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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송길영·가수 바다…환경재단, ‘202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올해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수상자로 △故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처장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제작진 △송길영 마인드마이너 겸 작가 △가수 바다 등 총 4팀을 선정했다. 환경재단은 오는 11월 3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환경재단 창립 24주년 후원의 밤 행사를 갖고 제19회 '202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환경재단이 2005년부터 주관하는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은 한 해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눔과 헌신, 도전과 열정, 웃음과 감동으로 어둡고 그늘진 곳을 따뜻하게 밝힌 개인과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현재까지 총 555명이 수상했다. 올해는 환경 부문에서 故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처장과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제작진이 선정됐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故 장지영 처장은 약 30년간 갯벌 및 철새 서식지 보전과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 온 활동가다. 1996년 환경단체 활동을 시작해 시화호 수질오염과 새만금 간척 문제 등에 대응했으며, 2021년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되는 데 기여했다. '기후로운 경제생활' 제작진은 기후위기를 경제의 관점에서 접근하며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넓혀왔다. 2024년부터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진행해온 라디오·유튜브 방송으로, 에너지 전환부터 기후위기가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 사회 부문에서는 송길영 작가가 선정됐다. 송 작가는 20여 년간 사람들이 일상에서 남긴 기록과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의 변화와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대중에게 쉽게 풀어 설명해왔다. 저서 '시대예보' 시리즈를 통해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조직·사회 구조의 변화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왔다. 문화예술 부문 수상자인 가수 바다는 대중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환경보호와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 왔다. 올해 제23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식 홍보대사 '에코프렌즈'로 위촉돼 문화예술과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는 “이번 시상이 수상자들이 이어온 실천을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사회와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김정관 산업장관 “체코 원전 차질 없이 완수”…한수원에 “더 큰 책임·리더십 보여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로 사업 차질 우려에 대해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는 체코와의 약속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며 정상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1일 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정부는 체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 역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으로 기업 간 협력을 뜻하는 '팀 스피릿(Team Spirit)'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원전의 경쟁력은 기술과 가격만이 아니다"며 “서로 다른 기업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는 '팀 스피릿'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언급하며 “수많은 어려움과 차이를 넘어 하나로 뭉쳐 UAE의 혹독한 사막에서 원전 4기를 성공적으로 건설했다"며 “그 과정에서 쌓아 올린 'On Time, On Budget'의 신뢰가 체코 원전 수주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공계약 협상 과정에서 팀코리아 내부 갈등으로 비춰지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나타냈다. 김 장관은 “이번 시공계약 협상 과정에서 팀코리아가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어느 기업의 이해관계도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협력의 정신을 훼손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두코바니 원전 EPC 주계약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수원은 개별 계약의 이해득실을 넘어 사업 전체를 바라보는 더 큰 책임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협력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견을 적극적으로 조율하며 팀코리아의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당분간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하고 장관과 차관이 매주 직접 사업 현안을 점검하겠다"며 “일정과 품질, 비용에 영향을 미칠 위험 요인을 철저히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미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새벽까지 전국 대부분 비…오전부터 차차 맑아져

