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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김민석, 강원·TK도 삼켰다…정청래와 누적 격차 1.48%p ‘초박빙’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레이스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전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민석 후보가 주말 강원과 대구·경북(TK) 지역 권리당원 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2주 차 일정을 싹쓸이했지만 전체 누적 득표율에서는 정청래 후보와 불과 1%포인트(p)대 턱밑 추격전을 벌이며 피 말리는 시소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강원에 이어 대구에서 치러진 합동 연설회 직후 발표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김민석 후보가 48.5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정청래 후보는 44.40%에 머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4.14%p로 벌어졌다. 3위 송영길 후보의 득표율은 7.06%에 그쳤다. 앞서 전날 제주·인천 경선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던 김 후보는 이로써 2주 차 지역 순회 경선에서 연승 가도를 달리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1주 차 경선 당시 충청권(김민석 승)과 부산·울산·경남(정청래 승)에서 1승씩을 나눠 가졌던 팽팽한 균형이 2주 차에 접어들며 미세하게 요동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체 판세는 여전히 짙은 안갯속이다. 경남 지역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은 누적 득표율을 살펴보면 김민석 후보(46.01%)와 정청래 후보(44.53%)의 격차는 1.48%p에 불과하다. 어느 한쪽도 압도적인 50%대 대세론을 굳히지 못한 채 사실상 오차 범위 내의 초박빙 접전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원들의 표심이 양분된 형국이어서 남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경선 결과에 따라 언제든 선두가 뒤바뀔 수 있는 불안한 1위다.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도입된 '1인 1표제'와 복잡한 룰은 막판까지 승부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최대 요인이다. 현재 지역별로 발표되고 있는 수치는 선거인단 반영 비율의 70%(대의원 합산 전)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 국한된다.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대의원 온라인 투표(17일 진행)와 전체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15~16일 진행) 결과는 아직 '깜깜이' 상태다. 이 모든 결과는 순회 경선이 종료된 후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최종 전당대회 당일 현장에서 한꺼번에 개표된다. 특히 이번 경선의 핵심 변수인 '선호 투표제'는 막판 대역전극을 가능케 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선호 투표제는 1차 투표 합산 결과 과반(50%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현재 3위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들의 '2순위 표'를 상위 1·2위 후보에게 각각 분배해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현재 김·정 두 유력 주자 모두 40%대 중반에 머물며 자력으로 과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만큼 7%대 득표율을 쥐고 있는 송 후보 지지자들의 '두 번째 선택'이 당권의 주인을 결정짓는 결정적 캐스팅 보터가 될 전망이다. 막판 세 결집을 향한 캠프 간 총력전이 예고된 가운데 제1야당의 차기 사령탑은 오는 17일 대전에서 극적인 피날레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600원 넘보던 환율, 한 달 새 1400원대 초반으로↓…1~7월 월 평균 변동폭 47원

1560원 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한 달여 만에 1400원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변동성으로 국내 수출 대기업의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미국의 이례적인 구두 개입 등 대내외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7월 원·달러 환율의 평균 월간 변동폭(전월 말 대비)은 47.0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1.2원)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일일 변동폭 역시 평균 8.2원으로 집계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5.0원)를 웃돌았다. 환율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달 2일 장중 1555.8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이달 7일까지 25거래일 동안 139.7원 하락했다. 하루 평균 하락 폭은 5.6원으로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동기(일평균 2.5원 하락) 대비 하락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 8일 오전에는 장중 1407.3원까지 떨어지며 1,400원 선 하향 돌파를 시도했다. 견고하던 환율 1500원 선이 무너진 일차적 요인은 수출 대기업의 대규모 달러 매도에 따른 수급 환경 변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일 미국 나스닥에 주식 예탁 증서(ADR)를 상장해 약 265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했다. 