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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슈퍼카’ 칼 빼든 국세청…홈플 노조 “MBK 김광일 부회장도 조사해야”

국세청이 사적으로 유용하는 '법인 슈퍼카' 탈세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함에 따라 홈플러스 노동조합 측이 과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의 '슈퍼카 논란'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초고가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사주 일가가 개인 차량처럼 쓰는 등 호화·사치 생활, 변칙 거래에 활용한 혐의가 있는 19개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법인들이 소유한 차량은 총 90대로 차량 가액은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법인 명의 차량의 사적 이용 여부 이외에도 법인카드 유용, 고가 호화품, 주택 인테리어 비용 처리, 해외 자금 유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국무회의를 통해 직접 문제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탈루 행태에 대해 국세청이 고강도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논란이 불거진 김광일 MBK 부회장의 슈퍼카 보유 의혹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당시 긴급 현안질의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회장 자택 주차장에 주차된 페라리 296 GTB·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페라리 푸로산게 등 고가 차량 사진을 공개했다. 유 의원이 “이것 말고 슈퍼카가 27대 더 있지 않느냐"며 따져 묻자, 김 부회장은 “차량 등록 명의는 캐피털로 돼 있으며, 현재 보유 차량은 10여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 경기 하남시 미사리에 슈퍼카 보관을 위한 개인 주차장을 건립 중인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철한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일부 고가 차량이 법인 명의로 등록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업무 목적과 실제 사용 주체 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차량들의 사용 주체, 법인 명의 등록, 국세청 조사 대상 포함 여부도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BK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는 법인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김 부회장 차량은 개인 차량인 만큼 이번 조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은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 계획과 희망퇴직 추진을 비판하며 MBK의 책임있는 대응과 정부의 정상화 대책 이행을 촉구했다. 이어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MBK가 지급보증을 포함한 가능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또 틀린 출구·여론조사…불붙는 ‘무용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됐지만, 선거 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의 신뢰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는 서울과 부산, 경남 등 주요 격전지에서 실제 결과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예측 실패'가 이번에도 재연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출구·여론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54% 기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9.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앞서 지난 3일 발표된 출구조사와는 다른 결과다. 당초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1.4%의 득표율을 얻어 1위로 예측됐다. 오 후보(46%)와는 5.4%포인트(p) 격차로 오차범위 밖 승리가 예상됐다. JTBC 예측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53.5%로 오 후보(42.9%)를 10%p 이상 앞섰다. 경남지사 역시 출구조사에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54.3%)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45.7%)를 앞섰지만, 실제 개표 결과에선 51.28%를 득표한 박 후보가 48.71%의 김 후보를 눌렀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부산 북구갑에서도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2.6%로 한동훈 무소속 후보(41.6%)를 앞선다고 예측됐으나 결과적으로 한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가 엇갈렸다. 경기 평택을에선 3위로 예측됐던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34.83%의 득표율로 김용남 민주당 후보(28.77%)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27.24%)를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도 실제 결과를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KBS·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4~27일 실시한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 조국 후보는 24%, 김용남 후보는 22%, 유의동 후보는 20%로 조사됐지만 실제 결과와는 판이했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의 지난달 26~27일 서울시장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정원오 후보는 44%로 오세훈 후보(36%)를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출구조사가 실제 민심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원인으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꼽힌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가 불가능하다. 본투표 당일에만 출구조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전투표 유권자의 투표 성향이 본투표 유권자와 같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르다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엔 특히 역대 지방선거 최고 수준인 23.51%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추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연구교수 등은 '방송사 선거 출구조사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사전투표 결과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출구조사를 선거일에 한정해 실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지난 4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못 하고 모의투표 여론조사를 전화로 하다 보니 샤이 표심이 잘 안 잡히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 때도 3사 출구조사가 많이 틀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는 '숨은 표심'이 꼽힌다. 