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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 넣어서 만드는 시멘트…기후 위기 해결에 보탬될까

시멘트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이다. 특히 석회석을 고온에서 소성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해 탈탄소화가 쉽지 않은 산업으로 꼽힌다. 이런 시멘트 산업이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에서 오히려 탄소를 저장하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두 건의 연구는 시멘트 생산 과정에 CO₂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시멘트 자체를 탄소 저장고로 만들면서 강도까지 높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CO₂를 넣었더니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마르신 하이두체크 연구원과 어드미르 마식 교수 연구팀은 인도 조드푸르 공대 및 탄소저장 기술기업 카본큐어(CarbonCure) 연구진과 함께 시멘트 경화 과정에 CO₂를 주입했을 때 발생하는 화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미국 세라믹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eramic Societ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CO₂가 시멘트 내부에서 단순히 갇히는 것이 아니라, 시멘트의 미세구조 형성 과정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멘트 혼합 과정에서 CO₂를 주입하면 CO₂가 시멘트 내부의 칼슘 이온과 빠르게 반응해 나노 크기의 탄산칼슘 입자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칼슘이 빠져나간 자리에 일시적으로 실리카 겔(silica gel)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이 실리카 겔은 일종의 '템플릿' 역할을 한다. 이후 생성되는 주요 시멘트 결합재인 칼슘 규산염 수화물(calcium silicate hydrate, C-S-H)가 보다 균일하게 분포하고 높은 중합도를 갖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CO₂를 주입한 시멘트의 24시간 압축강도는 일반 시멘트보다 약 13% 높아졌다. 이는 CO₂를 시멘트에 주입하는 기술이 단순한 탄소 저장 수단을 넘어 시멘트의 미세구조와 기계적 성능까지 개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탄소 포집 공장과 시멘트 공장을 하나로 시멘트 산업의 탄소 문제를 공정 전체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연구도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 안드레 바르도우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순환 화학(Chem Circularity)' 저널에 탄소 포집과 시멘트 생산을 통합하는 시스템의 환경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핵심은 '칼슘 순환 공정(calcium looping)' 기술이다. 칼슘 기반 물질을 이용해 CO₂를 포집한 뒤 이를 다시 시멘트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탄소 포집 과정에서 사용된 칼슘 화합물을 폐기하지 않고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원료로 다시 투입하는 통합 시스템을 제안했다. 탄소 포집과 시멘트 생산을 별개의 공정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순환 시스템으로 연결한 것이다. 생애주기평가(LCA)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2050년까지 시멘트 1톤 생산당 탄소발자국을 약 -0.15톤 CO₂ 수준까지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탄소발자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보다 포집·저장하는 CO₂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른바 '넷-네거티브(net-negative) 시멘트'​의 가능성이 제시된 셈이다. 다만 이러한 연구 결과가 곧바로 시멘트 산업 전체의 '탄소 네거티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CO₂ 포집에 필요한 에너지, 포집·압축·운송 비용, 원료와 공정 조건, 장기적인 탄소 저장 안정성, 그리고 대규모 생산에서의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탄소 저장'과 '강도 향상' 동시에 노린다 두 연구는 서로 다른 규모에서 시멘트 산업의 탈탄소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ETH 취리히 연구가 탄소 포집과 시멘트 생산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대규모 탄소 제거를 가능하게 하는 공정적 경로를 제시했다면, MIT 연구는 포집된 CO₂가 시멘트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광물화되고 미세구조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줬다. 특히 중요한 점은 탄소 감축과 소재 성능 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지금까지 시멘트 산업에서 CO₂는 제거해야 할 '배출물'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생산 과정에 다시 투입해 시멘트 내부에 고정하고, 나아가 소재 성능까지 높이는 '원료'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탄소 배출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지목돼 온 시멘트가 기후위기 대응의 새로운 수단으로 변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 ‘차이나 딜레마’…탄소 감축이냐, 산업 보호냐

미국이 중국 중심의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등에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및 파생제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최저수입가격(MIP)을 설정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동시에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정책을 넘어선다. 태양광을 비롯한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재편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세로 막고 세제 혜택으로 키우고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에 집중된 태양광 공급망이다. 특히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제조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핵심 소재다. 