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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LNG 부족하면 교환…한·일, 지정학 위기 맞서 ‘에너지 공조’

한국과 일본은 처지가 같다. 석유, 가스, 광물 등 대부분의 에너지와 자원을 수입해 사용한다. 이 때문에 지정학 리스크가 발생하면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스와프 제도를 이용해 수급 어려움을 풀어가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일본 경제산업성과 19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회복력 협력 강화 방안을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양국은 원유와 석유제품 물량의 공급 부족 상황이 생기면 서로 교환하는 스와프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수급 위기 상황 발생 시 불필요한 수출 제한 조치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원유 조달과 운송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주요 자원 생산국과의 협상력과 물류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중동 전쟁으로 석유 수급에 가장 어려움을 겪은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은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70%, 일본은 80%이다. 양국이 스와프 제도를 이용하면 예기치 못한 사태로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특정 제품이 갑자기 부족할 때 수급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입국이란 점을 고려, LNG 수급 협력에도 뜻을 같이 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일본 LNG 기지가 파괴돼 한국에서 LNG를 지원해 준 적이 있다. 양국의 최대 LNG 수입사인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는 지난 3월 체결한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토대로 LNG 수급 안정을 위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한다. 양사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LNG 수급 관리 등 에너지 안보를 위한 실질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토대로 LNG 물량 교환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일본은 연간 약 7000만톤의 LNG를 소비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소비량보다 훨씬 많은 1억톤이 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물량은 우선 국내에 공급하고 남는 물량은 판매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은 부족한 물량을 일본으로부터 우선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지난 3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성 대신이 체결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급망 회복력 협력도 강화한다. 한국은 희토류 확보에서 매우 열세지만, 일본은 희토류 강국이다. 일본은 2010년 중국과 센카쿠열도 분쟁 때 중국 선원을 나포했다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자 바로 풀어준 바 있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희토류 확보에 적극 나섰고, 지금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이 제안한 '아시아 에너지·자원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POWERR Asia)' 구상을 통해 비축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경제산업성은 양측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한일 산업통상정책대화'를 출범, 정부 간 논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 속에서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회복력 분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며 “양 정상 간 논의의 후속 조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실질적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李 “한일, LNG·원유 협력 강화…공급망 공조 확대”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간 에너지·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원유 수급과 비축 관련 정보 공유 및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일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으로 양국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저와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셔틀외교를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다"며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평가하고,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공급망 협력을 심화하자고 제안했고 저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서는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LNG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며 최근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처음으로 차관급으로 격상된 데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발표문에 포함됐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은 이번 발표문에는 담기지 않았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 문제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이 곧 시작된다"며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포함해 저와 다카이치 총리는 7개월 동안 네 차례나 마주 앉았다"며 “양국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우정과 유대가 그만큼 두텁고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의 또 다른 아름다운 지역에서 총리님을 뵙고 진솔한 소통을 이어가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삼성전자 사태’ 후폭풍…재계 ‘상생 성과급’ 고민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지급 기준 및 재원 규모'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계기로 개별기업 차원이 아닌 노·사·정 3자 주도의 '현명한 성과급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기업 구성원에게 나눠야 한다는 목소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총파업 기로에서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사태'의 후폭풍 성격이 짙다. 19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노조가 '영업이익(순이익)의 