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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도 소용없다…게임사, 저평가에 ‘주주달래기’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관련업계가 주주환원 정책 손질에 돌입했다. 신작 출시와 실적 개선도 주가 방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 보다 실질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엠게임 등 주요 게임사들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섰다. 주주환원 확대로 지지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리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5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소각 물량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의 약 60%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 기준 약 298억원 규모다. 소각 이후 보유 주식 일부에 대해서는 임직원 대상 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RSU)를 도입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7일 주주를 대상으로 한 특별간담회를 열고 직접적인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최근 '붉은사막'의 역대급 흥행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자 회사의 경영 방침을 직접 주주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12일 약 540억원 규모(공시 전날 종가 기준)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연말까지 1000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펄어비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 배당에도 나선다. 100억원과 당기순이익의 10% 중 큰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엠게임은 지난 2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회사는 지난 2023년부터 매년 결산배당을 실시해왔는데, 이번에 배당 주기 자체를 연 1회에서 분기 단위로 넓혀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지난 5월과 6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0억원, 4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고, 이중 5월에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또 권이형 대표를 비롯한 등기임원 4인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각각 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코스피(KOSPI) 상장사인 크래프톤과 넷마블 역시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크래프톤은 올해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규모는 매년 약 1000억원씩 3년 간 총 3000억원이다. 또 회사는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지난 2월 자사주 4.7%를 전량 소각하고, 올해부터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상단을 최대 40%로 올렸다. 지난 5월에는 자회사 넷마블네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취득한 82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연내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다만 게임업계의 이 같은 조치에도 주가 흐름은 반등을 보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식 시장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게임주가 조명받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분위기지만, 이것이 막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분위기"라며 “팬데믹이 또 한 번 오지 않는 한, 당시만큼의 고점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국힘 “부동산 최대 수혜자들, 투기 말라 훈계”…‘부동산 일타강사’ 李정부 겨냥 총공세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대통령과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동산 보유 및 투자 이력을 문제 삼았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고 “부동산 공화국에서 가장 재미를 본 분들이 이제 와 국민더러 그 공화국을 벗어나자고 한다"며 “자기들은 사다리 끝까지 올라가 놓고 국민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생중계로 진행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집은 투기가 아닌 보금자리"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이 대통령은 또 “저항과 비난을 감수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말씀은 좋아 보이지만 문제는 대통령부터 참모들이 부동산 공화국의 최대 수혜자들이라는 점"이라며 대통령과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사례를 잇달아 거론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 대해 “분당 아파트 한 채로 25억원의 차익을 앞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억원 금융위원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남 투기와 전쟁 중이던 시절 청와대 근무 당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전세와 대출을 끼고 매입했고, 실거주하지 않은 채 37억원의 차익을 봤다"고 지적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도 “대출을 끼고 네 채까지 보유하다 세 채를 처분해 45억원을 현금화했고, 남은 한 채 역시 배우자가 경매로 낙찰받아 실거주 없이 시세 45억원이 됐다"며 “두 사람이 투자한 곳은 공교롭게도 같은 강남 재건축 단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서는 “부모가 아파트를 사주면 신분이 고착화된다고 말해놓고 아들 부부의 18억원 상당 갭투자에 자금을 보탰다"고 했고, 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불로소득 없는 사회를 외치면서 초등학생 아들에게 상가를 사주고 가족 법인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저항과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발언을 겨냥해서도 “감수는 당신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맞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거듭 비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북중미 월드컵의 BTS와 트럼프, 그리고 방시혁 유감

