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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체인지] 증시는 앞서가고 경제는 멈췄다… 코스피 6000의 조건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넘어섰다. 다음 고개는 6000일까, 아니면 숨 고르기일까. 증시는 늘 미래를 앞서 달리지만, 지금 한국 경제의 현재 시제는 결코 밝지 않다. 수출 대기업의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내수와 민생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영하권이다. 주가는 질주하는데 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는 환호와 함께 불편한 질문을 동시에 던진다. 이 상승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그리고 누구를 위한 상승인가. 코스피 5000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1980년 지수 100에서 출발한 한국 자본시장은 반세기 동안 제조업을 축으로 성장해 왔다. 고도성장기에는 건설과 철강이 국가 성장을 떠받쳤고, 중국의 고속 성장기에는 조선·해운·중후장대 산업이 수혜를 입었다. 코로나 이후 유동성이 풀리자 배터리와 바이오, 플랫폼 기업이 각광받았고, 최근의 급등은 AI 반도체와 로봇 기술, 방산 산업이 이끌었다. 코스피의 궤적은 곧 한국 산업의 진화 과정이었다. 그러나 지수는 늘 평균을 말할 뿐, 현실의 균열을 모두 보여주지는 않는다. 코스피가 5000에 도달하는 동안 상장 종목의 절반 이상은 오르지 못했다. 소수 초대형주의 상승이 지수를 끌어올렸고, 다수 기업은 제자리걸음이거나 후퇴했다. 수출 대기업은 환율 효과로 웃지만, 내수 기업은 매출 감소와 인건비·금융비용 부담에 시달린다. 성장률은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250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고 해외 증시로 향했다. 국내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이 같은 괴리는 해외에서도 반복돼 왔다. 미국은 팬데믹 이후 나스닥과 S&P500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기술주 주가는 폭등했지만 주거비와 의료비, 교육비 부담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갉아먹었다. 일본은 최근 증시가 30년 만에 활황을 맞았지만, 지방 상권은 여전히 침체돼 있고 실질 임금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자사주 소각은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생산성 낮은 기업을 과감히 정리하지 못한 한계가 남아 있다. 유럽 역시 금융 완화로 자산 가격은 방어했지만, 경직된 노동시장과 느린 산업 전환 탓에 성장 동력이 약해진 국가들이 적지 않다. 이 해외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증시는 정책과 유동성에 반응해 오를 수 있지만, 실물 경제는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코스피 6000, 7000을 이야기하려면 '다음 테마'보다 '다음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이 시장에 남아 자원을 소모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이른바 좀비 기업의 연명은 단기적 고용 안정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산업의 자본과 인력을 빼앗는다. 동시에 AI·바이오·차세대 에너지 같은 미래 산업에서는 규제를 줄이고,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연구개발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혁신이 쌓인다. 노동시장 역시 산업 전환의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 이동은 유연하게, 안전망은 두텁게 설계해야 한다. 한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옮길 수 있어야 구조조정이 곧 사회적 충격이 되지 않는다. 공공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효율과 책임이 뒷받침되지 않는 재정 지출은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기업 역시 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 친화적 경영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배당과 투자, 성장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될 때 증시는 실물 경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코스피 5000은 도착점이 아니라 시험대다. 숫자만 앞서가면 언젠가는 멈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상승이 아니라 더 단단한 토대다. 주가 상승이 고용과 소득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소비와 투자로 되돌아오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을 때, 코스피의 다음 숫자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구조 개혁은 언제나 고통스럽고, 그래서 늘 미뤄진다. 그러나 증시가 강할 때야말로 개혁의 정치적·사회적 비용을 분산시킬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코스피 5000이라는 호황의 순간을 놓친다면, 다음 조정 국면에서는 선택지가 훨씬 줄어든다. 지금의 상승을 '운'으로 흘려보낼 것인지, 아니면 경제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만들 것인지가 향후 10년 한국 증시의 경로를 결정할 것이다.

