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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서예온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 pr9028@ekn.kr
10년새 땅값 두 배, 공공기여 그대로?…현대차 GBC 사업 논란

현대자동차그룹와 서울시가 최근 합의한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 재개를 위한 공공기여금 산정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땅값은 2016년 1차 합의 때보다 두 배가 뛰었지만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내야할 공공기여금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 기준 시점을 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땅값 상승 및 이에 따른 개발 이익 증가분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법적 기준이 뚜렷히 없고 양측간 협상 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GBC 사업 재개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코엑스 맞은편 삼성동 옛 한전 부지(7만9341㎡)에 현대차그룹 신사옥과 업무·호텔·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올해 상반기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이행협약 체결을 거쳐 2031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해당 부지를 약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6년 시와 사전협상을 통해 약 1조7000여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내고 최고 105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시설을 지어 사옥 및 상업 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용적률 최대 800%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전환해주는 대가였다. 용도지역·용도지구·용도구역·도시계획시설등의 지정 및 변경에 따라 토지가치 상승 효과가 날 경우 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에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였다. 다만 당초 1조9800여억원에서 일부 시설의 공공용도 활용 및 기부채납 등을 조건으로 약 2300억원을 감면 받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해 돌연 사업 계획 변경을 신청한 후 시와 공공기여금 규모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105층 빌딩 1동 대신 49~54층 규모 빌딩 3개를 짓고 단지 중앙에는 1만4000㎡ 규모의 도심숲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시와 현대차그룹은 건물 일부를 특정 공공시설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감면했던 공공기여금 2336억 원을 환수해 총 공공기여금을 당초 1조7400억 원에서 1조9827억 원으로 약 23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문제는 공공기여 산정 기준을 2016년에 고정하면서 이후 그동안 급등한 토지가격과 이로 인한 개발 이익 증가분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GBC 부지의 표준공시지가는 2017년 ㎡당 3350만 원에서 2024년 기준 7565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최근 강남권 토지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월 기준 토지가격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해당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낙찰받았지만, 감정평가와 공시지가, 인근 실거래를 종합하면 현재 부지 가치는 약 2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는 공공기여 산정 기준을 2016년으로 정한 것은 당시 이미 용도지역 변경이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김창규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라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라며 “물가 상승이나 토지가격 변동 등을 반영해 다시 산정하는 방식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승원 시 균형발전본부 동남권사업과 팀장도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계획이득을 환수하는 개념으로, 용도지역 상향이 결정된 2016년 협상 시점을 기준으로 감정평가와 산정을 완료했다"며 “1조9827억 원이라는 공공기여 규모 역시 2016년 5월 기준 감정평가액을 토대로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와 현대차그룹이 2016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공공기여 규모를 산정한 것에 대해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당 토지가격이 지난 10년간 두 배 가량 상승한 만큼 용적률 상향 조정에 따른 개발 이익도 그만큼 늘어났다. 따라서 현대차가 부담해야 할 공공기여 규모도 그만큼 증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공공기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기준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GBC처럼 토지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경우에도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지가 상승과 개발로 늘어난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여는 인허가 단계에서 확정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서울시의회에서도 나왔었다. 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2024년 4월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원은 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에서 시를 상대로 공시지가 상승과 설계상 변경, '랜드마크' 계획 취소 등 거론하면서 “사정 변경에 따라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충분히 있어 보일 여지가 크다"며 재협상을 촉구했었다. 이에 대해 당시 김승원 시 균형발전본부장도 “재협상을 해야 되는 사항"이라며 동의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시, ‘양성평등가족기금 지원사업’ 공모…총 5억5천만 원 규모

