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건설생태계] ‘전세의 월세화’ 예언한 10년 전 보고서…청년 주거 정책 방향성은?](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60226.51c54b16426f4a7689ee6a131551086a_T1.jpg)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는 보수·진보가 번갈아 집권했고, 두 번의 탄핵을 겪었으며 코로나19를 지나왔다. 그럼에도 주택 가격 상승과 월세화는 청년 주거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된다. 문제는 예견됐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정책 대응은 바람직했는가? 구조적 한계로 '백약이 무효'했나? 지난 2016년 국토연구원 보고서의 분석 대상이었던 25~34세 청년층이 35~44세가 됐다. 이들의 뒤를 잇는 청년층의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주택정책 방향성을 점검한다. 2016년 국토연구원은 국토정책 브리프(brief) 이슈 보고서를 통해 청년 주거문제 완화를 위한 주택정책 방안을 분석했다. 당시 연구원은 청년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주거 불안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둔화됐고, 고용의 질은 저하됐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승과 월세화도 원인이었다. 연구원은 인구·사회적 변화와 청년이 직면한 어려움이 주택 시장의 구조적 장기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수요가 받쳐주는 새로운 계층이 안정적이지 못해 만성적인 수요 부진을 겪은 상황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에서 전세 거주와 주거 소비 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월세 상승으로 실제 주거비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청년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봤다. 낮은 연령의 청년일수록 상대적으로 실제 주거비 지출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고용의 질 저하와 소득 증가율 둔화는 서울·경기·울산·부산 거주 25~34세 중·저소득층 가구의 임대료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주택가격 상승으로 청년 소득 대비 부담 가능한 주택이 부족한 현상이 지속됐다. 연구원은 청년층이 주택을 선택할 때 자신이 원하는 가격대가 아닌 주택을 선택하는 '미스매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거비 부담을 가중하고 주거 선택을 둘러싼 청년세대 내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년 주거 불안 문제의 구조적 배경으로 지목되는 성장 잠재력 둔화와 주택가격 상승, 월세화는 10년 전에 비해 심화됐다. 2016년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7%였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기존 예상치였던 1.8%에서 상향됐다.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견인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증가세가 성장률에 주요 영향을 주는 구조다. 주택가격 상승은 꾸준한 흐름을 유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과 2024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증가했다. 이는 2022년 말부터 시작된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풀이된다. 최근 매매가 흐름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은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매매가격지수가 12월 대비 0.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정주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수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3년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8715건으로 2025년(2만8846건) 대비 35.1%, 2024년(3만2666건) 대비 42.8% 감소했다. 전세 수급 불균형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은 1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2.2로 전년동월(97.3) 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세 수급 지수가 100을 넘어가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세 공급 부족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전월대비 전세 물량이 줄었다. 특히 서초(636건), 강남(624건), 송파(415건) 순으로 전세 물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감소 비율이 큰 곳은 노원구(-42.7%), 도봉구(-37.7%), 마포구(-34.8%) 순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5.5로, 2024년 12월 기준 5.2보다 상승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집주인에게는 수익률이고, 세입자에게는 월세 부담 수준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전세가 줄어든 최근의 흐름을 자본수익률로 설명했다. 2016년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작성한 이수욱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인은 전세와 월세의 수익을 비교한다"며 “전세금을 은행에 예금할 때 적용되는 금리와 월세액을 비교하는데, 요즘은 월세가 선호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인들이 보유세 같은 세금 대비를 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예치하면 돈이 됐지만 저성장·금리동결 장기화 등으로 전세금에 대한 기회비용이 높지 않아 월세를 선호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전과는 달리 임대차법이 시행됐기 때문에 2년이 아닌 4년 주기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지금 시장 환경에서는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월세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을 시장의 큰 흐름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전세가 상당 부분 월세로 전환되더라도 '월세→전세→자가'라는 공식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 대표는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전세가 과거보다 서서히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전세와 월세를 비교했을 때 전세가 40% 수준"이라며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더라도 전세가 사라지지는 않고 완만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이 종잣돈을 모으는 데는 전세제도가 월세보다 유리할 수 있다. 전세와 월세의 구분이 의미 없는 경우는 아파트같이 전세금이 높은 경우다. 아파트로 단숨에 이사가 어려운 청년층은 원룸이나 빌라 전세로 우선 들어간다. 이 경우 전세자금 대출 금액이 크지 않으므로 소액을 갚아나가며 돈을 모으기 용이해진다. 2016년 당시에도 청년층 대상 주택구입·전세자금 지원, 공공임대주택 공급, 주택특별분양 지원 등이 시행 중이었다. 연구원은 당시 주거안정 지원정책이 청년을 정책적 배려 대상으로 인식하여 중장기적인 해결을 지원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청년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주택수요정책, 사회진입 초기부터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주거안정 지원정책을 중장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뚜렷한 정책효과를 얻기 위해 소득계층과 인구·사회적 특성을 분리해서 정책대상을 구분하도록 했다. 정책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두되, 형평성이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제도개선을 해 온 것이다. 이런 제도적 노력의 연장선에서, 전문가들은 청년들을 위한 전세 공공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수욱 위원은 “공공에서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확보한 뒤 재정 지원을 해야 주택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임대주택에서 계속 살기보다 자가를 소유하기를 원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공이 이런 정책 수요에 맞춰 지분형 주택이나 분양전환을 해주는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은 다주택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이나 신혼부부도 DSR 규제의 대상이 돼 연 소득 대비 대출금액이 작아진다. 송 대표는 “집을 사기 위해서 집값이라는 담벼락을 낮춰주든지 대출을 통해 발판을 높여주든 해야하는데 여전히 벽은 높고 발판은 낮아진 상황"이라며 “청년 주거 안정은 내 집 마련으로부터 오는 심리적 안정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세대들은 앞으로 연봉 상승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신용이 확보돼 있다면 대출을 열어주는 것이 청년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위원은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은 청년 주거 문제가 여전하다는 의미"라면서 “청년들이 미래세대로서, 또 그 다음 미래세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주거에 자산의 상당 부분을 담보 잡혀 산다는 것은 국가적 차원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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