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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탄 수혜 오산헤리티지자이, 청약 수요자들 ‘신중’

지난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양산동 오산헤리티지자이 견본주택. 평일 오후임에도 내부는 30~40대 부부와 신혼부부들로 붐볐다. 단지 모형 앞에서는 교통망과 생활권을 확인하려는 방문객들이 많았고, 유닛 내부에서는 수납공간과 구조를 꼼꼼히 살펴보는 모습이 이어졌다. 최근 정부가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등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경기 남부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인접한 오산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비규제지역인 오산헤리티지자이는 병점과 동탄 생활권과 자이 브랜드를 앞세워 첫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견본주택을 찾은 실수요자들의 분위기는 기대보다 신중함에 가까웠다. 동탄 규제 이후 관심을 갖고 방문했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바로 청약하기보다는 다른 단지와 비교한 뒤 결정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동탄으로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A씨(30대)는 “GTX-C 연장과 동탄 접근성이 좋아 보여 방문했다"며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도 함께 보고 있는데 가격과 입지를 비교한 뒤 청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에서 온 또 다른 방문객 B씨(30대)도 “동탄은 가격도 많이 올랐고 규제도 생겨 오산까지 오게 됐다"면서도 “생각보다 가격이 아쉽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은 자이 브랜드 특화 커뮤니티인 '클럽 자이안' 안내 공간이었다. 피트니스클럽과 골프연습장, 사우나를 비롯해 세라젬과 교보문고 등 전문 브랜드와 협업한 시설이 소개됐다. 또한 84㎡ 유닛 내부에서는 드레스룸과 팬트리, 주방 구조를 살펴보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분양가를 확인한 뒤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오산헤리티지자이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7억940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과 유상 옵션을 더하면 실제 부담액은 8억원을 넘길 수 있다. 50대 방문객은 “처음에는 7억원 초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옵션을 더하면 부담이 적지 않다"며 “최근 공사비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해는 되지만 선뜻 계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인근 신축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내년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 전용 84㎡ 입주권은 최근 7억5000만원대에 거래됐고,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병점아이파크캐슬(2021년 3월 입주) 전용 84㎡도 최근 8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오산헤리티지자이는 행정구역상 오산이지만 병점과 동탄 생활권을 공유한다. 병점복합타운과 홈플러스, 유앤아이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고 동탄1신도시와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도 차량으로 이동 가능한 거리다. 단지는 1블록과 2블록으로 구성돼 있는데 실제로 에너지경제신문이 오산역에서 사업 예정지까지 직접 걸어본 결과 1블록은 약 15분, 2블록은 약 25분이 걸렸다. 이에 대해 방문객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A씨는 “생활권은 병점이라 충분히 괜찮아 보인다"고 평가한 반면, B씨는 “차를 이용하면 괜찮지만 역까지 걸어가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버스 노선이 더 늘어나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를 둔 실수요자들은 학교 배정도 관심 있게 살펴봤다. 취재 결과 오산헤리티지자이는 세교2지구가 아닌 양산4지구에 속해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초등학교인 새봄초등학교가 배정 대상은 아니다. 정상 개교 시에는 양산1초 배정이 유력하며, 개교가 지연될 경우에는 광성초에 임시 배치한 뒤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광성초로 배정될 경우 통학거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저학년 학생들이 매일 통학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데다, 등하교 시간과 승하차 장소에 따라 학부모의 돌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병점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신도시에서는 학교 배정 문제로 입주예정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입주자대표회의가 단체로 근거리 학교 배정을 요구해 행정구역이 달라도 배정이 조정되는 사례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1초 개교가 늦어질 경우에는 거리가 다소 멀더라도 원칙적으로 광성초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동탄구가 지난달 30일 토지거래허가 규제로 묶이면서 동탄 인근 오산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그 열기는 견본주택에서도 확인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상담석마다 분양가와 청약 일정, 대출 조건 등을 묻는 실수요자들의 상담이 계속됐다. 다만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단지 인근 병점역아이파크캐슬가 2021년 3월에 입주한 이래 5년여간 이미 생활 인프라와 시세가 검증된 대단지인 반면, 오산헤리티지자이는 아직 실제로 지어지진 않았지만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과 자이 브랜드, 향후 개발 기대감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견본주택에서는 병점역아이파크캐슬과 가격, 입지, 교통, 학군 등을 비교하며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인지 상담을 받는 방문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결국 병점역 생활권의 대표 신축인 병점아이파크캐슬과 새롭게 공급되는 오산헤리티지자이 사이에서 실수요자들의 저울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산헤리티지자이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일 1순위, 22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28일이고, 정당계약은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에 마련돼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길나현 인턴기자 khilnayheon@gmail.com

[현장] ‘의왕역 SK뷰’ 역세권 합격, ‘스세권’ 글쎄…상반된 평가

