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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 견본주택 개관…총 6295세대 대단지 브랜드시티 완성

IPARK현대산업개발이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를 공급하며 청주 가경 일대에 총 6295세대 규모의 아이파크 브랜드시티를 조성한다. 신규 공급 물량은 총 1671세대로, 기존 1~6단지에 이어 대규모 브랜드 주거단지를 완성할 전망이다. 18일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6일부터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의 견본주택을 열었다고 밝혔다. 7단지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309번지 일원에 위치해 지하 2층~지상 최고 32층, 4개 동, 전용면적 84~116㎡, 총 543세대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84㎡ 204세대, 102㎡ 226세대, 116㎡ 113세대다. 8단지는 같은 동 70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9개 동, 전용면적 84~116㎡, 총 1128세대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84㎡ 302세대, 102㎡ 309세대, 116㎡ 517세대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가 위치한 흥덕구 가경동 일대는 주거 수요가 높은 곳이다. 전용면적 84㎡ 타입과 전용면적 85㎡ 이상인 대형 타입이 함께 적용돼 다양한 주거수요를 아우를 수 있다. 단지는 전 세대가 남향 위주 배치돼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다. 대형 타입에는 4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했고, 전용면적 84㎡ B형에는 이면 개방형 거실을 통해 개방감을 키웠다. 대형 타입에는 알파룸과 팬트리 구성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통해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단지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청주1·2·3순환로, 서부로 등이 인근에 지나 우수한 교통 입지를 가진다. 반경 약 2km 내에 시외버스터미널도 위치해 외부 지역과의 이동도 용이하다. 인근에 교육관련 시설과 생활편의시설도 갖췄다. 반경 약 1km 내에는 복대초·서현초·서현중·경덕중·가로수도서관·학원가 등이 위치하며, 주변 약 2km 내에는 NC백화점·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중심 상권 등이 조성됐다. 공원 등 녹지환경도 조성돼있다. 일대에는 홍골근린공원·가경공원·감나무실공원·서현근린공원 등이 있고, 석남천이 흘러 우수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직주근접 여건도 우수하다. 청주일반산업단지·오창과학산업단지·오송생명과학단지·청주테크노폴리스 등 주요 업무지구도 인근에 분포돼있다. 7·8단지는 기존 청주 가경 아이파크 1~6단지의 정체성인 브라운 톤과 수평 패턴 디자인을 적용하는 동시에 현재 트렌드에 맞춰 다시 디자인했다. 특히 가경공원과 석남천의 수직과 곡선을 모티브로한 시그니처 측벽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이는 기존 1~6단지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저층부는 IPARK의 디자인 철학을 담아 단지 출입구부터 세대까지 이어지는 공간설계를 통해 환대받는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 7단지는 외곽 녹지 축을 조성해 홍골근린공원과 조경을 연계했다. 750m 순환형 산책로를 통해 공원에서부터 단지 내 녹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조성했다. 동선을 따라 커뮤니티시설도 배치했다. 만남의 숲·수경시설과 티하우스가 있는 중앙 숲 광장·산책 공간인 흐름의 숲·어린이 놀이터·주민운동시설 등을 배치했다. 8단지는 '중앙 숲 광장'과 '고요의 숲'이라는 두 개의 중심 테마 공간을 중심으로 녹지를 조성했다. 중앙 숲 광장에는 잔디 광장·수경시설·티하우스 등이 배치됐다. 커뮤니티시설 상부에 위치한 고요의 숲에서는 휴식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아울러 1.2km 순환 산책로를 따라 어린이 놀이터, 주민운동시설 등을 배치해 통합된 활동 공간을 완성했다. 7·8단지의 커뮤니티에는 입주민들을 위한 피트니스, 실내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어린이집, 시니어 라운지 등이 조성돼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 세대 당 주차대수는 각각 1.69대, 1.79대로 여유있는 주차공간을 갖췄다. 7·8단지에는 IPARK현대산업개발의 특화 스마트홈 IoT 기술이 적용된다. 보안 강화를 위한 출입통제 시스템을 갖췄다. 공동현관에는 안면인식 시스템이 적용되며, 단지 내 CCTV에는 범죄예방 건축설계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가 적용된다. 지하 주차장에는 비상벨을 설치해 위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고, 빈 주차 공간 유무를 알려주는 편의 시스템도 갖췄다. 세대 현관은 푸시앤풀(PUSH&PULL) 방식의 지문인식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해 입주민 편의성을 높였다. 현관 안면인식 카메라에는 거동이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자동으로 녹화되는 블랙박스 기능이 탑재돼있다. 세대 내부에는 실별 기능에 맞게 월패드와 통합스위치, 스마트 스위치 등을 설치했다. 거실 월패드로는 조명·난방·환기·도어록을 제어하고, 통합스위치로는 조명 밝기와 색상을 각각 10단계로 조절하고 온도조절도 가능하다. 현관의 스마트 스위치를 사용하면 EV 호출과 날씨 정보 활용도 가능하다. 외출방범모드 시 월패드, 통합스위치, 스마트 스위치에 내장된 근접센서를 활용한 침입 감지 시스템도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확장형의 경우 거실에 공기 질 측정 센서가 있어 실내 공기 질 상태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어린이 놀이터에는 미세먼지 신호등이 설치돼 있고, 공용부에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전기료 절감이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시설과 원격검침시스템도 마련됐다. 전용 앱을 통해 조명, 난방, 환기 등의 세대 기기 제어가 가능하며 전기차 충전 현황 조회, 방문 차량 등록, 선호 주차 공간 알림 등의 기능도 갖췄다. 이번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 공급을 통해 IPARK현대산업개발은 청주 가경 일대에 총 6295세대에 달하는 브랜드 시티를 완성한다. 2019년 4월 입주를 시작한 1단지(905세대), 2020년 2월 입주한 2단지(664세대), 2021년 5월 입주한 3단지(983세대), 2022년 3월 입주한 4단지(201세대), 2023년 2월 입주한 5단지(925세대)에 이어 6단지(946세대)는 2027년 초 입주 예정이다. 7단지의 청약 접수는 오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순위, 21일 2순위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28일이다. 8단지의 청약 접수는 오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순위, 21일 2순위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7단지 보다 하루 앞선 27일이다. 두 단지 모두 정당계약은 다음달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29년 11월 경이다. 견본주택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 574-1번지 일원에 위치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국민연금 보유주식 평가액 182조 ‘증발’…감소분 72% 삼전닉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요 상장사 주식의 평가액이 약 100일 만에 182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에서만 131조원가량 줄어 전체 감소분의 약 72%를 차지했다. 상반기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반도체주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6월 30일과 10월 15일 기준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5일 기준 333조533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6월 말 종가 기준으로 재집계한 평가액 515조9293억원보다 182조3963억원(35.4%) 감소한 수치다. 약 3개월 반 만에 주요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3분의 1 이상 줄어든 셈이다. 국민연금의 해당 보유주식 평가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다만 이번 수치는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된 상장사를 대상으로 산출한 것으로, 기금 전체의 운용 손실이나 주식 매매에 따른 확정 손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보유 지분 변동에 따른 영향도 포함될 수 있다. 평가액 감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국민연금의 SK하이닉스 보유주식 평가액은 6월 말보다 74조2261억원 감소했고, 삼성전자에서는 56조8710억원 줄었다. 