미국의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 점유율은 2005년 50%에서 2024년 2% 미만으로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단순한 산업 경쟁력 약화가 아니라 전략물자의 공급망을 외국에 의존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정책 수단도 명확하다. 중국산 제품에는 관세와 최저수입가격이라는 '채찍'을 들고, 미국 내 생산시설에는 세제 혜택과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당근'을 제시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중국산 부품을 제3국에서 가공·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수출까지 관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이 단순히 중국산 모듈을 막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장악한 공급망의 영향력 자체를 낮추려는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태양광 보급에는 부담 문제는 공급망의 안보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베이징사범대 연구진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의 효율성을 분석했다. 글로벌 분업을 통해 태양광을 저렴하게 생산하고 세계 곳곳에 대량 보급하면서 얻는 화석에너지 절감 효과가 제조·운송 과정에서 추가로 투입되는 화석에너지보다 매우 큰 규모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효과가 매우 크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관세로 태양광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망의 위험을 낮추는 대신 태양광 보급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극단적인 보호무역 시나리오에서 세계 태양광 보급 감소로 순 화석에너지 절감 잠재력의 최대 25%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연구 결과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연합(EU)으로서도 이러한 주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안보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하는 이유다. ◇EU도 중국 의존 줄이지만 '미국식'은 아니다 EU 역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태양광 제조 기반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처럼 강력한 관세 장벽을 통해 공급망을 재편하는 방식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하다. 태양광 제조비용이 높은 유럽에서 자급률을 지나치게 끌어올릴 경우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EU가 글로벌 최적화 공급망보다 자국 생산과 일자리 창출을 우선할 경우 태양광 산업 비용이 최대 34% 높아질 수 있다. 더구나 중국산을 차단한다고 공급망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생산기지가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동하면 중국 의존이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으로 바뀌는 '의존성 전이'​가 나타날 수 있다. EU가 탄소발자국과 공급망 회복력, 지속가능성 등 가격 이외의 요소를 중시하는 이유다. 값싼 제품을 무조건 배제하기보다 유럽 기업이 비(非)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아울러 유럽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중국은 '배출자'인 동시에 탈탄소의 핵심 공급자 중국 측에서도 태양광 산업의 가격 경쟁력만 따지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본다. 중국 저장대 연구진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태양광 제조업체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뿐 아니라, 이들이 만든 제품이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하면서 발생시키는 탄소감축 효과까지 함께 평가하는 '생산자 탈탄소 기여도(PDC)' 개념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가 글로벌 탈탄소화 기여도의 27.9~45.4%를 담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중국 중심 공급망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중국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배제할 경우 저렴한 태양광의 대량 보급이라는 기후변화 대응 효과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태양광의 탈탄소 기여도가 정점에 이르는 전략적 시점을 세계적으로 2030년으로 제시했다. 태양광 보급이 시급한 시기에는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일단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이후에는 태양광 패널 제조 과정의 탄소배출과 자원 낭비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탈중국'보다 공급망 주도권 확보해야 앞서 살펴본 논문 저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은 태양광 공급망의 '차이나 딜레마'는 중국을 배제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넷제로를 늦추지 않으면서 경제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 질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EU의 움직임은 그 답을 찾기 위한 경쟁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미·중·EU의 경쟁은 한국 태양광 산업에도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산 제품을 전면 배제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중국 공급망에 계속 의존하는 것도 미국과 EU의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위험하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해 중국산 제품을 대체하는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동시에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탄소발자국과 공급망 안정성 등 비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효율 모듈과 제조공정 혁신, 핵심 소재·부품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 역시 관세로 수입을 막기보다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제 혜택을 