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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신임 사장에 이성훈 靑국토교통비서관…국토부 관료 출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에 이성훈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지난해 이한준 전 사장 퇴임 이후 이어진 장기 수장 공백이 해소되면서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LH 조직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일 관가와 LH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 비서관을 LH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 신임 사장은 이날 공식 취임해 업무에 들어간다. 임기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사장은 1973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고와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기술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2023년 9월부터 2025년 1월까지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기후정책국장을 맡았고, 이후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주택 공급과 부동산, 교통 현안을 조율해 왔다. 2021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경기도 건설국장으로 파견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번 인선으로 LH의 장기 직무대행 체제도 마무리됐다. LH는 지난해 8월 이한준 전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 후임 인선이 지연되며 거의 1년 가까이 리더십 공백을 겪어 왔다. 그동안 내부 출신 후보들이 거론됐지만 최종 임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신임 사장 앞에 놓인 첫 과제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LH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의 공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LH가 직접 시행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3기 신도시, 공공택지 개발, 매입임대주택 공급 등 주요 사업에서 LH의 실행력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올해 발표된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9만 가구 공급 계획에서도 LH가 핵심 역할을 맡는다. 비아파트를 매입해 단기간 내 주거 공급을 늘리는 사업인 만큼, 재원 조달과 사업 속도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직 개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정부는 LH의 개발 기능과 공공임대주택 운영, 자산·부채 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공공주택 공급 기능은 강화하되, 공공임대 사업 등으로 커진 재무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LH의 부채와 조직 비대화 문제는 오랜 숙제로 꼽혀 왔다. 신임 사장은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재무 건전성, 조직 쇄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압구정 재건축 첫 관문 열렸다…‘압구정 2구역’ 통합심의 통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아파트 재건축이 본격적인 사업 단계에 진입했다.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2구역이 사업시행계획을 위한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압구정 재건축이 첫 관문을 넘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열린 제1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사업'을 조건부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34번지 일원 약 19만2910㎡ 부지에 최고 66층, 2381가구 규모의 한강변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심의는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심의를 통과한 사례다. 통합심의는 건축·교통·환경·교육 등 각종 심의를 한 번에 처리하는 절차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위한 핵심 관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압구정2구역을 한강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획일적인 아파트 배치 대신 한강변 경관을 살린 입체적 스카이라인을 구현하도록 계획했다. 사업지 북측 한강과 잠원한강공원의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통경축을 확보하고, 단지 내부에는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해 시민 누구나 입체보행교를 통해 한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압구정로변에는 개방형 커뮤니티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해 열린 생활가로를 조성하고, 경로당과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 공공개방시설도 마련된다.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청사와 근린공원, 입체보행교 등 공공시설도 함께 확충될 예정이다. 이번 통합심의 통과로 압구정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압구정 재건축은 2·3·4·5구역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고, 그동안 정비계획 수립과 설계 등을 거쳐 왔다. 이번 2구역 심의를 시작으로 나머지 구역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잇달아 마무리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고, 은마아파트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완료한 데 이어 압구정2구역까지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강남권 대형 정비사업이 연이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통합심의위원회에서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조건부 의결됐다. 신반포16차는 기존 396가구에서 최고 34층, 468가구 규모의 개방형 한강변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올해 10월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마무리하고 내년 6월 착공,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정가결 및 조건부 의결됐다. 기존 768가구는 최고 39층, 990가구(공공주택 104가구 포함) 규모로 재건축되며, 약 7100㎡ 규모의 근린공원과 110면 규모 공영주차장도 함께 조성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2구역이 처음으로 조건부 의결되면서 압구정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시민 누구나 한강을 향유할 수 있는 수변 주거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5850가구 중 일반분양 300가구?”…은마 재건축, 분담금이 더 관심인 이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23년 만에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관심은 사업시행인가 자체보다 다음 단계인 관리처분계획과 추가 분담금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총 가구 수는 크게 늘어나지만 실제 일반분양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수익이 제한될수록 조합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어 향후 사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서울시와 강남구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기존 4424가구에서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총 58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된다. 기존보다 1426가구가 늘어나는 구조다. 