서울시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가족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2026년 양성평등가족기금 지원사업'을 공모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총 5억5000만 원 규모로, 선정된 사업에는 최대 3000만 원이 지원된다. 양성평등가족기금 지원사업은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민간단체와 협력해 양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고, 사회적 이슈에 시의성 있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지난해 '양성평등 문화 확산', '탄생응원 도시 서울 조성', '일상안심특별시 서울 조성' 등 3개 분야에서 28개 단체를 지원했으며, 양육자와 아동·청소년 등 시민 2만986명이 관련 사업에 참여했다. 시는 매년 사회 변화와 현안을 반영해 지원 분야를 조정하고 있다. 올해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 △탄생·육아 응원 도시 서울 조성 △성폭력·디지털 성범죄 예방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해 양성평등한 사회 구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최근 증가하는 젠더폭력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일상안심' 분야를 '성폭력·디지털 성범죄 예방'으로 구체화했다.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탄생응원 도시 서울 조성' 분야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운영된다. 시는 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동일 사업의 단순 반복을 제한하고 있다. 과거 선정 이력이 있는 단체는 사업 신청 시 '전년 대비 개선사항'을 제출해야 하며, 최종 성과평가를 통해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또 전년도 성과평가 결과 하위 2개 단체는 차기 공모 심사에서 제외된다. 평가가 저조한 단체에 대해서는 사업·회계 컨설팅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경우 향후 공모사업 선정 시 감점 등의 페널티가 적용된다. 허위 실적 보고로 보조금 환수 이력이 있는 단체는 차년도 심사에서 즉시 배제된다. 공모 신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지방보조금관리시스템(보탬e)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시 소재 비영리단체 또는 비영리법인이 신청할 수 있으며, 단체(기관)당 1개 사업만 신청 가능하다. 컨소시엄 역시 1개 사업으로 제한된다. 신청 시에는 지원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단체 현황, 지원 적격성 자가진단표, 법인(단체) 등록증 사본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시 누리집 고시·공고란과 지방보조금관리시스템 공모사업 검색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전임 10년 탓 vs 현직 시장 책임”…오세훈·정원오 서울 집값↑ 책임 공방

서울 집값을 둘러싼 책임론을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오 시장이 “서울 집값 폭등의 근본 원인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10년"이라고 주장하자, 정 구청장은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 시정의 책임을 말해야 한다"며 공개 반박에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오는 6·3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한 오 시장은 지난달 말 한 신년 인터뷰에서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는 근본 원인은 박원순 시장이 재임했던 10년의 암흑기 때문"이라며 “당시 뉴타운 해제 등으로 40만 가구 공급을 포기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해법도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재개발 구역 389곳이 해제되며 공급 기반이 무너졌고, 그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추진 속도가 더디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은 통상 20년이 걸리던 구조였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12년 수준으로 줄였다"며 “신통기획이 지지부진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느냐가 지방선거의 핵심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자 여권의 후보군 중 선두권에 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정 구청장은 이날 오후 소셜네트워크(sns) 페이스북과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 시장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책임을 말씀해 달라"며 “서울 주택시장의 최고 책임자인 서울시장이 여전히 전임 시장 탓에 머무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타운 해제 책임을 박 전 시장 탓으로 돌린 것에 대해선 사실 관계가 틀리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뉴타운 해제의 설계자이자 출구전략의 첫 실행자는 오세훈 시장 본인"이라며 “2008년 재임 초기부터 뉴타운 문제를 인식했고, 2011년에는 '아파트 위주의 재개발·재건축을 지양하겠다'는 방향을 직접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박 전 시장 재임 기간에서 이뤄진 도시정비구역 해제도 이러한 출구전략의 연장선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정 구청장은특히 “물론 이후 시정을 맡은 박원순 시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모든 책임을 '전임 10년'으로만 돌리는 태도는 기록과 맞지 않는다"며 “이는 남의 일처럼 말할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함께 책임을 봐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현 시정의 정책 판단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 구청장은 지난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토지거래허가제 운영을 언급하며 “강남 주요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가 35일 만에 다시 확대 지정하면서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며 “이 같은 결정이 충분한 정책적 숙고의 결과였는지, 아니면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었는지 많은 시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이 일축한 지자체 도시정비사업 인허가권 일부 부여에 대해서도 재차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속도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속도가 나는 것은 곤란하다는 논리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권한 분산이 어렵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값 안정의 핵심으로 정책 신호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집은 거주를 위한 소비재이자 동시에 투자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며 “당국이 집값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공급 정책과 토지거래허가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같은 방향의 신호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마지막으로 “미래를 말하면서 과거만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태도는 비전이라기보다 책임 회피로 읽힐 수 있다"며 “선거를 의식해 집값을 자극하는 방식의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 “집값 안 잡혀 vs 장기적 효과”…보유세 강화 ‘유효성’ 논란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전문가들 중에선 장기적 집값 안정을 위해선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오는 5월 9일 일몰되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연장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특히 6.3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강화 등 대대적인 세제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를 두고 부동산업계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거 정부마다 세금을 올리거나 내려도 집값은 금리·유동성·공급 여건에 따라 움직여 왔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반면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낮춰야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과 불평등 완화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재산세·양도소득세 강화 등 부동산 투기를 세금을 동원해 잡겠다고 나선 첫번째 사례다. 