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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전력시장의 불완전성: 캐즘(Chasm)현상

우리나라의 한 국책연구기관은 최근 '2026년 가장 중요한 과학기술 기술혁신과제'로 '미래 수요대응 초연결-초지능 에너지시스템 구축'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바이든 정부가 마련한 830억 달러가 넘는 청정전력지원정책을 재조정하고 있다. 주 내용을 보면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취소하고, 대신 가스, 석탄 및 원전 투자를 늘렸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청정 투자/지원을 줄이는 대신 전통적 화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역할의 비중을 높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청정전력협회'는 청정전력 증대가 없다면 향후 10년 동안 미국 동북부 13개 주의 전력 비용이 최대 3,600억 달러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실제 뉴욕 '공공서비스위원회'(Public Service Commission)는 최근 2028년까지 뉴욕시 주민의 평균 가스 및 전기 요금에 대해 연간 최대 615달러 추가 인상(안)을 승인하였다. 이는 전임 뉴욕주(洲) 정부의 비경제적이고 공급 신뢰성이 낮은 신재생-청정전력 의존도 증가 때문이라고 보수 정치권과 관련 학계는 주장 한다. 특히 뉴욕주 소재 원전(Indian Point)를 폐쇄하고, 기상여건에 따라 출력 가변적인 발전사업을 늘리는 바람에 생긴 소비자 전력비 부담 가중을 비난하고 있다. 2015년 파리협약 이후 지난 10여 년 소비자 효용증진과 복지 창출에 주역으로 간주 되어 온 기후대응 관련 대책들이 이제는 소비자에게 오하려 배척받고 있는것 같아 씁쓸함마저 못 내 느낀다. 여기서 우리는 기존 전력 대책 효율화 방안의 한계에 유의하고, 에너지-기후변화대책이 그 핵심의제(Agenda)라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11월 결정된 우리나라의 2035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중 전력부문은 '18년 대비 68.8∼75.3%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부문 목표보다 2∼3배나 높게 설정되어 있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2월 확정되고, 최근 현 정부가 재확인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8년 최대수요는 129.3GW이다. 이를 위한 신규 설비로는 대형원전 2기, SMR(소형 모듈원전) 1기, LNG 10.6GW 등 무(無)탄소 발전 비중을 70% 수준으로 잡았다. 이 결과, 2038년 발전설비 비중은 원전 35.6%, 신재생 32.9%, LNG 10.6%, 석탄발전 10.1%로 구성되게 됐다. 이러한 발전설비/원 구성변화는 국내 전기가격의 국제경쟁력에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내 전력 가격에 대해 '국제경쟁력이 있지는 않다'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재생에너지 대량생산이 발전단가 절감의 유일한 대책으로 서남해안 재생 발전산업 육성에 국가역량을 모을 것'이라고도 하였다. 하지만 요즈음 갑자기-크게 강조되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기존 관념의 전력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해보인다. 기후에너지부 김성환 장관도 '전력망이 다른 나라와 연결돼있지 않은 '섬' 같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전력만으로 안정공급이 쉽지 않아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하였다. 전력수요 안정충족은 현안 에너지/기후변화 대책의 중점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제해결에 유용한 논리가 '캐즘(Chasm)'이론이다. '캐즘'은 기술혁신과 대중화 사이의 '간극(間隙)'을 의미한다. '초기 기술혁신단계'에서 '대중화-사회적 수용'으로 넘어가며 그 확산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기술혁신 변곡점' 구성 논리가 '캐즘'이론의 핵심이다. 초기 기술시장(혁신자+조기 수용자)과 주류시장 사이에서 시장 정체(停滯)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존 최고/최적 에너지인 전력시장도 시장변화와 기술변화 등 다양한 외부요인 개입으로 시장고도화 정체가 불가피한 것 같다. 전력 '캐즘'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bienns@ekn.co.kr

수소 산업 ‘정책 거점’ 어디로…청정수소 인증 운영 지역 놓고 논쟁 확산

탄소중립 핵심 산업으로 부상한 수소경제를 둘러싸고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 거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정책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 산업이 국가 산업구조 전환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인증제 운영 주체와 지역 배치 문제가 향후 수소 정책 방향을 가를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울산시는 최근 시의회 질의 답변을 통해 A 연구기관의 청정수소 인증 조직이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핵심 기능이 산업 현장과 떨어진 수도권에서 운영되는 것이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정수소 인증제는 수소 생산과 수입 과정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해 일정 기준 이하일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고 행정·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수소 산업 육성과 탄소중립 정책을 연결하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울산시는 인증제 운영이 산업 현장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울산은 국내 최대 수소 생산·소비 거점으로 산업단지 수요와 항만 물류, 전국 최장 수소 배관망 등 생산·운송·저장·활용이 연계된 공급망을 갖춘 대표적인 수소 산업 도시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특히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 취지와의 정합성 문제도 제기했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은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 지역 성장 거점을 조성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울산시는 “수소경제 정책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본사 소재지인 울산이 아닌 수도권에서 운영되는 것은 공공기관 이전 정책 취지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청정수소 인증 조직의 서울 운영과 관련해 관계기관 승인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울산시는 