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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좌우명이 내 좌우명”…국힘, 안규백 즉각 경질 촉구

국민의힘이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전 중국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을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해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안보 수장이 6·25전쟁 침략군 총사령관 마오쩌둥의 어록을 좌우명으로 떠받드는 기막힌 참사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 6월 15일 공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수와 훈육관, 사관생도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변불경'은 정세가 급변해도 놀라거나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안 장관은 당시 “마오쩌둥이 중국 대륙을 통치하면서 항상 가슴에 품었던 처변불경, 마오쩌둥의 좌우명이 곧 내 좌우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과거에도 같은 표현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 그는 2016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취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의 좌우명은 처변불경"이라며 “어떤 변화가 와도 놀라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오쩌둥 전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안 장관이 해당 발언을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적장의 신조를 읊조린 안규백 장관은 주적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현충일과 6·25 기념사에서 북한을 언급조차 하지 않더니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이라는 주적 단어를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역사관이 아니라 정권 전체의 안보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도 함께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한은 군사분계선 80여m 앞까지 철책과 지뢰를 매설하며 정전협정을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을 요새화하는 동안 안 장관은 거꾸로 민통선을 평균 8㎞에서 6㎞로 줄이겠다며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바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 장관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사실상 폐교하고 자운대 통합 사관학교를 밀어붙여 70여년 역사를 자랑해온 군 정체성을 말살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마저 역대 최소 규모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존재 자체로 군에 대한 조롱"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당장 국방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적이 어디인지 대답도 못 하는 정권에서 탈영 의혹을 받는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다고 자랑한 것"이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이고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반문했다. '처변불경'의 출처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처변불경은 원래 마오쩌둥이 아니라 장제스 총통이 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며 “출처도 모른 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장관의 과거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을 거론하며 “안 장관은 탈영 의혹 하나만으로도 결격"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 역시 “정작 자신의 방위병 복무 중 탈영 의혹에는 병적기록부 공개조차 거부한 채 침묵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허위'라고 해명했지만, 당사자가 기록 공개를 계속 미루는 한 그 해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제를 종합해 안 장관의 경질을 거듭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적장을 흠모하고, 국경을 스스로 허물고, 병역 의혹조차 해명 못 하는 안규백 장관은 이미 헌정사상 최악의 국방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안규백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 장관의 발언이 특정 인물이나 사상을 옹호하기 위한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이) 평소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고, 특정 인물을 강조하기 위한 사항은 당연히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처변불경'은 과거부터 사용되는 사자성어로 정계에서 널리 쓰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범죄자도 인간이다”…인권단체, 구금시설 ‘폭염’ 환경개선 촉구

폭염 속 교정시설의 냉방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인권단체들의 요구가 나왔다. 하지만 교정시설 냉방을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일반 국민의 반감도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수용자인권증진모임 등 인권단체들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구금시설의 수용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정시설 내부 온도가 37도에 육박하지만 별도의 냉방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수용자들이 선풍기와 얼음물 등에 의존해 더위를 견디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이 머무는 외국인보호소 역시 폭염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수용자뿐 아니라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교정직 공무원도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 속 수용 환경에 대한 개선을 권고했지만 정부의 후속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김동현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미 폭염수용이 인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적정온도 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구금시설 적정온도 기준과 폭염 단계별 보호조치 법제화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 △피구금자의 온도·습도 정보 접근권 보장 △폭염 대응계획 이행결과 공개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관련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다만 교정시설 냉방시설 확충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인권단체의 주장과 온도 차가 있다. 