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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참호 구축” 발언에...연말 CEO 인선 ‘뒤숭숭’ [이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말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앞두고 현행 금융권 지배구조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현직 CEO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배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 원장의 발언이 '관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CEO 선임 절차에 명확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정부의 의중에 따라 CEO의 거취를 흔드는 것은 지배구조 안정성 및 주주가치 제고와 역행한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지주 회장이 되면 이사회를 자기 사람들로 구성해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며 “금융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BNK금융지주 회장 선거가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는 일부 의원의 지적에 “절차적으로 특이한 면들이 많이 보여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은행 라인을 통해 지주사별로 공통적으로 연임, 3연임 관련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방침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수시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의 해당 발언은 연말 인사를 앞두고 BNK금융지주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적으로 지배구조와 CEO 선임 절차의 정당성 등을 모니터링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의 경우 현 회장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돼 이 원장 발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수년에 걸쳐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맞춰 이사회의 독립성, 전문성, 다양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차기 CEO를 추천하는 과정에서도 '깐깐한' 자격요건을 적용 중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대표이사 회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과 동법 시행령 제7조가 정하는 임원의 소극적 자견요건과 함께 동법 제5조 제2항, 당사 내규에서 정하는 적극적 자격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대표이사 회장은 책무구조도에서 정하는 자신의 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전문성, 업무경험, 정직성, 신뢰성, 도덕성, 신한가치 구현능력, 업무전문성, 조직 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와 동시에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며 공익성 및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 자격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과거에는 금융지주사 CEO들이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셀프추천을 하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현직 CEO를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배제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4대 금융지주는 지배구조가 워낙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며 “사외이사 역시 사외이사로만 구축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CEO가 자기 사람을 선임하는 게 애당초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항간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에 뚜렷한 흠결이 없음에도, 정부의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원장의 발언이 자칫하다 CEO 선임 절차에 당국이 관여하겠다는 메시지로 와전되는 것은 당국 스스로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가 회장의 참호인지 아닌지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추상적"이라며 “반장으로 뽑혔다고 해서 모든 구성원들이 반장을 좋아하는 건 아닌 것처럼, 회장 재임 기간에 뽑힌 사외이사라도 CEO에 대한 평가는 (이사마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배구조, CEO 선임 절차에 명확한 흠결이 없다면 당국도 그 결정을 인정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이슈+] ETF 상품만 1000개, 시장 트렌드는 AI·배당…베끼기 관행도 여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배당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흐름과 산업 전반에 확산하는 AI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여러 회사가 유사한 테마형 ETF를 내놓으면서 '상품 베끼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ETF 시장 규모는 265조원을 넘어섰다. ETF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국내 증시의 성장에 힘입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겼다가 올해 6월 200조원, 이달 1일 최초로 250조원대에 들어섰다. 2023년부터 ETF 상품 관심이 크게 늘면서, 매달 출시되는 상품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전체 22개 ETF 상품이 출시되어, 월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이날까지 출시된 상품 수는 1033개에 달한다. 최근 ETF 시장은 인공지능과 배당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출시된 주식형 ETF 상품 53개 중 인공지능 테마는 12개, 배당은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 테마 ETF는 지난달에만 5개 상품이 출시됐다. 최근 배당 테마는 배당이 높은 기업에 더해 정부가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감액배당 비과세 등 정책 수혜주를 담는 게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새 정부 정책 수혜 ETF로 'SOL 코리아고배당'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배당 종목뿐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감액배당 비과세,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을 담은 게 특징이다. 22일 기준 SOL 코리아고배당에 편입된 종목에는 우리금융지주(6.98%), 하나금융지주(6.02%), 신한지주(4.77%) 등 금융지주사들이 높은 비중으로 담겨 있다. 현대차(5.85%), 현대엘리베이터(3.84%), KT&G(3.67%) 등도 편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16일에 출시한 'PLUS 자사주매입 고배당주 ETF'도 배당소득에 더해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매입·소각 이슈를 고려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 예상 배당수익률과 자사주매입률을 합한 순위에서 상위 30개사를 골랐다. 22일 기준 PLUS 자사주매입 고배당주에 편입된 종목은 고려아연(6.42%), 현대차(5.76%), 신한지주(5.19%), 미스토홀딩스(4.91%) 등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인공지능(AI) 테마 상품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소버린 AI'에 투자하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소버린 AI는 외부의 AI 인프라나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주도의 운영 통제가 가능한 AI 인프라 체계를 의미한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 확보, 데이터 센터 건설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을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 직속으로 AI 정책수석을 신설하고 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 등 민간 기업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파트너로 지정했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 산업에 3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1일 'KODEX 코리아소버린AI'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네이버와 엔씨소프트처럼 AI 기초 모델을 개발하는 정부 사업의 참여 상장사를 포함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에너지까지 AI 산업군에 두루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AI 핵심기업인 네이버, AI 인프라기업인 LG CNS, 반도체 분야의 SK하이닉스, 에너지 분야의 두산에너빌리티 등 AI 산업 분야별 핵심기업 28종목을 편입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AI산업의 가장 큰 성장 장벽이 GPU 등 기술도입과 전문인력문제다. 