오는 2일은 새벽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다가 오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1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2일 새벽까지 서울·인천·경기 북부와 강원 중·북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다. 1~2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강원도 5㎜ 안팎, 대전·세종·충남과 충북, 전북, 대구·경북 5~20㎜다.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은 5~40㎜의 비가 예상된다. 제주도는 산지와 중산간을 중심으로 비가 더 많이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 산지·중산간 20~60㎜, 해안 5~40㎜다. 울릉도·독도에는 5㎜ 안팎의 비가 내리겠다. 전국은 대체로 흐리다가 오전부터 맑아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6~13도, 낮 최고기온은 14~20도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체코 시공협상 결렬·공론화위원회 가동…기로에 놓인 원전산업 [기후에너지환경 단상]

한국 원전 산업이 안팎에서 중요한 기로에 놓였다. 해외에서는 원전 수출의 교두보로 꼽히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시공사 선정이 원점으로 돌아갔고, 국내에서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추가 원전을 얼마나 담을지를 결정할 공론화 절차가 시작됐다. 시공사 재선정과 공론화 결과에 따라 향후 원전 산업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체코 원전은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도 이어져 온 사업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프랑스 EDF와의 경쟁 끝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관련 합의를 두고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에서 불공정 계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에서 최종 계약이 마무리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체코 원전의 성공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잡음이 생겼다.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두코바니 원전 주설비공사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했다. 양측은 공사비와 계약 조건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설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늘어날 수 있는 공사 물량과 비용 부담이었다. 한수원은 사업비 관리를 위해 총액을 확정하는 계약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컨소시엄 측은 시공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위험까지 부담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문제가 있는 계약을 원전 산업 육성을 이유로 밀어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 협상 결렬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원전 사업 전체 이탈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체코 원전이 갖는 상징성이다. 체코 원전 유럽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가격 경쟁력과 공기 준수 능력을 보여주고 향후 추가 원전 수출로 이어질 교두보로 기대를 받아왔다. 두코바니 5·6호기 계약에는 체코가 5년 안에 테믈린 원전 최대 2기를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새 시공사를 선정하고 2028년 1월 부지 준비공사에 착수한다는 기존 계획을 최대한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체코를 비롯해 향후 원전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에도 이번 소식은 전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사업 차질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한국 원전의 강점으로 내세워 온 사업비 관리와 적기 준공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국내에서도 원전 산업의 방향을 가를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제11차 전기본에 반영한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다. 하지만 이번에 수립되는 12차 전기본에서 메가프로젝트 전력수요에 따라 추가 원전을 얼마나 확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탈석탄 계획은 제시했지만 추가 원전은 공론화 절차를 거쳐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원전 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시민참여단 선정을 위해 만 18세 이상 국민 1만5000명을 대상으로 국민기초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공론화 절차에 들어갔다. 이 중 참여 의향을 밝힌 응답자 가운데 지역·성별·연령대별 무작위 추첨을 통해 300명의 시민참여단을 선정한다. 