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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뜻대로 에너지가격 하락?…“스프링 눌러 놓은 상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기 때문에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스시장 최대 수요자로 부상한 유럽이 미국 관세협상에 대비해 아직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글로벌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기준 배럴당 63.2달러로 올해 최고가인 1월 13일 78.8달러보다 19.8% 하락했다. 미국 천연가스 대표 거래가격인 헨리허브는 MMBtu당 3.14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가를 기록한 3월 3일의 4.399달러보다 28.4%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1월 20일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며 에너지 가격의 하락 안정화를 약속하고 이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에너지 가격은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 안정화되고 있으니, 더이상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높게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것은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수입국들이 에너지 구매를 늦추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이 있다. 유럽연합은 천연가스를 지하에 저장한 뒤 주 수요철인 여름과 겨울에 사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의 천연가스 재고율은 38.4%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9%보다 23.5%P나 적은 수준이다. 이처럼 유럽연합이 재고를 채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미국과 가장 먼저 관세 협상에 나선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무역수지 균형을 위해 미국산 에너지를 대거 구매할 예정이며, 대표적으로 미국산 LNG를 대거 구매할 예정이다. 유럽연합도 미국과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산 LNG를 대거 구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의 가스 구매가 뒤로 늦어질 수록 국제 LNG 가격이 눌러 놓은 스프링처럼 튀어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본적으로 LNG는 장기저장이 불가능해 한국과 일본은 구매한 즉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반면 유럽연합은 장기저장이 가능한 지하저장고를 갖고 있어 일찌감치 저렴한 가스를 구매해 저장해 놓은 뒤 이를 피크 시기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유럽연합이 가스 구매를 뒤로 미루고 있어 자칫 동북아 구매 시기와 맞물리게 되면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가스 가격이 오르면 대체제인 석유, 유연탄 등 다른 에너지 가격도 동시에 오르게 된다. 다만 변수가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종전 분위기로 가고 있어, 러시아 가스가 다시 유럽으로 공급되면 가스 가격 폭등 우려는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종전이 언제 이뤄질 지 모르고, 종전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유럽연합은 앞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가스 등 에너지가격은 스프링을 눌러 놓은 상태와 같다. 유럽이 가스재고를 채우기 시작하면 가격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 설 것"이라며 “여기에 북반구 조기 폭염까지 겹치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100%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소형 항공사들의 귀환…‘틈새 시장’ 울릉도·중단거리 노선 노린다

전국 도서(島嶼) 지역에 공항이 지어짐에 따라 이에 대비해 소형 항공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들은 시장 재진입을, 마친 회사는 올 하반기 재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신생 회사는 확고한 사업 의지를 밝히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섬 주민 교통권 보장과 응급 상황 대응 △관광·지역 경제 활성화 △국가 안보·영토 관리 강화 △주민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이유로 전국 도서 지역 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서 지역을 접근하는 데에 여전히 많은 불편이 따르고 있고, 양호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 소득이 늘어나 삶의 질이 향상됐고, 도서 접근 시 선박보다 편의성이 좋은 항공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경량 항공기 등을 이용한 관광·레저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정부는 울릉도와 백령도 등에 소형 신공항을 건설해 각각 2028년, 2030년 개항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19가 걷힌 이후 국제선 항공 수요는 올해 9153만명으로 2019년의 101% 수준에 이르러 완전 회복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단거리 국제선에 집중하고 있어 이들보다 규모가 더 작은 항공사들에게는 틈새 시장 공략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세워진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 '하이에어'는 경영진의 채무 불이행으로 2023년 9월 1일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상상인증권 컨소시엄이 인수한 이후 기업 회생 절차와 169억원 규모의 채무 변제를 거치며 재운항 작업을 지속해왔고, 국토부의 항공 운항 증명(AOC)을 재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에어 관계자는 “재운항 준비를 하는 중에는 인력 채용에 따른 교육과 기재 도입, 정비·도장 작업 등 제반 분야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중 비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대 주주인 상상인증권 측은 체리항공·체리에어·Cherry Air·Cherry Airlines 등의 상표를 출원해 사명도 이 중에서 택일해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으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하이에어는 구형 터보 프롭기 ATR 72-500을 처분하고 신형 ATR 72-600을 들여와 사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ATR72-600 기종은 1200m 수준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울릉·백령 등 소형 공항 운항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급 대비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량이 45% 적고, 최대 35노트의 강풍에도 이착륙이 가능해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종을 도입하는 신생 소형 항공사 '섬에어(SUM Air)'는 사명에 걸맞게 섬과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사업 목표로 하며 내년 3월 본격 운항에 나선다. 2022년 11월 설립된 이 회사는 본사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두고 김포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다. 