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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도 놀란 반도체 힘”...韓 성장률 전망 1.7%→2.6%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크게 개선했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성장률 전망을 낮췄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과 투자 확대 흐름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3일(현지시간) OECD가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전망치(1.7%)보다 0.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OECD는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관련 설비투자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재정정책 효과가 더해지면서 민간소비 역시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정 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2.8%로 제시했고, G20 전체 성장률 전망은 3.0%로 유지했다. 미국은 2.0%를 유지한 반면 일본은 0.9%에서 0.6%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OECD는 첨단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 산업 현장의 노사 갈등, 각국의 수출 규제 강화 등은 성장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전망치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5%보다는 소폭 높고, 한국금융연구원의 2.8%보다는 다소 낮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한 점도 전망 상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은 1.9%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3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물가 전망에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OECD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소폭 낮췄다. 다만 내년 물가상승률은 2.2%로 예상해 이전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였다. 명목 성장률 전망도 크게 높아졌다. OECD는 올해 한국의 GDP 디플레이터를 7.6%로 전망했으며, 재정경제부는 이를 성장률 전망치와 결합하면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재정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이 올해 48.2%, 내년 5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 당시보다 각각 3.8%포인트, 4.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OECD는 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회복세가 일부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업생산은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반도체와 조선업을 제외한 제조업 분야에서는 경기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가 여전히 약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민간투자 역시 당분간 반도체 중심으로 확대되다가 연말 이후 다른 산업으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OECD는 중동 분쟁 대응 과정에서 시행된 유류세 인하와 에너지 가격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취약계층과 기업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하되, 에너지 가격 통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은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영업이익의 N% 성과급 달라” 분출…노사 갈등 ‘새 뇌관’으로 [재계 성과급 전쟁]

재계에서 '성과급 전쟁'이 시작됐다.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노조원의 몫을 달라고 강한 목소리를 내며 본격적으로 임금협상 핵심쟁점으로 내걸고 사측을 압박하고 단체행동 명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노사간 '성과급 갈등'이 현대차그룹, 카카오 등 등 산업계로 번지며 노사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노(勞勞)간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정부도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 주요 대기업 노조 '투쟁 모드' 본격화 3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성과급 대란'은 우여곡절 끝에 노사 자율합의로 봉합됐지만, 후폭풍이 삼성그룹 계열사와 다른 대기업 등 산업계로 몰아치고 있다. 우선 삼성 계열사 곳곳에서 성과급 요구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미 지난 5월 1∼5일 창사 이래 첫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올해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라는 게 노조의 요구사항이다. 전면파업은 끝났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후에도 준법 파업 방식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사측도 영업비밀자료 유출 혐의로 노조위원장을 고소하는 등 노사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미 올해 초 2026년 임금협상을 끝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에선 삼성전자 성과급 타결 이후 직원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삼성전자의 역대급 성과급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노사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합의안을 만들어낸 삼성전자도 '성과급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도체사업과 비교해 실적이 좋지 않은 스마트폰·가전·TV 사업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턱없이 적은 성과급 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임금협상 타결을 주도한 초기업노조 내 DX 노조원들이 임금협상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고, DX 소속 일부 조합원은 초기업노조 교섭의 절차적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초기업노조 내 부문별 조합원 간 갈등, 삼성전자 내 복수노조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노-노 갈등'이 조직 화합 및 경쟁력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른 산업군 노조들도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영업이익의 30% 성과 공유를 넣었다.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셀트리온에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이들 역시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 기준을 산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정도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어 이달 중 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의 경우 전년 대비 성과급 액수를 150% 인상해야 한다는 안건을 교섭장에 들고 나왔다. 다른 기업들 역시 사정권이다. 아직 노사 상견례를 시작하지 않은 제조·IT·서비스 기업 노조 대부분이 협상 요구안에 'N% 성과급' 문구를 넣을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해졌다. 문제는 기업마다 처지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사실 '성과급 전쟁'의 불씨를 지핀 곳은 SK하이닉스였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수백조원대 이익이 예상되자 직원들 사이에서 보상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거셌고, 사측도 사업 초기 파산 직전 시기에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임직원의 헌신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같은 SK하이닉스의 파격적 보상 지급에 자극받은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주도의 영업이익 급등을 계기로 성과급 투쟁을 시작했다. 