그러나 오히려 2000년대 중반 서울·수도권 집값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수도권 수요 집중 속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뒤를 이은 이명박 정부는 반대로 종부세 완화와 취득세·양도세 인하 등 감세 기조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대신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을 통해 집값 잡기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여파 속에 수도권 일부는 하락·정체, 지방은 상승하는 등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이 두 정부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집값 추세가 세금보다는 다른 요인과 관계가 깊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세 부담을 더 낮추고, 재건축 규제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축소 등의 정책이 시행됐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확산됐고, 저금리와 전세난이 맞물리며 매매·전세 가격이 동시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때는 다시 종부세율 인상과 과세 대상 확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강도 높은 보유·양도세 인상에 대출 규제까지 더했지만, 공급 부족과 초저금리, 서울 쏠림 수요가 겹치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제를 강화했지만 집값은 오히려 더 올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윤석열 정부는 다주택자 종부세·양도세 완화와 중과 유예, 취득세 일부 조정 등을 통해 다시 감세 기조로 선회했으나, 고금리와 경기 둔화, 수도권 입주 물량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지역별로 하락과 반등이 엇갈렸다. 지난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아직 본격적인 보유세·양도세 법 개정에 나서지 않은 채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 10·15 부동산 대책 등 규제·공급·대출 카드를 먼저 내놓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1년 동안 8.71% 올라 문재인 정부 시기 연간 최고 상승률을 웃돌았고, 강남·한강벨트 지역은 10~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10·15 대책 이후 거래량은 80% 안팎 줄고, 매물과 전세 물건도 20% 가까이 감소하는 등 거래 위축과 전세난이 동시에 나타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정책이 반복됐지만, 집값과 전·월세는 금리와 경기, 공급 여건이 맞물리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이 때문에 세제가 집값을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거래와 매물 흐름, 계층별 부담을 조정하는 보조 변수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6.3 지방선거 전후를 염두에 두고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조정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개편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강한 규제와 공급 대책에도 서울 집값과 전·월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세제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장기적인 집값 안정과 불평등 완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토지+자유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책 보고서는 “보유세 강화 없이는 집값을 잡을 수도, 불평등을 완화할 수도 없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우선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 과세하고, 토지에는 모든 보유분을 합산해 누진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지는 공급이 고정돼 있고 개발이익이 집중되는 만큼, 많이 가진 개인·법인일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해야 투기와 과도한 보유를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건물 보유세를 비례세 중심으로 단순화해 전반적인 부담을 완화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토지는 강하게, 건물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과세해 투기성 토지 보유는 줄이되 주거·임대·생산에 쓰이는 건물 공급은 위축시키지 않겠다는 취지다. 또 보유세 강화와 함께 거래세 구조를 손보자는 주장도 한다. 보고서는 1주택자에게 최대 80%까지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일반 부동산과 같은 최대 30%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집값과 시장이 일정 수준 안정된 이후에는 취득세·등록세 등 거래세를 인하해 “보유는 비싸게, 사고팔기는 덜 비싸게" 만드는 조합을 제시했다. 이는 '똘똘한 한 채'에 과도한 세제 혜택이 집중된 구조를 완화하고, 서울 핵심지로의 수요 쏠림과 자치구 간 가격 격차 확대를 줄이기 위한 구상이다. 진성준 의원은 “재고주택이 시장에 나오게 하려면 보유세를 올려 집을 내놓도록 유도하고, 대신 거래세를 낮춰 이동 비용을 줄여줘야 한다"며 “이런 방식의 보유세 강화가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 압력을 낮추고 부동산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도 있다. 미국은 주·카운티별 재산세 체계를 통해 주택 보유에 지속적인 세 부담을 부과하고 있는데, 재산세율이 높을수록 집값이 낮게 형성되고 젊은층 자가점유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분석에 따르면 재산세율이 두 배로 높아질 경우 같은 임대수익을 내는 주택의 매매가격은 평균 약 20% 낮아지고, 재산세율이 약 0.8% 수준인 캘리포니아에 2%대 세율을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에서는 집값이 약 18%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재산세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보유 부담을 키우지만 그 부담이 집값에 '미리 반영된 할인'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는 주택 소유 구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강화가 단기간에 집값을 끌어내리는 수단이 되기는 어렵지만, 거래세 조정과 함께 설계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집값 상승률을 둔화시키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유세나 양도세를 건드릴수록 매물 잠김과 전세난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세제를 강화할 경우 일부 투기 수요는 억제할 수 있지만 동시에 매물이 줄고 임대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집값이 1년에 8%씩 오르는 상황에서 보유세를 미국처럼 '20억 초과 1%'로 올린다고 해서 강남 집주인들이 과연 집을 팔겠느냐"며 “유동성이 풍부한 국면에서는 보유세 인상만으로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자산가 중심의 매수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일부 매물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시장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고, 오히려 은퇴자나 일반 직장인의 보유 부담이 먼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면 소득이 없는 은퇴자·고령층의 부담이 커지고, 양도세를 강화하면 매물이 잠긴다"며 “한쪽을 강화하면 다른 쪽은 반드시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주택자 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차등하는 방식이 '똘똘한 한 채' 쏠림과 강남 고가 아파트 가격 급등을 불러온다"며 “보유세를 강화하더라도 주택 수가 아니라 보유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규제를 강화하면 문재인 정부 때처럼 거래 절벽이 나타나고, 그 부담이 결국 집값과 임대료에 전가되는 효과가 생긴다"며 “세금을 아무리 올려도 그 부담은 가격에 얹혀 돌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세제만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시, 기계설비 성능점검에 ‘전문가 자문’ 도입

