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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취업자 19.3만명 증가…청년 고용 18개월째 감소

10월 취업자 수가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 속에서 청년층 고용률이 18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연령별로 여전히 뚜렷한 편차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점차 굳어지는 모습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과 9월을 제외하면 매달 10만명대 증가 폭을 기록하며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과 30대에서 각각 33만4000명, 8만명 증가한 반면 청년층(15∼29세)은 16만3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p) 낮아지며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로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기준 15∼64세 고용률은 70.1%로 역시 최고 수준이다. 실업자는 6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2.2%로 0.1%p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률도 5.3%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산업별로는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업은 12만3000명 줄며 18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도 5만1000명 줄며 1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감소 폭은 작년 10월(3만3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농림어업도 12만4000명 줄어 구조적 요인에 따른 취업 감소가 이어졌다. 반면 도소매업은 4만6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7만명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며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공연·전시 할인권 지급 등에 따른 영향을 미쳤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12만1000명으로 3만8000명 증가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58만명으로 13만5000명 늘었다. 청년층 '쉬었음'은 40만9000명으로 9000명 줄었지만 30대에서는 2만4000명 늘어난 33만4000명을 기록하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배당소득세·법인세·상속세 줄다리기…‘이재명표 세법’ 첫 시험대

12일 코스피가 이틀 연속 상승해 41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정부와 여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 법인세·상속세 등 세제개편 논의에 들어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후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지난 9월 제출한 세제개편안 심사에 착수했다. 당초 13일부터 본격적인 법안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야 일정 조정으로 인해 순서가 변경됐다. 이날은 국세기본법·징수법 등 기초 세법을 우선 심사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 쟁점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안이다. 소득세법·법인세법·조세특례제한법부터 심사한 후 다음 주 후반에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개인의 금융소득(이자·배당)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최대 45%의 종합소득세 누진세율(지방세 포함 시 49.5%)을 적용받는다. 정부는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를 허용해 이를 35%로 낮추는 방안을 제출한 상태다. 대상 기업은 배당성향이 40% 이상 또는 25% 이상이면서 최근 3년 평균 대비 5% 이상 증가한 기업이다. 전체 상장사(2361개) 중 409개(17.3%)가 해당된다. 정부안이 시행되면 향후 5년간 약 9136억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여야 모두 최고세율을 25% 정도로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배당성향 요건을 아예 없애고 모든 상장사에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소영·안도걸·김현정 의원도 같은 입장인데 지난 10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인하 방침을 공식화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현재 세율로는 배당 확대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재위 소속인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주식시장을 살리려면 장기투자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당정이 이견이 없다"며 “이왕 할 거라면 25%를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걸림돌은 '부자 감세' 논란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고세율을 30% 선으로 절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5%든 30%든 큰 문제는 아닐 것 같다"며 “다만 감세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중산층과 장기투자자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가게 설계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상속세 완화 여부도 논의될 전망이다. 상속세를 내려고 물려받은 집을 처분해야 하는 현실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실제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7억원으로, 배우자공제를 최소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가족이 세상을 떠난 뒤 세금 때문에 집을 팔고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하며 상속세 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에도 현행 5억원인 상속세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 한도를 각각 8억원, 1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공약한 바 있다. 