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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 한국투자증권·OKX와 손잡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나선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앞두고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 등 새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통 금융과 글로벌 거래소, 콘텐츠 기업을 아우르는 '4자 연합'을 구축해 미래 금융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앞서 원은 지난달 29일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를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원 지분 20%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원은 더 이상 가상자산 거래소에 머무르지 않겠다." 차명훈 원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원 본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원의 미래 비전을 이렇게 정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가 원 지분 투자를 결정한 배경과 향후 전략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스타 쉬(Star Xu) OKX 대표,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 차명훈 원 대표가 참석해 회사마다 직접 발언한 뒤 사전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이번 투자가 재무적 투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SI)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원·한국투자증권·OKX·컴투스 연합(이하 '4자 연합')은 사업 영역이 각자 다른 만큼 이를 결합해 주주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이 제시한 청사진은 '종합 금융 플랫폼'에 초점을 맞췄다. 거래 수수료 중심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것이다. 차 대표는 “디지털자산 업권법 입법을 앞두고 본격적인 제도화 시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원은) 토큰증권과 디지털자산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연결을 통해 세상에 스며드는 블록체인 기반 종합 금융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성장 로드맵도 공개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기적으로 법과 제도에 맞춰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 등 신규 금융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한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은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거래 중심 시장에서 디지털 금융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주식과 채권, 펀드 등 전통 자산도 점차 디지털 자산화되고 있다"며 “거래소 수익은 흔히 브로커리지만 떠올리는데 실제로 자본시장 라이선스 완화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더 넓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참석자들은 토큰증권, 스테이블, 토큰화 자산 등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제도화 이후 시장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원 지분 20%를 확보해 공동 3대 주주로 올라선다. 투자 이후 최대 주주인 차명훈 대표 지분은 30.36%,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는 24.54%가 된다. 참석자들은 이번 투자가 재무적 투자(FI)를 넘어선 전략적 투자(SI)라는 점을 강조했다. 차명훈 대표는 “이번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선다"며 “가상자산 투자자가 1300만명에 달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디지털자산 산업이 당국과 대중의 신뢰를 받는 제도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대표는 “향후 제도권 금융과 가상자산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4자 연합을 통해 회사별 장점을 극대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차 대표는 “이번 지분 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점은 4개 주체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각 주주 간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고 4개 주체 모두 원의 성장이라는 공동 목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를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전통 노하우와 상품 기획·운용의 신뢰성,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담당한다. 향후 제도권 금융과 디지털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OKX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거래 기술을 제공한다. 전 세계 이용자를 기반으로 축적한 거래 시스템과 보안, 리스크 관리 역량을 원에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콘텐츠와 IT 인프라를 맡는다. 게임과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 역량과 AI 활용 능력을 원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원은 국내 원화마켓 사업자이자 플랫폼 운영 주체 역할을 담당한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는 “국내 원화 마켓의 희소한 가치 위에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고 제도권 금융 인프라와 혁신 기술을 결합하는 구조"라며 “신뢰성, 글로벌 연결, 콘텐츠, 안전 인프라라는 네 개 축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의 지분율 하락에 따른 경영권 분산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차 대표는 “제가 30% 지분을 유지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요 주주들이 이사회에 참여해 견제와 조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제도권 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공성과 투명성을 갖춘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을 택한 이유로 탁월한 보안성을 꼽았다. 