서울시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안전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4월 18일 계약분부터 기계설비 성능점검에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기계설비 성능점검은 기계설비법 제17조에 따라 연면적 1만㎡ 이상 건축물 등 관리주체가 설비의 안전과 성능 확보를 위해 매년 실시해야 하는 법적 의무 사항이다. 시는 작년부터 국토교통부 매뉴얼을 보완한 '서울형 기계설비 성능점검 표준 매뉴얼'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그러나 보고서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규정이 없어 부실 점검이 반복됨에 따라 '자문제도'를 통해 신뢰성을 한 단계 더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성능점검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를 바로 건축물 관리주체에게 제출했다. 새 제도에서는 점검업체가 보고서를 작성한 뒤 검토기관에 자문을 신청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검토확인서를 받은 후 납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실 점검을 원천 차단하고, 기계설비의 안전성과 성능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는 기계설비 관련 정부 인가 단체 6곳으로부터 기술사 등 전문가를 추천받아 60여 명 규모 자문단을 구성한다. 자문 접수 등 총괄 업무는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이 담당한다. 기계설비 성능점검보고서 검토 참여단체는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대한설비공학회,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대한설비융합협회,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등 6곳이다. 자문 대상은 시·구 및 산하기관 공공건축물 217개소이며, 민간건축물 4811개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참여를 권고할 예정이다. 시는 제도 확산을 위해 이달 중 공공기관 담당자와 수도권 성능점검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제대로 된 점검과 보고서 작성'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자문제도 도입으로 기계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과 설비 수명 연장, 중대재해 예방 등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건축물 관리주체가 전문가 자문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국토부 “‘받들어총’ 법 위반 소지”…서울시, 예산만 날리나?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쟁점은 감사의 정원 지상 조형물과 지하 공간이 국토계획법상 도시관리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국토부는 해당 부지가 국유지이자 도시계획시설인 만큼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될 경우 공사 중지 명령과 형사 고발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전시 공간에 해당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0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사전 협의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며 “도시관리계획을 미리 고시해야 하는데 그 절차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료 제출 명령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법령 위반 사항이 있으면 공사 중지 명령과 형사 고발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서울시의 사업 추진 과정에 국토계획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천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보고한 법률 검토 결과에서도 서울시의 사업 추진 과정에 국토계획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계획법 제43조 1항은 지상 또는 지하에 기반시설을 설치할 경우 그 종류·명칭·위치·규모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미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광화문 도로부지 위 조형물과 지하보행로가 이러한 절차 없이 추진됐다는 것이다. 특히 천 의원 측은 감사의 정원 지하 공간이 단순 전시 공간이 아니라 광장과 연결된 통로이자 지하보행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국토계획법상 '특수도로(지하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도시관리계획 결정과 실시계획 변경을 모두 거쳐야 하지만, 시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게 국토부 내부 검토 취지라는 설명이다. 국토계획법 제88조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가 실시계획을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33조는 위반 시 공사 중지 명령을, 제141조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천 의원실 관계자는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국토부가 공사 중지와 형사 고발을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감사의 정원이 2009년 폐쇄된 도로 램프 구간과 기존 지하 공간을 활용한 사업으로, 새로운 기반시설 설치가 아닌 기존 도시계획시설 범위 내 조형물·지하보행로 조성에 해당해 별도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종로구와 협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했으며, 국토부와도 협의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관련 논란에 대해 “정당한 법 집행을 '이 잡듯이 잡는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정치적 공세라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도시관리계획·실시계획 미이행 지적에 대한 구체적인 법 조문 해석이나 보완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서울시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국토부 도시활력지원과 관계자는 “국토계획법상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도시계획서에 따라 설치되는 시설이 관련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며 “자료가 도착하면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 중지나 형사 고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자료를 받지 못해 검토를 시작한 단계는 아니다"며 “자료를 보고 판단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하 공간의 법적 성격이나 국토계획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시 역시 국토부의 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해 “제출 기한이 남아 있고 내부 검토와 국토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은 6·25전쟁 당시 참전한 22개국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상징 공간으로, 각국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지하 미디어 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논란의 '받들어총' 조형물 역시 이 공간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광화문 일대를 국가 정체성과 동맹의 상징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시 구상과 맞닿아 있다. 