기재위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이 이미 의지를 밝힌 만큼 당내에서도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있다"며 “배우자 동거주택 공제 확대에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으나, 동거 여부와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 포함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상속세 완화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법인세율 조정도 쟁점이다. 기재부는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서 법인세율을 1%포인트(p) 인상해 윤석열 정부 시절 인하 조치를 되돌리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세수효과 중 법인세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여당은 정상화라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관세 협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기업 부담을 키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김상훈·김미애·최은석 의원 등은 법인세 인하안을 잇따라 발의하며 “지금은 기업 활력을 되살릴 시기"라고 맞섰다. 교육세 인상안을 두고는 여야의 입장차가 크다. 정부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영업수익 1조 원 이상 금융사에 부과되는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0%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인상은 불필요하다"며 하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의 법정 심사 시한은 이달 30일까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KDI, 내년 성장률 1.8%로 상향 조정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이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1.8%, 2.1%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 흐름이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하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KDI는 지난 1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내년 전망치는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성장세가 확대되며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성장률 상향의 배경에는 소비와 수출 개선을 꼽았다.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과 소비쿠폰 등 정부 지원정책 영향으로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1.8%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연간 1.3% 증가가 전망됐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인상에도 반도체경기 호조에 따라 상반기 1.7%·하반기 4.1%로 개선되며 연간 2.9% 성장할 것으로 봤다. KDI 수정 전망은 지난 8월 정부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한국은행도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GDP 관련 백브리핑에서 연간 성장 전망을 1%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3분기 GDP 증가율(1.2%·속보치)이 작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올해보다 높은 1.6% 성장,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으로 2.0% 증가, 건설투자는 올해 -9.1% 급감에서 2.2%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으로 총수출은 올해 4.1% 증가에서 내년 1.3%로 둔화될 전망이다. KDI는 수출과 환율이 내년 성장률의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미 무역협정 진전과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도 반도체와 같은 주요 수출품목에 적용되는 관세율과 적용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상호관세 부과를 연방대법원이 인정할지 취소할지에 따라 통상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같은 날 발표한 한국금융연구원도 '2026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 1.0%에서 내년 2.1%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은 소비쿠폰 배포와 내년 소비 부양책의 영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민간소비가 올해 1.3%에서 내년 1.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소득 여건의 구조적 개선이 더디고 금리 인하 속도도 완만해 소비 회복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8.9%에서 내년 2.6%로 반등이 예상됐고, 설비투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2.4%) 수준의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총수출 증가율은 올해 4.0%에서 내년 0.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1115억달러에서 내년 1070억달러로 소폭 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에서 내년 1.8%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은 그 이유로 글로벌 교역 둔화와 유가 하락 가능성, 미국 금리 인하 기조 지속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 지정학적 위험 감소 등을 꼽았다. 다만 향후 물가 경로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과 글로벌 경기 움직임, 지정학적 위험 동향,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 경로 등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기획]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출장왕’ 논란 (2)

