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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KDB생명에 통 큰 지원…건전성 정상화 ‘분수령’

산업은행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수혈을 통해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에 다시 한 번 힘을 보탠다. 매각을 염두에 둔 심기일전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KDB생명이 건전성 회복과 매각 가능성을 구체화해야하는 중요한 기점인 것으로 평가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올해 말 주주배정 방식으로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당 5000원으로 1억300만주의 신주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발행하며 최대주주(지분율 97.65%)인 산업은행이 신주를 인수해 KDB생명에 5150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번 자금 지원은 역대 최대 규모다. 산은은 지난 2023년 9월 1000억원, 2024년 6월 2900억원 규모로 각각 KDB생명 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산은이 KDB생명에 거대한 자금을 투입해 건전성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유증으로 인해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40%p 급등할 전망이다. 6월 말 기준 킥스는(경과조치 전 기준) 43.31%를 기록했지만 5100억원 가량의 자본 투입 후 예상치는 83.3%까지 올라간다. 현재 법정 기준치는 100%로, 이후 실적 상승에 따라 이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DB생명은 이번 시도가 매각에 있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확실한 재무 회복세를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자금 지원에 힘입어 KDB생명 내부 체질개선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등 제3보험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여러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보험계약마진(CSM)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미래성장성에 있어 긍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9월 말 기준 CSM 잔액은 9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급증했다. CSM 증가는 보험이익을 확대하고 이는 킥스 개선으로도 이어진다. 현재 성장세인 CSM을 발판삼아 영업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이익을 추가로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KDB생명의 올해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산은의 대규모 자금 투입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회사는 3분기까지 누적 2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13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과 달리 실적 부진을 겪은 결과다. 올해 3분기 보험업권 전반이 지급 보험금 증가로 예실차 손실이 커지면서 줄줄이 보험손익이 역성장했다. 3분기 누적 보험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534억원) 대비 89.3% 감소해 크게 줄었다. KDB생명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평가손실이 자본에 반영되면서 올해 2개 분기 연속 회계상 자본 잠식에 빠졌다. 유상증자 전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1017억원이다. 이번 자금 수혈로 자본 잠식을 벗어나는 과정이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보험부채 변화가 자산보다 높게 출렁이거나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또 다시 자본확충이 이뤄져야 하는 위기에 놓인다. 3분기 말 누적 결손금은 389억원으로, 금리 하락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이 확대되는 상황과 맞물리면 자본감소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산은이 추가 자본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환경이 녹록지 않다. 등록 설계사는 올해 상반기 755명으로 2020년(1257명) 대비 39.9% 크게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3% 미만에서 유지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산은 입장도 난감해지는 모양새다. 자본잠식과 킥스비율 해소를 위해 급한 불을 껐지만 반대로 투입된 자금 규모가 커질 수록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산은은 최소한 투입금 수준의 매각가를 예상하는 한편 원매자 측은 추가 조단위 투입 자금을 고려해 보수적인 인수가를 산정할 가능성이 높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산은 계열사 편입 후 수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2020년 3차 매각 시도 당시 매각가로 1조원을 희망했지만 원매자 측에서 3500억원 수준을 제안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유증을 발판으로 건전성을 선순환 구조로 바꾸도록 물살을 잘 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산은 측에서도 공적자금 투입이 늘어날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챗GPT 시대, 인터넷은행 먼저 변한다…AI 활용 전방위 확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디지털 기술력을 앞세워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내부 업무 효율화와 시스템 정확도 개선을 위한 활용은 물론,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금융 서비스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하며 AI 뱅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금융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금융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 24일 출시한 'AI 이체'는 고객이 일상 언어로 송금을 요청하면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다. 