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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수도권 후보들, 특검 저지 공동전선 구축...4일 회동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소속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손을 맞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부 조작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포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 등 국민의힘 수도권 3인방과 개혁신당의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 조응천 경기도지사 후보는 4일 낮 서울 여의도에서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오세훈 후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수도권 범야권 후보들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특별법 처리를 막기 위해 뜻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일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의 불씨를 당긴 것은 조응천 후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향해 제정당 연석회의 개최를 공개 제안했고, 보수 야권 후보들이 잇따라 화답하면서 하루 만에 회동이 성사됐다. 조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갑작스러운 제안을 대의를 위해 선뜻 받아들여 준 수도권 후보들의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사법 내란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오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공소 취소 특검법은 21세기 민주주의를 야만의 시절로 되돌리려는 시도"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번 회동의 직접적 계기가 된 특검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점화된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해당 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은 즉각 강도 높은 비판 공세를 쏟아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1일간의 국정조사가 실체도 없이 흐지부지된 뒤, 이번엔 아예 법을 새로 만들어 대통령의 죄를 스스로 지워주겠다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그는 특히 법안의 핵심으로 특검에게 공소 취소권을 부여한 조항을 지목하며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특검 판단으로 뒤집을 수 있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사법 체계 전반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3대 특검, 상설특검, 2차 종합특검에 이미 최소 67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는데, 이번에도 수백억 원을 들여 대통령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겠다는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법 앞의 평등 원칙이 오직 대통령 한 사람에게만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3선 중진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헌정 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 규정했고, 성일종 의원은 “6월 3일은 공소 취소에 대한 국민 심판의 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즉각 반론을 펼쳤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해당 법안을 '죄 지우개 특검'으로 낙인찍는 것은 본질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저급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특검법의 취지가 범죄 은폐가 아니라 “조작 수사와 정치적 기소 의혹을 독립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6·3 지방선거 전국 대진표 완성…여야 총력전 돌입

지방선거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여야 모두 광역단체장 후보 진용을 갖추며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양향자 최고위원을 낙점하면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출마자 명단이 빠짐없이 채워졌다. 올해 선거판의 공기는 3년 전과 사뭇 다르다. 12·3 계엄 사태가 남긴 정치적 파장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보수 유권자 일부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틈을 파고들어 기존 우세 지역을 넘어 험지 탈환까지 넘본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출범 초기인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견제론을 앞세워 지지층 재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측 모두 이번 선거를 단순한 지역 민심 확인을 넘어 차기 정치 주도권을 결정짓는 기점으로 보고 있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곳은 수도권이다. 서울은 성동구청장을 세 차례 역임한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현직 시장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도전하는 구도다. 화려한 행정 이력이 엇비슷한 두 후보지만, 선거 전면에는 정책보다 정치 공방이 앞서고 있다. 경기는 중량급 여성 후보 두 명이 격돌하며 지방선거 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전직 법사위원장 추미애(민주당)와 기업인 출신 양향자(국민의힘)의 대결에,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의 단일화 행보까지 더해져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인천은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두 차례 시장을 지낸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의 아성에 도전한다. 충청·강원권은 지역 곳곳에서 전직과 현직의 재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대전은 시청을 한 번씩 거쳐 간 두 인물이 다시 마주 섰고, 세종·충남·충북도 여야 후보 간 박빙 대결이 예상된다. 강원에서는 이 정부 첫 정무수석을 지낸 우상호 민주당 후보가 현직 지사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험지 공략에 나선다. 영남권은 국민의힘의 방어 성공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대구에서는 전직 국무총리와 전직 경제부총리가 맞붙는 이례적인 거물 대결이 성사됐다. 부산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 전재수(민주당)와 시장직을 두 번 지낸 박형준(국민의힘)의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동시에 치러지는 북갑 보궐선거에 유명 배우·전직 당대표·전직 장관 출신 인사들이 뛰어들며 판세를 요동치게 할 변수가 됐다. 경남은 전·현직 도지사가, 울산은 탈당 정치인과 현직 시장이 맞서는 형국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서도 새 변수가 생겼다. 사상 처음 출범하는 전남·광주 통합시는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고, 전북과 제주 역시 야당 수성과 여당 탈환이라는 명분을 걸고 양측이 맞붙는다. 