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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종환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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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우미’ 검찰 고발·과징금 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우미에 대해 실적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가 인정된다며 과징금 483억여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우미건설 등 우미 소속 회사들은 공공택지 1순위 입찰 자격을 인위적으로 충족시켜 줄 목적으로 총수 2세 회사를 포함한 5개 계열회사에 상당한 규모의 공사 물량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부터 우미건설은 12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주택건설 실적이 없는 5개 계열사(지원 객체)를 비주관시공사로 선정해 총 4997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 물량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우미그룹은 2010년대부터 계열사들을 다수 동원해 편법 입찰하는 이른바 '벌떼입찰' 방식으로 공공택지를 확보했다. 201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벌떼입찰을 차단하기 위해 1순위 입찰 요건으로 주택건설실적 300세대를 갖춘 업체만 1순위로 입찰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다. 공정위는 이번 지원 행위가 단순한 계열사 간 거래가 아닌 그룹 차원의 면밀한 기획 아래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공 역량이나 전문성과는 전혀 관계없이 실적이 필요한 계열사 중 관련 세금을 가장 적게 낼 업체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심지어 건축공사업 면허가 없는 회사에도 시공사 지위를 부여했고 이들이 실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타 계열사 직원을 전보 배치하는 등 조직적인 인력 지원까지 동반됐다. 실제로 지원 기간 동안 신규 채용 인력의 절반 이상이 타 계열사에서 전보된 인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행위에 따라 우미에스테이트·명가산업개발(현 우미개발), 심우종합건설, 명상건설, 다안건설(현 우미글로벌)은 5000억원에 가까운 공사 매출을 확보해 모두 연 매출 500억원 이상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이전까지는 매출 및 주택공사 경험이 전혀 없던 업체들이었다. 우미는 2020년 군산 및 양산 사송 등 2개 택지를 낙찰받아 그룹 전체적으로 매출 7268억원과 매출총이익 1290억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을 추가로 확보했다. 지원받은 업체 중 우미에스테이트는 2017년 이석준 부회장의 자녀인 승훈·승현 씨가 10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했으며 그룹 본부로부터 880억원의 공사 물량을 지원받아 몸집을 키웠다. 이후 총수 2세 2명은 우미에스테이트 지분을 우미개발에 127억원에 매각함으로써 5년 만에 117억원의 매각 차익을 실현했다. 다만, 우미그룹은 2023년 기준 자산총액이 4조7000억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 원 이상) 기준에 미달해 총수 일가 사익편취에 따른 직접적인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편법적으로 '벌떼입찰'에 참여시킬 목적으로 공공택지 입찰 자격을 계열사에 인위적으로 채워주는 행위가 근절돼 향후 사업 역량을 갖춘 사업자에게 공공택지가 공급되는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정부, 겨울철 한파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 본격 가동

정부가 겨울철 한랭질환 예방을 위해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한파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본격 시행한다. 고용노동부는 올겨울 한파로부터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한파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이달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범정부 한파 안전 대책기간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기상청이 올해 겨울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온 변동에 따른 급격한 추위 발생 가능성을 경고함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선제적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한파 취약사업장을 집중관리한다. 한파로 인한 재난위기 상황과 한랭질환 산재를 예방하기 위해 비상대응반을 단계별로 운영한다. 한랭질환 산재가 다발한 업종에서 3만 개소를 선정해 △한파특보 등 기상 상황 △한파로 인한 재해사례를 전파 △한파안전 5대 기본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점검을 강화한다. 또 건설노동자, 환경미화 노동자, 특고·배달종사자 등 취약 업종을 대상으로 적극 지도하고 핫팩·귀덮개 등 한랭 예방 보조용품을 지원한다. 건설·환경미화 노동자 대상으로 한파주의보 발령 시 작업시간대를 오전 6시에서 9시로 조정하도록 지도하며 한파경보 발령 시에는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휴게시설․난방기기 설치 및 임대 등에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동상·저체온증 등을 예방하기 위한 핫팩·귀 덮개 등 한랭질환 예방 보조용품도 지원한다. 특고·배달종사자를 대상으로는 지방정부·배달플랫폼사와 협업해 이동노동자 쉼터(133개소)의 위치와 운영시간 정보를 배달앱(APP)을 통해 제공하며, 배달종사자에 특화된 '겨울철 배달종사자를 위한 안전수칙'을 배포한다. 농·축산업 등 외국인 고용 사업장(2만개소)을 비롯해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및 외국인 커뮤니티 등을 대상으로 모국어(18개 언어)로 만든 한파안전 5대 기본수칙이 포함된 '한랭질환 예방수칙'을 배포한다. 아울러 한파 취약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전점검 및 한파기간 집중점검·감독한다. 