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텍, 무거운 재무부담·대규모 자금조달…증설의 승부수 [장하은의 크레딧첵]](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28.02ed1b32a4af46e9a020eb0ffaa1052a_T1.png)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 개발·제조 전문 업체 심텍이 대규모 신규 시설투자에 나선다. 업계 안팎의 시선은 증설에 투입한 자금을 얼마나 빠르게 실적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과거 불어난 차입 부담은 여전히 무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상당한 규모의 신규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심텍은 최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742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기간은 내년 말까지다. 투자액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의 47.6%에 달한다. 투자 대상은 소형압축부착형메모리모듈(SoCAMM)과 미세회로공법(MSAP), 시스템반도체(System IC) 등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용 차세대 메모리 모듈인 SoCAMM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객사의 수요 전망이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추가 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심텍이 대규모 증설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최근의 실적 회복이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던 심텍은 지난해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심텍의 이자·세전이익(EBIT) 마진은 2024년 -3.8%에서 지난해 0.8%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3.2%까지 상승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도 2024년 3.2%에서 지난해 6.9%, 올해 1분기 8.6%로 개선됐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도 살아나고 있다. 영업현금흐름(OCF)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1분기 10.6%로 높아졌다. 본업의 회복이 손익 개선을 넘어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과거 업황 침체 과정에서 불어난 재무부담이 아직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텍의 올해 2분기 현재 부채비율은 183.1%, 차입금의존도는 40.1%다. 자기자본보다 부채가 약 1.8배 많고, 총자산의 40%가량을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30%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40% 이상부터는 경고 구간으로 본다. 총차입금/EBITDA는 4.5배, 순차입금/EBITDA는 4.3배다. 현재의 EBITDA가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는 데 4년 이상이 걸리는 수준이다. 영업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현재의 현금창출력과 비교하면 차입 부담은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재무상태를 종합해보면 심텍은 업황 회복으로 확보하기 시작한 재무여력을 차입금 축소에 집중하기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다시 투입하는 선택을 한 셈이다. 문제는 투자재원이다. 이번 시설투자 규모는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절반에 육박한다. 현재 보유 현금만으로 이를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외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심텍은 내부 유보자금과 외부조달을 병행해 투자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 가능성은 배제했지만 구체적인 외부조달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올 2분기 말 현금성자산(911억원)은 전체 시설투자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이 유입되더라도 기존 차입금 상환과 운전자본, 기존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감안하면 신규 투자를 자체 현금만으로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향후 어떤 방식으로 외부자금을 끌어오느냐가 재무구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차입을 늘릴 경우 총차입금과 이자비용은 함께 증가한다. 현재도 차입금의존도가 40%에 육박하는 만큼 추가 차입 규모가 커지면 최근 개선되고 있는 재무지표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메자닌 등 자본과 부채의 성격을 함께 가진 조달 수단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단순 차입보다 당장의 재무지표 부담을 조절할 여지가 있지만 향후 주식 전환 등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이 발생한다. 더욱이 투자금은 단기간에 회수되지 않는다. 시설투자는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규 설비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기 전까지는 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그에 따른 재무부담을 심텍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영업현금흐름 개선 속도가 중요한 이유다. 기존 사업에서 충분한 현금을 만들어낼 경우 외부조달 규모를 줄이고 차입 증가도 억제할 수 있다. 반대로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면 투자 집행과 기존 금융부채가 동시에 재무구조를 압박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투자로 심텍의 연간 매출 생산능력이 약 4500억원 추가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규 설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수요가 뒷받침될 경우 이번 투자액을 웃도는 신규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SoCAMM 증설은 고객사의 수요 전망과 요청을 기반으로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에는 현재 생산능력으로 일정 기간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추가 증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가 계획대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된다면 현재의 재무부담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생산능력 확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고객사의 수요 전망이 실제 주문과 출하로 이어지고 신규 설비의 가동률이 빠르게 올라와야 투자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하거나 가동률 상승이 지연되면 투자금 회수 기간 역시 길어진다. 증권가가 이번 증설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유지한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증설 발표 이후에도 목표주가를 17만~19만원 수준으로 유지했다. 성장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실제 수주와 가동률, 실적 기여를 확인하기 전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반영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심텍의 이번 증설은 현재 재무구조에 부담을 더하는 동시에 향후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투자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투자에 성공하면 늘어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높은 레버리지를 낮출 수 있지만, 실적 기여가 늦어지면 기존 차입 부담에 신규 투자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다. 향후 분수령은 조달과 회수다. 내년 말까지 필요한 투자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차입과 금융비용 증가를 얼마나 억제할지가 관건이다. 이후 2028년 신규 생산능력이 실제 주문과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할 수 있는지가 심텍의 재무구조를 가를 전망이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FCF) 개선을 감안하더라도 차입 외 추가적인 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가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제외한 만큼 영구 전환사채 등 메자닌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증설 결정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자금 조달의 세부 내용이 중요하다"며 “조달한 자금 전액이 시설투자에 활용된다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 17만5000원과 전통기판주 가운데 심텍의 상대적인 주가 매력도가 높다는 기존 시각을 유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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