호남에서의 의석 수 변화는 선거 이후 각 당의 동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샘 알트만부터 허사비스까지…李 ‘AI 실용외교’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분야의 글로벌 거장들과 잇따라 만나며 'AI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면담을 넘어 AI 인프라 구축,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확보, 연구개발(R&D) 연계 등 구체적 성과를 끌어내고 있다. 3일 정치권에서는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하는 실용 외교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를 접견하고 AI 기술 발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허사비스 CEO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 개발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이세돌 9단과의 '알파고' 대국을 총괄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번 만남에서는 한국 내 구글 AI 캠퍼스 설립과 과학 AI 공동연구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구글은 올해 안에 서울에 'AI 캠퍼스'를 개소하고 연구자·스타트업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진 파견도 추진하기로 했다. AI 캠퍼스는 딥마인드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자주 사용한다고 언급하며 “가끔 엉뚱한 답을 내놓는데 일종의 버그냐"고 농담 섞인 질문을 던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허사비스 CEO는 “대통령님께서 제미나이를 사용하신다니 정말 반갑고 기쁘다"며 “지침이 정확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성과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젠슨 황 CEO와 만나 GPU 대규모 공급을 이끌어냈다.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는 한국에 최신 GPU 26만 장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GPU 보유량은 기존 6만 개 수준에서 32만 개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확보 물량 가운데 일부는 이미 국내에 도입돼 올해 2월부터 스타트업과 대학 등에 보급되고 있다. 당시 젠슨 황 CEO는 “한국은 소프트웨어 역량과 제조 기반을 함께 가진 나라"라며 “AI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GPU 공급을 넘어 피지컬 AI, 공동 연구, 인재 양성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현대차와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도 엔비디아와 협력에 참여하면서 AI 협력의 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와의 협력 역시 인프라와 공급망 중심으로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알트만 CEO와 만나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오픈AI는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오픈AI는 전남과 포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 협력도 핵심 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협력에 나섰으며, 오픈AI 측은 향후 월 90만 장 규모의 웨이퍼 수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오픈AI와 국내 반도체 기업 간 협력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성과에는 '보여주기식 외교'를 지양하고 실질적 협력에 집중하겠다는 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허사비스 CEO와의 만남 이후 “작년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며 'AI 3강 도약'을 국가적 목표로 제시했고, 이후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주요 리더들의 대통령 면담 요청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원칙은 분명했다. 단순한 만남을 넘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협력을 만들자는 것이었다"며 “실제로 여러 논의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오이 먹방에, 앞치마·고무장갑까지…‘정앤장’ 강성 이미지는 ‘옛말’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유튜브 채널을 전면에 내세운 여야 대표의 '민생 행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67만 구독자를 등에 업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 재래시장을 누비며 '먹방·체험' 콘텐츠로 중도층을 공략하는 사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신규 채널을 열고 경로당 밥상 차리기·일일 육아체험 등 생활형 콘텐츠로 강성 이미지 지우기에 나섰다. 2일 유튜브 채널 '정청래 TV떴다!'에 따르면, 정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안성중앙시장을 찾아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김보라 안성시장 후보와 함께 민생 현장 행보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시장 상인들과 물건을 구매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오이를 판매하는 상인을 만난 정 대표는 “어떻게 이런 명당 자리를 잡았어요?"라고 물으며 오이를 집어 들었다. 이어 “오이도 1번이네"라고 말하자, 김 후보가 “이거 지금 먹어봐도 되요?"라고 물었고 정 대표는 즉석에서 오이를 베어 먹는 '먹방'을 선보였다. 맛을 본 정 대표가 원산지를 묻자 상인은 “서울에서 가져온 국산 오이"라고 답했다. 생활용품 판매 상인도 찾았다. 푸른색 장갑을 본 김 후보가 “선거용으로 바로 써도 되겠다"고 말하는 사이, 정 대표는 효자손을 구매해 직접 등을 긁어보더니 “어머니도 긁어드릴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반찬 가게에서는 정 대표가 국자로 순대국을 직접 포장 용기에 담아보기도 했다. 건더기를 적게 넣자 상인이 “건더기를 더 넣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용기를 건네받은 추 후보가 파 고명을 얹으며 “사실 분 손 드세요"라고 외쳤고, 두 번 담는 김 후보를 보며 “손 큰 김보라"라고 치켜세우자 가게 사장이 “건더기를 너무 많이 넣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정 대표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20일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을 찾았다. 장 대표가 8박 10일간의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날이었다. 정 대표는 이날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와 함께 대천항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상인에게 건네받은 광어를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짓자 주위에서 “광어도 1번"이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정 대표가 곧바로 광어를 놓치며 폭소를 자아냈고, 상인은 “저희 간판도 일등이다"고 화답했다. 이어 정 대표와 박 후보는 건어물을 들고 “보령의 발전을 위하여"를 외치는 건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주위 상인들도 건어물을 치켜 올리며 “1번이네"라고 호응했다. 한 상인은 정 대표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항상 말한 '국민이 편해야 한다'를 꼭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모든 장면이 고스란히 유튜브에 올라간다. 정 대표의 채널 '정청래 TV떴다!'는 지난달 29일 기준 구독자 67만1000명으로 현역 국회의원 중 압도적 1위다. 