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한국지엠, 자산 매각에 철수설 재부상…‘관세 후폭풍’ 현실화

한국지엠이 결국 구조조정에 나섰다. 서비스센터와 유휴자산 등 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모그룹인 미국 GM 본사가 현지 엔진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까지 밝히면서 한국지엠의 철수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인천 부평공장 일부 유휴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지엠은 이번 자산 매각이 '운영 효율화'와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은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센터 운영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각 대상은 서울, 동서울, 인천, 대전, 원주, 전주, 광주, 창원, 부산 등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의 일부 유휴 시설 및 토지다. 한국지엠은 기존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직영 센터 직원은 전환 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 및 협력업체들은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니라 '철수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미 2019년 군산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의 전례가 있고 GM본사가 해외에서 수익성 악화 시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GM은 과거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 유럽, 인도 등에서 수익성 악화 시 현지 공장 매각·철수를 단행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로 수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지엠은 전체 판매의 85%를 미국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데 이번 관세로 예전 같은 판매량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수출을 제외하면 한국시장서 1분기에 5000대도 팔지 못하는 '내수 꼴찌' 처지이기에 한국지엠의 상황은 더욱 위태롭다. 특히 이번 자산 매각 결정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모기업 GM의 현지 위주 움직임 때문이다. GM은 미국 뉴욕주 토나완다 엔진 공장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6세대 V8 가솔린 엔진 생산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원래 전기차 모터 생산에 4000억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을 접고 내연기관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에 대규모 투자를 위해 자산 매각이 필요한데 그 대상이 한국지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GM은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GM은 전체 생산량의 85~90%를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라 관세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비용 감축과 자산 매각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지엠이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2조원에 달한다. 공시지가보다 실제 시세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조원대 보유 토지를 매각할 여지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지엠은 당장 철수보단 정부와 협상을 우선시할 전망이다. 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정부와 협상 끝에 81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고 10년간 사업 유지 약속을 한 전례가 있다. 이 약속은 2028년에 만료된다. 이번에도 GM이 철수설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한국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GM은 “관세가 장기화하면 공장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지엠이 철수할 경우, 1만1000명의 직접 고용과 3000여 협력사, 14만명에 달하는 연관 근로자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사실상 미국을 위한 공장인데, 관세로 존재 가치가 희석되면서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新가전 추격전’… 입지 다진 LG, 반격 나선 삼성

LG전자가 신(新)가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일상 공간을 재해석한 혁신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수요층을 공략하며 시장 지형을 선도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기술 차별화 전략을 중심으로 신가전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신가전 라인업을 다각도로 확장하며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스탠바이미'다. 무빙스탠드 디자인과 무선사용 기능을 앞세운 이 제품은 침실, 주방, 서재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이동형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었다. 제품 출시 초기 예약판매 당시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 출시된 후속작 '스탠바이미2' 역시 전작을 뛰어넘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의 누적 판매량은 전작 같은 기간 대비 800% 이상 증가했다. 