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서예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서예온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 pr9028@ekn.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대규모 복합개발 착수

서울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대규모 입체복합개발 절차에 착수한다고 26일 밝혔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1970년대 개통 후 국가 교통거점으로 기능해왔으나 노후시설과 지상 주차장으로 인한 보행 단절, 교통혼잡, 환경 피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3·7·9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의 환승 불편도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에 시는 지난 9월 ㈜신세계센트럴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사전협상 대상 민간사업자로 선정했다. 개발 범위는 14만6260.4㎡ 규모로, 한강 이남 유일의 '트리플 역세권' 입지다. 민간이 제출한 개발계획안은 경부·영동·호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지하로 통합·현대화하고, 지상에는 업무·판매·숙박·문화·주거 기능을 결합한 입체복합개발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항–한강–전국'을 연결하는 미래교통플랫폼, 글로벌 기업 집적을 위한 신성장 업무공간, 녹지·문화축을 잇는 도시거점 조성 계획도 포함됐다. 공공기여에는 고속버스 지하직결차로 신설, 주변 도로 입체화·지하화, 한강 연계 입체보행교 설치가 제안됐다. 시는 광역교통 개선, 지역 필요시설 확보, 지역균형발전 방안 등을 중심으로 공공성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사전협상 과정에서 공공·민간·전문가 논의를 거쳐 개발계획안을 구체화하며, 협상 결과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입안과 건축 인허가 절차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임창수 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개발은 단순 재건축을 넘어 도심공간 활용 방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제교류복합지구와 강남·여의도·용산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대우·롯데, 내년 한강벨트 ‘빅매치’ 예고…성수4·여의도서 정면 승부

내년 서울 한강벨트 성수 4지구와 여의도 주요 단지 도시정비사업 입찰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정면 대결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한강벨트 수주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고 롯데건설은 최근 잠실 '르엘' 완판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양사의 대결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조합은 이르면 12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내년 3월 총회를 여는 일정이 유력하다. 성수4지구는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 8만9000여㎡에 초고층(최고 250m) 아파트 150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한강변·영동대교 북단에 맞닿은 뛰어난 입지 덕분에 조합원 규모는 약 700가구로 작지만 사업성은 매우 높게 평가된다. 지난 9월 서울시에 통합심의를 접수하며 인허가 절차도 본격화됐다. 시공권 경쟁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양강 구도'가 유력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성수4구역은 저희가 적극적으로 보고 있는 사업지"라며 “요즘 서울에서 나오는 사업이 많지 않아서 성수는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성수4구역은 관심 있게 검토하고 있는 곳"이라며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공고 일정에 맞춰 내부 검토를 이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 1차 수주전 승리, 한남2구역(2022년) 시공권 확보 등 한강벨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신반포15차의 경우 이후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조합과 계약이 해지돼 최종 시공사는 삼성물산으로 바뀌었지만, 2017년 1차 수주전에서는 대우건설이 롯데건설을 제치며 사업권을 따냈다. 이어 2022년 한남2구역에서도 롯데건설과 경쟁해 다시 승리하며 한강벨트 핵심 사업지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두 회사가 성수4와 여의도권을 두고 '리턴매치'에 나서는 형국이다. 여의도 다른 단지에는 대우건설·롯데건설을 포함한 다수 건설사가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의도는 시범·대교·공작·진주·목화 등 총 12개 노후 단지가 순차적으로 재건축에 나서는 대규모 정비 시장이며, 이 중 한강 조망권과 대지 규모를 갖춘 시범·대교아파트가 핵심 사업장으로 꼽힌다. 시범아파트는 기존 1584가구를 2493가구로 재건축하는 초대형 단지 프로젝트로, 한강·여의도공원 조망과 넓은 대지가 강점이다. 대교아파트는 한강변에 바로 붙은 50년차 노후 단지로, 지하 6층~지상 49층 약 900가구의 주거·상업 복합단지를 목표로 하며 여의도 12개 단지 가운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가장 먼저 받은 선도 사업장이다. 대교아파트는 이달 총회에서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여의도 핵심 단지들은 사업성이 높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여의도 신규 사업장은 선별적으로 보고 있다"며 “여러 조건이 맞는다면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두산건설,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천안’ 견본주택 개관

