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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기업 담합 과징금 과하단 지적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의 답변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기업 담합에 부과된 과징금이 많다는 지적에 “과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국내 기업들의 담합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담합으로 얻은 부당이익보다 과징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의 기업 담합 과징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전 세계 담합 과징금은 지난해 33억달러 규모인 반면 한국은 올해 9월까지 13억달러로 40% 수준에 이른다. 박 의원은 “담합 범죄를 엄벌하는 것도 마땅하지만 기업이 망할 정도로, 기업 존속이 위태로울 정도로 과징금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담합에 가담한 기업의 부당이익을 충분히 초과하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세계 과징금 수준과 비교할 때 40%는 과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해 공정위는 민생 관련 먹거리 담합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분·전분당 담합 사건에 7476억원, 밀가루 6710억원, 설탕 3960억원 등이다. 이후, 해당 업체들이 잇따라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과징금 규모와 제재의 적정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 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기업의 과징금 부과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법 위반 억지력과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는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또,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고질적 민생 담합을 뿌리 뽑겠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기업의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도 손볼 계획이다. 리니언시는 담합을 주도한 기업이 위법 행위를 자진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하면 과징금이나 시정조치 등을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기업 간 은밀히 이뤄지는 담합의 적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지만 주도한 기업에도 감면 혜택을 주면서 악용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됐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근 인쇄용지 담합 사건에서 한솔제지가 공동행위를 주도했지만 리니언시를 통해 1426억원의 과징금을 면제받았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리니언시를 악용해 주도 사업자가 부당이익을 챙겨가지 못하도록 법 개정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 위원장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상한을 주문 매출액의 15%로 정하는 입법 추진에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국회에 계류 중이란 지적에 “풍선효과를 방지하는 법 조항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조항이 취지에 맞게 작동하도록 하위 법령을 엄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이 잦은 오픈마켓, 배달 앱, 숙박 앱 분야의 실태조사를 통해 필요한 제도 개선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주병기 공정위원장 “(쿠팡) 조사 불응 땐 경제적 제재 강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 논란과 관련 “상당히 무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 조사 권한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경제적 약자 최후의 보루인 공정거래법 관련 법률 집행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쿠팡 현장조사 거부에 대한 질의가 쏟아지자 이같이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 8월 납품업체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에 대한 공정위의 현장조사에 불응했다. 이후 법원에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지난달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재항고했다. 당시, 서울고법은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며 “현재로서는 현장조사 결정으로 신청인(쿠팡)에게 발생할 불이익에 비해 그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도 이날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얻어지는 법익이 무엇인지 불명확하지만, 공익에 대한 심대한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에 기업이 거부해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 온라인 플랫폼 등은 면밀하게 기업결합 심사 주 위원장은 “조사권은 시장경제 주체들이 법 위반 없이 영업이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조사권을 집행하면서 영업이 정지되거나 사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절차적 공정성을 기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위가 집행하는 법률이 집행되는 것의 가장 첫 출발점이 조사 권한"이라고 부연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 현장조사에 불응하는 기업에 경제적 제재 의사도 밝혔다. 그는 “조사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불응에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 위원장은 “디지털 분야의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분쟁이 잦은 오픈마켓,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숙박 앱 분야의 실태조사를 통해 필요한 제도 개선도 병행해 나가겠다"며 “배달앱, 앱 마켓, 반도체 등 디지털 분야의 독과점 남용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빅데이터, 온라인 플랫폼 등 혁신 분야의 기업결합은 기술혁신과 공정한 경쟁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면밀한 기업결합 심사를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어린이집 12년 연속 감소…보육 아동 수도 90만명선 아래로