스탠바이미2는 제품 분리 방식을 개선해, 버튼 하나로 화면부를 스탠드에서 손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스탠드에 내장돼 있던 배터리도 화면부로 이동시켜, 독립적인 사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책상 위에 세워 쓸 수 있는 폴리오 커버, 이동이 편리한 스트랩 액세서리, 액자처럼 벽에 거치할 수 있는 홀더 등 활용 방식이 다양해지며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주거 공간뿐 아니라 사무실, 교육 현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류관리기 시장에서도 LG전자는 독보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스타일러'는 시장 점유율 1위를 꾸준히 기록 중이며, 위생 기능을 강조한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OTT 보급 확산과 맞물려 성장 중인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서도 LG전자는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제맥주 제조기, 가정용 식물 재배기 등으로 신생활가전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신가전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신가전 분야에서 다소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술 중심의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삼성은 최근 터치 기능을 적용한 가정용 초단초점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5'를 출시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제품은 약 43㎝ 거리에서 최대 10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으며, 벽·바닥·테이블 등 평면이 있는 어디서든 대형 스크린을 구성할 수 있다. 특히 초단초점 기술은 좁은 공간에서도 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가구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 대형 TV 설치가 어려운 환경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일반 프로젝터가 100인치 화면 구현에 3~4m 거리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초단초점 제품은 20~50㎝만으로 동일한 크기를 구현할 수 있다. 사용자가 화면 앞을 지나가더라도 영상이 끊기지 않아 몰입감도 높다는 평가다. 이동식 스크린 시장에서도 삼성은 새로운 카드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탠바이미에 맞서는 무선 이동식 스크린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은 OLED 및 QLED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옵션을 제공하며, 하드웨어 스펙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가전 제품군 전반에서도 삼성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인원' 콘셉트를 내세운 로봇청소기 및 세탁건조기 통합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제적으로 출시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올인원 제품을 선보였고,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2위권까지 끌어올렸다. 세탁건조기의 경우 고성능과 합리적 가격대를 동시에 갖춘 제품 라인업을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신가전이 향후 가전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존 TV·냉장고·세탁기 등 전통 가전은 교체 주기가 길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반면, 신가전은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한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생활가전 부문 매출 성장은 신가전 흥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LG전자는 신가전 사업 확장세에 힘입어 2023년 생활가전 부문이 사상 첫 연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신가전 분야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양사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 이동성, 공간 연계성 등 다층적인 영역에서의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 가전제품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일상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신가전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술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경험 설계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선 주자 ICT 공약 살펴보니…AI 육성에 무게, 방송·통신은 후순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별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선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에 무게중심이 쏠리며 방송·통신 정책이 후순위로 밀린 모양새다. 29일 각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집을 살펴보면, ICT 분야 정책은 AI 관련 공약으로 주를 이뤘다. 나란히 100조원대 규모 투자 계획을 앞세운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부 폐쇄망 기반 멀티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한국형 AI 클러스터 조성 △모두의 AI 프로젝트 등을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AI 공약은 △20만명 규모의 AI 인재 양성 △민관합동 100조 펀드 조성 △차세대 AI 기술 확보 △AI 스타트업·벤처 육성 등으로 압축된다. 규제 개혁과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진 점이 특징이다. 다만 방송·통신 공약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대선마다 표심잡기를 위한 '단골 공약'으로 꼽혀오던 통신비 인하 관련 공약도 이번엔 존재감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이 후보가 △통신비 세액공제 △군 장병 통신요금 50% 할인 △농산어촌 데이터요금 경감 등을, 김 후보가 △저소득층·학생·노인 할인혜택 강화 △통신업계 경쟁 활성화로 통신비 경감 등을 제시한 게 전부다. 공통적으로 오는 7월 폐지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대한 후속책 마련에 주목했다. 자급제폰(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를 통해 구매한 새 단말기) 확대 및 알뜰폰 육성 방향은 두 후보 모두 결을 같이 한다.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및 시설 확대를 통해 품질 및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도 대체로 동일하다. 