통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직접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결국 한국의 전략은 '탈중국'이 아니라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태아·어린이 위협하는 ‘영원한 화학물질’…일상 곳곳에서 ‘빨간불’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태아기부터 어린이의 성장 과정까지 광범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존에 규제 대상이 된 과불화옥탄술폰산(PFOS)·과불화옥탄산(PFOA)을 대신해 사용되는 단쇄·초단쇄 PFAS(분자 사슬이 짧은 PFAS)까지 태반과 중추신경계에 도달하거나 간 기능을 교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PFAS 관리의 사각지대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원한 화학물질' PFAS 과불화화합물(PFAS)은 탄소와 불소의 강한 결합을 특징으로 하는 수천 종 이상의 거대한 화합물 군(群)을 말한다. PFAS는 태반 발달과 기능을 방해하여 저체중아 출산, 조산, 임신중독증 등 임신 합병증 위험을 높이고, 어린이의 중추신경계에 도달해 지능 지수(IQ) 감소와 인지 및 행동 장애 등 신경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간세포 내 담즙 대사를 교란해 간 기능 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대사 이상, 면역 결핍, 신장 손상 및 발암 가능성 등 인체 전반에 걸쳐 심각한 건강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불화화합물은 그 탄소 사슬의 길이(탄소 수)에 따라 초단쇄, 단쇄, 장쇄로 구분한다. 초단쇄(Ultra-short-chain, USC)는 보통 탄소 수가 1~3개(C1~C3)인 화합물로 정의한다. 단쇄(Short-chain, SC)는 일반적으로 C4~C7인 화합물을 말한다. 장쇄(Long-chain, LC)는 탄소 사슬이 긴 화합물로, 카르복실산 계열은 C8 이상(예: PFOA), 술폰산 계열은 C7 이상(예: PFOS)으로 분류한다. 장쇄 PFAS는 환경 내 지속성과 생물 농축성이 높아 우선적인 규제 대상이 됐다. 2019년 스톡홀름 협약에서는 PFOA 및 그 염류와 관련 화학물질 175종을 전면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국내 수질 관리 조사에서는 보통 28종 또는 29종의 주요 PFAS를 표적 분석 대상으로 삼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산모 혈액 속 PFAS, 태반 넘어 태아로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지난 4월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임신 기간 산모의 PFAS 노출과 태반 독성의 연관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 신시내티 산모 코호트(동질 집단)에서는 임신 16주 산모 혈청의 PFOS 기하평균 농도가 mL당 12.70ng(나노그램, 10억분의 1g)이었는데, 출산 시점에는 8.50ng/mL로 낮아졌다. PFOA도 4.80ng/mL에서 3.30ng/mL, 과불화노난산(PFNA)은 0.82ng/mL에서 0.66ng/mL로 감소했다. 문제는 혈중 농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신 중 혈장량이 늘어난 데 따른 희석 효과와 태반을 통과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아가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상하이 출생 코호트에서도 PFOS 농도가 임신 1분기 13.90ng/mL에서 3분기 10.66ng/mL로 감소했지만 꾸준히 검출됐다. PFAS는 혈액 속 단백질과 결합한 상태로 이동한 뒤 태반에 도달한다. 태반은 산소와 영양분을 교환하는 능동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PFAS가 단순히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수동 확산과 수송체 등을 통해 태아 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FAS는 태반의 혈관 형성과 영양막세포의 침윤을 방해하고 산화 스트레스와 지질대사를 교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변화는 태아의 성장과 임신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역학 연구에서는 산모의 PFOS·PFOA 농도가 높을수록 출생체중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고, 산모의 PFOA 농도가 높을수록 조산 위험이 최대 2.08배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태반은 '장벽'이 아니라 PFAS의 통로이자 저장고 일본 규슈대학교 연구진이 지난 5월 '환경 과학 기술' 저널에 발표한 연구는 태반의 역할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102쌍의 산모·영아를 분석한 결과 산모 혈청에서 제대혈로 이어지는 PFAS의 평균 통과 효율은 약 45%였다. 그런데 PFBS, PFBA, PFPeA, PFDoA 등 일부 물질은 통과 효율이 100%를 넘어섰다. 여기서 '100% 초과'는 태아에게 전달되는 농도가 산모 혈청 농도와 비교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으로, 태반이 단순한 물리적 차단막이 아니라 PFAS를 축적하고 재분배하는 '활성 화학적 인터페이스'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단쇄 PFAS가 장쇄 PFAS보다 태반을 쉽게 통과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기존 PFOS와 PFOA 대신에 사슬 길이가 짧은 대체 물질을 사용하는 방식만으로는 태아 노출을 충분히 줄이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태반 양면 사이의 PFAS 이동 효율도 약 73%로 나타났다. 태반이 PFAS의 일회성 통과 지점이 아니라 일정 기간 물질을 머금고 재분배하는 기관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하천에서는 초단쇄 PFAS가 압도적 PFAS 문제는 국내 수계에서도 확인된다. 서울물연구원 연구진이 지난 5월 국내 저널인 '환경분석과 독성보건'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5년 3~11월 남한강 수계 7개 지점에서 28종의 PFAS를 분석했다. 전자산업단지 방류수가 유입되는 죽당천(경기도 이천) 지점에서는 PFAS 총농도가 L당 평균 2803ng​로 가장 높았다. 남한강 본류 하류 지점에서는 75.2ng/L까지 낮아졌다. 더 주목할 점은 PFAS의 구성이다. 죽당천에서는 전체 PFAS의 99% 이상이 단쇄 또는 초단쇄 물질이었다. 초단쇄 PFAS가 58.9%, 단쇄 PFAS가 40.6%를 차지한 반면 PFOS·PFOA 등을 포함한 장쇄 PFAS는 불과 0.5%였다. 초단쇄 PFAS 가운데서는 PFPrA와 TFMS, 단쇄 PFAS 가운데서는 PFBA와 PFPeA가 주요 성분이었다. 연구진은 일부 PFAS 성분 사이에서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확인된 점 등을 근거로 반도체 제조공정과 폐수처리시설 등이 주요 배출원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들 물질의 특성이다. 