“보석 같은 곳이에요. 지금 당장은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3~4년 후 입주 때가 되면 아마 다들 깜짝 놀라실 겁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삼동에 마련된 '의왕역 SK뷰' 견본주택. 현장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는 “의왕역 인근에 직장인 수요가 많아 전월세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견본주택은 평일 오후임에도 방문객들로 붐볐다. 점심시간 무렵인 낮 12시 30분쯤 공용주차장은 이미 만차를 기록했고, 경찰과 안전요원들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차량의 교통정리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입구 대기 천막 아래로는 입장을 위한 QR코드 인증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의왕역 인근 주민들은 의왕역 SK VIEW 건설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부지 바로 앞 횡단보도에는 “성공적인 분양을 기원하며 함께 응원합니다"라는 의왕역 상인회의 현수막 문구가 보였다. SK에코플랜트가 의왕 부곡가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의왕역 SK뷰'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4층, 13개 동, 총 1857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이 중 820세대가 일반분양되며, 전용면적별로는 ▲36㎡ 3세대 ▲45㎡ 34세대 ▲59㎡ 481세대 ▲84㎡ 302세대 등으로 구성된다. 방문객의 대다수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었다. 유니트(Unit)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대기 줄도 길게 늘어섰다. 실제로 방문객들은 분양가에 대해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많은 일반분양 물량이 배정된 59㎡B와 84㎡B가 각각 8억원대 중반, 10억원 안팎으로 다소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견본주택 내부에서 만난 동네 주민 B씨(72‧남)는 “구경 삼아 와봤는데, 의왕 치고는 분양가가 생각보다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1층을 둘러보고 유니트로 향하던 C씨(68‧여) 역시 “결혼을 앞둔 자녀의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신혼부부 혜택 등을 살펴보러 왔다"며 “전용 59㎡(20평대)가 8억 원 중반대면 분양가가 비싸다"고 했다. 견본주택을 나서던 D씨(56‧여)는 “의왕은 투자 목적보다는 실거주에 적합한 동네"라며 “가격이 비싸서 저층 위주로 고민 중이지만, 그래도 서울 집값에 비하면 저렴한 편 아니겠느냐"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단지 모형도 앞에서는 교통망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방문객들은 “GTX 개통이 현실적으로 언제쯤 이루어지느냐", “의왕역까지 도보로 정확히 얼마나 걸리냐", “어느 동이 역과 가장 가깝냐"고 말했다. 견본주택 관계자는 “우리 단지는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며 “의왕역은 물론 인근 고속도로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의왕역 SK뷰'는 1호선 의왕역이 도보 거리에 위치해 서울역, 시청, 용산 등 서울 핵심 지역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향후 GTX-C 노선이 개통되면 강남권까지 20분대 진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및 신분당선 연장 등 추가 교통망 구축도 예정돼 있고 영동고속도로와 과천-봉담 고속화도로 및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접근도 용이하다. 실제로 단지 부지에서 1호선 의왕역까지 걸어보니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육안으로도 역 안내판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의왕역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는 견본주택을 관람하기 위해 차를 세워두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의왕역 SK뷰'는 교육 인프라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도보권 내에 의왕덕성초, 의왕부곡초, 부곡중, 의왕고 등 학교가 밀집해 있다. 직접 걸어본 결과, 단지 부지에서 의왕부곡초와 의왕덕성초까지 각각 7분, 5분 가량 소요됐다. 다만, 상업 시설 등 당장의 생활 인프라 확충은 과제로 꼽힌다. 상권 발달의 척도로 불리는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 매장이 도보 16분 거리에 있을 만큼 아직 주변 상권 편의성은 다소 아쉬운 편이었다. 향후 대단지 입주와 함께 주변 환경이 얼마나 빠르게 개선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서 택시 기사 일을 하는 E씨는 “지금은 의왕 인구가 그리 많지 않지만, 최근 들어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으니 앞으로 살기는 훨씬 편해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SK에코플랜트 분양 관계자는 “의왕역 SK뷰는 초역세권 입지와 대단지 규모,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모두 갖춘 단지"라며 “그간 축적한 시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의왕역 SK뷰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일 1순위(해당 지역), 22일 1순위(기타 지역), 23일 2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29일이고, 정당 계약은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실시된다. 임진영 기자 ijy@ekn.kr/정수빈 인턴기자 chloejung0318@gmail.com

쿠팡 화재로 드러난 ‘기존 물류센터’ 안전기준 공백…소급 적용은 난제

소방 당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이틀째 인천 쿠팡물류센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021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관련 규정이 강화됐지만, 이번 인천 물류센터는 규정 시행 이전에 준공돼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인천서부소방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관련 3차 브리핑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경 최초 신고가 접수된 이후 약 58시간째 화재 진압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8층의 연면적 29만9308㎡규모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6층은 바닥면적이 2만8329㎡로 대략 축구장 면적의 4배 규모에 달한다. 