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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이상’ 부자들, 방산株 털고 삼성전자로 갈아탔다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는 3월 원전·방산주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대표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급등한 방산 업종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와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연합뉴스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증권 고객 중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액자산가의 3월 국내 주식 순매수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전쟁 이전인 1~2월에 고액 자산가의 순매수 1, 2위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였다. 그러나 3월 들어 현대차 매수세는 크게 약해졌고, 반도체 대형주 매수는 이어졌다. 현대차는 3월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들지 못했다. 삼성전자 매수 집중도는 더 높아졌다. 1~2월 두 달간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560억원이었다. 3월 한 달 순매수액만 1143억원으로, 앞선 두 달 누적치에 근접했다. 삼성전자우 순매수액 179억원까지 합하면 3월 삼성전자 계열 순매수 규모는 1300억원을 웃돈다. 상위 종목과 격차도 벌어졌다. 1~2월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2위 종목의 1.5배 수준이었다. 3월에는 2위인 SK하이닉스의 3.5배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KODEX 레버리지는 208억원 순매수로 3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상승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상품에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전쟁 국면에서도 증시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매매로 읽힌다. 3월 출시된 KoAct 코스닥액티브도 139억원 순매수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액자산가는 1~2월에도 KODEX 코스닥150을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바 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3월에도 이어진 셈이다. 반면 3월 순매도 1위는 두산에너빌리티였다. 한미반도체와 LG화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역시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다. 이는 기존에 보유하던 원전·방산 관련 종목이 전쟁 이후 강세를 보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긴장 고조와 유가 상승으로 수혜 기대가 부각된 업종에서 수익을 확정하고, 반도체 대표주와 지수 상승형 상품으로 자금을 재배치한 것이다. 1~2월 기준으로는 KODEX 레버리지가 가장 많이 순매도된 종목이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BGF리테일이 뒤를 이었고, KCC와 삼성전기도 순매도 규모가 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환율 널뛰자 거래 ‘폭증’...지난달 외환거래 역대 최대 기록

지난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환 거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하루 평균 11원 넘게 움직이면서 환차익 거래와 헤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을 넘는 과정에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수입업체·해외주식 투자자의 달러 매수가 맞물린 점도 거래량 증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주간 거래 기준)은 일평균 139억1900만달러(약 21조원)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 거래량은 2000년대 들어 20여 년간 하루 평균 60억~9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2023년 일평균 105억9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는 대체로 100억~110억달러 범위에서 형성됐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140억달러에 근접하며 기존 흐름을 크게 웃돌았다. 월간 기준으로 일평균 거래량이 130억달러를 넘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그리고 지난달까지 세 차례뿐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거래량이 일평균 13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2월에는 환율이 1470원선에 근접했다가 1420원대로 빠르게 내려오면서 일평균 거래량이 133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거래량 급증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환율 급변동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환차익을 노린 거래가 늘고, 환위험 관리를 위한 헤지 물량도 함께 증가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환율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은 주간 거래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1.4원이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 전환 기대가 반영되며 환율이 급락했던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당시 평균 변동 폭은 12.3원이었다. 다만 2022년 11월에는 거래량이 일평균 70억달러대에 그쳤다. 연말 효과 등이 겹치며 연평균인 90억달러보다 적었다. 지난달 외환시장은 하루에도 20~30원씩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환율이 크게 흔들렸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환율은 26.4원 급등했다. 이는 미국 관세 충격이 반영됐던 지난해 4월 7일의 33.7원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였다. 지난달 10일에는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면서 환율이 26.2원 급락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어선 지난달 19일 이후에도 변동성은 이어졌다. 