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김윤덕 국토부 장관, 철도공단·LH 집중 지적…“개선 속도내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가철도공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강하게 주문했다. 교통 포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고, LH 아파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13일 국토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철도공단에 “장관직에 임한 이후 고속철도 예매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입석을 타고 왔다갔다 할 정도인데도 포화 상태가 심각하다. 평택-오송 간에 선로 혼잡도가 주말 기준 94.2%"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성을 담보하는 수준이 85%인데 10%(포인트)를 더 쓰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잉으로 사용해 굉장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장관은 평택-오송의 2복선화 사업만으로는 수서-평택 구간 혼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복선화 사업은 기존 왕복 2선 단선 구간을 왕복 4선으로 확장하는 교통망 확충 사업이다. 올해 GTX-A 연결망이 확충되면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열차의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성해 철도공단 이사장은 문제 해소를 위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수서~평택 간 2복선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김 장관은 “제5차 철도망 구축계획은 올해 7월, 여름 이전에 앞당겨 추진해야 가능하다"며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요소들이 있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기획예산처에 책임을 떠넘길 문제가 아니라, 철도공단이 사안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 예산안 반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몇 가지 서류만 제출한 뒤 어렵다고 내부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속도감 있게 정리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예산이 없어 추진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결국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의 책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LH 주거 품질 개선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김 장관은 “LH 임대주택 공실이 많다. 우리가 주택공급이 상당히 급해 많이 해야 할 형편인데, 문제는 질을 담보하지 못하면 양을 늘리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도 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이미 양보다 질인 사회로 진입했다. 더 많은 고민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LH 아파트라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건 싸고 별로 안 좋은 주공 아파트"라며 “그런 인식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잘 잡혔을 때 공실률이 떨어지는 식으로 연동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실률 해결책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공실률 해결은 몇 가지 대책으로 (해결이) 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공공 주도 주거복지 정책을 실현한다는 핵심 요인은 좋은 집, 사고 싶은 집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고 제가 말하는 임대 아파트는 기존에 생각해왔던 임대 아파트가 아니다. 새로운 형태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김 장관은 말했다. 그러면서 “신축 매입임대도 고민해보면 좋겠다. LH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결코 질이 떨어지지 않는 완전히 좋은 새집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LH가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 장관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이전 자체가 목표인 게 아니라 거점과 기지 삼아 기업과 연구원 등을 같이 이동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이번에 준비를 잘해서 혼선을 뚫고 이전에 성공해 기업 등이 따라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에 들어설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내년 8월 착공해 2년 내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당초 완공 계획보다 1년 앞당겨진 방안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 외곽 집값도 ‘들썩’…더 오른다 vs 일시적 키맞추기

지난해 수도권 집값 상승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거래량이 늘면서 강남권과의 가격 격차를 좁히려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반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뚜렷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름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 40일간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건수는 593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1월 28일까지 40일간(5252건)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시행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규제에 적응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 만큼, 최근 거래 회복은 시장이 규제 환경을 일정 부분 소화하면서 매수 움직임이 점차 살아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거래 회복세는 강북권과 서울 외곽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노원구의 토지거래 허가 건수는 284건에서 615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영등포구(131→311건), 구로구(176→312건), 은평구(203→313건), 성북구(259→392건) 등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가격 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노원구(0.10%→0.18%), 도봉구(0.02%→0.07%), 중랑구(0.06%→0.09%) 등 서울 외곽지역의 상승폭도 함께 확대됐다. 실제 거래 현장에서도 신고가 사례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노원구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1억6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대비 약 9500만원(8.9%) 올랐다.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는 같은 달 8일 1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새 1억5000만원(16.1%) 상승했다. 도봉구 '북한산한신휴플러스' 전용 114㎡는 8억9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은평구 'DMC파인자이시티' 전용 84㎡도 지난해 12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거래보다 8500만원(6.6%) 오른 가격에 손바뀜했다. 이는 그동안 서울 외곽 지역 집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한 해 동안 20% 넘게 오르며 하남·과천 등 대체지도 지역도 규제 이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 등 이른바 '노도강·금관구' 지역의 연간 상승률은 1% 수준에 그쳤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10·15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무효 소송까지 제기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다. 부동산업계에선 강남 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중심 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싸진 외곽 지역의 집값도 따라 오른 '키맞추기'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키맞추기란 가격 격차가 컸던 자산들의 가격이 다른 자산의 가격 상승에 맞춰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 올라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정 지역이나 종목의 가격이 급등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주변 지역이나 관련 종목들의 가격이 뒤따라 오르며 균형을 찾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속적인 오름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공급절벽 우려에 더해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고, 주식시장 호황으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상승 요인이 곳곳에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책 대응이다. 이미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 등 가용한 규제 수단을 대부분 동원한 만큼, 추가로 거론되는 카드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나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이다. 다만 부동산이 지방선거에서 민감한 부분으로 작용하는 만큼, 선거 전까지 세제나 규제 강화 등 직접적인 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워서다. 이로 인해 정책 공백이 길어질수록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한 '키 맞추기' 흐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2일 백브리핑에서 “주택 공급, 규제, 세제,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세제 조정이나 시장 안정 방안에 대한 논의는 아직 가시화하지 않은 상태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실책에서 교훈을 얻은 듯한 부분이 대책을 20번 이렇게 쪼개서 내는 게 아니라 한 번에 규제한다는 것"이라며 “다만 규제 내용만 보면 큰 차이가 없는 데다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 강책을 다수 내놓았으나 공급만으로 집값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값이 더 올라가면 정부로서도 곤란해질 수밖에 없으나, 그렇다고 시장에 정책 공백 시그널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인천공항 개혁①] 경영 실패·이용객 불만↑…세계 서비스 1위는 어디로 갔나?

