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생산적 금융,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신년사]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금융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자"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2030년이 상징하는 중장기 미래를 타깃으로 그룹 중기 전략 'Great Challenge 2030'을 수립했다"며 “올해 경영 슬로건은 'Great Challenge 2030, 미래 금융을 향한 대담한 실행'"이라고 밝혔다. 진 회장은 “먼저, 인공지능 전환(AX), 디지털 전환(DX)의 속도를 높이자"라며 “AX, DX는 단순히 수익 창출이나 업무 효율성의 수단이 아닌 생존의 과제다. AX를 통해 신한의 본원적 경쟁력을 더욱 증강시키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은행과 증권은 One 자산관리(WM)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시니어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험과 자산운용의 시너지를 통해 자산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에서도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향후 그룹의 성장은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달렸다"며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 기업들의 동반 성장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과 미래의 변화를 꿰뚫어 보는 선구안은 생산적 금융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며 “인력, 조직, 평가체계 전반을 강화하며 실행력을 높여가자"고 밝혔다. 이어 진 회장은 “2026년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금융인의 기본적인 의무와 혁신에 대한 절박함이 조직의 DNA이자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완결’ 선제 구축” [신년사]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 연계 및 통화, 외환 관련 정부정책 공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최근 활발히 논의 중인 원화 스테이클코인 법제화를 언급하며 “우리는 그동안 금융의 후발주자로서 검증된 방식을 빠르게 취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시장에 안착해 안정적인 성과를 일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코인 발행 및 준비금 관리, 안전한 보안체계를 확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실생활 연계를 위한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해 코인 유통망을 완성하고, AI 기술 연계 및 통화, 외환 관련 정부정책 공조를 통해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금융의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지금, 우리는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참여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새로운 룰을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라고 주문했다. 함 회장은 올해 하나금융그룹 본사의 청라 이전이 그룹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은 올해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에 이어, 하나드림타운 프로젝트의 마지막인 그룹 헤드쿼터 조성사업을 마무리한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다. 함 회장은 “청라의 새로운 사옥은 경계와 장벽이 사라진 열린 공간"이라며 “그룹의 디지털 인프라와 인력이 집중돼 디지털 접근성이 향상되고, 시너지 창출이 한층 용이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우리는 소통과 배려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업을 실천해야 한다"며 “부서 간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을 통해 수평적인 협업 문화를 정착시키고,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계열사 간 협업을 숙명으로 인식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 회장은 “새로운 공간에서 우리의 역량을 재정비하고, 낡은 관행을 탈피해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첨단 업무환경과 혁신된 조직문화가 결합돼 하나금융그룹이 디지털금융을 주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 한 해,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자"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예대마진의 종말…금융권, ‘수익 공식’ 다시 짠다 [금리의 시간]

금융권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의 이자 중심 영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단순히 이자로 돈을 벌기는 점점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더해 생산적 금융 확대에 대한 정책적 요구도 거세지며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중심 구조에서 비은행 강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등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산업도 부상하며, 은행은 정통적인 영업 전략을 고수하기보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024년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2.5%까지 낮췄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국내 가계부채 부담, 1500원을 넘보는 원/달러 환율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며 인하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더뎠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순 이후부터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p) 인하 후 4회 연속 동결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향후 3개월 후 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을 통해 금리 인하와 동결 의견을 3대3으로 제시하며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인하와 동결 의견이 맞서며 금리 인하 기조가 사실상 멈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추가 인하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경제의 잠재력 대비 성장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갭이 여전히 마이너스(-)인 점은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GDP 갭은 실질 GDP와 잠재GDP 차이를 의미한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갭은 축소되나 GDP 갭은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라며 “올해와 2027년 잠재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해도 GDP 갭률은 -1%대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은 잠재 수준으로 회복하는 정도로, GDP 갭이 빠르게 축소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은 은행의 이자장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과도한 예대마진을 경고했다. 