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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선물 4년來 최고… “구리 대체가능하니 구리만큼 상승 가능”

알루미늄 선물 가격이 장중 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원자재 공급망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을 메울 '해결사'가 부재한 결과로 해석된다. 증권가는 앞으로도 이러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알루미늄 3개월 선물 가격은 이번달 들어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장중 톤당 3700달러를 돌파하며 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LME 알루미늄 3개월 선물은 알루미늄 파생상품 중 만기가 3개월인 선물상품으로서, 글로벌 알루미늄 시장에서 기준 가격으로 통용된다. LME에서는 3개월물 가격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동발 공급 차질과 알루미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생산 축소 우려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줄어든 공급량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를 단기간에 확보하기란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중동발 알루미늄 공급은 직격탄을 맞았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의 일부 생산 시설은 이란의 공격에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중동에서 생산되는 알루미늄은 글로벌 공급의 9.2%를 차지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공급망에서 2.9% 규모의 알루미늄 수출 차질이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알루미늄 수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최대 알루미늄 생산자로 알려진 중국도 이같은 공급망 충격을 상쇄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알루미늄 산업 고품질 발전 실시방안'을 발표하며 알루미늄 생산 시설 증설을 사실상 금지했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중국 알루미늄 생산업체는 생산에 필요한 전력원과 전력량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여기에 지난 9일 전략광물에 대한 채굴과 수출을 제한하는 규정이 신설되며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 능력은 4500만 톤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더해 중국 당국은 이번 달부터 전해 알루미늄, 철강, 석유 정제 산업 등에서 과잉생산 억제를 위한 전국적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알루미늄 공급이 위축되며 가격이 상승하자 중국 제련소들이 가동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일일 알루미늄 생산량은 12만9000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공급 여력이 정책 한계에 부딪혔고, 제련소들이 감산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실제로 광시성 등 일부 지역에 위치한 제련소는 이미 생산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알루미늄 가격이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알루미늄이 구리를 대체할 수 있는 금속이기 때문이다. 통상 알루미늄은 구리를 1 대 2.5의 비율로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는 전기와 열 전도에 사용되는 금속으로, AI 데이터센터‧담수화 설비‧냉동장치 등에 주로 사용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 2.5톤의 알루미늄 가격은 구리 1톤 가격 수준만큼 상승이 가능하다"며 “40~5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보험사도 안 밀어준다”...5세대 실손, 시장 반응은 ‘무관심’ [이슈+]

지난 6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소비자와 보험사, 설계사 모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는 다르지만, 상품 구조상 누구에게도 뚜렷한 이점이 없다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16곳으로 출격 당시와 같은 수치다. 생명보험업권에서는 삼성·교보·한화·흥국·동양·KB·NH농협생명,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NH농협손해보험이 '매대'를 꾸렸다.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차등화된 보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보험료를 낮추고, 과잉진료로 인해 다른 가입자들에게 부담이 전이되는 부작용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영업 현장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흥행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 판매 관련 공식 통계가 집계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출시에 앞서 지목됐던 리스크들이 엮이면서 향후에도 상황이 달라지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요소는 신규 수요를 창출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기존 1~4세대 실손 가입자가 3600만명에 달하고, 장기간 이어진 저출산의 여파로 어린이보험과 태아특약 및 실손보험을 함께 가입할 잠재 고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전환 수요를 주목했던 것도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에서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뻔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일정 규모 이상으로 형성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고조된 셈이다. 실손 가입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1~2세대 가입자로서는 전환할 이유가 많지 않다. 이들 세대는 일명 '블랙컨슈머'를 낳을 정도로 보장이 강력하다. 다수의 다른 가입자들이 10만원대 초·중반까지 높아진 보험료를 감당했던 것도 일상생활 또는 노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었다. 금융당국이 5세대로 전환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최대 50% 할인하는 조치를 일정기간 운영할 방침이지만, 그 정도로는 자기부담금 급증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3~4세대는 '환승'으로 얻는 이득이 더욱 적을 수 있다. 줄어드는 보험료 보다 비급여 치료 보장 한도 등 받을 수 있는 보험금 하락폭이 더 크다는 것이다. 