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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역대급 매도폭탄’에 맞서는 동학개미…8천피 눈앞에 번지는 FOMO [머니+]

인공지능(AI) 훈풍에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첫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국내 증시 곳곳에서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가운데 소외감을 느낀 개인투자자들까지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5% 오른 7981.41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8천피'까지 약 19포인트만 남겨두게 됐다. 다만 장중 기준 역대 최고치인 7999.67(5월 12일)은 넘어서지 못했다. 4214.17로 2025년을 마감했던 코스피는 올해 들어 약 90% 급등했고, 이달에만 20%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 3월(-19.08%)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매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총 115억달러(약 16조원) 규모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사상 최대 수준의 순매도가 나타났던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는 480억달러(약 71조원)에 달한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역대 최대 수준의 외국인 자금 유출 기록이 세워질 가능성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이탈이 메모리 반도체가 정말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는지 아니면 과거의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로 되돌아갈지를 두고 논쟁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자리 잡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약 37조원어치 순매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에는 개인과 외국인 간 수급 힘겨루기가 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19조587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7조24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도 5조4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와 관련해 베이서른 링 유니온방케르프리베(UBP)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 특히 헤지펀드 같은 단기 자금은 매우 변덕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보다 안정적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이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점점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32% 증가한 수준이다. 또 토스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성년자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급증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주는 부모들까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은 사회 전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포모(FOMO·소외 공포) 분위기가 직장과 점심 자리, 가족 모임까지 번지고 있다"며 “각종 인플루언서와 개인 투자자들이 올리는 수익 인증과 매매 전략 게시물이 넘쳐나면서 포모 심리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주식 투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 개인 투자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투자자들 분위기가 거의 광적 수준으로 뜨겁다"며 “이처럼 수직으로 치솟는 랠리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그의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13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에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JP모건은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가 1만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밸류에이션 부담 또한 아직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5배 수준으로, 21배 수준인 미국 S&P500 지수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경제 먼저’ 정부·삼성전자는 “대화하자”, ‘성과급 먼저’ 노조는 “이유 없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대립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에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역시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14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앞서 중단된 사후조정을 오는 16일 재개하자고 노사에 공식 요청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1일 열린 사후조정 1차 회의 역시 오전 10시부터 11시간30분가량 이어졌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달라고 양측에 호소했다. 사측도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등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된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사측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총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 시 손실액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과정을 감안한 금액이다.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현 상황에서 추가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초기업노조 측은 “성과급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 의견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사측이 성과급 지급액을 늘리는 대신 노조가 제도화 관련 논의를 뒤로 미루는 데 동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극적 합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올해 '역대급 성과'에 대한 보상은 철저히 하되 '성과급 명문화' 등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받는 사안은 나중에 얘기하는 식이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여야, 본격 ‘선거전’ 돌입…15일까지 후보 등록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이 14일 전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제히 시작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돌입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등록을 접수한다. 후보자의 재산·병역·전과·학력·세금 체납 등 주요 정보는 등록 직후부터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21일부터 6월 2일 자정까지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는 28일부터 금지되며, 사전투표는 29~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날 전국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의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등록을 마쳤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오전 9시쯤 각각 대리인을 통해 등록을 완료했다. 정 후보는 “용두사미로 끝난 '오세훈 시정' 10년의 무능을 심판하겠다"며 “상대와 싸우는 정치가 아니라 시민의 불편과 싸우는 행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선거 판세가 우리 당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이 기울어진 구도 속에서 뜻을 같이하는 모든 세력과 힘을 모으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하늘색 셔츠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선관위를 찾아 “대구를 살려야 하지 않겠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단단히 응답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빨간 점퍼 차림으로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대구 경제 살리기 대장정에 돌입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이날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전에 나섰다. 