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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0일내 대금 지급·3조 이상 상생자금 확대…“6700개 협력사 혜택”

삼성 그룹이 협력사들에게 하도급 대금을 법정 기한보다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이 1차 협력사 대상으로 기존 60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해 대금을 주면, 1·2차 협력사들도 3차 협력사에게 30일 이내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3조5000억원 규모 상생 자금도 2·3차 협력사의 금융과 기술 등 지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과 1~3차 협력사 상생 협약 체결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삼성전자 포함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기획, 세메스 등 11개 계열사들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상생 협약을 통해 삼성과 거래 관계에 있는 6700여개 협력사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협약에 따라 삼성은 1차 협력사에게 마감 후 10일 이내 대금을 지급한다. 현금 결제 포함 지급 기한에 맞춰 대금이 자동으로 하도급 업체에게 이체되는 상생 결제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설·추석 명절 때도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또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 변동분도 선제적으로 대금에 연동해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1·2차 협력사들도 이하 하도급 업체들에게 마감 후 30일 이내로 대금 지급 기한을 앞당기기로 했다. 삼성은 이 같은 대금 지급 개선에 동참하는 협력사 대상으로 종합평가 시 가점 부여·등급 상향, 상생펀드 지원 규모·기간 확대 등 인센티브도 준다. 삼성이 약속했던 협력사 상생협력 지원도 1차뿐 아니라 2·3차 대상으로 확대된다. 현재 운영 중인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활용해 협력사들의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ESG 전환 등을 지원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발표한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계획 중 '2·3차 협력회사 지원 및 산업재해기금 조성'도 이번 협약에 포함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번 상생 협약의 주요 내용을 내년 초 체결할 협력사들과의 공정거래협약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공정거래협약은 대·중견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불공정행위 예방,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담은 협약을 1년 단위로 약정·이행하고, 공정위가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공정위도 이번 상생 협약을 이행한 기업 대상으로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 시 가점 부여, 중소기업 대상 하도급거래 모범업체 선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1·2차 협력사가 그 이하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금 지급 조건을 개선하면 상생의 성과가 협력사 전반으로 확산하게 될 것"이라며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약속에 2·3차 중소 협력사 지원 내용도 포함한 것은 대기업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재벌승계지도] 밑그림 완성한 CJ그룹, 이재현 회장 ‘결단’ 남았다

CJ그룹은 4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을 거의 다 그려놓은 상태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차세대 리더가 되기 위한 막바지 담금질 작업에 돌입했다. 지분 승계 측면에서는 대규모 증여세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CJ그룹 승계 작업은 별다른 변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이목은 이선호 실장이 누나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과 어떤 식으로 경영권 구도를 정리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 승계 준비 작업 가속도…2029년 우선주도 전환 CJ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CJ㈜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CJ㈜ 아래 식품·문화·물류 등 주요 사업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 회사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 최대 주주는 이재현 회장(42.07%)이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은 각각 3.20%, 1.47%의 지분을 들고 있다. CJ나눔재단, CJ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47.76%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도 13.40%에 이른다. 외부 자본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흔들기는 힘든 상황이다. CJ㈜는 계열사 지분도 충분히 보유한 편이다. CJ제일제당(40.94%), CJ푸드빌(84.22%), CJ올리브네트웍스(100%), CJ인베스트먼트(100%), CJ올리브영(51.15%), CJ ENM(40.07%), CJ CGV(50.90%), CJ프레시웨이(47.11%) 등이다. CJ제일제당 아래로는 CJ대한통운(40.16%), CJ씨푸드(46.26%), CJ바이오사이언스(61.95%) 등 다수의 식품 관련 자회사들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CJ ENM 산하에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주사 외에 CJ제일제당(0.43%), CJ푸드빌(2.25%), CJ프레시웨이(0.59%), CJ ENM(1.82%) 등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CJ그룹은 일찍부터 CJ㈜ 지분을 4세 경영인에게 넘기는 작업을 준비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환우선주 발행이다. 10년 뒤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CJ4우(전환)' 주식을 지난 2019년 3월 발행했다. 2029년이면 현재 CJ㈜ 주식을 보유한 이들의 지분율이 희석된다는 의미다. 