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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3분기 영업익 905억원…전년比 흑자 전환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시장 판매 증대와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공정 안정화에 힘입어 3분기 실적을 성장시켰다. 석화부문은 중동전쟁 발발 후 시간이 지나며 역래깅 효과가 발생하며 영업손실을 못 피했다. 한화솔루션은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0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3조9486억원으로 17.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415.5% 늘어난 685억원을 기록했다. 한화큐셀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1632억원과 1051억원으로 23.5%, 1230.4% 늘었다. 이 중 미국 첨단생산세액공제로 받은 금액은 2118억원이다. 미국에서 모듈 생산과 판매가 늘었고, 지난 6월부터 가동을 본격화한 카터스빌 공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제조 기반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한화솔루션은 설명했다. 전체 모듈판매량 2GW 가운데 미국 판매는 1.6GW로, 미국 데이터센터용 제품 판매가 늘고, 주택용 태양광 시장을 적극 공략한데 힘입어 미국 시장이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아울러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제품에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행정조치 시행과 최소 가격 제도 도입의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판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케미칼 부문의 매출은 1조3426억원으로 15.7% 늘어난 반면, 4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중동 전쟁이 길어진 6월 이후 원유나 석화제품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제품 가격이 약세를 나타났기 때문으로 한화솔루션은 분석했다. 특히 중동전쟁 여파로 석화 시장 불안이 고조될 때 구입한 고가의 원재료를 3분기에 투입하면서 역래깅 효과가 나타나 수익성이 약화됐다. 케이블 소재 중심의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19억원과 389억원으로 13.2%, 980.6% 증가했다. 북미 시장에서 경량복합소재의 주요 고객사 생산 물량이 늘어났고, 태양광 소재 역시 안정적인 판매를 유지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기타 지분법상 손익으로는 8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4분기 큐셀부문이 카터스빌 공장 가동과 달턴 공장과 연계한 통합생산 물량이 증대되는 등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유럽에서 태양광 PPA이 떨어지는 시장 상황으로 발생이 우려되는 손실을 축소하기 위해 사업 매각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석화부문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제품 스프레드 축소와 역래깅 현상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긴 하지만, 구매 수요가 늘지 않아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하반기 예상되는 영업적자를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재빈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솔라허브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며 “4분기에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라 모듈 판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판매가격 반영 시차 및 EPC 프로젝트의 일정·원가 변동 등으로 단기 실적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OCI홀딩스, 3분기 영업익 680억원…전년比 흑자 전환

OCI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약 68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1조622억원으로 25.7%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271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이번 실적에 관해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테라수스(TerraSus)와 도시개발사업 시행사 DCRE 등 주요 자회사들의 고른 성장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4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연간 기준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OCI TerraSus에서 베트남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스(NEOSILICON Technologies)로 이어지는 미국향 Non-PFE(非금지외국기관) 태양광 공급망을 구축해오고 있다. OCI테라수스는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22.7% 오른 162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이 2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 미국 신규 고객사와 태양광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며 연산 3만5000톤 규모의 기존 생산라인은 계약 기준 2029년까지 완판을 달성했다. OCI테라수스의 손자회사인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스(NEOSILICON Technologies)는 미국 신규 고객사를 비롯해 미국향 셀을 생산하는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품질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일부 고객사에 대해서는 초도 물량 출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의 까다로운 제품 사양요구사항을 충족하고 고객사별 전용 웨이퍼 생산라인 전환을 연내 완료하고 내년 1분기부터 본격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미국 태양광사업 지주회사 OCI엔터프라이즈(Enterprises)는 매출이 540억원으로 11.5%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70억원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자회사인 OCI에너지(Energy)가 지난 2분기 500MW 규모의 라사예(La Salle) 프로젝트 매각 수익을 반영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라사예 프로젝트는 올해 말 착공 예정으로, 미국 매그니피선트 7(M7)에 속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한 곳과 