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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쏘아올린 2%대 물가, 4월부터 더 오른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국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4월부터 물가 상승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전쟁 장기화로 유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물가 상승 압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기 종전이 되더라도 이미 오른 유가는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세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2%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9.9%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두바이유의 배럴당 월평균 가격은 2월 68.4달러에서 3월 128.5달러로 87.9% 급등했다. 상세 지표를 보면, 경유(17%), 등유(10.5%), 휘발유(8%) 등 주요 유종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다만,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상한을 정하면서 국내 기름값의 오름세가 일부 억제된 것으로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달부터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본격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처는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상향 조정으로 국제 항공료가 오르면 소비자 물가 전반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주마다 조정되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지난달 27일부터 유종 가격이 210원씩 인상됐는데,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통상 국제 유가 변동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정부 역시 국제유가 변동성이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 2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4월 이후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큰 폭 상승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물가 상승 압력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이 끝나더라도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63달러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KIEP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쟁이 조기에 종료될 경우 에너지 시설 피해 복구 지연으로 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43% 높은 배럴당 90달러 가량 추산됐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전쟁이 장기화되면 세계 원유 생산량이 10% 감소해 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86% 오른 배럴당 117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송하윤 KIEP 국제거시팀 부연구위원은 “수입 에너지 비용 증가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순수입국의 물가·경상수지에 상당한 압력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국제기구들도 중동사태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려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7%로 0.9%p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4월 발표 예정인 세계 경제 전망에서 중동 전쟁과 고유가 국면을 반영해 물가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IMF는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세계 인플레이션율은 0.4% 상승한다"고 밝혔다. 댄 카츠 IMF 수석부총재는 지난달 2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물가상승률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대비, 공산품, 가공식품 등 생활 밀접 품목을 물가 특별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일일 가격을 조사할 계획이다. 송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공급 차질이 생겼다는 뉴스 후 0.12%p 상승했다"며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경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단독] 군납셔츠 만들다 ‘파산위기’…중소기업 울린 조달청 ‘관례’

군납셔츠(컴뱃셔츠)를 납품하던 영세 중소기업인 '캠프리본'이 조달청과의 분쟁으로 20억원 가까이 피해를 입고 폐업 위기에 몰렸다. 원단 검사 과정에서 검사기관 변경과 관련한 공문이나 계약서 변경이 없었음에도 공급 지연에 대한 책임을 업체에게만 묻고 있다는 것이 캠프리본의 주장이다. 소송을 피하기 위한 조정기구인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가 업체 손을 들어줬음에도 조달청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분쟁은 민사소송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군납셔츠 납품 절차상 업체는 사전에 검사기관으로부터 원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으면 셔츠를 생산해 수요처인 육군 군수사령부에 납품하는 구조다. 총 계약금액을 낙찰받은 뒤 여러 차례에 걸쳐서 분할 납품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입수해 확인한 계약서에는 “시험성적서는 공인된 시험기관으로부터 발급된 것을 우선 적용하고, 공인된 시험기관의 시험이 불가한 경우 자체(제조회사) 시험성적서로 대체 할 수 있으며, 공인된 시험기관 시험이 불가한 것은 계약상대자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여기서 공인된 시험기관은 한국인정기구(KOLAS) 등록 시험기관을 말한다. KOLAS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조직이다. 법령 및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 정한 국제기준에 따라 조직, 자원, 프로세스, 품질시스템의 공신력을 인정한다. 시험기관과 검사기관 등 적합성 평가기관을 국제기준으로 평가하는 만큼 KOLAS 인정을 받으면 국제기준과도 부합한다. 킴프리본은 해당 계약을 3차례에 걸쳐 수주했으며 1·2차분은 적기에 납품을 완료했다. 문제는 기관 간 업무이관에 따라 지난 2022년 6월분부터 검사기관이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조달청은 품질인증검사를 KOTITI시험연구원, KATRI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세 곳 중 한 곳에 맡기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했다. 업체는 계약조건에 없는 내용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업무상 관례"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품질인증검사 기관 변경과 관련한 공문도, 계약서 변경도 없었다. 이전까지 문제없이 납품해오던 원단이 불합격을 받자 업체는 이에 의문을 가지고 조달청이 제시한 나머지 두 기관을 포함한 KOLAS 등록 기관 네 곳에 시험의뢰를 했다. 결과는 모두 합격이었다. 캠프리본은 조달청에 재검사를 요구했지만 조달청은 원칙을 내세워 거절했다. 전체 원단으로 검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이유였다. 