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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날씨] 흐리고 비…경기남부·충청·남부 ‘시간당 최대 30㎜’ 호우

내일(31일)까지 전국 곳곳이 흐리고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다. 경기남부와 강원남부 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 충북, 전라, 경상도 지역에서는 시간당 20~30mm의 호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돌풍과 천둥, 번개도 나타날 수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충남권 지역에서는 최대 2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중부지방의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북부 20∼60㎜ △경기 남부 30∼80㎜(많은 곳 100㎜ 이상) △대전·세종·충남 80∼150㎜(많은 곳 200㎜ 이상) △충북 50∼100㎜(많은 곳 150㎜ 이상)다. 이밖의 지역에서는 △강원 남부 내륙·산지 30∼80㎜(많은 곳 100㎜ 이상) △강원중·북부 내륙·산지와 강원 동해안 20∼60㎜ △전북 서부 50∼100㎜(전북 북서부에서 많은 곳 150㎜ 이상) △광주·전남·전북 동부 30∼80㎜(많은 곳 전북 동부 100㎜ 이상)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30∼80㎜(많은 곳 대구·경북 100㎜ 이상) △제주도 5∼6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은 내일 저녁께 비가 대부분 그치겠지만,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밤에 25도 이상의 기온이 계속되는 열대야도 예상된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0∼26도, 낮 최고기온은 24∼32도로 예보됐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1.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0m로 일겠다. 해안선에서 200㎞ 내의 먼바다에서 파고는 동해·남해 0.5∼1.5m, 서해 0.5∼2.0m로 예상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복합 재난 시대…‘기후 리스크’ 관리 못하면 기업 생존 흔들린다

기후위기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폭우·가뭄·폭염·산불 등을 각각 하나의 자연재해로 관리했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재해가 동시에 발생하거나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복합 재난'​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지난 26일 네팔 히말라야 트리슐리강 유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홍수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빙하와 암석의 붕괴가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거대한 홍수와 토석류가 발생했고 도로·교량·주택은 물론 수력발전시설까지 피해를 입었다.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한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는 한국인 근로자 9명이 실종됐다. 이번 재난은 단순한 '홍수'로 보기 어렵다. 기후변화가 빙하·암석 붕괴를 불렀고, 하천 급격한 수위 상승이 토석류·홍수로 이어진 전형적인 연쇄재난이다. ◇기후재난은 이제 '하나씩' 오지 않는다 복합재난은 네팔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2026년 여름 유럽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이 확산되고 주요 하천의 수위까지 크게 떨어졌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서유럽의 2026년 6~7월 평균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고온·건조한 조건이 극심한 산불을 키웠다. 유럽의 주요 강인 라인·다뉴브·루아르·포강 등에서도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수운과 농업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강의 수량이 줄면서 발전소 냉각수와 산업용수 확보에도 문제가 생겼다. 기업 입장에서 이는 단순히 '더운 여름'이 아니다. 산불로 공장이나 송전망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가뭄으로 공업용수가 부족해질 수 있으며, 하천 수위 저하로 물류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하나의 기후현상이 여러 생산요소를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올여름 남부지방에서는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지적으로 극한호우가 쏟아지는 등 서로 상반된 극한현상이 짧은 시간과 좁은 공간에서 교차하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의 10%인 150㎜가 1시간에 쏟아지는 상황도 나타난다. 이제 기업은 '올해 비가 많이 올까, 적게 올까'를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뭄과 폭우가 동시에 기업활동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 ◇포항제철소 침수는 대표적 기후 리스크 사례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도 중요한 사례다.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포항제철소의 생산시설이 대규모로 침수됐고,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피해가 포스코 한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강 생산이 중단되면 자동차·조선·기계 등 철강을 사용하는 고객사의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후리스크는 공장 하나의 자산손실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연쇄적인 생산 차질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가져야 할 관심은 단순 공장 침수만이 아니라, 전력과 용수가 끊기면 공급망 어느 부분까지 영향을 받을 것인가, 핵심 협력업체가 피해를 입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항만이나 도로가 막히면 제품을 어떻게 운송할 것인가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더욱 중요하다. 반도체 공장은 침수에 취약할 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서남권 등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한다면 홍수와 가뭄을 별개의 위험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안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극한호우가 발생했을 때 공장 자체는 안전하더라도 변전소·송전망·취수시설·도로가 침수되면 생산은 중단될 수 있다. 