그러나 증가 물량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909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95가구 등 모두 1104가구가 공공주택으로 공급된다. 이를 제외하면 단순 계산상 일반분양이 가능한 물량은 약 322가구 수준이다. 여기에 상가 소유주 권리 배분, 현금청산 대상, 보류지 등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반영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일반분양은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분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는 총 가구 수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일반분양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공공주택과 기존 권리관계를 반영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상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비 대부분을 조합원이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일반분양 수익이 줄면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마 재건축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던 추정분담금 자료에 따르면 전용 76㎡ 소유자가 신축 전용 76㎡를 받을 경우 약 4억2000만원, 전용 84㎡는 신축 전용 84㎡를 받을 때 약 3억20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사업 초기 추정치다. 관리처분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공사비와 일반분양가, 금융비용, 권리가액 등이 다시 산정되는 만큼 최종 분담금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급등한 공사비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공사비가 추가 인상되거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경우 관리처분 단계에서 조합원 분담금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상가 문제 역시 사업성을 좌우할 변수다. 은마아파트는 대규모 상가를 포함하고 있어 상가 소유주에 대한 권리 배분 방식에 따라 일반분양 물량과 사업수지가 달라질 수 있다. 대규모 세입자 이주도 남은 과제다.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학군 수요 영향으로 전세와 월세 비중이 높은 단지로 알려져 있다. 향후 수천 가구 규모의 이주가 시작되면 대치동은 물론 강남권 전월세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로 행정 절차의 큰 고비는 넘겼지만 진짜 승부는 관리처분 단계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리처분계획에서 권리가액과 분담금이 확정되고, 이후 이주와 철거, 착공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공사비 협상과 상가 권리 조정, 조합원 부담 등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핵심 주택공급 사업으로 선정하고 후속 절차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신속한 재건축 추진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주택 공급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남은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학생 통학로, 환경평가 대상 아냐”…내달 입주 앞둔 반포3주구 도로 논란 ‘재점화’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이 다음 달 완공을 앞둔 가운데, 단지 인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교통영향평가가 연기된 이후 기존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민 측 주장이 나오면서 학생 통학환경과 교육환경평가, 50년 넘게 이어진 플라타너스길 보존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논란은 지난 5월 8일 예정됐던 반포3주구 재건축 관련 교통영향평가 변경심의가 연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은 조합 요청으로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이후 기존 일방통행안 대신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합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고, 관련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사실은 인정했다. 구는 “반포3주구 조합이 변경심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심의위원회 개최 전 입주예정자 민원이 발생해 조합이 심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심의가 개최되지 않았다"며 “향후 조합이 다시 심의 상정을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초구는 “양방향 도로 개설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의 공식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본지는 반포3주구 조합에 양방향 도로안 검토 여부와 교통영향평가 연기 사유, 주민들이 제기한 서명운동의 공식성 등에 대해 입장을 요청했지만 조합 측은 “아무런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은 교육환경평가 적용 범위다. 주민들은 세화고·세화여고·세화여중 학생들이 실제 이용하는 통학로임에도 해당 구간이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학생 안전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는 “반포3주구는 개발기본계획에 따라 확정된 사업구역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해당 구간은 교육환경평가 대상 규모가 아니며 도로 개설 시 인접 학교와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도 같은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자체는 교육환경평가를 실시했지만 평가 대상은 정비구역까지"라며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 밖으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환경평가 대상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교육청이 임의로 평가 범위를 확대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도로 계획과 관련해 구청으로부터 공식 협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관련 요청은 없었다"며 “다만 올해 1월 통학로 안전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을 당시에는 서초구 도로과에 학생 안전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반포3주구 측 참석자가 세화고의 도로 개설 관련 협의 문서가 존재하며 해당 문서는 비공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화고가 과거 작성한 공문에는 학교 우회도로 설치가 학생 통학환경 개선과 학교 주변 교통 혼잡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학교는 협의 내용 공개가 이해관계와 원활한 사업 추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본지는 현재 세화고 측에 당시 협의 경위와 현재 학교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질의했으며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반포종합운동장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를 위해 조성된 임시도로를 활용하는 대안노선을 검토하면 학생 통학환경과 플라타너스길을 보존하면서도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초구는 “심산기념관 방향 대안노선을 관련 기준에 따라 검토했지만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은 산책로 폭 협소에 따른 주민 요청으로 시행한 별도 사업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도로 개설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 문제를 들었다. 구는 “반포1·2·4주구와 반포3주구, 래미안원베일리, 래미안원펜타스 등 대규모 재건축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세화고 건축물로 인해 기존 도로 확장이 어려워 반포종합운동장과 세화고 사이 우회도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적으로는 신반포로 교통정체를 분산하는 동시에 인접 주민의 차량 통행과 보행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도로가 개설될 경우 학생 안전과 보행환경을 고려한 교통안전시설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학교는 사회 인프라 가운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설"이라며 “교육환경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할 때는 교육청과 학교는 물론 학부모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많이 걷는 것은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도로가 조성된다면 차도와 인도를 명확히 구분하고 신호체계, 가로등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춰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세운지구, 오피스 변혁 가능할까…또 20년 표류 안 하려면

