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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이스 청년’ 앞세운 국힘…세대교체일까, 또 ‘총알받이’일까 [해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은 지난달 25일 1차 영입 대상을 발표한 데 이어, 이후에도 매주 순차적으로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80·90·2000년대생 청년 인재 중심'을 내세우며 세대교체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엇갈린다. 선거 때마다 반복돼 온 '깜짝 영입'이 공천 국면에선 험지 배치나 비례 후순위로 이어지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던 전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환영식을 열고 1호 영입인재 2명을 공개했다. 주인공은 손정화(44) 삼일PwC 회계법인 회계사와 정진우(41) 현대엔지니어링 에너지영업팀 매니저다. 지난 5일 공식 출범한 인재영입위는 현재까지 접수된 400여 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검증 절차를 거쳐 이들을 최종 선발했다. 당이 '청년·여성 우선 영입'을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첫 발표 인사 역시 1980년대생 남녀로 뽑혔다. 당 관계자는 청년 중심 영입 배경에 대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지지율이 과거 전통 지지층보다 높게 나타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지층 구성이 바뀐 만큼 그 기대에 응답하는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더 많은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이번 영입의 콘셉트를 '세대교체'로 잡았다. 1980~2000년대생을 전면에 내세워 당의 노쇠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주도하는 인재영입위원회 구성부터 '80년대생 전면 배치'라는 상징성을 담았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전원이 1980년대생으로 꾸려졌다. 인재영입위에는 조지연·박충권 의원과 김효은 대변인, 이상욱 서울시의원(당 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 회장), 황규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회장, 이승배 폴리티컬데이터랩 대표, 송지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인재영입을 진두지휘하는 조정훈(재선·서울 마포갑)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소위 '빽' 없이도 실력으로 인정받는 인재를, 제대로 된 검증을 거쳐 발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영입은 장동혁 대표 체제의 '뉴페이스·뉴스타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40대 재무·원전 산업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전문성과 젊은 이미지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당은 두 인사가 이재명 정부의 재정·에너지 정책을 견제할 정책형 인재라는 점도 강조했다. 손 이사는 20년간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며 지방재정과 공공회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는 “지방재정의 투명성과 공공 정책의 책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재정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한 정치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투명한 거버넌스와 효율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매니저는 원전 산업 현장에서 근무한 에너지 전문가다. 그는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로 UAE 원전 수출에 성공하는 등 산업 경쟁력의 상징이었다"며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과학과 산업, 국민을 중심에 두고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인사는 이번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출마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훨씬 디테일하게 '그 지역에서 실제로 뛸 사람'을 선별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험지로 내보내는 방식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도 있고, 청년 가산점이나 지역별 청년 의무 배치 등 제도적 장치도 있다"며 “예전처럼 얼굴마담으로 세우고 선거가 끝나면 사라지는 구조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행사성 영입' 논란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반복해 온 숙제다. 보수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외연 확장'을 강조해왔지만, 실제 선거 성적과 정치적 안착 여부는 엇갈려 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2곳만 승리하는 사실상 궤멸적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당 안팎에서는 “인물난이 구조적 문제"라는 자성론이 제기됐고, 청년·전문가 중심의 외부 수혈이 대폭 강화됐다. 그러나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미래통합당 시절 27명의 대규모 영입이 이뤄졌음에도, 공천 과정에서 험지 배치와 비례 순번 논란이 불거지며 '이벤트성 영입'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수도권 일부 지역을 '청년벨트'로 묶어 20~40대 후보 간 경쟁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청년 '총알받이' 논란이 불거졌다. 당 안팎에서는 “험지에 청년만 몰아넣는다"는 반발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당시 상당수 영입 인사가 공천 출구를 찾지 못하거나 한 차례 출마로 퇴장했다. 