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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소환’ 김건희특검···‘명태균 의혹’ 등 각종 혐의 추궁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20일 출석했다. 지난 7월2일 특검팀이 수사에 돌입한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특검팀은 '명태균 의혹' 등 각종 혐의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2년 대선 전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의혹, 공직 인사 청탁과 함께 귀금속 등을 수수했다는 매관매직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양평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 쪽으로 변경해줬다는 의혹 등도 조사 대상이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유정화·채명성·배보윤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영상 녹화는 하지 않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어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말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김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금품을 수수하는 데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재판이나 내란·순직해병 특검팀 대면조사에 불출석하다 10월 중순부터는 거의 빠짐없이 나와 방어권을 행사해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유소 기름값 2주 연속 하락…다음 주도 떨어질까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주 연속 내림세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4∼1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4.3원 내린 1741.8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5.7원 하락한 1805.1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6.0원 내린 1713.1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749.3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720.4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7.8원 하락한 1652.7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전 기대와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하락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2.2달러 내린 60.3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8달러 하락한 75.1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3.7달러 내린 80.3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속시원 vs 트집잡기”…李 대통령 업무보고 생중계 반응 ‘극과 극’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각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정부 각 부처 장관은 물론 작은 산하기관장들까지 불러 세워 놓고 세세한 현안이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심지어 해법의 방향까지 제시해주고 있다. 잘못한 것에 대한 질책과 함께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디테일한 질의 응답에 공공기관장들은 잔뜩 긴장한 채 준비를 위해 밤을 새워가며 데이터를 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업무보고 생중계' 정치에 대해 지지자들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모르고 있던 국정의 세세한 사항과 문제점을 알게 돼 너무 좋다", “정부 기관장들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게 돼서 좋다", “암행어사처럼 속시원하게 질타해준다"는 등 호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장관이나 기관장들이 세부 실무를 장악하도록 독려해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촉진시킨다는 진단도 있다. 반면 반대측에선 이 대통령의 말실수성 발언과 트집잡기식 질의를 문제삼으며 국정 혼란만 일으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만기친람식' 통치가 일선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국무회의 생중계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내각 중심 국정 운영을 촉진시킨다는 점이 꼽힌다. 이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세부 설명과 책임은 장관이 직접 지는 구조가 화면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제 생중계된 업무보고에서는 장관들이 정책 배경과 법·제도적 한계를 직접 설명하고, 대통령의 질의에 즉각 답변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관료 조직 내부에만 머물던 정책 논의가 공적 책임의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관가에서는 “장관들이 대통령 뒤에 숨지 않고 전면에 나서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장관 중심의 집단 책임 체계를 국민 앞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국정 메시지 전달 방식의 변화다. 생중계는 편집된 보도자료나 요약 브리핑이 아니라 질의·응답과 논쟁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유튜브와 실시간 콘텐츠에 익숙한 국민들에게 비교적 직관적으로 다가간다. 정치적 해석을 거치기 전, 대통령과 장관의 발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 설명을 다시 해석해 전달받던 과거 방식과 비교하면 정보 전달의 중간 단계가 줄어든 셈이다. 반면 생중계의 단점도 분명하다. 가장 큰 우려는 실언 리스크다. 즉흥적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표현 하나가 정책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해석되거나, 외교·통상 사안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가 '정책 방향'인지 '개인적 문제의식'인지 구분되지 않은 채 전달될 경우, 시장이나 외교 상대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일부 발언은 이후 대통령실이나 관계 부처가 추가 설명에 나서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문제는 이러한 장면이 편집 없이 그대로 공개됐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생중계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학재 사장에게 질문을 이어가다 공식 업무 범위를 벗어난 듯 한 질책을 쏟아내 논란이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ㅇ;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를 질문하며 거듭된 답변 부재를 질책했고, 이후 이 사장은 “대통령이 제시한 해법대로라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업무보고를 지켜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생중계로 진행되는 업무보고에서 질책이 과도하게 노출됐다"는 평가와 “현장 사안의 복잡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채 대통령의 표현만 크게 부각됐다"는 지적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 사례는 생중계 방식으로 인해 질문과 답변의 실무적 맥락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채 현장 발언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오해를 낳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로 평가된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하는 반응을 내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 스스로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집무실에 CCTV를 설치했던 것을 기억하느냐"며 이같이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파놉티콘은 권력이 응시하는 구조이며, 감시받는 쪽이 약자"라며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감시받는 위치를 선택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보고 생중계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CCTV를 늘 켜놓고 국민에게 공개하겠다는 의미"라며 “가장 많이 감시받는 대상은 국민이나 부처가 아니라 이 대통령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대통령의 모험"이라고 표현했다. 