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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입은 지구’…기온 내려가도 상처는 깊어진다 [기후 리포트]

사람이 뜨거운 물에 손을 잠깐 담갔다 빼면 피부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더 높은 온도에 더 오래 노출될수록 더 심하게 화상을 입고 피부 조직이 손상된다. 기후변화와 지구 생태계도 비슷하다. 지구 평균기온이 1.5℃를 넘어섰다가 다시 내려오더라도 그동안 지구시스템에 축적된 변화가 모두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구동토와 해양처럼 느리게 반응하는 시스템은 '오버슈트(overshoot, 기온 한계 초과)'의 흔적을 오랫동안 남길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초과가 현실화할 경우 '오버슈트→정점→하강→안정화'​라는 경로를 거치게 되며, 정점의 온도가 높고 초과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UNEP 보고서를 정량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UNEP 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얼마나 뜨거웠나'에서 '얼마나 오래 뜨거웠나'로 캐나다 콩코디아대 미첼 디카우 연구원·H. 데이먼 매튜스 교수와 사이먼 프레이저대 커스틴 지크펠트 교수 연구팀은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핵심 개념은 '도·년(degree-years)'​이다. 오버슈트 기간 동안 기준 시나리오보다 높은 온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를 누적한 값이다. 예를 들어 기준보다 0.5℃ 높은 상태가 10년 지속되면 5℃·년이다. 연구진은 지구시스템모델을 이용해 42쌍의 오버슈트·기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그 결과 영구동토와 해양처럼 변화가 느린 생태계에서는 최고기온보다 누적된 도·년이 오버슈트 이후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변수에서는 도·년과 변화 사이의 선형관계가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화상과 비슷하다. 같은 뜨거운 물이라도 피부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닿았는지가 손상 정도를 결정한다. 기후에서도 오버슈트의 '높이'와 '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버슈트' 때 무슨 일이 벌어지나 우선 극지방 영구동토층에서는 탄소 손실이 나타난다. 오버슈트 기간 동안 상승한 열이 지표면 아래 토양으로 천천히 전달되면서 얼어있던 영구동토층이 녹기 시작하고, 억제됐던 토양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 작용이 활성화된다. 매장된 탄소가 이산화탄소와 메탄 형태로 대기 중에 다량 방출된다. 오버슈트가 끝난 뒤 지표면 기온이 내려가 얼어붙은 얼음 땅 일부는 다시 얼어붙을 수 있지만 이미 분해돼 대기 중으로 배출된 탄소가 다시 토양 유기물로 쌓여 동결되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린다. 인간의 시간 지평에서는 복구 불가능한 단방향 자산 손실이다. 배출된 탄소는 지구를 계속 데우는 '탄소 채무(carbon debt)'로 남게 된다. 두 번째는 심해 온난화 및 열팽창 해수면 상승이다. 오버슈트 동안 해수 표면이 흡수한 막대한 열이 해류의 침강과 대류 혼합을 통해 심해에 쌓이게 된다. 이 열은 바닷물 부피를 지속적으로 팽창시켜 열팽창에 의한 해수면 상승을 장기간 유발한다. 다시 기온이 내려가면 대기와 맞닿은 해수 표면은 빠르게 식지만, 심해 열은 수백 년 동안 빠져나가지 못하고 '심해 축적 열 채무(subsurface heat debt)'로 남는다. 세 번째는 심해 산소 결핍이다. 오버슈트 동안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해양 순환이 약화되면서 산소가 결핍되고 이산화탄소가 과다 용해된 표층수가 심해로 하강한다. 심해 산소 농도가 급격히 감소(빈산소화)하면 해양생물 서식지가 크게 축소된다. 심해의 산소 결핍 물 덩어리는 수백 년간 지속될 수 있다. ◇기온은 돌아와도 바다와 영구동토엔 상처가 남는다 연구진은 30개 기후변수의 복원성을 분석했다. 영구동토의 토양 탄소, 최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강도는 연구에서 설정한 기온 복귀 시점에 복원성이 거의 0%로 나타났다. 열팽창에 의한 해수면 상승, 해양 온도와 산소의 복원성도 약 20~25% 수준이었다. 특히 해양은 지표면보다 반응이 느리다. 지표 기온이 다시 낮아져도 오버슈트 기간에 흡수한 열이 심해에 남아 해양 온도와 산소, 열팽창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구동토 역시 한 번 녹아 손실된 탄소가 단기간에 다시 축적되기 어렵다. 대기 중 CO₂를 줄여 표면 기온을 100%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더라도 심해와 영구동토층 깊은 곳에는 수백~수천 년간 한번 입은 상처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화상을 입은 피부의 표면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와도 손상된 조직이 즉시 회복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기온이 다시 내려갔다"와 “지구가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는 말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UNEP가 정책적으로 제시한 “오버슈트의 정점과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원칙에 구체적인 측정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오버슈트가 불가피하다면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만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그 상태에 머무르는지, 즉 누적된 '도·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에서 말하는 '복원성 0%'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금세기 말 기온이 기준 시나리오로 돌아오는 시점의 상태를 비교했으며, 수백~수천 년에 걸친 장기적인 지구시스템의 회복까지 평가한 것은 아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미리보는 국감 2026] “수공 위탁 지방상수도, 5년간 누수 손실 2359억”

