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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겐 국제법 필요 없다…대만 문제는 시진핑이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법이 자신을 막을 수 없다는 식으로 언급하며 패권 확장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결정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국제적 사안에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 제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한 가지가 있다. 나의 도덕성, 나의 생각이다. 그게 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며 “내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 나는 사람들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에 제약이 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결정권자는 본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어떻게 국제법을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언급도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서 주권과 국경은 서방의 보호자로서 미국이 수행하는 역할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린란드를 확보하는 것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유지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으면서도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심에 미국이 없다면 대서양 동맹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NYT는 전했다. 대서양 동맹의 근본인 나토의 유지 여부까지 열어둠으로써 그린란드 확보를 겨냥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는 미국이 실제 그린란드를 확보할 경우 나토가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소유권은 매우 중요하다. 성공을 위해 심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소유권을 갖는 것은 임대나 조약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무언가를 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 대비 5%의 국방비 지출을 약속했음을 내세우면서 “그들이 제대로 하길 바란다. 우리가 늘 유럽과 잘 지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들이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유럽에 아주 충실했고 좋은 일을 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를 다 가져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대만 공격 여부에 대해 “그(시 주석)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여기며, (대만에 대해) 무엇을 할지는 그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나는 그가 그것(대만 침공)을 하면 매우 기분 나쁠 것이라고 그에게 밝혔다"며 “나는 그가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러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는 우리(미국)가 다른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 그것(대만 침공)을 할지 모르나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인 동안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관련해 “마음을 정했다. 누구와도 그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낙점됐느냐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고만 했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는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줄기차게 사임을 압박해왔으며 1월 중 차기 의장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한 상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집무실 책상에 B-2 폭격기 모형이 올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B-2는 작년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습을 감행할 때 동원된 폭격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성공 후 앙숙처럼 여기는 NYT와 약 2시간 동안 국내외 광범위한 현안을 놓고 인터뷰에 응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의 비판 보도를 문제 삼아 걸핏하면 '망해가는 언론'이라고 조롱해왔으며 작년 9월 150억 달러(21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베네수엘라 개입부터 국제사회 거리두기까지…트럼프 ‘美 우선주의’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2026년 들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정책으로 경제적 이익을 챙겼다면 올해에는 군사·외교 전반에서 미국 중심 질서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와 거리를 두는 기조 역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뒤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에 대한 관활권도 확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민주적인 새 정부 수립이나 사회 안정보다는 경제 이권 확보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다. 7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3000만에서 5000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넘겨받아 시장에 팔고 그 수익금의 사용까지 통제하기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행사에서 앞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시장에서 “무기한" 판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의 임시 정부 당국이 그 원유를 미국에 넘기기로 합의해 매우 곧 여기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 원유를 국제시장에서 판매하는 절차를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유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에 대해선 “미국 정부의 재량에 따라 미국인과 베네수엘라인의 이익을 위해 분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백악관에서 주요 석유기업 경영자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일부인 서반구 장악력 강화 목표를 담은 '돈로주의'(19세기 미국식 고립주의인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 행보도 심상치 않다.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야심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듯 한 양상이다.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다음주 그린란드에 대한 영유권을 보유한 덴마크와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논의가 작년에 첫 언급된 이후 우선순위에 밀려 사실상 중단됐지만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재점화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산하기구 31개와 비(非) 유엔기구 35개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경제사회국, 국제무역센터, 유엔무역개발회의, 유엔민주주의기금, 유엔기후변화협약 등 평화·인권, 기후, 무역 등과 관련한 기구 및 기금 31개가 탈퇴 대상 유엔 산하기구로 명시됐다. 