총수 일가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을 활용해 후계자들의 지분 확보 비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한 푼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CJ㈜ 지분을 확보하도록 '전환우선주 카드'를 썼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4우(전환) 지분을 가장 많이 지닌 사람은 이선호 실장(29.13%)이다. 이경후 실장도 26.90%를 확보했다. 주식 수로 보면 이선호 실장은 보통주 93만2503주, 전환우선주 123만1390주를 소유했다. 이경후 실장은 각각 42만8088주, 113만6958주를 가졌다. 2029년 이후 전환이 모두 이뤄진다면 이선호 실장이 6.5%, 이경후 실장이 4.7% 안팎의 CJ㈜ 주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은 전환우선주를 매집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갈 경우 CJ㈜ 지분율은 36~37%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에서는 4세 경영인들이 지주사 주식을 일정 수준 확보한 이후 이재현 회장이 자신의 몫을 증여할 계획을 짤 것으로 본다. 24일 종가 기준 CJ㈜의 시가총액은 4조6800억원가량이다. 현재 이재현 회장 소유 지분 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하면 증여세가 1조원 정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 '실탄 마련' 핵심은 올리브영…IPO 또는 지주사와 합병 유력 CJ그룹은 4세 경영인들의 증여세 마련을 위한 '비밀병기'도 미리 준비했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 지분율이 높은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꾸준히 높여온 것이다. 올리브영은 국내 화장품 시장 및 유통망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지닌 브랜드다.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은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 주식 11.04%를 확보한 상태다. 이경후 실장은 4.21%를 지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5조8538억6878만원으로 전년(4조7934억7598만원) 대비 21.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93억0869만원에서 7328억2321만원으로 22.3% 뛰었다. 시장 지배력이 확고한데 성장성까지 겸비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7조~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이선호 실장의 경우 이 회사를 상장시킨 뒤 보유 자산을 모두 처분한다면 조 단위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CJ㈜나 CJ제일제당 등 사업보고서를 보면 임원 보수 지급 명단에서 이선호 실장 이름이 빠져 있다. 급여를 연간 5억원 이하로 받고 있다는 의미다. CJ㈜는 보통주 주당 3000원 안팎의 배당을 집행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의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보유 주식은 216만3893주다. 세전 기준 연간 65억원 가량 배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CJ올리브영 주식을 처분하는 게 가장 확실하게 '실탄'을 마련할 방법인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는 정부가 중복 상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대기업 계열사 IPO가 급격히 위축될 조짐이 보여 CJ그룹도 다른 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지주사인 CJ㈜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합병 비율을 적절히 산정할 경우 가장 손쉽게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총수 일가가 그동안 각종 사법리스크가 논란에 휩싸인 전례가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교통 정리'를 어떻게 할지다. 현재 그룹 주력 사업은 이선호 실장이, 문화·콘텐츠 관련 분야는 이경후 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CJ그룹 소유 및 경영 모든 측면에서 남매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CJ그룹 승계 구도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선명한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회장이 절대적인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후계자인 이선호 실장이 전환우선주와 올리브영 지분을 통해 차근차근 영향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증여세 재원 마련과 남매 간 역할 분담 정도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CJ그룹은 향후 4세 경영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소폭 개선”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산업 호황에 따른 반도체·전자 수출 호조와 중동전쟁 영향에 기업들의 내성이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47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0'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분기(76) 대비 4 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수출기업 지수가 70에서 86으로 16p 상승했다.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BSI가 기준선 100을 초과하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가 기준치 100을 넘겼다. 3분기 경기가 2분기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반도체는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113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100), 조선(95)이 그 뒤를 이었다. 전자·통신(93)과 전기장비(92)는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나란히 상승했다. 시멘트·레미콘·유리 등을 포함하는 비금속광물(61)은 장마철 건설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18p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유·석유화학(64)은 전분기 대비 8p 상승했으나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크게 위축됐던 대기업(88)과 중견기업(86) 심리는 3분기 들어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78에 그쳤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기업 경기전망이 호전되고 있으나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기조와 공급망 불안이 제조업 전반의 경영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환율 변동성 관리와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묵인되던 관행이 세금 폭탄으로…국세청, 법인 슈퍼카 겨누는 이유