“인천공항 입국장에만 도착하면 짜증이 난다. 입국심사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수백미터씩 줄을 서있다. 3~4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왜 그런 지 모르겠다". 최근 입국한 싱가포르 주재 교민의 한탄이다. 예전에는 20~30분이면 끝나던 인천공항 입국 수속이 한없이 길어지면서 한국의 이미지까지 나빠질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을 관리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서비스가 갈수록 저하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수요를 제때 예측하지 못한 채 인력 충원 시기를 놓쳤고, 첨단이라고 도입한 각종 전자동화 장비가 오히려 수속 시간을 늘리는 등 걸림돌이 됐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공항공사 자체 통계 결과 이용객이 가장 몰리는 오전 6시~8시까지 이른 오전 시간대에 출국 수속에 약 평균적으로 세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오전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새벽 2~3시에 공항에 도착해야 항공편 탑승이 가능하다. 그나마 오후 시간대에는 두 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이는 우선 저가항공사(LCC)를 통한 단거리 해외 여행 이용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설명이다. 실제 LCC는 단기 노선과 현지 도착 시간을 감안해 이른 아침 시간대인 6~7시대에 출발이 몰려 있고, LCC 항공편을 타려는 승객들도 이 시간대에 크게 몰리고 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은 아침 8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이와 겹치지 않기 위해 LCC들이 이른 새벽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LCC 시대를 맞아 항공사가 우후죽순 늘고, 이에 따라 이용객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늘어난 수요를 인천공항이 흡수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일 하룻 동안 인천공항 이용객은 24만명을 기록해 개항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갈수록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은 그만큼의 서비스 질적 향상을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작년 연말 휴가 기간을 이용해 베트남에 다녀왔다는 한 승객은 “아침 7시 반에 출발하는 저가항공편을 타기 위해 새벽 4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도 7시를 넘겨서 겨우 탑승했다"며 “이른 아침이라고 출국 수속 게이트는 눈에 보이는 12개 중 1번과 12번 양 끝에 게이트 두 개만 열어놨다. 출국 심사 줄을 서고 내 차례만 오는데만 1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연초 태국에 다녀왔다는 한 승객도 “오전 7시 태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려고 새벽 4시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도 출국 심사 줄이 너무 길었다"며 “게이트 절반 이상이 심사를 받고 있지 않았고, 그나마 열려있는 게이트로 아침이 될수록 사람들이 더 몰리는데 공항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 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도 수요 증가에 따른 '하드웨어'는 마련해 놨다. LCC 항공편 및 승객 증가세에 발맞춰 2018년 2터미널을 개항했고, 2024년에 2터미널 확장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의 항공편 배정 비율은 65대 35로 여전히 기존의 1터미널로 집중돼 있는 등 효율적인 운영은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 LCC 중 1터미널 배정사가 6곳, 2터미널 배정사가 3곳이다. 특정 시간대 집중도가 높은 LCC 항공편은 1터미널에 두 배나 많이 몰려있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해 2터미널을 개관해 놓고 정작 신규 터미널을 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공항이 2터미널을 건설하는데 지출한 비용은 총 4조8000억원에 달한다. 보안 검색 요원을 제때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수속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 초 기준으로 2030명으로, 2000명 정원을 겨우 채웠다. 이마저도 작년 3분기까지 약 1900명으로 부족한 정원을 10월에 140명을 추가 채용한 결과였다. 인천공항은 이달에도 보안검색요원 100명을 추가 채용해 보안 검색 인력을 최대한 충원할 계획이지만 단순히 인력을 추가 채용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의 결정적인 판단 착오도 한 몫했다. 공사는 2024년 첨단 보안검색 장비 확충에 따라 보안검색요원을 감축을 추진했다. 당시 국정감사 보도를 보면 공사는 보안검색인력 49명을 감축하기로 했다가 추후 150명으로 늘려 잡았다. 송기현 더불어민주당은 이학재 공사 사장을 향해 “보안 인력을 줄이는 계획이 공항 운영에 미칠 영향이 상당히 우려된다"며 “이용객 수가 지난 2019년 기준 7700만명에서 향후 4단계 사업 완료 후 1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안 인력 감축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사장은 “스마트 공항 운영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를 고려해 감축 계획을 세웠다"고 항변했다. 인력 운용도 문제다. 항공 출발편이 몰리는 이른 아침 시간대에 보안 검색 등 수속을 위한 승객들의 대기줄은 새벽 4시~5시부터 늘어나는데 이 시간에 현장 인원은 최소 20%에서 50% 수준으로만 배치된다. 승객들이 새벽 4시부터 보안 검색을 위해 줄을 서는데 정작 보안 게이트 열 곳 중 다섯 곳 이상이 폐쇄돼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공사 측이 보안검색요원들의 새벽 근무 수당 추가 비용 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보안 게이트를 새벽에 열면 그만큼 인건비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어 LCC 승객이 주로 몰리는 새벽 시간대에 보안 게이트 운영을 최소화 하고 있다. 