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 ‘1호 사건’은 먹거리 담합

올해 다시 출범한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첫 번째 사건으로 식품업체 담합 사건을 조사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대상, 오뚜기, CJ제일제당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들 업체가 수년 동안 가공식품 김치, 두부, 유지류, 선물세트, 즉석밥류, 장류 등 식품을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민생 물가와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먹거리 담합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중 대응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달 초 출범했다. 민생 담합과 플랫폼 독과점 등 중대 불공정 행위를 전담해 2년간 한시 운영된다. 공정위는 기존 7명 규모의 중점조사팀을 3개 담당관, 약 40명 규모의 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한때 '재계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공정위 조사국이 폐지된 지 21년 만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공천헌금’ 강선우 1심 징역 2년 6개월…김경과 함께 법정구속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등의 1심 선고공판에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김 전 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을,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강 의원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김 전 시의원과 남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하얏트 호텔에서 만나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이 든 쇼핑백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 의원의 주도로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서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됐고, 이후 당선됐다. 남씨는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고 금품 전달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시의원과 남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반면 강 의원은 보좌관의 일탈 행위일 뿐 자신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 왔다. 강 의원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에게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법원의 보석 허가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날 실형이 선고되면서 두 사람 모두 법정에서 다시 구속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신임 비서실장에 임광현 현 국세청장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23일 만이다.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임 신임 실장을 통해 당·정·청 협력을 강화하고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광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임 신임 실장에 대해 “22대 국회의원과 국세청장을 역임했으며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무감각을 겸비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며 “이재명 정부 초대 국세청장으로 조세 정의 확립에 기여해 왔고, 불평등의 벽을 낮춰 국민 모두가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하겠다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정책 현장에서 충실히 실천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간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며 “대통령을 최일선에서 보좌하는 최고위 참모로서 민생회복과 사회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주문을 실천하며 국민이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야권 “현 정부 인사풀 좁다는 방증" 지적도 임 신임 실장은 인사말에서 민생 성과를 강조하며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임 신임 실장은 “1995년 공직에 입문한 이래 국민께 봉사한다는 사명을 늘 품어왔지만 막상 비서실장 소임을 맡게 되니 그 책임이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온다"며 “정권 초기 내란 극복과 경제 회복의 막중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신 강훈식 실장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계속 이어가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삶의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내는 것이 제게 주어진 소명이 아닐까 한다"며 “앞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청와대 업무 전반을 책임지며 민생 성과를 위해 온 힘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관계자는 “김용범 정책실장 후임으로 하준경 경제수석을, 강훈식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광현 국세청장을 임명한 건 그만큼 현 정부의 인사풀이 좁다는 방증일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통령의 국정기조가 이전과 달라지지 않을 거란 신호로도 읽힌다"고 해석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반도체 다음 ‘K-뷰티’, 외국인 의료·미용 목적 비자도 간소화

