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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반도체의 두 얼굴

지난달 26일 코스피는 5,469로 마감했다. 코스피 5,5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4월 이후 여섯 달 만이다. 6월과 7월 한때 9,100선을 넘보며 “만스피"라는 말이 돌던 지수를 떠올리면, 올 한 해 인공지능과 반도체가 쌓아 올린 탑이 불과 몇 달 만에 크게 흔들린 셈이다. 그런데 같은 날 외환시장의 풍경은 정반대였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23원으로, 주요 교역국 통화와 비교할 때 우리 원화의 가치는 약 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불과 넉 달 전 1,600원에 육박하여 필자가 우려하던 바로 그 환율이다. 이제 그림이 바뀌어 한쪽에서는 주가가 급락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원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상전벽해가 불과 넉 달 만에 펼쳐진 것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에 따르면 주가와 원화 가치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주가가 무너지면 외국인이 자금을 회수하고, 그 과정에서 원화를 팔아 달러로 바꾸니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26일 하루에만 7천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런데도 원화 강세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올해 들어 주가지수와 원화 가치라는 두 지표의 방향이 계속 엇갈리는 기묘한 현상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 답은 이미 우리가 아는 단어에 있다. 반도체다. 지금 증시를 끌어내리는 힘도, 원화 가치를 떠받치는 힘도 모두 같은 요소에서 나온다. 먼저 환율을 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반도체 수출은 여전히 사상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그렇게 벌어들인 달러가 경상수지 흑자로 쌓인다. 수출 대기업들이 이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고,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국은행이 그 흐름에 더욱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그런데 바로 그 반도체가 증시에서는 정반대의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인공지능 투자 열풍의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면서다. 미국에서는 거대 인공지능 기업의 매출 규모를 둘러싼 논란과 데이터센터 업체의 신용위기, 빅테크의 투자 부담이 잇따라 불거졌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기업이 차세대 제품 양산 계획을 내놓으며 공급과잉 공포가 시장 전반에 번졌다. 인공지능이라는 날개를 달고 가장 높이 날아오르던 반도체주가, 그 꿈이 흔들리며 가장 깊이 추락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입장에서는 반도체가 정말 든든한 보험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안도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두려워할 일이 아닌가 싶다. 바로 그 반도체가 흔들리는 순간 주가는 추락하고, 원화 가치마저 동시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시장의 우려로 남아 있는 반도체 공급과잉이 현실화하면 수출 단가가 하락하고, 이를 선반영해 온 증시의 회복은 더욱 더뎌질 수 있다. 동시에 원화 가치를 떠받치던 경상수지 흑자도 줄어들게 된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던 두 시장이, 그때는 나란히 아래를 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두려움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화려한 성적표 위에서 짙어지고 있다. 바로 이번 주, SK하이닉스는 28일 3분기 영업이익 83조 원대를, 삼성전자는 29일 107조 원대를 발표하며 나란히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전대미문의 실적이다. 그러나 시장이 바라보는 곳은 이 빛나는 지난 성적표가 아니라, 그 이익을 떠받친 메모리 가격이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라는 물음인 듯하다. 사상 최대 실적에 증시는 다시 크게 반등했지만, 이것이 추세적인 회복의 시작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물론 이는 며칠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원화의 강세는 튼튼한 경제구조의 증거라기보다, 소수의 반도체 품목에 과도하게 기댄 우리 경제의 민낯일 수 있다. 여기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와 20여 년 만의 고점에 올라선 미국 국채금리까지 더해지면, 에너지를 수입하고 반도체를 수출하는 우리 경제에 그 그림자는 더욱 짙게 드리울 수 있다. 주가가 부진한데 원화만 홀로 빛나는 지금, 많은 이들이 원화 강세에서 위안을 찾기 쉽다. 그러나 필자는 그 빛이 반도체라는 하나의 횃불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뒤에 드리운 그림자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조용히 생각하게 된다. 주가와 원화 가치가 다시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될 때, 부디 함께 웃는 얼굴이기를 바랄 뿐이다. bienns@ekn.kr