두 종목의 감소분을 합하면 131조971억원으로 전체 평가액 감소분의 71.9%에 해당한다. 두 종목의 주가 하락도 두드러졌다. 기존 집계에 인용된 6월 말 주가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33만4000원에서 지난 15일 21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65만원에서 126만2000원으로 하락했다. 국민연금의 지난 15일 기준 보유 지분율은 삼성전자 7.84%, SK하이닉스 7.32%로 집계됐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7월 보도된 1분기 말 지분율 7.50%와 차이가 있어, 해당 기간 실제 보유 주식 수와 지분 변동 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관련 대형주에서도 평가액 감소가 이어졌다. SK스퀘어는 10조8698억원, 삼성전기는 7조5914억원 각각 감소했다. 조사 대상 287개 종목 가운데 176개 종목의 평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4.59포인트(7.57%) 급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 평가액 감소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부 에너지·배터리 관련 종목에서는 평가액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주가가 9만49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상승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율도 6.03%에서 7.14%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유주식 평가액은 9041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7107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5808억원, 한화솔루션은 4347억원 각각 평가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보유 종목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6월 말 기준 지분 5% 이상 보유 종목은 270개였으나 지난 15일에는 274개로 증가했다. 이 기간 자이에스앤디와 파마리서치, DN오토모티브, 한화솔루션, 고려아연 등 17개 종목이 새롭게 5% 이상 보유 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글로벌텍스프리, 한스바이오메드 등 13개 종목은 지분율이 5% 아래로 내려갔다. 건설·금융업종에서는 지분 확대가 눈에 띄었다. 국민연금의 GS건설 보유 지분율은 6월 말 7.82%에서 지난 15일 12.88%로 5.06%포인트 상승했다. 현대해상도 9.42%에서 12.37%로, 빙그레는 6.47%에서 9.37%로 각각 높아졌다. 한화와 대한항공, 네이버 지분율 역시 각각 1.92%포인트, 1.90%포인트, 1.27%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파라다이스 지분율은 12.33%에서 8.39%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27%에서 6.56%로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1%포인트 이상 축소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분 축소 종목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높인 종목은 전체 84개, 낮춘 종목은 82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스닥 종목은 지분 확대가 7개였던 반면 지분 축소는 21개에 달했다. 대주전자재료 지분율은 7.67%에서 6.27%로, 코스메카코리아는 12.99%에서 10.91%로 낮아졌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덕산하이메탈과 바이오기업 올릭스는 지분 5% 이상 보유 명단에서 제외됐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종묘 앞 세운4구역 ‘초고층 논란’…실제 계획은 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입장차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 건축계획은 종묘와 가까운 건축물의 높이는 낮추고 종묘와 멀어질수록 높아지는 구조로 계획됐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세운4구역 재개발에 따른 종묘 경관 훼손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는 향후 건축물이 들어설 위치에 맞춰 높이 94m, 99m, 141m, 142m를 표시한 애드벌룬 4개가 설치됐다.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애드벌룬이 종묘 경관을 가리지 않는다며 국가유산청이 제기해 온 경관 훼손 우려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축물의 높이는 종묘와 가까운 종로변은 상대적으로 낮게, 남쪽인 청계천변은 높게 계획됐다.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상 높이 기준은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변경됐지만, 서울시가 제시한 건축계획상 높이는 각각 98.7m와 141.9m다. 일각에서는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종묘 앞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우려하지만 실제 건축계획과는 차이가 있었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과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인 건축물을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 세운4구역 건축계획의 최고 높이인 141.9m는 이러한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종묘와 가까운 전면부 건축물 높이는 낮추고 후면부로 갈수록 높아지도록 단계적으로 높이를 계획해 일반적 의미의 초고층 빌딩과는 거리가 있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1월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4구역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3차원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해당 건축물이 종묘 정전의 주요 시야각 범위 밖에 있어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컴퓨터로 구현한 모습과 실제 현장과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실증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현장실증은 실제 건축물 높이에 맞춰 애드벌룬을 띄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는 실증 결과를 공개하면서 기존 3차원 시뮬레이션과 실제 높이를 표시한 애드벌룬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증 결과에도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사이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통해 종묘의 유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현장 검증을 통해 실제 어느 지점에서 어떤 경관 훼손이 발생하는지부터 확인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과 범위를 설정하려면 실제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실측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논란을 해결하는 출발점"이라며 “종묘 경관에 대한 판단은 '초고층'이라는 표현보다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운4구역 논란의 핵심은 들어설 건물이 종묘의 경관을 실제로 얼마나 훼손하느냐를 확인하는 데 있다. 논의가 진전되려면 개발에 따른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측은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를 제시하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측도 그 근거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오세훈표 장기전세 20년… 평균 거주 7년 6개월, 72%가 내 집 마련

