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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미국발 기술주 하락에 2%대 하락...10만전자·60만닉스 깨져

코스피가 간밤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14일 오전 2%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1.94포인트(2.44%) 내린 4068.69다. 지수는 전일 대비 108.72포인트(2.61%) 내린 4061.91로 출발해 대체로 2%대 하락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2667억원, 384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1조6250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이날 지수는 간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모두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해제 후 인공지능(AI) 거품론, 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이 오히려 재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슨30 산업평균지수는 1.65% 하락했고, 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66%, 2.29% 떨어졌다. S&P500 지수의 낙폭은 지난달 10일(-2.7%)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컸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43일째인 전날 역대 최장 기록으로 마침표를 찍고 불확실성이 걷혔지만, 곧 재개될 정부의 경제지표 발표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 탓에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3.56%), AMD(-4.21%), 팰런티어(-6.53%) 등 AI 관련 종목의 낙폭이 컸고, 테슬라도 6.65% 급락했다. 이런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10만원과 60만원 선을 내줬다. 삼성전자는 3.89% 떨어진 9만8800원, SK하이닉스는 6.29% 밀린 57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4.02%), 현대차(-1.26%), 두산에너빌리티(-3.61%), KB금융(-1.20%)은 하락세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57%), 셀트리온(1.74%)은 상승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2.80포인트(1.41%) 떨어진 905.57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17.95포인트(1.95%) 내린 900.42로 출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397억원, 29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195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 1471.9원에 장을 시작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자본법안 와치] 장기 투자 인센, ‘주식版 장특공’…한계 속에서도 방향성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일반 투자자의 장기 투자에 세제 혜택을 주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 일반 투자자가 체감할 실익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식 양도세가 사실상 면제라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좁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시 부양을 위해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동종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 대통령 지시 이후 장기 투자자 대상 세제 개편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올해 말 발표할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국내 주식 장기투자 유인을 위한 세제 지원책을 포함할 계획이다. 우선 배당소득세 조정이 유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장기 보유자 인센티브는 배당소득세 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 양도세는 종목별 50억원 초과 보유자이거나 일정 지분율을 넘는 대주주에게만 부과된다. 소액 투자자는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비과세다. 구조적으로 장기 투자자에게 별도 혜택을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주주에게 혜택을 집중시킬 수도 없어 배당세율 인하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지만, 장기 보유 유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안도 유력한 카드로 꼽힌다. 정부는 ISA가 장기 투자 계좌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현재 ISA는 3년만 유지하면 납입 시점과 방식과 관계없이 순수익 200만원을 비과세한다. 이 때문에 계좌를 3년 동안만 유지하다가 막판에 단기 매매로 200만원을 채워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기 투자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현행 납입 한도는 연 2000만원, 3년간 최대 1억원이다. 비과세 한도는 200만원이며, 초과 수익에는 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국회에서는 이 구조를 크게 넓히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납입 한도를 2억원으로 높이고, 비과세 한도를 500만원까지 늘리는 내용이다. 보유 기간에 따라 비과세 한도를 추가로 주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매년 100만원씩 비과세 한도를 더 주는 구조로, 5년 보유 시 400만원, 10년 보유 시 900만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하다. ISA와 함께 개인형퇴직연금(IRP) 납입 한도를 올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가 장기 투자 유인을 강화하려면 두 계좌의 구조를 함께 손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장기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부동산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며 “현행 제도상 큰 유인 효과는 없겠지만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특공은 부동산을 오래 보유(또는 실거주) 할수록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빼주는 제도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우리나라는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충분한가"라며 “일반 투자자에게 장기 투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세부적으로 잘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대주주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원래 갖고 있는 것인데 부자 감세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그것은 일반 투자자와 분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에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나서는 모습이다. 이튿날인 1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장기 주식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장기 투자자 인센티브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라며 “안정적인 시장 기반을 만들고, 투자자에게도 장기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여러 대안을 검토해 왔다"며 “범부처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현대해상, 3분기 순이익 1832억원…전년비 14.2%↓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실적이 하락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장기 상품 보험금 예실차 확대, 원화 약세 등 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한파'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현대해상은 올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이 1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차보험손익은 -55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되고 지난 7월 집중호우 침수피해가 겹친 탓이다. 