최고위원회의·지역 일정을 담은 롱폼과 민생 현장을 짧게 편집한 숏폼을 병행하며 구독자와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다. 최고 조회수는 144만 회에 달한다. 정치권에서는 “격식을 내려놓은 '동네 아재' 감성으로 유권자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단순 홍보를 넘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자기 정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권 유지 측면도 있겠지만 더 길게 보면 대선을 바라보는 행보"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도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달 새 채널 '장대표 어디가'를 개설한 장 대표는 같은 달 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경로당을 찾았다. 앞치마를 두른 채 “식사 좀 대접하러 왔슈"라고 충청도 사투리로 인사를 건넨 뒤, 곧바로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쌀을 씻었다. “반찬과 국은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일이 적다"며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밥을 짓는 동안에는 바닥에 앉아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눴다. 장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효도밥상'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제발 좀 싸우지 말고 단합하라"는 핀잔에는 “잘 할게요"라며 능청스레 받아쳤다. 함께 식사를 마친 뒤에는 어르신의 출근길에 동행했다. 장 대표는 “어머님이 움직이면서 일하실 수 있어 좋다"며 나란히 길을 걸었고, 배웅하며 “누군가에게 길이 되어주는 일이 오늘의 활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일일 육아 체험에 나섰다. “아기를 좋아하는데 바빠서 손주 보러 갈 시간이 없었다. 손주라고 생각하고 많이 놀겠다"고 했다. 숫자 장난감으로 아이와 놀던 중 “2번을 싫어하면 삼촌이 너무 슬퍼요", “다른 번호 다 소용 없어"라며 장난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경력단절과 돌봄공백 문제에 공감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아이를 많이 낳게 하는 사회 분위기와 나라를 만들려면 다방면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한강에서는 아이 둘과 나들이 나온 부부와 대화를 나눴다. “둘을 키우려면 정말 힘드시겠다"며 공감한 뒤 “아이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나라, 엄마 아빠가 마음 편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기존 채널 '장동혁의 끝장TV'가 “보수를 끝장내려 만들었냐"는 댓글을 받은 것과 달리, 새 채널에는 “따뜻한 모습 정겹습니다" 등 긍정 반응이 줄을 잇는다. 조회수는 새 채널에서 최고 4만8000회를 기록해 기존 채널(1만6000회)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장 대표의 유튜브 행보는 강성 '윤어게인' 이미지를 줄이고 지방선거 국면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위한 전략"이라며 “그간 제기된 소통 부족과 비판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시기에는 메시지 전달력이 중요하다"며 “정치인의 강성 이미지를 완화하고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유권자와의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서현·이동윤·이예림 인턴기자

삼성바이오 파업 생산 차질로 1500억 손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관련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으로 항암제와 HIV 치료제 등 주요 의약품 생산이 영향을 받으며 약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1일 입장문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부분 파업이 조기에 확대되면서 발생했다. 회사에 따르면 자재 소분 부서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파업이 진행되며 원부자재 공급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일부 생산 공정이 중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용 인력을 투입해 비상 대응에 나섰지만 일부 배치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제품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사 협상은 임금 인상과 경영권 관련 요구를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회사는 “노조 측이 요구한 평균 14%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수준의 격려금은 재무 여건상 수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인사권·경영권과 직결된 요구 역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지난 한 달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 3월까지 총 13차례 교섭과 두 차례 대표이사 면담을 진행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사는 오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 측은 “성실히 협상에 임해 하루빨리 현장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바이오 의약품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글로벌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특성상,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사 신뢰와 수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조기 타결될지 여부에 따라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의 노사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명 대통령 “저는 소년 노동자”…노사 관계 조정 자처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절 기념식에서 자신의 '소년공' 경험을 직접 언급하며 노동계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노동을 정치적·정체성적 기반으로 재확인하면서 향후 노사 관계에서 정부의 조정자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어린 시절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기름때 묻은 손으로 하루를 마감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고단했지만 노동으로 가족을 지킬 수 있었던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든 힘"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저는 소년 '노동자'였고 지금도 그 이름이 자랑스럽다"며 “노동절이 본래 이름을 되찾은 오늘이 더욱 각별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앞서 다양한 직종 노동자들이 전한 사연에 대해서도 “그들의 꿈은 과거 소년공이었던 제가 느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공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언이 노동계와의 신뢰 구축을 겨냥한 메시지로 보고 있다. 노사정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일 수 있는 노동계를 설득하고, 향후 구조개혁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기반 다지기'라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여러 차례 소년공 시절을 언급해왔다. 