국토교통부 확인 결과 해당 조직이 수도권 잔류를 위한 공식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연구실의 수도권 운영 경위와 관련 자료를 A 연구기관에 요청하고, 향후 울산 이전 가능성을 협의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넘어 수소 산업 정책 거점 경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 산업은 생산·유통·활용 전 주기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만큼 정책 거점이 산업 투자와 공급망 구축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수소 산업이 탄소중립과 산업 구조 전환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면서 인증제 운영 기관의 역할과 지역 거점이 정책 실행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향후 정부 수소 정책의 권역별 전략과 산업 배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수소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인증제 운영 체계와 지역 기반 구축 문제가 향후 정책 설계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후 신호등] 일자리 위협 산업로봇…탄소중립 앞당길 수는 있을까

글로벌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는 지난달 자사의 인공지능(AI) 챗봇이 한 달 동안 230만 건의 고객 상담을 처리하며 정규직 상담원 700명의 업무량을 대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IBM 역시 향후 5년 내 백오피스 인력의 30%를 AI와 자동화로 대체하겠다며 신규 채용 중단을 선언했다. 영국의 BT그룹은 2030년까지 최대 5만5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육체노동자를 대체하던 자동화의 물결이 이제 전문직 화이트칼라와 숙련 공정까지 정조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노조가 “합의 없는 도입은 결코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이른바 '신(新) 러다이트 운동'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아틀라스는 지난달 초 미국 라이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제품 전시회) 2026에서 처음 선을 보였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과 '피지컬 AI'의 결합은 고용 시장을 뒤흔드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전 지구적 과제인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할 결정적 열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들이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하는 산업로봇이 어떻게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지 최근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의 풍경을 바꾸는 로봇: '생존'과 '그린'의 결합 한국은 로봇 강국이다.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밀집도가 1012대에 달해 2023년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의 도시·지역계획학과 연구팀은 'SSRN'에 공개한 논문에서 “한국의 중소 제조기업(SMMs)들은 인건비 상승,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협동로봇(Cobots) 도입을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로봇화는 탄소중립 목표와 결합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 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탑재한 '반도체 인공지능(AI) 팩토리'를 구축했다. 여기서는 실시간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제조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소모를 최적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당진 특수강 공장에 태깅 로봇을 도입해 오부착 오류를 최소화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였다. 포스코는 4족 보행 로봇을 활용해 제철소 용광로 등 위험 설비를 정밀 진단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 대형 사고로 인한 환경 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진화 중이다. 한화오션은 조선소 자동화율을 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로 용접 협동 로봇을 대거 투입해 작업 준비 시간을 60% 단축하고 정밀도를 높여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 산업로봇 도입 확대: 온실가스 감축의 강력한 동력 산업로봇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제조의 핵심이다. 중국 쓰촨대학교 경제학부의 왕젠룽 교수팀은 2023년 '사회 속 기술 (Technology in Societ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산업로봇의 확산이 기업의 탄소 배출 강도를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 동난대학교 경제관리대학의 야오웨이지 교수 등은 2024년 3월 '청정 생산 저널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산업로봇 사용량이 1% 증가할 때 탄소 배출량은 약 0.2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브릭스(BRICS)에 속한 40개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러한 감축 효과가 로봇이 정밀 제어를 통해 에너지 낭비를 막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생산성 향상 효과'와 청정 제조 기술의 발전을 유도하는 '기술 진보 효과'를 통해 실현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가치사슬과 무역 구조의 고도화 로봇 도입은 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도록 도와 간접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중국 광업기술대학교 경영대학 연구팀이 지난해 7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로봇을 통한 지능형 제조는 가공·조립 위주의 저부가가치 공정에서 연구개발(R&D)과 설계 중심의 고부가가치 단계로의 이전을 촉진하는 '가치사슬 등반 효과'를 유도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 집약적 공정이 줄어 전체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샤오싱대학교 경영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데이터 과학 및 관리 (Data Science and Management)'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산업로봇의 적용이 수출 제품에 포함된 탄소 배출 강도(CIE)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켜, 국제 시장의 엄격한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여기서 CIE(intensity of CO2 emissions embodied in manufacturing exports)는 제조업 수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의 집약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수출 무역에 포함된 전체 탄소 배출량을 수출을 통해 창출된 총 부가가치로 나눈 비율로 계산한다. 