전력구매계약(PPA)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OCI에너지는 250MW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DCRE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50억원과 190억원으로 57.1%, 46.2% 증가했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일대에 공급하는 시티오씨엘은 지난 3분기 9단지(1949세대 규모)의 신규 분양 과 착공에 돌입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OCI에너지가 텍사스를 중심으로 확보한 36개, 태양광 4.8GW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3.2GW 규모의 태양광 파이프라인과 차별화된 비(比)-PFE(공급망 금지외국기관) 공급망을 바탕으로 태양광 사업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OCI홀딩스는 올해 매입한 150억원어치 자사주 소각을 이달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OCI홀딩스는 지난 2024년부터 3년 동안 발행주식총수의 5%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달 말 소각하는 자사주는 전체 소각 대상의 0.4%에 해당한다. 아울러 OCI홀딩스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해외 신사업 투자와 자금 흐름을 고려해 별도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2029년까지 총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두산에너빌리티, 3분기 영업익 2612억원…전년比 91%↑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6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6%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14.7% 늘어난 4조449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SMR 설계 승인을 받은 뉴스케일파워 사와 이날 소형모듈원자로(SMR) 상부 원자로 모듈(URPV) 1호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상부 원자로는 고온·고압의 냉각재를 담는 원자로 압력용기의 상부를 구성하는 핵심 기자재다. 양사는 2023년 SMR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상업용 원자로 기자재 본제작 단계로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경연 15대 원장에 송재도 전남대 교수 선임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임 원장으로 송재도 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29일 선임됐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송 교수를 제15대 에경연 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송 신임 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송 신임 원장은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현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한국전력 비상임이사와 한국마케팅관리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공학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간 업계에서는는 송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통합 발전공기업의 필요성에 관한 목소리를 냈던 만큼 차기 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송 원장이 임기 3년 동안 경영 성과와 연구 실적 등에 대해 NRC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NRC는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원전 지연 문제 삼나…체코 산업장관 방한 협의 중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의 연내 방한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체코 측이 사업 일정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관련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부는 하블리첵 장관이 이르면 다음 달 한국을 찾는 방안을 놓고 체코 산업통상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체코 정부와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의 한국 방문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체코 당국에서 아직 방문 날짜와 일정을 확정해 주지 않아 협의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하블리첵 장관의 방한이 성사되면 두코바니 원전 사업 이행 상황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블리첵 장관은 올해 들어 세 차례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이행점검회의를 진행했다. 1·2차 회의 때는 김 장관이 직접 체코를 방문했으며 지난 20일 열린 3차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양국 산업부는 당시 4차 회의를 올해 안에 한국에서 개최하고 양국 원전 기업 간 행사도 병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한수원은 지난 20일 3차 회의 당시 시공 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될 가능성을 체코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체코 당국이 시공사 선정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하블리첵 장관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시공사 재선정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과 향후 방안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2024년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지난해 6월 총사업비 약 26조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고 설계·조달·시공(EPC)과 핵연료 공급 등을 수행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그러나 시공 부문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주기기 제작·공급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예정대로 맡지만, 대우건설이 시공 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었던 컨소시엄은 공사 계약 협상 종료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시공사 재입찰을 거쳐 내년 7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한수원 입장에서는 기존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공사비 등 사업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지만, 시공사 선정과 서류 제출 등 일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만큼 일정 관리 부담이 불가피하다. 