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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 농어촌 기본소득, 소비 넘어 창업으로…17곳 사업화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정선군은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며 늘어난 지역 소비가 창업과 고용으로 이어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올해 기본소득과 연계한 창업 지원을 통해 17개 사업장이 선정됐고 이 가운데 10곳이 문을 열었다. 최승준 정선군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17개 군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17개 군 단체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업 추진 상황과 지역별 사례를 점검하고 현장에서 나타난 효과와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최 군수는 기본소득으로 늘어난 소비가 창업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기본소득 지급으로 지역 내 소비가 늘면서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고 이를 창업과 고용으로 연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늘어난 소비를 지역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해 '정선 기본소득형 창업 지원사업'과 면 지역 창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음식점과 카페, 의류 소매업, 스포츠체험시설 서비스업 등 17개 창업 사업장을 선정했으며 이 중 10곳이 문을 열기도 했다. 정선읍에 위치한 가마솥해장국 전문점 '조양옥'은 지난 4월 문을 연 뒤 7월까지 지역사랑상품권으로만 2544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방과 서빙 인력 3명도 새로 고용했다. 최 군수는 귀촌인이 정선에서 창업해 기본소득으로 늘어난 지역 소비를 매출과 고용으로 연결한 사례로 조양옥을 소개했다. 생활서비스가 부족한 면 지역에서는 기본소득 사용처를 넓히는 효과도 나타났다. 화암면에서는 종합잡화점 '반월사랑방'이 문을 열었다. 의류와 신발, 화장품 등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주민들이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읍내까지 이동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면서 지역 안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늘어난 셈이다. 군은 앞으로 기본소득 사용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생활밀착형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마을의 문제와 의제를 직접 찾아 해결하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연계해 기본소득 효과를 지역 경제뿐 아니라 공동체 활성화까지 넓힌다는 구상이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 생활 안정을 넘어 지역 안에서 소비가 늘고 새로운 가게와 일자리가 생겨나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선에서 나타나는 사례를 발전시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청년공감] 대학 졸업 전 5000만원 모으기…성공 열쇠는 ‘이것’이다

대학 졸업 전에 5000만원을 모으는 일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20대 청년 7명을 만나 물은 결과, 답은 “제도를 알고 지출을 통제하면 닿을 수 있는 숫자"로 모아졌다. 5000만원은 비수도권 소형 아파트 보증금이나 수도권 창업 자금, 혹은 사회 초년생의 자립을 위한 종잣돈 기준선으로 통한다. 남학생의 경우 핵심은 장병내일준비적금이다. 병역의무를 이행 중인 장병이 월 최대 55만원(은행당 30만원, 2개 은행 분산 가입)을 저축하면, 2024년 이후 납입분부터는 정부가 납입 원금의 100%를 매칭지원금으로 얹어 준다. 이자소득도 비과세다. 육군 기준 18개월 동안 한도를 채우면 원금 990만원에 매칭지원금 990만원, 연 5% 안팎의 비과세 이자 약 39만원이 더해져 전역과 함께 약 2020만원을 손에 쥔다. 적금을 붓고 남는 봉급까지 아껴 모으면 3000만원에 다가설 수 있다. 국방부는 병사 봉급을 단계적으로 올려 2026년 병장 기본급은 150만원이며, 적금 매칭까지 포함하면 월 최대 205만원 구조가 된다. 한도인 55만원을 붓고도 계급 평균 기준 매달 50만~60만원의 여유 자금이 남는다. 영내 생활로 숙식이 해결되는 만큼, 군 복무 기간은 사실상 저축을 극단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구간이다. 현장 대학생들의 첫 반응은 냉정했다. 대학생 이모 씨(20)는 “졸업 전에 5000만원을 모으는 건 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대에 맞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고물가로 점심값 지출이 커져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취생의 한계는 더 뚜렷했다. 대학생 남모 씨(여·20)는 “자취를 한다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본가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고정 지출이 적어 해볼 만할지 몰라도, 자취생은 매달 나가는 월세와 공과금을 감당하기가 벅차고 본가를 오가는 교통비조차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자취생도 대학 기숙사나 LH 청년매입임대주택(시중 시세의 40~50% 수준)을 활용하면 주택에 따라 주거비를 월 10만원 안팎까지 낮출 수 있다. 반면 부모 집에서 통학하는 학생의 계산은 달랐다. 상지대 재학생 임채율 씨(20)는 “힘들긴 해도 노력하면 된다고 본다"고 했다. 본가에서 통학하는 임 씨는 군 적금으로 쌓은 자산에 적당한 아르바이트 수익이 뒷받침되면 목표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육군 하사 방모 씨(20)는 “유흥비를 줄이면 당연히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년 국가근로장학금 시급은 교내 1만320원, 교외 1만2790원으로 최저임금(1만320원)과 같거나 그 이상이다. 학기 중 국가근로와 주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 월 90만원 안팎을 벌 수 있다. 방학에 최저임금 풀타임(주 40시간)으로 일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세전 월 215만원이 나온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곧장 일을 시작한 고졸 취업자의 속도는 훨씬 빠르다. 