저출생이 이어지면서 전국 어린이집 수가 12년 연속 줄고, 원아도 90만명선을 밑돌았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어린이집은 2만6064곳으로 전년 대비 4.8%(1323곳) 줄었다. 어린이집 수 감소는 신설보다 폐원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1990년대만 해도 1000곳 수준이었던 국내 어린이집은 2012년 4만곳을 넘겼다. 그러나 2013년 4만3770곳까지 늘어난 뒤 매년 감소해왔다. 7개 어린이집 유형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가정 어린이집'은 지난해 8664곳으로, 1만곳 아래로 떨어졌던 전년(9586곳)보다도 9.6% 줄었다. 국공립 어린이집만 6745곳으로 3.4% 증가했다. 이는 저출생으로 원아들이 감소한 데 따른 운영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이집 보육 아동 수는 2024년 94만1303명으로 100만명을 밑돌더니 지난해에는 88만7764명을 기록하며 90만명선 아래로 내려갔다.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 역시 2024년 29만7067명으로 30만명선을 하회했고, 지난해 29만1507명으로 1.9% 감소했다. 어린이집보다 좀 더 큰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도 2016년 8987곳에서 2017년 9029곳으로 증가한 것을 마지막으로 매해 감소하다가 지난해 8140곳까지 줄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감소세를 보이며 정부는 영유아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유아교육과 영유아 보육의 통합(유보통합)을 위한 법령 개정을 2030년까지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올해 월평균 주민번호 변경신청 126건…피싱 줄어 전년 대비 32.4%↓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 감소세 등의 영향으로 올해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변경위)에 따르면 올해 1∼9월 주민등록번호 변경신청은 1133건으로 월평균 약 126건의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월평균 186건(연간 2235건)보다 32.4% 적다. 연간 신청 건수는 △2020년 1127건 △2021년 1344건 △2022년 1547건 △2023년 1942건 △2024년 1986건으로 지난해까지 늘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가 꺾이는 추세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감소세를 보이며 변경 신청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변경위는 분석했다. 실제로 경찰에 따르면 올해 1∼8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858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피해액도 3871억원으로 5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을 사유로 한 주민번호 변경신청도 올해 1∼9월 285건으로 지난해 연간 951건의 절반보다도 적었다. 제도가 시행된 2017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된 주민등록번호 변경신청은 누적 1만3314건이다. 이 중 1만1879건이 심의·의결됐고, 8276건이 인용돼 인용률은 69.7%였다. 기각은 3546건, 각하는 57건이었다. 변경위는 심의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실제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따져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지지의 힘과 통치의 책임 사이

이재명 대통령의 SNS가 여권 내부 갈등의 한복판에 섰다. 극단주의를 경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환했던 대통령은 지난 9일 한층 날 선 메시지를 내놨다. 능력도 없이 자리를 요구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개혁을 명분으로 내부를 공격한다는 취지였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기고문까지 공유하며 동지를 향한 공격의 위험성을 환기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 이제 개혁의 주도권과 대통령의 인사권을 둘러싼 충돌로 번진 셈이다.유시민 작가는 지지자들이 기대한 것은 개혁의 '증축'인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에 거듭 반발했고, 조국혁신당도 수사·기소 분리의 방향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개혁의 이름으로 인사와 수사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한때 같은 목표를 향해 손잡았던 이들이 이제 서로에게 개혁의 정당성을 묻는다. 이 갈등을 친명과 반명, 강경과 온건의 싸움으로만 보면 본질을 놓친다. 쟁점은 김 후보자 한 사람을 넘어선다. 새 수사기관에 어떤 권한을 주고, 누가 통제하며, 잘못된 수사에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 인사가 적절하다는 판단은 별개다. 반대하는 쪽 역시 과거 경력에 대한 불신을 넘어 후보자의 구체적인 부적격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의 링컨은 1860년 대선에서 경쟁했던 윌리엄 수어드를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 경쟁자를 제거하는 대신 국정의 동반자로 끌어들였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는 1995년 럭비 월드컵에서 과거 백인 지배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오랜 차별에 분노한 지지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두 지도자는 지지층의 감정만 좇지 않고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반면 닉슨 미국 대통령은 정적을 위협으로 여기며 권력 방어에 몰두하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났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당내 이견을 배신으로 몰아붙이는 정치가 내부 견제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패의 원인을 한 가지로 돌릴 수는 없지만, 반대 의견을 차단한 권력은 스스로 오류를 발견할 기회까지 잃기 쉽다. 이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지층과의 결별도, 강경파에 대한 굴복도 아니다. 개혁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수사권 통제와 피해자 구제, 기관 간 책임 분담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김 후보자를 적임자로 판단했다면 경력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뒷받침할 검증 결과로 설득해야 한다. 임명 이후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필요하다. 인사권은 물론 그 결과까지 대통령의 몫이다. 반발하는 지지 세력에도 책임이 따른다. 