한국수자원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지방상수도에서 최근 5년간 2억6000만㎥가 넘는 수돗물이 누수돼 손실액이 23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누수량 감소세가 더딘 가운데 단수·누수·탁수 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노후관 교체와 시설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수공이 위탁 운영하는 지방상수도의 누수량은 총 2억6248만㎥, 손실 추정액은 2359억원에 달했다. 올해 7월까지 포함하면 누적 누수량은 2억9642만㎥, 손실 추정액은 2668억원으로 늘어난다. 수공은 현재 23개 지방자치단체 위·수탁 협약을 맺고 지방상수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누수량은 2021년 5398만㎥에서 지난해 5264만㎥로 5년간 2.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손실 추정액은 476억원에서 480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3394만㎥가 누수돼 30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2021~2025년 손실 추정액은 파주가 33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거제 265억원 △서산 202억원 △경기 광주 199억원 △통영 168억원 △사천 161억원 △양주 159억원 △정읍 153억원 △논산 134억원 △나주 8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지자체의 손실액만 1859억원으로 전체의 78.8%를 차지했다. 단수·누수·탁수 사고도 증가세다. 사고 건수는 2021년 10건에서 2022년과 2023년 각각 11건, 2024년 13건, 2025년 14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9월까지 9건이 발생했는데 영향 세대는 3만7268세대, 단수·복구 시간은 232.6시간으로 최근 6년 중 가장 많았다. 지난 12일에는 사천정수장 정전으로 통영 1만7100세대와 고성 1만2700세대가 동시에 단수됐다. 지난 8월 거제에서는 집중호우로 6535세대가 120시간 동안 불편을 겪었다.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생한 사고 68건 가운데 타기관 공사에 따른 관로 파손이 32건(47.1%)으로 가장 많았다. 관로 노후가 11건(16.2%), 한파에 따른 동파가 6건(8.8%)으로 뒤를 이었다. 박 의원은 “최근 5년간 누수량과 손실액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노후관 교체와 누수 저감 투자를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원인의 절반가량이 타기관 공사인 만큼 굴착공사 사전 협의와 입회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7개월 공백 끝나나…남동발전 새 사장에 이현빈 전 한전 부사장 내정

이현빈 전 한국전력 경영지원총괄부사장이 한국남동발전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강기윤 전 사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사장 공백이 해소될 전망이다. 2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 전 부사장을 남동발전 사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남동발전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 선임안을 의결한 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신임 사장을 확정한다. 남동발전 사장 자리는 지난 2월부터 공석이었다. 2024년 11월 취임한 강기윤 전 사장은 임기를 약 1년 9개월 남겨둔 지난 2월 6·3 지방선거 창원시장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강 전 사장은 19·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퇴임 후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현재 창원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1986년 한전에 입사해 전력거래실장과 전력시장처장, 사장 비서실장, 인사처장 등을 거쳤으며 한전공대설립단장과 경영지원총괄부사장을 역임했다. 퇴임 이후에는 한전 출자회사인 켑코이에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내정자가 취임하면 발전공기업 통합 대응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발전 5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남동발전의 조직·인력 및 사업 재편을 비롯해 석탄발전 폐지·전환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사업으로의 전환 과제 등을 함께 풀어야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기위에 ‘요금 결정권’ 준다던 정부, 국회 법안엔 “중장기 검토”

올해 업무계획에서 전기위원회에 전기요금 결정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정부가 정작 국회 입법 단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미온적 태도를 내비쳤다. 27일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전기사업법 개정안 검토의견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권한의 확대는 정부 조직 체계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후부가 이 같은 의견을 개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기후부 산하 전기위원회의 위원 정원을 기존 9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전기위에 심의·의결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사실상 전기요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방안이 골자다. 이에 대해 기후부는 중장기 검토 의견을 내비치면서 전기위에 전기요금 결정권을 주는 개정안 방향에 대해서도 “전기요금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이므로 결정 절차의 변경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그간의 법률안 심사에서 현행 (전기요금) 협의 절차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인 바, 이 부분에 대해선 관계 부처간 협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전기요금은 한국전력공사가 전기 사용자에게 전기를 공급할 때 적용할 요금과 조건을 담은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하고, 이를 기후부 장관에게 인가받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인가 시에는 기후부 장관이 이를 전기위에서 심의받고, 재경부 장관과의 협의도 거쳐야 한다. 물가안정법상 타 법률에 의거해 공공요금을 변경하는 경우 재경부 장관과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에 개정안은 기후부장관이 한전의 시본공급약관을 인가하는 과정에서 전기위에 심의와 의결을 모두 받도록 하고, 재경부장관의 의견도 전기위가 청취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또한 전기위 의결을 거친 약관이 기후부장관의 최종 인가를 얻으면 물가안정법상 재경부장관 협의 요건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꾸려졌다. 