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와 서울시가 최근 합의한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 재개를 위한 공공기여금 산정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땅값은 2016년 1차 합의 때보다 두 배가 뛰었지만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내야할 공공기여금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 기준 시점을 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땅값 상승 및 이에 따른 개발 이익 증가분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법적 기준이 뚜렷히 없고 양측간 협상 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GBC 사업 재개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코엑스 맞은편 삼성동 옛 한전 부지(7만9341㎡)에 현대차그룹 신사옥과 업무·호텔·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올해 상반기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이행협약 체결을 거쳐 2031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해당 부지를 약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6년 시와 사전협상을 통해 약 1조7000여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내고 최고 105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시설을 지어 사옥 및 상업 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용적률 최대 800%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전환해주는 대가였다. 용도지역·용도지구·용도구역·도시계획시설등의 지정 및 변경에 따라 토지가치 상승 효과가 날 경우 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에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였다. 다만 당초 1조9800여억원에서 일부 시설의 공공용도 활용 및 기부채납 등을 조건으로 약 2300억원을 감면 받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해 돌연 사업 계획 변경을 신청한 후 시와 공공기여금 규모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105층 빌딩 1동 대신 49~54층 규모 빌딩 3개를 짓고 단지 중앙에는 1만4000㎡ 규모의 도심숲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시와 현대차그룹은 건물 일부를 특정 공공시설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감면했던 공공기여금 2336억 원을 환수해 총 공공기여금을 당초 1조7400억 원에서 1조9827억 원으로 약 23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문제는 공공기여 산정 기준을 2016년에 고정하면서 이후 그동안 급등한 토지가격과 이로 인한 개발 이익 증가분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GBC 부지의 표준공시지가는 2017년 ㎡당 3350만 원에서 2024년 기준 7565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최근 강남권 토지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월 기준 토지가격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해당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낙찰받았지만, 감정평가와 공시지가, 인근 실거래를 종합하면 현재 부지 가치는 약 2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는 공공기여 산정 기준을 2016년으로 정한 것은 당시 이미 용도지역 변경이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김창규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라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라며 “물가 상승이나 토지가격 변동 등을 반영해 다시 산정하는 방식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승원 시 균형발전본부 동남권사업과 팀장도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계획이득을 환수하는 개념으로, 용도지역 상향이 결정된 2016년 협상 시점을 기준으로 감정평가와 산정을 완료했다"며 “1조9827억 원이라는 공공기여 규모 역시 2016년 5월 기준 감정평가액을 토대로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와 현대차그룹이 2016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공공기여 규모를 산정한 것에 대해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당 토지가격이 지난 10년간 두 배 가량 상승한 만큼 용적률 상향 조정에 따른 개발 이익도 그만큼 늘어났다. 따라서 현대차가 부담해야 할 공공기여 규모도 그만큼 증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공공기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기준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GBC처럼 토지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경우에도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지가 상승과 개발로 늘어난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여는 인허가 단계에서 확정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서울시의회에서도 나왔었다. 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2024년 4월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원은 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에서 시를 상대로 공시지가 상승과 설계상 변경, '랜드마크' 계획 취소 등 거론하면서 “사정 변경에 따라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충분히 있어 보일 여지가 크다"며 재협상을 촉구했었다. 이에 대해 당시 김승원 시 균형발전본부장도 “재협상을 해야 되는 사항"이라며 동의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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