이 두 곳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소버린AI 참여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코리아소버린AI 지수는 올해 코스피보다 11% 앞선 성과를 보인다. 정부 의지, 기업의 차별화 시도, 그리고 그 변화를 함께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ETF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을 담은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하나자산운용이 정부의 국산 AI 생태계 육성 기조를 반영한 '1Q K소버린AI ETF'를 출시했다.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만 투자하는 최초의 테마형 ETF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고 삼성SDS, 카카오페이, LG씨엔에스, 더존비즈온 등에 투자한다. 1Q K소버린AI ETF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자체 AI기술 역량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AI소프트웨어, AI플랫폼, AI검색엔진,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소버린AI와 연관성이 큰 핵심 기업 15종목에 투자한다.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품 베끼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상품 베끼기'는 특정 테마나 섹터가 흥행하면 경쟁 운용사들이 구성종목을 비슷하게 만든 ETF 상품을 무분별하게 상장하는 업계 관행을 말한다. 2021년 6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에 첫 월배당형 상품 'SOL 미국 S&P500'을 출시한 뒤 다른 자산운용사는 비슷한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월배당 ETF는 154개에 달한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품들이 성공을 거둔 다음 상위사들이 바로 카피하는 견제가 강했다"며 “카피 문제는 업계 전체적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TF 업계에서 모방이 잇따르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2월 ETF·ETN 신상품의 배타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지수상품(ETP) 신상품 보호제도'를 마련했다. ETP 신상품 보호제도는 출시 후 6개월간 모방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개편 이후 제도의 보호를 받은 증권사·자산운용사는 한 곳도 없다. 업계에서는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베끼기 관행은)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상도덕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운용사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줘야지, 시장에서 반응이 좋으면 금방 똑같은 걸 내서 눌러버리는 형태가 맞냐는 건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사망보험금, 30일부터 연금처럼 수령…내년 전 보험사로 확대

오는 30일부터 사망보험금을 생전 소득으로 유동화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그간 주요 생명보험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품 출시를 준비했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차 출시 유동화 대상 계약은 지난달말 기준 41만건, 가입금액은 23조1000억원이다.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는 23일 해당하는 계약을 보유한 소비자에게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24일까지 안내한다. 내년 1월2일까지 관련 상품을 보유한 전 생보사에서 상품을 출시하고, 7일전 소비자에게 안내도 이뤄진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은 약 75만9000건·35조4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행 초기에는 대면 고객센터와 영업점에서만 신청을 받는다. 55세 이상 전용 제도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보험사는 유동화 신청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비자가 선택한 유동화 비율 및 기간에 따른 지급금액 비교결과표를 제공한다.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하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성상 해약환급금이 많이 적립된 계약자가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고, 개인별 상황을 고려해 유동화 개시 시점과 수령 기간 등을 선택하면 된다. 금융위는 유동화 도중 필요한 경우 중단 또는 조기종료 신청도 가능하며, 이후 유동화 재신청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보험상품을 통해 노후대비를 지원할 수 있는 상품·제도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연금보험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톤틴·저해지 연금보험은 보험업계가 상품 세부 서식과 전산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서비스형의 경우 비단 유동화 금액을 서비스(헬스케어·간병·요양 등)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 '보험상품의 서비스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된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혁신금융서비스 등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금융네트웍스, 모니모 KB 통장 추가판매…연 최대 금리 4.0%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가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의 추가 판매를 개시했다. 22일 삼성금융네트웍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 통장의 80만좌 추가 가입이 가능토록 의결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와 KB국민은행의 협업으로 지난 4월 출시된 '모니모KB 통장'은 출시 60일만에 금융위원회의 승인 물량인 22만5000좌 완판을 달성한 바 있다. 개설은 모니모 앱에서만 가능하며, 지난 4월 이후 기준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기존과 동일하게 일 잔액 200만원까지 최대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시중의 1년만기 정기예금 상품 대비 1.5%포인트(p) 가량 높은 수준이다. '매일이자받기' 서비스를 통해 하루만 자금을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자유로운 입출금과 무료 송금서비스가 제공된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2022년 4월 모니모 론칭 이후 △마이데이터를 탑재한 통합자산관리 서비스 △주식 거래 서비스 △모니모페이 출시 등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관계자는 “조기 완판으로 가입하지 못하셨던 고객과 추가로 만나뵙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모니모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고객 만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생명보험협회,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 캠페인 동참

생명보험협회가 서울 경찰청이 주관하는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한다. 이는 '청소년을 노리는 불법 사이버 도박, 절대 이길 수 없는 사기범죄입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심각성·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하기 위해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22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김철주 회장은 정문철 KB라이프 사장의 지목을 받았고, 다음 주자로 한화생명과 보험개발원을 지목했다. 김 회장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 △금융보험·윤리 교육 △취약계층 자녀 멘토링 △디지털 문화교육 지원 등에 힘쓰고 있다. 이번 캠페인 참여를 계기로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과 홍보 활동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소년의 건전한 성장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직결된다"며 “생보업계는 앞으로도 청소년의 올바른 가치관 확립과 금융·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사회 안전망 역할을 더욱 견고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슈&인사이트] 성장-소비 선순환에 올라가는 자산 시장…그러나 무너지면?