특히 프레스 사고로 부상을 입었던 경험을 공개하며 산업재해 근절 정책을 강조하는 등, 개인사를 정책 추진의 정당성과 연결시키는 모습이다. 이 같은 경험은 국내 정치뿐 아니라 외교무대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총리, 리창 총리 등과의 만남에서 노동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결국 이번 노동절 메시지는 단순한 개인 회고를 넘어, 노동을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삼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계 요구와 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여야 ‘특검법’ 두고 정면충돌…“법치 재건” vs “사법쿠데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별검사법안'을 발의하자 여야가 1일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법치주의 회복"을 강조한 반면, 야권은 “사법체계 파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특검법을 사실상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총력 저지 방침을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도 높은 표현으로 비판했고,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공소 취소를 겨냥한 특검은 전례 없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통과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는 “전 국민적 저항 운동까지 불사하겠다"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오세훈 후보도 “사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가세했다. 보수 야권인 이준석 대표 역시 “어느 민주국가에서도 피고인이 자신을 재수사할 검사 임명에 관여한 사례는 없다"며 “헌정 질서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특검이 “무너진 법치를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맞섰다. 당은 기존 수사 과정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된 만큼, 독립적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김현정 대변인은 “국정조사를 통해 녹취·자료·진술 조작 정황이 드러났다"며 “정치검찰에 의한 국가폭력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역시 법 위에 있을 수 없으며, 조작이 있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한준호 의원도 “수사팀 내부에서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증언이 있음에도 기소가 이뤄졌다"며 “특검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특검법을 둘러싼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검찰 수사·기소 과정에 대한 조작 여부, 다른 하나는 피의자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정치권이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다. 여야 모두 '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해석은 정반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돌이 단순한 입법 논쟁을 넘어 향후 정국 주도권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 거부권 행사 가능성 등까지 맞물리며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전자, 호암재단에 38억원 기부…“과학·예술 후원 확대”

삼성전자가 공익재단인 호암재단에 대한 기부를 확대하며 학술·예술 지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호암재단에 약 38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전년(약 34억1000만원)보다 3억8000만원 늘어난 규모다. 호암재단이 최근 공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총 기부금 50억원 가운데 약 76%를 삼성전자가 부담했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5억6000만원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1억5000만원), 삼성SDS(1억1000만원), 삼성전기·삼성증권(각 1억원), 삼성E&A(8000만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5000만원), 제일기획(4000만원), 에스원(2000만원) 등이 참여했다. 호암재단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호암상 운영과 학술·연구 지원 사업을 핵심으로 한다. 재단은 매년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봉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인물을 선정해 '호암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2026 삼성 호암상' 수상자로는 오성진, 윤태식, 김범만, 에바 호프만, 조수미, 오동찬 등 6명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기부 확대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글로벌 인재와 연구 생태계를 지원하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AI 등 첨단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초과학과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63년 만에 ‘노동절’ 이름 되찾자…노사정 한자리에, 이례적 장면 연출

63년 만에 '노동절' 명칭이 복원되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첫 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이를 기념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됐다. 그간 갈등과 대립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노사정이 같은 공간에서 노동절을 축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노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여기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까지 함께하면서 '노사정'이 나란히 앉는 장면이 연출됐다. 특히 양대 노총이 노동절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 형식 자체가 '사회적 대화 복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을 상징하는 색감의 넥타이를 착용하고 행사에 참석했으며, 노조 측 인사들은 조끼를 입고 자리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최근 산업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달고 참석해 노동 현실을 환기하기도 했다. 노동계는 노동절 명칭 복원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노동권 강화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노동절이 한국노총 창립일로 바뀌면서 오랜 기간 왜곡된 평가를 받아왔다"며 “이제야 오랜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등 문명 전환기에 기술 발전이 모두에게 축복이 되려면 노동권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보다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여전히 여러 사업장에서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단결해 자본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과 제도를 보장해야 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협력적 노사관계와 생산성 향상을 강조했다. 손경식 회장은 “기업은 혁신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노동계 역시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교사, 경찰, 환경미화원, 집배원, 버스기사, 소방관 등 다양한 직군의 노동자들이 참석해 노동절의 의미를 더했다. 노동절은 1923년 시작됐지만 1963년 '근로자의 날'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노동절'로 명칭을 환원했고, 올해 처음으로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청와대가 직접 기념식을 개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노동정책 방향과 노사 관계의 향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만 노동계의 요구와 경영계의 입장이 여전히 뚜렷한 만큼, 상징적 만남을 넘어 실질적인 제도 변화와 사회적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로 남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삼성전자에 쏠린 성과급 압박, 혁신 동력 흔든다