두산건설이 충청남도 첫 '두산위브더제니스' 브랜드 아파트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천안' 견본주택을 이달 28일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들어간다. 천안시 동남구 청당동 310-6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10개 동),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1202가구 대단지다. 이번 단지는 두산건설이 충남에서 처음 선보이는 하이엔드 브랜드 '두산위브더제니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대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등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은 브랜드 경쟁력을 천안 신흥 주거지인 청당동에 적용하면서 향후 지역 대표 고급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는 남향 위주의 배치로 채광·일조권을 확보했으며, 4Bay 판상형 구조(일부 제외)와 일부 세대 3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해 통풍·개방감을 높였다. 타입별로 드레스룸, 알파룸(84㎡B 제외), 팬트리(84㎡A 제외) 등 수납특화 공간을 도입했고 외관에는 부분 커튼월룩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스카이라인을 구현한다. 교육·생활 인프라도 강점이다. 단지 내 종로엠스쿨(예정)과 교보문고 북 큐레이션 서비스(예정)가 들어설 예정이며, 청당초가 도보 5분 거리다. 천안가온중·천안청수고 등 학교가 가깝고, 이마트 천안점·하나로마트 등 유통시설과 법원·검찰청·세무서 등 공공기관도 인접해 직주근접성이 우수하다. 청수호수공원·천안삼거리공원 등 녹지공간도 풍부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 교통 여건도 편리하다. 차량 10분 거리에 1호선·경부선 천안역이 15분 거리에 KTX·SRT 천안아산역이 위치한다. 남천안IC·천안JC를 통한 고속도로 접근성도 좋고, 천안고속·종합터미널 이용도 수월하다. 청당동 일대는 약 1만3000가구 규모의 도시개발이 진행 중인 신흥 주거지로, 생활·교통·상업 인프라 확충에 따른 미래가치도 높다. 두산건설은 계약금 5%(1차 1000만 원 정액),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등 금융 혜택으로 초기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견본주택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에 맞춰 '제니스 갤러리' 특별전도 운영된다. 백남준·이배·조지 콘도·무라카미 다카시 등 한·미·일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 8점을 전시하며, 29~30일에는 두산건설 We've 골프단이 참여하는 팬사인회도 열린다. 회사 관계자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천안'은 천안 동남권 신흥 주거지에 공급되는 첫 하이엔드 대단지로, 입지·상품·브랜드 경쟁력을 두루 갖춘 단지"라며 “수요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청약 일정은 12월 1일 특별공급, 2일 1순위, 3일 2순위이며 당첨자 발표는 9일, 정당계약은 22~24일 진행된다. 견본주택은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1429번지에 마련됐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10.7조 대어’ 가덕도신공항 입찰 전쟁 막 올랐다

정부가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공사기간을 늘려 입찰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건설업체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기존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공기 부족을 이유로 자진 이탈한 후 '간을 보던' 대형 건설사들이 정부의 조율로 조건이 마련됐다. 주택 시장의 끝없는 침체로 불황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 입장에선 오랜만에 토목·인프라 공공 공사에서 대박을 터뜨릴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일단 현대건설의 컨소시엄에 포함됐던 대우건설이 토목 1위 실적을 앞세워 경쟁에 나선 가운데,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도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전히 공사의 본질적인 문제인 공기 부족·지반침하 가능성 등 핵심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로 정한 2035년 개항 목표 조차 낙관적이라면서 아예 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새로 해야 한다는 이들또 있다. 가덕도신공항 논의는 박근혜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검토 끝에 김해공항 확장안을 선택했지만, 산악 관통 비행과 군·민 공역 중첩, 소음 등 안전·환경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며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무총리실 검증위가 2020년 김포공항 확장안에 대해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면서 사실상 백지화됐고 가덕도신공항 신설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국회가 2021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며 사실상 추진이 확정되고 사업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특별법은 예타 면제, 인허가 단축 같은 신속 추진 장치를 담고 있었고, 국토교통부는 기본계획·사업비·공사 방식을 확정하며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전제로 한 해 빠른 2029년까지 개항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문제는 지나치게 짧은 공기였다. 바다를 매립하고 그 위에 부지를 조셩해야 하는 까다로운 공사를 이례적으로 8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마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부실공사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가덕도는 두꺼운 연약지반이 분포한 해상 매립지다. 따라서 '성토–압밀–계측–안정화' 과정이 필수임에도 기존 계획에는 안정화 계측 기간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4차례에 걸쳐 입찰이 무산된 후 지난해 12월 공사를 따낸 현대건설마저도 정부의 84개월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108개월 이상을 달라고 주장했다. 