청년 몫으로 영입 제안을 받았던 한 인사는 “비례를 얘기하더니 공천 국면에선 험지 출마를 권유받았다"며 “당이 나를 키우려는 게 아니라 선거판에 얼굴 하나 세우려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재영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얼굴 교체를 넘어 수도권 확장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의 정체성과 노선이 여전히 영남 중심, 친윤 중심 구도에 머문다면 아무리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도 수도권 민심을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의힘은 지금 당의 방향성 자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누가 누구를 영입하느냐보다, 영입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지율을 뒤집을 변수는 인재영입이 아니라 TK 중심 정당 이미지를 벗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수도권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강남 몇 곳을 제외하곤 당선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 영입을 해놓고 험지에 내보내고, 대구·경북엔 중진을 배치한다면 오히려 인재를 모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공천관리위원회가 제대로 된 인재를 영입하고 배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치는 과거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청년 영입의 효과를 두고는 회의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거 청년 영입은 2030 남성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지지율이 어느 정도 고착화돼 있어 단순 영입으로 달라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오는 청년 인재 중 일부는 당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오히려 당 색깔을 더 극우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청년 정책과 중도 확장에 대한 중장기 목표 없이 영입을 전략적으로만 활용하면 하루 뉴스로 끝나는 일회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엄 소장은 또 “당 이미지가 상당히 극우화돼 있는 상황에서 중도 성향 청년이 쉽게 들어오기 어렵다"며 “탄핵 문제와 '윤 어게인'과의 관계 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청년 영입도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39년 만의 사법 대수술…개헌 시계도 가동

민주당이 대법관 정원 확대, 재판소원제 도입, 법왜곡죄 신설을 담은 '사법개혁 3법'을 지난달 26~28일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39년간 유지된 대법관 정원이 늘어나고,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과 판·검사 법 왜곡 행위 처벌이 가능해지는 등 사법제도 전반에 변화가 예고됐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과 개헌 국민투표 절차를 명문화한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처리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를 수 있게 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주도 대법관 증원법,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법왜곡죄 도입을 담은 형법 개정안이 지난달 26~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5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지 약 10개월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사법제도 개편이 현실화됐다. 가장 먼저 처리된 법왜곡죄 도입법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가 부당한 목적으로 법령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판·검사가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서 법을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법안은 법왜곡 행위를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법령을 적용하거나 △적용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규정했다. 다만 합리적 해석 범위 내의 재량적 판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함께 사건 관련 증거를 인멸·위조하거나 위법한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한 경우 등도 법왜곡 행위에 포함했다. 법왜곡죄 논의는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당시 불거진 '사법농단' 사태에서 처음 본격화됐다. 당시에도 법관의 부당한 법 적용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재판 독립 침해 우려로 입법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지귀연 부장판사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체포적부심사 기간을 '일수'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면서 법왜곡죄 도입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사법부 내부망에서도 “종래 실무를 뒤집는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 같은 이례적 법 적용을 방지하고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한 방송에 출연해 “판사도 법을 왜곡해서 뇌물을 받거나, 말도 안 되는 헌법과 법률을 명백하게 위반해서 잘못된 판단을 통해 재판 자격이나 공소 제기로 국민의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했을 경우에는 당연히 그것은 처벌의 대상"이라고 했다. 다만 법 적용 기준이 추상적일 경우 재판의 독립성을 위축시키고, 판·검사의 소극적 판단을 유도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재판소원제 도입 역시 제도 변화의 폭이 크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과 달리 법원의 확정 판결도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 청구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가능하며, 헌법재판소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판결의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 지정재판부 재판관 전원이 헌법소원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각하되지만, 제도 시행 시 헌재가 사실상 법원 판결을 다시 심사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4심제'라는 평가와 함께 사법 체계 이원화 및 대법원·헌재 간 권한 충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1987년 개헌 이후 14명으로 유지돼 온 대법관 정원은 26명으로 늘어난다. 법 공포 2년 뒤인 2028년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 증원된다.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증원되는 12명과 임기 만료 예정인 10명을 포함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재임 중 총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전체 26명 중 약 85%에 해당하는 인사가 새로 구성되는 것으로, 사실상 대법원 구성이 전면 재편되는 셈이다. 