일반보험손익(352억원)의 경우 고액사고 발생 둔화와 손해율 안정화에 힘입어 30.7% 상승했다. 장기보험손익은 1815억원으로 27.9% 증가했다.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수익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여름철 호흡기 질환 재유행으로 보험금 예실차가 재확대(-905억원)되면서 발목을 잡았다. 투자손익은 894억원으로 18.1%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일부 자산 평가 손실과 원화 약세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를 포함한 올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6341억원으로 39.4% 감소했다. 전년 일회성 이익(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 환입) 제외시 -24.9% 수준이다. 차보험손익은 -38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장기보험손익(4800억원)은 45.2%, 일반보험손익(1088억원)은 9.0% 줄었다. 투자손익은 3258억원으로 4.0% 향상됐다. 현대해상은 그러나 미래 보험영업이익의 토대를 강화하고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9월말 기준 CSM 잔액은 9조6278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6.7% 늘어났다. 배수 상승으로 신계약 CSM 규모 증가폭이 커진 덕분이다. 향후에도 고수익 상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179.8%로 전분기말 대비 9.8%포인트(p) 높아졌다. 장기채 투자 확대로 금리리스크를 낮춘 결과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초혁신경제 성장 지원”...진옥동 회장, 생산적금융 110兆 활용법

신한금융지주가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원 규모의 'K-성장, K-금융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 신한금융은 과거부터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기업들의 성장을 뒷받침한 만큼 이러한 노하우를 토대로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도 보조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주 발표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와 관련해 '실행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5년간 최대 98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해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혁신기업 중심의 자금순환을 강화하고, 최대 17조원 규모의 포용적 금융을 추진한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반도체 클러스터, CTX(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등 국가 전략산업에 선제적인 자금 공급 계획을 마련하고,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부사장, 부행장 등 실무 담당 임원은 올해 9월 출범한 그룹 통합 관리 조직인 '생산적 금융 PMO'를 통해 전략을 설정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룹 사장단은 지속적인 점검과 평가를 진행하는 한편, 각 그룹사 이사회에서도 생산적 금융을 수시로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신한지주는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맞춰 전문 인력도 채용 중이다. 15대 프로젝트에는 SiC전력반도체, LNG 화물창, 초전도체, 그래핀, 특수탄소강, 차세대 태양광 및 전력망, 초고해상도 위성, K-바이오·의약품, KP-콘텐츠 등이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전담 애자일 조직을 신설하고, 첨단 소재부품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산업리서치, 심사 지원을 담당할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전문가 채용이 완료되면 15대 프로젝트 연구 및 조사,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프로그램 개발 등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올해 9월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 “정확한 신용평가와 함께 산업분석 능력을 강화해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선구안을 키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오래전부터 그룹사 직접 투자, 투자자 연결 등으로 유망 스타트업의 혁신을 뒷받침한 만큼 이번 '초혁신경제 성장 지원'에도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의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은 신한금융의 주요 계열사가 스타트업의 멘토가 돼서 협업과 투자를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증대와 함께 기업의 우수한 기술 및 비즈니스가 신한금융의 각 그룹사에 활발히 접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출범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누적 투자금액 1368억원, 총 516개사 스타트업 육성, 협업 프로젝트 332건 추진, 베트남·일본 등 91개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신한금융은 디지털 전략적 투자 펀드인 SI 펀드를 통해 AI, 커머스, 중고차 경매 및 매매, 기업 임직원 헬스케어, 자율주행 등 53개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3973억원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크레딧첵] 삼성, AI에 밀려난 No.1…‘박학규號’ 쇄신, 높아진 반도체 기대 이겨낼까

최근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를 내주는 이변이 일어났다. 30년 넘게 D램·낸드플래시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삼성전자에게는 낯선 장면이다. 2023년을 기점으로 꺾였던 수익성은 한때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다시 뒷걸음질이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은 삼성에 또 한 번의 기회를 열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중국 배제 흐름은 삼성의 질적 성장 가능성에 무게 추를 달아줬다. 이에 시장은 내년 삼성전자 실적 급등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기대가 이미 과열됐다는 점이다. 실제 성과는 이를 넘어야 '반등'으로 평가 받는다. 경영 쇄신을 내건 조직 개편으로 그 기대를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의 그룹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46조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53조3400억원에서 63% 감소한 2023년(19조6000억원) 대비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여전히 최근 5년 새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21년 60조원에는 한참 못 미친 수준이다. 수익성이 크게 꺾인 주요 원인은 삼성전자에 있다. 삼성그룹 실적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모바일 등 전자부문에 좌우된다. 지난해 기준 전자부문이 계열 전체 매출의 66%, 비금융부문 매출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전자부문에 대한 그룹의 실적 의존도가 절대적인 수준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2022~2024년 평균 그룹 비금융부문의 79%를 차지했다. 전자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가 27%를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이 각각 28%, 14%씩 차지했다. 