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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전력시장 개혁이 먼저다

송전망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전기는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되어야 한다. 하지만 송전망이 부족한 전기는 어디서 생산하고 소비하느냐에 따라 공급비용이 달라진다. 그래서 송전혼잡과 손실을 가격에 반영하는 지역별 도매가격제(LMP, Locational Marginal Price)가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좋은 취지가 좋은 제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송전망을 독점하는 한전체제하에서 비용기반 도매시장과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소매요금, 불투명한 정산구조를 그대로 둔 채 지역만 나누면 시장개혁은 할인 재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변질된다. 전력시장의 가격기능을 회복하고 제대로된 시장개혁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전력시장의 도매가격 차등제는 몇 가지 문제와 전제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 첫째, 소매요금을 미리 지역적으로 차등하겠다고 발표하고 도매가격을 여기에 끼워 맞추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소매를 어느 곳도 올리지 않고 지역을 전부 차등이라는 명목으로 할인해 준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지역별 발전비용과 송배전·계통운영 비용을 계산하고,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나누고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정한 뒤 소비자 요금을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인하 폭을 먼저 약속하면 도매가격은 실제 전력의 가치를 발견하는 가격이 아니라 그 약속을 충당하는 수단이 돼버린다. 지지난 정부에서 한번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았고, 지난 정부는 산업용만 7번이나 인상했다. 올리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부담이지만 깎아주는 일은 국민들이 반대할 이유도 없고 너무나도 수월한 정치적 선택이다. 지극히 포퓰리즘의 극치이다. 가격을 안올리고 시스템이 유지될 수만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한전은 여전히 210조의 부채를 짊어지고 부채한도의 법적 줄타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확충과 전기국가를 외치면서 송전망 건설을 위한 요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요구에는 전혀 반응이 없다. 가스공사도 14조원의 미수금을 여전히 회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 미래 세대의 몫이고 여전히 이자를 내고 있는 소비자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방치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수도권의 비용 부담은 그대로 두고 다른 지역의 요금만 낮춘다면 부족한 재원의 부담 주체를 밝혀야 한다. 산업용만 할인하는 정책 역시 공급원가에 맞는 정책인지? 가정용과 일반용 등의 원가와 합치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균형발전 지원은 목적과 재원을 명확히 하고 전기요금 속에 숨겨서는 안 된다. 둘째, 도매가격 차등과 소매요금 차등의 연결고리가 약하다. 도매시장을 수도권·비수도권·제주로 구분하지만, 소매요금 논의는 별도의 권역과 지역우대 기준을 사용한다. 전기적 혼잡을 반영한 구분과 지역균형 발전정책은 엄연히 다른데 지역균형에 모든 것을 올인해 버린 실정이다. 도매가격에 망 이용비와 계통운영비를 합산해 소매요금으로 전달하는 원칙 없이 지역 차등의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가격을 좌우하는 계통운영 기준의 투명성이 부족하다. 원칙적으로 수도권 융통한계와 발전기별 선로민감도를 활용한다는 방향이 제시돼 있다. 문제는 원칙의 부재보다 구체적 적용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송전한계량을 어떤 고장과 안전도 가정으로 산정하고, 제약발전기의 가격결정 자격과 예비력 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지역가격은 달라진다. 중앙급전 발전기는 전기적 영향으로, 비중앙급전 발전기는 소재지로 구분하는 차이도 설명이 필요하다. 입력자료·산식·급전결과와 민감도 분석을 공개하고 독립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송전망 건설 지연의 책임까지 발전사업자의 가격 하락으로 대체해서도 안 된다. 넷째, 저렴한 연료를 확보한 발전사가 그 성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비한계 발전기는 비용을 낮추면서 기대이윤을 늘림과 동시에 SMP를 낮춰서 국민 전체에 편익을 제공한다.그런데 지역의 한계가격을 정하는 발전기가 연료비를 낮출 때 판매가격도 함께 하락하거나, 절감 이익을 회수한다면 노력의 보상이 줄어든다. 반대로 비싼 연료와 비효율은 보전해 주면서 절감 성과만 거둬들이면 비용을 낮출 이유가 약해진다. 이런 왜곡이 누적되면 단기 도매가격 인하와 달리 장기 공급비용과 전기요금에는 상승 압력이 생긴다. 연료조달 경쟁과 효율투자를 보상하는 가격입찰제로 이행하는 정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 다섯째, 지역가격을 적용한다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정책과도 위배된다. 대부분 재생이 많은 곳이 공급이 넘치고 송전이 막힌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LMP로 낮아지는 발전단가를 적용받는 대부분은 지역 발전기는 재생에너지 발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기 고정가격계약에서는 LMP를 적용하여 낮은 단가 계약이 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도 결이 맞지 않는다. 단가는 낮추고 공급을 늘리라는 정책은 경제원론 수준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원칙이다. 영국, 호주 등 노드별 가격제(nodal Price)를 실시하려다가 실패한 사례들은 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역별 가격제는 소매 할인의 재원 마련이거나 일방적인 소수 발전사의 수익을 깎는 제도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전력공급 비용을 낮추는 제도여야 한다. 비용기반 시장의 한계를 넘어 가격입찰과 경쟁을 확대하고, 정산조정의 자의성을 줄이며, 송전망 투자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도매·소매·계통·계약을 따로 고쳐서는 정직한 가격이 나오지 않는다. 전력시장 전체를 함께 개혁할 때 지역별 가격도 산업경쟁력과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 조홍종

