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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 주력 상품군 키우고 미래 성장기반 다진다

코스피 강세로 불거진 일명 '머니무브' 등으로 인해 보장성 보험상품 수요가 악영향을 받았지만, KB라이프는 다른 길을 걸었다.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매진하고 영업조직을 확대한 결과다. 3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KB라이프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15만8732건으로, 전년 동기(5만8403건) 대비 10만건 넘게 급증했다.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 21곳 중 건수가 두 배 이상 많아진 사례는 KB라이프가 유일하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14곳에서 감소하면서 총 80만건 가량 축소된 것과 대조를 이뤘다. KB라이프의 신계약 액수는 약 2조7054억원으로, 29.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7월 1조원 이상이었던 생보사 중 가장 큰 성장세로, 업계 전체적으로 7조2000억원(8.4%) 가까이 줄어드는 동안 6000억원 넘게 확대됐다. 범위를 중소형사로 넓혀도 3번째로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생보업계의 사망담보와 사망담보 외 상품군의 초회보험료 합이 1조1019억원에서 8055억원으로 26.9% 줄어든 반면, KB라이프(339억원)는 32.5% 커졌다. 올 상반기 계약서비스마진(CSM·3조714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0.3% 늘어난 원인도 보장성보험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신계약 CSM(2827억원)이 21.2%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변경을 비롯한 이유로 신계약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가 많았던 환경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다. KB라이프의 성장을 이끈 상품은 'KB 딱좋은 요즘 건강보험(무배당)'이다. 암환자가 많아지면서 보장 수요가 쏠리는 상황이 상품 판매로 이어졌다. 2024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기대수명까지 생존하는 경우 여성은 3명 중 1명, 남성은 5명 중 2명에게서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상에서는 악성 신생물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융합면역세포암치료·표적항암방사선치료·중임자치료 등 부작용이 적지만 가격대가 높은 암치료비가 보편화된 점도 보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KB 딱좋은 요즘 건강보험은 일반심사형과 간편심사형으로 구성됐고, 핵심플랜은 △상급종합병원 및 국립암센터 치료와 항암호르몬 등 암 주요치료 △급성심근경색과 허혈성심장질환을 비롯한 2대(뇌·심혈관계) 질환 집중 △종합보장으로 나뉜다. 질병후유장해를 3~100% 보장하고, 50% 이상 장해 보험료 납입면제 기능을 탑재하는 등 장기적인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고충을 덜 수 있도록 설계됐다. KB라이프는 'KB 딱좋은 0540 건강보험(무)'도 출시했다. 생활밀착형 질환·수술 등 청소년과 사회초년생 고객의 건강보장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의무부가특약을 활용하면 10대질병 진단을 받거나 50% 이상 장해 발생시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보험사들이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육성 중인 시니어케어 분야에서는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축적한 금융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요양서비스에 입혀 인간중심케어를 실현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KB라이프는 금융권 최초로 보험을 중심으로 요양·은행을 결합한 복합점포(KB라이프 역삼센터)를 열었고, 테크 기반 요양서비스 제공을 위해 '에이지테크랩'을 운영 중이다. 요양사업은 자회사 KB골든라이프와 함께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24년 75억원·지난해 97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나, 외형 성장은 꾸준히 이뤄지는 중이다. 2024년 139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08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 만에 204억원을 달성했다. 사업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 KB라이프가 단행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실탄'도 확보했다. 빌리지(요양시설)은 강동·광교·위례·서초·은평 5곳, 주/야간보호센터는 광교·은평·강동·위례에 위치하고 있다. 평창동에 구축한 카운티(노인복지주택)는 최근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고객들의 문화생활을 돕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건강보험 상품 출시로 종신보험 위주였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가져간 것이 주효했다"며 “보험사가 요양시설이 들어설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 하는 규제가 완화되면 신사업 확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기내 절도 ③] 항공사 간 ‘위험 평가·정보 공유’ 과제

전세계 항공업계가 기내 절도 사건의 정보를 공유하고 예방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항공사별로 접수한 신고를 공통 기준으로 분류하고 익명화한 자료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승객 신고가 지상 연락과 경찰 조사, 피해품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도 공개됐다. 국내에서도 현장에서 접수한 신고가 항공사 내부의 위험 평가와 교육, 후속 운항의 대응 절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점검 소요가 예상된다. 30일 본지 취재 결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5년 보안 연차 보고서'를 통해 카타르항공은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기내 절도 대응 워크숍을 열고, 비밀 유지 조건 아래 참가 항공사들과 운항 현장의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워크숍에서는 △승무원 교육 △승객 안내 △업무 절차 개선 △사건 이후 처리와 보고 체계 등이 다뤄졌다. 후속 과제로는 업계 지침 마련과 공통 사건 분류, 익명화된 자료 구축 등이 제시됐다. 