그러나 승객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인천공항이 새벽 피크 시간대에 인력 운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효율적인 보안 검색 시스템도 공항 혼잡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천공항은 2022년 10월부터 신형 보안검색 장비(CT X-ray)를 도입한 '스마트 보안검색장'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 1대를 운용하기 위해서 7명의 보안검색요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 2D 기반의 일반 X-ray 시스템 운용에 4~5명의 보안검색요원이 배치됐음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보안검색요원이 시스템 1대에 몰리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승객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LCC 항공편이 출발 시작하는 오전 6시 출국을 위해 LCC 승객들의 출국 수속 줄이 새벽 5시부터 피크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인천공항이 두바이공항과 같은 24시간 운영 공항이 아니다보니 새벽 시간대에 인력을 출근시켜 보안 검색대를 더 여는데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2터미널 개항 시작과 함께 이전을 계획했지만 대한항공과의 합병 문제로 인해 이전이 차질을 빚으면서 1터미널 혼잡 문제가 최근 더 심해진 경향이 있다"며 “오는 14일부터 아시아나 항공이 2터미널로 이전하면 아침 시간대 1터미널 LCC 출국 수속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李 대통령 이어 국토부 장관도 ‘생방송 업무보고’

국토교통부가 정책 실효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대규모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이번 업무보고는 균형발전과 미래성장, 민생·안전 등 세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토교통부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새만금개발청 등 산하 공공기관과 유관단체를 포함한 총 39개 기관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받는다. 중점과제를 3개로 구분해 각 추진과제 이행 상황과 기관별 역할 수행 실태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번 업무보고는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진행한 업무보고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한다. 당시 대통령 자리에 장관이, 각 청장과 공공기관장은 장관 자리에 앉아 보고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서면으로 이뤄지던 장관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보고는 균형발전과 미래성장, 민생·안전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3개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날 오후 3시 업무보고를 시작하는 균형발전 분야에서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계획 등 지방 이전 계획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새만금 사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 방안, 국가 철도망 확충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전략, 주택 공급 확대와 서민 주거안정 방안 등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미래성장과 민생·안전은 각각 14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성장 분야는 국토교통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 전략과 해외건설 진출 확대 전략 등이 핵심 주제이다. 디지털트윈 및 첨단 공간정보 기술을 활용한 국토관리 혁신 방안과 청년 중심의 건설기술 인재 양성 방안, 건설산업 활성화와 안전 확보 대책 등도 논의한다. 아울러 민생·안전 분야에서는 인천국제공항의 서비스와 운영체계 개선 방안, 도로와 철도의 안전 확보 및 이용 편의성 제고 대책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건설·지하·시설물을 비롯해 항공·철도 전반에 걸친 국토교통 분야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점검할 방침이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국토연구원과 교통연구원 등 연구기관이 전문적 시각에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각 기관의 젊은 직원들이 현장의 건의사항을 직접 전달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업무보고 전 과정은 국토교통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안전 분야 세션은 KTV를 통해서도 공개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현대차 GBC 특혜 논란 ‘공공기여’…“투명·제도화 필요”

서울시와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개발 사업을 둘러싼 공공기여금 산정 기준 논란과 관련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행정기관-사업자간 협상에 의존하고 있어 '재량권'이 남용되고 있다. 결과가 나오더라도 '뒷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협상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공기여 규모를 산정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13일 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30일 합의한 GBC 사업 재개를 위한 공공기여 협상과 관련해 산정 기준, 절차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에는 제도적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GBC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현대차그룹 신사옥과 업무·호텔·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이행협약 체결을 거쳐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해당 부지를 약 10조5500억 원에 매입한 뒤, 2016년 서울시와의 사전협상을 통해 공공기여를 전제로 초고층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당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용적률 최대 800%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전환해주는 대가로 약 1조7000억 원대의 공공기여금을 내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후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서 일부 공공시설 활용과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감면됐던 공공기여금 약 2300억 원을 환수하기로 했다. 