최근 선거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길 꺼리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터(Shy Voter)'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지막까지 부동층으로 분류됐던 유권자 상당수가 특정 후보에게 몰리며 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간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응답률 하락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부분 전화조사의 응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수백 명, 수천 명을 조사하더라도 실제 응답자는 전체 접촉 대상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젊은 층은 조사 참여율이 낮고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응답 비율이 높아 표본 보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민심을 완벽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선거 막판 표심 이동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후 보수층 결집, 후보 단일화, 거물급 정치인 지원 유세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조사 시점의 민심과 실제 투표 결과 간 괴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여론조사의 '종말'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의 민심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 미래를 예언하는 장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응답률 하락과 사전투표 확대 등으로 예측 정확도가 과거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선거 흐름과 민심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안동 농산물 품은 K-디저트,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미라클디저트 해외 확장 본격화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미라클디저트㈜가 말레이시아 현지 외식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안동 농산물 소비 확대까지 연계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라클디저트㈜ 손가은 대표는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위치한 코리안 퓨전 카페 '르뺑 카페(Le Pain Cafe)'와 지분 참여를 포함한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동 농산물을 활용한 K-디저트 메뉴를 현지에 선보이고,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호르바루는 말레이시아 남부의 대표 경제도시로 싱가포르와 인접해 있다. 특히 국경검문소(CIQ)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과 소비층이 형성돼 있어 외식·관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현지에서 운영 중인 르빵 카페는 김치전, 떡볶이, 비빔밥, 닭강정 등 한국 음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해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한국식 외식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안동 농산물을 활용한 K-디저트의 현지화다. 미라클디저트는 안동 백진주쌀과 사과, 생강, 딸기 등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한 다양한 디저트 상품을 개발해 왔다. 대표 제품인 '갓젤라또'는 안동의 전통문화 상징인 갓(笠)을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접목해 지역 정체성을 강조한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앞으로 르뺑 카페를 거점으로 젤라또와 무스케이크 등 디저트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메뉴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특히 안동 사과와 딸기, 백진주쌀 등을 활용한 K-디저트 라인업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 단순 완제품 판매를 넘어 원재료 수출 확대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역 농가와의 연계를 통해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해외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라클디저트는 최근 경북문화재단 창업지원사업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상품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역 특산물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브랜드 전략이 차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 시장 진출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지역 농산물의 해외 판로 개척과 K-푸드 확산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음식과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손가은 대표는 그동안 안동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세계 시장에 소개하겠다는 비전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다국어 패키지 개발과 해외 프랜차이즈 모델 구축, 현지 유통망 확보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에 문화적 스토리텔링을 더한 K-디저트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조호르바루 진출은 안동 농산물의 해외시장 확대와 지역 기반 식품기업의 글로벌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장성 AI 데이터센터 2년 뒤 들어선다…정부, 투자심사 면제

전남 장성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 정부가 투자심사를 면제하면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완화 목적으로 이 사업을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7호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정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7호 프로젝트 신속 추진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번째 프로젝트로 전남 장성에 4000억원 규모의 첨단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지역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2027년 내 센터 준공을 목표로 지방재정 투자심사 면제 등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면제 트랙을 적용해 지방정부 출자를 위한 사전 절차인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사업 관련 출자도 9∼10개월 빨라질 전망이다. 2028년 3월 운영 예정인 전남 장성 데이터센터 사업은 광주연구개발특구 내 전력 용량 26메가와트(MW) 규모로 건설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등에 임대될 예정이다. 이후, 전남도와 장성군은 전력량을 60MW까지 확장해 AI 전진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3959억원이다. 자본금 1000억원과 대출금 2959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남도와 장성군은 각각 48억원, 32억원을 출자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7호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거쳐 올해 2월 착공했다. 전남도와 장성군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에 내년 2월까지 총 80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려면 SPC 출자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지방정부 투자심사를 면제하기로 한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AI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해 지역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첨단기업 유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8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3000명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 부총리는 “초혁신경제 추진과 지역투자, 구조개혁과 양극화 해소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인 과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 물가가 어려운 점 등에 각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며 “중동전쟁 영향 등 민생경제를 더욱 단단히 챙기는 한편, 경제 대도약을 위한 구조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수입 ‘닭·돼지고기’ 공급 확대…“체감물가 안정 기대”