탈퇴할 비 유엔기구 역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국제에너지포럼, 세계자연보전연맹 등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감을 보이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나 'PC(정치적 올바름)'와 관련된 단체 또는 협약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선언하면서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엔 인권이사회와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대한 탈퇴도 결정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들 기구가 “미국의 국가 이익, 안보, 경제적 번영, 주권에 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모든 정부 부처·기관은 (해당 기구에) 참여 및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납세자들은 이들 기구에 수십억달러를 냈다"며 “이런 기구들에서 탈퇴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납세자의 돈을 절약하고, 그 자원을 미국 우선 과제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년도 국방예산을 50% 이상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달 18일 서명한 2026년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수권법(NDAA)의 국방 예산은 1조 달러에 살짝 못 미치는 9010억 달러(약 1307조원)인데 이보다 6000억 달러(약 870조원) 더 많은 1조5000억 달러(약 2176조) 규모로 증액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베네수엘라 공격과 다른 중남미 국가에 대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무력사용 불배제 기조 등과 맞물리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국제기구 66개에서 탈퇴…“참여 및 자금 지원 중단”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기구 66개에서 미국이 탈퇴하도록 지시했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이익, 안보, 경제적 번영, 주권에 반하는 유엔 산하기구 31개와 비(非) 유엔기구 35개에 미국의 모든 정부 부처·기관이 참여 및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 서명한 기구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이들 기구 중 다수는 미국의 주권 및 경제적 역량과 충돌하는 급진적인 기후 정책, 글로벌 거버넌스, 그리고 이념적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탈퇴 선언에 따라 절차가 진행 중인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대한 탈퇴도 결정한 바 있다. 백악관은 “미국 납세자들은 이들 기구에 수십억달러를 냈다"며 “그들은 종종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우리의 가치와 상반되는 의제를 추진하거나, 중요한 이슈를 다룬다면서도 실질적 결과를 내지 못해 납세자의 돈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기구들에서 탈퇴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납세자의 돈을 절약하고, 그 자원을 미국 우선 과제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이 지원한 자금 규모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미국의 탈퇴 결정은 유엔이 예산을 7% 감축한 뒤에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美 마두로 축출, 중국 대만 침공 명분?…손익 따져보니

미국 정부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선례로 삼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통해서라도 대만을 편입시키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데다, 대만 문제를 '자국 영토 문제'로 규정해 국제법 논란의 여지가 크지 않다고 간주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전략적 초점을 '앞마당'으로 여기는 서반구로 이동시키면서 대중(對中) 견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단, 경제적·외교적 측면을 감안했을 때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만을 침공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통 자오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최근 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은 대만에 대한 행동도 세계가 훨씬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제임스 차 교수도 “현재 국제 환경 속에서 미국이 해외 지도자를 납치하는 것은 '힘이 곧 정의'라는 중국의 인식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분쟁 억제 규범'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공격적 군사개입이 용인된다면 대만 등 다른 곳에서도 그러한 개입이 더욱 쉽게 가능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2024년 미국 대선을 계기로 큰 주목을 받았던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최근 소폭 증가했다. '2026년 말까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까'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에 대한 베팅이 지난 2일 최저치인 9%로 떨어졌지만 현재 13%로 반등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선 지난 3일 밤 미국의 마두로 체포가 실시간 1위에 올랐고, 이 주제는 약 4억4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앞으로 대만을 되찾는 데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자", “미국은 국제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왜 우리가 신경 써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국 정부가 '돈로주의'(19세기 미 고립주의를 대표하는 먼로주의에 도널드 트럼프를 더한 합성어)로 불리는 트럼프식 신고립주의 기조 속에서 서반구 패권 강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대중 견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한 것은 서반구로의 '하드 파워' 전환을 확고한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제약 없이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미 국방부 내부에서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를 포함해 12척 이상의 함정이 지난해 10월부터 카리브해에 배치되어 있다. 이 항공모함은 원래 지중해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고 함정 대부분은 유럽과 태평양 지역에서 동원됐다. 이로 인해 아시아,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전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블룸버그도 오피니언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문제에 집중할 경우 장기적 지정학적 판도는 중국에 유리하게 기울 수 있다"며 “중국이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압박을 강화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반구 패권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최근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에서도 드러났다. 중국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지금까지 대만 포위 훈련을 여섯 차례 실시했다. 중국은 매 훈련마다 서방의 비판을 무시해왔지만 이번 훈련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이 특히 늦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다만 중국이 실제로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그에 따른 대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위험은 서방의 제재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거나 봉쇄할 경우 미국과 유럽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와 유사한 수준의 광범위한 경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부동산 침체로 이미 휘청이는 중국 경제에 추가적인 충격이 될 수 있다.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 봉쇄는 최대 구매국인 중국에 국한된 타격이지만, 첨단 반도체 공급 차질은 글로벌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국제사회의 훨씬 강한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군은 아직 대규모 실전 전투 경험이 없으며, 미국의 주요 동맹인 일본·호주·한국 등과의 대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다. 