따라서 총 공공기여 규모는 기존 1조7400억 원에서 1조9827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초 약속했던 국제업무지구의 랜드마크 건설이 취소됐고 연면적도 상향 조정된 만큼 토지가치 상승분을 기준으로 현재보다 1조~2조원 더 많은 최소 3조~4조원대의 공공기여금이 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 곳의 현재 땅값은 현대차의 매입 당시보다 약 두 배 가량인 20조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선 현대차가 GBC 사업으로 인해 얻을 잠재적 이익이 임대료 수익만 연간 약 1조5000억원에 달할 수 있고 총 자산가치는 토지+건물을 합쳐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시와 현대차는 2016년 1차 협약 체결 당시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1조9827억원만 내는 데 합의했다. 이는 당시 일반주거구역에서 용적률 800%인 일반상업구역으로 용도구역을 변경함에 따라 예상되는 토지가격 상승분의 약 40%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시는 '규정대로' 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여는 민간 개발로 발생한 전체 이익을 환수하는 제도가 아니라, 도시계획 변경으로 추가 발생한 이익의 60%를 환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법에는 공공기여의 개념과 원칙만 규정돼 있고,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지자체가 조례와 지침으로 운영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시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여 제도 자체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민간싱크탱크인 한국부동산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공공기여제도의 개념적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으로 민간에 추가적인 개발 권한이 부여될 경우 발생하는 계획이득의 일부를 공공이 환수해 기반시설 확충과 공공성 제고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문제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지자체별로 상이한 기준과 방식이 혼재돼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면적 기준, 토지가치 상승분 기준, 정률·정액 방식 등이 병행되면서 동일한 도시계획 변경에도 사업과 지역에 따라 공공기여 규모가 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공공기여가 객관적인 산식보다는 개별 협상에 의존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시-현대차의 GBC 협상이 대표적 사례였다. 연구원 측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운영 구조는 지자체의 행정 재량을 확대해 공공기여 산정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산정 기준과 기준 시점, 공공기여 범위가 법령 차원에서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아 사업자와 시민 모두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운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한 사례들이 많다. 독일 뮌헨은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를 사전 규칙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 시 공공임대주택 공급, 기반시설 설치, 공공시설 비용 분담 등 기여 항목과 부담 수준을 법률과 지침으로 미리 정해 두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한다. 행정은 계획과 직접 관련된 범위를 넘어 추가 기여를 요구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공공기여가 협상이 아닌 제도에 따라 예측 가능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행정 재량 논란을 최소화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공공기여 산정 기준과 절차가 불명확한 구조가 논란을 키우고 있는 만큼 법령 차원에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공공기여는 협의가 불가피한 제도지만, 기준이 모호할수록 행정 재량과 해석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법령이나 시행령 차원에서 산정 기준과 기준 시점, 절차를 보다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김윤덕 국토장관 “추가 공급대책, 설 전엔 나올 것”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신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1월 안으로 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해 보다 구체화 된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등 한강벨트를 제외한 서울 및 경기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설이 돌고 있는데 대해선 논의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부정청약 의혹 관련 국토부가 조사 착수를 공표한 가운데 김 장관은 “해당 문제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다 자세한 사항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다음은 김 장관과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작년 10·15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곳만 오르고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어떤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고, 서울시와 주택공급 관련해 협의가 잘 되는 부분과 마찰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또 정비사업 활성화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용적률 완화 등 규제 완화는 어떤 부분까지 검토하고 있나. ▲ 주택 공급 관련해 서울시와는 협의 문제는 의견 조정 과정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이 진척된 후 (외부에 관련 내용을) 공개할 부분이 있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부처 내부적으로 재초환 및 용적률 완화는 검토한 것이 없다. 다만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티러링 중이다. -주택공급 추진본부 출범식 조만간 공급대책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이달 중으로 대책이 나오나. 공급 대책 관련 세제 관련 조정을 위해 과세 당국과 협의 중인가. ▲ 주택공급대책 추가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과거 (대책을) 발표해 놓고, 막상 현실에서 정책 추진이 안돼 시장 신뢰를 상실하는 문제가 있었다. 세재 조정 문제는 구체적인 논의는 없지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도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옵션 중 하나로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다. -최근 일각에서 정보글 형태로 추가 주택공급 정책 발표 시 일부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될 것이라는 내용이 돌았다. 