“출장은 늘었지만, 성과는 불투명" “규정은 느슨하고, 통제는 부재하다" “공공기관 출장심사제도 근본 손질 필요" 공공기관의 해외출장은 국제협력의 창구이자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적 업무다.그러나 '규정 안이면 문제없다'는 관행이 자리 잡으며, 출장비 집행의 상식이 흔들리고 있다.기관장의 결재만으로 수천만 원이 승인되는 구조 속에서, 책임은 흐려지고 투명성은 약해졌다.에너지경제신문은 2회차에는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해외출장비 실태를 통해 제도의 허점과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 글싣는 순서 1:신보 이사장, 몽골 출장서 '1박 100만 원 스위트룸' 논란 2:11차례 해외출장에 4억3천만 원…전임자 두 배 '출장왕' 논란 3:공공기관 도덕성 도마에…“실비 기준, 면죄부 돼선 안 돼" ​ ◇11차례 해외출장에 4억 원대…전임자보다 두 배 이상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MBC 보도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2022년 임명 이후 최근까지 11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수행원들과 함께 사용한 출장비는 총 4억3천만 원. 출장 1회당 평균 지출액이 4천만 원에 달해, 이는 전임 이사장의 두 배 수준이다. 출장 지역도 몽골·미국·유럽 등 10여 개국에 걸친다. 출장 사유는 대부분 '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로 기록됐으나, 구체적 업무성과나 후속 협약 체결 현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보 내부에서도 “출장이 많아졌지만 실질적 성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출장심사제도 '셀프통과'…감사 사각지대 우려 ​문제는 이런 고액 출장비가 내부 결재 한두 단계만으로 승인되는 구조에 있다는 점이다. 현행 출장심사제도는 기관장이 출장계획을 결재하면 사실상 자동 승인되는 구조로,'출장 타당성'이나 '경비 적정성'을 검증할 별도 절차가 없다. 공공기관 감사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기관장 출장비는 대부분 '결재=승인'으로 간주돼 실질적 심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며 “감사원 정기점검 외엔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장비가 늘어도 결과보고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되면 내부에서는 문제 제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보 “규정에 따른 절차…환율·물가 요인 고려 ​신보 관계자는 “이사장의 해외출장은 국제금융기구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 확대를 위한 공식 일정이었다"며“출장비 집행은 내부 규정에 따라 사전 승인과 정산 절차를 거쳤고, 모든 비용은 실비로 청구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환율과 해외 물가가 급등하면서 출장비가 전임자 시절보다 증가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출장비 사용 내역은 내부감사팀이 상시 점검하고 있으며,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기준이 마련되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실비 기준이 통제 장치 약화시켜"…전문가 “제도 손질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개인 논란을 넘어 공공기관 출장비 관리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행정학 교수는 “실비 청구 규정은 투명성을 담보하려는 취지지만, 오히려 상한이 없다는 이유로 예산 통제 기능을 약화시킨 측면이 있다"며“기관장 출장의 타당성과 비용의 적정성을 외부기관이 사전 검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은 최근 주요 공공기관의 예산집행 실태를 점검 중이며,출장비 심사제도와 관련한 개선 권고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보 관계자는 “이사장의 해외출장은 국제금융기구 및 해외 협력기관과의 교류 강화를 위한 공식 일정이었다"며“출장비 집행은 내부 규정에 따라 사전 승인과 정산 절차를 거쳐 진행됐고, 모든 비용은 실비 기준으로 청구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환율 상승과 현지 물가 인상 요인이 반영돼 전임자 시절보다 비용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향후 출장비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산업계 ‘NDC 초비상’…“정부 전폭지원” 호소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가 최종 확정되면서 산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관련 기술을 축적하지 못한 상황에 다소 도전적인 목표가 제시돼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35 NDC를 의결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61% 감축한다는 게 골자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68.8∼75.3% △산업 24.3∼31.0% △수송 60.2∼62.8% 등으로 설정됐다. 산업계는 이같은 NDC 수준을 '제조 활동의 족쇄'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미국·일본·중국 등 NDC 참여국은 관련 목표를 설정하되 강제성이 없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법적 의무로 못 박는다는 이유에서다. 미국발 무역분쟁, 환율 급등락, 주요국 경기침체 등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NDC 압박 수위를 높이는 요소다. 기업들은 기존 안보다 더 높아진 NDC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 감축 기술·설비에 더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투자될 비용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앞으로 구매해야 할 배출권 규모가 커져 추가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동차 업종에 'NDC발 쓰나미'가 밀려올 것으로 보인다. 2035년까지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중 무공해차 비중을 30~35%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사실상 전기차 판매에 '올인'하는 전략 구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전기차 생산 라인을 구축하지 못한 한국지엠 등은 존폐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부품 업체들은 대부분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현재 국내 부품 업체의 95%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이다. 