반대로 장기간 가뭄이 지속되면 취수량이 제한돼 용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발전소의 냉각수 확보에 문제가 생기거나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TCFD식 시나리오 분석,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해야 이제 기후 대응은 환경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생산·구매·투자·안전 부서가 함께 관리해야 할 전사적 리스크​다. 기업이 기후위기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가 발전시킨 기후 시나리오 분석이다. TCFD는 기후변화가 기업의 재무와 사업에 미치는 위험과 기회를 공개하도록 권고하는 국제적 기후 공시 체계를 말한다. 기후 변화 시나리오별로 기업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기후 공시에 포함하라는 게 TCFD의 권고다. 기업은 △극한호우와 홍수 △장기 가뭄 △폭염 △산불 △해수면 상승 △전력망 장애 △공급업체 생산 중단 등을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에서 분석하고, 그 결과가 매출·영업이익·자산가치·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야 한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발전소, 도로, 철도, 댐 등의 개발사업에서는 재해영향평가를 기후리스크 관리의 첫 관문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과거 최대 강우량만으로 미래의 위험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래 강우 강도의 변화와 가뭄, 산사태, 토석류, 해수면 상승, 만조와 폭우의 결합 등 복합적인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외 진출 기업의 경우 현지 정부의 인허가와 법정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된다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첨단 기술을 동원해 위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위험 발생 시 근로자가 실제로 대피할 수 있는 조기경보와 대피훈련을 갖춰야 한다. 보험 역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보험은 마지막 방어선이다. 위험한 입지를 피하고, 방재시설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한 뒤 남은 위험을 보험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후재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2018년 국내 기업이 건설하던 라오스의 댐 유실 사고와 2022년 포항제철소 침수, 2026년 유럽의 폭염·가뭄·산불 등과 더불어 이번 네팔의 참사는 기후위기 시대 인프라가 직면한 위험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사업의 경제성을 계산할 때 건설비와 인건비, 에너지가격, 시장수요를 분석했다. 앞으로는 여기에 기후리스크 비용과 복합재난에 따른 생산중단 비용, 공급망 차질 비용, 보험비용, 적응 투자비용​까지 포함해야 한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기후리스크가 기상 변화를 넘어 점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고, 기업들도 철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합리적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분석해서 리스크를 판정하고 이를 대응계획 수립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물건을 싸고 빠르게 생산하는 능력에 있지 않다. 이른바 기후회복력(climate resilience)​이 새로운 기업 경쟁력이 되고 있다. 기후리스크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사업은 아무리 높은 수익성을 제시해도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제 기업의 사업계획서와 투자심의서 첫 장에는 매출 전망뿐 아니라 기후위험 지도와 복합재난 시나리오가 함께 올라와야 할 때가 됐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이달 3일 재정경제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 부동산 세제의 개편안에 대해 언론이 하루가 멀게 다루었고, 집을 가진 사람이나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개편안이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부동산 이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이 있는데, 이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이다. 특히 법인세제 부문은 녹색전환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바, 기존에도 전략산업으로 다루어져 온 반도체·이차전지·AI 등에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에너지가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지정학적 공급망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국내에 에너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세제개편 방향의 배경이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개편안은 크게 두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주요 대상이 에너지전환 품목이라는 점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녹색전환 추진이 시급하고,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중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품목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운영비(OpEx)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는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되어, 생산량에 기초하여 세액공제하는 새로운 지원 체계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 대상은 중요성·유망성·필요성의 기준에 따라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부품의 6개가 선정되었고, 구체적인 적격품목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규정될 예정이다. 적용요건으로 내국인(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적격품목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직접 판매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참고로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시설 생산분과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생산분은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적용배제되지만,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은 납세자는 이를 취소하고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전환 신청할 수 있다. 