이는 2020년 한미 통화 스와프(약 198억 달러)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자금이 국내 신규 반도체 공장(용인·청주) 투자를 위해 원화로 환전되면서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조선업계의 환 헤지 전략 수정도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 그동안 환 노출 전략을 유지하던 한화오션은 환율 고점 인식에 따라 환헤지 비율을 7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약 40억 달러 규모의 선물환을 매도했다. 이는 현물 시장의 달러 매도세를 부추기며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 미국의 외환 정책 변화와 거시 지표 부진도 주요 동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일본 엔화 방어 공조를 시사함과 동시에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며 이례적인 구두 개입을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의 대규모 자본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지경학적 조치로 풀이한다. 최근 출범한 '한미전략투자공사(KUIC)'를 통해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고착화될 경우 한국 측의 환산 비용 부담이 커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 이에 미국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원화 안정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부진(실업률 4.1%)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달러 인덱스가 100선 아래로 하락한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도를 미룬 수출기업이나 고환율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선물환을 매수한 수입 기업 모두 환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부족한 중소·중견 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갈린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410원 내외인 기초 가치를 고려할 때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가 뒷받침되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일시적인 달러 수급 쏠림으로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국내 증시 하락으로 해외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 수급 균형을 맞추며 1380~1450원 선에서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구미, AI·방산 국비 확보 막판 승부…예산당국 찾아 “미래산업 살려야”

정성현 부시장, 정부예산 심의장 직접 찾아 핵심사업 지원 요청 AI 공유공장·자율제조 보안·AI 글래스 등 집중 건의 “구미 제조업에 AI 입혀 국가전략산업 거점으로"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AI와 방산을 앞세워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9일 구미시에 따르면 정부예산안 편성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구미시 부시장이 직접 예산당국을 찾아 구미의 산업구조를 바꿀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요청했다.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은 지난 7일 서울지방조달청에 마련된 정부예산 심의장을 찾아 예산실 관계자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폭염 속에서도 정부예산안 반영 여부를 가를 막판 심의에 맞춰 직접 중앙정부 설득에 나선 것이다. 구미시가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AI를 입힌 제조업 혁신'​이다. 정 부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은 정희철 산업중소벤처예산과장, 박환조 인공지능디지털예산과장 등을 만나 △방산·AI 특화 공유공장 구축 △AX 자율제조 사이버융합보안 지원 인프라 구축 △AI 가전 글로벌 인증 신속지원을 위한 가상검증 인프라 구축 △AI 글래스 산업 생태계 활성화 △생성형 AI 기반 가상융합 콘텐츠 제작센터 조성 등의 필요성을 집중 설명했다. 단순한 지역 현안사업 지원 요청이라기보다 구미국가산업단지를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AI·방산·디지털 융합산업 거점으로 재편하기 위한 기반 구축 사업이라는 게 구미시의 설명이다. 특히 구미는 전자·반도체·방산 등 제조업 기반이 이미 집적돼 있는 만큼 여기에 인공지능과 자율제조 기술을 결합할 경우 국가 차원의 첨단 제조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예산당국에 강조했다. 관건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다. AI 제조혁신과 산업 인프라 구축은 개별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투자만으로 추진하기에는 사업 규모가 크고 초기 투자 부담도 상당하다. 구미시가 정부예산안 확정 직전까지 중앙부처를 상대로 국비 확보전에 나서는 이유다. 정성현 부시장은 “구미가 한국형 AI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전략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려면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주요 사업이 정부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직접 찾아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정부예산 심의 과정에서 중앙부처와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어 정부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면 지역 국회의원들과 공조해 국회 심의 단계에서도 추가 국비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도시 구미가 '전자·제조도시'를 넘어 'AI·방산 첨단산업도시'로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그 첫 관문은 결국 정부예산안에 달렸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EE칼럼] 발전사 통합으로 새로운 에너지 시대 열어야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 5개사를 통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 경영 효율화, 에너지 전환 대응,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런 이유를 근거로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전사 통합 명분은 여려가지 있지만 첫째, 중복 조직을 합치는 것이다. 