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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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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째 유령신세’ 된 한전KPS 사장 최종후보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02 06:28

2024년 12월 주총에서 사장 선임됐지만 아직까지 대통령 임명 안 이뤄져
계엄·탄핵 사태로 장관 제청 미뤄졌다가 현 정부 들어서도 제청 안되고 있어
김성환 기후부장관 “연내 주요 공기업 인사 마무리 하거나 절차 돌입” 공허
산업재해 위험성 큰 발전소 정비업무 맡고 있어 사장 리더십 중요
최종후보자 지위 취소하려면 결격사유 및 주총 결정 필요한데 명분 부족 평가
가스공사·한수원·지역난방공사 등은 차기 사장 선임 위한 공개 모집 절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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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당시 임명된 주요 에너지 공기업 사장들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기업들은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공개 모집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발전설비 정비를 담당하는 한전KPS만은 유독 인선 절차가 멈춰 서 있어 공기업 인사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요 에너지 공기업 사장 임기 및 후임 공모 현황

주요 에너지 공기업 사장 임기 및 후임 공모 현황

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KPS 주총에서 차기 사장으로 선임된 허상국 최종후보자가 13개월째 대통령 임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전KPS 이사회는 2024년 12월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허상국 최종후보자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허 후보자는 한전KPS에서 총무처장, 품질경영처장, 발전안전사업본부장(부사장)을 역임한 내부 전문가이다.




다음 절차는 담당 부처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12.3 계엄 및 탄핵 사태로 전 정부에서 임명을 받지 못했고, 올해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10월 새로운 담당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최종 임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는 동안 한전KPS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6월 임명된 김홍연 사장이 3년 임기가 지난 현재까지 4년 7개월동안 계속 사장직을 맡고 있는 상태다.


한전KPS는 한전의 자회사(지분율 51%)로, 발전소 정비업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산업재해 위험도가 높아 자질을 갖춘 사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장 최종후보자의 대통령 미임명 사태가 13개월간이나 지속되고, 임기가 1년 6개월이나 지난 사장이 기약없이 직을 계속 수행하면서 산재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태안화력에서 정비업무를 맡고 있는 한전KPS의 하청업체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발전공기업들은 내년부터 한전KPS와의 수의계약 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업계는 담당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허상국 최종후보자를 임명하던가, 아니면 최종후보자 지위를 박탈하고 새로 공모하는 것이다. 전자는 이 정부가 결단만 내리면 되지만, 후자는 명분과 절차가 필요해 자칫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종후보자 지위를 박탈하려면 새로 주주총회를 열어 이를 의결해야 한다. 이 때 지위 박탈에 대한 명분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허 후보자에 대한 뚜렷한 법적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해 12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산하기관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주요 자리는 올해 중에 임명되거나 임명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 전체 인력 배치 과정에서 다소 속도 지체가 있었지만, 차관 인선이 마무리되고 1급 인사도 대체로 정리되면서 산하기관장 인선 역시 전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다른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은 절차대로 차기 사장 인선 절차에 돌입했지만, 유독 한전KPS만 예외로 남아 있어 그 이유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사 지연이 단순한 행정적 문제인지, 아니면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맞물린 전략적 판단인지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기업계에서는 “사장이 임기 만료로 공모에 들어간 다른 에너지 공기업들과 달리, 한전KPS만 과거에 선임된 최종후보자가 '유령처럼' 남아 있는 상황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주무부처도, 청와대도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흘러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방치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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