올해 도입 20년을 맞은 장기전세주택. 계약연장이나 분양전환을 두고 일부 거주민들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가운데, 퇴거자의 72%가 자가로 이주함에 따라 장기전세주택이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집계한 올해 9월 기준 장기전세주택 퇴거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 6개월로 최장 거주기간인 20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0년부터 서울 마포구의 한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한 심○○씨는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신축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다. 세 자녀를 키우는 이○○씨 가족은 반지하 등을 전전하며 세 차례 이사를 거듭하다 2014년 중랑구의 한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했다. 이씨 가족은 8년 간 자산을 모아 15년만에 자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씨는 주거비 부담이 줄면서 결혼 후 처음으로 적금 만기를 경험했고, 육아휴직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는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2022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실시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퇴거자 1708명의 평균 거주기간은 8.4년이었다. 이는 공공임대주택 평균(13년)보다 4.6년 짧은 기간이다. 특히 퇴거자의 72%가 자가로 이주해 공공임대주택 전체 퇴거자의 자가 이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들이 자산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로 주거비 절감 효과가 꼽힌다. 지난해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3억4900만원으로,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6억4800만원의 약 54% 수준이다. 2007년 입주자의 경우 시세의 23% 수준인 보증금으로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입주연도별 평균 보증금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의 차이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지난해 입주자들이 절감한 보증금 부담이 약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세와의 차액만큼 대출 부담이 줄어 저축과 청약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씨 가족은 2011년 40평대 방 4개짜리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했다. 셋째 딸을 출산한 뒤 무주택 기간으로 청약통장을 유지하며 저축한 끝에 약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역세권 분양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자가 마련 기회뿐만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한 점도 주요했다. 최대 20년까지 안정적인 거주가 보장되는데다, 실제 평균 거주기간도 8.4년으로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을 통해 보장되는 4년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집주인의 계약 종료나 급격한 전셋값 인상에 대한 걱정 없이 기존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직장과 학교 등 기존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자산 형성 토대가 됐다. 전체 단지의 45%가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에 있고, 83%는 초등학교를 걸어서 등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500가구 이상 대단지도 46%다. 장기전세주택 제도는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첫 임기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 오 시장은 “아파트는 사는 것, 시프트는 사는 곳"이라며 주택에 대한 관점을 '소유'에서 '거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무주택 시민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고, 그동안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을 준비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장기전세주택은 국비 지원 없이 서울시 재정 100%로 시작했다. 시장이 바뀐 기간에도 제도는 유지됐다. 2021년 복귀한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에서 출발한 주거사다리 구상을 안정적 거주지원과 주택 공급 확대 두 축으로 구체화했다. 2024년에는 장기전세주택 대상을 신혼부부와 출산가구로 확대한 '미리내집'을 도입했다. 입주 후 자녀를 출산하면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고, 두 자녀 이상을 출산한 가구는 장기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우선 매수할 기회를 갖는다. 시는 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5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10월 기준 현재 미리내집을 포함한 공급 물량은 총 3만8296가구다. 장기전세주택은 내년부터 최장 20년 거주기간 만료를 맞는다. 2007년 입주한 초기 세대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모두 9361가구의 거주기간이 순차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일부 장기 거주자들은 서울 전월세·매매가가 오른 상황에서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어렵다며 계약 연장이나 분양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최장 20년 거주와 분양 전환 불가라는 당초 계약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가구의 거주기간을 일괄적으로 연장하거나 분양 전환을 허용할 경우, 같은 조건에 따라 이미 퇴거한 가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입주를 기다리는 다른 무주택 시민의 기회가 줄어 선순환 구조가 깨질 수 있다고도 봤다. 다만 시는 만기를 앞둔 가구가 새로운 주거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가구별 상황을 살피고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자산의 공정한 활용과 형평성 측면에서 20년 만기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20년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은 용도지역 및 용적률 상향 등 여러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통해 확보되는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그 혜택을 다수의 시민들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혜택이 특정인에게 귀속된다면 인센티브의 명분과 취지를 상실하게 될 것이며 사회적 정의에도 맞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시 연내 3만호 착공 ‘막판 총력’…남은 11곳 공정 관리가 관건

서울시가 올해 정비사업 3만호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 사업장의 공정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중관리 대상 25개 사업장 가운데 14곳이 착공에 들어간 가운데 연말까지 착공을 앞둔 한남3구역과 방배13구역 등 나머지 11곳의 사업 추진 여부가 목표 달성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대규모 정비사업은 공사비 협상과 인허가, 이주·철거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연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장별 지연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정비사업 3만호 착공을 목표로 주요 사업장 25곳을 집중관리하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 기준 이 가운데 14곳, 약 1만5000호가 착공했으며 나머지 11곳, 1만6117호는 연내 착공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착공을 추진하는 주요 사업장은 용산구 한남3구역(5970호), 서초구 방배13구역(2228호), 성북구 신월곡1구역(2200호), 송파구 마천4구역(1254호) 등이다. 이들 4개 사업장의 물량만 1만1652호로 남은 11개 사업장 전체 물량의 약 72%를 차지한다. 특히 한남3구역은 단일 사업장 기준 공급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연내 착공 실적을 좌우할 핵심 사업지다. 한남3구역 한 곳의 착공 물량이 남은 11개 사업장 전체 물량의 약 37%에 달하는 만큼 사업 일정이 지연될 경우 연간 공급 목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시는 사업장별 인허가 진행 상황과 이주·철거 일정 등을 점검하고, 지연 요인이 발생하면 관계기관 협의와 행정 지원을 통해 착공 시점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연말까지 관리해야 할 11개 사업장은 사업 규모와 추진 단계가 서로 다르다. 일부 사업장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고, 다른 사업장은 이주와 철거 등 착공 전 단계의 일정 관리가 중요하다.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 조합설립인가와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철거 등의 과정을 거친다. 