한파 취약사업장 대상으로 본격적인 한파기간 전 한랭질환 위험요인에 대한 사업장 자체 사전점검을 실시하도록 한다. 이후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한파안전 5대 기본수칙 준수 여부를 불시 지도·점검(4000개소)할 계획이다. 지방정부와 함께 농·축산업종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 및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사업장 대상 합동 점검을 할 계획이다. 특히 이주노동자 숙소의 난방․소방시설 구비 여부를 확인하고 생활폐기물업 사업장은 작업 시간대 조정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한랭질환은 미리 준비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한파가 시작되기 전 미흡한 사항이 없는지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노·사가 함께 협력하여 사업장 여건에 맞는 한랭질환 예방 매뉴얼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필요한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소비쿠폰에도 서울 등 6개 지역 소매 판매 감소

올해 7~9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지급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의 소비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5% 늘며 1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세종(8.8%), 인천(5.5%), 대구(5.3%) 등 11개 시도에서 늘었다. 반면 서울(-2.7%), 제주(-1.3%), 전북(-1.0%) 등 6개 지역은 면세점,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판매가 줄어 감소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정부는 지난 7월부터 9월12일까지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분 약 9조700억원을 지급했다. 일반 국민 1인당 15만원, 차상위계층 1인당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 1인당 40만원이었다. 전체 대상자 5061만명의 99%인 5000만명 가량에게 지급됐다.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건설수주 등은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5.8% 늘었는데, 10개 시도에서 증가하고 7개 시도에서 감소했다. 충북(19.1%), 경기(15.9%), 광주(14.6%)는 반도체·전자부품, 전기장비 등의 생산이 늘면서 생산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서울(-8.6%), 전남(-5.4%), 제주(-4.2%)는 기타 제품 제조업, 전기·가스업 등의 생산이 줄면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서울이 6.1% 늘어 17개 시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도소매(8.3%), 정보통신(13.2%), 금융·보험(4.7%) 등의 영향이다. 울산(5.3%)과 경기(4.9%)도 도매·소매, 예술·스포츠·여가 등의 생산이 늘어 증가했고, 이를 포함해 14개 시도에서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했다. 반면 제주(-8.2%), 전남(-0.8%), 경남(-0.3%)은 정보통신,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26.5% 급증했다. 17개 시도 중 9개 시도에서 늘고 충북(104.4%), 서울(68.1%), 부산(45.9%)은 공장·창고, 주택 등으로 수주가 크게 늘었다. 반면 제주(-69.7%), 강원(-60.0%), 세종(-49.4%)은 주택, 철도·궤도, 공장·창고 등에서 수주가 줄었다. 3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수출은 13개 시도에서 증가했으며 제주(168.1%), 충북(36.8%), 광주(23.5%)에서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부품, 메모리 반도체, 프로세서·컨트롤러 등이 이끌었다. 경북(-6.4%), 경남(-5.5%), 서울(-2.8%)은 방송기기, 기타 일반기계류, 차량 부품 등의 수출이 줄면서 감소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10월 취업자 19.3만명 증가…청년 고용 18개월째 감소

10월 취업자 수가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 속에서 청년층 고용률이 18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연령별로 여전히 뚜렷한 편차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점차 굳어지는 모습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과 9월을 제외하면 매달 10만명대 증가 폭을 기록하며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과 30대에서 각각 33만4000명, 8만명 증가한 반면 청년층(15∼29세)은 16만3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p) 낮아지며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로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기준 15∼64세 고용률은 70.1%로 역시 최고 수준이다. 실업자는 6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2.2%로 0.1%p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률도 5.3%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산업별로는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업은 12만3000명 줄며 18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도 5만1000명 줄며 1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감소 폭은 작년 10월(3만3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농림어업도 12만4000명 줄어 구조적 요인에 따른 취업 감소가 이어졌다. 반면 도소매업은 4만6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7만명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며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공연·전시 할인권 지급 등에 따른 영향을 미쳤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12만1000명으로 3만8000명 증가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58만명으로 13만5000명 늘었다. 