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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설 명절 맞아 전국 17개 복지시설에 3억6000만원 기부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설 명절을 맞아 전국 17개 사회복지시설에 총 3억6000만원을 기부하고 임직원들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시행했다고 1일 밝혔다. 부산·대전·광주 등 전국 13개 수은 지점 직원들은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아동·장애인·취약 고령층 등에게 명절 음식과 필요 물품을 전달했다. 이보다 앞서 여의도 본점 임직원들도 지난달 29일 서울역 인근 노숙인 대상 무료 급식소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배식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본점 임직원들은 오는 4일에도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보육 봉사활동을 펼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눌 예정이다. 황기연 은행장은 “설 명절과 수은 창립 5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아 나눔의 규모를 전년 대비 두 배로 확대했다"며 “전국 지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과의 상생가치를 현장에서 실천했다. 앞으로도 지역 기반 사회공헌을 지속 추진해 상생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 등 101개 기관에 총 160억원을 기부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활동과 헌혈 등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총 76회(약 900명)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씨티그룹과 ‘디지털 자산’ 협력 방향 논의

신한금융그룹은 씨티그룹과 글로벌 사업 확장과 디지털 자산 등 미래 금융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1일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제이슨 리케이트 씨티그룹 글로벌 기업금융 총괄(Global Chair) 등 경영진과 면담을 가졌다. 이번 면담에서 해외 사업 확대에 따른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외화 유동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미국·유럽·아시아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인수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 등 향후 공동으로 참여가 가능한 투자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신한금융은 디지털·AX(AI 전환) 등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씨티그룹과 예금토큰(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한 은행 예금) 등 디지털 자산 기반 주요 사업 현황 및 국경간 통화 결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 전략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진 회장은 “씨티그룹과 20여 년간 이어진 견고한 파트너십은 신한금융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양사의 협력이 한 단계 더 강화돼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동 성장 기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30년 만기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나온다…하반기 출시 예상

금융당국이 30년 만기의 초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를 제외하고 민간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30년 만기 순수 고정금리 상품이 출시되는 셈이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중 민간 금융회사의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 출시와 관련해 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만기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는 30년 순수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 등이 골자다. 상품 출시 시기는 하반기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현재 고정형 주담대로 주로 5년 혼합형(5년 고정+이후 변동금리)이나 주기형(5년 주기로 금리 변경)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리변동성을 줄여 차주의 불확실성을 방지하고 가계부채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고정금리 확대를 유도해왔다. 변동금리 위주로 주담대를 운용할 경우 금리 상승기에 차주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며 이는 대출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담대 잔액 중 고정금리 유형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5.6%, 변동금리 비중은 34.4% 수준이었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만 해도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45.5%(변동금리 5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통계상 고정금리 대출로 잡히는 영역은 5년 고정금리 적용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실제 고정금리 주담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차주가 금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고정형 금리를 선택해도 5년 만기 이후 금리 재산정 시기에 따라 이자 비용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 고정금리를 택한 이유가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 수준은 기존 5년 고정형(혼합형·주기형) 상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고정금리를 적용하더라도 금리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재 혼합형 금리 상단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6%대 중반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5∼6.39%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은행권은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이나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상품 도입에 소극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한은행이 지난 2024년 8월 시중은행 최초로 10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출시했다가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았다. 월 판매액은 수억원 수준에 그쳤다. 차주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금리가 '0'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다.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는 미래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별도의 스트레스 금리가 붙지 않는 것이다. 이에 금리보다 한도에 민감한 차주들에게 상품 선택지가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갈림길 선 이사회] 배수진 친 BNK금융지주…주주 역할 확대 선택

