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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밸류업 2.0 확장…소비자 불이익 구조까지 손본다

BNK금융지주는 최근 발표한 '밸류업 2.0' 방향에 맞춰 금융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내재된 소비자 불편, 불이익 요소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그룹 규범과 조직문화로 정착시킨다고 15일 밝혔다. BNK금융그룹은 '밸류업 2.0'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5%, 보통주자본(CET1)비율 12.5%,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정량적 재무 목표를 넘어 밸류업 2.0의 지향점을 고객을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제고로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BNK금융은 최근 그룹 경영진회의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상품 기획·설계와 전산구축, 판매, 사후관리까지 고객이 금융을 이용하는 전 과정에서 불이익이나 오인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특히 전 계열사 대상으로 가입은 쉽게 하면서 해지·철회 절차는 복잡하게 구성하는 행위, 금리·수수료 등 중요 정보를 알아보기 어렵게 표시하는 행위, 고객 동의나 특정 선택을 유도하는 모바일 화면 구성 등 이른바 '다크패턴'을 중점 점검한다. 점검 범위도 약관과 상품설명서에 그치지 않는다. 앱 화면의 기본 설정, 금리·수수료 산출 방식, 갱신·대환·해지 절차 등 고객에게 실제 적용되는 결과까지 폭넓게 살핀다. 이를 통해 판매 과정의 불완전판매 예방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고객에게 불리한 구조가 반영되는 이른바 '불완전제조'까지 선제적으로 예방한다. 신상품 출시나 중요 서비스 변경 시에는 담당 부서가 고객 불이익과 오인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실제 가입·거래·갱신·해지 과정에서 예상 결과와 전산 적용 결과가 일치하는지 검증한다. 상품·서비스 기획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다크패턴 예방 교육도 강화한다. 소비자 불이익 요소를 선제적으로 발굴·개선한 사례는 현재 진행 중인 '소비자 권익개선 콘테스트'와 연계해 포상하는 등 우수사례 확산에도 나선다. BNK금융은 이번 점검 결과를 그룹 공통 기준과 업무 절차 등에 반영하고 그룹사 간 우수사례를 공유한다. 금융소비자보호가 특정 부서 역할을 넘어 모든 임직원 판단 기준과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고객 신뢰까지 높여야 진정한 밸류업이라는 인식 아래 금융소비자보호를 그룹 핵심 규범과 문화로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뷰노, 병원은 뚫었는데 매출은 뒷걸음…‘돈 버는 AI’ 될까 [장하은의 유증 리포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 부담을 덜고 해외시장 확대에 나선다. 관건은 자금을 확보한 이후다. 주력 제품인 'VUNO Med-DeepCARS(딥카스)'가 국내 주요 병원에 상당 부분 침투했지만 실제 사용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수반하는 만큼, 향후 매출 성장과 자체 현금창출력을 얼마나 빠르게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뷰노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630만주를 새로 발행할 예정이다. 기존 발행주식 1400만1823주의 44.99%에 해당한다. 예정 발행가액 기준 조달 규모는 313억7400만원이다. 조달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투자에 동시에 쓰인다. 뷰노는 기존 차입금과 사채 상환에 26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과 해외 영업·마케팅, 해외법인 운영에도 자금을 배정했다. 성장의 열쇠는 주력 제품인 딥카스가 쥐고 있다. 딥카스는 일반병동 입원환자의 활력징후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을 알려주는 AI 의료기기다. 뷰노의 실적은 사실상 딥카스에 좌우되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딥카스 매출은 104억3000만원으로 전체 매출 121억6000만원의 85.8%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에서 딥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71.3%, 2024년 84.2%, 지난해 73.8%로 높은 수준을 이어왔다. 딥카스의 의료기관 침투는 꾸준히 확대됐다. 도입 의료기관은 2022년 10곳에서 2023년 60곳, 2024년 110곳, 지난해 142곳으로 늘었다. 올해 6월에는 154곳으로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현재 딥카스 청구 병상은 약 5만개다. 국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전체 병상 약 14만개를 기준으로 계산한 침투율은 약 35%다. 국내 대형병원 병상의 3분의 1 이상에 딥카스가 진입한 셈이다. 문제는 도입처 확대와 달리 실제 사용량은 꾸준히 줄고, 올해 상반기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실제로 의료기관 한 곳당 월평균 딥카스 사용 건수는 2022년 4100건에서 2023년 3500건, 2024년 3100건, 지난해 2800건으로 줄었다. 올해 6월에는 2300건까지 내려왔다. 도입기관이 15배 이상 늘어나는 동안 기관당 사용량은 43.9% 감소했다. 매출도 뒷걸음쳤다. 올해 상반기 딥카스 매출은 104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29억3300만원보다 19.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뷰노의 전체 매출도 167억9200만원에서 121억6000만원으로 27.6% 줄었다. 뷰노는 공시에서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2018년 이후 한 차례도 연간 영업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적자 폭이 빠르게 줄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실제 뷰노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3년 156억7600만원에서 2024년 124억5000만원, 지난해 49억3300만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18.1%에서 -48.1%, -14.2%로 개선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흐름이 다시 꺾이는 모습이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83억17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68.4%로 악화됐다. 