지난 5월 28일, 국세청은 법인 소유 슈퍼 카의 사적 사용 및 관련 탈루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4년 8천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의무화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왜곡되면서 고가 법인 차량 등록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이 이번 기획 조사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차량 사적 사용 적발을 넘어 기업 자금 유출과 편법 증여 전반을 파헤치는 강도 높은 검증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이 타깃으로 삼은 19개 법인은 총 90대(약 300억 원 상당)의 고가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적발된 탈루 혐의 금액만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가장 빈번하게 적발되는 사례는 법인 명의로 초고가 슈퍼 카를 취득한 후 사주 일가의 '개인 전용차'로 전락시키는 경우다. 조사에서 법인 명의로 8억 원 상당의 슈퍼 카 3대를 취득해 골프장, 특급 호텔 방문 등에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드러났다. 또한, 사주 일가의 미술품, 명품 의류 구입은 물론 고급 단독주택의 인테리어 비용까지 법인 비용으로 전가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포착되었다.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하다 적발될 경우, 법인의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해 법인세가 추징되는 것은 기본이다. 더 큰 문제는 부인된 비용만큼 대표이사의 '상여'로 처분되어 막대한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까지 연쇄적으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백화점, 골프장, 피부과 등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결제 내역은 국세청의 PCI(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에 의해 즉각 이상 징후로 포착된다. 따라서 접대비나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더라도 실질적인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내부 증빙(품의서, 참석자 명단 등)을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 고가 법인 차량 세무조사 시 국세청 조사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교차 검증하는 자료가 바로 '업무용 승용차 운행 기록부(운행일지)'이다. 세법상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운행 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으면 연간 1,500만 원까지만 비용으로 인정된다. 빈틈없는 기록과 객관적인 업무 운행 사실 자료만이 실무적인 세무 리스크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 단순히 '업무용', '외근', '거래처 방문'이라고 뭉뚱그려 적는 것은 조사 시 허위 기록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방문처와 구체적인 업무 목적을 명확히 기재해야 함다. 국세청 조사 요원들은 운행일지 내용과 하이패스 통행 내역, 주차장 영수증, 법인카드 결제 위치(주유소, 식당 등), 나아가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까지 대조하여 모순점을 찾아낸다. 주말이나 공휴일 운행, 혹은 골프장, 주요 관광지, 사주 일가의 자택 인근 등 업무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장소로의 운행 내역은 조사관들의 1차 타깃이다. 불가피한 주말 업무나 휴일 접대였다면, 이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휴일 근무 품의서, 접대비 지출 결의서, 회의록 등의 증빙은 운행일지와 하나의 세트로 묶어 보관해야 한다. 연말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기억에 의존해 1년 치를 일괄 작성하는 관행은 매우 위험하다. 회사의 경영권을 쥔 사주가 거래 과정에 자녀 회사를 '끼워 넣어' 부당한 통행세 이익을 주거나, 법인 소유의 슈퍼 카를 사주 일가에게 헐값에 저가로 양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세금 탈루 유형이다. 심지어 배우자가 지배하는 특수관계 법인에 가상자산 채굴기 구입 대금 200억 원을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조세회피처의 페이퍼 컴퍼니에 허위 광고비를 지급해 막대한 자금을 국외로 빼돌려 은닉한 혐의를 있는 법인이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법인은 자녀나 배우자가 운영하는 특수관계 법인과의 거래, 혹은 법인 자산(차량, 부동산 등)의 매각 시 반드시 세법상 적정한 '시가'로 거래해야 힌디. 시가보다 낮게 팔거나 높게 사주는 행위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법인세가 엄격하게 추징된다.특히 가공의 광고비나 컨설팅비 명목의 외환 송금은 국세청 국제조사과의 집중 타깃이다. 조사에서 해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녀의 시기에 맞춰 3억 원대의 수입 스포츠카를 법인 명의로 사주거나, 자금 출처가 없는 미성년 자녀와 180억 원 상당의 빌딩을 공동 매입하면서 50억 원의 취득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례들이 적발되었다. 법인에 실제로 출근하지 않는 자녀에게 수억 원의 가공 인건비를 지급한 악의적 사례도 포함되어 있다.사주 자녀의 재산 취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자금 출처' 확보. 자녀 명의로 부동산이나 주식을 취득할 때는 객관적인 '소득 증빙'이 필수적이다. 법인에서 정당하게 급여나 배당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되, 실제 근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업무 일지나 사내 메일, 결재 명세 등을 반드시 남겨야 가공 인건비 논란과 증여세 추징을 피할 수 있다. 사전 증여로 부를 이전해야 한다면 편법을 동원하기보다, 합법적이고 정당한 플랜을 만들어 사전에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이 징벌적 가산세를 피하는 가장 장기적이고 안전한 절세 전략이다.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금융계좌 추적과 디지털 포렌식(문서 감정)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장부 조작이나 차명계좌를 이용한 고의적 조세 포탈이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금은 과거의 묵인되던 관행이 치명적인 리스크로 돌아오는 시대다. 당장이라도 기업의 회계 처리와 세무 신고 내역, 그리고 사주 일가의 자산 변동 내역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선제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kn@ekn.kr

