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신호등] 수심 2000m까지 뜨거워진 바다…겪어보지 못한 재앙 온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20.03609a8e9ef24655aa9d0d0f50667674_T1.jpg)
2026년 여름 지구의 바다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스위스·스웨덴·영국 등 국제연구진은 '세계기상귀속(World Weather Attribution,WWA)'을 통해 지난달 유럽 주변 바다는 기록적인 해수면온도를 보였고, 특히 지중해에서는 평년보다 최대 6℃ 높은 수온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WWA는 기후변화가 특정 폭염·폭우·해양열파 같은 극한기상을 얼마나 더 강하고 빈번하게 만들었는지를 분석하는 국제 연구 네트워크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도 지난 6월 전 지구 해수면 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1일 발표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관측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재의 해양 상태가 다시 한번 '미답(未踏, 밟아보지 못함)의 영역(uncharted territory)'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6월 전 세계 바다, 다시 최고 기록 올들어 바다 표층 수온 기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C3S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북위 60도에서 남위 60도 사이의 비(非)극지 해양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86℃로 6월 기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였던 2024년 6월보다 0.01℃ 높았다. 특히 6월 21일에는 C3S의 일평균 해수면 온도가 20.86℃까지 올라 2023년과 2024년 같은 날짜의 20.83℃ 기록을 넘어섰다. 코페르니쿠스 해양서비스(CMEMS)가 집계한 2026년 6월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2℃로, 역시 6월 기준 최고 수준이었다. 열대 태평양의 평균 수온도 27.26℃로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이 기록은 단순히 지구온난화만으로 설명되는 현상도 아니다. 올해에는 강한 엘니뇨가 동시에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해양대기국(NOAA)의 기후예측센터(CPC)는 지난 6월 11일 '엘니뇨 주의보'를 발령했다. NOAA는 엘니뇨가 2026년 북반구 겨울까지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전망에서도 NOAA는 엘니뇨가 연말까지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초여름 전망보다 강도가 높아지는 양상이 뚜렷했다. ◇진짜 문제는 바닷속…수심 2000m에 쌓인 열 하지만 기후과학자들이 더욱 주목하는 지표는 해수면 온도 자체가 아니다. 바다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열을 저장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해양 열함량(OHC)'이다. 중국과학원(CAS) 산하 대기물리연구소(IAP)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첨단 대기과학(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표층부터 수심 2000m까지의 상층 해양 열함량이 관측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고 밝혔다. 2024년보다 약 23제타줄(ZJ)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해양 열함량은 9년 연속 최고 기록을 이어갔다. 23제타줄은 2023년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량과 비교하면 약 37년치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는 그동안 온실가스 증가로 대기 중에 축적됐던 열에너지가 한꺼번에 바다로 들어갔고, 여기에 엘니뇨·라니냐 등에 따른 해양 내부의 열 재분배 현상까지 더해진 탓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열이 바다 표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에 설치된 수천 개의 관측 부이(buoy, 부표)로 수심 2000m까지 측정한 결과, 바다 내부의 급격한 온도 상승이 확인됐다. 바다는 말 그대로 거대한 '열 저장고'가 돼가고 있는 셈이다. ◇바다가 품은 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기온을 생각한다. 하지만 지구가 온실가스 증가로 얻은 초과 에너지 가운데 90% 이상을 바다가 흡수한다. 바다가 없었다면 대기의 온도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바다는 지금까지 인류의 기후위기를 일정 부분 '완충'해온 셈이다. 문제는 이 완충 역할에도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바다가 열을 계속 흡수하면 해수의 열팽창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빙하와 빙상이 녹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뜻해진 바다는 대기 중으로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며 폭우와 강한 폭풍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동시에 산호초와 어류 등 해양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더 무서운 것은 '열 관성(thermal inertia)'이다. 바다는 육지보다 비열이 크기 때문에 열을 훨씬 많이 저장한다. 그리고 바닷속 깊이 들어간 열은 매우 느리게 이동한다. '거대한 열 관성' 탓에 바다에 저장된 열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바다가 저장한 거대한 열에너지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대기와 육지의 기후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한 엘니뇨가 거대한 바다의 열과 만난다 여기에 올해는 또 하나의 변수가 겹쳤다. 바로 엘니뇨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 현상이다. 그러나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평양에 저장돼 있던 열이 대기와 상호작용하면서 전 세계 기온과 강수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엘니뇨가 주목받는 이유는 발생 시점부터 강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 엘니뇨'라는 표현도 등장했지만, NOAA의 공식적인 분류라기보다는 언론 등에서 매우 강한 엘니뇨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국종성 교수 등 국제연구팀은 지난 3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가 따뜻해질수록 엘니뇨가 전 지구 해수면 온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기후모델을 분석한 연구팀은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엘니뇨가 전 지구 해수면 온도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엘니뇨와 관련된 대기 현상들이 서로 강하게 연결되고, 해수면 온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엘니뇨가 지역별 해수면 온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온난화와 엘니뇨가 단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기후 영향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기후 체제 전환'이 무서운 이유 해양이 미답의 영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두고 '기후 체제 전환(regime shift)'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기후과학에서 '기후 체제 전환'라는 개념은 기후 시스템의 평균적인 상태, 즉 기준선 자체가 다른 상태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평균기온이 30℃이고 35℃가 극단적인 폭염이었다면, 새로운 기후 체제에서는 35℃가 평균에 가까워지는 식이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 시스템 대부분이 과거의 기후 통계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도시 배수시설은 과거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댐은 과거의 유입량과 홍수 빈도를 바탕으로 운영되며, 농업은 과거의 계절과 강수 패턴을 전제로 작물 품종과 파종 시기를 결정한다. 