한수원은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이 시공사 측에 있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사업개발계획서에서 물량·단가 최적화를 통한 합리적인 시공비 산정과 이견 발생 시 제3기관을 활용한 객관적 검토 및 재조정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외부 검증을 통해 제기한 시공비 산정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협상 종료에 유감을 표하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입장문을 통해 “원청사가 원만한 협상에 재차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일 한수원이 변경해 제시한 하도급 계약조건을 검토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컨소시엄은 “원청사에서 제시한 변경 조건을 상세히 검토할 수 있도록 정식 공문을 통해 연말까지 협상 시한을 연장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으나 원청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수원, 대우건설과 “체코 원전 시공 계약 종료”…재입찰 ‘안갯속’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사업을 수주한 한국수력원자력이 29일 시공 계약 논의를 진행해온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협상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수원은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대우건설이 일방적 계약 종료 통보에 반발하면서 업계는 체코 원전 사업이 더뎌질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이 체코에 이어 미국 원전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원전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고 고품질과 납기 준수 경쟁력을 유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수원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오던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 20일 한국과 체코 산업통상부가 화상으로 진행한 3차 두코바니 원전 이행점검 협의체에서 시공계약에 대해 이달 말까지 협상을 체결하거나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양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2036년 완공을 목표로 체코 정부가 추진해온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서 한수원 중심의 '팀코리아'가 2024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6월 총 사업비 26조원에 한국형 노형 APR1000(발전 용량 1GW 규모) 2기를 공급하고 설계·조달·시공(EPC) 및 핵연료 공급 등을 수행하는 내용으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현대건설·삼성물산을 제치고 체코 원전 시공자로서 팀코리아에 합류했다. 그러나 시공 주관사를 맡기로 한 대우건설과 한수원이 공사비와 일정, 사업 단계별 책임 소재 등을 두고 접점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금까지 1년 넘게 시공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원자로와 터빈 발전기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설계용역은 한국전력기술과 각각 지난해 12월 계약을 체결해 참여가 확정됐다. 원전 연료와 시운전 정비를 맡을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와는 내년 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공동협력협약 종료 절차에 착수하고, 내년 7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시공사를 새로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 2022년 체코 원전 입찰 초기 단계에서 5호기에 대한 계약금액과 조건을 합의했지만, 2024년 최종 입찰에서는 5·6호기에서는 공사비와 관련 조건 합의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서류를 냈다. 체코 원전 주계약을 체결한 뒤에도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지난달과 이달에는 한수원과 대우건설 측 최고경영진끼리 협의했으나 결국 결렬됐는 것이 한수원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통해 안타깝다면서도 “2027년 4월 건설허가 신청과 2029년 1월 부지정지 착수라는 체코 원전 프로젝트의 주요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며 한수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입장문을 내고 유감스럽다며 “원청사가 원만한 협상에 재차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일 한수원이 변경해 제시한 하도급 계약 조건을 이날까지 검토하기에 시간이 짧았다고 지적하며 “원청사에서 제시한 변경된 조건을 상세히 검토할 수 있도록 정식 공문을 통해 연말까지로 협상 시한을 연장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으나 원청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사비 총액 계약 방식에 대해서는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APR1000 모델의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 과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단순 시공 컨소시엄에 설계 변경에 따라 증가하는 공사 물량을 공사비 변경 없이 높은 비율로 감당하라는 조건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원전 수출 과정에서 같은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때문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원전 건설 필요성이 높아지자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한국의 원전 공급망은 수출 시장을 중동, 유럽을 넘어 미국까지 넓힐 기회를 맞이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국내 중심이었던 한국 원전 사업의 영역이 2024년 체코 원전 수주와 올해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체결을 계기로 수출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변화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원전과 달리 해외 원전 건설은 세부적인 계약 조건을 더 따지는 경향이 크지만, 일일이 계약 조건을 따지다가 시간과 인력을 낭비할 가능성도 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다른 원전 수출 과정에서 같은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부사항 여러 건을 일괄 계약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빠른 건설'이라는 한국 원전 산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획] 글로벌 AI 허브 유치 나선 제주…“국제협력 16년째 지속”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를 유치하려는 광역자치단체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주도가 16년간의 국제 연수·행사 경험과 관련 제도·자산을 보유한 만큼 글로벌 협력이 준비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29일 정부와 제주도 등에 따르면, 글로벌 AI 허브 입지 선정 공청회와 제안서 초안 제출·실사 작업 등 입지 선정 절차가 이번 4분기 중 진행된다. 