주력 제품인 딥카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면서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수익성 개선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뷰노 측은 최근 매출 감소를 제품 자체의 성장 한계보다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뷰노 관계자는 “올 상반기 예후·예측 솔루션 매출 감소는 지난해 말 관리지침에 따라 환자 사전 설명·동의 절차가 강화되며 동의율이 하락한 점과 평가유예 기간 종료 후 신의료기술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의료기관들이 신규 도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이 주요 요인"이라며 “제도 전환기에 따른 영향으로 기존 도입 기관 중심의 매출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딥카스의 신의료기술평가 결과는 매출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인 만큼 평가 결과에 따라 뷰노 전체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딥카스는 평가유예 신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의료현장에 진입했다. 평가유예 기간은 올해 3월 종료됐으며 현재 정식 신의료기술평가가 진행 중이다. 뷰노는 오는 4분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임상 사용과 비급여 청구는 가능하다. 회사는 평가 과정에서 제도적 지위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의료기관들이 신규 도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 결과가 나오면 보류됐던 신규 기관 도입도 다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노 측은 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신규 기관 도입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중장기 매출 목표와 추가 병상 확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뷰노 관계자는 “4분기 중 예상되는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통보로 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보류돼 온 신규 기관 도입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2~3년의 구체적인 매출 성장률·매출 목표, 추가 병상 확보 및 병상당 청구 확대 계획 등 세부 영업 목표치는 공시된 범위를 넘어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평가를 통과하더라도 곧바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별도의 급여 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의료기술평가 통과만으로 매출 감소세가 곧바로 반전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평가 통과 이후 급여 여부와 실제 의료기관의 사용량 회복도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딥카스는 도입기관이 늘어나는 동안 기관당 사용 건수가 꾸준히 감소한 만큼 제도 불확실성 해소가 기존 병원의 청구 확대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지도 관건이다. 만약 연구단계기술로 판정되면 현장 사용이 제한된다. 전체 매출에서 딥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이 경우 실적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뷰노 측은 임상적 근거를 축적해온 만큼 긍정적인 평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후 급여 결정까지 이어질 경우 환자 부담 감소와 동의 절차 해소가 사용률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뷰노 관계자는 “평가 통과 및 급여 결정을 가정한다면 환자 부담이 경감되고 동의 절차가 불필요해져 사용률 상승이 기대된다"며 “반대로 연구단계기술 판정 시 현장 사용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해외사업도 향후 성장성을 판단할 변수다. 아직 매출 기반은 미미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뷰노 매출의 99%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회사는 딥카스를 중심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달자금 일부도 해외 인허가와 임상, 영업·마케팅 등에 투입한다. 뷰노 측은 해외사업이 아직 본격적인 매출 창출보다는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뷰노 관계자는 “올해 반기 기준 99%가 국내 매출이며 해외사업은 본격적으로 진출 준비를 시작했다"며 “딥카스를 중심으로 미국 FDA 등을 준비하고 있고 중동 등에서 딥카스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금 조달 이후에는 자체 현금창출력 확보가 중요해진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지난해 연간 수준을 이미 넘어선 상황에서 조달자금 상당 부분을 기존 채무 상환에 투입하고 연구개발과 해외사업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자금수지계획은 비교적 빠른 개선을 전제로 한다. 영업수지는 올해 3분기 47억400만원 적자에서 4분기 12억4400만원 적자, 내년 1분기 6억3700만원 적자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2분기에는 40억4700만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매출대금 유입이 빠르게 늘어야 한다. 회사가 예상한 생체신호 부문 매출대금 유입액은 올해 3분기 59억300만원에서 내년 2분기 135억35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의료영상과 기타 부문을 포함한 전체 매출대금 유입액도 같은 기간 62억4400만원에서 139억7800만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딥카스 매출과 기관당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의료기술평가 이후 실적 반등 속도가 이 같은 자금수지 전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뷰노 측은 내년 2분기 영업수지 흑자 전환을 산출할 때 적용한 신규 병상 수나 병상당 매출 등 구체적인 가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뷰노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상 내년 2분기부터 영업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추정했다"며 “병상 수나 병상당 매출 같은 개별 가정치는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가 제시한 전망을 살펴볼 때 과거 예상치와 실제 실적 간 