입원치료 이력이 없어 보험료가 할인된 가입자는 오히려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기업들은 5세대 손해율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언더라이팅 강화를 토대로 보험금 예실차를 줄이는 등 보험손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군분투'가 퇴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도 선택형 할인을 비롯한 1~2세대 재매입 관련 제도가 확정되지 않았다. 1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최근 보험업권에서 도입하려는 제도 다수가 연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적기 도입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5세대 전환을 권장하면 가입자의 불만과 민원을 피하기 쉽지 않다. 고객을 만나 상품을 소개하는 설계사 역시 건강보험을 비롯한 다른 상품 판매에 매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제판(보험 상품 제조와 판매)분리'의 가속화로 성장한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통한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는 원인이다. 일부 자회사형 GA를 제외하면 시장 선점을 위한 활동이 당초 예상 보다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GA 채널을 통한 판매를 제한하거나 아예 상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럴 필요조차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명 '1200%룰'이 GA로 확대적용되고 수수료 분급이 더해지면 설계사들의 소득 감소가 점쳐진다. 낮은 보험료 때문에 수수료가 적은 5세대를 취급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말 보험료가 인상되고, 실손 적자의 '대주주'였던 도수치료가 오는 7월 관리급여로 편입되는 등 기존 상품의 손해율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수익 창출이 어려운 5세대에 관심을 기울일 까닭이 없다"면서도 “본격적인 판매는 제도 확정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기준금리 3% 시대 오나”...동결보다 ‘더 센 메시지’ 남긴 한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사실상 '긴축 재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부에서는 공개적인 금리 인상 의견이 등장했고, 향후 기준금리 전망(점도표)에서도 인상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은 하반기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물가와 환율 불안,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무게추가 긴축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성장률·집값·환율을 보면 갈 길이 명확하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사실상 긴축이 불가피한 국면으로 규정했다. 다만 인상 시기와 속도, 폭은 향후 들어오는 경제지표를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과거처럼 만장일치 동결 기조가 유지되지 않고, 금통위 내부에서도 인상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6개월 뒤 조건부 금리 예상을 1인 3표 방식으로 나타낸 점도표도 확연히 달라졌다. 2월에는 대부분이 동결에 점을 찍고 인하 의견이 인상 보다 많았으나, 이번에는 인하 의견이 사라졌다. 중동전쟁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발생한 영향이다. 한은은 3.00%가 10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표로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3.25%까지 올라간다고 내다본 의견과 동결은 각각 2표씩 나왔다. 금리를 25bp씩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연내 1~2회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중론과 4회 인상 또는 동결을 예측한 소수의견이 존재하는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7·10월 인상 후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올해 2차례, 내년 상반기 추가로 한 번 인상을 통해 3.25%를 전제로 투자를 권고했으나, 그 이상도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변화에 영향을 준 '최대주주'는 물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6%까지 솟구치고, 단기 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2%대 후반을 기록했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로 2월 대비 0.5%p 상향조정됐다. 석유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이 상방압력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석유류 뿐 아니라 공업제품과 서비스로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4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2.2%였지만, 다른 지표들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체감 물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140개 품목을 토대로 산정되는 생활물가는 2.9% 상승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언급된다. 저성장 국면에서는 다른 지표가 나빠도 금리를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 현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동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4%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반도체가 0.7%p 상승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증시 호황은 각각 +0.2%p, +0.1%p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구두개입을 제외한 수단도 있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48분 기준 1507.4원으로 집계됐다. 4월 중순에 접어들며 1400원대 중후반으로 낮아졌다가 최근 열흘간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중동전쟁을 원화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대한민국 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등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종전협상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원화가치가 회복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외금리차가 좁혀지면 일종의 '원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약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국내 투자자가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소요되는 헤지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표했다. 