전기요금 조정 시 원가 외 요인이 함께 고려돼 적기 조정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고, 결정 절차를 간소화해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당초 정부는 전기위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결정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기후부 역시 올해 업무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국회에서 전기위에 결정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정작 동일한 방침을 세웠던 정부가 검토의견을 제시한 것을 두고, 물가 등 정치적 영향을 고려해 현행 요금 결정구조 유지에 나서며 방침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제는 그간 전기요금 결정 과정에서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 내려지면서 시장 왜곡이 지속 심화했다는 점이다. 앞서 국회미래연구원도 지난해 12월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력 소매시장 개편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요인에 따라 전기요금이 결정돼 시장 기능이 지속해서 왜곡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래연은 당시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 기조로 2022년 러·우 전쟁에 따른 국제 연료비 급등에도 요금 인상이 억제돼 한전에 연료비 부담이 전가됐다"며 “이로 인해 한전의 부채가 200조원을 초과하는 심각한 재무 위기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비대칭적으로 인상하며 산업계 부담이 늘고 경쟁력이 훼손될 우려가 커졌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원가보다 싼 고속도로 기름값…시장 질서 흔드는 ‘반시장 정책’

정부의 에너지 가격 할인 정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일정 수준의 가격 할인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전력과 가스에 이어 주유소 판매가격까지 원가 이하 판매를 유도하면서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24일부터 27일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의 판매가격이 평시보다 리터당 100원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형성됐다. 26일 기준 정유사 상표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859.52원, 경유 1844.49원인 반면, 고속도로 주유소는 휘발유 1745.16원, 경유 1734.30원으로 모두 110원가량 저렴했다. 이 같은 가격 형성에 전국 주유소 업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원가 이하 수준의 가격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집계된 9월 2주 차 정유사 공급 가격은 휘발유 1781.19원, 경유 1770.36원이다. 이번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이 공급가보다도 저렴하며, 심지어 19일 0시부터 적용된 10차 석유 최고가격(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보다 낮다. 결국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원가 이하로 기름이 판매된 셈이다. 더군다나 이번 추석 명절동안 고속도로 이용량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늘었다.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명절 동안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605만 대로, 4일간 총 2402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등록 차량 수가 2641만 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수준이다. 기름값이 싸지면서 운전자들은 환호했을지 모르지만, 일반 주유소 사업자들은 비명을 질렀다. 대다수 고객을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빼앗긴 데다, 원가 이하의 인위적인 경쟁 가격에는 도저히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반시장적 정책에 주유소 업계는 강력한 비판 성명을 냈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는 “현재 전국의 9000여 일반 주유소들은 국제유가 급등과 석유 최고가격제 장기화, 임대료와 인건비, 카드수수료 등 각종 비용상승 등으로 리터당 불과 수십 원의 마진조차 남기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공공기관 재정을 투입해 특정 주유소에만 리터당 100원이라는 인위적인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가격 기능과 공정경쟁 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석유뿐 아니라 전력, 가스, 열 등 에너지 가격 대부분이 원가 이하로 통제되면서 관련 공기업들의 재무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력은 2022~2023년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 여파로 총부채가 210조 원에 달하며, 연간 이자 비용만 4조 1000억 원이 지출되고 있다. 요금을 올려 부채를 줄여야 하나, 올해 4분기 요금마저 동결하면서 2022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연속으로 요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민수용(가정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이 원가 이하로 책정되며 추후 수거해야 할 미수금이 현재 15조 원에 이른다. 열 판매사업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역시 미수금이 6000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 재무는 미래 투자를 지연 또는 중단시킨다. 한전은 메가 프로젝트를 위한 송전망 구축이 시급하나, 투자할 현금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기업에 25조원 규모의 선납금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회사채를 추가 발행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도 수소배관과 청정열 생산 체제 구축에 투자해야 하나 부족한 예산에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성우 시평] 글로벌 ESS 성장과 우리의 전략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출하량이 461GWh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270GWh)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609GWh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수치와 비교해 봐도 ESS의 괄목할 만한 도약이다.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와 간헐성 보완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가 도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는 347GWh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전력시스템 안정화는 단기간내 멈추지 않을 대세적 흐름이므로 앞으로 ESS 성장의 동인도 견조해 보인다. 