‘태풍’ 예보 잘하면 돈 번다…정확도 높이는 데 투자해야 [기후 리포트]

태풍·허리케인·사이클론 같은 열대저기압(tropical cyclone)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풍이 접근할 때 불필요한 대피와 시설물 보호 조치를 줄이는 동시에, 예보를 놓쳐 발생하는 인명 피해와 자산 손실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예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관측망 확충을 비용이 아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투자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 수학·통계학과 연구팀과 미국 해군연구소, 조지아공대 지구대기과학대학 등 연구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 학술지 '자연 재해(Natural Hazards)'에 발표했다. ◇ 태풍 예보의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계산했나 연구팀은 미국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태풍 예보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하는 비용·손실 모형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가 항공기·군함 등 주요 자산의 피해와 보호 비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인명 피해, 대피 비용, 예보 신뢰도 하락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포함했다. 태풍이 접근하면 군사기지는 위험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비 태세를 높인다. 항공기를 격납고로 옮기고 군함을 결박하는 비교적 간단한 조치부터 항공기와 군함을 위험 지역 밖으로 이동시키는 고비용 조치까지 다양하다. 예보가 부정확하면 태풍이 오지 않는데도 비싼 대비 조치를 취하거나, 반대로 태풍이 닥칠 때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과거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강도, 기지별 인원과 자산 규모, 대비 비용, 피해 추정치 등을 결합해 예보 정확도가 높아질 때 얼마나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추산했다. 예보가 없는 상황에 가까운 기후학적 기준과 실제 예보의 적중률·오경보율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풍이 발생했을 때의 피해액만 계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태풍에 대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대비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함께 비교해야 예보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 한국 진해·포항 기지는 1건당 20만달러 절감 연구팀은 2021년과 2022년 서북태평양 태풍 사례를 중심으로 미국 군사기지 7개 실제 사례를 분석하고, 미국 노퍽 해군기지 사례를 비교 대상으로 포함했다. 분석 결과, 태풍 예보의 경제적 가치는 기지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약 2만4000명의 군 관계자 등이 생활하고 군함을 이동시켜야 하는 대규모 기지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태풍 예보 한 건당 약 450만~560만달러(약 60억~74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추산했다. 여기에 예보 신뢰도 하락으로 향후 10년간 불필요한 군함 이동이 반복될 수 있다는 비용까지 반영하면 절감액은 약 7340만~7420만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한국의 진해·포항 기지는 분석 대상 인원이 500명인 소규모 기지로 설정됐다. 이 사례의 태풍 예보 한 건당 경제적 가치는 약 20만달러(약 2억6500만원)로 추산됐다. 다른 기지의 추정 절감액은 괌 740만달러, 일본 사세보 240만~360만달러, 이와쿠니 190만달러였다. 미국 노퍽 해군기지는 인명 피해 예방 효과 등을 포함했을 때 약 4070만달러, 예보 신뢰도 유지에 따른 추가 효과까지 반영하면 약 9940만달러의 절감 효과가 추산됐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로 지급되거나 회계상 확정된 수익이 아니다. 연구팀이 각 기지의 인원과 자산, 대비 비용, 피해 가능성 등을 모형에 적용해 산출한 추정치다. 특히 군함 이동 비용과 예보 신뢰도 유지에 따른 편익은 가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인명 피해 줄이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편익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태풍으로 인한 부상과 대피 비용을 경제적 가치 계산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태풍 피해는 건물이나 장비의 파손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강풍에 날리는 물체, 침수, 낙상, 교통사고, 대피 과정의 사고 등으로 사람이 다칠 수 있다. 그러나 부상은 사망이나 대규모 재산 피해보다 기록이 불완전해 경제적 손실을 추정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부상 비용 자료와 재난 관련 선행 연구를 활용해 태풍으로 발생하는 비치명적 부상 1건의 평균 비용을 약 13만3066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2024년 달러 기준으로, 의료비와 부상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을 반영한 연구상 추정치다. 또한 충분한 대비가 없는 상태에서 태풍을 맞으면 인구의 약 4%가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이를 인구 1000명의 기지에 적용하면 부상자가 평균 40명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연구팀은 이때 예상되는 부상 비용이 대피·대비 비용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상률 4%는 모든 태풍에 적용되는 확정적인 통계가 아니라 제한된 자료와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설정한 모형의 가정이다. 