올림픽과 월드컵은 더 이상 스포츠 경기만이 아니다. 정상외교와 민간외교가 동시에 펼쳐지는 세계 최대의 플랫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2002년 한일월드컵의 '붉은악마'는 세계인에게 한국의 역동성과 시민문화를 보여줬다. 스포츠는 국경을 넘고, 문화는 언어를 뛰어넘는다. 그래서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는 언제나 외교와 경제, 문화가 함께 움직이는 거대한 무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는 그런 의미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BTS였다. 수만 명의 관중과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BTS는 K-팝을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로 무대를 장악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장에서 BTS를 향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미국이 개최국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려 사실상 미국의 이벤트와도 같은 분위기도 연출했다.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문화의 힘은 외교의 언어보다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여기서 하나의 가정을 해본다. 만약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법적 제약 없이 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실제 그런 일정이나 초청이 사전에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세계 음악 산업에서 방시혁이라는 이름이 갖는 위상을 생각하면 충분히 상상해 볼 만한 장면이다. 방시혁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이 아니다. BTS를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로 성장시키며 K-컬처 산업의 판을 바꾼 인물이다. 하이브는 음악을 넘어 플랫폼과 콘텐츠, 공연산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고, BTS는 한국 문화의 가장 강력한 소프트파워가 됐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BTS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연간 경제효과를 수조 원 규모로 추산한 바 있다.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이유 가운데 K-팝은 이미 중요한 요소가 됐다.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래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BTS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 외교관으로 기능한다. 그들을 세계시장으로 이끈 제작자 역시 다른 의미의 민간외교 자산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수사나 법 집행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법 앞의 평등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죄가 있다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최근 경찰은 방시혁 의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장기간 수사해 왔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반려했다. 수사가 길어질수록 국민은 두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하나는 혐의가 충분한데 왜 결론이 늦어지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혐의가 불충분한데 왜 이렇게 오래 끌고 있는가이다.장기화되는 수사는 피의자에게도, 사회에도 적지 않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기업은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투자자는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한다.국가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일정이나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 경쟁과 관세 협상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문화산업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이다. BTS가 미국에서 갖는 영향력은 단순한 인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미국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도 K-팝은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자산은 정부가 예산을 들여도 쉽게 만들 수 없는 국가 브랜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차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해 왔다. 이념보다 국익, 형식보다 실용이라는 기조는 외교뿐 아니라 행정 전반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 국가기관 역시 법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가 전체의 이익과 국제적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노파심에서 다시 강조하지만,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 반대로 불필요하게 장기화되는 수사 역시 국가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신속하고 공정하며 예측 가능한 법 집행이다. 월드컵 폐막식에서 BTS는 다시 한번 세계인의 박수를 받았다. K-컬처의 저력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스포츠를 넘어 문화와 경제, 외교가 만나는 공간이었다. 우리는 이제 이런 세계적 무대를 한국의 국익을 키우는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민간이 만든 문화의 힘은 정부가 대신 만들 수 없다. 그렇기에 정부는 그 힘이 세계무대에서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제도와 행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법은 흔들림 없이 집행돼야 하지만 국익을 위한 유연한 행정과 실용적 사고 역시 함께 작동해야 한다. 그것이 K-컬처 강국 한국에 걸맞은 국가 운영의 모습일 것이다.

[신간소개] 정선 출신 서예일 작가, ‘내가 먹은 빨간 사과에는 일곱 난장이가 없었다’ 22년 만에 개정판 출간