해상 매립지에서 성토 직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면 활주로·구조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국토부가 기존 계획을 유지하자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수백억 원 규모의 기본설계 권리까지 포기하며 컨소시엄을 이탈했다. 현대건설의 이탈 이후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등 다른 참여사들도 사업성·공기 리스크를 이유로 참여 여부를 꺼리면서 사업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현 공기 기준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졌고, 국토부 역시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국토부도 기존 산정의 한계를 사실상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21일 공기·공사비 조정 방침을 발표한 김정희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성토 후 안정화 계측·검증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며 “공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안정화 시간을 포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결국 84개월 공기가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상태에서 모처럼 10조원대 초대형 인프라 건설 공사가 시장에 나오자 대형건설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일단 차기 주관사로 대우건설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기존 컨소시엄에서 현대건설(25.5%)에 이어 18% 지분을 가진 사실상 2대 주주였던 데다, 해상·연약지반 공사에 특화된 시공 이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해저침매터널(총 3.7km, 180m 함체 적용)처럼 외해·대수심 조건에서 세계 기록을 세운 고난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부산항·부산신항·이라크 알 포 방파제 등 초대형 해상·항만 공사를 잇달아 성공시킨 이력도 있다. 2023·2024년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에서도 2년 연속 '토목 실적 1위'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다시 확인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책 초대형 토목사업은 실적과 경험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며 “조건이 이전보다 나아진 만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관망하던 롯데건설·한화건설도 참여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롯데건설 역시 “공기 연장이 판단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며 기존 컨소 참여 방안을 논의 중이다. 두 회사 모두 공사비 10조 원대의 초대형 SOC 수주 기회를 매력적으로 평가해 왔으며, 리스크 완화로 참여 여건이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롯데건설은 가덕도 접근철도 1공구를 이미 수주해 지역 인프라 공사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롯데그룹이 부산·경남권에 보유한 유통·레저·물류 네트워크를 고려하면 공항 개항 시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해양 매립·발파 등 대형 토목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며, 그룹의 방산·항공우주 사업 확장성과 연계한 시너지 가능성도 언급된다. 정부가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조정하며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여전히 냉담하다. 표면적으로는 공기 연장과 사업비 조정으로 기술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연약지반·해상매립 특성상 예측 불가능한 침하·균열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해상 매립지의 가장 큰 문제는 설계 단계에서 알 수 없는 변수가 시공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라며 “특히 가덕도처럼 수심 변화가 급격하고 회류가 강한 구간은 장기적으로 구조물 변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가덕도 해역의 물리적 조건이 일반 매립지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덕도와 영도 사이 낙동강 하구는 물살이 돌아나가는 회류 구간이어서 성토 구조물에 지속적인 횡력(橫力)이 작용한다"며 “이런 곳에서는 활주로나 방파제 같은 중량 구조물도 장기 침하·균열 위험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기 연장이 불가피했지만, 이 조정이 모든 기술 리스크를 해소하는 '해결책'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같은 우려는 다른 대규모 매립·연약지반 공사에서도 이미 현실화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 영종도 매립지는 개항 후에도 활주로·계류장 일부에서 부등침하가 반복돼 수년간 보강·재포장을 이어왔고, 지금도 수백 개의 계측기를 통해 지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새만금 매립지 역시 도로·항만·산업단지 곳곳에서 침하·균열·피복석 붕괴 등이 발생해 국토부와 전북도가 반복 보수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활주로와 여객청사 주변 침하로 인해 '운항 중단 → 보수 → 재운항'이 반복된 사례로 꼽힌다. 