인공지능(AI)을 활용, 피부를 진단하고 맞춤형 화장품도 개발하는 등 이른바 AI를 입힌 'K-뷰티 서비스 산업'이 본격 추진된다. 의료·미용 관광 목적으로 방한한 외국인 대상 비자 발급도 간소화하고, 피부·성형 등 의료서비스와 쇼핑, 관광도 연계한다. 정부는 반도체에 이어 K-뷰티 서비스산업이 한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14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융복합 K-뷰티 서비스 지원방안'을 밝혔다. 최근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화장품 제조 중심의 'K뷰티'를 AI·데이터·디바이스 등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정부는 피부 관련 데이터를 기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학습에 적합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로 했다. 18개국 1만7000여 명의 피부 특성 정보를 보유한 '피부 데이터뱅크'는 내년까지 19개국으로 확대한다. 기업들은 관련 데이터를 활용, AI 피부 진단과 분석을 통해 화장품 내용물과 원료를 추가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상용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모든 매장마다 1명씩 상주해야 하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가 AI·자동화기기를 활용해 여러 매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실증 특례와 산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화와 함께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AI·자동화기기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지 검증할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비자 간소화 등 입국 문턱도 낮춘다. 비자 신속 발급이 가능한 지방의원급 우수 유치기관을 늘려 의료 미용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산한다. 의료·웰니스 관광 목적의 비자가 쉽게 발급될 수 있도록 심사 요건과 절차도 개선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관계부처 합동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의료관광 유치기관의 초청을 받고, 국내의료기관에서 진료 또는 요양할 목적으로 입국, 재정 능력 등이 입증된 외국인 대상으로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K-뷰티 서비스와 관광·쇼핑을 연계해 지역 활성화도 도모한다. 정부는 내년 경주와 제주에 K-뷰티 홍보·체험, 바이어 상담 등을 결합한 'K-뷰티 클러스터'를 조성해 마케팅과 전문인력, 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충북 오송에는 내년 상반기까지 'K-뷰티 아카데미'를 열어 내·외국인 대상 헤어·메이크업 등 서비스 전문인력을 매년 1900명 양성한다. 서울 홍대와 명동, 부산에는 'K-뷰티 체험·홍보관'을 둬 AI 피부 진단과 가상 메이크업 등을 제공한다. 외국인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해 표준 QR코드 설치 업장도 현재 4만개에서 내년 8만개로 늘린다. K-뷰티 기업의 해외 진출을 늘리고, 정책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챗봇으로 화장품 규제 정보를 제공하는 'AI 코스봇'은 기존 주요 수출국 10개국에 싱가포르와 멕시코, 베트남 등 10개국을 추가한다. 무슬림 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원료 공급사 DB 구축, 컨설팅 등 할랄 인증도 지원한다. 위조가 의심되는 화장품 정보 공유, 구매검사, 정품 인증을 실시하고, 위조 상품 추적과 국제공조 수사 등 지식재산권 보호도 강화한다. 아울러, 정부는 뷰티테크 등 스타트업과 기업형 벤처캐피탈 간 협업 지원 목적의 '오픈이노베이션 벤처펀드'를 25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우수 기술 보유 화장품 기업에는 보증 비율을 85%에서 최대 95%로 높이고, 보증료율도 0.2%포인트(p) 낮춘다. 이 부총리는 “반도체와 함께 성장을 이끌 제2, 제3의 주자가 K-뷰티 등 서비스산업"이라며 “서비스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매우 크고, K-콘텐츠 등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발의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연내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청문회장에 선 김지용 ‘친윤 검사’ 논란 정면돌파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친윤(친윤석열) 검사'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검찰에 악영향을 끼친 인물로 꼽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정치검사라는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밝히면서다. 과거 윤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에 반대한 데 대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 내 정치검사 1호를 묻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데는 제일 첫 번째일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한 의원도 정치검사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윤 검사' 여부를 묻자 “안 가깝다. 근무 인연이나 개인적인 연이 없다"고 밝혔다. 2020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에 반대하는 집단성명에 참여한 데 대해서는 당사자의 소명 없이 직무배제 명령이 내려진 점 등을 거론하며 “절차가 정당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의문점을 가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판단에 대해서도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과 추미애 경기도지사 등 범여권 인사들이 자신의 임명에 반대해 온 데 대해서는 일부 표현이 모욕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청장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제가 사건을 처리하면서 어떤 정치적 성향에 편중되지 않고 나름 소신 있게 처리했다고 자부하고 있다"며 “중수청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제가 부적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수청 운영 방향으로는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을 내세웠다. 김 후보자는 “과거 표적 수사, 먼지털이식 수사, 기소를 전제로 한 수사 등 국민께서 우려하시는 문제를 답습하지 않겠다"며 “수사한 결과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수사를 종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거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에 대한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해서는 “저에게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개인적으로 사과드릴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노무현·문재인·이재명과 잇단 충돌…추미애는 왜 대통령들과 각을 세우나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 주류를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내면서 여권 내부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검찰개혁 방향과 인사를 둘러싼 이견에 경기도 재정 문제까지 겹쳤다. 