단쇄·초단쇄 PFAS는 물에 잘 녹고 이동성이 높아 수계에서 넓게 퍼질 수 있으며 기존 활성탄 중심의 정수처리 공정으로 제거하기도 쉽지 않다. ◇4대강 지류에서도 광범위하게 검출 창원대 전준호 교수팀이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에 제출한 '미관리 수질오염물질 탐색체계 구축' 연구 보고서에서도 PFAS의 광범위한 분포가 확인됐다. 전국 4대강 수계 129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분석한 29종의 PFAS 가운데 20종이 지류에서 검출됐다. 지류에서 평균 농도가 가장 높은 물질은 GenX로 L당 0.0367㎍(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이었고, PFBA 0.0189㎍/L, PFMPA 0.0182㎍/L, PFHxA 0.0136㎍/L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폐수처리시설의 영향을 받는 지점에서는 GenX가 평균 0.0657㎍/L로 검출됐다. PFAS를 포함한 미관리 오염물질 전체의 평균 농도는 한강 권역 지류에서 0.0926㎍/L로 가장 높았고, 낙동강 0.0729㎍/L, 금강 0.0661㎍/L, 영산강 0.0607㎍/L 순이었다. PFAS는 물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조사 대상 민물고기에서 PFOS 검출률은 95.7%에 달했다. 먹이사슬을 통한 생물축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집 안의 먼지와 공기도 어린이의 노출 경로 강물 오염은 수돗물을 통해 인체로 들어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PFAS는 활성탄 처리 등 고도정수처리를 통해서도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에게 PFAS가 전달되는 경로는 수돗물이나 식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 연구진은 가정에서 실내 공기와 먼지를 조사해 그 결과를 지난달 '환경 과학 기술'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실내 공기에서는 6:2 FTOH가 98%의 높은 검출 빈도를 보였고 농도는 m³당 1.54~40.7ng이었다. 실내 먼지에서는 6:2 diPAP가 g당 최대 48.8ng까지 검출됐다. PFOS와 PFOA 역시 가정 먼지에서 각각 최대 24.2ng/g과 16.7ng/g의 농도로 확인됐다. 1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노출량을 추정한 결과, 고노출군에서는 실내 공기와 먼지만으로 체중 1kg당 하루 0.129ng의 PFAS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실내 노출이 EFSA의 주간 섭취허용량(TWI)의 약 20%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실내 공기와 먼지 노출만으로 어린이 혈청 PFOA와 PFDA 농도의 약 20%를 설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카펫과 가구, 방수·방오 기능성 섬유, 각종 소비재 등에 사용된 PFAS가 실내 먼지와 공기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린이는 바닥이나 물건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고 손을 입에 대는 행동도 많아 성인보다 먼지 노출에 취약할 수 있다. ◇어린이 뇌척수액에서도 PFAS 검출 더 우려스러운 것은 PFAS가 어린이의 중추신경계 주변까지 도달한다는 연구 결과다. 중국 난징의과대학교 연구진은 평균 연령 5.95세인 어린이 47명의 뇌척수액을 분석, 그 결과를 최근 '환경 과학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 발표했다. 조사 결과, 대상자 47명 모두의 뇌척수액에서 PFAS가 검출됐다. PFOA는 98%에서 검출됐으며 중앙값은 0.0345ng/mL였다. PFOS는 89%, PFHxS는 96%에서 검출됐고 각각 중앙값은 0.0174ng/mL와 0.0040ng/mL였다. PFOS 대체물질로 사용되는 6:2 Cl-PFESA도 68%에서 검출됐다. 뇌척수액에서 PFAS가 검출됐다는 사실은 적어도 일부 PFAS가 혈액-뇌 장벽 또는 혈액-뇌척수액 장벽을 거쳐 중추신경계 주변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만으로 PFAS가 특정 어린이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지능 저하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역학연구에서 신경발달과의 연관성이 보고돼 있지만, 뇌척수액 검출 결과와 특정 건강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짧은 것은 안전하다'는 공식도 흔들려 PFAS 문제의 가장 큰 변화는 오염의 중심이 기존 PFOS·PFOA에서 새로운 대체물질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벨기에 자유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초단쇄 PFAS인 TFA, TFMS, PFPrA, PFPrS가 인간 간세포 모델에서 담즙산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 및 수송체의 기능을 변화시키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BSEP, MRP2, MRP3 등 담즙 배출에 관여하는 수송체와 담즙산 대사 경로가 영향을 받았고, 24~72시간의 노출에서는 소포체 스트레스와 산화 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등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초단쇄 PFAS가 기존 PFOS·PFOA보다 독성이 낮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안전한 대체물질'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초단쇄 PFAS는 높은 수용성과 이동성 때문에 물환경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PFAS 관리, '몇 종 규제'에서 '물질군 관리'로 연구들을 종합하면 PFAS 문제는 더 이상 특정 화학물질 몇 종의 문제가 아니다. 산모의 혈액 → 태반 → 태아 → 출생 후 수돗물·식품 → 실내 먼지·공기 → 어린이의 혈액과 중추신경계로 이어지는 노출 경로가 존재한다. 동시에 산업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되고, 일부 PFAS는 수계와 생태계에 잔류하면서 먹이사슬을 통해 다시 사람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이제 PFAS 관리는 '환경에 얼마나 존재하는가'를 넘어 '태아와 어린이가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기존 PFOS·PFOA를 규제하자 단쇄·초단쇄 PFAS와 대체물질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정책적 과제다. 물질 하나가 규제되면 구조가 조금 다른 물질로 대체되는 '끝없는 두더지 잡기' 방식으로는 PFAS의 환경 잔류와 건강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PFAS 정책은 △PFAS 물질군 전체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 △초단쇄·대체 PFAS를 포함한 수질 기준 마련 △산업폐수 배출원 관리 △정수장에서의 제거기술 고도화 △태반·제대혈·어린이 생체시료를 활용한 국가 차원의 노출 감시 △실내 먼지와 소비재에 대한 관리 등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화재 여파’ 태안 IGCC, 올해 발전량 ‘0’…“내년 말 가동 목표”