다만 참전국과의 실시간 소통을 전제로 한 '22개국 소통 시스템' 등 일부 연출 요소는 외교적 부담과 실현 가능성 문제로 백지화되거나 축소·조정되면서 사업은 초기 구상 대비 축소·조정된 상태다. 그럼에도 예산이 반영된 사업은 계속 추진되고 있어 국토부의 법적 판단과 후속 조치에 따라 공사 중단 또는 절차 보완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받들어총 조형물을 포함한 감사의 정원 사업은 시기적으로도 논란이 일고 있다. 6월3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교체될 경우 사업 자체가 폐지 또는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내년 4월 중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 ‘관심 집중’ 추가 공급 대책…시장 안정화, 속도·물량 ‘키포인트’

10·15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1월 중 추가 공급 대책을 예고했지만, 과연 시장이 체감할 만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역대 정부마다 대규모 공급 계획을 내놓았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 역시 착공까지 최소 8~10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단기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과 민간이 따로 움직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속도와 물량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공급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공부지 활용을 비롯해 리모델링, 오피스텔, 빈 상가 전환 등 비교적 단기간에 공급이 가능한 대안들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권 초기마다 '공급 확대'와 '역대 최대 공급'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 시장에서 나타난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왔던 게 현실이다. 수치상 주택 공급량은 늘어났지만, 집값과 전월세, 지역별 체감도는 오히려 왜곡되거나 양극화됐다. “공급만 늘리면 집값이 잡힌다"는 단순 공식은 번번이 작동하지 않았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수도권 공공택지 지정과 대규모 주택 공급을 병행하며 주거 안정을 표방했지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강남과 이른바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버블세븐은 2006년 전후 부동산 급등기에 집값 거품(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정부와 시장이 공통 인식했던 7개 주요 지역을 묶어 부른 표현이다. 보통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구와 경기 분당·평촌·용인 일대를 가리킨다. 이 시기에는 또한 연평균 36만 가구 수준의 공급에도 불구하고 청약 과열과 '로또 분양' 논란이 확산되며, 공급 확대가 실수요 안정이 아니라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반값 아파트'를 내건 보금자리주택 정책으로 공격적인 공급 확대에 나섰고, 단기적으로는 매매가격 안정 효과를 냈다. 그러나 계획 대비 착공이 크게 미달하면서 공급 공백이 발생했고, 매매 대기 수요가 늘어나는 사이 전세물량이 줄며 전세난이 심화됐다. 매매가는 눌렀지만 전세가격 급등과 서민부담 확대로 이어진 경험은 공급 방식에 따라 시장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근혜 정부는 전세난 해소를 목표로 공공임대와 기업형 민간임대(뉴스테이) 확대에 나섰고, 연평균 주택 준공 물량은 45만 가구로 크게 늘었다. 전세 시장은 점차 안정됐지만, 임대료 수준과 입지 문제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질 좋은 임대'라는 목표와 달리 실수요자에게는 비싼 장기 임대로 인식되며 정책 효과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어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수요 억제에 집중하다가 집값 급등 이후 대규모 공급 정책으로 선회했고, 연평균 54만 가구로 역대 최대 공급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서울·수도권 집값과 전세가격은 급등했다. 공급이 도심 선호 지역과 어긋난 데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인기 지역 신축이 막히면서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물량 숫자는 늘었지만 집값 폭등과 전세불안이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 역시 5년간 270만 가구 공급을 내걸며 역대급 공급 확대를 약속했지만, 고금리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건설 경기 위축이 겹치며 인허가와 착공물량이 급감했다. 규제 완화로 장기 기대는 키웠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며 시장에 또 다른 불안 요인을 남겼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0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10·15 대책'의 후속인 추가 주택공급 방안이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는 “공급 대책은 이미 마련돼 있으며, 발표 시점은 늦어도 1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회 상임위와 당정 보고에서 1월 중 발표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공급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도심 곳곳에 흩어진 공공청사·파출소·주민센터 등 공공용지를 재건축·복합개발로 재편해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통해 멈춰 선 민간 사업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공청사 복합개발은 설계와 인허가만 정리되면 입지와 수요가 어느 정도 검증된 지역에서 비교적 빠르게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금 발표하는 물량이 실제로 언제, 어디에 지어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PF 역시 단순한 만기 연장이나 추가 대출을 넘어 채권단 조정과 부실 사업 정리 원칙을 분명히 하고 사업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자금이 신속히 공급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공급은 공공과 민간이 투트랙으로 함께 가야 한다"며 “공공 물량만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과 민간이 동시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금융 환경을 만드는 것이 1월 