2006년 세운지구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 20년 만에 서울시가 세운상가 6구역 일대 도시계획 밑그림을 완성했다. 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지난달 30일 수정 가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와 주상복합, 녹지공간이 들어설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2028년 이후 도심권역(CBD)에 대우건설이 개발 중인 원엑스(ONE X)와 세운지구 개발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공급 과잉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시계획의 큰 틀이 마련된 지금, 세운지구가 도심 복합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20년간 발목을 잡아온 것은 무엇이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시는 제6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각각 수정가결했다. 이번 계획 지정으로 을지로 업무기능이 강화되고 도심 주거 공급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을지로3가역 인근 세운6-1-1구역에는 프라임급 대규모 오피스 시설과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벤처기업집적시설·창조교류플랫폼·근린생활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 도심형 복합혁신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지면적의 47%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계획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인접한 6-1-4구역의 광장형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녹지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통행 개선을 위해 을지로3가역 7번 출구를 대상지 내부로 옮긴다. 을지로 지하상가와 건축물 지하 공간을 통합해 상업거점을 개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세운6-4-1구역에는 주상복합 거점이 조성된다. 1만9418.2㎡ 규모 촉진구역을 신설하고 주거·업무(오피스텔)·판매기능이 도입된 복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대상지는 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999세대를 공급하고 복합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는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설치해 기존에 세운상가에 있던 세입자의 재정착을 지원한다. 인쇄업 등 도심산업 종사자와의 상생을 위한 공공기여 방안도 반영됐다. 세운지구 도시계획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CBD 일대 오피스 시장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는 도심 노후화와 여의도 개발 등의 영향으로 금융회사들이 CBD를 떠났다. 최근에는 도심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향후 CBD에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나 자산가치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큼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 공급 소식은 기정사실처럼 들린다. 그러나 세운지구 개발사업이 20년 간 표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시정비 전문가들은 세운지구가 20년 동안 표류한 이유로 '재정비촉진지구 제도의 특성'과 '제도적 일관성의 부재'를 꼽는다. 재정비촉진지구는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일반 재개발과 달리 여러 구역을 하나로 묶어 도시 전체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당초에는 개별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것 보다 도시계획을 일괄적으로 수립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구역의 높이나 용적률, 개발 방식이 바뀌면 인접 구역과의 연계성까지 다시 검토해야한다. 계획 변경이 반복되다보니 한 구역의 지연이 다른 구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인 사업 속도가 늦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서울시장 교체에 따른 정책 기조 변화도 주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오세훈 시장 시절 전면 철거 중심이던 계획은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재생과 보존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후 다시 오 시장이 복귀하면서 고밀 녹지생태도심으로 선회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면 사인을 잘 안 해준다고 들었다"며 “20년 동안 정비 방침이 일관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획부동산이나 업자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니 주민들 사이에 '어차피 또 엎어질 것'이라는 불신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6-4-1 구역은 현재 아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한 채 준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는 이번 변경안을 통해 세운 6-4-1구역 등에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조성해 기존 인쇄업체 등 도심산업 종사자의 재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해 상생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회의적이다. 세운지구의 핵심 산업인 인쇄업은 대형 윤전기와 종이 원료, 완성품을 지속적으로 운반해야 하는 특성상 1층 공간이 필수적이다. 지하나 상층부로 이전할 경우 장비 반입 자체가 어렵고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사업을 추진하는 토지 소유주나 디벨로퍼(시행사) 입장에서도 가장 사업성이 높은 1층 상가를 공공임대산업시설로 제공하는 데 부담이 적지 않다. 공공임대산업시설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재정착 과정에서는 상당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방식을 둘러싼 충돌도 남아있다. 6-4-1구역의 경우 재개발준비위원회는 신성상가아파트를 포함한 조합방식 통합개발을 원하지만, 시행사 측은 해당 아파트를 제외하고 매입방식의 분리개발 추진을 선호했다. 전문가들은 소형 지분자가 많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포함될 경우 조합의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에서는 1+1 분양권 배분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졌고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된 사례가 있다. 