각 단계에서 주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거나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이 길어지면 전체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건설 원가 상승으로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정비사업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공사비 증액 협상이 장기화하면 사업비 조달과 조합원 분담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쳐 사업 추진 속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별 공정표를 토대로 추진 상황을 관리하고, 공사비 분쟁이나 인허가 지연이 발생한 구역에 대해서는 행정 지원과 갈등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연내 착공 예정 물량이 특정 대형 사업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남3구역과 방배13구역, 신월곡1구역 등 주요 사업장 가운데 한 곳이라도 일정이 크게 밀리면 다른 사업장의 착공만으로 부족한 물량을 메우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제시한 연내 3만호 목표의 달성 여부는 단순한 인허가 실적보다 개별 사업장의 실제 착공 시점에 좌우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올해 착공 예정 사업장뿐 아니라 향후 3년간의 공급 일정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시는 2028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하는 85개 핵심 정비사업, 약 8만5000호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53개 정비구역의 공정표를 전수 점검하고, 착공 시기를 최대 1년 앞당길 수 있는 사업장에 행정 지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단계별로 인허가와 조합 내부 의사결정, 시공사 선정 및 공사비 협상 등 지연 가능성을 점검해 공급 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공급 확대의 주요 수단으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도 활용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서울시가 계획 방향을 제시하고 행정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업 초기부터 공공과 민간이 정비계획을 조율해 계획 수립과 심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는 모아주택·모아타운을 통한 소규모 정비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모아주택은 인접한 필지들을 묶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규모 정비사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모아주택 사업에서는 첫 입주 단지가 나왔으며, 14곳에서 약 2200호가 착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사업 방식이 다양해지더라도 실제 공급 성과를 확보하려면 계획 수립부터 인허가, 이주·철거, 착공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한 사업장도 조합 내부 갈등이나 공사비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절차 단축과 별개로 사업성 확보, 주민 동의, 자금 조달 등 민간 정비사업의 핵심 요건을 충족해야 실제 착공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착공 물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주택시장에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아파트 정비사업은 착공 이후에도 수년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 사업장별 공사 규모와 현장 여건에 따라 준공 일정이 달라질 수 있어 착공 실적 증가가 곧바로 입주 물량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착공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별개로 실제 준공 및 입주 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발생하는 이주 수요도 관리 대상이다. 사업장별 이주 시기가 겹치면 주변 지역의 전월세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이주 지연은 철거와 착공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철거·입주 물량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까지 고려해 이주 수요를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이주 시기를 적절히 분산하고 주거 불안을 최소화하는 것이 공급 확대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의 중장기 목표는 2031년까지 총 31만호 착공이다. 올해 3만호 착공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85개 핵심 정비사업장에서 8만5000호의 착공을 추진하고, 이후에도 공급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이 실제 공급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사업장별 착공 목표뿐 아니라 준공과 입주까지 이어지는 전체 일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남은 11개 사업장의 착공 여부는 서울시가 제시한 중장기 공급계획의 실행력을 가늠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연말까지 공사비 협상과 인허가, 이주·철거 등 개별 사업장의 지연 요인을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따라 3만호 착공 목표 달성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가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명 실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등 외부 변수가 없다면 2031~2032년에는 상당한 주택공급 물량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사업 추진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골조공사 99% 끝났는데 안전진단 다시?”…리모델링 규제에 조합·건설사 반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둘러싼 구조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미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공사를 진행 중인 단지까지 추가 안전진단 부담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수직증축을 포기하고 필로티형 수평증축으로 전환한 경기 성남시 분당 일대 조합들은 법령해석 변경에 따른 추가 절차가 사업 지연과 공사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16일 열린 '2026 KRC 구조정책세미나'에서는 '리모델링 구조안전의 딜레마와 합리적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필로티 증축의 법적 분류와 구조안전성, 기존 건축물 기초 말뚝의 시험 기준, 시공단계 안전관리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김진영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와 임철우 시엘에스이엔지 대표(건축구조기술사)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어 신동우 한국리모델링융합회장(아주대 명예교수)을 좌장으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김진영 교수는 “2023년 7월 법제처 법령해석 이후 필로티 설치를 위한 1개층 증축도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으로 분류되면서 안전성 검토 절차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공동주택은 150개 단지, 12만980가구에 달했다. 필로티는 건축물 1층 일부를 기둥 등으로 지지해 보행이나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는 주차 공간 확충과 저층 세대의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해 적용됐다. 김 교수는 “2005년 이후 약 18년간 필로티 설치를 수평증축으로 간주해 왔으나 법령해석 변경으로 세대수 증가가 없는 1개층 증축에도 수직증축에 준하는 검토 절차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적인 필로티 건축물과 기존 내력벽이 하부까지 연속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필로티는 구조적 특성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구조해석 사례에서는 필로티형 1개층을 추가할 경우 기존 골조의 중력하중 증가율이 약 4~5%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는 “추가 하중과 실제 구조 거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필로티형 1개층 증축과 3개층 수직증축에 동일한 검토 절차를 적용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 측은 강화된 기준이 이미 승인받아 진행 중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명수 성남시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장(느티마을3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토론에서 “분당 일대 5개 조합이 당초 3개층 수직증축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안전성 검토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조건을 요구받아 수평증축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각 조합이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수직증축 1차 안전성 검토에서 조건부 통과를 받기까지 2~3년이 걸렸다"며 “조건부 사항을 확인해 보니 기존 건축물이 있는 현장에서 시공할 수 없는 조건이 다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단지에서 말뚝을 수십 개 추가해야 하는 조건이 제시됐지만 실제 시공 공간이 부족해 수직증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합들은 필로티를 적용한 수평증축으로 사업계획을 전면 변경했다. 