대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어 “이번에는 공공과 민간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속도로 집을 지을 것인지까지 보여줘야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같은 중장기 사업 외에도 이미 도심에 존재하지만 활용되지 않고 있는 '즉시 투입 가능한 재고'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빈 상가와 공실 오피스, 국제업무센터 등 유휴 건축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고, 리모델링과 대수선을 통해 빠르게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최원철 한양대 융합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금 당장 실효성이 있는 공급은 새로 짓는 게 아니라 비어 있는 건물을 주거로 바꾸는 것"이라며 “빈 상가나 오피스, 공실 건물을 기업형 임대주택이나 원룸, 공유주거 형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소방법과 용도 규제 등으로 주거 전환이 가로막혀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시대가 바뀐 만큼 비어 있는 공간을 쓸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과 대수선 역시 단기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최 교수는 “재개발·재건축은 입주까지 8~10년 이상 걸리고, 분담금 부담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반면 대수선은 현재 거주하면서도 비교적 빠르게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건설사들이 대수선 방식으로 '살면서 고치는 주택'을 제안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시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고쳐 쓰는 주택'이 보편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파리나 로마, 런던 같은 도시는 100년, 200년 된 건물을 계속 고쳐 쓰며 주거로 활용한다"며 “우리는 30년만 되면 헐고 다시 짓자는 사고방식이 강한데, 이 인식부터 바뀌어야 주택 정책이 선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대규모 재개발은 극히 제한적으로 추진하고, 대부분은 기존 건축물의 활용과 정비에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이다. 젊은 2030세대를 겨냥해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둔 공급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꼽으라면 결국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 같은 비(非)아파트 주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두고 “패스트푸드형 주택 공급"이라는 표현을 썼다. 오피스텔과 상가 전환 주택은 인허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도심에 이미 위치해 있어 단기간 내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권 침체로 공실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거 수요와 결합하면 도시 공간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젊은 세대는 역세권 오피스텔을 실질적인 주거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 단기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위원은 “아파트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2030세대는 오피스텔을 충분히 살 수 있는 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기성세대의 주거 인식에 맞춘 공급이 아니라, 지금 수요가 받아들일 수 있는 주택부터 늘리는 게 단기 시장 안정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신년기획]“병오년 부동산 완만한 상승…서울 핵심지 양극화 심화”

올해 부동산 시장은 급락보다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했지만 대출·세제 규제가 유지되면서 거래량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입주 물량 감소, 전월세 불안 등이 집값 하방을 지지하며 서울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한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처럼 거래량이 급증하는 상승장이 재현되기보다는 거래는 줄어든 채 가격만 버티는 시장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8%가량 올랐고, 목동·잠실·송파 등 한강·강남권은 20% 안팎까지 오른 지역도 있다"며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도 서울 집값이 쉽게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른 만큼 고점 논란도 제기되고 있지만, 단순히 가격 부담만으로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함 팀장은 가격 수준보다도 시장을 지탱하는 구조적 요인을 더 중요하게 봤다. 그는 “시중 통화량(M2)이 4400조원 수준으로 여전히 풍부하고, 입주 물량 감소와 임대차 시장 불안이 하방 경직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리 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에 풀린 자금의 규모 자체가 집값 하락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시장 불안이 겹치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수를 미루기보다 버티거나 진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함 팀장은 “내년 기준금리는 많아야 한 차례 정도 추가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보다 유동성과 공급, 정부의 대출 관리 정책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과거처럼 금리 인하가 거래 회복의 직접적인 동력이 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광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드는 점을 실물 변수로 꼽은 것도, 정책이나 심리보다 공급 구조를 더 중요한 요인으로 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원철 한양대 융합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할 지역은 한강변과 강남권,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핵심지일 것으로 예측했다. 최 교수는 “2~3년 전 착공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공급 공백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선호하는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만큼 서울 핵심지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단기적인 투자 심리보다 몇 년 전부터 누적된 공급 감소가 이제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은 재건축 진척 상황에 따라 관망·보합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서울 내부에서도 입지와 사업 속도에 따라 가격 흐름이 크게 갈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재건축 기대감이 뚜렷한 지역은 상승 압력을 받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같은 서울이라도 가격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 시장에 대해서는 '선별적 회복'을 예상했다. 