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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은 주요 정당들의 공천·윤리 시스템이 붕괴 일보 직전이라는 것을 역설한다. 우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이 연루된 공천헌금 사건의 경우 당 차원의 윤리·도덕 불감증이 만연해 있으며 기존 시스템으로는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준다는 평가다. 2023년 말 더불어민주당에 제출된 김 의원 연루 공천헌금 관련 탄원서는 당대표실을 거쳐 윤리감찰단과 검증위원회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실질적인 조사나 징계로 이어졌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즉 기존 정당의 공천·윤리시스템이 마비됐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공천 비리 의혹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더라도 처리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재량'에 맡겨 놓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조사 개시 여부나 판단 과정은 내부 시스템에 맡겨지며, 외부에 공개되거나 설명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투서가 접수됐다는 사실과 그 투서가 실제로 검증이나 징계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취급되는 구조다. 실제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5일 “선거 시기가 되면 공천과 관련한 투서가 난무하며, 이러한 투서들은 당이 정한 선거사무 시스템과 절차에 따라 다뤄진다"면서도 “관련 투서를 받고도 방기해서도 안되지만, 투서 내용을 토대로 공천에 개입하는 것은 의원 보좌관의 역할이 아닐뿐더러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공천 관련 문제 제기와 관련해 적극적인 개입도, 책임 있는 후속 조치도 진행되기 힘든 내부 구조를 드러낸 해명이었다. 즉 공천과 관련해 투서가 접수되면 일단 검토가 되더라도 그 이후를 책임지고 설명해야 할 주체는 사실상 불명확한 상황이다. 선거사무시스템 안에서 관리되지만, 그 결과가 공개되거나 책임이 귀속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도의 부실 외에 윤리 의식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각 정당에는 당헌·당규 등 공천 관련 제도가 이미 존재하지만,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투명성과 공정성, 제도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정치평론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대표는 “공천 헌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당사자들 스스로도 알고 있음에도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관행처럼 넘어가는 현실이 반복돼 왔다"며 “문제는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를 지키려는 인식과 정치 문화가 여전히 낡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천헌금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배경으로 '정치권 전반에 남아 있는 구태 정치'를 지목했다. 배 대표는 “2030세대가 요구하는 공정성과 투명성, 제도로서의 안정성이 아직 정치권에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공천 비리가 구조적으로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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