기존 설계와 구조설계, 각종 심의와 권리변동계획 등을 다시 진행하는 데 추가로 3~4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기준과 절차를 믿고 추진한 사업이 막혔지만 갈등과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분당의 3개 단지는 수평증축 기준으로 인허가를 받아 착공했고, 올해 10월 기준 골조공사가 99% 이상 완료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단지별 법 해석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이미 승인된 사업의 분류와 절차를 바꾼다면 조합은 무엇을 믿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023년 국토교통부와 성남시의 시행 공문에서 기존 조합과 신규 조합에 대한 적용 방안을 구분해 안내했다는 점도 언급하며, 승인 당시 기준과 행정 안내의 일관성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조합 측의 주장으로, 추가 안전성 검토의 적용 범위와 법적 근거에 대한 관계기관의 입장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철우 대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과정에서 시행하는 2차 정밀안전진단과 말뚝 정재하시험의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말뚝 정재하시험은 건축물 기초를 지지하는 말뚝에 하중을 가해 지지력과 침하 특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임 대표는 “설계 지지력의 200~300%에 달하는 시험하중 적용, 안전율 2~3을 반영한 지지력 평가, 시험 결과 가운데 최소값을 전체 기초 재설계에 적용하는 방식 등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부등침하 없이 사용해 온 건축물에도 신축 건축물과 유사한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설계 지지력이 400kN인 말뚝 5개소를 시험해 4개소가 설계 지지력 이상을 나타내더라도 나머지 1개소에서 200kN이 측정되면 최솟값을 기준으로 전체 기초를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건축물의 사용 이력과 실제 침하 상태, 전체 구조적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토론에서도 획일적인 안전성 평가와 추가 검토 절차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이상현 단국대학교 교수는 구조안전 기준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기술 수준과 실제 불확실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직증축이냐 아니냐는 분류의 문제이고, 수직증축을 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는 다른 문제"라며 구조적 위험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리모델링 건축물은 용도와 기존 하중 등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 신축 건축물과 다른 평가 방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기존 구조체를 해체하거나 신·구 구조체를 연결하는 공정에서는 구조안전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해당 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확인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운 GS건설 상무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사업비와 금융조달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상무는 “리모델링 사업이 성공하려면 조합과 건설사, 금융조달이 맞아야 한다"며 “이주를 하고 난 다음 안전진단을 실시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 공사비가 신축보다 높고 시공 난도도 큰 상황에서 추가 검토 절차가 반복되면 건설사와 금융기관 모두 사업 참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20층 건축물에 1개층을 추가하는 경우 하중 증가율은 약 5%이지만, 이에 따른 말뚝 보강 요구가 과도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보강설계와 시공은 법적 책임을 지는 민간 기술자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명수 회장은 조합 역시 구조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당 3개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구조안전진단과 보수·보강을 실시했고, 건축구조기술사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 감리에 준하는 구조안전 확인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구조기술사가 직접 확인하면서 일반 건축감리에서 발견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를 보완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기술사의 전 공정 상주보다는 기초공사와 주요 구조체 시공 등 핵심 공정에 집중해 확인하는 방식이 비용과 실효성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미 승인받아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는 승인 당시 기준과 행정 안내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면 안전상 필요성과 법적 근거, 검토 범위와 완료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미 실시한 안전진단과 구조검토, 보강설계, 시공 확인을 충분히 고려해 중복 절차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국토부와 인허가기관,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적용 기준과 해결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리모델링의 구조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실제 위험 수준과 사업 진행 단계에 맞는 검토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이미 인허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에 대한 변경된 기준의 적용 범위와 기존 안전성 검토 결과의 인정 여부가 주요 제도 개선 과제로 제기됐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정부, 2주마다 주택공급 점검…올해 목표달성까지 3만~5만호 남아

정부가 2주마다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통해 주택공급 이행상황을 공개한다.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을 21만8000호에서 23만5000호로 전망함에 따라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3만3000호에서 5만호를 착공해야하는 상황이다. 16일 서울정부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제1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앞으로 매월 두 파례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가 교대로 주택공급 대책 이행상황과 주요 추진 성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올해 주택 공급 목표는 착공 기준 수도권 26만8000호다. 10월 둘째 주까지 연간 목표의 약 37%인 9만9000호 이상 착공했다. 공공주택은 올해 목표의 약 26% 수준인 1만6000호가 착공됐다. 3기 신도시의 경우 7300호가 착공됐으며, 그 중 고양창릉과 인천계양에서 각각 2300호,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2에서 각각 1100호 착공됐다. 노후청사 복합개발 등을 통해 서울 등 도심에는 약 2000호 주택을 착공했다. 도심 내 신축매입주택 공급은 올해 1만3000호 착공돼 목표의 31%를 달성했다. 이 중 서울 물량은 3600호다. 착공 실적의 선행지표인 매입약정 접수 건수는 지난 8월 부터 월 평균 60% 이상 증가한 1만8000건 수준이다. 민간정비사업은 올해 1만7000호 착공했다. 서울은 중계본동 약 3100호, 흑석11구역 약 1500호, 신림2구역 약1400호 등이 착공됐다. 