N%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경우는 반도체, 자동차, IT, 바이오, 조선 업계로 도미노처럼 확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내용을 넣었다. HD현대중공업과 LG유플러스 등은 영업이익의 30%를 지급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카카오가 각각 영업이익의 20%,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써야한다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무기 삼아 사측을 압박하자 이에 자극 받은 타업종 노조도 '성과급 투쟁'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전자에서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된 것은 SK하이닉스의 결정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향후 10년간 영업이익의 10%를 직원들에게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잘 올라타 '역대급 실적'을 내자 임직원들과 성과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그간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회사다. 2000년대 들어 부도 위기, 눈물의 워크아웃 등을 이겨내고 2010년대 반도체 업황 악화 사이클도 잘 버텨냈다. 회사 경영진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통큰 결단'을 내렸고, 주주들도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상황은 다르다. 이미 이익분배제(PS)라는 제도를 2001년부터 운영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해왔다. 2014년부터는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명칭을 바꿔 이익을 공유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올해 갑자기 '급발진'한 배경은 OPI 상한이 '연봉의 50%'로 제한돼 있어서다. 그동안 '만년 2위'라고 무시해온 SK하이닉스가 상한선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를 나누겠다고 선언하자 명분 없이 '무조건 투쟁'에 나섰다. 사측 잘못도 있다. OPI 상한선 때문에 핵심 인력을 경쟁사에 빼앗긴다는 내부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묵살했다. 특히 초과이익을 공유하면서도 그 기준이 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아 화를 키웠다. 가뜩이나 불만이 쌓여있던 직원들은 SK하이닉스 노사 간 합의를 계기로 폭발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12~13%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노조가 명분 없는 투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다른 기업 노조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창사 이래 주주 배당을 한 번도 한 적 없는 회사다. 아직 천문학적인 투자를 지속하며 '몸집을 불리는' 단계기 때문이다. 신규 공장 건설과 해외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와중에 영업이익의 20%를 주주도 아닌 임직원에게 나눠줄 여력은 사실상 없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등 제조업 또는 기반산업을 영위하는 곳들 처지도 마찬가지다. 원재료를 매입해 물건 또는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데다 막대한 시설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역대급 호황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70%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률은 5~6%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사태를 계기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현명한 성과급 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비슷한 이슈로 다른 업종 기업의 노사 관계도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룰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성과급을 '제도화'하는 것 관련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을 무시해 주식회사 체제 자체를 부정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지난 6일 '이해관계자 경영학회' 춘계 정기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 관련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에 의하면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배분받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이라며 “이는 노조의 '준 주주화'를 의미하며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부산 기업이 세계 도시 기록한다…‘아르카디아 프로젝트’ 확장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부산에 본사를 둔 인문·사회 분야 연구·전략·출판 전문기업 '전략집단 이음'이 세계 도시와 한국 지역을 기록하는 '아르카디아 지식자산 프로젝트'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략집단 이음이 자체 구축한 'Arcadia OS'와 지능형 출판엔진 '담이'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도시와 지역의 공간 구조, 역사, 음식문화, 철학과 생활양식 등을 AI 기술로 재구성해 책과 아카이브 형태로 남기는 방식이다. 전략집단 이음은 지난 4월 하바나·파리·오사카·뉴욕 등 세계 4개 도시 관련 20권을 먼저 출간했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카이로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리즈 각 5권을 추가로 선보이며, 현재 총 6개 도시 30권 체계로 프로젝트를 확대했다. 국내 지역 기록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략집단 이음은 지난 15일 부산을 첫 번째 지역 시리즈로 선정해 부산 관련 5권을 공개했다. 앞으로는 부산의 구·군별 역사와 공간, 음식문화 등을 포함해 모두 194권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아실 대표이사는 “세계 도시를 기록하던 아르카디아 프로젝트가 이제 한국 지역으로 확장됐다"며 “부산은 세계 도시와 한국 지역을 연결하는 첫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총괄 기획과 편집을 맡은 석종득 대표전략가는 “도시와 지역에는 사람들의 삶과 기억, 생활문화가 담겨 있다"며 “사라지기 전에 그것을 오래 남는 지식자산으로 바꾸는 작업이 바로 아르카디아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전략집단 이음은 오는 7월까지 26개 도시 130권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각국 대사관과 문화기관을 대상으로 국가별 지식자산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쿠바대사관을 시작으로 미국·일본·프랑스 관련 기관과 협력 논의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 지식자산 구축 사업도 함께 확대된다. 부산에 이어 제주 지역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된다. 