올해 2월 국토부로부터 소형 항공 운송 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올해 11월 72석을 탑재한 터보 프롭기 ATR72-600을 처음 들여온다. 이후 2026년부터는 ATR사와의 신조기 8대 구매 계약에 따라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섬에어는 최근 경상남도·사천시·진주시·한국공항공사 등과 사천공항 활성화·항공 교통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각 지자체는 재정·행정 지원과 공항 홍보·수요 창출에 협력하고, 섬에어는 신규 노선 운항과 지역민 항공 교통 편의 증진에 나선다. 이에 따라 김포-포항경주-제주, 김포-사천-제주 등 내륙과 제주·남해안·동해안을 연결하는 노선을 우선 취항한다. 이후 울산-울릉도·백령도 등 섬과 내륙을 잇는 노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울릉공항과 백령공항 개장에 맞춰 섬 노선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에서 사명을 바꾼 파라타항공은 항공 운항 증명(AOC) 회복차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경력직을 중심으로 숙련된 전문 인력 300명을 채용하고, 여객기도 에어버스 A330 2대와 A320 2대 등 총 4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앞서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대주회계법인은 플라이강원이던 시절 계속 기업 불확실성과 증빙 자료 미제시, 기초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범위 제한을 이유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결 감사 보고서와 감사 보고서에 대해 3년 연속 의견 거절 의견을 표명했다. 2023년 874억원이던 미처리 결손금은 작년 2355억원으로 169.33% 증가했고, 당기 순손실은 2022년 285억원에서 2024년 1460억원으로 412.39% 폭증하는 등 파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았던 상태에서 최대 주주인 아윰이 재무 구조 개선·신규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회생 절차가 2023년 6월 19일 받아들여졌고, 2024년 10월 18일 종결 결정에 따라 급물살을 타게 됐다. 플라이강원 인수에 성공한 공기 청정기 제조사 위닉스는 주주 배정 증자 방식으로 주당 5000원에 50만 보통주를 사들여 파라타항공 운영 자금 250억원을 투입했다. 이 외에도 위닉스는 보유 건물도 매각하고 ALC 바니 에어크래프트·중국 톈진 위칭춘장 항공기술 유한회사·테크 530에 파라타항공이 운용할 항공기 장기 리스료 1147억원에 대한 채무 이행 보증을 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올 8월에는 김포·제주·양양 등 국내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양양국제공항 의무 거점 유지 기간 3년이 지난 만큼 10월에는 인천발 일본·베트남 운항을 계획 중"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는 북미 노선에 취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최초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인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확실한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에 있고, 성실히 기업 회생 절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치킨 게임'이 벌어지는 항공 시장은 영업이익률 자체가 낮고, 변동비도 건지지 못할 경우 파산을 면치 못한다. 대형 항공사 대비 소형 항공사들은 재정 상황이 열악할 수 밖에 없어 재무 건전성 확보와 지역 기반 수요 창출이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BNK금융, 외부 전문가 수혈…“중장기 경쟁력 확보”

BNK금융그룹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25일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 정보보호 강화를 목표로 지주 위험관리책임자(CRO), 디지털 전문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겸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등 3명의 외부 전문가를 새로 영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영입으로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외부 경험과 전문성을 조직에 접목해 그룹 중장기 추진사업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내부 대응 역량을 실직적으로 강화하고 인적 역량도 높여 그룹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BNK금융은 지난해에도 지방금융으로는 이례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자산관리(WM)·연금그룹장, 자금시장그룹장을 전문 경영진으로 새로 선임해 그룹 주요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외부 전문인력 영입은 조직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며 “단순한 인재 충원이 아닌 조직에 신선한 시각과 에너지를 불어 넣어 유연하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변화에 강한 금융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은 앞으로도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우수 인재를 확보해 고객 중심 혁신과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갈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카카오뱅크, 주담대 비교 서비스 출시…“대출 선택권 넓힌다”