업체는 잔존 원단이나 완성품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원단 성질은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과거에도 완성품을 대상으로 국방기술연구원 시험을 통과해 납품한 사례가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검사기관 이관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규정에 따르면 일부 사항에서 불합격이 나왔을 경우 감액을 조건으로 납품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캠프리본은 육군 군수사에 감액납품 승인을 청원했다. 군수사는 “4개 검사기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업체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청은 끝내 재검사를 수용하지 않았고 업체가 시험 방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사이 납품이 지연됐다. 조달청은 납품 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 보증금을 국고로 귀속시켰다. 동시에 조달청은 업체에 지체상금 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캠프리본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재검사 기회를 달라는 것과 지체상금을 감액 또는 면제해달라는 취지였다. 국가계약분쟁조정제도는 소송 전 단계에서 분쟁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결하려는 대체적분쟁해결제도(ADR)다.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조정 성립시 재판상 화해 효력을 갖는다. 위원회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소속이다. 조달청은 모든 지체의 책임이 업체에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업체가 조달청 답변을 받지 못해 지체상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조달청은 감액 검토 요청과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을 회신했다고 반박했다. 위원회는 캠프리본 손을 들어줬다.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른 결론이었다. 기획재정부는 “계약보증금의 국고 귀속은 계약의 불이행을, 지체상금은 계약의 지체이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계약 해지가 이뤄져 보증금을 이미 국가로 귀속했다면 지체상금을 별도로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조달청은 이의를 제기했고 조정은 결렬됐다.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체는 이의제기 사유도 모른채 조정이 결렬돼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이의제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조달청 관계자는 “소송 진행 중인 사안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캠프리본은 지체상금과 받지 못한 납품대금 등을 합하면 20억원 가량 자금이 묶여 있다. 한때 70명을 고용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이 걸려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이 그때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경영계, 줄소송 ‘고발 리스크’ 우려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 폐지를 추진하자 경영계에 '사법 리스크' 비상이 걸렸다. 중대재해처벌법, 상법 개정 등으로 가뜩이나 기업활동에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전속고발권 폐지 움직임 소식이 전해지자 경영계에 민·형사 고발 루트가 다양해진데 따른 사법 리스크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전속고발권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건에 대해 오직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특권을 뜻한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고발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정수 이상 집단이 고발하면 공정거래 관련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바꾼다는 취지다. 다만, 경제부처 등 일부의 반대로 이날 국무회의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이같은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이 나온 이유는 공정위가 기업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사건을 덮는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배경 탓이다. 대기업의 갑질로 중소기업이 망하더라도 공정위가 고발을 안 하면 검찰 수사가 아예 안 되는 상황이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공정위에 집중돼 있던 관련 고발 권한이 대폭 분산되는 쪽으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정위가 독점하다 보니 사건을 덮어버릴 권한도 가졌다"며 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대통령과 주무부처가 같은 지향점을 두고 있는 만큼 공정거래법 제정 때부터 46년간 이어진 전속고발권의 폐지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영계는 공정위 전속고발권이 없어질 경우 '줄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인들도 고발권을 가지면 부작용이 엄청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경쟁사가 악의적인 고발을 남발하거나 노조 등 사회단체들이 기업을 압박할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며 걱정한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유일하게 경쟁법 전반에 걸쳐 형벌 조항을 두고 있다는 점도 재조명받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형벌 규정 자체가 없거나 카르텔에 한정해 적용하고 있다. 전속고발권 개편 논의와 함께 형사처벌 범위에 대한 검토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법체계에 고발권이 이미 분산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에는 '의무고발요청제'가 도입돼 있다는 주장이다. 이 제도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검찰총장, 감사원장 등은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 중기부는 최근 야놀자, 여기어때 등이 입점업체에 피해를 입혔다며 고발요청권을 행사한 바 있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전속고발권 개편은 기업활동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최근 중동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수사·소송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충분한 공론화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계가 고발권 확대를 걱정하는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된 것도 '고발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배임죄 고발 문턱이 사라진 상황에서 기존 민사로 진행되던 소송이 형사로 발전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전속고발권 폐지까지 맞물리면 주주들이 힘을 모아 회사 또는 경영진을 압박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행동주의펀드 등의 활동 반경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아니면 