이들 중 전동화 차량 등 미래차 매출액 비중이 30% 미만인 업체는 86.5%로 대부분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송부문 감축량 목표는 유지하되 수송부문 내 감축수단 다양화와 감축수단별 감축비중 조정을 통해 자동차산업 생태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규제 일변도보다는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으로 국산 무공해차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품업계 및 노동자를 위한 전환 지원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업계도 초긴장 상태다. 철강사들은 수소환원제철 도입 시점을 2037년 정도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탄소 감축 비용이 산업 위축 속도를 더 빠르게 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14개 경제단체는 하루 전인 10일 산업계 공동입장문을 내고 “세계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가운데 아직 산업 부문 감축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감축목표를 상향한 것은 산업계에 상당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또 “도전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는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과감한 전환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규제보다는 인센티브 중심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조속한 혁신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 대통령 “일반 장기 투자에 인센티브”…머니무브 추동력 마련 지시

코스피지수가 이달 초 4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다가 조정 뒤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개인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 강화 방안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를 받으며 “생산적 금융 분야 관련해 '국내 주식 장기투자 촉진'이라고 적혀 있는데, 장기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충분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혜택을) 강화해서 장기 투자하면 인센티브를 진짜 많이 줘야 한다"며 “장기 투자 인센티브 부여 제도에 반론이 좀 있더라. 결국 대주주들이 혜택 보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주주들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원래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거기에 (인센티브를) 해주면 부자 감세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것은 좀 분리해서 봐야 한다.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이면서 장기 투자를 한 투자자들에 대해 혜택을 주는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경제 회복과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관세협상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앞에 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며 “특히 대내외 파고에 맞서 경제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국민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더 튼튼히 구축해야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내년이 더 중요하다. 경제, 민생 회복의 불씨를 키워 잠재 성장률을 반등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총집중해 주길 바란다"며 “적극적인 내수 회복, 국익 중심의 통상 강화, 초혁신 기술 투자 확대, 그리고 과감한 균형 성장 전략의 수립과 추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와 소비자 보호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서민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계에 부담되지 않게 선제적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관계 부처가 발표한 유통 구조 개선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슈링크플레이션'(제품가는 그대로 두고 수량 등을 줄여 판매하는 행위)과 같은 꼼수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혐오 표현과 허위정보에 대한 단속 강화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시대착오적인 혐오가 횡행하고 있다"며 “처벌 장치를 속히 마련하고 허위 조작 정보 유포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엄정 처벌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공연·스포츠 경기 암표 거래 근절 방안과 관련해서도 “과징금을 세게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암표 판매 금액의 10~30배를 과징금으로 징수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실효성 없는 형벌 조항은 없애고 과징금 조항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또 “과징금은 정부 수입이 되고, 신고자에게 부과액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덧붙였다. 이날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공직자 불법 가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정부 내 태스크포스(TF) 구성이 공식 제안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신설해 비상계엄 등 내란에 협조한 공직자에 대한 신속한 내부조사와 인사 조치를 추진하자"고 제안하며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설 연휴 전 후속 조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내란 문제는 특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독자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인터뷰]“韓美 팩트시트, 모호하게나마 이번 주 나올 것”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고 하지만, 사인해도 끝난 게 아니다. 