시민참여단은 숙의자료집과 온라인 학습을 거쳐 다음 달 11일부터 13일까지 2박3일간 숙의토론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론화 결과에 따라 12차 전기본에서 원전이 맡게 될 역할과 추가 건설 여부가 윤곽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프로젝트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어떤 전원으로 충당할지는 향후 국내 원전 산업의 일감과 생태계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는 11차 전기본의 신규 원전 2기를 확정하고 12차 전기본에서 추가 건설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 자체가 기존 탈원전 정책에서 상당히 달라진 행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원전 업계에서는 국내 신규 건설의 지속성을 아직 장담하기 어렵고, 해외에서는 체코 원전의 성공적인 이행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서 사업 수행 능력을 입증한다면 유럽을 비롯한 추가 원전 수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12차 전기본에서 추가 원전 건설이 확정된다면 국내 원전 생태계에 장기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두 축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장기화한다면 원전 산업이 체감하는 정책 변화의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체코 원전의 향방과 12차 전기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늘 거기서 사달이 난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식욕이 크게 높아진다. 전문가에 따르면 세로토닌(serotonin)이 일조량 감소에 따라서 같이 감소하는 것이 가을철 식욕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가을에는 또 다른 계절에 비하여 맛있는 음식이 많다. 입맛대로 먹다가 보면 '이렇게 먹다가는 사달이 나지'라는 생각이 든다. 사달은 사고나 탈을 의미하는 우리말이다. 무언가 본래부터 잘못 진행되고 있거나 아니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과장하거나 숨기다가 결국 문제가 터질 때 사용한다. 욕심을 부리다가 문제가 터질 때도 '사달이 난다'고 한다. 논어에 나오는 사자성어인 과유불급(過猶不及)과도 상통하고, 유명한 버나드 쇼의 묘비명인'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와도 짐짓 연결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초창기였던 10여 년 전에는 주로 정해진 트랙을 달리는 버스나 전차에 먼저 적용되었었다. 2018년 파리 국제 모터쇼 때 프랑스는 자국의 모빌리티 기업을 소개하기 위하여 자율주행 버스를 행사장에 선보였다. 그런데 기자들을 태운 버스 앞을 그만 길거리를 청소하던 청소부가 가로막았고, 버스는 급정거와 함께 크게 경적을 울렸다. 이 장면을 목격한 국내 기자가 귀국한 후 이 사건을 두고 적은 신문 만평의 제목도 '늘 거기서 사달이 난다'였다. 인류가 살아온 내내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는데, 기술을 개발한 사람들과 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한 것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청소부를 장애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제대로 인식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면 청소부에게 급정거와 경적을 울려 쫒기보다는 정중하게 비켜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하였을 것이라는 거다. 기자는 만평에 그때 영국 기자가 전했다는 내용도 전한다. '기계 따위가 사람에게...'. 하지만 기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실패한다. 자율주행이 이렇게 빨리 상용화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AI, 즉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의 자리에 등판한 것 같다. 환호성을 지르며 곧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 하는 이들도 많고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엄청난 규모의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으며, 덩달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3.0 퍼센트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저기서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비관론도 그 힘을 기르고 있다. 인공지능 호황이 일시적이라면서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을 걱정하며 노르웨이의 국부펀드와 같은 대책을 요구하기도 하고, 국내 인공지능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건설할 필요성을 설파하면서 필요한 전력과 물 부족 이야기를 함께 말하고 있다. 한편 국내 정유산업도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 사태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원유 수급에서의 큰불을 끄는 데 성공한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석유제품 수출을 막아버리자 우리나라가 정제하여 수출하는 경유와 항공유가 엄청난 프리미엄 가격에 팔리고 있기 떄문이다. 얼나마 급한지 EU조차도 공급망와 안보를 들먹이며 정유시설의 추가 건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우리 정부도 석유제품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에 정유사들은 수출 제한을 일정 정도 풀어달라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국내 석유제품의 최고가격고시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에너지 관련 모든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자 국내 석유제품의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위급한 시기에 단기적으로 사용하여야 할 정책을 1년 가까이 끌고 가면서 여기저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인 지금, 에너지 절약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는커녕 가격 안정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눈을 가리는 것과 같으니 결국에는 사달이 날 수 있는 원인이 되고 만다. AI로 인한 반도체 호황에 모두 넋이 나가도 안 되겠지만 또 그렇다고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사회적 수용과 합의만을 이야기한다면 기술이 바꿀 미래에 대한 예측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정유산업은 호황인데도 시장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는 가격 제도들을 유지한다면 시장 제도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장점을 모두 놓치는 것이 된다. 늘 거기서 사달이 나지만 또 늘 거기서 새로운 기회가 온다. 비만만 걱정하면 가을이 가져다 주는 자연의 혜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걱정만 하고 막으려고만 하기보다는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인프라에의 투자와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를 그게 높일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bienns@ekn.kr