현재 5개 발전사 각각 인사, 재무, 구매, 정보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통합하면 중복 조직을 줄여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둘째, 연료 구매 경쟁력을 높인다. LNG와 석탄을 통합 구매하면 구매 규모가 커져 협상력이 높아진다. 연료비 절감은 발전 원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발전설비 운영의 최적화이다. 전국 발전소를 하나의 체계에서 운영하면 정비 일정과 발전량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예비 설비와 유지 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넷째,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응이다. 석탄 화력 감축과 LNG 확대, 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통합 전략으로 추진하기가 쉬워진다. 다섯째,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이다. 통합 발전사는 규모가 커서 해외 발전소 건설, 운영, 투자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국전력과 민간사와 연계한 해외 진출이 유리해질 수 있다. 여섯째, 지주사인 한전의 부실한 재무 개선 지원에 도움을 준다. 발전사의 운영 효율이 높아지면 전력 공급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한전 적자의 근본 원인은 전기요금 체계에도 있기 때문에 통합만으로 적자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발전사 통합이 성공하려면 통합 자체가 단순히 회사를 합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제를 개혁한다는 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전력 시장 제도 개선, 원가를 반영하는 전기요금 체계, 디지털 기반의 발전 운영, 핵심광물과 LNG 등 연료 공급망 강화, SMR, 수소,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이다. 1999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으로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부문이 6개 회사(한전 발전 부문과 5개 발전 자회사)로 분리된 목적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였다. 그러나 현재는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대규모 투자 필요성 등 당시와는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따라서 발전사 통합은 규모의 경제와 전략적 투자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 반면 경쟁 감소와 조직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이 생길 가능성도 있으므로 통합 이후에도 성과 평가와 책임 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사 통합에 있어 가장 핵심은 어느 발전사를 주축으로 합쳐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남동발전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첫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도 경험이다. 남동발전은 태양광, 풍력, 수소 혼소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발전사 통합 이후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는데 유리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둘째, 발전원 포트폴리오의 균형이다. 남동발전은 석탄 화력뿐 아니라 LNG와 신재생 발전 비중도 확대해 왔기 때문에 특정 발전원에 치우치지 않는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해외사업 경험이다. 남동발전은 해외 발전사업과 기술협력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통합 발전사가 해외 발전사업으로 진출하는데 기반이 될 수 있다. 넷째, 디지털 전환과 발전 운영 효율화이다. 스마트 발전소 구축과 디지털 운영 경험을 축적해 있다는 점은 통합 이후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섯째, 인천 영흥발전소의 역할이다. 영흥발전소는 수도권 전력 공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발전소이다. 단순히 발전량이 큰 것뿐 아니라 수도권 계통의 안정성과 전력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즉 수도권의 대규모 전력 공급원으로서 전력 계통의 안정성 확보에서 국가 전력 안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남동발전은 영흥발전소를 화력 발전에서 LNG발전, SMR, ESS,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등을 결합한 미래 에너지 허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이런 장점 외에도 발전사 중 가장 경영 성과가 좋고 특히 지금처럼 사장이 부재시에도 6월 발표된 정부 경영평가에서 A등급(우수)를 받았으며 최근 3년 연속 기관 경영평가 우수와 상임감사 평가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남동발전을 중심으로 중부발전의 LNG와 복합화력 경쟁력, 서부발전의 태안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전단지 운영 경험, 남부발전의 수소와 해외사업 강점, 동서발전의 울산을 중심으로 소수. 친환경에너지와의 연계성 노하우 등을 합친다면 글로벌 통합 발전사로 도약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통합을 추진하면서 특정 발전사의 규모보다는 미래 전략, 경영 효율, 인재 역량, 해외사업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정책적 관점에서는 한국남동발전을 모회사(통합 지주사)로 하고 나머지 발전사를 사업본부 또는 권역별 발전 본부로 재편하는 모델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는 중복 조직을 줄이면서 지역별 발전 운영의 장점을 유지하는 절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판단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어가는 큰 동력이 될 수 있다. bienns@ekn.kr