강원 원주시 태장동에서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는 백모 씨(20)는 “군 적금을 기본으로 들고, 전역 후 현업에 복귀해 3년 동안 생활비를 통제하면 5000만원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창업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학생도 있었다. 강원대 삼척캠퍼스 재학생 염모 씨(20)는 군 적금을 종잣돈 삼아 친구들과 학교 인근에 식당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청년전용창업자금 같은 저금리 정책 자금을 활용해 개인 자본의 손실 위험을 분산하라고 조언했다. 주식 투자를 지렛대로 삼는 청년도 있었다. 원주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전모 씨(20)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오천만원을 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년간 투자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 못 넘을 숫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여학생도 지렛대가 없지 않다. 청년미래적금은 청년(만 19~34세)이 월 최대 50만원을 3년간 자유적립하면 정부가 납입액의 6~12%를 기여금으로 얹어 준다. 아르바이트생은 대부분 우대형에 해당해 월 50만 원을 채우면 3년간 최대 216만원의 기여금이 붙는다. 이자소득은 비과세이고 기여금에도 이자가 붙어, 금융위원회는 체감 효과가 연 18~19%대 적금과 맞먹는다고 설명한다. 만기에 약 2170만원을 쥐는 셈이다. 여학생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공적 수단이다. 최저임금, 국가근로장학금, 장병내일준비적금, 병사 봉급표, 적금 단리 공식, 청년미래적금 등 공개된 수치와 파이썬 기반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가상 청년 20만명)을 활용해 통학 남학생(군필), 자취 남학생(군필), 통학 여학생, 자취 여학생의 오천만원 저축 확률을 분석했다. 네 집단 모두 등록금은 부모나 국가장학금이 부담하고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지 않는 조건이다. 등록금 전액(사립 기준 4년 약 3000만원)을 본인이 부담하는 경우, 어느 집단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집단 간 차이는 뚜렷했다. 통학 남학생은 졸업 시점까지 중앙값 약 4310만원을 모아 5000만원 달성 확률 28.6%로 유일하게 승산이 있는 집단이었다. 중앙값은 집단의 중간 정도만 가면 모으는 금액이다. 출발점부터 군 적금 만기금 2019만원을 깔고 시작하는 데다 통학 덕분에 학기 중 아르바이트 소득(기준 월 91만원)에서 교통비와 용돈을 빼고 월 30만~40만원을 남길 수 있어서다. 자취 남학생은 중앙값이 약 3070만원이고 5000만원 저축 확률이 1.5%로 급락했다. 군에서 만든 목돈은 같지만 전역 후가 문제다. 학기 중에는 월 60만원의 주거·식비가 아르바이트 소득과 맞먹어 저축이 사실상 0원이 되고, 방학 풀타임 몫만 쌓여 군 시절의 2000만여 원에서 좀처럼 불어나지 않는다. 통학 여학생은 중앙값이 약 1600만원이고 5000만원을 모을 확률이 0.5%였다. 매달 돈을 모을 여건은 자취 남학생보다 낫지만, 군 적금이 없어 청년미래적금 기여금(우대형 12%)과 이자를 보태도 48개월 내내 벌어 모으는 것만으로 5000만원을 마련하기 벅찬 편이다. 자취 여학생은 중앙값이 약 300만원이고 확률 0%에 수렴했다. 학기 소득은 주거비에 전액 흡수돼 방학 기간 저축 외에는 쌓일 것이 없는 구조 탓이다. 군 적금과 주거비(4년 누적 약 2300만원)는 네 집단의 차이를 만드는 가장 큰 변수였다. 이상무 기자·박준우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rokmc@ekn.kr

국제유가 다시 상승…‘14주 연속 하락’ 주유소 기름값 오르나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른 만큼 국내 기름값에도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6~2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2.5원으로 전주보다 1.7원 하락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 대비 1.0원 내린 L당 1908.9원을 기록했다. 가장 저렴한 대구는 2.1원 하락한 1835.6원으로 집계됐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주유소가 L당 1865.6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1853.5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전주보다 L당 1.4원 내린 1845.7원을 기록했다. 반면 이번 주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이 강화되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 간 갈등까지 심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체 공급을 확대하면서 상승 폭은 제한됐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91.8달러로 전주보다 3.2달러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4달러 오른 배럴당 113.8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4.0달러 상승한 163.7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국제유가 움직임은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한편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1일 제9차 석유 최고가격을 제8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정했다. 최고가격은 휘발유 L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6개월 지났는데, 9차 최고가격 또 ‘동결’…“당분간 지속”

정부가 중동 불안이 여전하다 보고, 9차 석유 최고가격을 또 다시 동결하기로 했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이전 7~8차 때와 같이 리터(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9차 최고가격은 22일 0시부터 4주 간 적용된다. 이로써,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는 도입한 지 6개월을 넘어섰다. 산업통상부는 21일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지난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와 유사한 점,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등 국내 이상기후로 인한 민생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의 60일 기한이 만료된 뒤에도 양국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배럴당 70 달러대로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지난 20일 브렌트유 93.8 달러, 두바이유 95.6 달러로 상승했다. 