원화를 빌려서 달러에 투자하는 유인이 약해진다는 논리다. 문제는 미국 현지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최근 한 대학교 강연을 통해 “물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냈다. 신 총재는 채권시장의 경우 국제상황이 최대 변수라고 발언했다. 우리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직면했고, 몇몇 국가에서는 재정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시장이 한 쪽으로 쏠리는 등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안정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견해도 드러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연 2.50%로 8연속 동결됐다. 중동전쟁의 여파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하고,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코스피 8000선 지켰지만…삼성·하이닉스 쏠림에 ‘급락 경고등’ [머니+]

한국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8000선 사수에는 성공했지만 향후 급락장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53% 내린 8185.2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7% 내린 8165.73으로 출발한 뒤 오전 한 때 상승 전환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면서 7841.01까지 떨어졌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미군이 이란 남부를 공습한 데 이어 이란도 보복 차원에서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오직 두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의존하는 이 지수는 집중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가 다시 추세 저항선 구간까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상승 추세에 맞서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시장 폭이 악화하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이 ETF의 급격한 하락 반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크린스키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 코스피 종목 중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비율은 42%에 불과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이를 두고 “대다수 종목이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스피 지수가 지난 한 달 동안 20% 넘게 올랐지만, 전체 19개 업종 중 상승한 업종은 4개뿐이며, 10개 업종은 5% 이상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갈 길은 금리인상”…신현송 체제 첫 금통위, 매파 색채 뚜렷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다시 묶어두며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갔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확산 등으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가늠하는 조건부 전망(점도표)에서도 인상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의 시선은 사실상 '하반기 인상'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이후 8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동결 의견을 냈고, 장용성·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연 2.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그동안 동결 기조가 이어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인상 의견이 나오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커졌다. 특히 6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조건부 전망에서는 인상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전체 21표 가운데 10표가 연 3.00%를 예상했고, 7표는 2.75%를 전망했다. 3.25%까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의견도 2표를 기록했다. 반면 현 수준인 2.50% 유지를 예상한 의견은 2표에 불과했다. 사실상 금통위원 다수가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연내 1~2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일각에서는 중동 리스크와 환율 불안이 더 커질 경우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리 방향과 관련해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이러한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목적이 상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세계경제에 대해 AI 투자 확대에도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성장세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물가상승 압력은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향후에도 원자재값 상승과 수급 차질 영향이 지속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 및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불과 석 달 만에 전망치를 0.6%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잠재성장률(약 1.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 전망치이기도 하다. 신 총재 역시 성장 흐름에 대해 기존보다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성장세가 상향 조정된 것은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핵심인데, 반도체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생산 확대도 제한적이어서 사이클이 예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6%까지 치솟고, 단기 인플레이션율(일반인)이 2%대 후반을 기록한 점이 변수다. 한은은 앞서 이번달에도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7%, 2.4%로 2월 예상치보다 높아졌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으로 돌아오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여전히 심하다.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은 오름세가 다시 포착되고 추가 상승 기대도 커졌다. 신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서는 “환율 약세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중동 정세"라며 “중동 상황이 진전되면 원화가 상당히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상황이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으며, 원유 수입국인 한국은 유가와 환율 영향을 동시에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며 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라면”…대출금리, 케뱅이 가장 낮아