조 교수는 “이들 사례는 해상·연약지반 공사가 설계상 가능해 보이더라도, 실제 시공 단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공기가 늘어나고 유지관리비가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2035년 개항 목표의 현실성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덕도는 환경·행정·정치적 변수가 얽힌 복합사업이기 때문에 단순히 공기를 늘렸다고 해서 일정 안정성이 확보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환경영향평가, 철새 도래지 보전, 어업권·보상 갈등, 지자체·중앙정부 간 조율 등 지연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2035년 개항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상당히 낙관적인 일정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초기 설계·평가·보상 절차가 한 번만 흔들려도 수년 단위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의 대표 겨울축제 '서울윈터페스타'가 다음 달 막을 올린다. 서울시는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광화문광장·청계천·서울광장·DDP·보신각·우이천 등 도심 6곳에서 '2025 서울윈터페스타'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궁중문화축전과 전국무용제 등 대한민국 대표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재원 총감독이 지휘한다. 축제는 '판타지아 서울(FANTASIA SEOUL),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환상의 서울'을 주제로, 공연(Play), 체험(Together), K-컬처가 결합된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 세계인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산타마을 빌리지'와 케이팝·K컬처를 체험할 수 있는 K컬쳐존이 마련돼 서울 도심 전체가 '환상적인 겨울 도시'로 변신한다. 축제의 서막은 1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판타지아 빛 퍼레이드'로 알린다. 시민 합창단과 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의 갈라쇼가 함께하며, 엘이디(LED) 아트 퍼포먼스와 개막 점등식으로 광화문 일대를 밝힌다. 해외 초청팀 공연도 포함돼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서울라이트 광화문'이 진행된다. '광화, 빛으로 숨 쉬다'를 주제로 미디어파사드 쇼와 시민 참여형 레이저 퍼포먼스가 마련된다. 광화문마켓 산타 마을에는 루돌프 회전목마가 설치되며,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포토존도 함께 운영된다. 청계천에서는 17회를 맞은 '서울빛초롱축제'가 열린다.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을 주제로 청계광장 팔마 조형물에서 삼일교를 지나 DDP 인근 오간수문까지 이어지는 4가지 테마의 빛 조형물이 전시된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어가행렬' 조형물도 우이천 구간에서 특별 전시된다. 서울광장에서는 12월 19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스케이트장이 운영된다. 개장식과 성탄절, 송년 제야 등 주요 일정에는 피겨 공연, 캐럴 버스킹, 디제잉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로컬마켓존'도 마련된다. DDP에서는 세계 최대 비정형 미디어파사드 '서울라이트 DDP'가 12월 1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해치, 라인프렌즈 등 국내외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조형물과 크리스마스 타운이 설치된다. DDP 곳곳에는 선물 상자를 남기는 'HIP 산타' 이벤트도 열린다. 같은 기간 DDP에서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3500여 명이 참여하는 '서울콘(SEOULCON)'도 열린다. APAN 스타 어워즈, 월드 K-POP 페스티벌 등 30여 개 프로그램을 통해 K팝 공연과 K컬처 박람회·시상식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축제 기간 도심 곳곳에서는 K-퍼포먼스 경연대회, 거리 퍼레이드,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즐기는 K-POP 댄스파티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매일 다른 콘셉트로 운영된다. 이색 체험으로 '겨울잠자기대회'도 열리며, 버스킹 공연과 포토존을 통해 언제 방문해도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보신각에서는 연말 하이라이트인 '제야의 종 타종식'이 12월 31일 열린다. '당신이 빛입니다'를 콘셉트로 보신각 기와에 미디어파사드를 매핑해 종소리와 시각효과를 결합한 새로운 연출을 선보인다.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록밴드 크라잉넛의 피날레 무대도 진행된다. 시민 대표 추천을 통해 선정된 인물들이 타종에 참여하며, 추천 접수는 11월 1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DDP에서는 새해 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도 진행된다. 미디어파사드를 배경으로 디제잉과 아티스트 공연, 불꽃쇼가 펼쳐지며, 전 세계 인플루언서가 생중계해 서울의 겨울 축제를 알린다. 이밖에 축제 기간 문화예술 기관 연계 전시·공연도 함께 열린다. 서울문화재단은 문화역서울284에서 '제4회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오페라 갈라와 호두까기인형 무대가 오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최재은: 약속', 서울역사박물관은 에드워드 버틴스키 사진전, 서울공예박물관은 '패션아트 선구자 금기숙' 전시를 운영한다. 김태희 시 문화본부장은 “지난해 540만여 명이 참여한 서울윈터페스타가 올해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며 “광화문의 화려한 빛 축제부터 K-컬처 체험, 제야의 종 타종까지, 서울 도심 어디서나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환상의 서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AI 데이터센터 준공 ‘봇물’…건설사 새 먹거리로 급부상