다만, 국내유가는 7차 최고가격이 시행된 6월 27일 이후 지속 하락해 이달 20일 기준 리터당 휘발유 1862원, 경유 1845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13일 첫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는 이번 9차 적용으로 6개월을 넘기게 됐다. 정부는 종전 상황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여부, 국제유가 등을 고려해 제도 종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반면,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최고가격제를 유지한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중동정세와 석유 수급, 물가 및 민생부담,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민하고 유연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현대엘리베이터 특집 ①] 중국산 에스컬레이터가 서울 지하철역을 점령했다

서울 지하철에서 운행 중인 에스컬레이터 두 대 가운데 한 대 이상이 설치된 지 15년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20년 이상 된 설비도 세 대 중 한 대를 웃돌았다. 노후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유지·보수 비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고장이 발생하면 부품 조달 등의 문제로 정상 운행까지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23일 본지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에스컬레이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기준 공사가 관리하는 에스컬레이터 1881대 가운데 설치 후 15년 이상 지난 설비는 974대로 51.8%에 달했다. 이 가운데 25년 이상 사용한 설비만 437대로 전체의 23.2%였다. 20년 이상~25년 미만도 210대로 집계됐다. 전체의 34.4%인 647대가 설치 20년을 넘긴 셈이다. ◇ 7호선 391대 중 229대가 20년 이상 노후화는 일부 호선에 집중돼 있다. 1881대의 설치일을 기준으로 보면, 7호선은 전체 391대 가운데 20년 이상 설비가 229대로 58.6%를 차지했다. 6호선 역시 294대 가운데 201대(68.4%)가 20년을 넘었다. 특히 25년 이상 된 에스컬레이터는 7호선 194대, 6호선 187대로 두 호선에만 381대가 몰렸다. 전체 25년 이상 설비 437대의 87%에 해당한다. 5호선도 본선 기준 351대 가운데 108대가 20년 이상이었고, 2호선은 248대 중 58대가 20년 이상으로 분석됐다. 노후화는 유지·보수 비용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장기 사용 에스컬레이터의 유지·보수 비용은 신설 설비보다 21배 이상 많이 든다. 올해 중보수 작업의 41%도 노후 설비에 집중됐다. 디딤판 체인 등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부품의 교체가 늘어난 영향이다. ◇ 5년간 절반 이상 고장…한 번 멈추면 최장 24일 문제는 고장이 발생한 뒤 정상 운행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연희 의원실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2월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 에스컬레이터 1871대 가운데 984대가 적어도 한 차례 고장 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기준 전체 설비의 절반 이상이 5년 동안 한 번 이상 고장을 경험한 것이다. 호선별 고장 건수는 7호선이 302건으로 가장 많았고 6호선 202건, 5호선 189건 등의 순이었다.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같은 기간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를 수리하는 데 평균 2일15시간이 걸렸으며 가장 긴 사례는 24일10시간에 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제조사와 모델이 다양하고 일부 부품은 주문 제작해야 해 조달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해왔다. 특정 부품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법정검사를 거쳐야 하는 것도 복구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 상반기 끝나기도 전에 보수예산 94% 소진 올해 들어서는 노후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실제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가 올해 편성한 에스컬레이터 중보수 예산은 55억6700만원이다. 지난해보다 2억9500만원 늘었지만 6월까지 52억3900만원, 94.1%가 집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집행률 42.8%의 두 배를 웃돈다. 예산 소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 6월26일 기준 수리를 기다리며 운행을 멈춘 에스컬레이터는 25대까지 늘었다.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가용 예산을 조정해 수리가 지연된 25대를 즉시 보수하겠다고 밝혔다. 노후 에스컬레이터가 앞으로 더 늘어난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15~20년 사용한 설비가 327대에 달한다. 이들 설비가 순차적으로 20년을 넘기면서 유지·보수와 교체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 설비별 고장·복구 실태는 한눈에 파악 어려워 문제는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어떤 설비에서 얼마나 자주 고장이 발생하고 복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외부에서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본지는 이번 취재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에 전체 에스컬레이터의 제조사와 모델, 생산국, 설비별 고장·복구 현황, 장기간 운행 중단 설비, 노후 설비 교체계획, 유지보수 예산 및 집행 현황 등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공사는 이 가운데 전체 1881대의 호선·역명·승강기번호·설치일과 사용연수 현황 등을 공개했다. 제조사와 모델명은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서 개별 승강기 번호를 입력해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반면 생산국과 설비별 고장·복구 현황, 장기 운행중단 설비,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계획, 유지보수 예산 및 집행 현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취합 및 가공이 필요한 정보"라고 했다. 