연구팀도 태풍 관련 부상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주요 한계로 지적했다. ◇ 예보를 놓치면 이후 10년간 비용이 늘어날 수도 정확한 태풍 예보의 가치는 당장의 피해를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예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이후 의사결정에서도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논문은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 과거 태풍의 강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군함 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소개한다. 직접적인 피해액은 약 3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예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이후 여러 해 동안 불필요한 군함 이동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추가 비용이 장기간 누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퍽 해군기지 사례에서는 인명 피해 예방과 자산 보호 효과 등을 반영한 절감액이 태풍 사건당 약 4580만달러로 계산됐다. 여기에 예보 신뢰도 유지에 따른 편익 4억달러를 가정해 반영하면 총 절감액은 약 994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처럼 예보의 경제적 가치는 단순히 한 차례의 태풍 피해액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예보를 믿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유지되면 이후의 대비 비용과 자산 운용 비용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정확한 예보를 위한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편익 이번 연구 결과를 도시와 산업시설에 적용하면 정책적 의미는 더욱 커진다. 태풍이 접근할 때 항만의 선박을 이동시키거나, 공항 운영을 중단하거나, 산업시설의 가동을 멈추는 결정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예보가 부정확하면 불필요한 운항 취소와 생산 중단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위험을 과소평가하면 시설물 파손과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방법론을 섬 지역과 대도시, 소규모 국가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한국에 적용하려면 국내 태풍의 경로와 강도, 지역별 인구·자산 분포, 대피 비용, 산업별 생산 중단 손실 등을 반영해 별도의 모형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태풍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일은 기상 관측과 예측 기술의 발전만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재난 대응 비용을 줄이고, 인명과 자산을 보호하며, 산업 활동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경제정책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정확한 예보에 필요한 관측 장비와 자료 수집, 수치예보모델 개선, 전문인력 확보에 투자할 때 그 성과를 예보 적중률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예보 개선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와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는지까지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풍 예보를 잘하는 것이 결국 돈을 버는 일이라는 점을 정책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026 국감] 김성환 기후장관 “한전채 한도 축소 어려워…해풍 계약기간 늘면 발전단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지금은 중동 전쟁 같은 일 때문에 한국전력공사의 이익이 줄어 한전채의 발행 한도를 공사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로 줄이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중동 전쟁이 안 일어났으면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배에서 2배로 축소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한전채는 원래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자본금과 이익금을 합친 금액의 2배까지만 발행하도록 규정됐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자 한전법 개정을 통해 발행 한도를 5배로 확대했다. 경영 위기 해소 등을 위해 긴급한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한도를 6배까지 늘릴 수 있다. 한전은 이 법안을 바탕으로 한전채 발행을 늘려왔고, 올해 발행 한도가 121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월 말 기준 남아있는 추가 발행 여력은 49조8000억원이다. 개정 한전법은 현행대로라면 내년 말 일몰되기 때문에 발행 한도 5배를 유지하기 위해 한전법을 추가 개정하거나 한전채 발행 규모를 자본금과 이익금 합계의 2배 이내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전력 추가 수요에 대응하려면 한전이 전력망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정가격계약 기간을 현행 20년에서 25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도 김 장관은 내놨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김 장관이 지난달 해상풍력발전위원회에서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기간 연장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의 관련 질문을 받고 “계약 기간을 늘리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한다"며 “지금 킬로와트시(kWh)당 300원대로 아직 비싼 한국 해상풍력 발전단가를 200원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라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립 중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국회 보고 시점을 묻는 김정호 위원장(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원자력 발전 공론이 12월 초·중순쯤 마무리될 것"이라며 “국회에 보고하는 시점은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HD현대엔솔, 3분기 영업익 204억원…내수·美 판매 늘어 전년比 39%↑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3% 증가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1508억원으로 24.5% 늘었다. 국내외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판가도 올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됐다. 특히 태양광 모듈 부분의 매출이 30.9% 증가한 1508억원을 기록했다. 솔루션 부문도 인버터와 설계·조달·시공(EPC) 설치공사 수요 확대로 매출이 5.9% 늘어난 303억원이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힘을 받으면서 매출이 10% 많아진 79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은 상업용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 매출이 634억원으로 56.1% 증가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소희 의원, 中 CGN 계열사 발전사업 변경허가 감사원 감사 촉구