국내 건설사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준공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디지털 인프라가 새로운 사업축으로 부상하고, 업계 전반에서 데이터센터 확대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가산 AI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퍼시픽자산운용이 발주하고 kt 클라우드(cloud)가 운영을 맡는 이 프로젝트는 2022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3년간 DL건설이 시공을 진행했다. 연면적 3만6501㎡ 규모로 지하 5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조성된 이 시설은 총 수전 용량 40MW, IT 용량 26MW를 갖춘 대형급 데이터센터다. DL건설은 제한된 부지와 일정에 맞추기 위해 탑다운(Top-Down) 공법을 적용했고, 전면에는 금속 루버(Louver)를 활용해 서버랙 형태를 구현했다. 후면부에는 일조량 분석을 통해 163kW 규모 태양광 패널을 배치하며 친환경 요소도 강화했다. 회사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디지털 인프라 사업 본격화의 신호탄으로 평가하며 kt cloud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신규 부지 발굴과 기술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견 건설사 BS산업도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BS산업은 지난 14일 한전KDN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솔라시도 분산특구를 중심으로 분산형 전력망, AI 데이터센터, 태양광 발전 데이터 활용 모델 등 에너지 신산업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는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운영, 태양광 기반 분산전력망 플랫폼 개발, 정부 R&D 연계, 분산에너지 사업 지분 참여 등이 포함됐다. BS산업은 솔라시도를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가 결합된 '에너지 미래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주택 시장 부진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의 관심이 데이터센터 쪽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양시장 불확실성, 금리 부담,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진 반면,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건설사 전략이 디지털 인프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 10대 건설사는 데이터센터를 전략사업으로 규정하고 수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인 64MW급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를 준공했고, 삼성물산은 자체 냉각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안정성 최고 등급인 티어4 인증을 확보했다. SK에코플랜트는 AWS와 합작한 울산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삼성SDS가 추진하는 구미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8년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2010년 이후 국내 데이터센터 공급량이 연평균 20.3%씩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도 같은 흐름이다.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3년 3728억 달러(약 518조원)에서 2029년 6241억 달러(약 867조원)로 커지며 6년간 350조원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서비스의 대부분이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되고, 클라우드·전력·반도체까지 함께 움직이는 산업"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 확실한 성장성이 보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 집값 상승에…‘그린벨트+무산 후보지’ 총동원하나

정부가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하자 그린벨트 해제와 기존에 민원 등 여러 이유로 택지 전환이 무산된 여러 후보지들을 '총동원'하는 카드를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사상 첫 3중 규제 등 '특단'의 내용이 담긴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잡히지 않자 추가 공급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 상승했다. 직전 주 0.17%에서 0.03%포인트 높아지며 한 달 만에 오름폭이 확대됐다. 10·15 대책 직후 3주간 0.23%→0.19%→0.17%로 완만한 둔화를 보였던 시장이 다시 고개를 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정책 효과가 한 달도 못 버텼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승세는 특히 강남 3구와 용산·성동 등 '한강벨트'에서 뚜렷했다. 송파구는 +0.53%(+0.06%p), 강남구 +0.24%(+0.11%p), 서초구 +0.23%(+0.03%p)로 모두 오름폭이 커졌다. 용산구(+0.38%·+0.07%p), 성동구(+0.43%·+0.06%p)도 상승세를 키웠다. 신고가 경신도 이어졌다. 성동구 성수동1가 '동아그린' 58㎡는 13억3000만 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고, 행당동 '서울숲행당푸르지오' 59㎡는 15억8000만 원에 손바뀜하며 두 달 전 신고가를 1억 원 넘게 경신했다. 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도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정부는 집값 재상승 조짐에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추가 공급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토부·LH 합동 주택공급 TF' 현판식에서 “이전 정부 발표지와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당시 추진에 실패한 지역도 다시 후보지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검토 대상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공급 후보지였던 노원구 태릉CC,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서초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역은 2020년 국토부가 국·공유지를 활용해 3만3000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과 협의 지연 등으로 줄줄이 좌초했었다. 