최 교수는 “지방은 전반적으로 수요와 일자리가 부족해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조선업 회복 등 산업 여건이 개선된 일부 도시는 흐름이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방 전체가 동시에 반등하는 과거의 순환 국면과 달리, 산업·고용 여건이 뒷받침되는 지역만 회복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 외곽 역시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여력이 제한될 것이란 평가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유동성 측면에서 집값 상승 압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심 소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월평균 20조원 수준이던 M2 증가폭이 최근에는 40조원 안팎으로 확대됐다"며 “물가와 환율, 통화량 증가를 감안하면 현재 가격 수준에서도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집값이 비싸다'는 체감과 달리, 화폐 가치 하락과 자산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환경에서는 명목 가격 기준으로 추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심 소장은 “기준금리 인하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나 풀리느냐"라며 “대출 규제로 금리 인하 효과가 체감되지 않더라도 자산 가격에는 유동성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와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시장에 남아 있는 유동성이 자산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출·세제 규제가 유지되는 만큼 거래 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심 소장은 “스트레스 DSR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강화와 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거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가 강할수록 시장은 서울 핵심지 중심으로 더 압축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외곽이나 지방보다, 현금 비중이 높거나 기존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수요가 핵심지로 몰리는 구조가 강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 부동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거래 위축 속 가격 유지'와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유지되는 한 거래절벽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입주 물량 감소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전년보다 상승폭이 둔화되더라도 상승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가격 상승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방향 자체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서울과 강남 쏠림 현상은 내년에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공급 대안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로 수요를 막아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공급 대책과 함께 수요 규제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기 시장 안정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보다는, 구조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반적인 가격 상승 여건은 유효하지만 규제 영향으로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매매보다 전세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매매 시장이 규제로 눌린 상태에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먼저 표면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울산과 부산 등 일부 지방 도시의 흐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입주 물량이 많은 중부권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신년기획] “성장? 살아남기도 어렵다”…건설업계 ‘각자도생’ 총력전

새해 대형 건설사들의 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다. 공급절벽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여 리스크, 고금리와 규제 장기화가 겹치면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체력 관리와 선별 수주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부동산 시장이 일률적인 상승이나 하락 국면이 아니라 정비·공공·비주택·해외로 갈라진 '각자도생의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 전반의 회복 신호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각 사의 재무 여력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전략이 뚜렷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키워드는 '내실'과 '선별 수주'다. 앞서 확보한 우량 사업이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한 만큼 그 사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과 원가·안전 비용을 버텨낼 체력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실적 반등을 논하기 전에 버텨야 하는 구간"이라며 “기존 손실 사업장을 관리하면서 수익성이 검증된 신규 수주를 얼마나 쌓아두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책 환경 역시 건설사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출·세제 등 금융과 규제에 쏠렸던 정책의 무게중심이 공급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대책의 실행력이 향후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수도권과 서울에서는 정비·공공 사업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지방과 외곽의 미분양과 PF 만기 도래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만큼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도 공통된 인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이 더 이상 과거처럼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보기 어렵다"며 “비주택과 해외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원전·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데이터센터·모듈러 건축 등 비주택과 신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인식 속에서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전략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 분위기다. 서울 핵심 정비사업을 정면 돌파하면서 해외 신사업을 병행하는 '공격적 선별 수주' 노선, 정비·공공·해외 인프라를 고르게 가져가 리스크를 분산하는 '내실형 다변화' 전략, 수익성이 확인된 정비사업 위주로 몸집을 조이고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선택과 집중' 노선이다. 대형 건설사 A사는 서울 핵심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비교적 공격적인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2027년까지 서울 지역에서 우량 정비사업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사업성 중심의 철저한 선별 기조 속에 한남·반포·송파 등 한강변과 강남권 핵심지 수주에 집중해 왔다. 