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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효순 기자 입니다.
  • 유통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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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폭염이 부르는 온열질환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한다. 무더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빠르게 소실되고, 충분한 수분 보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탈수가 발생할 수 있다. 탈수가 심해지면 혈액 농도와 점도가 높아져 혈전 형성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이 경우 뇌경색 등 허혈성 뇌졸중 위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장질환,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이미 혈관이 손상돼 있거나 혈관 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탈수와 혈액 농축 현상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령자 역시 위험군에 속한다.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느끼는 능력이 둔화되고 체온 조절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 탈수가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폭염은 심장과 혈관에도 상당한 부담을 준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심장은 평소보다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심박수가 증가하고 심혈관계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탈수까지 동반되면 혈압 변동성이 커지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폭염은 온열질환뿐 아니라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이며,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모두 포함한다. 발병 후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고, 생존하더라도 △반신마비 △언어장애 △인지기능 저하 △시야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따라서 조기 증상을 알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속 건강관리를 위한 기본 수칙 중 하나는 적절한 수분 섭취다. 갈증은 이미 탈수가 시작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의식적으로 수분 섭취를 챙기는 것이 좋다. 야외 작업이나 농작업, 운동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15~20분마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린 경우 전해질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여름철 폭염기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평소보다 더 철처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폭염으로 혈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해서 담당 의료진과 상의 없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또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는 탈수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수분 섭취와 건강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자기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발음이 이상해지는 경우, 얼굴 한쪽이 처지는 경우,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 등은 대표적인 뇌졸중 경고 신호다. 이러한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더라도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폭염은 단순한 계절적 불편함이 아니다.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을 무너뜨리고 혈관 건강에 부담을 주며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그늘에서 쉬고, 무리한 활동을 피하는 기본적인 생활수칙이 결국 위험을 낮추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글=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건기식, 만능 영양제 아니다

오메가3는 EPA와 DHA가 핵심인 필수 불포화지방산이다. DHA와 EPA는 모두 오메가3 지방산이지만 다른 물질이고 효과도 다르다. EPA는 혈관계에 도움이 되고, DHA는 신경계 쪽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질·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건조한 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건강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중년 이후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성분으로 인식되면서 건강기능성제품(건기식)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건기식의 효능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광고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여러 가지 논문 내용을 분석하는 '메타분석'에서 오메가3가 심뇌혈관이나 뇌기능 개선 및 질환 예방 효과나 치료 효과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고, 일부 논문에서는 이에 대해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는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혼란에 빠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건기식으로 판매되는 오메가3와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 사용하는 오메가3 의약품은 성분과 용량, 사용 목적이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고 오메가3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더욱이 오메가3는 잘못 복용하면 인체의 소화기나 순환기에 상당한 부작용을 겪게 된다. 