둘째는 국가전략기술 중 '수소' 분야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된다는 점이다. 국가전략기술 및 관련 시설에 대한 통합투자 세액공제율은 일반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다. 기존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운송 및 이동수단, 바이오의약품, 인공지능의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개편안은 '수소' 분야를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과 같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긴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와 같은 에너지전환 품목을 생산하거나 SMR 등 미래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과 확대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개편의 적용 가능성과 요건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세제개편 역시 경제 대도약 지원을 위한 과제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핵심 수단으로써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확대했고 여기에 에너지전환 기술이 추가된 바 있는데, 올해는 중동사태까지 더해져 에너지전환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세제개편안은 통상 7월 발표 후 9월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고 12월 본회의 의결로 확정되면 다음해 1월 1일 시행된다. 이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으며, 세부 내용은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따라서, 기업은 향후 국회 본건 개정안 심사 경과 및 시행령 등 하위 규정 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수준 높은 세제혜택에 상응하는 엄격한 요건 입증과 사후 검증에도 미리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bienns@ekn.kr

[현장] “우리에게도 미래가 필요해요”…구로 청소년들이 외친 ‘미래를 위한 금요일’

“2050년이면 40대가 될 텐데, 마스크 없이 밖에서 숨 쉴 수 있을까요?" 28일 오후 서울 구로청소년문화예술센터 소극장에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8월의 마지막 금요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지 불과 이틀 만에 지역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구로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 아래 한자리에 모였다. 구로기후위기비상행동과 영림중학교는 28일 '구로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2026 구로 청소년 기후 행동 선언'을 공동 개최해 청소년들의 기후행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실질적인 탄소 감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과 지역 주민, 교육·지자체 관계자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기후위기를 마주한 청소년들의 손글씨 메시지가 빼곡하게 걸렸다. '지구를 지키는 일은 가능성을 따지는 것이 아닌, 그저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합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에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24년 8월 29일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 2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지난 26일 국회는 5년 단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범위형'으로 담은 개정안을 처리했지만, 현장에 모인 청소년들은 이를 '기후 책임의 유예'로 규정했다. 참가자들은 '2026 구로 청소년 기후 행동 선언문'을 통해 “2024년 헌법재판소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미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년 만에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나와 국회를 통과했지만, 기후위기의 영향을 가장 오래 겪게 될 미래세대의 의견은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과 미래세대의 75% 이상이 '초기에 더 빠르게 감축하는 경로'를 지지했음에도 국회는 이를 외면했다"며 “이번 개정안은 시험에서 100점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보다 처음부터 60점만을 목표로 정해버린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산업계가 실질적으로 지켜야 할 탄소 배출권 거래의 기준을 상한이 아닌 하한, 즉 적은 감축량 기준으로 명시한 것은 감축 책임을 미래세대에 떠넘긴 처사"라며 “1.5℃라는 국제적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한과 하한이라는 벽 뒤에 숨지 말고 기후위기와 직접 마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을 넘어선 청소년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인근 동작구 청소년 사회참여동아리 '키비처' 대표로 참석한 박주언 경문고 학생은 “2022년 동작구 폭우 참사로 학교에 산사태가 나고 최근 서울 기온이 38℃를 넘는 등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삶을 파괴하고 있다"며 “누군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청소년들이 먼저 행동해야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을 전달받은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의 본질을 청소년들이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며 “행정가이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구로구 차원에서 실천 가능한 탄소중립 과제들을 하나하나 챙겨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선언에 이어 청소년들의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미래를 위한 약속'을 담은 퍼포먼스로 꾸며졌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댄스와 풍물 공연, 미래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담아 노랫말을 바꾼 합창 공연이 이어지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행사를 마치며 영림중 환경동아리 '그린루리' 대표 박택현 2학년 학생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겪으며 특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행사에 참석한 많은 어른이 함께 목소리에 공감해주는 모습을 보고 방학 동안 친구들과 선언문을 준비한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행사를 공동 기획한 윤상혁 영림중 교장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 2주년에 맞춰 탄소중립기본법의 올바른 개정을 촉구하고자 학생들과 뜻을 모았다"며 “방학 중에도 관내 혁신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1100여 명의 청소년 서명을 모으며 주체적으로 선언문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 법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향후 지자체가 세부 조례와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만큼은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 학교들과 연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에너지소식] 한난, 성과향상기관 선정…한수원, 품질경진대회 19년 연속 금상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감사원이 실시한 '2026년 공공기관 자체감사활동 심사'에서 '성과향상기관'으로 선정돼 감사원 표창을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 한난 감사실은 그동안 사후 적발 중심에서 예방·개선 중심의 감사체계로 전환하고, 주요 경영 위험에 대한 선제적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인공지능·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기반 예방감사 △재무위험의 선제적 점검 △환경·사회·투명 경영 관점의 감사체계 구축 등을 적극 추진했다. 이세걸 상임감사위원은 “이번 수상은 자체감사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혁신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반 예방감사와 현장 중심의 감사활동을 강화해 경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감사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라북도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52회 국가품질혁신경진대회(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금상(대통령상) 3개와 은상 1개, 동상 2개를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19년 연속 금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국가품질혁신경진대회는 산업통상부와 전북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해 24일부터 이날까지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6개 품질분임조 중 △고리 1발 1호기 운영부 '해체마스터'분임조 △고리 2발 방사선안전부 '방어회'분임조 △한울 1발 설계엔지니어링부·시스템엔지니어링부 '강철뿔'분임조 등 3개조가 금상을 받았다. 해체마스터분임조는 원전 해체 방사성물질 제염공정 개선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환경가치 증대를 주제로 발표했다. 방어회분임조는 방폐물 드럼을 줄이기 위한 방사성 오염 금속 제염제를 개발한 내용을 내세웠다. 강철뿔분임조가 발표한 내용은 원자로출력 구동 진단 프로세스 개선으로 업무시간 단축이다. 아울러 1개 분임조가 은상, 2개 분임조가 동상을 수상했다. 이광훈 한수원 품질기술본부장은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은 위험요인과 개선점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받는 한수원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하고 공사가 주관하는 '2026 대한민국 전기안전 컨퍼런스'가 다음달 8~11일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열린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기안전 인공지능(AI)으로 가치를 높이다'를 주제로 마련됐다. 행사 첫날에는 전주시 더메이호텔에서 전기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에게 상을 수여하는 '제29회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이 열린다. 이어 둘째날부터 넷째날까지는 한국전기안전공사 본사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전북대학교 등에서 △재생에너지·이차전지 검사기술 세미나 △국제전기안전 세미나 △전력설비 안전성 향상대회 △전기설비검사기준(KESC) 기술세미나 △전력망-에너지저장 안전 연합 포럼(G-Safe) △사고조사 세미나 △전력설비 상태 관리 및 진단(PECMD) 세미나가 차례로 열린다. 전북대학교에서는 전기 분야 미래 인재를 위한 채용 상담 부스도 운영한다. 아울러 전기안전공사 본사에서는 화재조사 포스터전을 열어 다양한 현장 사례와 기술을 소개한다. 남화영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이번 컨퍼런스가 전문가와 산업계, 지역사회가 함께 지혜를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전북에서 시작된 소통과 교류가 우리나라 전기안전의 도약으로 이어지도록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지난 27일 김강학 회장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를 찾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국내 풍력발전 회원사들의 현장 애로사항과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건의사항을 안 장관에게 전달했다. 김 회장은 “해상풍력 단지 개발 과정에서 군 작전성 검토 등 안보 관련 협의가 사업 진행의 주요 분수령“이라며 "국가 전략산업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방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탄소중립 이행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해상풍력 산업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군사 안보 및 대비태세에 저해가 없는 범위 내에서 국가 전략적 사업인 해상풍력 발전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방부 차원에서도 다각적인 협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협회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그간 작전성 검토 단계에서 지연되었던 주요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의 인허가 절차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관계자는 “향후에도 관계 부처와의 지속적인 정책 협의를 통해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국내 풍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전 사장 인선 임박…전문성에서 인물 찾아야 [기후에너지환경 단상]