전 후보는 “해양 수도 부산을 완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울·경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보수 통합의 기치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고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아 부산을 세계도시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 14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재선거는 경기 평택을·전북 군산·김제·부안갑 2곳이며, 보궐선거는 부산 북갑·대구 달성·인천 연수갑·인천 계양을·광주 광산을·울산 남갑·경기 안산갑·경기 하남갑·충남 공주·부여·청양·충남 아산을·전북 군산·김제·부안을·제주 서귀포 등 12곳이다. 14곳 중 13곳이 민주당 의원 지역구였다. 이에 민주당은 의석 사수를 국민의힘은 의석 추가를 목표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재보선 최대 관심 지역구인 부산 북갑에서는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이날 등록을 마쳤다. 하 후보는 “북구를 대한민국 AI 1번지로 만들고 AI를 활용해 교육·돌봄·지역경제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교통·교육·도시재생 현안을 해결해 '북구 르네상스' 비전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15일 등록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시진핑, 트럼프에 ‘동반자’ 언급하더니…“대만 문제 잘못 다루면 충돌”

9년 만에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회담장에는 긴장감도 감돌았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의장대 사열과 대규모 환영 행사 속에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직접 대면한 것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만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두 정상이 베이징에서 회담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며 “서로가 성공하고 함께 번영하도록 도와야 하며, 새로운 시대에 강대국들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해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며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다. 사람들이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나는 어쨌든 말한다"며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논의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핵심 현안으로 거론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부딪치거나(碰撞) 심지어 충돌(衝突)하게 되고, 미중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어 표현인 '팽좡(碰撞)'과 '충돌(衝突)'은 모두 '부딪침'을 의미하지만, '팽좡'이 비교적 제한적이고 표면적인 마찰을 뜻하는 반면 '충돌'은 보다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대립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미중 양국의 최대공약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갈등보다 협력을 강조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던 회담 초반 분위기와는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 주석이 이날 공개적으로 '미중 충돌'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최근 중국의 대만 관련 발언 가운데서도 수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이날 정상회담은 약 135분간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 정상회담은 약 100분 동안 이어졌다. 당시에는 미중 관세 전쟁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고 대만 문제는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정치·외교 및 군사 소통 채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무역·보건·농업·관광·문화·법 집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외교부는 또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중미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향후 3년 이상 중미 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베이징 톈탄(天壇·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 공원을 방문했다. 그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결과에 대해 “훌륭했다"고 짧게 평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앞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무기 판매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힘의 균형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와인 미중 관계 담당 선임고문은 “2017년에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환대하며 대규모 미국산 제품 구매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스스로 중국의 위상을 인정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회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관세 정책이 미국 연방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는 데다, 중동 전쟁 여파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화당이 오는 중간선거에서 의회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만큼의 압박에는 직면하지 않은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중 관계 좋아질 것”…트럼프·시진핑, ‘세기의 담판’ 시작

9년 만에 이뤄진 미국 현직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대면한 것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만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두 정상이 베이징에서 만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의장대 사열과 대규모 환영 행사 속에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며 “서로가 성공하고 함께 번영하도록 도와야 하며, 새로운 시대에 강대국들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해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받은 환대에 감사를 표하며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칭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오늘 논의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 일정에 동행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국 재계 인사들도 언급했다. 그는 “이들은 오늘 당신과 중국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무역과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 입장에서도 완전히 상호주의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관계는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이후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여왔지만 긴장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갈등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역시 양국 간 핵심 갈등 사안으로 꼽힌다. 