카카오뱅크가 대출 비교 서비스 상품을 주택담보대출로 확대했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다양한 제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한 번에 조회하고, 한도와 금리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제 1금융권을 포함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 온라인 투자연계업체까지 다양한 금융사가 입점했다. 제휴사의 처분조건부·후순위·오피스텔·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대출 상품을 비교하려는 고객은 주택담보대출 비교하기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챗봇을 통해 대출 용도와 주소, 연소득, 주택 보유 수 등의 정보를 대화하듯 빠르고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다. 각 상품의 상세 페이지에서는 우대금리 등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단의 '대출 신청하기'를 클릭하면 제휴사 앱으로 이동해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앱 내에서 즉시 서류 제출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비교하기 제휴 금융사를 지속 늘려 대출을 필요로 하는 고객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비교하기'를 통해 60여개 제휴 금융사의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시 당시와 비교해 1년 만에 입점 제휴사를 약 2배 확대하는 등 대출 플랫폼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편리하게 여러 금융사 대출을 비교,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했다"며 “넘버원(No.1) 통합 대출 플랫폼으로 성장해 금융생활 필수 앱으로서 입지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기자의 눈] 상품 팔기에 혈안된 금융사...건전한 질서는 어디에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과거에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업계 1위로 도약하자고 외치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듣기에 그리 편치 않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경제단위이고, 업계 1위 기업은 시장에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렇기에 CEO들이 1위 도약을 목표로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반대로 1등이 되지 못한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 고객 확보, 매출 증가 등에 난항을 겪는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기업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사실들을 다 알면서도, CEO들의 1위 구호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는 상품 가입 전화, 대출 권유 문자 등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고 상담원의 통화 내용을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 어느 순간 유료서비스에 가입돼 있어 놀란 적이 한두 번인가. 혹시나 싶어, 혹시 대출 상환에 이상이 생겼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은행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을 때도 어김없이 실망하곤 한다. 금융상품을 광고하거나, 대출을 권유하거나, 연회비가 더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금융사 CEO들의 1등 구호는 그래서 불편하다. 기업들이 1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가급적 많이 판매하고, 수익성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 이 금융상품이 금융소비자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미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실적 압박을 받는 직원들은 진실은 감춘 채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유한다. 당장의 상품 판매가 아닌, 고객 신뢰 확보와 고객 편의를 위해 정진하는 CEO는 어떨까. 이 질문에 최근 만난 한 금융권 관계자는 “CEO도 결국 오너일가가 고용한 사람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이 아닌 단기적인 안목으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너일가 입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경영권 안정성 확보, 후계 구도 등 후일을 위해서라도 단기간에 빠르게 수익을 내는 CEO를 선호한다는 논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들어 7차례에 걸쳐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소비자경보가 발령된 분야는 브리핑 영업 방식의 보험 상품 판매, 달러채권 투자, 공모주 청약 대행 등으로 다양하다. 몽골 G은행 발행채권에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연 11%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현혹하며 투자금을 편취하거나, 정부 산하 노인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공공단체로 가장해 어르신들의 자금을 편취하는 수법이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기업이 곧 최고기업이라는 인식은 이래서 위험하다. 지금의 상품 판매가, 당장 기업의 수익에 도움이 될지라도 소비자의 신뢰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기업들이 10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젊은 세대일수록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면서 금융사 직원들이나 보험설계사들을 불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금융사 CEO와 오너일가가 외쳐야 하는 구호는 업계 1위가 아닌 고객 신뢰 1위, 고객 만족이 곧 회사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진실한 마음가짐이다. 그것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가장 확실한 진리이자 이치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르포] “재고 없어요” “주말 예약자부터”…SKT 유심 무상교체 첫날 ‘아수라장’

“방문 순서대로 받는다기에 1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잘못은 SKT가 했는데, 왜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나요?" 28일 서울 성북구 SK텔레콤 직영점 'T월드'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배한나(30)씨는 “평일에는 방문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반차를 쓰고 유심을 교체하러 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매장 앞은 영업 시간 전부터 배 씨를 비롯해 유심을 교체하러 온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로 물의를 빚은 SKT가 추가 피해 방지책으로 오전 10시부터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재고 부족으로 인해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적잖았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 또한 대기순번이 10만번대를 넘어가면서 예상 대기 시간이 56시간에 육박키도 했다. 