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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8차 석유 최고가 ‘동결’ 왜?…3%대 물가·금리 인상 “조정 가능성도”

정부가 8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7차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 급등에 따라 최고가를 올릴 것이란 예상과 달랐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리터(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8차 최고가격은 4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6일 “최근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격화되는 등 중동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며 “3%대 물가 상승률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서민경제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 정세 긴장 속에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수가 다시 감소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으로 글로벌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7월 23일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 달러대까지 올랐고,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다만, 7월 평균으로는 배럴당 브렌트유 82 달러,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7 달러, 두바이유 75 달러 수준이다. 6월 평균(브렌트 84 달러, WTI 82 달러, 두바이 80 달러)과 비교하면 낮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국내 유가도 지난 달 27일 시행된 7차 최고가격 이후 계속 하락해 이달 23일 기준 리터당 휘발유 1871원, 경유 1856원 수준이다. 정부는 8차 최고가격 동결 배경으로 최근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서민 부담이 커진 점을 꼽았다. 6월 소비자물가는 3.2%로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기존 2.50%에서 2.75%로 올렸다. 물가 상승세와 함께 지난 2분기 예상을 웃돈 성장으로 8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중동 무력 충돌이 격화되자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향후 유가가 안정되면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하기로 했던 정부는 계획을 보류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상한선을 풀었다가 그동안 억제했던 가격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되면 물가가 급등할 수 있어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원래 계획에 따라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되 고유가와 고물가, 고금리 소위 '3고(高)'로 인한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종 동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제유가의 높은 변동성으로부터 민생 경제를 보호하고,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 생계형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동 상황에 따라 석유 최고가격제의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산업부는 “앞으로 국내외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면서 중동 정세, 석유 수급, 물가 및 민생부담, 수요 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민하고 유연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美 ‘강제노동’ 12.5%에 추가 관세 예고, 정부 “15% 안 넘길 것…미측 재확인”

미국의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에 따른 한국에 12.5% 관세 부과 결정에 정부는 양국 간 15% 상호관세 합의를 지킨다는 미국 측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강제노동에 이어 과잉생산 관련 관세도 예고되자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가 15%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총 3500억달러(약 518조원)의 대미 투자에 합의하면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15% 상호관세 합의 준수 의지를 확인한만큼 관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다고 봤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한국 등 46개 경제권에 대해 12.5%의 관세 부과를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 USTR은 과잉생산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추가 관세 부과가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산업계·관계기관 등과 협력해 미국의 301조 조사 절차에 적극 대응해왔다. 미측과도 양자협의 등을 통해 긴밀히 논의했다.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22일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회담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21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강제노동 12.5% 관세에 과잉생산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기존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총 관세율이 1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과잉생산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가 여전히 남아있어 향후 조사 과정에서도 적극 대응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도 기존 무역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며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기존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이익 균형을 끝까지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중동 불안’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요소 매점매석 금지 한달 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류세 인하가 9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 휘발유 15%, 경유와 부탄 25% 인하 폭이 그대로 유지된다. 차량용 요소수·요소의 매점매석 금지 조치도 한 달 더 연장된다. 다만, 의료용 주사기·주사침 판매량 제한 조치는 해제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상황이 격화되면서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유종별 인하 폭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휘발유는 리터(ℓ)당 122원 하락한 698원, 경유는 145원 내린 436원, 부탄은 51원 내린 152원이 각각 적용된다. 