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 강화와 전월세 부담 속에서 주거 현실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12.2%에 그쳤다. 임차로 거주하는 비율은 82.6%로 나타났다. 청년가구는 가구주 연령이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가구를 의미한다. 청년가구 대부분이 자기 집을 소유하지 못한 채 전세나 월세 등 임차 형태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내 집"보다 “지금 살아야 할 집"이 문제 청년 주거 문제의 핵심은 '내 집을 살 수 있느냐' 보다 '지금 살 집이 있느냐'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채훈 경북대학교 의정활동연구회 학회장은 청년 주거 문제를 바라보는 출발점부터 다시 점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청년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전·월세 정책"이라며 “소유자 중심의 정책이 서울에 살아야만 하는 대부분의 청년들에게는 오히려 제약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집값 안정을 목표로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 제한 등을 추진해왔다. 대출 규제는 주택 구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두었고, 실거주 의무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화한 조치다. 여기에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집을 사는 갭투자까지 제한되면서 정책의 기준이 전월세 거주자가 아닌 주택 소유자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정책 기조 때문에 집을 매입한 뒤 전세를 내놓기 어려워지자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고, 월세 가격이 상승했다. 그 결과 집을 소유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그는 “집을 사느냐 마느냐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상경한 청년들이 전세와 월세를 통해 거주하며 그 과정에서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월세에 의존하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느냐가 주거 문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축소·월세 확대…청년 주거 부담의 현실 양진성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은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세 대출 수요도 감소했고, 대출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들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로 전세로 살 수 있는 집이 줄어들면서, 청년들이 전세 대출을 받아 적은 돈으로 집을 구해 살 수 있는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전세와 다르게 월세는 대출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월세로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훨씬 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구조 속에서, 청년들은 매달 현금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청약도 막혔다"…내 집 마련 사다리 끊어졌다는 목소리 이경환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정부의 대출 규제와 청약 제도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끊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청약에 당첨돼 분양권을 가지고 있다"며 “주택 청약은 부모 찬스를 쓸 수 없는 저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준 사다리였기 때문에 그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대책으로 청년들이 체감하는 주택 구입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입주 시점에 실행하는 잔금 대출도 똑같이 6억까지만 가능해졌다"며 “대출이 아니라 현금이 필요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5년 6월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6·27 대책)에서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집값이 높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수억 원의 현금을 보유해야한다는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약 14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수요를 잡기 위한 대출 규제는 백번 양보해 이해해보겠지만 주택 청약까지 제한을 거는 바람에 대부분의 청년들이 주택 청약의 기회를 빼앗겼다"고 비판했다. 과거에도 대출 규제는 있었지만 청약에 당첨되면 대출을 받아 잔금을 낼 수 있었다. 반면 최근에는 대출 한도가 고정되면서 청약에 당첨돼도 현금이 부족하면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발언 말미에 “무주택 청년들이 주택 청약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의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가 주최한 '청년의 꿈 짓밟는 부동산 정책, 방향성을 묻다: 멀어진 내 집 마련의 꿈' 세미나에서 나왔다. 이하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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