연간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984GWh에서 내년에는 1150GWh로 증가하고, 2035년에는 올해의 2배 수준인 187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잇는 ESS시장도 중국이 선점하고 있다. 글로벌 1위부터 4위까지 전부 중국 회사인데, 이들의 시장 점유율만 합쳐도 55%에 육박한다. 한국도 전년 대비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과 절대량에서 격차가 너무 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유의미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다양한 정책으로 국내 ESS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선, 기술 측면에서는 산업통상부가 지난 9월 22일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와 배터리 업계가 나트륨·전고체 배터리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기 위해 정부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2500억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고, 국내 셀제조 3사는 비경쟁 영역에서 공동 연구와 표준화에 나서며, 산업 전체가 제조공정 혁신과 소재 국산화 등에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기존 국내 업체들이 고성능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기술 중심으로 경쟁력을 쌓아온 만큼, 나트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배터리와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를 동시에 확보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힘으로서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둘째, 생산 측면에서는 세제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8월 3일 재정경제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녹색전환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했는데, 대상 품목에 이차전지를 포함시켰다.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운영비(OpEx)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 대해 생산량에 기초하여 세액공제를 지원함으로서 국내 생산기반 확충 및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셋째, 보급 측면에서는 중앙계약시장 입찰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9월 23일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을 개설하고 총 1180㎿ 규모의 ESS 발전사업자를 선정한다고 전해졌다. 중앙계약시장은 전력거래소가 계통 안정화에 필요한 ESS 용량을 경쟁입찰로 선정하고 낙찰자와 15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시장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한 차례 공고 물량이 앞선 두 차례 누적 낙찰량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정부가 ESS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춤한 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배경은 고무적이다. 결국 상술한 정부의 지원들이 더욱 빛을 발하려면,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국내생산 및 보급을 확대하는 우선 목표 달성에 추가로,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ESS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기 지원정책들을 구체화할 때 글로벌 경쟁구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술 경쟁을 예로 들면, 나트륨 배터리의 경우 중국은 이미 400GWh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운영 및 계획하고 있는 반면, 중국 외 전 세계를 합친 수치는 11GWh에 그쳐, 우리의 기술개발 성공이 곧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연결될 수 있는 전략이 지금부터 고려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용에서 ESS용으로 이미 빠르게 확대·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로봇, 드론, 위성 등 새로운 시장 축이 계속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글로벌 ESS 시장 성장을 예지적으로 해석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우리의 전략이 더 없이 중요한 이유이다. bienns@ekn.kr

비행기가 남긴 구름, 이산화탄소보다 무섭다?…온난화 숨은 주범[기후 신호등]

고개를 들어 하늘을 자주 쳐다보게 되는 가을.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 뒤로 길게 늘어진 하얀 선도 자주 볼 수 있다. 흔히 '비행운(aircraft contrail)'이라고 부르는 이 구름은 단순한 수증기 자국이 아니다. 항공기 엔진에서 나온 수증기와 미세입자가 상공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만들어지는 얼음구름이다. 조건이 맞으면 수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주변의 자연 구름과 섞이면서 넓은 권운으로 변하기도 한다. 비행운은 항공기의 기후영향을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한 변수다. 지금까지 항공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논의는 주로 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항공기는 대류권 상층부를 비행하면서 CO₂ 이외에도 수증기와 질소산화물, 입자 등을 배출한다. 이 가운데 특정 기상조건에서 만들어지는 비행운은 구름의 양과 복사 특성을 바꾸면서 지구의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학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뜨거운 배기가스가 차가운 공기와 만나 생성 비행운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사실 간단하다. 항공기 엔진에서 연료가 연소하면 수증기와 여러 배출물질이 나온다. 이 뜨겁고 습한 배기가스가 고도 8~12㎞ 안팎에서 매우 차가운 공기와 급격하게 섞이면 수증기가 응결하고 얼어붙는다. 이 때 배기가스 속 그을음이나 황산염, 유기물 등의 미세입자는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얼음핵'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은 얼음결정들이 항공기 뒤에 길게 늘어서면서 비행운이 된다. 하지만 비행운이 생긴다고 모두 오래 남는 것은 아니다. 주변 공기가 건조하면 얼음결정은 곧바로 승화해 사라진다. 