차기 대권 구도에서 추 지사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친명계와의 갈등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 지사는 1995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추다르크'로 불리며 민주당 최전선에 섰고, 6선 의원과 민주당 대표, 법무부 장관을 거쳐 경기도지사에 올랐다. 최근 갈등은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둘러싼 노선 차이에서 시작됐다. 추 지사는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검찰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현 여권 지도부의 개혁 방향과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이 대통령과 여권 주류는 개혁의 속도와 인사 판단을 둘러싼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김민석 전 총리 등 여권 핵심 인사들도 추 지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갈등이 번졌다. ◇ 검찰개혁·차기 권력·경기도 채무…세 갈래 충돌 차기 권력 구도도 갈등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추 지사는 검찰개혁이라는 선명한 의제와 광역단체장이라는 행정적 기반을 함께 확보하며 여권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당내 유력 대권 잠룡으로 부상한 만큼 이재명 주류 세력과 당권파가 그의 체급을 경계한다는 시각이 있다. 추 지사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차기 권력 구도를 둘러싼 긴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기도 재정 문제도 갈등의 한 축이다. 추 지사는 전임 도정에서 이어진 채무 부담을 문제 삼으며 재정 긴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가 제시한 채무 규모는 약 7조5000억원이다. 이재명 지사 시절 약 2조1000억원과 김동연 지사 시절 약 5조4000억원을 합산한 수치다. 채무의 산정 범위와 구성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두 전임 지사의 책임으로 일괄 귀속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재정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재정 위기 판단의 근거와 전임 도정의 책임을 따졌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추 지사의 예산 삭감과 소통 방식을 둘러싼 비판이 나왔다. 추 지사는 채무 상환 부담을 강조하며 재정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당 의원이 6선 출신 원로 정치인인 추 지사를 향해 고성을 내거나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검찰개혁과 재정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다. 다만 추 지사가 개혁 노선과 도정 운영을 둘러싸고 여권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정치적 긴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 탄핵 찬성부터 '추·윤 갈등'까지 과거사 추 지사의 정치 이력에서 대통령과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사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였다. 추 지사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삼보일배'로 속죄의 뜻을 보였지만, 친노 세력과 등을 돌렸고, 총선에서도 낙선했다. 추 지사는 훗날 자신의 선택을 정치적 실수라고 인정했다. 추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으로 다시 권력의 중심에 섰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이른바 '추·윤 갈등'을 벌이며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갈등 끝에 2020년 12월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추 지사는 퇴임 이후 장관직에서 물러난 것이 “자의가 아니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청와대의 압박에 밀렸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문재인 정부 퇴장과 함께 사라지는 듯했던 추 지사는 2024년 총천을 통해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을 받은 덕분이었다. 이어 추 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여권 잠룡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검찰개혁과 인사 문제를 놓고 대통령과 다시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추 지사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는 강성 당원과 진보 진영 일부의 강한 지지를 얻는다. 반면 집권 세력 내부의 통합을 해치고 국정동력을 스스로 갉아먹는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횡보 국면인 만큼 앞으로도 추 지사가 정치 현안에 대해 자신만의 색깔을 선명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과 결이 다른 목소리가 커질수록 청와대와 민주당 주류의 부담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민주당 이번엔 ‘신천지 당원’으로 친명·비명 다시 전면전 조짐

더불어민주당에 신천지 교인들의 조직적·집단적 당원 가입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대표가 제기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이 다시 당내 갈등의 불씨로 떠오른 모습이다. 김 대표는 14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전당대회 이후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가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을 조사했고, 최근 최고위원회에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그 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증언들도 축적했다"고 했다. 신천지 교인들의 조직적 경선 개입과 관련해서는 “증언들은 있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리는 것보다 종합적으로 더 정리해서 기회를 갖는 게 좋을 것 같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신천지 교인 3만명 이상이 당원으로 집단 가입한 정황이 파악됐으며, 5만명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당원 가입 시기와 규모, 조직적인 가입 정황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를 둘러싼 당내 이견도 드러났다. 