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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 자산관리 노하우 전수”...SC제일은행, ‘압구정 PB 센터’ 개설

SC제일은행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고액 자산가 고객을 위한 대규모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센터를 개설했다. SC제일은행은 고객들에게 홍콩, 싱가포르 등 SC그룹이 진출한 세계적 금융 중심지에서 검증된 자산관리 비즈니스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포부다. 20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압구정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센터'는 SC그룹의 주요 시장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중국에서 성공한 글로벌 자산관리 센터 모델을 한국에 처음 도입한 것으로, SC그룹의 16번째 프라이빗 뱅킹 센터다. 한국은 SC그룹이 진출한 시장 중 일곱 번째로 글로벌 프라이빗 뱅킹 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이는 SC그룹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부유층(Affluent) 대상 자산관리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는 SC그룹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번 압구정 센터를 시작으로 향후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등과 같이 자산가 고객이 집중된 도시에도 순차적으로 프라이빗 뱅킹 센터 개설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은 이날 압구정 프라이빗 뱅킹 센터에서 열린 오프닝 행사에 압구정 프라이빗 뱅킹 센터 1호 고객 박세리 감독을 초대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을 비롯한 SC제일은행 경영진과 사외이사, 주디 슈(Judy Hsu) SC그룹 소매금융 및 범중화권북아시아(GCNA) CEO가 참석했다. 이들은 주요 초청 고객들과 함께 리본 커팅 및 센터 투어를 진행했다. SC제일은행은 압구정 프라이빗 뱅킹 센터 1호 고객인 박세리 감독에 대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인의 능력과 의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고 한국 골프의 글로벌 도약과 세대 변화를 이끌어낸 개척자"라며 “SC제일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외국계 은행으로 국제적 수준의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해가려는 포부와 많이 닮아 있다"고 밝혔다. 압구정 프라이빗 뱅킹 센터는 총 6개 층으로 구성됐다. 고급 라운지와 리셉션 데스크, 대여금고와 함께 11개의 고객 상담 전용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센터장을 포함해 22명의 전담 직원(RM)과 4명의 투자, 외환, 보험 전문가 그룹이 상주한다. 자산관리 전문 RM들은 최소 10년 이상의 자산관리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국제 경영대학원인 INSEAD와 SC그룹의 연계 프로그램인 SC-INSEAD Wealth Academy를 수료한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또한, 프라이빗 뱅킹 자산관리 솔루션, 전담 RM 및 전문가 그룹의 맞춤형 자산관리, 개인을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원스톱 상속·증여·가업승계 플래닝,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글로벌 경험과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은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은행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글로벌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한 차원 높은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앞으로 자산가 고객이 집중된 다른 지역으로도 프라이빗 뱅킹 센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C그룹은 한국이 SC그룹의 고액 자산가 비즈니스에 핵심적으로 기여하고 있고, SC그룹 전략에서 필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디 슈 SC그룹 소매금융 및 범중화권북아시아(GCNA) CEO는 “이번 압구정 프라이빗 뱅킹 센터 오픈은 한국 시장에 대한 SC그룹의 장기 투자 의지와 비전을 담고 있고,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과 개인화된 서비스에 대한 고액 자산가들의 증가하는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들이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SC제일은행이 선도적인 국제적 자산관리 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다양한 지원 역량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호 고객으로 행사에 참가한 박세리 감독은 “SC제일은행이 글로벌과 한국의 연결고리라는 점이 내 커리어와 많이 닮았다"며 “SC제일은행 글로벌 자산관리를 경험하는 고객이 꾸준히 늘기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신협, 브랜드 광고 공개 기념 ‘어부바 참여 이벤트’ 실시

신협중앙회는 2025년 브랜드 광고 '캐릭터편' 공개에 맞춰 온·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지난 10일 공개된 신협의 2025년 TV CF와 연계해 마련된 것으로, 1차 온라인 이벤트(11월 14일~25일)와 2차 오프라인 이벤트(11월 26일~12월 5일)로 나누어 진행된다. 1차 온라인 이벤트는 신협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신협의 '2025년 브랜드 광고(캐릭터편)'을 시청한 뒤, 감상평과 함께 '신협과 어울리는 K-OO와 그 이유'를 댓글로 작성하고 설문 양식을 제출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총 234명에게 경품을 제공하며 갤럭시 S25(1명), 갤럭시탭 S10(3명) 등이 지급된다. 2차 오프라인 이벤트는 전국 신협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지점을 방문한 고객 중 선착순 50명에게 '어부바 시크릿카드'를 제공하며, '스페셜 카드'를 받은 고객은 신협 공식 유튜브 구독 인증을 통해 경품 추첨에 참여할 수 있다.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에어 13(2명), 에어팟 프로3(4명) 등 총 281명에게 경품을 지급한다. 하현욱 신협중앙회 홍보본부장은 “이번 이벤트는 어부바 캐릭터가 고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신협이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신용등급 끌어올린 KB국민카드...‘고금리 리스크’ 벗어날 분기점