외교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를 계기로 중국이 구축한 '평화로운 국가'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서다. ABC방송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베이징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첫 공개적 입장을 냈다. 시 주석은 “오늘날 세계는 혼란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일방적이고 패권적 괴롭힘이 국제 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모든 국가는 다른 나라 국민들이 독립적으로 선택한 발전 경로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주요 강대국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과 아일랜드를 두고 “평화를 사랑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센터(CCG)의 빅터 가오 부소장은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에 대해 나름의 일정과 논리, 그리고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며 “트럼프의 행동에 휘둘리기보다는 자국의 속도와 논리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법원에 등장한 마두로 “난 납치된 전쟁포로…결백하다”

미군에 의해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 처음 출정한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정오 맨해튼의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해 “나는 결백하다. 나는 유죄가 아니다. 나는 품위 있는 사람이다"라고 통역을 통해 말했다. 그는 이어 모국에서 납치돼 이 자리에 왔다며 자신에게 적용된 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기소인부절차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미국의 형사재판 절차다.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수입 공모, 기관총 및 파괴적인 살상 무기의 소지 및 소지 공모 등 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함께 법정에 출석한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자신을 두고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라며 “나는 완전히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플로레스의 변호인은 그녀가 미군에 의해 체포될 당시 부상을 입어 치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법정에서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 변호인인 배리 폴락 변호사는 “지금은 석방을 요청하지 않는다"라며 보석을 신청하지 않았음을 밝혔지만 추후 신청할 여지를 남겼다. 폴락 변호사는 과거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변호한 바 있다. 심리 절차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오는 도중 한 남자가 스페인어로 마두로 대통령에게 접근했다. 마도로 대통령은 스페인어로 “나는 전쟁포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미군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이 이뤄진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에서 미군과 미 법무부 당국자에 의해 체포돼 같은 날 미국 뉴욕으로 압송됐다. 뉴욕시 브루클린의 연방 구치소에 수감 중인 마두로 부부는 이날 오전 헬기를 통해 맨해튼으로 이동한 뒤 장갑차량으로 옮겨 타 법원으로 호송됐다. 이날 범죄인부 절차 심리는 앨빈 헬러스타인(92) 예심 판사가 맡았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헬러스타인 판사는 마두로 대통령이 연관된 마약 사건을 10년 넘게 담당해왔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에 대한 다음 심리는 오는 3월 17일을 열릴 예정이지만 실제 본 재판 개시까지는 1년이 넘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서로 존중하자”…베네수엘라 권한대행, “美 야만적 행위”에서 태세전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체포된 이후 대통령직을 사실상 승계한 델시 로드리게스(56)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이 미국에 공개적으로 협력을 요청했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미국을 비판하며 석방을 촉구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하루 만에 입장을 돌연 바꾼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국제법 틀 내에서 공동 발전을 목표로 하는 협력 의제에 서로 협력하고 지속적인 공동체 공존을 강화할 것을 미국에 요청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 꿈은 베네수엘라가 모든 훌륭한 베네수엘라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위대한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균형 있고 상호 존중하는 국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을 포함한 현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미국에 '항전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비공개로 밝혔다고 전하면서 “그(로드리게스)는 본질적으로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 열린 비상 내각회의에서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그의 체포는 야만적 행위이자 납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운영' 발언에 대해선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2차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번 성명을 통해 태세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급격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아마도 마두로보다 (대가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전용기에서 재건을 위해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완전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베네수엘라가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좌익 게릴라 지도자였던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의 딸로 이른바 '혁명가 집안' 출신의 정치인이다. 그는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정계에 입문했고, 차베스의 후계자 마두로 정권에서 고속 승진을 이어 나갔다. 정보통신부 장관과 외무장관을 거쳐 재무장관을 지내면서 베네수엘라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산업을 관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마두로 축출이 ‘美 우선주의’라는 트럼프…중간선거 앞두고 자충수되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의 군사 작전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 전반에 대한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정국 전환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대외 개입을 자제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 배치되는 만큼 이번 조치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미국이 이 나라를 일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며 “다른 누군가가 정권을 잡는 것을 원치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상군 주둔이 “약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도 열어두기도 했다. 이런 방침은 과도한 외교 개입을 비판하고 대외 분쟁을 피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눈에 띄는 방향 전환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이라크 전쟁과 같은 개입주의와 결별하고 미국 국내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앞세워 권력을 잡았다. 