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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떠난 자리”…충남 아산을 달군 40대 여성 대결(6·3 격전지)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막판 표심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와 국민의힘 김민경 후보 간 40대 여성 맞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20일 지역 정치권과 각 후보 캠프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선거는 배방·탕정 신도시 표심 향방이 성패를 좌우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1985년 김옥선 전 의원 이후 41년 만의 충남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 탄생 여부로도 관심을 모은다. 초반 판세는 민주당 우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전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0~11일 아산을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 후보는 53.4%, 김 후보는 29.2%를 기록했다. 기타 후보는 3.9%, 없음 8.1%, 잘 모름은 5.3%였다.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7.3%다. 연령별로는 전 후보가 18세 이상 20대를 제외한 대부분 연령층에서 우세 흐름을 보였고, 중도층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민주당 지지세와 신도시 생활권 표심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보궐선거 특성상 실제 투표율과 조직 동원력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적극 투표층과 소극 투표층에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선거 판세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배방·탕정을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기존 충남 선거 구도와는 다른 표심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다름아니다. 실제 아산을은 20대 총선 이후부터 민주당 계열 후보가 우세를 보여온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산을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천안아산역 생활권을 중심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지역이다. 특히 배방·탕정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외지 유입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도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지역 특성이 기존 충남 농촌 지역과는 다른 선거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아산에서는 배방·탕정 신도시 확장과 함께 교통 체증과 학교 과밀, 생활 인프라 확충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 정당 대결보다 생활 이슈 중심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의 연고와 중앙정치 경험을 놓고 엇갈린 반응도 나온다. 일부 유권자들은 “지역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반면, “중앙정부와 연결할 수 있는 정치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혼재하면서 여성후보들간의 인물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 후보는 부산 출생으로 공주교대를 졸업한 뒤 교사와 변호사, 대통령실 대변인 등을 지냈다. 김 후보는 아산을 기반으로 작가 활동과 학부모·보육 관련 활동을 이어왔다. 전 후보와 김 후보는 이런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경제와 돌봄·생활 정책 등을 앞세워 차별화된 공약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 후보는 정부의 '10대 창업도시' 아산 선정과 AI 기반 산업·창업 생태계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부와 연결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아산을 '충청 경제수도'로 키우겠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24시간 돌봄 체계 구축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청년 주거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아산 토박이'를 내세우며 생활밀착형 정치와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양 후보 모두 정책 경쟁과 함께 현장 행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봉사활동과 체육행사, 지역 행사장 등을 잇달아 찾으며 대민 접촉면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김 후보는 지역 기반 활동을 이어가며 조직 다지기에 나서고 있고 전 후보는 대통령실 사직 이후 현장 행보를 확대하며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가에서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신도시 생활권과 중도층 표심 향방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야 모두 조직 결집과 투표율 관리에 집중하며 막판 총력전에 들어가고 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정부 보조금 받고 또 ‘밀가루 담합’…7개사 과징금 6710억 ‘역대 최대’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들이 밀가루를 6년간 담합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671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7개 제분사와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총 14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2019년 11월∼2025년 10월 제면업체, 제과업체 등에 밀가루 공급 가격과 물량을 사전 합의해 담합한 7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에 과징금 총 6710억4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제분 7개사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대선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한탑이다. 담합 관련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업체별로는 사조동아원 1830억9700만원, 대한제분 1792억7300만원, CJ제일제당 1317억100만원 등으로 상위 3개사의 과징금이 가장 많았다. 이들 7개사는 2024년 기준 국내 기업간거래(B2B) 밀가루 시장의 87.7%를 점유했다. 공정위는 담합 행위에 따른 관련 매출액만 5조6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의 담합은 가격 경쟁이 심했던 2019년 11월∼12월 상위 3개사와 삼양사는 농심, 팔도 등 거래처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합의하며 시작됐다. 거래처 상대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어 2020년 1월부터 삼화제분, 대선제분, 한탑 등도 가담하면서 7개 제분사의 담합은 2025년 10월까지 지속됐다. 농심, 팔도, 풀무원 등 대형 수요처 대상 밀가루 공급가격 및 물량 담합 19차례, 중소형 수요처 및 대리점 등 모든 거래처 대상 담합 5차례 등 총 24차례였다. 담합 이후 급등한 밀가루 가격은 소비자들의 부담이 됐다. 2022년 9월 밀가루 판매 가격은 담합이 시작된 2019년 12월과 비교해 제분사별로 38∼74% 상승했다. 제면업체, 제과업체들은 공급 받는 밀가루값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다. 