항공사별 사건을 함께 분석할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별도 접근 요청이 필요한 제한 배포 자료이기는 하나 IATA는 올해 '기내 절도 관리에 관한 일반 지침(General Guidance on Managing In-Flight Theft)'도 제시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작년 8월 두바이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SQ495편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지상 직원과 경찰에 전달했다. 싱가포르 매체 CNA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의 아내는 다른 남성이 남편의 가방을 선반에서 꺼내 옮기는 모습을 보고 승무원에게 알렸다. 남성은 가방을 돌려놓고 자신의 짐으로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가방 안에서 없어진 물품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승무원들은 상황을 확인한 뒤 창이공항 지상 직원에게 연락했다. 경찰 신고가 이뤄졌고 남성은 도착 후 체포됐다. 물품이 제자리에 돌아온 뒤에도 관계 기관의 확인으로 연결한 사례다. 싱가포르항공은 별도로 CNA에 승무원들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살피고 관계 당국에 알리도록 교육받는다고 설명했다. 절도 의심 사건이 발생하면 신고하려는 승객을 지원하고 당국의 조사에 협조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스쿠트에서는 승객 신고와 승무원의 협조가 피해 현금 발견으로 이어졌다. 작년 2월 4일 제주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항공편에서 한 승객은 다른 남성이 자신의 가방을 만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가방을 확인한 결과 현금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됐고, 이 상황은 객실 승무원에게 전달됐다. 다른 승객들도 해당 남성이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싱가포르 경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창이공항 도착 후 공항 경찰은 승무원들의 협조를 받아 남성이 이동했던 곳 인근의 다른 선반에서 미화 885달러를 찾았다. 승객이 가방을 보관한 위치와 현금이 발견된 위치가 달랐던 사건으로, 신고 이후 기내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는 과정이 피해품 발견에 기여했다. 이와 같은 대응 경험을 다음 운항의 예방 조치에 활용하려면 항공사 내부의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어떤 정보가 유용했는지, 연락이 지연된 지점은 없었는지, 담당 부서의 역할이 명확했는지를 살피고 그 결과를 교육과 업무 절차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조직 차원의 대응을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틀은 보안 관리 체계(SeMS)다. IATA의 관련 매뉴얼 공개 안내는 책임 배분·위험 평가·보안 보고·의사 소통·점검 등을 주요 구성으로 제시한다. 추가 지침 항목에는 기내 절도도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접근을 검토한 연구가 나왔다. 권성희 씨는 2024년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SeMS 국내 도입을 위한 법적 연구'를 통해 내부자 위협·사이버 위협·기내 절도 등을 예방적 위험 관리 대상으로 제시했다. 권 씨는 논문에서 “항공 보안 분야에서 위험 관리는 보안 위협 수준과 취약성 등에 따라 항공 보안과 관련된 활동을 적절히 조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 절차를 구체화한 해외 지침도 있다. 영국 민간항공청(CAA)의 2025년 '항공 보안 관리 체계 기본체계(Framework for an Avi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CAP 1223)'는 무엇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보고하는지 명확히 하도록 안내한다. 접수 자료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보관하고 필요한 경우 보고자의 신원을 보호하며 분석 결과를 보고자에게 전달하는 절차도 제시한다. 이 원칙을 적용하려면 객실과 고객 상담 창구 등에 들어온 신고가 보안 부서로 전달되는 기준부터 정립해야 한다. 비행 중 접수된 신고와 하차 후 접수된 신고를 연결하고 같은 사건이 여러 창구에 들어오면 중복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추가 자료가 제출됐을 때 기존 기록을 갱신할 담당자도 필요하다. 신고 이후 절차가 바뀌었다면 현장 직원에게 변경 이유와 내용을 알려야 한다. 사건의 개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확인된 문제와 수정된 대응 방식을 공유할 수 있다. 직원이 보고한 내용이 실제 검토와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현장 직원이 우려 사항을 알릴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18년 '보안문화 강화 도구집(Toolkit on Enhancing Security Culture)'에서 보고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체계와 보고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시했다. 사건 보고를 조직 개선에 활용하고 보고한 직원의 기여를 인정하는 조치도 포함했다. 절도 의심 신고는 범행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한 보고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분실·절도 의심·경찰 인계 여부를 구분해 기록하고, 확인된 사실에 따라 갱신하며 판단이 어려웠던 사례는 교육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신고 자료의 분류는 이러한 검토를 뒷받침한다. 분실 신고와 절도 의심, 경찰 인계 여부를 나눠 기록하고 이후 확인된 사실에 따라 상태를 갱신하는 방식이다. 항공사 사이의 정보 공유에도 공통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슷한 신고를 서로 다른 명칭과 범위로 기록하면 자료를 모아도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유 대상은 사건 양상과 대응 경험 등 목적에 맞게 정하고, 개인을 식별하는 정보의 제공은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찰과 항공사가 함께 범행 양상을 공유하는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홍콩 정부가 2024년 12월 입법회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그해 1∼10월 기내 절도와 범죄 예방 등을 주제로 세미나 38회를 열었고 38개 항공사의 공항 관계자 937명을 대상으로 범죄 동향과 주요 수법을 설명했다. ICAO의 보안 문화 도구집도 직원이 보안 조치를 수행할 시간과 자원을 제공하도록 제안한다. 