결국 나중에 '해석 전쟁'과 이행 과정의 '투쟁'이 뒤따를 것이다. '상업적 합리성'을 누가 판단하는지, 연 200억달러 투자 미집행분을 이월할지 리셋할지 등 예민한 문제들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세부내용이 합의됐지만 2주 가까이 지나도록 문서화(팩트시트 작성)가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범 여권 전문가로부터 “합의하지 못한 부분을 모호하게 남긴 채 이번 주 발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외교 전문가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양측 합의사항을 정리한 팩트시트(양국 합의 사항을 정리한 공동 설명자료)가 지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 일답. - 곧 나올 것 같았던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 전체적으로 지금 팩트시트가 안 나오는 게 되게 이례적이다. 쌍방이 뭘 했으면 공동 성명이나 조약 형태로 해야 되는데 그것도 아니다. 첫 번째 정상회담에는 '비망록'처럼 큰 틀만 합의했고, 이번에도 팩트시트를 하는데 지금은 한국 측 설명만 나왔다. 이제 이걸 서로 맞춰보는 건데, 세세한 걸 나중에 이행하기 전에 모든 걸 맞출 수 없을 때는 모호하게 표현할 것이다. 이견이 있거나 뭐가 있게 되면 시간이 걸리는 건데, 잘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중에 해석 전쟁이라든지 실행 과정에서 투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상업적 합리성은 누가 판단하는가. 만약 200억 달러를 다 못 쓰고 150억 달러를 쓰면 나머지 50억 달러는 이월이 되는 건가 아니면 리세팅이 되는 건지, 이것도 안 정했다. 그게 되게 예민한 문제일 수 있다. 이런 예민한 문제들이 있어서 안 나오는 것 같다. 핵잠수함도 그중 일부 같다. - 이번 주 안으로 나올 것으로 보나? ▲ 이게 너무 길어지면 안 되니까 합의하지 못하는 부분은 모호하게 남겨둬야 할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라도 아마 나올 것 같다. - 원자력 재처리 기술을 얻는 것 자체가 산업적으로 큰 영향이 있는데, 핵 추진 잠수함이 먼저 주제가 된 것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 그렇게 보는 측면이 있고, 좋게 보면 핵 추진 잠수함을 가져오면 재처리나 농축은 따라오는 것 아닌가. 물론 그걸 미국에서 가져오느냐 이 부분이 복잡하게 있지만, 아마 대통령의 의도는 그렇게 하면 이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비판자들 쪽에서는 우리는 시급한 게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인데, 이게 핵 추진 잠수함이 되는 시점으로 미루면 그게 10년도 더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3단계로 가야 한다. '이행 투쟁'을 해야 한다. 일단 우리가 민감국가 리스트에서 빠져야 하고, 그다음에 한미 원자력협정을 먼저 개정하고, 그다음에 핵 추진 잠수함으로 가는 3단계를 미국한테 얘기해야 하는데, 이 세 개를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라고 하면 우리가 받으면 안 될 것 같다. - 협상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 미국에 조선소 지어주고 미국에서 하고 이런 것들을 하면 결국 우리가 확보하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상호적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당장 지금 시작 시점에서 민감국가 증명에서도 빠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우리가 연구 용역에도 들어가고 연구에 들어가니까. 근데 이건 또 에너지부를 설득해야 한다. 이게 생긴 이유가 윤석열 정부 때 핵무장론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이 오해를 풀겠다고 한 말이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평화적 이용을 하겠다는 것이니까 그걸 하고, 그다음 2~3년 내에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는지를 봐야 한다. 이 문제는 급하다. 계속 핵쓰레기가 쌓이게 돼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미국은 아마 나중에 포괄적으로 다 해결하자고 나올 텐데 우리가 받아들이면 안 될 것 같다. - 핵 추진 잠수함 보유가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은. ▲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중국하고 안 그래도 미국은 한국이 중국을 막아내는 전초 기지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거는 오버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단 한중 간에는 아마 설명이나 회담 중에 얘기가 나왔던 것 같고, 중국이 비확산이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방식으로 약간 낮은 톤의 얘기를 했다. 작은 항의를 담고 있긴 한데, 아마 중국도 지켜보자는 생각인 것 같다. 이게 실현되는 데 장애물도 많고 시간적으로도 10년 이상 걸리는 일이니 초기부터 한국하고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생각이 하나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우리가 핵잠수함을 가지는 것은 양면성이 있다. 한국이 미국의 전초기지가 돼 중국을 견제하는 것으로 쓰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핵잠수함을 가지면 '자주 국방'일 수도 있다. 그 후자는 중국에게 좋은 것이다. 미국의 조종을 받지 않는 것은, 그런 것들을 지켜보자는 것 같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 참 묘한 회담 같다. 다자회담인데 미국은 왔다 가버리고 중국은 뒤에 참여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관세 협상이고, 한중 회담은 그동안 안 이어졌던 것, 특히 윤석열 3년 동안 한중 관계가 거의 공백 상태, 악화 상태였던 것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이번에 사실 서울에서 APEC 전후로 본격적인 국빈 방문으로 한중 회담을 하려고 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되고 경주에서 하루 했다. 저는 이렇게 동시에 국빈 방문을 하는 것도 처음 봤다. 국빈 방문은 보통 한 리더의 기간 동안 한 번만 사용하는데. 트럼프에 대해서 1기 때 썼는데 2기 때 한 번 쓰면 다음은 국빈은 없는 것이다. 아마 여러 가지 고육지책에서 나온 것 같고,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에 모든 걸 올인하는 것보다는 한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대해, 그동안 공백이 있었으니까 조금 조심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탐색전'이었던 것 같다. 11년 만에 답방을 왔으니까, 아마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방중할 것 같다. 