정부·여당은 대법관 1인당 사건 부담이 줄어들 경우 사건 처리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사건은 상고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결 이유를 상세히 적지 않고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방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원 확대를 통해 보다 충실한 심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사법부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달 25일 회의에서 “대법관이 늘어나면 이를 보조할 재판연구관 등 인력도 함께 확충돼야 한다"며 “1·2심 재판부의 인력 공백으로 재판 지연과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은 총 102명으로, 1인당 평균 8.5명 수준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추가로 약 100명 안팎의 법관이 대법원으로 이동해야 해 사실심이 약화될 수 있다. 1일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개정안은 '재외투표인 명부에 등재된 사람'을 투표인에 포함하고, 국외 부재자 신고 및 재외투표인 등록 절차를 공직선거법 기준에 맞춰 정비했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 투표권 제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11년 7개월 만에 후속 입법이 이뤄진 것이다. 또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의결일로부터 30일 이내 직전 수요일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해, 개헌 일정의 법적 기준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를 수 있게 됐다. 다만 심의 과정에서 '국민투표자유방해죄' 조항이 포함됐다가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끝에 삭제됐다. 당초 허위사실을 지속 유포해 선거관리 업무를 방해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내용이었으나, 여야 합의 부족과 과도한 처벌 우려가 제기되면서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민주당은 관련 내용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3월 국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등 검찰 개혁 후속 입법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입법이 정권에 의한 사법부 장악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한편, 장외투쟁과 도보행진 집회 등 대외 행동도 검토 중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윤석헌 시평] 디지털금융 전환과 국내은행의 혁신

은행의 혁신이 관심사다. 지난 정부에선 과점수익이 비난의 대상이었다면, 새 정부에선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요구로 공격 방향이 바뀌었다. 특별한 위험부담이나 역할수행 없이 고수익을 벌어드리는 소위 '천수답 경영'이 비판의 핵심이다. 선진경제 문턱에 오른 한국경제가 필요로 하는 중개서비스를 저비용 자금과 유능한 인재를 갖춘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디지털금융은 IT기술 발전을 배경으로 지급결제의 신속함과 편리함을 크게 개선했다. 이어서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자금을 이체하고 은행 등 중개기관 도움 없이 대출, 투자, 트레이딩을 추진하는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은행의 독과점적 영향력을 우회하려는 노력이 기술발전을 배경으로 전통금융의 울타리 밖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 등 중개기관 도움을 배제하는 디파이는 유동성 불일치, 상호연계성, 과다한 레버리지, 충격흡수장치 부재 등 온갖 위험 노출로 곧바로 안정성에 문제가 생겼다. 테라루나 사태가 비근한 예다. 결국 중앙화 거버넌스 요구가 다시 생겨나는데,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를 '탈중앙화 환상'이라 불렀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금융은 지급결제, 신용창출, 규제감독, 예금보험 등 제도적 발전을 이룩했으나, 시장의 불확실성과 탐욕은 금융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위기를 초래했다. 이제 온라인 상에서 한 번의 클릭으로 거액의 자금이 빛의 속도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시스템 위험이 다시 증가하면서 금융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전통금융과 디지털금융을 연결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법제화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해외에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더불어 토큰화예금(TD) 및 예금토큰(DT) 등 다양한 선택지가 논의되고 있다. 여기서 디지털화폐의 선택은 국내금융이 전통금융을 토대로 디지털금융으로 지속가능 발전하여 금융혁신을 이루는 경로이고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두 가지가 핵심으로 보인다. 첫째는 안정성 확보다. 스테이블코인은 명칭과 달리 담보자산 내용물에 따라 가치변동이 발생한다. 게다가 혁신 추구를 위해 발행 자격을 확대 허용하면, 금산분리 원칙의 훼손이 가능하고 해외 투자자 참가 시에는 통화주권 상실도 우려된다. 둘째는 혁신을 담보하는 중개기능 확충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CBDC, 자산 등을 100% 예비하므로 런(run)의 우려는 없지만 그만큼 중개기능(신용창출)이 제약된다. 반면, 토큰화예금(TD)이나 예금토큰(DT)은 은행의 안정성을 토대로 부분지급준비방식을 사용하므로 신용창출 제약을 완화하는 장점이 있다. 어떤 선택이 바람직할까? 금융은 안정이 핵심이며, 중개역할 확충 또한 한국경제 현실에서 소홀하기 어렵다. 따라서 은행이 주도하는 TD나 DT 발행이 바람직해 보이는데, 다만 이러한 선택은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강화하여 국내은행의 중개서비스 혁신 요구에 배치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탈출구는 은행이 스스로 혁신하거나 또는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 개혁을 이끄는 것이 아닐까. 만약 이런 탈출구를 피한다면 은행 주도 디지털화폐 및 국내금융 혁신에 대한 기대는 오래 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은행의 혁신과 개혁 방안을 살펴본다. 첫째, 은행은 고객에 대한 중개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내은행은 비이자이익이 미미한데, 이마저도 고객서비스와 무관한 유가증권 매매익과 평가익이 주다. 비용과 노력이 들더라도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둘째, 생산적 금융 촉진 과정에서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BIS비율 산정시 위험자산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 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부동산대출은 하한을 높였고 주식보유는 가중치를 낮추었다. 그런데 방향은 맞지만 은행의 행태가 바뀔지 의문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이후 늘어난 은행의 책임회피용 행정업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셋째, 은행권의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다시 강화하여 은행의 주담대 시장 점유율을 낮추고, 파킹통장 활성화로 비은행 주담대 시장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 디지털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통금융 하부구조 이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은행의 혁신과 개혁은 국내금융산업 혁신의 지름길로 보인다. 윤석헌