특히, 경유는 산업·물류 현장에 필수고, 부탄도 소형 트럭 등 서민 연료로 주로 쓰여 상대적으로 높은 인하 폭을 유지해 서민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차량용 요소수와 요소 매점매석 금지 조치도 8월 31일까지 1개월 연장된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망, 수입 원자재 차질 우려로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요소수·요소의 수입·제조·판매자는 전년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7일 이상 요소수·요소를 보관하는 것이 금지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요소 재고는 평시 수준을 확보했고, 중국의 수출 물량이 배정되면서 수입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동 불확실성으로 요소수·요소의 수급 상황을 보고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용 주사기·주사침의 판매량 제한은 해제된다. 주사기·주사침 보관량 기준도 '전년 대비 150% 초과'에서 '전년 대비 200% 초과'로 완화된다. 해당 조치는 다음 달 31일까지 적용된다. 현재 주사기·주사침 재고량이 충분하고 수급 상황이 안정적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에 따르면 주사기 재고량은 전년 대비 97% 수준으로 회복했고, 6월 말부터 주사기 제조업체의 재고량이 늘고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판매량 제한 해제를 통해 주사기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중동 전쟁 후 나프타 등 원료 수급 차질로 정부는 의료용 주사기·주사침의 매점매석을 금지해왔다. 해당 조치로 전년 대비 150% 초과 보관, 110% 초과 판매, 동일 구매처 100% 초과 판매 등이 금지됐다. 정부는 8차 석유 최고가격제도 이날 오후 7시 발표해 25일 0시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물가와 공급망 측면에서 애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대미투자 1호 “에너지 유력”…미국간 김정관 “막판 조율, 8∼9월 발표”

한미 양국 간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전력, 원전 등 에너지 분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을 찾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미 투자 논의가 막바지 단계로,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으로 전력 공급이 시급한 미국으로서는 신규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1500억 달러 규모로 투자, 조선협력센터 설립에 합의한 조선업 프로젝트(마스가·MASGA)도 유력 대미투자 사업 중 하나로 물망에 올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한 김 장관은 대미 투자 관련 “유리한 프로젝트가 에너지 분야라 생각하고 있고, 그런 프로젝트 중심으로 미국 측과 논의 중"이라며 “저희 입장에서도 캐시 플로(현금 흐름)가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프로젝트가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논의 상황은 거의 막바지 단계"라며 “중요한 이슈들에 대한 논의까지 잘 마무리하면 8월 말 또는 9월 일정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 두 달 내 대미 투자 1호가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며 8~9월경 투자 개시를 언급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이날부터 25일까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행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대미 투자와 통상 현안을 협의한다. 특히,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에너지 분야 투자에 대해 심도 있고 긴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관세 부담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 조건으로 조인트 팩트시트(JFS)를 통해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약 525조원) 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반도체·핵심광물·인공지능·바이오 등 전략산업에 2000억 달러, 조선업 분야 프로젝트(MASGA)에 1500억 달러 투자 내용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양국 간 이익 균형, 안정적 수익 등 '상업적 합리성'을 전략적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기준으로 내걸었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에너지 분야가 거론된 것도 미국의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전기 요금으로 안정적 투자금 회수가 가능해 상업적 합리성 요건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재 에너지 분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LNG 발전 사업,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5월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등에 한국 기업의 참여 여부를 논의했다. 미국은 향후 AI 데이터센터 설립 등으로 전력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 내 많은 원전 설비들이 노후화된 상태여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원전 재가동 방침과 함께 오는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짓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력 상황과 노후된 원전 시설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로서는 수백조원 이상 추산되는 미국의 신규 원전 시장이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원전과 함께 LNG 발전, SMR 사업도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일각에서는 1500억 달러 규모로 합의한 조선업도 유력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거론된다. 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고,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조선업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한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월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를 통해 조선협력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 함정과 국가안보용 다목적 선박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조선업을 “미국의 수요와 한국의 공급이 잘 맞는 프로젝트"로 언급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인트 팩트시트에 나온 수준에서 에너지, 조선업 등이 대미 투자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히는데 중요한 건 양국 실리와 투자 목적이 맞아야 한다"며 “대미 투자 합의한지 8개월 지났고, 한미전략투자공사도 설립돼 투자 논의도 진전이 있을 거고, 최종 조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방미 기간 중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부과될 새로운 관세 관련 러트닉 장관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가 24일 만료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의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항목으로 새로운 관세를 준비 중인데 강제노동 조사 완료 후 한국에 1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김 장관은 “이전에 합의한 15% 관세 상한은 지켜져야 하고, 미국 측도 양국의 이익 균형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그런 문제들도 잘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월덱스, 구미에 2600억 투자…반도체 부품 공장 신설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 월덱스가 구미국가5산업단지에 26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정용 부품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구미시가 유치한 첫 반도체 소재 분야 대규모 투자다. 