은행의 핵심 금융 기능인 이체에 생성형 AI가 접목된 국내 금융권 첫 사례다. 기존에는 은행명과 계좌번호, 이체 금액 등 정보 입력 단계를 거쳐야 송금이 가능했지만 “엄마에게 3만원 보내줘"와 같은 한 문장으로 송금이 가능해져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 카카오뱅크에서 한 번이라도 이체한 이력이 있다면 이름이나 계좌 별명을 인식해 이체가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1회·1일 최대 송금 한도는 20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 'AI 스미싱 문자 확인' 서비스를 선보였고, 올해 5월 대화형 검색 서비스인 'AI 검색', 6월 생성형 AI 기반 금융 계산 서비스인 'AI 금융 계산기'를 연달아 출시했다. AI 검색은 '이체 내역 조회 오류가 발생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갑자기 양적긴축을 멈춘 이유는?' 등 상품 정보부터 기초 금융 지식까지 AI가 대화를 통해 안내한다. AI 금융 계산기는 '성과급 300만원을 1년간 맡기면?', '500유로를 한국 돈으로 바꾸면?' 등 예·적금, 대출, 환율 등 일상 속 금융 계산을 손쉽게 도와준다. 오는 12월에는 회비 정리 등 총무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능인 'AI 모임총무'를 모임통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이달 AI 기술을 활용한 참여형 서비스 '우리 아이 얼굴 미리보기'를 출시했다. 지난달 내놓은 '태아적금'에서 착안한 서비스로, 예비 부모가 얼굴이 잘 보이는 정면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엄마와 아빠 얼굴을 분석해 아기 얼굴을 보여준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업로드된 부모 사진은 저장되지 않으며, 생성된 아기 이미지는 최대 3개월 동안만 보관된다. 고객 참여형 AI 서비스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토스뱅크는 내부적으로 AI 활용이 활발하다.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 신용평가모형 등에 AI를 활용하며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생성형 AI 기술을 소비자 서비스와 내부 업무 전반에 적용하며 AI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선보인 생성형 AI 앱 번역 서비스와 상담 어시스턴트(Assistant) 서비스, 내부 업무 생산성 향상 서비스 등 3건은 지난 9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앱 번역 서비스는 케이뱅크 앱 내 주요 콘텐츠를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실시간 번역해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상담 어시스턴트는 고객 정보와 상담 이력을 분석해 상담원에서 실시간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내부업무 생산성 향상 서비스는 문서 작성, 정보 탐색, 코드 생성 등 다양한 업무를 보다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난 2월 자체 구축한 프라이빗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현업 담당자의 광고심의 요청 문서를 사전 검토하고 보완해주는 'AI 광고심의 어시스턴트'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인터넷은행은 생성형 AI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아 제2의 금융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권에서 AI가 안내·서류 확인 등 보조 역할에 머물렀지만, 카카오뱅크는 본질적인 금융 기능에 AI를 적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BNK부산은행-케이뱅크, ‘공동대출’ 출시…최저 연 4.31%

BNK부산은행과 케이뱅크가 26일 '공동대출'을 출시했다. 이는 지난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 받은 상품이다. 공동대출은 두 은행이 각각 심사를 진행해 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하고, 승인 시 대출금을 50대50 비율로 부담한다. 이번 공동대출의 전반적인 관리 운영은 케이뱅크가 담당한다. 은행에 방문할 필요 없이 케이뱅크 앱에서 대출 신청부터 심사, 지급까지 전 과정이 100%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원리금 상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등 관리 기능도 모두 앱에서 처리할 수 있다. 두 은행의 신용평가모형(CSS)을 기반으로 각각 산출된 값 중 더 낮은 금리가 고객에게 적용되는 방식으로 이날 변동금리 기준 연 4.31~7.01%가 적용된다. 상환 방식은 원리금 균등분할과 만기 일시 상환 모두 가능하며,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6개월 이상 재직 중인 연소득 2000만원 이상인 국민 건강보험 가입 근로자라면 신청 가능하다. 대출 한도는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2억2000만원이다. 두 은행은 이번 상품 출시를 위해 지난 1월 '전략적 마케팅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형후 이번 공동대출 상품을 비롯해 금융소비자 보호와 혜택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목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객을 위한 기업대출 협력도 검토 중이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부산은행의 오랜 심사 역량과 케이뱅크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해 금융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공동대출은 케이뱅크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한 첫 단추이며, 앞으로 개인사업자 고객을 위한 생산적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케이뱅크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 역량과 최대 규모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의 금융업 노하우를 결합해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하나금융 “2027년까지 데이터 전문인력 3000명 양성”