국회에서는 은행이 가산금리에 각종 비용을 반영할 수 없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각종 출연금과 지급준비금, 교육세 등을 은행 가산금리에 포함하지 못하게 한 내용이 핵심으로, 금융당국은 이 조치로 대출금리가 약 0.2%p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속도와 시장금리의 상승 추세, 은행의 비용 우회 전가 여부 등에 따라 실제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미 연준은 올해 금리를 한 차례만 인하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 전반에서는 높은 금리와 이자 중심 영업에 의존해 온 기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금융권 시선은 자연스럽게 비은행과 자본시장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예금과 대출 중심의 전통적인 구조만으로 은행이 과거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이자 수익은 전년 대비 약 4%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은 투자와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고,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도 적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 장기적으로 금리 변화에 덜 의존하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등 가계대출 중심의 금융 흐름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벤처·혁신기업 등 실물 경제에 긍정적 흐름을 주는 생산적 영역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대출이 아닌 투자 중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요구한다. 기업의 현재 재무상태보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도는 높아지지만, 펀드나 증권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채권이나 주식 등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정부는 생산적 금융 일환으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인공지공(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첨단산업과 관련 생태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매년 30조원씩 향후 5년간 자금을 공급한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에 각각 80조~11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한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벤처캐피탈(VC) 등 그룹 자회사가 함께 참여하며, 은행이 직접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은 비은행 부문이 맡아 위험을 분산한다. 여기에 금융 환경의 급격한 변화 또한 은행권의 예대마진 중심 수익 구조를 흔들고 있다. 송금, 지급결제 등 빅테크, 핀테크 공습이 이미 본격화된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도 속도를 내며 은행의 예금 기반 송금·결제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선점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새롭게 열릴 금융시장의 주도권이 은행이 아닌 다른 업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대마진에 의존한 성장 전략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으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은행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 시장은 향후 금융시장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금융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관련 기술과 인프라 확보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오천피 시대-②정책] 지배구조 개편 드라이브…2026년 ‘신뢰 자본시장’의 시험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 제도 손질이 본격화되고 있다. 상법·자본시장법 개정과 배당 세제 개편, 자사주 제도 정비, 불공정거래 제재 강화까지 정책 패키지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2026년은 제도 변화가 기업 경영과 시장 신뢰에 실제로 반영되는 첫 해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배구조와 시장 투명성을 강화해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새 정부의 자본시장 개편안은 단기적으로는 기업 규제 강화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성격이 짙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사의 충실의무 명문화, 자사주 활용 규제 등이 동시에 논의되며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변화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는 대주주의 이사·감사 독식 구조를 흔드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시각에서는 한국 시장의 고질적 리스크로 지적돼 온 지배구조 불투명성을 완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운영은 여전히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주주총회 개최일이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관련 공시가 법정 최소 기한에 맞춰 이뤄져 주주들이 충분히 검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도 도입뿐 아니라 주주총회 운영 방식과 정보 공개 수준까지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은 기업 경영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자본시장 정상화"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시장이 지배구조를 핵심 투자 리스크로 재평가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설명이다. 2025년 내 입법과 시행령 정비가 마무리되면, 2026년은 제도 변화가 기업의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주주총회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에 따라 대주주 영향력은 축소되고, 소액·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이 이사회 구성에 실질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존과 다른 후보 추천과 이사 선임 경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당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부와 여당은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며 최고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당 확대에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배당소득 과세제도는 배당소득과 자본이득 간 과세 중립성이 결여돼 있다"며 “이로 인해 세 부담 측면에서 자본이득을 선호하게 되고, 배당소득 과세체계의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당보다 자본차익을 선호하도록 설계된 세제가 주주환원 확대에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제도 개편도 기업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활용해 온 '자사주 매입→우호 지분화' 방식이 제한될 경우 자사주는 주가 방어와 지배력 유지 수단이 아니라 소각과 환원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특성상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해 대체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다"며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 온 구조가 해소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소각 확대가 유통주식 수 감소로 이어지며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주가 탄력성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 강화 역시 변수다. 