또 강 대변인은 “업무보고는 몇 장의 서류로 성과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결과 중심 행정이 아니라 과정 중심의 행정"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쟁점은 대통령의 직접 개입 범위다. 생중계 구조상 대통령의 질문과 반응이 곧바로 공개되면서 정책 조율 과정이 충분히 숙성되기 전에 외부로 노출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책 결정 과정에는 통상 비공개 토론과 내부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생중계가 일상화될 경우 장관과 관료들이 위험 부담이 있는 판단을 회피하거나, 대통령의 반응을 의식한 답변에 치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속도와 투명성은 얻을 수 있지만, 숙의와 조율이라는 행정의 기본 원리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문제는 공개 여부 자체가 아니라, 이 대통령이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서 멈추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모든 회의를 상시 공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나 정책 방향 제시 국면에 한정해 선택적으로 활용할 경우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생중계 자체가 목적이 되면 위험하지만, 내각 책임성과 정책 설명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새로운 국정 운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與 “내란전담재판부 연내 처리”…野 “누더기법” 총공세

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의 '내란·외환 사건 전담재판부' 자체 설치 방침에도 불구하고,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을 예정대로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대법원의 조치가 전담재판부 설치의 정당성을 강화했다며 입법 동력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위헌성이 여전한 '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19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연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가 내란재판부설치 특별법 제정이 왜 필요한지를 더 극명하게 증명했다"며 “시행령보다 한참 낮은 단계인 예규로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겠다는 꼼수에 속을 국민은 없다. 계획대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양부남 의원은 “내란전담재판부가 아닌데 전담재판부라고 우기는 지록위마이고 양두구육"이라며 “역설적으로 법안이 통과될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승원 의원은 “예규는 보여주기식뿐 아니라 퇴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소에) '우리가 마련한 예규와 다른 법안에 대해서는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오면 인용하는 것을 고려해보라'는 사인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당 법률위원장도 논평을 통해 “대법원이 예규 제정을 통해 스스로 내란전담재판부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인정했다"며 “국회 입법이 갖는 지속성과 안정성, 대표성 등을 고려하면 전담재판부는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원안을 일부 수정해 2심부터 전담재판부를 운영하고, 판사 추천은 법원 내부에서만 하도록 하되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이 추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위헌 논란에 대해 김병기 원내대표는 “'위법하다' 등 의견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법원 규칙으로 대법원에서 인정하는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수정안을 반영한 특별법을 23일 본회의에 상정해 24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위헌이 여전한 누더기법"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고 누더기는 아무리 기워도 누더기"라며 “만약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들려고 한다면 똑같은 기준으로 '이재명 전담재판부' 만들기를 제의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중단된 5개 재판을 저희가 추천하는 판사들이 판단하도록 전담재판부를 만들어서 그 재판 또한 속개하자"고도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민주당의 수정안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내란 프레임을 끌고 가기 위한 정치공작의 연장선"이라며 “삼권분립과 사법 근간을 무너뜨리는 헌정 질서 파괴 시도가 되지 않도록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검찰 직격…“항소 거듭하면 당하는 쪽 괴로워”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법무부·대검찰청·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법무부를 향해 “국가 법질서를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부처 중 하나"라며 국민 신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법무부는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국가의 법질서를 책임지는 곳"이라며 “국민의 신임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무부의 역할에 대해 “국가의 공인된 폭력을 제도적으로 행사하는 곳"이라며 “국가 법질서 유지를 위해 국가 공권력을 최종적으로 행사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절차적으로 정당해야 하고, 결과도 역시 정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법무부를 직접 지목해 이뤄졌지만, 이날 함께 업무보고를 진행한 대검찰청 역시 염두에 둔 당부로 해석됐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국민 신뢰를 기반으로 법 집행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라는 것.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법무부가 추진 중인 상소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논쟁도 많긴 하지만 합당하게 잘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사들 입장에서는 원래 하던 일이니 상소하고 항고, 재항고, 또는 상고하는 게 깔끔하긴 한데, 당하는 쪽에서는 엄청나게 괴로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질적으로 폭력인 국가 형벌권, 공권력을 행사하는 데에는 절차적 정당성도 있어야 하고, 실체적 정당성도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 상소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더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어진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AI·반도체에 150조 투입…국민성장펀드 ‘첫 투자처’ 윤곽