회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큰 정치적 도전이자 동시에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크고 강력한 국가이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이해관계와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도 존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일정 종료 이후 공개될 가능성이 크지만, 무역과 관세, 대만 문제, 이란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시 주석에게 중국의 무역 장벽 완화를 요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탁월한 지도자인 시 주석에게 중국 시장을 더 개방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역량을 발휘해 중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이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각각 약 3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회담에서 일부 긴장감도 드러났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잘 해결하면 양국 관계의 전만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다루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미중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의 독립과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베이징 톈탄(天壇·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 공원을 함께 참관하고, 저녁에는 국빈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15일에는 두 정상이 소규모 차담회와 오찬 회동 등을 이어가며 추가 협의를 진행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베이징을 떠날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서울시장 격차 좁혀지고 영남권 박빙”…여당 압승론 ‘흔들’

6·3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여야 후보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14일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선거 초반 우세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관심 지역인 서울의 판세 변화가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공개된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46%,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포인트(p)로 오차범위(±3.5%p) 밖이었다. 한 달 전 실시된 세계일보·한국갤럽 가상 양자대결에서 정 후보 52%, 오 후보 37%를 기록하며 15%p 차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크게 줄어든 흐름이다. 오 후보도 이 같은 결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추세대로만 가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서울-충북 상생 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도 있고 안도 있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처음부터 박빙"이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에서 양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진 배경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 응답자 사이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 부정 평가는 42%로 팽팽했다. 한 달 전 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47%에서 4%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39%에서 3%p 상승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울은 스윙보터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라 부동산 문제 같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나 고가 주택 과세 문제, 전세·월세 가격 상승 가능성은 서울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영남권에서도 보수 결집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대구를 비롯해 부산·울산·경남(PK), 강원 등에서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같은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 선거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 43%,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1%로 2%p 차였다. 대구시장 선거 역시 김부겸 민주당 후보 44%,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1%로 3%p 차에 그쳤다. 한 달 전 한국갤럽 가상 양자대결에서 부산은 전 후보 51%, 박 후보 40%, 대구는 김 후보 53%, 추 후보 36%를 기록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 내 초박빙 구도로 바뀐 것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재명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일정마다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 논란과 부동산 문제를 고리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전날 출범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국민 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대위'로 명명하고, 선대위 산하에 '공소 취소 특검법 저지 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정권 견제 심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이재명 정부 견제 심리가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분출되고 있다"며 “최근 판세 변화는 '이재명 견제론' 또는 '거여 견제론'의 부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도 “투표하지 않으려던 합리적 보수층이 최근 불거진 공소취소 특검 논란과 부동산 문제 등으로 투표장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서울과 같은 격전지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한 뉴스1·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조사는 지난 9~1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1.0%였다. 부산 조사는 10~11일 부산 거주 성인 801명(응답률 14.7%), 대구 조사는 9~10일 대구 거주 성인 803명(응답률 20.3%)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비교 대상으로 활용된 세계일보·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조사는 지난달 10~11일 서울 거주 성인 803명(응답률 11.9%), 부산 조사는 지난달 9~10일 부산 거주 성인 805명(응답률 12.8%), 대구 조사는 지난달 10~11일 대구 거주 성인 805명(응답률 13.9%)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8년만에 “후회” 바로잡은 트럼프…‘금리 인하’ 시험대 오른 워시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후회한다고 언급해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시대가 8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가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서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꿈틀거리는 만큼 워시가 취임 직후부터 트럼프의 기대와 연준의 독립성 사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워시는 파월 현 의장의 임기 종료 직후 곧바로 연준 의장직을 맡게 된다. 오는 15일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은 연준 이사직 임기가 2년 남아 있어 당분간 연준에 잔류할 예정이다. 그는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과 관련한 미 법무부 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 의장을 지낸 인물이 이후 다시 연준 이사로 남는 것은 약 80년 만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인준 표결이 극명한 당파성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공화당 상원의원 53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에서는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의원만 유일하게 찬성 대열에 합류했다. 이같은 표 차는 연준 의장 인준 역사상 가장 근소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워시의 득표 수는 2014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기록했던 찬성 56표보다도 적었다. 