이 후보는 △전 국민 데이터 안심요금제(QoS) 도입 △이용자 중심 데이터 활용제도 확립 △5 세대 이동통신(5G) 공공 와이파이 광역 지하철 전반 설치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의 경우 △최적요금제 고지 △선택약정 할인제도 개선 △5G-LTE 통합요금제 도입 △망(네트워크) 도매대가 사전규제 부활 등을 내놨다. 통신비 인하 공약이 기존보다 줄어든 이유로는 통신업계 반발에 대한 부담과 통신비 부담이 경감되고 있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계청 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소비지출 대비 가계통신비 비중은 지난 2008년 7%에서 2023년 기준 5% 수준으로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디지털경제전망 보고서 2024'를 통해 우리나라의 통신 요금이 전체 38개국 중 최대 2번째, 최소 10번째로 저렴하다고 밝혔다. 요금제별로 최소 7.3달러, 최대 14달러 수준이었다. 차기 정부로선 요금 인하 촉진 명분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통신 요금 인하 공약이 전혀 없는 가운데 후보들 또한 AI/DX 육성론을 내세우고 있는 모양새"라며 “과거 통신비 규제 강도는 네트워크 투자 규모와 반비례했는데, 통신사 투자가 줄면 인하 압박이 높아진 반면 증가했을 경우 요금 인상을 일정 부분 용인해 왔다"고 분석했다. 통신 3사와 그 계열사를 주축으로 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포털·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대표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갈등이 첨예한 망 사용료의 경우, 양 후보 모두 사후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사적 계약의 자율성을 우선시하되, 계약 과정에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의 우월적 지위가 남용되거나 불공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사후규제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미디어 관련 공약의 경우, 두 후보 모두 방송광고 규제 완화 및 일관된 기준 적용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 체계를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 전환하는 한편, 시청권 보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방송광고 금지·제한 품목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 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콘텐츠 사용료의 경우, 이 후보가 투명한 산정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다. 자율 협상을 원칙으로 하되, 정부의 갈등 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논의를 수 년 째 이어 왔지만, 이를 둘러싼 지상파·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유료방송(인터넷TV(IPTV)·위성방송) 등 사업자 간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오픈AI, 왜 한국을 선택했나…K-AI의 강점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서울에 공식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예고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도쿄, 싱가포르 등에 이은 행보다. AI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가 한국을 찾은 것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은 주요 기술·정책·사회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오픈AI는 진출한 일본과 싱가포르에도 진출했다. 이를 통해 오픈AI의 한국 내 활동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도 업계의 설명이다. 29일 AI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탠포드대 인간중심 AI 연구소(HAI)가 450페이지 분량으로 발간한 'AI 인덱스 리포트 2025'를 보면 한국의 AI 관련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출원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은 17.3건을 기록해 룩셈부르크(15.3건), 중국(6.1건), 미국(5.2건)을 모두 상회했다. 인구 규모 대비 고밀도의 지적 재산 축적이라는 점에서 기술 혁신 기반의 질적 수준을 보여준다. 산업 인프라 측면에서도 한국은 세계적 수준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은 3만1400대의 산업용 로봇을 설치해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등 고정밀 산업 분야에서 AI 통합이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 영역에서도 경쟁력은 확인된다. 스탠포드 보고서는 한국을 전 세계에서 K–12 정규 교육 과정에 AI 교육을 명시적으로 포함한 소수 국가 중 하나로 소개했다. 또 2022년 기준, 한국은 약 3만7000명의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고등 교육 졸업자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석사 졸업자는 9716명, 박사 졸업자는 247명이다. 오픈AI가 연구·개발 역량 확보를 위해 고급 인재가 밀집된 국가를 우선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수치는 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인 전략적 요소로 작용한다. 사회 수용성도 높은 편이다. AI 인덱스에 포함된 글로벌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과 함께 AI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보이는 국가군에 포함된다. 이는 AI 제품 및 서비스의 조기 상용화, 베타 서비스 수용, 신규 기능 테스트 등에 유리한 조건이다. 한편 오픈AI는 2023년 이후 일본, 싱가포르,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에 지사를 설립하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싱가포르는 한국 지사 설립의 기능을 예측하는 데 있어 유효한 사례로 평가된다. 2024년 4월 문을 연 도쿄 지사에서 오픈AI는 일본어에 최적화된 GPT-4 모델을 공개했다. 