평택 캠퍼스 앞, 긴장감이 공기를 가른다. 확성기 소리는 점점 거칠어지고, 노조의 구호는 더욱 단단해진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고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파업을 밀어붙이고, 경영진은 물러서지 않는다. 협상은 멈췄고, 대치는 깊어졌다. 힘과 힘이 충돌하는 이 장면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한국 산업의 민낯을 드러낸다. 이 장면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반복된 바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진 논쟁은 지금 상황을 비추는 거울이다. 엔비디아의 급성장은 곧바로 '누가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젠슨 황은 AI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천문학적 보상과 주식 평가이익을 거머쥐며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그의 부는 혁신의 보상이었지만 동시에 불평등의 상징으로도 소비됐다. 여기서 논쟁은 단순한 시기심을 넘어 구조적 질문으로 확장됐다. 기업의 성공이 개인의 성과인가, 아니면 사회 인프라와 생태계가 함께 만든 결과인가라는 문제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초고액 자산가 과세 논의였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세금이 추진되며 기술기업 경영진이 직접 겨냥됐다. 젠슨 황은 세금을 회피하기보다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은 훨씬 냉정했다. 투자자들은 세금 증가가 결국 기업의 투자 여력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혁신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 기업과 인재들이 세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조차 이러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중론으로 돌아선 이유다. 분배를 강화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성장 기반을 흔드는 역설, 이미 한 차례 경험한 셈이다. 이제 시선을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자. 삼성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조의 요구는 직관적으로는 설득력을 갖는다. 사상 최대 실적, 그에 걸맞은 보상. 그러나 문제는 요구의 방식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하겠다는 발상은 기업 경영을 경직시키는 구조로 이어진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의 낙차가 극단적이다. 지금의 이익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견디기 위한 완충 장치이기도 하다. 이 변동성을 무시한 채 '현재의 몫'을 고정하려는 시도는 결국 기업의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이익의 성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의 성과는 노동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국가의 인프라 투자, 협력사의 기술 축적, 수많은 주주의 자본, 그리고 시장 전체의 수요가 얽혀 있다. 그럼에도 특정 집단이 선점적으로 분배를 요구하고 이를 위해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파업은 권리이지만, 동시에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좁히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노조의 정당성마저 약화시킨다. 그렇다고 경영진의 태도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버티기'는 전략이 아니라 방어적 습관에 가깝다. 왜 지금 투자가 중요한지, 왜 성과급 확대에 신중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업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면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십조 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침묵은 오히려 오만으로 해석되기 쉽다. 지금 삼성에 필요한 것은 재무적 여력이 아니라 설득의 언어다. 반도체 산업의 현실은 냉혹하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자들은 이미 다음 세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미세공정 경쟁, AI 반도체 주도권, 공급망 재편까지 어느 하나도 늦출 수 없다. 공장 하나에 수십조 원이 들어가고, 기술 격차는 한 번 벌어지면 되돌리기 어렵다.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지금 쓸 것인가, 미래를 위해 남길 것인가'라는 선택으로 귀결된다. 이 지점에서 해법은 단순한 절충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성과급은 단기 성과의 보상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약속이 되어야 한다. 이익이 클수록 보상이 늘어나는 구조는 유지하되, 그 증가분의 일부가 자연스럽게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로 이어지도록 설계된다면 갈등의 성격은 달라진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덜 받는다'가 아니라 '함께 키운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고, 기업 역시 투자 여력을 지킬 수 있다. 동시에 기업은 이익의 흐름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숫자를 숨기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순간 분배 요구는 감정이 아니라 논리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여기에 정부가 강제적 개입 대신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는 환경을 만든다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사회로 환원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더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크게 만들고 지속 가능하게 나눌 수 있느냐다. 지금의 파업과 버티기는 모두 절반의 해법이다. 노조는 명분을 소모하고 있고, 경영진은 신뢰를 잃고 있다. 반도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쟁자는 이미 다음 공정을 돌리고 있다. 선택은 분명하다. 더 크게 싸울 것인가, 아니면 더 크게 성장할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양보가 아니라 시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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