정부는 수입 돼지고기 1만2000t, 닭고기 3만t 등 시장 공급 물량을 늘리고, 이달 중 먹거리 관련 긴급 할당관세도 검토한다. 7월 1일까지 계란 할인단가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린다. 이달 중 2만원대 데이터 안심 요금제도 출시해 서민층 통신비 부담을 완화한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의 경우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화되고, 호르무즈 통항 재개로 수급 불안이 해소되면 해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6월 중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을 논의하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도 발족한다. 재정경제부는 4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점검 및 대응방안'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 계란, 닭고기, 돼지고기 등 수급 불안 우려품목에 대해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돼지고기(1만2000t)와 닭고기(3만t), 계란가공품(4000t) 할당관세를 적용해 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과 원자재 수급을 위해 수입품목에 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가 비축해놓은 배추 1만5000t, 무 6000t 등도 확보해 출하량 감소 시 비상 공급한다. 사전 수매계약을 통해 9월 이후 출하분 재배면적 확대도 유도한다. 계란은 미국과 태국, 브라질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 신선란 3123만개를 공급한다. 수입 신선란은 30구당 5990원으로 5월(7404원)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유통업체의 가격 인상 최소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7월 1일까지 계란 할인단가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린다. 명태, 고등어,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수산물도 정부비축물량 8000t을 소매가 대비 30∼40% 할인해 방출한다.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2만원대 데이터 안심 요금제도 출시한다. 아울러, 정부는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의 경우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될 경우 해제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호르무즈 통항이 재개되면서 수급 불안이 해소되거나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하면 제도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중동 정세와 시장 여건 변화 등에 따라 기민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최고가격은 지난 3월 27일 한 차례 인상한 뒤 4차례 동결했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내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발족해 정유사의 손실 보전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보전의 원칙·기준을 담은 고시도 마련하고, 7~8월 중 정유사의 손실보전 입증 자료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또 가격안정에 기여한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로 추가 선정해 포상 등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한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연간 2.7%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1%로 4월(2.6%)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강 차관보는 “향후 물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석유류 가격에 달려 있다"며 “1∼5월 누적은 2.4%인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2.7%를 전망했는데,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예상 뒤집은 민심…‘吳·韓’ 정계개편 태풍 부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6·3 지방선거가 역설적으로 여야 모두의 권력 지형을 흔들고 있다. 4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여야 지도부 체제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12곳, 국민의힘은 4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오 후보는 49.07%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48.21%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0.86%포인트(p)에 불과했다. 오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독자 생존' 전략을 펼쳤다.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을 선언하고 '절윤' 기조를 강조하는 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11일 토론회에서도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도와주시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당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물론을 앞세워 승리한 만큼 오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오세훈 후보의 당선은 정치적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새로운 중심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당대표나 대선 후보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 후보는 '차기 대권론'이나 '보수 재편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 후보는 이날 당선 소감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거나 당무에 개입하기엔 한계가 있는 생활행정의 책임자"라며 “세간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보수 진영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국회 입성도 보수 진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선관위에 따르면, 한 후보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42.96%를 득표해 하정우 민주당 후보(41.26%)를 꺾고 당선됐다. 한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승리가 '한동훈식 보수 재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올해 초 당원게시판 논란 등을 거치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에 다시 들어와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거나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당의 재건과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보수 재건과 복당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돌아가 당을 바꾸고,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후보를 제명했던 장동혁 지도부와의 충돌도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한동훈 후보 당선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과 친한 간의 내전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힘도 영남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만큼 당 지도부와 한동훈 후보 양쪽 모두 자신의 성과를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대구·경북·경남 등 텃밭을 지키며 간신히 참패는 면한 모습이다. 그러나 중앙당과 각을 세워온 오 후보와 당에서 제명된 한 후보가 동시에 승리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요한 여론공정대표는 “국민의힘이 서울 수성이라는 최소한의 선방은 했지만, 현 지도부에게는 오세훈을 필두로 한 친한계의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범진보 진영의 권력 구도도 한층 복잡해졌다.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은 경기 평택을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개표 결과 유 후보는 34.83%,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8.77%,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27.24%를 기록했다. 