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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16조 투자유치로 지방소멸 돌파…‘기업유치혁신 대상’

민선 8기 1140개 기업서 16조1635억 유치…1만2346개 일자리 창출 기업체·고용·수출 동반 상승…인구 감소폭 3년 만에 '5분의 1' 출생아 수도 2년 연속 증가…“기업 유치가 청년 정착으로 이어져"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고용과 수출을 끌어올리고 인구 감소세까지 둔화시킨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미시는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방지킴 대상'에서 '기업유치혁신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뉴스1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상은 저출생·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 인구 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과를 낸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에 수여된다. 구미의 변화 중심에는 기업 투자가 있다. 시는 민선 8기인 2022년부터 2026년까지 1140여 개 기업으로부터 16조16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1만2346개의 일자리를 확보했다. 민선 7기 투자유치액 8조2852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배 규모다. 최근 출범한 민선 9기 들어서도 한 달 만에 23개 기업에서 1조550억원의 투자를 끌어냈다. 투자 분야도 달라졌다. 반도체와 방위산업, 인공지능(AI), 로봇 등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을 집중 유치하면서 전통 제조업 중심이던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기업 투자는 세수와 고용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구미시 지방세 징수액은 2024년 3923억원에서 지난해 4605억원으로 682억원(17.4%) 증가​했다. 기업체 수도 2022년 3444개에서 지난해 3834개로 390개(11.3%) 늘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주요 고용지표'에 따르면 구미시 고용률은 64.0%로 전년 동기 61.3%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수출도 가파르게 늘었다. 구미세관 통관실적 기준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21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8억 달러보다 66.1% 증가했다. 구미세관 통계에는 구미를 비롯해 김천·상주·문경·안동·영주·의성·봉화·예천과 칠곡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산업과 고용 지표의 개선은 지방 도시의 최대 고민인 인구 감소세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4471명이던 구미시의 연간 인구 감소 폭은 지난해 937명으로 줄었다. 3년 사이 감소 규모가 약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출생아 수도 반등했다. 2023년 1892명이던 출생아는 2024년 2014명, 지난해 2055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구미시는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청년층의 지역 정착과 출산·보육 환경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 애로 대책팀'과 경북 최초의 '원스톱 민원팀'을 운영하고, 기업 인허가와 각종 행정 절차를 지원해왔다. 방산혁신클러스터와 반도체 특화단지 등 대형 국책사업도 잇따라 유치했다. 기업 유치에만 머물지 않고 정주 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근로복지공단 구미의원'을 개소하고 필수 소아 의료체계를 구축했다. 전국 최초로 '공동육아나눔터 0세 특화반'을 운영하는 등 보육 인프라도 확대했다. 구미시는 앞으로 기업 투자가 고용과 소비, 청년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경제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대상은 16조원의 투자 유치를 함께 만들어 낸 41만 구미시민과 지역 기업인들의 땀방울이 맺은 결실"이라며 “기업 유치 성과가 고용 창출과 청년 유입, 골목경제까지 스며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구미를 지방소멸 극복의 롤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전남광주특별시, 호남권 자율 R&D 본격화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역 산업과 기업의 기술 수요를 반영해 연구개발(R&D) 과제를 직접 기획하고 수행하는 '호남권 지역 자율 R&D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반도체와 에너지,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지역의 산업·과학기술 역량을 연구개발에 연결하고, 개발된 기술의 실증과 사업화까지 이어가는 구조로 올해 호남권에 13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4극3특 지역 자율 R&D 사업 출범식'을 열고 전국 7개 권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전체 사업비는 789억 원 규모로, 권역별 산업 여건과 과학기술 역량을 고려해 중점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지역 주도의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지역이 필요한 R&D 직접 기획 '지역 자율 R&D'는 중앙정부가 연구개발 과제를 정해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이 직접 필요한 과제를 발굴하고 기획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의 산업 여건과 과학기술 역량은 물론 기업의 기술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하고, 지역 내 대학·연구기관·기업 등 산학연 혁신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호남권 사업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역 산업정책과 기업의 기술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호남권 사업단을 맡아 연구개발 기획과 수행을 지원한다. 