KB국민카드가 글로벌 신용도를 높이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본업 수익성 악화와 조달비용 증가에 직면한 카드업계에서 3분기 역성장한 실적을 유의미한 변화로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국민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민카드의 신용등급은 'A2'로, S&P 기준으로 'A' 수준을 제시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5월 국민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잡은 바 있다. 당시 고금리 환경 속에서 자산건전성이 약해짐에 따라 독자신용도가 하향 압력을 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1년 6개월 만에 국민카드가 신용도를 회복한 배경엔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의 건전성 관리 개선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지주에서 재무담당 부사장(CFO)를 역임하는 등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은 올 초 취임 직후부터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연초부터 부실채권 매각과 연체채권 회수율 높이기에 집중해 온 결과 연체율은 1분기 1.61%에서 3분기 1.21%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32%에서 1.11%로 줄었다. 3분기 말 기준 연체율과 NPL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개선됐다. 신용등급이 변경됨에 따라 나타날 조달 비용 변화가 4분기 이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신용도에 따라 투자 수요와 금리 등이 달라지며 자금 조달 비용에 차이가 벌어진다. 올해 3년 만기 여전채 발행금리 및 스프레드를 보면 AA+급(약 2.84~2.90%)부터 A+급(약 3.83%), A0~A-급(4.6~5.3%) 등 등급별로 금리가 상이하다. 국민카드는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28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했다. 수수료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누적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연체율 개선을 위해 고위험 자산을 줄인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국민카드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1년 만에 7% 가량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조달 시장 상황과 신용등급 변화가 실적 전망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추세다. AA 등급에서 벗어난 카드사의 경우 조달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통상적으로 카드사 신용등급에 따라 실제 조달비용 차이는 연 1%p 이상까지 벌어진다. 국민카드가 '부정적' 꼬리표에서 탈피하면서 글로벌 자금조달 시장에서 투자수요와 금리조건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A2 이상 신용등급의 조달금리는 2%대 후반까지 낮출 수 있고 투자 수요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며 “등급이 A3 수준으로 한 단계만 하락해도 조달금리가 단숨에 3%대 후반~4% 이상으로 급등해 조달여건이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카드의 경우 국내 회사채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조달비용 변동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다. 우리카드 등 중소형 카드사와 비교해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이익률 민감도가 둔감한 편이지만, 비용 관리나 조달 다변화로 대응 중인 삼성카드나 현대카드보다는 민감도가 높게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나 시장금리 인상 등 외적 요인으로 조달비용 증가가 나타날 경우 수익성 감소 압박에 취약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부터 카드사들의 여전채 금리가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까지 상승하며 조달비용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업계 평균 상위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당분간 국민카드가 외화 조달 등 비용면에서 경쟁 카드사 대비 유리한 위치를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신한카드는 무디스 등급으로 A2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A3 등급을, 현대카드는 Baa1 등급이다. 무디스는 이번 국민카드의 자본 적정성 개선 노력이 수익성으로도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강화된 리스크 관리 체계와 선제적인 부실채권 매각 등이 자본 적정성 개선에 기여했다"며 “자금 조달 비용이 안정화되면서 순이자마진(NIM)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손보업계, ‘특허상품’ 개발 가속화…업황 부진 속 아이디어 경쟁

손해보험사들이 연이어 독창성을 인정 받은 보험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위한 노력과 배타적사용권 최대 기간 연장이 어우러진 결과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점적 판매권한을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특허권으로, 일정 기간 다른 회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2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최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재택간병인지원·프리미엄간병서비스 2종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부여 받았다. 이는 각각 고객이 퇴원한 뒤 자택을 비롯한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간병이 필요한 경우 간병인을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와 전문 간병인 플랫폼을 통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늘어나는 간병 수요와 함께 커지는 보장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포함해 올 1월부터 11월 둘째주까지 손보사들이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총 35건이다. 이미 2023~2024년의 합(37건)과 맞먹는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DB손해보험이 12건으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중으로, 현대해상·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각 5건)이 뒤를 잇고 있다. 또한 흥국화재 4건, 삼성화재·하나손해보험(각 2건), 메리츠화재·NH농협손해보험·라이나손해보험(각 1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대기타석'에는 롯데손해보험이 있다. 롯데손보는 건강한 피보험자가 저렴하게 가입 가능한 건강고지형 상품의 활용도가 낮은 것에 착안, 무사고 조건을 선반영(사고 발생시 보험료 조정)하는 프라이싱 기법을 적용한 상품을 내놓았다. 고객이 무사고를 입증하고 보험사가 반응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가 벌어지지 않으면 건강한 납입형 보험료를 유지하는 네거티브 방식도 함께 신청했다. 피보험자의 보험료 누수 뿐 아니라 환승계약을 줄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2006년 2건에 불과했던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2016년까지 좀처럼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가 2017년 이후로는 꾸준히 1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최대 6개월이었던 배타적사용권 적용기간이 2016년 1년으로 연장된 영향이다. 