제주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지역 역사와 문화, 음식, 거점 정보를 기록해 모두 90권 규모의 제주 지식자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출구 옆에 있어라”…연일 ‘롤러코스피’에 불안감 커지는 개미들 [머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온 한국 코스피 지수가 최근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코스피 과열 신호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잇따라 등장하는 모습이다.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25% 내린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20% 하락한 7425.66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4.98% 급락한 7141.91까지 밀려 7100선 붕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하며 75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전날에는 0.31% 오른 7516.04로 상승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4% 넘게 하락했고, 이날에도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4.6%선을 웃돌며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란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2월 말 이후 약 65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채권 가격이 계속 압박받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긴장감도 여전하다"며 “국채금리의 구조적 상승은 위험자산 변동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아시아 증시 상승세를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주간 기준 20bp 이상 상승했던 19차례 가운데 16차례에서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가 하락했다. 평균 하락률은 1.6%였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대감에 급등세를 이어온 한국 증시는 국채금리 상승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컸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전장 대비 0.60%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44% 내렸다. 대만 가권지수도 1.75% 하락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0.6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0%), CSI300지수(+0.37%)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의 마크 크랜필드 전략가는 “아시아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악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현금으로 이동하며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유지될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방어적 투자 심리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 한국 증시이고 그다음이 대만 증시"라며 “머지않아 아시아 대부분 시장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관측이 고개드는 배경엔 국내 증시에서 과열 조짐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균등한 기업 실적 성장, 변동성 확대, 사상 최고 수준의 신용거래 잔고 등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루트앤글로벌인베스터스의 모 영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을 두고 “출구 가까이에 서서 즐겨야 하는 파티"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시장 폭(market breadth)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 구성 종목 가운데 5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종목 비중은 33% 수준으로, 3주 전 70%에서 크게 낮아졌다. 반면 52주 신고가를 기록 중인 종목 비율은 지난달 10% 이상에서 현재 2%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최근까지 신고가 행진을 이어왔지만 실제 상승세는 극소수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티안 헤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 코스피 지수를 산다는 것은 한국 경제 전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집중 베팅하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자체도 더 이상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30년 넘게 한국 증시에 투자해온 헤크 매니저는 대표적인 코스피 강세론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점도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BNP파리바의 윌리엄 브래튼 아시아태평양 현금주식 리서치 총괄은 지난해 9월 이후 비(非)기술주 기업들이 전체 12개월 실적 증가분에서 차지한 비중이 4%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와중에 '빚투(빚내서 투자)'라고도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기준 36조46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강제 청산)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405억달러를 운용하는 폴라캐피털의 팔비르 바히아 신흥국 펀드 매니저는 “한국 증시가 거품 상태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 랠리 과정에서 신용거래 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증거금을 맞추기 위해 강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0선을 크게 웃돌며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메리디안원 자산운용의 김상훈 대표는 이를 두고 레버리지와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결합된 멜트업(예상 못한 수준의 급등) 국면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김 대표는 “개인투자자나 시스템 트레이더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거나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포지션을 보유한 헤지펀드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현재 시장 구조는 훨씬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멈췄던 충남혁신도시 첫 국비사업 재가동…복합혁신센터 설계 착수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이어오던 충남혁신도시 첫 국비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업 무산 위기까지 거론됐던 복합혁신센터 건립 사업이 국비 확보를 거쳐 설계 단계에 들어가면서다. 충남도는 충남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건립을 위한 설계에 최근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복합혁신센터는 혁신도시법에 따른 충남혁신도시 첫 국비사업이다. 예산 보성초 인근 내포신도시 커뮤니티 부지 6034㎡에 지상 3층, 연면적 4100㎡ 규모로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250억원이다. 