지도부에서는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지역별 가입 현황을 공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조사 내용을 공개하면 전당대회 당시 계파 갈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수사 의뢰를 주장하는 의견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 金 “3자 비밀연합" vs 鄭 “국물도 남김없이 밝혀야"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은 8·17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김 대표는 신천지와 반명 세력, 분열주의 세력이 연합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 친명계 후보를 자처한 박선원 최고위원도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반명 후보를 지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권 경쟁자였던 정청래 전 대표는 근거를 제시하라며 반발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반분신(반명·분열주의·신천지) 비밀 연합이 조사 결과 허위 주장이었다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누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였는가? 국물도 남김없이 밝히자"고 했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자리에 있는 김 대표를 겨냥해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될 사안이 공개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회의에서 퇴출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그 약속대로 누가 비공개 내용을 흘렸는지 끝까지 밝혀내고 퇴출해야 한다. 엄중하게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김 대표 취임 이후 당원 정비 TF를 구성해 이중 당적과 유령당원, 비자발적 입당 등의 문제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조사 역시 당원 주권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게 김 대표 측 설명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의 공개 범위와 후속 조치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당내에서는 추가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논란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과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사건과 관련해서는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측이 2021~2024년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를 수사해 이만희 총회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가입 규모는 최소 5만6472명으로 알려졌다. 조계원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라 수사 의뢰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투명하게 진행하기로 최고위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조사 자료를 공개하면 가입 규모와 시기, 조직적 개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공개가 제한되면 김 대표 측의 의혹 제기와 정 전 대표 측의 책임 요구가 계속 맞설 가능성이 있다. 당 지도부가 어떤 자료를 공개하고 어떻게 결정할지가 향후 논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정점식 대통령에 강훈식 거취 결단·정동영 경질 촉구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강 실장의 사의 표명 이후 3주 넘게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정 장관에 대해서는 한미동맹 악화의 책임을 물으며 공세를 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 실장을) 최소한 교체할지 반려할지 그 방향만이라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지난달 21일 성평등가족부·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와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는 지명 38일 만에 인사청문회를 하는데, 강 실장은 사의를 표명한 지 3주가 넘도록 사표가 수리되지 않고 있다"며 “후임자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고, 사표를 반려한다는 추측까지 나오는 만큼 거취를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정감사를 앞두고 비서실장 거취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도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2주 뒤면 청와대 국정감사가 있는데 이러다가 설마 강 실장이 국감에 나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제 후임자를 임명한다고 해도 업무 파악도 제대로 안 된 비서실장이 국감에 나와서 제대로 답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프 회동 태스크포스(TF) 같은 황당한 코미디 조직을 만들 시간이 있으면 비서실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빨리 매듭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정 장관에 대한 경질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대한민국 합참의장과 주미대사까지 인정하는 한미 갈등을 혼자만 부인하고 있다"며 정 장관의 경질이 “한미동맹 회복을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한미동맹은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자신의 경질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같은 날(현지시간)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한미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진영승 합참의장도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과 관련해 “상황은 빨리 해소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문제도 한미 관계의 긴장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정 장관의 북한 평안북도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발언 이후 한국에 대한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정 장관의 대북 정책과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 장관의 존재가 한미 동맹 악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 공존을 떠들고 북한에 의료 지원을 제공하려고 하고 장관 본분도 잊은 채 북한의 두 국가론을 추종하는 행태가 종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정 장관의 경질을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가 간 관계에서 굴종적·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북한에 대해 굴종과 사대를 가장 치욕적으로 하는 인사가 바로 정 장관"이라며 “대통령은 SNS로 당내 분파 투쟁은 열심히 하면서 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종북파 정 장관에 대해선 말 한마디를 제대로 못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아직도 정동영 팬클럽 대표 직함을 들고 있는 것인가"라며 “당장 통일부 장관을 경질하시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정 장관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초대 대표를 맡은 바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슈&인사이트] 은행 문 닫는 30분, 포용금융과 일자리도 닫힌다