[박영범의 세무칼럼] 28만 영세 체납자, ‘부활의 사다리’ 놓이나

고금리와 고물가, 내수 부진의 삼중고 속에서 결국 '폐업'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한 영세 사업자들. 이들에게 가장 가혹한 것은 '과거의 세금'이다. 국세청이 역대급 규모의 구제책을 가동한다. 이번달부터 시민 500명으로 구성된 '국세 체납관리단'이 전국 각지의 체납 현장을 누비며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이번 조치는 체납 세금 독촉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징수 능력이 없는 이들의 세금을 면제하여 경제활동 현장으로 복귀시키는 '생계형 체납자 납부 의무 소멸 특례제도'의 성공적인 시행이 자리 잡고 있다. 국세청은 이달부터 활동할 일반 시민 500명을 '전화·방문 실태 확인원'으로 신규 채용했다. 이들은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2024년 말 기준 국세 체납자 133만 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다. 이들의 주 목적은 징수독려와 '실태 파악'이다. 확인원들은 체납자의 거주지와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실제 거주 여부, 가족관계, 생활 수준 등을 면밀히 파악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영세 체납자 납부 의무 소멸 대상자 실태조사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조사서는 향후 국세 체납 탕감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1인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세금 납부 의무를 소멸시켜 준다. 다만 법에서 정한 요건이 구체적이므로,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대상 세목은 종합소득세(농어촌특별세 포함)와 부가가치세, 그리고 이에 부수된 가산세와 강제징수비에 한정된다. 또한 해당 체납액은 2025년 1월 1일 이전에 발생한 것이어야 하며, 소멸시효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금액이어야 한다. 둘째 폐업 및 소득 요건은 실태조사일 이전에 모든 사업을 폐업한 상태여야 한다. 최종 폐업일이 속한 과세 연도를 포함해 직전 3개년의 평균 사업 수입금액(매출액)이 15억 원 미만인 영세사업자가 대상이다. 셋째 처벌 이력이다. 최근 5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며, 현재 범칙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어도 안 된다. 특히 과거(2018~2019년)에 시행됐던 영세 개인사업자 체납액 소멸 특례를 적용받았던 사람은 이번 혜택에서 제외된다.올해부터 시행하는 제도로 약 28만 명이 3조 4천억 원 규모의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1인당 평균 약 1,200만 원의 '세금 족쇄'를 푸는 셈이다. 대상 영세 체납자는 1단계로 현장 조사 협조이다. 이달부터 체납관리단이 연락하거나 방문할 경우 피하지 말아야 한다. 문을 걸어 잠그거나 연락을 끊으면 '은닉 재산이 있다'는 의심을 사 정밀 추적조사의 타깃이 될 수 있다. 2단계는 경제적 빈곤을 증명해야한다. 본인이 가진 재산이 강제징수비(체납 처분비)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나, 현재 수입이 최저생계비 수준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신청 시기 준수이다. 소멸 신청 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신청서를 내면 국세청은 국세체납정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개월 이내에 탕감 여부를 통지한다. 이번 특례 제도는 '성실 납세'라는 조세 원칙과 '영세 납세자 경제 재기'라는 복지적 가치 사이에서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고육지책이자 결단이다. 실패를 겪은 이들이 신용을 회복하고 다시 창업이나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 훗날 건실한 납세자로 돌아오게 만드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bienns@ekn.kr

이 대통령, 분당집 팔며 ‘장군’…장동혁, 여의도서 ‘멍군’

지난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17개 시·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는 등 집값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을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온·오프라인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싱가포르·필리핀 순방 중 엑스(X·옛 트위터)에 “주택, 특히 다주택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니 집도 사 모으는 것이지, 돈이 안 되면 집을 사 모으라고 고사를 지내고 빌어도 살 리가 없다"며 “돈이 되니까 살지도 않을 집을 사 모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결국 투기는 투기한 사람이 아니라 투기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만든 정치인, 정부가 문제"라며 다주택이나 투자용 비거주 주택의 매도를 유도하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다주택이나 비거주라는 이유로 정치인들에게 팔아라 사지 말아라 강요할 필요 없다"며 “팔기 싫다면 그냥 두시라"고 말했다. 이는 △서울 구로구 아파트(실거주) △충남 보령시(지역구) 아파트 △충남 보령 주택 1채(모친 거주) △경남 진주 아파트 1채(장모 거주, 지분 5분의 1) △경기도 안양 아파트(장인 상속, 지분 10분의 1)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을 보유한 장 대표를 '저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최근 경기도 분당 아파트를 내놓은 것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분당 아파트가) 삶의 터전이지만 부동산 정책 총 책임자로서 더 엄격한 기준을 스스로에게 적용한다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장 대표가 그간 이 대통령의 주택 보유를 지적하고, '대통령이 팔면 나도 판다'고 발언했던 점도 언급했다. 