BNK금융지주가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배구조 변화를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와 금융당국의 현장검사가 겹친 가운데, 오는 3월 빈대인 BNK금융 회장 연임이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사전 정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BNK금융은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사회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BNK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이 BNK금융 지배구조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달 30일까지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을 받았다. 지난달 15일 주주간담회에서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6개월 이상 의결권 있는 주식을 1주만 보유해도 사외이사 추천이 가능하며, 발행주식총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도 추천할 수 있도록 해 법인 주주들의 참여 문도 열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 100%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현재 임추위는 사외이사 4명으로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포함해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BNK금융이 이같은 변화를 예고한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지배구조 논란이 자리한다. 지난해 10월 BNK금융 회장 선임 과정을 두고 주주들이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국정감사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투서가 들어오고 있다며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금융당국은 곧바로 BNK금융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가며 사실상 BNK금융이 지배구조 문제의 중심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빈대인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지만 금융당국 기류에 따라 3월 주주총회에서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지배구조 압박이 거세지자 BNK금융은 '참호 구축'이란 비판을 받는 사외이사진부터 바꾸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BNK금융에서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이광주 이사회 의장과 김병덕, 정영석, 오명숙, 서수덕, 김남걸 등 6명으로,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광주·김병덕·정영석 사외이사는 2023년부터, 오명숙·서수덕·김남걸 사외이사는 2024년부터 임기를 수행 중이라 내규상 연임에는 문제가 없다. BNK금융은 내규에 따라 사외이사 임기는 연속 재임 시 최장 5년으로 제한되며, 일반적으로 사외이사는 2년 임기 후 1년씩 연임하는 2+1 임기가 주어진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져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 BNK금융은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채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소 절반 이상이 교체 대상이다. 주주인 롯데 측 인사로 분류되는 김남걸 사외이사 또한 공식적인 주주 추천 절차로 선임된 인물이 아니라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 문제도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이 교수 등 학계 출신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무 경험이 부족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NK금융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정영석(한국해양대 교수), 박수용(서강대 교수), 오명숙(홍익대 전 교수), 서수덕(경성대 전 교수) 등 4명이 학계 출신이다. 전문 분야별로는 금융·경제(이광주·김병덕), 경영(김남걸), 법률(정영석), 회계·재무(서수덕), 정보기술(박수용) 관련 인사는 포함됐지만, 내부통제 등을 다루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인사는 없는 상태다.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 이후 절차도 BNK금융에게 부담 요인이다. 현재 BNK금융에서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롯데쇼핑, 국민연금, 라이프자산운용, OK저축은행 등 7곳 이상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모두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개인 주주 추천까지 고려하면 검증해야 할 후보군이 크게 늘어난다. BNK금융은 임추위에서 후보군을 심사할 계획인데, 적지 않은 후보가 탈락하면 심사 과정에 대한 의문과 보여주기식 제도가 아니냐는 또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다. BNK금융이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채우겠다는 방침에 '노력하겠다'는 표현을 단 것이 자격 등을 이유로 주주 추천 이사를 최종 선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가 추천한 이사를 모두 선임할 수는 없는 만큼 회사 측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며 “BNK금융이 심사 과정에서 후보를 대거 탈락시키면 반발이 커질 수 있어 BNK금융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금융지주들에게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BNK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회장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회장의 이사회 장악력이 커질 수 있는 구조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사내이사 추가와 비상임이사 선임은 향후 이사회에서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침묵 끝, 직접 나선 함영주...하나금융지주 ‘ROE·코인’ 직진 선언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깜짝 등장해 기업가치 제고,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함 회장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나와 직접 비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금융은 작년 연간 순이익 4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1조8719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46.8%로 당초 목표로 한 50%에 근접해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0일 '2025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그 중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정책은 바로 그룹의 ROE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은 그룹 ROE 개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등 그룹의 비은행 자회사들이 투입된 자본 대비 충분한 수익을 시현한다면, 그룹 ROE는 목표 수준인 10%를 뛰어넘어 11% 또는 12%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작년에는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향후 자산건전성 개선 및 손익 구조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올해부터는 그룹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 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꼽았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면,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이 완료되고, 이는 곧 금융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금융은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코인의 활용처를 확보하고, 발행부터 유통, 사용, 환류로 이어지는 하나의 완결된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다수의 금융기관과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향후 플랫폼 및 인프라 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해 확장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영주 회장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나와 기업가치 제고 의지와 그룹의 비전을 공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대법원 1부가 함영주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함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모두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시장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4조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함 회장의 리더십을 입증했다.