하나금융지주가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혁신을 선도하는 데이터 전문 인력 3000명을 양성한다. 데이터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해 손님 중심, 현장 중심 기반의 쉽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26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 25일 명동사옥에서 그룹 공동의 '하나 DxP(Data eXpert Program)' 과정 3기 수료식과 함께, 데이터 인재 양성의 새로운 목표인 '3000 by 2027'을 수립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 전문 인력 2500명을 2025년까지 양성하겠다는 '2500 by 2025' 목표를 2022년에 선포한 바 있다. 이번 '하나 DxP 과정' 3기 수료생 배출을 통해 그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하나금융그룹은 AI 혁신 시대를 선도하는 데이터 전문 인력 3000명을 2027년까지 양성하겠다는 '3000 by 2027' 목표를 새롭게 수립하고 미래 핵심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 DxP 과정'은 그룹 내 관계사에서 선발된 핵심 인재들이 금융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및 서비스, 마케팅 기획 역량을 강화하는 하나금융그룹의 대표적인 데이터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수료한 28명의 직원들은 지난 9월 출범식 이후 약 3개월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며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마쳤다. 특히, 이번 3기 과정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AI 시대를 주도할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 양성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교육생들은 ▲금융 데이터 분석 방법론 ▲데이터 전처리ㆍ시각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등의 최신 AI 도구 기반의 학습과 함께 팀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그룹의 데이터 핵심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종합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키웠다. 이날 수료식에 앞서 '하나 DxP 과정' 3기에 참여한 총 7개 팀의 직원들은 주제별 프로젝트 발표 시간을 갖고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을 선정했다. 최우수상 팀은 '서울빌라가격 예측을 통한 신규 서비스 제안' 프로젝트로, 우수상 팀은 '상권분석을 통한 신규 SOHO 손님 대출위험도 예측'과 '외국인 대상 금융상품 추천모델 개발'이라는 주제 발표로 각각 선정됐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AI와 디지털도 근본은 데이터이며, 앞으로도 금융은 AI와 디지털 경쟁력이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며 “손님중심, 현장중심 기반의 쉽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자본법안 와치] 자본이 자산되는 마법의 자사주, 1년 내 반드시 소각…주주·지주 수혜 전망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자기주식(자사주)을 1년 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3차 상법 개정을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 자기주식을 최대주주의 기업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 '자사주 마법'을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통 주식 수 감소로 주가가 오를 수 있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회사가 취득한 주식인 자기주식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서도, 현행 상법 일부 조항은 이를 자산으로 취급하는 모순이 존재했다. 이 틈을 타 대주주를 위한 지배력 유지 수단, 기업 경영진의 주가 관리 도구로 활용되는 등 일반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오기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보면, 이 같은 법적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주식 성격을 명시했다. 법안에서 자기주식은 의결권 등 모든 주주권이 부여되지 않으며, 질권 설정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에도 활용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합병·분할 과정에서도 자기주식에 분할 신주를 배정하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자기주식의 사적 이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다. 법안에 따르면,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 보유 자기주식은 소각 의무와 관련해 6개월의 추가 유예기간을 줬다. 자기주식을 임직원 보상 등 예외적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승인 없이 보유 기간을 넘길 경우, 이사에게 최대 5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각 의무화는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장치로 평가된다. 