말고'식 소송이 남발되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속고발권 폐지에 경영계 의견 수렴을 통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원강수 원주시장, “AI 대전환 국비 140억 확보… ‘공공 GPU 센터’ 구축”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시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국비 140억 원을 확보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업을 통해 원주를 디지털 헬스케어와 바이오 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7년까지 총 23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지역 산업의 인공지능(AI) 전환과 고도화를 목표로 △공공 GPU 인프라 구축 △AI 기술 실증 △전문 인재 양성 등 3대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원주에는 강원도 최초로 '산업용 공공 GPU 센터'가 구축된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연산 인프라를 지자체가 직접 구축해 지역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억 원에 달하는 장비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의료기기 제조와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맞춤형 AI기술 실증'지원으로 AI 기술을 실제 생산 공정에 적용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제품 개발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 생산 효율 개선 등으로 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원주미래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강원테크노파크, 지역 대학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무형 AI 인재 양성'도 병행한다. 특히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엔비디아 기반 교육센터와 연계해 지역 내 인재 양성과 기업 수요를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제조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헬스케어와 바이오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원강수 시장은 “AI 기반 산업 전환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선점하고 지역 경제 체질을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며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 시장은 시정브리핑에서 “올해 1분기 원주시 인구가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기록하며 감소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밝혔다. 원주시에 따르면 1월 302명, 2월 173명, 3월 231명이 늘어 1분기 총 706명 증가를 기록했으며, 이는 최근 3년간 3월마다 감소했던 흐름과 대비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 인구는 약 36만6194명으로 전년 대비 최대 3000명 증가가 예상되며, 시는 이를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분석했다. 원 시장은 “인구는 도시의 경쟁력"이라며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통해 인구 유입과 경제 성장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김병헌의 체인지] 호르무즈 위기와 트럼프 정치의 비용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를 상대로 정치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미국 유권자를 상대로 정치한다. 문제는 정치의 파장이 국경을 넘는다는 데 있다. 그 비용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가 나눠서 치른다는 대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일, 트럼프의 대 이란 발언은 그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식의 경고를 했고, 동시에 호르무즈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관계 있는 나라들이 해결하라"고 출구 카드를 던졌다. 압박은 극단으로, 책임은 분산으로. 강하게 치고 빠지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그 여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순간부터 세계는 즉각 반응했다. 유가는 요동치고, 해상 운임은 치솟으며, 금융시장은 불안정해졌다. 그 순간 세계경제는 이미 전쟁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은 지금 시대의 특징을 정확히 보여준다. 전쟁은 더 이상 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에너지, 물류, 금융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충격으로 확산된다는 사실을. 더 중요한 대목은 이런 방식의 선택이 왜 반복되는가이다. 답은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에 있다. 그는 외교를 관계가 아니라 거래로 본다. 동맹도, 분쟁도 결국 비용과 이익의 계산인 것이다. 복잡한 국제 질서는 그의 방식 안에서는 단순한 구조로 재편된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상대는 반응하고, 그 반응을 다시 협상으로 연결하는 공식이다. 여기에 쇼맨십이 결합된다. 우리는 관세 문제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 그의 발언 하나, 이미지 하나가 곧 정치다. 다만 모든 메시지는 미국 국민을 향한다. 국제 무대는 미국 내 정치의 연장선일 뿐이다. 이 과정이 웬지 낯설지 않아 보인다. 대문호 헤밍웨이 작품 노인과 바다에서의 노인이 떠오른다. 늙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다. 물고기를 놓지 않으며 끝까지 버틴다. 트럼프 역시 그렇다. 밀어붙이고, 버티고, 물러서지 않는다. 물론 결정적인 차이는 있다. 노인의 싸움은 인간 존엄을 위한 것이었고,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가 있었다. 반면 트럼프의 싸움은 철저하게 자기 이익과 연관된 결과가 중심이다. 그 결과는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충격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세계는 점점 트럼프 주연의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한국에서도 방영되어 호평을 받은 미국 기업드라마 석셰션(Succession)이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 권력은 거래로 움직이고, 동맹은 언제든 깨진다. 미국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지만 지금 세계의 상황처럼 결코 절대적이지는 않다. 중국은 조용히 계산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이란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판을 흔들려한다. 한국은 중심은 아니지만 빠지면 안 되는 위치, 단지 트럼프에 '중요한 나라'이기만 한 셈이다. 동시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나라다. 실제 그 충격은 한국에 가장 먼저 도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소나기가 아닌 폭풍우로 지금은 전시상황"이라는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유가 상승은 곧바로 물가와 산업 비용으로 이어진다. 해상 물류가 흔들리고 수출이 영향을 받는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환율과 자본 흐름을 자극한다. 한국에서 이 세 가지 축이 동시에 흔들린 적이 있었나? 지금 한국이 그렇다. 