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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그렇게 더웠는데…세금 들인 ‘기후보험’ 지급 실적 ‘전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올여름,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후 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며 도입한 '기후보험'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염특보 시 신속 지급을 내세운 선진형 보험은 까다로운 조건에 묶여 아직까지 지급 사례가 전무했고, 전 주민 무료 가입을 내세운 보험은 가입 사실조차 모르는 주민이 태반이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기후보험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서 주무 부처와 보험업계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지자체 기후보험의 한계를 털어놓으며 전면적인 제도 재설계를 촉구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것은 제주도가 올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일용직 건설근로자 기후보험'이다. 기상청 폭염특보 발령 시 손해사정 없이 정액을 보상하는 이른바 '지수형 보험'으로 주목받았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이승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은 “제주도 기후보험은 지수형을 표방했지만 '실제 공사 중지'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사실상 실손보험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올여름 극심한 폭염이 이미 지나갔음에도 실제로 보험금이 지급된 사례가 아직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폭염특보가 내려져도 현장 공사 작업이 공식 중단돼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구조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 도민 무료 자동 가입을 내세운 경기도 기후보험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정광민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의 발제에 따르면, 경기 기후보험의 손해율은 약 22%에 불과했다. 정 교수는 “손해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은 온열질환이나 한파 등 담보 범위가 협소하고 취약계층 기준도 좁게 설정된 탓"이라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현희 손해보험협회 일반보험팀장은 “전 도민 무료 가입이다 보니 본인이 가입된 사실조차 모르는 데다, 직접 진단서 등 서류를 내야 하는 손해사정 문턱도 높다"고 짚었다. 이어 “지수형 보험의 경우 특보 발효 시 즉시 지급하고 싶어도 보험사가 취약계층 명단이나 계좌 정보 등 필수 데이터를 넘겨받지 못해 자동 지급이 불가능한 구조적 모순이 있다"고 토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자체 보조금만 쥐여줄 게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지자체별 기후위험 지도와 취약계층 데이터를 통합하는 정보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며 “그래야 보험사도 현실에 맞는 특화 상품을 내놓을 수 있고 취약계층도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부채율 600% 부실 공기업 뭐하러 만드나”…가스·석유公 노조, 통합 반발

정부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을 발표했지만, 당사자인 양 기관 노조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대로 통합 시 부채율이 600%에 이르러 재무건전성이 크게 떨어지고, 이는 경영평가에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황성훈)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지부장 이승용)는 각각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른 양사 통합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석유 및 가스 부문의 통합적 에너지 전략 수립과 규모의 경제 실현, 국제 협상력 제고를 명분으로 양사를 통합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노조는 “정부가 탐사·개발·비축·도입·유통 등 각 기관의 고유한 전문성을 무시한 채 일차원적인 발상으로 강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사자인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은 밀실 행정이이자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폭거"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석유공사 노조는 사측을 향해서도 “위기 앞에서 수수방관하는 사장과 경영진의 비겁함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 개최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 총사퇴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가스공사 노조 역시 이번 통합을 '석유공사의 부실 부채 떠넘기기'로 규정하며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석유공사는 2025년 결산 기준 자산 19.4조 원, 부채 21.9조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며 “정부가 명확한 부실 처리 방안 없이 통합을 강행하면 석유공사의 22조 원 부채가 가스공사에 합산되어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이 약 600%로 폭증하고 신용등급이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스공사 또한 미수금 부담으로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석유공사의 막대한 부채까지 떠안길 경우, LNG 도입 차질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 국가 에너지 안보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사 노조는 정부에 졸속 통합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민수용 미수금 해결책 마련 및 천연가스 수급관리 체계 일원화 등 본질적인 에너지 안보 강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너지소식] “K-발전 기자재, 동남아 뚫었다”…서부발전, 12개 강소기업과 수출 영토 확장