입지 선정 뒤에는 내년 2분기 중 글로벌 AI 허브를 개소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AI 허브는 국제연합(UN) 산하 기구 9곳과 다자개발은행 5곳이 국내 정부 및 민간기업과 AI 분야에서 협력해 기후·식량위기 등 국제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플랫폼으로, 한국 정부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올해 제안했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3월 UN AI 허브의 국내 유치를 지원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글로벌 AI 허브 추진위원회에서는 국제 캠퍼스 형태의 AI 다자협력 플랫폼을 세운다는 방향을 잡았다. 이달 14일에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가 입지 선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제주도는 이미 국제협력과 관련한 프로그램 운영 경험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AI 허브 거점으로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제주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발간한 '글로벌 AI 허브, 제주가 준비된 이유' 보고서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을 제주로 초청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제주가 이미 16년째 해 오고 있는 일"이라며 “국내에서 이 일을 이만한 규모와 기간으로 수행해 온 지역은 제주 외에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국제연합훈련조사연구소(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CIFAL 제주)는 2010년부터 UN 기구와 함께 개발도상국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국제연수를 운영해 왔고, 이에는 AI 등 디지털 거버넌스 관련 프로그램도 포함됐다.지난해에만 150여개국 7049명이 연수에 참여했고, 2024년까지 합치면 제주도에서 연수를 받은 사람이 1만3761명에 달한다. 그중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용적 디지털 거버넌스'와 '인공지능과 초국경 조직 범죄' 등 AI를 주제로 한 과정도 포함됐다. UN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운영 중인 NIA의 국제협력 조직도 제주도 서귀포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조직도 국가 간 정보통신기술(ICT) 공동 프로젝트와 개발도상국 컨설팅, 개발도상국 정보접근센터 운영, ICT봉사단 파견, UN・OECD 등 글로벌 평가 대응 같은 글로벌 AI 허브로서 역할의 상당 부분을 이미 수행해온 것이다. 이 밖에도 20년 이상 운영해온 글로벌 다자 대화 플랫폼 '제주 포럼'이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공식 의제로 다뤄왔다는 점도 있다. 보고서는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라는 UN 기구 경로와 NIA 글로벌센터라는 정부 경로 등 국제 AI 협력의 두 경로가 한 지역에 함께 놓인 사례는 국내에서 제주도가 유일한 곳으로 파악된다"며 “글로벌 AI 허브가 수행할 개발도상국 역량강화 업무를 두 경로 모두 제주에서 이미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주 조건과 제도 면에서도 글로벌 AI 허브 경쟁력을 내세웠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 지위와 무사증 입국제도를 운영해 개도국 연수생과 국제기구 인력의 입국 절차 측면에서 다른 지역이 갖기 어려운 조건으로 꼽힌다. 4개 국제학교를 운영해 AI 허브에 참여하는 인력의 가족들을 위한 교육 여건을 갖췄고, 제주포럼·세계평화의 섬 같은 국제 행사를 운영해온 만큼 국제기구 인력과 연수생을 수용할 기반을 보유 중이다. 나아가 AI 기술·연구 기반 조성도 추진 중이다. 제주도가 JDC, 제주테크노파크와 함께 40MW 규모로 구축을 추진 중인 그린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생산이 수요를 초과할 때 발생하는 잉여 전력을 AI 연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확보한 연산 데이터는 에너지·우주·바이오와 관광·농업·환경·해양 분야의 AI 실증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과기부 발표를 계기로 KAIST·UNIST·GIST·DGIST 등 국내 4대 과학기술원이 참여하는 제주 연합캠퍼스 설립 구상이 추진되고, EIRI 제주AX융합연구실이 지난해 개소하는 등 연구기관 기반도 형성되고 있다. 보고서는 “CIFAL 제주의 연수 실적, 외교부・UNITAR 참여 거버넌스, 국제자유도시 지위와 무사증은 글로벌 AI 허브 논의 이전부터 운영되어 온 것으로, 제주가 제시하는 것은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이미 해오고 있다'는 실적"이라며 “제주에 허브를 두는 것은 없던 기능을 새로 만드는 일이라기보다 16년간 작동해 온 기능에 국제적 지위를 부여하는 일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허브 유치는 산업 구조 전환과 청년 인구 유지를 위해서도 제주도에 절실하다. 제주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점업의 비중이 전국의 3배 수준인 8.0%고, 부동산업과 공공행정도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반면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업은 각각 3.2%와 2.3%로 전국 평균보다 1.7%포인트, 2.7%포인트 낮다. 