직원들은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는 이용자들에게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오늘 준비된 수량은 100개로, 이후엔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되풀이하느라 분주했다. 100번대 이후로 방문해 해당 매장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없게 된 일부 이용자들이 항의하면서 한때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업무 중간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개인잠금해제(PUK) 코드를 잘못 입력해 휴대전화가 잠긴 이용자들까지 찾아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유심 비밀번호를 변경하면 안심하다는 정보를 접한 후 'SIM PIN' 기능 활성화를 시도했던 이들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순 응대 및 휴대폰 판매·교체 등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공항 로밍센터엔 유심 재고가 충분해 즉시 교체가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아침부터 공항을 찾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김포공항 내 T월드 부스엔 유심을 교체하려는 이용자가 200명 이상 줄지어 서 있었다. 준비 수량이 넉넉해 방문자 대부분이 유심을 교체할 수 있었으나, 대기 시간에만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 데다 진입로 곳곳에 대기줄이 형성되면서 여행객들의 이동에 불편을 주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줄서있던 윤선길(78)씨는 “인근에 거주하는데 딸이 공항에서 바꾸는 게 좋다고 알려줘 바로 찾아왔다"며 “평소 광고 문자는 바로 발송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왜 즉각 알리지 않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순차적으로 교체' 외 구체적인 지침이 하달되지 않은 가운데 매장별로 이를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현장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A매장은 지점 방문 순으로 유심을 교체하고 있던 반면, 인근 B매장은 주말부터 예약명부를 받아 순서대로 처리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예약명부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찾아온 이용자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달 말 매장 폐점이나 이전을 앞둔 지점의 경우, 이용자 정보 관련 전산이 빠지기 때문에 유심이 수급되지 않아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A매장 관계자는 “해킹 사실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주 목~금요일 이틀 사이에만 유심 600개가 모두 동났다"며 “통상 '순차적'이라 하면 선착순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냐.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치하라는 지침을 하달받지 않아 일단 방문 순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용자들은 SKT가 내놓은 대책들이 부적절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측 불찰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데, 이용자에게 해결에 대한 책임전가를 한다는 것이다. 해킹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 우려가 높은 가운데 유심보호서비스 외 적절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안내가 없다는 비판도 적잖았다. 김모(26)씨는 “등기우편이나 택배 등으로 유심을 직접 발송하거나, 적절한 보안 방법 가이드를 배포해야 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이용자가 직접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의 차단 서비스 등을 이용하려고 정보를 모아두고 있는데, 해야할 게 너무 많고 복잡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현정(34)씨는 “유심 교체를 위해 주말동안 여러 군데 발품을 팔았는데, 별 거 아닌 일이라는 식으로 응대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통신사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려 해도 가입자가 몰려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고, 로밍 서비스와 병행되지 않아 제약이 많은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SKT는 고객센터 상담사를 통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유심 교체 등을 안내 중이라고 밝혔지만, 뾰족한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모(57)씨는 “사고 발생 인지 후 자체적으로 T월드·PASS 보안 설정과 잔고 이동, 통장·카드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한 상태"라며 “어르신들의 경우 이러한 조치 사항은커녕 해킹 발생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사측 대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SKT는 현재까지 100만개의 유심을 확보했으며, 다음달 말까지 500만개 물량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알뜰폰 이용자를 합쳐 전국에 약 248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심 대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상교체 시행 전부터 재고 품귀 현상이 빚어짐에 따라 온라인 예약을 한 뒤 방문할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용자가 몰리며 접속 지연이 발생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매장별 혹은 시점별로 유심 수급 이슈가 발생할 순 있으나, 지속적으로 유심 재고를 확보 중“며 “재고가 부족한 일부 매장의 경우 예약 서비스를 이용해 순차적으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웰티랩 ‘비너톡스21 베르베린 유산균’, 3차 물량완판으로 4차 사전예약 중

헬스케어 브랜드 웰티랩(WTLab)은 '비너톡스21 베르베린 유산균' 제품을 선보이며 3차 물량까지 전량 소진되어 4차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했다고 28일 전했다. '비너톡스21'은 베르베린을 중심으로 한 복합 배합 설계가 특징이다. 하루 2정, 21일 루틴을 기준으로 식물성 원료와 유산균, 식이섬유, 낙산균 등이 배합된 포뮬러는 일상 속 속불편함 관리와 밸런스 리듬 케어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에 웰티랩은 4차 물량 입고를 앞두고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기다려온 소비자들을 위해 한정 수량 프로모션도 함께 운영 중이다. 사전 예약 기간 동안에는 최대 50% 혜택이 적용되며, 소비자들이 더욱 합리적인 조건으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웰티랩 관계자는 “앞으로도 웰니스 중심의 루틴 브랜드로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경쟁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삼성 ‘출시 가속·라인업 확대’ 승부수