반도체·에너지·모빌리티 집중 호남권 중점 분야는 ▲반도체 ▲에너지 ▲모빌리티 등 3개 분야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패키징·열관리 기술과 산업특화형 고신뢰성 AI·광·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에 나서며, 기술 실증과 사업화까지 연계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가상송전선로(VPL), 나트륨이온전지 기반 그리드포밍 에너지저장장치(ESS), 그린수소와 레이저 핵융합을 연계한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다기종 로봇 기반 AI 자율제조를 비롯해 사용후 배터리 비파괴 진단·자원순환, 도시 디지털트윈 기반 교통안전·재난 대응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에도 나선다. 앞서 호남권 사업단은 지난 4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등 혁신주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방향과 연구단 공모계획 등을 안내했다. 지난 11일부터는 사업에 참여할 연구단 모집도 진행하고 있다. 서형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략산업국장은 “지역이 필요한 연구개발 과제를 스스로 발굴·기획해 미래산업과 연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통합특별시의 연구·산업 기반과 지역 산학연 역량을 연결해 연구개발 성과가 기업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대미투자 ‘막판 난항’ 왜? 커진 투자금, 원전 지분도…“2000억달러 관건”

이번 주 타결이 예상됐던 대미투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는 사업별 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데다 원전 지분 등 한미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건설, 여기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추가되면서 당초 양국 간 합의됐던 2000억달러 투자 한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투자에 따른 실익 관련 양국의 셈법도 달라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예정했던 대미투자 관련 국회 보고가 오는 22일로 미뤄지면서 18일 계획된 한미 간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 절차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이날 정치권과 관계당국 안팎에서는 막바지 대미투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커지는 투자 압박과 추가 요구로 우리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유력한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의 경우 당초 투자 규모는 198억 달러 가량 추산됐다. 이후 미국 측이 25% 이상 투자 확대를 요청하면서 양국은 약 223억 달러 수준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에 설비용량 6.3기가와트(G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 대응 목적으로 추진 중이다. 2호 대미투자 사업으로 거론된 1200억 달러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사업도 투자 규모 등 쟁점이 남아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점 사업으로 요구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670억 달러 가량 추가될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대미투자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2000억 달러 한도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미국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한국은 조선 분야 1500억 달러, 전략적 투자 2000억 달러 포함 총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합의 준수 의지를 확인했다며 투자 규모가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미투자는 연간 200억달러, 총 2000억달러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가 2000억 달러를 넘길 경우 국회 동의도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결국 2000억 달러 투자 한도가 관건인 가운데 세부적 사업 조건 등의 이견으로 막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대미투자의 주요 원칙으로 양국 간 투자를 통한 실익을 따지는 '상업적 합리성' 담보 여부도 막판 협상의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알래스카 LNG사업은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해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해 액화한 뒤 아시아로 수출하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만 500억 달러(약 68조원)로 추산된다. 수십조가 예상되는 인프라 구축 비용 대비 투자에 따른 수익성 담보가 불확실해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해당 사업이 상업적 합리성 확보가 어렵다 보고 투자를 확정하기보다 투자 대상으로 검토한다는 수준으로 조율할 전망이다. 