일본 내 사용자 경험과 언어 데이터를 반영해 응답 정확도와 속도 면에서 기존 모델 대비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오픈AI는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SB OpenAI Japan'을 설립하고, 그룹 내 AI 솔루션을 우선 적용한 뒤 외부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추가로 일본 22개 지자체와의 협업도 병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지사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전체를 관할하는 허브로 기능 중이다. 오픈AI는 싱가포르 정부 산하 AI Singapore와 협업해 동남아 언어 및 문화 특성을 반영한 로컬화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모빌리티 기업 Grab과는 AI 기반 고객 응대 시스템 및 지도 정보 업데이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다. 2024년부터 싱가포르는 OpenAI의 데이터 레지던시(Data Residency) 제도가 적용되는 국가에 포함되어, 기업 고객의 데이터가 자국 내에 저장된다. 오픈AI는 한국에서도 데이터 레이던시를 적용할 방침이다. 최근 이슈인 데이터 주권에 대해서도 우려 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얘기다. 이러한 행보는 오픈AI가 각 국가에서 단순한 지사 기능을 넘어, 현지화된 모델 개발, 대기업 협력, 정책 연계, 인프라 구축 등 다차원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오픈AI가 한국에서 수행할 주요 역할로는 △한국어에 특화된 GPT 모델 고도화 △국내 대기업 및 공공기관 대상 Chat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산학연 협력 기반 연구 거점화 △현지 AI 인재 채용 및 육성 △AI 인프라 투자 및 정책 파트너십 등이 거론된다. 특히 정부 차원의 정책 연계 가능성도 크다. 오픈AI가 주도하는 'OpenAI for Countries'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한국에 AI 데이터센터나 모델 테스트 인프라 등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한국은 기술, 산업, 교육, 사회 수용도, 정책 환경 모든 면에서 AI에 최적화된 국가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오픈AI가 수행한 현지화 전략은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며, 나아가 더 확장된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단순한 기술 수용국이 아니라, 글로벌 AI 전략 속에서 실질적인 실험과 확산이 가능한 '기술 실증 국가'"라며 “오픈AI의 한국 지사는 단순한 지사 개설이 아닌 전략적 전환점의 출발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T 유심 해킹] 대리점協 “신규모집 중단, 생계 위협…손실 보상안 시급”

SK텔레콤 대리점주들이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신규모집이 중단된 데 대해 생계를 위협하는 조치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사측에도 손실 규모에 대한 합당한 보상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산하 SKT 대리점협의회는 29일 성명을 통해 “SKT와 정부·국회는 이제라도 신규 모집 중단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S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지난 5일부터 신규가입·번호이동 등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유심 교체를 원하는 수요자 전부를 만족시켜야 (신규모집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로 인한 대리점의 영업 손실 피해 우려에 대해 유영상 대표는 “회사가 보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조치가 한 달 가량 이어지면서 일선 대리점들은 한계에 달한 모습이다. 가입자들의 단말기를 바꿔주는 기기변경을 통해 추가 이탈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겨간 가입자는 23만6901명으로 전월 대비 약 87% 급증했다. 협의회는 현재 예약자의 절반이 넘는 가입자가 유심을 교체했고, 지속적으로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신규모집을 재개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0시 기준 SKT 가입자 총 517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대기 중인 가입자는 389만명으로 집계됐다. 유심 재설정 고객은 24만6000명이다. 일평균 30만명씩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빠르면 다음달 중순부터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유심을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협의회는 “해킹 사고로 불안·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 한 분의 유심을 더 교체해 드리기 위해 전 직원이 휴일도 없이 응대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조치로 대리점에 장사까지 하지 말란 건 생계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상공인 피해는 물론 신규영업 정지로 인한 시장 질서 혼란 야기로 통신시장 생태계를 혼돈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SKT에도 합당한 보상안을 조속히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신규모집 중단과 가입자 이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T는 지난 15일 대리점들의 운영자금 대여금 원금·이자 상환을 3개월 유예키로 했지만, 실질적인 피해 규모를 보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사측은 브리핑을 통해 △유심 교체 등 관련 업무 처리 수당 지급 △휴일 매장 개점에 대한 부분 지원 △매장별 500만원씩 대여금 3개월 무이자 지원 △운영자금 무이자 및 기존 대출 이자 납부 유예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보상안은 재개 시점에 발표할 예정이다. 임봉호 이동통신(MNO)사업부장은 “지금은 유심 교체 예약자들에 대한 안내와 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유통망에 대해선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신규 영업 중지 기간에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도 계획하고 있으며, 보상은 영업 정지가 해지된 시점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포토 뉴스] 마덱스 2025 HD현대 부스를 둘러보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마덱스) 2025 현장에서 HD현대중공업의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 'HCX-23 플러스'와 한화오션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현대중공업 6500톤급 차세대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KDDX) 모형, 2300톤급 수출용 잠수함 'HDS-2300' 등을 살펴봤다. 