이 지표는 특정 국가나 산업의 수출 제품이 얼마나 탄소 효율적인 방식으로 생산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제적인 환경 규제 준수나 수출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고숙련 인적 자본: 로봇의 탄소 감축 효과를 완성하는 열쇠 로봇 도입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를 운영하는 인적 자본의 고도화가 필수다. 중국 시안교통대학교 경제금융대학과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연구팀은 2024년 6월 '혁신과 녹색 발전 (Innovation and Green Development)'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고숙련 노동력이 로봇의 정밀 조작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함으로써 탄소 감축 효과를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언급된 고소득 전문직의 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행이 특허 데이터와 직무 데이터를 결합하여 산출한 'AI 노출 지수'를 분석한 결과, 의사(일반의 및 전문의),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AI 대체 위험이 높은 직업군은 역설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고 임금 수준도 높은 전문직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의 핵심 업무인 방대한 전문지식 학습, 문서 및 보고서 작성, 논리적 추론, 규정 및 판례 검색 등의 영역에서 거대언어모델(LLM)이 가장 빠르게 능력을 향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노출 직종 내에서도 단순 정보 전달이나 기초 자료 조사 같은 정형적 업무는 AI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기획, 심층 해설, 관계 형성 등 '기계가 하기 어려운 역할'로 이동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된다. 이제 노동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AI나 로봇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도구로 부려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 유연성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피지컬 AI(산업로봇 등) 시대에 노동 유연성은 기술 도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산업 구조를 저탄소 기반으로 재편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로봇 도입은 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이러한 효과는 노동 요소가 지역이나 산업 간에 자유롭게 흐를 때 더욱 강화된다. 특히 인력 수급이 어려운 지역으로 숙련된 인재가 유연하게 유입될 때 산업로봇의 탄소 감축 기여도는 극대화된다. 로봇은 단순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수작업을 대체하는 '노동 대체 효과'를 유발한다. 이때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돼 더 가치 있고 지능화된 직무로 유휴인력이 신속하게 재배치(Reallocation)되면, 산업 전체의 에너지 효율과 노동 생산성이 동시에 향상된다. 피지컬 AI 도입으로 인해 기존의 노동 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직무를 전환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훈련 체계는 필수적이다. 노동자가 로봇을 도구로 부려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때, 기업은 단순 생산량 확대를 넘어 공정의 '청정화'와 녹색 기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피지컬 AI 시대에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완화는 단순히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지능형 제조 기술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탄소중립의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 ◇경계해야 할 '에너지 반등 효과'와 정책적 해법 그러나 로봇 도입이 생산 효율을 높여 오히려 생산 규모를 급격히 확대시키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드는 이른바 '에너지 반등 효과(energy rebound effect)'는 탄소중립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쓰쵠대학교 왕젠룽 교수는 로봇 가동에 필요한 전력이 여전히 화석 연료에 의존할 경우 감축 성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반등 효과'를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재생 에너지 인프라의 통합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공장 지붕 등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해 로봇 가동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녹색 기술 혁신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터키 오스팀 기술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에너지 정책(Energy Polic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AI 기반 청정 에너지 특허와 로봇 기술이 결합될 때 탄소 감축 효과가 극대화되므로, 정부는 '더러운(Dirty)' 혁신 대신 '녹색 혁신'에 R&D 자금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봇 도입을 통해 얻은 탄소 감축 성과를 탄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저탄소 기술을 채택하게 될 전망이다. ◇ESG 경영과 산업로봇의 시너지 효과 투명한 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는 산업로봇 도입을 가속화하는 비료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 충칭 메카트로닉스 직업기술대학교 연구팀이 지난해 8월 '사이언티픽 리포츠'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일수록 정밀 제조와 폐기물 감소가 가능한 로봇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이를 통해 환경적(E) 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특히 ESG는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춰 중소기업이 초기 투자비가 비싼 로봇을 도입할 수 있는 금융적 유연성을 제공한다. 