지난달 2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유예를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자 환율이 22원 넘게 하락해 1490원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다시 파열음이 나오고 중동 긴장이 이어지면서 환율은 재차 상승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1536.9원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의 시장 대응도 이어졌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당국이 환율 안정 개입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월 말부터 중동 리스크와 함께 환율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안정될 때까지 외환보유액은 한동안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을 넘긴 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늘어난 점도 거래량 확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한 구간에서 보유 달러를 내놓는 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서 수출 업체가 더 공격적으로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면서 “수입업체와 서학개미들의 달러 실수요 매수도 환율 수준과 관계 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서도 변동성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환율이 30원 가까이 급락했고, 다음 날에는 다시 20원 가까이 반등했다. 이달 첫 3거래일의 일평균 거래량은 121억4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재영 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종전 기대감과 국제유가 등락,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와 회피, 국내 증시·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등에 좌우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가 지속될수록 달러당 원화값은 1500원대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거래소가 ‘저녁이 없는 삶’ 만든다 [데스크 칼럼]

한국거래소가 정규장 거래시간을 9월 14일 대폭 확장한다. 넥스트레이드처럼 국내 정규 시장 앞뒤로 프리마켓(장전 시장)과 애프터마켓(장후 시장)을 둔단 거다.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단다. 현재 정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이를 출근 전과 퇴근 후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을 열어두는 것과 유사하다. 장점은 직장인 접근성이다. 출근길 지하철이나 퇴근 후 카페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낮 시간에 주식창을 보기 힘든 '개미 투자자'에게는 투자 기회의 확대다. 글로벌 주요국의 경제 지표 발표나 야간에 발생하는 돌발 변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또 다른 노림수는 글로벌 자금 유입이다. 뉴욕 증시는 일 최대 16시간 동안으로 거래시간을 확대해 글로벌 유입자금을 15~20% 가량 늘렸다. 한국도 각국 개폐장 시차를 감안해 외국의 정규장 시간에 국내 장을 열어두면, 외국인 투자가 더 확대될거라 예상한다. 그러나 뻔한 문제가 예상된다. 뇌동매매 유혹이다.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에만 거래를 할 리 없다. 어차피 근무 시간 중에도 매매할텐데 출퇴근 시간에도 매매하게 된다. 일 8시간 근무시간 중에 눈치를 보며 하던 매매를 근무시간 외에 더 오래 할 수 있게 된 것 뿐이다. 거래액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한정된 투자여력을 어느 시간에 하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개인은 이미 거의 모든 금융자산을 주식에 '몰빵'해뒀을 테다. 동경표준시 기준 출근 시간에 장을 여는 건 호주와 일본 뿐이다. 태평양 위에서 개장하는 증시는 없다. 퇴근 시간엔 길어봐야 홍콩이나 동남아다. 어차피 기존 정규장 시장과 겹친다. 오히려 거래 에너지가 분산돼 주가 변동성만 키울 수 있다. 다른 투자자가 거래하는 동안 포모(FOMO)에 휩싸여 주식창을 들락거리고 매도·매수 버튼만 눌러대게 될거다. 증권사에게도 부담이다. 거래수수료 몇푼 더 받자고 시장 운영 시간 연장에 맞춰 인력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 초과 근무수당이니 1.5배 이상의 비용으로 이어진다. 시스템 운용에도 연 수백억원대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결국 이 비용은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부담은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시스템 안정성 문제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몇 년간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전산 사고를 일으켰다. 거래 시간이 확장되면 시스템 점검과 유지보수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진다. 과부하로 인한 전산 사고가 발생하면 대처하고 복구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생각할 시간이 사라진다. 뉴스를 판단하고 포지션을 정할 절대 시간이 부족해진다. 오늘 나의 딜이 어떠했고, 내일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성찰의 시간(Cooling-time)'이 사라진다. 그러니 생각은 줄고 손가락만 바빠지는 '주식 좀비'가 늘거다. 가장 큰 문제는 직장인의 저녁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거다. 저녁 식사 중에도 뉴스창과 MTS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는다. 아이들은 부모를 거래소에 빼앗긴 채 '주식 좀비'만 보며 자라게 된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이번 달은 끝났습니다”...월말 다가올수록 ‘닫히는’ 대출창구 [이슈+]

정부가 이달 초 기존보다 강화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으면서 추후 시장 변화에 이목이 모인다. 대출 총량 자체를 줄이면서 조건이 충족하면 대출이 나왔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조건과 관계없이 한도가 막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늘어날 전망이다. 당국이 보다 촘촘한 관리 방안도 내놓으면서 연중 내내 대출이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실수요자의 대출 공급 불균형이나 취약층의 사금융 이용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고강도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가계대출 총 증가율 목표치는 1.5%로 제한하며 전년 실적인 1.7%보다 더 줄이기로 했다. 민간·정책금융간 공급 비중을 감안해 정책대출 비중은 현행 30% 수준에서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당국은 금융사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월마다 일정 비율 이하로 유지되도록 하며, 월별·분기별 세부 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총량과 별도로 주담대 관리 목표도 신설해 도입할 방침이다. 임대사업자와 개인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 주담대 만기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며 임차인이 있는 경우 일부 예외만 허용한다. 