이처럼 지식 기반 서비스업이 취약한 구조로 인해 청년이 머무를 일자리를 충분히 못 만들어낸다는 분석이다. 2024년과 2025년 인구 순유출은 각각 3361명과 4300명으로 1986년(3565명)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 순유출 가운데 20대가 2166명으로 64.4%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제조업 기반을 새로 조성하는 방식은 제주의 면적·전력·물류 여건상 우주 등 첨단 제조업 중심의 중장기 제조업 육성 계획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 선택하기는 어렵다"며 제주도가 보유한 자산·경험 측면의 강점 고부가 활동으로 전환하는 경로로 AI 허브 유치가 필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탄소중립 해법 탄소포집저장(CCS), 2024년 한 해 세계 4360만톤 달성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이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 지구 지하 깊은 곳에 가둬 격리한 이산화탄소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글로벌 탄소 감축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MIT, 국제CCS연구소) 등 전 세계 30여 개 기관과 협력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지층 CO₂ 저장 런던등기소 2026 연례 보고서(The London Register of Subsurface CO₂ Storage Annual Report 2026)'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지중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는 총 4,360만 메트릭톤(MtCO₂)에 이르렀했다. 이는 2016년의 연간 저장량(2,100만 톤)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지난 30년간 지구 지하에 안정적으로 격리된 누적 이산화탄소량은 총 4억 2170만 톤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6개 대륙, 17개국 70개의 주요 사업을 통해 CCS 기술의 대규모 지중 저장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다. 2024년 실적을 이끈 대표적인 국가와 대형 프로젝트를 보면, △미국: 총 23개 상업 프로젝트에서 2,020만 톤을 저장하며 세계 최대 실적을 유지했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산토스 분지(Santos Basin) 유전 프로젝트 단 한 곳에서만 1420만 톤을 저장해, 2024년 전 세계 저장량의 약 3분의 1을 담당했으며 △중국: 승리 유전(Shengli) 및 대경 아오난 유전(Daqing Aonan) 확장에 힘입어 170만 톤을 저장했고 △호주: 뭄바(Moomba) 프로젝트 가동으로 170만 톤을 저장했다. ◇ 국내외 저장망 구축·해양환경 보호 과제 CCS는 한국의 탄소중립을 뒷받침할 핵심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해양 CCS 5개년 기본계획 수립 연구 최종보고서'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연간 최대 6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CCS로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국내 해양 저장소와 해외 저장소에서 각각 연간 3000만 톤을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정책 목표이며, 실제 저장 능력과 사업 추진 여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국제 학술지 '해양과 석유 지질학 (Marine and Petroleum Ge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서해 군산분지 동부 해역의 이산화탄소 저장 가능성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2차원 탄성파 탐사와 시추공 자료를 분석해 북부(SA1), 중부(SA2), 남부(SA3) 등 3개 유망 구역을 선별했다. 이 가운데 모래층 발달과 지질학적 안정성이 우수한 SA1 구역의 잠재 저장 자원량은 P50(실제 저장량이 추정치 이상일 확률이 50%인 중간 추정치) 기준 약 4억2000만~4억5900만 톤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주입 압력과 기술적 운용 제약을 반영한 동적 시뮬레이션에서는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유효 저장용량이 약 9190만 톤으로 평가됐다. 이론적 저장 잠재량과 실제 주입 가능량에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상업적 개발을 위해서는 추가 탐사와 실증, 장기적인 누출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저장 후보지 발굴부터 주입 준비까지 평가하는 '저장준비도(SRL) 기반 9단계 통합평가체계(SBEF)'도 구축했다. ◇ 해외 저장소 확보하려면 국제협정 필요 한국 CCS 산업은 법적 기반과 저장소 평가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다. 하지만 국내 저장 용량의 한계를 고려하면 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해외 저장소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선박 운송 인프라와 국가 간 협정, 환경 보호 및 장기 책임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호주 매쿼리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7월 '호주 해사·해양문제 저널 (Australian Journal of Maritime & Ocean Affairs)'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경 간 이산화탄소 수송·저장에 필요한 법적 과제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수출국과 저장국이 정부 간 협정 등을 통해 인허가 권한과 감독 책임을 배분하고, 환경영향평가 기준과 장기 모니터링 절차를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런던의정서의 국경 간 이산화탄소 수송 관련 규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해양환경 보호와 장기 저장 책임을 확보하는 것이 아시아·태평양 CCS 네트워크 구축의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다. 호주 울릉공대학교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도 지난해 '아시아 국제법 저널(Asi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논문에서 해상 CCS 사업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저장 부지 선정부터 위험 평가, 모니터링, 장기 환경 책임까지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저장소의 실증과 해외 저장망 구축을 병행하고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 CCS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CCS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감축하기 어려운 산업 공정 배출 등을 줄이는 보완책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중부발전, 강원풍력 노후설비 교체…발전용량 3배로 확대