실제로 1기 집권 때 해외 주둔 미군을 줄이고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시작했지만, 작년 초 2기 임기 시작 후에는 개입주의로 선회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는 시작하는 전쟁이 아니라 끝내는 전쟁으로 성공을 측정할 것"이라며 해외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시리아·이라크·이란·예멘·소말리아 등에 대한 군사 작전을 단행했고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파나마 병합에 대한 욕망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베네수엘라 공습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지만 공화당 사이에선 대통령이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이란 희망이 꺾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처음엔 이번 작전을 “눈부신 야간 공격"이라고 평가했다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에 “이라크 전쟁의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며 거리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 진영 주요 인사였으나 최근 대통령과 관계가 멀어진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마가 지지자들이 다른 나라의 정권교체를 위한 전쟁을 끝낸다는 생각으로 트럼프에 투표했으나 착각이었다"며 공개 비판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마두로는 불법 독재자지만 의회 없이 군사 작전을 개시하고 연방 차원의 사후 계획이 없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여론조사에서도 개입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로이터·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지지한 미국인은 약 20%에 불과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마두로 축출에 갈라진 중남미…좌파 “주권 침략” vs 우파 “독재 정권 붕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자 중남미 국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중남미 전반에서 이른바 '블루 타이드(우파 물결)'가 뚜렷해지자 우파 정권들은 미국의 조치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남미 반미(反美) 국가 콜롬비아가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가장 강력히 비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은 “콜롬비아 정부는 베네수엘라와 라틴 아메리카의 주권에 대한 침략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는 또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는 오는 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6일 자정) 긴급 회의를 열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체포가 국제법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우려를 표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베네수엘라의 상황과는 별개로 이런 전개는 위험한 전례가 된다"면서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을 모두가 완전히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 및 목적을 존중하고,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모든 공격행위를 중단할 것을 긴급 촉구한다"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미국의 행동이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며 이번 사태를 “미국이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 개입한 가장 암울한 순간들"에 비유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도 이번 공격을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국가 테러"라고 규정했다. 반면 좌파 정부가 우파 정권으로 교체된 중남미 국가들은 환영의 입장을 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소식이 전해진 새벽 X에 “자유가 전진한다! 자유 만세!"라고 썼다. 밀레이 대통령은 또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선거를 조작했던 독재자 정권의 붕괴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크게 패배했지만 그는 권력에 집착했다"며 “오늘의 이 소식은 자유 세계를 위한 훌륭한 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칠레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승리한 강경 보수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 “마두로의 체포는 남미 지역에 중대한 희소식"이라며 “라틴 아메리카 정부는 마두로 정권의 모든 기구들이 권력을 포기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적었다. 중도 우파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마약 차비스타(차베스 지지자들) 범죄자들에게 때가 다가오고 있다"며 “그들의 구조는 전 대륙에 걸쳐 붕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남미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조치를 '패권적 행태'라 부르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에 대해, 그리고 한 국가의 대통령에 대해 무력을 사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에 국제법 준수 및 타국 주권·안보 침해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공격을 “깊은 우려와 규탄을 불러 일으키는 행위"라 규정하고, “이념적 적대감이 실용주의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X에 “(트럼프) 대통령, 자유와 정의를 위한 당신의 용감하고 역사적인 리더십을 축하한다"며 “당신의 단호한 결의와 용감한 군인들의 훌륭한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 대표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베네수엘라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EU는 거듭해서 마두로의 정당성 부족을 언급하고 평화로운 전환을 옹호해 왔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국제법 및 유엔 헌장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 우리는 자제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서서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지지한다. 어떤 해법이든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X에 영국은 마두로 정권의 종식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희망하며 미국과 상황 전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뺏긴 기름 되찾겠다”…트럼프, 마두로 축출 뒤엔 ‘美 석유 메이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하고 '직접 통치'를 선언한 결정적 배경에는 미국 석유 기업(Oil Majors)들의 이권 회복과 에너지 패권 확보라는 철저한 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이번 군사 작전의 목적이 단순한 독재자 축출을 넘어 과거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에 의해 축출됐던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귀환'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베네수엘라의 석유 국유화 정책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거기(베네수엘라)에 많은 석유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 회사들을 쫓아내고 우리의 권리를 박탈했다"며 “우리는 그것을 되찾고 싶다(We want it back)"고 직설적으로 밝혔다. 