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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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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7’은 옛말?…AI 반영한 ‘빅6’·‘엘리트8’ 등 신조어 등장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기술기업 7개인 '매그니피센트7'(M7,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테슬라·메타)이 다소 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자 AI 시대에 걸맞는 신조어들이 월가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AI에서 벗어나 미국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유망한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M7은 생성형 AI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2023년부터 본격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2022년에는 글로벌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그러나 챗GPT가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 서자 엔비디아를 필두로 MS,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가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2010년대부터 고성장 빅테크 테마주로 각광받았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 무너지면서 M7 체제가 굳어진 배경이기도 하다. M7 주식들도 2023년부터 고공행진했다. '블룸버그 M7 지수'는 2023년 1월부터 지난 26일까지 308.1% 급등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엔비디아가 1100% 가량 폭등했고 메타(495.7%), 테슬라(292.1%), 아마존(115.4%), 알파벳(176.8%), MS(112.6%), 애플(103.9%)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73.7%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 오라클·팔란티어·브로드컴 등 새로운 AI 강자들 부상 그러나 M7만으로 AI 시대를 대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AI 산업이 확장하면서 새로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대규모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주가가 75% 급등했다. 지난 10일엔 36% 폭등해 1992년 이후 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다른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도 AI 소프트웨어 수요 급증으로 주가가 135% 폭등, 올해 나스닥100 지수 중 가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지배력에 도전할 수 있는 유망한 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주가가 40% 넘게 상승해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7번째로 큰 기업으로 등극했다. M7 중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AI 시대에 적합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엔비디아, 알파벳, 메타, MS 등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21~33%에 달하지만 애플, 아마존, 테슬라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특히 애플과 테슬라는 더 이상 '매그니피센트'하지 않다는 지적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안테로 미국 투자펀드 아티산 파트너스 산하 안테로 피크 그룹의 크리스 스미스는 “모바일,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대의 승자였던 M7이 이번에도 승자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AI를 통해 거대한 시장을 열 기업이 M7을 능가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M7이 AI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 “테슬라, 애플 등 제외해야"…팹4·빅6·엘리트8 등 신조어 등장 이에 월가에서는 기존의 M7을 대체하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 MS, 메타, 아마존으로만 구성된 '팹4'(Fab Four), M7에서 테슬라를 제외한 '빅6'(Big Six), M7에 브로드컴을 추가한 '엘리트8'(Elite 8) 등 다양하다. 또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 마켓은 M7에 브로드컴, 팔란티어, AMD를 추가한 'Cboe 매그니피센트10' 지수를 발표하며 관련 선물·옵션 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그러나 오라클이 이 지수에 빠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AI 산업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수혜주들도 특정 빅테크를 넘어 확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통신장비 업체 아리스타 네트웍스,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저장장치 기업 웨스턴디지털·씨게이트·샌디스크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으며,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주가는 최근 6개월간 150% 이상 뛰었다. 블룸버그는 “AI에 따른 수혜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에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그리고 AI를 활용해 효율성과 성장을 이끄는 기업들로 이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AI 스토리가 변함에 따라 과거 승자로 주목받았던 기업들의 주가가 계속 오르더라도 새로운 승자가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 “AI 벗어난 유망 산업 주목"…뉴스케일·아이온큐 등도 주가 급등 한편, 미국 증권 정보 분석회사인 '247월스트리트'는 “AI를 벗어나 미래에 우리가 살고, 일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이 있다"며 새로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7개의 종목으로 구성된 '프론티어 7(Frontier 7)'을 최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 기업 조비에비에이션,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파워, 뇌과학 기업 클리어포인트뉴로, 유전자 편집 기술 기업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민간 로켓 기업 로켓랩, 광자컴퓨팅 기업 퀀텀커퓨팅 등이 프론티어 7으로 구성됐다. 이들 주가도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올해 114% 급등했고 조비에비에이션(99%), 인텔리아 테라퓨틱스(33%), 로켓랩(85%) 등도 크게 뛰었다. 클리어포인트뉴로 주가의 경우 지난 24일 하루에만 60% 가까이 급등했다. 이 회사의 파트너사인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인 유니큐어가 개발 중인 유전차 치료제 AMT-130이 헌팅턴병 진행 속도를 75% 늦추는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을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이 주가는 지난 8월 연저점 대비 115% 상승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양자컴퓨터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한 아이온큐는 지난해 9월말 8달러대에서 지난 26일 67.28달러를 기록하는 등 1년간 상승률이 670%에 육박하다. 같은 기간 퀀텀컴퓨팅 주가는 0.60달러대에서 20.14달러로 3000% 가까이 폭등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정부 셧다운 위기 임박…트럼프, ‘공무원 해고’ 초유의 사태 나올까