청년층 '쉬었음'은 40만9000명으로 9000명 줄었지만 30대에서는 2만4000명 늘어난 33만4000명을 기록하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KDI, 내년 성장률 1.8%로 상향 조정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이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1.8%, 2.1%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 흐름이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하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KDI는 지난 1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내년 전망치는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성장세가 확대되며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성장률 상향의 배경에는 소비와 수출 개선을 꼽았다.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과 소비쿠폰 등 정부 지원정책 영향으로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1.8%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연간 1.3% 증가가 전망됐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인상에도 반도체경기 호조에 따라 상반기 1.7%·하반기 4.1%로 개선되며 연간 2.9% 성장할 것으로 봤다. KDI 수정 전망은 지난 8월 정부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한국은행도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GDP 관련 백브리핑에서 연간 성장 전망을 1%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3분기 GDP 증가율(1.2%·속보치)이 작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올해보다 높은 1.6% 성장,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으로 2.0% 증가, 건설투자는 올해 -9.1% 급감에서 2.2%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으로 총수출은 올해 4.1% 증가에서 내년 1.3%로 둔화될 전망이다. KDI는 수출과 환율이 내년 성장률의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미 무역협정 진전과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도 반도체와 같은 주요 수출품목에 적용되는 관세율과 적용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상호관세 부과를 연방대법원이 인정할지 취소할지에 따라 통상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같은 날 발표한 한국금융연구원도 '2026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 1.0%에서 내년 2.1%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은 소비쿠폰 배포와 내년 소비 부양책의 영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민간소비가 올해 1.3%에서 내년 1.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소득 여건의 구조적 개선이 더디고 금리 인하 속도도 완만해 소비 회복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8.9%에서 내년 2.6%로 반등이 예상됐고, 설비투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2.4%) 수준의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총수출 증가율은 올해 4.0%에서 내년 0.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1115억달러에서 내년 1070억달러로 소폭 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에서 내년 1.8%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은 그 이유로 글로벌 교역 둔화와 유가 하락 가능성, 미국 금리 인하 기조 지속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 지정학적 위험 감소 등을 꼽았다. 다만 향후 물가 경로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과 글로벌 경기 움직임, 지정학적 위험 동향,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 경로 등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AI 아닌데 ‘AI 제품’인 척”…과장 광고 의심사례 20건 적발

인공지능(AI)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지 않았는데도 AI 기능이 있는 것처럼 표시하거나 과장 광고하는 이른바 'AI워싱' 의심 사례 20건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7일 국내 주요 오픈마켓을 대상으로 'AI워싱'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과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적발된 사례들은 사업자 소명 과정을 거쳐 해당 표시·광고를 자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으로 시정 조치가 이뤄졌다. 이 중 19건은 학습 기반 기술이 아닌 단순 센서 기능을 AI로 표기하거나 실제 기능을 과장한 사례였다. 예컨대 냉풍기의 온도 센서 기반 자동 풍량 조절 기능을 'AI 기능'으로, 제습기의 습도 센서 자동 조절 기능을 '인공지능 기능'으로 광고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한 건은 AI 기능의 작동 조건이나 한계 등 제한 사항을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오인할 소지가 있는 사례였다. 해당 제품의 경우 세탁기의 'AI 세탁 모드'가 세탁물이 소량일 때만 작동함에도 이러한 조건이 표시되지 않았다. AI제품에 대한 표시·광고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57.9%가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평균적으로 일반 제품보다 약 20.9%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I 제품 구매 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AI 기술이 실제 적용된 제품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67.1%로 가장 많았다. 허위·과장된 AI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필요한 정책으로는 ▲사업자·소비자 이해를 돕는 가이드라인 마련 ▲국가표준·기술기준·인증제도 정비 ▲AI워싱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이 꼽혔다. 공정위는 내년 중 인공지능 관련 부당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소비자원과 협력해 주요 제품군을 중심으로 AI워싱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르포]빅스포 2025 가보니…“AI 강국 필수조건, 에너지 혁신 해법 총출동”

