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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시장 과점화…대형건설사가 ‘장악’했다

지난해 서울 분양 물량 중 80%가 대형 건설사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지역별 양극화 등에 따라 전체적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한 데다 부동산 경기가 장기적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다. 수요자들도 이에 대응해 '브랜드 아파트'를 갈수록 더 선호하고 있다. 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10대 건설사 비중이 3년 연속 80%를 웃돌았다. 10대 건설사가 서울에서 공급한 물량은 2022년 2만2891가구(86.3%), 2023년 1만9414가구(81.5%), 지난해 2만3711가구(82.8%)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공급 물량도 지난해 전체 13만9285가구 중 6만8402가구를 기록하며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이들 건설사의 공급 비중이 각각 37.0%, 46.3% 정도였다. 전국적으로 보면 10대 건설사 비중이 약 50%였다. 지난해 분양한 24만1866가구 중 12만538가구(49.8%)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전체 공급 물량(37만5353가구) 가운데 10대 건설사 비중이 29%(10만8626가구)에 불과했다. 2022년(33만8351가구)에도 35.2%(11만9029가구)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후 2023년 43.9%, 지난해 49.8%로 꾸준히 상승했다. 건설사 별로는 GS건설이 1만9676가구로 가장 많았다. 현대건설(1만9325가구), 대우건설(1만8601가구), 롯데건설 1만7132가구), 포스코이앤씨(1만2674가구), HDC현대산업개발(8578가구), DL이앤씨(8425가구), SK에코플랜트(5808가구), 현대엔지니어링(5249가구), 삼성물산(5070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대형 건설사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중론이다. 같은 지역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청약 경쟁률부터 입주 이후 매매가격까지 차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월 전국 10대 건설사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7.2대 1이었으나 그외 건설사는 8.7대 1에 그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해외 수주 1조’ K-건설, 늙어가는 현장에 ‘위기론’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건설공사 누적 수주액이 59년 만에 1조달러(약 1468조원)를 돌파하면서 세계적인 성가를 드높였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K-건설 인력의 고령화'라는 그림자가 자리잡고 있다. 젊은 인력이 부족해진 건설사들이 대거 외국인들을 투입하면서 기술력·숙련도 저하, 소통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 부실 공사, 공기 지연, 비용 증가로 이어져 짧은 기간 내 저렴한 공사비·완벽한 시공을 통해 쌓아 온 'K-건설'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갉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표적 '3D-업종'으로 인식되는 건설업의 이미지를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등으로 개선해 젊은 인력의 유입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지난해 말 1조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까지 9965억달러에 머물렀지만, 연말 수주가 몰리면서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326억9000만달러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2월 수주액이 빠진 것을 고려하면 2021년(306억달러), 2022년(310억달러), 2023년(333억달러)에 이어 4년 연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선 이같은 'K-건설'의 상승세가 건설 인력 고령화로 인해 조만간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인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업계에 재직 중인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은 51.2세로 집계됐다. 20년 전인 2004년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이 38세였던 것을 고려하면 그새 13세 넘게 고령화됐다. 평균 연령이 올라가면서 젊은 세대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체 건설기술인 중 11%에 불과했던 5060세대는 무려 57%로 늘어났으며, 64.0%였던 2030세대는 15.7%까지 떨어졌다. 건설업이 열악한 근로 환경과 잦은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 등으로 젊은이들에겐 대표적 '3D-업종'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의 사막, 밀림 등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잦고 국내에서도 공사에 따라 깊은 산골·바닷가 등 격오지 근무가 잦다. 공기를 앞당기기 위해 추가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워라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외면당하기 딱 알맞은 조건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기술인의 경우 지방이나 해외에서 근무하는 등 근무지가 일정하지 않고, 이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도 있어 젊은이들이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직업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않은데 '워라벨(워크라이프벨런스)' 또한 안 좋다 보니 평균 연령이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건설 인력 고령화가 외국인력 비율 증가로 이어지면서 부실 공사, 산재, 공기 연장, 비용 증가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K-건설이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고령화가 더욱 심해진다면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직업의 특성을 고려해 경제적 보상을 제시하는 등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 2030세대 비중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한남4구역 ‘최고 랜드마크’ 약속”