최초 화재는 우측 구역 6층에서 시작돼 7층으로 연소됐고 이후 좌측 6, 7층으로 확대됐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건물 내부에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물이 대량 적재되어 있어 극심한 열 축적이 발생했고, 내부 구조가 복잡해 소방대원 진입과 배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용 로봇 수백대가 위치하고 있다. 5층으로 불길이 번지면 건물 전체로 불길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어 하부층으로의 연소 방지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물류창고는 넓은 바닥면적, 높은 층고, 넓은 지하층, 물류 적재를 위한 대규모 랙(선반) 설치, 피난로 확보의 어려움, 다량의 가연물 등으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려운 시설로 꼽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물류센터 내 스프링클러는 작동했다. 다만 스프링클러는 천장에만 설치돼있고 랙 중간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2021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 등은 물류창고는 구조상 방화구획 설치에 한계가 있는 만큼 화재를 조기에 제어할 수 있도록 소방설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강화된 규정은 신축 건축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건축물의 화재 안전성 확보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부는 2024년 1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이하의 행정규칙을 개정해 스프링클러 배치 기준을 강화했다. 창고시설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609)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층고가 높은 랙식 창고는 천장뿐 아니라 선반 수직 높이 3m마다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해당 기준은 신축 건축물부터 적용된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는 2023년 준공돼 적용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기존 물류센터에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건축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당시 법령에 따라 권리가 형성된다. 강화된 기준을 일괄 적용할 경우 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여기에 대형 물류센터의 특성상 스프링클러를 추가 설치하는 비용도 상당해 제도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정부도 어린이집·노인시설·병원 등 이동 약자 취약 시설과 일부 다중이용업소에 대해서만 사회적 필요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소급 적용을 추진한 바 있다. 이 경우에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비·지방비·자부담을 각각 3분의 1씩 분담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동 약자 취약 시설이나 다중이용업소 건물들의 경우 공공성이 큰 만큼 소급 적용 논의가 가능했지만, 물류센터는 영리시설인데다 규모가 커 규제를 소급 적용 하는 방안에 허들이 많다"며 “규모가 큰 주요시설들의 경우 국토부가 관리 점검을 들어가기 때문에 운영 관리 차원에서 사후 보완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정부, 비아파트 공급 속도전…토지비 최대 80% 지원·‘선착공 후검증’ 본격 시행

정부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축매입임대 사업 지원을 전면 강화한다. 토지비 지원을 최대 80%까지 확대하고 공사비 지급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선(先) 착공·후(後) 공사비 검증'을 도입해 민간 사업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20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발표한 '비아파트 공급 보완방안(5·22 대책)'의 후속 조치를 이날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은 △초기 사업비 지원 확대 △매입 기준 완화 △조기 착공 지원을 핵심으로 한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축매입약정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토지확보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확대한다. 기존보다 토지비 선지급 비중을 높여 사업자가 초기에 조달해야 하는 자기자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도심주택특약보증을 개편해 착공 전 필요한 초기사업비 지원을 새롭게 도입했다. 기존에는 총사업비를 기준으로 공사비 중심의 보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토지 잔금과 설계·인허가 등 사업 초기 단계의 자금 조달도 지원한다. LH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아직 집계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신축매입임대 실적은 총 4만8771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HUG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총사업비 지원보다 착공 이전 필요한 초기 사업비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며 “사업자가 토지비의 약 10% 수준만 확보해도 초기 사업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 역시 LH가 공정률에 따라 지급하게 되면서 사업자가 별도로 대출을 크게 받지 않고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매입 기준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건물 한 동 전체를 매입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일부 세대만 매입하는 '부분매입'이 허용된다. 규제지역 내 최소 매입 기준도 서울 19가구, 경기 50가구에서 서울·경기 모두 10가구 이상으로 낮아진다. 공사비 연동형 사업에는 '선 착공·후 공사비 검증' 방식도 적용된다. 공사비 검증을 마친 뒤 착공하던 기존 절차를 개선해 인허가가 끝나면 우선 착공할 수 있도록 했다. LH는 이를 통해 착공 시기를 최대 5개월가량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 개선이 침체된 비아파트 공급시장에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기 사업비 지원 확대는 자금 조달 부담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던 민간 사업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부분매입 허용으로 다양한 입지의 비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조기 착공을 통해 공급 속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아파트 공급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공급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PF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금융지원이 사업 초기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은 비아파트 공급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초기 사업비 부담을 