기후변화로 인류 건강 ‘비상사태’…폭염사망·감염병·식량위기 악화 [기후 신호등]

기후변화가 인류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전 지구적 보건 비상사태로 악화하고 있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이 급증하고, 가뭄과 집중호우가 식량·물 안보를 위협하는 가운데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전파 가능 지역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15년 파리협정 채택 이후 지난 10년 동안 여러 건강 위험의 증가 속도가 그 이전 10년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은 최근 '건강과 기후변화에 관한 랜싯 카운트다운 2026년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이미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대응이 지연될수록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응조치의 비용과 한계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폭염 사망, 10년 전보다 35.8% 증가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폭염과 관련된 사망이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2016~2023년 전 세계 폭염 관련 사망자는 연평균 약 54만8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2006~2015년 연평균 39만8400명보다 35.8% 증가한 규모다. 특히 2023년에는 폭염 관련 사망자가 약 71만명으로 추정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폭염 사망 가운데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발생한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도 분석했다. 2006~2015년에는 약 55%인 연평균 21만9100명이 인간 유발 기후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2016~2023년에는 68.4%, 연평균 약 36만9940명으로 높아졌다. 2023년에는 폭염 관련 사망자의 71.5%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온 상승이 단순히 더위를 심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간에 따른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인간 유발 기후변화에 기인한 폭염 사망자는 2006~2015년에는 연평균 약 7400명씩 증가했지만, 2016~2023년에는 연평균 약 1만5600명씩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증가 폭이 두 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 고령층·영유아·만성질환자·임신부 등이 폭염에 더 취약 폭염 피해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과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이 특히 취약하다. 냉방시설을 이용하기 어렵거나 야외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는 사람들도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2025년 세계 인구는 평균 13.5일의 폭염에 노출됐다. 이 가운데 11.3일, 즉 83%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기후변화에 기인한 폭염 일수의 연평균 증가 속도는 2006~2015년 하루보다 적은 0.31일에서 2016~2025년 0.74일로 높아졌다. 폭염 노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두 배 이상으로 빨라진 셈이다. 고령층의 연평균 폭염 노출 일수도 2006~2015년 7.2일에서 2016~2025년 11.5일로 증가했다. 영유아의 경우 같은 기간 1인당 노출 일수가 5.1일에서 8.8일로 늘었다. 밤 기온 상승도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2016~2025년 전 세계 사람들은 부적절하게 높은 야간 기온 때문에 1인당 연평균 48.3시간의 수면을 잃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06~2015년보다 수면 손실이 2.9% 증가한 것이다. 분석 대상 국가·지역의 97.5%에서 기온과 관련된 수면 손실이 증가했다. ◇ 극심한 가뭄과 집중호우, 식량·물 안보 위협 기후변화의 건강 피해는 폭염에 그치지 않는다. 가뭄과 집중호우 같은 극한기상은 식량 생산과 식수 공급, 위생 환경을 악화시키며 건강 위험을 연쇄적으로 높인다. 2025년에는 전 세계 육지 면적의 51.8%에서 적어도 한 달 동안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2023년에 이어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016~2025년을 평균하면 전 세계 육지의 41.7%가 매년 적어도 한 달 동안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이는 2006~2015년의 28.4%보다 13.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육지 면적의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연평균 증가 폭은 2006~2015년 0.35%포인트에서 2016~2025년 2.81%포인트로 확대됐다. 가뭄은 농작물 생산을 감소시키고 식량 가격과 식량 불안정성을 높인다. 