올해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말 최대 기간이 1년6개월로 연장되면서 힘들게 신상품을 만들어도 몇 달만 지나면 차별성이 없었던 과거 보다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배타적사용권의 침해 범위도 넓혔다. KB손보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지수형 날씨보험을 앞세워 첫번째로 1년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얻는 등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함께 달성한 규제 개선의 결실도 맺고 있다. 업계는 날씨로 인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영업손실 피해 보상과 치매환자 실종신고 발생시 보호자가 입는 경제적 피해 보장 등 자연·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37.9%였던 전체 신청건 중 미부여 비율이 2022년 36.1%·2023년 31.6%·지난해 11.5%로 감소하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는 이날까지 12.5%다. 관련 노하우가 축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수익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장기인보험 과당 경쟁을 비롯한 이유로 주력 상품군의 실적이 저하되고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판매수수료도 불어난 상황에서 보장 강화 등 출혈 경쟁이 아닌 솔루션으로 어려움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9월 손보사 31곳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6조4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191억원(19.6%) 하락했다. 보험손익이 2조7478억원(35.6%) 감소한 탓이다. 같은 기간 생보사 22곳의 순이익(4조8301억원)이 8.3% 줄어든 것 보다 2배가 넘는 타격을 입었다. 이와 관련해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지난 14일 메리츠금융지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하반기~올 4월까지 시장에서 판매된 적자 장기인보험 상품·담보가 향후에도 손해율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장 니즈가 다양해지는 것도 혁신적 상품 개발의 원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 보험시장 포화라는 악재에서 고객 저변을 넓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억원 금융위원장,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질타…재발방지 주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카드사·캐피탈사·신기술사업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소비자 보호 및 생산적 금융 전환 방안을 논의하고, 신뢰 확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업계 CEO 간담회에서 “최근 고객정보 유출 사고는 업권의 소비자 보호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 것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맹점과 카드회원을 연결하는 결제 인프라로서 가맹점·카드회원 모두를 소비자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표명했다. 금융당국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 결제와 관련한 규율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소규모 전자상거래업체의 카드결제 안전성 및 편의성 제고를 위해 PG를 도입했으나, PG를 통한 카드결제 과정에서 카드깡·불법영업 등 소비자 호보에 취약한 고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까닭이다. 이 위원장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 인하 노력과 저신용 가맹점·카드회원을 위한 상생상품 준비 등 카드사의 상생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급결제시스템의 혁신 속에서 가맹점 비용 경감과 결제안전성 제고라는 가치를 항상 우선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카드업계가 글로벌 지급결제시장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필요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카드사들이 건의한 체크카드 발급연령 제한(12세 이상) 폐지, 미성년자 후불교통카드 이용한도 상향(월 5만원→10만원) 등 미성년자 금융 편의성 제고도 약속했다. 그는 캐피탈업권을 향해 그간 축적된 물적금융 노하우를 토대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기계·자동차 위주의 상품 구성에서 벗어나 기업의 수요를 적극 발굴, 새로운 상품을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자수익 확보 보다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국민의 편익 증진 측면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렌탈업 취급한도를 비롯한 규제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통신판매업 허용도 포함된다. 신기술금융사에게도 생산적 금융 동참을 촉구했다. 다른 벤처투자 주체 보다 민간자금 조달 비중이 높고 투자 방법 등 운용 제약이 낮은 만큼 다양한 업종의 벤처기업에 성장단계별 맞춤형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기술금융업권은 자금 공급방식 다변화와 투자대상 제한 완화 등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투자환경 변화에 따라 신기술금융업에 대한 제도개선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제3자 연대책임 금지 등 출자자와 피투자기업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신기능이 없는 특성상 외부차입을 통한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은 여전업권의 경우 건전성에 대한 시장신뢰가 중요하지만, 최근 연체율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유지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청년 일자리 확대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며 “여전업권이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전필환 신한캐피탈 대표, 추광식 롯데캐피탈 대표, 문창환 IBK캐피탈 대표, 정지광 미래에셋캐피탈 대표, 이경섭 포스코기술투자 대표도 자리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엔비디아 ‘깜짝 실적’…AI 버블 논란 잠재우고 반도체株 반등 불씨 켜졌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최근 확산됐던 AI(인공지능) 버블 논란에 제동을 걸었다. 글로벌 기술주 전반을 짓눌렀던 불안 심리가 빠르게 진정되면서 국내 증시도 장 초반 단숨에 4000선을 회복하는 등 반등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570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5% 이상 급등하며 196달러대를 기록했다. 