모의 훈련에서는 대응 능력을 확인하고, 발견된 교훈을 기록해 계획과 절차를 수정하도록 한다. 기내 절도 관찰과 순찰을 강화할 때는 업무량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난기류나 응급 환자 발생에 대비해 사건 확인·기장 보고·다른 구역의 객실 업무를 분담하고, 공항 관계 기관과의 연락은 지상 담당 부서와 연결해야 한다. 착륙 후에는 피해자에게 사건 접수번호와 담당 창구, 추가 자료 제출 방법을 안내해야 한다. 국내 항공사의 대응 수준도 이러한 운영 내용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관련 매뉴얼의 존재에 더해 신고의 보안 부서 전달 기준과 정기적인 사건 검토, 교육·안내를 변경한 사례, 변경 사항의 현장 적용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과 점검에서는 신고 건수의 증감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신고 창구와 안내를 개선하면 이전에 드러나지 않았던 사례가 접수될 수 있다. 운항 규모와 신고 여건의 변화를 함께 살피면서 보고 누락·처리 지연·개선 조치 이행 여부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 뒤따라야 한다. 영국 CAA는 자체 보안 관리 체계 지침을 통해 보안 절차가 시행되고 있는지와 그 절차가 효과적인지를 구분해 평가하도록 안내한다. 기내 절도 대응에서도 교육 실시나 신고 접수 실적뿐 아니라 분석 결과에 따라 무엇을 바꿨고, 변경한 조치가 작동했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제 적용에 참고할 경우 현장에서의 대응 능력 제고가 기대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통령은 또 “속도내라”지만…호남반도체 ‘실행 계획’이 없다

삼성과 SK가 미국에서 투자액과 사업 규모, 가동 시점을 제시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는 대통령 주재로 세 차례 점검회의를 열고도 부지와 전력망 재원, 기업의 투자계획 등 핵심 실행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30일 재계와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 국가 메가프로젝트의 정주 여건 조성 방안을 논의하는 세 번째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주거·교육·의료·문화 여건을 개선해 기업 임직원과 가족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광주 군 공항 임시 이전과 산업단지 조성, 용수 및 전력 공급 방안 등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도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의 최종 부지와 산단 조성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력망을 누가 건설하고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반도체 공장 가동에 맞춰 언제까지 완공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 세 번째 점검회의에도 부지·전력·투자계획은 '빈칸'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제는 어느 사업에 얼마나 재정을 투자할지 구체화할 때"라며 관계 부처에 사업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스스로 사업별 예산과 재원 마련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력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력망 확충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총 25조원가량을 선납하는 방안을 요청했지만 두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정부와 한전이 어떤 대체 재원을 마련할지, 기업 부담과 재정·한전 투자를 어떤 비율로 나눌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는 앞서 2028년 말까지 1단계 전력망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열병합·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루 65만t 규모의 용수도 2030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반도체 공장 1단계 완공 목표가 2029년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일부 용수 시설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광주 동복댐 신설 역시 2027년 하반기 착공해 2030년 완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공장 건설 일정과 기반시설 조성 시점이 맞물릴 수 있는지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 기업 투자계획도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각각 얼마를 투자할지, 첫 공장을 언제 착공하고 어떤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지에 대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후보 부지의 규모와 입주 방식, 향후 생산시설 증설 계획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였던 정주 여건 사업 역시 방향만 제시됐다. 정부는 주거·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업 직원과 가족의 수요를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별 예산과 담당 기관, 착공 및 완료 시한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은 회의에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과 관련한 어려움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K-테크 패스 적용 대상 학교 확대 등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이날 기업들이 제기한 전체 요구사항과 이에 대한 부처별 답변은 공개되지 않았다. ◇ 미국선 투자액·가동 시점까지…젠슨 황과 AI 동맹 가속 미국에서 진행되는 삼성과 SK의 AI 사업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은 미국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에 총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투자액만 5억달러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부터 전력, 송배전망, 통신망까지 AI 인프라를 묶어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도 엔비디아와 협력해 최대 2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HBM4를 엔비디아 차세대 AI 시스템에 공급하는 동시에 SK텔레콤을 중심으로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사업까지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9일 미국 뉴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 회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서 황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는 연설을 했고, 최 회장은 건배사를 맡았다. 