GTX 출근, 알바·먹방까지…유튜브 직행한 ‘폴리테이너’ 7인 7색 콘텐츠

최근 정치인에게 유튜브는 대중과 직접 만나는 디지털 소통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실은 브이로그부터 현장 주유소 알바 체험, 차량 내 드라이브 토크까지, 언론을 거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본지가 이준석·한동훈·장동혁·주진우·정청래·김민석·송영길 등 여야 주요 정치인 7인의 유튜브 채널 운영 방식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각자의 목표에 맞춰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진영 정치인들은 '현장 밀착'과 '직관적 브랜드 전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채널 '이준석'(구독자 19.3만명)은 친숙함이 엿보인다. 동탄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GTX를 타고 출근하는 풍경을 담은 브이로그를 선보이는가 하면, AI 이슈 영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나레이션으로 넣었다. 모바일과 숏폼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부담 없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또 다른 채널인 '동탄맨'에서는 경로식당 급식 봉사를 하거나 부동산, 교통 관련 지역 현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채널 '한동훈'(구독자 35.5만명)은 복잡한 포맷 대신 '메시지의 명확성'에 집중한다. 의정 활동과 주제별 토크 하이라이트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정제된 언어와 정부 여당을 향한 날카로운 대립각을 노출함으로써 정치적 이미지를 메이킹 하고 메시지의 파급력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또한 한 의원은 1분 내의 숏폼으로 지역구를 활보하며 부산 북구 맛집을 탐방하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렸다. 시민과 만나 셀카를 찍고, 칼국수를 먹으며 맛있다고 칭찬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 기존 의정 중심 채널인 '장동혁의 끝장TV'(구독자 6.13만명) 외에 별도의 웹예능 채널 '장대표 어디가?'(구독자 1.56만명)를 신설하는 투 트랙 방식을 선택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 경로당 방문, 부동산 현장 탐방 등 당대표가 직접 민생 속으로 들어가는 예능형 포맷을 취하며, 자학적 유머와 자막을 곁들여 정치인의 엄숙한 이미지를 과감히 허물었다. 주진우 의원의 채널 '주진우의 이슈해설'(구독자 42.7만명)은 의원이 직접 스튜디오에서 마이크를 잡고 '일타 강사'처럼 보이는 방송이다. 여권이 추진하는 이슈에 대한 문제점을 깊이 있게 해설하면서 실시간 시청자 댓글창을 띄워 소통한다. 진보 진영 정치인들은 '당원과의 밀착 소통'과 '정책적 프레임 구성'에 강점을 드러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청래 TV떴다!'(구독자 69.7만명)는 오랜 기간 축적된 지지층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팬덤 정치가 돋보인다. 전통시장이나 지역구 현장에서 주민들과 나누는 소소한 일상을 숏폼으로 재가공해 소탈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주요 정치적 국면마다 당원 대회 라이브를 가동해 지지층의 결집력을 극대화한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 의원의 '김민석TV'(구독자 33.7만명)는 하고 싶은 말을 인터뷰 대담 형식으로 풀어낸다. 1시간 이상 진행되는 '백문백답' 라이브를 통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질문에 즉각 답하고, 승합차 안에서 동료 정치인과 현안을 논의하는 '민카드라이브'를 활용한다. 송영길 의원의 '송영길TV'(구독자 25.2만명)는 인물 중심의 토크와 현장성을 결합했다. 차량 이동 중 초대 손님과 깊이 있는 정치 담론을 나누는 드라이브 토크 '무엇이든 물어보송'을 진행하는 한편, 상징적인 장소나 현장에서 장시간 실시간 스트리밍을 가동해 정치적 진정성과 역사적 맥락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이 기존 언론의 게이트키핑을 거치지 않고 유튜브에 직접 사설 방송국을 차리는 건, 원하는 프레임을 왜곡 없이 지지층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상적인 모습을 노출해 호감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치인들의 유튜브 운영이 대중 정치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민석, 제주·인천 경선 모두 1위…누적 득표율 정청래 역전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주 차 순회경선에서 정청래 후보에게 뒤졌던 김 후보는 이번 결과를 더해 누적 득표율에서도 선두로 올라섰다. 민주당은 8일 오후 제주와 인천에서 차례로 합동연설회를 열고 각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제주에서는 김 후보가 52.64%를 얻으며 과반을 기록했다. 정 후보는 39.89%, 송영길 후보는 7.47%로 뒤를 이었다. 인천에서도 김 후보가 45.09%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 후보는 43.27%로 김 후보를 1.82%포인트 차이로 추격했고, 송 후보는 11.63%를 얻었다. 제주와 인천 투표를 합산하면 김 후보는 2만2537표(47.75%)를 확보했다. 