로봇은 다시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기업의 탄소 배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도와 ESG 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인지 역량과 지능형 로봇의 협업이 여는 저탄소 미래 현대자동차의 '아틀라스'의 산업 현장 투입 추진이나 글로벌 기업들의 인력 감축 사례에서 보듯이 산업로봇과 AI의 확산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 도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중국 난징항공우주대학교 경제경영대학 연구팀이 지난해 4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AI와 로봇을 통해 경제 구조를 '가볍고 깨끗하게'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은 로봇 도입으로 발생하는 초과 이익을 노동자 재교육과 재생 에너지 전환에 재투자함으로써, 일자리 위기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이라는 인간 특유의 인지 역량을 로봇의 정밀함과 결합할 때, 비로소 기술은 일자리를 뺏는 기계가 아닌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 리포트] 뒤바뀐 지구 순환…한반도 날씨 극단적으로 만든다

최근 한반도에서는 여름철이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국지적 집중호우 등이, 겨울철에는 한파와 이상 고온이 자주 나타나는 등 날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한반도에서만 나타나는 지역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 대기 순환 체계가 재편되고, 그 영향이 '원격상관'을 통해 한반도까지 전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격상관(遠隔相關, teleconnection)은 멀리 떨어진 지역의 날씨·기후 변화가 대기나 해류의 흐름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함께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 한쪽에서 생긴 기후 변화가 보이지 않는 공기 길을 따라 지구 반대편 날씨까지 바꿔 놓는 것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와는 다른 개념이다. 나비효과는 '혼돈(chaos)이론'에서 나온 개념으로, 아주 작은 초기 변화가 시간이 지나며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큰 결과로 증폭될 수 있음을 뜻한다. 원격상관으로 날씨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최근에 발표된 두 가지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북반구 따뜻할수록 여름 몬순 강화돼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시아–호주 여름 몬순 체계가 남반구-북반구 간 온도 차이에 의해 장기적으로 조절돼 왔음을 1만3500년에 이르는 홀로세의 기후 자료를 통해 밝혀냈다. 연구팀은 호주 북동부 몬순 전면 지역에 위치한 브롬필드 늪에서 채취한 호수 퇴적물의 입자 크기와 유기물 함량을 활용해 호주 여름 몬순 기록을 복원했다. 그 결과, 홀로세 초기부터 약 7800년 전까지는 여름 몬순이 약해지다가 다시 점진적으로 강화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시아와 호주 몬순 시스템이 남북반구 간의 온도 구배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고위도 기후 변화가 남북반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일으켜 열대수렴대(ITCZ)의 위치를 이동시키고 몬순에 영향을 미친다는 통합적인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북반구가 상대적으로 따뜻해질수록 대기의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열대수렴대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동아시아 여름 몬순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에 더 많은 수증기와 강수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 몬순 순환 자체가 약화된다. 열대수렴대는 적도 부근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의 무역풍이 만나 공기가 상승하면서 구름과 강수가 집중되는 강수대를 말한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이 단순히 여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북반구의 장기적 온난화가 동아시아 겨울 몬순의 세기를 약화시키는 경향도 함께 보인다고 설명한다. 즉,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여름을 더 습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면서도, 겨울철에는 한파의 빈도와 성격 자체를 바꾸는 이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 겨울 불규칙하고 극단적으로 바뀌어 이는 한반도의 겨울이 전반적으로 따뜻해지면서도, 한파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불규칙하고 극단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겨울을 단순히 온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한 계절로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 고기압과 북극의 한랭 공기 저장고가 약해지고, 그 결과 한반도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차고 건조한 북서풍 계열의 겨울 몬순 바람이 전반적으로 약해진다. 과거처럼 한겨울 내내 강한 추위가 길게 이어지는 전형적인 '계절형 한파'의 빈도는 줄어드는 대신 한파가 '짧고 강하게' 나타나는 비정형적 양상이 늘어난다. 평상시에는 비교적 온화한 겨울 날씨가 유지되다가도 대기 순환이 일시적으로 크게 흔들릴 경우 고위도의 강한 한기가 한반도로 급격히 쏟아져 내려올 수 있다. 이와 함께 한파와 함께 나타나는 동반 현상도 달라지고 있다. 겨울 몬순이 약화되면 기본적으로 공기가 덜 건조해지지만, 강한 한기가 돌발적으로 유입될 경우에는 폭설·강풍·급격한 체감온도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한파' 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한파의 횟수는 줄어들 수 있으나, 한 번 발생할 때 사회·경제적 충격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유라시아 제트기류, '흔들림'에서 '동조화'로 이와 동시에, 대기 상층을 흐르는 제트기류의 성격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최근 20여 년 사이 유라시아 제트기류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유라시아 대륙 전반에서 제트기류의 세기가 동시에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상류–하류 동서 일관성(UDZC)'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데, UDZC에서 상류는 제트기류의 서쪽(유럽·대서양), 하류는 동쪽(동아시아·한반도)을 의미한다. 