10만톤급 국제 크루즈 첫 기항…서산 대산항, 동북아 관광항 도약 신호탄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 서산 대산항에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이 처음으로 기항하면서 동북아 해양관광 거점으로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중국 천진동방국제크루즈의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 '비지오(VISIO)호'가 지난 25일 중국 천진을 출발해 27일 대산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산항에서는 최근 3년간 코스타세레나호가 출항한 바 있지만, 해외에서 출발한 대형 국제 크루즈선이 대산항을 기항지로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항은 충남도와 서산시를 비롯해 대산지방해양수산청, 평택세관, 국립평택검역소 등 관계기관이 입출항과 검역, 통관 절차를 함께 지원하며 성사됐다. 비지오호를 타고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 1500여 명은 서산 해미읍성과 간월암 등 주요 관광지를 찾아 지역의 역사문화와 자연경관을 둘러봤다. 도는 이번 국제 크루즈선 기항을 계기로 대산항의 국제 관광항 기능을 강화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유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 기항은 충남도와 서산시,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이 힘을 모아 이뤄낸 성과"라며 “대산항이 동북아 해양관광의 중심 관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대기업별 교섭에 달라진 夏鬪 풍경, 노총이 안보인다…카카오도 교섭 평행선 속 ‘로그아웃데이’

카카오 노사가 성과급을 둘러싼 교섭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카카오 노조는 29일 조합원이 전일 연차·오프를 쓰는 '로그아웃데이'를 예정대로 강행한다. 창사 첫 파업(6월 10일)에 이은 2차 집단행동이다. 같은 날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원청 상대 총파업 방향 발표를 앞두고 있고, 민주노총은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투의 무게중심은 상급단체에서 개별 사업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예년 하투는 양대 노총이 깃발을 들고 임금 인상과 노동입법을 앞세운 정치 투쟁의 장이었다. 그러나 5월1일 노동절을 지나면서 전선의 주도권은 양대노총의 집회가 아니라 삼성전자·현대차·카카오 같은 단일 사업장 교섭 테이블로 넘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막판 타결과 카카오 창사 첫 파업, 현대차 파업권 확보가 모두 노동절 이후 한 달 반 사이에 몰렸다. 반도체 초호황이 불 지핀 사업장별 성과급 전쟁과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압박이 이번 하투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판을 바꾼 건 반도체였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9월 1일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떼 개인별 상한 없이 10년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법인세를 떼기 전 영업이익에 성과급을 고정하는 방식은 국내외에서 전례가 드물었다. 핵심은 산정 기준의 투명성이었다. 그간 성과급은 회사가 쥔 불투명한 지표로 정해졌지만, 하이닉스 합의는 '영업이익의 10%'라는 외부에서 검증 가능한 숫자를 못박았다. 이 단순한 규칙이 동종 업계 직원들의 기대치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불씨는 곧장 삼성전자로 옮겨붙었다. '왜 하이닉스만큼 못 받느냐'는 불만이 터지면서 노조 가입에 봇물이 터졌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조합원은 지난해 9월 6300명에서 올해 4월 7만6000명으로 열 배 넘게 불었다. 국내 직원이 13만명임을 감안하면 절반을 넘어섰다. 여기에 실적이 기름을 부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10년간 지급하라는 안을 내걸었다. 사측은 산정식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경제적부가가치(EVA) 연동을 고수하며 맞섰고, 3월18일 노조는 조합원 93.1%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사는 파업을 한 시간 반 앞둔 5월20일에야 막판 타결했다. 노조는 영업이익 연동·상한 폐지·10년 유지를 얻었고, 사측은 일정 실적을 넘길 때만 적용하되 현금 대신 매각이 제한된 주식으로 준다는 단서를 달았다. 올해 실적이 예상대로 나오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평균 5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받게 된다. '영업이익 N%'라는 표준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표준이 생기면서 완성차 업계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다. 노사 주장의 차이가 커 중노위가 25일 조정안을 내지 않고 조정중지를 결정하면서, 노조는 전날 찬반투표 가결에 이어 파업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도 3차례 부분파업 끝에 타결된 터라 2년 연속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 한국지엠(GM) 노조도 1인당 약 3000만원 성과급 지급과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등을 담은 요구안을 내걸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86.5%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조는 지난 26일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파업권을 확보한다. 