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지지만 경제적 후폭풍은 우리 국민의 일상으로 무섭게 스며들고 있다. 한술더 떠 트럼프의 출구 전략마저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호르무즈는 이해관계 국가가 해결하라"는 발언은 '나는 몰라'라는 책임의 외주화다. 압박을 통해 멋대로 판을 흔들고, 이후의 안정은 다른 국가에 맡기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 규칙이 아니라 힘이 기준이 되는 순간, 누구도 예측 가능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답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안보 축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애매한 위치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동시에 에너지와 금융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략 비축, 공급선 다변화, 시장 안정 장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진짜 해법은 더 깊은 곳에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중요한 나라'에 머물러서만은 안 된다. '대체 불가능한 나라'로 가야 한다.반도체, 배터리, 조선, 방산과 같은 산업이 출발점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필요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 충격 속에서도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시장도 재배치해야 한다. 단순한 다변화가 아니라 구조적 재편이다.지금도 실감하고 있듯이 우리는 무엇보다 에너지가 중요하다.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에서, 비싸더라도 끊기지 않는 에너지로… 앞으로의 생존 기준이다. 에너지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안보다. 지금 세계는 한 개인의 정치 스타일이 얼마나 큰 파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선택은 미국 내부 정치에서 출발했지만, 여파는 세계 경제를 흔들고 한국의 현실을 무섭게 압박한다. 이 흐름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전략은 더욱 단순해진다. 줄타기가 아니다. 눈치 보는 것도 아니다. 우리를 빼면 게임이 돌아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는 최상의 생존 방식이 될 것이다.

중견기업 “2분기 경기 부정적”…美관세·중동전쟁 영향 지속

중견기업들은 체감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최근 발생한 대외 변수 때문에 올해 상반기 수출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가 82.8로 집계돼 직전 분기 대비 0.7포인트(p) 상승했다. 100보다 크면 다음 분기에 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77.0으로 1.0p 증가하며 상승 전환했다. 특히 1차금속·금속가공 업종이 6.3p 상승한 74.4를 기록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비제조업 부문은 0.5p 오른 88.1로 조사됐다. 건설 업종이 80.4로 12.5p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수출 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수출전망지수는 전분기 대비 1.4p 하락한 89.9로 집계됐다. 제조업 부문에서 2.9p 감소한 89.4을 기록했고, 비제조업은 1.2p 오른 90.8로 나왔다. 중견련 관계자는 “미국 연방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혼란, 중동 분쟁으로 인한 자원 수급 불안정 등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대가 제조업 부문 수출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내수전망지수는 1.3p 오른 86.9로 조사됐다. 2.0p 하락한 비제조업(87.9)과 달리 제조업 분야(85.9)에서 5.0p 상승했다. 1차금속·금속가공 업종(85.3)이 14.3p 상승하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생산전망지수와 영업이익전망지수는 각각 84.0과 88.8로 전분기 대비 3.8p, 2.3p 상승했다.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급격한 대외 여건 악화에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기록한 중견기업계의 경기 인식을 산업 경쟁력 강화의 돌파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위기경보 ‘경계’…정부, ‘비축유 맞교환’에 ‘생활필수품 생산’ 명령도

2일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정유사에 비축유를 먼저 제공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를 시행한다. 비닐 등 생활필수품 부족에 대비해 제조 기업에 품목 생산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산 원유를 포함한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4월 대체 물량이 현재 5000만 배럴 내외로 판단된다"며 “5월 물량도 변동은 있지만 상당한 물량이 확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축유 스와프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로 격상된 것은 지난 18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된 지 불과 2주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위험이 커지면서 원유 도입에 비상이 걸린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고, 나프타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산업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자원안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산업부는 위기경보 격상의 주요 배경에 대해 “지난달 초 호르무즈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에 들어온 뒤로,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지역에 발이 묶인 국내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7척, 총 1400만배럴 규모로 파악됐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도 조달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면서 산업 전반에 영향이 가사회되기 시작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여기에 친이란 무장세력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선언으로 홍해도 봉쇄될 위험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원유 대체 수송로였던 홍해가 막히면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현지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5월 두 달간 '비축유 스와프'를 운영해 원유 수급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정유사가 확보한 대체 도입 물량을 전제로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해당 물량이 국내에 도착하면 이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의 도입 차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또 해외 공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물량도 확보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특히 미국산 원유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실장은 “정부 비축유 중 중동산 비중이 높지만 2000만 배럴 이상 확보돼 있어 