미국 의회가 오는 30일까지 새 회계연도 정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연방전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임박해지고 있다. 정부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주요 정부 기관들의 업무들이 중단되며 주요 경제지표도 나오지 않는다. 특히 이번엔 백악관 주도의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등 초유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는 오는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미 연방 의회는 셧다운 시한인 오는 30일까지 단기 지출법안(임시 예산안·CR)을 통과시켜야 한다. 공화당은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회계연도 종료 이후에도 정부 기관들을 운영할 수 있는 7주짜리 단기 지출법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19일 상원에서 부결되며 처리가 무산된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오바마 케어(ACA·Affordable Care Act) 보조금 지급 연장 등을 주장하며 예산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원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려면 60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당적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는 예산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동을 요청했고 일부 언론은 이 회동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루스소셜에 “번영하는 우리나라를 계속 운영하기 위한 소수당인 급진 좌파 민주당의 표를 대가로 그들이 내세운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요구 사항을 검토한 결과, 민주당 지도부와 어떤 회동도 생산적일 수 없다고 결정했다"며 회동을 거부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을 포함해 네 명의 의회 지도부와 오는 29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슈머와 제프리스 대표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만나 미국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초당적 지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새 회계연도에서 연방정부 자금이 집행되지 않아 상당수의 정부 기관 활동이 중단되고 비필수 연방 공무원들은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법 집행이나 국경 수비 같은 활동은 필수 영역으로 간주돼 셧다운의 영향을 피할 수 있지만 직원들은 무급으로 근무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항공 교통 관제사와 미 교통안전청(TSA) 직원은 무급으로 근무하게 돼 과거 셧다운 동안 출근하지 않았던 비율이 높았다"며 “여행객들의 항공기 운항 등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요 경제 지표 발표도 중단되기 때문에 경제적 충격도 우려된다. 미 노동부, 상무부 등에서 통계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무급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등의 업무가 중단된다. 이에 당장 오는 10월 3일 발표 예정인 9월 고용보고서와 10월 15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연방정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미국 연방우정청(USPS), 암트랙,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은 운영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셧다운이 발생해도 관세 수입, 불법이민자 단속 등의 업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셧다운은 과거보다 파장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다음 주 셧다운은 과거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최근 각 기관에 보낸 메모에서 오는 10월 1일부로 자금이 소멸하고 대체 재원이 없으면 국정과제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파악해 이에 속한 공무원의 인력 감축안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셧다운을 계기로 연방 공무원들을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고 계획과 관련, 지난 25일 “이는 모두 민주당이 초래한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에게 완전히 불합리한 일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셧다운 상황이 실제로 닥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셧다운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연방정부의 최장 셧다운 기록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세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의회를 통과한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불충분하다고 판단,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2018년 12월 22일부터 이듬해 1월 25일까지 정부 셧다운 상황이 이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정자원 화재, 저장된 데이터 사라지나?…“소실 우려 낮아”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화재로 정부 업무 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정부가 보유한 각종 주요 정보가 사라진 것 아닌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재가 난 전산실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자체 운영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인 'G-클라우드 존'에 해당된다. 이곳은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재난복구가 실시간 이뤄지고 있어 정보 소실 우려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국정자원 G-클라우드 존의 데이터 백업은 4중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서버가 상당 부분 소실되며 여기에 저장된 데이터가 일부 사라졌다고 해도 외부에 저장된 데이터로 복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화재로 서버의 전원 연결이 차단된 상황이어서 백업 데이터를 활용하는 작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전·대구·광주 3개 센터로 이뤄진 국정자원 센터 가운데 대전·광주는 재해복구 시스템이 일부 구축됐지만 필요 최소한 규모도 있고 스토리지(저장)만 있거나 백업만 있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 있는 전산실 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되며 국가 전산망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정자원 화재 피해 일파만파…우체국 마비로 ‘추석 물류대란’ 우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정부 업무시스템 가동이 중단되면서 주요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우체국 서비스가 마비 상태에 빠지자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편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윤호중 장관 주재로 국정자원 화재로 발생한 행정정보시스템 장애 대응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위기경보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됐다며 “화재의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됐고,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국정자원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국정자원 제7전산실에서 항온항습 장치가 꺼졌고, 열기로 인해 서버 등 장비가 가열될 것이 우려되자 전체 서버 등의 전원을 차단했다. 대전 본원과 분원 개념인 광주·대구센터가 있는 국정자원에는 정부 업무서비스를 기준으로 모두 1600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있다. 이중 가동이 중단된 시스템 647개는 대전 본원에 있다. 