그때는 조금 더 본격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APEC 계기로 한미중 정상회담이 모두 이뤄졌는데, 이를 통해 얻은 외교적 성과는? ▲ 일단 이건 '덜 뺏긴 것'이지 얻은 게 아니다. 이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관세 협상을 놓고 보면 우리는 덜 뺏긴 것이다. 향후 이행 과정에서 우리가 계속 미국과 치열한 협상을 해야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방했다. 한중 관계는 완전히 무너진 곳에서 회복한 것이고, 셋째는인공지능(AI) 특히 최신 GPU(그래픽카드) 26만장 받았던 것도 포함해서 한국이 지역 자유무역의 일종의 리더로서 우뚝 섰다고 생각한다. -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복잡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 한미 정상회담은 관세 문제이고, 사실 APEC과는 서로 안 맞는 것이다. 관세는 보호무역인데 APEC은 자유무역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까. 트럼프는 다자주의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미중이 만났을 때, 사실상 트럼프의 전략은 동맹국한테는 잘 먹히는데 중국한테는 안 먹히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한테 의존하는 것이 중국이 미국한테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커서, 중국을 원하는 대로 때리지 못하고 오히려 타협하는 모습이다. 이거는 중국의 완승이라고 생각한다. 미중은 생각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치열한 갈등은 향후 당분간은 없을 것 같다. 그건 우리한테도 다행이다. 치열할수록 우리의 선택이 어려워지니까. 두 번째로 트럼프가 없는 사이 경주 선언에서 자유무역이라든지 다자주의는 뺐지만, 기본적으로 그 내용은 다자주의의 회복이다. 거기에 매개체로 AI를 얘기했고, 다른 나라들이 한국이 중국과 미국을 어떻게 상대하는가를 봤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다자주의, 특히 아시아·태평양의 어떤 리더십을 챙겼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방식은 양자 관계에서 각개격파 방법인데 반대로 이걸 대항하는 방법은 전체 다자가 함께 트럼프의 공세에 대항해야 한다는, 연대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 APEC, 정상회담 이후 국정원이 북한의 북미 대화 준비 정황을 확인했다는 얘기가 있다. ▲ 길게는 7년이다. 2018~2019년 2월부터 지금까지 남북한이 거의 단절되어 있었고, 좁게 보면 지난 3년은 최악이었다. 윤석열 정부와 김정은 정권이 서로를 '교전적 적대 국가'로 규정하면서 긴장이 계속 올라갔고, 비상계엄 와중에는 충돌 가능성도 있었다. 일단 이 경색 국면과 적대적 국면을 누그러뜨릴 계기가 필요한데, 마침 트럼프가 돌아오면서 북한과 2018년에 했던 것을 재개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떠나서 한 번은 이런 이벤트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이벤트를 통해서 경색 국면을 역전시키는 계기를 만드는 게 되게 중요하다. 지금 맞춰야 될 조건들이 너무 많으니까 어차피 회담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보통 회동이나 조우 정도는 가능했었는데 이번에 안 됐다. 북한이 상당히 고심을 했을 것이다. - 북한은 어떤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나. ▲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나오는 게 득이 될까 안 될까 되게 머리를 굴렸을 것 같다. 트럼프가 몇 가지 인센티브를 주긴 했다. 제재 해소를 암시하기도 했고, '핵 강국의 혼(Soul of Nuclear Power)'이라는 표현으로 일종의 인정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북한 입장에서는 이게 진짜인지 감을 잡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느 쪽인지 모르니까. 또 막상 만나러 가면 트럼프가 하는 이벤트에 들러리 설 것 같은 불안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안 된 건데, 국정원 보고 나오기 전에도 트럼프가 다시 돌아오겠다고 얘기했다. 그런 것들이 사전에 얘기가 되면 지금보다는 내년 3~4월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 건 사실인 것 같다. - 내년 3~4월 북미 회담 가능성을 몇 퍼센트로 보나. ▲ 회담이 한 20% 되는 것 같고, 회동은 한 50% 정도 될 것 같다. 반반 정도다. 북한이 그때보다는 확실히 급한 게 없고, 몸값이 높아진 상황이니까 훨씬 더 많이 재려고 할 것이다. 자기가 많이 얻어내기 위해서. - 북한이 개성공단을 가동하고 있다는데 우리 기업과의 경제 교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나. ▲ 아직 이르다. 당분간은 트럼프의 도움이 필요한 거고,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를 얘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때 가장 나빠졌고, 이걸 회복하는 과정에서 남한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다. 지금 북한은 기본적으로 '따로 살자', '교전적 적대 국가'라고 얘기하고 있으니까 거기까지 가려면 상당한 장애물이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 기대치를 넣어서 획기적인 걸 얘기하자면, 원산 갈마지구에 내년에 만약 어떤 형태로 경제 교류가 된다면,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200억 달러 중 일부를 전용해서 트럼프 타워를 포함해 미국 투자 방식으로 원산 갈마에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트럼프가 흥미로운 게, 미국을 움직여서 거기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과 지금 북한은 엄청나게 잘 지어놨는데 러시아 관광객밖에 없어서 수지 타산이 전혀 안 된다. 넘어야 될 산은 많지만 뭔가 한미일이 동시에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 에너지는 특히 AI 시대에 되게 중요하다. 지금 26만 장을 줘도 우리가 AI 생태계를 갖췄다고 젠슨 황이 얘기한다. 메모리부터 시작해서 게임, 제조업, AI 역량을 다 갖췄는데 두 가지가 부족하다. 하나는 인력이다. AI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것. 두 번째가 에너지다. GPU 26만장을 돌리려면 원자력 발전소 하나가 필요하다고 얘기할 정도로, GPU 자체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그런데 한국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여러 가지를 보면 무리는 없을 것이다. 