담합 후 제분사들의 영업 이익률은 크게 늘었다. 이들의 담합 적발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7개 제분사는 지난 2006년 밀가루 담합으로 첫 제재를 받았다. 당시 공정위는 총 4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각사 임원 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또 물가 안정 목적의 정부 보조금을 받고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밀가루 재료인 국제 원맥 시세가 올랐던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물가 안정을 위해 이들 제분사에 총 471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들은 한 차례 제재를 받고서도 다시 담합에 가담했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간에도 담합을 지속해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 봤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러다 증시 폭락한다”…월가 덮친 美 국채금리 공포 [머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글로벌 증시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미 국채는 이제 확실히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며 “현재 미 10년물 국채 금리 수준은 사실상 모든 자산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다시 반영될 경우 국채 금리는 위험 구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며 “그 결과 위험자산은 일시적으로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4.69%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15일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5%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장중 한때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국채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73% 하락한 배럴당 111.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 역시 0.82% 내린 배럴당 107.7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사 ING의 벤저민 슈로더 수석 금리전략가는 “시장은 이제 명확한 금리 인상 편향으로 기울었다"며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단순한 일시적 인플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다만 HSBC는 글로벌 증시가 아직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기업 실적 성장세가 탄탄하다는 점, 밸류에이션이 이란 전쟁 이전부터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아왔다는 점, 투자자들이 중동 갈등이 주로 유가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실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7501.24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약 2%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증시 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현재 시장 항황에 대해 “적색경보가 아닌 황색경보" 수준으로 규정하면서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5.5%에 근접할 경우 시장 스트레스가 훨씬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현재 국채 약세 흐름 속에서도 미 증시가 얼마나 버텨내는지가 이번 채권 매도세의 진정한 시험대"라며 “향후 몇 주 안에 30년물 국채 금리가 5.25% 수준에 도달할 경우 증시 밸류에이션이 보다 지속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사들은 고객들에게 “30년물 국채 금리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5.5%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 표라도…‘돈 풀기’ 경쟁 끝이 없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민생복지라는 명분 아래 돈 풀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부터 출산지원금, 교통비, 취약계층 생활비 지원 등 현금성·준현금성 처방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확실한 재원 조달 방안과 재정 건전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에서는 '생활비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공약들이 돋보였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0% 할인가로 2조5000억원 가량의 지역화폐(서울사랑상품권)를 확대 발행한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은 기존 취약계층 대상의 디딤돌소득 사업 지원 범위를 넓히고, 월 최대 110만원을 지원하는 등 수혜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인천 시장 자리를 놓고 여야 후보 간 현금성 공약 싸움도 두드러진다. 시중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포괄형 공약부터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원 체계로 맞붙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역 화폐(인천e음) 캐시백을 20%로 유지하되, 결제한도를 100만원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산후조리비·청년 월세·아동급식비 등의 지원금 지급 대상·규모도 보다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은 5~7월 3개월 간 인천e음 캐시백 비율을 10%→20%로, 결제 한도는 50만원으로 상향시켰다. 여기에 월 3만원 수준의 천원패스(교통카드) 도입부터 기존 취약계층에서 일반 가정까지 기저귀·분유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까지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에서는 핀셋형 공약이 눈길을 끌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공공 예식장을 이용하는 신혼부부 연 300쌍에게 결혼지원금 100만원을,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70세 이상 버스비 전액 무료 정책을 내걸었다. 수도권 이외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1인당 20만원의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확대하고, 연간 대학입시생 약 1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의 지원금도 약속했다. 이 밖에 양정무 국민의힘 전북도지사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전 도민 1인당 20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 공약으로 승부수를 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직전 대규모 현금성 지원 공약을 두고 '포퓰리즘 매표 행위'라고 지적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 속 실업 상태인 청년·어르신 등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고, 소비 활성화 등 승수효과를 노려 무리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금 조달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앙정부 재원에 의존하거나, 아직 확보되지 않은 추가경정예산을 미리 설계해 선심성 현금 공약을 남발하면서 결과적으로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의 경우 재정 여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재정자립도는 42.37%로 전년(43.18%) 대비 1.8% 감소했다. 