범죄로 형을 받고 수용된 사람에게 국민 세금으로 냉방시설까지 제공하는 것은 과도한 처우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폭염에 따른 일반 국민의 생활고와 냉방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교정시설에 대한 예산 투입을 우선해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실제 법무부는 올해 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국민 세금으로 왜 범죄자에게 에어컨을 달아주느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사업 추진에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민주 당심, 호남서도 갈린다…광주·전남 ‘명분’, 전북 ‘실리’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인 호남 경선이 시작된 가운데 광주·전남과 전북 당원들의 투표 행태가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광주·전남 당원들은 수도권 확장성과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반면, 상대적으로 당내 세가 적은 전북 당원들은 차기 당권에 가까운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실리적 방어 투표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전체 호남 권리당원의 과반인 약 31만 명을 보유한 광주·전남은 지역 연고보다는 수도권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정치적 체급과 정책적 명확성을 갖췄는지가 주요 기준으로 꼽힌다. 과거 대선 경선 당시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후보 대신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던 전례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같은 흐름이 반복될 경우 호남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표심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영길·이성윤 후보에게는 호남 출신이라는 점 외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가 과제로 지목된다. 메시지의 구체성도 엄격히 검증받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 특별법 제정, 국가산단 지정 등 입법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정책 면에서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 지방선거 공천 과정의 현장 불만이 변수로 남아 있다. 김민석 후보는 국무총리 시절 행정 경험을 강조하지만, 메시지가 친명 대 반명 구도에 편중돼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약 19만 명의 권리당원이 포진한 전북의 분위기는 다르다. 광주·전남에 비해 당원 숫자가 적어 당내 권력 지형이나 정부·당 지원 구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부담 탓에, 대세론을 형성한 후보 쪽에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새만금 개발과 국가산업단지 등 중앙정부·집권여당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 많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전북 당원들이 60% 안팎의 득표율을 몰아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북 출신 이성윤 후보 등이 지역 연고를 호소하고 있지만, 당선권과 거리가 있을 경우 실리적 표심의 이탈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후보의 노선과 신뢰도가 지역 현안보다 우선할 가능성도 있어, 몰표 현상이 실제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광주·전남이 민주당의 정치적 정통성과 상징성이 강한 지역이라면, 전북은 지역 개발과 산업 기반 확충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에서는 '누가 민주당을 이끌 것인가', 전북에서는 '누가 전북의 이익을 관철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각각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클러스터 공약을 두고도 두 권역의 시각차가 드러난다. 정청래 후보는 특별법 제정과 국가산단 지정 등 구체적 입법 과제를 제시한 반면, 김민석 후보는 현대차 투자 유치 등 행정 경험을 강조했으나 성장 전략의 구체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전남 당원에게는 전국적 성장 전략 설계 능력이, 전북 당원에게는 그 전략이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각각 다르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는 11일 일제히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호남 당심이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후보들의 호남 구애전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출근 인사를 했다.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석이 광주, 전남, 전북의 미래, 국정 성공, 총선 승리, 그리고 호남 발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든든한 당 대표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서 당도 정부도 안정적으로 승리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광주교대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간담회를 한 뒤 전남 광양으로 이동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2002년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제의 조직을 이겼듯이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게 해달라"며 “의리를 지킨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호남의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거듭 지지를 요청했다. 송 후보는 사실상 호남에 상주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열린 전남·광주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한편 호남에서 김민석 후보가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과반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응답자 2003명 중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1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호남권에서 김 후보는 57.7%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정 후보(28.2%)보다 29.5%p 앞섰다. 송 후보는 6.8%로 나타났다. 호남권에서 선호투표를 반영한 결과도 김 후보가 62.4%, 정 후보 29.8%를 기록하면서 두 후보 간 격차는 32.6%p로 더 벌어졌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100%) 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3.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2030 지지율 폭락’ 李, ‘청년 챙기기’ 나서지만…“내로남불·불공정 민심, 회복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2030세대의 지지율 하락세 속 이들의 민심을 붙잡기 위한 '청년 챙기기'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다. 