공사가 관련 정보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지가 요청한 형태로 취합된 자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2019년 이후 99%가 중국산…또 다른 문제 '부품' 노후화만으로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장기 운행중단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고장 이후 필요한 부품을 얼마나 빨리 확보할 수 있는지도 복구기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제조사와 모델이 다양하고 오래된 제품일수록 필요한 부품을 바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내 에스컬레이터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한때 국내 업체들이 직접 생산하던 에스컬레이터는 2000년대 이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마저 2014년 국내 생산을 중단하면서 국내 에스컬레이터 제조기반은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안전인증제도가 도입된 2019년 이후 국내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의 99%가 중국산으로 파악될 정도로 시장 구조도 달라졌다.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장이 잦거나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완제품뿐 아니라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까지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게 된 구조가 장기적으로 적절한지는 별도의 문제다. 서울 지하철에서 반복되는 에스컬레이터 운행 중단은 노후 설비 교체라는 당장의 과제와 함께 국내 제조·부품 공급망이 왜 사라졌는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반도체 추가세수로, 100조 이상 ‘미래기금’ 쌓는다…교육교부금 연동 폐지 “기금 적립”

반도체 호황에 늘어난 세수를 재원 삼아 청년 일자리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등에 투자하는 100조원 이상의 '미래대응기금'이 신설된다. 정부는 경기 호황기 때 추가세수를 적립하고, 경기 둔화나 세수 결손 때 재정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해당 기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남는 세수를 경기 진작이나 부채를 갚는데 쓰기 보다 청년과 지방, 교육·인재 등 미래성장 동력에 중점 투자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꾀한다는 취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내국세의 20.79% 자동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학령인구 변화에 35%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손 본다. 교육교부금 개편에 따른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해 영유아, 고등·평생교육에 사용한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21일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과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우선, 취업과 주택, 양육 등의 어려움이 큰 청년층 지원에 쓰인다. AI와 반도체, 3대 메가프로젝트, 소형모듈원자로(SMR)·핵융합·첨단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도 투자한다. 인구소멸지역 등 지방의 정주 여건 개선과 미래 인재 양성에도 활용한다. 이전처럼 추가 세수를 경기 부양용 소비성 지출로 쓰거나 건전 재정 관리로 활용하기 보다 미래 성장 모멘텀 마련을 위한 재원으로 삼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남을 때 저장해 두었다가 부족할 때 쓸 수 있는 '재정 저수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 규모는 약 1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추가세수의 추세치 판단 시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토대로 2027년 추가세수 추세치는 약 370조원 가량 추산된다. 정부가 밝힌 내년 국세 수입 전망치 '500조원+α', 국세 수입 대비 내국세 비중 90%선을 고려하면 내년 내국세는 450조원 이상이 된다. 이 경우 내년 추가세수 규모는 60조∼70조원, 여기에 올해 초과세수 약 25조원과 교육교부금 개편 재원 20조원 가량을 더하면 총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처는 구체적인 기금 규모는 이달 말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국가재정운용계획 발표 때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경제 성장과 학령인구 감소 등을 반영해 교육교부금을 55년 만에 개편한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 배정하는 자동연동 방식이 폐지된다. 앞으로 3년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한다. 이번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해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우수인재 유치, 국가인재 유출 방지 등에 사용한다. 다만,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계속 늘어난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관련 패키지 법안을 마련한 뒤 입법 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3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석유화학 ‘대산 1호’ 결합 조건부 승인…공정위 “5년간 가격 제한”