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로,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사적 비용 효율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주환원 극대화를 위해 기말 현금배당을 주당 1366원으로 결의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이미 지급된 분기배당 2739원을 포함해 총 4105원이다. 기존에 계획했던 배당 규모보다 기말배당을 확대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고배당 기업'의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지난해 매입을 완료한 자사주 7541억원을 포함해 연간 주주환원율은 46.8%로, 당초 목표치인 50%에 근접했다. 이 회사는 적정 수준의 자본 여력을 유지하면서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하고자 올해 상반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1분기와 2분기 각각 2000억원씩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함 회장이 강조한 '비은행 자회사들의 수익 정상화'가 어떤 방식으로 가시화될지 관심이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12.1%로, 2024년(15.7%) 대비 후퇴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3조7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그룹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하나증권(2120억원), 하나카드(2177억원)는 순이익이 각각 5.8%, 1.8% 감소했다. 하나캐피탈(531억원), 하나자산신탁(248억원)은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무려 54.4%, 57.9% 급감했다. 이 중 하나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확대됐지만, 해외대체자산 손실이 발목을 잡으면서 4분기 전체 수익이 감소했다. 그러나 고객자산이 2024년 말 대비 작년 말 약 30% 이상 증가했고, 이달 초 출시한 첫번째 발행어음 상품이 3주간 약 4000억원 규모로 판매되는 등 수익 정상화를 위한 신호들이 감지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동식 하나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상반기 MTS가 개편되면, 브로커리지 수익도 확대될 것"이라며 “하나증권은 2024년, 2025년 각각 2500억원 수준의 견조한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도 이정도 수익 이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에 투입한 자본은 약 14조원이며,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본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그룹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CFO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증권, 캐피탈, 보험사의 성과가 자본 투입 대비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보험사의 기본자본비율, 규제비율을 지키기 위한 자본투입 정도만 가시적으로 보고 있고, 나머지 부분은 (내부 역량을 키우는) 오가닉 성장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가상자산 입법 재촉하는 민주당…당국 고민 길어지는 이유 [K-스테이블코인 시대㊤]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설 연휴 전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막판 조율이 원활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과 '한국은행 견제권'을 두고 여당과 정부당국 내 간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28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제2차 전체회의에서 업종별 규제 차등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 등을 논의하며 입법추진방향을 구체화했다. 이는 민병덕, 안도걸, 김현정, 이강일, 박상혁 의원이 제출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발행 주체에 관한 결정은 미뤄졌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대해 이강일 의원은 “국회와 정부 간 양보 없이 첨예한 이견이 있어 중재안이 양측에 전달된 상태"라며 구체적인 중재안 내용은 추후 합의 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입법추진방향에서 한은 견제권은 한은이 원하는 수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TF는 한은의 감독 권한을 한은이 주장한 '만장일치제'가 아닌 '협의제'로 두기로 했다. 지난 7월 한은은 여당의 논의가 비은행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울자, 비은행 발행 시 관계 기관의 만장일치 결정을 거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TF가 주장한 협의제는 현재 정책결정과정에서 금융위가 한은과 협의하는 절차와 유사한 형태다. 사실상 한은의 비토(거부)권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의 입법추진방향은 정부안보다는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TF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담은 정부안에 대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자문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TF는 자문위원들을 통해 발행 주체를 보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구조로 설계해 혁신 역량과 시장 수요를 동시에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비쳤다. 민주당 법안이 개방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업종을 세분화해 인가와 등록으로 규제에 차등을 두는 방안과 시장리스크 관리를 위한 관련 부처 협의체를 통해 안정성도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행 주체에 비은행을 포함하는 것에 있어 금융당국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제시한 일정에 맞춰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까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하기로 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TF는 지난 20일까지 다시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게 할 것인가에 있어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형태는 한국은행이 주장해온 바다. 시중은행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해야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보고서에서 밝힌 한국은행이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고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경제에 통화정책이라는 처방이 잘 듣기 위해서는 금리 변동성이 크면 안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처럼 코인 하나 당 대응하는 화폐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매입한다. 만약 민간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된다면 발행사의 신뢰도 문제나 운영리스크와 같은 외부충격때문에 코인런이 발생할 수 있다. 코인런이 발생하면 너도나도 코인을 돈으로 바꾸려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국채 수급에 영향이 간다. 국채 수급 변동이 커지면 금리 변동성도 커진다. 