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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도 증시도 도왔다”...금융지주, 상반기 ‘최대 실적’ 예약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되며 2분기 순이익이 8조원을 웃돌고, 상반기 누적 순이익도 1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와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비이자이익 개선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9개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8조3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8조1091억원)보다 2.7% 증가한 규모다. 에프앤가이드는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했다. 이들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6조663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019년 이후 상반기 실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상반기 순이익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13조5952억원으로 처음 13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4년 13조8223억원, 2025년 15조51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전체 실적은 4대 금융지주가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5조56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4494억원)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1조18억원으로 작년 동기(10조4585억원)보다 5.2% 늘어나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별로는 KB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이 1조7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1조6162억원으로 2.5%, 하나금융은 1조2496억원으로 5.5%, 우리금융은 9581억원으로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KB금융이 3조6587억원으로 6.2%, 신한금융이 3조2654억원으로 5.5%, 하나금융이 2조4802억원으로 6.8%, 우리금융이 1조5975억원으로 0.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BNK금융지주는 2분기 순이익이 2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메리츠금융지주는 784억원(-4.0%), JB금융은 2135억원(-0.1%), iM금융은 1579억원(-0.9%)으로 예상됐다. 반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6803억원으로 25.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 기업은행도 7383억원으로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지주들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꼽힌다. 대출 성장세와 금리 상승 효과가 맞물리면서 이자이익 확대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내 증시 활성화에 따른 비은행 계열사 실적 개선도 수익성 제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권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동시에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한때 효자 였는데”...건강보험 전략 바꾼 생보사들

IFRS17 도입 이후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을 견인했던 건강보험 판매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손해율 상승과 금융당국의 보험계약마진(CSM) 산정 규제 강화로 수익성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건강보험 중심의 영업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생보사들은 건강보험 대신 종신보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건강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 21곳의 올 1~4월 사망담보 외 상품군의 초회보험료는 약 1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하락했다. 기업별로 보면 단 4곳만 초회보험료가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448억원에서 506억원으로 향상되면서 순위를 2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7%에서 26.9%로 높아졌다. 업권 최대 규모(약 3만5000명)의 전속설계사와 꾸준한 상품 (개정) 출시가 밑거름이 됐다. 최근에도 연령대별 맞춤 보장을 강화한 상품과 원하는 보장 구성을 선택 가능한 '팩'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한화생명(29억원→41억원)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필두로 하는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앞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치매 보장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의료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행보를 보였다. 또한 보장분석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경쟁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25억원→38억원)은 초경증 유병자를 위한 상품을 출시했고, 업계 최초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언더라이팅시스템도 마련했다. 고객의 건강정보에 부합하는 설계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처브라이프생명의 경우 6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됐다. 건강보험 판매가 축소된 원인으로는 높아진 손해율이 꼽힌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수요는 견조하다는 평가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전에 가입한 상품을 '리모델링'하려는 니즈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인구 증가로 병원을 찾고 입원까지 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간병인 수와 급여가 불어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치열해진 경쟁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수술비 담보 등을 공격적으로 설정한 가운데 로봇·주사 등을 활용한 고가의 치료가 확산된 것도 언급된다. 실제로 보험기간 중 일정기간 이상 재해로 입원하면 지급되는 입원급여금은 5조366억원으로 1년 만에 5316억원 불어났다. 초회보험료와 달리 19곳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KB라이프생명은 20% 이상 늘어났고, 하나생명은 131.4% 급증했다. 10% 이상 증가한 곳도 8곳(삼성·한화·ABL·KDB·DB·동양·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회 이후 보험료 포함한 전체 보험료는 463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매 채널 유지를 위한 시책 지급을 비롯한 사업비 증가분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 셈이다. 