현대사의 두 번의 혁명기를 경험한 소년의 성장과 가족사를 그린 장편소설 지난 2004년 10월 첫 출간돼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던 서예일 장편소설 '내가 먹은 빨간 사과에는 일곱 난장이가 없었다'가 22년 만에 개정판으로 독자들과 다시 만난다. 이 작품은 강원도 정선 민둥산 일대 마을을 배경으로 현대사의 두 번의 혁명기를 경험한 한 소년의 성장과 가족사를 그린 장편소설이다. 격동과 혼란의 현대사 흐름을 정치나 이념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삶으로 풀어내며, 혁명의 시대를 살아낸 민초들의 희망과 상처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주인공은 두 번의 혁명기를 지나며, 시대에 길들여진 학교 공간 등에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몸소 경험하고 시대를 바꾸는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서로를 보듬는 사람들의삶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전한다. 소설의 무대인 정선 민둥산마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첩첩산중의 산골마을과 간이역, 탄광마을, 빨간 자전거를 타고 정선 아리랑 한의 역사가 숨쉬는 산길을 오르내리는 우체부 아버지, 사과나무 아래에서 꿈을 키우는 소년의 모습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격동기를 살아낸 정선 민둥산 주변 마을 사람들의 삶의 소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변화를 맞은 민둥산 주변 지역의 풍경과 정서는 작품 전반에 깊이 스며들며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얼굴을 그려냈다. 초판은 출간 당시 10대 청소년은 물론 20·30·40대 독자들에게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역사소설이면서도 성장소설이고, 가족소설이면서도 우리 사회를 성찰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읽혀 왔다. 22년 만에 선보이는 개정판은 초판의 문제의식과 감동을 유지하면서 문장과 구성을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혁명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 우리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소설은 그 답을 평범한 정선 민둥산 사람들의 삶에서 찾는다. 최근 서예일 작가는 12살 소년이 570년 전 조선으로 돌아가 단종의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를 펴내며 강원 영서 남부지역의 역사와 이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2년 만에 돌아온 '내가 먹은 빨간 사과에는 일곱 난장이가 없었다'는 정선 민둥산 주변 마을에서 시작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시대는 변해도 사람의 소중한 인격과 가치는 결코 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그러기에 이 개정판은 과거를 회상하는 소설이 아닌, 오늘의 독자들에게 깊은 성찰과 울림을 전하는 한국 현대사를 다룬 성장문학의 의미 있는 귀환이다. bienns@ekn.kr

[경륜] 화제 만발…‘30기 트로이카’, 특선급 신고식 3색 분출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륜 30기 '빅3'로 꼽히는 문신준서(S2, 김포), 박제원(S1, 충남개인), 윤명호(S1, 진주)가 나란히 특선급 데뷔전을 마치며 본격적인 최상위 무대 경쟁에 돌입했다. 30기 신인은 상반기에는 특선급 특별 승급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수급에서 문신준서 22승, 박제원 26승, 윤명호가 19승을 기록하며 뛰어난 기량을 입증한 끝에 하반기 특선급 승급을 이뤄냈다. 다만 세 선수 모두 6월 말 열린 우수급 왕중왕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던 터라, 특선급 데뷔전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치러졌다. 결과는 서로 달랐지만 세 선수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며 앞으로 활약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가장 먼저 특선급 무대에 오른 선수는 27회차에 출전한 문신준서(30기, S2, 김포)다. 경륜훈련원 차석 졸업생인 문신준서는 7월3일 열린 예선전에서 특선급 강자 김영수(26기, S1, 세종)에 이어 인기 순위 2위를 기록하며 높은 기대를 받았다. 경기 내용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성록(27기, S3, 수성) 선행을 침착하게 활용한 문신준서는 마지막 반 바퀴를 남기고 강력한 젖히기를 구사하며 선두를 단숨에 넘어선 뒤 김영수 추격까지 완벽하게 따돌렸다. 결국 특선급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특히 마지막 200m를 10초86에 주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이며 특선급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다만 상승세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4일 토요일 경주에서 김태완(29기, S2, 동서울)의 선행과 박용범(18기, S1, 김해B)의 노련한 견제에 막혀 주특기인 젖히기 승부가 불발됐다. 결승에선 김포팀 선배 김우겸(27기, SS)을 후미에 붙인 채 과감한 선행 승부를 펼쳤으나 마지막 직선에서 낙차를 당하며 아쉽게 데뷔 무대를 마무리했다. 28회차에는 박제원(30기, S1, 충남개인)과 윤명호(30기, S1, 진주)가 나란히 특선급 데뷔전에 나섰다. 두 선수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예선에 출전했는데 결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제원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0기 선수 중 최고 기대주답게 예선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박제원은 김형완(17기, S1, 김포) 추격을 여유 있게 막아내며 선행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날에도 신은섭(18기, S1, 동서울), 최동현(20기, S1, 김포), 안창진(25기, S3, 수성), 원신재(18기, S2, 김포) 등 기존 특선급 강자를 상대로 장기인 선행 승부를 고수하며 연승을 이어갔다. 결승에선 경륜 최강자 중 한 명인 임채빈(25기, SS, 수성)과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아마추어 시절 스프린트 종목 맞수였던 두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처음 마주한 순간이다. 임채빈은 초주부터 박제원을 자신의 앞에 위치시키며 그의 선행 능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박제원 역시 주저 없이 선행 승부를 선택했다. 결과는 정하늘(21기, S1, 동서울)에게 단 0.0015초 차로 밀린 3위를 기록했다. 비록 입상에 실패했지만 특선급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다. 이후 29회차에서도 박제원은 경쟁력을 꾸준히 이어갔다. 금요 예선과 토요 독립대전에서 각각 2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일요 특선급 결승에선 강자들 견제 속에 7위에 머물렀다. 비록 결승에서 아쉬움을 남겼으나 두 회차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특선급에서도 빠르게 적응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윤명호는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경륜훈련원 수석 졸업생 윤명호는 데뷔전에서 민선기(28기, S1, 세종)의 타종 선행을 넘지 못한 채 젖히기를 시도했지만 5위에 머물렀고, 토요 경주에서도 임채빈을 상대로 과감한 선행 승부를 펼쳤으나 곧바로 젖히기를 허용하며 6착에 그쳤다.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마지막 일요 경주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다시 한번 선행 승부를 선택한 윤명호는 강자들 추격을 견뎌내며 박건이(28기, S2, 창원 상남)에 이어 2위를 차지, 특선급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예상지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24일 “박제원은 데뷔전에서 선행 능력은 물론 경기 운영까지 검증받았다. 특선급 강자 대열에 빠르게 합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문신준서는 순발력과 폭발력이 뛰어난 만큼 결승 낙차의 후유증만 크지 않다면 특선급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반면 윤명호는 강점인 선행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고. 경기 운영 능력을 보완해야 특선급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데뷔전을 통해 30기 빅3는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특선급에서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박제원은 즉시 전력감으로, 문신준서는 폭발력을 갖춘 다크호스로, 윤명호는 성장 가능성을 지닌 기대주로 첫발을 내디딘 만큼 하반기 특선급 판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2030년 SMR 상용화 대비”…정부, 민관합작 생태계 조기 구축 총력