한국전력 사장 자리는 본래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쉽게 넘보지 못했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만큼 적어도 한전만큼은 에너지와 산업을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 관행을 깬 사람이 김동철 현 사장이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한전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사장이 됐다. 취임 당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김 사장은 자구책과 전기요금 정상화를 강조했고 한전의 실적도 일부 개선됐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정치인 출신 사장의 한계도 드러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김 사장의 존재감은 급격히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쏟아지는 동안 한전이 정책의 현실성을 따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정부 방침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다는 의미다. 김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19일까지다. 공기업 사장 인선에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이 담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선때 당선을 도왔던 인물들이 수장으로 지명되곤 한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한국가스공사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 홍의락 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에는 성남에서 시민·환경운동을 해온 하동근 사장, 한국에너지공단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냈고 햇빛소득마을을 주도했던 최재관 이사장이 선임됐다. 내부보다 외부 인사를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중이 들어 있기도 하다. 한전도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전 사장 후보군이 3파전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김영록 전 전남지사다. 김 전 지사는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을 오랜 기간 해왔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전남지사로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년 간 지냈다. 김동철 사장의 바통을 받아 호남지역 정치인이 수장직을 이어 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러나 한전은 단순히 정부가 시키는 대로 정책을 실행하는 공기업이 아니다. 발전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송·배전망을 구축하며 전국의 전기를 사고파는 전력산업의 핵심이다. 정부가 내놓은 전력 정책이 실제 전력시장과 계통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차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연내 도입이 추진되는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부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확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대응까지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정무적 감각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전문성까지 갖춘 인물이 한전 사장으로 와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는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거론된다. 정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기조 속에서 한수원 사장을 맡아 탈원전에 앞장 섰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원전 수출에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6월 결실을 본 체코 원전 사업 역시 정 전 사장이 한수원 사장으로 있던 문재인 정부 시절 본격적으로 뛰어든 사업이다. 21대 대선을 앞두고는 민주당 경제성장위원회 에너지 분야 분과위원장을 맡아 현 정부의 'U자형 에너지고속도로' 구상에도 아이디어를 보탠 것으로 전해진다. 자기 소신이 강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한수원 사장 시절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과 여러 차례 부딪혔고 결단력 있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내부에서는 '독일병정', '백상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치권 출신 인사와 비교하면 정부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필요할 경우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환 전 한전 사업총괄 담당 부사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전 부사장은 약 35년동안 한전에서 일한 뒤 정년 퇴임했다. 재직 기전력 판매 같은 한전 본연의 사업부터 해상 경험 등 신사업까지 두루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는다. 특히 2020년부터 퇴임 전까지는 사업총괄 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퇴임할 때는 의전차량을 타는 관례를 깨고 이 전 부시장이 타고 다니던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를 탄 채 떠나는 모습으로 업계에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한전은 앞으로 몇 년간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현실로 옮기는 최전선에 서게 된다. 정부 정책을 얼마나 빠르게 집행하느냐 못지않게 그 정책이 전력산업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깨진 '비정치인 출신 한전 사장'의 관행을 이어가며 다른 에너지 공기업처럼 정치권 출신 인사에게 한전을 맡길지, 아니면 전력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한전만큼은 전문성을 앞세운 인사를 택하며 균형을 맞출지 에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녹아내리는 히말라야…네팔 대홍수는 ‘예고된 재앙’