특히 당시 옐런 전 의장의 경우 공화당에서 찬성표가 11표 나왔고 반대표도 26표에 그쳐 워시보다 훨씬 적었다. 통상 미 상원은 연준 의장 인준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왔다. CNBC에 따르면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전 의장은 각각 1979년, 1992년, 2006년 인준 당시 상원에서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다. 파월 의장 역시 2018년과 2022년 각각 찬성 84표(반대 3표), 찬성 80표(반대 19표)로 인준됐다. 그러나 이날 워시 인준 표결이 극명하게 갈린 배경에는 워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급격한 금리 인하 요구에 굴복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6년 연준 이사 인준 당시 워시를 지지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마저 이번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실제로 시장 최대 관심사는 워시가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도 공개적으로 조롱을 이어가며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파월 의장이 대형 쓰레기통 안으로 떨어지는 이미지를 올린 뒤 “'투 레이트(너무 늦은)'는 미국의 재앙이다. 금리가 너무 높다"고 적었다. '투 레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에 충분히 호응하지 않은 파월 의장을 비난할 때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표현이다. 하지만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전월 대비 1.4% 상승해 202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전년 대비 4.9%·전월 대비 0.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3.8% 올라 약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생산자물가까지 기록적으로 오르자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매물가로도 불리는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25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 금리는 5.046%로 결정됐다. 미국채 30년물 입찰 금리가 발행시장에서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올해 말 기준금리가 연 3.75~4.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28.2%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 확률은 0.7% 수준에 불과했다. 워시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연준 통화정책은 “엄격하게 독립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에게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워시가 취임 직후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택마저 후회하게 될지가 시장의 가장 큰 의문"이라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E칼럼] 다시 산유국이 된다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닫혀버린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해 3개월 가까이 석유가스 공급망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제품을 넘어 소부장산업에 까지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전체 에너지원의 30%를 석유가 24%를 천연가스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라별로 에너지원 독립의 수준에 따라 그 충격이 다를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번의 중동사태를 겪으면서 자국의 에너지자원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나라마다 에너지자원 보유 현황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그 처방도 각각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에는 비축유를 활용, 대체 도입선 확보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에너지전환을 통해 석유가스의 소비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에너지 소비관성에 의해 현실적으로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자국의 에너지원 개발과 에너지전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확장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신재생에너지만 확대하면 에너지자원 공급망이 해결될까? 한국은 현재 하루 28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하여 석유제품을 50% 이상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효자 수출산업이다. 수출액은 원유수입액의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 되어서야 석유의 소비가 정점이 도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만약에 2050 탄소중립까지 향후 25년 동안 지금과 유사한 양의 석유를 쓴다고 가정하면 에너지자원빈국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비축과 도입선 다변화로 공급망을 제한적으로 안정화시키는 정책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인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해외 자원개발과 국내 대륙붕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냥 묻지마 투자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경제성에 기반한 올바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10%인 자원개발률을 같은 자원 빈국인 일본과 유사한 수준인 40%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유사시에 에너지 공급망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해외에 소유한 광구는 20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보관료가 공짜인 천연 비축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쩌면 궁극적인 에너지자원 독립과 안정적 공급망 완성은 국내 대륙붕 개발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산유국이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꾸준히 국내 대륙붕 탐사를 이어왔다. 아쉽게도 대왕고래가 정치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국내에서는 대륙붕 또는 시추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옳고 그름을 떠나 대왕고래가 국내 대륙붕 탐사계획인 광개토 프로젝트를 삼켜버렸다. 불확실성이 큰 자원개발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큰 자원개발분야를 과학적 기술적으로 접근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다. 이 일로 공기업은 신뢰를 잃고 국내 대륙붕 개발은 동력을 상실하고 주져 앉아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이 다시 산유국이 되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국내 도입 문제도 해결되고 국내 비축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국내 연관 산업들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 더욱이 공급망 문제를 넘어 값싼 석유가스를 공급하여 국민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1석 5조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대륙붕 개발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뚜벅뚜벅 쉬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제대로 진행되어야 성패를 알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면 시도하지 못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배우는 것도 얻는 것도 없다. bienns@ekn.kr