삼성전자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 탈환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 제품 공개 시점을 앞당기고, 혁신 제품을 포함한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18%를 기록해 애플(19%)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이 1분기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샤오미 역시 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삼성과의 격차를 4%p로 좁혔다. 2년 전 9%p였던 격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애플은 인도, 중동,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했고, 샤오미는 중국 내 강력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로는 삼성전자(20%)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애플과 샤오미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2022년 1분기 삼성의 출하량 점유율은 23%로 애플(18%)과 샤오미(12%) 대비 각각 5%p, 11%p 높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p, 6%p 차로 격차가 좁아졌다.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7'과 '갤럭시Z 폴드7'을 오는 7월 초 공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이른 언팩 시기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올 초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을 통해 시장 기대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거뒀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모델은 역대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통합형 AI 플랫폼 'One UI 7'을 기반으로 텍스트,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접점에서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취향을 분석해 앱 간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구현한다. 특히 '나우 브리프' 기능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나우 바'를 통해 잠금 화면에서도 주요 활동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측면 버튼을 눌러 AI 에이전트를 호출해,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명령어를 입력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폴더블 신제품 역시 AI 기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출시를 통해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애플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AI 기능이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시장 선점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 확장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기존 상·하반기 갤럭시 S·Z 시리즈 출시 체계를 넘어, 올해는 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와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갤럭시 G 폴드(가칭)'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다양한 신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지 않으면 점유율 방어가 어렵다"는 업계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올해 초 3년 만에 보급형 모델 '아이폰16e'를 선보였으며, 아너, 오포, 모토로라도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1분기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아너와 모토로라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지형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시장 경쟁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S25 엣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갤럭시 S25 엣지의 가장 큰 특징은 얇은 두께다. 두께는 약 5.8㎜로, 기존 갤럭시 S25 일반 모델(7.2㎜) 대비 약 1.4㎜ 얇다. 최근 스마트폰 상품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얇은 두께'가 꼽히는 가운데, 심미성과 휴대성을 모두 끌어올린 모델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카메라 성능 강화도 기대를 모은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은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S25 엣지는 두께는 슬림하면서도 카메라 성능은 뛰어난 스마트폰"이라며 “실제 촬영 퍼포먼스를 보면 삼성전자가 '엣지'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폴드폰의 경우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출시했지만, 내구성 논란이 이어졌다. 업계는 폴더블폰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탑재한 트리폴드폰을 선보일 경우,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에너지산업 구조개혁] “정부가 공공기관 통해 과도한 시장 개입…독립 규제기관 필요”

새정권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을 통한 과도한 에너지 시장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간의 에너지 시장 진출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과도한 규제로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이 저해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독립규제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28일 전력업계에서는 에너지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막기 위해 독립규제기관인 에너지위원회 설립이 필요하고 위원회에 독립성과 전문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은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칸막기 규제를 철폐하고 발전사업자간 설비 재배분 매매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발전사업자의 송배전 및 판매사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인위적 민영화는 지양하되 에너지 공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허용하고 상장된 에너지 공기업의 