충남 태안군 화력발전소에 위치한 346메가와트(MW) 규모의 석탄가스화 복합화력발전소(IGCC)가 지난해 12월 폭발사고 이후 발전 실적을 못내고 있다. 폭발로 훼손된 설비를 수리하는 일정 때문에 대형 발전설비를 가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태안 석탄화력발전 1호기 가동을 멈춘 것과 IGCC 보수가 맞물리면서 올해 서부발전의 영업실적 부담도 같이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발전량 28만6819기가와트시(GWh) 가운데 IGCC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IGCC를 운영하는 곳은 충남 태안에 위치한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뿐이다. 지난해에는 IGCC로 총 1510GWh의 전력을 생산했다. IGCC를 하루 평균 약 11.9시간 가동한 셈이다. 태안 IGCC는 2023년 1월에 이어 지난해 12월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망자는 없었지만, 협력업체 직원 2명이 다쳤다. 이후 서부발전은 지금까지 가동을 중단하고 시설 복구와 수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부발전 측은 내년 말 설비 정상화를 목표로 복구와 진단, 안전보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4월30일부터 오는 12월21일까지 '태안 IGCC 발전설비 상태진단 및 설계기준 대비 건전성 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설비의 잔여수명과 취약부분을 분석하고 설비·안전보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한 뒤, 내년 진단 결과에 따른 보강 작업, 시운전, 안전성 검증을 거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태안 IGCC는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가 아니라 내년 말 설비 정상화를 목표로 복구와 진단, 안전보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GCC는 석탄을 직접 태우는 대신 고온·고압에서 산소와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와 수소 등으로 구성된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이 합성가스로 터빈을 돌리는 발전 방식이다. 발전 대비 발전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석탄 발전 대비 25% 저감하는 효과가 있어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기도 했다. 연소 전에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같은 공해물질을 제거해 천연가스 발전 수준으로 낮추고, 송전단 기준 42% 이상의 발전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따라 태안 IGCC는 지난 2007년 정부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고, 이후 2011년 착공해 2016년 7월 준공했다. 같은 해 8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약 14개월 동안 설비 최적화와 가동률 상향 등 실증운전을 거쳤다. 투자 비용은 총 1조3000억여원이다. 두 차례의 폭발 사고로 인해 IGCC는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첫 폭발 사고 때는 186일 만에 사고 수습과 철골·기계 등 설비 정비, 시운전까지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두 번째인 지난해 사고 이후에는 200일이 지났으나 정비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위험성 부담도 여전하다. IGCC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이 고온·고압이라 폭발 위험에 대비해야 하고, 합성가스의 주요 성분인 일산화탄소(CO)는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나 자극을 유발하지도 않아 작업장 안에서 누출되더라도 사람이 초기에 감지하기 어렵다. CO는 공기 중 농도가 높으면 사람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다만 화재 사고 이후 IGCC가 전력 생산을 멈춘 데다 500MW 규모의 태안 석탄화력발전 1호기가 지난해 말 발전을 종료하면서 영업실적에는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서부발전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35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55억원이 발생하며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166.7%로 지난해 말보다 15.1%포인트(p), 지난해 1분기 말보다는 25.4%p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태안 IGCC 폭발 사고의 여파로 약 90억원을 연결 재무제표상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IGCC 가동 중단 상태가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에도 영업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동발(發) 에너지 수급 불안의 여파로 석탄발전 비중 확대가 가능해져 매출이 늘어났는데도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정부가 지난 3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른 석탄발전 상한 비율을 기존 80%에서 100%로 높이며 발전사들이 석탄 발전 비중을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부발전의 경우 올해 1~6월 발전량이 전년 동기보다 29.5% 증가한 1만9009GWh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유연탄으로 생산한 전력이 총 1만2482GWh로 40.5% 늘었고, 복합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5827GWh로 33% 늘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가뭄 타는 남부에 최대 250㎜ 단비 쏟아진다…“호우 피해 유의”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광복절 연휴 기간 최대 25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지며 메마른 농경지와 저수지의 가뭄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기상청 수시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낮 남해안을 시작으로 비가 확대되어 오는 1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강수는 강한 남풍이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끌어올리면서 남부 지방에 집중되겠다. 