오메가3는 건강 효과가 있나 없나? 질병의 예방과 치료 효과는 어떤가? 바람직한 복용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오메가3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고 올바른 정보 전달 및 바람직한 사용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이하 고),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이하 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이하 신)에게 같은 질문지를 발송, 회신한 답변의 중요 내용을 정리했다. ◇ 오메가3 섭취가 식약처 기능성 인정과 관련한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및 개선, 치료, 재발방지 등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나? [고] 가장 근거가 확실한 것은 혈중 중성지방(중성지질)을 낮추는 효과다. 그런데 식약처의 'EPA 및 DHA 함유 유지' 기능성 원료 인정의 핵심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표현이다. 이는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의 효능·효과와는 엄격히 다른 개념이다. 오메가3의 효과 중 가장 확실한 근거를 가진 것은 '혈중 중성지방 감소' 효과다.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 등 필요한 대상에게 적절한 성분과 용량으로 사용하면 유용하지만, 모든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만능 영양제는 아니다. [김] 하루 2~4g의 고용량을 쓰면 중성지방이 20~30% 이상 떨어지며, 이 때문에 고중성지방혈증에는 아예 '전문의약품'으로 처방된다. 이 부분은 '건강식품 수준의 도움'이 아니라 '치료제 수준의 효과'이다. 하지만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효과는 근거가 약하다. 건강한 일반인이 하루 1g 정도의 보충제를 먹었을 때 심장병·뇌졸중을 줄여준다는 근거는 대부분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광고에서 흔히 보는 '기억력 개선'은 세 가지 대표 기능성(중성지방, 기억력, 눈 건강) 중 가장 근거가 약한 항목으로 기억력·치매 예방 쪽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오메가3 섭취에는 식품뿐 아니라 건기식, 의약품 등 방법이 다양한데, 각각이 장점과 단점 그리고 문제점이 있다면. [신] 전문의약품은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명확해, 중성지방 500㎎/dL 이상이거나 당뇨병 동반·위험요인 보유자로서 중성지방 200㎎/dL 이상일 때 1일 최대 4g까지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일반의약품은 순도·함량이 표준화돼 있으나 임상적 유효성 자료가 제한적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접근성이 높지만 치료효과 근거가 부족하다. 식품(등푸른생선 등)은 자연 형태로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함량 표준화가 안 되고 매일 섭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 등푸른생선 등 식품 섭취가 가장 권장되는 방법이다. EPA·DHA뿐만 아니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께 얻을 수 있다. 건기식은 생선 섭취가 어려운 이들에게 유용한 대안이다. 다만 제품별 실제 EPA·DHA 함량이 천차만별이며 질환 치료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국내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용 고함량 제제는 주로 전문의약품(처방약)이다. 성분과 함량이 엄격히 관리되는 장점이 있지만 위장 장애, 비린 트림, 설사 외에도 고용량 복용 시 심방세동(부정맥)이나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반드시 혈액검사와 심혈관 위험도를 평가한 뒤 의료진 가이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김] 건기식은 접근성과 복용 편의가 장점이나 '도움을 줄 수 있음'은 '치료한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 일반의약품은 건기식보다 제조·품질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지만, 실질적인 용도·용량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의사의 처방이 필수인 전문의약품 '고중성지방혈증 치료'라는 명확한 적응증이 있다. EPA+DHA 순도·함량이 높고 품질관리가 엄격하며, 적응증에 해당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핵심 문제점은 '건기식을 전문의약품과 동급으로 착각하는 것'과 '라벨의 총 함량과 실제 유효성분(EPA+DHA) 함량을 혼동하는 것'이다. ◇오메가3가 전제한 바와 같이 △혈중 중성지질·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건조한 눈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인지장애, 치매, 안구건조증·망막질환 등 환자들 중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일반인들도 앞서 열거한 질환의 예방을 위해 복용하기도 한다. [고]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오메가3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이지, LDL(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오메가3를 먹는다고 해서 기존 처방받은 스타틴이나 항혈소판제 등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인지기능 저하 및 안구 질환자에서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오메가3에 의존하기보다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안구건조증이나 망막질환 역시 인공눈물이나 원인별 치료, 안과 정기 검진이 선행되어야 한다. [김] 질환마다 근거의 무게가 크게 달라 '다 같이 좋다'고 뭉뚱그리면 곤란하다. 고지혈증에서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는 확실하다. 다만 하루 2~4g 고용량은 자가복용이 아니라 의사 진료를 통해 써야 한다. 오메가3는 중성지방은 낮추지만 LDL은 오히려 약간 올릴 수 있어 전체 관리 속에서 조율이 필요하다. 심뇌혈관질환 예방 근거는 제한적이다. 스타틴 약물을 복용 중이면서 중성지방이 높은 고위험 환자에서 고용량 EPA가 '심혈관 사건'을 줄인 연구가 있어 이 특정 집단에서는 처방으로 쓰인다. 그러나 건강한 일반인의 예방 효과는 대규모 시험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고용량에서는 오히려 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 위험이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반복 보고됐다. 