동서 일관성은 이 두 지역의 제트기류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에는 상류의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치우치면 하류의 제트기류는 남쪽으로 치우치는 등 상류와 하류가 남북으로 엇갈려 움직였지만, 최근에는 제트기류의 세기와 대기 순환이 유라시아 전역에서 동시에 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제트기류가 단순한 경계선이 아니라, 대륙 전체의 날씨를 한꺼번에 묶는 '동기화 장치'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구팀은 2022년 동아시아와 유럽, 북미 일부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이 새로운 제트기류 패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실크로드 원격상관, 대서양에서 한반도까지 두 번째 논문이 특히 주목하는 개념은 '전 지구적 실크로드 원격상관(Circumglobal Silk Road, CGSR)'이다. 이는 북대서양에서 시작된 대기 이상이 '로스비 파동(Rossby wave)'이라는 형태로 제트기류를 따라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다시 북미까지 전달되는 거대한 파동 구조를 말한다. 로스비 파동은 지구 자전과 위도에 따른 코리올리 효과 때문에 중위도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굽이치며 형성된다.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 저주파 구조로, 고기압과 저기압의 위치를 오래 고정시켜 폭염·가뭄·한파 같은 극한 날씨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파수(wavenumber)가 6인, 즉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산-골 쌍이 6번 나타나는 로스비 파동이 제트기류와 공진해 정체하기 쉬운 조건이 자주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유럽·동아시아·북미가 하나의 파동 체계로 연결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극한 기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 파동은 이동 경로상에 있는 지역마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배치를 바꿔 놓는다. 동아시아에 이 파동이 도달하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시에 강화되며 상층과 하층에서 하강 기류가 겹치는 '열돔' 조건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구름이 억제되고, 비는 줄어들며,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극단적인 폭염과 가뭄이 지속된다. 중요한 점은 이 현상이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파동 구조가 북미 서부에도 고기압을 형성해, 동아시아와 북미의 폭염이 동시에 발생하는 '연결된 재난'으로 나타나게 된다. ◇한반도 날씨, '국지적 상황'으로 설명되지 않아 두 연구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오늘날 한반도의 날씨는 더 이상 한반도 주변만 살펴봐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남북반구 간의 온도 불균형, 유라시아 대륙 상공의 제트기류 구조 변화, 그리고 대서양에서 시작되는 원격상관이 서로 맞물리면서, 한반도는 전 지구 기후 시스템의 변화에 훨씬 더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는 평균 기온을 조금씩 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대기 순환의 '연결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 결과 한반도의 폭염, 가뭄, 집중호우, 한파는 앞으로도 더 잦고, 더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제 지역 기상 현상을 넘어 전 지구적 대기 연결 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기후 인식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두 논문은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원희의 기후兵法] 소관 상임위 넘은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완화 법…계통·시장 3박자 갖춰야

지방자치단체의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조례를 제한하는 법이 국회 담당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처음으로 넘었다.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조례 완화로 입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계통과 시장까지 뒷받침돼야 재생에너지 보급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자체의 재생에너지 설치구역을 제한하는 이격거리 조례를 완화하는 내용의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다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11건을 병합·심사해 위원장 대안으로 발의됐다. 법 개정안은 이격거리 조례를 정부가 기준을 마련하고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구체적인 이격거리 조례 기준은 시행령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일 영덕 풍력발전기 타워 전도 사고가 발생하면서 풍력발전기에 대해서는 이격거리 조례를 완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위원회에서도 풍력발전기에 대한 안전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이날 소위원회에 출석해 “이격거리 관련 법이 통과가 되면 관련 시행령에서 기준을 정할 때 풍력이나 태양광의 안전기준을 고려해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문제는 지난 2018년을 전후해 전국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가 급증하며 본격화됐다. 주민 민원을 이유로 주거지·도로 인근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제한하는 조례가 확산되면서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할 입지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2024년 12월 발간한 '태양광 발전 이격거리 규제 현황과 쟁점'에 따르면 전국 129개 지자체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양광 설치가 어려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하면 약 95%의 지자체가 이격거리 규제를 시행 중이다. 