석유화학업계 사업 재편으로 '대산 1호' 프로젝트 관련 기업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다만, 공정위는 일부 합성수지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5년간 가격 인상과 공급을 제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공정위는 롯데케미칼·롯데대산석화·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이 신청한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업결합으로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 주식을 추가로 취득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통합 법인인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을 50%씩 보유해 최다 출자자가 된다. 충남 대산 산업단지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각각 보유하던 나프타분해설비(NCC), 기타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도 통합 운영하게 된다. 앞서,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업계는 사업재편안인 '대산 1호' 프로젝트를 마련했고, 올해 2월 정부 승인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국내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 사업자가 줄어 과점이 심화되는 등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LDPE는 종이컵 코팅, 식품용기 등에, EVA는 신발 밑창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 제품이다. 두 시장 사업자는 한화, LG, 롯데, HD현대 4곳에서 롯데가 빠져 3곳으로 줄어든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결합 후 생산능력 기준 3개 사업자가 약 50대 25대 25의 비율로 시장을 나눠 갖게 된다. 판매량 기준으로도 3사 합산 점유율이 7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또, 3사가 국내 LDPE, EVA 시장에서 경쟁사의 생산 능력, 국제 가격 등 주요 정보도 쉽게 취득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경쟁 사업자 간 가격 협조가 쉬워지고, 낮은 수익의 품목은 생산과 공급을 중단해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특히, HD현대케미칼은 시장 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 왔다는 점에서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됐다. 아울러, 공정위는 국내 LDPE, EVA 시장의 구매자 다수가 중소 플라스틱 가공업체란 점도 고려했다. 3개 사업자가 저수익 또는 저가 제품 생산과 공급을 중단할 경우 대체 거래처를 찾기 어렵고, 가격 인상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의 조건부로 가격 인상·인하율 제한, 공급 유지 의무, 정보교환 금지, 임직원 인사 제한 등 시정조치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향후 5년간 LDPE·EVA의 국내 가격 변동률을 수출 가격 변동률 기준으로 제한한다. 기업결합 당시 생산 중이던 LDPE·EVA 제품도 국내 수요자의 요청에 따라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HD현대오일뱅크 간 가격과 수량, 원가, 재고량 등 경쟁 민감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간 임직원 겸임도 제한된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HD현대케미칼로 옮긴 롯데케미칼 임직원이 복귀하는 경우 1년간 LDPE·EVA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기업결합과 별도로 HD현대케미칼은 협력업체와 상생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번 첫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으로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면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큰 시장에 시정조치를 부과했다"며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수요자들의 피해를 예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수 1호 등 이어지는 석유화학 기업결합도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김천서 열린 전국 포도 심포지엄 ‘포도 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가격 하락·기후변화·수출 부진 등 현안 집중 점검 생산자들 “대과 선호 바꿔야…수출 정책 축소도 부담"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포도 가격 하락과 기후변화, 수출 여건 악화 등 국내 포도 산업이 직면한 현안을 짚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기 위한 전국 단위 심포지엄이 김천에서 열렸다. 20일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김천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포도 산업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국 포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사)한국포도회와 김천포도회가 공동 주최하고 김천시와 김천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이 주관했다. (사)한국포도협회와 (사)한국과수협회, 한국포도수출연합㈜도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포도 산업의 생산과 품질, 기후 대응, 품종 개발, 수출 등 주요 현안을 분야별로 진단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형진 팀장이 국내 포도 산업의 전반적인 현황을 설명했으며 원예특작과학원 임수연 박사는 포도 품질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충남농업기술원 윤홍기 박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재배기술을, 원예특작과학원 허윤영 박사는 신품종 개발과 품종 다양화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포도수출연합 이승희 대표는 국내산 포도의 해외시장 확대 방안을 다뤘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국농수산대학교 김승희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박용하 한국포도회 회장과 신길호 연구기술위원장, 한성권 한국포도협회 사무국장, 신건철 한국과수협회 회장, 이은수 김천포도회 회장 등이 참여해 포도 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는 보다 구체적이었다. 한 농민은 소비시장의 대과 선호 현상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500g 안팎의 포도를 고품질로 생산해도 가격이 낮다 보니 오히려 800g 이상의 큰 포도를 생산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며 “크기보다는 품질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현장의 어려움도 제기됐다. 또 다른 농민은 포도 수출 과정에서 활용되는 유황 패드가 친환경 정책과 충돌하면서 사용에 제약을 받고 있고, 수출 활성화 정책까지 축소되고 있어 생산농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승희 교수는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와 의견을 종합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포도 산업이 단순한 생산량 확대에서 벗어나 품질 표준화와 기후변화 대응, 품종 다변화, 수출시장 확대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전국적인 포도 산지로 꼽히는 김천에서 생산농가와 연구기관, 관련 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천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대표 농산물인 '김천 포도'의 경쟁력을 알리는 동시에 전국 포도 산업 관계자 간 협력 네트워크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요소수·요소, 주사기 “수급 불안 여전”, 매점매석 금지 2개월 더