미국의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문제도 양국은 지분율에 따른 투자 실익을 두고 치열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미국 측으로부터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제안받아 투자 구조와 재원 조달 방식을 검토해 왔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캐나다 사모펀드 운용사 브룩필드와 우라늄 기업 카메코가 각각 51%, 49%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 측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15% 이상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미국은 이보다 낮은 5~10% 수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로서는 지분율 15% 이상 최대한 높여야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사업 추진 시 투자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투자특수목적법인(SPV) 설립도 미국 측과 이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PV 설립은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합쳐 관리해 한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사업의 이익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미국은 유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위해 SPV 설립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대미투자 관련 발표 일정이 미뤄진 데 대해 협의 과정에서 절충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절차적 문제도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원전 사업 등 다양한 협의 중에 접점을 모색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나 지분 인수, 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한미 간 이견이 있다기보다 국내 절차적 문제를 좀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르포] “이걸 대중교통으로 타겠나”…한강버스 운항 1년, ‘출퇴근 교통혁신’ 갈 길 멀다

“취지는 좋았지만 실패작이다. 이걸 누가 대중교통으로 타겠나." 16일 오전 서울 뚝섬 선착장. 친구 4명과 한강버스에 오른 이원구(75)씨가 여의도행 배를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이씨의 목적지는 마곡이었다. 오전 11시17분 뚝섬에서 배를 타고 여의도에서 내려 환승 배를 기다렸다. 마곡행 배에 오른 시간은 오후 1시12분, 마곡 선착장에 내린 시간은 오후 1시53분이었다. 뚝섬에서 마곡까지 모두 2시간36분이 걸린 셈이다. 같은 구간을 지하철로 이동하면 약 1시간8분이면 충분하다. 이씨는 “여의도에서만 40여 분을 기다렸다"며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고 했다. 한강버스가 9월 18일 정식 운항 1년을 맞는다. “출퇴근 교통혁신"을 내걸고 출발했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모습은 그 취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느린 속도와 긴 배차 간격, 불편한 환승, 부족한 선착장 접근성이 겹치면서 실제 이동수단으로 삼기엔 부담스럽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을 오간다. 서울시는 한강 수상교통으로 출퇴근 혼잡을 줄이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실제 운항 속도는 계획에 크게 못 미친다. 도입 당시 서울시가 밝힌 목표 속도는 20노트(시속 37㎞)였다. 실제 운항 속도는 12~16노트에 그친다. 속도가 느린 만큼 소요 시간도 길다. 마곡에서 여의도까지 한강버스로 약 41분이 걸린다. 같은 구간 지하철은 17분이면 된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한강버스로 80~85분, 지하철로는 40~54분이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전 구간을 합치면 한강버스로 약 127분, 지하철로는 약 67분이 걸린다. 한강버스가 한 시간가량 더 걸리는 셈이다. 운행 시작 시간도 이르다고 보기 어렵다. 첫 배는 오전 11시에 뜬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오전 9시대에는 탈 수 있는 배가 아예 없다. 배차 간격은 최소 30분에서 최대 2시간30분까지 벌어진다. 지난 3월부터는 수요가 몰리는 여의도를 기준으로 동·서부 구간을 나눠 운행하고 있다. 잠실~여의도, 마곡~여의도로 노선이 쪼개지면서 잠실에서 마곡으로 가려면 여의도에서 반드시 갈아타야 한다. 환승 대기가 만만치 않다. 16일 잠실에서 오전 11시 첫차를 탄 뒤 여의도에서 마곡행 배로 갈아타기까지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시간대에 따라 대기는 더 길어진다. 잠실에서 오후 2시 배를 타면 여의도 도착까지 약 1시간22분이 걸리고, 이후 마곡행 배를 타려면 최대 1시간3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기자가 이날 오후 12시50분쯤 여의도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도 잠실행 배를 타기까지 약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오후 1시35분 출발하는 배에야 오를 수 있었다. 서울시 수상교통사업과장은 배차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배와 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착장까지 가는 길도 이용객들이 꼽는 불편 중 하나다. 마곡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9호선 양천향교역까지는 도보로 12~15분이 걸린다. 연계 버스인 6611번도 배차 간격이 11~15분에 달하고 정체 구간을 지난다. 이날 한강버스를 처음 이용한 안향숙(58)씨는 “관광용이 아니라 대중교통용으로는 안 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착장에 내려서 또 지하철역까지 걸어가야 하는 게 번거롭다"며 “선착장에서 인근 역까지 바로 연결됐으면 대중교통으로도 많이 탔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와 운영사인 ㈜한강버스는 마곡·잠실·압구정 선착장에서 인근 지하철역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하지만 탑승객이 적어 비용 부담만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달부터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서울시 제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무료 셔틀 하루 평균 이용객은 10명 안팎이었다. 반면 운영에 들어간 고정비는 약 4600만원이었다. 서울시청 수상교통사업과 관계자는 “탑승 인원이 적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고 비용 부담도 컸다"며 “당장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용객 반응은 목적에 따라 크게 갈렸다. 