세운지구가 또 다시 20년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조합 정관에 권리관계와 이익·부담에 대한 균형 배분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지분 갈등이나 다수결에 의한 정관 변경 리스크를 명시해둬야 사업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도심산업 종사자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협상안을 통해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장귀용 도시정비 전문가는 “도시계획이 확정됐다고 사업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면 또다시 계획 변경과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토허제 확대에도 상승세 지속”…서울 아파트값 0.27%↑, 동탄 1.46% 급등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6월 마지막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에도 재건축과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반면 경기 화성 동탄은 1%를 웃도는 급등세를 이어갔고, 과천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영향으로 하락 전환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6월 5주(6월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수도권은 0.20%, 서울은 0.27% 올라 전국 상승세를 견인했고 지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은 전주(0.30%)보다 상승폭이 0.03%포인트 축소됐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치구별로는 도봉구가 0.3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구로구(0.35%), 노원구(0.33%), 송파구(0.32%), 중랑구(0.32%), 관악구(0.30%), 강동구(0.28%), 금천구(0.26%) 등이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구가 1.46% 급등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 수정구(0.43%), 성남 분당구(0.41%), 수원 영통구(0.41%)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과천시는 0.12% 하락했다. 정부가 최근 과천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천은 0.04% 상승하며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수구(0.10%), 중구(0.09%), 부평구(0.08%), 동구(0.07%), 미추홀구(0.03%)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남(0.06%), 울산(0.08%), 전북(0.02%)은 상승했고, 광주(-0.05%), 제주(-0.04%), 경북(-0.03%), 강원(-0.03%), 대구(-0.03%)는 하락했다. 전국 181개 시·군·구 가운데 상승 지역은 103곳에서 105곳으로 늘어난 반면 하락 지역은 68곳에서 65곳으로 감소했다. 전세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서울은 0.30%, 수도권은 0.19%, 지방은 0.03% 각각 올랐다. 서울은 재건축 이주 수요와 선호지역 중심의 임차 수요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지속했고, 경기는 0.15%, 인천은 0.12%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울산(0.11%), 세종(0.10%), 전북(0.06%), 부산(0.06%), 전남(0.05%) 등이 상승했고, 제주(-0.03%), 광주(-0.03%), 경북(-0.01%)은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도 높은 역세권 및 대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며 상승 거래가 지속됐다"며 “전세시장도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토목학회장 “반도체 공장 하루아침에 안 생겨…인프라, 국가전략자산”

“반도체 팹을 짓겠다고 해도 인프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승헌 대한토목학회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국가 혁신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도로와 철도 같은 개별 시설 개념에서 벗어나 국가 핵심 전략자산으로 인프라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각 부처가 역할은 하고 있지만 국가 전체 차원의 마스터플랜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는 없다"며 “국가 전체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고 장기 전략을 수립할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토목학회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회 미래국토인프라혁신포럼과 함께 지난 4월 여야 의원 36명이 공동 발의한 '국가인프라기본법' 제정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등 여야가 모두 참여한 초당적 법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법안은 교통·물류뿐 아니라 전력과 에너지, 데이터센터, 수자원, 방재시설 등 국가 기반시설을 통합 관리 대상으로 규정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인프라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원회는 5년 단위 국가인프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가 전략사업을 지정해 예비타당성조사 특례와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을 적용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 회장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같은 국가 전략사업은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미리 계획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필요한 사업은 원스톱 인허가와 신속 추진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는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이미 만들어진 인프라를 어떻게 오래 안전하게 유지하고, 수명이 다한 시설을 어떻게 해체할 것인지까지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발생한 서소문 고가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노후 사회기반시설(SOC) 해체공사 제도를 전면 보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 회장은 “건축물은 건축물관리법에 따라 해체공사 제도가 상당 부분 마련돼 있지만 토목 인프라는 오히려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량은 만드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열 배는 어렵다"며 “역해석과 구조 안전성 검토가 필요한데도 토목시설은 해체 설계 의무조차 없어 안전관리가 허술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해체 설계 의무화 ▲SOC 해체공사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해체공사 품셈 및 공사기간 현실화 ▲해체 전문 감리제도 도입 등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특히 “민원을 이유로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는 관행이 반복되면서 안전보다 속도가 우선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해체공사는 충분한 기간과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소문 사고 당시 안전점검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희생된 것과 관련해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 회장은 “위험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전문가부터 현장에 투입해서는 안 된다"며 “드론과 원격장비를 활용해 먼저 안전성을 확인한 뒤 사람이 들어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적인 안전점검 과정에서 희생된 전문가들에 대한 순직 인정이나 보험체계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대한토목학회는 건설산업의 AX(AI 전환)와 Physical AI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로드맵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정부 연구용역이 아닌 자체 전문가 조직을 통해 인프라 분야 AI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연말까지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지금까지는 건설로봇이 시범사업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단계"라며 “표준 데이터와 통신체계, 안전기준, 책임체계를 미리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가 의사결정을 지원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반드시 휴먼 엔지니어가 져야 한다"며 “자율 굴착기나 건설로봇 사고에 대한 책임체계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 교육도 AI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기존 토목교육만으로는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없다"며 “AI와 디지털트윈, 스마트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교육체계로 전환해야 하며 빠르면 내년부터 새로운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23년 만에 본궤도, 2028년 착공 목표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3년 만으로,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이주 절차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일 강남구와 서울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이 이날 최종 인가됐다. 