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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은행권 소환 반복, 민생 보호인가 포퓰리즘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6대 시중은행장과 만난다고 한다. 이날 회동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참석한다. 은행장들 입장에서 이 대표와의 만남이 반가울리 없다. 이 대표가 은행장들에게 소상공인과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상생금융 지원 폭을 확대하고 기준금리 인하추이에 맞춰 가산금리도 낮춰달라고 주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23일, 맞춤형 채무조정과 폐업자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 다른 청구서가 날아드는 셈이다. 이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이자 더불어민주당이 횡재세 도입을 외쳤던 주체라는 점도 은행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 대표의 소환 요구는 실제 메시지를 떠나 금융지주사들로 하여금 일종의 군기를 잡고,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구축시키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그간 정부부처, 금융당국이 아닌 정치권이 은행권을 소집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은행 실적을 봐도 정치권의 요구에 거부할 명분은 부족하다.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작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작년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비교할 때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단연 눈에 띌수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도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인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최대실적·대출금리 인상 등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정치권 입장에서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칠리 만무하다. 그러나 거듭된 은행권의 소환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속성과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심각한 염려를 낳는다. 금융지주사 전체 지분의 7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현재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실적이 정치권의 자원으로 치부되는 행위가 당연시된다면,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후폭풍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경제, 금융시장을 계속해서 누르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펀더멘털에 비해 원달러 환율이 30원 정도 더 올랐다고 했다. 현재의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나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달 8일에도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 금융·외환시장 당국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대표는 “금융시장이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는데 국민께서 걱정이 많다"며 “금융당국, 외환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당국도 정치권에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책임져야 할 국회가 사사로운 싸움과 정쟁에만 휘말려 서민과 자영업자 지원의 책임을 당국, 은행권에만 전가하는 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국 혼란이 장기화되면 국가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한국은행은 얼마 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소비, 내수, 건설경기 등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고 정치 등 여러 이유로 국내총생산(GDP) 갭(마이너스 폭)도 늘어나고 있어 통화정책 외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우리나라 경제가 그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곪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본질은 외면한 채 본인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작금의 모든 태도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경제와 탄핵, 계엄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장신구 따위가 아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데스크칼럼] 미-중 ‘희토류戰’ 임박, 한국은 대비하고 있나

전 세계가, 특히 힘이 센 나라일 수록 이 광물을 확보하지 못해 안달이 났다. 바로 희토류이다.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란 주기율표 제 3A족인 스칸듐(Sc, 원자번호 21), 이트륨(Y, 39)과 원자번호 57 (란타늄)에서 71(루테튬)까지의 란탄계열 원소 15개를 더한 17개의 원소를 총칭한다. 희토류는 주로 첨단산업에 사용되는데 아주 적게만 사용해도 월등히 높은 성능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마법의 광물로도 불린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필수부품인 배터리와 모터에는 모두 희토류가 사용된다. 특히 모터의 핵심부품인 영구자석에는 희토류의 한 종류인 네오디뮴(Nd)이 사용되는데 일반 자석과는 확연한 성능 차이를 발휘한다. 네오디늄만 보더라도 현재 전기차 침투율이 채 20%가 안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네오디늄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최근 희토류가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오는 20일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무력을 써서라도 자국으로 편입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혀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놨다. 그린란드는 러시아와 가깝고 많은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지만, 트럼프가 진짜로 노리는 것은 많은 양의 희토류 매장량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나라별 희토류 매장량 순위를 보면 중국 4400만톤, 베트남 2200만톤, 브라질 2100만톤, 러시아 1000만톤, 인도 690만톤, 호주 570만톤, 미국 180만톤이며, 그 다음 8번째로 그린란드 150만톤이다. 전 세계 총 매장량은 총 1억1000만톤이다. 