업계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의 처우가 대한민국 및 업종 1위 기업을 자부하던 삼성전자를 넘어서자 '성과급 우위'를 사측에 요구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이슈는 모두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은 이익 발생'이 근본 원인이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0%를 넘었고, 삼성전자는 1분기 46%를 달성한데 이어 2분기 51%로 예상된다. 하지만, '잘 나가는 두 기업'을 보고 '패턴 교섭'에 나선 다른 기업들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자산이 충분하고 실적을 꾸준히 내는 대기업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초과이익'을 나눌 수준은 전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대표적인 성장기업이다. 아직 수익성보다는 몸집 불리기가 중요한 시점이라 시설투자에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야 한다. LG유플러스나 카카오 등도 반도체 업체들과 비교하면 회사가 남기는 이윤이 초라한 수준이다. 자동차·조선업계는 경쟁 심화와 중국의 추격 등을 따돌릴 연구개발(R&D) 투자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철강 업종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다. ◇ 각계각층 첨예한 대립…주주들도 '격분' 단체 행동 나서 이번 성과급 전쟁을 두고 각계각층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걱정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기업이 노조의 이익 배분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31일 회원사에 배포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통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제도를 명문화하는) 노조의 요구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으로 기업 이익의 직접적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기업의 이익은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고용, 연구개발,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돼야 하는 경영 자원"이라며 “노조가 기업 이익의 선제적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배분하기로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를 두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노조가 '영업이익 배분' 등을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임금의 일종으로 간주해 노사 교섭에서 기업의 이익에 대한 배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같은 요구가 법과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회원사에게 주문했다. 경총은 “기업 이익의 배분 기준 제도화는 기업의 고유한 경영판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한정되며, 기업의 이익 배분은 임금이 아니며 복지나 기타 대우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경총의 입장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현장에서는 성과급 등 다양한 의제가 교섭을 통해 결정되고 있다"며 경총에 권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교섭 대상을 임금이라는 형식적 개념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경제·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어떤 판례도 성과급 자체가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적 없고 단체교섭 효력을 부정한 사례도 없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건 성과급이든 이익공유금이든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노동자와 어떤 기준으로 공유할 건지에 대한 논의"라고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확산 상황에서 기업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공유할 것인가는 세계적 과제"라며 “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과 노동자가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요구는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다. 오히려 성과 공유는 노동자의 참여·혁신을 촉진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일침했다. 투자자인 주주들도 성과급 지급에 분명하게 반대했다. 손실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 임직원에게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지급이 상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한 뒤 비로소 분배 대상이 되며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이 규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지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성과급 전쟁의 가장 큰 폐해로 우리나라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영업이익 N% 요구'가 가능한 기업이 일부 대기업으로 한정적인데다 가뜩이나 심각한 임극 격차 문제가 더 부각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정부도 성과급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대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의 원인을 개별기업의 실적 향상, 분배를 중시하는 노동시장의 인식 변화에서 찾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사태 등 사안이 심각한 경우에는 직접 개입도 추진하며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점점 더 벌어지는 노동자 간 격차를 그냥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라며 “원·하청(위탁기업과 수탁기업) 간 상생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글을 올리고 정부 차원의 기업 양극화 해소 의지를 드러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투표율 오후 3시 ‘51.9%’…4년 전 대비 8.8%P↑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오후 3시 현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51.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의 동시간대 투표율보다 8.8%P 높은 수치다. 누적 기준으로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2316만409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으로 60%를 기록했다. 뒤이어 강원(57.2%), 전북(56.3%), 경남(55.5%) 순이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광주로 47.5%다. 지난달 29~30일 진행된 사전투표 결과(투표율 23.51%)는 오후 1시 집계부터 투표율에 합산됐다. 재외·선상·거소투표도 포함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 물가가 돌아왔다”...금리 인상은 기정사실, 폭이 변수 [머니+]