토허제 구역 조정 문제가 주택공급 추가 대책에 담겨 있는지. ▲ 토허제 구역 조정 문제에 대해선 전혀 논의한 바 전혀 없다. 주택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국토부에서는 정책의 일관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토허제 구역 문제는 수시로 검토하고 있지만 논의하고 있진 않다. 지금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생각해주면 좋겠다. -일부 지역에 한해 토허제를 해제해 달라는 서울시 요구가 있다고 들린다. 실무선에서는 논의가 되고 있나. ▲ 서울시와 토허제 관련 협의 문제는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을 양해 부탁드린다. 어떤 정책이든 결정 전 단계에서 여러가지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건설사 도산 이어지고 있는데 시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시는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 중소 건설사 도산 문제를 심각히 보고 있다. 건설 경기가 굉장히 나쁘긴 하지만 작년 4사분기 들어 약간 개선됐고, 여러 관련 기관에서 건설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고민 중이다. -이혜훈 후보자 부정청약 관련 논란 있는데 국토부에서 조사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다. 국토부 추가로 들여다볼 계획이 있나. ▲ 일단 이혜훈 후보 문제는 일단 제가 잘 모른다. 미국 출장 중이었고, 이제 막 귀국해 내용파악이 아직 안 돼 있다. 따라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고 (19일부터 진행될 국회) 청문회에서 논의되지 않을까 한다. -주택공급 추가 대책 발표 시점 관련해 주택 시장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당국에서 발표 기한을 예정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염두에 둔 발표 시점이 있나. ▲ 아주 여유있게 잡으면 명절(올해 구정 2월 중순) 전에 무조건 (추가 주택공급 대책이) 나와야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계획은 나와있지만 (제대로 된 협의 없이) 나중에 발표하고 나서 문제가 생기면 정부 정책의 신뢰도가 상실한다. 다만 늦어도 1월 말까지는 (주택공급 추가 대책을) 발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국내 첫 ‘역세권 협동조합 공공임대’ 가보니…청년·신혼 주거사다리 이을까?

정부가 공공주택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공임대 강화' 기조를 밝힌 가운데, 최근 국토교통부가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인 '위스테이'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에 장기 거주, 입주민이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를 결합한 위스테이는 청년·신혼 세대의 끊어진 주거 사다리를 일부 복원할 수 있는 모델로 거론된다. 영국과 유럽 등에서는 협동조합·사회주택이 이미 보편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소수 사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원 조달 방식과 공급 규모, 확장 가능성 등을 둘러싼 구조적 한계를 함께 짚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협동조합 방식 특성상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위스테이는 2016년 중산층 주거 대안으로 도입한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이다. 2020년 첫 입주가 시작된 '위스테이 별내'가 국내 1호 단지다. 건설사가 시행과 임대를 맡는 뉴스테이와 달리 위스테이는 입주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시행자이자 운영 주체가 되는 점이 핵심적인 차이다. 시세 대비 20~30% 낮은 임대료와 최대 8년의 장기 거주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는 남양주 위스테이 별내와 고양 덕양구 위스테이 지축 두 곳만 운영 중이다. 지난 9일 위스테이 별내를 직접 찾아가봤다. 조용하고 한적한 신도시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아파트였다. 4호선 끝자락이라는 인식이 강한 노원역을 지나 별내가람역에 내려,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 단지까지 걸어가 보니 체감 도보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단지 인근 초등학교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 통학 여건이 나쁘지 않았고, 주변에는 편의점과 카페, 소규모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생활 편의시설 접근성도 준수한 편이었다. 인근에는 자이, 아이파크 등 대형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도 들어서 있어 전체적인 생활 인프라만 놓고 보면 '외진 변방'이라기보다는 기본기를 갖춘 신도시 주거지에 가깝게 느껴졌다. 위스테이 별내는 협동조합형 사회임대 아파트, 즉 '아파트형 마을공동체'로 불린다. 이러한 이름에 걸맞게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동네책방' '동네체육관' '동네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 이름에 '동네'라는 단어가 반복돼 마치 단지 전체가 하나의 마을과 같은 느낌을 줬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는 젊은 부부들, 놀이터와 마당에서 손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노년 부부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세대가 섞인 가족 단위 입주민이 이 '마을'의 주된 얼굴임을 자연스럽게 실감하게 했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에게는 조용한 신도시 환경과 촘촘한 커뮤니티 시설이 어우러진 '살기 괜찮은 곳'으로 느껴질 만한 풍경이었다.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7일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위스테이 별내를 찾아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정부가 건설사 대신 입주민이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을 중산층까지 넓혀 '값싸고 질 좋은 임대주택'을 늘리려는 구상을 밝힌 것과 연결돼 있다. 위스테이와 같은 사회주택은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주거 유형에 가깝다. 