이격거리 규제는 주거지역이나 도로 인근 일정 범위 내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제한하는 조례로, 예컨대 주택으로부터 100m 이내에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법·제도 개선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 법률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 2023년 1월 당시 에너지 업무를 담당하던 산업통상자원부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00m까지만 이격거리를 둘 수 있도록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격거리 조례 완화 개정안은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와 국회 본회의 통과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상임위 문턱을 넘긴 것은 진전이지만 지역 반발 가능성이 변수다. 이격거리 조례는 주민 생활환경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법률로 일괄 제한할 경우 지역사회 반발이 커질 수 있어서다. 또한, 이격거리 조례 완화로 입지를 확보했다고 해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자동으로 이뤄진다고 할 수는 없다. 이에 정부도 이격거리 조례 완화와 함께 계통과 시장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다. 기후부 에너지전환정책실은 올해 주요 업무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변하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매시장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준중앙자원 제도를 도입하고 추후 실시간·예비력 시장으로 단계적인 도매시장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매시장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해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 요금을 인하하고, 저녁·밤 시간대 요금은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유도한다. 부족한 전력망 확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유연접속 확대, 계획입지 활성화, 기존 전력망 효율화 등 혁신 방안을 마련해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접속이 지연되는 지역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보급하고 농공단지·캠퍼스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도 나선다. 기존 전력망에서는 허수·지연 사업자보다는 실제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가 우선 접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신성이엔지, 작년 매출액 5703억·영업이익 19억원 집계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5703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4 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5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2억 5000만원) 대비 약 1400% 증가했다.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전방 산업 투자 둔화로 경영 환경 개선이 지연됐으나 4분기 들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과 비용 효율화 성과가 집중 반영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수주 구조 개선과 프로젝트 관리 효율화가 실질적인 이익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지난해 가동률 저조로 인한 제품 매출 감소로 부진했으나 국내 제조사 우선 지원 정책과 글로벌 시장 환경 개선으로 올해부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회사는 태양광 발전 및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성이엔지는 그외 반도체·이차전지·데이터센터 중심의 고부가 클린환경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산업 사이클이 전개되는 만큼, 고난도 공정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와 함께 사업 운영 시스템을 정교하게 체계화하고 선별적 수주 전략 및 원가·품질 관리 강화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 지정학] 美 2026 방위전략이 던진 메시지…“반도체는 전력·에너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미국이 반도체를 국가안보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고 공급망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제기되는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이 오히려 기업들의 미국행을 재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입지를 '정책적 이전'으로 압박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국내 이전보다 에너지·전력·보조금이 동시에 보장되는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2026년 방위전략을 통해 반도체를 군사·AI·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며, 생산 거점을 자국 내로 집중시키는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은 물론,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가스 공급, 전력망 복원력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이 미국 전략의 핵심이다. 반도체 공급망을 국가안보 핵심 사안으로 격상하면서, 에너지와 전력 인프라를 반도체 산업 전략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반도체를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군사·AI·에너지 안보까지 아우르는 전략 자산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새만금으로의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사실상 '정책 목표'로 제시할 경우, 기업들로서는 국내 이전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입지는 단순한 부지 문제가 아니라 전력 안정성, 에너지 가격, 공급망 신뢰도, 정책 예측 가능성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전이 강요되는 순간, 기업은 국내의 또 다른 불확실한 선택지와 미국이라는 비교적 확실한 선택지를 동시에 보게 된다"며 “에너지·전력 조건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지방 이전 압박은 결과적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해외 이전을 가속화하는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국내에서 제기되는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을 두고 정책적 정합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론은 수도권 전력·용수·송전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미국 전략이 강조하는 반도체 입지의 핵심 조건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의가 에너지·전력 조건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정치적 해법으로 소비될 위험을 경계한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무정전 전력과 초고품질 전력 안정성을 요구하며, 대규모 가스·연료 백업과 송전망 이중화가 필수적이다. 