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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일동역 5번 출구와 맞닿은 '아랑길(중앙보행로)'을 제외한 전 구간은 세대를 방문하거나 입주민과 동행한 외부인을 제외하고는 일절 출입과 시설 이용이 제한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 입주민대표회의가 단지 바로 옆 고덕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한 고덕 그라시움 관리사무소에 보낸 공문이다. 고덕 아르테온 주민들이 이웃 단지인 고덕 그라시움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단지를 관통하는 공공 통행로 한 곳을 제외한 다른 도로의 출입을 금지한 것이다. 2만 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촌이 밀집돼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가 단지 간 통행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지난달 말 아르테온에서 그라시움에 단지 내 출입 통행을 사실상 금지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고덕지구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입주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덕 그라시움과 아르테온은 각각 고덕주공 2단지와 3단지를 재건축 해 2019년과 2020년에 입주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다. 그라시움이 4932세대로 고덕주공 재건축 아파트 중 최대 규모고, 아르테온이 4066세대 규모로 그 뒤를 잇는다. 이 두 단지는 단지 규모면이나 입지적 측면에서 고덕지구 신축 아파트를 대표하는 단지들이다. 1983년부터 1985년에 걸쳐 1단지부터 9단지까지 차례로 입주한 고덕 주공아파트는 공무원 아파트인 8단지 상록아파트와 고덕지구와 다소 떨어져 있는 명일동 9단지를 제외하고 현재 모두 재건축됐다.1단지가 2009년 고덕 아이파크로 가장 먼저 재건축을 마친 이래 약 7~8년간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다. 이후 그라시움과 아르테온, 고덕숲 아이파크(4단지 재건축), 고덕 센트럴아이파크(5단지 재건축), 고덕자이(6단지 재건축),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7단지 재건축) 등이 일제히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재건축을 완료하면서 고덕지구는 2만 세대 규모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대형 주거지구로 새롭게 태어났다. 고덕주공 아파트라는 '한 지붕' 아래 묶여있던 주민들이 재건축을 거치면서 여러 개별 단지로 갈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여름까지 몇 년간은 큰 문제 없이 고덕지구 주민이라는 일체감 속에 큰 문제가 없었다. 갈등의 근원은 재개발 과정에서 일대 최대의 '교통 중심'인 5호선 상일동역과의 인근 단지들간 연결 도로 때문에 발생했다. 고덕동 일대 입지를 살펴보면 크게 고덕로와 5호선 상일동역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고덕 그라시움과 고덕 아이파크가 위치해 있다. 고덕로 이남엔 고덕 아르테온과 고덕숲 아이파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가 자리잡고 있다. 상일동역 북쪽에 위치한 그라시움은 바로 단지가 역과 인접해 있고, 고덕 아이파크는 단지를 나와 고덕로를 동쪽으로 걸어 상일동역에 도착한다. 이에 반해 상일동역 이남의 단지들은 상황이 좀 다르다. 아르테온은 상일동역과 맞붙은 채 바로 고덕로 남쪽에 위치해 있는 역세권 단지로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그러나 고덕로 이남의 고덕숲 아이파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가운데 고덕숲 아이파크를 제외한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등 3개 단지는 이들 아파트에서 상일동역까지 가는 길 사이에 아르테온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결국 이들 단지 주민들은 상일동역으로 이동하려면 아르테온 단지 내부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 가장 빠르다. 물론 아르테온 단지 밖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도보로 최소 15분어 더 걸린다. 이에 그간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3개 단지 주민들은 상일동역 이용 시 자연스럽게 아르테온 내부를 가로질러 이동해 왔다. 그만큼 아르테온 입주민 입장에선 단지 내 외부인 통행이 크게 늘어나 여러 불편함이 존재했다. 아르테온 남쪽에 위치한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3개 단지 세대 수는 5000세대 이상에 달한다. 아르테온 세대 수보다 더 많은 타 단지 주민들이 상일동역을 도보 이용하기 위해 아르테온 단지 내부를 다니는 셈이다. 아르테온이 2020년 입주 이후 약 5년간 단지 남쪽의 3개 단지 주민들이 상일동역을 이용하는 직진 코스로 널리 이용돼 오는 상황에서 아르테온 내 주민들의 불만도 서서히 커져갔다. 엄연히 사유지인데 입주민이 아닌 인근의 타 단지 주민들이 집 주변을 활보하는데 따른 문제와 불편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5년간 이 문제가 큰 사안으로 번지지 않았던 것은 아르테온 남쪽의 3개 단지 주민들이 상일동역 이용 시 주로 통행하는 아르테온 단지 내 중앙보행로는 옛 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 인허가를 내주면서 강동구청이 외부 공개 조건을 내건 공용보행로기 때문이다. 아르테온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질로 바로 상일동과 연결돼 있는 중앙보행로가 '아랑길'이라는 구청 관할의 공공구역인만큼 주민들도 불만은 많았지만 타 단지 주민들의 통행을 가로막는 등의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7월 22일 아트레온 내 지하추자장에서 미성년자인 남자 중학생 3명이 지하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무단으로 분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들은 아르테온 남쪽에 위치한 고덕자이와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테온 관리소는 부모들과의 면담을 통해 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아냈지만 같은 달 26일 또 다시 지하주차장에서 외부인에 의해 소화기 무단 분사 행위가 벌어졌다. 