정 후보는 1만9862표(42.08%), 송 후보는 4799표(10.17%)를 얻었다. 이번 경선 결과가 더해지면서 누적 순위도 바뀌었다. 현재까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가 45.93%로 가장 높다. 정 후보는 44.02%로 김 후보와의 격차는 1.91%포인트다. 송 후보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만 공개된 누적 득표율에는 지역별 가중치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치러진 1주 차 순회경선에서는 정 후보가 45.51%를 얻어 44.52%를 기록한 김 후보를 0.9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제주·인천 경선을 거치며 두 후보의 순위가 뒤바뀐 셈이다.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각각 약 3%, 4%를 차지한다. 1주 차 경선 지역까지 합하면 현재까지 전체 권리당원의 약 24%에 해당하는 지역의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한편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제주·인천 합산 기준 박선원 후보가 1만6819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최민희 후보가 1만6060표로 뒤를 이었고 서미화 후보 1만4289표, 한민수 후보 1만3610표, 김용 후보 1만2493표 순이었다. 이어 이성윤 후보가 1만1896표를 얻었으며 임미애 후보와 김영호 후보는 각각 6265표, 2964표를 기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사고로 잃은 삶을 다시 세운 일터…줄어든 일감 앞에 흔들리다 [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④]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스무 살. 갓 성인이 된 김민지(가명·41)씨의 일상은 한 번의 사고로 멈췄다. 추락 사고로 뇌병변 장애를 얻은 뒤 한쪽 몸이 마비됐다. 움직임은 느려졌다. 사고 이전의 기억도 대부분 잃었다. 사고 뒤 김 씨는 사람을 피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사람을 마주하고 말을 건네는 일조차 두려워졌다. 십여 년이 지나 30대 후반이 된 김 씨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장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도 상대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면접관 질문에는 옆에 앉은 배우자가 대신 답했다. 사고 이후 한 번도 일해본 적은 없었지만, 김 씨에게는 일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 권미정(34) 라에리 대표가 손을 내밀었다. “우리 같이 일해봅시다." 김 씨를 다시 사회와 연결한 곳은 서울 광진구의 중증장애인생산시설 '라에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근무복과 작업복을 만들어 공공기관 등에 납품하는 피복 업체다. 현재 장애인 근로자 10명과 비장애인 근로자 3명이 함께 일한다. 그렇게 공장에 출근한 지 6년. 김 씨는 이제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일한다. 예전에는 배우자가 없으면 마트에 가기조차 어려웠다. 지금은 혼자 외출하고 장도 볼 수 있게 됐다. 하루 근무시간은 4시간으로 길지 않다. 급여도 생활을 온전히 책임질 만큼 많지는 않다. 그래도 김 씨는 집에서 쉬는 것보다 공장에 나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 씨가 건넨 말은 권 대표에게 오래 남았다. “몸이 아파 더는 일하지 못할 때까지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일터가 김 씨에게 가져다준 것은 월급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고 집 밖으로 나가고. 다시 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라에리는 2020년 문을 열었다. 권 대표가 이 일을 시작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가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자랐다. 의상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자연스럽게 라에리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덧 6년째 이어지고 있다. 큰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일은 아니었다. 권 대표는 돈만 바라봤다면 버티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런 공장에서 몇십억원, 몇백억원을 버는 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납품하고 남는 돈을 보면 얼마 없어요. 그래도 직원들 월급 주고 우리 가족 먹고살 정도가 되니까 계속하는 거죠." 공장을 움직이는 힘은 다른 곳에 있었다. 라에리에서 만든 옷을 누군가 입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 납품처로부터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말을 들을 때였다. 라에리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작업복을 공공기관 직원이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서로에게 알린다. “저거 우리가 만든 옷이에요." 납품처에서 “직원들 반응이 역대급으로 좋았다"라는 연락이 올 때도 있다. 자신이 만든 제품이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권 대표뿐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일의 보람이었다. 라에리에서 노동자들은 한 가지 작업만 반복하지 않는다. 재봉틀 작업을 돕기 위한 가위질과 단추 부착, 다림질까지 피복 생산 과정 전반을 하나씩 익힌다. 숙련된 직원 옆에서 일을 돕고 같은 작업을 거듭하며 배운다. 처음에는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조차 알지 못했던 노동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각 공정을 이해하게 됐다. 