[EE칼럼] 손님이 하나뿐인 시장의 탄소 가격

시장가격을 믿을 수 있는 건 사고파는 사람이 여럿이고, 그들이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값을 매긴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도 마찬가지여서, 이 가격은 우리 경제가 온실가스 한 톤을 줄이는 데 대략 얼마가 드는지를 시장이 알려 주는 일종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발전 5사를 하나로 합친 '한국발전'을 내년 10월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바로 이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경쟁을 시키겠다며 다섯으로 나눈 지 25년 만에 다시 하나로 묶는 것이니, 재생에너지 전환을 한 주체가 책임지고 끌고 가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 회사가 배출권 시장에서 차지할 위치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것 같다. 시점도 공교롭다. 올해 시작된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에는 발전회사들이 정부 경매에서 사야 하는 배출권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 2030년에는 절반에 이르는데, 경매 물량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바로 그 무렵에 가장 큰 손님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셈이다. 원래부터 파는 쪽은 정부 하나였으니, 이제는 파는 쪽도 사는 쪽도 사실상 하나 (즉 쌍방독점, Dual Monopoly)인 경매장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경매장에서 가격이 어떻게 정해질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하나가 된 회사로서는 굳이 높은 값을 써낼 이유가 줄어들고, 정부가 정해 둔 최저 낙찰가 근처에서 응찰하는 편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경매 가격은 감축에 드는 실제 비용이 아니라 한 회사의 입찰 전략으로 정해지게 된다. 더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 최저 낙찰가가 거래소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점인데, 통합 회사는 거래소에서도 가장 큰 거래 주체이니 경매 가격과 거래소 가격이 서로를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맞물릴 여지도 없지 않다. 거래소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석탄 비중이나 가동률이 서로 다른 다섯 발전사 사이의 거래가 적지 않은 거래량을 만들어 내는데, 통합이 되면 이 거래는 한 회사 안의 장부 정리로 바뀐다. 거래가 줄어든 시장에서는 가격이 실제 수급과 무관하게 한쪽으로 쏠리기도 쉬워진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기업들이 감축으로 남긴 배출권을 팔려 해도 가장 큰 매수자가 하나뿐이라면 받을 수 있는 값은 낮아지기 쉽다. 배출권 값이 낮아지면 당장 발전 비용 면에서는 나쁠 게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가격이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이 감축 투자를 할지 말지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데 있다. 가격이 낮다는 것이 감축이 그만큼 쉬워졌다는 뜻은 아닌데도, 시장은 그렇게 읽게 된다. 그 가격이 감축의 실제 비용이 아니라 시장 구조 때문에 낮게 형성된 것이라면 기업들은 해야 할 투자를 미루게 되고, 그렇지 않아도 주요국보다 낮다는 평가를 받아 온 우리 탄소 가격은 신호로서의 의미를 더 잃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도 발전 5사가 경매 물량 대부분을 사들이니 통합은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고, 수요독점이 곧바로 가격 붕괴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도 아직은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역시 통합 회사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맡은 만큼 지배적 사업자로 볼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전력시장에서는 그런 판단이 가능하더라도, 배출권 시장에서 통합 회사가 사실상 유일한 큰손이 되고 가격에 하락 요인이 하나 더해진다는 점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 특별법에 기업결합 심사를 면제하는 근거까지 검토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더더욱 통합 이전에 따로 짚어야 한다. 우선 한 회사가 경매 물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가져가지 못하게 한 지금의 낙찰 한도부터 정리가 필요하다. 한도를 그대로 두면 통합 회사가 필요한 물량을 사지 못해 의무를 지키기 어려워지고, 반대로 한도를 풀면 수요독점을 제도가 인정해 주는 꼴이 되니, 어느 쪽이든 통합 전에 방향을 정해 두어야 한다. 최저 낙찰가를 거래소 가격이 아니라 미리 공표한 경로에 묶거나, 경매 참여자를 넓혀 사는 쪽을 다양하게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정산절차를 어떻게 만드는가가 중요해지겠지만, 가격을 한 회사의 손에 맡겨 두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탄소 가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에너지 전환도 제 속도를 내기 어려운 만큼, 그 가격을 지키는 일까지 통합 설계의 일부가 되었으면 한다. bienns@ekn.kr