이사의 충실의무 명문화와 감독 책임 확대는 내부통제, 공시, 위험관리 체계 전반의 정비를 요구한다. 황 연구위원은 “주주총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경우 지배구조 개선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주주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실질적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야 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공정거래 제재 강화와 공매도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미공개정보 이용 적발 강화와 감시장치 고도화가 본격 가동될 경우,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실제로 검증되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은 정책 효과가 주가와 자금 흐름에 반영되는 첫 해다.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는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지주·대형 IT 종목을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정상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배당 정책과 지배구조, 시장 투명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제도 변화가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자금 유입 여지도 커질 수 있다. 기업의 재무 전략도 변화 압력을 받는다. 현금 보유만으로는 '미래 투자 의지가 없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사내 유보 축소, M&A와 신사업 투자 명확화 등 보다 적극적인 선택이 요구될 전망이다. 이번 자본시장 개편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들어온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2026년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기업의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가 다시 시장 평가로 연결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 신뢰 회복 여부가 코리아 프리미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 속에, 제도 변화가 밸류에이션 정상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시장의 판단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배당, 자사주 제도가 동시에 손질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투자자 신뢰가 회복될 경우 한국 증시의 구조적 저평가가 완화될 여지는 충분하다"며 “제도가 실제 기업 의사결정과 주주환원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지가 코리아 프리미엄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햇살론 금리인하, 육아휴직자 주담대 유예...새해 ‘달라지는’ 금융제도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함께 2026년 차주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한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금리를 큰 폭으로 낮추는 한편 차주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한 번만 신청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마다 자동으로 금리인하를 신청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은행 등 다른 금융사처럼 상호금융권도 대출 실행에 소요되는 실비용만 반영하도록 중도상환수수료를 개편한다. 실비용이란 자금 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 대출 관련 행정 및 모집비용 등을 뜻한다. 그간 상호금융권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산정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이달 2일부터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이 개편된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이란 제도권 금융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책서민금융 지원마저도 받기 어려워 불법사금융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저신용, 저소득 취약계층에 소액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등의 기준을 충족하면 최대 100만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대출은 금리가 15.9%이고, 1년 만기일시상환 방식이라 오히려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실질금리를 5~6%대로 낮추고, 대출을 전액 상환하면 납부이자 50% 페이백제도를 신설했다. 상환방식도 2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변경된다. 1월 2일부터 기존 근로자햇살론, 햇살론뱅크, 햇살론15,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4개는 햇살론 일반·특례보증 2개로 통합된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업권은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고,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수준은 기존 15.9%에서 12.5%로 인하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9.9%까지 추가로 낮아진다. 올 1분기 중에는 금리인하요구권 자동신청 서비스가 도입된다. 생업에 바쁜 차주가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수용한 것이다. 앞으로는 차주가 한 번만 동의하면 금리인하요구 가능성이 있을 때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자동으로 금리인하를 신청한다. 2분기부터는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우체국 등을 방문해 은행 서비스를 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은행대리업이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우선 전국 20여개 총괄 우체국 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대출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지역은 현재 협의 중이다. 