이에 아르테온 입주민회의는 지난 9월 29일 입주민 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 동의를 받았고, 10월 1일 입주민대표회의 의결을 통해 펜스 설치를 확정했다. 특히 아르테온 입주민대표회의가 펜스 설치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이 분쟁의 소지를 키우고 있다. 공문에선 단지 중앙의 공공보행로는 외부인 이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추후 펜스 설치 시 공공보행로까지 펜스로 막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아르테온 인근 단지 주민들은 펜스 설치가 사실상 공공보행로 통행을 막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타 단지의 펜스 설치 사례를 살펴보면 펜스가 설치되면 사실상 외부인의 단지 내부 진입은 전면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아르테온이 인근 단지들에 통보한 공문으로 고덕지구 전체가 크게 시끄러워졌다. 재건축 허용 전제 조건으로 지하철역과 바로 통하는 단지 내 중앙통로를 외부인이 이용할 수 있게 구청에서 행정 조치한 것인데 법을 어긴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아르테온 주민들도 강경하다. 입주민대표회의 명의로 단지 곳곳에 “이 보행로는 기부채납지가 아닌 아르테온이 소유한 사유지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플랭카드를 내걸었다. 입주자대표회장은 입주민 카페를 통해 '단지 내 사유지 관련해선 타 단지 및 강동구청과 어떤 타협과 협의도 없다'는 공지글을 올리는 등 펜스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가 명확하다. 결국 지난달 말 아르테온 입주민회의는 역 북쪽에 위치한 고덕 지구 내 최대 규모 대단지인 고덕 그라시움을 포함해 인근 단지들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 내용은 △중앙보행로(공공보행로)를 제외한 모든 구역 외부인 출입 및 시설 이용 금지 △어린이놀이터 등 출입금지구역 위반 시 10만원 위반금 징수 △단지 내 흡연, 반려견 배설물 미수거 등 위반 시 10만원 위반금 징수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 등 지상 주행 시 20만원 위반금 징수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이중 일부인 그라시움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아르테온 남측에 위치해 있는 3개 재건축 단지와 달리 그라시움은 상일동역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바로 역과 맞닿아 있어 애당초에 그라시움 입주민이 아르테온 단지 내를 횡보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과거 한지붕 아래 이웃이었던 고덕 재건축 단지 주민들간에 단지 내 통행을 놓고 대립이 극심해지고 있지만 주무관청인 강동구청은 '공공보행로는 막으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한 채 어떤 제재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공공보행로를 막는 행위는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1회에 한해서다. 아르테온 입주민대표회의는 과태료 부과를 감수하고 펜스를 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청은 아르테온과 인근 단지 간 대화를 유도하는 등 화해와 조정에 나설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르테온 입주민 회의 측에 공공보행로를 막지 말라는 권고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아르테온이 펜스 설치를 강행하겠다고 명확히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추후 대응 조치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동구청 공동주택과 공동주택관리팀 상일동 담당 주무관은 “아르테온이 펜스를 쳐서 공공보행로에 외부인들의 통행을 막는 것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로 일어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어떤 제재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행정 절차상 맞지 않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만약에 아르테온이 펜스를 쳐서 공공보행로를 막는다면 그 때 가서 어떤 제재 조치를 취할지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실 단지 내 외부인 출입을 둘러싼 분란은 고덕지구만의 일이 아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이미 펜스를 치고, 외부인 통행을 전면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강남구청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이 아파트의 입주민대표회의는 단지를 개방하지 않았고, 경찰에 고발까지 당했지만 정작 행정적인 처분은 벌금 100만원에 그쳤다. 이 밖에도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신반포 센트럴자이,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 강남의 고가 아파트 다수가 불법으로 펜스를 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단지 모두 사실상 정부의 솜방망이 제재 조치를 감수하면서 여전히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사실상 서울의 고가 아파트 상당수가 당국이 부과하는 소액의 벌금 및 과태료 처분을 아랑곳하지 않고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그들만의 성'을 쌓고 있는 형국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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