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의 세무칼럼] 1조 원대 탈세 포착… 배민·무신사 등 41개사 세무조사 왜 받나](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50116.d441ba0a9fc540cf9f276e485c475af4_T1.jpg)
지난 14일 국세청은 서민들의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먹거리 및 생활 소비재 분야에서 불공정 행위와 탈세를 일삼은 41개 사업자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원재료비 상승 등 대외적 요인을 핑계로 소비자에게 물가 부담을 전가하면서도, 정작 뒤로는 원가를 부풀리거나 변칙적인 거래를 통해 약 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익을 은닉한 시장 교란 사업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풀무원, 무신사, 에이블리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대형 플랫폼과 종합 식품업체들이 조사 대상에 대거 포함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배달 앱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은 국내에서 창출한 1조 원대 이익을 정당한 세금 납부 없이 독일 모회사로 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배민이 원천징수 해야 했을 1,000억 원대 세금을 탈루한 역외 탈세 혐의와 더불어, 해외 관계사에 업무 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 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종합 식품업체인 풀무원은 원재료와 물류비 등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 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해 소비자에게 전가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관계회사에 귀속되어야 할 경비를 업무와 무관하게 대신 지출하거나, 국외 관계사에 거액의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해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무신사와 에이블리 등 패션 플랫폼 업체는 변칙적인 회계 처리를 통한 고의적 매출 누락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특수관계 법인에 광고비와 용역비를 과다 지급하고 재고자산을 고가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부풀린 혐의, 그리고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임차해 사주가 개인적으로 거주하는 사익 편취(업무무관자산 유용)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밥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란 생산 농가 11곳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계란이 '금란'으로 불리는 호황기 동안 수십억 원대의 수익을 축소 신고했다. 일부 업체는 거래처에 세금계산서 없는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고 판매 대금은 비사업용 차명 계좌로 수취해 수익을 은닉했다. 나아가 가족이 대표로 있는 별도의 농업회사법인에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산란용 병아리를 넘겨 부당하게 이익을 나누어 주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수입 금액에서 빠뜨린 혐의도 받고 있다. 곡물·과일·육류 등 수입·유통업체 12곳은 할당관세 혜택을 악용했다. 참깨, 파인애플, 돼지고기 등을 수입하며 세제 혜택을 받은 이들은 허위로 경비를 부풀리고 매출 신고를 누락했다. 0%의 할당 관세율로 돼지고기를 수입해 온 한 업체는 거래 중간에 대표자 자녀 명의의 유령 회사를 끼워 넣어 유통 마진(통행세)을 챙긴 후 단기간에 폐업하는 수법을 썼다. 또한, 특수관계 법인을 통해 근무 사실이 없는 대표자의 친인척에게 수억 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하며 가공 경비를 계상하기도 했다. 이렇게 빼돌린 법인 자금은 배우자의 아파트 취득이나 자녀에 대한 편법 현금 증여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탈세와 물가 상승 간의 연결고리가 확인된 만큼, 민생 안정을 위해 이번 세무조사 혐의자들을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재료비 및 유통비용 등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되는 생산 원가의 적정성과 정상 거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나아가 법인 자금 유출로 부를 축적해 온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샅샅이 파헤치고,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 은닉이나 가짜 세금계산서 수수, 명의대여 등 조세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즉시 조세범칙 사건으로 전환해 단호히 대처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방위적이고 강도 높은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직면한 기업들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감정적 대응이나 맹목적인 회피를 자제하고,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해외 모회사 및 특수관계 법인과의 자금 거래나 용역 제공에 있어, 해당 거래가 객관적인 시장 가격(시가)에 기반한 합리적 결정이었음을 증명하는 정상가격 산출 자료와 회계 장부를 철저히 준비해 소명해야 한다. 원가 부풀리기나 부당행위계산부인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비용 배분의 기준이 동종 업계의 통상적인 기준에 부합함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법인 자산의 사적 유용이나 가공 경비 계상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출된 자금이나 취득한 자산이 오로지 기업의 정상적인 수익 창출과 영업 활동을 위해 사용되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업무 일지, 차량 운행 기록부 품의서 등 객관적 물증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특히,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에게 지급한 인건비를 세무조사에서 가공 경비나 부당 행위로 의심받지 않고 정상적인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후 조작이 불가능한 객관적 근거로 실제 근무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순한 출근부나 계약서를 넘어 이메일, 사내 메신저, 결재 로그, 차량 운행 기록부 등 구체적인 업무 흔적을 제시해야 한다. 가족의 급여 수준 역시 사내 일반 직원이나 동종 업계와 비교하여 해당 가족이 수행한 업무 난이도 및 직책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수준임을 소명해야 한다. 타 직장 겸직, 개인 사업장 운영, 원거리 거주 등 물리적·시간상으로 상시 근무와 모순되는 상황이 없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그에 맞는 근무 형태와 급여 산정 기준을 갖추어야 하며, 지급된 급여가 다시 대표에게 돌아가는 일 없이 가족 본인의 계좌에서 투명하게 관리되는 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증명해야 조사를 무사히 종결할 수 있다.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법 해석상의 이견이나 오해가 발생할 경우, 무조건적인 반발보다는 과세전적부심사나 조세심판원 심판청구 등 법적으로 보장된 조세 불복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정당한 입장을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구제받는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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