한국서부발전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국내 전력·에너지 분야 중소기업 12개사와 함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무역사절단을 파견해 총 1876만 달러(약 250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사절단은 한국전기기술인협회와의 상생협력 후속 사업으로, 인도네시아 브카시에서 1397만 달러 규모의 상담과 3건의 업무협약(MOU)을 이끌어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서도 1건의 계약 체결과 479만 달러 상당의 상담 실적을 올렸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최대 민자발전사인 말라코프 파워 버하드(Malakoff) 및 탄중빈 발전소를 방문해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현지 발전설비 공급망 진입을 위한 협력 기반을 다졌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이번 무역사절단은 현지 유력 발전사와의 협력망을 통해 국내 강소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 기회를 넓힌 뜻깊은 성과"라며 “협력기업들이 지속적인 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오는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에너지·기후·번영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기념 정책세미나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안보 전략을 제시한다. 행사는 글로벌 기후정책과 에너지 공급망 과제를 다루는 1세션과, 기념식 및 기조연설, 인공지능(AI) 시대 전력망과 무탄소 에너지 믹스를 논의하는 2세션 순으로 진행된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지난 40년의 연구 성과를 돌아보고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지형 속 정책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에너지안보, 기후위기 대응, AI 시대 전력 시스템 혁신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한전KDN이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전북 정읍시 JB금융그룹 연수원에서 경영진과 주요 보직자 35여 명이 참석한 'AI 추진전략 강화를 위한 전사 리더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에너지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에 대응해 실질적인 사업과 업무혁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2035 중장기 AX 추진전략'을 공유하고, 타운홀 미팅을 통해 에너지 특화 AI 데이터센터 경쟁력 확보와 개방형 생태계 구축 등 핵심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대시보드 구현 및 보고서 작성 등 실무 실습을 진행하며 리더의 변화관리 역량을 다졌다. 한전KDN 관계자는 “리더들이 AI 전략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직접 결과물을 도출해 본 실행 중심의 워크숍"이라며 “경영진과 현장의 유기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에너지산업의 AI 대전환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에너지공사가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지역본부, 서울특별시와 함께 시민참여형 친환경 출퇴근 캠페인인 '2026 에너지·기부라이딩 시즌2'를 7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6주간 진행한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번 캠페인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앱에서 신청한 후 평일 출·퇴근 시간(출근 05~10시, 퇴근 17~23시)에 이용하면 자동 참여된다. 주행거리 1km당 1원의 기부 포인트가 적립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되며, 우수 참여자 80명에게는 최다참여상·최장거리상 등 포상이 주어진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출·퇴근길 자전거 이용이라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에너지 절약과 나눔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행사"라며 “수송부문 탄소중립과 기부 문화가 시민사회 전반에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충남 서북부 5개 시·군 도시가스 공급사인 미래엔서해에너지가 지난 4일 '안전점검의 날'을 맞아 예산역 일대에서 가스안전 및 범죄예방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에는 미래엔서해에너지 임직원을 비롯해 예산경찰서와 코레일 관계자 등이 함께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스사고 사례 사진전을 열고, 생활 속 가스안전 수칙과 범죄예방 요령이 담긴 안내 홍보물과 기념품을 배포했다. 미래엔서해에너지 관계자는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안전의식을 한층 높이겠다"라며 “안전 사각지대 없는 안심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지속해서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신고창변전소, 고창 성송면 확정…34개 마을 ‘만장일치 동의’

기피시설로 꼽히며 3년 넘게 갈등을 빚어온 345킬로볼트(kV) 규모의 '신고창변전소'가 전북 고창군 성송면 주민들의 자발적 유치에 힘입어 마침내 최종 부지를 확정 지었다. 극심한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촌 마을이 변전소를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생존 인프라'로 선택하면서, 전력망 갈등 해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7일 한국전력은 이날 열린 '345kV 신고창변전소 및 분기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고창군 성송면을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고창변전소는 전북 지역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연계와 국가기간 전력망 보강을 위한 핵심 전력설비다. 그러나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조차 장기간 지연되는 등 지난 3년간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평행선을 달리던 사업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성송면 주민들의 결단이었다. 성송면은 과거 개발사업 피해와 매년 마을 하나가 사라질 정도의 급격한 인구감소 문제를 겪어왔다. 주민들은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변전소를 발전 기반으로 삼기로 뜻을 모았다. 