김성환 대표는 “원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설립 이래 단 한 번의 보안 사고도 없다는 독보적인 이력"이라며 “무사고 실적이 말해주는 보안성과 검증된 블록체인 인프라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업권법 통과 전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정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제도가 정비되기 전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도를 선점하고 그 구도가 향후 규제의 기준이 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포지셔닝"이라며 “지금의 파트너십 경쟁은 시장 선점을 넘어선 '규제 설계전'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거래소가 원화 스테이블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의 필수 요소라고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지분을 투자하여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며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컨소시엄 주도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하기에 향후 거래소에 대한 타 금융사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6-04 15:21 최태현 기자 cth@ekn.kr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4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하나금융지주는 두나무 지분 인수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9%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이번 투자가 주주환원을 이어가는데 문제가 없고, 스테이블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4% 내린 11만4200원에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14일 12만6500원에서 이날까지 10% 하락했다. 지난주 주요 관계사인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 이사회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취득예정일자는 6월 15일이다. 이번 투자로 하나은행은 송치형 회장(25.51%), 김형년 부회장(13.10%), 우리기술투자(7.20%)에 이어 두나무 4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하나금융은 두나무가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 시장점유율 1위 업비트를 운영하며 이용자 수, 거래량, 인프라, 기술력, 내부통제 등 업계 선두주자 지위를 확보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결합해 해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글로벌 사업을 공동 발굴하고, 원화 스테이블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해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은 스테이블 발행과 커스터디를, 두나무는 스테이블 유통 및 거래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하나증권은 스테이블을 활용하는 금융상품인 실물자산(RWA ·Real World Asset)을 담당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나카드는 스테이블을 활용하는 결제 및 생활금융을 맡는 구조가 가능하다. 여기에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 대규모 합병을 추진 중인 점도 하나금융에 긍정적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며, 하나금융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에 합병이 완료되면 하나금융은 예상 지분율 5%를 확보하며 네이버파이낸셜 주요 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하나금융은 간편결제 시장의 선도기업이자 국내 대표 금융플랫폼인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협업으로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 주가가 하락한 것은 주주환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금액은 비상장주식 장기투자로 위험가중치 250%가 적용돼 하나금융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0.11%포인트(p) 하락할 전망이다. CET1 비율은 자본적정성과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CET1 비율 하락은 주주환원 여력도 축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1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 CET1 비율은 13.09%로, 목표수준인 13.0~13.5%의 하단에 있다. 하나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목표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해 안정적인 자본비율과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인데, 두나무 지분 인수로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게 일부 시장참여자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2분기 중 원·달러 환율 하락과 금융당국의 자본규제 합리화 조치 등으로 CET1 비율은 1분기보다 약 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CET1 비율 상승 요인들이 하락 요인을 상쇄하면서 성장 및 주주환원을 이어가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재발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손실사건을 3년 이상 운영리스크로 인식하면 운영리스크 산출시 이를 빼주기로 했다. 구조적 외환포지션을 해외 장기지분투자, 해외점포 이익잉여금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규제완화도 예정됐다. 운영리스크 손실인식 합리화와 구조적 외환포지션 승인대상 확대는 금융지주사 CET1 비율을 각각 0.26%포인트, 0.1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이 향후 은행주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도 두나무 인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CET1 비율과 주주환원율 등을 충분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주주환원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두나무 지분 인수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 오히려 주주환원여력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6-05-18 17:01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미국 상원에서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CLARITY Act·이하 클래리티 법안)' 마크업(markup, 수정·심사)에 들어간다. 미국판 디지털자산기본법인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을 기존 금융시스템 안으로 편입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원화 스테이블 허용,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제도 골격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먼저 디지털자산 규칙을 제도화하면 국내에서도 이를 참고해 법체계를 설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클래리티 법안 마크업(수정·심사)을 현지시각 14일 진행할 예정이다. 