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상반기에만 7조원 이상 늘어나며 전년 말 대비 1%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는 1.5%로, 5대 은행은 이보다 낮게 설정돼 있다. 상반기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하반기에는 '대출 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4조9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4조1378억원 늘어나며, 지난해 7월(+4조1386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증가세가 지속됐다. 주담대 잔액은 615조145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7576억원 늘었다. 전월(+1조1437억원) 대비 증가 폭이 더 커젔다. 주담대는 1조9104억원이 늘어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6704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550억원 증가했다. 전월(+2조1741억원)보다 증가 폭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2조원 이상의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은 올해 4월까지 성장 폭이 주춤했으나 증시 활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늘면서 지난 5월부터 급증했다. 증가분 대부분은 마이너스통장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 제한 등 추가 대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가계대출은 7조2826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767조6781억원) 대비 증가율은 0.9%다. 상반기에는 주담대보다 신용대출 증가 폭이 더 컸다. 신용대출은 3조7019억원, 주담대는 3조5375억원 각각 늘었다.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은 신용대출은 3.5%, 주담대는 0.6%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경상성장률 전망치 절반 수준인 1.5%로 설정했다. 5대 은행 목표치는 이보다 더 낮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은행별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지난해 목표치를 초과해 페널티를 받은 국민은행이 0.59%로 가장 낮았다. 이어 신한은행 0.695%, 하나·농협은행 0.7%, 우리은행 0.71% 수준이다. 일부 은행은 이미 총량 목표치를 넘어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하반기 대출 공급을 줄이고 상환을 유도하며 까다롭게 대출 관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이미 대출 빗장을 더욱 걸어잠그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취급을 중단했다. 지난달 농협은행, 국민은행에 이어 내린 조치다. MCI·MCG는 주담대와 함께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를 제외하면 차주는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서울은 약 5500만원의 한도가 줄어든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5년 고정형 주담대 우대금리를 없애 금리를 최대 연 1.1%p 높였다. 금리가 오르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해 대출 가능 한도가 줄어든다. 이외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대면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고, 8월부터는 대출상담사가 진행하는 집단대출도 중단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연말로 갈수록 대출을 조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올해는 목표치가 더 낮게 설정돼 이런 모습이 이른 시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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