6월까지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기업들이 얼마나 대체 물량을 확보하느냐, 중동 사태가 언제 정리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비닐봉투·수액제 포장재 등 생활필수품과 보건·의료제품의 공급 차질도 막기 위해 민간 기업에 필수품 생산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천재지변, 긴급한 재정·경제상의 위기로 물가 급등, 공급 부족 등의 현상이 나타날 때 정부가 민간 기업에 물품 생산을 명령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때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필수품 생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원유와 함께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망 관리도 강화된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7일 나프타를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한 뒤 기업의 생산과 도입, 판매, 재고 등 모든 사항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정부는 고위급 등의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원유·나프타 대체 수입선 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인도 상공부 장관을 만나 나프타 수입 긴급 확대를 요청했다. 대체 공급선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받지 않는 중동 국가를 비롯해 미국, 카자흐스탄, 그리스, 알제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영향이 6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국산 원유 도입을 포함해 다양한 에너지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GH, 공사채 31조 확보…“더 많고 더 빠른 공급” 주택정책 엔진 본격 가동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사채 발행 제도 개선을 통해 확보한 31조원 규모의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GH는 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주거 정책의 중장기 비전을 담은 'GH Bridge 2030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을 뒷받침하고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마련됐다. 특히 GH는 향후 2~3년을 주택시장 정상화의 '결정적 시기'로 판단하고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추진 속도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용진 GH 사장은 “제도 개선으로 확보된 31조 원의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확대하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착공과 입주 성과로 정책 실행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동계획의 가장 큰 기반은 재원 조달 구조의 변화다.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공사채 발행 승인 제도가 개정되면서 GH는 2030년까지 약 31조원 이상의 자금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그동안 지방 공기업의 사업 추진을 제약해온 재정 한계를 크게 완화한 조치로 평가된다. GH는 이런 재정 기반을 토대로 조직 체계도 전면 개편했고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사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며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권한과 책임을 현장에 대폭 위임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GH형 패스트트랙' 체계를 도입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GH는 확보된 재정과 조직 혁신을 기반으로 '2030 GH형 주택공급 패스트트랙'을 본격 가동한다. 이를 통해 하남교산 등 5개 우선 사업지구 약 7000가구의 입주 일정을 평균 1년 이상 앞당길 계획이다. 보상과 지장물 철거 등 선행 공정을 병렬로 추진하고 인접 지역의 기반시설을 임시 활용하는 등 행정 절차를 혁신해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공공주택 공급 규모도 대폭 확대돼 기존 5만호 계획에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화성 진안지구 등을 포함해 약 2만호 이상을 추가해 총 7만호 규모의 건설형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여기에 수요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3만호를 더해 전체 공공주택 공급 규모를 10만호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공사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매년 1000호씩 공급해 기존 계획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같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의 주거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GH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 구조 혁신에도 나선다. GH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직), 주거(주), 여가(락)가 결합된 '경기도형 기회타운'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용인 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등 주요 개발 사업에 이 모델을 적용해 자족형 미래 도시를 조성하고, 첨단 산업 기반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해 '지분적립형 주택'을 확대 공급한다.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적금처럼 지분을 늘려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광교신도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매년 약 1000호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계획 단계부터 제로에너지빌딩(ZEB)을 넘어 2050 제로에너지 시티를 목표로 친환경 도시 모델을 구축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커뮤니티 중심 공간혁신 모델인 'AIC(Aging in Community)'도 도입한다. 김용진 GH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1조원의 재정 여력 확보는 GH가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3기 신도시 등 핵심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GH는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강력한 정책 엔진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경기도민과 국민에게 실질적인 주거 안정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제과점인가 카페인가… 가업상속공제 둘러싼 업종 판정 전쟁