현대건설은 이한우 대표가 올해 첫 외부 일정으로 지난 4일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합동설명회에 참석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대표는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현대건설과 함께하는 지금부터가 한남4구역의 진정한 시작"이라며 “한강변 수많은 단지 중에서 '디에이치 한강'이라는 유일한 가치를 조합원들에게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양사 제안서를 꼼꼼히 비교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한 홍보관을 꼭 방문해 달라"며 “현대건설의 제안이 가진 사업성과 건축미학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믿고 맡겨준다면 최고의 랜드마크로 보답, 평생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 설계사 자하 하디드사와 협업해 독창적이고 한남4구역을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으로 선보인다는 구상을 내비친 상태다. 한강변 최대 길이 스카이 커뮤니티와 인공지능(AI) 설계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조망, 테라스 설계 등도 약속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경쟁사 대비 약 800억원을 절감한 공사비, 8개월 단축된 공사 기간, 역대 최저 이자율로 금융 비용 절감 등을 제안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낼 최종 승자는 오는 18일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1군 업체도 ‘알짜 자산’ 매각…“건설업 불황의 골 깊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드는 '1군 건설사'들까지 대거 '알짜 자산'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분양 적체 등으로 현금 수입이 대폭 감소해 자금이 필요해 진데다 전체적인 경기 침체와 지나친 공사비 급등·정국 불안 등으로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에 대한 사전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한 대형 건설사는 10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몇년새 자산 매각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등 유형 자산을 팔거나 타법인 주식 및 출자 증권을 처분했다는 공시는 2022년 6건, 2023년 2건, 2024년 10건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유동성 개선을 위해 분양을 불과 2년 앞둔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보유 주식 225만주 중 180만주를 처분하며 1800억원을 손에 쥐었다. DL그룹 지주사인 DL도 지난달 '디타워 돈의문'를 약 8953억원에 매각해 약 1300억원을 확보했다. 약 2400억원의 시세 차익 중 절반 가량을 가져갔다. 디타워 돈의문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20년 펀드를 조성해 매입한 것으로, DL은 주요 투자자로 매입에 참여했다. DL그룹은 건설을 포함한 주력 사업에 사용할 현금을 비치하기 위해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도 제주 등 호텔 3곳의 매각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매각가는 약 6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코오롱글로벌도 지난달 서울 서초구 소재 '서초 스포렉스' 복합 스포츠시설 토지 및 건물을 그룹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약 4301억원에 양도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1월 계약금 10%를 수령한데 이어 지난달 잔금 90%를 받으며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GS건설도 2012년 인수한 스페인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 과거엔 대형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 확장 등 투자를 목적으로 자산을 매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건설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현금을 마련하려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1~2년새 건설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연간 매출 규모가 1조원대가 넘는 대형 건설사들도 미분양 적체, 신규 사업 수주 저조, 공사 대금 미수금 증가 등에 따라 매출액·영업 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따라서 알짜 자산을 매각해 운영 자금 및 금융 비용을 마련해야 할 만큼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예컨대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1조4000억원의 이자성 부채가 있으며, 1년 이자만해도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형 건설사들도 짧게는 올해 하반기에서 길게는 내년까지도 건설업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때까지는 버텨야하기 때문에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쌓으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며 “지방에서의 미분양 물량 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응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책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위험 방지 차원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 상황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은 기본적으로 고정적인 운용비가 발생하지만, 업황은 등락을 반복한다. 그러나 건설사의 경우 기술력이 포함돼 있어 인력을 임의로 줄일 수 없고, 벌려놓은 대규모 사업 또한 많아 한 곳에서 문제가 터진다면 큰일이 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일들을 방지하려고 유동성 확보를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경기가 단기간에 호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음으로, 어느 정도 자산여력을 가진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그런 상황 대비해 선제적인 조치를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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