취업·주거·결혼·출산 등 청년층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직접 챙기는 데 이어 대출·청약·세제 등 자산 형성과 직결된 정책까지 손질하며 정책 실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2030세대의 민심 이탈이 단순히 자산 형성 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만큼, 청년 정책만으로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 청년들이 국가의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결혼이 부담이 아닌 희망찬 새 출발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결혼 페널티'로 꼽히는 22개 개선 과제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결혼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제도상 불이익을 면밀히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며 “그 과정에서 대출, 청약, 세제와 같이 주거와 자산 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22개 과제가 우선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청년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에는 △디딤돌 내 집 마련 소득요건 완화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 완화 △보금자리론 소득요건 완화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주택 대출 소득요건 완화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신청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맞벌이 소득 기준 확대 △신혼부부 특별공급 및 주택대출 요건 확대 등이 포함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청년층과 개인 투자자의 반발이 거셌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청년을 '취약 계층'으로 표현하며 각종 청년 정책에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청년은 지금 거의 취약계층이 돼 가고 있다"며 “국정과제 가운데 속도를 높여야 할 것 중 하나가 청년 대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편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 문턱을 낮춰서 보다 많은 청년이 수혜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 체계를 두텁게 설계하는 방안을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이 대통령의 2030세대 지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진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20대(18~29세)의 긍정 평가는 27.9%에 그쳤다. 2주 전보다 4.9%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30대 역시 6.1%p 떨어진 33.2%를 기록했다. 조사된 연령층 가운데 긍정 평가가 20~30%대에 머문 것은 2030세대가 유일했다. 반면 2030세대의 부정 평가는 60%대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2030세대의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증시 급락 등 자산시장과 관련한 요인들이 거론된다. 특히 2030세대의 부동산 문제는 정치권을 흔드는 뇌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주택 공급과 전월세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손해를 본 청년들의 사례가 늘어난 점도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이 대통령이 챙기는 청년 정책의 상당 부분이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주거와 자산 형성에 집중돼 있는 것도 이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내 집 마련과 전세자금 대출, 청약뿐 아니라 ISA 등 금융자산과 관련한 정책까지 손질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청년층이 체감하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 같은 정책만으로 청년층의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2030세대의 정치적 이탈에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책 방향과 안보, 공정성 등에 대한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부동산 정책과 증시 급락 등이 2030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단순히 이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으로 인해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이 높았는데,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 점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며 “이 외에도 북의 강력한 대남 도발 태세 앞에 우리 군의 최전선 경비병이 빈총으로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2030 남성이 보수화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 인사들의 '내로남불'도 젊은 층의 불공정 인식이 작용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라며 “단순히 청년 정책만으로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청년층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제안이 '내로남불' 논란으로 번진 사례가 나왔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는 글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에 출마했던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은 버스 하우스 논란에 대해 “장관까지 지낸 3선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면 청년 주거 문제의 절박함을 더 깊이 살피고, 실현 가능성과 주거의 질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며 “청년들이 분노한 이유는 본인들은 쾌적한 넓은 집에 살면서 청년에게는 폐버스를 던져주는 내로남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례는 청년층이 단순히 주거 지원의 확대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권이 청년들의 현실과 눈높이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함께 따져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이 대통령이 결혼·주거·자산 형성 등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2030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제·자산 문제를 넘어 안보와 공정성, 정책에 대한 신뢰 등 복합적인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정책의 규모보다 실제 삶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중시하는 만큼, 이번 정책 행보가 단순한 지지율 방어를 넘어 청년층의 장기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정관 