특히 조 후보는 차기 대권 잠룡으로 거론돼 왔지만 국회 재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당분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봉 교수는 “조국 대표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조국혁신당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논의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희준 컨설턴트는 “조국 대표를 대선주자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낙선했다고 곧바로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국 대표가 스스로 데미지 컨트롤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부겸 전 총리 공천으로 보수 텃밭 탈환을 노렸던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최종 득표율 53.92%로 김부겸 민주당 후보(45.05%)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빛바랜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선거 초반 민주당 '15 대 1' 압승론까지 거론됐던 만큼 당 내부에서도 아쉬운 기류가 감지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벌써부터 지도부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쉽다"며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 대표 연임 가도의 시험대로 여겨져 온 만큼,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정 대표의 당대표 출마가 확실시된 가운데 김 총리 역시 전당대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실과 정청래 대표 사이가 좋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친명계가 현 지도부를 흔들 명분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지방선거 결과 이후 정청래 지도부의 입지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부동산 지옥 막겠다”…吳, 한강 벨트 수성으로 ‘새벽 대역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의 패배 예측을 뒤집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으며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45% 기준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를 3만9538표 차이로 앞섰다. 투표 종료 직후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 51.4%, 오 후보 46%로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해 오 후보의 패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개표 초반에도 오 후보가 큰 차이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며 오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정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던 판세는 이날 오전 7시17분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며 뒤집혔다. 역전의 발판은 '강남 벨트'였다.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크게 앞섰다. 정 후보가 나머지 노원·도봉·강북·은평·중랑·성북구 등 동북·서북권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강남4구에서 오 후보가 확보한 수십만 표 차이가 이를 상쇄하며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대목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히던 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양천·영등포·동작·강동 등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천·영등포·강동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부동산 민심이 오 후보 쪽으로 쏠린 결과"라며 “마포·성동까지 오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강 벨트 수성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빙 승부의 최후 분수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43만9125명)였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으로 개표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송파구에서 오 후보가 52.85%로 과반을 넘기며 막판 역전의 쐐기를 박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그동안 주식시장 폭등에 가려졌던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오세훈 후보에게 실린 것"이라며 “정원오가 25개 선거구 가운데 내준 곳은 10곳 뿐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로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얘기했는데, 한강벨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풀어야 할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강남4구 표심은 부동산 여론과 직결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929만 명)의 22.7%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등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22개 자치구에서 앞서고도 강남3구 표차(12만6000여 표)에 막혀 석패한 전례와 판박이 구도였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으나,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정원오의 부동산 전략이 차별점 없이 오세훈의 모방이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약을 내놨다는 인식이 안 생기고,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쫓아가기 급급한 입장이었다"고 짚었다. 오 후보의 당과의 거리두기 전략도 중도 보수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 차라리 독립군이나 무소속처럼 활동하겠다는 전략이 유효했던 선거"라며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선거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출구조사의 주된 원인으로는 보수층의 응답 회피가 꼽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방송 3사에 대한 보수층 지지자의 신뢰도가 낮아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오세훈을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면 내란 동조 세력으로 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샤이 보수가 출구조사의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 대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당연히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서울 진 ‘정청래’, 부산 뺏긴 ‘장동혁’…위기의 여야 대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나란히 정치적 숙제를 떠안게 됐다. 민주당은 압승에도 서울을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지켜냈지만 부산을 내주며 양당 대표 모두 향후 리더십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야 대표 모두에게 '차기 당권 및 지도부 입지 흔들기'라는 공통의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책임론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두 대표의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부산 등을 포함한 12곳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비롯해 대구·경북·경남 등 4곳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선거 전 제기됐던 '보수 몰락론'과 달리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부산이었다. 