권 대표가 바라는 것은 노동자들이 라에리 안에서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배운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라에리를 떠난 뒤에도 어디에선가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공장을 그만두더라도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으니까요." 속도가 느려도 스스로 끝까지 해내게 하는 것. 권 대표가 생각하는 일터의 또 다른 역할이다. 사람을 키우려면 먼저 일터가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공장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권 대표가 시설 운영의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일감 부족'이었다. 봉제업계는 통상 1~2월과 7~8월에 주문이 줄어든다. 비수기가 찾아오면 작업대 위에 쌓이던 원단과 옷가지가 줄어든다. 재봉틀이 돌아가는 시간도 짧아진다. 주문은 멈춰도 월급날은 돌아온다. 권 대표는 성수기에 벌어둔 돈을 모았다가 비수기 직원 급여로 쓴다고 밝혔다. 매출이 없는 시기에도 근로자의 생활까지 멈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월급을 안 줄 수는 없잖아요. 대부분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인데 '너 나가'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요." 올해 초에는 한계에 닿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권 대표는 “계속해야 하는 게 맞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장애인 일터도 결국 회사다. 제품을 만들고 수익을 내야 한다. 그래야 월급도 줄 수 있다. 일감이 많아져야 사람을 더 채용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주문이 이어져야 숙련에 시간이 필요한 노동자와 오래 함께할 수 있다. 권 대표는 현재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의 인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이 늘어 공장이 바빠지면 노동자를 더 채용할 수 있지만 일이 없는 상황에선 고용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이 많으면 사람을 더 뽑죠. 일이 없으니까 사람을 더 뽑을 이유가 없는 거예요." 일자리가 많아지면 장애인 노동자도 여러 사업장을 비교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터를 선택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안정적인 일감이 곧 장애인의 고용 기회와 선택지를 늘리는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을 바라보는 외부의 인식과 현장의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은 우선구매 대상이 되고 수의계약이 허용되는 등 제도적 지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설들이 이미 충분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봉제산업 자체가 침체한 데다 인건비가 낮은 해외 생산품과 경쟁해야 한다. 장애인 노동자에게는 법정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한다. 숙련된 기술자에게는 그에 맞는 임금을 줘야 한다.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단 수준도 무작정 낮출 수 없다. 권 대표는 장애인 고용 등에 드는 비용이 구매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주처에서) 브랜드 제품도 이 가격이면 살 수 있는데 왜 너희 제품은 비싸냐고 해요. 그런데 그 제품은 인건비가 싼 해외에서 만든 거잖아요. 우리는 여기서 최저임금 이상을 주고 직접 만듭니다." 그는 장애인생산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높게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해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비용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라에리가 공공기관과 계약하고 일감을 확보하는 데 분명한 도움이 됐다. 권 대표도 제도 덕분에 공공기관과 계약을 맺으며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공공기관이 물품·용역 등을 구매할 때 총구매액의 1.1%를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의 제품으로 우선 구매하도록 한 제도다.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다.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매년 기관별 구매 실적·계획을 공표하고 있음에도 법정 목표치(1.1%)를 달성하지 못한 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는 미흡하다.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 권 대표는 우선구매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법적 의무만 높인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권 대표는 일부 생산시설이 낮은 품질의 제품을 납품해 공공기관의 신뢰를 잃었고 이에 업계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이 연말에 남은 예산을 집행하려다 보니 납품 기한이 촉박하게 잡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시설도 짧은 기간 안에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진 사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부 시설의 납품 문제가 '장애인이 만든 제품은 품질이 낮다'는 인식으로 번지면서 성실하게 제품을 만드는 시설까지 불신받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우선구매 제도가 강화는 되되 생산시설들도 더 열심히 해야 해요"라며 “제도를 강화해주면 우리도 그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납품해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제도에는 실제 구매를 늘릴 강제력이 필요하고, 생산시설에는 그 제도를 신뢰로 되돌려줄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권 대표에게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권 대표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사업장이죠"라고 대답했다. 