장관 “호남 반도체 공장 앞당긴다…2029년 1차 완공”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 공항을 지정한 가운데 오는 2029년까지 1차 반도체 생산공장(팹)을 설립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을 목표로 국토교통부와 함께 국가 산업단지(산단) 조성 및 수립 계획 등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 공항의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하고, 무안 군 공항 착공도 동시에 진행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에 각각 반도체 팹 2기씩, 총 4기를 짓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김 장관은 “중앙과 지방정부, 기업이 협력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속한 가동을 목표로 부지·인프라 확보를 위한 조치를 점검 중"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중심으로 1단계 지중선로 공사 기간도 단축하는 등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 인프라인 전력·용수는 지역 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열병합·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안정적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로또복권 5000원 당첨금도 ‘휴대폰 앱’ 자동 지급…8월 18일부터

앞으로 종이 로또복권 구매 시 당첨 여부는 휴대폰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하고, 당첨금도 앱을 통해 자동 지급받는다.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는 간편결제 앱(페이코) 시스템을 구축해 이달 18일부터 본격 운영한다. 복권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복권의 발행·관리 및 판매에 관한 지침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복권 판매 관련 대국민 서비스 향상과 판매점 지원을 위한 과제들을 제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18일부터 판매점에서 구매한 종이 로또복권을 휴대폰 간편결제 앱에 등록하면, 정기적으로 당첨 알림을 받게 된다. 등록 후에도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은 지급 기한 당일에 자동 입금된다. 현재 로또 판매점에서 구매한 종이 복권의 경우 인터넷 구매와 달리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다. 당첨자가 직접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아 소멸시효가 만료돼 기금으로 환수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복권위에 따르면 로또복권의 미수령 당첨금은 지난해 기준 581억원에 달한다.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 대다수가 4등(5만원)과 5등(5000원)이었다. 로또 복권 당첨금은 지급 개시일부터 1년 안에 수령하지 않으면 전액 복권 기금으로 귀속된다. 복권위는 “이번 간편결제 앱 구축으로 적은 금액이라도 끝까지 찾아드릴 수 있는 수단을 마련했다"며 “복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높아질 것"이고 설명했다. 아울러, 복권위는 전국 9500여개 로또 판매점의 위치, 실시간 영업 정보도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을 통해 제공한다. 복권 판매점 매출 증대를 위해 기업 경품용 연금복권 교환권도 5000원 이하 소액으로 시범 도입한다. 다만, 청소년 구매는 제한된다. 로또복권 판매액은 지난 2002년 12월 첫 출시됐던 해 1조원 미만에서 2025년 7조7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복권 판매점도 2002년 5100여개에서 지난해 9500여개로 확대됐다. 복권위는 복권의 양적 성장에 걸맞는 대국민 서비스 향상 노력과 함께 복권 발행·판매제도에 대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복권 기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판매점 현수막, 복권 봉투, QR코드 화면 등에 해당 지역 기금 사업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제도 개편으로 복권 구매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취약계층 위주로 구성된 판매점의 매출 향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지속적인 혁신을 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 ‘모두 살리기’에서 구조전환으로

한국의 소상공인·중소기업 문제를 대기업이나 플랫폼의 탐욕, 자영업자의 준비 부족과 같은 특정 주체의 잘못으로만 설명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문제의 본질은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의 부족이 생계형 창업을 늘리고, 정책자금과 보증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퇴출을 지연시키며, 정작 성장하는 기업에는 지원이 끊기는 구조에 있다. 따라서 정책의 원칙부터 바뀌어야 한다. 모든 사업체를 끝까지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사업체는 성장시키고 실패한 사람은 끝까지 보호해야 한다. 사업체의 생존과 사업자의 생존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소상공인 정책은 경영이 어려워질 때마다 대출을 늘리고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그러나 시장 수요와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사업에 자금을 계속 공급하면 폐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부채를 키우고 실패 시점을 늦출 뿐이다. 정부는 기업을 성장형, 회복형, 사업전환형, 신속정리형으로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는 생산성 향상과 시장개척을 집중 지원하고, 일시적 위기 기업에는 조건부 회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 사업의 전망이 어두운 기업에는 업종전환과 인수·합병을 지원하고, 회복 가능성이 낮은 사업은 추가대출보다 조기 폐업과 채무조정을 유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혜택을 받는지도 숨겨서는 안 된다. 일률적인 보조금과 반복적인 정책자금이 줄어들면 기존 수혜기업과 지원기관은 손실을 본다. 과밀업종에 대한 보증을 축소하면 신규 창업 희망자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질 수 있다.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본부에 거래조건 공개를 요구하면 이들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반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과 근로자,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기존 상인, 부실지원 비용을 부담해 온 납세자는 이익을 얻는다. 구조개혁이 지속되려면 손실을 보는 주체에게도 전환기간과 합리적인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 지원금을 하루아침에 끊는 대신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이고, 폐업자에게는 채무조정과 재취업 훈련, 한시적 소득지원을 결합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결정은 “모든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약속을 포기하는 것이다. 폐업이 늘면 정책 실패로 비칠 수 있고, 지원을 줄이면 즉각적인 반발도 발생한다. 