차주의 신용점수가 떨어질수록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가 다른 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금리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취급된 은행별 신용대출 금리를 비교한 결과 신용점수가 70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인 경우 케이뱅크 금리가 가장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중저신용자는 신용 하위 50%(나이스(NICE) 884점·코리아크(레딧뷰로(KCB) 870점 이하)의 개인·개인사업자를 의미한다. 인터넷은행(케이·카카오·토스뱅크)과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iM뱅크)의 신용점수별 금리를 보면 651~700점 구간부터 인터넷은행 평균 금리가 7.25%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시중은행은 7.39%, 지방은행은 9.13%였다. 특히 이 구간에서 케이뱅크 금리가 6.60%로 가장 낮았고, 농협은행 6.96%, 우리은행 7.12%, 토스뱅크 7.57%, 카카오뱅크 7.58% 순으로 높아졌다. 가장 금리가 높은 곳은 전북은행으로 15.2%를 기록했다. 601~650점 구간에서도 케이뱅크는 6.95%로 유일하게 6%대 금리를 유지했다. 이어 농협은행 7.01%, 카카오뱅크 7.24%, 우리은행 7.51%, 신한은행 7.54% 순이었다. 토스뱅크는 8.85%로 금리가 뛰었다. 평균 금리는 인터넷은행 7.68%, 시중은행 7.80%, 지방은행 10.49%로 집계됐다. 600점 이하인 경우도 케이뱅크가 6.75%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신한은행 금리는 7.25%였고, 카카오뱅크는 8.23%, 토스뱅크는 8.97%를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8.3%대의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인터넷은행 평균 금리는 7.98%, 시중은행 8.38%, 지방은행 11.88% 수준이었다. 단 케이뱅크는 500점 이하, 토스뱅크는 400점 이하 구간에서는 대출을 공급하지 않았다. 케이뱅크는 1분기 인터넷은행 중 민간 중금리대출을 가장 많이 공급했다. 총 2450억원으로, 카카오뱅크는 1391억원, 토스뱅크는 700억원이었다. 전체 은행권 기준으로는 국민은행(3068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은행은 매 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 여부를 공개한다. 올해부터 잔액 기준 30%, 신규 취급액 기준 32%가 목표치다. 케이뱅크는 1분기 31.9%, 33.6%를 각각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를 낮춰 유인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지방은행보다 평균 신용점수가 더 높아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 영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평균 신용점수는 지방은행 879점, 인터넷은행 905점, 시중은행 923점이었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 776점, 광주은행 861점, 제주은행 886점, iM뱅크 888점이다. 카카오뱅크는 890점, 케이뱅크는 893점으로 이보다 더 높았고, 토스뱅크는 931점으로 시중은행 수준이었다. 인터넷은행들은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중저신용자들의 신용점수가 개선되며 평균 신용점수가 함께 높아진 것이라는 반박도 내놓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도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정부의 방향성인 만큼 신용평가모형 개선 등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주가조작의 끝은 세무조사다

2009년 개봉한 주식 범죄 영화 '작전'에서 조폭 출신의 벤처기업 사냥꾼 황종구는 “대한민국 경제는 내가 돌리는 거야"라며 호기롭게 외친다. 평범한 개미투자자 강현수를 비롯한 작전 세력이 600억 원 규모의 주가조작을 기획했던 이 이야기는 스크린 속 상상으로만 남지 않았다. 2025년 대한민국 주식시장 코스닥에 스스로를 “영화 의 주인공"이라 부르며 판을 짠 실사판 작전 세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결말은 영화보다 훨씬 씁쓸하고 가혹했다. 새롭게 도입된 '리니언시(자진신고)' 제도로 인해 철석같이 믿었던 동료의 배신을 겪고, 검찰의 구속을 넘어 국세청의 전방위적인 세무조사까지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 '리니언시 1호' 주가조작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 본다. 이번 사건의 총책 A(구속)는 기업사냥 전문가로 통하며, 영화 속 황종구처럼 작전의 전체적인 판을 짰다. 그는 현직 증권사 부장이었던 B(구속)를 포섭해 실행력을 갖추었고, 재력가 C(구속)와 전주(錢主) D로부터 작전에 필요한 현금 30억 원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하여 기획과 실행을 담당하는 'OO 팀'과 자금 조달 및 바람잡이를 맡은 'O 패밀리'라는 두 개의 조직으로 움직였다. 이들이 먹잇감으로 삼은 곳은 코스닥 상장사 '가' 기업이었다. 이곳은 최대 주주 지분율이 45%로 높아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이 적은 전형적인 '품절주'였다. 게다가 총책 A는 2대 주주의 보유 주식 17%에 대한 매수 권한(속칭 '모찌')까지 미리 확보해 두었다. 즉, 유통 물량을 완벽히 통제해 적은 자금과 거래량만으로도 주가를 쉽게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범행의 시작은 대담했다. 재력가 C와 전주 D는 시세조종에 쓸 현금 30억 원을 여행용 캐리어에 꽉꽉 채워 담아, 수십 개의 차명 계좌 및 대포 폰과 함께 선수 B가 일하는 증권사 사무실로 직접 배달했다.준비를 마친 이들은 2025년 1월 14일, 전일 종가 1,926원이던 주가를 단숨에 상한가인 2,490원으로 끌어올리며 작전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거래량을 평소의 400배까지 폭증시키며 집중적인 통정매매(서로 짜고 치는 매매)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총책 C는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시장에 허위 호재를 퍼뜨리는 속칭 '펄 붙이기' 작업으로 개미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주가를 7,000원 이상으로 띄운 뒤, 고점에서 개미들에게 차명 주식을 모두 떠넘기고 수익을 반씩 나누는 것이었다. 