정부는 이번 화재로 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되자, 시스템 정상화 이후로 세금 납부, 서류 제출 기한 등을 연장하고, 국민이 기존 온라인 서비스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김 차관은 “현재는 항온항습기를 우선 복구 중이며, 이후에 서버를 재가동해 복구 조치를 하고자 한다"며 “우체국 금융과 우편 등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주요 정부서비스 장애부터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24, 모바일 신분증 등을 포함해 주요 정부 서비스가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시 온라인 민원 홈페이지에 “간편인증 시스템 장애로 인해 간편인증이 불가능하니 공동인증서를 이용해 인증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시 홈페이지에서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면 기존에는 카카오톡·네이버 간편인증 방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은행 공동인증서를 이용한 방식만 가능하다. 국민신문고 홈페이지도 이용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를 통해 서울시로 각종 생활 불편에 관한 민원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의 경우 질병청과 소속기관 홈페이지, 내부 행정시스템,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방역통합정보시스템 등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즉시 대응이 필요한 제1급 감염병이나 원인불명 감염병, 생물테러 감염병 사례는 질병청 종합관리실로 즉시 유선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2∼3급 감염병의 경우 집단발생이 의심되면 종합상황실로 즉시 신고하고, 개별 사례는 24시간 내 보건소에 유선 또는 팩스로 신고하면 된다.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은 이용 가능하지만 예방접종증명서 출력은 전산 문제로 이용할 수 없다. 정부의 대외 서비스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내부 업무 전산망인 '온나라시스템'이 마비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온나라 시스템은 정부 전 부처의 문서 작성, 결재 등 업무를 통합해 운영하는 전산망이다. 산업부는 부내 공지를 통해 복구 때까지 온나라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하고 온라인 쪽지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정부 부처를 지휘·감독하는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홈페이지도 '먹통'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1시 42분 현재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하면 연결이 되지 않고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가 뜬다. 다만, 대통령실 홈페이지의 경우 현재 정상적인 접속이 가능하다. 인터넷 우체국 등 우편 서비스와 우체국 예금·보험 등 금융 서비스도 되지 않고 있다. 우편 서비스의 경우 이날 배달 예정인 소포 우편물은 배송 시스템을 오프라인 체계로 전환해 배달하며 시스템 복구 일정에 따라 신속하게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러나 내주까지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으면 우편물 접수·배송 처리가 전면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며 소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 달 14일까지인 추석 명절 우편물 특별소통기간 전국 우체국을 통한 우편 물량이 작년보다 4.8% 증가한 일평균 약 160만개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태 장기화시 물류 대란도 우려된다. 경찰 112 신고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건 접수 여부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카카오톡 메시지·SMS 발송은 현재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의 119 신고는 전화로는 가능하지만, 문자나 영상, 웹 등 다매체 신고가 불가능한 상태다. 신고자의 위치가 자동으로 뜨는 위치 추적 기능도 현재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최혜국 대우’ 물건너가나…美 의약품 관세, 日·EU만 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의약품 100% 관세가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백악관 관계자는 EU는 미국과 타결한 무역 협상에 따라 의약품 관세율이 최대 15%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수입된 의약품도 마찬가지로 EU와 동일한 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영국은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협상을 타결했지만 의약품 부분에선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100%의 관세가 그대로 매겨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기업들의 의약품 제조 시설이 미국에 “건설 중“일 경우 관세는 예외된다고 밝힌 바 있다. EU와 일본 측은 의약품 관세가 15% 수준에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EU산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된 것처럼 미국이 약속한 내용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도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EU와 미국의 공동성명에선 “EU산 의약품, 반도체, 목재에 부과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관세를 합산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신속히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가장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공동 성명에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뒤에야 지난 4일 미일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지난 16일부터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됐다. 한국의 경우 지난 7월 30일 무역협상을 통해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규모를 두고 입장차가 있어 최종 문안 합의 및 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달러를 두고 “그것은 선불(up front)"라고 강조하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투자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어 한미 간 무역 협상이 더욱 난항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당분간 한국산 의약품의 미국 수출에 100% 관세 적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관세의 경우 미국과 무역협상을 끝낸 일본과 EU는 관세율이 15%로 확정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25%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의약품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나 철강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2월 유엔 무역통계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의약품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지난해 수입액(2126억달러) 중 한국산(40억달러)의 비중은 약 1.9%였다. 한국의 전체 대미 상품 수출액(1316억달러)에 견주면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자동차에 이어 또 하나의 품목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됐다. 특히 한국의 주력 대미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곧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반도체에 대한 조사도 같은 시기에 착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결과에 따라 특정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이른바 '품목별 관세'를 부가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정자원 화재 10시간 만에 초진…정부 업무시스템 647개 중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가 10시간 만에 초진된 가운데 이번 사태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발생한 불이 이날 9시간 50분 만에 꺼졌다. 