지난 26일 오전 8시 37분쯤(현지 시간)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부근에서 엄청난 양의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는 사태(ice-rock avalanche)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지진이 산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분석 결과, 지진이 아니었다. 거대한 빙하·암석 덩어리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진동이 규모 5.2에 해당하는 지진파처럼 관측된 것이었다. 위성 분석에 따르면 해발 약 5200m에서 빙하 하단부 약 0.2㎢가 떨어져 나와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 떨어진 얼음과 암석은 엄청난 양의 토사를 끌어안으면서 거대한 토석류(土石流, 흙과 돌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현상)로 변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빙하와 암석이 렌데 콜라 계곡을 막아 일종의 자연댐을 만들었고, 이 임시적인 물막이가 버티지 못하고 터지면서 한꺼번에 물과 토사가 하류로 쏟아졌다. 즉, '빙하 붕괴 → 얼음·암석 사태 → 계곡 막힘 → 임시 호수 형성 → 자연댐 붕괴 → 돌발홍수 → 토석류 증폭'이라는 과정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이 물은 렌데 콜라에서 보테코시 강으로, 다시 트리슐리 강으로 흘러내렸다. 트리슐리강은 네팔 중부의 핵심 수계로, 나라야니강을 거쳐 인도로 흘러간다. ◇사망 600명 넘어…한국인 9명 실종 피해는 네팔과 중국 티베트에 걸쳐 발생했다. 네팔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네팔·중국 양국에서 집계된 전체 사망자 수는 600명을 넘어섰고, 실종자는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는 19개의 교량과 40㎞의 도로가 유실됐고, 수력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도 피해를 입었다. 한국도 이번 사고가 남의 일이 아니었다. 네팔 라수와 지역의 216MW 규모의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가운데 9명이 연락 두절됐다. 이 가운데 6명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3명은 한국남동발전 직원이다.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한국 정부는 27일 외교부·경찰·소방으로 구성된 11명의 긴급대응팀을 네팔로 파견했다. ◇사고 원인은 '빙하호 붕괴'가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빙하호 붕괴 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GLOF)라고 하지만, GLOF로 단순하게 규정해서는 안 된다. GLOF는 빙하가 후퇴하면서(혹은 녹아내리면서) 만들어진 빙하호의 물이 빙퇴석 제방이나 얼음 제방의 붕괴로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반면, 이번 네팔 재난은 그보다는 빙하 자체의 붕괴와 빙하·암석 사태가 강을 막았다가 다시 터뜨린 사건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이점에 주목한다. 빙하호는 위성으로 호수의 면적과 수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지만, 수천m 높이의 산 정상부에 매달려 있는 불안정한 빙하가 언제 떨어질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의 지형학자 볼프강 슈방하르트 교수는 이번 사고 경로 상류에 대규모 빙하호가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GLOF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을 고산지대에서 발생한 빙하·암석 사태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 기후변화와 무관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번 사고가 기후변화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제방 붕괴가 아닌 빙하 자체의 무너짐이 '직접적인 원인(trigger)'이지만, 이런 위험을 키운 '장기적인 배경(background)'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자들은 히말라야가 급격하게 따뜻해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가 2023년 발표한 '힌두쿠시 히말라야의 물과 얼음, 사회, 생태계' (HI-WISE) 보고서는 힌두쿠시-히말라야 빙하가 2011~2020년 10년 동안 이전 10년에 비해 65% 더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암반과 사면을 붙잡아주던 힘이 약해지고, 눈·얼음·암석이 불안정해진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npj 자연재해(Natural Hazards)'에 발표된 인도 연구진의 연구는 히말라야의 온난화와 기후변동성 탓에 '매달린 빙하'의 기하학적·역학적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달린 빙하는 산의 급경사면이나 절벽에 매달린 채 계곡 바닥까지 이어지지 않는 빙하로, 붕괴할 경우 얼음과 암석이 한꺼번에 아래로 쏟아져 큰 산사태나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위험은 단순한 GLOF만이 아니다. △빙하호 제방 붕괴 △빙하 붕괴 △암반 붕괴 △산사태 △토석류 △폭우와 홍수가 결합하는 복합재난이 된다. 이번 네팔 사고가 바로 그런 미래의 한 단면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는 있었다 이번 사고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나름 대비는 했지만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7월 5일 중국 티베트 쪽 보테코시 상류의 작은 공바통샤 빙하호가 붕괴했다. 당시 호수 자체는 작았다. 하지만 물이 계곡에 쌓여 있던 토사를 엄청난 양으로 끌어안으면서 작은 GLOF가 거대한 토석류로 변했다. 미국 데이턴대 연구팀은 2022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당시 사고 때 홍수파가 보테코시 계곡의 기존 토사를 끌어들이면서 최대 유량이 초당 약 618~4123㎥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히말라야에서는 작은 빙하호나 빙하 붕괴도 계곡에 쌓인 토사를 만나면 엄청난 규모의 홍수·토석류로 증폭될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2021년 2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차몰리에서는 빙하·암석 붕괴가 리시강가 계곡으로 쏟아지면서 거대한 홍수와 토석류가 발생했다. 수력발전 시설이 파괴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더 충격적인 사례는 2023년 10월 인도 시킴주 사우스로낙 빙하호 붕괴다. 약 5000만㎥의 물이 쏟아지면서 60㎞ 하류의 1200MW 티스타 III 댐이 사실상 파괴됐다. 사우스로낙 호수의 붕괴 가능성과 예상 피해는 이미 2019년과 2021년에 발표된 논문에서 제시됐지만 재난을 막지 못했다. ◇빙하가 녹으면 결국 물 부족으로 이어져 ICIMOD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경로가 계속될 경우 2100년까지 지금의 힌두쿠시 히말라야 빙하 부피의 최대 80%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 공급량은 세기 중반을 전후해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빙하는 겨울에 저장한 눈을 얼음으로 보관했다가 여름과 건기에 조금씩 물로 공급하는 거대한 자연 저수지다. 