잠실에서 배에 오른 A씨(78)는 “한강 경치는 좋지만 버스로서의 기능은 없다"며 “대중교통이 아니라 차라리 한강 유람선으로 성격을 바꾸는 게 맞다"고 했다. 선착장에서 만난 B씨(50대)는 “이미 예산이 대거 투입된 사업이라 중단하면 비판을 받을 테니 계속 끌고 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한강을 보며 이동하는 경험 자체에는 만족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6세 아이와 나들이를 나온 김종희(36)씨는 “한강을 구경하려고 처음 탔다"며 “아이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3000원인 요금에 대해서도 “저렴하다. 5000원까지 올라도 탈 것 같다"고 했다. 어머니와 함께 처음 탑승한 김주희(35)씨도 “다음에 아이랑 같이 타도 좋을 것 같다"며 “환승이 되니까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온 40대 여행객은 “첫 서울 여행 중에 탔다"며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탈 의향이 있다"고 했다. 동승했던 다른 이용객도 “출퇴근 시간에 이용할 수는 없겠지만 한강을 보며 이동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누적 이용객 50만 명 돌파와 만족도 97%를 앞세워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았다고 홍보한다. 도입 당시 지적됐던 구명조끼 비치 등 안전 문제는 개선됐다. 그러나 이용 패턴을 뜯어보면 온도차가 있다. 누적 탑승객 50만 명 중 토·일요일 이용객 비중은 49~51%에 달한다. 서울시는 저녁 야간 운항을 늘리고 주말·공휴일 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등 여가 수요에 맞춰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출퇴근용과 관광용 이용객 비율을 묻는 질문에 수상교통사업과장은 “내부 자료라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월10일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1년 정도 시민들이 경험한 뒤 평가를 내려야 한다"며 “1년 안에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나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1년을 맞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늦은 첫차와 긴 배차 간격에 대해 “배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을 충원해 단기적으로 운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운항 1년을 맞은 한강버스가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운항 횟수와 환승 편의, 선착장 접근성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 출퇴근 교통 체증 해소라는 도입 명분을 되살리지 못한다면 '저가 유람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연주·조채운·김가현·박선우·이용욱 인턴기자

구미에 14년 기다린 첫 삽…‘K-푸드 R&D 거점’ 들어선다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 선산서 착공 총 271억원 투입…2028년 개소 목표 로봇·센서·ICT와 식품산업 결합 구미 “제조업 넘어 푸드테크 거점으로"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가 14년 가까이 기다려온 식품 연구개발(R&D) 거점이 마침내 첫 삽을 떴다.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가 16일 구미시 선산읍 교리 일원에서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2012년 구미시가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 유치를 신청한 뒤 장기간 추진해 온 숙원사업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 승인을 받은 뒤에도 12년을 기다린 끝에 착공으로 이어졌다. 착공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강명구 국회의원, 김장호 구미시장, 시·도의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 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다. 경북본부 건립에는 국비 142억원을 포함해 모두 271억원이 투입된다. 선산읍 교리 1376번지 일원 6596.4㎡ 부지에 연면적 4944.17㎡ 규모로 연구동과 연수동, 시제품 공장 등이 들어선다. 구미시는 2028년 개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식품 R&D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경북본부는 앞으로 경북과 영남권을 아우르는 식품산업 연구개발과 기술지원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주요 사업은 농식품 고부가가치 상품화 기술개발과 스마트 식품 제조기술 개발, 산업현장 기술지원 등이다. 지역 식품기업과 농업단체를 대상으로 기술 지원과 인력 양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구미가 이번 경북본부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기존 제조산업과의 결합 가능성 때문이다. 구미 국가산업단지에는 로봇과 센서, ICT, 기계 등 첨단 제조기술이 집적돼 있다. 구미시는 이런 산업 기반에 식품 연구개발 기능을 결합해 스마트 식품 제조기술을 고도화하고, 식품기업의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구미형 푸드테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식품을 단순히 생산·가공하는 산업에서 벗어나 로봇과 자동화, 센서, 데이터 기술이 결합된 첨단 제조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추진 중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 제조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의 연구기능과 구미 국가산단의 제조기술,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가 연계될 경우 식품기업의 기술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실증,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구미시의 구상이다. 