줄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토지비 융자 비율 확대와 HUG 초기사업비 지원 강화로 중소·중견 시행사의 사업 참여 문턱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사업성은 금융지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공사비 상승과 높은 토지 매입가격, 임대수익률, 분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책 효과는 입지와 시장성이 확보된 수도권 핵심 지역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아파트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처럼 아파트보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공급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형 주택'"이라며 “도심에 위치하고 안전과 편의시설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수요에 맞는 주거 유형이라는 점에서 공급 확대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위원은 “정부가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시장까지 공급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비아파트에 대한 선호와 자산가치 기대가 여전히 아파트보다 낮아 금융지원만으로 시장 수요를 크게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용인은 플랜B 없다” VS “호남은 전력 여유” 반도체 산단 해법 ‘빅뱅’

“반도체 국가산단은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라 국가 전력망과 용수, 주민수용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 국가 인프라 사업이다."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용인·호남 반도체 국가산단을 둘러싸고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 탄소중립, 주민 수용성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첫 발제에 나선 정은호 전 한국전력경제경영연구원장은 정부의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속도전만 강조하다가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원장은 “정부는 용인 일반산단과 국가산단을 10년 앞당기겠다고 하지만 10년 뒤 반도체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 수요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플랜B와 플랜C가 무엇인지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 역시 실제 실행 가능한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원장은 특히 용인 국가산단의 전력 공급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LNG 발전 확대는 탄소중립 계획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는 주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가산단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 주민 수용성 확보, 무탄소 전력 확대, 용수 자립 원칙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공정률이 높은 일반산단과 아직 토지보상도 완료되지 않은 국가산단은 분리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경택 기후에너지부 전략산업정책과장은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단 추진 배경을 설명하며 “반도체 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강 과장은 “호남은 현재 전력 여유가 있고 앞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잠재력도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기업의 투자 일정과 발전설비 구축 시기의 차이는 ESS와 송전망을 활용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전력이 단 1초도 끊겨서는 안 되는 만큼 지역 내 발전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융통할 수 있는 송전망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도 송전망 확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성학 한국전력 계통정책기획실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확산으로 전력망 확충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밀양 송전탑 갈등 이후 주민 지원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있었고, 최근에는 전력망특별법을 통해 보상 체계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전탑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겠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일정 수준의 송전망 확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용수 확보 방안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정재성 순천대 교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하루 65만t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려면 댐 연계 운영과 하수 재이용, 용수원의 다변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물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검찰도 ‘부동산 투기·시세조종’ 엄단… 전국 검찰청 전담 검사 지정

검찰이 '집값 잡기'에 총력인 이재명 정부 기조에 맞춰 투기와 시세조종 행위 엄단에 나섰다. 전국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 사범 전담 검사와 수사관을 지정하고, 적극적인 공소 제기 및 고액 벌금형 구형 등 강화된 사건 처리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전국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 사범 관련 적극 대응을 지시했다. 대검은 최근 부동산 거래 질서를 해치는 가격 담합이나 불법 중개행위, 허위 거래 신고, 부정 청약 등 범행이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농지 투기와 재건축 비리, 전세 사기 등 범죄도 이어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검은 전국 60개 지방검찰청 및 지청에 전담 검사 및 수사관 206명을 지정하도록 업무 명령을 내렸다. 부동산 투기 사건 발생 시 전담 검사와 수사관을 중심으로 사법 통제와 기소·공소 유지 등 사건 처리 모든 단계에 관여하도록 하는 '책임 수사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검은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거나 허위 신고를 이용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범죄에 대해 강화된 사건 처리 기준을 적용해 적극적인 기소에 나서는 한편 재판에서 고액의 벌금형을 구형하는 등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불법 행위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는 검찰이 각 지자체에 위법 사실을 통보하고 자격 정지 및 취소 등 행정조치가 이뤄지도록 한다. 검찰은 부동산 사건의 원활한 수사를 위해 경찰과 수시 협의 체계를 구축하고, 국토교통부 및 지자체 소속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수사기법 교육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물가와 부동산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 경제 대전환을 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설치하고 각 부처가 추진 중인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 현황 등을 공유하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한화갤러리아, 신사동 ‘더피크 도산’ 부지 품었다…하이엔드 주거사업 시동