‘한미 조선협력센터’ 등 사례 보니…정상외교 성과, 수출·수주 연결

정부가 정상 간 경제외교가 국내 기업들의 수출·수주 계약으로 연결되도록 후속 지원을 강화한다. 올해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 포스코퓨처엠의 베트남 음극재 공장 착공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통상부는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정성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경제5단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제4차 정상 경제행사 성과관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정상 경제외교의 주요 성과를 점검했다. 경제5단체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가 참석했다. 조선 분야의 경우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 정상외교 후 한미 간 조선협력센터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월 미국 순방을 계기로 미국 측과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산업부는 올해 5월 미국 상무부와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MOU를 맺었다. 6월에는 정책금융기관과 국내 조선 3사가 참여하는 한미 조선협력투자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어 7월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열었다. 국내 기업의 조선업 관련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정부가 뒷받침한 결과물이란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4월 베트남 순방을 계기로 3570억원 규모의 음극재 공장 건립 프로젝트 승인을 확보했다. 이후 정부는 한국·베트남 산업장관 면담에서 베트남 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양국 간 정부 협의를 거쳐 지난 7월 이차전지 배터리에 사용되는 음극재 공장을 착공했다. 음극재는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물질이다. 정부는 이번 베트남 내 공장 설립을 통해 음극재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 아트박스의 카자흐스탄 진출 사례도 공유됐다. 지난해 다른 매장 안에 입점하는 숍인숍(Shop-in-Shop) 방식으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아트박스는 코트라와 협업해 올해 6월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계기 비즈니스 행사에서는 현지 업체 카시아 임포츠(Casia Imports)와 300만 달러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이날 참석자들은 향후 추진될 정상 경제외교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신시장 진출 수요와 현지 애로사항이 정부 간 논의와 경제 행사에 연계될 수 있도록 민관 합동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국가별 전담 관리체계를 통해 협력사업 이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관계부처와 상대국 정부 간 양자 채널을 활용해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들의 어려움도 해소하기로 했다. 경제5단체와 코트라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1대1 수출상담회 등 후속 지원에 나선다. 박정성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TF의 역할은 정상 경제외교를 바탕으로 물꼬를 튼 경제협력 기회들이 우리 기업의 실질적인 수출과 수주 성과로 직결되도록 끝까지 챙기는 것이 핵심"이라며 “민관이 원팀으로 사후관리와 기업 애로 해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국민연금 수급자 800만명 넘…10명 중 7명은 월 60만원도 못 받아

국민연금 수급자가 올해 8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5년 처음 400만명을 돌파한 지 11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30년에는 수급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전체 수급자의 3분의 2가 월 60만원 미만을 받고 있어 국민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 31일까지 국민연금 수급자 수는 806만21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노령연금과 장애연금, 유족연금 등 연금급여와 일시금 수급자를 포함해 올해 1~7월 한 차례라도 국민연금을 받은 사람을 집계한 수치다. 해당 기간 연금을 받은 뒤 사망한 수급자도 포함됐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고령인구 증가와 제도 성숙에 따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수급자는 402만8671명으로 처음 40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후 11년 만에 800만명 선까지 증가했다.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가입 기간을 채우고 수급 연령에 진입하는 세대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수급자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 8월 내놓은 '중기재정전망(2026~2030)'에 따르면 올해 국민연금 수급자는 연간 약 828만명에 달하고,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액은 총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현행 63세에서 64세로 높아지는 2028년에는 수급자 증가 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전체 수급자는 2028년 약 900만1000명까지 늘어난 뒤 2030년에는 약 1006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4년 뒤에는 국민 5명 중 1명꼴에 가까운 규모가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수급자 증가와 비교해 실제 받는 연금액은 여전히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7월 기준 월 수급액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20만원 이상 40만원 미만' 수급자가 전체 786만3299명 가운데 299만1230명으로 38.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40만원 이상 60만원 미만'이 166만6760명으로 21.2%를 차지했다. 월 20만원도 받지 못하는 수급자 역시 53만5279명으로 전체의 6.8%에 달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월 수급액이 6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급자는 전체의 66.0%다. 국민연금 수급자 10명 가운데 약 7명이 한 달에 60만원 미만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 수급액은 가입 기간과 가입 기간 중 소득 수준 등에 따라 결정된다. 제도 도입 초기 가입했거나 가입 기간이 짧은 고령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향후 장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평균 수급액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문제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글로벌 AI 허브 유치 나선 경기도…31개 시군 묶는 산업 생태계 승부수