차이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뷰노는 2021년 코스닥 상장 당시 2022년 매출을 203억8600만원, 2023년 매출을 374억6500만원으로 추정했다. 2022년부터 영업흑자로 돌아서고 2023년에는 영업이익 205억8000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실적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뷰노는 증권신고서에서 2022년과 2023년 실제 매출이 상장 당시 예측치의 약 35~41%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예상했던 시기의 영업흑자 전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과거 사업계획과 실제 경영성과 사이에 높은 괴리가 발생했으며 현재 수립한 사업계획과 실제 실적 사이에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투자위험요소에 명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해당 제품의 성장세가 꺾일 경우 회사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며 “매출이 한 제품에 집중된 구조라면 해당 제품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오는 12월부터 상장사 조직개편 때의 합병가액을 시가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 적용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합병가액 산정 기준을 시가에서 공정가액으로 전환하고, 외부평가와 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0월 6일까지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12월 9일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법 개정에 맞춰 추진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주권상장법인이 합병이나 분할 등 조직개편을 추진할 때 합병가액 산정 시 기존의 시가 외에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공정가액을 적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기존의 획일적 산정방식은 삭제되고, 거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가치평가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또한, 이사회는 합병 등의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해야 하며, 외부의 객관적 평가기관으로부터 가액과 거래조건의 적정성, 평가 방법의 타당성, 주요 가정의 합리성, 평가상 어려움 등에 대한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증권신고서와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특별위원회 설치 등 공정성을 위한 조치가 있을 경우, 이사회 의견서에 해당 내용을 포함해 공시하도록 했다. 계열사 간 합병 등 특수관계가 있는 법인 간 거래의 경우에는 출자, 채무보증, 임원 겸직 여부, 지분 변동 내역 등 이해관계 정보를 증권신고서 본문에 기재하도록 해, 투자자가 거래 당사자 간 이해관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거래조건이 설정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에도 기존의 기계적 산정방식 대신 시가,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반영한 매수가격을 외부 평가기관이 평가하고,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합병 등에 반대하는 주주도 보유 주식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받아 정당한 투자 회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규제 심사와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법제처, 차관·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12월 9일 자본시장법 시행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이슈&인사이트] 성장으로 빚을 갚는다는 약속, 그 청구서는 누가 받는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화법은 일관된다. “40조 달러라는 숫자에 마법 같은 것은 없다. 우리는 성장을 통해 빚에서 벗어날 수 있다." G20에서도 CNBC 인터뷰에서도 반복된 이 말은 사실상 미국 재정 전략의 선언문이다. 증세도, 지출 삭감을 통한 긴축도 아니다. 관세 수입과 국채 바이백으로 당장의 불을 끄면서, AI가 만들어낼 생산성으로 부채의 절대액이 아니라 GDP 대비 비중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도 이 그림 안에서 움직인다. 인플레이션이 3%대 중반을 웃도는데도 시장은 그에게서 금리 인하 신호를 기대하고, 재무부는 장기금리를 억누르기 위해 채권 시장에 이례적으로 개입한다. 월가에서 “스스로 한계를 설정한 자멸적 전략"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이 성장 서사가 현실화되기까지의 시차다. AI 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세수를 늘리기까지는 최소 몇 년이 걸리지만, 청구서는 지금 날아오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중동發 지정학적 긴장 때문이고, 미 국채 금리가 들썩이는 것은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자금 수요와 재정 적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겹친 결과다. 경제의 온기가 서민 가계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기름값과 대출금리, 카드 리볼빙 이자는 지금 청구서로 날아든다. 성장의 과실은 AI 관련주와 부동산을 가진 자산가에게 먼저 쌓이고, 고금리·고물가의 부담은 임금노동자와 무주택 서민에게 먼저 전가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를 “부자를 위한 정책"으로 단정하는 것도 성급하다. 폴 크루그먼도 최근 장기금리 급등 원인을 행정부 실책보다 AI 붐에 따른 자금 수요 급증에서 찾았다. 지금의 고금리는 워싱턴이 서민을 버리기로 “선택"한 결과라기보다, 세계적으로 동시에 벌어지는 기술 투자 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든 구조적 국면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그 국면 속에서 증세 대신 성장을 택한 것은 고통 분담 방식을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증세는 자산가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 반면, 고금리·고물가는 서민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성장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행 과정의 고통 배분이 역진적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15일 상원 표결을 국가부채 해법으로 곧장 연결 짓는 것도 성급하다. 