정부가 2030년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기부터 민관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등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차세대 SMR 육성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SMR은 공장에서 소형 원자로를 모듈 형태로 만든 뒤 현장으로 가져와 조립한다. 대형 원전보다 건설 비용이 적고 부지가 클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차세대 SMR 생태계를 조기에 갖춰 2030년대 세계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SMR이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설비들에 적합한 자체 발전원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 구축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SMR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설계가 진행 중이고, 첫 상업 SMR 프로젝트가 2030년쯤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SMR 건설 비용이 앞으로 15년간 대형 원자로의 경제성에 걸맞는 수준으로 하락한다면 2050년까지 발전량이 190GW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는 원자로 형태별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민간·공공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술 분쟁 등에 대비해 개발 단계부터 지식재산권 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수출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급망 구축은 개발부터 제조, 실증, 핵연료 등 SMR 산업 전반의 역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초기부터 민간이 참여하는 민관 합작 SMR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연구개발(R&D)과 기기 제작을 지원한다. 실증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 경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부지 등을 활용해 인허가 획득용 실증 데이터 확보도 모색한다. 핵연료의 경우 농축 우라늄의 공급 불확실성을 고려해 미국, 영국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한 원료 공급 등을 논의한다. 오는 9월 시행되는 '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SMR 특별법)'을 토대로 'SMR 시스템 개발 촉진위원회'를 11월 중 구성해 운영한다. 내년 중에 SMR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법과 제도를 찾아 개선한다. 이 밖에도 과기정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원자력안전위원회까지 아우르는 태스크포스(TF) 출범도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정책 주무부처인 기후부와 규제 기관인 원안위까지 참여해 SMR 상용화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원안위는 2030년까지 다양한 SMR의 인허가가 가능한 법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SMR을 열공급, 해상 동력원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시간 없다, 31일부터”...레버리지 ETF 예탁금 ‘3천만원’ 조기 시행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규제를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한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 진입 문턱을 높여 단기 과열을 진정시키겠다는 판단으로, 기본예탁금 강화 등 핵심 보완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24일 금융위원회는 당초 다음 달 시행할 예정이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시장 불안에 보다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증권업계가 전산 개발 일정을 앞당긴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로 매수하거나 추가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현금 기준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갖춰야 한다. 기존 1000만원에서 기준이 세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지금까지 예탁금 산정 시 시가의 70%까지 인정됐던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행 일정도 크게 앞당겨졌다. 금융위는 당초 기본예탁금 상향은 8월 초, 대용증권 인정 제외는 8월 중순께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전산 구축을 서둘러 두 조치를 모두 이달 3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정 변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조기 시행 지시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책과 관련해 “그 시행 자체가 즉시 하거나 조기에 하는 게 아니라 한참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냐"며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전산 개발을 기한 내 완료하지 못하는 증권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신규 거래를 제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예탁금 인정 방식도 한층 엄격해진다. 앞으로는 보유 중인 대용증권을 매도하더라도 실제 결제가 완료돼 현금이 계좌에 입금되는 시점(T+2일) 이후에만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된다. 지금까지는 매도 당일(T일)부터 현금과 동일하게 인정돼 결제 이전에도 해당 자금을 활용해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할 수 있었다. 