완성차의 성과급 요구는 반도체와 달리 매년 임단협의 단골 의제였지만, 올해는 '영업이익·순이익의 몇 %'라는 반도체발 셈법을 가져오면서 요구 수위가 한층 올라갔다. 카카오는 노동운동의 무풍지대로 여겨지던 빅테크가 가세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지난 10일 첫 부분 파업에는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했고, 본사 약 1000명, 5개 법인 약 1500명이 함께했다. 29일 로그아웃데이는 전일 연차·오프를 쓰며 사내 시스템에서도 로그아웃하는 방식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이던 1차보다 수위가 높다. 본사 조합원 약 2500명에 계열사를 더하면 참여 대상은 최대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인 1000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경영 부담을 들어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수조원대 투자 실패와 경영 판단의 책임을 묻는 한편 정리해고 중단과 고용 안정도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파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강화한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10일 시행된 뒤, 하청노조가 원청을 직접 상대하는 첫 파업이 임박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8개 지역에서 원청교섭 쟁의 찬반투표를 마쳤다. 이들은 법 시행 후 포스코·에쓰오일·고려아연·SK에너지 등 발주사와 종합건설사 10여 곳에 교섭을 요구했고 지방·중앙노동위원회도 잇따라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상당수가 교섭 공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한화오션 하청업체인 웰리브 노조도 중노위가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뒤 교섭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난 2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금속노조는 24일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제철에 하청 교섭을 촉구하며 정의선 회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은 윤석열 정부때인 재작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노란봉투법은 2023년 말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한 차례 폐기됐다가 이재명 정부가 노동 분야 1호 국정과제로 재추진해 시행시켰고, 노정협의회도 복원됐다. 다만 이재명 정부는 친노동 성향이지만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 경고와 5월 김민석 국무총리의 긴급조정권 검토 공식화, 파업 8시간 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직접 중재로 이어지며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엔 직접 제동을 걸었다. 이처럼 올해 하투는 양대노총의 정치 구호 대신 대기업 사업장별 성과급 셈법과 노란봉투법이라는 실리적·제도적 동인이 현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반도체·자동차·IT로 이어지는 성과급 전선과 플랜트·조선업계를 중심으로 한 원·하청 교섭 전선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노동계의 하반기 전선은 예년과 다른 다변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3高 악재’ 하반기 경제 전망…정부 낙관에 “성장 0.1%p 그쳐”

올 하반기 한국 경제는 반도체 호황 속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다. 동시에 내수 회복과 성장률 상승 효과로 이어지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대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합의에도 재봉쇄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 파괴된 생산시설 복구와 공급망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 치솟는 물가에 고환율, 하반기 예상되는 금리 인상은 성장률 반등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한 불은 껐지만 잔불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경제 상황을 이같이 비유했다. ◇ 정부, 하반기 성장률 상향 조정 예고…종전 후 성장 '제한적' 정부는 종전 합의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종전 합의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해소된 것으로 하반기 전망으론 나쁠 것이 없다"며 “국제유가가 계속 낮아져 하반기 물가 부담도 상쇄되면 올 초 정부 전망치 2%에서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경부는 7월 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할 예정인데, 올해 성장률을 당초 2.0%에서 2% 중후반대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최근 기자들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확실한 개방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국제유가가 80달러 초반대로 떨어진 것은 굉장히 좋은 사인"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잇따른 성장률 상향 조정 움직임도 정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은 2%에서 2.6%로 올려 잡았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에서 2.6%로 무려 0.9%포인트(p) 끌어올렸다. 모두 중동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전 합의가 당장 하반기 성장률 상승 효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훼손된 생산시설 복구와 유가 안정, 공급망 회복까지 수개월에서 최대 2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서다. 