사업자대출 용도로 자금을 빌려 부동산을 사는 경우 전 금융권의 대출을 3년간 금지하는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이번 방안 적용 이후 수요자 입장에서 대출 문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가 주담대 관리 목표를 도입해 핀셋 관리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 은행권이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을 줄이고, 주담대를 늘리는 방식으로 총량을 조절해왔던 방식마저 허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순차적인 규제 적용 이후 저축은행마저 서민 대출 공급이 1년새 1조원 넘게 줄어드는 등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이 매우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시장 금리도 상승 중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는 등 대출 환경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중저신용자나 청년층은 고금리 2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이 금융사마다 대출 규모를 관리하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에도 LTV(최대 70%)와 대출 한도(2억~6억원)에 제한을 두는 등 풍선효과를 차단하면서 정책금융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금융 절벽과 사금융 내몰림 현상도 우려된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가 1.5% 증가율에 맞춰 하위 계층부터 대출을 거절하는데다 법정 최고금리(20%) 제한으로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은 서민 취약계층 차주를 고려해 금융사의 가계대출 관리실적 집계에 정책서민금융·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분 등 예외 인정 물량을 확대해 최대한 정책 대출 수용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월별 총량관리로 인해 매달 말 반복적인 대출 절벽 현상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당국은 연말로 쏠리던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지만 매달 은행권의 증가율 관리 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잦은 수요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조건임에도 월초·월말에 따라 대출 여부가 달라지거나 수요 조절을 위한 금리 왜곡 현상도 짙어질 수 있다. 당국이 월별 목표를 초과할 경우 다음 달 목표치에서 차감하는 방식의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권이 이전보다 철저한 관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대출을 일으키는 수요자들이 매달 한도소진을 피해 월 초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 하반기나 월말에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에게 공급 불균형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매달 중순 이후 일시적 대출 중단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대출 증가율 목표 자체가 이전보다 타이트하게 설정됐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대출 가능 여유분을 많이 두지 않고 강경하게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전쟁 리스크에 ‘현금 대기’…예·적금 매력은 ‘시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지난달 1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예·적금은 금리 매력이 떨어지며 한 달 새 약 10조원이 빠져나갔다. 5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를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99조9081억원으로 전월 대비 15조477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최근 중동 전쟁 등 영향으로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자 투자 대신 시장을 관망하는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은행의 정기 예·적금 금리 매력이 낮아지면서 자금을 일단 요구불예금에 넣어두는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요구불예금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22조4705억원이 줄었다가 지난 2월에는 33조3225억원이 증가하며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MMDA 잔액은 145조5257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6318억원 늘었다. MMDA는 개인보다 기업이 단기 자금 운용 수단으로 주로 이용한다.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현금을 확보하며 유동성 관리에 집중한 결과로 보인다. MMDA도 지난 1월 7조1725억원 감소했다가 2월에 18조7281억원 증가했고 3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정기 예적금은 한 달 만에 1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잔액은 983조6143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6844억원이 줄었다. 지난 1월 2조4614억원 줄었다가 2월에 10조166억원이 늘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937조4565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4332억원 줄었다. 지난 1월에 2조4132억원 빠졌다가 2월에 10조167억원 늘었지만 다시 하락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46조1577억원으로 2512억원이 줄었다. 지난 1월(-482억원)과 2월(-1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시장금리 상승에도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단리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중 가장 높은 기본금리를 주는 상품은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으로 연 3.2%를 준다. 연 3%대 기본금리 상품은 5개에 불과하고, 대부분 연 2%대 금리에 머물러 있다. 정기적금의 경우 기본금리는 최고 연 3.65%이며, 아이 등과 같은 특정 대상만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제외한 적금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4%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적금은 예치 금액이 많지 않고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구조가 아니라 체감 금리는 정기예금보다 낮다. 은행권은 예적금 이탈에 주목하면서도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란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유동성 관리에 큰 문제는 없다"며 “요구불예금 증가는 은행 입장에서는 긍정적인데 증시 상황에 따라 빠져나갈 자금이기 때문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올해 승부처는 연금·배당·액티브”…금정섭 한화운용 본부장 [ETF딥다이버]