고양 킨텍스서 전문가 200여 명 참여 유치전략 포럼 개최 산업·연구 인프라와 국제협력 연계…중소기업 AI 전환 지원 구상 정부 입지 공모 앞두고 대응 본격화…지역 간 성과 공유가 관건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경기도가 정부의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위해 산업과 연구개발, 국제협력을 하나로 연결하는 전략 마련에 나섰다. 단순히 국제기구 협력시설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내 기업의 인공지능(AI) 전환과 31개 시군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30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지페어 코리아(G-FAIR KOREA) 2026' 현장에서 '경기도 글로벌 AI 허브 유치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AI 대전환, 경기와 세계를 잇다'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와 김태형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장, AI 전문가와 기업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AI 허브는 정부가 유엔 산하 국제기구와 다자개발은행 등과 협력해 국내 구축을 추진하는 국제 AI 다자협력 플랫폼이다. 정부는 지난달 14일 입지 선정 공청회를 열었으며 후보지 공모와 평가, 현장실사 등을 거쳐 최종 입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12일 유치 추진 지원단을 출범시키고 시군 및 공공기관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경기도의 산업적 강점을 국제협력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맞춰졌다. 글로벌 AI 허브가 정책 연구와 국제교류에 머무르지 않고 제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 신산업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선우 세종대 교수는 지속 가능한 AI 대전환을 위한 경기도의 역할을, 김용호 성균관대 교수는 AI와 과학기술혁신을 연계한 글로벌 과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진 정책대담에서는 연구개발 인프라와 기업 집적도, 산업 현장의 AI 수요를 활용해 국제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경기도가 가진 강점은 다양한 산업과 연구기관, 기업들이 집적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설 유치 자체가 곧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협력 성과를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으로 연결할 구체적인 실행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허브가 특정 지역에 들어서더라도 도내 다른 시군과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주형철 경제부지사는 “글로벌 AI 허브가 도내 어느 곳에 자리 잡더라도 31개 시군과 도내 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성과를 나눌 수 있는 협력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유치 전략에 반영하고 정부 공모와 평가에 대응할 방침이다. 글로벌 AI 허브 유치의 성패는 입지 경쟁력뿐 아니라 국제협력을 실제 산업 현장의 변화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경기도가 제시할 구체적인 산업 연계 전략과 시군 협력 방안이 향후 평가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잘 팔리는 건 반도체뿐”...소비위축에 ‘내수 회복’ 여전히 냉랭

수출로 벌어들인 성장의 성과가 국내 소비시장에서는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에는 소비가 유입됐지만 대형마트와 음식점은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마저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이 내수 현장과 기업의 자금 사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낙폭도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컸다. 소비 위축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여러 품목에 걸쳐 나타났다. 내구재 판매가 1년 전보다 7.0% 줄었고, 승용차 판매는 11.3% 감소했다. 지난해 민생회복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와 자동차 업계의 하계휴가·파업, 상반기 가전제품 환급행사에 따른 소비 선반영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 흐름 역시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승용차를 뺀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2.5%, 2.4%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도 0.8% 감소했고,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2.7% 늘며 소비 지표를 지탱했다. 유통업태별로는 소비 양극화가 한층 뚜렷했다. 대형마트 판매는 3분기에도 1.9% 줄었다. 2024년 2분기 감소세에 들어선 뒤 10개 분기째 뒷걸음질이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긴 감소 행렬이다.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에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점포 폐점까지 겹치며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직전 분기 9.4%에 달했던 감소율은 다소 낮아졌지만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관광 수요와 고소득층 소비의 영향을 받는 업태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면세점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 2024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백화점 역시 4.3% 증가하며 5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소비 전반이 살아나기보다는 관광객 지출과 일부 소비층의 구매력이 특정 유통 채널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서비스업에서도 내수 의존도가 높은 업종과 금융 관련 업종의 성적표가 엇갈렸다. 3분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지만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2.2%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감소 폭은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컸다. 도소매업 생산도 0.2% 줄어 7분기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금융·보험업 생산은 9.2% 증가했다. 2023년 2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주식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고 거래대금이 확대된 점이 업종 생산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산업과 금융시장은 활기를 띠는 반면 소비자와 직접 맞닿은 업종은 회복 속도가 더딘 셈이다. 내수 부진은 기업의 자금 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매출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높은 금융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면서 대출 상환 여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원화대출 연체율 평균은 0.4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5%포인트(p), 직전 분기보다 0.03%p 상승한 수치다. 2017년 1분기 0.4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에서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났다.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년 동기보다 0.07%p 올랐고, 전분기 대비로도 0.04%p 상승했다. 2017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까지 높아졌다. 2017년 1분기 0.65%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3분기 0.54%였던 중소기업 연체율은 같은 해 4분기 0.49%로 낮아졌다가 올해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은 매출 부진이 길어질수록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에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 원리금 상환에 쓸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도소매업과 음식점업 등 소비와 밀접한 업종의 생산 감소가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수출, 11월 1조달러 “확실시”…“반도체 호황에, 벌써 9000억달러 돌파”