미국에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국유기업 중국광핵그룹(CGN) 계열사의 국내 발전사업 변경허가 과정을 두고 감사원 감사 요구가 제기됐다. 허가 당시 CGN의 미국 제재 이력과 안보 위험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하고 중국 군사기업으로까지 지정한 기업의 계열사에 우리 정부가 발전사업 변경허가를 내줬다"며 “오늘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감사에서 여야 합의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씨지앤대산전력은 CGN 계열사인 CGN신에너지가 지분 100%를 간접 보유한 국내법인이다. 미국 법무부는 2016년 CGN 등을 승인 없이 중국의 핵물질 개발을 지원하기로 공모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미 상무부는 2019년 CGN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고, 국방부도 2020년부터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도 변경허가 당시 CGN의 미국 제재 이력과 안보 위험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여부를 지적했다. 그는 “국감에서 지적할 때까지 전기위원회는 CGN의 미국 제재 이력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심사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직 산업부 고위공직자의 취업과 허가 경위도 감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을 지낸 이 모 씨는 2021년 6월 씨지앤대산전력 대표이사로 취업했고, 약 5개월 뒤 전기위원회는 이 회사의 LNG 복합발전사업 변경허가안을 의결했다. 김 의원은 취업 관련 규정 준수 여부와 허가 과정 관여 및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여부, LNG 전환 판단 근거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국감 이후 다음달 13일 회의를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행 전기사업법에는 국가안보 위험만을 독립적인 사유로 허가취소나 사업정지 조치를 할 명시적 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있을 경우 운영 중인 발전사업에도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며 “법 개정과 별개로 과거 변경허가 과정의 적정성은 반드시 감사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공무원이 보험영업사원이냐”…기후부 홍보성 행사 예산 논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환경의 날 홍보성 행사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1000만 기후시민' 모집에 공무원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일회성 행사보다 탄소중립 실천 지원 등에 예산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기후부의 환경의 날 행사와 기후시민 사업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올해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은 당초 2억원 규모로 발주됐으며 환경교육주간 예산을 포함해도 4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KBS 음악방송 협찬비 7억4620만원과 기후행동 출범식 비용 5500만원 등이 추가되면서 관련 사업비는 약 12억원으로 늘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이미 충분히 높다"며 “문화행사에 기존에 없던 예산 7억원 이상을 더해 쓰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관 임기 내 '1000만 기후시민'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도마에 올랐다. 기후부는 각 실·국이 참여하는 10개 분과를 구성해 기후시민 가입 확대에 나섰지만 현재 등록자는 약 12만3000명으로 목표의 1.2% 수준이다. 김 의원은 “공무원들이 무슨 보험 영업사원인 줄 알았다"며 “좋은 정책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기후부의 역할이지 홍보와 성과 쌓기에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예산의 우선순위도 문제 삼았다. 탄소중립포인트제 녹색생활 실천 분야 가입자는 올해 6월 기준 약 226만명에 달하지만 관련 예산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조기 소진됐다. 김 의원은 환경의 날 관련 사업비 12억원이면 텀블러 이용 400만회분의 탄소중립포인트를 지급할 수 있다며 관련 예산 확대와 기후적응 사업에 재원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많지만 이를 본인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은 여전히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첫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가급적 예산을 절감하되 기후시민들이 함께 행동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공사 3분기 판매량 줄었지만…가스 가격 상승세에 실적 개선 기대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3분기 국내 천연가스 판매량이 줄었지만 판매 가격 상승과 해외 사업의 견조한 실적 등에 힘입어 영업실적을 개선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한국가스공사의 월별 천연기스 판매 실적 공시를 종합해보면, 가스공사는 올해 3분기 611만톤의 천연가스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4% 줄어든 수치다. 