물 부족과 위생시설 악화는 감염병 위험을 키우고, 산불과 먼지 발생을 증가시켜 호흡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고서는 폭염과 가뭄의 빈도 증가가 식량 불안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2024년에는 폭염 일수와 가뭄 발생이 1981~2010년 수준에 머물렀을 경우와 비교해 전 세계에서 약 1억2790만명이 추가로 중등도 또는 심각한 식량 불안정을 경험한 것으로 추산됐다. 집중호우 위험도 커지고 있다. 2016~2025년 전 세계 육지 면적의 연평균 17.2%에서 극단적으로 많은 강수일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폭우와 홍수, 산사태가 인명 피해를 일으킬 뿐 아니라 식수 오염과 감염병 발생, 의료시설의 기능 저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건강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가뭄과 홍수는 서로 무관한 재난이 아니다. 가뭄으로 토양이 굳고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폭우가 발생하면 홍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폭염과 산불, 대기오염이 동시에 발생하면 각각의 위험이 겹쳐 건강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 ◇ 뎅기열·비브리오 감염 위험 확대 기온과 강수 패턴의 변화는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와 매개체의 생존·전파 조건도 바꾸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뎅기열을 전파하는 흰줄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의 기후적 전파 적합성은 1981~1990년과 2016~2025년을 비교했을 때 각각 24.39%, 7.39% 증가했다. 이는 기후 조건이 뎅기열 전파에 유리해졌다는 뜻이며, 실제 환자 수가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수 온도와 염분 조건의 변화는 비브리오균 감염 위험이 있는 해안 지역도 넓히고 있다. 비브리오균은 오염된 해수에 노출되거나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일부 감염은 심각한 위장관 질환이나 피부 감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5년에는 비브리오균 전파에 적합한 환경이 적어도 하루 이상 나타난 해안선의 길이가 9만267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6~2015년 평균보다 20%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해안 지역 100㎞ 이내에 거주한 인구도 17억2000만명에 달했다. 비브리오 감염 사례는 2025년 약 73만8000건으로 추산됐다. 전년보다 2.2%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연간 증가 속도도 2006~2015년 평균 3600건에서 2016~2025년 평균 2만4700건으로 크게 높아졌다. 말라리아와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등 다른 감염병의 전파 조건도 변화하고 있다. 다만 기온 상승이 모든 지역에서 모든 감염병을 똑같이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병원체나 매개체의 최적 생존 범위를 넘어 전파 적합성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감염병의 지리적 분포와 계절성이 달라지면서 기존에 위험이 낮았던 지역의 보건의료 체계도 새로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 화석연료 대기오염으로 연간 278만명 예방 가능한 사망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려면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오염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은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동시에 그 자체로 건강을 해친다. 보고서는 2016년 이후 화석연료에서 비롯된 대기오염으로 매년 평균 약 278만명의 예방 가능한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기후변화의 간접적인 건강 피해만이 아니라, 화석연료 의존이 초래하는 직접적인 건강 부담을 보여준다. 반면 에너지 전환의 건강상 이점도 확인됐다. 전 세계 140개국을 분석한 결과, 53.6%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화석연료 관련 대기오염 사망이 감소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연간 약 32만3000명의 사망을 예방한 것으로 추정됐다. 청정에너지 전환은 경제적 기회도 제공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산업의 고용은 2024년 2.3% 증가해 화석연료 산업의 직접 고용 규모의 약 두 배에 달했다. 2025년 청정에너지 투자는 전년보다 7.2% 늘어 화석연료 투자보다 82% 많았다. 그러나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80.7%에 달한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됐지만 에너지 수요 증가로 2024년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전력화, 에너지 효율을 확대하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보건의료 대응은 뒤처져…기후 적응계획과 재원 확충 시급 건강 위험이 커지는 속도에 비해 각국의 적응 준비는 미흡하다. 2025년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의 75.8%는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취약성과 적응 필요성을 평가했는지를 보고하지 않았고, 71.1%는 국가 차원의 보건 적응계획을 마련 여부를 보고하지 않았다. 재정과 인력 부족도 대응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다. 개발도상국이 공개한 보건 적응 재원 수요 가운데 국제 기후재원으로 충당된 비중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폭염 조기경보, 감염병 감시, 취약계층의 냉방 접근성 개선, 의료시설의 기후위험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이미 현실화한 기후위험에 대한 적응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협정 이후 재생에너지 확대와 대기오염 개선, 기후·건강 관련 정책 확산 등 성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건강 피해 증가 속도는 이를 앞지르고 있다. 