기존 영업방식을 고수하면 실적 향상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업계는 내수 부진을 비롯한 이유로 고객들의 '지갑' 사정이 악화된 만큼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 판매 △가족결합 할인 △장기유지 보너스 확대 △고지유형 전환 등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판매 성과를 나타내는 초회보험료가 2024년 1~4월(1910억원)과 비교해도 낮은 것은 판매량 부진과 관련 있는것 아니냐는 반론이 맞선다. 금융당국은 최근 손해율·사업비·해지율 관련 계리가정 규제를 강화했다. 그간 보험사들이 CSM을 부풀려서 기업가치를 '뻥튀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 까닭이다. 이는 건강보험의 마진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했고, 현장의 '온도'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와 달리 건강보험과 종신보험의 신상품 숫자가 비슷하게 형성된 것도 기업들의 손익계산이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종신보험의 경우 강화된 연금 전환 기능이 녹아들면서 입지가 회복됐다. 종신보험을 주축으로 하는 사망담보 상품군의 초회보험료(3011억원)가 6.6% 하락에 그친 것도 건강보험과 대조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경우 예실차 부담 등으로 CSM 배수가 낮아진 반면, 종신보험은 단기납 상품 판매 축소를 비롯한 요소로 배수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달라진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노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주담대도 예금도 오른다는데”...내 통장은 달라질까 [이슈+]

은행권에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은 억제하면서도 예금은 더 확보해야 하는 상반된 과제가 겹치면서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도 함께 높이는 모습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소비자 체감으로는 대출이자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51~7.5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대비 상단 기준 0.5%p가량 오른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해 은행이 일제히 우대금리 축소나 가산금리 인상에 나선 까닭이다. 채권시장 변동성도 대출 금리 상단을 빠르게 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0.7%p 우대금리 종료에 이어 전일부터 우리아파트론 5년 고정형 상품에 적용했던 1.1%p 우대금리까지 종료하면서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달 26일 모기지보험(MCI·MCG) 제한, 대환대출 제한 등 비가격 규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하나은행도 모기지보험 가입을 중단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두 은행 모두 금리 인상보다는 한도 관리부터 시작했지만 향후 수요가 계속해 몰리거나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우대금리 축소나 가산금리 인상도 가능성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주담대 금리감면권을 0.5%p 축소하며 사실상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 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도 경쟁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이는 상황 속에서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은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지만, 실제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오르면 코픽스(COFIX)와 금융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서 주담대도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은행별 우대금리 축소가 이어지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은행 주담대 최고금리가 8% 이상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평균 실행금리도 지금보다 0.3~0.8%p 정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선 동시에 예금금리도 인상하는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지난달 12일 연 2.90∼3.00% 수준이었다가 지난달 말경엔 최고금리가 3%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했다.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기본금리 외에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증시로 자금 이탈 현상이 짙어지자 수신 확보 경쟁이 심화된데다 시장 금리 상승, 수출 호조로 인해 기업의 단기 여윳돈 유치 등이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이 하반기 은행채 만기나 시장 변동성 등에 대비해 안정적인 예금 기반을 늘리려는 움직임에 따라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동시에 인상할 경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방어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예금금리를 올리면 조달비용이 늘어나지만 반면 대출은 총량 규제로 많이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체감 영역에선 금융비용 증가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예금금리가 올라가고 있지만 예금을 할 만큼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보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자금조달과 가계대출 관리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두 금리가 함께 오르고 있지만 은행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조달비용 등에 예전과 같이 이익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반면, 소비자는 대출 수요가 더 높아 금융비용 확대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코스피 6% 급락에 매도 사이드카…장 초반 7800선 내줘[개장시황]