[단독]설계도서 무시한 태양광 모듈 구매…목포시 수산식품 수출단지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

목포=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목포시가 발주한 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사업에서 태양광발전설비를 설계도서와 다르게 하향 사양으로 계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정 업체에 유리한 계약 구조가 사전에 형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총 8억5000만원 규모의 태양광 설비 계약 과정에서 설계 변경 절차는 지켜지지 않았고, 감리단과 발주 부서가 이를 사실상 묵인하거나 주도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업의 설계도서는 태양광 모듈 최대출력이 550와트(WP)로 명시돼 있다. 시방서 역시 공급 여건 변화로 사양을 변경할 경우 '동등 이상 제품'에 한해 감리원 승인 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계약된 제품은 설계 기준보다 낮은 500와트급 모듈로 확인됐다. 공식적인 설계 변경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 계약 전환의 출발점은 '조달 사정'이었다. 목포시 회계과는 설계서에 명시된 550와트급 모듈이 나라장터 우수·혁신제품으로 등록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수산산업과에 통보했다. 이후 수산산업과는 감리단에 시장 조사를 요청했고, 감리단은 3개 업체의 견적을 비교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목포시가 최종 선택한 업체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D사였다. 해당 모듈은 설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계약 대상이 됐고, 공교롭게도 '우수제품'이 아닌 '혁신제품'으로 등록된 제품이었다. 목포시는 혁신제품 구매 실적과 예산 절감을 이유로 계약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회계과는 “혁신제품 구매 목표 달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고려했고, 감리단의 검토 자료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설계도서를 사실상 무력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설계자는 이번 계약이 자신의 설계 취지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태양광 설비 설계자 A씨는 “2~3년 전 설계 당시 조달 계약 만료나 생산 중단 가능성을 고려해 550~600와트 등 상향 대체가 가능하도록 동등 이상의 성능을 전제로 설계했다"며 “설계 용량보다 낮은 제품으로 내려가는 하향 변경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번 계약을 정당화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명백한 절차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기기술사는 “설계도서에 '동등 이상'이라고 명시돼 있다면 최소한 같은 용량 이상의 제품이어야 한다"며 “550와트 설계를 500와트로 낮추는 것은 명백한 하향 변경으로, 설계자 검토와 공식 설계 변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리는 설계를 변경할 권한이 없는데, 특정 업체 제품을 전제로 보고서를 구성했다면 권한 남용이자 특혜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계약 후 설계 변경은 행정 절차를 거꾸로 밟는 것"이라며 “설계 변경은 계약 이전에 이뤄져야 하며, 사후 조정은 위법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결과적으로 특정 업체 제품에 맞춰 설계 기준이 사후 조정된 것과 다르지 않다"며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책임감리단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특정 업체 제품 사양이 사실상 그대로 반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보고서 자체가 특정 업체만 납품할 수 있도록 짜였을 수 있어, 감리단이 중립적 관리 역할을 벗어났다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수산산업과는 “공사 지연을 막기 위해 감리단 검토를 거쳐 계약을 진행했고, 사후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달 초 감리단에 새로 참가한 책임감리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발주처에 보고했다"며 “제품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자재 변경 논란을 넘어 △설계도서 무시 △설계자 배제 △감리 권한 남용 △특정 업체 중심 계약 △혁신제품 명분을 앞세운 행정 편의 등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트럼프 관세 인상 발표에 靑 대책회의…“美 설명 아직”

청와대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세부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의 대미 전략투자특별법 상정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게시하였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현재 캐나다에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조속히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한ㆍ미 간) 무역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목재, 제약 및 기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입법부가 해당 무역 합의를 법제화하지 않은 점을 들어, 관세 인상을 재개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국회의 후속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합의 이행 미흡, 나아가 합의 파기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14일 서명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서,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6일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다. 미국도 같은 해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상한을 15%로 설정하고,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이후 관세협상 내용이 조약이 아니라 국회 비준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최정호 전 차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익산-새만금 공동 유치 제안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최정호의 익산여지도 프로젝트'의 제7호 정책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익산-새만금 공동 유치'를 제안했다. 