랜싯 카운트다운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기후변화를 전 지구적 보건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국제 보건·기후 거버넌스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정책의 성과도 온실가스 감축량뿐 아니라 사망 감소, 질병 예방, 건강 형평성 개선 등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과 보건의료 적응을 함께 서두르지 않으면 사망과 질병, 사회경제적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연구진의 경고다. ☞랜싯 카운트다운 '건강과 기후변화에 관한 랜싯 카운트다운(Lancet Countdown on Health and Climate Change)'은 2016년 출범한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로, 기후변화의 건강 영향과 대응의 건강상 편익을 추적한다. 올해 10주년 보고서는 30여 개 146명의 연구자가 폭염·감염병·식량 불안·경제적 손실 등 54개 지표를 다뤘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해상풍력 입찰 상한가 소폭 낮춰…내년엔 더 떨어질까 업계 ‘촉각’

올해 하반기 고정식과 부유식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상한 가격이 각각 킬로와트시(kWh)당 168.937원, 174.003원으로 지난 상반기보다 1.34%, 0.63% 낮아졌다.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경쟁력을 키우려면 입찰 상한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해상풍력 업계는 앞으로 나올 고정가격 입찰 상한가도 갈수록 낮아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6년도 하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를 한국에너지공단 누리집을 통해 게시했다. 입찰 물량은 고정식 약 1.7기가와트(GW), 부유식 약 0.5GW으로, 마감일은 오는 12월 10일이다. 고정식 해상풍력은 일반 입찰물량으로 1.4GW, 공공기관이 일정 지분 이상 참여하는 공공주도형 입찰물량으로는 0.3GW로 나뉜다. 부유식은 일반 입찰만 접수한다. 이번 입찰은 지난 6월 기후부가 '해상풍력 중장기 입찰 로드맵'을 발표하며 올해 입찰 물량 목표로 총 4GW를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한국풍력산업협회와 한국에너지공단이 실시한 사전 수요 조사를 토대로 유효 경쟁률을 확보하는 범위에서 입찰 물량을 결정했다. 입찰 상한가는 국내·외 해상풍력 균등화발전비용(LCOE) 변동률 전망치와 환율 같은 대외 시장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해 일부 조정했다고 기후부는 설명했다. 예년과 비교해 입찰 물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제고하고, 국내 해상풍력 사업 발전단가를 향후 단계적으로 인하해야 하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확대 △항만·선박 등 인프라 확충 △인·허가 및 금융 지원 △계획 입지 도입 같은 지원책을 추진해 해상풍력 보급 활성화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기 경쟁입찰에서는 고정가격계약 기간을 20년에서 2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지원 의지에도 해상풍력 업계는 이번에 입찰 상한가가 낮아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 내년에 나올 해상풍력 고정가격 입찰부터는 사업자들이 써내거나 낙찰될 가격이 점점 하락할 것이고, 그러면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국내 중심으로 공급망을 짜려는 노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해상풍력 업계는 입찰 상한가를 최소한 kWh당 200원대 또는 300원대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실제로 세계 해상풍력 시장에서 한국 해상풍력의 발전 단가와 설치 투자 비용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확립한 데다 바람 부는 조건이 유리한 유럽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 7월 발간한 '2025년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해상풍력의 LCOE는 메가와트시(MWh)당 179달러(한화로 kWh당 239.126원)로 집계됐다. 특히 LCOE는 미국(141달러/MWh), 프랑스(142달러), 영국(94달러), 독일(75달러)보다도 높았다. 가중평균 총설치비용(TIC)은 kW당 4637달러(한화 약 620만원)이어서 프랑스(5721달러), 미국(5625달러)보다 낮았지만 영국(3922달러), 독일(3476달러)보다 높았다. 반면 중국은 LCOE와 TIC가 각각 MWh당 49달러와 kW당 1542달러로 한국의 27%, 33% 수준이었다. 중국은 정부가 보조금 등으로 풍력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데다 터빈을 비롯한 해상풍력 발전 기자재의 제조 가격이 낮기 때문에 풍력발전기 설치부터 운영까지 높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세계 시장에 풍력 기자재를 저가로 공급하며 점유율을 높인 결과로 이어졌다.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FKI)회관에서 열린 '한국 해상풍력 정말 비싼가' 세미나에서 “풍력업계는 올해 하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 경쟁입찰 상한가를 상반기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kWh당 1원만 낮춰달라고 노골척으로 요청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최 실장은 “해상풍력 입찰 가격이 시장 신호와 무관하게 내려가면 개발사들이 공급망에 지불할 가격이 내려갈 것이고, 적정 수익을 못 거두는 개발사는 사업을 접거나 값싼 외국산 제품·서비스로 눈을 돌리게 된다"며 “그러면 공급망에 대한 투자가 끊기며 공급망이 먼저 무너질 것이므로 에너지 안보와 산업 육성, 탄소중립 목표 모두 위협받는다"고 지적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도시유전,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해외수출 이어 설비 공급시장 진출