마크업은 미국 의회에서 법안 조문을 검토하며 수정·추가 여부를 표결로 확정해 최종 위원회 안으로 만드는 심의 절차다. 여기서 합의된 내용은 이후 상원 본회의와 하원 조율 과정의 뼈대가 된다. 전날 공개된 법안 초안 전문을 보면, 핵심은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금융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비트이나 이더리움 같은 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며 충돌했고, 규제는 명확한 법률이 아니라 행정부 해석과 소송에 의존해 왔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을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y) △투자계약 자산(Investment Contract Asset) △결제용 스테이블(Payment Stablecoin) 등으로 나누고 감독기관도 구분한다. 비트처럼 탈중앙화된 자산은 상품으로 보고 CFTC가 감독한다. 투자계약 성격이 강한 토큰은 SEC 관할이다. 스테이블은 은행 감독 체계 안으로 편입한다. 클래리티 법안은 작년 7월 하원에서 통과되면서 상원으로 넘어왔지만, 스테이블 보상 조항과 은행권 반발이 겹치면서 논의가 수개월간 지연됐다. 쟁점은 스테이블을 갖고 있는 이용자에게 이자를 줄 수 있느냐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이 예금처럼 이자를 주기 시작하면 은행 예금이 빠져나가 대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상원은 절충안을 택했다. 법안 404조는 스테이블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지급하는 예금형 이자는 금지했다. 다만 거래·활동 기반 보상은 허용했다. 예를 들어, 결제, 송금, 환전, 유동성 공급, 스테이킹, 거버넌스 참여 등에 대한 보상은 가능하다. 이는 미국 당국이 스테이블을 은행 예금처럼 키우는 것은 막되, 온체인 금융 활동 자체는 제도권 안에서 허용하려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클래리티 법안이 마크업 이후 빠르게 진행될 경우 미국은 디지털자산을 실물 경제로 흡수하게 된다"며 “국내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원화 스테이블 발행 논의에 미국 법안을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를 1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큰 방향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스테이블을 누가 발행할 수 있는지를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 시각차가 크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 논의에 미국 법안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금융권이 스테이블을 경계하는 이유도 미국과 비슷한 예금 이탈 가능성 때문이다. 국내 은행은 예대율 의존도가 높고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비중도 커서 원화 스테이블이 본격 확산할 경우 미국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업계는 지나친 규제가 국내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의 활성화는 예금 수취·신용 창출·결제 중개라는 은행의 핵심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국 은행업은 높은 예대율과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의존도 등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클래리티 법안이 디파이를 다루는 방식도 국내 논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법안은 순수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노드 운영자, 자기수탁 지갑 개발 등을 원칙적으로 보호하면서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프로토콜 운영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경우 기존 금융 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디파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나 규제 체계가 없는 상태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 디파이를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 논의조차 초기 단계"라며 “미국처럼 개발자 보호와 자금세탁방지(AML)를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이 향후 참고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13 13:59 최태현 기자 cth@ekn.kr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원화 스테이블은 은행 중심으로 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은행 주도 발행 구조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다만 은행 중심의 발행 환경이 마련돼도 은행이 수익 모델을 모두 가져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법안 마련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신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에 찬성하면서도 은행 중심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과거에는 스테이블이나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스테이블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이 통화 생태계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행 중심 발행 구조에는 “한국은 외환거래법에서 외환 규제가 상당히 중요한데, 현재는 은행이 고객 확인(KYC) 업무를 가장 잘한다는 전제 하에 이런 제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기업도 컨소시엄에서 역할을 한다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며 핀테크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원화 스테이블 발행 주체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은행이 지분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른바 51%룰(50%+1주)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과 업계는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며 비은행 기업도 발행이 가능해야 한다고 맞선다. 현재는 은행 중심 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신 후보자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어 한은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원화 스테이블 초기 시장에서 발행 권한을 가지는 것은 시장 선점과 새로운 시장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수익성 측면도 기대된다. 스테이블을 발행한 기업은 그만큼 지급 준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발행사는 준비금을 채권 투자나 은행 예치금 등으로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발행사로 유력한 은행이 전적으로 수혜를 보는 것인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스테이블은 발행사와 유통사, 결제사 등 다양한 참여자가 결합해 생태계를 이룬다. 