한은도 종전 협상 타결 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상승 기여도는 0.1%p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종전 후에도 시설 파괴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80~90 달러 이상 고유가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0.1%p란 성장률 인상 효과를 보듯 향후 중동 상황에 따라 국내 미치는 영향이 가변적이라서 매우 제한적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도 “사실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말고는 회복세를 실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2%대 이상 성장률 전망도 작년 1%에 그쳤던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高' 리스크…7차 석유 최고가격 시행 “당분간 유지" 종전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에도 올 하반기 고물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유가 하락분이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또, 석유류 등 급등한 에너지 가격은 생산자물가와 수입 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실제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3.1% 오르며 처음 3%대를 넘어섰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4월 21.9%, 5월 24.2% 등 상승 폭이 커지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한은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2.2%에서 2.7%로, 내년 2%에서 2.3%로 각각 올려 잡았다. 유가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곧바로 물가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물가안정목표를 점검하며 “에너지 공급망이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해 기름값을 누르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도 당분간 유지된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7차 석유 최고가격을 이전보다 리터(ℓ)당 150원씩 내리기로 했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인하됐다. 중동 정세 안정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국제유가 90달러 이하 안정화 등 정부가 내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려워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종전 합의 후 실제 바뀐 게 없어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이르다"며 “종료 여부는 석유의 시장 공급가 차이가 최대한 줄어 물가 충격이 최소화되고, 민생 부담 경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도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7차 최고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정세, 국내외 유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상황 변화에 따라 4주 조정주기를 탄력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종료 여지도 남겼다. 최근 1500원 안팎에서 널뛰는 원·달러 환율도 하반기 내수 회복과 물가 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은 완화됐지만 전쟁 후유증에 안전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쏠리고, 외국인 자금 유출도 지속돼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다시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단가 인하 효과도 상쇄돼 국내 기업들은 수입 비용에 물류비 상승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고물가·고환율은 하반기 금리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통화당국은 긴축 정책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신 한은 총재는 5월 말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성장·환율 등으로 봤을 때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쟁점은 언제,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올리느냐"라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 한은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고물가·고환율에 고금리까지 겹치면 이자 비용이 커져 내수 위축, 서민 부담 등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하반기 고용 부진·반도체 쏠림 걸림돌…“중동 재건 사업은 기회" 정부는 지속되는 청년 고용난과 함께 일자리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감소 등을 하반기 성장의 위험 요소로 꼽았다. 중동 전쟁의 여파가 고용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기 변화는 시차를 두고 후행적으로 고용에 반영된다. 강기룡 차관보는 “5월 취업자가 4만명 줄어 올해 들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제조업 일자리도 14만개 감소해 고용 부진은 우려스런 대목"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달리 고용 감소세는 부정적 요소로 하반기에는 청년 뉴딜 정책, 양극화 해소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산업과 고용 양극화를 야기하는 반도체 쏠림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신 성장 동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송영관 KDI 위원은 “하반기 경제는 반도체 호황으로 주식시장의 지나친 기대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어 정부는 코스피 급락에 대비 위험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금리 인상 후 부동산 쏠림에 따른 버블 위험 등 한쪽 쏠림 현상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반도체 호황이 식었을 때 이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AI와 빅데이터, 항공우주 등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종전 후 중동의 재건 사업 참여, 공급망 리스크 대응에 대한 정책적 주문도 나왔다. 김정식 교수는 “전후 복구 과정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 하반기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중동에 편중된 공급망 다변화, 경제 안보 품목의 안정적 확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李대통령 “팔란티어와 경쟁할 韓 기업 만들자”…10조원 펀드 조성