영국의 경우 지방정부와 '하우징 어소시에이션(housing association)' 등 등록 사회임대인이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주택을 공급하고, 부족분은 주거보조금(housing benefit)을 통해 국가가 뒷받침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민간 주택협회가 사회주택 공급의 주력으로, 저소득층을 넘어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임대주택을 지역 수요에 맞춰 공급하면서 장기 임대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해왔다. 전문가들은 협동조합형 사회임대주택이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거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적 주거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협동조합형 사회임대주택의 강점으로 임대료와 거주 기간의 예측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일반 민간 임대시장은 금리나 집값 변동에 따라 임대료가 빠르게 반응하지만, 협동조합형 임대는 수익 극대화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료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임차인 입장에서는 주거비 부담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회임대주택이 주거 불안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장기 임대주택이 일정 규모로 공급되면 주택을 반드시 매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줄이고 시장의 불안 심리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동조합형 사회임대주택이 주택난의 단기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교수는 “협동조합 방식은 입주민의 참여와 합의가 전제되는 만큼 대규모·속도감 있는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며 “토지 확보와 금융 지원, 조합 운영 역량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의미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한 교수는 “지금 한국 주택시장은 분양과 매매 중심 구조가 지나치게 고착화돼 있다"며 “사회임대주택은 주택을 '투자 자산'이 아니라 '거주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과 민간 사이의 중간 영역에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주체를 키우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위스테이와 같은 모델은 향후 주택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실제 공급을 본격적으로 늘리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특히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질 좋은 집'을 향한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는 데 비해 사회주택이 전반적으로 비좁고 마감재 등의 수준이 떨어지는 데다 평형 구성에서 기존 아파트들보다 일반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신혼부부 등은 임대료 수준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 교육·교통 환경, 브랜드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따지는 만큼 사회주택이 여전히 '차선책' 혹은 '임시 거처' 정도로 인식되는 상황에서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 구조도 숙제로 남는다.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은 공공택지 공급, 정책금융, 보증 지원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야 사업성이 나오는 구조다. 어느 하나만 어긋나도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 취지대로 작동하려면 장기간 안정적인 재원 조달 구조가 전제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개별 단지 위주의 소규모 실험에 머무르면 민간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낮은 임대료를 유지하면서도 건설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려면 정책금융, 보증, 공공택지 공급이 패키지로 설계돼야 하는데, 어느 하나라도 끊기면 사업이 '그림의 떡'으로 끝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 예산 사정에 따라 규모가 쉽게 줄고 늘어나는 '이벤트성 사업'이 아니라 주거복지 체계 안에서 중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와 재정 지원을 보다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임대주택이라도 입지·커뮤니티·디자인이 모두 갖춰진 미래형 주택을 선호하는 만큼 사회주택도 단순히 싸게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주거 서비스를 실험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세대와 계층이 섞여 사는 복합 단지 구성을 통해 청년·신혼·고령층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모델로 발전해야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협동조합형 사회주택이 저소득층만을 위한 '복지주택'이 아니라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보편적 임대 옵션으로 자리매김해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김윤덕 국토장관 “연내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지역 확정”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해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이전이 바로 시작되게 할 것"이라며 “또 상반기에 생애주기 맞춤형 주거복지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12일 말했다. 