세계는 이제 에너지 싸움이고, 미국이 오히려 기후를 저버리고 화석산업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 아무리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대체에너지로 가야 하는데, 그 과도기에서의 원자력 개발은 계속해야 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는 대체에너지는 관심이 없었고 원자력만 살렸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 정부는 아마 그 중간에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같이 가지 않을까. 그게 또 핵잠수함 했을 때 미국의 원료 재처리 문제를 받아내는 중요한 동기가 됐을 것이다. 김준형 의원은 외교·안보 분야의 학자 출신 정치인이다. 196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한반도평화포럼 외교연구센터장, 미래전략연구원 외교안보전략센터장 등을 역임했고, 외교부 혁신이행외부자문위원회 위원장,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번영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9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국립외교원장을 지냈으며,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같은 해 5월부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회 외평포럼 대표의원을 맡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 소상공인, 내수둔화 시대의 생존 해법은

내수둔화와 비용상승이 겹친 지금, 많은 소상공인들은 디지털 전환과 AI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당장 내 가게와 무슨 상관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임대료·인건비·에너지요금·플랫폼 수수료 등 눈앞의 비용에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디지털전환과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비용을 낮추고, 매출을 키우며, 리스크를 줄이고, 사람의 역량을 높이는 실전 도구다. 아래에서는 소상공인이 마주한 네 가지 과제(비용·매출·리스크·사람)를 중심으로 디지털전환·AI의 역할을 짚어본다. 첫째, 운영 효율로 비용을 낮춘다. 판매·날씨·지역행사 데이터를 반영해 발주·재고(식당·마트) / 소모품·약제(미용실) 수요를 예측하면 과잉재고·품절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전단·배너·메뉴판·서비스안내판 시안은 AI 초안에 사진과 가격만 교체해 제작 시간을 단축한다. 에너지 비용이 부담이면 피크 시간대에 맞춰 조리·조명·냉난방(식당·마트), 드라이·열기기 사용(미용실) 스케줄을 표준화하고, 장비 매뉴얼의 절감 팁을 추출해 루틴에 반영한다. 둘째, 수요창출로 매출을 키운다. 상품·메뉴·시술 소개 페이지를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짧게 비교 실험한 뒤, 클릭·예약·구매 전환이 높은 문구를 자주 쓰는 템플릿으로 고정한다. 리뷰를 요약해 핵심 키워드를 뽑고, 이를 배달앱·지도·인스타·네이버 등 채널 검색 노출에 반영한다 셋째, 선제 대응으로 리스크를 줄인다. 매출 급락, 회전율 악화, 불만 급증 같은 이상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무엇을 할지·누가 맡을지·언제까지 끝낼지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재고경보가 발생하면 대체품목을 제안하고, 이어서 동네마트는 가격과 진열을 조정하고, 식당은 세트·메뉴 구성을 손보고, 미용실은 예약 슬롯과 동선을 조정하는 식으로 작은 규칙을 연쇄적으로 적용하면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넷째, 사람의 역량을 키워 시간을 절약한다. AI가 레시피·시술가이드·장비매뉴얼을 읽어 절차, 주의점, 실수 Top3를 쉬운 언어로 제공하면 신입도 빨리 배우고 덜 실수한다. 오픈/클로즈 체크리스트, 위생·안전 점검표를 표준화하면 교대 시 품질이 흔들리지 않는다. 채용이 어려운 시대, 교육 속도와 현장 적응력이 곧 경쟁력이다. 이제 업종별로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인 '현장형' 예를 들어보자. 식당의 경우 날씨·요일 기반으로 식재료 수요를 예측하고, 품절시 대체 메뉴를 안내한다. 점심/저녁도 차등 세트를 자동 제안한다. 리뷰 키워드(“따뜻함", “바삭함")를 메뉴설명·간판카피에 즉시 반영한다. 미용실의 경우 사전상담 챗봇으로 얼굴형 및 모발 상태에 맞춘 스타일을 3가지 제시한다. 노쇼 예방 리마인드와 시술 후 홈케어 가이드를 자동발송한다. 후기 요약으로 디자이너별 강점을 도출한다. 동네마트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해 자동 할인 라벨과 그 재료로 만드는 3분 레시피 카드를 생성한다. 품절 시 대체상품 추천으로 매출·마진을 동시에 방어한다. 공방·크래프트는 스토리텔링, 네이밍과 다국어 상세페이지로 해외 마켓 진입 장벽을 낮춘다. 기억해야 할 점은, 소상공인의 디지털전환은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영 습관의 업데이트'라는 사실이다. 경영지표를 보고, 루틴으로 붙잡고, 순간을 설계하고, 신뢰로 지키면 매출·마진·충성도를 동시에 올릴 수 있다. 오늘의 선택은 간단하다. “고객 경험을 표준화하라." 그 순간, 식당도 미용실도 동네 마트도 가격 프레임에서 내려와 경험 프레임으로 갈아탄다. 그리고 그 프레임 위에서 AI는 작은 자동화의 연쇄로 매일 묵묵히 성과를 쌓는다. 손님은 최저가 대신 '늘 같은 품질'이라는 안심을 기억한다. 그 기억이 충성도가 되고, 충성도가 내일의 매출이 된다. 가격이 아니라 경험으로 기억되는 가게가 이긴다. 박주영

‘인터넷신문인의 밤’ 개최…본지 박규빈 기자 언론윤리대상 우수상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5 인터넷신문인의 밤' 행사를 개최하고 '2025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 수상자에 시상했다. 이 행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 산업부 박규빈 기자는 전문분야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인터넷신문인의 밤'은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의 대표적 하반기 행사로, 전국 인터넷신문 발행인들이 한 해를 되돌아보고 소통과 화합을 다지는 자리다. 김기정 인신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협회는 정치 환경의 변화에 따른 정부 및 국회와의 소통, 포털 현안, 뉴스 저작권 현안, 자율심의 정상화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 다양한 현안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거대한 물결은 과거 디지털 전환의 물결만큼이나 언론 환경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으며 큰 과제와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며 “이처럼 현안이 많은 시기일수록 회원사 간의 굳건한 연대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2025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 시상식이 함께 진행돼 매체부문 6개 매체, 기자부문 37명의 기자(16편 수상작)가 상을 받았다. 