둘째, 외환·자본규제를 우회하는 불법거래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보편적 지급수단이 된다면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거래소 밖(장외)에서도 개인지갑을 통한 익명 거래가 가능하고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바로 교환할 수도 있다. 기존 '원화 현금–달러 스테이블코인' 간의 장외 거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장외거래 경로가 추가된다는 점에서도 규제 우회 위험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은행 발행자는 고도화된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 거래 모니터링 및 내부시스템이 은행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기에 불법 금융활동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은 자본 유출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달러 같은 기축통화는 국제결제 및 준비자산으로 사용돼 급격한 환율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비기축통화는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환율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비기축통화국은 대외 충격에 대비해 외화보유액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비기축통화국이면서, 규제체계를 마련했고 실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연합(EU), 스위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이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은행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 없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지만, 비은행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 인가를 요구한다. 싱가포르는 민간 핀테크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이때 은행은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 관리를 맡는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을 주장하는 이유는 규제준수경험이 있는 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인턴기자

[주간증시] 개미가 끌어올린 韓 증시… 2월 조정 시 ‘비중 확대’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며 연초 랠리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모멘텀을 앞세워 장중 5300선을 돌파하며 지수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코스닥은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연일 급등하며 상승 탄력이 크게 확대됐다. 2월 증시는 실적 흐름 대비 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시장을 중심으로 강세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상승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기 조정은 비중 확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7% 상승한 5224.36포인트(p)로 마감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강세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발표가 맞물리며 상승 폭을 키웠고, 장중 한때 5320선을 넘어서는 등 강한 탄력을 보였다. 연초 이후 이어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지수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 우위가 뚜렷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6~30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4조249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기관은 12조1260억원 순매도, 외국인은 2370억원 순매도로 집계돼 연초 급등 이후 차익 실현과 관망 기조가 이어졌다. 기관 내에서는 금융투자가 11조1730억원 순매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연기금 등도 소폭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 자금이 현물 시장에서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비중 조정에 나서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의 상당 부분을 견인했고, 증권과 통신, 보험 등 일부 업종이 뒤를 이었다. 다만 상승 종목 수는 제한적이었다. 지수는 빠르게 레벨업에 성공했지만, 시장 전반으로 매기가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수출주 중심의 선택적 매수 흐름이 유지된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흐름은 더욱 역동적이었다. 지난주 코스닥은 16% 급등한 1149.44p로 마감했다. 5거래일 중 30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전 거래일 대비 상승 장세가 이어졌다. 2차전지부터 로봇, AI, 바이오 등 중소형 성장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지수 탄력이 크게 강화됐다. 연초 조정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되돌림 성격의 매수가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급등을 두고 코스피 자금 이탈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제기됐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이를 구조적 위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닥 강세 구간에서 코스피가 구조적으로 약세를 보인 사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흐름 역시 대형주 이탈보다는 수급 이동에 따른 단기 탄력 회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하락하는 가운데 코스닥만 승승장구하는 상황은 3개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며 “코스닥 상승과 코스피 하락은 동치 관계가 아니며, 이는 과거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 환경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증시는 빅테크 실적과 가이던스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졌지만, 반도체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가시성 역시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월 첫째 주 증시는 지난주의 급등 이후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 고용지표와 주요 빅테크 실적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반도체 업종의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한 지수 하단은 비교적 견조하게 지지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중론이다. 2월 증시는 단기 변동성을 동반하더라도 실적 흐름을 중심으로 한 상승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주도의 실적 전망 상향을 근거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5800p로 상향 조정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향이 지수 상승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반도체 독주 이후에는 업종 순환을 동반한 2차 상승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실적 시즌 이후에는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2월 증시는 조정을 경계 신호로 보기보다 순환매 여부를 점검하는 구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연초 랠리가 단숨에 끝나기보다는, 반도체 이후 어떤 업종이 바통을 이어받을지가 지수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천피' 안착 여부보다 업종 확산과 실적의 지속성이 2월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글로벌 증시는 실적 증가 속도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느렸던 선진 증시가 빛을 발할 시점으로 미국, 유럽, 일본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증시 상승 과정 속 얕은 조정은 비중확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금융권, ‘생산적 금융’ 올인...최대 수혜 업종은 ‘여기’라는데