반대로 상공의 공기가 얼음에 대해 과포화된 상태인 '얼음 과포화 영역(ISSR)'에서는 얼음결정이 증발하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이때 비행운은 수십 분에서 수시간 이상 지속되며 주변의 자연적인 권운과 섞인다. 결국 하늘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짧은 비행운과 오랫동안 남아 넓게 퍼지는 비행운은 기후 측면에서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친다. ◇햇빛은 막고 지구의 열은 가둔다 비행운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구름과 마찬가지로 지구가 주고받는 복사에너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비행운을 구성하는 얼음결정은 태양빛 일부를 우주로 되돌려 보낸다. 이 때문에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가 줄어들어 지구를 식히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낮 시간에는 이 단파복사 반사 효과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비행운은 지표가 우주로 방출하는 적외선을 흡수했다가 다시 지표 방향으로 방출한다. 이는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야 할 열을 붙잡는 온실효과로 작용한다. 따라서 비행운에는 냉각효과와 온난화 효과가 동시에 존재한다. 지역과 계절, 낮과 밤, 구름의 두께와 고도 등에 따라 어느 효과가 더 큰지가 결정된다. 모든 비행운이 항상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전 지구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비행운의 경우 냉각효과보다는 온난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항공편 2%가 비행운 기후효과 80% 차지 비행운 문제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그 영향이 항공편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지난 2024년 '대기 화학 및 물리학(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비행운의 순 복사강제력은 연평균 ㎡당 62.1mW였다. 유럽에서는 876mW/㎡, 미국에서는 414mW/㎡로 추정돼 지역별 편차도 컸다. 더 놀라운 것은 항공편별 편차다. 연구진은 전체 항공편의 약 2%에 불과한 항공편이 연간 비행운 에너지 강제력의 약 8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비행운 대책의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결과다. 모든 항공편의 비행시간을 늘리거나 모든 항공기에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기보다는, 비행운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특정 고도와 항로를 찾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운을 많이 만드는 항공편에는 공통적으로 기상조건이라는 변수가 작용한다. 같은 항공기가 같은 항로를 운항하더라도 어느 날은 비행운이 거의 생기지 않고, 다른 날에는 수시간 지속되는 비행운을 만들 수 있다. ◇'하얀 줄'이 사라져도 비행운은 남는다 비행운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행운이다. 독일항공우주센터(DLR)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서 항공기가 만든 비행운이 기존의 자연적인 권운 속으로 들어가 섞일 수 있다는 점을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육안으로는 항공기 흔적을 확인하기 어렵고 위성 관측에서도 자연적인 구름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독일 율리히 연구소 연구진도 지난해 11월 같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장기간 지속되는 비행운의 상당 부분이 기존 권운 내부에서 형성될 수 있고, 이런 '숨은 비행운'의 정확한 기후효과에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비행운의 기후 영향이 실제보다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하늘에 선명한 흰 줄이 보이는 비행운만 계산한다면 자연 구름 속에 숨어버린 비행운의 영향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을음 배출을 1000분의 1로 줄여도 비행운은 생긴다 그렇다면 항공기 엔진의 배출입자를 줄이면 비행운도 줄어들까. 최근 연구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답한다. 독일항공우주센터(DLR)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신 A321네오(neo) 항공기의 린번(lean-burn) 엔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발표했다. 린번 엔진은 연소효율을 높이고 그을음 배출을 크게 줄이는 기술이다. 연구 결과 엔진에서 배출되는 그을음 입자는 기존 엔진보다 약 1000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지만, 실제 비행운을 구성하는 얼음결정의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을음 외에도 연료의 성분, 황산염과 유기물, 엔진 윤활유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입자 등이 얼음결정의 생성에 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비행운은 단순히 '그을음이 많아서 생기는 구름'이 아니다. 여러 종류의 미세입자가 얼음결정의 씨앗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저황 연료를 사용했을 때는 얼음결정의 수가 기존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엔진 기술과 연료 조성을 함께 개선해야 비행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비행운 안 생기는 하늘'로 우회 현재 가장 현실적인 비행운 저감 방안으로 꼽히는 것은 비행운이 잘 만들어지는 공역 자체를 피해 운항하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공학부 연구진은 지난 1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연구에서 얼음 과포화영역을 피해 항공기의 고도를 조정하거나 항로를 일부 우회하면 비행운의 온난화 효과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은 항공기 전체를 우회시키는 것이 아니다. 기상예측을 통해 비행운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좁은 지역을 찾아 그 구간만 피하는 것이다. 항공기가 수십~수백㎞를 크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고도를 조금 바꾸거나 항로를 소폭 수정하는 방식이라면 추가 연료 소비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은 2035~2045년 사이에 비행운 회피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100% 적용에 이른다면 파리기후협약의 지구 온도 상승 제한 목표(+2°C)를 지키기 위해 인류에게 남겨진 지구 온도 예산 중 9%를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대책 시행을 10년 늦추면 탄소 예산 절약이 약 2%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운 대책도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상예보가 틀리면 비행운도 못 피한다 하지만 관건은 비행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느냐다. 