이밖에 올해 1월 말부터 육아휴직자는 전국 거래 은행 영업점에서 은행권 자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원금상환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육아휴직으로 일시적 상환 부담이 커진 차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저출생 문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한 제도다. 신청일 기준 차주 본인 또는 차주의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이면 신청할 수 있다. 대출실행 후 1년 이상이 지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신청 시점 기준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인 1주택 소유자 대출이 대상이다. 원금상환유예 제도를 신청할 때는 재직회사의 '육아휴직 증명서' 등 휴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휴직기간이 명시돼 있어 신청일 기준 실제 육아휴직 중임이 확인돼야 한다. 원금상환유예는 최초 신청 시 최대 1년간 가능하다.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육아휴직이 지속되고 있다면, 1년씩 최대 2회까지 연장 가능하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입지 좁아진 ‘지방은행’, 새 행장에 재도약 전략 맡겼다

BNK부산은행과 전북은행, 광주은행, iM뱅크가 나란히 새 행장을 맞이하며 새로운 경영 체제를 갖췄다. 지방은행은 지역경기 침체와 인터넷전문은행 공세 등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새 행장들은 조직 재정비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등으로 은행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행장들을 모두 교체하는 인사 쇄신을 단행했다. 먼저 그룹 내 캐피탈을 이끌던 비은행 부문 대표들이 은행 수장으로 이동한 점이 눈길을 끈다.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차기 부산은행장과 전북은행장에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와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두 신임 행장은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캐피털사를 그룹 주요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NK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그룹의 13.1%를 차지하며 비은행 부문을 주도했다. JB우리캐피탈은 그룹 내 비중이 31.5%까지 높아져 전북은행 비중(26.6%)을 넘어섰다. 비은행 부문에서 검증된 경영 성과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으로 확산시키도록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주은행과 iM뱅크는 은행 부행장을 행장으로 선임하며 내부 인사를 발탁했다. 정일선 광주은행장은 여신과 인사 등을 두루 거치며 은행 업무 전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정훈 신임 iM뱅크 행장은 지주와 은행에서 기획 부문을 이끈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새 행장들에게는 어려움에 처한 지방은행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지역 경기 둔화 등으로 수익성이 부진했다. 지역 경제에 노출된 고객 비중이 높은 만큼 이자이익이 줄고 연체 증가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을 보면 부산은행은 9.4% 증가했지만 BNK경남은행은 14.2% 감소하며 BNK금융그룹의 전체 은행 실적은 0.8% 줄었다. JB금융그룹에서도 전북은행은 3% 늘어난 반면 광주은행은 7% 감소해 은행 실적이 2.9% 하락했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이 본격화되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 확대됐다. 인터넷은행 공세도 거세다. 비대면 플랫폼 강점과 개성 있는 여수신 상품을 앞세우며 지방은행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부상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누적 순이익 3751억원으로, 부산은행(4209억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iM뱅크는 3666억원, BNK경남은행 2495억원, 광주은행 2336억원, 전북은행 1784억원이다. 케이뱅크(1034억원)와 토스뱅크(814억원) 역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지역 영업을 강화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 기반 영업력의 한계를 지닌 지방은행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AX)은 은행권 전반이 핵심 신사업으로 부상했다. 생산적·포용금융 등 지방은행에 부여된 새로운 역할도 새로운 정체성으로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행장에 대한 쇄신 인사가 단행된 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병오년 맞은 보험업계, 상생금융·노후지원 강화…소비자 편익↑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이 2026년을 맞아 금융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상생 행보를 강화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전기차 확산 등의 변화에 맞춘 상품도 선보인다. 1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오는 2일부터 한화생명·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가 취급하던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이 19곳으로 확대된다. 대상 계약이 없는 일부 기업을 제외한 전 생보사에서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사후자산인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일정부분(최대 90%) 유동화해 의료비 등 생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만 55세 이상인 계약자가 고객센터 또는 영업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유동화 대상계약은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9억원 이하) 담보로, 보험료 납입이 완료(계약기간과 납입기간 10년 이상)됐고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한다. 계약자는 유동화 기간을 연단위로(최소 2년) 설정할 수 있고,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없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서울 한화생명 태평로 사옥에서 가입고객이 느끼는 장점 등을 물었고, 금융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릴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현금 외에 서비스용으로 확대해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4월부터는 출산과 육아기 가정의 소득 감소로 가중되는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업계는 △어린이보험료 할인 △보험료 납입 유예 △보험계약대출 이자상환유예로 구성된 '저출산 극복지원 3종세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청대상은 보험계약자 본인 또는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출산일로부터 1년 이내이거나 육아휴직 기간 중인 경우다. 우선 출산(해당 계약의 피보험자를 출산한 경우 제외) 또는 육아휴직시 어린이보험료를 1년 이상 할인 받을 수 있다. 또한 6개월 또는 1년 중 선택해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 납입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보험료 납입유예가 용이하지 않은 일부 계약은 제외된다. 