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해제 조치에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정치 테마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추진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원전·동해가스전 등 윤 정부 정책 수혜주는 사업 동력 약화 우려에 약세를 보이며 명암이 갈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신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29.90% 오른 2만715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마감했다. 동신건설은 이재명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가 소재해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된다. 과거 이 대표가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도 29.97% 올라 상한가인 14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에이텍(29.99%), 에이텍모빌리티(29.95%), 일성건설(29.89%), 토탈소프트(29.86%) 등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요 정치인 관련주도 급등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인 오파스넷은 이날 29.88% 올라 상한가에 마감했으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관련주인 화천기계, 부방도 20%대 상승세를 기록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 관련주인 PN풍년 역시 상승 마감했다. 이들 종목이 급등한 데는 윤 대통령의 입지 약화 전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불과 6시간 만에 해제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25분경 야당인 민주당을 '종북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국회가 이날 새벽 본회의를 열어 2시간30분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새벽 4시경 추가 긴급 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한다고 발표했고 비상계엄은 6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면서 윤 대통령의 주요 사업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원전·동해가스전 등 윤 정부 정책 수혜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원전 대장주로 꼽히는 비에이치아이를 비롯해 우리기술, 한전기술, 에너토크 등이 10% 넘게 급락했고 소형원전 관련주인 한국전력도 약세를 그렸다. 한국가스공사, 포스코인터내셔널, 화성밸브 등 일명 '대왕고래 테마주'로 분류되는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주도 예산 삭감 가능성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민주당은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내년도 예산을 단독 처리하면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 505억원 중 497억원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며 “위대한 우리 국민과 함께 싸워서 국민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한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헌정 초유의 사태로 기록됐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