따라서 빙하가 감소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녹은 물 때문에 하천 유량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빙하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더 이상 저장할 얼음 자체가 부족해진다. 이는 네팔만의 문제가 아니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인더스·갠지스·브라마푸트라 등은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네팔·부탄·중국 등 아시아 수억 명의 농업과 생활용수, 수력발전에 직결된다. 오스트리아 등 국제연구팀은 2021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아시아 고산지대 빙하가 약 2억5000만 명의 물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빙하 감소로 인한 물 부족을 우려했다. ◇댐과 발전소 건설이 더 큰 재앙 불러 여기에서 '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가 등장한다. 네팔은 세계적인 수력발전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험준한 산악지형과 큰 낙차, 풍부한 강수량 때문에 수력발전은 네팔 경제개발의 핵심 전략이다. 세계은행(WB)도 2025년 네팔 국가경제보고서에서 수력발전이 네팔의 장기 경제성장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남동발전이 참여한 어퍼 트리슐리-1은 216MW 규모의 수로식 발전소다. 대규모 저수지를 만들지 않고 강의 자연적인 물 흐름과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네팔의 개발 계획이 강 전체로 통합적으로 바라보기보다 발전소 하나씩만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데 있다. 히말라야에서는 한 계곡에 발전소를 하나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계단식 개발(cascade development)'도 진행된다. 상류 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하류 발전소가 다시 충격을 받고, 하류의 도로·교량·송전망·마을까지 연쇄적으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 기업은 왜 그곳에 갔나 한국남동발전은 이번에 사고가 난 어퍼 트리슐리-1 발전소 건설에서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국제금융공사(IFC)도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설계·조달·시공(EPC)를 담당했다. IFC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당시 네팔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 가운데 하나였고, 네팔의 전력 공급을 크게 늘리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역시 이 사업에 참여한 이유를 한국 기업의 해외 수주 지원 및 해외 인프라 개발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향후 국내 기업이 인도·방글라데시 등에 진출할 가능성을 연다는 의미도 있었다. 실제로 IFC는 2019년 이 트리슐리-1 사업에 4억5300만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지원하면서 네팔의 전력 공급을 크게 늘리고 최대 90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경보할 시간이 없었다" 네팔 당국은 홍수 정보를 사고 발생 후 확보했고 하류에 경보를 보냈다. 하지만 홍수가 너무 빨랐다. 네팔 현지 언론은 홍수예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고 정보가 오전 8시 56분에 도착했고 4분 뒤 하류 지역에 경보를 전달했지만, 그때는 이미 홍수가 라수와 지역에 도달한 상황이었다고 보도했다. 상류의 자동 수위관측소 상당수는 경보를 보내기도 전에 홍수에 휩쓸려 사라졌다. 이것이 이번 사고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조기경보 시스템이 없었다기보다 극단적인 산악재난을 감당할 만큼의 '리드 타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5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도 “보테코시 유역의 기존 경보체계가 실제 재난 상황에서 확보할 수 있는 대피 시간이 매우 짧다"며 정확히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결국 히말라야에서는 단순히 사이렌을 설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재난이 발생한 뒤 경보하는 시스템"에서 “재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을 가격에 넣는 개발'이 필요하다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네팔에서 수력발전을 모두 중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력발전은 네팔의 경제개발과 에너지 안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강에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가?"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신 “2100년의 기후와 빙하 조건에서도 이 발전소가 안전한가?"하고 물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빙하·빙하호·영구동토층을 포함한 '유역 단위' 위험평가 △GLOF만 보지 말고 '빙하 붕괴'를 별도 재난으로 관리 △광학위성에만 의존하지 않는 상시 관측 △발전소 훨씬 상류까지 감시 △국가를 넘어선 초국경 위험관리 △수력발전 투자에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도입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이번 네팔 사고는 한 번의 예외적인 사고가 아니라, 기후변화 시대 히말라야가 앞으로 맞닥뜨릴 '새로운 재난의 표준형'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이 해외에서 수력발전·도로·철도·광산·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면 이제 “사업성이 있는가"와 함께 “기후변화 이후에도 안전한가"를 묻는 것이 해외 인프라 사업의 새로운 기본 조건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국민 10명 중 8명 신규 원전 건설 필요…원전 확대 공감대 높아”