구미시는 23일 오전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경상북도, ㈜월덱스와 제품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 배종식 월덱스 대표이사, 지역 경제단체장과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월덱스는 2030년까지 구미국가5산업단지에 총 2600억원을 투입해 실리콘 파츠 등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핵심 부품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 신규 고용 인원은 37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구미시는 이번 투자가 지역 청년 일자리 확대와 인구 유입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태계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덱스는 2000년 구미국가4산업단지에서 출발한 지역 향토기업이다. 반도체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 전극과 링을 생산하며 성장해 왔다. 최근 인공지능과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로 관련 부품의 공급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월덱스는 생산능력 확충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신규 투자를 검토해 왔다. 회사는 기존 사업장과의 연계성, 산업 인프라, 인력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구미에 다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6년간 축적된 지역 내 생산 기반과 행정·기업 간 신뢰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는 구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구미시는 그동안 기업 부지 확보와 신속한 인허가, 기반시설 확충 등을 통해 반도체 기업 유치에 주력해 왔다. 특히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이 수도권과 서남권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핵심 소부장 기업의 구미 재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투자가 실질적인 지역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와 협력업체 유치, 지역 대학·연구기관과의 기술 연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배종식 월덱스 대표이사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는 기업 성장의 기반이 돼 준 구미시였다"며 “신규 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부품 공급 체계를 완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월덱스의 대규모 투자는 반도체 기업이 구미의 산업 기반과 성장 가능성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월덱스의 공장 건립과 생산라인 구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인허가와 기반시설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반도체 특화단지 내 산·학·연 협력도 강화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구미를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8월 금리인상 카드 꺼내나”...2분기 韓경제 0.6% ‘깜짝 성장’

중동발 유가 충격에도 한국 경제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경제 전반을 떠받치면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민소득은 38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이 확인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0.2%)를 0.4%포인트 웃도는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 -0.1%까지 떨어졌던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8%로 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분기 3.8%, 2분기 3.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졌음을 보여줬다. 이번 성장의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2분기 들어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오르며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1.4% 늘었고,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은 2분기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내수 역시 같은 폭인 0.3%포인트 기여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가 재화와 서비스 소비 증가에 힘입어 0.4% 늘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가 확대되면서 0.2% 증가했지만, 토목 부진으로 건설투자는 0.2% 감소했다. 특히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 투자가 늘면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전 분기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2%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면서 1.1%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1.9%,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3% 감소했으며 농림어업도 재배업과 어업 부진으로 7.1% 줄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민소득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하며 198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생산 규모를 나타내는 GDP보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더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성장과 국민소득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다시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모두 살아있는 회의, 즉 '라이브 미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신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국내총소득(GDI),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주요 판단 지표로 제시했다. 특히 1분기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GDI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지는지를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날 발표된 통계에서 실질 GDI가 3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한은의 추가 긴축 판단을 뒷받침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금리 경로 전망도 조정되는 분위기다. 당초 7월 인상 이후 추가 인상 시점은 10월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 흐름이 확인되면서 8월 금통위에서 곧바로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삼성 19조원 올라탄 구미…휴머노이드로 ‘제2 애니콜 신화’ 쓴다