매장량만 보면 각 지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미국이 그리 안달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제 생산량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3년 기준 나라별 생산량은 총 35만톤 가운데 중국이 24만톤으로 68.6%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 4만3000톤, 미얀마 3만8000톤, 호주 1만8000톤, 태국 7100톤, 인도 2900톤 등이다. 희토류 생산비중이 중국으로 쏠린 이유는 가공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황산이 사용되는데, 황산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중국은 환경오염을 무릅쓰고 값싸고 고품질의 희토류를 대량으로 생산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를 자원무기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그린란드를 희토류 생산기지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희토류 자원무기 파괴력은 엄청나다. 지난 2010년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를 두고 영토분쟁을 벌일 때, 중국이 꺼낸 회심의 카드가 희토류 수출 중단이었다. 이 카드를 꺼내자 일본은 곧바로 꼬리를 내렸고, 지금까지 그곳의 영토분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현재,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집권때처럼 중국과 또 다시 무역전쟁을 일으키려고 시동을 걸자 중국이 다시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중국 상무부는 미국에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과 무기에 사용되는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흑연, 초경질 소재(Superhard Material)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종의 경고성 사격이다. 트럼프가 실제로 대중 무역전쟁을 벌인다면 중국이 내놓을 회심의 카드는 희토류 수출 중단이 될 게 뻔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희토류 전쟁은 두 나라를 최대 무역국가로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3년 희토류(반제품 또는 완제품) 수입량 309만톤 가운데 중국 수입량은 193만톤으로 62.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희토류 전쟁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전혀 충분치 못한 상태다.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3년 희토류(반제품 또는 완제품) 수입량 309만톤 가운데 중국 수입량은 193만톤으로 62.5%를 차지했다. 희토류 자체 생산량도 없다. 우리나라는 희토류 4개 광산에서 4700만톤의 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모두 폐광 상태다. 광해광업공단이 희토류 해외 확보 목적으로 중국의 희토류 생산법인 지분을 갖고 있지만, 현재 이 법인은 사실상 폐업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희토류를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수급 위기 사태에 대비해 광해광업공단을 통해 비축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심각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자원무기화 동향을 꼼꼼히 체크하고 그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야 할 광해광업공단의 수장이 몇 달째 공석이다. 최종후보 3인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올라 간 만큼 신속히 임명이 이뤄져 대비책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데스크칼럼] 반창고는 한 번에 떼는 게 좋다

지난해말 왼쪽 엄지에 상처가 났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였다. 상처의 피떡이 밴드에 들러붙었다. 언제 이 밴드를 떼어내버리나 걱정이 앞섰다. 딱지를 건드리지 않으면 욱신한 정도로만 느껴졌다. 밴드를 한 번에 떼어내자니 격한 통증이 밀려올 게 뻔했다. 의사는 걱정말고 떼어내고 다시 약을 바르라고 했다. 통증은 잠시면 잊혀지고 새살이 빨리 돋도록 하는 게 좋다고 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달 14일에서야 국회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에 대한 심리에 들어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경호처를 방패 삼아 영장에 응하지 않았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1달이 넘었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한 총리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했다. 야당은 한 총리마저 탄핵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2명만 임명했다. 민주당에선 최 권한대행마저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한 달 대통령 탄핵으로 국정은 공전했다. 가뜩이나 좋지 않던 경기는 계엄으로 얼어붙었다. 연말 특수를 준비하던 유통가는 매대를 거둬들였다. 송년회 예약도 줄줄이 취소돼 외식업계는 울상을 지었다. 연초에는 좀 달라지나 기대했다. 그러나 무안공항 참사까지 겹치며 소비는 절벽에 다가가고 있다. 불안한 정세 탓에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부총리는 경기 회생책을 내놓기는 커녕 탄핵정국 진정에 몰두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계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대폭 절하됐다. 11월 말 1390원 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한달 사이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 주요국 통화 가치가 모두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만 약세를 이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증시를 불안하게 바라보던 외국인은 너도 나도 '셀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올해가 더 걱정이다. 이미 천장을 가늠할 수 없는 고환율의 여파는 1~3개월이면 국내 수입물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트럼플레이션 2.0'(Trumpflation 2.0)이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재정 및 무역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물가상승률은 1.8%였다. 그러나 이미 1월에만 2%를 넘길 전망이다. 계엄은 대한민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상처를 돌봐서 새살이 나도록 치유해야 할 때다. 상처가 곪도록 나둬 치료를 외면하면 상처는 덧난다. 경제 사령탑이 내수와 수출, 금융시장 안정화에 전력을 쏟아부어야 할 때다. 그러려면 최상목 권한대행이 탄핵정국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 본연의 전공 분야로 돌아와야 한다. 대통령 체포든, 탄핵 선고든, 조기 대선이든 불안은 빠르게 해소되는 것이 좋다. 엄지 손가락에 붙어있던 밴드를 한 번에 떼어냈다. 눈을 찔끔 감을 만큼 아팠다. 그 뿐이었다. 새로 약을 발랐다. 설 전까진 상처가 다 나을 것만 같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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