이날 오후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에서 김 장관은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올해 국토교통 정책의 5가지 축으로 균형성장, 주거안정, 교통혁신, 미래성장, 국민안전을 제시하면서 위와 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균형성장을 위해 무너진 지방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구와 수요를 먼저 만들고, 첨단 산업단지와 새만금 RE100 산단을 연계해 일자리와 산업이 지역에 정착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역교통망과 가덕도 등 지방 거점공항, SOC 투자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지역 거점 성장이 계획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주거안정 정책 토대인 주택공급은 착공과 입주로 평가받겠다"며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중심으로 공급 전 과정을 책임있게 관리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2030년까지 양질의 공적 주택 110만 호 공급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교통혁신 차원에서 이동과 일상의 편의를 높이고, K-패스를 무제한 정액형 '모두의 카드'로 확대 개편해 매달 반복되는 대중교통 부담을 낮추겠다"며 “올해 교통기본법을 제정해 국민의 이동권을 명확히 하고, 지역과 계층에 따라 최소한 보장돼야 할 교통서비스 기준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미래성장 측면에서 “위축된 건설 산업 회복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 등 막힌 대목부터 풀고, 스마트화와 해외 진출을 통해 건설 산업을 미래 산업의 기반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안전을 위해 사고가 나기 어려운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 안전관리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항공안전은 시설 개선과 관제 인력 확충을 병행하고,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지원도 끝까지 책임지고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커지는 K-패스 혜택…‘적자·재정 의존’에 지속가능성 우려↑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월 기준금액을 넘는 대중교통 이용분을 전액 환급하는 '모두의 카드'를 도입한다. 다만 재정 여건이 악화되거나 이용률이 급증할 경우 혜택 축소나 조정이 불가피해, 임시적인 '땜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적자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채 정부와 지자체 재정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월 대중교통비가 환급 기준금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전액 돌려주는 '모두의 카드'를 K-패스 내에 신규 도입한다. K-패스는 2024년 5월 국토부가 출시한 교통비 할인 카드로,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반인 20%, 청년·고령층 30%, 저소득층 53% 등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 왔다. 올해부터 도입된 '모두의 카드'는 거주지 인프라와 계층, 교통비 규모에 따라 환급 기준액을 3만~10만 원으로 확대했다. 신분당선, 광역버스, 광역급행철도(GTX) 등 요금이 2~3배 비싼 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기준금액을 초과한 비용은 전액 환급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대중교통 요금 현실화율이 낮아 구조적 적자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마련된 추가 환급 정책은 운영기관의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환급액이 기존 예산을 초과할 경우 부족한 재원을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수도권의 요금 현실화율은 55%에 불과했다. 이는 승객 1명을 태울 때마다 약 858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은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됐지만, 여전히 원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시가 선보인 선행 정책인 기후동행카드 역시 적자 규모가 심각한 상황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지난해 11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72만 명에 달한다. 이에 따른 손실금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으나 시행 2년간 누적 손실은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K-패스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용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K-패스 가입자 수는 도입 첫 달인 2024년 5월 151만635명에서 3개월 만인 같은 해 8월 216만5866명으로 20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10월에는 40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에 맞춰 국토부도 예산을 확대해 K-패스 사업 예산을 2024년 735억원에서 2025년 2374억6000만원, 2026년 5580억원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예산을 증액했지만 앞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던 데다, 이용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같은 일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K-패스의 전신인 '알뜰교통카드'는 2023년 예산 확보 문제로 환급이 일시 중단된 전례가 있다. 당시 11월과 12월분 환급액은 이듬해인 2024년 1월에야 지급됐다. 2024년에는 예산 부족으로 환급액을 감액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K-패스에 참여한 189개 지자체 중 25곳이 예산 부족으로 총 4020만7000원의 환급금을 삭감했다. 이 가운데 16곳은 예상보다 높은 이용률로 예산이 조기 소진됐다. 나머지 9곳은 지방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액률이 가장 높았던 충북 옥천군은 49.3%(203만 원)에 달해, 이용자 1인당 평균 8493원을 덜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의 재정 상황 역시 심각한 만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중장기 재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새로운 요금제 상품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산 부담 비율과 재정 부족 보완 방안까지 명확히 한 뒤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는 7조3473억원에 달했다. 코레일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262.8%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요금 현실화는 시민 반발 뿐 아니라 위원회 심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특히 쉽지 않다"면서도 “대중교통 운영의 합리화와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자가 발생해도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구조가 지속되면 비용 절감이나 효율화 노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 부산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첫 삽도 못 떴는데 ‘술잔·장난감’ 상표권부터 챙겼다

