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거 전까지 정부와 여당은 세제 강화 논의에 신중론을 이어왔다. 매매와 전월세 시장 모두 상승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끝나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와 보유세 조정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부족한 흐름은 선거 이후까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인근 고가아파트는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비수기가 끝난 8월부터는 높을 가격수준을 유지하며 거래가 이어질 전망이다. 15억 이하 아파트들이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서대문이나 은평구는 매물 부족과 수요 증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세 시장 역시 매물 가뭄이 지속될 예정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2만3060건에서 지난 13일 기준 1만6768건으로 27.3% 감소했다. 월세 매물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7.9% 줄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92%의 임대주택을 개인이 공급한다"며 “주택임대차보호법 때문에 기업형 임대로 갈 수 없고, 개인이 공급을 못하게 되면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서민 주거 환경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매물잠김 우려를 완화하고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확대했다. 토허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경우,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도 매수자 입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는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내용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은 13일부터 입법예고 된다. 당장 공급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월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5만129가구로 전년동월(6만5988가구)에 비해 24% 감소했다. 서울 지역 3월 인허가는 1815가구로 전년동월(7339가구) 대비 75.3% 감소했고, 3월 누적 실적은 5632가구로 전년동기(1만4966가구) 대비 62.4% 감소했다. 이는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 여야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논하고 있지만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으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추진해 착공 기간을 단축했다. 정비사업기간은 통상 18.5년 소요되지만 6.5년 앞당겨 12년 가량 소요되도록 개선했다. 아직 준공된 물량은 없다. △신통기획 도입 △정비지수제 폐지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정비사업 촉진 방안 △인허가 개선 △규제혁신 등을 도입해 절차를 개선했어도 재개발·재건축 사업 자체가 주민동의 등으로 시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원오 후보는 주민 체감도와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착착개발'을 통해 기본계획과 구역지정, 정비계획변경과 사업시행계획,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인가를 한 번에 처리하는 동시신청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비사업 기간 단축과 사업성 개선을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정 후보는 공공재개발과 도심공공복합사업 활성화를 다시금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재정이 필요하다"며 “SH나 LH에게 재원이 쓰인다면 다른 곳에 쓰이는 재원을 줄여서 가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에 발표한 3기 신도시도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2지구는 일부 분양했고 1지구는 지금 진행 중"이라며 “인천 계양지구, 부천 대장지구, 하남 교산지구, 고양 창릉지구 보상은 반 정도 나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기 신도시도 8년 이상 걸렸는데 이제 공급 정책 시행하는 것들은 시간이 더 오래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 공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에서는 수요 억제책인 세제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지난 10일 재개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된 한시적 유예가 4년만에 끝난 것이다. 이에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p(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가 더해진다. 중과 대상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장특공 개편은 예정된 수순으로 봤다. 장특공은 주택 등을 오래 보유한 뒤 팔 때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을 양도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40%,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4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 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가주택 양도세까지 깎아주는 것은 주거 보호정책이 아니"라며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장특공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7월 세제개편안에는 보유 공제와 거주 공제의 비율 조정이 얼만큼 이뤄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순 보유에 따른 혜택은 줄이고, 실제 거주 기간이 긴 1주택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를 없애고, 일정 기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에게 거주 기간 중심의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개정안은 장특공을 폐지하고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 세액공제 방식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보유세 개편도 유력하다. 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표준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윤석열 정부에서 60%로 낮아진 상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조정이 가능해 정책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다시 높여 세 부담을 늘리고 장기 보유 부담 자체를 높이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높인 바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될 경우 세 부담 상한(전년 대비 150%)에 걸린 주택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상한에 도달하지 않은 주택은 비율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초고가 주택인 서울 한남더힐 전용 235㎡은 올해 공시가격 기준 보유세는 7633만 원 수준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상향될 경우 8732만 원으로 약 1099만 원(14.4%)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강남 은마아파트 전용 84㎡ 보유세는 약 1004만원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더라도 고가 아파트 단지들은 세 부담 상한에 걸려 세금 증가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처음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된 단지들은 세 부담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 60% 기준으로 보유세가 지난해보다 10~20% 정도 오른 단지들도 추가 인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 교수는 “선거 끝나면 비거주 1주택 규제강화와 조세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비거주 1주택자도 투기의 개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세제정책이 강하게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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