일반 민간주택 착공물량은 4만7000호다. 4분기 주택공급에 있어선 연말까지 1만5000호 이상의 주택에 대해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까지 공공분양주택 1만4800호를 공급했으며, 연말까지 1만호를 추가 분양 공고할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연말까지 예정된 착공 물량을 고려하면 올해 수도권에서 21만8000호에서 23만5000호 수준의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착공 목표 수준에 미달한 이유는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우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LH를 중심으로 한 공공물량은 100%에 가깝게 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비중이 큰 정비사업과 비아파트가 컨트롤이 어렵다"며 “정비사업은 올해 7만2000호 목표인데,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연내 목표 달성하겠다고 해 지켜보고 있고 경기·인천이 서울보다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열세라 물량이 빠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의 경우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공기여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올리는 등 사업성을 높이는 장치들을 9·7 대책 발표하면서 법 개정안을 올렸는데 본회의에서 몇 개월 째 계류되는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착공 물량이 4분기에 집중돼있는 이유에 대해선 공공 물량은 정부의 예산 구조에 따라 연말에 물량이 몰리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정비사업은 우연히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정책관은 “LH가 공조직이다보니 연초에 계획을 세우다보면 보통 하반기에 부지가 조성된다"며 “LH 조성 택지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연말까지 국토부와 금융당국에 각각 설치된 애로해소센터를 통합한 '통합 주택공급 지원센터'를 출범해 인허가 문제와 금융 문제를 일괄해 지원할 계획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시 “정비구역 389곳 해제에 43만호 공급 기반 사라져”…도시재생 1조원 투입도 도마

서울시가 과거 20년간의 주택공급 정책을 되돌아보며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와 도시재생 중심 정책이 현재의 주택공급 부족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호의 잠재적 주택공급 기반이 사라졌고, 도시재생사업에 1조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정비사업을 다시 추진하면서 기존 투자금의 매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16일 '서울시 주택공급 정책 20년 평가와 성찰' 브리핑을 열고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정책의 변화와 정비구역 해제, 도시재생사업 추진 과정 등을 분석한 백서를 공개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가 어떻게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했고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현재 추진하는 주택공급 대책의 기초도 흔들릴 수 있다"며 백서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 정비구역 해제 업무를 총괄했던 김 부시장은 당시 행정 과정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법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들을 하지 못했다"며 “아무리 전임 시장이 시켰더라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책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는 진실이 남아야지 승자의 역사가 되면 안 된다"며 정확한 근거와 통계를 통해 과거 정책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이번 백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과거 정비사업 억제 정책에 따른 주택공급 체계의 단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과거 뉴타운·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총 389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으며, 이에 따른 잠재적 주택공급 규모는 약 43만호로 추산됐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정비구역 해제가 단순히 당시 사업을 중단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주택공급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과 준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 특성상 공급 기반이 한 번 무너지면 단기간에 복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명 실장은 주택공급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특히 과거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주민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거나 행정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산2구역과 장위8·9구역, 사직2구역 등을 거론했다. 독산2구역에서는 주민 의견조사와 직권해제 절차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장위8·9구역에서는 주민 의견조사의 참여율과 대표성 문제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사직2구역 역시 사업 인허가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한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법적 다툼이 이어졌던 사례로 제시됐다. 다만 서울시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 전체가 위법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시장은 오세훈 시장의 첫 재임 시기에도 정비구역 해제가 이뤄졌다는 질문에 당시 해제 대상은 예정구역이었으며 주민 재산권 회복과 의사 반영 차원에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임 시정의 해제 조치가 모두 비정상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다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직권해제부터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억제하는 대신 추진했던 도시재생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에 따르면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에는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이 골목길 정비와 생활환경 개선 등에 일정한 역할을 했지만 노후 주거지의 근본적인 주거환경 개선과 신규 주택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해제된 정비구역 가운데 177곳에서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비사업을 중단한 뒤 도시재생에 재정을 투입했지만 다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일부 기존 투자금이 매몰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명 실장은 도시재생사업이 골목길 정비 등 외형적인 환경 개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주거환경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도시재생사업에 투입된 1조960억원 전체가 매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매몰비용은 사업별 투자 내역과 정비사업 재추진 과정에서 기존 시설의 활용 여부 등을 구분해 산정해야 한다. 서울시는 과거 획일적인 높이 제한과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한 일부 정비사업 규제도 공급 지연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표적으로 35층 높이 제한과 기존 건축물 일부를 보존하는 이른바 '흔적 남기기' 정책 등을 거론했다. 이러한 규제가 일부 지역의 사업성을 떨어뜨리거나 사업 추진 기간을 장기화시켰다는 것이다. 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신규 정비구역 지정 실적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 정책 방향이 신규 주택공급 기반 확충에 소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과거 정비사업 억제 정책이 현재의 주택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앞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2021년 오세훈 시장 재취임 이후 6대 규제 완화를 비롯해 신속통합기획, 사업성 개선,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의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에는 모아타운·모아주택 등을 적용해 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공급 목표는 올해 3만호 착공을 비롯해 2027년까지 누적 8만5000호,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이다. 