장 대표가 오피스텔을 내놓은 것도 '탈압박'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본인을 포함해 실거주가 이뤄지고 있는 곳을 제외하고 처분 가능한 부동산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반격도 잊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29억원에 분당 아파트 매물로 내놓으셨는데, 2억원도 채 안 되는 제 여의도 오피스텔은 팔려고 내놓아도 보러 오시는 분도 안 계신다"며 “누구처럼 똘똘한 한 채가 아니어서 그런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대통령과 약속했으니 빨리 팔아야 하는데 제가 산 가격으로 매수하실 분을 찾는다. 가격은 절충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주택 수로 보면 장 대표가 많지만 총합산액(8억원 규모)이 분당 아파트의 3분의 1도 되지 않고, 이 대통령이 챙길 수 있는 시세차익이 20억원 이상인 점을 지적한 셈이다. 안철수 의원도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가 '슈퍼리치'만 살 수 있다고 비판했다. 10.15 대출규제로 2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이 최대 2억원이기 때문에 27억원의 현금을 들고 있어야 하고,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등을 합하면 더 많은 현금을 입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李 “국제정세 불안에도 내각 철저 대비…국민은 생업 힘써달라”

싱가포르와 필리핀 순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국제정세가 불안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실물경제와 금융, 군사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김민석 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실 또한 강훈식 비서실장 이하 모든 비서관들이 비상 체제를 유지하며 만약에 있을 수도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란조차 이겨낸 우리 대한민국이다. 이제 그 위대한 대한국민들이 만든 국민주권 정부가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고 일상을 즐기면서 생업에 더욱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李대통령, 싱가포르·필리핀 순방…내일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후 로렌스 웡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국빈방문 형태로 이뤄지며, 이 대통령의 본격적인 일정은 2일부터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웡 총리와 정상회담 및 친교 오찬을 갖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4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보건·금융 등 분야에서 향후 정책적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후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의 면담, 국빈 만찬 등의 일정도 같은 날 연이어 소화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의 AI 분야 미래 리더들이 모여 공동 발전을 모색하는 'AI 커넥트 서밋'에도 직접 참석한다. 싱가포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각국의 AI 대비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2024 인공지능 준비도 지표'(AIPI·AI Preparedness Index)에서 174개국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AI 강국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을 마친 뒤 두 번째 순방국인 필리핀으로 3일 출국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한국의 동남아시아 최초 수교국으로, 아시아 국가 중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한국전쟁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국으로 꼽힌다. 특히 한-필리핀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3일은 한-필리핀 수교 77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 대통령은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갖고, 비즈니스 포럼 등 부대 행사를 소화할 예정이다. 양국은 방산·인프라·통상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원전·조선·핵심광물·AI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댄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란 전쟁] 金총리 “유가·환율·주식시장 모니터링 체계 즉시 운영”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것에 관련해 경제 부처들에게 “유가·환율·주식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즉시 운영하고, 시장 안정 조치와 금융정책 수단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라"고 1일 지시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에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 산업과 가계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 관련 부서에는 위기대응 체계를 24시간 가동하고 모든 관련 정보와 상황을 집약적으로 분석하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외교부는 중동 및 인접 국가 체류 우리 국민의 소재 및 안전 상황을 지속해서 확인하고, 위기 상황 변화에 맞춰 신속하게 대국민 안내를 강화하라"며 “안보·군사 측면의 위험 요소를 평가·공유하도록 상황 판단 회의를 정례화하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불안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들과 '중동 상황 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장관 회의'를 열고 외교안보 상황 및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총리실은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韓 2월 수출액, 역대 최고치 경신…반도체 호황 영향