물가가 다시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선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동전쟁 여파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가 성장 둔화 우려를 덜어주는 대신 물가와 환율 방어가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금통위의 선택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2%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월을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2.0%를 기록했고, 3월에도 2.2%에 그쳤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생활물가 상승률은 각각 2%대 초반에 머물며 국제유가 상승 충격이 아직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 생활물가상승률은 2.9%로 높아지며 물가 불안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생산과 유통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전이되면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결국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생활물가상승률은 각각 3.1%, 3.3%까지 올라서며 물가 재상승이 현실화됐다. 국제유가가 월말 들어 배럴당 9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물가 상승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금통위는 매파적 시그널을 보내면서도 중동전쟁이 얼마나 강하게·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이미 국고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준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으나,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가 2%대 초반을 유지한 점에 착안한 셈이다. 문제는 5월 금통위 며칠 후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5월 근원물가가 2.5%라고 발표됐다는 점이다. 나들이 시즌이 되면서 국내·외항공료와 승용차임차료를 비롯한 서비스가격 상승이 근원물가를 촉진했다는 분석이지만, 흐름 자체는 포착할 수 있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달 물가상승률이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된다는 예측이 어긋나면 국민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소비지출에서 필수재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확대된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연 2.50%로 8연속 동결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이다.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25bp(1bp=0.01%포인트(p)) 인상 의견을 피력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모아지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의 인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위원들이 1인 3표 형식으로 향후 6개월 뒤 조건부 전망을 표시하는 점도표에서 3.00%가 10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표로 뒤를 이었다. 이르면 7월부터 동결를 멈추고 금리인상으로 돌아선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측이 주로 꺼내드는 카드가 경제성장 저하지만, 반도체를 앞세워 수출이 3개월 연속 월간 8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성장률을 '하드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K-자형' 성장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다른 부문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형국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5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16.4%로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가 인상을 공식화하고 시기와 규모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의 '컨센서스'도 움직이고 있다. 연내 동결을 예상했던 증권사의 예측이 1회+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 1회 인상이 2회로 바뀌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4회 인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압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인하를 단행하면 내외금리차가 줄어들지만, 4월 기준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8%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탓에 쉽사리 낮출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금리가 동결되면 미국과 격차가 벌어져 원·달러 환율에 추가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까지 금번 사이클 내 인상 횟수에 대해 보수적으로 2회 이상을 기본 가정으로 해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르포] 전국서 ‘한 표’ 위해 발걸음…“거창한 공약 대신 민생 회복 기대”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전국 각지 투표소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젊은 부부·학생·고령층 등 남녀노소 상관없이 사는 지역도 다르지만, 민선 10기 지방정부에 번지르르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공통된 바람을 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경일중학교 투표소에서 만난 한 20대 유권자는 “선거 때마다 청년 공약은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거창한 말보다 교통비, 월세, 일자리처럼 당장 부담되는 문제부터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거주 중인 청년 유권자들도 주거 등 생활비 부담 완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백석예대 재학생 이모(24세·여)씨는 “서울시장으로 누가 뽑히든 월세·취업 지원처럼 대학생·취준생 등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을 많이 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홍익대 재학생 유모(23세·남)씨도 “청년 정책 위주로 살펴보고 투표했다"며 “주거 부담이 큰데 반드시 이 부분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색보다 시정 경험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여·야 간 화합이나 지역 생활과 밀접한 현안 개선 등의 의견을 내비치는 어르신 유권자들도 있었다. 화곡1동 주민 70대 나모씨는 “서울시장 경험이 많은 오세훈 후보를 뽑았지만, 국민의힘을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보면 선거 후 얼마나 더 싸울지 걱정되는데, 국민의힘 당 내부든 여·야든 제발 협치 좀 해라"라고 호소했다. 방배동 토박이 박모(62세·남)씨는 “이곳에서만 60년을 살면서 보수가 뽑히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진보·보수가 무슨 상관이냐"며 “경기가 어려우니 그나마 잘 살게 해 줄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동초등학교 제1투표소를 찾은 한 60대 유권자는 “공약을 전부 자세히 보기 어렵지만 적어도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후보가 됐으면 한다"며 “말로만 큰 정책을 내세우기보다 주민들이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30일 치러진 사전투표 투표율은 23.51%로 직전 제8회 지방선거(20.62%) 대비 2.89%포인트 높았다. 역대 최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서울 이외 대구·부산·전남광주 등 주요 지역 본투표 현장으로도 투표 참여 열기가 이어졌다. 이날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은 대구 수성구 만촌1동 행정복지센터 앞은 이른 아침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5시 30분께부터 투표소 앞에서 기다렸다는 직장인 이영종(45)씨는 출근 시간에 맞춰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선거 때마다 꼭 아침 일찍 투표를 한다"며 “요즘 지역 경기가 너무 어렵고 젊은 사람들이 계속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선거만큼은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당선되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말보다 결과를 보여주는 시장과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은 거창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민생'에 집중돼 있었다. 