이 지표는 지자체가 재정 수입으로 살림을 꾸리는 능력을 뜻한다. 해당 지표가 50%를 밑돈다는 것은 전체 재원의 절반 이상을 자체 세입으로 충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서울·경기·인천·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가 평균 수치를 밑돌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현금성 공약 자체만으로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무분별하게 돈을 퍼줄 것이라는 우려"라며 “후보마다 공약에 타당한 명분이 있고, 현실성 있는 계획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언론과 시민단체도 공약 검증을 철저히 해야하고, 최종 평가자인 유권자들도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서울 초접전 속 ‘관훈토론’…吳는 부동산, 鄭은 안전 때렸다

20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야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또 한 번 맞붙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부동산·특검법'을 고리로 공세를 폈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시정 안전 책임론'으로 반격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는 정 후보 측의 거절로 양자 대면 없이 '순차 정견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잇따른 토론 회피 논란을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토론회에 먼저 나선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명픽(이재명 대통령 픽)' 정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실거주를 강조하면서 각종 물건을 내놓도록 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전월세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트리플(매매·전세·월세) 강세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쯤에는 고집을 꺾어야 하고, 민주당 정원오 후보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도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계속 벤치마킹해 싱크로율이 80~90%에 이르는 주택 정책"이라며 “말로만 오세훈보다 더 빨리하겠다고 하지 말고 후보 시절에 해결해보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향해서는 “이 대통령의 죄를 자신이 임명한 특검으로 없애려는 '셀프 지우기'"라며 “권력에 움츠러들지 않고 상식과 법치의 편에 서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이번 선거를 “오세훈 시장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에 대한 심판 선거"로 규정했다. 그는 오 후보 시정 10년 동안 벌어진 서울시 안전사고를 집중 거론했다. 정 후보는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미보고 논란을 비롯해 이태원 참사, 강남역 침수 사태, 명일동 싱크홀 사고, 한강버스 사고 등을 언급하며 “오세훈 실정 10년 동안 서울시는 너무나 무사안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책임한 행정은 이제 뿌리 뽑아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바로 시장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무소득 1주택자 재산세 감면' 공약에 대해서는 “고통을 덜어드리는 차원"이라며 “사업과 소득이 없는 경우, 60세 이상 은퇴자는 대상으로 확정했고, 선거 후 액수에 대한 문제를 의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월 20만 원 월세 지원 확대 등 주거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내세웠다. 서울시장 선거는 초접전 흐름이다. 조선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16~17일 서울·대구·부산·경남 지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무선 전화 면접 100%)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는 정원오 후보 40%, 오세훈 후보 3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당초 제기됐던 '정원오 압승론'과 달리 선거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흐르면서 오 후보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9일 지지율 추세 변화와 관련해 “과대 포장됐던 질소 포장지가 뜯겨 나가면서 정원오 후보의 실체가 드러난 결과"라며 “그동안의 제 업적의 진가가 이제 좀 알려지기 시작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의 '토론 최소화 전략'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는 오 후보 측이 양자 토론을 제안했으나 정 후보 측이 거절하면서 '순차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택 문제만이라도 양자 토론을 하자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묵묵부답"이라며 “무능과 준비되지 않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 회피' 비판에 대해 “오 후보가 5개월간 질 낮은 네거티브 선거로 일관해 왔다"며 “그러면서 한편으로 토론을 요구하는 건 정직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토론 최소화 전략을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지지율 흐름을 의식한 방어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은 도시를 투명하게 운영할 역량을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인데, 토론을 회피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상대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 보이자 더 노출을 꺼리는 '은둔 전략'을 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원오 후보가 의도적으로 토론을 피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오세훈 후보에 비해 적기 때문에 토론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하필 “코스피 상승 제한적” 타이밍에…외신, 삼성전자 파업 긴급 타전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노동조합이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자 주요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20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사측이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중앙노동위원회 진행에 따라 사후조정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 기간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내고 “사후조정이 종료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후조정 결렬에 따라 노조는 앞서 확보한 쟁의권을 토대로 오는 21일 총파업을 강행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이날 삼성전자 파업 사태를 비중 있게 