17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최대 250㎜ 이상, 전남 동부 남해안과 경남 남해안·제주 산지 200㎜ 이상이며, 그 밖의 남부 지방에도 30~80㎜(많은 곳 1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리산과 남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최고 200~250㎜ 이상의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극심했던 농경지 갈증과 저수지 수위 회복 등 남부권 가뭄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남부 지역은 지속된 가뭄으로 저수지 고갈과 농작물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경남의 경우 전날 기준 18개 시·군의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8%에 머물렀다. 특히 가뭄 '심각' 단계인 밀양·거제·함안·의령·창녕 등 5개 시·군의 저수율은 23.7~27.9%에 불과하며, 도내 농경지 잎 마름 피해 면적은 하루 만에 362헥타르(㏊) 늘어난 2762㏊로 집계됐다. 전남광주 상황도 심각하다. 전날 기준 전남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0.1%(평년 63.4%), 광주는 33.6%(평년 65.8%)를 기록했다. 가뭄 발생 농경지 역시 807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총력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하는 '남부지역 가뭄 대응단'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대응단은 CJ대한통운·한진 등 국가 재난관리 물류기업과 협력해 급수차와 양수기 등 장비를 신속히 수송하고,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투입하는 등 비상 급수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장 급수 지원 역시 무기한 이어지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 11일 발령한 국가소방동원령을 통해 전국 소방 물탱크차 200대와 인력 400명을 남부지역에 긴급 배치했다. 경남도는 저수율이 낮은 84개 저수지에서 직접 급수와 양수를 진행 중이며, 전남광주시 역시 관정 5452곳과 양수 시설을 가동하고 저수지 827곳 물 채우기에 나섰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연휴 단기간에 강한 비가 쏟아지는 만큼 호우 피해와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이른 새벽부터 오전 사이 전남 동부 남해안과 경남 서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시간당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야간 취약 시간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연휴 기간 계곡이나 하천의 물이 급격히 불어날 수 있고 산사태와 침수 위험이 크다"며 “남해안 강풍과 남해·동해상 풍랑 특보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설물 관리와 해상 안전사고에도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수력산업협회에 수자원공사가 없는 이유 [기후에너지환경 단상]

한국수력산업협회 회원사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없다. 협회 회장사는 한국수력원자력이고 수력발전 관련 기기·설비 업체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한수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수력발전의 한 축인 수자원공사는 빠져 있다. 국내 수력발전은 사실상 두 기관이 양분한다. 국내 수력발전 1816메가와트(MW) 중 수자원공사가 1095MW를, 한수원이 606MW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양수발전은 현재 운영 중인 4700MW 전부를 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다. 양수는 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수력과 같지만 단순 발전원이 아니라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특히 경직성 전원인 원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한수원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수력산업의 두 핵심 기관이 한 협회에 모이지 못한 배경에는 오래된 물관리 주도권 갈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정부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의 일환으로 한수원이 운영하는 발전용 댐을 수자원공사가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수원 노조 등이 반발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두 기관 간 갈등은 반복됐다.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물 전문 공기업인 만큼 수력발전 역시 물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을 수 있다. 반면 한수원 입장에서는 큰 문제 없이 운영하고 있는 수력발전용 댐을 굳이 수자원공사에 넘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규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양수발전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수자원공사도 기존 댐을 활용한 양수발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수원과 발전공기업 역시 신규 양수 사업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과거 댐 관리권을 둘러싼 경쟁이 이제 미래 전력시장의 사업권 경쟁으로 확대됐다. 과거에는 한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수자원공사가 환경부 산하에 있어 서로 충돌하더라도 각자의 입장을 대변할 부처가 따로 있었다. 이제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으로 두 기관은 한 지붕 아래 놓였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앨 기회기도 하지만 조율을 잘 못 한다면 자칫 한 기관에 힘이 과하게 실리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기후부의 조정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다. 협력과 조정의 기회는 많다. 