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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0%p 올리겠다”던 김민석 앞에 놓인 ‘암초(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전당대회 당시 공언했던 '100일 내 당 지지율 10%포인트(p) 상승' 약속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체 국면을 맞고 있다. 당 안팎의 악재 속에서 김 대표가 내세웠던 공약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 지지율 박스권도 당 지지율 견인에 부담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취임한 지 55일째를 맞았다. 100일까지 45일이 남은 것이다. 김 대표는 민주당 대표 후보 시절이던 지난 8월 1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당선되면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멈추고 3개월 후 정당 지지율 10%p 회복된다고 확신한다"며 “국정 지지율도 다시 회복되고, 정당 지지율도 같이 올라가는 선순환의 쌍끌이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것을 100일 안에 만들 계획과 자신이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김 대표 취임 이후 실시된 리얼미터 8월 3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1.9%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10월 1주차 조사에서도 42.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 달여 동안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며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8월 4주차부터 리얼미터 기준 30%대 박스권에 갇힌 것도 당 지지율 견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벽행보로 민심의 간극 좁히는 데 주력 그렇다고 김 대표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김 대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타개하기 위해 당 체질 개선 작업에 전력투구했다. 취임 이후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지방주도성장' 정책 등을 뒷받침할 당내 특별기구 '메가12'를 띄웠고, 각종 태스크포스(TF)를 잇따라 가동하며 '일하는 정당' 브랜딩에 공을 들였다. 당원·국민 스킨십도 넓히기 위해 유튜브 채널 '민주당TV(민티)'를 출범시켜 본인이 직접 당의 기조를 알렸고, 최근에는 이른 아침부터 민생 현장을 누비는 '새벽 행보'로 여의도와 민심의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해 왔다. ◇“통합 의지·역량 부족" 지적도 하지만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 후보자 인선을 둘러싸고 추미애 경기지사와 민주당 일부 강경파, 조국혁신당 등이 잇따른 파열음을 내면서 이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해 온 김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했다. 김 대표의 수차례 자제 요구에도 추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는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검사"라며 연일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의 통합 의지나 역량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김 대표 측이나 추 지사 측이나 결국 관건은 2028년 총선 공천권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지난 2일 국회에 제출되며 이달 중순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인선을 두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만큼, 여권 내 뇌관으로 떠오른 중수청장 논란을 김 대표가 어떻게 수습하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느냐가 향후 김 대표의 리더십을 시험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50일간 기반 다져…하락세 멈췄다" 당내 갈등 속에서도 취임 후 50여 일을 맞은 김 대표의 표정엔 의외로 여유가 흘렀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경기 안성 미양면에서 농업인 간담회와 벼 베기 체험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공약 관련 질문을 받자 “취임 후 이제 50일이 지났고, 1차적인 첫 출발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했다"며 “큰 방향으로서 지지율 하강세를 멈추고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변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벼가 자라듯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물을 주고 다듬고 잘 관리하듯이 국정이 안정되고 성공해야 국민과 나라가 편한 것 아니겠냐"며 “집권당은 바로 그걸 뒷받침하는 기관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잘할 수 있게 관심과 성원, 애정 어린 주문을 계속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전두환 논란’ 김태규가 연일 여권과 충돌하는 속내

더불어민주당의 제명 촉구 결의안 의결과 경찰 고발에도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강경 행보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발언을 둘러싸고 여권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지만, 국정감사장에서도 여권 의원들과 잇따라 충돌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영화 '암살자(들)'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윤석열·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두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문제 삼아 제명 촉구 결의안과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일 여당 주도로 김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지난 6일 양부남 법률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김 의원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전체적인 취지와 다르게 전달됐다며 유감을 표하면서도 정치적 공세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강경 행보는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질의 과정에서 민주당·진보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질의하던 중 김 의원이 “우리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들자"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부엉이바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장소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현장에서는 격렬한 언쟁이 오갔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인간이 되세요"라고 항의했고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한 번도 사람인 적이 없어"라고 가세하자, 김 의원은 “김용민, 김용민, 부엉이바위에 긁혔어?"라고 맞받았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국회법 제145조에 따라 발언권을 정지시킨 이후에도 김 의원은 “패륜 영화는 보자고 하면서 부엉이바위는 긁혀?"라고 반발했다. ◇강경 메시지와 외연 확장은 별개 제명 촉구 결의안과 경찰 고발이라는 정치적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여 공세의 수위를 낮추기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김 의원의 행보를 단순한 논란을 넘어 보수 진영에서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하고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는 강한 메시지가 이목을 끄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강경 메시지가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핵심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도층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에게 나름 관심을 끄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식으로 해서는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쉽지 않다. 팩트를 가지고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면 분란만 일으킬 뿐이지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일 국방차관 회담…북핵 대응 공조·AI 무인체계 협력 강화