삼성전자, 구미 중심 로봇데이터팩토리·휴머노이드 양산 추진 삼성SDS AI데이터센터까지 가세…피지컬AI 제조거점 부상 구미시, 로봇 특화단지 지정·후속 투자 유치에 행정력 집중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휴대전화 '애니콜 신화'를 일궜던 구미가 이번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앞세워 미래 제조업의 중심도시를 노린다.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내놓은 19조원 규모 투자계획이 구체화하면서 구미의 산업 지형도 전자·모바일 중심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한 '피지컬AI'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22일 구미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지난 3일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구미지역에 19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제조혁신이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로봇 통합조직인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구미사업장을 중심으로 로봇데이터팩토리 구축과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AI 기반 생산공정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S의 AI데이터센터 구축계획까지 더해지면서 구미는 제조데이터 수집과 AI 학습, 생산현장 실증, 로봇 양산이 한 지역에서 연결되는 산업구조를 갖출 가능성이 커졌다. 단순히 로봇을 생산하는 공장을 넘어 AI가 현실의 기계와 설비를 제어하는 피지컬AI 제조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미시는 이번 투자를 지역 산업구조를 바꿀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전자·반도체 제조역량에 AI와 로봇을 결합하면 연구개발부터 실증, 생산까지 이어지는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는 삼성의 투자 발표 이전부터 로봇산업 기반을 단계적으로 다져왔다. 2023년 로봇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2024년에는 로봇산업 육성 로드맵을 수립해 '로봇도시 구미' 비전을 선포했다. 첨단산업국과 로봇 전담부서도 신설해 행정 지원체계를 갖췄다. 구미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로봇직업혁신센터에서는 산업현장에 투입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올해 문을 연 경북로봇플래그십 거점에서는 로봇기업과 연구기관이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현재 구미에는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설비,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업 50여 곳이 모여 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실행되면 기존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추가 유입도 기대된다. 제조업의 AI 전환도 병행되고 있다. 구미시는 AX실증산단 사업을 비롯해 총사업비 1989억원 규모의 13개 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이를 다시 로봇과 제조설비 운영에 활용하는 구조다. 시는 앞으로 로봇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삼성의 투자 일정과 사업 방향을 분석하고, 정부와 경상북도, 지역 대학·기업·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공동 대응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국가 연구개발사업 발굴과 제조현장 실증, 전문인력 양성, 삼성 협력업체 유치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삼성의 최초 투자에 머물지 않고 후속 투자와 연관기업 유치로 연결해야 실질적인 지역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가 산업통상부의 '로봇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연구개발과 기반시설, 기업 지원, 전문인력 양성을 패키지로 추진할 수 있다. 구미시는 삼성의 투자계획과 기존 로봇산업 기반을 특화단지 지정의 핵심 논리로 제시할 방침이다. 다만 대기업의 투자 발표가 곧바로 지역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계획을 실제 공장 건설과 일자리 창출, 지역기업의 공급망 진입으로 연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휴머노이드 산업은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형성도 초기 단계에 있다. 구미가 단순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으려면 핵심 기술과 연구인력, 데이터, 실증시설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과거 구미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모바일 생산시설 재편과 산업환경 변화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지역의 오랜 과제가 돼 왔다. 삼성의 19조원 투자는 구미에 다시 찾아온 기회다. 이번에는 휴대전화가 아니라 인간처럼 움직이고 판단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구미의 미래를 시험대에 올려놓게 됐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는 로봇산업을 위한 제도와 정책, 전문인력 양성, 기업 집적 기반을 꾸준히 준비해 온 도시"라며 “삼성의 휴머노이드 투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로봇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콜 신화를 만들었던 구미가 휴머노이드 시대에 제2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내 재산 얼마나 불었나”...가구당 순자산 6억3000만원 돌파

지난해 국내 자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부(富)가 큰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에 더해 국내외 증시 강세가 겹치면서 금융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함께 커지면서 국가 전체의 순자산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22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67조원(9.0%) 늘어난 규모다. 증가율은 전년(3.1%)의 약 세 배 수준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를 인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정됐다. 전년(2억5184만원)보다 9.1% 증가했다. 가구 기준 평균 순자산도 6억3427만원으로 1년 새 7.9% 늘었다. 가계 자산 확대는 금융자산이 이끌었다. 순금융자산은 3767조원으로 전년보다 674조원(21.8%) 증가하며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가 상승 영향으로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자산이 525조원 늘어 전년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현금·예금 역시 152조원 증가했고, 비금융자산도 주택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494조원(5.0%) 확대됐다.