그에게 사업장은 그동안 쌓아온 실적과 함께 일한 사람들과의 시간이 남아 있는 곳이다. 권 대표는 근로자들과 일궈온 사업장을 오랫동안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 권 대표는 다른 일을 찾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을 떠난 장애인 노동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저는 (가게가) 문 닫으면 알바라도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이분들은 아니잖아요." 실제로 라에리를 그만둔 뒤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연락한 노동자도 있었다. 밖에 나가보니 일할 곳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장애인 채용 공고가 나와도 대부분 단기 계약이거나 하루 2~3시간 일하는 자리예요.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는 찾기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이 흔들릴 때 사라지는 것은 공장 한 곳이 아니다. 오랜 시간 익힌 기술과 매일 만나는 동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자신의 일을 해내던 생활 기반도 같이 흔들린다. 주서현 인턴기자

“40도 폭염에 쓰러지면”...나도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있다

일 최고 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등 연일 극심한 더위가 지속되면서 온열질환과 전기화재, 물놀이 사고, 소득 공백 등 관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에 따른 보험은 기후보험에 속하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보험사들이 운영하고 있어 각종 피해 발생 시 제공되는 보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지자체별로 공공 기후보험 혹은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폭염에 따른 시민 피해를 보장하고 있다. 기후보험은 폭염, 한파,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공공 기후보험은 개인이 보험료를 내고 별개로 가입한 보험이 아닌 지자체나 보험사가 보험료를 부담하고 주민이나 특정 근로자를 자동 가입시켜 기후 피해를 보장하는 제도다. 지자체 주도 공공 기후보험 운영의 경우 대표적으로 경기도가 있다. 경기도는 도 예산으로 전체 도민 1440만명을 기후보험에 가입시켜 온열질환 진단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준다. 보험 적용 기간은 올해 4월 11일부터 내년 4월 10일까지로, 사고일 또는 진단일로부터 3년 이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경기도민이라면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며 폭염으로 온열질환(열사병, 일사병, 열탈진, 열실신 등) 진단을 받으면 15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고 관련 질환이나 기후재해로 응급실을 이용하면 1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기상특보 관련 사고로 4주 이상 진단을 받을 시 30만원의 위로금이 나오며, 말라리아 등 감염병 진단 시 20만원이 지급된다. 기존에 가입한 민간 보험과 중복 보상이 가능하며 기후 취약계층은 통원비 등이 추가로 지원된다. 보장 목록은 온열질환 외에도 한랭질환, 기후재해까지 폭넓게 구성돼있다. 임산부라면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 의료기관 방문만으로도 교통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회 2만원, 최대 5회까지 지원한다. 보험금 청구서와 주민등록초본, 통장사본, 진료확인서 등을 지참해야 하며 이메일이나 팩스, 카카오톡 채널 등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제주도는 이달부터 건설 일용직 대상 기후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폭염으로 현장 작업이 중단되면 일하지 못한 시간만큼 소득 손실분을 보상한다. 폭염에 따라 질환 진단이나 치료에 따른 보상이 아닌 휴업소득을 보전해주는 건 제주도가 처음이다. 일 최대 4시간까지 시간당 약 1만7000원 가량을 보상하며 피해를 입증할 필요 없이 폭염경보 발령에 의한 작업 중단 여부에 따라 보험금이 지금된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별로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이나 후유장해, 진단비 등을 보장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보장 범위나 혜택이 다르기에 거주 지자체의 시민안전보험 약관을 살펴봐야 한다. 민간 보험에서도 수요 확대에 따라 관련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날씨나 기온 변화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바로 지급하는 '지수형 보험'이나 여행보험, 미니보험 등에 온열·한랭질환 특약을 추가하는 형태다. KB손해보험은 여행자보험에 온열·한랭질환 특약을 추가해 운영 중이며,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한 지수형 보험도 제공하고 있다. 일 최고기온 등 기상지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소상공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별도의 손해 증빙 없이 객관적인 자료만으로 빠르게 보상해주는 게 특징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폭염 피해 가능성이 높은 축산농가를 위한 상품을 운영 중이다. 동양생명은 100원대의 저렴한 보험료를 납부하면 온열질환 시 10만원의 진단비를 받을 수 있는 기후질환보장보험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의 열사병보장형 상품의 경우 질환진단 시 30만원을 지급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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