특히 발전용 천연가스는 판매량이 318만6000톤으로 14.3% 감소했다.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도매 가격이 오르고 국내 발전량 중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변수로 세계 LNG 시장이 충격을 받으면 국내 가스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4개월여의 시차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카타르 LNG 생산 설비 공격의 여파가 올해 3분기 들어 본격화한 것이다. 발전용 가스의 경우 올 들어 LNG 발전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영향을 미쳤다. 7~8월 LNG 발전량은 2만5116GWh로 전년 동기보다 13.8% 줄었는데, 같은 기간 석탄과 원자력 발전량은 각각 4만3638GWh와 3만1421GWh로 3.5%, 7.2% 늘었다. 이 공백을 비교적 발전단가가 낮은 석탄발전과 원자력 발전이 채운 셈이다. 그러나 가스 판매량 감소에도 같은 기간 영업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판매 가격이 오르면 발전사들이 가스공사를 거치지 않고 LNG를 직도입하는 선택지를 고르는 경향이 있지만, 0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것을 집계한 올해 3분기 가스공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어난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예상치는 19.7% 증가한 7조6252억원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1012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줄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분기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각각 9100억원과 6753억원으로 9.1%, 66.9% 늘어났다. 국내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 공급 가격은 지난 7월 들어 기가줄(GJ)당 2만원선을 18개월 만에 돌파했고, 3분기(7~9월) 평균 가격은 2만2685.39원으로 전년 동기보다31.4% 상승했다. 1분기와 2분기 1만6317.46원과 1만8016.06원으로 15.8%, 4.7% 하락한 점과 반대다. 직전 월과 비교하면 3월 GJ당 1만6048.20원에서 9월 2만4806.69원으로 54.6% 올랐다. 판매량이 줄어도 가스 판매 가격이 더 가파른 속도로 높아져 판매 매출이 더 크게 잡히는 구조다. 가스 가격 상승세는 해외 가스생산 프로젝트의 수익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시장에서 가스 판매 가격이 높아지면 국내 수입 단가가 높아지지만, 해외 사업에서는 공급 가격이 높아져 공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동북아시아 LNG 선물 가격 지표(LNG JKM)는 지난 7월 17일 종가 기준 MMBtu당 20.985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달 들어 30달러를 돌파해 지난 23일 31.420달러로 마감했다. 장기계약 천연가스 물량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도 브렌트유 기준으로 7월~지난달 중순 배럴당 70~100달러를 오갔다. 지난달 23일 103.08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선을 넘어선 뒤 지난 23일 116.72달러까지 올랐다. 가스공사의 캐나다 서부 LNG 사업은 지난 1~2분기 14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올해 수익 창출을 본격화했고, 호주 글래드스톤 LNG도 1분기 12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뒤 2분기 영업이익 645억원을 창출했다. 미얀마와 모잠비크 등 기타 LNG 개발 사업에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올해 가을이 중후반을 지나고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가스공사의 수익성은 3분기를 넘어 4분기에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스공사의 부채비율 감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52%포인트 하락한 345%를 기록했다. 다만 원료비 미수금이 2023년 말 16조원 가까운 수준까지 급등한 뒤 지난 2분기 말 14조1782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규모가 상당한 만큼 올해 말까지는 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역대 가장 늦은 태풍 ‘참피’ 물러갔지만…27일까지 강풍 주의

역대 국내에 가장 늦게 영향을 준 태풍으로 기록된 제30호 태풍 '참피'가 제주와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했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에서는 벗어났지만 27일부터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기온까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참피는 이날 오전 3시께 제주 서귀포 남남동쪽 약 230㎞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했다. 참피가 북상하면서 지난 주말을 전후로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제주 한라산 삼각봉에는 415.5㎜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다. 진달래밭 370.5㎜, 성판악 366㎜, 산천단 364㎜, 어리목 355㎜ 등 산지를 중심으로 300~4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제주 215.5㎜, 성산 254.4㎜, 표선 274.5㎜ 등 해안과 중산간 지역에도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비바람에 따른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에서는 나무가 쓰러지고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총 8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풍랑으로 제주와 진도·추자도 등을 잇는 일부 여객선이 결항했고 한라산 일부 탐방로 출입도 통제됐다. 부산에서는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25일 오후 7시21분께 동해선 일광역~월내역 구간에서는 선로변 나무가 쓰러져 전차선 장애가 발생하면서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복구 작업을 마친 뒤 26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이 재개됐다. 