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핀다가 저축은행 인수 추진을 통해 새로운 금융회사로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금융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기존 대출 중개 중심 사업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지만 새로운 업계에 진입해 안착하기까지 여러 리스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 보유 역량, 여신사업으로 연결…'AI 금융사' 변모 복안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다는 최근 대아상호저축은행의 대원저축은행 지분 1163만8020주(지분율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오는 12월 31일로,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를 받기 위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들어간 단계다. 이번 인수는 핀다가 단순히 저축은행업을 추가한다기보다 기존 대출 비교·중개 위주 플랫폼에서 대출을 직접 제공하는 금융회사로 사업모델을 변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에선 30억원대인 대원저축은행의 자산규모 대비 120억원 수준의 다소 높은 인수가를 치른데 대해 핀다가 저축은행 인가권 자체의 희소성에 집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규 저축은행 인가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에서 금융업 진출은 기존 라이선스를 통한 방식이 사실상 유일한 루트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대원저축은행은 현재 영업 기반이나 조직을 떠안아야하는 부담이 거의 없는 매물로, 시장은 핀다가 사실상 120억원을 주고 금융업 라이선스가 붙은 플랫폼 자체를 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핀다 관계자도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핀테크가 인터넷은행을 새로 설립한 사례는 있지만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점포 없는 은행업에 진출하는 건 많지 않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핀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통적인 저축은행업 영위를 넘어 'AI 기반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꾀하려는 복안이다. 앞서 핀다는 AI 저축은행 상표등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연내 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한 뒤 내년 중 'AI 기반' 디지털 저축은행(가칭 핀다뱅크)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 구축 작업과 AI 기반 운용체계 구축 등에 나선 상태다. 플랫폼의 타깃군도 비교적 명확하다. 핀다는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아 1금융에서는 밀려났으나 안정적인 소득에 연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고객군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기존 저축은행은 불특정 중·저신용자들의 신용을 평가해 대출을 내주지만, 300만~400만명 수준의 기존 핀다 이용자는 70% 이상이 중신용자로, 앞서 축적한 금융데이터와 신용평가 체계에 따라 고객 상황과 신용에 맞춰 최적의 대출상품을 선별하고 최종적으로 금융상품을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 JB 자본 확충 중요…비용관리·영업 제약도 과제 핀다의 금융업 진출 시도엔 2대 주주인 JB금융지주의 의지도 숨어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JB금융은 현재 핀다 지분 약 15%를 보유하고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핀다가 앞서 구축한 고객 및 대출 비교 데이터,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고객 평가와 AI 운영을 맡고 JB금융은 금융업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를 더해 직접 여신을 통한 이자수익 창출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JB금융 역시 새로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는 것보다 이미 투자 중인 핀다에서 AI 금융사를 만드는 방식을 우회로로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JB금융이 자체 저축은행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핀다를 통해 저축은행업에 진입할 유인이 있어서다. 특히 핀다뱅크를 새로운 디지털 성장축으로 삼아 지방 한계를 넘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나온 바 있다. 아울러 핀다 자체의 재무적 체력이 충분치 않기에 'AI 저축은행' 신사업 추진에 따른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한 만큼 JB금융의 증자 등 개입이 필수적이고도 중요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건전성 규제상 자본 규모에 따라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어 여신업 확대를 위해선 자본 투입 여부와 규모가 매우 중요하다. 각종 리스크도 존재한다. 저축은행업은 특성상 조달비용 관리가 중요한 요소다. 예금금리와 판관비, 대손비용, 자본비용 등을 대출금리보다 낮추거나 상쇄시켜야 하는데 AI를 통해 판관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조달 및 대손비용 관리는 쉽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원저축은행이 대구·경북 영업구역에 속해 있는 까닭에 판매 비율이 영업구역에 묶이는 등 전국 확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엄격하게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또한 이어지고 있어 제한된 총량 안에서 고객을 선별해야하는 점도 과제다. 핀다 관계자는 “결국 얼마나 좋은 상품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어필이 될 것이기에 기존 저축은행이 보지 못했던 고객층과 상품을 공략해 보려고 한다"며 “운용 측면에서는 기존과 다르게 효율화할 수 있고 특히 비대면 AI 저축은행을 지향하는 만큼 운영비와 같은 영역도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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