한화그룹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한화갤러리아가 하이엔드 주거 사업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2367억원에 양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한화갤러리아 자산총액의 11.73%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다. 해당 부지는 과거 포스코이앤씨 더샵 갤러리 부지였다. 부동산 시행사 알비디케이가 하이엔드 주거시설 '더피크 도산'으로 개발하려던 사업지로 이미 공동주택 인허가를 받은 상태다. 2022년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면서 무산됐다. 한화갤러리아는 다른 복합 시설 사업을 위해 용도변경을 하기보단 기존 인허가를 바탕으로 하이엔드 주거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향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뒤 향후 관련 권리를 이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개발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PFV 설립을 포함해 여러 사업 구조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현재 특정 금융기관이나 시공사를 정해둔 바는 없다"고 밝혔다. 준공 이후 PFV가 해산하게 되면 한화갤러리아가 다시 매입할지 혹은 장기 임차를 할지 등 자산의 보유·운영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6월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순화빌딩을 2135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연이은 대규모 투자를 한 배경으로 지주회사 출범이 꼽힌다. 한화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다음 달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 지주회사는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사업과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사업을 아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서소문로 순화빌딩은 지주사 본사로, 신사동 부지는 하이엔드 주거단지 개발을 위해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신규 사업과 부동산 개발 등 투자 기회를 면밀히 검토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신사동 부지에 대해 “해당 부지는 희소성이 매우 높은 프리미엄 입지로, 앞으로 큰 미래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해 온 갤러리아의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단순 주거단지 개발을 넘어 차별화된 고객 경험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비아파트 살리려면 공급보다 ‘신뢰’…체감형 수요대책 필요②

정부가 수도권 비아파트 매입임대 9만가구 공급과 안심신탁사업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확충해 전·월세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세사기 이후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시장은 공급 부족뿐 아니라 수요 자체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임차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수요 회복도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5월 향후 2년간 수도권에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신축매입임대를 확대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고 공공이 비아파트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만으론 임차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이중 공공임대주택은 197만2000가구로 임차가구의 23.2%다. 공공임대주택에 살지 않는 나머지 649만8000가구는 민간에서 공급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은 2000년대 들어 매년 10만가구 내외로 공급돼왔다. 공공주도 정책으로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매년 2~3배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을 단기에 확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비아파트의 경우 공급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최근 10년간 비아파트 착공실적은 연평균 약 16만가구 수준이었으나 2025년 착공실적은 최근 10년 평균의 약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시장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인 비아파트의 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된 이유는 수요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2년 전세사기 사태가 번지면서 빌라나 오피스텔을 찾는 임차수요가 끊겼다.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아파트 분양시장이 축소됐고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정부는 하반기에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이 아닌 별도의 공적기구가 맡아 운용하는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한다. 보증기관에 전세금이 예치되면 보증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별도의 대위변제 절차 없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즉시 돌려줄 수 있다.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은 전월세안정화기구가 관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운용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월세안정화기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내부에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탁 제도 적용 대상은 등록 임대사업자와 비등록 민간 임대인 모두다. 