그룹 영업이익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금융의 경우 우수한 수익성을 꾸준히 시현해왔다. 2022년 금융 부문 전체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감소했으나, 이듬해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1조원 가까이 확대됐다. 한기평은 증권·보험의 경우 국내외 부동산 및 기업금융 관련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 확대가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 저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카드부문은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 메인인 보험과 카드 등의 우수한 수익성은 유지할 것이란 진단이다. 즉, 삼성그룹 전체를 놓고 보면 전자 부문만 잘하면 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부진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5년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4.9%다. 이는 그룹 전체 매출액 CAGR 5.3%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외형 성장이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수익성(이익)은 매년 마이너스 성장세였다. 삼성전자의 지난 5년간 영업이익 CAGR은 -1.9%다. 이익이 매년 평균 1.9%씩 감소했다는 의미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이익은 줄었다는 의미로, 질적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 상반기에도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5.6%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39%로 전년 동기 11.69% 대비 4.3%포인트 하락했다. 역시 외형 성장은 이뤘으나 수익성은 악화한 것이다. 그룹의 중심부가 전자부문인 만큼 전자의 영업이익 성장과 질적 상승이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는 조직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박학규 사장을 신임 사업지원실장으로 선임하며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재정비했다. 기존 임시 조직이던 '사업지원TF'를 상설 기구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한 것이다. 박 사장은 과거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을 거쳐 DS·DX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룹 내 재무와 전략 모두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재용 회장과의 오랜 현장 동행 경험으로 신임이 두터운 핵심 인사다. 재계는 이번 인사를 두고 '쇄신과 안정'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한다.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로 변화를 꾀하는 한편, 검증된 재무통을 전면에 배치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 불안요인은 반도체 부문에서 글로벌 AI 프로세서 제조사인 엔비디아 공급망 내 입지였다. 다행히 삼성전자는 최근 “HBM3E는 전 고객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라고 공식 밝혔다. 구체적인 고객사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도 납품하고 있다는 의미다. 뒤늦게나마 엔비디아의 HBM3E 공급사로 합류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낸 것이다. 내년 본격적인 시장 개화를 앞둔 6세대 HBM4 샘플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출하된 상태다. 이로써 HBM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단기 실적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메모리 부문에서의 이익창출력 개선 정도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의 투자 부담 대응력과 그룹 전반의 재무완충력 변동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2025년 하반기 엔비디아향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고부가제품 재고손실 축소와 함께 이익창출력이 일정 수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흐름은 지난달 말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과의 협력 확대를 공식 언급하면서, 시장은 다시 '삼성 턴어라운드'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 CEO는 지난달 31일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미디어 Q&A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뛰어난 기술 역량을 갖고 있으며, 장기적 파트너로서 HBM4, HBM5, HBM97까지도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상향 조정 릴레이가 이어졌다. SK증권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5조원에서 86조원으로 58% 상향 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cale-out 사이클의 핵심은 메모리 전반의 수요 확대"라며 “이는 HBM1 등 초기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삼성전자의 메모리 실적이 구조적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 부족 심화 속 일반 메모리 생산 여력에서의 우위는 경쟁사 대비 차별적"이라며 “낮은 실적 기저에서 출발한 탄력적 회복과 내년 HBM4 시장 진입에 따른 점진적 기술 경쟁력 회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D램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수익성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4.14%로 전년 동기 11.61% 대비 2.53%포인트 상승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고부가 메모리 비중 증가가 맞물리며, '박학규號'가 맞이한 첫 반등의 신호탄이 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시장의 기대는 이미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AI 반도체 호황이 내년 실적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의 실적을 내더라도 '본전'이라는 평가다. 결국 삼성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려면, 단순히 HBM3E 반등에 그치지 말고 차세대 제품(HBM4·AI반도체 등) 경쟁력과 비메모리 사업의 수익 개선까지 함께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반도체를 제외한 비금융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중장기적으로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등 일부 계열의 영업 둔화가 그룹 차원의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어서다. 일례로 삼성SDI는 올해 약 2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1조원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를 내줬지만,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이라는 기회와 새로운 컨트롤타워 재정비로 경영혁신에 나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CRAISEE(크레이시)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세나테크놀로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배 ↑