실제로 주가는 한때 장중 4,105원까지 폭등하며 이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듯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범죄 카르텔은 2025년 3월 14일, 공범 중 한 명의 '배신'으로 주가가 갑자기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다급해진 이들은 무너진 주가를 살리기 위해 전직 축구선수 출신의 시세조종 선수 F를 긴급 영입해 2차 주가 부양을 시도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숨통을 끊어놓은 결정타는 2024년 1월 새로 도입된 '시세조종 리니언시(자진신고자 형벌 감면) 제도'였다. 주가조작은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이루어져 내부 고발 없이는 적발이 매우 어려운데, 이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대검찰청에 '1호 자수자'가 등장한다. 공범의 자수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한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부는 불과 2개월여 만에 작전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배신과 역습을 거듭했던 것처럼, 현실에서도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조직원들이 서로를 밀고하며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결국 이들이 차명 계좌로 굴린 289억 원 규모의 거래와 부당이득 14억 원은 백일하에 드러났고, 총책 3인방은 줄줄이 구속되었다.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주가조작 세력의 범죄 수익을 뿌리째 뽑으려는 국세청의 전방위적인 세무조사가 시작되었다. 최근 국세청은 “코스피 7,000시대, 코리아 프리미엄 안착"을 목표로 내걸고, 주가조작 세력을 포함한 불공정 탈세자 31명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이들이 벌어들인 '검은돈'을 추적하며 한층 교묘해진 '터널링(Tunneling, 회사 이익을 빼돌리는 행위)'과 '자산 편취' 수법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을 합법적인 이익으로 위장하기 위해 사주 배우자 명의의 유령 회사를 세워 일감을 몰아주거나, 회사의 공금을 사주 일가의 고액 급여로 둔갑시켜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 등이 주요 적발 대상이다. 국세청은 부당이득은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탈루 세액을 끝까지 추징하고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을 밝혔다. 과거의 주가조작이 단순히 솜방망이 형사 처벌이나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검찰의 신속한 구속 수사, 리니언시 제도로 인한 조직의 내부 와해, 그리고 국세청의 전방위적 세무조사와 세금 추징이라는 '삼중 철퇴'가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신설된 범죄수익환수부를 통해 범행에 사용된 종잣돈까지 끝까지 추적해 동결하고 있으며, 국세청은 불공정 자본 거래를 시장 질서 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세무조사로 돈줄을 완전히 옥죄고 있다. 영화 의 결말은 주인공의 통쾌한 한탕이었을지 모르나, 현실판 작전 세력이 마주한 마무리는 차가운 구치소와 텅 빈 통장뿐이다. 서민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쥐어짜 낸 범죄는 반드시 패가망신으로 이어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사법당국과 과세당국의 흔들림 없는 공조를 통해 명백히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ekn@ekn.kr

툴젠, 매출 1400억 공언했지만 현실은 9억…특허 전쟁도 주주 돈으로 [장하은의 유증 리포트]

크리스퍼(CRISPR·원핵생물 유기체의 게놈에서 발견되는 DNA 서열) 원천기술 기업 툴젠이 다시 주주에게 손을 벌렸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의 최우선 사용처는 신약도, 신기술도 아닌 특허소송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내세워온 회사가 그 권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돈을 다시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툴젠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규 발행 주식 수는 77만7000주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9만200원이며 총 조달 예정 금액은 약 700억원 규모다. 증자 비율은 기존 발행주식 수 대비 8.64% 수준이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이 맡았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8월 24일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금 사용 구조다. 우선 조달 자금 중에서 가장 먼저 배정된 항목은 미국 저촉심사와 유럽·미국 특허침해 소송 대응을 위한 법률비다. 금액은 263억원으로 전체의 37.5% 수준이다. 툴젠은 올 하반기부터 2028년 말까지 저촉심사 대응 법률비 101억원, 특허침해 소송 비용 161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에는 289억원이 배정됐다. 종자·치료제·품질혁신 부문 연구개발 관련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포함된다. 판매비와 일반관리비에는 148억원이 책정됐다. 결국 전체 조달 자금의 3분의 1 이상이 연구개발이 아닌 '특허 전쟁 비용'으로 사용되는 구조다. 바이오 기업이 유증 자금 사용 계획의 최우선 순위로 소송비를 적시한 것은 현재 툴젠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툴젠의 핵심 자산은 CRISPR-Cas9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이다. 회사 측은 해당 기술을 진핵세포에 최초 적용한 기업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 기술의 권리를 두고 미국 브로드 연구소, 캘리포니아대학교 등과 장기간 특허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전선은 크게 두 갈래다. 우선 CRISPR-Cas9 원천특허 저촉심사다. 2013년 이전 출원 특허에 적용되는 미국 선발명주의에 따라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서 진행 중인 절차다. 툴젠 외에도 UC버클리 등으로 구성된 CVC그룹, 브로드 연구소가 얽혀 있는 3자 구도 분쟁이다. 툴젠은 2022년 9월 1단계에서 선순위 당사자(Senior Party) 지위를 확보했다. 이는 툴젠이 먼저 발명했다는 법적 추정을 받는 위치라는 의미다. 다만 이후 CVC그룹과 브로드 연구소 양측이 항소하면서 관련 절차는 중단됐고, 올해 3월 브로드 연구소가 승리하면서 보류됐던 툴젠 관련 저촉심사 2단계가 지난 3월 31일 재개됐다. 툴젠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저촉심사 최종 결과가 향후 2년 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축은 리보핵단백질(CRISPR RNP) 특허침해 소송이다. 툴젠은 세계 최초 CRISPR 유전자치료제로 상용화된 카스제비(CASGEVY) 생산·판매 과정에서 자사 원천특허가 무단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지난해 영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미국 등에서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지급수수료(법률비 포함)는 2023년 45억원에서 2024년 88억원, 2025년 116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판매관리비 전체의 47.3%가 법률비 성격 지급수수료였다. 