코스피 지수가 2일 장 초반 6%대 급락하며 7800선까지 말렸다. 코스피가 8000 아래로 내려간 건 15거래일만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종목들이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50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7%(537.53포인트) 하락한 7765.88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6% 하락한 7933.10으로 출발했다. 이날 9시7분경 코스피200선물지수가 1분간 5% 이상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30번째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5280억원, 208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2조899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7.31%)와 SK하이닉스(-8.79%)도 급락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메타(+8.81%)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중 잉여 컴퓨팅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메타는 AI 인프라 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수익성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급등했다. 반면 AI 서비스에 대한 자체 수요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면서 빅테크 과잉 투자 논란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27% 급락했다. 마이크론(-10.57%), 샌디스크(-10.62%), 인텔(-9.03%), AMD(-6.89%) 등도 급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SK스퀘어(-9.73%), 삼성전기(-10.84%), 현대차(-3.59%) 등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5.09%(47.38포인트) 하락한 881.97이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61억원, 29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92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내린 1552.3원으로 출발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한화오션, KDDX 우협 선정…강세

2일 장 초반 한화오션이 강세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7분 현재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5300원(5.13%) 상승한 10만8600원에 거래 중이다. 2일 한화오션은 전일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계약 금액과 계약 기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번 사업으로 선체부터 전투체계까지 국내기술을 적용한 이지스급 구축함이 건조된다.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앞으로 방산 부문에서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약세…반도체 투자심리 냉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일 장 초반 나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68% 내린 29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7.81% 하락한 236만원을 기록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10% 넘게 급락했고, 샌디스크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AMD와 인텔 역시 큰 폭으로 내렸으며, 엔비디아도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뒤 그동안 큰 폭으로 올랐던 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건전한 재무상태에도 배당은 ‘쥐꼬리’…트러스톤, 태광산업 부실 밸류업 직격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태광산업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조만간 해당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개주주서한도 발송할 방침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의 최소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한 부실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과 정량 목표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2배에 머무는 핵심 원인으로 소수주주를 배제한 '폐쇄적 자본배분'을 꼽았다. 지난해 태광산업의 결산 배당금 총액은 15억원이지만, 지배주주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5억원으로 시가총액의 0.06%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태광산업이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과 뷰티·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이유로 배당 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트러스톤은 “부채비율이 13.5%에 불과하고 사내에 쌓인 이익잉여금만 4조원대여서 신사업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며 “일반주주 몫의 배당을 논할 때만 적자를 이유로 드는 것은 지독한 자기모순이자 주주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보유 중인 자사주 24.4%(27만1769주)를 소각하지 않고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비판했다. 회사 스스로 PBR 0.22배의 극단적인 저평가를 인정하면서 자사주를 처분하겠다는 것은 주주 자산을 헐값에 넘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어 “즉각 소각해도 부족할 자사주를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이유로 묶어두겠다는 것은 소각을 회피하기 위한 사후적 핑계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으로는 대주주의 우호지분을 유지하고 주주환원 의무를 영구히 회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은 특히 태광산업이 제시한 '2030년 매출 5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8%' 목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2년 주주들의 압박 속에 발표했던 12조원 규모 투자계획이 사실상 이행되지 않았는데도 이번에도 유사한 청사진만 제시했다는 것이다.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방치해 지난해 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도 같은 방식의 계획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제시한 ROE 8% 역시 국내 화학업종의 평균 자기자본비용(8~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사회 내 독립이사 4인에게도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트러스톤은 “정부 가이드라인이 권고한 이사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상법 개정 취지에 맞게 모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해 이번 계획의 결함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밸류업 계획이 수립된 의사결정 과정의 지배구조상 문제점과 이사회 독립성 확보 방안을 담은 공개주주서한을 조만간 이사회에 발송하고, 이를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MBK, 日서는 2조 엑싯·1조 투자…韓 홈플러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일본 시장에서 뚜렷한 투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최근 일본의 대형 시니어케어(노인 요양) 지주회사인 '재팬웰빙'을 미국계 PEF 운용사인 어드벤트인터내셔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2000억 엔(한화 약 2조 원) 수준에 달하는 메가 딜로 평가받는다. 