신규 계약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두 그룹 모두 미국에서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과 사업 규모, 협력 구조를 구체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이 회장과 최 회장에게 직접 투자 의향을 확인할 기회도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 과정에서 두 회장의 출석 요구가 제기됐지만 여야 이견 끝에 최종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총수의 국감 출석이 반드시 실질적인 답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 점검회의에서도 기업별 투자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기업의 공장 투자액과 착공 시점, 부지 선정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확인할 통로까지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실행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부지 확정과 함께 전력·용수 공급 시점, 기반시설 건설비 분담, 기업 투자계획이 하나의 일정표로 제시돼야 한다. 정주 여건 역시 돔구장이나 문화시설 같은 구상보다 예산과 시행 주체, 완공 시한을 먼저 확정할 필요가 있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사업은 투자액과 파트너, 가동 시점이 계약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지만 호남 프로젝트는 정부가 목표를 제시하고 기업에 참여를 요청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공장 착공 시점과 전력망 완공 시점, 비용 부담 주체가 확정돼야 기업도 실질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똑똑한패션] W컨셉, 쉬인, LF 바버, 아식스, 마인드브릿지, 아디다스, 다이나핏, R2W

◇ W컨셉, 파리 마레 지구서 K패션 팝업 다음달 12일까지 운영 W컨셉이 뉴욕에 이어 프랑스 파리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의 해외 접점 확대에 나선다. W컨셉은 다음달 12일까지 파리 마레 지구 인근에서 약 350㎡ 규모의 팝업을 운영한다. 프론트로우와 김해김, 민주킴, 잉크 등 75개 K패션·뷰티 브랜드가 참여한다. 신진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 'W Stage'에 선정된 하우투러브미, 에포이즈 등 10개 브랜드도 함께한다. 앞서 진행한 뉴욕 팝업은 온라인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W컨셉에 따르면 팝업 운영 기간 글로벌몰 앱 방문자 수와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3%, 51% 늘었고 거래액은 16% 증가했다. 신진 브랜드 무니드와 하우투러브미의 거래액은 전월 대비 각각 1170%, 1155% 뛰었다. W컨셉 관계자는 “이어지는 파리 팝업을 통해 글로벌 접점을 확대하고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쉬인, 시노트랜스와 신에너지차 물류 운영 협력 글로벌 패션·라이프스타일 온라인 유통기업 쉬인이 시노트랜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 내 창고 간 물류에 신에너지차와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 쉬인은 시노트랜스가 운영하는 신에너지차 전용 충전소 5곳과 연계한 실시간 관리 포털을 구축한다. 차량 운행과 에너지 사용, 배차 정보를 통합 관리해 운전자와 배차 담당자의 충전 시점과 운행 경로 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쉬인이 물류에 투입한 신에너지차는 지난해 125대에서 올해 약 220대로 늘었다. 양사는 배터리 교환 서비스 도입 가능성과 중·장거리 운송에 전기 대형 트럭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 LF 바버, 가을·겨울 캐주얼 상품군 확대 LF가 수입·판매하는 영국 브랜드 바버가 2026년 가을·겨울 시즌 패디드 아우터와 플리스 등 캐주얼 상품군을 강화한다. 바버는 대표 모델인 '비데일'과 '트랜스포트' 재킷의 디자인을 활용한 패디드 아우터를 확대하고 브랜드 최초로 플리스 제품을 선보인다. 비데일 디자인을 겨울용으로 재해석한 '비데일 워터프루프 다운 재킷'을 비롯해 니트와 이너웨어, 스커트 등도 구성했다. 고객 경험도 넓힌다. 지난 19일 더현대서울 바버 매장에서 국내 첫 VIP 대상 'FW 스타일링 클래스'를 열어 주요 제품과 브랜드 스토리, 스타일링 방법 등을 소개했다. LF 바버 관계자는 “이번 FW 시즌에는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상품을 확대하는 동시에 스타일링과 문화, 커뮤니티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국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 아식스 '하이퍼싱크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다음달 2일 선봬 아식스 스포츠스타일이 모델 주우재와 함께한 디지털 화보를 공개하고 국내 전용 제품 '하이퍼싱크 코리아 익스클루시브'를 선보인다. 신제품은 하이퍼싱크에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트러플 그레이와 크림 등 2가지 색상으로 구성했으며 가격은 14만9000원이다. 아식스는 아이즈매거진과 제작한 화보에서 주우재의 스타일링을 통해 신제품을 소개했다. 하이퍼싱크 코리아 익스클루시브는 다음달 2일부터 아식스 공식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 ◇ 마인드브릿지 '마인드브릿지 서울' 1주년 행사 진행 TBH글로벌이 전개하는 마인드브릿지가 여의도 IFC몰의 첫 플래그십 매장 '마인드브릿지 서울' 개장 1주년을 맞아 고객 참여 행사를 마련한다. 다음달 3~5일과 9~11일 진행하는 '10초 챌린지'에서 타이머를 정확히 10.00초에 멈추면 전 상품을 최초 판매가 기준 50% 할인한다. 다음달 3~11일에는 디지털 인증서 가입 고객에게 전 상품 2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지난해 9월 약 330㎡ 규모로 문을 연 마인드브릿지 서울은 직장인을 위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마인드브릿지 관계자는 “앞으로도 직장인의 일과 일상을 함께하는 스타일과 브랜드 경험을 제안하겠다"고 전했다. ◇ 아디다스 '엔타이어 스튜디오' 두 번째 협업 컬렉션 선봬 아디다스가 미국 패션 브랜드 엔타이어 스튜디오와 두 번째로 협업한 '아디다스 x 엔타이어 스튜디오 FW26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아디다스 Z.N.E.와 옵티메, 드롭셋 4 등 기존 제품의 실루엣을 테일러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 총 25종으로 구성했다. 