폐비닐·플라스틱을 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 배출없이 나프타급 재생원료(RGO)로 전환하는 세계 유일의 신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이 기술로 생산한 재생원료 수출을 시작한데 이어 재생설비 공급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친환경 재생에너지·자원순환 기술기업 도시유전(대표 정영훈)은 29일 플라스틱엑스(대표 정병석)와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생산설비인 RGO 설비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250억원, RGO 설비는 총 50톤 규모다. 이 계약에 따라 도시유전은 플라스틱엑스를 통해 내년부터 국내 재활용업체에 해당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도시유전은 지난해 11월 전북 정읍에 RGO 설비를 갖춘 국내 첫 플랜트 '웨이브 정읍'을 준공한데 이어 지난 8월 이 곳에서 생산한 재생원료를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번 계약은 생산제품인 재생원료 수출에 이어 설비공급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유전의 RGO 기술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직접 연소하지 않고 전기 간접가열과 특수 세라믹 소재를 활용해 약 300℃의 저온에서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석유화학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의 재생원료(RGO)로 전환한다. 도시유전은 산업통상자원부 신기술(NET) 인증과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ISCC PLUS) 등을 통해 기술력과 사업화 기반을 확보해 왔고 국내외적으로 기술을 검증받았다. 지난해 11월 도시유전이 우리기술과 함께 준공한 '웨이브 정읍' 플랜트는 영농폐비닐 등 하루 약 24톤의 폐비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다. 연간 6500톤의 폐비닐·플라스틱을 처리해 최대 4550톤(약 540만 리터)의 재생원료유를 생산할 수 있어 약 70%의 높은 수율을 보인다. 지난 8월부터는 재생원료 해외 수출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도시유전은 국내 설비 공급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업체와 해외 플랜트 구축 및 기술협력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웨이브 정읍이 독자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한 출발점이었다면, 이번 계약은 기술과 설비를 국내외 시장으로 확산하는 새로운 성장의 전환점"이라며 “앞으로 설비 공급사업과 재생원료 생산사업을 양대 성장축으로 육성해 글로벌 친환경 자원순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정병석 플라스틱엑스 대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내 재활용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선도하고, 양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자원순환 시장에도 공동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금요일 저녁에 수소입찰 공고…업계 “수소발전 홀대 상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수소발전 입찰시장 공고를 금요일 저녁 늦게 내면서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입찰시장 개설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이어진 데다 공고마저 주말을 앞두고 나오는 점을 두고 수소산업이 그만큼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수소업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이날 오후 7시 수소나 수소화합물을 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공급하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공고를 냈다. 입찰 물량은 지난 6월 행정예고대로 청정수소발전 500기가와트시(GWh), 일반수소발전 930GWh다. 청정수소 시장은 수소 1㎏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4㎏CO2e(이산화탄소 환산량) 이하인 연료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고 시점을 두고 “금요일 저녁 7시에 입찰 공고를 내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입찰 참여를 준비하는 업체들은 공고가 나오면 세부 조건과 평가 기준, 제출 서류 등을 검토하고 사업성을 따져야 한다. 특히 올해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규모와 제도 개편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공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부서 직원들이 금요일 저녁부터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소발전 입찰시장 공고가 금요일에 집중된 점에서 업계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2023년 수소발전 입찰시장이 개설된 이후 재공고를 포함해 총 6차례 공고가 이뤄졌는데, 이날을 포함해 4차례가 금요일에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찰을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공고가 나오자마자 내용을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한다"며 “금요일 저녁에 공고가 나오면 결국 직원들이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입찰시장 공고에 앞서 필요한 회의가 이날 열리면서 공고 시점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공고 시점이 단순한 행정 일정의 문제를 넘어 현 정부의 수소발전 시장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해 일반수소 발전 입찰시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반수소 발전에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한 수소가 사용되는 만큼 정부의 탈탄소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300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추진됐던 청정수소 발전 입찰 역시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입찰 절차가 취소됐다. 