다뤘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노조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서버와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최대 업체인 만큼 글로벌 기술 공급망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이달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공급 병목과 가격 변동성, 조달 불확실성, 공급망 전반의 불안정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가 노동권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까다로운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노동권 제한 가능성을 시사한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적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이번 사태로 4만8000명의 노동자가 작업 현장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는 한국 경제의 건전성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가 대만 증시와 함께 글로벌 증시 순위 판도를 뒤흔들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이 향후 하락 반전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한국 증시는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130억달러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며 “이 기간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 역시 파업 가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망 속에 급등락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HSBC의 헤럴드 판데르린데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책임자는 “현재 아시아 투자 포트폴리오 상당수가 소수 종목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집중 위험'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증시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AI가 띄운 ‘태양광 시대’…1.5도 목표는 여전히 난항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화석연료 수입 의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청정에너지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태양광이 6년 뒤 세계 최대 발전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신에너지전망(NEO)'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최근 이란 전쟁까지 세 차례의 큰 충격을 겪었다"며 “에너지 시장 충격이 반복되면서 일부 국가들은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세계 각국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청정에너지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경우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 역시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BNEF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확대와 인구 증가, 생활수준 향상, 전기차(EV) 확산 등을 전력 수요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지 않고, 기술 가격 경쟁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전환 시나리오'(ETS)를 기준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현재 대비 2035년 29%, 2050년 6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35년까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전체 전력 소비의 5.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산업을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밀집한 미국의 경우 이 비중이 23%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BNEF는 이 같은 전력 수요 증가 속에서 태양광이 2032년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발전원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2032년 세계 발전 비중에서 태양광은 20.6%를 차지하고 석탄은 19.8%로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은 연간 기준 2016년 75기가와트(GW)에서 지난해 655GW로 약 9배 가까이 증가했다. BNEF는 향후 수년간에도 태양광 설치 규모가 현재의 기록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4년에는 풍력발전이 발전 비중 18.7%를 기록하며 석탄(18.4%)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발전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때 태양광 비중은 22%로 석탄과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산업 성장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 영향을 받는 만큼 전력을 저장해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 제품이 갈수록 범용화되면서 가격 하락 속도도 기존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고 BNEF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규모는 2030년 1040기가와트(GW)로 사상 처음 1000GW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어 2035년에는 2011GW, 2050년에는 3837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222GW) 대비 약 17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 역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에너지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를 차지했지만 2035년에는 3% 아래로 떨어지고, 2050년에는 1%대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넷제로 시나리오(NZS)'에서는 일본의 에너지 수입 비중이 2050년 GDP 대비 0.5%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BNEF는 내다봤다. 마티아스 키멜 BNEF 에너지·경제 부문 총괄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는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낮은 기술로 에너지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며 “청정기술이 에너지 안보와 전력 시스템 유연성, 그리고 급증하는 글로벌 전력 수요 대응에서 점점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청정에너지 전환은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의 경우 글로벌 수요가 2029년 전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들어서고, 2050년에는 2000년대 초반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기차 확산으로 도로 운송 부문의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영향이다. 