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석 달 연속 오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나란히 뛰며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는 오히려 좁아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금리는 연 4.64%로 집계됐다. 6월보다 0.14%포인트(p) 높아진 수치로, 지난 4월 4.43%를 기록한 이후 3개월째 상승세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담대 금리가 4.48%로 한 달 새 0.12%p 올랐다.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상승 폭이 더 컸다. 7월 금리는 5.97%로 전월보다 0.25%p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4.19%로 0.12%p 높아졌다.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9%로, 한 달 전보다 5.8%p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90.2%를 기록한 뒤 9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7월 고정형 금리는 4.76%로 한 달 만에 0.23%p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3.97%를 시작으로 10개월째 오름세다. 반면 변동형 금리는 4.35%로 0.08%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두 상품 간 금리 차이는 0.41%p다. 김성준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 차주들이 현재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을 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지는 시장금리 흐름에 달려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김 팀장은 8월 초 시장금리가 한 차례 내려간 뒤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장기금리는 평균적으로 소폭 낮아진 반면 단기금리는 상승하고 있어 월말까지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오히려 낮아졌다. 7월 은행권 기업대출 금리는 4.20%로 전월 대비 0.07%p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4.18%로 0.01%p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4.22%로 0.16%p 떨어지면서 전체 금리를 끌어내렸다. 한은은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출 영업을 강화한 점 등이 기업대출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금리와 달리 은행권의 예금금리는 상승했다. 7월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3.21%로 전월보다 0.13%p 높아졌다. 지난 4월 2.92% 이후 넉 달째 상승하고 있다. 정기예금 등을 포함한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16%로 0.14%p 올랐고, 금융채와 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도 3.48%로 0.12%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06%p로 전월보다 0.17%p 축소됐다. 지난 2월 1.43%p를 기록한 이후 6개월째 감소세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2%p로 한 달 사이 0.05%p 줄었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4.27%로 전월보다 0.04%p 낮아졌다.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지만 기업대출 금리 하락 폭이 이를 웃돌면서 전체 대출금리는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이외 금융기관에서는 예금과 대출금리의 움직임이 엇갈렸다. 1년 만기 기준 예금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4.21%로 0.47%p 상승했고, 신용협동조합은 3.56%, 상호금융은 3.25%로 각각 0.13%p, 0.15%p 올랐다. 새마을금고는 3.48%로 유일하게 0.05%p 내렸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10.51%로 1.03%p 뛰었다.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도 각각 5.16%, 5.15%로 0.14%p, 0.48%p 상승했다. 반면 상호금융의 대출금리는 4.61%로 0.15%p 하락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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