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금융지주들의 전략이 수익성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해 보험사 인수와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투자손익 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 주요 보험 계열사의 순이익은 감소하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비은행 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서 나아가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는지가 금융지주별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 8곳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을 제외한 7개 보험사의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하면서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이 그룹의 과제로 떠올랐다. 보험업은 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요 성장 축으로 꼽힌다. 은행업에 편중된 이익 구조를 보완하고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를 높여 그룹 전체의 수익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는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보험료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들의 관심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보험 계열사들이 그룹의 성장 동력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한 모습이다. KB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KB라이프생명도 2106억원으로 17.3% 줄었다. 신한라이프는 4194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하나금융 계열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은 각각 846억원, 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EZ손해보험과 우리금융 계열 ABL생명도 각각 284억원, 356억원의 적자를 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투자손익 악화가 꼽힌다. 보험손익이 개선된 곳에서도 투자 부문의 부진이 이를 상쇄하면서 전체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KB손해보험은 누적 보험손익이 7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지만 투자손익은 2240억원으로 43.2% 감소했다. KB라이프생명도 투자손익이 55.6% 줄었다. 신한라이프 역시 보험손익이 4744억원으로 17.3%, 투자손익이 1329억원으로 25.7% 각각 감소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보유 금융자산의 평가·처분손익 등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사의 단기 순이익 감소만으로 비은행 강화 전략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은 장기 계약과 자산운용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당기 실적뿐 아니라 신계약 확대와 보험계약마진(CSM), 자본건전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KB손해보험의 3분기 말 보유 CSM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당장의 투자손익 부진에도 미래 보험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영업 기반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도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그룹 전체의 이익 경쟁력에서 비은행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보험·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그룹 전체의 이익 체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누적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KB금융 5조7921억원, 신한금융 5조274억원, 하나금융 3조6243억원, 우리금융 2조658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이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두며 선두를 유지했다. 은행별 순이익에서는 신한은행이 3조6837억원으로 KB국민은행(3조5763억원)을 앞섰지만 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는 KB금융이 1위를 차지했다. 은행 실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금융지주 간 순이익 격차에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도 작용한 셈이다. 특히 KB금융은 보험 계열사의 이익 규모에서 경쟁 금융지주를 앞섰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합산 순이익은 8917억원에 달했다.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의 합산 순이익 3910억원과 비교하면 5007억원 차이다. 이는 두 금융지주의 전체 순이익 격차인 7647억원의 상당 부분에 해당한다. 나상록 KB금융 재무 담당 전무는 실적 발표에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잡힌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며 안정적 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금융지주들이 보험사를 비은행 부문의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해 왔지만 실제 실적에서는 기대했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보험사 인수와 사업 확장으로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투자손익 변동성을 관리하고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비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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