개혁의 후퇴를 비판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인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를 배신자로 몰거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 대통령 역시 자신에게 불편한 목소리까지 극단주의로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비판의 근거를 따지고 수용할 것은 받아들이되 최종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설득 없는 결단은 독선이 되고, 결단 없는 경청은 우유부단이 된다. SNS의 속도와 국정의 속도도 구별해야 한다. 대통령이 댓글마다 반박하고 논쟁마다 직접 나서면 장관과 여당이 감당해야 할 책임마저 대통령에게 쏠린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하루의 화제를 장악하는 것과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르다. 검찰개혁의 성적표는 SNS의 찬반 숫자가 아니라 수사 공백을 줄이고 국민의 권리를 얼마나 보호했는지로 작성돼야 한다. 여당도 대통령의 방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지층의 요구를 정책으로 다듬고 대통령의 판단에 이견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당이 침묵하면 갈등은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당이 강경파의 목소리만 대변하면 국정의 균형이 무너진다. 대통령과 여당의 건강한 긴장도 민주주의의 자산이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모든 갈등을 없애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지지자에게는 때로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반대자에게는 틀렸다는 증거보다 옳다는 근거를 먼저 제시하며, 잘못된 결정은 고칠 줄 아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의 성과로 신뢰를 쌓는 대통령을 바란다.지지자는 대통령을 당선시키나 대통령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까지 책임지는 통치의 능력이다.

전쟁통 유가 담합 44조, 공정위 ‘정조준’…과징금 4조 넘나

국내 정유사 2곳이 최근 4년간 전쟁 상황에서 급변하는 국제유가 정보를 활용, 가격담합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휘발유·경유·등유 판매 가격 정보를 교환하고, 가격을 사전 합의해 거둔 매출액만 44조원 이상, 관련 과징금 규모는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2개사의 위법 사실과 제재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 심의 중이다. 심사관은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GS칼텍스와 S-OIL은 담합 가담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심사관에 따르면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2곳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관련 입금가와 확정가 등 판매 가격과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이 격화된 올해 3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입금가 등 판매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사와 주유소는 사후정산제에 따라 거래한다. 정유사가 우선 정한 입금가로 각 주유소가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이후 다음 달 최종 가격인 확정가를 결정해 차액을 정산한다. 아울러, 정유사들의 일정 기간 같은 가격을 보장하거나, 특정 기간 판매가 할인을 적용하는 등 판매 정책을 사전에 정해 거래 주유소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정유사의 판매 정책이 곧 소비자 구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현재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정유사 4곳이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시장의 대표 주자들이다. 4개사의 시장 점유율만 지난해 기준 약 98%인 과점시장이다. 특히,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2개사의 점유율은 49.1%로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정제해 생산한 제품을 직접 시장에 판매하거나 주유소나 도매업체 등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여서 휘발유·경유·등유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변한 상황이 두 정유사가 가격 정보를 교환하게 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번 가격담합 건은 전쟁 상황에서 유가 관련 정보 교환이 이뤄진 점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4개사의 과점 체제이지만 2개사의 점유율이 50% 정도여서 시장경쟁 질서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심사관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관련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 2개사에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낸 상태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관련 매출액만 약 44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일일 평균으로 보면 약 300억원에 달한다. 현행 과징금 고시에 따라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 관련 매출액의 3.0% 이상 10.5% 미만의 기준이 적용된다. 관련 매출액을 44조원으로 잡고 최대 부과기준율 10.5%를 적용하면 과징금은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최종 과징금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가격담합을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2개사는 임직원이 공정위 현장조사 일정을 미리 알고, 전산 자료와 메신저 대화 삭제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알려졌다. 다만, 공정위는 GS칼텍스, S-OIL 2곳이 심사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 “세 차례에 걸친 현장조사와 관계자 진술 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2개사의 담합 가담 관련 입증할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로부터 8주 내 서면 의견 제출, 증거 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보장받는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 등을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교환된 정보가 가격이나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담합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SK에너지 측은 “공정위 심사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개사의 방어권 보장 종료 후 최대한 신속히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초과세수, 빚 갚아야” 지적에 박홍근 장관 “미래대응기금·성장 투자 더 중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초과세수로 국채 상환이 우선'이라는 지적에 “단순히 빚 갚기보다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청년 주거 지원으로 초과세수 활용 방침도 밝혔다. 