인지장애·치매 예방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근거가 약하다. [신] 국내에서는 근거 논란과 무관하게 오메가3 처방·복용 관행이 굳어져 있어 중복복용·과잉처방 문제가 존재한다. 저함량 건기식을 치료제로 오인해 표준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처방약과 중복 섭취해 총량이 과도해지는 문제도 있다. 업계의 마케팅을 이용한 광고 효과, 일부 의사들의 불필요한 처방, 저렴한 약값과 환자들의 잦은 의료이용, 실손보험의 보편화 등이 오메가3 복용률을 올리는데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 ◇오메가3를 건강유지·증진이나 질병예방·개선, 치료, 개발방지 등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궁금하다. [김] 목적을 분명히 나누어 '식품 우선 → 필요 시 보충 → 치료는 처방'의 순서로 접근하길 권한다. 성인의 하루 적정 DHA+EPA는 대략 250~500㎎ 수준이다. 이는 고등어·꽁치·정어리·연어 같은 등푸른생선을 주 1~2회 꾸준히 먹으면 대체로 충족된다. 건기식의 경우 총 함량이 아니라 실제 EPA+DHA 함량을 보고, 산패를 관리한 제품을 고르며,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초고용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 목적이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오메가3는 단독 해법이 아니라 금연, 운동,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식이 개선이라는 큰 그림의 한 조각이다. [신] 중성지방 500㎎/dL 이상이거나, 당뇨병을 동반하면서 중성지방이 200㎎/dL 이상인 고위험군은 전문의약품(최대 4g, 1일) 급여 처방을 의사로부터 받을 수 있다. 심근경색 이차예방 목적의 처방은 국내에서 이미 적응증이 삭제됐으므로 불필요한 추가 복용과 남용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인지기능·안구건조증에서는 기존 표준요법을 대체하지 말고 보조적 위치로만 활용해야 한다. ◇ 오메가3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남용이 상당하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고] 어유 1000㎎이면 EPA+DHA도 1000㎎이다(X), 천연 성분이므로 많이 먹을수록 좋다(X), 용량에 관계없이 심근경색·뇌졸중을 예방한다(X), 오메가3가 스타틴(콜레스테롤약)을 대체할 수 있다(X) 등을 꼽을 수 있다. 오메가3는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 등 필요한 대상에게 적절한 성분과 용량으로 사용하면 유용하지만, 모든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만능 영양제는 아니다. [신] 국내 오남용의 핵심은 처방 문제보다 대중의 오해와 제조·유통업체의 과장광고 관행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식약처 부당광고 모니터링에서 매년 반복 적발되는 최다 위반 유형이 '질병 예방·치료 효능 표방'과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이다. 심혈관질환 및 암 예방 등을 표방한 오메가3 제품이 오래전부터 무더기로 적발돼왔다는 점에서 이런 과장광고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간 반복되어 온 구조적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AI 가짜 의사·전문가를 내세운 허위광고까지 급증해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문제가 심화됐다. 대처는 소비자 교육과 감시 강화 두 방향에서 필요한데, 소비자는 질병명 연상 표현이나 체험담 위주 광고를 허위·과대광고로 의심해 식약처나 소비자원에 신고할 수 있고, 정부는 반복 적발 업체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 이런 관행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 [김] 치매 예방에 좋다니 챙겨 먹는다(X), 많이 먹을수록 좋다(X), 수술·시술을 앞두고도 그대로 복용한다(X), 산패된(냄새나는) 제품을 그냥 먹는다(X), 라벨의 큰 숫자(총 함량)만 보고 고른다(X), 눈이 건조하면 오메가3다(X) 등이 진료 현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잘못된 인식이다. 오메가3는 훌륭한 영양소이지만 만능은 아니다. '검증된 근거의 범위 안에서, 식사를 우선 바탕으로, 필요할 때 적정량을, 필요하면 의사와 함께' 이 원칙만 지켜도 이득은 취하고 오남용의 위험은 피할 수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신간] 전립선암,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료하자

신장암과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권위자인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전립선암,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료하자'(와우라이프)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전립선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과정을 담은 환자맞춤 안내서이다. 환자와 가족,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의학용어 대신 쉬운 설명을 통해 의학적 근거와 최신 임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전립선의 구조와 양성 질환의 이해, 전립선암의 원인·증상·예방,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 MRI·조직검사를 통한 진단과 병기 판정, 국소암 치료 전략, 진행성·전이암 치료,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서적 지지와 생활 습관 관리 등이 수록돼 있다.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 모음도 꼼꼼하게 답변해준다. 암의 위험도에 따른 적극적 관찰요법, 단일공 로봇수술, 양성자·중입자 치료까지 최신 치료 흐름과 함께 4기 전이암 환자를 위한 표적·항암 호르몬 요법까지 폭넓게 다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변 교수는 “전립선암은 올바른 정보와 적절한 선택이 치료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질환"이라며 “이 책이 환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병을 이해하고 치료 방향을 선택하는 데 신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디스크 터져도 경상인가? 자동차보험환자치료권익연대, 청와대 항의집회