태풍이 소멸한 뒤에도 강풍에는 대비해야 한다.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 산지에서는 시속 70㎞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해안과 일부 전남 남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바람이 매우 강해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제주도 역시 순간풍속 초속 20m, 산지는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예상된다. 바다에서도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최대 3.5m, 서해 앞바다 3.0m, 남해 앞바다 2.0m까지 일겠고 먼바다에서는 최대 4.0m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풍과 함께 기온도 급격히 떨어진다. 27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밤부터 추워지겠다. 27일 아침 최저기온은 6~15도, 낮 최고기온은 14~20도로 예상된다. 28일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영상 7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국인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검출, 드문 일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성인의 혈액에서 폴리프로필렌(PP),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폴리스티렌(PS),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에틸렌(PE) 등 5종의 플라스틱 고분자가 검출됐다. 지난 2022년 네덜란드 연구진이 인체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처음 정량 측정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혈액 속 플라스틱 고분자의 질량 농도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특히, 2017~2021년에 채취한 혈액 시료 102개를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52개(51%)에서 정량 가능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돼 한국인 혈액 속에서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검출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게 됐다. ◇ 혈액 시료 102개 분석…평균 농도 1.45㎍/mL 중앙대 화학과 홍성관 교수와 성균관대 통계학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연구팀은 2017~2021년 국내 성인에게서 채취해 보관한 전혈 시료 102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환경연구 국제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인체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의 시간적 변화: 한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기간 중 비교'다. 연구진은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Py-GC/MS)을 이용해 혈액 속 플라스틱 고분자의 질량 농도를 측정했다. 분석 대상은 성인 비암 환자의 혈액 시료로, 연도별로 2017년 20개, 2018년 20개, 2019년 21개, 2020년 21개, 2021년 20개였다. 전체 시료의 미세플라스틱 평균 농도는 mL당 1.4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었다. 검출돼 정량 가능한 시료의 농도는 mL당 0.05~35.78㎍으로 차이가 컸다. 검출 빈도가 가장 높은 고분자는 폴리프로필렌으로 전체 시료의 27%에서 확인됐다. 이어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20%, 폴리스티렌 9%,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8%, 폴리에틸렌 3% 순이었다. 분석 대상에 포함된 ABS와 나일론 계열 고분자 PA66은 검출되지 않았다. 폴리프로필렌은 식품 용기와 포장재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폴리스티렌은 일회용 용기와 포장재 등에 쓰인다. 폴리에틸렌과 PET 역시 포장재와 각종 플라스틱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다만 이번 분석만으로 혈액 속 고분자가 어떤 제품이나 노출 경로에서 유래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 코로나19 시기 농도 오히려 낮아져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과 팬데믹 시기인 2020~2021년을 비교했다. 마스크와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늘면서 미세플라스틱 노출도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평균 농도는 팬데믹 이전 mL당 1.93㎍에서 팬데믹 시기 0.75㎍으로 낮아졌다. 두 기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연령과 성별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팬데믹 시기의 총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를 코로나19 방역이나 일회용품 사용 증가가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낮췄다는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같은 사람의 혈액을 여러 해에 걸쳐 추적한 것이 아니라, 연도별로 서로 다른 사람에게서 채취한 보관 시료를 분석한 후향적 단면 연구다. 따라서 개인별 체내 축적량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팬데믹이 농도 변화의 원인이었는지를 확정할 수 없다. 연구 대상자의 식습관과 직업, 생활환경 등 노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연도별 혈액 시료수도 20~21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이번 실험을 통해 전체 시료의 절반 이상인 52개(51%)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미세플라스틱 체내 침투는 구체적인 현실로 확인됐다. ◇ 네덜란드 연구진, 2022년 혈액 속 플라스틱 첫 정량 측정 인체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3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등의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22명의 혈액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당시 연구진은 이중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을 활용해 혈액 속 플라스틱 고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22명 중 17명(약 77%)의 혈액에서 정량 가능한 플라스틱 고분자가 확인됐다. 