이날 상원이 다루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부채 감축 법안이 아니라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SEC·CFTC 감독 권한을 정리하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다만 통과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서 발행사들이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대거 사들여, 결과적으로 국채 수요를 늘려 금리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분석이다. 부채를 “해결"한다기보다 국채를 소화할 매수 주체를 늘리는 간접 경로에 가깝다. 그마저도 15일은 법안 가결이 아니라 본회의 토론 개시 여부를 정하는 절차적 표결(클로처)이며, 60표를 채우려면 민주당 의원 최소 7명이 필요하고 트럼프 일가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둘러싼 협상이 막판까지 꼬여 있어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다. 결국 미국이 걷는 길은 확실하지만 값비싼 증세 대신, 불확실하지만 부담 적은 성장 처방이다. 그 선택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효과를 내기까지의 시차 동안 발생하는 고통을 자산을 가진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이 똑같이 나눠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짚어야 한다. 서민들이 이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느냐는, AI가 약속대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속도와 정부가 그 충격을 얼마나 흡수해주느냐는 두 변수의 경주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도 AI 성장을 선택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다. 성장의 청구서는 일단 서민에게 먼저 날라 올 거다. bienns@ekn.kr

‘3연임 제한’보다 먼저 나온 KB의 답...지배구조, 자율이냐 규제냐

KB금융지주가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교체를 선택하면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집권을 둘러싼 지배구조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을 견제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KB금융의 이번 인선이 회장 연임 제한을 둘러싼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결과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예상 밖의 인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1일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를 이끈 양종희 현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양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만큼 금융권에서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평가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KB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교체를 택한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연임했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연임을 확정했다. KB금융의 이번 결정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에 균열을 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선은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맞물려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과 폐쇄적인 승계 구조를 문제로 보고 CEO 선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금감원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두고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이너서클'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CEO 선임·승계 절차의 공정성, 이사회 독립성, 장기연임 방지 등을 논의해왔다. 당초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앞서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KB금융 회장 후보 선정 절차가 시작되기 전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산됐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예고한 7월 발표와 국회에 제출한 8월 발표 계획도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발표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핵심 쟁점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을 어디까지 제한할지다.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거나 3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게 하는 방안 등이 거론돼왔다. 반면 민간 금융회사 CEO의 임기를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경영 자율성과 주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해외에서도 일반 민간기업 CEO의 연임 횟수를 법으로 제한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기보다 연임 과정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게 하거나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의 선택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제도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으로 연임을 제한하기에 앞서 현직 회장의 경영 성과와 미래 전략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교체를 결정한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 회추위가 양 회장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유로 이 부문장을 선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 