전일 정규장에서 이미 2.85% 올랐던 데 이어 추가 상승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실적 발표는 최근 시장 최대 리스크였던 'AI 거품론'을 되돌린 사건으로 평가 받는다. 그동안 엔비디아는 실적을 잘 내고도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올해 1분기 모두 실적 호조 뒤 주가 하락 패턴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흐름이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전망은 시장의 상승 흐름을 다시 살릴 만한 수준"이라며 “AI 투자 사이클 둔화 우려가 실적으로 완전히 반박됐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직후 단숨에 4030선을 넘어서며 40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기관 순매수가 유입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블랙웰 판매는 폭발적이며 클라우드 GPU는 이미 매진됐다"고 말하며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트레이닝과 추론 모두에서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AI 생태계 확장의 속도도 직접 언급했다. 증권가에서도 AI 하드웨어에 대한 우려 해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GPU 교체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주의 조정을 유발했는데 엔비디아가 구형 GPU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일정 수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줄었다"며 “AI 버블 논쟁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월에 한국 증시가 7.5% 올랐고 10월에는 19.9% 상승했다. 11월 기준으로 어제 아침 많이 빠졌을 때가 6% 하락한 수준이고 고점 대비 10% 빠진 것"이라며 “지금 큰일 난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9월에 주식을 산 사람이라면 이 정도 조정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최근 반응은 다소 과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512억 달러고 AI 투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숫자로 확인됐다"며 “돈을 못 버는데 주가만 올라야 버블(인데). 엔비디아는 실적이 받쳐준다"며 AI버블 논란에 선을 그었다. AI 인프라 투자가 엔비디아 등 일부 기업의 부담을 넘어 신규 참여자들로 저변이 넓어지면서, 수요가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위 AI 투자 사이클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가 본격적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과열 구간이 일단락되며 투자심리는 더욱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주 반등이 즉각 전고점 돌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가 불확실한 데다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장세 변동성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금융복합기업집단 자본적정성 비율 0.9%p↑...“내부통제 강화 유도”

금융복합기업집단 7곳의 자본적정성 비율이 규제비율을 큰 폭으로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대내외 시장지표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DB, 삼성, 다우키움, 교보, 미래에셋, 한화, 현대차 등 금융복합기업집단 7곳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175.2%로 집계됐다. 작년 말(174.3%) 대비 0.9%포인트(p) 오른 수치다. 금융복합기업집단 7곳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융복합기업집단법상 규제비율(100% 이상)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통합자기자본은 180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171조1000억원) 대비 9조원(5.3%) 증가했다. 이익잉여금 증가, 보험계열사 그룹의 자본성증권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이 늘었다. 통합필요자본은 102조8000억원으로 작년 말(98조1000억원) 대비 4조7000억원(4.8%) 늘었다. 보험계열사 그룹이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확대하면서 장해·질병 위험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금융복합기업집단별 자본적정성 비율을 보면 DB(204.2%), 삼성(189.0%), 다우키움(186.7%), 교보(181.7%), 미래에셋(164.1%), 한화(152.0%), 현대차(147.8%) 순이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DB는 자본적정성 비율이 9.2%포인트 올랐고, 삼성과 현대차도 각각 3.9%포인트, 0.9%포인트 올랐다. 반면 교보와 다우키움은 작년 말보다 각각 19.7%포인트, 7.1%포인트 내렸다. 한화와 미래에셋도 각각 2.9%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은 “7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모두 규제비율(100%)을 상회하고, 손실흡수능력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내외 시장지표 및 주요 소속 금융회사의 경영실적 등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전이·집중위험 등 그룹 내 리스크에 대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강화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주가 급락해도 가치가 오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설의 시장’

▲CRAISEE(크레이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1월 들어 10% 안팎으로 조정받았다.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겹친 영향이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두 기업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D램 공급난이 예상보다 깊어지고, 고부가 제품 가격이 빠르게 치고 올라서다. 내년 실적 전망도 동시에 상향됐다. 주가는 흔들리지만 업황 체력은 오히려 더 견조해졌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약 13% 떨어졌다. SK하이닉스도 9%대 낙폭을 기록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 실현이 맞물렸고, 글로벌 기술주 조정 흐름도 국내 대형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날 오전 장초반 양사 모두 4%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8∼10월에 시장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양 사 주가 조정에도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단기 조정과 업황을 분리해 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강하게 오르고 있고, 공급 증가율은 제한적이다. 