은행의 문이 열리는 시간이 늦어진다. 금융산업 노사는 최근 은행 점포의 개점 시간을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추고,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내년 4월부터 대면 영업시간을 하루 30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직원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개선하려는 취지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직원의 근로시간과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 시간을 반드시 함께 줄여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은행은 일반적인 소매점과 다르다. 민간기업이지만 예금과 지급결제, 신용공급이라는 국민경제의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은행의 준공공성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책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영업시간은 노사의 근로조건인 동시에 국민의 금융 접근성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은행 내부의 편익만으로 변경의 타당성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은행 창구가 30분 늦게 열린다고 모든 고객이 같은 불편을 겪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뱅킹에 익숙한 고객에게는 영향이 작을 수 있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거나 복잡한 거래에 대면 설명이 필요한 고령층과 장애인 등에게 창구는 대체하기 어려운 통로이다. 고령자 모두가 디지털 취약계층은 아니지만, 금융서비스를 스스로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앱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안내는 충분한 해결책이 아니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소비자 후생은 금리와 수수료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동시간과 대기시간, 재방문 비용, 업무를 처리하지 못해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포함된다. 은행 방문 때문에 일을 늦게 시작하거나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면 해당 시간 역시 경제적 비용이다. 은행이 창구 운영비를 절감하더라도 고객의 부담이 더 크게 늘어난다면 개별 은행의 효율화가 국민경제 전체의 효율화라고 할 수 없다. 영업시간 단축은 은행의 고용에도 역설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면 접점 축소로 점포 이용과 실적이 감소하면 중장기적으로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얻은 근로조건 개선이 장기적으로 일자리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자승자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면 상담이 줄면 예금 고객에게 필요한 연금이나 대출 서비스를 연결하는 교차판매 기회도 축소될 수 있다. 디지털 채널이 일부를 대체하더라도 복잡한 설명과 신뢰 형성이 필요한 상담까지 같은 방식으로 대체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해외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는 영국의 '뱅킹 허브'이다. 이는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지역 금융 창구를 제공하는 Cash Access UK가 소유한다. 통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문을 열며 현금 입출금과 잔액 확인 등 기본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 은행의 운영비 부담을 나누면서 지역의 대면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허브에는 은행별 담당자가 정해진 날 방문해 별도 공간에서 계좌 관리와 지급·이체, 온라인뱅킹 이용 등을 상담한다. 담당자의 방문 일정과 서비스 범위는 지역 수요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은행의 모든 업무를 매일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비용 절감과 금융 접근성 보장을 양자택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도 고령층 밀집 지역과 점포 부족 지역에 공동점포를 설치하고 참여 은행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은행별 상담 인력을 순환 배치하면 기본업무와 전문 상담을 연결할 수 있다. 우체국 등 기존 지역망을 활용할 경우에는 업무 위탁의 법적 근거와 개인정보 보호, 사고 책임, 처리 가능 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비용을 공유하더라도 소비자에 대한 책임까지 불분명해져서는 안 된다. 탄력 점포와 시차 근무도 대안이다. 모든 직원이 같은 시간에 출퇴근하고 모든 점포가 같은 시간에 문을 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전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이른 시간 창구를 유지하고 직장인 밀집 지역에는 늦은 시간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시간을 분산할 수 있다. 예약 상담과 디지털 이용지원은 보완책이지만, 예약이나 앱 사용 자체가 어려운 고객을 위한 비예약 창구도 남겨야 한다. 영업시간 변경에 앞서 지역별 고령인구, 대체 점포까지의 이동시간, 시간대별 방문 수요와 예상 대기시간을 평가해야 한다. 은행 노사의 합의를 존중하지만, 금융소비자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일률적인 시간 규제만 고집하기보다 접근성 저하가 예상되는 지역에 실효성 있는 보완 조치가 마련됐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포용금융은 취약계층에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필요한 순간에 거래하고 설명을 들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은행의 문을 닫아 얻는 효율이 고객의 비용 증가와 대면 금융의 쇠퇴로 이어진다면 지속 가능한 혁신이 아니다. 직원의 노동시간은 줄이되 고객의 금융 접근성은 지키는 운영 설계가 필요하다. 은행의 경쟁력은 문을 여는 시간을 줄이는 데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bienn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