세나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 첫날 세 배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8분 현재 세나테크놀로지는 공모가 대비 170.77% 뛴 15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나테크놀로지는 모터사이클·사이클링·아웃도어 어드벤처용 무선 통신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앞서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5만 6800원으로 확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약 318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3168억원 규모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10만전자’, ‘60만닉스’ 내줬다…간밤 미국 기술주 급락 영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4일 장 초반 약세다. 간밤에 인공지능(AI) 거품론 때문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00원(3.52%) 내린 9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만2000원(5.51%) 내린 5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음 달 금리인하 전망 후퇴로 인해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대형 기술주의 집중 매도세로 이어졌다. AI 거품론 영향으로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72%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58% 내렸다. 브로드컴과 AMD, 인텔, ARM, 램리서치도 5%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5%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6%, 나스닥종합지수는 2.29% 내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누보, 美 윌버 엘리스와 코팅비료 공급 계약 체결 소식에 급등

농업 코팅비료 전문기업 누보가 미국의 농업·잔디관리 선도기업 윌버 엘리스(Wilbur-Ellis)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강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8분 기준 누보는 전 거래일 대비 14.70% 오른 1311원을 기록 중이다. 누보는 이날 윌버 엘리스와 2년간 코팅비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품목은 고기능성 용출제어형(CRF) 비료 '하이코트(HI-COTE)' 제품과 골프장·조경·육묘 분야에 사용되는 프로마켓(Pro Market) 전용 제품으로 나뉜다. 이번 계약으로 누보는 북미 전역에서 농업·화학·사료 분야를 아우르는 윌버 엘리스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해 육묘·잔디관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미국 육묘 시장은 캘리포니아·플로리다·오리건 등을 중심으로 약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회사는 북미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육묘용 코팅비료와 잔디용 코팅비료 공급을 확대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누보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우량비료 지정 기업으로 코팅비료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왔다. 앞서 일본 이토추(ITOCHU)상사와도 코팅비료 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넓혀왔다. 누보가 생산하는 코팅비료는 영양분이 일정 기간 서서히 방출되는 용출 제어 기술을 적용해 생육 효율을 높이고 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친환경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회사 누보이엔지가 확보한 국내 골프장 코스관리 경험과 비료 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개발한 잔디용 제품은 영양분 과다 공급에 따른 잎 손상이나 색도 저하를 방지하면서 균일한 생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회사는 해당 기술력이 북미 프리미엄 조경·골프장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케이뱅크, 3분기 누적순이익 1034억원...중저신용 비중 33%

케이뱅크가 기업대출 확대, 고객 증가세를 바탕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 1034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3분기 연속 하락하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33%로 포용금융을 실천했다. 케이뱅크는 올 3분기까지 누적 1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2년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49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0만명 늘었다. 10월 초에는 1500만명을 돌파했다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1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8.5%, 10.3%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이 전체 수신 확대를 견인했다.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는 연 최대 2.2% 금리를 바탕으로 잔액이 전년 동기 약 7조원에서 12조원으로 5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개인 수신 중 요구불예금 비중은 65.6%로 늘었다. 여신 잔액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도 기업대출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케이뱅크는 올 9월 개인사업자 대출 누적공급액 3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1% 급증했다. 올해 여신 잔액 증가 분의 절반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하며 가계대출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특히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이 기업대출 성장을 주도했다. 해당 대출은 3분기 기준 평균 약 연 3.2%의 금리를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잔액이 42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개인사업자 고객 수도 200만명을 돌파하며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여∙수신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케이뱅크의 3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11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비이자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 급증했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운용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고,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에 따라 펌뱅킹 수수료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출비교 서비스와 플랫폼 광고 수익도 확대됐다. 다만, 지속적인 IT 투자 확대와 외형 성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일반관리비가 늘면서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1% 감소한 19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체율은 0.56%로 세 분기 연속 하락하며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4%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5.01%로, 규제 기준을 상회했다. 순이자마진은 1.38%로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케이뱅크는 3분기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건전성 지표 개선을 바탕으로 포용금융 실천에도 힘썼다. 3분기 케이뱅크의 평균 중저신용대출 잔액 비중은 33.1%, 신규 취급 비중은 33.9%로 목표 비중(30%)을 상회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업대출 중심의 외형 성장, 1500만 고객 확보, 건전성 개선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생산적 금융 실천과 디지털자산 혁신, AI 전환을 통해 성장 속도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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