시장에서는 “결국 과거 정책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 장관은 당시 실패 요인과 관련해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발표가 이뤄져 시장 신뢰를 잃었다"며 “이번에는 충분히 준비된 내용을 기반으로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9·7 대책에 포함된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특별법' 제정과 연계한 후보지 발굴도 병행하고 있으며, 연내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공급 해법이 다시 '그린벨트·과거 후보지' 중심으로 반복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시장 전문가는 “서울은 신규 택지가 사실상 소진된 상황이라 땅 찾기식 공급은 주민 반발과 협의 지연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정비사업 절차 개선, 용도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병목을 우선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분양 현장] 안양자이 헤리티온, 10·15 대책 ‘틈새’ 수요에 북새통

“평일인데도 사람이 꽤 들어온다. 중장년층이 더 많다." 21일 오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안양자이 헤리티온' 견본주택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이날 견본주택 내에는 40~50대 방문객이 더 눈에 띄었다. 전시장 곳곳에서 “여긴 명학역이랑 가깝네", “비규제라 청약되면 좋지" 등의 대화가 이어졌다. 단순히 구경이 아니라 중장년 위주 실수요층들이 찾아 왔다는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49㎡ 타입을 찾는 수요가 가장 많다"며 “새 아파트 공급이 드문 지역 특성상 갈아타기 수요가 소형으로 몰리는 흐름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만안구는 2년 넘게 1000세대 이상 신축 공급이 없었고, 평촌 역시 30년 이상 된 단지가 많아 노후·주차 문제로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누적돼 왔다. 여기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안양 만안구와 같은 비규제 지역의 틈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동안구는 투기과열지구지만 만안구는 비규제지역이라 청약 부담이 훨씬 낮다"며 “최근엔 지방에서도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으로 분양하던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는 10·15 대책 규제지역에서 제외되며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안양자이 헤리티온도 이같은 호재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단 입지가 좋다. 1호선 명학역까지 도보로 5분에 이동할 수 있다. 인근 안양역·금정역에는 월곶판교선과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C 노선이 예정돼 있어 중장기적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남측으로는 수리산이 접해 일부 가구는 조망이 가능하고, 안양천 산책로·명학공원 등 녹지 접근성도 우수하다. 교육·직주여건도 강점으로 꼽힌다. 명학초·성문중·성문고가 모두 도보권이며, 평촌 학원가도 차량 약 10분 거리다. 안양벤처밸리·안양IT단지 등 업무지구 접근성도 좋아 실수요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다. 명학역 일대 개발 속도 역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분양 관계자는 “올해 정비계획 변경으로 명학역 주변에서만 세 곳 이상 사업이 추진되는 중이고 추진위 구성 지역도 늘고 있다"며 “이번 단지는 명학역 생활권에서 사실상 첫 대규모 브랜드 단지로, 개발 축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브랜드 프리미엄도 강조된다. 그는 “안양에서는 자이가 들어간 단지들이 대체로 최고 시세를 형성해왔다"며 “평촌 자이퍼스니티, 자이더프레스티지 등 기존 사례에서도 브랜드 영향력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1716세대 규모의 이번 단지 역시 명학역권 '리딩 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9층, 17개 동 총 1716세대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 49~101㎡ 63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주력은 △49㎡ 164가구 △59㎡ 404가구 등 중소형 타입이며, 분양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 부지는 약 20년간 개발이 준비돼 6개월 전부터 오픈 시기를 묻는 문의가 꾸준했다. 커뮤니티 시설도 대단지 규모에 맞게 구성한다. 22층 스카이라운지 '클럽 클라우드'에는 라운지·프라이빗다이닝룸·스카이홀이 마련되며, 지상 커뮤니티센터 '클럽 자이안'에는 피트니스·골프연습장·사우나·북카페·키즈카페 등이 들어선다. 세대당 주차대수는 2.3대다. 청약은 12월 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일 1순위, 4일 2순위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2월 10일이며, 정당계약은 12월 22~24일이다. 견본주택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594-24번지에서 운영된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기자의 눈] 부동산대책, 실수요자 배려해야 효과 본다