동남권의 새로운 관문으로 기획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잇따른 유찰로 시공사를 찾지 못해 개항 목표가 당초 오는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이나 뒤로 밀려났다. 사업 표류로 전면 재검토 가능성마저 나오는 가운데 사업 사령탑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하 신공항공단)이 발등에 떨어진 시공사 선정 등 본연의 건설 업무보다 캐릭터 굿즈 상품과 상표권 확보에 힘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 우선순위에서 주객이 전도된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신공항공단은 최근 지식재산처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자체 개발한 홍보용 캐릭터 '가비'와 '덕이'에 대해 광범위한 상표 출원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상표의 지정상품 목록에는 '술잔(소주잔·맥주잔 등)', '머그컵', '소스 그릇', '도자기제 식기' 등이 명시돼 있다. 이는 향후 공항 내 상업시설에서의 판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형·장난감·완구·가죽제 열쇠고리·신축성 키링·양말·모자·의류까지 언급돼있다. 사실상 캐릭터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소비재에 입도선매식으로 권리를 설정해둔 셈으로 통상적인 공공기관의 홍보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 신공항공단 관계자는 “'가비'와 '덕이' 캐릭터는 지역 사회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딱딱한 이미지의 공항 건설 공사 사업을 좀 더 친근한 방식으로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2월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캐릭터들은 앞으로 지어질 공항의 모습을 본딴 것이고,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념품 제작 차원에서 지적 재산권을 등록해둔 것일 뿐, 수익 활동을 하기 위한 목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신공항공단의 이 같은 주객전도된 행보는 현재 가덕도 신공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초 정부와 부산시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해 오는 2029년 12월 조기 개항을 자신해 왔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 실패와 함께 정치적 동력이 사라지자 그동안 숨겨져 왔던 공학적 난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로 공단이 상표권 출원에 공을 들이는 사이 정작 공항을 지을 시공사 선정은 최악의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은 1차부터 4차까지 내리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국내 도급 순위 2위인 현대건설마저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이탈한 것이 결정타였다. 현대건설 측은 국토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살인적인 공기'와 '초고난도 시공 환경'을 불참 사유로 꼽았다. 현대건설은 수익성 부족과 높은 공사 위험성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수의계약 협상 테이블마저 박차고 나갔다. 핵심적인 문제는 가덕도 앞바다의 지질 조건이다. 수심 20~30m 아래에 두꺼운 연약 지반(점토층)이 형성돼 있어 활주로를 지탱하려면 해수면에서 60m 깊이까지 기초를 보강해야 한다. 이는 아파트 20층 높이의 뻘밭을 메워야 하는 난공사다. 현대건설조차 “현재의 공기와 예산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개항 목표 시기를 2029년에서 오는 2035년으로 6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리한 공기 단축이 부실 시공과 안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뒤늦게 수용한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립 사업은 2024년도에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해 세 차례 유찰됐다. 작년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한 후 기존 입찰 공고는 네 번째로 무효화됐고, 같은 해 12월에 공기와 금액이 변경돼 새로운 입찰 공고가 올라와 사업 수행 능력 평가(PQ) 접수가 예정돼 있다. 대우건설은 현대건설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롯데건설·HJ중공업 등과 접촉하며 컨소시엄 재구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핵심 파트너로 기대됐던 포스코이앤씨가 자사 공사 현장 사고 수습에 전념하기로 했고, KCC건설·효성중공업·HL디앤아이한라도 연달아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자본력과 리스크 분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고, 대우건설 홀로 수조 원에 달하는 리스크를 떠안기는 역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등이 기존 컨소시엄에서 이탈한다 해도 새롭게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들이 있어 컨소 구성에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단은 지난달 '미래 전략 포럼'을 개최하고 '스마트·저탄소 공항' 비전을 발표하는 등 겉치레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 기반 시설 공사도 시작하지 못한 상태에서 AI 로봇과 친환경 인테리어를 논하는 것은 '모래성 위에 깃발 꽂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동남권의 진짜 관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단의 업무 우선 순위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의 한 전문가는 “공단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캐릭터 인형을 기획하거나 화려한 포럼을 여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국토부도 진퇴양난을 겪고 있어 난감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시공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사 조건과 기술 지원책을 마련해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급선무인데, 사업 자체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금처럼 본질을 외면한 전시 행정이 계속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은 '가비'와 '덕이' 캐릭터만 남긴 채 서류상의 공항(베이퍼웨어)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