주민들의 뜻이 모이자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 7월 주민 주도로 유치위원회를 결성한 뒤 설명회와 동의 절차를 밟았고, 성송면 관내 34개 마을 전체가 유치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한전 역시 주민들의 높은 유치 의지와 수용성을 적극 반영해 성송면을 최종 부지로 낙점했다. 이 같은 반전 뒤에는 한전의 '직접 소통' 전략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전은 지방자치단체나 반대대책위원회 중심의 기존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주민과의 직접 대화를 택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20여 차례 설명회를 열고, 변전소의 필요성은 물론 기업·일자리 유치 효과, 예상되는 단점까지 투명하게 설명하며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성송면의 유치 결정 이후, 인근 연계 송전선로 사업에서도 주민들이 먼저 유치를 희망하고 나서는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국가기간 전력망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뜻을 모아주신 성송면 주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사례가 지역과 국가가 함께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전력망 구축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전력 공급의 핵심인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주거지와 학교 인근 초고압 시설 설치에 따른 전자파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정부와 한전,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3+1 협의체' 구성 등 중재 방안이 논의됐으나, 팽팽한 입장 차로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아침 최저 12℃, 낮 최고 31℃…동해안 곳곳 비

오는 8일 수도권과 강원 내륙을 제외한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침 최저기온은 12~21℃, 낮 최고기온은 25~31℃로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보됐다. 동해안에는 늦은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해상에서는 강한 바람과 함께 최고 4m의 높은 물결이 일겠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8일) 늦은 오후 강원 북부 동해안·산지를 시작으로 밤에는 그 밖의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로 비가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5~40㎜,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5~10㎜다. 해상에는 거센 풍랑이 이어지겠다. 동해 남부 해상과 남해 동부 해상, 남해 서부 동쪽 먼바다, 제주도 해상은 바람이 시속 30~70km(초속 9~2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0~4.0m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오후부터는 서해 중부 바깥 먼바다와 서해 남부 북쪽 바깥 먼바다에도 바람이 시속 30~60km(초속 8~16m)로 강해지고 물결이 최고 3.5m까지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조금 낮아 쌀쌀하겠다. 전남권을 중심으로는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안팎까지 올라 다소 덥겠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화려한 축제 뒤 쓰레기 대란, 이젠 주최측에 책임 물어야”

축제와 대규모 행사가 끝난 뒤 남겨진 쓰레기로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작 주최 측에 쓰레기 감량이나 처리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1회용품 규제가 상설 매장에만 맞춰져 있어 야외 행사 관리에 구조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일 발간한 '문화예술 축제·행사의 자원순환 관리체계 구축 과제' 보고서를 통해 축제·행사 폐기물 관리체계를 '사후 청소'에서 '사전 감량'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의 1회용품 규제는 음식점, 대규모 점포, 체육·공연시설 등 업종과 고정 시설 위주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야외 광장이나 공원, 임시 부스 등에서 단기간 열리는 축제 전체를 하나의 관리 단위로 묶어 규제하기 어렵다. 행사 전체를 기획·운영하는 주최사나 행사대행사의 1회용품 관리 책임 역시 법률상 명확하지 않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에도 행사 개최 전 감량계획을 세우거나 사후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 결국 행사 기간 쏟아져 나온 쓰레기의 수거와 처리 부담은 고스란히 관할 지자체의 몫으로 전가되는 구조다. 실제 관리 체계를 바꿨을 때의 감축 효과는 뚜렷하다. 지난해 전남 강진군 지역축제 5곳을 조사한 결과, 기획 단계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한 축제는 미도입 축제 대비 전체 폐기물 발생량이 약 24%, 버려진 1회용품은 37% 이상 감소했다. 생산·처리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3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도적 강제성이 없다 보니 2024년 기준 전국 지자체가 계획한 지역축제 1170곳 중 다회용기를 도입한 곳은 340곳(29%)에 불과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문제 해결을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하며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우선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일정 규모 이상 축제의 주최자에게 1회용품 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폐기물관리법에 행사별 폐기물 감량계획 수립과 사후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문화예술진흥법과 관광진흥법을 정비해 축제에 투입되는 국고·지방 보조금 지원이나 문화관광축제 지정 시 폐기물 감량, 다회용기 사용 실적 등 친환경 평가 기준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행사 폐기물 관리는 끝난 뒤 얼마나 잘 치웠느냐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발생량을 얼마나 줄이도록 설계했는가의 문제"라며 “최종 수거·처리는 지자체가 맡더라도 주최 측의 사전 감량 책임을 명확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100km 연료비가 단 2960원”…가을철 주말 낮 전기차 충전비 ‘휘발유 5분의 1’