미국 방위전략이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은 곧 국가안보의 취약성"이라고 규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새만금이 반도체 클러스터의 대안지로 기능하려면 단순한 부지 제공을 넘어 ▲수십 기가와트(GW) 단위의 안정적 전력 공급 계획 ▲기저전원과 백업 전원의 명확한 조합 ▲초고압 송전망 구축 일정과 비용 ▲가스·연료 인프라 확충 ▲전력요금의 중장기 예측 가능성까지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지 않다면 이전론은 “입지는 바꾸되 리스크는 그대로 옮기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전략이 강조하는 점은 '속도와 신뢰성'이다. 미국은 반도체와 에너지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하며, 공급망 충격 시에도 생산이 멈추지 않는 체계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국내 이전론은 아직까지 “어디로 옮길 것인가"에 집중돼 있을 뿐, “어떻게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전력 안정성을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책 전문가들은 “미국은 반도체를 안보 자산으로 보고 에너지·전력망을 함께 설계하고 있는데, 한국은 반도체 입지를 지역 균형의 도구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두 접근법의 간극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이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전 이후에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미국의 2026년 방위전략이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땅'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다. 에너지와 전력, 공급망 안보에 대한 설계 없이 추진되는 이전론은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 모두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새만금 이전론 역시 이러한 글로벌 전략 환경 속에서 냉정한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압박 강화 흐름을 짚으며 “지금은 국내 반도체 정책에서 어느 때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사실상 '관세 100%를 감수하든지, 아니면 미국 내에서 생산하라'는 양자택일을 기업들에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충분한 에너지·전력 조건 검증 없이 특정 지역 이전을 압박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이전보다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쪽이 오히려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특히 “반도체 입지는 산업정책이 아니라 에너지·안보·공급망 전략의 문제"라며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안보 자산으로 끌어안는 상황에서, 준비되지 않은 국내 이전 압박은 '지방 분산'이 아니라 '해외 유출'을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 이전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되며, 기업이 국내에 남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조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정부,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속도전’…극한 가뭄과 녹조 대응 위해

이명박 정권에서 진행한 4대강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4대강 취·양수장 개선 사업을 추진해온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사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4대강의 취·양수장 가운데 70곳의 취수구 위치가 잘못돼 정작 가뭄이 심할 때는 취수가 어렵고, 녹조가 심해도 보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흘려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 문제는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지적돼 왔으나, 4대강 사업 완공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후부는 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금한승 제1차관 주재로 '취·양수장 개선사업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사업 진행 현황과 신속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취·양수장 개선사업은 가뭄과 녹조 등 기후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취수가 가능하도록 취수구 수위를 강바닥에 가깝게 낮추고, 노후 펌프를 교체하는 등 시설 성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기후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취·양수장 70곳을 대상으로 개선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이 가운데 4곳은 공사를 완료했고 66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유역별로 보면 대상 시설 70곳 중 낙동강 유역이 52곳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영산강 10곳, 한강 7곳, 금강 1곳 등이다. 전체 사업 예산은 4100억원이 넘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부는 녹조 발생 우려가 큰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시설 개선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해당 사업에 47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기후부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도와 추진 체계도 손질한다. 