석탄 역시 경제성 측면에서 재생에너지에 밀리며 장기적인 수요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발전량에서 석탄 비중은 이미 2011년 41%로 정점을 찍었으며, 2050년에는 약 8%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천연가스는 당분간 수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산업·운송 부문의 소비 확대가 가스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NZS 시나리오에서는 천연가스 수요 역시 2030년대 초반 정점을 찍은 뒤 구조적 감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석유와 석탄 수요 감소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비드 호스터트 BNE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는 또다시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 각국에는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존재한다"며 “현재는 대규모로 빠르게 보급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 화석연료 기술보다 전체 시스템 비용이 더 낮은 기술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정전력과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BNEF에 따르면 ETS 시나리오 기준,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4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배출량이 작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지만 인도·동남아시아·중남미 지역에서 배출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지어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기온 상승폭은 1.8도를 웃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BNEF가 2024년 제시했던 1.75도 전망치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작은 지진이 중요한 이유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작은 지진을 미소지진이라고 부른다. 미소지진은 규모 1 이하의 작은 지진으로, 지진계에만 기록될 수 있는 미세한 진동을 일으킨다. 아무런 피해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도 끌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대다수의 지진은 이름조차 붙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은 대부분 지표에 드러나지 않은 채, 지하 깊은 곳에 숨어 있으며,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많은 단층들이 지하에 숨죽인 채 하루하루 조용히 응력을 축적해 가고 있다. 느리지만 꾸준히 쌓이고 있는 이 응력은 언젠가 한계에 도달하면 지진을 통해 방출된다. 따라서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 단층들을 확인하는 것이 지진재해를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소지진은 이 지하단층을 찾는 중요한 열쇠다. 평소에는 지나치기 쉬운 미소지진이 땅속에 감춰진 단층의 모양과 크기를 식별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진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랜 기간 축적된 응력이 점진적인 단층면을 부수며, 폭발적으로 방출된 결과이다. 따라서 미소지진은 활성단층을 따라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물론 모든 미소지진을 큰 지진을 일으키는 활성단층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소지진의 시공간적 집중 양상은 활성단층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큰 지진의 임박 가능성을 알려주는 온도계 역할을 한다. 단층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지, 천천히 미끄러지고 있는지, 혹은 응력이 특정 위치에 집중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이에 따라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미소지진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안드레아스 단층대에서는 수많은 미소지진을 분석해 단층면의 기하학적 구조와 세부 분절 구조가 밝혀지기도 했다. 단층면이 단순한 하나의 면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작은 단층면이 복합적으로 얽혀 이루어진 구조라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되었다. 이러한 작은 단층면들은 미소지진을 반복하며 점차 약해지고, 결국 여러 단층면이 하나의 거대한 파괴면으로 연결되면서, 큰 지진이 발생한다. 이렇듯 미소지진이 단층의 자세와 크기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이 정보가 곧바로 지진 예측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지진의 발생 시점과 위치를 정확히 지목하는 단기 지진예측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큰 지진 전에 나타나는 미소지진 활동을 통해 지진 재해를 줄인 사례는 많다. 1975년 규모 7.3의 중국 하이청 지진 때에는 대지진 이전에 급증한 작은 지진 활동을 통해 주민 대피가 이루어져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 미소지진이 주는 의미를 소홀히 해 지진피해가 커진 사례도 있다. 2009년 규모 6.3의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 때에는 작은 지진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그렇다고 매번 뚜렷한 전조 현상이 관측되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규모 9.0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규모 5.8 경주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들 경우에서도 미소지진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단층 주변에 설치된 지진계가 부족해 작은 지진들이 충분히 관측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미소지진의 지진재해를 줄이기 위해 미소지진 탐지가 무엇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포항지진 이후에는 지열발전 과정과 연관된 촉발지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소지진 관측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효과적인 미소지진 관측을 위해서는 단층대 주변의 촘촘한 지진관측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반도처럼 오랜 기간 응력을 축적한 채 지하에 숨어 있으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단층이 많은 환경에서는 특정 지역만 선별해 지진계를 설치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전국에 걸쳐 조밀한 지진관측망을 구축하고, 단층이 만들어내는 작은 움직임을 꾸준히 기록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고밀도 관측망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잡음에 묻혀 탐지되지 못했던 미소지진까지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이 다양한 지진관측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밀집 관측망도 점차 확대하며, 효과적인 실시간 미소지진 탐지가 가능해지고 있다. 미소지진은 인간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지구 내부의 복잡한 움직임을 읽어내는 정교한 암호와 같다. 이 암호를 얼마나 정확히 해독하느냐가 미래 지진 재해를 줄이는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한반도 지하 단층의 비밀이 풀릴 날도 머지 않았다.