그래서 기상예측의 불확실성은 현실적인 장애물로 등장한다. 얼음 과포화 영역은 상공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항공기가 운항하는 고도에서는 작은 기상조건 차이도 비행운 형성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시간 뒤 특정 고도와 위치에서 공기가 얼음에 대해 과포화될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예보가 틀리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비행운이 생기지 않을 곳을 피해 불필요하게 항로를 우회할 수도 있고, 반대로 비행운이 생길 곳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비행운 회피를 상용화하려면 고해상도 기상예측과 항공기 운항정보, 위성관측 등을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의 위성 관측 역시 자연 권운 속에 섞인 비행운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회비행하면 CO₂가 늘어난다 비행운 회피에는 명확한 '역설'이 있다. 항로를 돌아가면 비행시간이 길어지고 연료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비행운으로 인한 단기적인 온난화 효과를 줄이는 대신 CO₂를 추가로 배출하는 셈이다. 따라서 비행운 회피의 효과를 평가할 때는 '비행운을 얼마나 줄였는가'만 볼 수 없다. 추가 연료소비로 발생하는 CO₂까지 함께 계산해 전체적인 순기후효과를 따져야 한다.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은 이런 상충관계까지 고려해 비행운 회피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평균적인 추가 연료소비가 비행운 회피로 얻는 기후 편익을 크게 상쇄하지 않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실제 운항에서는 항로와 기상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속가능 항공유(SAF)를 사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 수 있지만, 이것도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항공기 설계와 엔진 특성뿐 아니라 연료의 성질과 대기환경 조건도 지속적인 비행운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SAF는 기존 화석연료와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입자의 양과 특성을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비행운 형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SAF라고 해서 모두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원료로 생산했는지,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는지, 토지 이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따라 전체 환경효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SAF 사용=비행운 문제 해결'이라는 단순한 접근도 경계해야 한다. ◇'비행운을 없애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 비행운 문제를 다룰 때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온난화 효과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항공기 엔진의 배출물은 비행운뿐 아니라 대기오염과 오존화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료를 더 많이 사용해 비행운을 피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친환경적인지는 추가 CO₂와 다른 배출물까지 계산해야 판단할 수 있다. 또 비행운을 줄였을 때 자연 구름의 양과 수명, 복사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결국 비행운 저감기술은 하나의 지표만 놓고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CO₂, 비행운의 복사효과, 질소산화물, 미세입자, 연료소비, 구름 변화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해법은 특정 기술 하나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CO₂·비행운·대기오염·연료소비·생태영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놓고 가장 비용효율적인 조합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포스코인터, 미 가스 프로젝트 투자 승부수…그룹 에너지 전략 가속

포스코그룹이 사업 구조 3가지 축 중 하나로 제시한 에너지 분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포트폴리오를 미국으로 확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북미 지역에서 LNG 발전이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단기 해법 중 하나가 됐고, 중동 불안에 따른 LNG 도입 차질로 호주와 함께 대체 수급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1월 중순 코드에너지(Chord Energy) 사의 자회사가 보유한 펜실베니아주 마르셀루스(Marcellus) 분지 셰일가스전을 매입하는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미국 자원 탐사개발(E&P) 법인 '포스코인터내셔널 USA E&P'를 통해 해당 자산을 인수하는 구조로, 매입 비용은 5억5000만달러다. 이를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 USA E&P는 기존 주식의 2배 규모인 2000주를 유상증자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약 3억9580만달러(한화 5329억원)을 투자해 유상증자분을 인수하는 식으로 해당 법인에 출자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금 1억9760만달러(2661억원)도 대여받는다. 지금까지 결정된 총 투자금액은 5억9340만달러(7990억원)다. 마르셀루스 분지 셰일가스전은 2200억scf의 발견잠재자원량을 포함해 1조3000억 표준세제곱피트(scf) 규모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생산 원가는 MMBtu당 약 2달러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일 124MMscf를 생산했다. 