최 전 차관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도내 일부 정치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을 공식 제안하면서 국가 반도체 산업 입지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클러스터를 익산에 유치하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익산의 경우 △교통 요충지로서 준수도권급 접근성 확보 △새만금과 연계한 대규모 전력망, 해상풍력, 영농형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활용 △용담댐 기반 안정적인 용수 확보 △신속한 공단 조성 가능 △우수한 정주·교육 여건 등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새만금과 익산이 하나의 경제특구로 지정되어야 한다"며 “새만금-익산 경제특구는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을 활용한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전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를 강조하고 있다"며 “익산은 '지산지소' 실현이 가능한 최적의 입지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익산-새만금 이전은 수도권 반도체 과밀 해소라는 국가 과제에 부합한다"며 “첨단 전략산업의 기능 분산이라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실행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은 전력·에너지·탄소 규제 대응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익산은 재생에너지 활용 및 RE100 대응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피력했다. 최 전 차관은 “클러스터 공동 유치를 통해 '새만금-익산 반도체·에너지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는 에너지는 지역에서 만들고, 첨단산업은 그 에너지를 지역에서 쓰는 완결형 산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팹(공장),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테스트), 기술 실험용 소규모 팹 등을 전략적으로 분산 배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익산은 에너지와 기술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반도체 팹'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익산-새만금 공동 유치를 위해 전북자치도와 익산시가 추진단을 가동하고, 도내 정치권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역사회가 역량을 모아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차관은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통해 △지역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산업 고도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청년 인구 유입 △지역 내 생산 유발과 세수 증대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익산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가균형발전, 에너지 전환, 미래 반도체 산업 발전에 부합하는 기능 분산형 국가 전략 선택지"라며 “저 역시 유치 활동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홍문수 기자 gkje725@ekn.kr

트럼프 “한미 상호관세 25%로 인상…국회가 합의 미이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 합의를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직접적인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한·미 무역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와 목재, 제약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모든 무역 협정에서 합의에 따라 신속히 관세를 인하해 왔다"며 “교역 상대국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관세를 낮출 경우 상대국도 같은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관세 조정과 직결시키는 전략을 취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배경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 모두에 유익한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고, 2025년 10월 29일 내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해당 조건을 재확인했다"며 “그런데도 한국 국회는 왜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해 7월과 10월,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미 전략적 무역 및 투자 협정'에 합의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13일에는 정상 간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 팩트시트도 공개됐다. 양국은 같은 달 14일 서명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서, 관련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6일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발의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4일 관보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이를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기획] 벼랑 끝에 선 포항 철강산업 (2)

협력업체 고용 위축·조용한 구조조정… 포항 경제의 균열 청년은 떠나고 상권은 멈췄다… 철강 침체의 도시 확산 월급날 사라진 활기, 늘어나는 공실… 체감경기 '빙하기' ​ 포항 철강산업의 위기는 생산 지표에만 머물지 않는다. 공장 가동률 저하와 투자 축소는 곧바로 고용 불안과 인구 유출, 상권 침체로 이어진다. 2회차에서는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 지역경제가 어떤 균열을 겪고 있는지, 노동자·소상공인·지역사회의 목소리를 통해 살펴본다. 글싣는순서 1:꺼져가는 용광로, 흔들리는 도시 2:일감은 줄고 사람은 떠난다… 지역경제에 번지는 침묵의 위기 3:탄소중립과 산업전환… 포항은 다시 설 수 있을까 ​ 포항=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예전엔 월급날이면 식당 줄이 길었어요. 요즘은 저녁 장사를 접을지 고민할 정도입니다." 포항 남구 제철단지 인근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한 자영업자의 말이다. 