이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문을 다시 열어 엑슨모빌·셰브론 등 미국 거대 석유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게 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과거 차베스와 마두로 정권은 다국적 석유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거나 강제 국유화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진출해 낙후된 인프라를 재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미국의 군사력이 '장벽'인 마두로 정권을 제거하면 미국의 자본과 기술력이 진입해 석유 생산을 정상화하고 그 이익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선(先) 군사 개입, 후(後) 경제실익' 전략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미국이 나라를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석유 시설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베네수엘라)에는 엄청난 에너지(자원)가 있고 그걸 보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그 에너지는 우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치안 부재나 정권 이양기의 혼란 속에서 유전 시설이 파괴되거나 중국·러시아 등 경쟁국으로 이권이 넘어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결국 트럼프가 내세운 '돈로주의(Don-roe Doctrine·트럼프+먼로주의)'의 실체는 서반구의 에너지 자원을 미국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자원 민족주의의 확장판인 것이다. 미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석유 이권'을 거론하자 미국 내에서는 이번 작전이 2003년 이라크 전쟁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부시 행정부 역시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중동 석유 패권 장악이 목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앞과 뉴욕 타임스 스퀘어 등지에서는 “석유를 위한 피는 안 된다(No Blood for Oil)", “석유 전쟁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시위대가 트럼프 행정부를 규탄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스럽게 깨달았듯이 군사력만으로는 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며 석유 확보를 명분으로 한 무리한 개입이 장기적인 수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국익을 위한 결정적 조치"라며 지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베네수엘라 유전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갈등과 국제 사회의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마두로 눈·귀 막고 체포한 美…트럼프 “정권 이양 때까지 베네수엘라 통치”

미국이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고 미국으로 압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가 이뤄지기 전까지 미국이 통치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됐다면서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누군가가 정권을 잡는 것을 원치 않다"며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진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통치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고위 당국자들로 구성된 “한 그룹과 함께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그룹과 협력할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는 “그녀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국내에서 지지나 존경이 없다"며 “그녀는 매우 좋은 여성이지만 존경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차도와 합세해 지난 2024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을 위협했던 망명 정치인 에드문도 곤살레스로의 정권 이양을 지지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일각에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과 협력할 파트너로 거론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녀가 루비오 장관과 오랜 통화를 가지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며 “꽤 친절했던 것 같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해 “마두로가 임명한 부통령"이라며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소집한 비상 내각회의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 정권 병행해 미국 석유 회사들이 현지에 진출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과도 통치 및 국가 재건 자금을 마련하고, 미군 병력도 물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거대한 미국 석유 기업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손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그 회사들은) 그 나라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회사들이 인프라를 복구하고 원유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지상군 주둔도 “약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면 지상군을 두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우리는 사실 어젯밤(마두로 체포 작전 당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상군 투입을 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그의 지시를 따를 경우 베네수엘라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포스트에 전했다. 2차 공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2차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요구가 완전히 충족될 때까지 미국 함대는 현재 위치(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우리 국민을 약탈하고, 우리를 반구 안으로 밀어 넣거나 밖으로 몰아내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 하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오전 1시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통령 안전가옥에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를 투입,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헬리콥터로 실어 나른 뒤 대기 중이던 강습상륙함 이오지마에 옮겨 태웠다.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서 미국은 서반구 소재 20개 지상·해상 기지에서 출격한 150대 넘는 항공기를 동원했다. 교전 과정에서 미국 측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발표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결박당한 채 미국으로 압송됐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저항을 포기했으며 미 법무부가 부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니콜라스 마두로가 USS 함에 승선했다"며 압송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 중앙정보국(CIA) 지난해 8월부터 현장에 소규모 팀을 파견해 마두로 대통령을 감시해왔고 이는 체포에 도움이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마두로 부부를 태운 항공기가 이날 오후 5시께 뉴욕주의 '스튜어트 주방위군 공군 기지'에 도착해 뉴욕시로 이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두로 부부는 뉴욕시 마약단속국(DEA) 본부로 이동한 뒤 브루클린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3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이미 기소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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