새만금 224MW 조력발전을 두고 경쟁했던 한수원과 수자원공사는 결국 농어촌공사와 함께 사업 추진을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수자원학회에서 두 기관은 함께 활동하며 학문적 교류를 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뿐 아니라 용수 확보까지 국가적 과제가 되면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댈 일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한수원도 발전용 댐을 이용해 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경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 경쟁한다면 공공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경쟁이 상대 기관의 영역을 통째로 가져오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 기관으로의 일원화보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극한 가뭄에 대처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게 순리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최태원·빌 게이츠, AI 전력 해법 논의…SK이노-테라파워 SMR 협력 강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세계 시장에서 확대하고 한국 전력 산업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사업 협력의 주요 조건에 합의했다. 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SMR '나트륨(Natrium)'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 체결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주식회사는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이후 테라파워와 SMR 사업 협력 방향을 모색해왔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로,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했다. 원자로에서 나온 열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날 합의서에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 주 케머러에 건설하고 있는 SMR 실증로(케머러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SK이노베이션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케머러 1호기 SMR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 진행중이다. 양사는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같은 내용도 합의서에 포함했다. 나아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규제·산업·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에는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이 참여한 만찬 자리가 열렸다.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함께 논의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사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기술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결합해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전략을 정립해 나갈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도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과 한국형 설계·사업 수행체계 마련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양사는 한·미 양국의 정책 및 금융 지원과 연계 가능한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 방안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 사업성 검토와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 등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다. 추형욱 대표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넘어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고,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핵심 추진동력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확대해왔다. 여기에 테라파워 투자 및 SMR 사업개발 역량을 결합해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전력·ESS·SMR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전략이다. 이는 최 회장이 SK그룹이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 등 AI 밸류체인 전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AI 풀스택' 전략을 강조해온 점과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하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전원자력연료, 노사·산학 협력 강화…지속가능 성장 기반 다져

한전원자력연료가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과 산학협력 확대를 통해 조직 경쟁력과 원자력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노사 간 소통과 공동 참여를 기반으로 2년 연속 노사관계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원자력 전문 교육기관과 손잡고 신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노사관계 우수기업 인증'을 올해 2년 연속 획득했다. 노사관계 우수기업 인증은 노사 간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노사문화를 정립하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실천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제도다. 노사 대표자의 리더십과 노사관계 성숙도,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정부 지침 준수와 기관 경영평가 우수 성과를 비롯해 사회공헌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회사 주요 사안별 태스크포스(TF)에 노동조합이 참여하고 노사 간 의사소통 채널을 활성화하는 한편, 노사관계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점도 인정받았다. 산학협력을 통한 원자력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최근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와 기술개발 및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산학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원자력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원자력연료 주기 분야 신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비롯해 연구 인력 및 기술정보 교류, 연구 장비·시설 공동 활용, 학생 현장실습 지도 및 시설 제공, 재직 인력 직무 전문교육 등 총 6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합동연구회와 기술교류회 등을 구성·운영하고 학술회의와 워크숍을 공동 개최하는 등 연구 현장과 교육기관을 잇는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원자력연료 주기 분야의 기술개발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기반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원자력연료는 노사 공동 참여를 통한 조직문화 개선과 산학 연계를 통한 연구·인재 육성을 병행하며 원자력연료 전문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중부발전, 신안우이 해상풍력 순항…에너지 전환 가속