“연금 계좌에서 개인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운용사는 잘 되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안 될 것이다." 3일 서울 여의도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현재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의 핵심을 이렇게 표현했다. ETF 시장이 국내에 도입된 2002년부터 2020년까진 기관 중심 시장이었다. 대표 지수 추종 상품과 레버리지, 인버스 종목 위주로 거래했다. 기관은 보수에 민감해 수수료 경쟁이 치열했다. 금 본부장은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판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ETF 시장이 기관이 아닌 개인 중심 시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ETF 전체 머니 플로우의 80% 정도는 개인 자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수익률'이지만, 사람마다 원하는 상품은 다를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부를 빠르게 불리고 싶어 하고, 은퇴한 사람은 원금을 지키면서 정기적인 배당을 받길 원한다. 금 본부장은 “은퇴자는 결국 월 배당 같은 상품에 관심을 두고, 젊은 세대에는 테마 상품이 더 먹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런 변화에 맞춰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배당형·테마형 상품을 선제적으로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 본부장은 “향후 수익률이 좋을 만한 상품을 한두 단계 먼저 내는 게 중요하다"며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을 잘 깔아놓는 것과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이 한화운용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그대로 따라 내는 전략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남들이 하는 걸 똑같이 할 필요가 없다"며 “똑같은 상품을 카피해서 내는 것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과열된 영역으로는 분배율 경쟁을 지목했다. 월배당·고배당 ETF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 종목에서 발생한 배당금뿐 아니라 매매차익까지 분배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에게 착시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 본부장은 “배당의 원천을 따져봐야 한다"며 “분배율만 높이기 위해 원본을 깎아가며 주는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차익까지 배당에 활용한다면 그 구조를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며 “배당 수익률이 높다는 말만 앞세우는 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반대로 저평가 영역으로는 미국 배당주와 퀄리티 팩터를 꼽았다. 최근 3년간 미국 증시가 빅테크 중심으로 강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배당주가 소외됐고, 그 결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금 본부장은 “올해는 미국 배당주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빅테크 대비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고배당주를 장기 투자와 연금 운용의 코어 자산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장의 코어는 압도적으로 고배당주라고 본다"며 “당장 화제성이 높은 상품보다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자산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배당 매력뿐 아니라 정책 환경 변화가 있다. 금 본부장은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편 흐름이 소액주주 권리 강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유도 등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배당주와 주주환원주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해석했다. “정부 정책은 명확하다. 배당 많이 하고 ROE 올리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관련 제도 변화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배당을 늘릴 유인을 높여주고, 자사주 소각은 자본 효율성을 높여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 본부장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고배당주 ETF PBR이 0.5배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올라왔다"면서도 “일본과 비교하면 여전히 30~40% 싸다"고 말했다. 향후 ETF 시장의 또 다른 승부처로는 액티브 ETF를 제시했다. 다만 액티브와 패시브를 형식적으로 나누는 것보다 어떤 영역에서 실제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 본부장은 “액티브의 본질은 좋은 종목을 잘 고르는 능력"이라며 “사고파는 빈도가 많은 것이 액티브의 본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자가 보는 것은 수익률이고, 그 바탕에는 리서치가 있어야 한다"며 코스닥150이나 초기 성장산업처럼 종목 선별이 성과를 좌우하는 분야에서는 액티브 전략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에만 액티브 ETF 상품을 4개 출시했다. 코스닥150지수 기반의 PLUS 코스닥150액티브, PLUS K제조업핵심기업액티브와 PLUS 글로벌저작권핵심기업액티브, PLUS 미국고배당주액티브 등이다. 투자자 보호 필요성도 함께 짚었다. 금 본부장은 연금형 상품의 경우 금융 이해도가 낮은 투자자까지 폭넓게 유입되는 만큼 설명 책임과 홍보 문구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연금 상품은 온 국민이 가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의 기준을 더 낮은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가령 분배율이 높다고 총수익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장에 더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ETF 업계가 해외처럼 소수 사업자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ETF가 사실상 몇 안 되는 성장 영역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는 성과와 차별화 역량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금 본부장은 “한국은 위너·루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구조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결국엔 제대로 된 액티브와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ETF 시장이 커질수록 운용사의 이름보다 어떤 상품을 어떤 철학으로 만들고,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얘기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롤러코스터 장세 멈출까…‘종전·기준금리’, 증시 정상화 바로미터 [주간증시]