CEO의 실적뿐 아니라 그룹의 미래 전략과 승계 필요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사례를 근거로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사회가 경영 성과와 향후 전략, 승계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현직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일률적인 3연임 제한이 오히려 주주와 이사회의 판단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가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제한을 어느 수준까지 제도화할지가 관건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개선안에는 장기연임 제한과 함께 이사회 독립성 강화, CEO 선임·연임 절차 공시 확대, 성과보수 환수를 위한 클로백 제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성과를 올린 현직 회장의 연임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이번 결정이 향후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논의와 제도 개선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특징주] YTN, 지분 전량 매각 ‘부당 개입’ 확인…상한가

YTN이 15일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지분 매각 과정을 둘러싼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4분 현재 YTN은 전 거래일 대비 29.80% 오른 263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감사원은 2023년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 과정에서 당시 방송통신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는 대기업 등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보유 지분 일부만 매각하기로 협의했다. 이후 방침이 변경되면서 보유 지분 전량이 입찰에 부쳐졌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관련 기관에 주의를 요구하고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시지트로닉스, 로봇·드론용 광센서 APD 양산…강세

15일 장 초반 시지트로닉스가 강세다. 로봇과 드론, 레이저 거리 측정 등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 양산 소식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3분 현재 시지트로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80원(12.26%) 오른 34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시지트로닉스는 가시광 영역인 540나노미터(nm)와 660nm 파장의 단거리 측정용 실리콘 애벌란치 포토다이오드(APD)를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APD는 미세한 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를 증폭하는 고감도 광반도체다. 레이저 거리 측정 장비와 로봇, 드론, 3차원(3D) 스캐너 등에 활용된다. 회사는 현재 양산 중인 제품을 산업용 응용처와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올해 말에는 자동차·산업용 라이다(LiDAR)에 활용되는 905nm 적외선 APD까지 양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자람테크놀로지, 유럽 통신장비사와 반도체 공급계약 해지에 약세

코스닥 통신장비 기업 자람테크놀로지 주가가 15일 장 초반 약세다. 유럽 통신장비사와 주문형 반도체(ASIC) 2차 설계·공급계약이 해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5분 자람테크놀로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94%(4470원) 내린 1만68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2월 8일 유럽 통신장비사와 통신 반도체(XGSPON) 개발 사업을 맺었다. 계약 금액은 230억원이다. 전날 자람테크놀로지는 이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121억원이다. 나머지는 선수금 형태로 이미 받았다. 선수금에 대한 반환 의무는 없다고 회사는 밝혔다. 회사는 전날 공시 직후 공지를 통해 “이번 해지는 당사 계약 위반이 아닌 고객사 사업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고객사와 진행하는 세 가지 사업 중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해 체결한 2차 설계·공급 1건뿐"이라며 “나머지 계약은 이번 해지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회사다. 대표 제품은 통신 반도체(XGSPON) 제품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KRX 애프터마켓 개장 첫날 거래량 7224만주·거래대금 1.8조…거래대금 4.84% 차지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 개설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거래 가능한 종목 수를 크게 늘렸다. 기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약 600개 종목과 달리, 이번에 문을 연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 대부분인 약 2700여 개 종목이 거래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한 약 40곳의 증권사가 애프터마켓 참여 의사를 밝혀 향후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 애프터마켓은 14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정규시장 종료 이후에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첫날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7224만주, 1조8177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정규시장 거래량(9억5만주)의 7.04%, 거래대금(25조8082억원)의 8.03%에 해당한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에서 2218만주, 1조3252억원이, 코스닥에서는 5006만주, 4925억원이 거래됐다. 같은 시간대 NXT 애프터마켓에서는 1217만주, 1조7896억원의 거래대금이 집계됐다. 두 시장이 거래대금을 사실상 절반씩 나누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거래 방식의 변화다. 기존 시간외단일가매매는 10분 단위로 호가를 받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이었으나, 애프터마켓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가 일치하면 즉시 체결되는 복수가격 개별경쟁매매(접속매매)로 운영된다. 