정부가 경제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고자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해 기존 부동산에서 첨단·혁신·벤처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예금·대출에서 투자로 자금흐름 대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영역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제도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기업, 금융사 등 참여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31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경제대도약을 위한 생산적 금융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적 금융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은 주로 자본시장과 관련된 업권인 증권, 벤처캐피탈 등이다. 이 중 증권업은 자금조달 활성화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영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친화적 정책으로 브로커리지가 호조를 보이고, 차입규제 완화로 인한 직접투자 및 기업대출 규모가 늘면서 증권업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캐피탈업은 신규 벤처투자 결성금액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올해 국민성장펀드가 약 7조원 규모의 간접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는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 운용사 등이 운용하는 하위 펀드에 출자해 벤처, 중소, 중견기업 등에 대한 지분 투자에 활용될 계획이다. 은행권은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규제로 가계대출 성장은 제한되지만, 건전성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대출 및 투자 여력이 확대돼 기업 부문 중심으로 자산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투자 자산과 새로운 영역의 대출이 늘면서 잠재 신용리스크도 함께 늘어나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보험업은 자본 규제개선이 추진되면서 건전성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윤보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 정책은 향후 국내 경제 회복, 성장 모멘텀 마련에 핵심 역할을 하는 금융정책"이라며 “정부와 국영 및 민간 금융사의 효율적인 자금 제공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정책 추진으로 생산성이 높은 영역으로 자본이 이동하면, 국내 총요소생산성이 개선되면서 투자, 생산과 고용이 확대되고, 잠재성장률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기업, 금융사 등 참여 주체들이 협의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본연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전략산업 선정과 기금의 투명하고 신속한 집행, 금융사는 적재적소에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역량 강화, 기업은 효과적인 투자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퇴직연금 ‘기금화’되나…쟁점은 “누가, 어떻게 굴릴 것인가” [머니무브]

▲크레이씨(CRAiSEE)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고, 기금화는 그 대안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노사정과 여당 모두 퇴직연금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는 가운데, 퇴직연금을 어떻게 기금으로 모아, 누가, 어떤 원칙으로 운용할 것인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위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동 주최한 '퇴직연금 기금화의 공적 역할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쟁점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국 노후소득보장체계는 흔히 '3층 구조'로 설명한다. 1층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같은 공적연금, 2층은 퇴직연금, 3층은 개인연금과 자산이다. 이 가운데 핵심 축은 국민연금이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연금만으로 은퇴 후 생활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노인은 약 342만명이다. 이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최저 생계비인 76만5000원보다 적게 받는다. 국민연금공단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월 14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매달 연금이 나와도 '보름을 못간다'는 말이 반복되는 이유다. 특히 월급을 받고 일해 온 대다수 근로자에게 은퇴 후 가장 큰 문제는 '소득 공백'이다. 이 공백을 메울 수단으로 퇴직연금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이름 그대로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적립해 노후에 연금으로 받도록 만든 제도다. 현실은 연금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상당수 근로자는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기보다 퇴직 시 일시금으로 받는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연금을 '깨진 기둥'으로 표현했다. 정 교수는 “퇴직연금 제도가 노후소득보장 제도로서 제 역할을 거의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약 10%씩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5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연 평균 수익률은 2% 안팎에 머물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은 사실상 제자리거나 마이너스다. 가장 큰 원인은 퇴직연금 자금의 약 75%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은 낮은 구조다.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25% 수준에 그친다. 퇴직연금이 개인과 기업 단위로 쪼개져 있어 전문적인 자산 배분이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근로자가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가입만 해두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를 바꾸기 위해 퇴직연금을 기금으로 모아 전문기관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면 투자 대상을 다양하게 나눌 수 있고, 규모가 커질수록 운용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퇴직연금 기금화 논의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에서는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라는 두 가지 쟁점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정 모두 제도 도입 방향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는 기업이 퇴직 시점에 한꺼번에 부담하는 기존 퇴직금 제도와 달리, 근무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사외에 적립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의무적으로 적립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TF에서 검토 중인 기금형 모델은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공적 퇴직연금 제도인 '푸른씨앗'과 유사하다. 가입자가 아니라 특정 운영 주체가 사용자 부담금을 모아 공동의 기금을 만들고, 이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기금형이 도입되더라도 근로자의 선택권은 유지된다. 