정부가 2030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한국형 팔란티어' 5곳과 매출 1000억원 이상 신안보 혁신기업 50곳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형 벤처캐피털 '한국형 인큐텔(IQT)'을 설립하고, 향후 5년간 최대 1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성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중소벤처기업부·국방부·우주항공청 등 관계부처와 중소중견기업, 민간 전문가 60여 명이 참석한 '미래 신(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육성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K-방산은 대기업 중심의 하드웨어 무기체계에 편중돼 있고, 경직된 조달 구조로 인해 민간 혁신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며 “전통적인 방산 강국을 넘어 글로벌 신안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안보는 전통적인 재래식 군사력이 아니라 국방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우주항공, 사이버 보안, 양자 통신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안보 역량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국 팔란티어가 대표적인 신안보 기업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기업가치가 480조 원에 이르는 미국의 팔란티어나 26조 원에 이르는 독일의 헬싱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혁신 기업을 우리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신안보 혁신기업'이란 표현을 처음 꺼낸 것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로, 기존 '방위산업' 틀을 넘어 신성장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은 올해 글로벌 무기 수출 시장 점유율 6.0%로 세계 4강에 진입했지만, 업력 10년 이내 스타트업 비중은 3%에 불과해 혁신기업 생태계 조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안보 혁신기업을 3단계로 발굴·지원한다. 전략분야 기술·경험을 보유한 기업은 '우수기업 Pool'에 등록하고, 기업가치 300억원 이상이면서 소요 기술역량을 갖춘 기업은 '후보기업'으로,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이면서 민군 겸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혁신기업'으로 지정한다. 조달 기간 단축을 위한 신속 조달체계도 마련한다. 기존 무기체계는 소요 기획부터 전력화까지 7~10년이 걸렸는데, 국방 분야에는 첨단 무기체계의 최초 배치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이는 '첨단기술형 획득제도'를 신설한다. 우주항공 등 비국방 분야에는 혁신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신속하게 계약·구매할 수 있는 '혁신촉진형 계약제도'를 도입한다. 아울러 신안보 전용 'OTA형 연구개발' 제도를 마련해 기업당 최대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OTA는 미국의 일부 연방기관이 혁신기술과 제품을 빠르게 계약·실증·구매할 수 있도록 한 특례 계약 제도다. 신안보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한국형 인큐텔(IQT)'도 설립한다. 인큐텔은 미국 CIA가 정부예산 100%로 1999년 설립한 비영리 벤처캐피털로, 유망 안보 기술기업에 투자하고 정부기관 구매를 연결하는 조직이다. 팔란티어는 인큐텔이 투자해 키운 대표적 기업이다. 한국형 인큐텔은 한국벤처투자 자회사 형태로 설립되며, 한국벤처투자와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기관이 공동 출자한다. 2027년까지 중기부와 방사청이 총 500억원을 조성하고, 이후 4년간 매년 재원을 추가로 확보해 초기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다. 모태펀드 출자 펀드와 방산 정책펀드 등을 합쳐 1조원 이상 규모 펀드도 조성한다. 이와 별도로 신안보 기술특화 자산운용사인 '한국 전략기술 파트너스(가칭)'를 설립해 향후 5년간 미래 원천기술과 주력 산업 핵심기술의 연구개발(R&D) 및 사업화 등에 최대 1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 국방부는 '50만 드론전사 양성' 프로젝트로 교육용 상용드론을 2026년 1만1000여 대, 이후 매년 1만7000여 대씩 도입해 총 6만 대 규모의 공공 수요를 직접 창출한다. 한국형 저가형 자폭드론 'K-LUCAS'는 2027년 시제기 시범 운영에 들어가며, 실증전담부대는 현재 1곳에서 2026년까지 9개로 확대하고 혁신랩도 구축한다. '2026 대한민국 드론공방전'을 처음 열어 드론·대드론 기술의 실증·인증 기회도 넓힌다. AI 분야에서는 한국군 특화 AI 운영체계 'K-메이븐'과 국방 특화 AI 모델, 국방 월드모델 개발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은 러-우 전쟁에서 스타링크가 전장 통신을 맡은 사례를 들어 우주를 '신안보의 중심'으로 규정했다. 'K-문샷 프로젝트' 내 우주데이터센터 핵심기술을 개발해 위성 데이터 처리·저장 시장을 선점하고, 국가 위성정보 공개 플랫폼을 구축해 스타트업의 활용 기반도 마련한다. AI 무인기와 전기·하이브리드 추진 수직이착륙 항공기도 자체 개발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를 꾸리고 중소벤처기업부 내에는 전담 추진단을 설치한다. 국가계약법령 개정과 국방첨단전력사업법 제정도 함께 추진된다. 이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 드론, 로봇, 인공위성, 네트워크 등 민간의 최첨단 혁신 기술은 국가 안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열쇠가 됐다"며 “기술 우위가 곧 안보 우위"라고 말했다. 이어 “신안보 시장은 대한민국 혁신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새로운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안보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7차 석유최고가격 150원씩 내린다…“4주 적용”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ℓ)당 150원씩 내리기로 했다. 