국민 10명 중 8명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원전 건설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도 80%를 넘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2분기 에너지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분기 재생에너지 분야에 이어 원자력을 주제로 실시됐다. 재단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6월 12~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79.2%로 집계됐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을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은 이보다 높은 82.9%였다. 국내 원자력발전 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91.4%에 달했다.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6.5%였으며 향후 원자력발전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71.2%로 나타났다. 신규 건설과 계속운전, 발전 비중 확대 등 전반적인 원전 활용 확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원전 정책에서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안전성'이었다. 원자력 정책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원전 안전성을 꼽은 응답이 42.2%로 가장 많았다. 전력공급 안정성은 17.7%, 환경·생태계 영향 14.5%, 국가 및 산업 경쟁력은 12.2%였다. 원자력 분야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원전 안전성 확보가 28.3%로 1위를 차지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가 17.9%로 뒤를 이었으며 환경·생태계 영향 12.6%,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11.1% 순이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SMR 개발 및 활용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6.8%에 달했다. 반면 SMR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39.7%에 그쳤다. 기술 개발 필요성에는 높은 공감대를 보였지만 실제 기술에 대한 국민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원전 자체에 대한 높은 지지와 달리 실제 거주지 주변에 원전이 들어서는 데 대한 수용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거주지 또는 근무지 인근 원전 건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6.3%로 과반을 기록했지만 국내 원전 필요성 91.4%,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 79.2%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원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는 '원전 안전성 강화'가 48.3%로 가장 높았다. 투명한 정보공개 및 소통 18.1%, 지역 일자리 및 경제 활성화 14.0%, 지역 주민 지원 확대 11.0%가 뒤를 이었다. 재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원전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가운데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안전성 확보와 사용후핵연료 관리, 투명한 정보 제공 및 소통 등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조사원 면접전화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응답률은 10.0%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틀 만에 또 티베트 댐 붕괴…구조대·주민 긴급 대피령

대규모 홍수와 '빙하 쓰나미'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네팔과 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이틀 만에 또다시 상류 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자 네팔 당국은 현장 구조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주민과 구조대원 전원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28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티베트자치구 상류 지역에서 댐이 다시 붕괴했다는 정보가 네팔 당국에 공식 전달됐다. 지난 26일 빙하 붕괴로 촉발된 대홍수로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룽 일대에서 최소 475명이 숨지고 1400명 이상이 실종된 지 불과 이틀 만에 추가 재난이 발생한 것이다. 네팔 경찰은 긴급 성명을 통해 “(중국) 티베트 측에서 또다시 댐이 붕괴했다는 정보를 접수했다"며 “구조와 구호 활동에 투입된 모든 보안 요원, 구조대원, 일반 시민들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즉시 고지대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추가 범람 위험이 임박함에 따라 네팔 당국은 향후 1시간 30분 동안 현장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네팔 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일대에서 진행되던 헬기 구조 작전도 전면 멈춰 섰다. 현지에서는 거센 물길을 피해 주민들이 서둘러 인근 언덕 위로 대피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실시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붕괴 및 하류 범람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기후테크기업 육성 특별법’ 발의에…3대 협회 “적극 환영”

기후테크 관련 주요 3대 협회가 최근 국회에 발의된 '기후테크기업 육성 및 기후테크산업 생태계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 한국기후에너지산업협회, 한국기후테크협회 등 3개 단체는 28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을 대표로 여야 국회의원 42명이 참여해 전날 발의한 특별법안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 입장을 밝혔다. 협회 측은 “이번 특별법안 발의로 기후테크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창업, 금융, 인력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제도적 기반 마련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산업 일선에서 지원이 절실한 기후테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대한민국 기후테크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야가 함께 뜻을 모아 발의한 만큼 조속히 입법 절차가 완료되어 현장에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법안은 기후테크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부터 실증·사업화, 투자, 초기 시장 창출, 해외 진출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기후테크를 제품·서비스·공정·플랫폼·사업모델까지 포괄해 △클린테크 △카본테크 △에코테크 △푸드테크 △지오테크 등 5대 분야로 체계화했다. 아울러 전담 컨트롤타워인 '기후테크진흥원'을 설치해 정책 연구와 기후가치평가를 맡기고, 전문투자조합 결성과 공공구매 지원, 규제특례 및 공공 인프라를 활용한 실증 지원 등 종합적인 육성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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