금융당국이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앞세워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착수한다. 첫 투자 후보군으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7개 메가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1차 메가프로젝트로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지역과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7건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 선정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의무를 완화하기로 한 정책 기조와 맞물려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금융위가 공개한 1차 투자 후보에는 ▲K-엔비디아 육성 사업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전남 해상풍력 단지 ▲울산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장 ▲충북 전력반도체 생산 공장 ▲평택 첨단 AI 반도체 파운드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에너지 인프라 조성 등이 포함됐다.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국가 핵심 전략산업과 연관 생태계를 폭넓게 지원하기 위해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내년부터 매년 30조원씩, 5년간 단계적으로 자금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중 40% 이상은 지역 프로젝트에 배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투자 격차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정부와 금융·산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이른바 '미래 성장엔진'을 선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산업계가 협력해 또 한 번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를 이뤄내겠다"며 “성장의 과실을 국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국민 참여형 펀드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병행된다. 금융위는 '정책금융 지방공급 확대 목표제'를 도입해 지역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역 정책금융 비중은 현재 연 100조원 수준(40%)에서 2028년까지 연 125조원(45%)으로 확대된다. 연 2조5000억원 규모의 지방 전용 펀드도 새로 조성된다. 은행권의 지역 금융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지방 대출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간 공동대출 대상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지역금융 비중이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금융 인프라도 정비한다. 금융위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맞춰 정책 기후금융 공급 규모를 현재 연 60조원에서 향후 5년 내 80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철강 등 고탄소 산업의 전환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은 내년 1분기 도입될 예정이다. 소상공인 부문에서는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과 통합 정보센터를 구축하고,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도입을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 아울러 정부와 금융권이 상시적으로 협의하는 '생산적 금융 협의체'를 상설화해 정책 추진력을 높일 계획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李대통령 “담보대출·이자 중심 금융 바꿔야…주가조작은 패가망신”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영업 행태와 주식시장 불공정 문제를 동시에 지적하며 금융의 공적 역할과 시장 정상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포용적·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강화해야 한다"며 “영업 행태를 보면 주로 땅이나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먹는, 이른바 '땅 짚고 헤엄치기식'이 주축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기업 영역, 생산적 영역에 돈이 흘러가야 하는데 전부 민간 소비 영역에 몰려 있다"며 “시정을 해야 맞는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권 가계대출의 70%가 주택담보대출로, 가장 편하고 떼일 염려가 적어 그쪽으로 편중돼 있다"며 “한국 경제 전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답하며 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의지를 갖고 힘들게 조금 바꿔놓으면 어느 순간 휙 되돌아가 버린다"며 “돈의 힘이 무섭다. 가급적 정책 변화를 법률 형태로 고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포용적 금융의 관점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진짜 돈이 필요한 사람은 서민인데, 돈도 많고 담보력도 크고 신용도 높은 사람은 돈을 더 벌기 위해 금융을 활용한다"며 “금융 상황이 개선되면 신용도 높은 고소득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져 자산 격차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을 교정하는 힘은 결국 정책과 정부밖에 없다"며 “금융위나 금감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의 공적 책임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도 공적 기능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금융 영역은 가장 자유주의적인, 아주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최첨단 영역 같은 느낌을 준다"고 비판했다. 또 “금융은 국가 발권력을 이용해 특권적 지위에서 하는 특별한 영역"이라며 “이익을 보면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데 그런 공적 책임 의식이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에 유리한 법적 특례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채무 관련 소송에서 금융기관들이 쉽게 소송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만들어 놨고, 소송 인지대도 깎아주고 있다고 한다"며 “헌법상 평등권 침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힘없는 사람에게 더 불리하게 하면 되겠느냐"며 “금융기관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깎아주느냐"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도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외환 시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주식시장 문제 해결에 최대한 힘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대한민국 기업의 실력은 나쁘지 않은데 상장만 되면 60% 정도밖에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며 “가장 큰 원인은 시장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에서 주가조작이나 부정 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주가조작은 탈탈 털어서 아예 꿈도 못 꾸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조작 대응 인력 확충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주가조작 근절 합동 대응단 인력 규모를 묻고 “37명"이라는 답변을 듣자 “너무 적다"며 “한두 팀을 더 만들어 팀별로 경쟁도 시켜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포렌식 등을 할 때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인력을 늘려주면) 1호, 2호 단속뿐 아니라 10호, 20호, 50호까지 잡아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있는 것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원천 봉쇄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초기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저 주식은 불안하다, 언제 동전주가 될지 모른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부실한 기업은 정리해야 시장 정상화의 길이 조금 열린다"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李 대통령 “남북 요즘 진짜 원수…통일부가 바꾸는 역할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대북정책과 관련해 “인내심을 갖고 선제적·주도적으로 남북 간 적대가 완화되고 신뢰가 싹트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통일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과거엔 원수인 척을 했는데, 요즘은 진짜 원수가 돼 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50년대 전쟁 이후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대치를 이어왔지만, 지금처럼 3중 철책을 치고 다리를 끊는 것은 처음"이라며 “불필요하게 강대강 정책을 취하는 바람에 정말로 서로를 증오하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우리는 북한이 남침하려 한다고 교육받거나 선전을 당했다. 