재팬웰빙은 MBK가 2021년 일본 현지 요양 서비스 기업인 '쓰쿠이'의 지분을 인수한 후, 차례로 또 다른 요양 기업 '소요카제'를 받아들여 2022년에 출범시킨 지주회사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고 기업결합(인수 후 통합·PMI)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후, 3~4년 만에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한 대표적인 랜드마크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로 꼽힌다. MBK의 일본 내 행보는 자금 회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회수한 재원과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내 우량 제조 기업을 새로 들이는 등 신규 투자 보폭도 대폭 넓히고 있다. MBK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로부터 일본의 알루미늄 패키징 전문 기업 '알테미라홀딩스'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를 최근 최종 마무리했다. 알테미라홀딩스의 기업가치(EV) 기준 인수 금액은 약 1000억 엔대 초반으로, 한화로는 약 1조 1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 규모다. 알테미라는 알루미늄 캔, 포일, 압연 및 압출 제품 등을 폭넓게 생산하는 일본 내 선두 기업이다. 특히 폐음료캔의 수거부터 가공, 주조, 압연을 거쳐 최종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친환경 자원 재활용(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완벽히 구축해 ESG 투자 관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의 대형 딜과 맞물려 국내에서도 MBK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자산의 회수 가능성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매물로 거론되는 곳이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인 '골프존카운티'다. 지난 4월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골프존카운티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구체적으로 보도됐다. 골프존카운티는 MBK가 지분 58.3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현재 전국에 21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알짜 자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국내 골프 인구 확대로 기업 가치가 크게 치솟은 만큼, MBK가 적절한 매각 시점을 저울질하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자산 최적화와 현금화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처럼 화려한 글로벌 투자 성과와 막대한 자금 동원력 뒤에는 국내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 사태'라는 짙은 그늘이 자리 잡고 있다. MBK가 운용하는 전체 자산(AUM)은 약 325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로 스스로를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 소개해 왔다. 창업자인 김병주 회장은 2026년 포브스 기준 한국 부자 순위 2위(추정 자산 99억 달러)에 오를 만큼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럼에도 대형 오프라인 마트의 업황 악화와 경영 부진 속에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대주주로서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조 단위 대박을 터뜨리고 조 단위 신규 투자를 이어가는 행보가 알려지자, 시민사회와 노동계, 채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홈플러스 사태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분노는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MBK 본사 앞으로 몰려가 고강도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요구는 홈플러스 실질적 주인인 MBK와 김병주 회장이 직접 책임자본을 출연하고 사재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비대위 측은 “현재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회생하고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당장 수혈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대주주인 MBK는 고작 1000억 원 수준의 지급보증을 서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진정으로 홈플러스를 살릴 의지가 있다면 기존 채권자나 전단채 피해자보다 후순위로 담보를 잡거나 사재를 털어 진정성 있는 책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권도 MBK의 독특한 지원 방식을 두고 대대적인 리스크 지적이 제기됐다. 홈플러스 금융 지원에 깊숙이 관여해 온 메리츠금융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MBK를 정면으로 정조준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공언한 홈플러스 지원 규모 4000억 원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김병주 회장의 순수한 현금성 지원은 약 4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이어 “나머지 금액은 향후 최우선으로 돌려받는 공익채권 형태의 대출이거나 기존에 져야 했던 보증채무를 단순히 다른 형태로 대체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메리츠금융은 이를 두고 “경영 실패에 따른 고통과 손실 부담은 전적으로 금융기관과 채권자 등 사회에 전가하면서, 투자 성공으로 얻은 수천억 원의 보수와 이익은 대주주와 투자자가 독식하는 전형적인 '수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이자 시장 상식에 반하는 공정성 훼손"이라고 힐난했다.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MBK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과 함께 사모펀드 고유의 구조적 특성을 항변하고 있다. MBK 관계자는 “그동안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와 회생을 위해 신규 자금 대여 및 수차례의 지급보증 등을 실행하며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법적·재무적 지원을 지속해 왔다"고 반박했다. 또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가 특정 국가(일본)의 포트폴리오를 매각해 벌어들인 이익을 다른 국가(한국)의 부실 기업에 임의로 교차 투입하는 것은 개별 펀드의 독립적 운용 구조와 출자자(LP) 간의 엄격한 계약(약정) 조건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즉, 일본 재팬웰빙을 팔아 생긴 2조 원은 해당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들에게 약정대로 분배되어야 하는 자금일 뿐, 한국 홈플러스의 소방수로 전용할 수 있는 프리캐시(여유 현금)가 아니라는 논리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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