서울은 전국 정치의 중심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고, 부산은 보수 진영의 핵심 기반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여야 지도부 역시 선거 기간 두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며 사실상 상징 전쟁을 벌였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서울 승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정권교체 흐름과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서울 탈환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도적 성적을 거뒀음에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 안팎에서는 당초 유력하게 점쳐지던 정 대표의 '당 대표 연임' 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을 놓친 만큼,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연임 불가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 패배는 정청래 대표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국 승리라는 성과가 있지만, 서울이라는 상징적 지역을 놓친 만큼 향후 당 대표 연임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서울시장 승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정치적 악재를 마주했다. 이번 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장 대표의 당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거두며 독자적인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의 당선이 단순한 지역구 승리를 넘어 보수 진영 내 차기 주자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둔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은 현 지도체제에 대한 당원과 보수 지지층의 불만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부산시장 선거 패배까지 겹치면서 장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도 부산 수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결국 전재수 민주당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줬다. 특히 장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서울과 부산을 핵심 승부처로 강조해 온 만큼 부산 패배는 향후 당내 평가에서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서울시장 승리만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완전히 잠재우기 어려운 이유다. 이 평론가는 “장동혁 대표가 승리 기준으로 제시했던 서울과 부산 가운데 서울만 지켜냈고, 여기에 한동훈 후보의 무소속 당선까지 겹치면서 당내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사상 초유’ 투표지 부족 사태…“선관위 근본적 개혁해야”

6·3 지방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선거 공정성까지 도마에 오르자, 여야 간 공방전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지적하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질책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선관위가 3일 밤 9시 본투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개표 종료 투표용지 부족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입장을 밝혔지만, 좀처럼 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중앙선관위 설명대로라면,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20분 기준 서울 소재 투표소 14곳(강남구 1곳, 송파구 12곳, 광진구 1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추가 사례 발생 여부에 대해선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당초 '투표용지 부족'을 초래한 선관위의 미흡한 준비 체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고가 터진 직후 내놓은 '수요 예측 실패' 등 설득력 없는 해명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선관위 측에선 “직전 지선 대비 투표율이 높아져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는데, 송파구의 경우 투표용지 물량이 전체 유권자의 50%만 인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그러한 선관위의 주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 역시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유권자 수만큼 투표용지를 100% 확보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표소에서 실시한 긴급 조치 과정 중 잡음마저 발생해 질타를 받는 분위기다. 대기표를 발부한 유권자에 한해 밤 10시까지 마감 시간을 늘려 투표권을 보장하도록 조치했으나, 대기표가 부족해 임시 용지까지 투입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 “개표 중단", “부정 선거"를 외치며 투표함 반출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선거관리원 간 밤샘 대치까지 벌어지면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 해당 투표소 투표함은 4일 오전 11시까지 여전히 이송이 지연됐다. 공직선거법 제115조 제1항에 의거, 투표소는 오전 6시에 개소해 오후 6시에 닫는다. 투표를 위해 마감 시각에 대기 중인 선거인에게는 번호표를 발급해 투표하게 한 뒤 닫게끔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평론가는 “고육지책이긴 하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대선 당시에도 마감 전까지 도착한 유권자들에 한해 그 이후로 투표할 수 있게끔 조치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근본적 문제점은 투표용지 부족"이라며 선관위의 준비 부족이 사태의 발단이 된 점을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 관료들의 행태가 말도 안 된다"고 일갈하며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정의당·진보당 등 범진보 정당에서는 3~4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문을 각각 발표했다. 이 평론가는 “문제가 된 선거구의 판단 착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선관위가 전적으로 잘못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최 평론가는 “해당 선거구 관리자 차원을 넘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고강도 쇄신을 촉구했다. 중앙선관위는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3시간 반 만인 4일 0시 긴급 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재선거·선거 연기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결정에 대해 선거 무효 소송과 헌법 소원을 착수하는 등 향후 법적 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새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면담을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면 당연히 선거 무효 사유"라며 선거 불복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전날 송언석 원내대표도 “중대한 투표권·참정권 침해"라며 관련 공직선거법 조항을 거론하며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입장문을 내고 “선관위 관리 부실에 유감"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물겠다고 경고했지만, 국민의힘의 개표 중단·재선거 요구 등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종 당선이 확정된 이후 재선거에 대한 공식적인 발언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선관위가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원칙적 입장을 밝혔지만, 선거권 침해·선거 정당성 문제 등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다시 키운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청와대도 언론 공지를 통해 “중앙선관위가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재차 입장문을 통해 “엄정 주시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 직후 “지금 마치 선관위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처럼 모양이 돼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대통령 책임"이라고 말했다. 