주부 박순분(58)씨는 투표를 마친 뒤 “뉴스에서는 늘 정치 이야기만 나오지만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라며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며 노인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 각 지역 투표소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계속됐지만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찍을 사람이 없다", “누가 돼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광주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김철민(43)씨는 “행정통합이라는 큰 변화가 시작됐는데 후보들이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은 잘 보이지 않았다"며 “결국 정당만 보고 투표해야 하는 지역 정치 지형이 안타깝다 "고 했다. 전남 목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경진(53)씨는 “선거철만 되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이 넘쳐나지만 정작 상인들이 느끼는 현실은 갈수록 더 어렵다"며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유권자들의 발걸음 속에서 다음 4년이 결정되고 있었다. 유권자들의 말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특정 후보나 정당을 노골적으로 언급하기보다 '변화'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부산 연제구 연산9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장병관(48) 씨는 “투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치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았지만, 한 표에 담긴 기대만큼은 분명했다. 부산진구 부암1동 제3투표소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투표를 마친 신유현(44) 씨는 “내가 던진 한 표가 우리 동네에 좋은 변화의 바람이 되길 바란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여야 마지막 선대위 회의…자정쯤 당선자 윤곽 전망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여야가 각각 마지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막판 투표 독려에 나섰다.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투표 참여를 호소하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 위원장은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성실하게 일할 유능하고 충직한 일꾼을 뽑는 선거에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 달라"며 “누군가는 내 한 표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하지만, 단 한 표가 당선자를 바꾸고 지역의 정책을 바꾸고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바꾼다"고 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부터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 등을 지켜볼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6시 30분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에서 본투표에 참여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후 국회로 이동해 마지막 선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장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의 오만과 무법 폭주를 멈춰 세워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견제하고 막아주셔야 한다"며 “투표 포기는 오만한 이재명에게 재판을 지울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대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만큼, 여야 모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여야는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국정 운영과 정국 주도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마지막까지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여야는 선거 결과를 두고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승패를 좌우할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최소 9곳 승리를 기대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8곳을 경합 지역으로 보고 막판 추격에 나선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16곳 가운데 전남 광주, 인천, 대전,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제주 등 9곳을 우세 지역으로 판단했다.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경남, 전북 등 6곳은 접전, 경북은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 대전, 충남, 충북, 강원, 부산, 울산, 경남 등 8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대구와 경북은 우세 지역으로, 전남 광주, 전북, 제주, 세종, 경기, 인천 등 6곳은 열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당초 선거 초반에는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세를 점하며 '15대 1' 압승론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선거 체제를 정비하고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 논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 등 여권 주도 이슈에 민감한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면서 다수 지역이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초반 압승을 전망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거 초반 당원들과 지지층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다소 과하게 평가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전국 단위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을 계기로 보수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28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투표 종료 직후에는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한국방송협회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와 JTBC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개표는 투표 마감 직후 시작되며, 이르면 4일 0시께부터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투표율 오전 11시 ‘15%’…4년 전 대비 3%p↑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당일인 3일 오전 11시 현재 전국 투표율이 15%로 집계됐다. 누적 기준으로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671만331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의 사전투표 동시간대 투표율(12.0%)과 비교하면 3%포인트 높은 수치다. 현재까지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18.9%)이며 강원(17.7%), 경북(17.6%), 경남(17.0%)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10.3%를 기록한 광주였다. 서울의 투표율은 14.3%, 부산은 15.5%로 집계됐다. 이날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선택의 날’…정청래·장동혁 마지막 1초까지 “투표 독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여야 지도부가 막판 투표 독려에 나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각각 마지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한다. 