조정식, 후반기 국회의장 사실상 확정…부의장 후보에 ‘남인순·박덕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6선인 조 의원은 지난 11~12일 진행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20%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현장 투표 80%를 합산한 결과 과반을 득표했다. 이번 경선은 국회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 처음으로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됐다. 조 의원은 5선 박지원·김태년 의원을 누르고 결선 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후보별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선출된다. 다만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배출하는 것이 관례인 데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조 의원의 국회의장 선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 남인순 의원이 선출됐다. 남 의원은 민홍철 의원을 누르고 과반을 득표했다. 조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 후보는 투표에 앞서 진행된 정견 발표에서 “저 조정식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뼛속 깊이 이해하고 함께 책임질 사람"이라며 “당정청과 국회가 한 팀을 이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당선 연설에서는 “빛의 혁명이 어둠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듯, 후반기 국회를 대한민국 대전환에 걸맞은 국회로 반드시 만들겠다"며 “집권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며 속도감 있고 성과 있는 국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남인순 후보는 “조 후보와 손잡고 개헌과 민생입법, 개혁 과제들을 힘 있게 추진하겠다"며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 박덕흠 의원이 선출됐다. 박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총 101표 중 59표를 얻어 후보로 확정됐다. 함께 출마한 6선 조경태 의원은 25표, 5선 조배숙 의원은 17표를 얻었다. 박 의원은 “영광스럽긴 하지만 엄중한 시기에 국회부의장직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 우리는 원팀"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제22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는 조정식 의원, 여야 국회부의장 후보는 각각 남인순·박덕흠 의원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본회의 일정은 여야 합의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의장단 선출 일정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정청래, ‘국민배당금’ 제안에 선긋기…“학계 연구 선행돼야”

더불어민주당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꺼낸 이른바 '국민배당금' 구상에 거리를 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6·3 지방선거를 21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의응답에 “기자회견 전에 정책위의장과 잠깐 대화했는데 당과 어떤 대화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AI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이전에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김 실장이 그런 제안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배경은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실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AI 시대 반도체 호황이 초과세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국민과 나누는 '국민배당금' 구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정 대표는 “그런 부분은 학계에서 먼저 연구하고 학문적 고찰이 선행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충분히 숙성된 다음에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솥뚜껑을 먼저 열면 밥이 되기 전에 김이 빠져버린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성과를 거론하며 “코스피 시가총액이 세계 13위에서 6위가 됐고, 올해 1분기 GDP 성장률도 주요 22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면서 “일 잘하는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일 잘하는 지방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표의 지원 유세가 보수 결집 지역에서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에는 “오지 말라고 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고 오지 말라고 들은 적도 한 번도 없다"며 “일부 언론이 당대표 일정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고 날을 세웠다. 다음은 기자회견 질의응답. -6·3 지선 21일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와 기대 결과는. “머릿속에 숫자는 없다. 몇 개를 이겨야 승리인가 하는 기준은 두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에 몇 개 지역 승리를 안겨줄지는 국민께서 판단하고 선택할 부분이다. 한 곳이라도 더 찾아가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절실한 마음으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도 밤 11시 배를 타고 울릉도에 간다. 지금까지 당대표가 울릉도에 간 역사가 없다고 한다. 8000여 명의 주민 한 분이라도 만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론조사에서 전북이 접전 양상이다. 전북 대응 계획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상지가 전북이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 나라의 주인이 백성이라는 것을 천명한 그 발원지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새만금 개발에 전북의 새 희망이 생겼다. 당정청이 한 몸 한뜻으로 가야 새만금 개발도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도지사가 되는 것이 전북 발전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을 낮은 자세로 설명드리겠다." -대표 지원 유세가 보수 지역에서 역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오지 말라고 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고, 오지 말라고 들은 적도 한 번도 없다. 오라는 곳은 많고 몸은 하나다. 몸이 10개, 100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대구는 김부겸 얼굴로 선거를 치르겠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겠다고 했고 그 기조를 한 번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경북은 너무 많이 와달라고 한다. 울릉도뿐 아니라 경북 전역에 와서 지원 유세를 해달라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데 허위에 가까운 기사라고 생각한다. 당대표 일정에 관여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제 일정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언론은 너무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반도체 호황 초과세수를 국민과 나누는 '국민배당금' 구상을 밝혔다. 당 입장과 지선 영향은. “당과 어떤 사전 대화는 없었던 것 같다. AI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이전에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김 실장이 그런 제안을 했다고 생각한다. 청와대에서는 이미 개인적인 문제라고 했다. 이런 부분은 학계에서 먼저 연구하고 학문적 고찰이 선행돼야 하지 않겠느냐.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해서 할 문제다. 솥뚜껑을 먼저 열면 밥이 되기 전에 김이 빠져버린다. 충분히 숙성된 다음에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한병도 원내대표가 새 국회의장 선출 후 개헌 재추진과 국회법 개정안 추진을 예고했다. 대표 입장은. “당대표로서 6·3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면 하고 되지 않으면 안 한다. 지금은 논쟁적이고 갈등적인 이슈보다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설명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선거는 팩트와의 전쟁이 아니라 인식과의 전쟁이라는 것을 절감한다. 당대표가 된 이후 할 말을 굉장히 많이 안 하고 참고 억울해도 견디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께서 그걸 다 아시더라. 현장에 가면 '막 한마디 속 시원하게 할 줄 알았는데 그걸 참고 견디네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앞으로도 더 진중한 자세로 선거전에 임하겠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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