매도대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역시 기본예탁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거래 직후 반복적인 회전매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현재 일부 증권사가 거래 이력 등을 고려해 약 3개월 후 기본예탁금 요건을 완화해주던 관행도 제한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더라도 기본예탁금 기준을 낮춰 적용할 수 없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금융위는 괴리율 관리 강화 방안은 거래소 규정 개정을 거쳐 다음 달 19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단일종목 상품의 최소 매매수량을 20주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도 기존 11월 계획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에서도 규제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가 더투데이 의뢰로 지난 22일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잘못한 결정'이라고 평가한 응답은 63.7%로 집계됐다.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완대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9.2%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추가 보완책으로는 일일 거래 가능 횟수 제한(24.1%)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기본예탁금의 추가 상향(22.2%), 최소 매매수량 단위 강화(21.5%), 사전 의무교육 확대(10.6%)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1.5%가 과거 금융시장 위기에 준하는 변동성 국면으로 인식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수준보다 한층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쏠림 현상과 관련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4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증시 안정 대책으로는 환율 안정 및 외국인 자금 유출입 관리(26.0%), 불공정거래와 시세조종 감시 강화(24.1%),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으로의 수급 집중 완화(22.3%)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중동 불안’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요소 매점매석 금지 한달 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류세 인하가 9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 휘발유 15%, 경유와 부탄 25% 인하 폭이 그대로 유지된다. 차량용 요소수·요소의 매점매석 금지 조치도 한 달 더 연장된다. 다만, 의료용 주사기·주사침 판매량 제한 조치는 해제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상황이 격화되면서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유종별 인하 폭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휘발유는 리터(ℓ)당 122원 하락한 698원, 경유는 145원 내린 436원, 부탄은 51원 내린 152원이 각각 적용된다. 특히, 경유는 산업·물류 현장에 필수고, 부탄도 소형 트럭 등 서민 연료로 주로 쓰여 상대적으로 높은 인하 폭을 유지해 서민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차량용 요소수와 요소 매점매석 금지 조치도 8월 31일까지 1개월 연장된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망, 수입 원자재 차질 우려로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요소수·요소의 수입·제조·판매자는 전년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7일 이상 요소수·요소를 보관하는 것이 금지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요소 재고는 평시 수준을 확보했고, 중국의 수출 물량이 배정되면서 수입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동 불확실성으로 요소수·요소의 수급 상황을 보고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용 주사기·주사침의 판매량 제한은 해제된다. 주사기·주사침 보관량 기준도 '전년 대비 150% 초과'에서 '전년 대비 200% 초과'로 완화된다. 해당 조치는 다음 달 31일까지 적용된다. 현재 주사기·주사침 재고량이 충분하고 수급 상황이 안정적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에 따르면 주사기 재고량은 전년 대비 97% 수준으로 회복했고, 6월 말부터 주사기 제조업체의 재고량이 늘고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판매량 제한 해제를 통해 주사기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중동 전쟁 후 나프타 등 원료 수급 차질로 정부는 의료용 주사기·주사침의 매점매석을 금지해왔다. 해당 조치로 전년 대비 150% 초과 보관, 110% 초과 판매, 동일 구매처 100% 초과 판매 등이 금지됐다. 정부는 8차 석유 최고가격제도 이날 오후 7시 발표해 25일 0시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물가와 공급망 측면에서 애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부동산 대토론회 “똘채 겨냥 세제 개편”…‘강남 불패’ 흔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표할 세제개편안에서 초고가·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보유세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주택 수를 중심으로 다주택자를 중과하고 1주택자를 일괄 우대해온 체계에서 벗어나 주택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 보유 목적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세제개편이 현실화하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절세 매물이 늘어나고 '똘똘한 한 채'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보유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중저가 주택 시장은 강남과 다른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분절화가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관련 공제를 포괄하는 세제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한다"며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 강화하고 어떤 차등을 둘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현재보다 세 배가량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간에 일률적으로 세 부담을 세 배 올리면 극심한 조세 저항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점으로 설정한 뒤 감면과 가중 요인을 적용하는 단계적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거주용이거나 서민·중산층이 보유한 주택, 지방 주택에는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반면 호화·초고가 주택과 다주택, 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추가 부담을 지우는 구조다. 