자동차보험환자치료권익연대(자보연)가 2일과 3일 연달아 청와대 앞에서 한의사 및 교통사고 피해 시민 등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시위를 벌이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의 4일 국무회의 상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 개정안은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진료기록 등 자료를 내고 별도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8주 룰'이라고 한다. 자보연 정희원 대표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나 무릎 연골 파열, 힘줄 완전 파열도 수술을 받지 않으면 대부분 12∼14급으로 분류된다"면서 “이는 등급상 그렇다는 것이지 절대 가벼운 상해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사고의 약 95%가 경증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상해등급표가 2014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자보연에 따르면 등급표상 상해 항목은 248개인데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상해진단 항목은 370여 개다.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등급 개편 연구를 발주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치료 기간부터 제한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조치라고 자보연은 강조했다. 자보연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아픈 환자의 치료비보다는 대물배상과 렌터카 비용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제차나 고가 차량의 경우 경미한 손상에도 부품 교환을 선호해 수리비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2024년 범퍼 교환·수리에 들어간 비용만 1조 3578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수리비 7조 8423억원의 17%에 이른다는 것이다. 자보연은 “담보별 사고당 인적담보 보험금은 2021년 대비 2025년 제시 수치를 기준으로 5년간 약 3.8%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물적담보 보험금 지표는 약 13.1% 증가했다"고 제시했다. 한 교통사고 피해자는 “수입차 범퍼값 때문에 생긴 손해를 왜 억울한 피해자에게 전가하느냐"며 울먹였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별고을 성주에서 은별 따낸 ‘닥터 바리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이 지난 1일 성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5회 전국 별고을 성악콩쿠르'에서 은상(성주군의회 의장상)을 수상했다. 닥터 '베이스 바리톤'으로 잘 알려진 박 원장은 성주예술가곡협회가 주최하고 경상북도, 성주군, 대구일보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 60세 이상이 겨루는 아마추어 장년부에 출전해 우리 가곡 명태(양명문 작시, 변훈 작곡)를 열창했다. 노안 및 시력교정 수술 전문의인 박 원장은 평소 진료로 바쁜 가운데서도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자신이 단장으로 있는 성악앙상블 '소누스 소사이어티(Sonus Society) 정기공연뿐 아니라 개인 독창회도 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무료 검사 및 무료수술을 해주기도 한다. 첼로 연주자인 아내의 권유로 20년 가까이 성악에 매진해온 박 원장은 “수술 기술과 특수렌즈의 발달로 노안과 백내장, 그리고 시력 교정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대"라며 “안과, 특히 시력교정 수술은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의료분야로 성악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유·초등부, 중·고등부, 아미추어 일반부(19세 이상), 아마추어 장년부, 아마추어 중창부, 전공자부 등으로 나눠 경연이 진행됐다. 입상자들은 대상에 경북도지사상을 비롯해 성주군수상, 성주군의회 의장상, 경북도 교육감상 등을 수상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기간 제한 시행령’ 졸속 재추진 즉각 중단해야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보다 손해보험사의 비용 절감이 우선 고려된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졸속적이고 파행적인 행태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을 국토교통부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30일 국토교통부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치료기간을 상해등급의 상병명(단순 타박과 염좌)을 기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재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의협은 자동차사고 상해등급에 기재된 상병명을 기준으로 일률적인 치료 가능 기간을 설정하는 방식에 대해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자동차보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건강보험으로 내몰아 손해보험사만 배 불리고 건보재정은 악화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한의협은 이날 성명에서 “같은 상병명이라도 손상 정도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기한 또한 환자 개인의 손상 정도와 회복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면서 “이러한 의학적 판단은 환자를 진찰·치료하는 의료인의 판단이 가장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경추 염좌 △요추 염좌 △견관절 염좌 △슬관절 염좌와 같은 상병도 단순한 근육 긴장 수준에 그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인대의 부분 파열이나 심한 기능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또한 △흉부 타박상 △무릎 타박상과 같은 타박상 역시 경미한 멍에 그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심부 연부조직 손상과 지속적 통증으로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보험 상해등급 12∼14등급은 곧바로 '단순 타박 및 염좌'와 동일시할 수 없는 다양한 상병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적 검토 없이 이를 일률적으로 경상환자로 분류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한의협은 “치료기간은 상병명만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손상 정도와 회복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한의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일정 부분 수용하여 자동차보험 상해등급 재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치료기간 제한 시행령 개정안'을 30일 다시 차관회의에 '기습' 상정했다. 한의협은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상해등급 재조정 연구용역까지 진행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시행령 개정을 급하게 서두르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천명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연세사랑병원, 만성 통증 손가락 골관절염에 ‘미세동맥 색전술’ 시행