은행이 발행권을 가져도 이후의 유통, 결제 과정 등 이용까지 이끌어내지 못하면 시장 장악력과 수익성이 제한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원화 스테이블의 유통, 결제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면서 영향력이나 수익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현재 관련 법안 마련이 지연되며 원화 스테이블 생태계가 어떤 구조로 어떤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지 등을 예상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발행사가 원화 스테이블으로 파생되는 수익 비중이 높을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스테이블을 단순 수수료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유통·결제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이외 수익 사업을 통해 유통·결제 플랫폼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초기, 그리고 스테이블 특성상 낮은 수수료와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수익 모델을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먼저 법안이 마련돼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논의는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 주체를 두고 장기간 논의가 이어지다보니 발행 이후 준비 과정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스테이블을 이용자들이 얼마나 사용할지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참여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4-16 10:18 송두리 기자 dsk@ekn.kr

전 세계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스테이블이 토큰화 금융시장의 핵심 결제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은 발행·유통·결제 체계를 함께 설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제도 도입 여부와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에선 입법 지연을 더 기다리기 어렵다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험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테이블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와 타이거리서치가 공동 주관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 서상민 카이아재단 의장,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후 종합토론까지 세미나는 약 3시간30분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을 단순히 이 아니라 토큰화 금융을 굴리는 결제 인프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산만 토큰화해서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스테이블을 활용해 자산 이전과 결제가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이뤄져야 속도와 비용 절감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섭 교수는 “스테이블은 더 이상 거래소 주변부의 빵이 아니라, 블록체인 위에서 달러 유동성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짚었다. 시장 규모는 이미 빠르게 커졌다. 지난달 기준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 시장은 3080억달러(약 440조원) 수준으로, 달러 연동 비중은 95%에 달한다. 토큰화 미국 국채 시장도 11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미국은 달러 스테이블을 먼저 온체인 결제 수단으로 깔고, 그 위에 국채와 펀드, 담보, 대출 등 자산 토큰화를 넓혀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기관이 온체인 위에서 상품을 운용하는 블랙록의 BUIDL, 프랭클린템플턴의 BENJI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움직임은 산업 육성을 넘어 통화 패권 전략과도 연결된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스테이블 시장의 95~99%가 달러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를 단순한 결제 혁신이 아니라 달러 영향력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달러 스테이블 발행사는 미국 국채의 대형 매수 주체가 되고 있다. 이종섭 교수도 “토큰화 금융시장의 주도권은 결국 지급·결제 인프라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더 늦으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강했다. 민병덕 의원은 “스테이블 시장은 이미 열렸고 현실의 금융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도입 여부가 아니라 활용과 경쟁력"이라고 했다. 김규진 대표는 “달러는 페라리를 타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도로 공사를 누가 맡을지, 도로는 어떤 걸로 짜야할지 논의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종섭 교수는 한국형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쉬운 것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목표를 '원화 기반 토큰화 경제의 최소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것'으로 정리했다. 구체적으로는 원화 스테이블을 우선 제도화하는 머니 레이어, 머니마켓펀드(MMF)·국채·수익증권 등으로 토큰화 자산을 단계적으로 넓히는 자산 레이어, 그리고 처음부터 국내 실증에만 머물지 않고 국제 연결을 염두에 둔 네트워크 레이어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현실적인 주문이 나왔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원화 스테이블은 달러와 같은 방식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둘째, 그래서 더 빨리 실제 사용처를 만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상민 카이아재단 대표는 “미국과 같은 전략, 달러와 같은 전략을 택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원화가 달러처럼 널리 쓰이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형 용처를 먼저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가 꼽은 분야는 정산이다. 