이 회사는 올해도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상징성이 높은 한강벨트 프로젝트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존 플랜트·건축 역량을 바탕으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성격의 프로젝트 확대를 검토 중이다. 다른 대형 건설사 B사는 보다 방어적인 포지션을 택했다. 서울·수도권에서 분양성이 높은 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가되 민간참여 공공주택 등 공공 부문 비중을 함께 키워 포트폴리오 쏠림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확보한 우량 사업장의 실적 반영 시점을 내후년 이후로 보고, 그 전까지는 기존 사업장 관리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PF 역시 절대 규모를 크게 늘리기보다는 매년 반복되는 만기 도래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인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원자력·LNG 플랜트·항만 인프라 등 기존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실적 변동성을 완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주택·정비에서 한 발 물러나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는 곳도 있다. 대형 건설사 C사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원칙을 재확인하고, 도시정비는 서울·수도권의 분양성이 검증된 입지에 집중하는 한편 지방에서는 광역시와 대도시 위주의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PF와 금융 여건을 고려할 때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주요 정비사업 중심의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대신 이 회사는 모듈러 건축을 신사업의 한 축으로 키우고 있다. 모듈러 전문 자회사를 통해 국내외에서 기술과 실적을 축적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건설사들의 행보가 공급절벽과 PF 리스크, 고금리·규제라는 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 각 사의 체력과 포트폴리오에 따라 뚜렷하게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초우량 정비사업을 앞세워 공격적인 선별 수주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정비·공공·비주택·해외를 조합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도 공존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전략은 성장을 좇기보다는 위기를 견디기 위한 생존 전략에 가깝다"며 “공급절벽이 누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곳에는 구조조정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집값 10%만 내고 30년 할부…이재명표 ‘적금주택’ 성공할까?

정부가 내년부터 초기 자본이 부족한 2030세대를 위해 집값의 최소 10%만 내고 나머지를 20~30년간 나눠 값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적금주택)' 공급을 본격한다.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집값 상승 국면에서는 추가 지분을 더 비싸게 매입해야 하거나 사회주택 재고를 잠식해 장기적 주거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적금주택 공급을 위해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과 공공주택 입주자 보유 자산 관련 업무 처리 기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은 공공분양주택 공급 시 신혼부부·신생아·미혼청년 등을 대상으로 특별공급을 허용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미혼 청년 조항이 없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도 이를 적용해 실수요자 우선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적금주택은 청약에 당첨되면 주택 지분의 10~25%만 우선 취득하고, 나머지 지분은 최대 30년에 걸쳐 분할 매입하는 방식이다. 최소 5년 이상 의무 거주해야 하며,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 완전한 자가 주택이 된다. 적금주택은 2022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분양 구조 다양화 방안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올해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정책이 구체화되며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광명학온지구에 첫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광명학온지구는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배후 주거단지로, GH가 광명시 가학동 일원 약 68만4000㎡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분양주택 1079가구 중 865가구가 지분적립형으로 공급될 계획이며, 이후 3기 신도시 등으로 약 1만 가구 규모로 확대 공급이 예고됐다. 국토부의 법 개정 추진은 정부 출범 직후 공공분양을 지분적립형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국정과제로 논의되는 등 분양가 상승에 대응하려는 정책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금주택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는 있지만 제도 설계에 따라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초기 구매력이 약한 젊은 세대에게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춰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나중에 추가로 사들이는 지분을 더 비싸게 사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초기 진입 이후 지분 매입 시점과 방식은 소득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우려는 더욱 분명해진다. 영국의 '라이트 투 바이(Right to Buy)'는 공공임대주택 세입자가 큰 할인 혜택을 받아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한 대표적인 주택 소유화 정책이다. 1980년대 도입 이후 약 190만 채가 매각됐지만, 사회주택 재고 급감과 대기자 급증, 신규 공공주택 건설 위축으로 이어지며 현재는 영국 주거 위기를 심화시킨 정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영국 사례를 보면 정부가 장기적으로 밀고 갈 정책은 아니다"라며 “지분형 주택은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전제가 깔린 구조로, 일정 시점 이후 지분을 더 사지 못하면 팔기도 어렵고 묶이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이 재정을 투입해 지분을 떠안는 구조는 대량 공급에 부적합하다는 점이 이미 검증됐다"며 “분양가를 낮춰 단순하게 공급하는 게 낫지, 실패한 지분형 모델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지분적립형 주택은 결국 원하는 일부만 선택하는 옵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2030 세대는 낮은 월세나 대출을 활용해 바로 자가로 진입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량이 제한되면 지분적립형 주택은 '로또형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전국 청년 주거 문제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공급 규모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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