이 조합은 결국 실적 상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날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삼성전자 목표가는 14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80만원으로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내년에도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또 공급 병목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장기 공급계약이 확대되면서 업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공급 병목은 수요는 살아 있는데 공급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해 전체 생산이 제약을 받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최근 주가 조정은 구조적 흐름과 무관한 일시적 변동으로 보고,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D램 공급 부족의 강도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짚었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업체들의 공급은 보수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 4분기 삼성전자 범용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약 40% 오를 것으로 봤다. 재고는 D램 2~3주, NAND 6주 수준으로 추정된다. 공급 여력이 빠듯한 상황에서 가격 상승 사이클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설비투자(Capex) 급증 같은 기존 사이클의 고점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구조적 호황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65만원에서 73만원으로 상향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은 80조원으로 대폭 수정했다. 범용 DRAM 영업이익률이 내년 1분기 7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제시됐다. NAND도 eSSD 중심의 수요 회복과 가격 반등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는 유지했지만 실적 전망은 가장 크게 상향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82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수치다. D램 가격 급등과 수요 폭증이 직결된 결과다. 특히 올해 4분기 D램 수요는 공급의 3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은 이를 “심각한 수급 불균형"으로 규정했다. 감산 효과와 HBM 중심의 생산능력 전환, 공정 전환에 따라 범용 D램 생산이 제한된 점도 공급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16조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147% 증가,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수준이다. 2021년 3분기(15조8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1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배, 전분기 대비 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DR5 서버 D램 가격은 최대 70% 인상 제시가 나오고 있지만, 물량 확보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D램이 금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등장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KB증권은 가격 협상력과 수급 구조 변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4는 엔비디아 HBM4에서 최고 속도와 저전력 성능을 동시 구현해 공급사들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단가(ASP) 책정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HBM 물량 증가와 범용 D램 가격 서프라이즈의 동시 수혜가 기대된"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개장시황] 코스피, 엔비디아 호실적에 4000선 회복…삼전·하닉 강세 주도

국내 증시가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바이오·전력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양 시장이 동시에 견조한 오름세를 유지하는 흐름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1% 오른 4012.28을 기록하며 4000선을 확고히 지키고 있다. 수급에서는 개인이 569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28억원, 2772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강세다. 삼성전자는 3.83%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3.20% 오른 58만원을 기록하며 반도체주 랠리를 주도했고, 삼성전자우도 2.47%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9%, NAVER는 2.82%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전력 인프라 수요 기대감에 4.57% 급등하며 대형주 중 상승 폭이 컸고, SK스퀘어는 반도체 밸류체인 기대감 속에 5.30% 뛰었다. △HD현대중공업(1.92%) △한화에어로스페이스(1.55%) △셀트리온(1.46%) 등도 고르게 상승했다. 코스닥 역시 엔비디아 효과가 반영되며 강세 흐름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1.67% 오른 885.87을 나타냈다. 수급은 외국인 344억원, 기관 74억원, 개인 134억원 순매수로 '삼자 동반 매수'가 특징적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했다. △알테오젠은(2.02%) △에코프로비엠(2.37%) △에코프로(5.04%) △에이비엘바이오(3.47%) △펩트론(5.23%) △레인보우로보틱스(1.69%) △리가켐바이오(0.98%) △HLB(1.30%) △삼천당제약(1.84%) 등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파마리서치는 8.17% 급등하며 코스닥 대형주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슈+] 트럼프로 흥한 비트코인, 트럼프로 망하나?…유동성 부족에 롱 포지션 대거 청산 “반등 동력도 없다”