드라이브 시즌인 가을철 전기차 충전요금이 최대 50% 할인된다. 할인폭이 가장 큰 주말 낮 시간대 전기차를 충전하면 연료비가 휘발유차보다 1/5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버온, GS차지비, 플러그링크 등 민간 충전사업자들도 잇따라 할인에 나서고 있어 전기차 보급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민간 충전사업자들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가을철 주말·공휴일 낮 시간대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정책에 맞춰 충전요금을 최대 50%까지 할인한다. 적용 기간은 이달 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주말 및 공휴일 총 21일간이며, 시간은 태양광 발전량이 집중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이같은 할인 정책에 정부는 당초 19개 민간 충전사업자가 동참한다고 발표했으나, 확인 결과 현재 구체적인 할인 요율을 확정하고 공지한 곳은 6개 사로 나타났다. 할인 계획을 확정한 사업자별로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에버온은 완속 충전 요금을 기존 kWh당 296원에서 246원으로 50원 내리고, 급속 충전의 경우 기존 296원에서 148원으로 50% 할인해 공급한다. GS차지비 역시 완속 충전은 기존 295원에서 245원으로 50원 인하하고, 급속 충전(기존 kWh당 325~345원)은 50% 할인한 160~170원대에 공급한다. 이번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경우 전기차의 연료비 절감 효과는 극대화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의 9월 첫째 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리터당 1860.2원)을 적용하면, 복합 연비 리터당 12km인 휘발유 차량으로 100km를 주행할 때 약 1만5500원의 연료비가 소요된다. 이에 비해 전비 킬로와트시(kWh)당 5km 전기차 기준으로 이번 가을철 민간 업계의 최대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주행 비용은 대폭 낮아진다. 완속 충전기(kWh당 245원)를 이용해 100km를 주행하면 충전 비용은 약 4900원으로 휘발유 차량 대비 3분의 1 미만(약 32%)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 50% 할인이 적용되는 급속 충전기(kWh당 148원)를 활용하면 100km 주행 비용은 약 2960원까지 떨어져 동급 휘발유 차량 연료비의 5분의 1 수준(약 19%)으로 운행할 수 있다. 가을은 차량 주행이 늘어나는 드라이빙 시즌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주유소 기름 판매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반면, 전기차 충전요금은 최대 50%까지 할인된다면 소비자들로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2020년 10만2045대, 2023년 44만4033대, 2025년 89만9101대, 2026년 7월 113만1483대이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올해 1조6114억원에서 내년 2조1403억원으로 32.8% 증액할 계획이며, 지원 물량도 30만대에서 43만대로 확대하고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도 전환지원금을 도입한다. 한편 완속·이동형 충전 인프라 비중이 높은 파워큐브는 해당 시간대 이용 시 전력량 요금의 50%를 즉시 감면한다. 볼트업은 오는 12일부터 합류해 급속을 제외한 완속 충전 단가를 기존 kWh당 295원에서 250원으로 45원 낮춰 공급한다. 현금성 리워드 혜택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다. 기존 충전 단가가 292~322원 선인 플러그링크는 완속·급속 회원 모두에게 kWh당 50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완속 기준 최대 17% 수준의 체감 할인 효과를 내는 셈이다. 이브이시스는 kWh당 50원 상당의 충전권을 페이백 형태로 돌려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 발표에 포함됐던 채비, SK일렉링크, 아이파킹, 이지차저 등 나머지 13개 사업자는 아직 구체적인 할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개편과 손익 계산 등 업체별 내부 조율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구체적인 프로모션 공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접근성이 뛰어난 민간 충전소들의 대규모 동참으로 낮 시간대 전력 수요 분산 효과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5월 봄철 시범 시행 당시에는 공공 급속충전기 위주로 진행돼 할인 시간대 일평균 충전 건수 증가율이 약 9.2%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접근성이 높은 민간 아파트·빌딩 충전소까지 대상이 확대되며 수요 이동 폭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번 가을철 민간·공공 할인 실적과 이용자 수요 이동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는 '전기차 충전용 계절·시간대별 요금제'의 표준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지역난방공사·환경공단, 지방이전에 반발 거센 이유는?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제외돼 수도권에 남았던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환경공단이 2차 이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 기관 모두 수도권에 본사를 둬야 할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정부가 이번에는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내건 만큼 이전 압박이 클 것으로 보인다. 7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에너지·환경 분야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후보로 지역난방공사와 환경공단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공공기관 이전 추진 방향에는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이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의 잔류 필요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뒤 올해 4분기 이전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 기관은 현재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 가운데서 규모가 큰 편이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도 높다. 