해당 자산에서 생산한 가스는 운영사가 직접 판매하고, 주요 배관 및 수요처와 장기 판매계약 확보를 마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생산 가스 일부를 액화해 LNG 전문법인 센트룩스(Centrux)에 2029년 이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17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미얀마, 호주에 이어 미국까지 업스트림 자산을 확보했다"며 “이번에 인수한 자산의 경우 LNG 형태로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트레이딩과 연계하여 활용도가 높은 자산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글렌파른 사와도 첫 주요 사업 조건 합의서(HOA)를 주고받았다. 이 HOA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본 투자와 20년간 연 100만톤의 LNG 도입 계약, 포스코가 생산한 천연가스 강관 적용 등이 담겨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시키(Nikiski) 항만까지 길이 약 1300km의 파이프라인으로 이송한 뒤 LNG 형태로 냉각∙압축해 배에 싣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대미투자 3호 사업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미 상업 생산 중인 미얀마, 호주를 넘어 미국에서도 가스 생산 투자에 나선 것은 에너지 분야가 포스코그룹 3대 사업 축 중의 하나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산업자원(철강) △전략자원(리튬·양극재·음극재·희토류 등) △에너지자원(LNG·신재생에너지)을 3대 사업 축(트리플 코어)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LNG 사업에 관해 “LNG는 에너지 전환의 브릿지 연료이자 급증하는 수요에 따라 고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LNG 전환이 두드러지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주목해 상류와 하류를 잇는 중류 트레이딩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격이 낮은 가스를 확보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의도다. 지난해 미국 내 신규 LNG 액화설비 투자 결정이 확대된 영향으로 2030년 미국 내 LNG용 가스 수요가 약 2억5000만톤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90%가량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헨리 허브 기반 트레이딩으로 수익성을 내는 동시에, 가스전-액화-트레이딩을 연계해 가격 변동성을 완충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포스코그룹도 발전용 등으로 LNG 수요가 있기 때문에 그룹의 LNG 도입가격 변수도 줄일 수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변기 세균부터 젖은빨래 냄새까지…생활 속 미생물 예방법

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릴 때 미세한 물방울과 입자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 세탁한 빨래를 세탁기 안에 오래 두거나 충분히 말리지 않으면 미생물이 증식해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두 현상 모두 물기와 미생물, 주변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변기 물 내릴 때 생기는 미생물 에어로졸 호주 플린더스대의 리라 아디야니·커스틴 로스·해리엇 와일리 연구진과 애들레이드대의 벤 반 덴 아커 연구진은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과 생물학적 에어로졸을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최근 '종합 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했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고체 또는 액체 입자다. 여기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포함되면 생물학적 에어로졸, 즉 바이오에어로졸(bio-aerosol)이 된다. 변기 물을 내리면 물의 흐름과 난류가 발생하면서 변기 안의 물이나 오염물질이 미세 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일부 연구에서 이러한 입자가 성인의 호흡 높이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어로졸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감염이 일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 연구진은 변기 안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양과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에어로졸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변기 내부의 미생물 농도가 높을수록, 한 번에 내리는 물의 양이 많을수록 에어로졸과 바이오에어로졸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변기 뚜껑을 닫는지, 물을 내리는 압력이 어느 정도인지, 환기가 이뤄지는지에 따른 독립적인 효과는 연구 결과가 제한적이고 일관되지 않았다. 따라서 뚜껑을 닫거나 환기하는 조치가 에어로졸 노출을 얼마나 줄이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젖은 빨래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 세탁한 빨래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도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 젖은 섬유는 수분과 적당한 온도, 피부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과 피지·땀 등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질을 제공한다. 빨래가 축축한 상태로 오래 머물면 미생물이 증식하거나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기고문에서 섬유과학자 사니야트 이슬람은 젖은 빨래의 냄새가 미생물과 섬유의 특성, 세탁기 내부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젖은 걸레 같은 냄새와 관련된 미생물로는 모락셀라 오슬로엔시스(Moraxella osloensis)가 알려져 있다. 이 미생물은 건조나 자외선에 비교적 잘 견딜 수 있어, 세탁 후에도 냄새 문제가 남을 수 있다. 세탁기 내부 역시 미생물이 머물 수 있는 장소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서는 드럼세탁기의 문 고무패킹과 세제 투입구 등에서 미생물 생물막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세탁기 내부에 남은 미생물이 다시 빨래에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섬유의 종류도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 폴리에스터는 소수성이면서 기름 성분과 친화성이 있어 피지나 땀의 유분 성분을 붙잡기 쉽다. 이에 따라 면이나 비스코스 등 다른 섬유보다 냄새가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일부 곰팡이는 흙냄새와 관련된 지오스민(geosmin) 같은 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물질은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냄새가 감지될 수 있어, 미생물의 양이 많지 않더라도 냄새가 두드러질 수 있다. ◇물기와 미생물 관리가 핵심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과 젖은 빨래의 악취는 서로 다른 현상이지만, 생활공간에서 미생물과 물기가 어떻게 이동하고 머무는지를 보여준다. 