우리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창업 세대의 고령화로, 안정적인 가업승계는 중소·중견 기업 창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업승계'란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하여 그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지원제도에는 가업상속공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창업주의 사망 시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10년 이상은 300억 원, 20년 이상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 한도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으로 가업상속 재산만 700억 원이며, 상속인은 자녀 1명이고 가업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면 납부할 상속세는 332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절반에 달하지만, 가업상속공제 600억 원을 모두 공제받는다면 상속세는 41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생전에는 가업승계 자녀에게 600억 원을 한도로 10억 원 공제 후, 120억 원까지는 10%, 120억 원 초과분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제도가 있다. 주식 증여재산 가액이 70억 원이면 일반적인 증여 세액은 29억 원이지만, 특례 적용 대상인 경우 증여세 6억 원만 내고 상속인끼리 생전에 다툼 없이 주식을 증여받아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은 대부분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사회 복지, 서비스업, 광업 등이 해당한다. 그중 음식점 및 주점업 내 음식점업에 해당하는 제과점인 대형 베이커리를 차려 놓고, 실제로는 음료점업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인 카페를 운영하며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업종 기준 허점을 노린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하여 국세청은 3월부터 전수 확인 조사에 들어갔다.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하여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세금 없이 물려주려는 소위 '꼼수 상속'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으로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쟁점은 해당 사업장이 '제과점'인가 '커피 전문점'인가 하는 것이다. 세법상 음식점업에 속하는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음식점업이 아닌 비알코올 음료점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많은 자산가가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커피 판매가 주력임에도 사업자등록만 제과점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제과 시설 없이 케이크 완제품만 매입하거나,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경우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커피의 마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액 비중이 비슷하더라도 매출액 비중에서 음료가 월등히 높다면 이는 제과점이 아닌 카페로 간주해 공제 혜택이 부인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실제 제조 공정과 매출 구성을 자세히 따져 '주된 사업'의 실질을 입증해야 한다. 두 번째 검증 포인트는 가업상속 재산에 포함되는 '사업용 자산'의 범위다. 교외형 베이커리 카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데, 이 부지 내에 사업주 일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포함된 경우가 빈번해 주의가 필요하다. 가업상속공제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피상속인(부모)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거나 은퇴한 70~80대 고령의 부모를 바지 사장(명의상 대표)으로 앉히고,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는지를 현장 검증한다. 국세청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가업상속공제가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공제 요건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신청 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혐의점은 더욱 면밀히 살피고, 공제를 적용한 이후에는 업종 및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제한 등의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창업 자금 증여,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될 때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가업승계를 준비 중이라면 '절세 혜택'뿐만 아니라 ①업종의 실질(제조 여부) ②자산의 업무 연관성 ③경영의 진정성이라는 3대 요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제 '형식'만 갖춘 절세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실질'을 갖춘 진정한 가업승계만이 국세청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ekn@ekn.kr

주병기 공정위원장 “담합 등 반경제적 행위 제재 강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을 적극 제재하고, 불공정 거래와 착취적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표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 행사에서 “우리 경제 곳곳에 만연해 있는 비시장적, 반경쟁적 부조리와 관행이 일어나는 유인구조를 원천 차단하고, 반복적 법 위반 행위가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도 부당하게 경제적 이득을 누리려는 반칙 행위를 차단하고 시장의 독과점 구조, 경제력 집중과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올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 45주년이다. 공정거래법은 1980년 12월 31일 제정돼 다음 해 4월 1일 시행됐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2002년부터 이날을 공정거래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독과점 시장 개선과 함께 사익편취·부당내부거래·계열사 누락 행위 등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법 위반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와 더불어 시장 구조 자체를 보다 경쟁적으로 전환해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독과점이 고착화된 주요 산업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적극 개선해 나가는 한편, 시장 구조를 보다 경쟁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기업의 자율적인 준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거래자율준수 제도(CP) 도입 후, 공정위에 평가를 신청한 기업이 지난 2023년 28곳에서 2025년 78곳으로 증가했다. 주 위원장은 “이들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최근 식품기업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 중동전쟁 이후 다수 기업들이 원가 부담에도 불구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정거래 유공자 29명이 공정거래제도 발전, 상생협력, 자율 준수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포상을 받았다. 공정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정재훈 이화여대 교수와 경제개혁연구소장으로 활동했던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홍조 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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