 중 주요 고객사 샘플 공급을 마쳤고, 기술 성숙도와 양산 안정성을 고려해 적용 공정을 확정했다. 차세대 서버 모듈인 SOCAMM2도 2분기 판매가 크게 늘었으며,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제품 공급이 본격화됐다. 낸드에서는 321단 제품이 이미 전체 생산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도 속도를 낸다. 충북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내년 초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클린룸 가동에 맞춰 설비를 신속히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는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는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는 능력이 앞으로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은 약 100조원, 영업이익은 7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신형 AI 가속기 '베라 루빈' 양산이 본격화하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HBM4 매출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AI 에이전트 활용도가 높아지며 메모리 수요가 더 커지는 데다,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까지 겹치면 메모리 공급 부족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AI가 아직 초입 단계이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도 나름대로 선방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실적이 좋다고 해서 이게 바로 주가에 반영되기는 당분간 힘들 수도 있다"며 환율 변수와 최근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 반도체 업체의 부상, 여름철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여력 약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6월보다 점점 내려가고 있는 추세인데 실적 말고 뭔가 더 획기적인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딱히 눈에 띄는 게 없다"며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특징주] SK디앤디,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약세

29일 장 초반 SK디앤디가 약세다.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으로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6분 현재 SK디앤디는 전 거래일 대비 1625원(-29.33%) 하락한 3915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 SK디앤디는 공시를 통해 4468만1000주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했다. 이는 증자 전 발행주식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 규모는 1367억2386만원이다. SK디앤디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채무 상환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주주 지분 가치를 희석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반도체주 ‘패닉셀’ 멈추나…SK하이닉스 실적 발표 후 증시 반등 출발[개장시황]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장 초반 3% 넘게 반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코스닥도 로봇·반도체 장비주 강세에 710선을 웃돌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4.10포인트(3.22%) 상승한 6217.76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65.45포인트(1.09%) 오른 6089.11에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279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97억원, 195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의 강한 반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02% 오르고 있으며, 이날 오전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4.26% 상승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79.32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지난 분기보다 51%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은 60.54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7%, 지난 분기 대비 61% 늘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천950억원으로, 반기 기준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넘어섰다. 증권가는 AI 관련 악재가 전일 국내 증시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간밤 미국 반도체주 급락이 이날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중국발 악재와 AI 수익성 우려 등으로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했지만, 이는 전일 국내 증시에 선반영된 만큼 미국 반도체주 약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64조원)를 소폭 하회했다"며 “최근 주가 조정 과정에서 실적 눈높이가 일부 낮아진 만큼, 컨퍼런스콜에서 제시될 D램과 낸드 수급 전망, 장기공급계약(LTA) 구체화 여부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20포인트(0.88%) 오른 712.05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7.86포인트(1.11%) 오른 713.71에 출발해 710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40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70억원, 2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로봇주와 반도체 장비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레인보우로보틱스(+8.86%)와 로보티즈(+5.81%)가 큰 폭으로 올랐다. 주성엔지니어링(+2.95%), 원익IPS(+2.46%), 심텍(+1.85%), 리노공업(+1.79%), 피에스케이(+1.75%) 등 반도체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바이오주는 대체로 약세다. 삼천당제약(-2.65%), 펩트론(-2.45%), 리가켐바이오(-2.43%), 파마리서치(-2.26%), 휴젤(-1.68%) 등이 내리고 있다. 알테오젠(-0.34%), HLB(-0.82%), 에이비엘바이오(-0.87%)도 약세다. 정원선 인턴기자

[특징주] 美 중국 로봇 수입 금지령에 로봇株 장 초반 강세

29일 장 초반 로봇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외국산 로봇 수입 금지령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40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보다 3.12% 오른 4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티엑스알로보틱스(+29.92%), 엔젤로보틱스(+29.87%) 등 일부 소형 로봇주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이로보틱스(+21.55%), 에스피지(+15.74%), 나우로보틱스(+14.83%), 코스모로보틱스(+11.38%) 등도 급등하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산 신규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력 인버터 수입을 전격 금지했다. 이날 로봇주 급등은 미중 패권 경쟁이 로봇과 전력 인프라로 번지면서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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