미국 주식은 AI 산업 붐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 초창기 AI 산업을 이끈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금은 잠시 주춤거리지만 구글, 애플, AMD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과 전망으로 소위 순환매 장세를 이끌면서 시장 상승의 건전성을 더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다음 주 연준회의(FOMC)에서 최소 25bp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유동성 추가 공급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도 다음 주까지 해결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가장 문제가 되었던 관세정책은 관세부과의 타겟이었던 중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면서 이번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기간동안 두 정상간의 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협정을 방해하고 있는 희토류, 대두, 펜타닐 3대 문제가 해소되면서 미-중간 무역 협정이 타결될 거라는 희망이 시장에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코스피 역시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2017년 이후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킬 거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만의 ADATA 천리바이 회장은 “D램, 낸드플래시, 하드디스크(HDD)까지 4대 주요 메모리 제품이 동시에 부족한 건 30년 업력 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AI 고정 수요가 과거 3~4년 주기의 메모리 경기 순환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고 이번 호황기는 최소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을 중단한다고 예고한 DDR4 16Gb(기가바이트) 현물 가격은 석 달 새 약 44%나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413%) 넘게 뛰었다. DDR5 16G 제품 역시 1년 만에 약 83% 비싸졌다. 특히 DDR4 칩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하려는 고객이 줄을 서고 있는 상태다. 지금 자산 시장이 오르는 이유는 미국의 성장, 특히 AI 산업에 대한 기대를 머금고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성장이 흔들리더라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나와 유동성의 힘으로 자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기에 돈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올라버린 자산 가격으로 소비를 늘리니 소득 하위층의 소비가 줄고 있음에도 전체 소비가 양호하게 버텨주고 있다. 자산 가격의 상승이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성장으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올라버린 자산 가격이 소비 성장을 자극하니 또 자산 가격이 오르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주식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 전반이 어떤 충격을 받아 무너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가가 하락하면 소득 상위층의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소득 하위층의 소비는 초토화 되어있는데 상위층의 소비까지 줄어들면 전반적인 소비 위축의 민감도가 높아져 자산 가격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거다. 그렇다면 어떤 리스크가 자산 가격의 하락을 만들 수 있을까? 예상 외의 인플레이션, 국가 부채의 문제, 은행권의 신용 위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 미중간의 갈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관련 규제 등. 하지만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시장은 J.P Morgan의 다이먼 회장과 무디스 수석연구원 마크 잔디 등 유명 비관론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버블을 키워 가고 있다. 상승론자들은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돌아왔기에 앞으로 최소 2년간 자산 시장 상승은 이어질 거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가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용기 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항상 욕심과 두려움의 경계에 서 있다. 재무투자론 1장에 나오는 영원한 딜레마 두려움(Fear)과 욕심(Greed) 사이에서 투자자의 고민은 계속 이어질 거다. 최용

‘10·15 대책’ 후 건설株 ‘흔들’…예측보다 지표가 답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하 10·15대책) 발표 이후 건설·주택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관련주에 대해 예측 매수보다 지표 추세를 확인하며 한동안 숨 고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간 KRX건설지수는 1.91% 하락했다. KRX건설지수가 하락세를 맞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상승 가도를 달렸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4거래일 동안 4.56% 상승, KRX건설지수와 괴리율이 약 6.5%포인트(p)에 달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다. 건설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를 사실상 막았다. 동시에 조정대상지역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면서, 대출을 통한 신규 주택 매입이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정부 조치는 서울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의 누적된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와 글로벌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이 주택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전역이 처음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과거보다 강도가 높은 수요 억제책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당분간 투자 수요가 줄고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서울 집중과 지방 인구 감소 같은 구조적 요인이 여전한 만큼, 근본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9·7 공급 확대 방안의 실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는 별개로 수도권 정비사업에 의존해온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기반은 약화될 것으로 봤다. 대출 제한과 실거주 의무로 잠재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주택가격이 둔화되거나 하락할 경우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정비사업과 민간 개발사업의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규제 대상 지역이 전체 분양·입주 예정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나, 수도권 재개발과 재건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위권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매출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주요 건설사들이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 정비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왔기 때문이다. 지방 분양경기 부진과 수도권 외곽 미분양 현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10·15 대책 이후 주택주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매매가격 흐름으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건설 착공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공사비 부담, 즉 수익성 악화다. 결국 매매가격이 회복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환경이 마련되면 착공과 분양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빈 부지가 많은 경기 외곽과 주요 광역시가 회복의 첫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 이들 지역의 매매가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정부 대책의 직접적인 효과보다 심리적 요인이 시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측해서 주택주를 매수하기보다는 지표를 보고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경기 외곽 등 수도권과 광역시의 매매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한다면 주택주를 매수, 그렇지 못하다면 관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G화학, 행동주의 펀드 ‘디스카운트 해소’ 권고에 ↑