하지만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부채로 연명시키는 것이야말로 사업자와 가족에게 더 큰 손실을 남긴다. 폐업 자체를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폐업 이후 부채가 얼마나 줄었는지, 재취업과 경제활동 복귀가 얼마나 빨랐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중소기업 정책도 작은 규모를 유지하도록 보호하는 방식에서 성장과 졸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는 기업이 규모 기준을 넘더라도 원칙적으로 5년간 중소기업 지위와 주요 세제 혜택을 유예받기 때문에 지원이 즉시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는 중소기업 전용 금융·세제·연구개발 지원의 자격과 우대 수준이 제도별로 크게 달라져 성장기업이 새로운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5년의 졸업 유예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예 종료 이후에도 주요 지원을 일정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중견기업 지원체계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 선거 때마다 보조금과 채무조정 기준이 달라지면 기업은 투자보다 정책 변화에 의존하게 된다.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유지할 구조전환 계획을 법제화하고, 세제·보증·규제 변경은 원칙적으로 사전에 예고해야 한다. 재난지원과 긴급금융도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매출감소, 연체율, 고용감소 등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시작되고 종료돼야 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의 목표는 기업 수를 무조건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경쟁력 있는 기업은 더 크게 성장하고, 한계기업은 부채가 커지기 전에 전환하거나 정리하며, 실패한 사업자는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정책은 '작은 기업이라는 지위'를 보호하는 데서 벗어나, 사람은 보호하고 기업은 성장·전환·퇴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bienns@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돈은 넘치는데 지방은 마른다…이상한 유동성의 역설

주식시장이 춤을 춘다. 하루는 환호하고 다음 날은 공포에 빠진다. 집값도 심상치 않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다시 들썩이는데 지방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쌓인다. 같은 대한민국인데 한쪽에서는 돈이 넘쳐 자산가격을 걱정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돈이 돌지 않아 상가가 문을 닫는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돈의 부족'이 아니다. 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의 문제다. 정부는 경기를 살리겠다며 재정을 풀었다. 추경을 편성하고 각종 지원책도 내놨다. 경기 하강기에 재정이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풀린 돈이 정부가 원하는 곳으로만 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외에는 이미 값비싼 교훈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에서는 저금리와 과도한 신용 공급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 아래 대출이 급증했고, 집값이 꺾이자 부실은 금융회사로 번져 결국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 후반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리며 자산가격이 폭등했다. 뒤늦게 긴축에 들어가자 거품이 터졌고 일본 경제는 오랜 후유증을 겪었다. 지금 한국도 서울만 보면 과열이지만 지방으로 내려가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건설경기 침체와 미분양, 자영업 부진, 인구 감소가 겹친 지역이 적지 않다. 소비가 줄어 상인이 어렵고 기업 투자가 줄어 일자리가 부족해진다. 청년이 떠나니 소비와 주택 수요가 다시 감소하는 악순환이다. 수도권의 자산시장 과열만 보고 전국에 똑같은 긴축 처방을 내리면 지방에는 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지방경기를 살리겠다고 전국에 돈을 똑같이 풀면 그 돈이 다시 수도권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것은 '선택적 유동성'이다. 갈 곳 없는 돈이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통로는 좁히고 기업 투자와 지방경제, 주택 공급과 기술혁신으로 흐르는 통로는 넓혀야 한다. 부동산 정책부터 전국 단일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도권 과열지역에서는 투기성 대출과 과도한 레버리지를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공급이 부족한 곳에는 실제 주택이 나올 수 있도록 인허가와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세금으로 가격을 누르는 데 매달리기보다 공급이라는 정공법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지방은 방향이 달라야 한다. 악성 미분양 해소와 건설사업 정상화,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묶은 별도의 처방이 필요하다.산업과 일자리, 교육, 의료, 교통이 함께 움직여야 지방 부동산도 살아난다. 재정도 달라져야 한다. 경기부양의 중심이 현금성 지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정부 돈이 한 번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와 고용을 만들고 다시 소득과 세수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AI와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같은 미래산업뿐 아니라 지방 산업단지와 중소기업 설비투자, 관광 인프라, 노후 도심 재생에도 자금이 흘러야 한다. 돈의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돈의 목적지를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금융정책도 마찬가지다. 실수요자와 정상적인 기업 대출까지 무차별적으로 조이면 경기의 숨통부터 막힌다. 빚을 내 자산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돈과 생산시설을 짓고 사람을 고용하기 위한 돈을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 선택지가 '긴축이냐 부양이냐'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지방의 돈줄까지 막아서는 안 되고, 지방이 어렵다고 전국에 유동성을 뿌려 수도권 자산가격을 다시 밀어 올려서도 안 된다. 재정과 금융, 부동산 정책을 전국 평균이라는 숫자 하나에 맞추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도, 무조건적인 긴축도 아니다.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게 만드는 정교한 수도관이다. 자산시장으로 달려가는 돈은 조절하고 지방과 기업, 일자리와 주택 공급으로 가는 길은 터주는 것이다. 그것이 자산시장 안정과 경기 회복을 동시에 잡을 현실적인 해법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필요는 없다. 시장과 싸워서도 안 된다. 해야 할 일은 시장의 돈이 투기가 아니라 생산으로, 수도권 쏠림이 아니라 지역의 성장으로 흘러가도록 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어디에는 돈을 잠그고, 어디에는 돈이 돌게 할 것인가로. 한국 경제는 지금 여기에 답해야 한다.