단순히 '한 채냐 여러 채냐'가 아니라 '얼마짜리 주택을 어떤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느냐'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과 세제, 금융이 주택시장의 3대 축이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단연 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며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을 어떻게 막을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종부세의 1세대 1주택 우대체계도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12억원, 그 외 개인에게 9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다. 1세대 1주택자는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를 합해 종부세액의 최대 8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혜택이 실제 거주 여부나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적용되면서 서울 핵심지역의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여러 채를 보유하면 중과세를 받지만 수십억원대 주택도 한 채만 가지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자금이 강남권과 한강변 고가주택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정부가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행 체계에서는 3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보다 10억원짜리 주택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의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가액 기준이 강화되면 지방의 저가 다주택자보다 서울 초고가 1주택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직접적인 세율 인상보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우선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에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로 현재 60%가 적용되고 있다. 이를 높이면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실제 납부세액이 늘어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95% 수준까지 올라갔던 만큼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편 강도에 대해서는 “고강도보다는 중강도 수준에서 점진적·단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는 최대 쟁점이다. 토론 과정에서는 시가 10억원부터 30억원, 50억원까지 다양한 기준이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시가 30억원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에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당한 조세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시가 50억원이 유력한 기준선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초고가 주택 기준을 50억원으로 정하면 공시가격으로는 약 35억원 수준"이라며 “해당 주택의 약 87%가 강남권에 있어 사실상 일종의 '강남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억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서울 전반을 대상으로 한 과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원, 평균가격이 15억800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기준은 사실상 '서울세'가 된다"며 “초고가 주택이라는 취지에 맞게 기준을 충분히 높여 부작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보유·고령자 공제도 손질 대상으로 꼽힌다. 공제를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감면 금액에 상한을 두거나 실제 거주 기간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거주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계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보유기간 공제 비중을 줄이고 거주기간 공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해 사실상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특별공제'로 바꾸는 방향이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직장과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등의 사유로 일시적으로 다른 곳에 사는 1주택자는 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도 '실거주'보다 '거주용'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가피한 비거주자를 보호하면서도 예외 규정이 새로운 절세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는 셈이다. 보유세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양도세상 퇴로를 마련할지도 관심사다. 보유 부담만 높이고 양도세 중과를 유지하면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는 '매물 잠김'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를 높이면 주거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한시적인 퇴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세제개편이 강남권 고가주택의 수요와 가격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유세 부담이 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기 전 고령층을 중심으로 주택 처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대한민국 부동산 지형도가 상당 부분 바뀌고 '강남 불패'가 흔들릴 수 있다"며 “보유세가 올라가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개편되면 강남의 고령 주택 보유자들이 공제를 활용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8월 이후 강남에서 절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똘똘한 한 채'나 상급지 갈아타기 흐름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강남이 수도권 시장을 끌어올리는 '텐트폴' 역할을 했지만 단기적으로 강남 일극화가 휘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강남의 위축이 서울·수도권 전체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저가 주택은 보유세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주요 매수층인 30대는 근로소득을 통해 세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과 비강남 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분절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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