시는 2031년까지 기존 주택 멸실 등을 고려한 순증 물량을 약 8만7000호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주 수요가 특정 시기와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은 새로운 과제로 꼽혔다. 명 실장은 “정비사업 공급이 단절됐다가 한꺼번에 재개될 경우 전월세 시장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역별 철거·입주 물량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이주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 이주 가구 상당수가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로 이동한다는 분석을 토대로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서울시의 비판도 이어졌다. 김 부시장은 정부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하는 반면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충분한 양의 아파트 공급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정부는 도심 공공복합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민간사업은 계속 발목을 잡고 이주 대책은 서울시에 미루는 부분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이 사업성이 낮거나 주민 스스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을 지원하는 역할에는 공감하지만 민간 정비사업이 가능한 지역까지 공공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치구의 인허가 지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부시장은 일부 정비사업 구역에서 자치구의 행정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의 연속성과 법적 절차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백서 발표 시점이 국회 국정감사 일정과 맞물린 데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김 부시장은 “시기가 그렇게 됐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해왔고 과거 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 평가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를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잠재 공급 물량 43만호를 실제 공급 감소분으로 볼 수 있는지, 도시재생 예산 가운데 어느 정도가 매몰비용에 해당하는지 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시가 과거 정책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비사업 정상화가 실제 착공과 입주 물량 증가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나경원 “용산공원 담장 밖에서도 발암물질 검출…임대주택 공급 앞서 조사해야”

정부의 용산공원 내 임대주택 공급 구상을 둘러싸고 토양·지하수 오염에 따른 주거 안전성 문제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용산공원 내부뿐 아니라 담장 밖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된 만큼 주택 공급에 앞서 오염 실태와 인체 위해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전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승환 한강유역환경청장을 상대로 용산공원 주변 토양·지하수 오염 실태와 환경당국의 대응을 집중 추궁했다. 나 의원은 “용산공원 안뿐만 아니라 공원 밖에도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 발견된 것을 알고 있느냐"며 환경청이 관련 오염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이 청장은 “사후에 조치 결과를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20년 유엔사부지에서 발생한 토양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나 의원은 유엔사부지에서 2005년 이후 여러 차례 오염이 확인됐는데도 환경당국이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토양오염 측정과 조사 권한을 가진 관할 환경청이 관계기관의 사후 보고에만 의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이 토양오염 상시측정 의무를 묻자 이 청장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이에 나 의원은 토양환경보전법 제5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를 제시하며 환경청의 법적 권한과 책임을 따져 물었다. 토양환경보전법 제5조는 전국적인 토양오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측정망 설치와 상시측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는 관련 권한을 유역환경청장 또는 지방환경청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나 의원은 “환경청장이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니까 그동안 어떤 조사도 안 하고 보고받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보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즉각 조사하실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용산공원 주변 환경오염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특히 유엔사부지는 반복적인 토양오염과 정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추가 오염이 발견되면서 정화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승우 국립군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의 '용산공원 및 주변지역 토양·지하수 오염과 환경관리 필요성' 발표자료에 따르면 유엔사부지는 2005년 이후 세 차례 조사와 정화 작업을 거쳤다. 그러나 아파트 복합개발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23년 오염토양이 다시 발견됐다. 네 번째 오염 신고는 같은 해 11월 14일 이뤄졌다. 2020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녹사평역 주변의 유류오염 지하수가 유엔사부지 개발사업 구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개별 개발부지의 오염토양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주변 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까지 차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오염원의 위치와 지하수 이동 경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녹사평역 일대 지하수 관측공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 연구팀이 올해 8~9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관측공의 가스를 조사한 결과 벤젠 농도는 최대 2073㎍/㎥에 달했다. 연구팀은 일부 관측공에서 측정된 농도를 토대로 증기침입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발암위해도 기준을 초과하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증기침입은 토양이나 지하수에 포함된 휘발성 오염물질이 기체 상태로 이동해 건물의 균열이나 틈새 등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현상이다. 다만 지하수 관측공에서 검출된 벤젠 농도가 실제 주거공간의 공기 중 농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의 실질적인 노출 여부와 위해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공기질과 건물 하부 토양가스, 지하수 오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나 의원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용산공원 일대 주택 공급 계획에 앞서 환경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군산대학교 교수팀이 발견한 것에 따르면 용산공원 담장 밖에서도 발암물질이 허용되는 기준의 430배가 검출됐다"며 오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 물었다. 다만 나 의원이 언급한 '430배'는 해당 발언에서 적용 기준과 측정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수치로, 실제 주민 노출 농도나 법정 대기환경기준 초과 수준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의원은 용산공원과 주변 지역의 오염 문제가 반복적으로 확인된 만큼 환경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양오염 측정 권한을 위임받은 한강유역환경청이 오염 실태를 직접 확인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문제가 되면 유역청장으로서는 상시 조사할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냥 기다리고만 있고 보고를 해달라고만 요구하는 것은 본래의 책무를 안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에 따른 권한과 책무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권한과 책무를 이행하라"며 즉각적인 조사를 재차 촉구했다. 