확정급여(DB)형을 유지할 수도 있고, 확정기여(DC)형 근로자는 여러 운용 옵션 중 기금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금을 누가 운용할 것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국회에는 △국민연금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하는 안(한정애 의원) △국민연금과 유사한 퇴직연금공단을 새로 만드는 안(박홍배·안호영 의원) △전담 운용사를 선별적으로 인·허가하는 안(안도걸 의원) 등이 제시돼 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길 원한다"며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이 참여할 경우 현재 사업자 수수료의 3분의 1, 수익률은 3배도 가능하다"고 했다. 정창률 교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기존 제도를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선택지를 하나 더 추가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이라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이나 근로자는 기존 계약형을 유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모든 근로자를 일괄적으로 기금형으로 전환하기보다, 기금형을 하나의 선택 가능한 제도로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기금 운용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지만, 정 교수는 이에 대해 “아직 기금형 퇴직연금이 제도적으로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곧바로 국민연금 참여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민간이나 중소 규모 기금을 중심으로 기금형을 안정화한 뒤, 그래도 수익률이 낮거나 문제가 지속된다면 그때 국민연금 참여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교수는 단순히 금융기관에 맡기는 방식은 '이름만 기금형'이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존 계약형과 마찬가지로 금융기관이 실질적인 결정권을 쥐게 되면, 기금형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기금형이 작동하려면 영리·비영리를 떠나 독립된 수탁법인을 만들어 운영과 책임 구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다 적극적인 공적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영리형 기금은 기존 계약형과 큰 차별성이 없다"며 비영리 연합형 기금을 우선 도입해 안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근로복지공단도 사실상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자금을 모아 금융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노사 참여형 구조도 제안했다.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연합형 기금을 만들되, 운영과 운용을 분리하자는 구상이다. 운영은 노사 동수로 구성된 이사회가 맡고, 실제 투자 운용은 전문성을 갖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이는 노동조합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기에는 역량과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한 대안이다. 실제 노사정 TF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TF에서는 기금형을 전면 도입하기보다, 일정 유형에 한해 계약형과 병행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노사가 함께 운영하는 '연합형 기금'과 금융기관이 중심이 되는 '금융기관형 기금'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연합형 기금은 이사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금융기관형 기금은 독립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되 노동계 추천 전문가를 일정 비율 포함하는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연금 기금화를 둘러싸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후불임금이자 사유재산인 퇴직금이 기금화되면 정부가 쥐락펴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월 12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퇴직연금 기금화 추진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평생 일한 대가로 적립한 개인의 사적 재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금화는 개인의 운용 권한을 제한하고, 운용 실패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퇴직연금 운용을 하나의 기금으로 집중시키는 것은 정치적·정책적 개입 위험을 높이고, 한 번의 판단 오류가 수많은 국민의 노후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퇴직연금 기금화 추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동진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퇴직연금 기금화의 방향은 공적 기관의 기금으로 일원화가 아니라 기금을 정부가 마음대로 운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계약형과 기금형이 공존하고 공적 기관 이외에도 노사가 공동으로 설립하는 기금, 다른 형태의 기금도 모두 공존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홈플러스 전단채 투자자 “카드사, 회생계획 반대하라”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 투자자들이 또다시 카드사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투자자 구제 방안이 부족한 만큼 카드사들이 반대 또는 부결 의견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카드사가 보유한 홈플러스 회생채권 의결권은 롯데카드가 9.07%로 가장 크고, 현대카드(8.91%)와 신한카드(1.11%)가 뒤를 잇는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카드 본사 앞에 모였다. 실질적 위험 부담자(투자자)에게는 권리가 없고, 위험을 부담하지 않은 카드사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구조를 재설계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롯데카드를 향해 날을 세운 것은 롯데카드의 최대주주가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지분율 59.83%)이며,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88.11%)이기 때문이다. 비대위가 금융당국과 카드사 앞에서 김병주 MBK 회장을 규탄하는 것도 결국 MBK를 겨낭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앞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현대카드가 투자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회생계획안에 동의 의사를 표했다는 이유다. 비대위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납품대금 지연 △회생 검토 △유동성 부족 등의 위험을 드러내고 있었음에도 현대카드가 전단채 발행과 결제 승인을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현대카드가 낮은 수준의 회수율만 확보할 수 있어도 결제카드 수수료를 수령하는 등 투자자들과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에도 착안했다. 손해를 입는 방식이었다면 동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비대위는 카드사들이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하고 위험관리에 실패한 것이 투자자들의 피해로 전이됐다고 주장했다. 개인 피해자가 676명(2075억원), 법인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가 수천억원으로 불어난다는 점도 언급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집회 전까지) 의결권 행사과 관련된 통지를 받지 못했고, 홈플러스와 카드사가 회계적으로 단절됐다고 반론을 폈다. 특히 '카드사는 구조상 단순한 정산·결제 도관 역할을 맡았다'는 비대위의 발언을 들어 투자자 선정 등에 개입하지 않은 카드사가 책임을 져야하냐고 의문을 표했다. 또한 카드사가 반대 의견을 내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표하며 “법원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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