한국과 일본 국방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및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무인체계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로 국방협력 범위도 넓힌다. 국방부는 이두희 국방부 차관이 8~9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방위성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을 예방하고 안도 아쓰시 방위심의관과 한일 국방차관회담을 가졌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방일은 지난 5월 한일 안보정책협의회와 지난달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방한한 안도 방위심의관의 초청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양측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환경을 평가하고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및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미래 국방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양측은 AI와 무인체계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포함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국방교류·협력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민의힘 “北엔 침묵하면서 우크라 대사 소환…적·협력국 거꾸로 대하나”

국민의힘이 정부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한국 소환 결정을 두고 북한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에는 지나치게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서 "북한군 포로를 송환해 준 우크라이나에는 감정싸움으로 대사를 본국 소환하는 초강경 대응을 하면서 북한에는 철저히 비굴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편에 서기로 했다는 시그널로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의원도 "북한과 러시아가 적인가, 우크라이나가 적인가"라며 정부가 "적과 협력국을 거꾸로 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군 포로의 추가 한국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군 포로들을 대한민국에 데려올 길까지 막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결정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나 의원은 이날 공개한 서한에서 "북한군 포로 리모씨와 백모씨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 측은 서한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온라인으로 전달했으며 외교채널을 통한 실물 서한 전달도 검토하고 있다. 나 의원은 "절차상의 공개 여부에 일부 이견이 있고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감사해야 할 인도주의적·안보적 성과"라며 대사 소환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 역시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며 "정부는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조속히 갈등을 수습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대출 의원도 정부의 대북·대미 정책과 우크라이나 대응을 비교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외교부, 정청래 美비자 지연에 “한미관계와 연계 적절치 않아”

외교부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지연과 관련해 개별 비자 문제를 한미관계 전반과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9일 "한미 양국은 다양한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협력하고 있으며, 개별 비자 사안을 한미관계 전반과 연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의원의 비자 발급이 지연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별 비자의 신청 및 심사 결과 관련 내용은 미국 국내법과 절차에 따라 비공개로 취급되는 사항"이라며 "외교부로서 관련 사실 여부를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연 사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심사 관련 내용은 미국 측이 공개하지 않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주미한국대사관 등 미주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담당하는 외통위 미주반에 포함돼 오는 11~12일 미국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주반 소속 다른 여야 의원들과 달리 전날까지 미국 비자가 발급되지 않으면서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구주반으로 소속을 변경했다. 정 의원은 2012년 미국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고 2014년에도 국회의원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반면 2013년에는 외통위 미주반 소속이었지만 미국 비자를 받지 못했다. 정 의원은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된 이력이 있다. 다만 이번 비자 발급 지연과 과거 이력 사이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에서 정 의원의 과거 활동과 정부의 대미 외교 등을 거론하며 "한미동맹의 신뢰 균열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동맹국 국회의 국정감사까지 제약하는 것은 동맹의 미래지향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며 한미 외교 당국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 대통령 “능력 안 되면서 큰 자리 요구…개혁 명분으로 내부 공격”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밝혔다. 검찰개혁과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전후한 내부 분열을 다룬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언론 기고문을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이라며 능력이나 인사 문제에 대한 불만을 개혁 명분과 결부해 내부를 공격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조 전 교육감의 글 가운데 "혁명을 위해 동지를 치는 게 아니라, 동지를 치는 일 자체가 혁명이 돼 버린다"는 대목도 직접 인용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검찰개혁과 관련한 여권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두고 추미애 경기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엑스를 통해 "설마 그러지 않을 것으로 믿지만, 만에 하나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개혁의 방향뿐 아니라 인사와 수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공개적인 충돌에 잇따라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강훈식 비서실장 후임 원외 중진 가닥…최재성·김민기·도종환 물망에