이후 김 부회장은 한화 방산 3사 통합 부스에서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 등 계열사 경영진의 함정 기술 설명을 듣고 자리를 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강원 미래모빌리티혁신센터 준공… 미래차 산업 전환의 핵심 거점 출범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는 28일 원주 한라대학교에서 '강원 미래모빌리티 혁신센터' 준공식을 개최하며, 강원도의 미래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태 도지사를 비롯해 원강수 원주시장, 김응권 한라대학교 총장, 김진균 고등기술연구원장 등 관계기관과 기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미래차 부품산업 전환의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강원미래모빌리티혁신센터(이하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디지털융합 자동차부품 혁신지원센터 구축'(174억 원)과 '바이오트윈 기반 미래차부품 고도화 기반 구축'(160억 원) 두 사업을 통합해 건립된 시설이다. 총사업비 334억원(국비 118억, 지방비 216억)이 투입됐다. 센터는 연면적 2920㎡, 지상 4층 규모로 연구동과 장비동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는 디지털 트윈과 바이오 트윈 기반의 첨단 장비 13종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차 소재ㆍ부품 설계, 시제품 제작, 공정장비 및 시험평가, 제품 인증 등 미래차 기술개발 전주기 프로세스를 지원하게 된다. 특히 실제 주행 조건을 가상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 생체정보 인식 기반 HVI(Human Vehicle Interface) 기술은 미래차 시장 대응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센터는 한라대가 부지를 제공하고, 강원테크노파크가 건축을 총괄했으며, 고등기술연구원이 주관기관으로 운영을 맡는다. 향후 고등기술연구원, 한라대학교, 강원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강원 내 50여 개 자동차 부품 기업의 미래차 산업 전환을 위한 기술 컨설팅과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센터는 산·학·연 연계 기술 세미나, 포럼 운영, 사업 맞춤형 직무교육 등을 통해 전문 인력 양성 및 네트워킹 강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진태 도지사는 “원주와 횡성을 중심으로 총 12개 미래차 관련 사업을 통해 클러스터화를 추진 중이며, 이번 센터 준공은 그 출발점"이라며 “자동차 대기업 유치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 강원도의 미래차 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강원미래모빌리티혁신센터는 기업이 성장하고, 인재가 양성되며, 신기술이 탄생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원주의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센터의 기술지원과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센터 준공을 계기로 강원도는 원주와 횡성을 연계한 미래차 산업 전주기(설계→개발→시험ㆍ인증→생산→재사용) 실증 지원체계를 본격 가동하며, 전국적인 미래차 산업 클러스터로 도약하고자 한다. ess003@ekn.kr

‘트럼프 관세에 결국’…한국지엠, 직영 서비스센터 9곳·부평공장 유휴자산 등 매각

한국지엠(GM 한국사업장)이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 2공장 등 일부 자산을 매각한다고 28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생산 물량의 85%를 미국에 수출한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9% 감소한 2만4824대에 그쳤다. 한국지엠은 28일 전직원에 발표한 공지에서 “급변하는 산업 및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9개 GM 직영 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할 것"이라며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및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 매각에 대해서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현재 운영 중인 서울, 원주, 전주, 부산, 대전, 창원, 인천, 광주 등 전국 9개 서비스센터를 통째로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센터는 공인 서비스센터인 386개 협력 정비센터로 완전히 이관된다. 회사는 서비스센터를 매각하더라도 근무하는 직원의 고용은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22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부평 2공장 등의 토지와 시설도 매각을 추진한다. 이미 운영이 되지 않는 곳인 만큼 생산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4월 인천 부평공장의 생산을 2만1000대 늘렸고 이번 달에는 약 1만대 규모의 추가 물량을 배정했다.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 및 한국사업장 사장은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재정 건전성 회복에 큰 진전을 이뤘다"며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센터 운영의 효율화는 장기적 지속 가능성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생산 중인 차량 프로그램은 수년간 지속될 예정"이라며 “이번 결정은 비즈니스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장]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 “AI 기반 세계 최고 함정 만든다”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이하 마덱스) 2025에서 HD현대와 한화오션이 각각 부스에서 칵테일 리셉션을 진행하며 K-해양 방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최병로 방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해 국내외 방산 관계자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28일 마덱스가 개최된 부산 벡스코 현장에는 14개국 200여 개 방산 기업들이 참가해 29개국 100여 명의 외국 대표단에 K-해양 방산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정기선 HD현대 수석 부회장은 이날 15시 30분 LIG넥스원괴 공동 주최한 리셉션 현장에 찾아와 직원들과 사진을 촬영했고, 업계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그간 우리가 축적해 온 첨단 함정 건조 기술력과 미래 전장 대응 능력을 앞세워 최고의 함정을 만들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책임지는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운을 뗐다. 