센터에는 영유아·청소년 시설과 교육·창의 공간, 혁신도시관리본부 사무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는 내년까지 설계를 마무리한 뒤 공사에 들어가 2028년 준공하고, 2029년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충남혁신도시는 2020년 10월 지정 이후 현재까지 공공기관 이전 등 핵심 사업이 뚜렷하게 가시화되지 못했다. 복합혁신센터 사업 역시 순탄치 않았다. 도는 2024년 설계비 5억원을 확보했지만 혁신도시 개발예정지구 미지정 문제로 국비 교부가 보류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도는 충남혁신도시가 다른 혁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점을 정부에 설명하며 국비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이후 정부의 국토균형성장 기조와 맞물리며 국비를 확보하게 됐다. 도는 이번 설계 착수를 계기로 충남혁신도시 국비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예산군 등과 협력해 예산 확보부터 시공, 운영까지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소명수 충남도 균형발전국장은 “복합혁신센터 설계 착수는 5년간 정체됐던 충남혁신도시 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내포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과 수도권 공공기관 유치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후속 국비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사업승인 없는 ‘김천 유령아파트’…43층 홍보에 공정위 신고

“청약통장 없이 누구나 신청"…김천시, 소비자 오인 우려 판단 인허가 전 투자금 모집 의혹도…“과장광고 피해 주의해야"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김천 율곡동 803번지 일원에 추진 중인 43층 규모 주거시설 '김천 블루밍 노아르'가 정식 사업승인 없이 분양 성 홍보를 진행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을 받게 됐다. 19일 김천시에 따르면 벽산건설이 시공사로 소개된 '김천 블루밍 노아르'는 지하 3층~지상 43층 규모로, 전용면적 64㎡ 148실·84㎡ 148실 등 총 296실 공급 계획을 내세우며 홍보 중이다. 관련 홈페이지와 홍보자료에는 평면도와 조감도, 교통망, 교육시설 정보 등이 상세히 게시됐다. 특히 “청약통장 없이 만 19세 이상 누구나 신청 가능"이라는 문구까지 포함돼 있어 일반 시민이 정상적인 분양 절차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김천시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현재 정식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사업 주체측은 “입주자 모집이 아닌 투자자 모집"이라는 입장이지만, 김천시는 홍보 방식과 광고 문구가 소비자를 혼동하게 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논란의 핵심은 인허가 이전 단계에서 '투자금' 또는 '출자금' 명목으로 자금이 오갈 가능성이다. 현행 제도상 견본주택이나 홍보관 운영은 통상 입주자모집승인 절차와 연계돼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들이 홍보관을 먼저 운영한 뒤 청약금 성격의 자금을 투자금 형태로 받아 사실상 규제를 우회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정식 인허가 없이 투자자를 모집하는 형태의 사업은 향후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민간임대주택법 등 관련 법률상 보호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현재 사업승인 여부와 사업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장광고만 믿고 계약금이나 투자금을 먼저 납부할 경우 향후 분쟁 가능성이 크다"며 “반드시 해당 지자체를 통해 인허가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예방 차원에서 과장 광고성 SNS 홍보 사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해당 부지에는 시민 피해 방지 안내 현수막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단독] ‘배현진·고동진·박정훈’, 부산 회동…韓 “민심이 누가 이길지 안다”

당 지도부의 '해당 행위' 경고에도 배현진·고동진·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에 집결해 북구갑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한 한동훈 후보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본지 종합 취재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58분 한 후보는 북구 덕천 젊음의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서 국민의힘 박정훈·고동진·배현진 의원과 자리를 함께했다. 배 의원이 키오스크 앞에서 직접 결제를 맡았고, 4명이 합석해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시민이 다가와 말을 건네자 한 전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건넸다. 고 의원도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한 후보는 배현진 의원 등과 나눈 대화 내용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고동진 의원실 측은 “간단히 식사하러 간 비공식 일정으로, 선거운동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고 의원은 전날 저녁 부산에 내려갔다가 당일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장동혁 대표가 언급한 징계와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오후 한 후보의 북구 일대 민심 행보에 배현진·고동진·박정훈 의원이 동행했다. 만덕2동 백양중 학생들이 “유튜브 쇼츠 많이 봤다"며 사진을 요청하자 웃으며 “같이 찍자"고 화답했다. 한 어르신이 폴더폰으로 셀카를 부탁하자 한 후보는 폰을 직접 붙잡고 무릎을 살짝 구부려 키 높이를 맞추며 셀카를 찍어줬다. 인근 주민 3명도 “우리도 사진 하나 찍어줄 수 있으예?"라며 다가서는 동안 배현진·고동진 의원은 옆에서 웃으며 지켜봤다. 박정훈 의원은 한두 차례 직접 셔터를 눌러주기도 했다. 세 의원은 앞서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직후인 지난 1월 29일, 국회 본청에서 장동혁 지도부 퇴진을 촉구하는 16인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일명 '팀 한동훈'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배 의원은 지난달 한 후보를 “사실상의 국민의힘 후보"로 규정하며 당 차원의 지원을 공개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무공천을 하든 후원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를 경영한다면 북구갑을 가져올 수 있다"며 “부산 현지에서 확인한 민심은 한 전 대표에겐 우호적이지만 장동혁 지도부에는 분노하고 있었다"고 했다 친한계 의원들의 지원 사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후보가 지난 2월 대구 방문 당시에도 박정훈·배현진·우재준·정성국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한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결속을 과시한 바 있다. 이에 당 지도부도 친한계 의원들의 잇단 현장 지원에 '해당 행위'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요구에 대해 한 후보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공소취소를 단행할 것이고, 그 공소취소를 가장 앞장서서 막고 있는 사람이 나"라며 “공소취소에 대한 탄핵까지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이미 그 길을 내주시고 있다"며 “민심이 누가 이재명 정권의 대리인을 꺾을 것인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 재건은 한 후보의 자기반성과 희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 후보는 “계엄을 막지 않고 윤어게인 한 것에 대한 반성부터 필요하다"며 “계엄 저지 안 했으면 지금 국민의힘이 빨간 옷 입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보수 재건은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취소로 막 나가지 않도록 말할 자격을 회복하는 것이 보수 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동윤 인턴기자