철강산업 경기 둔화의 여파가 더 이상 공장 내부에 머물지 않고, 협력업체 고용과 지역 상권, 주민들의 일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협력업체 일감 감소…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고용 위축 포항 철강산업은 대기업 제철소를 중심으로 설비 유지·보수, 부품 제작, 물류, 용역 등 다양한 협력업체들이 맞물린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생산 조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협력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현장 반응이 잇따른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보다는 계약직 축소, 신규 채용 보류, 근무시간 조정 등 비교적 완만한 방식의 인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공식 통계에는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고용 불안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한 협력업체 근로자는 “야근이 줄어든 대신 소득도 함께 줄었다"며 “당장 해고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 불안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 청년층 이탈 우려… 산업 구조 한계 지적도 철강산업 침체는 인구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특히 지역 내 청년층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가 줄어들 경우, 지역에 머물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항의 한 대학 졸업 예정자는 “예전에는 포항 취업이 비교적 안정적인 선택지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을 먼저 고려하는 분위기"라며 “철강 외에 선택 가능한 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 자체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도시 전반의 지속 가능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상권·부동산까지 영향… 체감 경기 둔화 포항 남구 일대 상권은 철강산업 경기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공실이 늘고, 임대료를 낮춰도 세입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상인들 사이에서 나온다. 부동산 시장 역시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상가 분양 시장도 신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지역 업계의 전언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산업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라며 “뚜렷한 회복 신호가 없을 경우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철강 이후' 대비 부족… 구조적 과제 남아 전문가들은 포항의 상황을 단일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 경기 변동기에 겪는 구조적 어려움으로 보고 있다. 성장기에는 도시 전반이 함께 확대됐지만, 하강 국면에서는 충격 역시 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여전히 지역의 핵심 축인 것은 분명하지만,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위험 분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기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철강산업 경기 둔화가 협력업체 고용과 지역 상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소상공인과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어려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 안정과 청년층 정착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인 만큼, 관계 기관과 협력해 일자리 유지와 산업 다각화, 청년 일자리 확충 등 중장기적인 지역 경제 체질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작년 수출 첫 7000억달러 시대…반도체 비중 25%로 견인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했다. 관세청이 26일 발표한 '수출입 통계로 본 2025년 대한민국'에 따르면 작년 수출은 7049억달러(약 1020조원)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수입은 6318억달러로 보합세를 보였고, 무역수지는 777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1753억달러로 전년 대비 21.9% 늘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체 수출의 24.7%를 차지했는데 2위 품목인 승용차(685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반도체는 수입에서도 775억달러를 기록하며 원유를 제치고 최대 수입 품목에 올랐다.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이 수출입 구조 전반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승용차는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으로 수출이 늘며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반면 철강제품과 석유제품 수출은 각각 4.5%, 9.4% 감소했다. 반도체·승용차·철강·석유제품·선박 등 5대 품목은 전체 수출의 51.7%를 차지했다. 수출 시장은 뚜렷한 다변화 흐름을 보였다. 수출 대상국은 210개국으로 이 가운데 121개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수출 1·2위 지역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1.7%, 3.8% 감소했지만, EU와 베트남, 대만으로의 수출이 각각 3.0%, 7.6%, 44.4% 늘며 감소분을 상쇄했다. 특히 동남아 수출은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덤핑’ 중국산 PET 필름 관세율 대폭 인상

정부가 디스플레이 보호필름과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중국산 페트(PET) 필름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적용 세율을 인상한다. 재정경제부는 현재 덤핑방지관세를 부과 중인 중국산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필름을 재심사한 결과 2개 공급업체에 적용 세율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정부는 2023년 5월부터 중국산 PET 필름에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해 왔으나 2개 공급업체는 최근 수입량과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빠르게 시정해 국내 산업 교란을 막고 우리 기업을 덤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반덤핑관세가 부과되던 물품을 중간에 재심사해 적용세율을 인상한 것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반덤핑 협정 도입 이후 이번이 최초다. 재심사란 덤핑방지조치 시행 이후 내용 변경이 필요한 충분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다시 심사해 조치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캉훼이 및 관계사는 현행 세율 2.2%에서 7.31%로, 천진완화 및 그 기업의 제품을 수출하는 자는 현행 3.84%에서 대폭 높아진 36.98% 세율을 각각 적용받게 된다. 