정 수석 부회장은 “HD현대는 대한민국 첫 전투함인 울산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6척의 함정을 건조했고, 이 중 18척을 해외에 수출했다"며 “최근에는 우리 기술로 최고의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을 건조해 인도했고, 필리핀과 페루 등에도 최신 함정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인공 지능(AI) 기반 무인화·자동화·전동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K-해양 방산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건배사를 전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사장)는 “1등을 좋아하는 나라 대한민국은 저출산 측면에서도 1등"이라며 “당사는 HD현대중공업과 현재 1000개 이상의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고, 차제에는 AI를 활용한 자동화·로봇 등 미래 기술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신 대표는 “우리가 꾸는 꿈은 단순하지 않고 반드시 이뤄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HD현대중공업과 함께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해양의 시대, 해양 방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바다를 정복하는 나라가 미래를 정복하는 만큼 HD현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LIG넥스원은 올해 마덱스에서 미래 무인 수상정 '해검-X'를 최초 공개했다. 동시에 △스텔스형 디자인 △다기능 레이다(MFR) △원격 무장 체계 등을 선보여해군의 유·무인 복합 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 실현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병로 방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은 “500여년 전 거북선을 만든 자랑스러운 역사가 오늘날 K-해양 방산의 위상을 있게 했다"며 “정주영 HD현대중공업 창업주께서도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짜리 지폐를 들고 우리나라 최초의 상선을 수주한 일화가 유명하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LIG넥스원은 무기·수중 무기 체계와 유도 무기, 지휘·통신 체계, 무인화 등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이 함께 손잡고 K-해양 방산의 영토를 넓히겠다는 말씀에 큰 기대를 갖게 됐고, K-해양 방산은 미래의 블루 오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한화 방산 3사 통합 부스에서 칵테일 리셉션을 따로 열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사장)는 “당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3사의 시너지를 통해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한화그룹은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는 물론, 한국 최초로 미 해군 유지·보수·분해 후 조립(MRO) 사업을 수주해 완벽하게 정비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며 저궤도 통신·위성·무인함·수상함·잠수함 등 차별화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토탈 방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고 설파했다. 아울러 “한화 방산 3사 하모니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K-해양 방산의 선두주자로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HD현대와 한화오션 양측 리셉션에 모두 참석했다. 양 총장은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국내 대표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과 첨단 무기 체계를 만들어줘 강한 해군력 구축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해군도 첨단 기술 발전과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함정 수요를 선제적으로 창출해 민·관·군이 원 팀으로 해양 강국을 실현하겠다"며 “K-방산의 세계 진출과 국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철강 기술 초격차 선도

최근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 수입재의 범람, 미국 보호무역 장벽에서 기인한 글로벌 관세전쟁의 본격화, 환경규제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삼중고를 돌파하고자 '철강경쟁력 재건'을 그룹의 7대 미래 혁신과제 중 하나로 삼고, 철강분야의 디지털전환(DX)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DX의 일환으로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통해 철강 기술 초격차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기존 스마트 팩토리에서 단순히 프로세스가 자동화되는 차원을 넘어,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유통·서비스하고 그에 기반한 의사결정까지 자동으로 판단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으로 주문·생산·판매·마케팅 등 제조 전 프로세스를 관통해 한 단계 높은 원가, 품질, 안전이 구현되는 지능형 자율제조를 구현하고자 한다. 포스코는 사람·AI·로봇의 협업을 통한 지능형 자율 제조 프로세스인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구현해, 포스코그룹의 핵심 부문인 철강 사업의 본원경쟁력을 강화해 나아갈 계획이다. 