대전시 소방본부는 인원 170여명과 소방차 등 차량 63대를 투입해 오전 6시30분께 큰 불길을 잡고, 현재 연기를 빼는 배연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대량의 물을 투입할 경우 국가자원 데이터가 훼손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등 가스소화설비를 사용하다 보니 신속한 진화에 한계가 있었다. 또 불길이 재점화되자 결국 배터리를 분리해 방수작업을 했으나, 최소한의 물만 사용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부에 쌓여있던 192개 리튬이온배터리 팩은 이미 상당 부분 연소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작업하던 업체 직원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화재의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됐고,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현재는 항온항습기를 우선 복구 중이며, 이후에 서버를 재가동해 복구 조치를 하고자 한다"며 “우체국 금융과 우편 등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주요 정부서비스 장애부터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화재가 국정자원의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를 지하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 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1개에서 발생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이번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행안부는 위기경보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행안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공지를 통해 장애로 인해 다수 행정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며 국민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정례적으로 발표되는 경제통계 발표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통계청은 “통계청 홈페이지, 국가통계포털(kosis), 마이크로데이터(mdss), 통계지리정보(sgis) 등의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오는 30일 '8월 산업활동동향'을, 내달 2일에는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통계청은 현재까지는 관련 통계 발표를 기존 스케줄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국민 인터넷 서비스는 정상 가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재정정보 포털인 기획재정부 '열린재정',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조달청 '나라장터' 등도 접속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 및 산하 기관 홈페이지 접촉도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통관시스템인 관세청 '유니패스', 세무시스템인 국세청 '홈택스'는 별도 서버망 등으로 이번 화재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부24 접속이 안돼요”…대전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서비스 70개 중단

대전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정부24, 모바일 신분증 등을 포함해 일부 정부 서비스가 마비됐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26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했다는 119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소방관 73명과 소방차 70대 등을 투입해 불을 끄고 있으나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 연기가 많이 나고 있고, 전산시스템 훼손 등을 우려해 화재 진압에 애를 먹고 있다. 이날 불로 내부에 있던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이번 화재로 영향을 받은 정부 서비스는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등 1등급 12개, 2등급 58개 시스템, 총 70개 정부 서비스로 파악됐다. 정부24 홈페이지도 접속이 어려운 상태로 다음날인 27일 오후 3시까지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안내되고 있다. 정부 메일링시스템도 접속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화재로 영향을 받은 정부 시스템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화재를 신속히 진압하고, 인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정부 서비스 장애 복구를 위해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스피 고점인가요?”…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이것’ 확인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등으로 한국 코스피 지수가 26일 급락하자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45% 내린 3386.05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89% 내린 3440.39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키우면서 3400선마저 무너졌다. 종가 기준 지수가 3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2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한때 3365.73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낙폭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실망감에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달 1일(-3.88%)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추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에서 1410원대를 넘은 것은 지난 5월 15일(장 중 고가 1412.1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24일부터 사흘째 상승하고 있으며, 전날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마저 돌파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큰 폭으로 개선되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 96.212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98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간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금액이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부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100%, 대형 트럭 25%, 주방 및 욕실 가구 50%, 소파 등 천이나 가죽이 씌워진 가구 30%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코스피 하락 여파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각각 3.25%, 5.61% 급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날 종가가 1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회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소멸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 반도체 주식에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낙관론의 궁극적인 원동력은 미국에서 구축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디램(DRAM)과 낸드(NAND)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AI 열풍에 수익성이 좋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로 전환하자 내년부터 DRAM과 NAND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최근 발간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란 보고서에서 “HBM을 둘러싼 기회가 업계 성장률을 앞서고 있고 AI 서버와 모바일 디램 수요 덕분에 일반 메모리칩의 가격 변동률이 다시 가속하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램 공급 과잉 문제는 나아질 것이며 낸드는 AI eSSD(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수요가 내년 갑절로 치솟으면서 공급 부족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 크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이달 24% 올랐음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14배이며, 33% 오른 SK하이닉스의 경우 7배에 불과하다"며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이 26배인 것과 비교된다"고 전했다. 