이재명 대통령의 후임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이 원외 중진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사의를 밝힌 지 17일이 지나도록 결론은 나오지 않자 여권에서는 현역 의원 차출에 따른 부담을 피하면서 당내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달 가까이 공석이던 정책실장에는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승진 기용됐다. 정책 라인이 먼저 정리되면서 관심은 비서실장 자리로 쏠렸다. 초기 후보군은 현역 의원 중심이었다. 박성준·이해식·천준호·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인사들이 거론됐다. 대선과 당대표 시절 이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인물들이어서 호흡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으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고, 그 지역구에서는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강 실장도 취임과 함께 의원직을 내놨고 후임 의원은 지난 6월 보궐선거로 뽑혔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선거 부담을 안게 된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의원 한 명이 청와대로 옮기면 원내 공백이 생긴다. 당내에서는 후임 인선이 계파 갈등과 보궐선거 대비까지 얽힌 고차방정식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후임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무게도 변수다. 3선 의원 출신인 강 실장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비서실을 이끌며 수석비서관들을 관리하고 당정 관계를 조율했다. 대통령 특사 역할도 맡았다. 여권에서는 후임 역시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같은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체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경수 정무특보, 이철희 전 정무수석도 하마평 이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며 청와대 조직을 관리하고 여권 내 이견을 조율하는 관리형 인사가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원외, 관리형이 후임의 주요 조건으로 떠올랐다는 말도 나온다. 이 조건에 맞춰 후보군은 원외 중진으로 넓어졌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민기 전 국회사무총장,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거론된다. 친이낙연계로 꼽히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이름도 함께 오르내린다. 김경수 청와대 정무특보와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이철희 전 의원 등 비이재명계 인사 기용설도 나온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을 잘 아는 동시에 여권과 민주·개혁 진영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지율 하락과 여권 내 갈등을 고려해 핵심 지지층에 호소할 수 있는 비명계 중진을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명 측근 중심의 참모진에서 벗어나 당내 여러 세력을 포괄하는 인선을 택하면 여권 통합의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이은 장관 후보자 낙마로 흔들린 인사 검증 체계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도 새 비서실장의 과제로 꼽힌다. 후보마다 대통령과의 관계와 국정 경험에는 차이가 있다. 최재성·도종환·박광온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부터 당내 다른 계파와 정치적 인연을 쌓아 왔다. 김민기 전 사무총장은 국회 운영 경험이 강점이다. 최종 낙점 과정에서는 대통령과의 소통 방식과 청와대 조직 관리 경험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선이 길어지는 데는 비서실장의 역할을 다시 정하는 과정이 겹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임론도 한때 거론됐으나 후임 인선으로 2기 청와대의 방향을 정하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원외·중진·관리형이라는 조합은 그 방향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이 누구를 택하느냐에 따라 강훈식 체제 이후 청와대의 인사 기조와 당정 조율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윤석열도 뒤집혔다… 몸 푸는 오세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태균 여론조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동일한 재판부의 선고를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사법리스크 해소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오 시장이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 항소심에서 1심의 징역 2년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58차례 중 14차례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수수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해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건넨 여론조사는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이나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고, 단지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이나 근거 일부로 제시된 것에 불과하다며 무상 제공에 대한 의사 합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오세훈이는 몰라요"…새 녹취파일 변수 공교롭게도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오는 23일 열리는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 2심 선고도 맡고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명씨로부터 10차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를 통해 대납하게 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판결이 유사 쟁점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오 시장 사건은 제3자(김씨)를 통한 대납 구조 등 쟁점이 달라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 항소심 과정에서 새로 제출된 “오세훈이는 몰라요" 등의 녹음파일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오는 2심 선고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향후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吳 “한동훈·이준석 함께 시너지 내야" 이런 가운데 오 시장은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과 결집을 강조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국민의힘에서 장동혁 대표 체제가 이어지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과 함께 할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한동훈·이준석) 그분들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행보 속에서 오 시장 측은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무죄 판결이 유사한 쟁점을 둔 오 시장의 재판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본지에 “윤 전 대통령 항소심 판결의 핵심은 여론조사의 실시·제공에 대한 의뢰나 협의, 당사자 간 의사의 합치를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라며 “오 시장 사건 역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지급을 협의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며 “마지막까지 필요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재판부에 사실관계와 법리를 충실히 설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전쟁통 유가 담합 44조, 공정위 ‘정조준’…과징금 4조 넘나