LG화학이 22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7분 현재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9.39% 뛴 3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 주가 저평가 상태가 심각하다며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 상위 10대 장기 주주이자 1%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21일(현지시간) “LG화학 주식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인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된 주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69조원(483억 달러) 규모의 가치 격차가 존재한다"며 고 밝혔다.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개선하고 주주 이익에 부합하도록 경영진 보상 제도를 개편 ▲수익률을 지향하는 강력한 자본 배분 체계를 시행 ▲회사가 보유한 상당량 LG엔솔 지분을 현물 대가로 활용해 가치 증진 효과가 우수한 자사주 매입을 실시 ▲기한을 두지 않는 장기적인 디스카운트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 등을 제시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보잉과 1억30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7분 기준 휴니드는 전 거래일보다 560원(6.91%) 오른 8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 상승은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보잉과 약 1억30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휴니드는 서울 ADEX 2025 현장에서 해당 계약에 대한 공식 발표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계약에는 H-47 전자전기식 패널 및 와이어 하네스 공급계약, F-15EX 전자전기식 패널 공급계약이 포함되며, 납품은 2026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자장사 비판 거세도…‘예대금리차’ 안 줄어드는 이유 [이슈+]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선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의 '이자장사'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동시에 가계대출 억제 기조도 강해지고 있어 현실적으로 예대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예대금리차는 올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1.48%p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47%p에서 소폭 확대된 수치이자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예대금리차는 지난 5월(1.37%p)과 6월(1.42%p) 이후 수개월째 상승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1.66%p로 가장 높고 신한은행이 1.50%p, KB국민·하나·우리은행이 각각 1.44%p, 1.43%p, 1.37%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간 벌어진 금리차를 줄이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5일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5~2.60% 수준이다. 지난달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월 취급 평균금리인 2.30~2.50% 대비 하단은 0.25%p, 상단은 0.1%p 가량 높아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신경쟁에 따른 부분적 인상에 그쳤고, 대출금리에 비하면 상승 폭이 작아 예대차 축소폭이 제한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은 이달 추가된 대출 규제로 인해 예대금리차 축소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6월 27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시작으로 지난 9월 7일 공급대책, 10월 15일 추가 부동산 대책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은행권은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을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금리를 높여 대출량을 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대출금리를 낮추지 않거나 소폭 높이는 방식으로 수요를 조절한 것이다. 특히 지난 6·27 대책 이후부터는 은행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와 금리가 모두 높아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5대 시중은행 신규 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36점이다. 지난 5월 중 신규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932.2점, KCB기준) 대비 3.8점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은 942.6점에서 950점으로 7.4점 올랐고, 마이너스통장대출은 956.6점에서 959점으로 올랐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상환능력이 좋은 고신용 차주의 금리를 낮게 책정한다. 신용리스크와 관리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용점수 평균이 높아졌음에도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금리는 연 3.942%에서 4.058%로, 신용대출 금리는 연 4.216%에서 4.328%로 각각 높아졌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이 수요억제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어서다. 은행의 총 공급량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묶이면서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대출금리 인하 여력은 더 줄어들고 있다. 스트레스 DSR 도입 등도 중저신용자의 대출 축소를 가져오면서 신규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정부가 주문한 '생산적 금융' 추진에 따라 은행권이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 자본비율 규제도 의식하면서 예대차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이 보수적으로 금리정책을 운영하면서 예대마진 방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정부가 이자장사에 대해 질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렵도록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비판에 대해 경청하지만 현재 규제상 현실적으로 개선이 어렵다"며 “향후 가계대출 규제 완화나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실질적 축소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도 지난 20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정부가 예대금리차에 대해 비판하지만 당국이 대출을 조이니 금융권이 줄이지 못하는 것"이라며 “집값을 잡기 위함이지만 시장을 억지로 누른다고 그대로 잡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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