이번 인가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강남구가 내린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이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시즌2'가 처음 적용된 사업으로 기록됐다. 강남구는 지난 5월 22일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접수한 뒤 약 80개 관계 부서와 기관 협의, 주민공람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해 법정 처리기한인 60일보다 33일 앞당겨 인가를 완료했다. 구는 강남구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 가운데 가장 빠른 처리 사례라고 설명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4424가구 규모의 강남 대표 노후 아파트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지만 2023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을 거쳐 올해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사업시행계획 인가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대지면적 24만3552.6㎡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49층, 공동주택 29개 동, 총 58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909가구, 공공분양주택은 195가구다. 단지에는 부대복리시설과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며 공원, 공영주차장, 개방형 도서관, 침수 예방을 위한 저류조 등 공공기여 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은 앞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이주, 철거, 착공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남구는 이번 인가를 계기로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재건축 신속 추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는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신화) TF'를 중심으로 사업장별 공정 관리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 소통, 전문가 자문을 통합 지원하고 지연 요인과 갈등을 조기에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이날 은마아파트를 직접 찾아 주민들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서를 전달했다. 김 구청장은 “이번 인가는 민선 9기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이자 법정 처리기한을 33일 앞당긴 강남구 최단 기록"이라며 “오랫동안 기다린 주민들에게 재건축이 실제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이 직접 챙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속도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며 “남은 절차도 지체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이끌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은마아파트를 핵심 주택공급 사업으로 보고 후속 절차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은마아파트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신속한 재건축 추진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관리처분과 이주 등 남은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구청장들 첫 결재는 ‘재건축’… 민선9기, 정비사업 속도전 시작

민선 9기 서울 자치구가 본격 출범하면서 재개발·재건축이 구청장들의 '1호 결재'를 사실상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비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인허가를 신속 처리하는 방안을 첫 업무로 내세우면서 서울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2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구청장들은 취임 직후 재개발·재건축 지원을 핵심 과제로 잇따라 선택했다.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부동산 민심과 서울의 공급 부족 문제가 구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강남구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취임 첫날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신화) 프로젝트'를 제1호 결재로 처리했다. 구청장 직속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사업장별 추진 현황을 직접 관리하고, 주요 인허가 법정 처리 기간을 기존 240일에서 154일까지 단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민선 9기 동안 약 2만7000가구 공급도 추진한다. 서초구 역시 재건축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재건축 신속지원단 운영계획'을 1호 결재로 선택했다. 지원단이 직접 재건축 단지를 찾아 주민 의견을 듣고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송파구는 장기간 추진돼 온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첫 결재 안건으로 처리했다. 지역 최대 재건축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공급 확대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용산구도 개발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용산개발 신속추진단' 신설을 첫 결재로 추진했다. 정비사업과 대형 개발사업을 구청장이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안전관리 기능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들도 정비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끌었다. 류삼영 동작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사업 촉진 방안'을 1호 결재로 처리하고 구청장 직속 정비사업촉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갈등조정과 공공기여 검토 기능을 갖춘 전담 조직을 통해 90여 개 정비사업을 집중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 설치'를 첫 업무로 결재했다. 기존 주거정비과를 확대 개편하고 사업장별 맞춤형 컨설팅과 주민 갈등 조정을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할 방침이다. 마포구도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전담반(TF)을 출범시켰다. 권역별 책임관제를 도입해 사업장을 밀착 관리하고, 구청장 주재 정기 간담회를 통해 인허가와 주민 갈등 해결에 직접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광진구 역시 '속도감 있는 명품주거단지 완성을 위한 주거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첫 결재로 채택했다. 2030년까지 23개 사업장 착공과 11개 사업장 준공을 목표로 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반면 일부 자치구는 지역 특성에 맞는 다른 현안을 첫 과제로 선택했다. 