비등록 민간에까지 대상은 확대됐으나 선택제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보증금 전체를 예치할 경우 전세로서의 의미가 없어지고 사실상 월세화가 진행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기간에 보증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없게 되므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적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만난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경매까지 2년이 걸렸다는 피해자 A씨는 안심신탁사업 도입 소식을 듣곤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다 맡기려고 할지 모르겠다"며 “당장 내 상황이 바뀌는건 아니니 정책이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등록임대사업자 요건 강화를 들었다.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하면 임차인 입장에서 소송을 해도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사람은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주택을 소유한 자다. 주택을 소유할 계획이 확정된 자도 가능하다. 과거 5년 이내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서 부도가 발생한 사실이 있는 경우만 임대사업자 등록이 제한된다. 임대인의 실질적인 자본력을 검증하는 절차는 없다. 임대인의 부채비율이나 자산규모, 신용도 등은 임대사업자 등록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원인부터 세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흔히 전세사기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보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로 보는 것이 맞다"며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도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반환 능력을 잃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비아파트는 거래가 적어 적정 시세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전세금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집값이 하락하면 곧바로 보증금 미반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자본력을 일정 수준 이상 확인하는 등록요건 강화와 함께 전세금을 보다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자기자본 요건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등록 임대 사업자를 낼 때 최소 30% 이상의 자기 자본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등록을 허가해 주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초 전세금 비율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대상이다. 최초 전세 보증금을 매입가격의 8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권 교수는 “경매 시 한 번 유찰되면 서울 기준 감정가의 20%가 떨어진다"며 “경매 리스크를 고려해 전세금을 최소한 첫 유찰 가격 이하로 들어가도록 제한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보증금 일부만 기관에 예치하는 에스크로 방식도 안심신탁사업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권 교수는 “전세금의 20% 정도를 HUG 등 공공기관에 예치하면 역전세 상황에서도 일부 보증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며 “예치금은 공공이 주택공급이나 PF 재원으로 활용하고 발생한 수익 일부를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핵심은 공급 규모보다 임차인이 '이제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요가 회복돼야 민간의 공급도 따라오는 만큼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주택공급·금융·세제 부동산 릴레이토론회…“실수요 중심 구조개편 필요”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주택공급·금융·세제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부동산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릴레이 토론회에는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 등 3개 부처가 참여했으며, 오는 23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종합 대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앞서 14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을, 15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주택 금융을, 16일에는 재정경제부가 부동산 세제를 주제로 각각 토론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첫날 국토교통부 주관 토론회에서는 새로운 공급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이미 계획된 주택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구조적 병목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인허가에서 착공, 준공으로 이어지는 '공급 파이프라인'의 단절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용적률 완화뿐만 아니라 금융·규제·세제를 아우르는 생태계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세사기 여파와 금융 규제로 착공 물량이 급감한 비아파트 시장의 정상화가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다만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투기 수요 유입을 우려하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재건축·재개발에 있어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사업성 제고를 위해 임대주택 기부채납 비율을 조정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도 이주비 대출 완화를 포함한 5대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한편 신규 택지 개발보다는 도심 내 유휴부지를 탄력적으로 활용하자는 제안과 공공분양의 로또 청약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원회 주관 토론회에서는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 전세대출 관리, 이주비 대출,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 등 4대 쟁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청년 대출 완화에 있어선 신중론이 주를 이뤘다. 