[EE칼럼] 워런 버핏과 영월 텅스텐광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20년전(2006년) 대한중석 소유의 영월 상동광산에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상동광산은 국내 대표적 텅스텐 광산이다. 우리나라에서 텅스텐 광물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08년 경북 칠곡군 약목 근처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 후 1921년 충남 청양과 충북 대화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뭐니해도 우리나라 최대 텅스텐 광산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에 있는 상동광산으로 1916년에 발견됐다. 텅스텐은 1914년 1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전쟁 물자로 관심을 끌었다. 1915년 조선총독부는 조선광업령을 제정해 종래의 광업법을 대체했는데 이때 법정광물로 텅스텐이 지정되어 광물 통계로 잡히기 시작했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 텅스텐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가격도 내려가 국내 텅스텐 개발은 1929년까지 거의 휴면 상태였다. 이후 국제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고 군비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시 텅스텐에 관심이 높아졌고 생산량도 증대 되었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난 이 후 일본은 조선광업진흥주식회사를 설립해 전시 물자의 하나인 특수 광물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UN통계에 따르면 1944년 남한에서 7402톤의 텅스텐을 생산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950년 6.25전쟁으로 남한의 텅스텐 생산은 멈췄지만 1952년 미국에서 비축 물량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텅스텐 광산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상동광산은 매장량과 생산 규모에서 단일 광산으로는 세계 최고였다.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텅스텐을 주 생산물로 삼았던 상동광산은 이 외에도 몰리브덴, 금, 은, 비스므스 등을 텅스텐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회수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60년초 정부는 공기업 형태로 대한중석광업주식회사를 설립해 강원도 영월군 상동은 광산개발을, 경북 대구 달성에는 텅스텐 가공공장을 세워 운영했다.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던 대한중석은 중국의 덤핑 판매로 국제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이 악화되자 민간인 거평그룹에 넘겨졌다. 거평그룹은 경북 달성에 공장을 세워 초경합 가공 생산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필요한 원료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을 사용했다. 1998년 외환위기에 거평그룹은 부도가 났고 달성공장은 국제 입찰을 통해 워런 버핏 소유 버크셔 헤서웨이(IMC그룹)에 인수돼 지금의 대구텍으로 명칭이 바꿔게 됐다. 이 후 텅스텐 가격 경쟁력에서 악화되자 2005년 캐나다 탐사전문업체인 울프 마이닝에 넘어 갔고 울프 마이닝은 2015년 지금의 운영사인 알몬티 인더스트리즈에 매각됐다. 알몬티는 2011년 설립된 캐나다에 본사를 둔 팅스텐관련 금속광산 개발 및 탐사 중심의 광업회사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텅스텐 매장량의 52%, 생산량의 82%가 중국이다. 때문에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나라는 텅스텐 정광을 주로 일본, 르완다,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동광산 이외에도 경북 봉화군 옥방광산, 대구 달성구 달성광산, 충북 제원군 월악광산, 충남 청양군 청양광산 등이 있는데 대부분 폐광 또는 휴광 상태이다. 현재까지 상동광산이 국내 최대 매장량(약 1억 300만톤)을 갖고 있다. 워런 버핏의 대구텍은 텡스텐 원료 확보를 위해 상동광산 재개발사업에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알몬티는 상동광산 인수 후 10년간 약 18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해 시추와 탐광 그리고 선광장을 만들었다. 필자가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시절(2009년 4월~2012년 8월) 대구텍과 고려아연으로부터 상동광산 투자 요청을 받았으나 경제성이 나오지 않아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 때 워린 버핏의 대구텍은 투자를 하지 않았고, 고려아연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보통 재개발 광산의 생산과 판매는 5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상동광산은 10년이 넘고 있다. 문제는 텅스텐 가격이다. 광물 가격은 변동성이 심하다. 텡스텐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광물이지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조달 받을 수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텅스텐의 주요 생산국은 중국(63,000톤)이 1위이며 2위 베트남(3,500톤), 3위 러시아(2,000톤), 4위 북한(1,700톤), 5위 볼리비아(1,500톤) 등이다. 다만 자원안보면에서 국내에 텅스텐 광산이 있다는 것은 수급 측면에서 좋다. 어떤 사업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광산개발은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사업이다. 국내에는 텅스텐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금속광물이 매장돼 있다. 이명박 정부때 국내 금속광산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용화 철광산에서 발견된 니오븀이다. 니오븀은 고급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희소금속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금속 광산 재개발에도 경제성을 전제로 주목 할 필요가 있다. bienns@ekn.kr

새만금개발공사, 기관 역량 총동원 현대차 사업추진 지원체계 가동

군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새만금개발공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 지역에 추진하는 대규모 미래 혁신 투자의 성공적인 이행과 안착을 위해'현대차 사업추진 지원단'조직을 구성하고 기관의 역량을 총동원한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19일 밝혔다. 공사 측은 현대자동차가 새만금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공사와 연관된 모든 분야에서 맞춤형 행정으로 투자를 전폭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새만금 육상태양광1~3구역 발전사업 등 공사의 그간 사업 경험을 살려 도시개발,에너지사업 등 각 분야에서 현대자동차의 새만금 투자가 원활하게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현대자동차의 새만금 투자가 단순한 기업의 확장을 넘어,국가 첨단 산업의 생태계를 바꾸는 핵심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연관된 모든 분야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홍문수 기자 gkje7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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