아디다스가 처음 선보이는 트렌치코트에는 방수·통기 기능을 갖춘 소재를 적용했다. 신발은 아디다스 레이싱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은 '페로자'를 부츠와 로우 스타일로 구성했다. 컬렉션은 지난 29일부터 아디다스 컨펌드 앱과 롯데월드 잠실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에이미 아라나 아디다스 라이프스타일 총괄은 “테일러링 관점으로 재해석한 실루엣을 통해 스포츠웨어와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컬렉션"이라고 설명했다. ◇ 다이나핏 'AGAINST THE LIMIT' 캠페인 공개 다이나핏이 레슬링 정한재, 육상 김지은·박찬양·박서연, 태권도 권민경 등 스포츠 앰배서더와 함께한 'AGAINST THE LIMIT' 캠페인을 전개한다. 캠페인은 '자신의 한계에 맞서 끊임없이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각자의 종목에서 훈련에 몰입하는 모습을 담았다. 다이나핏은 우선 4명의 선수 화보를 공개하고 권민경 선수의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이나핏은 육상과 레슬링, 태권도,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여러 종목에서 선수 후원을 확대하고 있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공식 멤버십 신규 가입 고객에게 1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다이나핏 관계자는 “앞으로도 선수들의 여정을 지원하는 파트너로서 함께하며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다이나핏 고유의 퍼포먼스 DNA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R2W '26FW 캐시미어 컬렉션' 공개…첫 남성 라인 선봬 여성 패션 브랜드 R2W가 캐시미어 니트와 코트를 중심으로 한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공개하고 브랜드 첫 남성 캐시미어 제품군을 선보인다. 여성 컬렉션에는 기존 캐시미어 10%·울 90% 혼방 코트와 함께 캐시미어 30%·울 70% 혼방 원단을 적용한 코트를 추가했다. 첫 남성 제품군은 캐시미어 니트웨어를 중심으로 간결한 디자인과 일상적인 활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R2W는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한남동 플래그십 매장에서 'R2W 26FW CASHMERE POP-UP STORE'를 운영한다. 방문객은 서로 다른 혼용률의 캐시미어 코트를 직접 비교할 수 있으며 여성·남성 컬렉션과 한남 플래그십 단독 니트웨어도 만나볼 수 있다. R2W 관계자는 “첫 남성 라인을 통해 R2W가 중요하게 생각해 온 소재와 옷의 가치를 더 많은 고객과 나누고자 한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똑똑한쇼핑] 홈플러스, 롯데마트·슈퍼, SSG닷컴, KT알파 쇼핑, G마켓, CJ온스타일

◇ 홈플러스 '맛있는 황금연휴 5일 특가전' 다음달 1일 시작 홈플러스가 다음달 1~5일 먹거리와 생필품 등 4000여종을 할인하는 '맛있는 황금연휴 5일 특가전'을 진행한다. 다음달 1일 '한돈데이'를 맞아 농협안심한돈 삼겹살·목심을 마이홈플러스 회원에게 100g당 1990원에 판매한다. 2~5일에는 한돈 돼지고기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한다. 제주 하우스 감귤과 호주산 오렌지는 회원 대상으로 50% 할인하며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행복대란 30구를 54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채소와 라면·과자, 간편식 등도 할인 품목에 포함했다. ◇ 롯데마트·슈퍼, 김장용 절임배추 다음달 1일부터 예약 판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다음달 1일부터 김장용 절임배추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 1차 접수는 다음달 1~7일 진행한다. '해남 절임배추' 20㎏은 행사카드 결제 시 2만9900원, '괴산 준고랭지 절임배추'는 3만5900원, '평창 고랭지 절임배추'는 5만99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슈퍼는 산지 작황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올해 절임배추 물량을 전년보다 20% 늘렸다. 김치양념과 절임알타리, 갓김치 등 김장 재료도 함께 예약 판매한다. 절임배추 예약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 SSG닷컴 '2시간 배송' 다음달 전국 33개 점포로 확대 SSG닷컴이 주문 상품을 2시간 이내에 전달하는 '2시간 배송' 운영 점포를 다음달 전국 33곳으로 확대한다. 지난 7월 이마트 양재·하남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부산·경남과 대구, 대전·세종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왔다. SSG닷컴에 따르면 이달 1~27일 2시간 배송 도입 점포의 쓱배송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로 신선식품과 쌀·생수·계란 등 대용량 상품 수요가 많았다. SSG닷컴은 운영 점포를 연내 55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KT알파 쇼핑, 다음달 패션·식품·리빙 할인 혜택 확대 KT알파 쇼핑이 가을 쇼핑 수요를 겨냥해 다음달 패션과 식품, 리빙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적립 행사를 진행한다. 다음달 1~31일 모바일 앱에서 패션 상품을 구매하면 10% 청구할인과 10%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패션 외 상품에는 10% 할인쿠폰과 10% 적립 혜택을 적용한다.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에는 '연휴엔 보너스' 행사도 마련한다. 모바일 앱에서 5만원 이상 TV방송 상품을 구매하면 1만원 할인쿠폰과 결제금액의 5%, 상품당 최대 2만원의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 G마켓, 상품 비교 돕는 '옵션 이미지' 도입 G마켓이 상품의 색상과 디자인 등 세부 선택사항을 이미지로 비교할 수 있는 '옵션 이미지' 기능을 도입한다. 기존 텍스트 중심의 상품 선택 방식을 보완해 상품 페이지에서 색상이나 디자인별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판매자는 상품 등록·수정 과정에서 각 선택사항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추가할 수 있다. G마켓은 이달 넷째 주부터 판매자의 이미지 등록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상품 페이지에 해당 기능을 순차 적용한다. ◇ CJ온스타일, 佛 유기농 뷰티 '레쁠레뜨' 국내 첫선 CJ온스타일이 프랑스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레쁠레뜨(Les Poulettes)'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CJ온스타일은 30일 오후 8시25분 '최화정쇼'를 통해 레쁠레뜨의 '오트 스킨 리뉴잉 크림'을 판매한다. 프랑스산 유기농 귀리 추출 성분을 적용한 주름 개선·미백 이중 기능성 화장품이다. 레쁠레뜨는 에코서트의 코스모스 오가닉과 코스메비오 유기농 인증을 받은 브랜드다. CJ온스타일은 여러 단계의 화장품 대신 하나의 제품으로 얼굴과 목 등을 관리하는 '스킨 미니멀리즘'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 향후 세럼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KB는 새 회장, 신한은 3연임”...4대 은행장 ‘인사 변수’ 제각각