그는 “국가채무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으로 삼아 성장을 위한 투자로 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가채무 증가, 정부의 초과세수 미래대응기금 운용 계획 등을 강하게 질타했다. 재정경제부의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올해 세수는 총 478조6000억원이 더 걷힐 전망이다. 지난 2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예상했던 세수 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15.2%) 많은 규모다. 정부는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 등에 투자하고, 남는 자금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 '재정 저수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라 초과세수는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12조5000억원 규모로 신규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104조 미래기금 적립하면서 106조 국채 발행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중 104조원을 여유자금으로 적립하면서 국채는 106조원을 발행한다며 “빚을 내서 적립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초과세수가 이렇게 많이 걷혔는데 부채 상환에 좀 적극적이어야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일시적인 반짝 초과세수라면 미래세대가 떠안을 빚부터 갚아 나가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가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것은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단순히 빚을 갚는 것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전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세수 결손을 들어 재정 투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박 장관은 “전 정부가 경기 침체 국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감세 정책까지 펴면서 3년간 약 10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며 “이것이 결국 재정의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재정 상황으로 국가채무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정 투입을 통한 청년 주거 지원과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 질의했다. 박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공적 주택과 관련 차질없이 목표 수량이 달성될 수 있도록 모든 예산을 반영했다"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이번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민들, 특히 청년들의 추가 사다리를 위해 과감하게 더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 관련 국회의 사전 예산 심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래대응기금 운용은 국회 변경 신청 없이도 정부 재량으로 30% 가량 사업지출이 가능하다. 야당은 정부가 기금을 자의적으로 쓸 가능성에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국회 심의권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금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고 해당 계획 안에서 집행하겠다"고 답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기획] 역대급 초과세수 63조…“미래세대 빚, 국채부터 갚아야”

올해 63조원 넘게 더 걷힌 세수는 미래 세대와 시장 안정을 위해 1500조에 육박한 국가채무를 갚고,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부가 초과세수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것이란 전망에 국채 발행을 줄여 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회성 초과세수를 대규모 재정지출 사업으로 소진하지 않도록 재정 준칙 등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0일 올해 국세수입을 재추계한 결과 총 478조6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지난 2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예상했던 세수 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15.2%) 많은 규모다. 현재 정부는 초과세수의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주거 안정과 일자리, 서민금융 사업 등을 유력한 안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거안정 플랜 119만호 공급, 국민 일자리 사업, 포용금융 확대 등 가용한 자원을 집중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경부 관계자는 7일 “초과세수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국채 상환 포함 미래대응기금 적립 등 다양한 안을 두고 관계부처와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초과세수 활용 방안이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인데 무엇보다 먼저 국채 상환이 거론되는 이유는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국채를 우선 상환하거나 국채 발행 축소에 쓰고, 당해 연도에 추경을 편성해 활용할 수 있다. 지난 4월 추경안 26조2000억원이 편성됐을 때도 국채 상환에 1조원이 쓰였다. 정부는 또 지난 1일 초과세수를 활용, 10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5조원 줄이겠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국채 발행을 추가로 줄이는 것은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11~12월 국고채 발행 축소 계획에 대해 물었다. 국고채 조달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초과세수로 국채발행을 줄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다면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고채 발행 물량 추가 축소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신규 국채 발행에 리스크 큰 상황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장기채 금리 상승과 함께 이자 부담이 커져 신규 국채 발행에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과 더불어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쓰는 것이 우선 순위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4~5%로 치솟았다.