자기주식은 배당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 환원 수단이지만 그동안 국내에선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됐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기업과 자사주를 맞교환해 서로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제3자(백기사)에게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배주주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추가 개정"이라며 “이전까진 회사가 자사주를 사두고 경영권 방어용으로 썼는데, 그걸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보상용으로 보유하겠다는 건 개정안에 반하지 않는 거 같고 자사주로 의결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증자했을 때 배분받지도 못하는 건, 쉽게 말하면 처분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유통 주식 수 감소 속 재무지표 개선 및 상장사 전반의 주주환원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를 우호지분 및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기업의 대주주 지배력은 약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 경우,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는 만큼, 일정 부분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관련 수혜주로는 지주사가 꼽힌다. 지주사는 상법 개정 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으로 주주친화 정책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SK증권은 “자사주 의무 소각이 현실화하면 SK, LG, CJ, LS, 한화 등 지주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비중이 24.8%에 달하는 SK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가 탄력성이 가장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7.26%를 보유한 CJ의 주가 상승 여력도 높게 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특성상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해 대체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다"며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 부분이 해소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GA업권, ‘과금’ 힘입어 몸집 불리기 가속화

법인보험대리점(GA)에 몸 담은 보험설계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대형화가 가속화되고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 흐름 속에서 자회사형 GA도 많아진 까닭이다. 특히 스카우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보험GA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설계사 500명 이상인 GA 72곳이 신고한 정착지원금 총합은 1050억원에 달했다. 정착지원금은 원수보험사 또는 타GA 소속 설계사 등을 영입하기 위해 지급하는 일종의 '이적료'다. 지난해 3~4분기에는 800억원대 초·중반이었으나 올해 들어 분기당 1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국내 GA가 3000곳이 넘고, 신고된 금액만 집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더욱 높을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 기준 대형사 72곳의 소속 설계사(24만9496명)는 1년 만에 3만6642명(17.2%) 증가했다. 업계 1위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는 2만7000명 규모로, 지에이코리아·글로벌금융판매도 각각 1만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대형사들의 생명보험 수입수수료(4조5769억원)는 8516억원(22.9%), 손해보험의 경우 4조3810억원으로 8169억원(22.9%) 확대됐다. 중소형사를 합한 GA업권의 설계사수는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속설계사 보다 10만명 가량 많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GA 설계사수와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말 1만6000명대였던 인카금융서비스의 설계사가 올해 2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도 5000명대 중반에서 750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하반기 도입되는 '1200%룰'을 포함해 큰 틀의 제도 변화가 이뤄지는 것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이는 정착지원금과 시책을 합한 설계사 보상(1차년도 기준)이 월납 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시행 전후 '이적생'들의 소득이 달라질 수 있다. 2027년 설계사 수수료 4년·2029년 7년 분급 전환도 언급된다. 영업력 확대를 추진하는 GA와 '막차'를 타려는 설계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사 중에서도 초대형사에 쏠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3분기 기업별 정착지원금을 보면 한금서가 12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피플라이프(34억원)·IFC그룹(33억원)·한화라이프랩(10억원)도 '큰 손'으로 분류됐다. 한금서는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2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또한 에이플러스에셋(92억원)·굿리치(64억원)·인카금융(52억원)·지에이코리아(44억원)·삼성화재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38억원)·라이나원(38억원)을 비롯한 GA도 3분기 상위권에 들면서 초대형사와 자회사형 GA가 자본력을 토대로 상대적으로 많은 정착지원금을 쓰는 모습이 나타났다. 스카이블루에셋(75억원)·사랑모아금융서비스(45억원)·영진에셋(45억원)을 필두로 중위권 GA도 영입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하위 20곳 중 10억원 이상 지출한 곳은 에이비에이금융서비스유한회사(21억원)가 유일했다. 이들 보다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형 GA의 경쟁력 하락은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 원수사를 상대로 협상력이 강해진 대형사가 더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 보험료도 인상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정착지원금이 실적 압박으로 이어지면 금융소비자 보다 설계사에게 유리한 계약이 많아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금융당국 기조상 관리 소홀에 따른 유지율 하락·승환계약 등 설계사 이직을 비롯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10월 기업 직접금융 조달, 주식·채권·단기자금 모두 감소