4대 시중은행의 연말 인사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행장 임기가 모두 올해 말 종료되면서 차기 수장을 둘러싼 각 은행의 인선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네 은행 모두 같은 시기에 행장 인사를 앞두고 있지만 현직 행장의 임기와 실적, 그룹 내 위상에 따라 인사 구도는 각기 다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만료된다. 각 은행은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차기 행장 후보군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올해 은행장 인사는 각 행장의 경영성과에 그룹의 후계 구도와 경영전략, 내부통제 성과가 더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KB금융 회장 인선을 계기로 금융권 CEO 승계 절차와 세대교체를 둘러싼 논의가 확대된 만큼, 4대 은행 역시 각자 처한 경영환경과 중장기 전략에 맞춰 차기 행장 구도를 짤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의 행장 인사는 새 회장 체제와의 조합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 이재근 부문장이 차기 KB금융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이환주 행장의 첫 임기 성과를 평가하는 작업과 새 경영진 진용을 짜는 작업이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재근 차기 회장 후보가 국민은행장과 지주 주요 사업부문을 두루 거친 만큼 국민은행의 역할과 그룹 전략의 방향도 인선의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을 그룹 성장축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새 회장 체제의 과제로 꼽힌다. 이환주 행장으로서는 첫 임기 성과가 새 회장 체제의 인사 기준에서도 유효할지가 중요하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의 3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정 행장은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 순이익을 2조4585억원까지 끌어올리며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정 행장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체제에서 은행장으로 호흡을 맞춰온 만큼 그룹 경영전략과 연속성을 이어갈 적임자인지도 평가 대상이다. 경영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에 유리하지만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전례가 있어 3연임이라는 상징성이 변수다. 신한지주가 최근 자회사 임추위의 후보 추천 권한을 확대하는 등 CEO 승계 절차를 손질한 만큼 정 행장의 연임 여부가 그룹의 향후 승계 기조와 맞물려 결정될지도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이호성 행장의 첫 임기가 올해 끝난다. 취임 이후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이 행장에게는 연임을 설명할 수 있는 성과가 쌓였다. 다만 하나금융의 사업 재편을 감안하면 행장 인사의 기준도 은행 실적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4910억원으로 72.3% 증가하는 등 증권·카드·캐피탈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룹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과 WM 등으로 성장축을 넓히는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가 중요해진 만큼, 차기 행장 역시 개별 은행의 손익뿐 아니라 그룹의 포트폴리오 변화까지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인사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 역시 정진완 행장의 첫 임기가 연말 종료된다. 정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체제에서 은행을 이끌어온 만큼 경영성과와 조직 안정성, 그룹 전략과의 호흡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증권에 이어 보험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수익구조 다변화와 주주환원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행장이 그룹의 성장전략을 뒷받침하면서도 은행 본업의 경쟁력을 얼마나 유지·확장했는지가 연임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4대 은행장 인사의 무게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CEO 승계 절차의 변화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의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검증을 강조하면서 후보군 구성부터 평가 기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까지 승계 과정 전반이 인선의 변수가 되고 있다. 최종 후보의 성과뿐 아니라 후보가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선발됐는지도 중요해진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8개 은행지주 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만나 은행장을 포함한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EO 자격요건과 평가 단계별 검증 기간 등 승계 절차가 미흡한 지주에는 선임에 앞서 보완을 주문했다. 다만 이 같은 절차 정비가 곧 현직 행장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명확한 자격요건과 평가 기준이 마련되면 경영성과와 조직관리, 내부통제 등 현직 행장의 성과를 연임 판단에 반영하는 근거도 보다 분명해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이나 교체 여부를 금융권 전반의 분위기에 맞춰 판단하기보다는 결국 회사의 미래에 어떤 인물이 적합한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며 “세대교체나 연임이라는 흐름에 맞춰 인사를 하기보다는 각 은행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추진할지, 그 전략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AI로 만든 콘텐츠 쏟아지는데…‘제작 공정 표준’ 세워야