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식과 펀드 등 금융자산 비중이 커지면서 가계 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74.6%에서 지난해 말 71.9%로 낮아졌다. 반면 세부 구성에서는 주택이 50.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택 이외 비금융자산(23.0%), 현금·예금(18.9%), 보험·연금 등 기타 금융자산(13.3%), 지분증권·투자펀드(11.5%) 순으로 나타났다. 남민호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 B/S팀장은 “2024년에는 가계 주식 등 지분증권·투자펀드가 감소했지만 작년에는 코스피와 해외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자산이 증가했다"면서 “주택 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국제 비교에서는 국내 가계 순자산이 선진국과 격차를 보였다. 시장환율(2025년 평균 1422원/달러)을 적용하면 202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순자산은 19만3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기준 미국(51만4000달러), 호주(42만2000달러), 캐나다(29만7000달러)보다 낮지만 일본(17만2000달러)보다는 높았다. 가구당 순자산 역시 2025년 한국 기준 44만6000달러로, 2024년 기준 일본보다 높고 미국·호주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국가 전체의 순자산 증가세는 가계와 달리 크게 둔화됐다. 금융·비금융법인과 일반정부를 포함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531조원(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4년 증가율(5.0%)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비금융자산이 3.8% 증가했음에도 순금융자산이 326조원(-20.4%)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순금융자산 감소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금액이 커지면서 대외금융부채가 확대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국민순자산 증가 요인을 보면 자산 취득 등 거래 요인으로 319조원, 자산가격 변동 등 거래 외 요인으로 212조원이 각각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금융자산 순취득은 160조원 증가했지만,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가치가 급등하면서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해 증가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이익은 610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말 부동산 자산은 1경7836조원으로 1년 전보다 709조원(4.1%) 증가했다. 비금융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도 76.6%로 소폭 높아졌다. 주택 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8.0% 늘며 2021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증가분의 대부분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여수 1호’ 석화사업 7000억 투입, 수입 나프타 0% 관세…“중동발 원유 등 수급관리”

글로벌 공급 과잉 등 업황 부진에 허덕이는 석유화학(석화) '여수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금융·세제 등 7000억원 넘는 지원 패키지가 가동된다. 정부는 여천 NCC(나프타분해설비) 중심으로 한화솔루션·DL케미칼·롯데케미칼의 여수 사업을 통합하고, 2개 공장 폐쇄 등 생산설비를 감축하는 '여수 1호' 석화 사업재편을 본격화한다. 지난 2월 발표한 '대산 1호' 석화 산업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은 신속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7000억원 이상 지원 패키지를 마련, 석화 사업재편 시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을 통해 최대 4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사업재편 기간인 오는 2029년 말까지 협약채무 상환도 유예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사업재편 기업의 수입보험료를 최대 30% 할인하고, 2000억원 규모 수입자금 대출보증도 지원한다. 중동발 에너지 수급 안정과 기업들의 원가 절감을 위해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0%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 분할·합병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등록면허세도 75∼100% 감면한다. 설비가동 중단, 자산매각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 확대 등 법인세 부담도 덜어준다. 또, 원활한 사업재편 추진을 위해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 승계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여수는 8월까지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이후에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검토한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됨에 따라 정부는 원유, 나프타 등 수급안정조치를 유지하고, 공급망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중동 상황의 변화와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점검·대응하고, 추가 방안도 선제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유와 나프타의 경우 8월까지 전년 수준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나프타 파생상품 등 핵심 품목 재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건설업 부진이 심화되면서 건설공사 대금 체불과 불법 하도급을 막기 위한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이 구축된다. 정부는 현재 발주자와 원도급사, 하도급사, 근로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도급 구조에서 전자대금지급 시스템을 도입, 발주자가 공사대금과 임금을 직접 주는 체계로 개선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 운영도 조달청에서 건설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로 이관해 체불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공공뿐 아니라 민간 건설공사에도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기 위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AI데이터센터, 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국책연구기관 중심의 전담 연구지원단도 구성된다. 연구지원단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및 학계·산업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프로젝트별 기술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책 수립과 기업활동을 지원한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현장] 쿠팡·SKT 수천억 과징금?…“형벌적 제재, 절차적 정당성 필요”