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 정부의 국채 발행뿐 아니라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부담이 커진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비용이 커지고, 자금 조달도 어려워진다. 반대로 정부가 국채 발행 물량을 축소하면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나라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장기채 금리 상승은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다. 정부의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1413조8000억원에서 2027년 1519조8000억원으로 늘고, 2030년에는 1734조원으로 17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국가채무로 인한 이자비용은 올해 36조5000억원, 2027년 42조8000억원, 그리고 2030년 53조3000억원으로 50조 이상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시장 금리는 더 오르고, 민간의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는 이른바 '구축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동철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전체 재원에 한계가 있는데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더 쓰려고 하면 민간의 몫이 줄어드는 구축효과가 발생한다"며 “초과세수는 국채 발행 축소로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기업, 가계 등 생산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민간에 재원 활용 여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내년 슈퍼급 예산안 등 정부가 지출을 최대한 늘린 상황에서 국채를 발행하면 구축 현상이 생기는만큼 초과세수는 50조 이상, 90% 가량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우선 순위는 주택공급, 일자리 등 지출 사업이 아닌 초과세수로 국채를 갚고,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50조원 넘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보다 국채 상환과 국채 발행 축소 규모를 더 키우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정부는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등에 투자하고, 남는 자금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 축적해 놓는 소위 '재정 저수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서,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라 초과세수는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개편을 통해 100조원 넘는 추가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는데 초과세수마저 넣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과세수 자동으로 미래대응기금에 넣는 건 부적절" 지적도 김 교수는 “채무에 이자비용까지 계속 불어나는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50조원 이상 미래대응기금에 쌓아두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한다면 기금에 적립해 지출 사업으로 쓸 것이 아니라 초과세수로 바로 국채를 상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과세수 활용 관련 국채 상환에 쓸 규모를 우선 정한 뒤 미래대응기금 등에 활용하도록 준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과세수 발생 시 당시 경기와 국채금리, 국가채무 상황 등을 보고 국채를 덜 발행할지, 추가 지출에 쓸지, 기금에 넣을지를 판단하는 배분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제언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채 상환에 얼마나 필요한지, 기금에 얼마나 축적할지 초과세수 활용안에 대한 준칙을 정하는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금은 국회 변경 신청 없이도 30%가량 사업지출이 가능해 정부가 자의적으로 쓰지 않도록 운용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초과세수가 생기면 자동으로 미래대응기금에 넣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금 적립을 법률상 고정할 경우, 법적 형식에 따라 재원이 배분돼 경제적 실질이 적고 더 효율적인 재정정책 선택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45조 미래기금에 ‘30% 정부 재량’…재경위 “국회 재정통제 약화 우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회의 재정 통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요 지출액의 30%까지 정부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한 데다 세수가 부족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 없이 기금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보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추가 세수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기금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4일 재정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미래대응기금 관련 특례가 정부의 재정 운용 자율성을 높이는 대신 국회의 예산·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사전 심의 범위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기금운용계획의 자체 변경 한도에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지난달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 중 최대 30%를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사업성기금에는 20% 한도가 적용되지만 미래대응기금에는 금융성기금과 같은 30% 기준을 적용했다. 재경위는 미래대응기금이 금융성기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융성기금은 보증·보험·채권상환 등 금융거래와 연계돼 시장 상황이나 자금 수요에 따라 지출 변동성이 큰 반면 미래대응기금은 정책 목표와 지원 대상이 미리 정해진 사업성 지출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기금 자체 규모가 커 정부가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금액도 상당하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내년 미래대응기금 사업비는 45조3625억원이다. 72개 기금 중 국민연금기금의 59조809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기금 1개당 평균 사업비의 11.4배 수준이다. 30% 한도를 단순 적용하면 자체 변경 가능 금액은 약 13조6000억원으로, 20%를 적용했을 때보다 약 4조5000억원이 많다. 