정부는 업계 반발과 수소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시장을 유지하는 대신 규모를 대폭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 이날 공개된 일반수소 입찰 물량은 지난해 1300GWh보다 약 28% 줄었고, 청정수소도 지난해 추진됐던 3000GWh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청정수소발전은 사업 준비기간(3년)을 거쳐 2030년까지 실제 발전을 개시해야 하고, 거래기간은 15년이다. 다만 실제 수소 혼·전소 발전설비의 건설기간 등을 고려해 사업지연 제재 유예기간을 최대 3년 부여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6월경 선정할 계획이다. 석탄-암모 니아 혼소발전은 이번에도 청정수소발전 입찰 지원 대상에서 빠지고, 비가격 지표만을 보는 1차 평가를 신설해 비가격 평가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확대한다. 일반수소발전은 사업 준비기간(2년)을 거쳐 2029년까지 실제 발전을 개시해야 하고, 거래기간은 20년이다. 올해 입찰 시장에서는 이산화탄소(CO2) 포집·활용·저장계획 평가지표 신설 등 환경성 평가기준을 강화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12월경 선정할 계획이다. 이원희 정승현 기자 wonhee4544@ekn.kr

영광 40조 해상풍력, 군사구역 벽 넘을까…국방부에 협의 요청

영광=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영광군이 약 40조 원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을 가로막고 있는 군사구역 중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에 관계기관 간 범정부 협의를 요청했다. 국가안보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조화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조정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지난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두희 국방부 차관을 만나 영광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군사구역 중첩 문제 해소와 관계기관 협력 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영광 해역에서는 풍부한 풍황 자원을 기반으로 발전용량 약 4GW, 사업비 약 40조 원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거나 계획되고 있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국가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에너지 안보 강화는 물론 RE100 산업단지 조성과 지역 미래산업 육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부 발전사업 예정지가 군사작전 및 훈련 구역과 겹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위해서는 군사작전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관계기관 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군사시설과 작전 관련 사안은 국방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의 검토가 수반돼야 해 지방자치단체나 개별 사업자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영광군의 설명이다. 협의가 장기화할 경우 사업 일정과 투자 결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장 군수는 이날 면담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작전과 훈련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면서도 국가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해상풍력 개발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조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국방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군사작전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전제로 발전시설의 위치와 배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관계기관 합동 검토와 실무협의를 통해 군사작전과 해상풍력이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번 건의는 정부의 해상풍력 보급 확대 정책과도 연계된다. 지난 3월 시행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은 정부 주도의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하고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간 정책조정이 이뤄지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영광군은 이러한 국가 차원의 협력체계를 활용해 군사구역 중첩 문제를 해소하고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군사구역과 발전사업 간 합리적인 조정이 이뤄지면 해상풍력 개발에 대한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기업 참여와 일자리 창출, RE100 기반 산업 유치 등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세일 군수는 “국가안보와 에너지 안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지켜야 할 중요한 국가적 책무"라며 “국방의 중요성을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해상풍력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면밀한 검토와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영광군의 건의사항을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광군은 앞으로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면서 군사작전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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