김천 김밥, 전국 CU 간다…‘고추잡채김밥’ 금상

144개 팀 경쟁 뚫고 김천 대표 김밥 선정 김천쌀·지례흑돼지 활용…10월 축제서 첫선 뒤 상품화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김천의 지역 농특산물을 품은 김밥이 전국 편의점 시장에 도전한다. 10일 김천시는 지난 8일 김천시보건소 영양조리실에서 '2026 김천김밥쿡킹대회'를 열고 문찬희·김지혜 팀의 '고추잡채김밥'​을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대회에는 '김천김밥, K-푸드의 중심에 서다'를 주제로 전국에서 144개 팀이 참가했다. 조리·외식·유통·음식개발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위생과 완성도, 맛·영양, 창의성·상품성 등을 평가해 7개 팀을 본선에 올렸다. 금상을 차지한 고추잡채김밥은 김천 쌀과 지례 흑돼지를 주재료로 사용해 매운맛과 감칠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농축산물 활용도와 맛은 물론 실제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금상 수상팀에는 상금 200만원과 상장이 수여됐다. 은상은 정지헌·정지혜 팀의 '호두품은 흑돼지 석쇠불고기 김밥', 동상은 최성빈·신재혁 팀의 '추풍령 흑돼지 카츠김밥'​이 각각 차지했다. '벚꽃김밥' 등 나머지 4개 팀은 입선에 선정됐다. 이번 대회의 핵심은 경연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상품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금상 수상작은 오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직지문화공원과 사명대사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2026 김천김밥축제'​에서 방문객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전국 CU 편의점을 통해 정식 상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본선 진출팀 가운데 3개 팀 안팎에는 축제장에서 직접 김밥을 판매할 기회도 제공된다. 김천시는 김밥을 단순한 축제 먹거리가 아니라 지역 농특산물과 관광을 결합한 대표 콘텐츠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김천 쌀과 지례 흑돼지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을 통해 농가 판로 확대와 지역 브랜드 홍보 효과도 노리고 있다. 박미정 김천시 관광정책과장은 “전국에서 많은 팀이 참여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이번 열기를 10월 김천김밥축제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올해 축제에서 주문·결제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행사 공간과 체험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천 하면 김밥'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전국적인 관광·먹거리 브랜드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구미 푸드축제 앞두고 ‘맛의 승부’ 미쉐린 경력 셰프들이 구미 맛집 손봤다…

구미푸드페스티벌 로컬맛집 21개 팀 메뉴 컨설팅 맛·비주얼·가격부터 대량조리·위생까지 집중 점검 지역 농축산물 살린 '구미만의 맛' 발굴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오는 10월 열리는 '2026 구미푸드페스티벌'을 앞두고 구미지역 맛집들이 국내외 유명 레스토랑 경력을 갖춘 셰프들로부터 메뉴의 맛과 상품성을 집중 점검받았다. 구미시는 10일 구미대학교 창의관 조리실습실에서 푸드페스티벌 로컬맛집존 참여업소를 대상으로 메뉴 컨설팅을 실시했다. 전체 참여업소 41곳 가운데 컨설팅을 신청한 21개 팀이 이날 축제에서 실제 판매할 메뉴를 직접 조리해 선보였다. 전문 셰프들은 각 메뉴를 시식한 뒤 맛과 조리법은 물론 음식의 비주얼과 판매가격 적정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제시된 평가사항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함께 점검해 업소별 맞춤형 보완책을 제시했다. 단순한 '맛 평가'에 그치지 않았다. 축제 현장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주문이 몰리는 만큼 대량으로 조리해도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과 조리시간 단축, 위생관리, 음식 제공 방식 등 실제 영업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까지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구미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활용해 지역색을 살리는 메뉴 구성과 기존 업소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방안도 논의됐다. 컨설팅에는 각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셰프들이 참여했다. 한식은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자 경일대학교 식품학부 교수인 손정희 셰프가 맡았다. 양식 분야에는 미국 요리학교 CIA를 졸업하고 뉴욕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르 베르나르댕'에서 근무한 임용빈 신세계 조리팀장이 참여했다. 중식 분야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셰프스테이블' 근무 경력과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연복의 후계자를 찾습니다' 우승 경력을 지닌 임승환 셰프가 자문을 맡았다. 구미시는 이날 제시된 개선사항을 축제 전까지 실제 판매 메뉴에 반영해 로컬맛집존의 맛과 상품성, 현장 운영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6 구미푸드페스티벌'은 오는 10월 17~18일 이틀간 구미 송정맛길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지역 음식점들의 대표 메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로컬맛집존을 비롯해 최신 푸드테크 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푸드테크&체험존'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 업소가 가진 고유한 맛과 장점에 전문 셰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졌다"며 “구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차별화된 음식을 선보여 구미푸드페스티벌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식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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