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유튜브 채널을 전면에 내세운 여야 대표의 '민생 행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67만 구독자를 등에 업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 재래시장을 누비며 '먹방·체험' 콘텐츠로 중도층을 공략하는 사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신규 채널을 열고 경로당 밥상 차리기·일일 육아체험 등 생활형 콘텐츠로 강성 이미지 지우기에 나섰다. 2일 유튜브 채널 '정청래 TV떴다!'에 따르면, 정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안성중앙시장을 찾아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김보라 안성시장 후보와 함께 민생 현장 행보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시장 상인들과 물건을 구매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오이를 판매하는 상인을 만난 정 대표는 “어떻게 이런 명당 자리를 잡았어요?"라고 물으며 오이를 집어 들었다. 이어 “오이도 1번이네"라고 말하자, 김 후보가 “이거 지금 먹어봐도 되요?"라고 물었고 정 대표는 즉석에서 오이를 베어 먹는 '먹방'을 선보였다. 맛을 본 정 대표가 원산지를 묻자 상인은 “서울에서 가져온 국산 오이"라고 답했다. 생활용품 판매 상인도 찾았다. 푸른색 장갑을 본 김 후보가 “선거용으로 바로 써도 되겠다"고 말하는 사이, 정 대표는 효자손을 구매해 직접 등을 긁어보더니 “어머니도 긁어드릴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반찬 가게에서는 정 대표가 국자로 순대국을 직접 포장 용기에 담아보기도 했다. 건더기를 적게 넣자 상인이 “건더기를 더 넣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용기를 건네받은 추 후보가 파 고명을 얹으며 “사실 분 손 드세요"라고 외쳤고, 두 번 담는 김 후보를 보며 “손 큰 김보라"라고 치켜세우자 가게 사장이 “건더기를 너무 많이 넣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정 대표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20일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을 찾았다. 장 대표가 8박 10일간의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날이었다. 정 대표는 이날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와 함께 대천항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상인에게 건네받은 광어를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짓자 주위에서 “광어도 1번"이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정 대표가 곧바로 광어를 놓치며 폭소를 자아냈고, 상인은 “저희 간판도 일등이다"고 화답했다. 이어 정 대표와 박 후보는 건어물을 들고 “보령의 발전을 위하여"를 외치는 건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주위 상인들도 건어물을 치켜 올리며 “1번이네"라고 호응했다. 한 상인은 정 대표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항상 말한 '국민이 편해야 한다'를 꼭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모든 장면이 고스란히 유튜브에 올라간다. 정 대표의 채널 '정청래 TV떴다!'는 지난달 29일 기준 구독자 67만1000명으로 현역 국회의원 중 압도적 1위다. 최고위원회의·지역 일정을 담은 롱폼과 민생 현장을 짧게 편집한 숏폼을 병행하며 구독자와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다. 최고 조회수는 144만 회에 달한다. 정치권에서는 “격식을 내려놓은 '동네 아재' 감성으로 유권자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단순 홍보를 넘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자기 정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권 유지 측면도 있겠지만 더 길게 보면 대선을 바라보는 행보"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도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달 새 채널 '장대표 어디가'를 개설한 장 대표는 같은 달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경로당을 찾았다. 앞치마를 두른 채 “식사 좀 대접하러 왔슈"라고 충청도 사투리로 인사를 건넨 뒤, 곧바로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쌀을 씻었다. “반찬과 국은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일이 적다"며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밥을 짓는 동안에는 바닥에 앉아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눴다. 장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효도밥상'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제발 좀 싸우지 말고 단합하라"는 핀잔에는 “잘 할게요"라며 능청스레 받아쳤다. 함께 식사를 마친 뒤에는 어르신의 출근길에 동행했다. 장 대표는 “어머님이 움직이면서 일하실 수 있어 좋다"며 나란히 길을 걸었고, 배웅하며 “누군가에게 길이 되어주는 일이 오늘의 활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일일 육아 체험에 나섰다. “아기를 좋아하는데 바빠서 손주 보러 갈 시간이 없었다. 손주라고 생각하고 많이 놀겠다"고 했다. 숫자 장난감으로 아이와 놀던 중 “2번을 싫어하면 삼촌이 너무 슬퍼요", “다른 번호 다 소용 없어"라며 장난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경력단절과 돌봄공백 문제에 공감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아이를 많이 낳게 하는 사회 분위기와 나라를 만들려면 다방면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한강에서는 아이 둘과 나들이 나온 부부와 대화를 나눴다. “둘을 키우려면 정말 힘드시겠다"며 공감한 뒤 “아이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나라, 엄마 아빠가 마음 편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기존 채널 '장동혁의 끝장TV'가 “보수를 끝장내려 만들었냐"는 댓글을 받은 것과 달리, 새 채널에는 “따뜻한 모습 정겹습니다" 등 긍정 반응이 줄을 잇는다. 조회수는 새 채널에서 최고 4만8000회를 기록해 기존 채널(1만6000회)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장 대표의 유튜브 행보는 강성 '윤어게인' 이미지를 줄이고 지방선거 국면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위한 전략"이라며 “그간 제기된 소통 부족과 비판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시기에는 메시지 전달력이 중요하다"며 “정치인의 강성 이미지를 완화하고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유권자와의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서현·이동윤·이예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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