손가락의 만성 염증으로 기존 보존적 치료법으로 호전되지 않는 손가락 골관절염 환자들에게 새로운 최소침습 치료법이 적용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은 30일 “지난 5월부터 손가락 골관절염 환자들에게 '손가락 관절 미세동맥 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초기 치료 환자들에서 통증과 관절 강직이 확연히 감소하는 경과를 관찰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손가락 관절염 환자는 약 3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약물치료나 주사,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서 통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수술을 하는 외에 특별한 방도가 없는 실정이다. 미세동맥 색전술은 만성 염증 부위에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미세혈관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혈류 공급을 차단해 염증과 통증을 동시에 가라앉히는 원리다. 환자는 남성 3명과 여성 13명 등 총 16명(평균 66세)이다. 치료는 엄지손가락 지관절 및 제2∼5수지의 근위지관절(PIP)과 원위지관절(DIP) 위주로 진행됐다. 시술은 절개나 관절 손상 없이 의료진이 초음파를 보면서 카테터로 손목의 요골동맥 또는 척골동맥으로 환부에 접근한 뒤, 색전 물질을 약 5초간 천천히 주입한다. 5분 내외면 시술이 끝난다. 초기 경과 관찰 결과, 환자들의 통증 수치(VAS)는 시술 전 평균 8점 수준의 극심한 통증에서 시술 후 1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평균적으로 4∼5일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났다. 류마티스관절염 동반 환자 1명을 제외한 15명에서 주관적 통증과 관절 뻣뻣함이 90%이상 개선됐다. 김철 원장은 “건초염이나 통풍, 류마티스관절염, 감염성 관절염 등과의 정확한 감별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초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치료 안전성과 유효성을 지속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해외 연구에서도 12개월 임상 성공률이 약 77%에 이르는 등 효과가 입증된 만큼 수술 전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성조숙증 아이들, 2023년 정점 이후  2년 연속 감소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성조숙증 환자 수는 2023년 18만 672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7만 5249명, 2025년 16만 8043명으로 줄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첫째,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청소년 인구 자체의 감소다. 둘째, 진단·급여 기준의 강화이다. 셋째, 성조숙증 관심의 확산으로 생활습관 관리 등 예방적 움직임이 늘어난 점이다. 소아성장 전문가인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은 “문제는 진단 기준이 강화되면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아이들이 통계에서 사라진다는 점"이라며 “조기 사춘기 아이는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진단 기준의 강화가 '진짜 성조숙증'에 대한 과잉 치료를 줄이는 효과와 동시에, 경계에 있는 아이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결과를 함께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사춘기가 약 2년 빠른 경우, 조기 사춘기는 약 1년 빠른 경우로 본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아이는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로 키가 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조기 사춘기 아이는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문제다. 그런데 전체 환자가 감소하는 국면에서도 남아의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남아 환자는 2021년 2만 7254명에서 2025년 3만 5480명으로 5년간 약 30% 늘었다. 같은 기간 여아는 오히려 약 5% 줄었다. 박 원장은 “남아는 고환이 커지는 초기 신호를 부모가 알아채기 어려워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면서 “진료실에서도 최근 키가 안 큰다며 찾아오는 중학교 1∼2학년 남학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성조숙증 여부와 무관하게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하나, 성조숙증 예방을 위한 노력으로 소아 비만 예방과 관리,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환경호르몬 노출 줄이기 등이 중요하다. 둘, 사춘기 진행 여부를 6개월에 한 번씩 확인하기다. 셋, 성조숙증뿐 아니라 조기 사춘기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다. 넷, 일찍 자기와 규칙적으로 운동하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다섯, 무엇보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아이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필수이다. 박 원장은 “키는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클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성조숙증 통계가 줄었다고 안심하기보다, 진단 기준 밖에 있는 아이들까지 초등 저학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모로코 삼부자, 1만㎞ 날아 서울아산병원서 ‘새 생명’