지난 10월 국내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회사채 공모 발행 규모가 크게 줄어든데 이어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등 단기자금시장도 위축 흐름을 보였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과 회사채 공모 발행액은 23조705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9891억원(17.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식 발행액은 939억원, 회사채는 23조6111억원으로 각각 74.6%, 16.6% 줄었다. 주식 발행은 4건, 939억원에 그치쳐 전월(8건, 3698억원)보다 2759억원 감소했다. 기업공개(IPO)는 2건, 524억원으로 전월보다 78.4% 급감했으며, 유상증자 역시 2건, 415억원으로 67.3% 줄었다. 모두 코스닥 기업의 소규모 발행으로, 건당 평균 규모도 전월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회사채 발행액은 23조6111억원으로 전월 대비 16.6%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일반회사채는 3조5550억원으로 37.8% 급감했다. 자금 용도별로 보면 차환 목적 발행 비중은 77.2%에서 72.7%로, 운영 목적은 18.5%에서 16.6%로 낮아졌다. 반면 시설 목적 발행 비중은 4.4%에서 10.7%로 확대됐다. 신용등급별로는 우량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AA등급 이상 발행 비중은 66.5%에서 73.0%로 늘었고, A등급도 25.9%에서 27.0%로 증가했다. 반면 BBB등급 이하는 7.6%에서 0%로 줄었다. 금융채 발행은 208건, 18조2309억원으로 전월 대비 11.8% 감소했다. 금융지주채는 1조4000억원으로 41.7% 급감했고 은행채는 8조179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ABS는 1조8252억원으로 5.9% 감소했으며, 중소기업 지원용 P-CBO 발행도 전월 대비 22.1% 줄었다. 단기자금시장 역시 위축됐다. CP와 단기사채 발행액은 137조6459억원으로 전월 대비 8.3% 감소했다. CP는 44조6861억원으로 6.9% 줄었으며 이 중 일반CP와 PF-ABCP는 각각 14.7%, 15.2% 감소했다. 단기사채 발행액은 92조9598억원으로 전월보다 8.9% 감소했다. 일반단기사채와 PF-AB 단기사채는 각각 8.1%, 7.8% 축소됐고, 기타 AB 단기사채도 13.5% 감소했다. 한편 10월 말 기준 회사채 잔액은 750조447억원으로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일반회사채는 순발행 기조를 유지했지만 전체 발행 흐름은 전반적으로 둔화된 모습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PKF서현 ‘M&A 키맨’ 한효석 영입…재무자문 역량 대폭 강화

PKF서현회계법인(이하 PKF서현)이 EY한영의 M&A 핵심 인물로 꼽히던 한효석 회계사를 영입하며 재무자문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PKF서현은 전일 인수합병(M&A) 역량 강화를 위해 한효석 회계사를 재무자문본부 부대표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 부대표는 EY한영의 M&A 키맨으로 업계에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여 년간 대기업, 사모펀드, 중견기업과 다양한 딜을 진행하며 EY한영의 재무자문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가 LA(Lead Advisory of M&A) 리더로 승진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2022년 재무자문(Transaction & Corporate Finance, TCF) 부문장, 2024년에는 전략재무자문 마켓본부장까지 오르며 EY한영 재무자문의 핵심축을 담당했다. 대형회계법인의 한 파트너 회계사는 “당시 회계법인 시장에서 삼일PWC 외 나머지 빅 펌들은 스타플레이어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EY의 스타는 한효석 회계사였다"고 말했다. 한 부대표는 EY한영에서 LG그룹 및 롯데그룹의 사업부 구조조정, KG그룹의 동부제철(현 KG스틸) 및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언스) 인수자문 등 굵직한 딜을 수행했다. LG, 롯데,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은 물론 MBK, H&Q, 캑터스 등 유수의 사모펀드까지 폭넓은 고객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굵직한 고객사들의 M&A 자문 업무도 담당했다. 아울러 그는 2022년부터 2년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의 겸직교수로서 후학 양성하는데 힘을 쏟기도 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 회계사가 있기 전 EY한영은 산업은행 딜, 회생 딜 등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인기가 있었던 펌(Firm)은 아니었다"면서 “한 회계사가 온 이후 외국계 자문사에 못지 않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합리적인 수임료를 제시해 EY한영을 찾는 사모펀드, 대기업 등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PKF서현은 국내 빅4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원펌(One-Firm)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자문업무를 하기 용이한 환경을 갖고 있다. 게다가 2022년 삼일PwC에서 오창걸 대표를 영입한 이후 재무자문본부도 IB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인적분할’ 삼양바이오팜, 3거래일 연속 강세