이번주 국내증시는 중동전쟁 불확실성 해소 진행도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하락 여부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 과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첫 거래일인 3월 30일 유가증권시장은 4% 급락으로 출발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등으로 중동 사태가 출구를 찾지 못하며 격화되면서다. 하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74%, 0.7%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한국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확대로 증시가 급락했으나, 종전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등락의 배경으로 중동전쟁 진행상황에 연동된 투자심리 변화가 꼽힌다. 종전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발언과 미국 지상군의 중동 전개가 펼쳐지며 글로벌 증시는 얼어붙었다. 실제로 30일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5.13포인트(0.39%) 내린 6343.72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53.72포인트(0.73%) 내린 20,794.64에 마감했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9.5포인트(0.11%) 오르며 장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종전 기대감이 확산하며 주중 한국증시는 반등했다. 지난 1일 장중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를 “전쟁 이후 누적된 과도한 위험회피 포지션의 되돌림"으로 해석했다.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 역시 지수 하방압력을 더한 변수로 꼽힌다. 구글의 '터보퀀트' 충격으로 메모리 수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반도체주 낙폭이 커졌다. 이에 지난달 31일 삼성전자(-5.16%), SK하이닉스(-7.56%), 삼성전자우(-5.86%)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주 국내증시는 중동전쟁의 경과에 따라 개선 흐름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중순까지 이란 사태 관련 군사 행동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미국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는 법적 기한은 60일이다. 철수 기간까지 포함하더라도 90일을 넘지 못한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내달 중순까지 미국이 협상력 제고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필요한 원유 중 40% 내외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법적 기한 및 미중 정상회담 일정 등을 고려할 경우 이란 사태의 정점은 4월 중순일 여지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역시 변수다. 앞서 미 연준은 금리를 3.75%대에서 2차례 동결했다. 그러나 연준은 1990년 발발한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 당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채 2년물 금리와 연준 기준금리 격차는 49bp에서 30bp로 줄어들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2회에서 1회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수 정상화 과정에서 가장 빠른 회복력을 보일 종목은 반도체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하락 전환 전까지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면 반도체가 지수 반등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면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란에 대한 '초강경 타격' 발언 등 정반대 움직임이 겹치며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금리 및 이익에 대한 기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은 강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한화손해보험, ‘시그니처 시리즈’ 앞세워 여심 잡았다

한화손해보험이 나채범 대표 취임을 필두로 여성보험에 공을 들인 결실을 거두고 있다. 시장 내에서 '여성 웰니스 리딩 파트너' 입지도 다졌다는 평가다. 5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출시 후 한화손보의 장기 상품에 신규 가입한 고객은 직전 1년 대비 38.3% 증가했다. 특히 여성고객이 58.7% 늘어났다. 상품 출시 전 50%를 밑돌던 신규 여성 고객 비중은 56%를 상회한다. 15~49세 여성고객이 102% 급증한 것도 특징이다. 임신지원금 지급 특약이 최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12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는 등 여성 고객들에게 필요한 특화상품을 개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장기손해보험이 1년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것은 해당 특약이 처음이다. 이는 임신·난임 여성의 경제적 부담을 공적 제도와 민간보험이 충분히 보장하지 못했던 점에 착안한 상품으로, 보장개시일 이후 임신 진단이 확정되면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 50만원을 지급한다. 피보험자가 유산 또는 사산 진단을 받는 경우에도 보험금이 1회 지급된다. 급여 난임 진단을 받고 급여 체외수정치료 목적으로 착상확률검사(PGT-A)를 시행하면 최초 1회에 한해 검사비를 지급하는 특약, 치료에 의한 폐경 진단확정시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도 각각 9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받았다. 한화손보는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이혼소송시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을 포함해 올해 들어 5건의 배타적사용권을 여성보험으로 받았다. 손보사 전체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 6건 중 대부분을 휩쓴 셈이다. 이들 특약은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4.0에 탑재된다. 가입자 증가는 판매 호조 및 실적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 1월까지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1.0~4.0의 누적 원수보험료는 6171억원을 넘어섰다. 4.0 버전이 지난 1월 월납환산 기준 28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덕분이다. 이는 보장성 단일상품 최대 기록이다. 앞서 2024년 1월에도 월 20억원 이상의 신계약 매출을 내고, 시그니처 시리즈 판매 8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손보는 LIFEPLUS펨테크 연구소를 중심으로 여성 생애주기·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신규 보장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으로,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여 여성보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최근 고령자 중심의 보험시장 트렌드와 대비해 여성고객에 집중한 것이 성과를 창출했다"며 “보유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는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산적한 업계 과제 풀리나…보험 유관기관장 교체 ‘속도’