화장실에서는 변기 주변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환기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것도 간단한 예방 조치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저감 효과의 크기는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 빨래는 세탁이 끝난 뒤 가능한 한 신속하게 꺼내 널거나 건조기로 말리는 것이 좋다. 이미 냄새가 밴 옷은 섬유 관리표시가 허용하는 온도에서 다시 세탁하고, 세탁기 문 고무패킹과 세제 투입구를 청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세탁기 내부도 제조사 지침에 따라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일상적인 위생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미생물의 존재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 미생물이 증식하거나 주변으로 퍼지기 쉬운 조건을 줄이는 것이다. 물기가 오래 남지 않도록 하고, 오염원이 쌓이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생활 속 미생물 노출을 줄이는 출발점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자원수급 다변화 넘어 위기 충격 흡수·전환 옵션 만들어놔야”

자원 수입선 다변화를 넘어 '완충자산'과 '전환옵션'을 확충하고, 비축·설비·계약·조기경보·국제협력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에너지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호르무즈 위기가 드러낸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한계와 과제: 수입선 다변화에서 공급망 회복탄력성으로' 현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취약성은 수입 규모 자체보다 도입 구조에 있다. 중동산 의존도가 높은 데다 다른 원산지 또는 원료 대체가 제한돼 외부 충격이 유가를 넘어 산업원쇼 수급 전반으로 빠르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정부의 다변화 정책으로 2015년 82.3%에서 2021년 59.8%까지 낮아졌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최근 3년간은 70% 내외를 유지해왔다. 아울러 중동산 원유의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국내 원유 정제설비와 석유화학 산업이 중동산에 최적화돼 있다. LNG는 원유에 비해 수급처가 분산돼 중동 위기에 대한 직접 노출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현물가격 급등과 선복·액화설비 제약에는 취약하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경우 국내 정유 공정의 나프타 수율이 20%가량에 불과해 내수의 약 45%를 수입산에 의존한다. 지난해 기준 수입량의 약 77%가 중동산이고, 전체 수입량의 약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한다. 이 같은 수급 구조에 관해 보고서는 “한국의 원유·LNG 공급망은 인프라, 계약, 지리적 경직성이 만드는 '구조적 락인(Lock-in)'에 갇혀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유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 설비에 저렴한 중동산 중질·고유황 원유를 투입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중동산 원유 수급에 위기가 생겨 미주산 경질·저유황 원유로 대체하면 설비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기 어려워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다. LNG의 경우 장기계약 중심 구조가 위기대응 경직성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안정적 물량 확보의 필요성 때문에 LNG는 10~20년 단위의 장기계약 비중이 높다. 장기계약은 평시 공급 안정성을 높이지만, 의무인수 조항과 도착지 변경 금지 조항을 포함하는 관행 때문에 조달 유연성이 떨어지고, 위기 때 추가 확보하는 한계물량에는 조달 비용(프리미엄)이 붙는다. 원유·석유제품·LNG의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지리적 한계도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해상 원유·석유제품 교역량의 약 25%, LNG 교역량의 약 19%가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됐다. 사우디 동서부 파이프라인이나 아부다비 합샨-푸자이라 송유관(ADCOP) 같은 우회 경로의 합상 수송 능력은 호르무즈 해협의 18~28% 수준이다. 공급 국가를 다변화해도 특정 경로의 의존도가 높으면 위험 분산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고서는 수입선 다변화를 넘어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원유와 나프타 등 전략 산업원료의 비축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과 고시를 개정하고 국가자원안보 특별법과 연계하는 방법이 있다. 품목별 대외 의존도와 산업 파급 효과를 고려해 비축 목표를 원료별로 차등해 수립하고, 위기 시 평시보다 더 비축하는 식으로 단계적 비축 체계를 구축하자는 주장도 했다. 아울러 비중동산 초중질유 처리·원료 전환 설비에 정유업계가 투자하면 신성장·원천기술 사업화시설에 준하는 우대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유사의 원료 전환 능력을 국가 공급망 안보 역량으로 인정해 실질적인 설비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기존의 유가 중심 경보 체계를 나프타 스프레드, LNG 현물가, 해상운임지수, 정유·석유화학 가동률 같은 실물 공급망 지표를 반영한 통합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실물 위기 징후 발생 시 비축유 방출과 긴급 수송 지원 등이 단계적으로 발동되는 사전 매뉴얼 정비도 주문했다. 자원 통상 외교를 강화해 계약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동아시아 수입국 간 국제 협력을 확대할 것도 주문했다. 원유와 LNG 계약 시 재판매권, 스와프권 등 유연성 조항을 확보하고, 한·일 위탁정제 비축유 스와프 상시화나 한·아세안 비축 협력 등 지역 차원의 수급 완충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안보의 통합적 설계를 당부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탈탄소 이행기의 '징검다리 전환자원'으로, 나프타는 첨단 후방산업을 지키는 '전략적 산업원료'로 재정의하여 공급망 관리, 재생에너지 확대, 핵심광물 안보를 하나의 통합 틀에서 다루는 거시적 전략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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