주식 결제, 기업 간 대금 지급,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판매 대금 정산처럼 “빨리 받아야 하는 돈"을 더 빨리 받을 수 있게 만드는 데 스테이블이 쓸모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 결제도 예로 들며, 카드나 QR결제의 겉모습은 그대로 두더라도 뒷단 정산을 스테이블으로 바꾸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법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해서는 늦는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는 “한국은행의 CBDC는 파일럿까지 갔지만 민간 스테이블은 아직 실증조차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내 입법이 어렵다면 혁신금융서비스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라도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민 총괄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고 법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는 게 굉장히 무섭다"면서도 “올해 안에 제도 정비가 어렵다면 규제 샌드박스 형태의 시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제도 도입 못지않게 보안과 자금세탁방지(AML), 준비금 검증 문제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임주영 안랩블록체인컴퍼니 사업총괄은 “스테이블 인프라에서 보안 사고가 나면 곧바로 실물 자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설계 단계부터 제로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라클, 브리지, 준비자산 검증,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원화 가치와 준비금 정보가 정확해야 하고, 체인 간 이동 과정이 안전해야 하며,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곧바로 탐지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원호 람다256 CBO는 “AML과 이상거래 탐지가 기존 금융권보다 더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스테이블과 온체인 거래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사후 추적만으로는 늦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전 통제와 사후 모니터링의 시간 차를 최대한 줄여 사실상 준실시간 수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은행과 발행사, 유통사, 금융기관 간 데이터 연동과 위험 지갑 정보 공유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행 구조를 어떻게 짤지도 중요한 쟁점이었다. 김경업 대표는 “준비금을 실시간에 가깝게 공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주요 스테이블보다 더 엄격한 체계를 한국이 설계할 수 있다고 봤다. 발행사가 혼자 을 발행하는 구조보다, 예치금을 관리하는 은행과 발행사가 공동 승인 구조를 통해 발행을 통제하는 방식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4-08 11:14 최태현 기자 cth@ekn.kr

최근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거래소 거래대금이 빠르게 줄고 있다. 수수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거래소는 실적 둔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개인 투자자 중심 시장의 한계를 넘기 위해 상반기 예정된 상장법인 시장 개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16일 게코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근 거래량이 급감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업비트는 이달 15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12억6767만달러였다. 지난 1년간 월별 일평균 기준 최저치인 12월(11억7027억달러) 다음으로 작은 규모다. 작년에는 바이낸스 등에 이어 세계 3~4위 수준의 거래 규모를 자랑했지만 이날 기준 30위로 밀려났다. 국내 시장 점유율 2위 거래소인 빗썸은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 5억1864만달러로 지난 1년간 월별 일평균 기준 가장 작은 규모다.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량 순위는 67위로 밀려났다. 거래 부진 배경에는 가상자산 가격 조정이 있다. 비트은 지난해 4월 저점(7만6329달러) 이후 10월 고점(12만5000달러)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7만달러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단기 매매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승윤 LS증권 연구원은 “통상 크립토 윈터는 비트 가격이 고점 대비 70~80% 하락한 장기 침체기로 정의한다"며 “최근 비트 사이클을 보면 작년 10월 전고점(12만5260달러) 달성 후 현재까지 -54% 수익률을 기록했고 사이클 상 30%P(2만5000달러)의 추가 하락 폭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로 자금이 쏠린 점도 가상자산 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 투자 매력도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사도 수십 퍼센트(%)가 오르는 장이었던 만큼 을 할 요인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수익 구조가 지나치게 거래 수수료에 편중돼 있어서다. 작년 3분기 기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전체 매출액(1조1878억원) 중 97.94%(1조1633억원)는 수수료 매출이다. 빗썸도 전체 매출액(5251억원) 중 98.38%(5166억원)가 수수료 수입이다. 거래 부진이 길어질수록 개인 투자자 매매에 의존해 온 국내 거래소의 구조적 한계도 더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발표될 '상장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상장법인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작년 2월 마련한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르면, 세 단계에 걸쳐 법인 시장 개방이 이뤄진다. 현재는 1단계까지 열렸다. 1단계에서는 법 집행 기관 및 지정기부금 단체와 대학 학교법인 등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현금화 목적의 거래를 허용했다. 경찰, 검찰 등은 2024년 말부터 계좌 발급을 지원했고,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는 작년 5월부터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했다. 2단계로 올해 상반기에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법인과 전문 투자자로 등록한 3500여개 법인의 투자·재무 목적 거래가 시범 허용된다. 3단계는 모든 일반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한다. 거래소에서 기대하는 것은 법인 자금 유입을 통한 거래 기반 확대다. 지금처럼 개인 투자자 매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시장 심리가 식을 때 거래대금이 급격히 줄어드는 변동성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기관과 법인 투자자가 60~70%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아직 개인 투자자 중심이다"며 “상장법인의 투자 목적 거래가 열리면 유동성 측면에서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3-16 16:57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