충북도는 지역난방공사와 환경공단을 비롯해 한국공항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IBK기업은행 등 5곳을 중점 유치기관으로 정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지역난방공사와 환경공단을 10개 우선 유치기관에 포함했다. 경북·경남·부산 등도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전략 유치기관을 선정하는 등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지역난방공사는 사업 구조 자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변수다. 지역난방공사는 경기 성남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국 19개 사업장 가운데 13곳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다. 공급 수요 역시 수도권 비중이 압도적이다. 집단에너지편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실적 기준 지역난방공사가 공급하는 전체 188만832가구 가운데 수도권 공급 세대는 144만2193가구로 76.7%에 달한다. 난방 사업은 지역난방공사외에도 해당 민간 혹은 공공 집단에너지사업자 및 도시가스 사업자가 열을 공급하는 경우가 있다. 지역난방공사 지역 지사는 △전남광주 △대구 △세종 △경남 김해·양산 △충북 청주 등에 위치해 있는데 그 외 지사가 없는 지역은 이전하기에 잘 맞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난방공사 노동조합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지역난방공사의 명칭을 '한국열에너지공사'로 변경하는 법이 발의되는 등 기존 지역난방 중심에서 친환경 열에너지 공급 등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 영역이 전국 단위로 넓어지면 수도권 수요 집중을 이유로 본사를 성남에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은 과거보다 약해질 수 있다. 환경공단은 인천에 본사를 두게 된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전을 둘러싼 지역 반발이 지역난방공사보다 더욱 거세다. 환경공단은 수도권매립지 등으로 환경적 부담을 떠안은 인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본사를 두게 된 만큼 인천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환경공단 이전이 사실상 수도권매립지로 오랜 기간 환경적 부담을 떠안은 지역에 또 다른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등 수도권 폐기물 정책 환경이 변화하고 있으나 아직 수도권매립지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지역 내 저항이 거센만큼 환경공단이 2차 이전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되고 있다. 실제 수도권매립지 문제해결 범시민운동본부와 검단·서구 주민단체는 지난 5월 3일 수도권매립지 인근에서 한국환경공단 지방 이전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는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지도 않은 채 매립지 주변 등을 관리하는 한국환경공단을 주요 지방 이전 공공기관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전 대상에서 환경공단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병)은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결산심사에서 “매립지 부담은 그대로 둔 채 보상으로 온 기관만 먼저 걷어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환경공단의 입지 배경과 법령상 예외 규정,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2차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자원공사’ 유치 총력전… 대구·울산, 벌써부터 팽팽한 신경전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를 통합하기로 하면서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간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대구광역시와 울산광역시 모두 에너지자원공사 본사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한국가스공사, 울산시는 한국석유공사 본사를 갖고 있다. 대구시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두 공사의 기능 통합은 단순한 기관 결합이나 지역 유치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자원안보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직 재설계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며 “통합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하며 통합 공사 본사도 현재 가스공사 본원이 있는 대구에 두는 것이 정부 개혁 방향과 조직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가스공사가 규모 면에서 월등히 큰 만큼 대구를 본사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는 가스공사 4305명, 석유공사 1456명이다. 자산 총계는 가스공사 53조6278억원, 석유공사 19조4442억원, 매출액은 각각 35조7273억원, 3조1365억원이다. 또한 대구시는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22년 세계가스총회 등을 개최하며 구축한 국제 에너지 네트워크와 교통·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도 통합 공사 본사 입지의 강점으로 제시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조직 규모와 운영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정책 연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한다"며 “가스공사가 있는 대구가 통합 공사 본사 입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에너지산업이 잘 발달해 있고, 에너지 기관들이 모여 있는 울산이 통합 본사 유치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신민식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개혁안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사, 개발, 비축, 도입 기능을 통합해 국가 차원의 에너지 공급망을 일원화하고, 해외 산유국이나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울산시는 이런 방안을 적극 지지하고 공감한다. 울산시는 개혁안의 목적과 전략이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수도 울산임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유치 당위성을 주장했다. 