실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공정에 적용된 기술들은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나아가는 포스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강공정은 제선에서 운반된 용선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깨끗한 용강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러한 전로 조업은 공정 단계마다 취련사의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기에 작업 피로도가 높고 작업자별 품질 편차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취련이 완료된 용강의 온도는 1600℃ 이상이고, 그 무게 또한 300톤에 달해 취련사들은 늘 긴장감을 느끼며 업무에 임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광양 제강부와 기술연구원은 2018년도부터 전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공장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숙련된 취련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현장과 생산관리시스템(MES)를 연동해 방대한 조업 데이터를 축적해 왔기에 자동화 기술 개발에 확신이 있었다. 7년간의 기술 개발 끝에 기존 설비조작횟수 25번에서 모든 취련 작업을 100% 자동 원터치로 수행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취련사의 안전을 보장하고, 일관된 조업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기술은 현장에서 조업을 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공간 제약 없이 원격으로 자동 취련을 제어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전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 기술의 핵심은 'IoT 기반으로 계측된 영상을 AI로 학습해 설비가 자동 운전되는 기술'과 '포스코형 AI 열배합 모델이 적용된 취련 조업'이다. 다양한 IoT 기반의 영상 계측 시스템은 작업 현장의 사각지대와 고위험 지점을 모니터링하고, 영상을 학습한 AI는 최적의 전로 운전 방법을 제시하며, AI 열배합 모델은 용선의 온도, 성분, 전로의 상태 등 조업 환경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취련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IoT 기반의 영상 계측 시스템과 AI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조업이 이뤄질 수 있다. 포스코는 전로 조업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한 이 기술 개발로 25번의 설비 조작 횟수를 1회로 단축시키고, 용강의 온도와 성분 적중률을 향상시켰으며, 제강 실수율 또한 개선해 일정한 제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설비 장애가 발생하기 전 이를 감지하는 스마트 예지 정비체계도 구축됐다. 포스코는 제강공장의 핵심 설비인 '서브랜스(Sub Lance)'의 과열 방지를 위한 냉각수 설비 이상예지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서브랜스의 냉각수 공급 호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설비장애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서브랜스는 쇳물의 △온도 △탄소 △산소 함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길쭉한 봉 형태의 설비로 설비 운영자가 측정된 성분 함량에 따라 쇳물 성분을 정밀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서브랜스 설비에 원활하게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쇳물의 성분 측정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설비의 과열로 이어져 예기치 못한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냉각수 유출을 사전 감지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각수 설비 이상예지' 모델은 첨단 데이터 분석 및 예측 알고리즘이 적용되었으며, 실시간으로 냉각수의 흐름과 온도를 모니터링해 비정상적인 패턴이 감지될 경우 즉각적인 경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설비 이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에서 나아가, 설비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요소를 분석하고 사전에 이상을 예측한다는 것이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약 14시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설비 장애의 징후까지 감지하여 사전 정비를 실시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생산환경을 구축하게 되었다. 스마트 기술은 설비의 효율성·생산성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장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제강부 슬라브정정공장 통행로 내에 라이다(Lidar) 센서 기반 차단기와 AI기반 CCTV를 설치해 작업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스마트 풀 루프(Smart Fool Proof)' 시스템 적용을 확산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작업자 실수로 발생 가능한 설비 장애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광양제철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첨단 안전시스템으로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의미한다. 슬라브 정정공장 통행로에 적용된 시스템은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사람 감지 시 자동으로 차단기를 내려 작업자를 보호한다. 차량 혹은 크레인 이동이 감지되지 않을땐 차단기를 열어 통행을 허용한다. 정밀한 감지를 가능케 하는 라이다 센서를 적용하여 작업자와 크레인, 차량 등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또한 공장 내부의 통행로와 크레인이동구역이 혼재된 공간에 AI 기반 CCTV를 적용해 작업자를 감지하면 크레인 이동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업자와 크레인 및 설비 등을 CCTV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수 천장의 이미지를 AI에 학습시키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더 정확하게 작업자와 설비를 구분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