가계부채 위험 가구 중 청년층 비중이 급증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출규제 완화를 하는 것은 집값만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확대 시 소득 양극화에 따른 구매력 높은 일부 계층에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세대출과 관련해서는 투기지역 외 무주택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선별적 확대 필요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주비 대출 완화를 두고는 공급 촉진과 분양가 인상 억제를 위해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특정 지역 조합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이라는 반대 의견이 맞섰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과도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고가주택이나 과다 대출에 비용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에는 대체로 찬성하는 견해가 많았다. 다만 부모·직장 대출 등 그림자 금융까지 포괄하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정경제부 주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 과세체계를 현행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동일 자산 규모라면 자산가치에 따라 과세하는 것이 조세 형평성에 부합하고,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상당수 전문가들이 공감했지만 그 수준과 속도에는 온도차를 보였다. 매물 잠김, 임대료 전가 등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선진국 수준으로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만 보유세를 인상하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 초고가 주택 기준 설정에 대해서는 상위 1%와 같은 상대적 기준 검토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1주택자 장기보유 혜택을 보유가 아닌 실거주 중심으로 전환해 투기 요소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은 공감대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시장 왜곡을 야기하는 양도세 중심의 개편보다는 예측 가능한 보유세 중심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납부한 보유세액 만큼 양도세를 감면해 조세 저항을 줄이는 연동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이번 3일간의 릴레이 토론회에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제언을 적극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향후 종합적인 정책 방향과 최종 제도 개선 방안을 수렴할 방침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부동산 토론회 릴레이 속 주택·건설업계 “규제보다 공급” “금융 숨통부터”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가 부동산 릴레이 토론회를 가진데 이어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를 앞두고, 건설업계와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대와 금융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와 함께 거래세 조정, 실수요자 금융 지원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업계가 공통적으로 요구한 과제는 △민간 주택공급 확대 △PF 및 이주비 금융 규제 개선 △공사비 부담 완화 △지방 미분양 해소 △실수요자 금융 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건설업계는 무엇보다 민간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은 공공 공급도 중요하지만 민간 주택공급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방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만큼 세제 지원 등 미분양 해소 대책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비사업과 금융 규제 개선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 규제로 이주비 대출이 원활하지 않아 정비사업 전반의 사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금융기관에 과도한 규제 신호를 주기보다 정상적인 대출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택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획일적인 대출 총량 규제보다는 실수요자를 고려한 탄력적인 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공급 확대의 핵심인 정비사업도 이주비 대출이 일반 가계대출과 동일하게 규제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주비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성격을 고려해 별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PF(Project Financing) 규제 개선도 주요 요구 사항으로 제시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량 사업장임에도 PF 보증이 막히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우량 사업장에 대한 PF 보증 확대와 PF 대출 관련 자기자본비율 규제 일부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책임준공 제도 보완과 공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최저가 중심 입찰 구조에서는 공사비 현실화가 어렵다"며 “설계 변경 비용과 물가 상승분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공공공사 입찰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개업계에서는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한 집값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다주택 규제로 매물이 줄어든 반면 신규 공급은 최소 3년 이상 부족할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며 “공급 확대 없이는 상승세가 둔화될 수는 있어도 의미 있는 가격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공급 확대와 금융, 세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택 공급 속도 제고와 분양가 안정 방안,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세제 개편, 전월세시장 안정,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방안 등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급 확대와 지방 균형발전, 금융정책을 함께 논의하고 공급과 수요를 차별적으로 접근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토론회가 단순히 규제 강화 여부를 논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세제·정비사업 제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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