정규장과 동일한 메커니즘이 적용되며,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유동성 관리를 위해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장 안전장치도 정규장과 동일하게 마련됐다. 가격제한폭은 기준가 대비 ±30%로 설정됐고, 시장가 호가는 허용되지 않으며 지정가 호가만 가능하다. 정적·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 공시 접수 시간은 기존과 같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로 유지되며, 공시 마감 이후 중대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거래를 정지해 투자자를 보호한다. 투자자가 특정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최선집행의무 기준에 따라 가격, 수수료,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더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전송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KRX와 NXT 양 시장이 애프터마켓 거래를 양분하게 됐다. 이날 KRX 애프터마켓의 거래대금은 국내 전체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4.84%, NXT는 4.76%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23주간 실제 시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모의시장을 운영하며 시스템 안정성을 점검한 뒤 이번 애프터마켓 개장에 나섰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이번 조치가 해외시장과 경쟁하기 위한 자본시장 인프라의 최소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KB 계열사 CEO 연말 인사 변수...이재근 발탁이 던진 첫 숙제

KB금융지주가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하면서 연말 인사 시즌의 향방이 주목 받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 보다 최대 10살 가까이 젊은 회장을 필두로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정문철 KB라이프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등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구 대표와 빈 대표는 지난해말 재신임됐고, 김 대표와 정 대표는 이번이 첫번째 임기 만료다. 이들 대표는 이재근 후보(1966년생) 보다 '형님'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후보가 이날 도어스태핑을 통해 나이를 기준으로 인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으나, 은행·증권·신탁을 비롯한 계열사 보다 세대교체라는 명분이 적용될 여지는 적은 셈이다. 구 대표는 1967년생, 김 대표·정 대표·빈 대표는 1968년생이다. 보험 계열사들은 단기적 어려움과 미래이익 향상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2%·20.4% 줄었으나, 보험계약마진(CSM)은 16.3%·20.3%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코스피 불장'으로 증권 계열사가 퀀텀점프하기 전까지 그룹 내 비은행 1위를 지켜왔고, 현재도 2% 이상의 총자산이익률(ROA)과 16%가 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고 있다. 구본욱 대표 체제 하에서 눈에 띄는 성과는 CSM 10조원 돌파다. CSM은 보험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을 뜻하는 것으로, IFRS17 제도 하에서 중요도가 높은 지표로 꼽힌다. 생명·손해보험사 중 10조원을 넘은 것은 KB손보가 5번째로, 건강보험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가치배수를 끌어올리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향상을 비롯한 악재를 버텨냈다. 업계 최초로 전통시장 대상 지수형 보험을 출시한 것도 특징이다. 구 대표의 약점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하락이다. CSM을 늘리는 과정에서 요구자본이 덩달아 불어나면서 200%대 재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KB라이프도 정문철 대표의 리더십 하에 종신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가져갔고, CSM을 끌어올렸다. KB라이프는 서울에 프리미엄 요양시설 '강동 빌리지'를 개소하는 등 자회사 KB라이프케어를 앞세워 보험업계 시니어 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킥스 비율은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240%를 상회하면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투자손익의 중요성이 중요해진 흐름에 편승하고, 영업 조직을 키워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금융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매파적 스탠스에 시장이 반응하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의 수익성은 오히려 상승했다. KB국민카드는 카드이용금액 성장이 실적을 뒷받침했고, 김재관 대표 주도로 기울인 건전성 관리 노력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금융지주계 카드사 중 가장 양호한 연체율을 기록 중으로, 연체의 질도 우수하는 평가다. KB금융이 글로벌에 눈을 돌리는 것도 김 대표에게는 호재다. 태국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의 파이를 키운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빈중일 대표는 현재 금융지주계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임기 3년차를 보내는 중으로, 자동차(오토)·리테일·기업·투자 금융이 어우러진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해외사업의 주축은 할부금융을 비롯한 동남아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높지 않고 손실 흡수 능력도 충분하지만, 6월말 기준 각각 1.51%·10.57%인 ROA와 ROE는 제고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쟁력 제고에 방점을 두면서 기존 대표들의 '성적표'를 더욱 냉철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면서도 “이 후보가 비은행 계열사 대표를 맡아보지 못한 탓에 신중한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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