구미의 식품산업 기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농심 구미공장과 대상 구미공장, 올곧, 청우식품 등 식품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오뚜기라면이 구미에 2000억원 규모의 신규 생산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구미시는 먹거리지원센터와 지역 농산물 가공·유통 사업, 학교급식 지원 등 농식품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전자·반도체·방산 중심의 제조도시에 식품산업이라는 새로운 축을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가 14년 가까운 추진 끝에 착공하기까지 힘을 모아준 국회의원과 시의회,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구미가 가진 기능과 자원을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식품 한류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가 문을 열면 구미는 전자·반도체와 방산, 이차전지에 이어 식품과 푸드테크까지 산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 14년 만에 시작된 이번 공사가 실제 기업 기술개발과 투자,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구미 식품산업의 다음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김천시 1억3000만원 들여 10억7000만원 아꼈다… ‘스마트시티’ 장관상

전국 33개 지자체 경쟁서 행안부 장관상 혁신도시~구도심 자가통신망 연결 민간 통신사와 공동 구축해 사업비 89% 절감 매년 회선 임차료 6600만원도 줄여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김천시가 적은 비용으로 통신 인프라를 확장하고 매년 반복되던 통신비까지 줄인 '실속형 스마트시티'로 전국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16일 김천시는 지난 10일 서울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제31회 지자체 정보통신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33개 지방자치단체가 정보통신 우수사례를 제출했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8개 지자체가 본선에 올랐고, 김천시는 국민평가와 현장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장관상을 받았다. 김천시가 내놓은 사례는 '김천시 스마트시티 Go! Go!'다. 핵심은 경북김천혁신도시에 구축돼 있던 자가통신망을 구도심에 위치한 김천시청까지 연결한 것이다. 자가통신망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구축해 행정과 CCTV, 공공 와이파이 등 각종 정보통신 서비스에 활용하는 전용 통신망이다. 김천시는 혁신도시와 시청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존 방식대로 별도의 통신망을 구축하는 대신 신설 도로인 희망대로를 활용했다. 민간 통신사업자와 '공동 구축 협약'을 체결해 통신망 공사를 함께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최종 공사비는 1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당초 계획과 비교하면 초기 공사비 10억7000만원을 아낀 셈이다. 사업비 절감률은 약 89%에 달한다. 한 번의 공사비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자가망 연결로 기존에 통신사업자에 지급하던 회선 임차료도 매년 6600만원씩 줄일 수 있게 됐다. 지방재정 입장에서는 초기 구축비뿐 아니라 향후 매년 발생하는 운영비까지 동시에 낮춘 것이다. 김천시는 통신망의 '쓰임새'도 넓혔다. 기존 자가망은 CCTV 영상 전송과 관제 기능에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기존 통신망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통신 채널을 확장하는 전송기술을 도입해 행정과 사물인터넷(IoT), 공공 Wi-Fi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 시설을 철거하거나 대규모 신규 설비를 구축하지 않고도 데이터 전송 능력을 키운 것이다. 김천시는 이를 통해 CCTV 중심이던 통신망을 시민 생활과 행정서비스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도시 기반시설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존 인프라와 민간 통신망을 활용하면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심사에서 강점으로 꼽혔다. 김천시는 2015년 혁신도시 자가망을 구축한 이후 구도심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후 희망대로 개설 계획을 활용해 민간 통신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비용을 크게 낮췄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김천시의 자가망 구축 사례는 예산 절감과 행정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업"이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바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확산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가망 활용 범위를 지속해서 넓혀 시민 중심의 고품질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김천시는 향후 행정과 IoT, 공공 와이파이를 비롯한 스마트도시 서비스를 자가통신망에 추가로 연계해 통신 인프라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결국 김천시의 이번 수상은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했느냐'보다 기존 시설을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하느냐가 스마트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례다. 1억3000만원으로 통신망을 연결해 10억7000만원의 초기 사업비를 줄이고, 매년 6600만원의 운영비까지 아낀 김천의 방식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대미투자 ‘막판 진통’ 18일 MOU 연기…17일 국회 보고 취소, 22일 전망