연구개발비 76억원보다 법률비가 더 많았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263억원까지 투입될 경우 향후 특허 대응 비용은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허 전쟁이 길어질수록 결국 주주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자금의 사용처로 소송비가 1순위로 올라온 건 흔치 않은 경우"라며 “보통 채무 상환이나 운영자금 둘 중 하나인데, 운영자금이라고 포괄해놓고 들여다보니 소송비가 300억 가까이 되는 구조라면 주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무 구조는 전형적인 초기 바이오 기업 형태를 띠고 있다. 다만 '초기'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적자 기간이 길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툴젠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1년 16억원, 2022년 7억4000만원, 2023년 11억원, 2024년 8억9000만원, 2025년 13억원 수준이다. 연 매출이 수년째 10억원 안팎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3억9000만원에 그쳤다. 반면 손실 규모는 수백억원대다. 영업손실은 2021년 207억원, 2022년 194억원, 2023년 171억원, 2024년 218억원, 2025년 233억원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최근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누적 영업손실만 1000억원을 넘어선다. 2024년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는 사업 정상화 결과와는 거리가 있었다. 62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음에도 같은 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비현금 조정 항목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누적 적자가 쌓이면서 올해 1분기 기준 결손금은 1705억원까지 불어났다. 현금성자산은 2023년 말 345억원에서 2024년 말 162억원, 2025년 말 95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 말에는 57억원까지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23년 -149억원, 2024년 -165억원, 2025년 -202억원으로 해마다 악화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증이 사실상 운영 지속을 위한 성격도 강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보유 현금만으로는 수개월 내 추가 자금 압박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평가다. 외형상 재무 안정성 지표는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부채비율은 2023년 210.5%에서 올해 1분기 7.7%까지 하락했다. 다만 이는 영업 정상화 결과라기보다 2023년 발행했던 330억원 규모 전환사채(CB)가 이후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부채가 자본으로 이동한 영향이 컸다. 자산재평가 효과도 반영됐다. 툴젠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재무지표 개선은 전환사채 전환 및 자산재평가 등 외부 자본조달과 회계상 분류 변경 영향이 크며 영업활동을 통한 구조적 개선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현실을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 2023년 -1548.61%, 2024년 -2446.62%, 2025년 -1783.03%, 올해 1분기 -1175.57%다. 사실상 아직 상업화 이전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툴젠은 2021년 코스닥 이전상장 당시 공격적인 실적 전망을 제시했다. 2023년 매출 871억원, 2024년 매출 1402억원이었다. 특히 특허수익화 사업에서만 2024년 707억원 규모 라이선스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전혀 달랐다. 2023년 실제 매출은 11억원으로 전망치 대비 860억원 부족했다. 2024년 역시 실제 매출은 8억9000만원에 불과했다. 예측치와의 차이는 1393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기준 괴리는 더 컸다. 2024년 예상치는 951억원 흑자였지만 실제로는 2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차이만 1169억원 규모다. 2024년 7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예상했던 특허수익 역시 실제로는 8억원 수준에 그쳤다. 툴젠은 특허 불확실성과 글로벌 파트너사의 보수적 계약 기조 등을 원인으로 설명했다. 바이엘(Bayer·옛 몬산토)과의 계약에서 기대했던 로열티 수익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당시 제시했던 수익화 시나리오가 4년째 현실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툴젠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특허수익화 사업의 실적은 파트너사 개발 일정과 글로벌 특허·규제 환경 변화 등 회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성장 논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툴젠이 특허 분쟁 결과에 따라 기업 가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RISPR-Cas9 저촉심사에서 승소할 경우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기업과 농업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라이선스 협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 CASGEVY(CRISPR-Cas9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치료제) 관련 특허침해 소송에서도 승소한다면 로열티 및 손해배상 수익 발생 가능성이 있다. 실제 툴젠은 미국 내 CRISPR RNP 관련 특허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만 관련 특허 16건을 확보한 상태다. 치료제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심혈관질환 치료제 지이비-이백(GEB-200)은 제넥트바이오(GenEditBio)와의 엘엔피(LNP·지질 나노입자) 기술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자 사업에서도 Bayer 외에 키젠(KeyGene),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바이오시드 인디아(Bioseed India), 눌라바이오(NulaBio) 등 총 24개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현재 구조는 여전히 '상업화 이전 단계'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3년 708%, 2024년 833%, 2025년 580% 수준이다.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도 열려 있다. 