한국중부발전이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BESS)와 가상발전소(VPP) 등 전력계통 안정화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맞춰 별도의 운영 조직을 신설하는 등 발전사업 구조 변화에도 대응하고 있다. 14일 중부발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15메가와트(MW)급 초대형 풍력터빈이 적용되는 390MW 규모의 전남 신안우이 해상풍력이 오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중부발전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을 통해 초대형 터빈 운영 및 유지보수(O&M) 경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령 녹도 해상풍력, 남해 미조 해상풍력, 공공주도 보령 해상풍력 등 대형 프로젝트 개발을 추진하며 총 4000M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에서는 산업단지 내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화성·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의 공장 지붕과 주차장 등에 지붕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생산된 전력을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중부발전은 최근 송전계통 안정화를 위한 장주기 BESS 공모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향후 대규모 저장설비를 구축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완화와 계통 안정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VPP 전력중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분산된 재생에너지 자원을 묶어 발전량을 예측하고 전력시장에 입찰하는 방식으로,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어나면서 운영 체계도 개편했다. 중부발전은 지난 4월 재생에너지운영본부를 출범시키고 전국에 분산된 태양광·풍력 설비를 통합 관리하기 시작했다. 운영본부는 실시간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에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적용해 발전량 예측과 설비 상태 진단 등을 수행한다. 중부발전은 앞으로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발전설비 확대뿐 아니라 BESS·VPP 등 계통 안정화 사업과 설비 운영 역량을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영조 중부발전 사장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를 넘어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 구축과 선제적인 전력망 안정화 기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며 국민에게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수자원공사,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물요금 차등화’ 검토

한국수자원공사가 반도체 기업과 일반 국민에게 적용하는 물요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용수를 사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일반 생활용수와 동일한 요금을 적용하는 현행 체계가 형평성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박일준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기획처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반도체·AI 첨단산업특별위원회와 주호영 의원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지도와 인프라 전략 토론회'에서 반도체 산업용수 요금 체계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처장은 “일반 주민이 1톤을 쓰면서 내는 비용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1톤을 써서 내는 비용이 똑같다"며 “요금 체계가 목적별로 공급하는 게 아니고 수종별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자원공사의 광역상수도 요금은 사용 목적이나 이를 통해 얻는 편익이 아니라 원수·정수 등 공급되는 물의 종류에 따라 책정된다. 이에 따라 같은 종류의 물을 공급받는다면 일반 생활용수와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용수 간 요금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박 처장은 이에 대해 “비용적 편익은 반도체 쪽에서 쓰는 경우가 상당히 클 것"이라며 “반도체 회사 등 고편익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부담하는 부분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반도체 산업용수 공급에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 비용을 누가, 어느 정도 부담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인 만큼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이에 투입되는 비용까지 기존 용수와 동일한 방식으로 전 국민이 동일하게 부담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부식 단국대 인프라건설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용수 같은 경우에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다뤄지기 때문에 굉장히 부가가치도 높고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격도 수익자 부담과 경제성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며 “기존처럼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시장 원리를 일부 도입할 필요가 있고 비용도 수익자 부담 원칙을 통해 기업 부담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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