평균 농도는 1.6㎍/mL이었다. 연구진은 PET와 PE, 폴리스티렌·발포 폴리스티렌·ABS 등 스티렌계 플라스틱, PMMA 등 4개 계열의 고분자를 확인했다. 폴리프로필렌도 분석했지만 정량한계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연구는 인체 혈액 속 플라스틱 고분자의 질량 농도를 처음 측정한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번 한국 연구의 평균 농도는 각각 1.45㎍/mL로 네덜란드 연구팀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표본 규모와 분석 대상, 시료 처리 및 정량 조건이 서로 다르므로 두 수치만으로 한국인과 네덜란드인의 체내 미세플라스틱 노출 수준이 같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 검출 사실과 건강 위해성은 구분해야 이번 연구는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분자별 질량 농도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분석법이 측정한 것은 플라스틱 고분자의 질량이다. 입자의 개수나 크기, 모양을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므로, 이번 결과를 혈액 1mL에 들어 있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개수로 바꿔 해석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는 2024년에도 성인 36명의 혈액을 조사해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확인한 인하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팀의 연구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는 입자 수를 측정한 것으로, 고분자 질량 농도를 측정한 이번 연구와는 분석 방법과 결과 단위가 다르다. 두 연구의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성인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한편,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건강 피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도 혈중 미세플라스틱 농도와 특정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지 않았다. 인체에 유입되는 경로와 체내 분포·배출 과정, 장기 노출에 따른 영향 등을 밝히려면 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동일인을 장기간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026 국감] 김성환 장관 “석탄발전 최소출력 하향·ESS 충전비용 감액 검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석탄발전의 최소출력 기준을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시 부과되는 전기요금을 감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기존 대형 발전원에 유리하게 설계된 전력시장 운영·비용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탄발전 최소출력 기준 하향 필요성을 묻는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는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전력시장 운영 규칙이 원전과 석탄 등 대형 전원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재생에너지 가동중단(출력제어)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석탄발전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도 약 10% 늘었다. 지난 5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김 장관은 올해 석탄발전량이 늘어난 데 대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가스 수급 및 가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만큼은 특수하게 가스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원전과 석탄발전을 추가로 가동하는 정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조금 부족했을 수 있다"며 “중동 전쟁의 여파가 마무리되면 석탄의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SS 충전 비용 체계도 손질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현재 양수발전은 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하는 전력에 별도의 전기요금을 부담하지 않는 반면 ESS는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충전 과정에서 전기요금을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양수는 비용 부담을 하지 않는데 왜 ESS는 부담하느냐는 부분에 대해 정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ESS를 늘리면 송·배전망 추가 설치를 회피할 수 있는 비용이 있는 만큼 전액 감액할지, 일정액만 부과할지 등을 검토해 취지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공용접속 비용 부담 문제도 제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박 의원은 2024년 11월부터 배전망에 접속하는 40메가와트(MW) 이하 발전원의 공용접속 설비 비용을 발전사가 부담하게 되면서 대형 전원과 소규모 태양광 간 비용 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전력망 개편 과정에서 공용접속 비용을 보다 균등하게 나눠 부담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가 전력 소비를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중국 등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국가 균형발전 요소까지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부분적으로 인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전기 수요를 추가로 늘릴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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