우선, 기존에 한국수자원공사를 거쳐 지방정부로 교부되던 사업비 지급 방식을 개선해 기후부가 직접 교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사업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지방정부 소유의 취·양수장 개선사업은 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에 위·수탁 방식으로 추진해 설계·시공과 사업 관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정부의 사업 추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유역·지방환경청장 주관으로 '취·양수장 개선 상시점검반'을 운영해 시설별 공정 관리와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기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부처 간 시설 개선 현황과 향후 계획을 정기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금한승 기후부 제1차관은 “취·양수장 개선은 가뭄과 녹조에 대비하고 4대강 유역의 안정적인 취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현장 수용성을 높이고 추진 체계를 정비해 사업이 속도감 있게 이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강·낙동강·영산강 유역환경청과 대구지방환경청, 수자원공사 등 물관리 분야 관계 기관이 참석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남부발전, ‘ELECS KOREA 2026’서 발전6사 대표해 중소기업 판로 개척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이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에너지 전시회인 'ELECS KOREA 2026'에서 발전공기업 6사(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를 대표해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기술 홍보를 위한 '상생의 장'을 마련했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전기산업진흥회와 남부발전 등 발전 6사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총 217개 기업이 562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에너지 분야의 신기술과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는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을 비롯해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 구자균 전기산업진흥회 회장,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등 전기·에너지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남부발전 등 발전 6사는 이번 전시회 기간 중 중소기업 지원에 역점을 두고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발전사 공동 구매상담회 ▲협력 중소기업관 운영 ▲발전사 컨퍼런스 ▲발전사 홍보관 도슨트 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홍보 부스에서는 국내외 참관객을 대상으로 도슨트 투어를 진행해 발전공기업의 현황과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렸으며, 현장 이벤트 등을 병행해 참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은 중소기업 홍보 부스를 방문해 기업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격려하며, “어려운 경영 환경을 이겨내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발생지 처리 원칙” 칼 빼든 충남…수도권 쓰레기 계약 잇따라 파기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수도권 생활폐기물 유입을 막기 위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천안의 한 민간 소각시설에서 폐기물관리법 위반 정황이 확인됐다. 충남도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천안·당진 지역 소각업체 4곳을 대상으로 시군과 합동 점검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들여온 천안 1개 업체에 대해 사법·행정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신고 대상이 아닌 폐기물을 별도 신고 없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물 처리 과정의 전산 관리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에 처리 실적이 실제와 다르게 입력된 정황도 확인됐다. 충남도는 올바로시스템 허위 입력이 소각시설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주요 위반 유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도는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형사고발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쓰레기 반출 지역과 반입량은 현재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점검에서 위반 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천안·당진 소각업체들은 서울 강동구와 영등포구에서 생활쓰레기를 들여온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점검 이후 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다른 천안 업체는 경기도 안산에서 가연성 폐기물만 제한적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충남도는 앞서 지난달 6일 공주·서산 지역 재활용업체가 위탁 처리하던 서울 금천구 생활폐기물(종량제봉투)에서 음식물쓰레기 혼합 사실을 확인해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해당 업체들은 이후 수도권 쓰레기 위탁 처리 계약을 파기하고 반입을 중단했다. 도는 지난 19일에도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생활폐기물과 대형폐기물을 들여온 천안 재활용업체, 서울 도봉구와 폐합성수지류 위탁 처리 계약을 체결한 아산 재활용업체에서 위반 사항을 확인해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 역시 반입은 중단된 상태다. 도 관계자는 “집중 점검 결과 수도권 쓰레기 처리 계약이 잇따라 파기되는 등 차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점검을 계속 이어가고, 위반이 확인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함께 형사고발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불법·편법 반입을 원천 차단하고, 대전·세종·충북과 함께 광역 공조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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