쿠팡·네이버·G마켓·11번가, 할인 행사 때 ‘정가’ 2~3배 부풀려

앞으로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은 홈페이지에 할인가와 비교 가능한 정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와 특정 조건 충족 시 최대 할인가도 명확히 구분해 안내해야 한다. 공정위는 부당 가격 표시 관련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자진 시정을 유도하되, 부당 행위가 반복되면 제재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가격할인 표시방식 관련 개선을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상은 쿠팡,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 4개 쇼핑몰이다. 이들 쇼핑몰은 설 명절 등 할인행사 때 정가를 2~3배 이상 올리는 방식으로 할인율을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고시에 따르면, 할인율을 과장하기 위해 정가를 올려 표시하는 행위는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최근 소비자원은 쇼핑몰 4곳에 입점해 판매하는 1335개 상품의 가격 할인 광고에 대해 실태 조사를 했다. 우선, 올해 설 명절 실시한 할인행사 때 800개 선물세트 대상으로 행사 전후 정가 변동추이를 분석한 결과, 12.8%(102개)는 할인 기간에 정가를 올려 할인율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제주 천혜향 설 선물세트의 경우 행사 전 정가 3만원, 할인가 1만9900원에서 행사 기간 정가를 11만4000원으로 올린 뒤 할인가는 1만7900원으로 판매했다. 할인율을 기존 35%에서 84%로 부풀린 셈이다. 일부 제품 2%(16개)는 정가를 할인행사 전보다 2~3배 넘게 인상한 뒤 할인율을 과장했다. 이 같은 부당 행위는 쿠팡이 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 13%, G마켓 9%, 11번가 6% 순이었다. 시간제한 할인 행사의 경우 종료 후에 동일한 수준 또는 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지난 1월 시간제한 할인을 진행한 535개 상품 대상으로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08개)는 행사가 끝난 후에도 가격이 같거나 낮아졌다. 적발 사례는 네이버가 37%로 최다였고, 11번가 35.4%, G마켓 14.3%, 쿠팡 2.2% 등이 뒤따랐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이들 온라인 쇼핑몰 대상으로 소비자에게 표시하는 상품 홈페이지에 종전 거래가격 등 정가 관련 자세한 설명을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 기준으로 할인율을 표시하되, 특정 조건 충족 시 최대 할인율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할인쿠폰도 유효기간, 사용조건 등 주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할 것을 권고했다. 온라인 쇼핑몰 4곳은 가격할인 표시방식에 대한 개선 권고를 수용하고 이행계획을 함께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선 권고안은 할인율을 부풀리고자 정가를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된 업체에 자진 시정을 유도하고, 향후 동일·유사 행위를 반복할 경우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오락가락’ 트럼프, 하루만에 “이란 공격 유예”…미·이란 종전협상은 언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유예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다시 타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양측이 핵심 쟁점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협상이 단기간 내 타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동맹국들의 요청에 따라 19일로 예정됐던 대이란 군사공격 재개를 보류하라고 미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행사에서도 “나는 그것(공습)을 잠시 미뤘다"며 “영원히 취소되길 바라지만 일단은 잠시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UAE 그리고 몇몇 국가들은 합의 타결에 가까워진 것 같다며 이틀이나 사흘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그들이 만족한다면 우리도 아마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해왔지만 실제 공격을 단행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도 트루스소셜에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대규모 공격을 할 준비를 갖추라고 추가 지시했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 속에서 이란이 미국의 재공격 가능성을 점차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동시에 미국이 갈등 수위를 높일 경우 국제유가가 추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서로가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하며 여전히 큰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최근 제시한 새로운 제안에 “의미 있는 진전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란 역시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 이란에 대한 전쟁 배상금 거부 ▲ 이란의 준무기급 우라늄 400kg 미국 이송 ▲ 단 1곳으로 이란 가동 핵시설 제한 ▲ 동결된 이란 자산의 25% 이상 해제불가 등을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은 협상이 성공해야만 전쟁이 끝날 수 있으며, 향후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강대강 대치가 길어질수록 양측 모두 전쟁 장기화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과 장기 군사개입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중동 긴장 고조가 미국 경제와 공화당 선거 전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방문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분쟁 해결과 관련한 확실한 지원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부담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역시 심각한 경제난과 인플레이션, 석유 인프라 피해 위험 등에 직면해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내부 반체제 인사와 간첩 혐의자들에 대한 대규모 체포와 사형 집행까지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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