이 주장도 상당히 근거 있어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현실을 보면 북한은 남측이 북침하지 않을지 걱정해 3중 철책을 치고, 탱크라도 넘어올까 봐 방벽을 쌓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하자', '우리는 남이고 철천지원수'라는 주장을 하지 않느냐"며 “현실이 그렇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남북 관계에 대해 “정략적 욕망 때문에 만들어진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북 간 공존공영의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은 바늘구멍 하나의 여지도 없다"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북측의 전략일 수도 있고, 일종의 업보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전략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바꿔내야 한다. 통일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를 향해서는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시기에 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제 경제 질서조차 외교에 많이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진짜 안보"라며 “평화 역시 외교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부가 경제영토 확장에 큰 역할을 해달라"며 “재외공관이 경제영토 확장의 교두보이자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기후 위기 취약계층 보호 강화”…탄소중립법 개정안 상임위 통과

기후위기에 취약한 계층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보호를 국가의 기본 원칙으로 명시한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여러 법안을 병합한 것으로,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정의 규정을 새로 신설했다. 법안은 노인, 아동, 저소득층, 야외노동자 등 생물학적·사회경제적·지리적 여건으로 기후위기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기후 회복력이 낮은 집단을 기후위기 취약계층으로 규정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수립·이행할 때 이들 계층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책무를 명시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의 실태를 파악하고 폭염·한파·재해 등 기후 관련 피해에 대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담겼다. 개정안에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등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녹색건축물 전환을 위한 이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목표를 변경할 경우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절차적 통제 장치도 마련됐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시민 참여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도입됐다. 법안은 기후시민회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가 주요 기후 정책과 계획을 수립할 때 시민 숙의 결과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과학 연구와 데이터 생산·관리를 총괄하는 국립기후과학원 설치 근거를 신설하고, 연구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후정책연구협의체 구성 내용도 담겼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의 경우 위원 규모를 현행 50∼100명 이내에서 30∼60명 이내로 조정하고, 기후재정·금융 분야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반영됐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민주당, 4개 상임위 합동 ‘쿠팡 청문회’ 추진

여당이 쿠팡을 상대로 국회 4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 청문회 추진에 나섰다. 쿠팡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와 노동·안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불거진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국회 출석을 거부할 경우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되며 여권의 대응 수위가 최고조로 높아지는 양상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17일) 과방위 쿠팡 청문회를 본 국민들은 분노와 허탈감에 빠졌을 것"이라며 “국정조사는 준비에만 한 달 이상 걸리는 만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4개 상임위가 참여하는 연석 청문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석 청문회 구성에는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토교통위원회 등이 포함된다. 개인정보 유출·노동 문제·택배 인허가 등 쿠팡 관련 핵심 사안 전반을 한 번에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국토위의 참여가 주목된다. 국토부가 택배운송사업자 인허가권을 쥐고 있어, 인허가 박탈 시 쿠팡에 미칠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날 과방위 청문회에서는 쿠팡 영업정지 가능성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공정위와의 협의를 묻는 질문에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정무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토·과방·환노위 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지만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라며 “야당과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무위도 김범석 의장 고발 건을 의결한 만큼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무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김 의장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김 의장은 국정감사 기간이던 10월 14일과 28일 두 차례 정무위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해외 거주 및 출장'을 이유로 모두 불출석했다. 정무위는 이를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무위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을 매출의 최대 3%에서 10%로 상향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산정이 어렵다면 부과 가능한 과징금 상한도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쿠팡을 겨냥한 입법 조치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정무위 여당 간사)은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노위도 쿠팡의 노동 문제에 대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이 한국 대표로 재직하던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고(故) 장덕준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접 축소·은폐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제기되면서다. 국회 출석을 반복적으로 거부한 외국 국적자에 대해 입국 금지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과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국회가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상 김 의장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여권의 대쿠팡 압박은 연일 강도를 높이고 있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쿠팡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이런 쿠팡에 대한민국이 줄 수 있는 것은 엄중한 처벌뿐"이라며 “정부는 제재 방안 전부를 마련해 국회에 신속하게 보고하라. 필요한 법 개정도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과방위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SNS에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도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미 의회에 직접 출석했다"며 “김 의장의 태도는 한국 국회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쿠팡에 대해 최고 수준의 규제·제재를 적용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기업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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