삼양바이오팜 주가가 3거래일 연속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9시 27분 기준 삼양바이오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61%(7700원) 오른 4만6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양그룹 의약·바이오 전문 계열사 삼양바이오팜은 지난 24일 인적분할 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삼양그룹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에서 분할해 그룹의 의약·바이오 사업을 전담하는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분할 방식은 삼양홀딩스 주주가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의 주식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눠 갖는 인적 분할 형태로 이뤄졌다. 이번 분할로 삼양바이오팜은 독립적인 경영 체계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크레딧첵] 한화,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은 후퇴…방산·조선 어깨 무겁다

한화그룹이 최근 5년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외형을 빠르게 키웠지만, 재무 여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방산·조선·에너지·반도체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며 성장 기반을 넓혔다. 하지만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뒷받침이 부족하다.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우량 등급 초입에 머물러 있어, 경기나 업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화그룹의 비금융 주력 계열사의 총차입금은 3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8조6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순차입금 역시 2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외형 확대와 투자 부담이 동시에 실리면서 차입 구조가 빠르게 비대해진 것이다. 이 흐름은 핵심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말 7.3배로 뛰었다. 2020년 4.6배에서 해마다 상승해온 결과다. 이는 한화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부채를 모두 상환하는 데 7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다. 재무완충력이 약해졌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화 비금융부문의 부채비율은 247.9%, 차입금의존도는 35%였다. 업종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차입금의존도 30%, 부채비율 200%를 높고 낮음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이 기준을 넘는 대기업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한화가 유일하다.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한화를 제외한 모두가 200% 미만이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을 그룹 별로 보면 LG그룹 130%, SK그룹 132%, CJ그룹 168%, 롯데그룹 112%, 삼성그룹 41%, 신세계그룹 155%, 포스코 68%, 현대차그룹 94%, HD현대그룹 180%로 한화와의 격차가 크다. 한화그룹 비금융부문의 최근 5년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16.7%, 영업이익 CAGR은 9.7%에 이른다. 2022년 신재생에너지 부문과 화학 부문 업황 개선, 2023년 조선 부문 편입으로 외형(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방산과 조선 부문이 케미칼과 신재생에너지 부문 부진을 만회하며 전반의 외형이 확대됐다. 한화그룹 내 비금융 부문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축이다. 사실상 그룹 실적과 재무 흐름을 좌우하는 '몸통'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외형과 수익성 두 측면 모두에서 확고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하지만 지주사인 한화의 신용등급은 6년 가까이 A+에 머물러 여전히 우량등급이 아닌 상태다. A+는 '투자적격 등급' 범주에 속하지만, AAA, AA+, AA 등 상위 우량등급에 비해 경기침체나 시장 환경 변화에 더 취약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우량등급으로 보지 않는다. 우량등급은 신용도가 높은 채권이기에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기관이나 펀드가 매입하려는 수요가 있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 이 밖에도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재무 완충력이 약해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를 제외하면 한화에너지 A+, 한화솔루션 AA- 등 한화의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우량등급 말단에 위치한다. 한화엔진은 BBB-로 투기등급 구간에 진입했고, 한화오션(BBB+)도 위험 수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기평은 “주력사를 포함해 계열사별 신용도 방향성이 상이하다"며 “그룹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케미칼 및 신재생에너지부문 실적 반등 수준과 방산·조선부문 실적 개선세 유지 여부, 투자 부담 완화 및 디레버리징(부채정리)을 통한 재무안정성 통제 여부"라고 평가했다. 그룹 내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두 축은 서로 상반된 신용도 방향성을 나타낸다. 우선 한화케미칼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은 매출, 자산, EBITDA 기준으로 그룹 내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방산과 조선 부문을 책임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연결 기준)는 그룹 내 비중이 48%에 달한다. 방산 수출 확대와 글로벌 조선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이 두 회사의 신용도 전망은 극명하게 나뉜다. 