주주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에너지시장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에너지위원회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독립된 전문가 그룹으로 준사법기구화할 필요가 있다"며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를 보장하고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보장하며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등을 위원회 내부 심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처럼 전기위원회가 심의하고 산업부가 기획재정부 협의를 거쳐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가하는 절차에서 독립성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전력시장 계약시장 개설, 판매자유화, LNG 도매시장 개설도 함께 제안했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은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6개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공기업, 민간 발전사업자가 맡고 있다. 송배전망과 판매 부분은 한전이 독점하는 구조다.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은 한국가스공사가 맡고 일부 민간사업자가 LNG 직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다. 가스 수송은 가스공사가 독점하고 있다. 난방을 담당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집단에너지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절반 정도를 차지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사실상 공공기관을 이용해 에너지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요금을 결정할때 각 공기업의 재무구조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에너지산업의 발전 자체가 저해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정부가 낮은 전력시장 가격에 초점을 두고 시장을 운영하다 보니 요금 규제에 산업이 힘을 못쓰고 있다. 한전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적자가 43조원이고, 부채는 205조원에 이르고 있다. 가스공사는 아직 받지 못한 도시가스 요금인 미수금이 14조원을 넘고 있고, 부채는 47조원에 달한다. 에너지 공기업 적자가 심각하니 보니 송전망, 수소관 건설 등 인프라나 에너지전환, 신사업 개발 등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이다. 또한, 지역별로 전력생산량과 소비량이 다름에도 요금이 동일하다 보니 지역별 사업자간 경쟁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LNG도 자가용 LNG 판매를 할 수 없어 도매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가격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10월에는 산업용(을) 전기요금이 10.2%, 산업용(갑을) 전기요금은 5.2% 인상됐다. 하지만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돼 한전 적자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역난방요금은 최근 지역난방 상한선을 두고 논란이다. 민간의 지역난방요금을 오는 2027년까지 지역난방공사 요금의 95%까지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하는 상한선 규제가 검토되고 있다. 민간에서는 지역난방요금 상한제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조 회장은 “유효경쟁과 에너지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유도하는 산업구조, 에너지 기업과 주주의 이해를 반영하는 소유-지배구조, 소비자와 산업의 이해를 조화롭게 반영하는 게임 룰이 이상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 도심에 이 브랜드가?”…한라, 소형 ‘틈새시장’ 공략

시공능력평가 30위인 중견건설사 HL디앤아이한라(한라)가 서울 도심 핵심입지에 신규 단지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한라는 이달 말 1762억원 규모의 '서대문역(돈의문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돈의문2구역 재개발은 228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공동주택 주거동 2개와 업무동 1개를 시공하는 사업으로 2029년 완공 예정인 프로젝트다. 사업지 규모가 워낙 작은 탓에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할 수는 없지만, 용적률 748.50%를 적용해 층수를 높여 세대 수를 최대한 확보하고 업무시설 등을 유치해 수익률읖 높였다. 특해 해당 사업지는 탁월한 입지에 선보이는 신규 분양 단지로 주택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5호선 서대문역 도보 4분 거리의 초역세권 단지로, 광화문 중심업무지구(CBD)에서 지하철 역 1정거장 거리의 직주근접 입지가 강점인 곳이다. 무엇보다 한라가 돈의문 2구역 재개발 사업장 입지의 특장점은 종로구 대표 단지인 경희궁자이 3단지와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한라는 이미 주택시장에서 입지가 증명된 경희궁자이 바로 옆 '짜투리 땅' 미개발 지역인 돈의문 2구역을 타겟으로 삼았다. 또 작은 사업지 규모의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고, 공동주택 주거지로 노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주상복합 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한라의 이러한 '서울 도심지 주상복합 틈새시장' 공략은 작년 5월 수주해 10월 분양한 서울 마포구 마포로3구역 1지구 재개발 사업지에서도 통했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으로 시공되는 해당 프로젝트는 돈의문 2구역 재개발 사업과 닮았다. 사업비 1200억원 규모로, 공동주택 2개동에 아파트 198세대와 오피스텔 209실 등 총 407세대로 소규모다. 돈의문 2구역과 마찬가지로 땅은 작지만 용적률이 665%로 최대한 많은 세대를 지을 수 있는 주상복합이다. 도심 한가운데 입지에 들어서는 직주근접형 단지다. 5호선 애오개역 도보 5분 거리 초역세권 단지로, 서울 양대 핵심 업무 지구인 여의도(YBD) 업무지구와 광화문 업무지구 (CBD) 두 곳 모두를 지하철 10분대로 이동 가능한 입지를 지니고 있다. 또 두 사업지 모두 아파트 시장에서 가치가 이미 입증된 마포 지역에서도 핵심 요지라는 점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한라가 건설 수주액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 분양 시장이나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 시 야기될 수 있는 기성금 및 PF 부실 위험을 피해 판을 크게 키우지 않는 수주를 하고 있다"며 “주거지로써 우수성이 미리 검증된 초역세권 도심 직주근접 핵심 입지에 용적률을 높인 주복 단지를 수주하고, 분양 수익률도 높이는 틈새시장 공략 행보는 중견 건설사인 한라 브랜드를 주택시장에 각인 시키는데 매우 유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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