17일 예정됐던 대미투자 관련 국회 보고 일정이 오는 22일로 미뤄질 전망이다. 18일 예정된 한미 양국 간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 절차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양국이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원전 8기 건설 등 대미투자 프로젝트와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 등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오는 17일 예정됐던 국회 보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산업부는 대미투자 1호 사업과 세부 사항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할 예정이었다. 국회 보고가 미뤄지면서 18일로 예정됐던 MOU 서명과 프로젝트 발표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대미투자 막판 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추진 중인 대미투자 프로젝트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참여에서 양국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 비율도 접점을 찾지 못 하고 있다. 우리 측은 웨스팅하우스 투자 지분 15% 가량 확보하는 방안을 전했지만, 미국 측은 5~1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막판 조율해야 하는 사항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2일 대미투자 관련 보고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미투자 사업 확정 절차로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의 검토 후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인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경북 여성기업, 중국시장 문 두드렸다…길림성서 ‘K뷰티·헬스’ 경쟁력 알렸다

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 한·중 뷰티·헬스 산업 대회 참가 6개 회원사 제품·기술 선보여…현지 판로 개척 나서 한·중 여성기업 교류 공로 '우수 조직 상'도 수상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경북 여성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K뷰티·헬스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이며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섰다. 16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 길림성에서 열린 '2026 한·중 뷰티·헬스 산업 대회'에 참가해 경북 여성기업 제품을 알리고 현지 여성 경제인들과 협력 기반을 넓혔다고 밝혔다. 경북지회는 행사 기간 우수제품 전시관을 운영했다. 쓰리에스씨㈜와 청연그린㈜, 청안랩, 라사, 하킴코스메틱, 지인숨터·아로마코스메딕스연구소 등 6개 회원사가 참여해 화장품과 뷰티·헬스 관련 제품, 기술을 중국 현지 기업인과 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단순한 제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과의 교류와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경북지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 기업 및 관계자들과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경북 여성기업 제품의 현지 유통과 해외 판로 확대 가능성을 모색했다. 한·중 여성경제인 간 협력도 한 단계 넓혔다. 경북지회는 15일 중국 길림성 여성기업가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앞으로 여성경제인 간 인적 교류와 산업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과 중국 여성기업의 협력사업 발굴 및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북지회는 이번 행사에서 한·중 여성기업 간 교류 확대와 뷰티·헬스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조직상'도 받았다. 남영남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경북 여성기업의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을 중국 시장에 알리고 양국 여성경제인 간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MOU를 계기로 한·중 여성경제인 간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회원사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경북 여성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경북지회는 국내시장에 머물러 있는 지역 여성기업들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 경제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 간 비즈니스 교류 기회를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는 앞으로도 국내외 경제단체와 유관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회원사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 판로 확보를 위한 국제교류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우리 애 만지는” 말랑이 등 촉감 장난감, 방부제가…9종 유해물질 ‘리콜명령’