이에 이 청장은 “예,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용산공원 주변 지역은 과거 미군기지 운영에 따른 토양·지하수 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곳이다. 향후 주택 공급과 도시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오염원 조사와 정화 수준, 장기적인 환경관리 대책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주거시설은 장기간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오염물질 검출 여부뿐 아니라 지하수 이동에 따른 재오염 가능성과 실내 유해물질 유입 위험까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한강유역환경청이 용산공원 외곽과 유엔사부지, 녹사평역 일대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할지 주목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GTX-A 삼성역 철근 누락에 750억 손실 책임 공방…국토부·서울시 ‘정면충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철근 누락 사태를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철근 누락이 확인된 이후 민간사업자에게 지급된 운영 손실보전금이 750억원을 넘어서면서 막대한 재정 부담을 누가 떠안을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시공 관리 부실로 공사가 지연됐다며 구상권 청구 방침을 밝힌 반면, 서울시는 해당 보전금이 철근 누락과 무관하게 발생한 비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추가 안전성 검증으로 열차 운행 일정이 늦어졌다는 서울시 주장까지 맞물리면서 양측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국토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GTX-A 민간사업자인 SG레일에 삼성역 개통 지연에 따른 운영 손실보전금으로 총 1468억15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삼성역 철근 누락이 확인된 지난해 11월 이후 지급된 금액은 750억5400만원에 달한다. 다만 해당 금액 전체가 철근 누락으로 인해 추가 발생한 손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역 공사는 당초 2018년 국토부와 SG레일이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라 2024년 12월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국토부는 민간사업자의 운영이익 감소분을 보전해왔다. 국토부는 철근 누락 사태의 주된 원인을 서울시의 시공 관리 부실로 판단하고 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삼성역 철근 누락에 따른 손실 책임을 서울시에 물어 이미 지급한 보전금과 향후 발생할 손실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서울시는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되기 전부터 삼성역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보전금이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와 서울시는 철근 누락 사태 이전부터 올해 8월 GTX-A 열차가 삼성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지급된 보전금은 철근 누락이 없었더라도 발생했을 비용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SG레일 간 체결된 실시협약의 당사자가 아니며 협약 체결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보전금 전체를 서울시에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삼성역 철근 누락 구조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의에 “지하 5층에서 발생한 사항인데 4층, 3층 계속 시공을 하고 있다"며 “전문가들 견해에 의해서 그 윗부분을 계속 시공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자문을 받고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보강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지난 8월부터 열차의 무정차 통과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늦어지면 경기도민과 서울시민들의 불편이 굉장히 커지고 재정적인 손실까지도 예상된다"며 공사 지연에 따른 시민 불편과 재정 부담을 우려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철근 누락 사실을 확인한 뒤 12월 보강 방안을 마련했으며, 올해 3월 상세 시공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4월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에 보강 방안을 공유하고 7월까지 보강공사를 완료해 8월부터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자체 긴급 정밀안전진단 결과 당시 시공단계 구조물의 안전성이 종합평가 A등급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의 긴급안전 점검에서도 당시 구조물의 안전성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철근 누락 사실이 국토부에 공유된 이후에도 시설물 검증시험이 재개돼 지난 5월 19일까지 총 94차례 열차 시험운행이 진행됐다. 서울시는 열차 운행에 따른 진동이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5일 실시한 진동측정에서는 최대 진동속도가 0.069cm/s로 나타났고, 7월 15~16일 한국콘크리트학회가 시험열차를 투입해 실시한 측정에서는 0.049cm/s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두 측정값 모두 철도시설물 관련 기준의 약 4분의 1 이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철근 누락이라는 중대한 시공 문제가 확인된 만큼 충분한 안전성 검증과 적정한 보강공법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토부는 당초 7월 20일까지였던 정부 합동점검 기간을 11월 20일까지 연장했다.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보강공법 적정성 검토 용역도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추진했던 7월 보강공사 완료와 8월 무정차 통과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구조물 안전성이 확인됐고 보강공사와 열차 무정차 통과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던 만큼, 국토부의 추가 검증과 의사결정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토부는 구조물의 현재 안전성 평가와 철근 누락 부분에 대한 보강공법의 적정성 검증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으로, 충분한 안전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핵심 쟁점은 철근 누락 자체에 대한 시공·관리 책임과 이후 안전성 검증 및 무정차 통과 지연에 따른 책임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국토부가 서울시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에 나설 경우 기존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손실과 철근 누락 이후 추가된 손실을 구분하는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지급된 750억원을 철근 누락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로 볼 수 있는지, 올해 8월 무정차 통과 지연에 대한 귀책사유가 어느 기관에 있는지 등이 법적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국정감사에서 “지연 기간에 대해서 국토부가 책임질 것이냐, 서울시가 책임질 것이냐를 따져야 될 것"이라며 “그 책임의 분담 비율은 결국 합리적인 합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해결이 될 것이고, 최종적인 부담 주체는 시공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국토부가 실제 구상권을 청구할 경우 철근 누락 자체에 따른 책임과 추가 점검 및 일정 지연에 따른 책임을 구분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울시가 실시협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시공 관리상 귀책사유와 추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철근 누락으로 촉발된 갈등이 안전성 검증과 재정 책임 문제로 확대되는 가운데, 관계기관 간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GTX-A 삼성역의 정상적인 열차 운행 일정에도 추가적인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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