매체부문 대상은 IB토마토가 수상했다. 이밖에 △종합/시사 부문 우수상은 일요신문 △경제 부문 우수상은 메트로신문, 비즈한국 △전문 부문 우수상은 뉴스포스트, 메디컬투데이가 받았다. 기자부문에서는 더팩트 서다빈 기자와 여성경제신문 허아은·박소연·장세곤·김민·김성하·서은정 기자가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본지 박규빈 기자를 비롯해 △종합/시사 부문 노컷뉴스(양민희·강지윤), 뉴스핌(지혜진·윤채영·신도경) △경제 부문 서울와이어(황대영·천성윤·정윤식·박동인), 시사저널e(노경은), 아시아타임즈(김정일·정상명·김미나), 프라임경제(박진우), 한양경제(임동수·조시현) △전문 부문 1코노미뉴스(안지호·신민호·조가영), 뉴스펭귄(곽은영), 뉴스포스트(김주경·최문수·최종원), 투데이코리아(김유진·김시온·김지훈), 히트뉴스(황재선·이현주) △지역 부문 드림투데이(전경훈) 기자가 기자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박규빈 기자는 지난 9월 15~17일 '하늘 위 숨겨진 위험, 우주방사선' 기획 시리즈(총 3회)를 통해 항공기 승무원들이 우주방사선 피폭에 노출돼 있음을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층 조명하고 공중산업재해의 위험성을 보도함으로써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기획]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해외출장비 논란(1)

신보 이사장, 몽골 출장서 '1박 100만 원 스위트룸' 논란 “규정 안이면 괜찮다?" 실비 조항에 가려진 공공기관 도덕성 공공기관의 해외출장은 국제 협력과 정책 교류를 위한 공적 업무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관장들의 출장비 집행이 '규정 준수'라는 명분 아래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수준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논란을 낳고 있다.에너지경제신문은 공공기관 해외출장비의 실태와 제도적 허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보고,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도덕성 회복 방안을 모색한다. 글싣는 순서 1:신보 이사장, 몽골 출장서 '1박 100만 원 스위트룸' 논란 2:11차례 해외출장에 4억3천만 원…전임자 두 배 '출장왕' 논란 3:공공기관 도덕성 도마에…“실비 기준, 면죄부 돼선 안 돼" ◇“하룻밤 100만 원 넘는 스위트룸"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해외출장비가 도마에 올랐다. 최원목 신보 이사장이 2022년 몽골 출장 당시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며, 하룻밤에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MBC가 입수한 출장 지출내역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아시아 각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했고, 숙박비만 4박 5일 동안 총 472만 원, 평균 1박당 118만 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일정 변경으로 환불받지 못한 281만 원이 추가돼 총액은 700만 원을 넘어섰다. 신보 내부 규정상 이사장의 숙박비 한도는 하루 25만 원가량이다. 다만 '실비 청구 가능'이라는 조항에 따라 상한선을 초과한 지출이 가능해, 이 규정이 '호화출장의 합법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실 무료 제공 때문"…해명에도 여론 싸늘 신보 측은 “현지 기관과의 양자 회담을 위해 회의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을 선택했다"며 “업무 효율성과 필요 경비 절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환율 상승과 현지 물가 인상 요인으로 숙박비가 증가했으며, 내부 규정 위반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 여론은 냉담하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직원 평균 숙박비의 4배를 초과한 비용을 '정상 경비'로 보기 어렵다"며 “서민 금융을 담당하는 기관 수장이 도덕적 기준을 스스로 낮추면 신뢰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규정보다 상식이 우선돼야"…제도 개선 필요성 대두 공공기관장은 예산 집행의 모범을 보여야 할 자리다. 그러나 '실비 청구 가능'이라는 문구는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 있고, 결과적으로 기관장 재량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공기관 감사 관계자는 “형식상 규정을 준수한 것처럼 보여도, 내부 승인 절차만 통과하면 사실상 제한이 없다"며 “기획재정부나 감사원 차원의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계전문가 이모 교수는 “출장비는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국민 신뢰의 문제"라며 “실비 조항이 면죄부로 작용하지 않도록 기관장 스스로 절제와 책임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차례 해외출장에 4억3천만 원…전임자 두 배 '출장 잦다' 지적 최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임명된 이래 총 11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수행원을 포함한 전체 출장비 규모는 4억 3천만 원에 이르며, 이는 전임자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다. 신보 내부에서도 “출장 명분이 '협력 확대'로 표기되지만 구체적 성과가 확인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직원은 “출장비 절감이나 성과 평가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보 “규정에 따라 집행…투명성 강화 검토"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해당 숙소는 현지 회의 여건을 고려해 회의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객실을 선택한 것"이라며 “출장비 집행은 내부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이뤄졌고, 규정 위반이나 예산 낭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환율 상승과 현지 물가 인상 요인이 반영돼 숙박비가 높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출장비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예산 운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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