한국중부발전이 국내 1세대 풍력발전단지인 강원풍력발전의 노후 설비를 고효율 발전기로 교체하는 풍력발전단지 성능개선(리파워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강원풍력발전 신사옥에서 '강원풍력발전 1단계 성능개선 공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강원풍력발전은 지난 2006년 98메가와트(MW) 규모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1세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다. 2MW급 풍력발전기 49기가 설치돼 운영돼 왔다. 중부발전은 설비 노후화에 대응하고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24년 7월 성능개선 공사에 착수했다. 이후 27개월간 공사를 진행해 올해 10월 준공검사와 설비 인수를 마쳤다.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처음 준공된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의 노후 설비를 대규모로 교체·고도화한 사례다. 시공은 효성중공업이 맡았다. 1단계 사업에서는 기존 2MW급 풍력발전기 15기, 총 30MW 규모의 설비를 철거하고 4.3MW급 발전기 21기를 새로 설치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구간의 발전설비 용량은 30MW에서 90.3MW로 기존보다 3배 이상 확대됐다. 기존 발전단지 부지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발전 용량과 설비 이용률을 높여 신규 부지 개발 부담을 줄이고 국토 이용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중부발전의 설명이다. 새롭게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에 전량 직접 판매된다. 중부발전은 이번 1단계 준공을 시작으로 강원풍력발전 전체 단지를 총 3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리파워링을 할 예정이다. 모든 사업이 완료되면 강원풍력발전은 기존 98MW 규모에서 200MW 이상 규모의 대형 풍력발전단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

인공지능(AI)이 우리 삶과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전력 소비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쏟아붓는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액은 2025년 5,500억 달러를 넘어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 투자액을 웃돌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향후 5년 내에 두 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어떻게 높이고 전력망에 안전하게 통합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한 기업의 비용 절감을 넘어 국가 에너지안보와 직결된 핵심과제가 되고 있다.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센터는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중 전력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 의존도가 높다. 공급된 전력은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 등 IT 시스템 뿐만 아니라, 시스템 작동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히는 냉각 설비와 부대 시설을 가동하는 데 쓰인다. 특히 고성능 AI 연산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일수록 특수 냉각 설비가 필수적이다. 둘째, 전력과 수자원 소비 사이에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 냉각에 들어가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증발식 냉각탑을 사용하면 전력사용효율(PUE)은 개선되지만 막대한 양의 물이 소모된다. 반대로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건식 냉각이나 공기 냉각 방식을 택하면 전력 소비가 급증한다.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전기가 사실상 전량 열로 변환되어 대기 중으로 버려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특징이다. 셋째, 전력 계통 측면에서의 공간적 집중성과 변동성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약 60%는 특정 지역에 클러스터 형태로 밀집해 있다. 이는 지역 전력망에 극심한 병목현상을 유발한다. 또한 AI 학습과 추론 작업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전력 부하가 급격히 출렁이거나, 송전선로 고장 등 미세한 전압 변동 시 자체 설비 보호를 위해 순식간에 전력망에서 이탈해 비상발전기로 전환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송전선 장애 직후 무려 3.8GW 규모의 데이터센터 부하가 동시에 계통에서 떨어져 나가 전력망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마련과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데이터 투명성'과 '강력한 규제 표준'을 양 날개로 삼고 있다. EU는 에너지효율지침(EED)에 따라 IT 전력 수요가 500kW 이상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사용효율(PUE), 수자원사용효율(WUE), 폐열 재활용률(ERF), 재생에너지 사용률(REF) 등 4대 핵심지표를 매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첫 보고 결과 EU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1.36으로 세계 평균(1.58)보다 우수했지만, 폐열 재활용률은 1.8%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EU는 보고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등급제'와 '최소성능기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IEA는 최소성능기준 도입만으로도 유럽에서 연간 약 20TWh, 전 세계적으로는 65T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유럽 개별 국가들의 행보는 더욱 구체적이다. 독일은 에너지효율법(EnEfG)을 통해 신규 데이터센터의 PUE 목표(1.2 이하)를 규정할 뿐만 아니라, 발생한 폐열의 일정 비율(2026년 10%, 2028년 20%)을 반드시 재활용하도록 하였다. 핀란드 하미나(Hamina) 지역의 데이터센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버에서 회수한 폐열로 지역난방 수요의 70~75%를 충당하며 에너지 순환 경제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은 인센티브 연계 및 인증 체계 강화가 특징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는 세제 혜택이나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을 받기 위한 자격 요건으로 PUE와 WUE는 물론 단지 내 발전·저장 설비 및 무탄소 전력 비중 공시를 요구한다. 나아가 건물 설계 단계부터 LEED Gold, 에너지스타, 또는 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는 신규 발전소와 전력망 건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IEA가 강조하듯 에너지효율이야말로 생산할 필요도, 송전할 필요도 없는 '제1의 연료(First fuel)'다. 데이터 공시의 투명성을 높이고 엄격한 효율 표준과 폐열 재활용 인센티브를 정비해야 한다. 산업계 역시 기술혁신을 통해 전력망 안정성에 기여하는 책임감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지속가능한 AI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bienns@e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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