보험계약대출을 받은 가정은 최대 1년간 대출이자를 상환유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시설 사고배상책임보험 상품은 1월1일부터 출시된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하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첫 판매량 기준 두 자릿수로 올라서면서 충전소 수요도 커진 영향이다.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자는 화재·폭발·감전으로 인한 대인 및 대물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여기에는 전기차 충전사업자와 아파트 등 충전시설 설치 의무가 있는 인원이 포함된다. 보상한도는 1인당 1억5000만원(대인), 사고 한 건당 10억원(대물)이다. 신규로 전기차 충전시설을 운영하려는 사업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과태료 200만원이 부과된다. 단순 민원 처리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기존 금융감독원이 접수·처리하던 민원 중 단순질의와 보험료 수납방법 변경 등 분쟁의 소지가 없는 단순민원은 생·손보협회로 이송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덕분이다. 해당 제도는 이송민원의 세부유형과 기준을 마련한 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건강보험 판매 확대, 불완전판매 및 부당승환 등으로 많아진 민원이 금감원으로 들어가면서 처리 속도가 늦어진 점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생·손보협회는 사적연금 세제지원도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사망할 떄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종신계약의 경우 연금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이 4%에서 3%로 인하된다. 퇴직소득을 20년 넘게 연금으로 수령하면 감면율이 기존 40%에서 50%로 높아지는 구간이 신설됐다. 이는 올 1월1일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10년 이하(30%)와 10~20년(40%)의 원천징수세율은 현재와 같다. 간단보험대리점에서 취급하는 보험상품의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손해보험 상품 판매만 가능했으나, 판매채널 다변화 및 소비자 접근성 확대를 위해 생명·제3보험(상해 및 질병)의 판매를 허용했다. 요양시설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AI 전력 수요·에너지고속도로 겹쳤다…전력 인프라주 재조명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이라는 두 개의 메가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발전 설비 확충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력을 실제로 실어 나르는 송·변전망과 계통 인프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계획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기기·전선·계통 운영 기업들에 대한 중장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책 기대에 그쳤던 전력 인프라 투자가 실제 주가 흐름으로 확인되며 시장의 시선도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간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서해·남해 해상풍력과 호남권 재생에너지를 수도권과 주요 산업단지로 연결하는 초고압 송전망을 대규모로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에너지고속도로는 발전 설비 확대보다 송·변전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전력기기와 전선, 해저케이블 관련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주가 흐름에서도 기대감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LS일렉트릭은 6월 초 대비 12월 중순 약 87% 상승했고, HD현대일렉트릭은 같은 기간 97.5% 급등했다. 송전선로와 전선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되며 대한전선도 같은 기간 약 75.6% 상승했다. 해저케이블 시공 역량을 보유한 LS마린솔루션은 57.8% 올랐고, 대원전선(32.1%)과 세명전기(22.2%)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고속도로가 본격화될수록 송·변전과 해저케이블, 전선 기업들이 핵심 축으로 부각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산업은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명확한 장기 성장 사이클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AI 산업 성장 역시 전력 인프라 기업들의 투자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산업시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상시적으로 소비하며, 전력 수요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고성능 전력기기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이 AI 전력 수요 관련 핵심 종목으로 언급된다. 원전 주기기와 발전 설비를 공급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6월 초 대비 81.2% 상승했다. AI 시대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 필요성이 부각되며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도 같은 기간 61.3% 상승하며 전력 수요 증가 기대를 반영했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184.5% 급등하며 전력기기 업종 내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전력 공급 확대 흐름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손 연구원은 “전력기기는 AI·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테마의 중심에 위치한 섹터"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전력 인프라주 상승 흐름이 단기 정책 테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전력 수요 증가, 재생에너지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라는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전력망 투자가 구조적인 투자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미국 데이터센터, 유럽 전력망 교체, 한국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중장기 성장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발전 설비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전기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보내고 제어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에너지고속도로와 AI 전력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와 송·변전 기업들의 성장 그림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종목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실제 수주 성과와 투자 집행 속도를 확인하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연구원은 “현재 전력기기 업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과열이 아니라 성장 속도의 반영"이라며 “국내 업체들의 CAPA 증설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실적 성장률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우리은행, 디지털영업그룹장에 ‘삼성 DNA’ 외부인사 영입

