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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와 송금의 중간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자금 흐름도 이를 경유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이 늘어나며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심 거래 구조에서 드러난 이러한 관리 공백을 제도 안에서 다룰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이어지고 있다.
◇ 해외 가상자산 거래,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상당수는 원화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투자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하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을 거래한다. 거래 과정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발행 통화 가운데 달러화 비중은 99%를 넘는다.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 역시 이러한 구조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연구기관의 설명이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원화에서 달러, 다시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되면 거래가 제도권 밖에서 순환하게 된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중간에 놓일 경우 원화 기반 거래를 국내 관리 범위 안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자금 흐름 관리 한계 드러나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송금에 쓰이면서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이동도 함께 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지갑으로 옮길 수 있고, 지갑 간 이전은 거래소 내부 기록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은은 이 같은 개인지갑을 고객확인제도(KYC)의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자금세탁 방지나 외환 관리 측면에서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과세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지갑은 소재지 특정이 어려워 과세 관할 판단이 쉽지 않다.
국제사회는 거래소 단계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대표적이다. CARF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국가 간 자동으로 교환하는 국제 기준이다.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독일·일본 등 4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 밖 개인지갑 간 이동까지는 포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 관리 범위 안으로 넣을 수 있나…원화 스테이블코인·예금 토큰이 대안
거래소 밖 개인지갑 이동으로 생기는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거론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용자가 맡긴 자금만큼 발행되는 구조로, 발행사는 동일 가치의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관하고 이용자가 원하면 현금으로 환매해 줘야 한다. 준비금이 부족하거나 환매가 원활하지 못하면 이용자 불안이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 실장은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준비금의 구성과 보관 방식, 환매 절차를 국내 규정으로 정할 수 있다"며 “외화 스테이블코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비자 보호 부분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확산할 경우 통화·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금융 안정성과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 기반, 비은행 기반 모델 비교 표 [자료=해시드오픈리서치]](http://www.ekn.kr/mnt/file_m/202601/news-t.v1.20260130.afaa84669874450d971aa93c89b5dba5_P1.png)
▲은행 기반, 비은행 기반 모델 비교 표 [자료=해시드오픈리서치]
관리 공백 논의는 발행 주체 문제로도 이어진다. 한은은 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모델을 선호한다. 은행이 자본과 외환 규제를 받고 있어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이 발행 법인의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50%+1)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예금토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로 전환해 결제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은행 시스템 안에서만 이동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 개인지갑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보다 관리 장치를 적용하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4~6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예금토큰의 실거래 가능성을 시험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하지 않고 핀테크 등 비은행권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준비금과 감독 체계 등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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