강서구는 구민 참여형 협치 행정을 위한 '구민주권행정'을, 종로구는 일자리·상권 활성화, 중랑구는 교육공동체 지원, 서대문구는 주민자치회 활성화를 각각 1호 결재로 추진했다. 금천구는 데이터센터 갈등 해소를 위한 주민참여형 검토체계를 첫 정책으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정책에 자치구의 행정 지원이 더해질 경우 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와 중앙정부 협의, 주민 갈등 조정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은 결국 재개발·재건축이 핵심"이라며 “구청장이 직접 전담 조직을 꾸리고 인허가 단축을 추진하는 만큼 이전보다 사업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지만, 서울시와 중앙정부 협력 여부가 최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AI 메가프로젝트 전력 딜레마…“원전 20기 규모 더 필요”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력 인프라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계획대로 들어설 경우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규모에 맞먹는 추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 육성 계획은 제시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발전설비와 송전망 구축 계획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메가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전력이다. 반도체 공장은 순간적인 정전에도 생산라인 전체가 멈출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초고성능 GPU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일반 산업시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전문가들은 정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2040년까지 약 27.7GW 규모의 추가 발전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설비용량 1.4GW급 한국형 원전(APR1400)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국내 원전 설비용량이 약 26GW인 점을 감안하면 메가프로젝트 하나가 사실상 현재 원전 설비 전체에 버금가는 전력을 추가로 요구하는 셈이다. 원자력 전문가 A교수는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결국 승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서 갈린다"며 “공장을 아무리 빨리 지어도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상 가동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장기적인 전력 확보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계획이 반영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I와 반도체 산업 확장 속도를 감안하면 추가 전력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만 해도 필요한 전력이 약 15G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질 경우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망 확충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교수는 “발전소를 지어도 송전망이 없으면 산업단지까지 전기를 보낼 수 없다"며 “발전과 송전을 하나의 국가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탄소배출이 적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RE100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호남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꼽혀 반도체 산업 입지의 강점으로도 평가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계절,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변동성이 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일정한 품질의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시설인 만큼 원전과 LNG 같은 기저전원,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망과 변전소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교수는 “쟁점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산업단지가 요구하는 수준의 전력 품질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라고 말했다. 호남권 전력 기반으로 거론되는 전남 영광 한빛원전 역시 단순한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A교수는 “한빛원전이 있다고 해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한빛원전은 일부 설비가 오래됐고 계속운전 여부, 사용후핵연료 관리, 송전망 확충 문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전력 품질이 생명"이라며 “기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단순히 합산해 전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R1400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상업운전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원전 기술력을 입증했다. 건설업계도 원전 확대 논의가 실제 발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원전과 대형 플랜트 시공 경험을 축적해 대형 원전을 건설할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원전은 인허가와 부지 확보, 주민 수용성, 기자재 공급망이 맞물린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의 명확한 로드맵과 안정적인 발주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도 미래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공장에서 제작해 설치하는 방식이어서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산업단지 인근에 분산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성과 경제성 검증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각국도 AI와 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계기로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의 원전 가동을 중단했지만 최근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전력 수요 증가를 이유로 원전 재가동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40년 전원 구성에서 원전 비중을 약 2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원전 재건축과 차세대 원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독일은 2023년 탈원전을 완료했지만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원전에 대한 기존 입장을 완화하는 분위기다. 새 정부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원전을 저탄소 전원으로 인정하는 논의에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원전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전기학회와 한국원자력학회,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는 최근 정책 제언을 통해 2050년 원전 발전 비중을 35%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신규 대형원전 20기와 SMR 12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A교수는“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에서 나온다"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발전소와 송전망 구축을 포함한 종합적인 국가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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