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원의 부동산현장] LH, 과천에 주택 9800호 짓는다면서 사업시행자 선정도 안 돼](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14.a8e1304659df484a816b3024cf85b53c_T1.jpg)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과천 서울경마공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에 9800호 수준의 주택 공급을 계획하면서도 정작 사업시행자엔 LH가 아직 선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경마장 대체 부지, 이전 재원, 기반시설 확충 방안 등도 확정되지 않아 지역사회에서는 공급 물량과 일정부터 앞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에서 과천경마장 부지 개발의 예정 사업시행자로 LH를 제시했다. 하지만 LH는 본지에 아직 공식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과천경마장 부지 개발의 공식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부가 9800호 수준의 공급 규모와 개발 방향을 발표했지만, 토지이용계획과 사업성 검토, 주민 협의를 최종적으로 책임질 기관은 공식화되지 않은 셈이다. 본지는 사업시행자 선정 절차와 9800호 산출 근거, 주민 의견수렴 계획, 교통·하수처리 등 기반시설 대책을 LH와 국토교통부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개발 대상은 과천경마공원 약 115만㎡와 인근 방첩사 부지 약 28만㎡를 합친 총 143만㎡다. 정부는 이곳에 주택 9800호 수준과 자족시설을 조성하고,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서울 양재 인공지능(AI) 특구를 연결하는 첨단산업 거점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새 개발지에는 기존 과천지식정보타운보다 높은 수준의 자족용지를 확보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다만 주거용지와 자족용지의 구체적인 면적, 용적률, 주택 유형별 물량 등 세부 토지이용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1월 공식적으로 밝힌 주택 착공 목표는 2030년이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착공 시기를 2029년 4분기로 앞당기는 방안과 경마장 이전 로드맵이 검토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경마공원을 한 번에 옮기는 '일괄 이전'을 원칙으로 두고, 2026년 이전계획 수립과 한국마사회 이사회 의결, 2027년 대체 부지 확정과 인허가·설계, 2028년 신규 경마장 착공, 2029년 이전 및 주택 착공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이전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단계적으로 주택사업에 착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마사 일부가 화성 화옹지구 말조련단지로 먼저 옮겨갈 경우 방첩사와 맞닿은 약 3만평 부지부터 우선 개발하는 방식이다. 다만 2029년 4분기 조기 착공 일정과 단계별 개발계획은 현재까지 공개된 정부 공식 자료를 통해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실제 개발 절차는 출발선에 가깝다. LH가 공식 사업시행자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경마장 이전 부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9800호라는 공급 물량 역시 주거용지와 도로·공원·학교·자족시설 배치가 확정되기 전 제시된 정책 목표 수준이다. 과천시와 주민들은 기존 개발사업에 따른 기반시설 부담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한다. 과천에서는 과천과천지구와 과천주암지구, 과천갈현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경마장·방첩사 부지 9800호가 추가되면 도로와 상하수도, 학교, 전력시설 등이 늘어난 인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기존 과천과천·과천주암지구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기반시설을 별도로 조성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교통망 확충 노선과 하수처리시설 용량, 학교 신설 규모, 사업비 분담 주체와 일정 등 구체적인 대책은 공개하지 않았다. 14일 찾은 과천경마공원 일대에는 경마장 이전과 공공주택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과 맞닿은 경마장 정문 주변에는 기존 공공주택사업 구역과 노후 주거지, 비닐하우스가 혼재해 있었다. 주민들은 “추가 주택 공급으로 늘어날 교통량과 하수처리 수요에 대한 설명은 없는데 9800호라는 숫자부터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과천시도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도로와 교통,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 수용 여건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 없는 추가 공급계획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마공원 이전에 드는 막대한 비용도 사업의 핵심 변수다. 기보도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건물 공사비와 경주로·마사 등 특수시설 설치비를 포함해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1조2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수준의 경마장 조성과 관련 기반시설 요구까지 반영하면 비용이 2조원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 마사회는 과천 부지 매각대금을 이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관련 법과 재원 운용 방식을 손질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레저세 감면과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마사회의 이전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 대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레저세 감면이 현실화하면 경기도와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세입이 줄어들 수 있다. 지방정부와의 협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대체 경마장 부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화성 화옹지구를 비롯해 경기 북부와 남부의 여러 지방정부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경기도 안에서 이전한다는 기본 방향 외에 확정된 부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마사회는 현재 과천 부지보다 넓은 토지와 대중교통 접근성, 철도역 설치, 경영 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옹지구는 넓은 평지와 기존 말조련단지 계획을 갖췄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간척지 특성상 연약지반 보강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과천보다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경기 북부 미군 반환공여지 등은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주거지와의 거리, 산악지형, 환경 훼손 가능성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마사회 노동조합과 마필관리사, 조교사 등 말산업 종사자들도 고용 불안과 산업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경마공원은 단순한 공공기관 부지가 아니라 경주마 훈련과 관리, 말 생산농가, 운송업체, 마주·기수·조교사 등 다양한 종사자가 연결된 산업시설이다. 과천 시민단체와 마사회 노조는 대체 부지와 이전 재원, 고용 및 산업 유지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착공 일정부터 앞당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마장 정문 맞은편 '꿀벌마을'에서는 신규 9800호 공급계획과 별개로 기존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사업에 따른 보상과 이주,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LH가 현재 공개한 경마장·방첩사 개발 대상은 두 시설 부지 143만㎡다. 공개된 계획상 꿀벌마을은 신규 9800호 공급 대상지에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주민들은 기존 과천과천지구의 기반시설 계획이 경마장 부지에 추가될 9800호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만큼 하수처리시설과 도로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꿀벌마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마을 자체가 현재 발표된 경마장·방첩사 개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존 설계에는 추가 주택 수요가 반영돼 있지 않아 하수처리시설 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는 경기도와 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과천도시공사가 공동으로 시행한다. 꿀벌마을을 포함한 구간의 보상과 이주는 GH가 맡고, 보상과 이주가 완료된 건축물 철거는 LH가 담당한다. LH에 따르면 지장물 해체공사는 2025년 8월 11일 계약이 체결됐고, 현재 보상과 이주가 완료된 공가를 대상으로 철거가 진행 중이다. 실제 거주자가 남아 있거나 보상과 이주가 끝나지 않은 건축물은 철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LH는 원주민의 안정적인 이주와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법령에 따라 과천시 관내와 인근 지역에 임시사용 임대주택을 세 차례 공급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임대주택의 정확한 전용면적과 위치, 보증금과 임대료, 거주 가능 기간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LH는 답하지 않았다. 마을 관계자는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과 협의를 진행하기보다 고령자 등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이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시된 임대주택도 규모가 작아 원주민들의 생활 여건과 재정착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는 토지와 지장물 보상 진행률, 미보상 가구 수, 주민설명회 실시 여부와 개별 면담 방식에 관한 사항은 보상·이주를 담당하는 GH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토지소유자와 세입자, 무허가 건축물 및 비닐하우스 거주자 등에 대한 법정 이주대책은 아직 수립 전이다. LH는 향후 이주대책을 마련한 뒤 관련 법령에 따른 자격요건을 충족한 대상자에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경마장 신규 개발은 LH가 예정 사업시행자로 제시됐지만 공식 지정 절차가 끝나지 않았고, 경마장 바로 맞은편 기존 공공주택사업에서는 보상·이주와 철거의 담당 기관이 나뉘어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개발사업의 단계와 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공공기관을 찾아가야 하는 구조로, 행정 편의주의와 탁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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