콘텐츠 제작 현장에 인공지능(AI) 사용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AI 허용·금지 논쟁을 넘어 제작 공정 표준과 인간 검수 책임 등 구체적인 정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한 'AI 시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정책 과제'가 열렸다. 해당 세미나에서는 영화·게임·웹툰 등 콘텐츠 산업 전반의 AI 활용 현황과 저작권, 노동 등 다양한 정책 과제가 논의됐다. 발제에 나선 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는 “AI를 허용할지 제한할지가 아니라 장르와 제작 공정별로 어디까지 쓸지를 정하는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간의 창작과 검수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제작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창작자의 동의, 보상, 통제권을 담은 표준계약과 제작 가이드라인으로 AI 활용과 창작자 보호를 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3C'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AI가 창작물이나 배우의 음성·초상 등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창작자에게 동의(Consent)·보상(Compensation)·통제(Control)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AI 기술의 혁신과 창작자의 권리가 충돌할 수 있는 만큼 양측이 협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AI 적용 콘텐츠 산업을 위한 구체적인 입법 지원 방안으로 △공시(표시) 기준의 단계화 △동의·보상 요건의 법정화 △인간 개입(HITL·Human-in-the-Loop) 검수 책임의 명확화 △실제 제작에 AI를 가장 많이 쓰는 집단인 프리랜서 보호 △기반 투자 근거 조항 신설 등을 제안했다. HITL은 AI 생성물을 그대로 쓰기보다 작업자가 필요한 요소를 선택하고 검토해 완성하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 현장의 AI 활용 추세는 상승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기업의 생성형 AI 활용 비율은 2023년 7.8%에서 2025년 4분기 32.1%로 2년 만에 약 4배 증가했다. AI 활용이 급증하면서 콘텐츠 생태계 전반의 장기적인 위축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AI가 만드는 콘텐츠들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AI가 학습할 양질의 인간 데이터 자체를 고갈시키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할 때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에 대해 업계 모두가 참고할 수 있는 명확한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또한 게임 기술이 방산 등 타 산업으로 쓰일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출 문제 등 관련 법 제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똑똑한한끼] 쉐프스푸드, BBQ, 파리바게뜨, 팀홀튼, 던킨, 더본코리아 연돈튀김덮밥

◇ 쉐프스푸드 협업 '스파카 나폴리' 세계 피자 순위 28위 쉐프스푸드와 협업해 온 서울 합정 피자 전문점 '스파카 나폴리'가 글로벌 피자 가이드 '2026 50 탑 피자 월드'에서 세계 28위에 올랐다. 스파카 나폴리는 지난 3월 '2026 50 탑 피자 아시아퍼시픽'에서 4위를 기록하고 대표 메뉴 '마르게리따'로 '올해의 피자' 특별상을 받은 데 이어 세계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스파카 나폴리를 운영하는 이영우 셰프는 나폴리피자장인협회 한국지부(APN COREA) 회장을 맡고 있다. 쉐프스푸드는 협회와 함께 정통 나폴리 피자 제조법 교육과 APN 인증, 국제 교류 등을 지원하고 있다. APN 공식 인증 밀가루 브랜드 카푸토의 국내 공식 수입사로 '카푸토컵 나폴리피자 한국 챔피언십'도 주관한다. 이영우 셰프는 “국내 피자 장인들과 함께 성장해 온 시간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한국 피자이올로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통 나폴리 피자의 가치와 문화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 제너시스BBQ “美 신흥 외식 브랜드 8위" 제너시스BBQ 그룹은 BBQ가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고브(YouGov)의 '미국 신흥 외식 브랜드 2026'에서 종합 8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2일까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고브는 신흥 외식 브랜드 70개의 인지도를 조사한 뒤 미국인 10% 이상이 알고 있다고 답한 34개 브랜드를 추려 화제성과 구매고려도, 순추천도, 성장성, 혁신성 등 5개 지표를 평가했다. BBQ는 종합 순위 8위, 혁신성 부문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제너시스BBQ에 따르면 평가 대상 가운데 종합 10위권에 포함된 한국 외식 브랜드는 BBQ가 유일하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BBQ의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파리바게뜨 '파란라벨' 메밀·쌀·호밀 신제품 5종 선봬 파리바게뜨가 건강 베이커리 브랜드 '파란라벨(PARAN LABEL)'의 가을 신제품 5종을 선보인다. 신제품은 메밀을 활용한 '식이섬유 메밀 바게뜨', '식이섬유 메밀 토스트', '저당 메밀 단팥빵'과 쌀·호밀을 활용한 '저당 쌀 치아바타', '고식이섬유 저당 통곡물 호밀 깜빠뉴' 등이다. 메밀 제품 3종에는 특허 토종 효모와 발효종, 로스팅한 메밀을 활용한 자체 '메밀 사워도우'를 적용했다. 쌀 치아바타와 통곡물 호밀 깜빠뉴는 100g당 당류 5g 미만으로 설계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독자적인 기술과 건강 원료, 영양 설계를 활용한 파란라벨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팀홀튼 '케인 슈가 라떼'·케이크룰러 2종 선봬 팀홀튼이 모리셔스산 비정제 사탕수수를 활용한 시즌 음료 '케인 슈가 라떼'와 케이크룰러 2종을 내놓는다. 케인 슈가 라떼는 비정제 사탕수수를 활용해 부드러운 단맛을 살리고 음료 위에 사탕수수 토핑을 더했다. 함께 선보이는 '망고 크림 케이크룰러'와 '생귤 크림 케이크룰러'는 크룰러에 생크림과 과일을 조합한 디저트다. 망고 제품은 지난 6월 판매했던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메뉴이며 생귤 제품은 유자 잼과 귤 토핑을 활용했다. 팀홀튼 관계자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 음료와 디저트"라며 “팀홀튼만의 개성을 담은 메뉴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 비알코리아 던킨 “3분기 영업이익 53% 증가"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이 신제품 확대와 배달 채널 강화, 점포 새단장 등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알코리아 던킨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3%, 매출은 10% 증가했다. 