기후 체제가 바뀌면 평균 자체가 달라진다. 과거의 '100년에 한 번' 발생하던 사건이 새로운 기후에서는 훨씬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대비 수준이 아예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해양 온난화는 생태계와 식량 문제로 번진다 해양 온난화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물고기가 더운 물에서 살기 힘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식물플랑크톤부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미국 MIT 등 연구진은 지난 3월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논문에서 “온난화가 진행되면 일부 아열대 지역 식물플랑크톤의 단백질 성분이 약 20% 증가하는 반면, 고위도 지역에서는 단백질 성분이 약 15~30%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식물플랑크톤은 해양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다. 플랑크톤의 영양학적 구성 자체가 바뀌면 이를 먹는 동물플랑크톤과 어류, 더 나아가 해양 포유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강한 엘니뇨가 동태평양의 차가운 심층수를 끌어올리는 용승(upwelling)을 약화시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페루 연안처럼 영양염이 풍부한 용승에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멸치류 같은 어종의 생산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수산물 가격과 사료 가격, 식품 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변화가 농업뿐 아니라 수산업을 통해서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기후플레이션(Climate + inflation)'의 경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한반도 바다도 이미 뜨거워지고 있다 한반도 주변 해역도 예외는 아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서 2025년 동아시아 주변 바다의 평균 표층수온이 20.84℃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6~10월 평균 수온은 26.44℃로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표층수온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산과학원의 분석을 보면 한국 해역의 장기적인 온난화 속도는 더욱 가파르게 나타난다. 1968~2025년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 상승률은 연간 약 0.0276℃,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수온 상승률은 약 0.0131℃였다. 전 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올여름 우리나라 양식업 현장에서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곧바로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고수온 주의보 속에 양식장들은 애써 기르던 물고기를 대량으로 방류했다. 양식어류는 수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대량 폐사 위험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예방'만으로는 부족하다…이제는 '전환적 적응'으로 2026년의 뜨거운 바다는 이미 변해버린 기후에 맞춰 사회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도록 요구한다. 수산업은 고수온에 강한 품종과 육상 순환여과식 양식시스템(RAS), 외해 양식 등 새로운 생산체계로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바다를 더 정확하게 읽는 기술도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해양 관측망과 인공지능(AI)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해양 예측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향후 200일의 해양 상태를 빠르게 예측하는 KIST-오션(Ocean)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역시 한반도 주변 해역을 대상으로 한 고해상도 해양·대기 결합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내일의 바다 수온'을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향후 수개월의 수온, 어종 이동, 해양열파, 양식장 위험 등을 예측해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6년 여름의 바다는 단순히 '바다 수온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다는 이미 '미답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이제 인류의 생존은 기후 기준선 자체가 바뀐 새로운 바다에 맞춰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에너지소식] 두산에너빌, 오만 가스발전소 공사 계약…한전, 을지연습 참가](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21.1ddd0b5f26fd476fa7fabc056605178c_T1.jpg)
![[주말날씨] 체감 35도 찜통더위…전국 곳곳 비·소나기](http://www.ekn.kr/mnt/thum/202608/rcv.YNA.20260819.PYH2026081911480006200_T1.jpg)
![[환경소식] “재선충병 뿌리 뽑는다”…산림청, 정읍 ‘수종전환’ 현장 점검](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21.255894e4af6243698877189c9b1a3879_T1.jpg)
![[K-에너지방패] 독일의 1/4 수준 전기요금…국민은 폭염 버텼지만, 한전은 ‘누더기’](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21.e8b4c9fdad64453d9b8d96d34c06efcd_T1.png)









![[EE칼럼] ‘폭염’, 가장 정밀한 대응이 필요한 기후재난](http://www.ekn.kr/mnt/thum/202608/news-a.v1.20260122.91f4afa2bab34f3e80a5e3b98f5b5818_T1.jpg)
![[EE칼럼] 미래 세대에게 무거운 부담으로 돌아갈 태양광・풍력 설비](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06.75a3eda72eb6449aa7826a69395d10f7_T1.png)
![[김병헌의 체인지] 김민석의 시간…국민은 성과를 본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여한구 ‘직권면직’, 홍명보가 손흥민 뺀 것 연상시켜](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40312.7d2f1a622c4f4773be91ae901b8be57a_T1.jpg)
![[데스크 칼럼] 한국 산업을 위한 마지막 1%](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25.1abc92280f8b40f6815d8be404417beb_T1.png)
![[기자의 눈] 국회의원 나으리들은 무슨 법이 만들어지는지 아십니까?](http://www.ekn.kr/mnt/thum/202509/news-p.v1.20250901.a509b5e4dcee4ec593eeea5ffe7c0808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