피보나치 자산운용의 윤정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보다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LSA증권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삼성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은 기존 고점인 58%보다 7%포인트 낮은 상황"이라며 “삼성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존 메모리 제품의 수요와 가격 상승이 AI 수요와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보유 비중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이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노무라홀딩스를 비롯한 20개 기관은 삼성전자 주가가 2021년 1월 11일 기록된 역대 최고가인 9만1000원을 12개월 이내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개선 전망에 따라 목표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줄악재에 아시아 증시 ‘휘청’…코스피 3400선 붕괴·원화 환율 1410원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아시아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증시에 하방 압박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38분 기준,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전장 대비 0.75% 하락한 218.83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국 코스피 지수가 아시아 주요 지수 중 하락폭이 가장 크다. 현재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45% 하락한 3385.99를 기록 중이다. 지수가 장중 3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5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0.89% 내린 3440.39로 출발한 이후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다음으로 크게 하락한 지수는 대만 가권지수로, 현재 1.69% 하락한 2만5581.36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64%), 중국 선전지수(-0.62%), 홍콩 항셍지수(-0.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MSCI 신흥국 지수는 1% 넘게 하락하면서 지난달 20일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아시아 제약 관련주들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기업들의 의약품 제조 시설이 미국에 “건설 중“일 경우 관세는 예외된다고 밝혔다. 대표 종목별로는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2.15%)·SK바이오팜(-3.52%), 일본 다이이치산쿄(-2.31%)·주가이제약(-3.80%)·스미토모파머(-5.21%), 홍콩 알리바바 헬스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2.92%) 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간밤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3.8%로 한달 전 잠정치(3.3%)는 물론 시장 예상치(3.3%)조차 크게 웃돌았다. 콘베라의 시어 리 림 외환 및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신흥국 증시는 광범위한 달러 강세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관세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시장은 연준의 단기적 금리 인하에 대해 덜 낙관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 기준금리가 현재 4.00~4.25%에서 연말 3.50~3.75%로 인하될 가능성이 62.0%로 반영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73.3%였다. 연말까지 금리가 한 차례만 인하될 가능성은 하루만에 25.1%에서 34.4%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97선에서 거래되다가 지난 17일 96.212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98대로 올라섰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하락)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3.67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8월부터 1380∼1400원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지난 24일부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이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불안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3500억달러는 선불” 러트닉 “韓 증액해야”…한미 무역협상 먹구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투자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어 한미 간 무역 협상이 더욱 난항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에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 우리가 이토록 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와 무역 합의 덕분에 한 사례에서는 9500억 달러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전에는 전혀 지불하지 않던 금액"이라며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9500억달러는 유럽연합(EU)의 사례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간 무역 협상의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이행 방법 등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선불'로 거론한 것은 한국 관세 인하의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외환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투자 약속은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의 70%에 달한다“며 “미국과 통화 스와프 없이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협상팀뿐만 아니라 대중 사이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며 추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모두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해 일본의 5500억달러와 근접할 것을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는 또 비공개 자리에서 한국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투자 자금 중 대출이 아닌 현금으로 제공되는 비율이 더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이 일본 측과 상당히 근접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과 유사한 조건들을 한국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에 전혀 다른 형태의 합의 구조를 제시할 경우 미일 무역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WSJ에 미국이 한국과의 무역합의에 미세조정을 진행중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 사항 중 이미 합의된 내용에서 “드라마틱하게 벗어난 것"는 없다고 말했다. WSJ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불안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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