툴젠은 증권신고서에서 “향후에도 상당 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700억원이 마지막 증자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최대주주인 제넥신의 낮은 청약 참여율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제넥신은 배정 물량 약 9만6602주 가운데 약 10% 수준인 9660주에 대해서만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보유 현금을 고려한 최소 참여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희석 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관리종목 리스크 역시 변수다. 코스닥 규정상 2년 연속 매출 3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다. 툴젠의 지난해 매출은 13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역시 현재 사업 진행 속도를 감안하면 30억원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툴젠의 기술력 자체를 의심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며 “다만 이 기술이 실제 돈이 되려면 결국 특허 전쟁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 승리를 위해 다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저촉심사 2단계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그 과정에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툴젠이 글로벌 특허 전쟁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라이선스 수익 규모는 투자 비용을 상회할 수 있다. 다만 그 전제가 성립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추가될 소송 비용은 고스란히 주주 손해로 귀결된다. 한편 본지는 대규모 법률비를 최우선 항목으로 배정한 이유와 최대주주의 낮은 청약 참여 배경 등을 확인하기 위해 툴젠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회신은 없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한은 “물가상승 압력 정도 점검하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 결정”

한국은행은 28일 물가상승 압력 확대 정도 등을 점검하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마무리하고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성장은 중동전쟁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가계부채 상황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상승 압력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원 7명 중 5명은 동결 결정에 찬성했고, 장용성 금통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5% 수준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반면 성장세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동사태 전개 및 파급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세계경제는 AI 관련 투자 확대에도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겠으나 물가상승 압력은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란 간 협상 지연,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 등에 영향받아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다. 주가는 AI 투자수요 확대 전망, 양호한 기업 실적 등을 반영하여 큰 폭 상승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중동사태의 전개양상 및 AI 투자 흐름,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및 통상환경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및 투자 확대, 양호한 소비 흐름 등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크게 확대되었다.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 흐름이 이어졌으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은 축소되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급 차질 영향이 다소 확대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 추경 등의 영향으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0%)를 큰 폭 상회하는 2.6%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경로에는 반도체 경기의 확장 정도 및 내수 파급영향, 중동사태 전개상황 및 통상환경 변화 등과 관련한 높은 상‧하방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 국내 물가를 보면,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2.6%로 상당폭 높아졌으나,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2%를 유지하였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2%대 후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도 물가 오름세는 국제유가 상승의 파급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증대되면서 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각각 2.2% 및 2.1%)를 크게 상회하는 2.7% 및 2.4%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비용상승의 파급 정도, 정부 물가안정 대책의 효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졌다. 국고채금리가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 및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큰 폭 상승하였고, 다소 하락하였던 원/달러 환율도 미 달러화 강세,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등으로 1500원 내외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 주가는 중동사태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으며 크게 등락하는 가운데서도 기업실적 개선 기대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였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오름세가 다시 확대된 가운데 추가 상승 기대도 높아졌으며, 가계대출은 제한적인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은 다소 확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성장은 중동전쟁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 금번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금융통화위원 5명은 찬성하였으며,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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