정부가 차량용 요소수·요소와 의료용 주사기·주사침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 금지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속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매점매석 금지 고시 운영방안을 밝혔다. 요소수는 경유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촉매제다. 앞서 정부는 중동전쟁 발발 후 지난 3월27일부터 요소수·요소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해 왔다. 이번 조치는 8월 31일 종료 예정이었지만 원료인 요소의 수급 불안에 10월 31일까지 2개월 더 연장한다. 다만, 중국의 수출통제 해제로 요소 수입 여건이 개선돼 보관량 기준은 완화된다. 정부는 요소수·요소의 매점매석 판단 보관량 기준인 전년도 월평균 판매량의 150% 초과에서 200% 초과로 완화한다. 현재 요소 재고는 평시 수준인 3∼4개월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용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행위도 이달 31일 종료 예정에서 10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 나프타 등 원료 수급 우려가 여전해서다. 주사기·주사침 보관량 기준은 제조업체 재고량 증가로 지난달 24일 150%에서 200%로 완화했다. 판매량 제한도 해제됐다.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조치는 9월 12일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요소수·요소, 주사기·주사침 등 매점매석 금지 추가 연장 여부는 중동전쟁 상황과 각 품목 수급·유통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KDI “반도체, 양날의 검” 올해 3.2% 성장에도…“하향 가능성 남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3.2%로 정부 전망치 3.0% 보다 더 큰 폭으로 올려 잡았다. 이례적인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설비투자가 크게 늘고, 경상수지도 올해와 내년 3600억 달러로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KDI는 반도체 쏠림에 치중된 성장이 소비와 고용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데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마저 위축될 경우 성장률이 크게 꺾일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KDI는 19일 '8월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월 2.5%에서 3.2%로 석 달 만에 0.7%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의 올해 3.0%,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각각 2.6%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2.2%로 0.5%p 올려 잡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가 예상보다 높아 반도체 호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게 KDI 진단이다. 지표상으로도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올해 수출 증가율은 8.7%로 이전보다 4.1%p 상향 조정됐다. 설비투자도 7.9%로 4.6%p 올려 잡았다. 특히, 경상수지는 올해와 내년 모두 3600억 달러로 기존보다 각각 1000억 달러 증가해 대규모 흑자가 예상됐다. 평균 연간 1000억 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큰 수치로, 반도체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 상향 조정분 0.7%p 중 0.6%p가 반도체와 수출, 설비투자 등 반도체 파급 효과에 따른 영향"이라며 “올해 전망치 3.2% 절반 이상이 반도체가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KDI는 반도체 호조에 힘입은 높은 성장률에도 민간소비와 고용 등 체감 경기와의 괴리가 크다고 봤다. 반도체 업황 집중도가 큰 경제 성장 특성상 소비와 일자리,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못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2%에서 2.3%로 0.1%p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도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6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총괄은 “성장이 집중돼 있는 반도체 분야는 고용유발 효과가 크지 않고, 성과도 민간소비나 고용 등 가계 소득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성장률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을 기회이자 위험 요소로 꼽았다. 글로벌 AI 투자 수요에 따라 성장의 변동 폭이 매우 커 반도체 수요가 위축되면 성장률 전망치가 다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게 KDI 진단이다. 김미루 부장은 “우리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더 높아져 반도체 업황에 따라 성장 전망이 크게 변할 수 있고, 미국의 관세, 중동 불안 등 불확실성도 평소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반도체 이외 산업과 서비스업이 내수로 전이될 수 있도록 적극적 구조개혁 등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KDI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 상승 여파로 올해 2.7%, 내년 2.2%로 이전 전망치 수준을 유지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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