보험연구원이 제7대 원장으로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교수를 선임한 이후 수개월간 지연돼 온 보험 유관기관장 교체 작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화재보험협회가 최근 차기 이사장 공모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개발원도 선임 절차가 재개됐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보험연구원이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를 신임 원장으로 선임했다. 전임 원장의 임기 만료 후 약 두 달간의 공백을 거친 뒤 선임이다. 김 원장은 학계(순천향대 교수)와 실무(금감원 자문위원 등)를 두루 거친 보험 전문가로 꼽힌다. 김 원장이 지난달 취임과 함께 임기를 시작하면서 주요 보험 유관기관 수장 인선에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수장 공백을 이어왔던 화재보험협회는 최근 차기 이사장 공모 절차에 착수하면서 기관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내부적인 일정 검토 및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이사장 후보 공모 접수를 시작해 내달 중 면접을 진행하고 6월 초 선임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강영구 이사장이 지난해 임기 만료 후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화재 안전 관리 기관이라는 특성상 손해보험업계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감독당국 출신인 인사가 수장을 맡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보험개발원은 원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절차가 보다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분위기다. 앞서 허창언 원장의 3년 임기가 지난해 11월 6일 만료됐지만 후임 인선이 수개월째 중단된 채 이어져왔다. 차기 보험개발원장에는 유재훈 전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이 사실상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국장은 행정고시 39회 출신으로 금융위 기획조정관과 금융소비자국장을 거친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아직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임추위 구성 등 인선 절차가 공식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두 기관장 인선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영향력 속 질서가 잡히면서 순차적으로 진행된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지난달 신용정보원장에 김미영 전 금감원 부원장이 내정되면서 곧바로 보험개발원장에 유 전 국장이 내정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신정원 자리를 확보하고, 보험개발원장직을 금융위가 가져온 형태로 진행된 모양새다. 유관기관장은 통상적인 공모 절차를 거치지만 사실상 당국과의 사전 협의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한편 연말 정부 인사 지연과 이해관계 조율 등으로 미뤄졌던 기관장 선임 시계가 다시 돌아가면서 정체되어 있던 인력 풀 정리 및 경영 공백 해소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상반기를 기점으로 유관기관이 개별적인 체제 구축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화재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의 경우 보험 요율산정과 리스크 관리 등 크고 작은 해결 사안들이 쌓여있어 당국 및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이 요구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관장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구심점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인선 작업 이후 당국과의 소통, IFRS17 등 규제 안착, AI 혁신 등 급변하는 환경 적응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담대 꺾이고 신용대출 반등…정부 ‘조이기’에 수요 위축 전망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두 달 만에 감소한 반면 신용대출은 넉 달 만에 반등했다.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와 높은 금리에 주담대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최근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729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64억원 감소했다. 지난 1월 이후 두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주담대가 감소하며 가계대출 축소로 이어졌다. 주담대 잔액은 610조3339억원으로 전월 대비 3872억원(0.1%) 줄었다. 지난 1월 1조4836억원 줄었다가 2월에 5967억원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3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연일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데다 주담대 금리가 연 7%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지며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6595억원으로 전월 대비 3475억원(0.3%) 늘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의 증가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1월 8315억원 증가한 후 12월 5961억원 줄었고 올해 1월(-2229억원)과 2월(-4335억원)에도 감소 흐름을 이어가다 지난달 증가 전환했다. 지난달 중동 전쟁에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빚을 내 투자한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발표된 '4·1 가계대출 대책'에 따라 주택 구입 심리는 한동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를 1.5%로 낮추며 전년 대비 0.2%포인트(p) 더 강화했다. 또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을 80%로 낮추기로 했다. 올해 가계부채 비율은 87~87.5% 수준이다. 아울러 은행권부터 주담대 관리 목표를 새로 도입했다.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주담대를 늘리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줄이는 편법적 관리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다주택자의 규제지역 아파트 주담대 만기 연장도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규제가 강화됐고 위반 시 패널티도 엄격히 적용되기 때문에 은행도 가계대출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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