국내 정유사 2곳이 최근 4년간 전쟁 상황에서 급변하는 국제유가 정보를 활용, 가격담합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휘발유·경유·등유 판매 가격 정보를 교환하고, 가격을 사전 합의해 거둔 매출액만 44조원 이상, 관련 과징금 규모는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2개사의 위법 사실과 제재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 심의 중이다. 심사관은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GS칼텍스와 S-OIL은 담합 가담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심사관에 따르면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2곳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관련 입금가와 확정가 등 판매 가격과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이 격화된 올해 3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입금가 등 판매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사와 주유소는 사후정산제에 따라 거래한다. 정유사가 우선 정한 입금가로 각 주유소가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이후 다음 달 최종 가격인 확정가를 결정해 차액을 정산한다. 아울러, 정유사들의 일정 기간 같은 가격을 보장하거나, 특정 기간 판매가 할인을 적용하는 등 판매 정책을 사전에 정해 거래 주유소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정유사의 판매 정책이 곧 소비자 구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현재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정유사 4곳이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시장의 대표 주자들이다. 4개사의 시장 점유율만 지난해 기준 약 98%인 과점시장이다. 특히,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2개사의 점유율은 49.1%로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정제해 생산한 제품을 직접 시장에 판매하거나 주유소나 도매업체 등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여서 휘발유·경유·등유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변한 상황이 두 정유사가 가격 정보를 교환하게 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번 가격담합 건은 전쟁 상황에서 유가 관련 정보 교환이 이뤄진 점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4개사의 과점 체제이지만 2개사의 점유율이 50% 정도여서 시장경쟁 질서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심사관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관련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 2개사에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낸 상태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관련 매출액만 약 44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일일 평균으로 보면 약 300억원에 달한다. 현행 과징금 고시에 따라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 관련 매출액의 3.0% 이상 10.5% 미만의 기준이 적용된다. 관련 매출액을 44조원으로 잡고 최대 부과기준율 10.5%를 적용하면 과징금은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최종 과징금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가격담합을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2개사는 임직원이 공정위 현장조사 일정을 미리 알고, 전산 자료와 메신저 대화 삭제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알려졌다. 다만, 공정위는 GS칼텍스, S-OIL 2곳이 심사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 “세 차례에 걸친 현장조사와 관계자 진술 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2개사의 담합 가담 관련 입증할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로부터 8주 내 서면 의견 제출, 증거 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보장받는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 등을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교환된 정보가 가격이나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담합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SK에너지 측은 “공정위 심사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개사의 방어권 보장 종료 후 최대한 신속히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한·이집트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李대통령 CEPA 협상 공식화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8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서울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그간의 합의를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로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협정 추진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 회담에서 CEP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이 협정이 조속히 타결돼 양국 교역과 투자는 물론이고 광범위한 분야로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제도적 협력도 강화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이집트와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해 양국 파견 근로자의 연금 보험료 이중 납부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조선·에너지·방산 협력이 눈에 띈다. 양국은 조선 협력 MOU를 체결하고 한국의 조선 기술을 활용한 이집트 친환경 조선산업 발전에 협력하기로 했다. 청정에너지와 전력 인프라 협력 MOU도 체결해 에너지 전환과 전력 공급, 에너지 안보 분야의 협력을 추진한다. AI·고속 인터넷·사이버보안 등 디지털 분야 협력도 확대한다. 방산 분야에서는 K9 자주포 공동생산을 성공적인 협력 모델로 평가하고 국방·방산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문화·교육 분야에서는 내년을 '한-이집트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집트 대박물관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농업박물관과 각각 협력 MOU를 체결했다. ◇국제 해상 물류 원활한 흐름 등에 뜻 같이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공조를 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가자지구를 비롯한 중동의 평화 회복과 국제 해상 물류의 원활한 흐름,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의 중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설명했고, 알시시 대통령은 이를 지지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양국의 막대한 잠재력을 활용하고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양국 관계의 격상이 필수적"이라며 “이집트는 한국의 산업과 기술 발전의 경험을 감탄과 함께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알시시 대통령의 방한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이후 약 11개월 만에 정상 간 상호 방문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국빈 환영식에서 FA-50 전투기의 영공 호위비행과 세종대로 대형스크린 환영 영상 등을 마련했고, 사이클링이 취미인 알시시 대통령에게 국내 기업의 프리미엄 로드 자전거를 선물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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