신 부시장은 이어 “울산에서는 에너지 자원 확보와 저장, 산업 활용, 이동, 미래 에너지 전환 등 모든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할 수 있다"며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 본사는 하나의 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두는 것이 효율적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신 부시장은 그 근거로 △석유공사·한국에너지공단·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동서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이 모여 있는 '기능군의 집적화' △다양한 에너지원이 저장·활용·소비되는 '에너지 자원의 집적화' △조선·석유화학·자동차·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전력 수요처'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 발표를 통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하나로 합쳐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자원 개발 및 비축을 일원화해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에너지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다. 신에너지 분야 기능과 석유 유통구조 개선, 도시가스 관련 복지사업 기능도 하나로 합친다.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사업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이관한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고, 석유공사가 재무 부실상태이기 때문에 주주 반발 등으로 통합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스공사 지분은 재정경제부 등 정부(26.15%), 한전(20.47%), 지자체(7.86%) 등 공공 지분이 54.48%다. 우리사주(0.99%)와 국민연금(5.54%)을 합쳐도 정부 측 지분율은 약 60%로, 합병 안건 의결 요건인 찬성률 3분의 2에 미달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일반주주 지분을 전량 매수한 뒤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4일 종가 기준 인수 필요 금액은 약 1조2832억원 규모다. 여기에 가스공사(약 41조원)와 석유공사(약 22조원)의 합산 부채만 63조원에 달해 정부의 추가 출자가 불가피하다. 석유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황성훈)은 7일 성명서를 통해 “무지한 탁상행정으로 공공기관을 유린하는 정부와, 눈치만 보는 비겁한 경영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통합에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전기차보다 내연차에 가깝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는 흔히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친환경차'로 인식된다. 배터리를 충전해 일정 거리를 전기로 달리고, 배터리가 소진되면 기름을 태우는 엔진을 가동해 주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도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등에서 PHEV의 환경 성능은 예상보다 크게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보다는 내연차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최근 '공정한 경쟁을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유틸리티 팩터를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경제지역(EEA)에서 2021~2023년 등록된 PHEV의 실제 운행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인증값과 실제 배출량 차이 커 핵심은 PHEV의 공식 이산화탄소(CO₂) 인증 방식이다. PHEV는 시험 과정에서 전기모드와 엔진모드로 주행한 결과를 단순 평균하는 것이 아니라, 유틸리티 팩터(UF)​라는 값을 적용해 두 주행모드의 배출량을 합산한다. 문제는 이 UF가 차량의 전기주행거리가 길수록 실제 도로에서도 더 많은 거리를 전기로 달릴 것으로 가정한다는 데 있다. 즉, 배터리가 커지고 전기주행거리가 늘어나면 인증상 CO₂ 배출량은 크게 낮아진다. 하지만 실제로 운전자가 얼마나 자주 충전하는지, 전기 주행거리가 몇 %를 차지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ICCT가 EEA의 실제 운행자료를 분석한 결과, PHEV의 실제 CO₂ 배출량은 공식 인증값보다 훨씬 높았다. 2021년에는 실제 배출량이 인증값의 3.5배, 2023년에는 무려 4.6배​에 달했다. 반면 실제 도로에서 PHEV가 전기모드로 주행한 비중은 2021년 약 26%에서 2023년 약 17%로 오히려 낮아졌다. 그 결과 PHEV의 실제 CO₂ 배출량은 순수한 내연기관차보다 약 18% 낮은 수준에 그쳤다. 적어도 실제 운행만 놓고 보면 '전기차에 가까운 친환경차'라는 이미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충전하지 않는 PHEV'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PHEV의 환경성은 결국 얼마나 충전하고, 얼마나 전기로 달리느냐​에 달려 있다. 매일 충전해 출퇴근 대부분을 전기로 주행하는 PHEV라면 엔진 사용이 크게 줄어들어 환경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충전을 거의 하지 않고 장거리 주행을 주로 한다면 오히려 무거운 배터리까지 싣고 엔진으로 달리게 돼 연비가 낮아진다. 따라서 같은 PHEV라도 실제 사용 방식에 따라 연료 소비와 CO₂ 배출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ICCT가 문제 삼은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차량의 기술적 성능만으로 친환경성을 판단해 인증값을 낮추는 것보다, 실제 운행에서 나타나는 전기주행 비중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PHEV 자체가 '나쁜 차'라는 뜻은 아니다 이번 분석을 두고 PHEV가 전기차보다 환경성이 나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보고서가 직접 비교한 핵심은 PHEV의 공식 인증값과 실제 도로 배출량의 차이다. ICCT는 “PHEV의 친환경성을 평가할 때 배터리 용량이나 전기주행거리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충전 행태와 전기주행 비중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PHEV의 환경성을 결정하는 것은 차량의 제원만이 아니라 운전자의 실제 사용 방식인 셈이다. 이에 따라 PHEV의 인증 과정에 적용되는 UF를 실제 운전자들의 운행자료에 맞게 조정하고, 변화하는 운행 특성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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