아이들이 만지고 노는 말랑이, 스퀴시 등 촉감 장난감에서 생식에 영향을 주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붕소 등 유해물질이 대량 검출됐다. 어린이용으로 KC인증을 받은 제품에서도 사용금지 물질인 방부제가 검출돼 리콜명령이 내려졌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말랑이·스퀴시·슬라임·왁뿌볼 등 촉감 완구 76개를 조사한 결과 9개종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KC인증을 받은 어린이제품 37개와 '14세 이상 사용'으로 표시돼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 39개였다. 특히, 어린이 제품으로 KC인증을 받은 37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 방부제 등이 검출돼 안전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세 이상 사용으로 표시된 39개 성인용 제품 중 7개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붕소 등 유해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정자 수 감소, 불임, 조산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들이 접촉할 경우 눈, 피부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붕소도 반복 노출 시 생식·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국표원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들에 대해 수거 등 리콜명령을 내렸다. 또, 29만여개 유통매장과 연계된 위해상품판매차단시스템에 등록해 판매를 차단했다. 국표원은 현재 14세 이상 사용으로 표시된 성인용 촉감 완구 제품의 어린이 판매를 막기 위해 유통시장을 집중 점검·단속 중이다. 지난 7월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전국 완구업체 밀집거리를 대상으로 KC인증 미표시 제품의 판매 여부를 점검해 왔다. 또, 14세 이상 사용으로 표시된 성인용 제품은 어린이제품 판매대와 분리·판매토록 계도하고 있다. 가을학기를 맞아 지난달 24일부터 초등학교 주변 문구점도 집중 점검 중이다. 소비자단체와 온라인 시장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주요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성인용 제품을 어린이 제품 카테고리에서 판매하지 않도록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어린이 제품을 구매할 경우 KC 마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며 “시중에 유통 중인 완구류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안전성 조사와 불법·불량 제품 단속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대미 투자, 전략적으로 하자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의 대미 수출과 무역흑자는 줄어들지만, 중국은 동남아와 EU 시장에 대한 수출을 대폭 확대하면서 대체시장을 찾았다. 중국은 관세가 낮은 국가를 경유하여 미국에 수출하는 우회 수출로 미국에 대한 수출을 어느 정도 유지하였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되자, 결국 소비자물가에 민감한 품목의 관세를 다시 낮추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여전히 중국산 태양광 제품, 전기차 및 배터리, 반도체, 철강 및 알루미늄 등 핵심 전략 품목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조치는 단순히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줄이기 위한 목적을 넘어 미국에서 이 제품들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제조업이 단순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넘어 첨단 제조업으로 발전하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제조업이 급속도로 약화하면서 무기 제조나 군함 건조・수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가 안보까지 타격을 주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제조업 특히 첨단 제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마침 피지컬 AI가 발전하면서 로봇 제조가 활성화할 경우 미국에서도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미・중 갈등과 미국 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미중 갈등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 상황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한・미 관세 합의와 투자협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향후 10년간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하였다. 또한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반도체와 같이 전략적으로 자국에 필요한 업종이나 품목의 투자를 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대미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이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것과 한・미 투자협정에 따라 투자하는 것을 긴밀하게 연결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400억 달러 이상 투입하여 첨단 파운드리 팹 2곳과 첨단 패키징 R&D 및 제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라피엣에 40억 달러 이상 투입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및 R&D 시설을 착공하였다. 그럼에도 베선트 미 상무부 장관은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으면 반도체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1억 달러를 들여 미 필리 조선소 지분을 100% 인수했고,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자격(MSRA)을 획득하고 미 현지 방산 업체 및 조선 파트너들과 협력을 타진하며 미국 시장 공급망 편입을 추진 중이다. 그 외에도 HD현대일렉트릭의 앨라바마주 변압기 투자, 효성중공업의 테네시주 멤피스 변압기 투자 등 전력 관련 투자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확정적이라고 거론되는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1호는 기존 투자나 투자 예정인 건과 별개로 논의되고 있다. 정부와 국내 기업 간에 충분한 소통을 통해 한・미 투자협정과 연계하여 전략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업은 정부와 소통 없이 투자할 경우 향후 기업의 투자 여력이 약화하여 더 이상 한・미 투자협정 관련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투자하면 과잉투자가 이루어져 국내에 투자할 여력을 잃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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