'에너지로 연결하다(Connect Everything with Energy)'를 주제로 열린 BIXPO 2025(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 현장은 열기로 뜨거웠다. 한국전력공사가 올해로 10회째 주최하는 이 행사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국내외 166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신기술전시회, 국제 컨퍼런스, 비지니스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 5일 현장에 들어서니 지구 모형의 스퀘어로 된 대한민국의 에너지 산업의 중심인 한국전력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한전의 사업화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가는 미래 비전과 글로벌 에너지의 솔루션 리더로서의 비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은 코너는 'BIXPO Unpacked'이였다. 리벨리온, GS건설과 HD현대인프라코어, 빈센, 버넥트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이 참여해 최신 혁신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인 '언팩' 무대는 신기술 트렌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압축된 축소판이었다. 리벨리온에서는 차세대 AI 추론용 칩 '리벨 쿼드'를 공개했다. 기존 제품 대비 연산 효율을 2배 높이고 전력소모를 대폭 줄여 초거대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점이 특징이다. 이경재 대표는 “AI 서비스의 폭증에 대비해 전력소모를 최소화한 인프라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과 HD 현대 인프라코어는 암모니아 개질 수소 엔진 기반의 무탄소 분산발전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암모니아를 직접 분해해 수소를 얻고, 이를 엔진 연소에 활용해 탄소 배출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김승민 GS건설 신사업 기획팀장은 “넓은 부지나 간헐성 없이 언제든지 전기를 만든다"며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말했다. 빈센은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 전기추진 시스템을 소개했다. 해당 기술은 디젤기관 대비 탄소 배출을 100% 줄이며 해상 운항 효율을 20% 이상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수란 대표는 “조선 강국 대한민국이 수소와 함께 해양 전동화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버넥트는 스마트 인공지능(AI) 고글 '비전 X'를 이용한 산업현장 원격협업 및 안전강화 솔루션을 발표했다. 실시간 원격지원, 설비 인식, 안전 모니터링 등 기능을 강화해 산업 현장의 작업 효율과 안전성을 높였다. 하태진 대표는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며 “현장의 안전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전국 10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각각의 산업 강점을 내세워 부스를 꾸린 것이 눈길을 끌었다. 경기는 기후테크, 제주는 분산 에너지, 충남은 탄소중립·수소밸트, 경남은 수소·탄소중립, 전북은 해상풍력, RE(재생에너지) 100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부산은 수소·암모니아, 광주는 AI 에너지·이차전지, 경북은 원자력·수소연료전지, 전남은 에너지 기본소득, 강원은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수소 등 기술을 선보이며 각 지역의 전략산업을 한눈에 보여줬다. '매듭'은 이번 BIXPO의 키워드다. 연결(Connection), 결속(Unity), 힘(Strength), 완성과 새로운 시작(New Beginning)이라는 네 가지 의미를 담았다. BIXPO는 단순한 전력기술의 경연장이 아니라 지역에서 시작된 혁신이 세계로 뻗어가는 교류의 장이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제조·건설업 불황에 임금체불 역대 최대…처벌 강화에도 백약이 무효

임금체불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불 규모가 작년에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상습 체불 근절을 위해 사업주 처벌과 제재를 강화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불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임금체불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떠안고 있다. 대구의 한 편의점에서 일했던 이모씨(40)는 “근무 중에도 임금이 밀렸고, 사장이 자주 연락을 끊어버렸다"며 “월급 이야기를 계속 했고 줄 것처럼 하더니 결국 받지 못했다. '버티면 끝'이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동청에 신고까지 했지만 사장이 너무 괘심하다"며 “힘들게 일한 피 같은 돈을 반드시 받고 싶다. 당연한 정당한 권리인데 법이 너무 약하고 '벌금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 근로자는 세 곳의 직장에서 연달아 임금체불을 당하는 황당한 일까지 겪었다. 