최근 대형 플랫폼과 통신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과징금 부과가 잇따르는 가운데, 학계가 현행 과징금 제도의 법적 정당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행정법이론실무학회·정보통신정책학회·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는 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제재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개인정보 유출 등에 부과되는 과징금의 법적 성격과 절차적 정당성, 산정 기준 등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최근 플랫폼 기업 규제가 강화되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례가 잇따르면서 행정제재의 적정성과 법적 정당성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마련됐다. 특히 과징금이 행정법상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기업 활동과 국제 통상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논의가 집중됐다. 실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학술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올해 내부자 해킹으로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624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앞서 지난해 약 2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도 1347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반복적이거나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 제도가 도입돼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원우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은 필요하지만, 과징금이 수천억원 규모의 징벌적 제재로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형벌에 준하는 절차적 통제와 책임주의, 비례원칙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좋은 규제는 강한 규제가 아니라 공익 보호와 예측 가능성, 책임 원칙이 균형을 이루는 규제"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송시강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법률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의 위헌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과징금 제도의 헌법적 한계를 짚었다. 송 교수는 최근 과징금이 사실상 징벌적 제재로 기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법률유보원칙과 적법절차원칙, 재판청구권 측면에서 현행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과징금이 형사처벌에 준하는 성격을 갖게 된 만큼, 법관의 재판을 거치지 않는 행정제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요건도 보다 엄격하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률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 대심적 절차의 보장이 필요하거나 법관의 전권 심사에 의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징금의 절차적 정당성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어진 발제에서는 현행 과징금 산정 체계의 구조적 한계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과징금 산정 방식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경우 위반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부문의 매출까지 반영될 수 있는 데다, 외부 해킹 등 제3자의 행위가 개입된 사고에서 기업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오 국립창원대 법학과 교수는 '과징금의 본질 및 기능의 재구조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을 중심으로 현행 제도의 본질과 기능을 분석했다. 그는 부당이득이 발생하지 않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현행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유출된 사업자가 어떤 부당이득을 얻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매출액을 산정의 기초로 과징금을 부과하다 보니 사건의 본질과 현행 과징금 체계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킹의 경우 해커 행위를 사업자의 행위로 귀속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며 “단순히 의무 위반이 있고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기철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배 교수는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은 법적 성격이 다른 행위임에도 현행 제도는 이를 충분히 구분하지 않은 채 유출 결과를 중심으로 제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제도는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유출이라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부과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킹기법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과징금 규모만 지속적으로 키우는 방식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배 교수는 “오늘날 기술 수준과 해킹기법의 발전을 고려하면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킹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과징금 규모와 제재 수준만 계속 강화하는 방식이 개인정보 유출사고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현행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과징금 산정 기준을 합리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결과책임 중심의 규율체계를 행위자의 고의·과실과 책임 정도를 반영하는 자기책임 원칙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 주동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명지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해 행정제재의 정당성과 실효성,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의 개선 방향 등을 논의했다. 토론자들은 개인정보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제재의 비례성과 책임원칙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과징금 규모를 일률적으로 높이기보다 기업의 귀책 정도와 위반행위의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따져 제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제재 수준을 크게 높인다고 해서 문제의 원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데이터 활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적절히 내부화하되, 제재 역시 기업의 유인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적정 수준에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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