2026년 FIFA 북중미월드컵 8강의 축구 강국, 북아프리카의 진주로 꼽히는 모로코의 3부자가 간이식을 위해 1만㎞나 떨어진 한국의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사연이 30일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날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최근 말기간부전과 진행성 간암을 앓던 모로코 국적의 모하메드 엘 케타니 씨(64)에게 두 아들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면서 “공여자인 두 아들과 수혜자인 모하메드 씨는 수술 후 순조롭게 회복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말기간부전에 간암까지 앓던 모하메드 씨는 암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간내 문맥에도 종양이 침범한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목숨이었다. 프랑스 의료진은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뇌사자 간이식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전했다. 남은 희망은 생체간이식뿐이다. 프랑스에서 심장외과 의사로 일하는 둘째 아들은 세계 간이식센터의 논문을 찾아 읽은 끝에 아버지를 설득해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했다. 모하메드 씨는 자신 때문에 간을 기증해야 하는 두 아들이 잘못될까 한국행을 거부했다. 그러자 두 아들은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를 위해서는 기꺼이 간을 내드릴 수 있고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간 기증자 사망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마침내 1만㎞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모로코 삼부자는 지난 5월 22일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다. 17시간의 대수술 끝에 둘째 아들 오마르 엘 케타니 씨(30)와 그의 형 하침 엘 케타니 씨(33)의 간 일부가 각각 모하메드 씨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간이식을 처음 시행한 이후 2025년 초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간이식 9000례를 달성한 '간이식의 메카' 그 자체이다. 특히 생체간이식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연간 400례를 할 정도이다. 검사 결과 모하메드 씨는 이식을 진행하기에 장애 요소가 상당히 많았다. 진행성 간암은 이식하면 조기에 재발하고, 재발 이후에는 암이 급속히 진행할 가능성이 컸다. 또 체중이 135㎏에 육박할 만큼 체격이 매우 컸다. 이 정도 체격에는 대사 요구량을 충족할 만한 충분한 크기의 간을 제공해야 한다. 즉 기증자가 두 명이 필요한데, 모하메드 씨의 체격을 감당할 충분한 간 무게가 나올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2대1 생체간이식은 한 사람의 간 기증으로는 이식되는 간 용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남은 간 용적으로 기증자 생명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따를 때 적용하는 수술법이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모하메드 씨와 같은 절체절명의 말기간질환 및 간암 환자들에게 664례의 2대1 생체간이식을 시행했다. 당연히 세계 신기록이다. 기증자 중 둘째 아들 오마르 씨는 아버지와 혈액형이 맞지 않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도 세계 최다인 1100례 이상 시행해 왔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침내 5월 22일 오전 8시, 총 세 개의 수술실에 동시에 불이 켜졌고 삼부자는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실마다 10명에 달하는 의료진이 분주하게 수술에 돌입했다. 기증자 간절제는 간이식·간담도외과 송기원, 정동환 교수가 맡았다. 첫째 아들의 간 좌엽 기증자 수술은 최소절개기법으로 복부에 10㎝ 미만 작은 절개만 내어 진행됐다. 둘째 아들의 간 우엽 기증자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해 흉터와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했다. 이어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모하메드 씨 간이식을 집도했다. 환자 간은 간경변증으로 크기가 줄고 복수가 많이 차 있었다. 간세포암이 간문맥을 침범한 걸로 의심돼 수술 중 종양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무접촉 기법을 적용해 간 전체를 절제했다. 이후 두 아들에게서 받은 간을 이식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식된 간이 안착하기에는 모하메드 씨의 횡격막 아래 공간이 생각보다 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신을 포함한 오른쪽 신장을 배 앞쪽 아래로 살짝 이동시켜 공간을 확보한 결과 오른쪽 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원활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됐다. 수술은 새벽 2시를 넘겨 장장 17시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전 세계의 말기간질환 및 간암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을 되찾고 고국에서 새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간이식팀 의료진은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를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과 헌신을 한 둘째 아들 오마르 씨는 “서울아산병원에 머무는 동안 우리가족은 압도적으로 우수한 의료 기술과 병원 시스템, 특히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인간적인 태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프랑스에서 심장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언젠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제언] 한의학 세계화, 의료기기 활용과 연구 지원에 달렸다