재경위는 국회 사전 의결 없이 조정 가능한 금액이 커질 수 있는 만큼 30% 한도를 인정하더라도 20% 또는 일정 금액을 넘길 때 변경 내역을 즉시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수가 부족에 대응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보낼 수 있도록 한 내용도 지적됐다. 현재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회계연도 중간에 전입금을 세입예산에 반영하려면 추경을 편성하고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개정안은 신속한 재원 보강을 위해 이를 예외로 두면서 변경 내영을 지체 없이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재경위는 자금 이동이 이뤄진 후 이뤄지는 보고와 국회 전출 필요성, 규모를 미리 심의·의결하는 것은 다르다며 국회의 사전 통제가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과제로 짚었다. 추가 세수가 충분히 이어지지 않으면 기금 재원이 감소할 수 있고, 이미 시작한 사업의 사업의 지출 수요가 계속되면 일반회계 등 다른 재원으로 부담이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수 전망이 실제 세입과 달라질 경우 기금에 반영한 재원과 실제 확보한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계정 보조사업 이월 특례를 두고도 논란이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조사업 중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 회계연도 내 지출하지 못한 금액을 다음다음 연도까지 이월하도록 하는 규정이 들어가며 최대 4회계연도에 걸쳐 이월될 가능성이 있다고 재경위는 지적했다. 기획예산처는 이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월 가능 기간을 맞추기 위한 특례라며 실제 사업 집행에서는 재이월까지만 허용해 최대 3년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더라도 국회가 정한 총지출 규모를 늘리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세수가 부족할 때 국회가 이미 의결한 지출액을 채우기 위해 기금에서 부족분을 보완한다는 개념이며, 의결된 규모를 넘어 지출하려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0% 변경 한도 또한 세수와 경기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미래대응을 위한 신축적 집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내린 결정이란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연내 미래대응기금을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9월 소비자물가 2.9%↑…한은 “10월은 3%대”

사과,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로 내려갔다. 정부는 추석 민생안정대책인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함께 석유최고가격제로 물가 상승률을 낮춘 효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근원 및 생활물가 상승 등으로 오히려 물가 오름세가 커졌다는 엇갈린 평가를 냈다. 10월에는 3% 내외로 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데이터처의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지난 8월 3.1%에서 다시 2%대로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농산물 물가가 전년보다 4.0%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17%포인트(p) 끌어내렸다. 복숭아(-14.7%), 사과(-9.2%) 등 과일류 물가가 10.9% 하락했고, 배추도 15.2% 큰 폭으로 내렸다. 다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공급량 감소, 추석 명절 수요 증가 등으로 각각 3.7%, 4.5% 올랐다.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0.3% 하락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과·배 등 작황 호조로 출하물량이 늘면서 과실은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은 정부의 할인행사 지원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석유류 물가는 8월(14.2%)에 이어 9월에도 14.8% 상승했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9월 물가상승률을 0.6%p 억제했다고 봤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상승률 3.5%를 기록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빵, 즉석식품 등의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가공식품 물가는 2.1%로 상승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컴퓨터 물가가 27.4%, 갤럭시·아이폰 등 신제품 영향으로 휴대전화도 8.3% 각각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컴퓨터·휴대전화기 등 내구재와 가공식품의 상승폭이 확대되며 근원물가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근원물가, 생활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9월 물가 오름세가 오히려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9월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7% 상승했다. 항공료, 여행비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3.5% 뛰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2.5% 올랐다. 특히, 작년 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 50% 할인 기저효과로 8월 소비자물가와 함께 근원·생활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점과 비교했을 때 기저효과를 빼면 9월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추석 민생안정대책, 석유 최고가격제 등으로 9월 물가를 내렸다는 정부 진단과는 상반된 평가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근원품목의 오름세가 지속됨에 따라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소비자물가는 중동 전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 충격의 전이, 수요 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물가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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