한화솔루션은 '부정적' 전망을 유지 중이며, 케미칼과 신재생 부문의 실적 변동성과 대규모 시설 투자 부담으로 재무 안정성이 약화된 상태다. 상반기 이익은 다소 회복했으나 주력인 케미칼 부문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최근 신재생 부문에서의 이익 증가가 호전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긴 하다. 하지만 차입 부담은 줄지 않아 상반기 말 순차입금이 11조원을 넘었다. 이로 인해 실적 부진과 누적 차입이 맞물리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회복은 신재생 부문의 향방에 달려 있지만, 단기적 턴어라운드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실적 회복이 지연된 데다 투자 부담이 누적되면서 재무여력이 약화됐고, 이미 하향 변동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한화솔루션은 그룹 내에서 지원을 받는 회사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계열사의 신용도를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그룹 지원을 고려해도 상향 여지는 크지 않다. 신용도 개선은 결국 스스로 실적과 재무를 끌어올려야 가능한 구조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본 확충과 견고한 방산·조선 실적 기반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이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크게 강화했고,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도 유지하면서 그룹내 재무 건전성 회복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지난 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방위산업 부문 실적 확대, 항공과 조선사업 업황 개선 등을 바탕으로 사업실적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나신평은 “지난 4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1조3000억원을 수령했고 7월에 추가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대금 약 2조9000억원이 유입됐다"면서 “수년간 해외 방산 현지 생산능력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겠지만 확대된 현금 창출력, 대규모 유상증자 대금을 바탕으로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는 변동성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병행해 만들어 왔다. 이에 따라 방산·조선·에너지·반도체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것이다. 조선·방산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국방 투자 확대의 수혜가 크고, 반도체 장비 분야는 장기적으로 슈퍼 사이클이 열릴 경우 성장 가속도가 붙는다. 그룹이 몸집을 불린 이유 역시 단순 외형 확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축'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그룹은 2022년12월, 2조원 규모를 들여 대우조선해양 경영권과 최대주주(49.3% 지분)를 확보했다. 인수는 산업은행 주도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한화그룹 6개 계열사가 동원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등이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서 방산·해양·조선의 가치사슬을 사실상 한 그룹 안에 묶었다. 방산은 국가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가 많아 매출이 일정한 편이다. 반면 조선은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해 업황 사이클이 크게 요동친다. 이 두 사업을 함께 가져가면, 하나가 흔들릴 때 다른 하나가 실적을 지탱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즉, 서로의 변동성을 잡아주는 포트폴리오 효과가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화세미텍의 성장도 주목된다. 한화는 방산·조선에 이어 반도체 장비라는 신성장축을 키우고 있다. 세미텍은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될 경우 그룹의 또 다른 현금창출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극자외선(EUV)·고난도 공정 등에서 국내외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금융부문도 안정성을 보완하는 축이다. 한화생명보험은 그룹에서 유일하게 AAA를 기록,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대형 보험사다. 그룹 전체의 리스크 버퍼(위험 완충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보험업은 제조·조선·방산처럼 변동성이 큰 부문과 결이 다르다. 시장 변동성과 상관없이 장기 계약 기반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다. 한화는 이를 통해 실적과 현금흐름의 '바닥'을 일정 수준 지켜낼 수 있는 안전판을 확보한 셈이다. 그룹을 통틀어 보면, 방산의 수출 확대와 조선의 회복세, 반도체 장비의 성장성, 보험의 안전성까지 더해지면서 그룹이 가질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서로 상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기평은 보고서를 통해 “방산·조선부문의 경우 2028년까지 연평균 2조8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제고된 영업현금창출력,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등을 감안할 때, 투자 부담에 대응 가능한 재무완충력을 확보하며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이 제어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재무 변동성이 문제로 지적되나, 방산이나 조선 등의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CRAISEE(크레이시)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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