일부 극우층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되던 상황에서 선관위가 이번 사태를 통해 추가적인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한다. 과거 선거철에도 선관위는 관리 소홀 문제로 국민적 신뢰를 잃은 전적이 있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2022년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때 선관위는 소쿠리에 코로나19 격리자의 투표용지를 담아 투표함에 옮기는 안일함을 보여 전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다. 이후 선관위는 자체 감사를 거쳐 책임자에 정직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지만, 재차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져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국민적 관심이 큰 선거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휴직자가 늘어난 점도 선관위의 내부 관리 역량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새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해 중앙선관위가 시·도 선관위별로 '불필요한 휴직 자제' 공문까지 보냈으나, 실질적인 효과로 연결되지 않은 점에서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부정선거론의 연관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 평론가는 “당연히 선거 이후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한동안 시끄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나가는 것은 다소 과한 추측"이라며 '과대 해석'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최 평론가는 “투표소가 위치한 송파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이 우세하다가 12·3 내란 사태 이후 민주당에게 넘어가는 미묘한 지역이었다"면서 “이곳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지니 부정선거론자들 입장에선 기회를 잡은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 단위로 전수 조사를 해달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며 “심하게는 선거 무효 등 불복종 선거 운동까지 번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투표용지가 모자란 민주주의

2010년 영국 총선 때 투표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일부 유권자는 마감시간까지 기다리고도 투표하지 못했다. 영국 선거위원회는 즉각 조사에 들어갔고, 원인을 부실한 계획, 부족한 인력, 허술한 비상대응에서 찾았다. 이후 “마감시간 전에 줄 선 유권자는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도 개선이 즉시 추진됐다. 민주주의 선진국의 대응은 이렇다. 사고가 나면 사과에서 끝내지 않는다. 제도를 고친다. 매뉴얼을 법으로 바꾼다. 2026년 대한민국 서울의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모자랐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지연됐다. 중앙선관위는 긴급 이송과 투표시간 연장으로 수습에 나섰고, 허철훈 사무총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재선거 요구에 선을 그었다. 정치권의 공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문제의 본체는 여야가 아니다. 선관위다. 투표용지가 모자란다는 것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부품이 빠진 것이다. 병원에서 산소가 떨어진 것과 비슷하다. 국민에게 “당신의 주권 행사는 잠시 멈추라"고 말한 것이다.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을 선관위의 안이함이 붙잡아 세운 사건이다. 더 심각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는 대목이다. 2022년 대선 사전투표 때는 이른바 '소쿠리 투표'가 있었다. 확진자 투표용지가 바구니, 종이상자, 쇼핑백에 담겼다. 비밀투표와 직접투표 원칙이 흔들렸다. 사과하고 사무총장이 물러났다.이후 바뀐 것은 별로 없었다. 왜 반복되는가. 답은 선관위의 조직 문화에 있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방패로 삼아 왔다. 독립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우라는 뜻이지, 국민 감시로부터 벗어나라는 의미가 아니다. 선관위는 독립을 무감시로, 중립을 무책임으로, 헌법기관의 권위를 불가침 특권으로 착각해 왔다. 자녀 특혜채용 논란 때도 그랬다. 감사원 감사 문제를 둘러싼 헌법적 논쟁은 별개로, 국민 눈에는 '그들만의 성'처럼 보였다. 헌재도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독립기관 권한 침해라고 판단했지만, 그렇다고 선관위 내부의 폐쇄성과 부실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사례는 또 다른 교훈을 준다. 2022년 미국 애리조나 매리코파 카운티에서는 프린터 설정 문제로 일부 투표지가 개표기에 제대로 읽히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공화당 측은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당국은 해당 투표지를 보안함에 넣어 중앙 개표소에서 집계하도록 안내했고, “유권자가 돌려보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핵심은 투명한 설명, 대체 절차, 사후 검증이었다. 한국 선관위에 없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현장에는 위기 대응력이 없었고, 중앙에는 국민을 납득시킬 언어가 없었다. “용지를 이송했다", “기다린 사람은 투표하게 했다"는 책임회피 변명에 불과하다. 어느 투표소에서 몇 장이 부족했는지,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사전투표율과 본투표 예상치를 어떻게 계산했는지, 예비 투표용지 비축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책임자는 누구인지 부터 즉시 공개해야 한다. 대책은 분명하다. 첫째, 전국 투표소별 투표용지 수급 시뮬레이션을 의무화해야 한다. 사전투표율, 과거 투표율, 인구 이동, 접전 지역 변수까지 반영한 위험등급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예비 투표용지 비축 기준을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 셋째, 투표용지 재고 현황을 중앙 상황실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부족 사태 발생 시 인근 투표소·구선관위·시선관위 간 긴급 이송 매뉴얼을 분 단위로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투표 종료 전 줄 선 유권자의 권리 보장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 여섯째, 사고 지역은 독립 조사단이 원인과 책임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선관위의 혁명수준의 개혁이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자 선거 관련 준사법적 판단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여느 기관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외부감사와 내부통제의 헌법적 조화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 정치권력의 감찰은 막되, 국민이 추천한 독립감사위원회, 국회 보고 의무, 정보공개 확대, 고위직 이해충돌 심사, 친인척 채용 전수공개, 현장 선거관리관 자격인증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 선관위가 스스로 감시하지 못하면 국민이 감시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기본적 감수성 부족이다. 헌법 감수성, 주권 감수성, 현장 감수성이 모두 엄청 모자랐다. 국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민의식으로 줄을 서서 투표했다. 선관위는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제 선관위는 선택해야 한다. 또 사과만 하고 넘어갈 것인가. 선진 선관위로 환골탈태할 것인가.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 주권 앞에 겸손한 선관위다. 민주주의를 관리하는 기관답게, 민주주의 앞에서 가장 먼저 책임지는 기관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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