정 대표는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한병도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전날 마지막 유세를 마치며 “내일(3일) 오후 5시 59분 59초까지 투표를 독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대표는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부터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장 대표는 이날 새벽 충남 보령 대천여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정말 중요한 선거"라며 “오늘 꼭 투표장에 가셔서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 투표하면 바꿀 수 있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투표를 마친 장 대표는 국회로 이동해 마지막 중앙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막판 투표 독려에 나설 예정이다. 오후에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송언석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대국민 투표 참여 호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다. 이후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부터는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각 지역 개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과거 지방선거 ‘이례적 결과’ 속출…민심의 선택에는 ‘이것’이 있었다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과거 문재인·윤석열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당대 대통령 집권 초기에 진행되는 선거인 만큼 '민심의 가늠자'로서 상징성이 부각됐다. 과거 제7회(2018년 6월 13일)·제8회(2022년 6월 1일) 지선 모두 '집권당 압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선거 랠리 중 이례적인 기록들이 속출하며 이목을 끌었다. 당시 선거판에서 화제가 됐던 주요 사례들이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후 1년여 만에 치러진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역대급 승리'로 마무리됐다. 시·도지사 선거만 봐도 전국 17개 지역 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이 깃발을 꽂으며 압도적 승리를 거둔 셈이다. 민주당 압승 배경으로는 '촛불 민심' 기인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6·13 지선의 경우,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박근혜 정부의 탄핵 이후 등장한 진보 정권에서 치러진 선거다. 해당 선거 투표율만 60.2%로 제1회 지선(68.4%) 이후 최초로 60%대를 넘었는데, 그만큼 적폐 청산을 외치며 변화를 원하는 시민 참여가 늘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심의 향배는 지역별 성적에서 더 자세히 드러났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이 민주당 손으로 넘어간 것이다. 1990년 2월 집권 여당인 민주정의당과 야당인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 이래, 해당 지역에서 민주당계 후보가 광역자치단체장에 선출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당시 경남지사로 당선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돼, 2021년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임기 중 지사직을 잃게 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김 후보의 직위 상실 시점이 2022년 지방선거까지 1년이 채 남지 않던 터라, 해당 직위는 한동안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역이던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대신 경기도지사 자리를 꿰찬 것도 이례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경기도는 2002년부터 16년 간 한나라당·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이 집권해온 전통적인 보수 지역으로 꼽혔지만,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선출로 민주당계 인물로 손바뀜된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친형 강제입원' 등 각종 의혹에도 5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선거 기간 동안 불거진 여러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보수 강세 지역임에도 야권 소속 인사의 말실수가 '팀킬' 양상으로 번진 사례도 있었다. 당시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인천시장 연임을 노리던 같은 당 유정복 후보 기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유 후보의 연임 실패와 함께, 정 전 대변인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2022년 윤석열 정부에서 치러진 6·1 지선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된 선거였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중 국민의힘이 호남·제주·경기를 제외한 12곳을 싹쓸이했고, 7석의 자리를 내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5석을 차지하며 대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같은 해 3월 실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패배 후유증이 드러난 선거라고 평가한다. 대선이 끝난 지 3개월 만에 치러진 전례 없는 선거로 유권자 피로도가 높아진 데다, 진도·중보 지지층을 중심으로 투표 명분이 퇴색돼 이탈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기라는 시대적 배경까지 더해져 투표 참여 의지가 더 꺾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제8회 선거 최종 투표율은 50.9%로 직전 지선 때(60.2%)와 비교하면 10%p 가량 차이가 있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재선에 도전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크게 패배하며 김빠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앞서 대선 패배 책임을 떠안고 송 전 대표는 정치적 고향인 인천을 떠나 지역구까지 옮기며 직접 출마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당 내 일부 인사 위주로 송영길 비토론과 함께 전략공천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당 내 잡음이 불거지면서 송 후보는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멸감을 느끼며 개인의 정치적 플랜으로 출마 여부를 고민한 것이라면 금방이라도 그만두고 내려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모까지 겪었지만 오세훈 시장에게 20%포인트를 넘는 큰 격차로 압도적 패배로 마무리됐다. 장관급 예우를 받는 서울시장급 영향력을 지닌 경기도지사 자리의 경우, 0.15% 득표차의 피말리는 접전 끝에 민주당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당시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8913표의 간발의 차로 따돌리며 경기지사에 당선되자, 국민의힘으로부터 가까스로 수도권 석권 위기를 모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투표율 오전 8시 ‘4.5%’…4년 전보다 0.7%p↑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당일인 3일 오전 8시 현재 전국 투표율이 4.5%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까지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201만7995명이 투표를 마쳤다. 전체 선거인 수는 4464만9908명이다. 현재 투표율은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 3.8%보다 0.7%포인트 높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5.7%로 가장 높았다. 대구가 5.6%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경북 5.5%, 경남 5.3%, 충북·충남 각 5.1%, 울산 4.8% 순이었다. 서울은 4.1%를 기록했으며 경기는 4.4%, 인천 4.2%로 집계됐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광주로 2.9%를 기록했다. 전남은 3.8%, 전북은 3.6%, 세종은 3.5%였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주민등록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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