정유사 공급 상한가는 6차 대비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정부는 향후 주유소 기름값도 리터당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7차 최고가격은 27일 0시부터 4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6일 “'민생 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에 맞춰 국내 석유가격 안정과 국민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국제유가 하락분을 선제적으로 반영, 7차 최고가격을 전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후 국제유가가 70~80달러대로 하락한 추세를 시장 가격에 미리 적용해 석유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5달러로 전쟁 직전(72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72달러, 두바이유는 64달러까지 하락하며 70달러 수준을 밑돌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종전 MOU 합의 후,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사례가 증가하는 등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 초·중반까지 하락했고,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6월 초 대비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3월 27일부터 시행한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1차(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이후 3차부터 6차까지 가격을 동결하면서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의 상한가가 석 달가량 유지돼 왔다. 정부는 7차 최고가를 150원씩 내리면 최근 2000원 초반대의 주유소 가격도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부는 정유사들의 기존 유류 재고가 소진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주유소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까지 다소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더라도 국내 기름값 하락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정유 업계로서는 유가 하락 전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 유류를 소진할 때까지 기존 최고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분을 미리 반영해 최고가를 내린 이유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최고가격 하락을 국민들이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존 재고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주유소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비자 단체와 공공기관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범부처 시장점검단'이 고강도 현장 점검을 실시해 주유소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고,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분간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도 재확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류 소비자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7차 최고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정세, 국내외 유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상황 변화에 따라 4주 조정주기를 탄력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종료 여지도 남겼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한미, 1500억달러 조선협력투자 시동…“美 시장 진출 발판”

1500억 달러(232조원) 규모 한미 간 조선협력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최근 출범한 한미전략투자공사(KUIC)와 정책금융기관, 국내 조선 3사는 25일 한미 조선 협력 투자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관련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미국 조선업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금융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업무협약에는 정책금융기관으로 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함께했다. 조선 3사는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기관 상호 간 정보 교류와 사업 기회 발굴, 정책금융 지원 등을 추진한다. 수출입은행이 간사를 맡아 대내외 소통과 사업 추진 현황을 관리한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미국이 맺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 중 1500억 달러 규모 조선협력 투자를 보다 구체화하기 마련됐다. 조선협력 투자는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다. 조선협력 투자로 생기는 수익은 한국 기업 몫이 된다. 앞서 지난 18일 3500억달러 규모 한미 전략투자의 전담기구인 한미전략투자공사가 공식 출범했다. 미국 조선업 재건 목적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한국 조선사의 기술력을 토대로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해 “조선협력 투자는 대미 투자와 함께 한미 전략투자의 양대 축"이라며 “대형 조선사부터 중소 조선사·기자재 협력업체까지 우리 조선 생태계 전체가 새로운 일감과 시장을 얻는 호혜적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적시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개별 기업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과 초기 투자의 불확실성을 함께 나누어 질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박동일 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장도 “이날 협약식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마중물이자 우리 조선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책 금융기관들 간 원활한 공조를 통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미전략투자공사와 정책금융기관, 민간금융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필요한 금융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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