우리은행이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거친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전문가를 디지털영업그룹 수장으로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삼성전자 MX사업부 출신의 정의철 전 상무를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1일 밝혔다. 정 신임 그룹장은 1월 2일 첫 출근을 시작으로 우리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과 비대면 영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우리은행의 이번 인사는 치열한 '금융 슈퍼앱' 경쟁 속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검증된 기술 리더십을 이식해 플랫폼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디지털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의철 신임 그룹장은 약 28년간 글로벌 IT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온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전문가'다. 그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본사에서 근무하며 선진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와 글로벌 표준 검증 체계를 체득했다. 이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현 MX사업부)에 합류해 2025년까지 약 20년간 재직하며, 'MX사업부 SW품질팀장(상무)'을 역임하는 등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총괄했다. 특히 정의철 신임 그룹장은 삼성전자 재직 당시 대규모 소프트웨어 검증 조직을 이끌며 인공지능(AI) 기반의 테스트 자동화 도입과 고객 경험(CX) 중심의 품질 혁신을 주도하는 등, 삼성 모바일 기기가 글로벌 1위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핵심 임원으로 평가받는다. 우리은행은 정의철 그룹장의 이러한 이력이 AI를 접목한 개인·기업 통합 금융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에 맞춰 '디지털영업그룹'의 역할을 재정비했다. 그룹 내 선임부서를 기존 'WON뱅킹사업부'에서 '플랫폼사업부'로 변경해 플랫폼 중심의 사업 추진 의지를 명확히 했다. 흩어져 있던 'BaaS(Banking as a Service) 사업'과 '비대면 연금 마케팅' 기능 등을 그룹 내로 통합해 실행력을 높였다. 정의철 그룹장은 취임 직후부터 비대면 채널 기반 고객 확대 및 뱅킹 앱의 활성화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특히 '2026년 디지털 사업계획'의 핵심 목표인 △모바일웹 재구축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 △우리WON뱅킹 이용 활성화 △BaaS(Banking as a Service) 기반 제휴 사업 확장 등 굵직한 과제들을 수행하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의철 그룹장은 삼성의 꼼꼼한 품질 경영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연한 혁신 문화를 겸비한 희소성 있는 리더"라며 “그의 합류로 우리은행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철 우리은행 디지털영업그룹장은 “글로벌 빅테크 현장에서 쌓은 소프트웨어 품질 철학과 고객 중심 사고를 금융 플랫폼에 녹여내겠다"며 “고객이 가장 신뢰하고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금융 앱'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1개월 만에 주가 10배 폭등”…지난해 코스피 상승률 1위는

2025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동양고속과 천일고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일∼12월 30일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상승률(시작일 기준가 대비 종료일 종가) 1위는 동양고속(895.92%)이 차지했다. 천일고속이 880.53%로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은 그동안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서울고속터미널 복합개발 소식이 전해지며 불과 한 달여 만에 주가가 10배가량 폭등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6일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복합개발과 관련해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와 본격적인 사전 협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은 서울고속터미널 지분을 각각 16.67%, 0.17% 보유하고 있다. 천일고속은 11월 18일 주가가 3만7850원이었으나 서울고속터미널 복합개발 소식이 언론 등을 통해 미리 알려진 11월 19일부터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지난달 30일 35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동양고속도 11월 18일 7천170원에서 지난달 30일 7만3200원으로 불과 한 달 반 사이 10배 넘게 치솟았다. 지난해 반도체 및 전기·전자 산업의 역대급 호황으로 관련 부품업체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코리아써키트는 429.61%, 이수페타시스는 348.15% 급등하며 각각 상승률 3위와 7위를 기록했다. K뷰티 신흥강자로 불리던 에이피알은 지난 한 해 362.00%(5위) 오르며 화장품 '대장주'가 됐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기기 업황 호조 기대감에 353.18%(6위)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7월 14일 100만8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코스피 4번째 '황제주'에 등극했고, 10월 30일(종가 210만원)에는 200만원 선도 돌파했다. 폐장일인 12월 30일 종가는 178만1000원이었다. 두산그룹주도 지난해 '불기둥'을 세웠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두산우 346.34%(8위), 두산에너빌리티 329.06%(10위), 두산2우B 328.78%(11위), 두산 206.27%(24위)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시가총액이 1월 2일 36위(11조5685억원) 30일 10위(48조2342억원)로 뛰었다. 가스터빈·원전 등 전 세계적인 발전 설비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투 톱'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상승률은 274.35%로 14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호조세에 힘입어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는 전체 코스피 종목 중 네 번째로 높은 364.06% 올랐다. 두 종목은 지난달 11일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일인 10일 종가가 1년 전(2024년 12월 10일) 종가 대비 200% 이상 상승하고, 최근 15일 종가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계기로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상위 100위 종목은 투자경고 종목 지정에서 제외하도록 관련 시장감시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지난달 29일부터 적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5.28% 올랐으나 상위 50위 내 들지는 못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