최근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의학의 건강보험 적용과 과학적 근거, 의료적 가치를 부정하는 견해를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재 한의학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현실과 의료계가 서양의학의 한계를 한의학으로 극복하려는 세계적인 추세를 무시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처사이다. 먼저 한의학의 국민건강보험 급여 적용 자체가 한의학의 치료 효과와 국민적 수요를 입증하는 결과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건강보험 급여는 단순히 특정 직역의 요구에 의해 인정되는 것이 아니며, 의학적 효능은 물론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다양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적용된다. 현재 침, 뜸, 부항, 한약제제 등 다수의 한의진료가 건강보험 급여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수천만 건의 한의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이 실제 치료 현장에서 한의학을 선택하고 그 효용을 인정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아울러 이주영 의원은 마치 한의학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처럼 언급하고, 더 나아가 한의학이 국제 표준(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의료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한의학에 대한 부적절한 폄훼라 할 것이다. 한의계는 오래전부터 초음파, 엑스레이 등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하여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 근거를 확보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일부 양의계의 직역 이기주의와 제도적 장벽에 의해 지속적으로 방해받아 왔다. 세계 표준을 요구한다면, 먼저 세계 표준 수준의 연구와 진단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순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대한만국 의료계의 한 축으로 국민건강증진과 생명보호를 위해 기여를 하고 있는 한의학을 무차별적으로 까내릴 것이 아니라 한의학이 세계 표준을 증명해 낼 수 있도록 과학적 검증과 객관적 연구를 위한 현대 진단기기와 의료기기의 자유로운 활용이 기본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주영 의원은 한의학을 비난하면서도 정작 그 입증을 위한 핵심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며 침묵하고 있다. 현재 세계 의료계의 흐름은 한의학과 각 국의 전통의학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메디케어(Medicare)에서도 만성 요통에 대한 침 치료를 공식 급여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다수의 민간 건강보험에서도 침 치료를 보장하고 있다. 미국의 많은 주에서 이미 침 치료는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암 치료기관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는 암 환자의 통증, 항암 부작용, 불안 및 수면장애 관리에 침 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MD 앤더슨 암센터 역시 통합의학센터를 통해 침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세계적인 의료기관들도 침 치료를 통합의학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통의학의 장점을 현대의학과 결합하여 환자 중심의 치료 성과를 높이려는 세계적 흐름인 것이다. 또한 2024년에는 세계침술연합회(ICMART) 세계학술대회가 제주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으며, 세계 각국의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이 참석해 침 치료와 통합의학의 임상적 가치, 연구 성과, 미래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는 한의학과 침 치료가 특정 국가의 전통요법을 넘어 국제 의료계가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의학 분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일부 양의계의 직역 논리에 의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과 연구 확대가 제한되고 있으며, 이는 한의학의 과학화와 국제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서양의학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통합의학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이 정부의 무관심과 직역 이기주의에에 갇혀 국제 표준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양의사 출신인 이주영 의원은 제대로 배우고 연구한 적도 없는 한의학에 대해 단편적이고 왜곡된 인식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 건강과 의료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이 아니라 특정 직역의 주장만을 대변하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의계는 과학적 검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연구와 객관적 평가, 그리고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한 진단·치료 환경 구축을 통해 한의학의 효과를 더욱 명확히 입증하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의 세계 표준화를 이야기한다면, 그 첫걸음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활용을 보장하고 연구 환경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주영 의원의 발언처럼 진정으로 한의학의 세계 표준 입증을 원한다면, 이제는 한의학을 폄훼하고 발목을 잡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22대 하반기 국회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한의학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 확대와 한의약 연구 활성화에 적극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한의학의 과학화와 국제화를 촉진하고,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며, 이주영 의원 본인이 주장한 '세계 표준'을 실현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방법일 것이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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