지난 7월 배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 늘었다. 점포 새단장 효과도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새단장을 마친 가맹점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고 기존점 매출도 약 10% 늘었다. 비알코리아 던킨 관계자는 “제품과 배달 채널, 점포 경쟁력 강화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더본코리아 연돈튀김덮밥, 신메뉴 7종 3000원 할인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연돈튀김덮밥이 다음달 1~3일 도시락 신메뉴 7종을 3000원 할인 판매한다. 행사 대상은 제육가득덮밥과 통등심돈까스제육정찬, 통치킨제육정찬, 통등심돈까스닭조림정찬, 통치킨닭조림정찬, 육육육(肉)제육정식, 육육육(肉)닭조림정식 등 7종이다. 할인 적용 가격은 메뉴에 따라 4900원·5500원·8500원이다. 일부 매장을 제외한 전국 연돈튀김덮밥 매장에서 진행하며 매장 주문에만 할인이 적용된다. 행사 비용은 더본코리아 본사가 전액 부담한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이 새로운 도시락 메뉴를 부담 없이 경험하는 동시에 가맹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자의 눈] 실패를 조리돌림하는 야만적 사회에 혁신은 없다

“돈 대줬는데 왜 실패해? 예산 슈킹(가로채기)한 것 아니야? 준비도 안 됐는데 외빈들 앞에서 개망신당한 꼴인데 국방부랑 방산 업체들은 왜 이리 당당하냐?" 지난달 포천 승진 훈련장에서 국방부 주관으로 열린 '국방 드론 기술전'에서 첨단 무인기들이 이륙 직후 곤두박질치자 터져 나온 힐난이다. 무지하고 거친 비난은 대중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당장 필자가 참석한 편집 회의에서도 “그래서 국방부를 조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날 선 목소리가 서슴없이 나왔을 정도다. 실제 타 매체 들도 약속이라도 한 듯 이번 시연이 대참사이자 실패로 귀결됐다며 비난 일색의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현장을 취재하고 첨단 연구·개발(R&D) 생태계의 이면을 취재하는 기자로서 이 살벌한 마녀사냥을 지켜보며 숨이 턱턱 막혔다. 시제기 몇 대가 흙먼지에 처박혔다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침을 뱉고 누군가의 밥줄을 끊을 궁리부터 하는 모습을 보며 사회 전반적으로 야박한 인식과 발상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넘어 분노마저 치민다. 이들의 맹목적인 융단 폭격은 팩트 체크부터 실패했다. 막대한 혈세를 허공에 날렸다는 조롱은 번지수조차 잘못 짚었다. 가장 큰 질타를 받았던 고속 제트 무인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자체 예산을 들여서 제작했고, 이 공개 시연 역시 100% 무결점 성능을 뽐내야 하는 양산품 쇼룸이 아니라 지난한 개발 과정 중 일부였을 뿐이다. 방위산업을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프로토타입과 같은 초도분이 존재하는 이유는 극한의 환경에 기체를 내던져 버그(결함)를 잡아내 후속분 양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행사 당일 2000여 명의 인파가 뿜어내는 거대한 통신 트래픽 속에서 주파수 혼선을 겪은 것은 조롱거리로 소비할 게 아니라 향후 복잡한 전자전(EW) 환경의 항재밍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귀중한 실측 데이터 확보 과정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할 때 문제점이 무조건 나오기 마련인데 안 잡힌다면 개발진에겐 그 자체로 재앙이다. 시연장에서 체면을 구기는 것이 두려워 결함을 덮어둔 채 전력화했다가 훗날 적탄과 전파 교란이 빗발치는 실전에서 아군의 드론이 통제 불능에 빠져 장병들이 몰살당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진짜 참사다. 이 당연한 진리를 두고 언론이 나팔수가 돼 여론을 선동하고 예산 낭비와 사전 준비성을 운운하며 칼춤을 추는 동안 글로벌 혁신 선도국들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우주 패권을 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수조 원짜리 로켓 '스타십'이 공중에서 폭발해 산산조각 났을 때 전 직원이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폭발 직전까지 쏟아낸 원격 데이터가 다음 설계의 완벽함을 보장하기에 이를 '성공적인 실패'라 부르는 것이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100% 성공이 보장된 뻔한 프로젝트는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는다. 이웃 나라 일본 자위대조차 1000억 원을 호가하는 실전 배치용 정찰기 '글로벌 호크'가 동해에 추락해 수장됐음에도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문책론이나 호들갑 없이 다음 무인기 전력화 일정을 묵묵히 강행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대한민국 국가 R&D 성공률이 90% 후반대라는 기형적인 수치를 기록하는 이유가 바로 이 지독한 '실패 불용'의 정서 때문이다. 한 번 삐끗하면 감사원의 표적이 되고 숱한 언론이 가차 없이 조리돌림을 행하는데 대체 어떤 연구자가 미지의 영역에 몸을 던지겠는가. 당장의 비난과 징계가 두려워 무조건 성공할 만만하고 안전한 연구만 골라 하는 비겁한 보신주의는 실패를 범죄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폭력성이 잉태한 괴물이다. 과정 중의 실패를 어떻게든 흠집 내 누군가를 박살 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천박한 사회에서는 결코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를 만들어낼 수 없다. 남의 기술을 급히 베끼는 '패스트 팔로어'를 넘어 진정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는 길은 숱하게 부서지고 산화한 시제기들의 거대한 무덤 위로만 열려 있을 따름이다. 시행착오를 용인할 줄 알아야 개선하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법일진대,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나오길 바라는 걸 보면 우리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멀다. 혁신의 숨통을 끊어놓는 것은 땅에 떨어진 드론이 아니라 아무런 희생이나 비용 지불 없이 100%의 성공만을 공짜로 얻어내려 하며 실패에 돌팔매질부터 하고 보는 우리 사회의 미개한 조급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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