서울에서 대형마트 배송 보조기사와 고객센터 등에서 근무했던 지모씨(37)는 “각기 다른 회사에서 6월부터 세 번 연속으로 임금체불을 당했다"며 “일을 해도 돈을 제때 받지 못해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대금, 대출 상환 등 고정 지출이 있는데 당장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며 “스트레스성 탈모가 생기고 몸무게도 15㎏이나 빠지는 등 건강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건설업에서는 공사를 마친 뒤 장비 사용이 없었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경기도에서 장비 임대업에 대표로 종사했던 김모씨(53)는 “체불 규모는 29명, 총 36건에 약 4억 8000만원"이라며 “신용회복위원회에 파산 조정을 신청한 사람도 있고 연락이 두절된 분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관행이 여전해 민사재판에서 증거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업을 마치고 쓰는 '작업 확인서'가 있는데 회사 측이 이를 부정하고 허위 청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갑과 을의 관계에서 대부분 계약서가 없는데 이를 악용해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소송에서 지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2조 44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조 5830억원이던 체불액이 2023년 1조 7845억원으로 늘어났고 작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7월까지 이미 1조 3420억원이 체불돼 연말 기준으로 작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상습체불 근절을 위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같은날 출범한 범정부 합동 전담팀(TF)은 지난달 2일 발표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의 부처별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상습체불사업주에 대한 공공부문 재정 투입 제한, 출국금지 절차 등 개정 근로기준법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한 협조 사항을 점검했다. 개정 근로기준법을 보면 3개월분 이상 임금을 체불하거나 5회 이상으로 총 3000만원 이상의 임금을 체불해 상습체불사업주로 확정된 사업주는 신용정보기관에 체불 정보가 공유되어 대출, 이자율 산정 등 금융거래 시 불이익을 받게 되고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지원사업 참여도 제한된다. 임금체불로 2회 이상 유죄 확정을 받아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는 체불임금을 청산하기 전까지 해외 출국도 금지되며, 명단공개기간(3년) 중 다시 임금을 체불할 경우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피해노동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체불 피해 노동자에 대한 구제도 강화된다. 퇴직자에게만 적용되던 체불임금 지연이자(연 20%)가 재직자로 확대되고, 명백한 고의에 의한 체불이나 3개월 이상의 장기 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고용노동부에 진정 제기와 별개로 법원에 체불임금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시행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전체 임금체불에서 제조업이 27.4%, 건설업이 23.4%를 차지하며 각각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12.9%, 운수창고 및 통신업 12.1%, 금융보험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 10.6%, 전기가스 및 수도업 0.4%, 기타 12.3%, 확인불가 0.9% 순이다. 이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부진이 임금체불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제조업의 경우 저성장 국면 속에서 중소·영세기업이 많은 산업 구조와 납품·결제 관행이 임금체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원자재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납품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면 자금 확보를 위해 임금 지급이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하청 구조 속에서 납품대금 회수가 지연되면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제조업체가 타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또한 비정규직과 단기 계약직 비중이 높아 체불 발생 시 근로자들이 문제 제기나 법적 대응을 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있다. 건설업 역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정부의 규제 강화가 업계 위축으로 이어지며 임금체불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청에서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와 일용직 비중이 높아 규제가 강화될수록 공사 중단이나 수주 부진 시 인건비 체불로 직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욱·윤재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산재 엄벌 기조'가 오히려 건설산업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하면서도 “안전 문제는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고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임금체불을 줄이기 위해 사업주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금주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근로기준법에는 지연이자, 임금채권 우선변제, 체불사업장 명단공개 등 제도가 있지만 실제로는 사업주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금이 가장 좀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데 사업주 인식 개선과 함께 제재 방안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임금체불은 경제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처벌이나 기소보다는 경제적 제재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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