▲트럼프의 친가상자산 워딩으로 오름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트럼프의 미중 무역갈등 이후 급락해,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1비트코인 당 9만 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CRAISEE(크레이시)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급기야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마르면서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상승장을 견인했던 정책·수급 동력이 모두 약해지면서 시장에서 더 이상 가격을 끌어올릴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급락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20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경 비트코인 시세가 8만8000달러까지 밀린 뒤 소폭 반등해서 오전 7시 기준 9만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시장을 뒤흔든 '레버리지 청산 사태'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31.7% 하락했다. 친(親)가상자산 입장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했던 가격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올해 가상자산의 상승과 하락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비록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내내 친가상자산 입장을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미국을 비트코인 초강대국, 디지털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3월에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정하고 장기 보유를 선언하는 행정 명령에도 서명했다. 지난 4월 미국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4400달러 선까지 밀렸지만, 이후 반등을 거듭해 지난달 초 12만6250달러를 넘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에서 약세장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했다. 지난달 초 미·중 무역갈등이 희토류를 둘러싼 전면전으로 번지면서 투매가 일어나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간 빚을 내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주문이 대규모로 청산되면서 연쇄 급락장이 펼쳐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미중 관세 쇼크와 대규모 강제 청산으로 급락한 이후 금리 인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가격은 작년 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달부터 큰 폭의 조정을 겪는 배경에는 유동성 축소가 있다. 지난 12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43일 만에 종료됐지만,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셧다운이 발생하면 정부 지출은 줄어드는 반면 세금·관세 등 수입은 그대로 들어오면서 재무부 일반계정(TGA) 잔고가 빠르게 늘어난다. 정부 계좌에 돈이 쌓이면 시중에 풀려야 할 단기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 유동성이 마른다.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문제는 가상자산이 달러 강세 국면에서 구조적으로 약해지는 자산이라는 점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은 기업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있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 가격이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이번에도 '유동성 축소 → 달러 강세 → 위험자산 디레버리징' 흐름이 반복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여기에 레버리지가 많이 쌓여 있던 시장 구조도 급락세를 키웠다. 특히 유동성이 얇은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롱 포지션이 연쇄 청산되면서 지난달 10일 하루에만 19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가격이 떨어지자 청산이 발생하고, 청산이 쏟아지며 다시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김유민 연구원은 “10월 초 레버리지 청산으로 유동성도 크게 줄었다"며 “적은 매도량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내러티브보다는 매수, 매도 유동성과 가격 경로가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요인은 가상자산 사이클 자체가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은 통상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약 1년~1년6개월 사이에 최고점을 찍은 뒤 조정기에 들어간다. 지난해 4월 4차 반감기가 지나간 점을 고려하면 1년 6개월이 지난 올해 10월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셧다운 해제 기대감이 유동성 우려를 완화시키며 시장이 단기 반등했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내러티브나 정책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상자산 시장을 견인했던 △비트코인 반감기 효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 정책 △비트코인 비축(DAT) 기업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달러 약세 등 다섯 가지 축이 모두 제약을 받으면서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한 배경을 두고 '하락장 진입' 여부가 논란이지만, 전문가들은 상승을 이끌 동력이 없다는 점이 이번 조정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하락장 진입보다 상승 모멘텀 부재가 하락 원인으로 부각되는 것 같다"며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유동성이 줄어들고, 연준 위원 간 내분이 표면화하면서 12월 금리인하 관련 비관적 전망이 나오자 지난주 중반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CPI 자료가 나오기로 했던 13일 밤 10시30분(한국시각) 경부터 하락폭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단기 모멘텀을 잃은 비트코인이 작년 말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위험 회피, 선호 어느 쪽에서도 뚜렷한 매수 명분을 확보하지 못한 채 단기 모멘텀이 급격히 식어버렸다"며 “연간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구간으로 주간 가격이 9만30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기관 운용 규칙과 퀀트 알고리즘에 의한 매도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과거 약세장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서준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18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전 약세장은 (가상자산) 기술·산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위기감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규제는 산업을 누르기보다 성장과 함께 진화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기관투자자가 가상자산군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며 “하버드 대학 기금 포트폴리오에서 IBIT(블랙록 비트코인 ETF)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덧붙였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도 “대형 고래들 지갑이 빠지고 금융기관을 포함해서 기관이 시장에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최근 하락장이) 불안이 불안을 만드는 측면이 있어서 시장이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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