재경부는 “앞으로도 급변하고 있는 국제통상 여건을 감안해 국내에 저가 유입되는 수입 물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선제적인 조치를 해 우리 기업과 산업을 적극 보호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신년 맞이’ 경기도 공삼일샵, 최대 30% 할인기획전 진행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기도주식회사는 경기도 사회적경제제품 온라인몰인 공삼일샵(031#)에서 26일부터 내달 28일까지 '2026 새해맞이 기획전'을 펼친다. 기획전은 공삼일샵에 입점한 80여개 업체의 400여개 상품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기간 내 구매액 중 20%(최대 2만원 한도)를 할인한다. 공삼일샵 온라인몰 '알림받기'를 설정한 고객에게는 설맞이 상품에 대한 10%(최대 1만원 한도) 중복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마지막으로 구매객 대상 우수 리뷰를 남겨준 고객 5명을 추첨해 네이버 포인트 3000포인트도 지급할 계획이다. 공삼일샵(031#)은 경기도 사회적경제 쇼핑몰의 새로운 이름으로 2024년 첫선을 보였다. 경기도주식회사는 공삼일샵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도내 사회적경제제품 생산기업(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과 공정무역기업 등 안정된 판로를 지원 중이다. 할인 가격, 기획전 관련 세부 사항은 공삼일샵(031#) 온라인몰(smartstore.naver.com/seg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재준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새롭게 시작된 2026년을 맞아 고객의 착한 소비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할인 기획전을 진행하게 됐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기획]외국인 계절근로자,전국 모범 지자체 청도군을 가다(1)

고령화 농촌, 해마다 반복되는 일손 공백 “사람 없으면 농사도 없다"…현장의 절박함 외국인 계절근로자, 청도군의 선택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맞물리며 농번기마다 반복되는 농촌 인력난은 농업 기반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 본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의 전국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청도군을 중심으로, 제도의 도입 배경과 운영 실태, 향후 과제를 짚는 3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청도=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청도군 농촌에서는 해마다 농번기가 다가오면 같은 고민이 되풀이돼 왔다. 수확철을 앞두고 일손을 구하지 못해 작업 일정이 밀리고, 결국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인건비는 올랐지만 정작 일할 사람은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 같은 인력난은 청도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촌 고령화와 청년 인구 유출이 맞물리며 전국 농촌 지역이 공통으로 겪는 구조적 위기다. 청도군의 농업 종사자 다수는 이미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노동 강도가 높은 수확기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 “농번기마다 발만 동동" 청도군 각북면에서 과수 농사를 짓는 한 농업인은 “예전에는 이웃끼리 품앗이로 버텼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어렵다"며 “사람이 없으면 농사 자체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농번기 인력 부족으로 인한 수확 지연과 작업 차질은 해마다 반복돼 왔다.외부 인력을 구하려 해도 농번기에 단기간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기존의 일용직 인력 알선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 ◇임시 처방 넘어선 제도적 해법 모색 청도군은 이 같은 상황을 단순한 인력 수급 문제로 보지 않았다.농촌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임시방편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군이 선택한 대안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일정 기간 동안 합법적으로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농번기 집중적인 인력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불법체류 우려를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 '받기만 하는 제도' 아닌 지자체 주도 운영 청도군은 제도 도입 초기부터 단순히 배정 인원을 받아 농가에 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났다. 농가 수요를 사전에 조사하고, 숙소와 근무 여건을 점검하는 등 운영 전반에 군이 직접 관여했다. 또 송출국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근로자 선발 과정부터 관리에 나서며 제도의 안정성을 높였다. 근로자와 농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안내와 교육을 통해 현장 혼선을 줄이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농가의 체감도를 높였다. 청도군 한 농가는 “사람을 언제, 몇 명이나 쓸 수 있는지 미리 알 수 있어 농사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농촌 현장에 스며든 변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청도군 농촌 현장에 점차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농번기 인력 확보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면서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물론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언어와 문화 차이, 숙소와 생활 여건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청도군의 선택은 농촌 인력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고, 제도적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이제 청도군 농촌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제도가 지속 가능한 농촌 인력 정책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운영과 제도 개선에 달려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단순히 인원을 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가 수요 조사부터 숙소·근무 여건 점검까지 군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체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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