우리나라 2월 수출액이 대 2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 수가 17일에 불과했지만, 반도체 초호황 효과로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대비 49.3% 급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6년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 전년 동월 대비 29.0% 증가한 67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7.5% 증가한 519억4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155억1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25년 2월부터 1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흑자 규모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올해 2월은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17일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수출액은 역대 2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은 35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9.3% 급증해 사상 처음으로 3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수출 호조는 반도체 초호황의 영향이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60.8% 폭증한 251억6000만달러로 전 기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200억달러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컴퓨터 수출은 데이터 서버에 꼭 필요한 SSD의 수요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1.6%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 역시 신규 모델 출시 효과로 4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선박 또한 LNG선 등 고부가 가치선 인도가 늘어나며 41.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자동차(-20.8%)와 자동차부품(-22.4%)은 조업일 수 감소에 따라 감소세를 나타냈다. 석유화학(-15.4%)과 철강(-7.8%) 역시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단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 아세안 등 3대 주요 수출 시장에서 큰 폭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9% 늘어난 128억5000만달러로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역대 2월 중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중국 수출은 조업일 수 감소에도 전년대비 수출액이 34.1% 늘어난 12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수출은 전년대비 30.4% 증가한 124억7000만달러를 나타냈다. 2월 수입은 에너지 수입이 유가 하락 여파로 1.4% 감소(92억9000만달러)한 반면, 반도체(+19.1%)와 반도체 장비(+43.4%) 등 비에너지 품목 수입이 9.6% 늘어나며 전체적으로 7.5%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의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부처 수출확대방안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이 글로벌 수출 5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란 전쟁] 정부 “상황 악화 시 비축유 시장공급·임시선박 투입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사태 장기화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보유하고 있는 석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상 물류의 불안정성으로 물류 경색이 본격화할 경우에는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지역 불안이 확산됨에 따라 관계부처 및 협·단체들과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자원·에너지 수급, 무역·공급망·금융 및 업종별 영향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제 원유 및 가스 가격에 대한 영향은 전황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조선 등 운항 일정 조정, 우회항로 확보 등을 포함한 면밀한 상황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동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품목은 석유와 가스다. 다행히 현재 정부와 업계는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함께 비축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부는 “중동발 수급 차질이 실제 발생하는 경우, 우선 업계 차원에서 중동 외 물량 도입 등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며 “만일 사태 장기화로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악화되는 경우 자체 상황판단 회의를 통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고, 여수, 거제 등 9개 비축기지에 비축된 석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도 해외생산분 도입, 공동 비축 우선 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 상 조치 사항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에 따른 해상물류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일부 선박을 제외하고 주요 컨테이너 화물 선사들은 지난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중동지역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총 수출의 3% 수준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다만 사태 장기화 시 유가와 물류비 상승 등을 통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중동 지역 수출 피해기업 유동성 지원, 수출바우처를 활용한 물류비 지원, 현지 해외 공동물류센터 지원 등 기존 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 물류 경색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석유·가스 이외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품목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중동 고의존 화학제품도 국내 생산, 재고 활용, 수급 대체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전력 수급 역시 직접적 영향은 없는 상황이다. 한전과 발전공기업 등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산업부와 기후부 간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소관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 중이다. 산업부는 “향후 사태의 전개 추이와 국내 가격 동향, 선박 운항 현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도 긴밀히 공조할 계획"이라며 “비축 방출 등 비상조치를 면밀히 점검하고, 유가변동이 국내 휘발유·가스요금 등 국민 체감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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