“지금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하기 딱이야."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보름 후 수원에 사는 지인의 말이다. 그는 “우리 동네는 규제에서 빠졌잖아"라며 차익을 노리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놀라운 건 이런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동산 업체 통계를 보면 10·15 이후 규제지역 거래는 76% 급감한 반면 비규제지역은 22% 증가했다. 그중 그가 사는 수원 권선구는 73%나 폭증했다. 규제를 피해 수요가 이동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반복됐던 풍선효과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규제를 강화했지만 인접 지역 가격이 급등하며 정책이 오히려 과열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는 그런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일괄 묶는 초강수를 꺼냈다. 그러나 6·7 대책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6억원 제한에 이어 규제가 연달아 나오자 서울 상급지 시장에서는 “현금 부자만 웃는다"는 냉소가 커졌다. 특히 수요 억제 일변도의 정책은 무주택 청년·신혼부부에게 가장 먼저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 전환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기 지역의 아파트 월세는 100만원대를 훌쩍 넘나든다. 소득이 넉넉지 않은 청년·신혼부부가 주거비 압박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의지할 정책 대출의 문턱은 좁아졌다. 대표적 정책대출인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은 부부합산 8500만 원 이하(일반 7000만 원 이하)만 가능하지만, 맞벌이 신혼부부 소득이 그 이상인 경우가 흔하다. 신생아특례대출도 올해 6월부터 한도가 5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줄었고,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 총량도 25% 축소됐다. 전세는 불안해지고, 매매는 규제로 막힌 가운데 정책대출까지 줄어드니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진 셈이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여기에 있다. 취지는 '과열 억제'지만, 정작 보호가 필요한 무주택 청년·신혼부부가 정책 설계에서 비켜나 있기 때문이다. 수요 억제와 함께 실수요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정책대출 소득 기준을 현실에 맞게 완화하자. 생애최초·신혼부부 대상 금리 우대 확대, 축소된 대출 한도·총량 조정, 예외적 대출·거주 요건 적용, 임대 공급 확대와 임차인 보호 대책 등도 필요하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거래절벽 속 날뛰는 서울 집값…규제 강화vs완화  ‘갑론을박’

10·15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거래 절벽 속에서도 오르는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부의 연내 추가 대책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빈틈을 더 조여야 한다는 보강론과 과도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시켰다는 완화론 등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서울에서는 매물 감소와 집값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상 거래 현상이 포착됐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2723건으로, 발표 당일(7만4044건) 대비 한 달 만에 15.3% 감소했다.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줄었으며, 성북(-27.1%)·강서(-26.7%)·서대문(-26.0%) 등에서 감소 폭이 특히 컸다. 매물은 줄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더 빠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9% 상승했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43% 올라 6월(1.44%) 수준에 근접했다. 규제 이후 거래가 얼어붙었는데도 가격만 급등하는 비정상 패턴이 확인된 것이다. 정부는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규제지역 내 15억 원 초과 아파트의 주담대 한도를 낮췄다. 그러나 규제가 강화될수록 거래가 급감하고 정비사업 일정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연내 추가 대책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연말까지 유휴부지·그린벨트 활용을 포함한 추가 공급 방안을 내놓는 한편 풍선 효과가 감지된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장 상황이 워낙 가변적이어서 검토할 여지가 있다"며 규제지역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규제가 추가로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빈틈을 더 촘촘히 조여야 한다'는 쪽과 '이미 시장을 과도하게 틀어막았다'는 쪽의 주장이 맞선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규제를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최 교수는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구분하지 못하는 광범위 규제가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만든다"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별로 실수요인지 다주택자 거래인지 구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기 가능성이 높은 지역만 선별적으로 조여야지 실수요까지 한꺼번에 묶는 현재 방식으로는 시장 안정이 어려운 만큼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취지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 강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가격 흐름을 규제 발표를 앞둔 특수 상황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10월 급등은 규제 직전 '막차 수요'가 몰리며 단기적으로 가격이 튀었을 뿐"이라며 “투자 수요가 이미 몰린 동탄 같은 지역은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규제를 다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거래 한파일 뿐 가격은 한파가 아니다"라며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어 시장이 잠겨 있다. 규제를 너무 과하게 하면 가격도 못 잡고 시장만 위축된다"고 말했다. 김인만 경제부동산연구소장도 “규제는 이미 다 걸려 있다. 더 묶어도 강남·용산 가격은 못 잡는다"며 “대출이 막히면 실수요자는 배제되고 현금층만 핵심지만 산다. 해법은 공급 확대·거래세 완화·시장 정상화"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