올해 1~10월 누적 수출이 사상 첫 9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연간 1조 달러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도체 호황에 수출액이 9월부터 2개월 연속 1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11월 중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화되면 우리나라는 이달 안에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1조 달러 달성 기록을 쓰게 된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이 1152억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3.7% 증가했다. 지난 9월(1211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고, 두 달째 1100억 달러 이상 기록했다. 10월까지 누적 수출로 보면 9300억 달러로 전년보다 60.6% 증가했다. 정부가 목표로 한 연 수출 1조 달러까지 700억 달러 남았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10월에도 우리 수출이 1100억 달러 이상의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1월 중 연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1995년 첫 1000억 달러를 넘어선 뒤 지속 증가해 지난해 7093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인공지능(AI) 호조세에 힘입어 단숨에 9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연간 1조 달러를 눈앞에 두게 됐다. 10월에도 반도체 호황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은 564억4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59.4% 급증하며 두 달 째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높은 수출 단가와 물량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이외 품목의 수출도 34% 증가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선박과 생활용품을 제외한 18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컴퓨터 수출은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서버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전년보다 496.6% 급증한 5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도 애플 신제품 출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19억5000만 달러로 6.7% 증가했다. 자동차 또한 18.1% 증가한 65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조업일수 증가와 하이브리드차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10월로는 최다 실적이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7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호조로 133.6% 급증한 269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도 반도체·컴퓨터·전기기기 등 AI 관련 품목과 자동차·철강 동반 증가로 185.8% 늘어난 249억 달러를 달성했다. 10월 수입은 36.0% 증가한 727억8000만 달러였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425억 달러 흑자를 봤다. 두 달째 400억 달러 이상이고, 올해 1~10월 누적으로는 2949억 달러 흑자다. 정부는 연말까지 견조한 수출 증가세와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연내 1억 달러 목표 달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주요국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해 중소·중견기업까지 수출 성장의 성과를 폭넓게 누릴 수 있게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E칼럼] 늘 거기서 사달이 난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식욕이 크게 높아진다. 전문가에 따르면 세로토닌(serotonin)이 일조량 감소에 따라서 같이 감소하는 것이 가을철 식욕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가을에는 또 다른 계절에 비하여 맛있는 음식이 많다. 입맛대로 먹다가 보면 '이렇게 먹다가는 사달이 나지'라는 생각이 든다. 사달은 사고나 탈을 의미하는 우리말이다. 무언가 본래부터 잘못 진행되고 있거나 아니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과장하거나 숨기다가 결국 문제가 터질 때 사용한다. 욕심을 부리다가 문제가 터질 때도 '사달이 난다'고 한다. 논어에 나오는 사자성어인 과유불급(過猶不及)과도 상통하고, 유명한 버나드 쇼의 묘비명인'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와도 짐짓 연결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초창기였던 10여 년 전에는 주로 정해진 트랙을 달리는 버스나 전차에 먼저 적용되었었다. 2018년 파리 국제 모터쇼 때 프랑스는 자국의 모빌리티 기업을 소개하기 위하여 자율주행 버스를 행사장에 선보였다. 그런데 기자들을 태운 버스 앞을 그만 길거리를 청소하던 청소부가 가로막았고, 버스는 급정거와 함께 크게 경적을 울렸다. 이 장면을 목격한 국내 기자가 귀국한 후 이 사건을 두고 적은 신문 만평의 제목도 '늘 거기서 사달이 난다'였다. 인류가 살아온 내내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는데, 기술을 개발한 사람들과 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한 것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청소부를 장애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제대로 인식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면 청소부에게 급정거와 경적을 울려 쫒기보다는 정중하게 비켜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하였을 것이라는 거다. 기자는 만평에 그때 영국 기자가 전했다는 내용도 전한다. '기계 따위가 사람에게...'. 하지만 기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실패한다. 자율주행이 이렇게 빨리 상용화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AI, 즉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의 자리에 등판한 것 같다. 환호성을 지르며 곧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 하는 이들도 많고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엄청난 규모의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으며, 덩달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3.0 퍼센트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저기서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비관론도 그 힘을 기르고 있다. 인공지능 호황이 일시적이라면서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을 걱정하며 노르웨이의 국부펀드와 같은 대책을 요구하기도 하고, 국내 인공지능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건설할 필요성을 설파하면서 필요한 전력과 물 부족 이야기를 함께 말하고 있다. 한편 국내 정유산업도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 사태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원유 수급에서의 큰불을 끄는 데 성공한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석유제품 수출을 막아버리자 우리나라가 정제하여 수출하는 경유와 항공유가 엄청난 프리미엄 가격에 팔리고 있기 떄문이다. 얼나마 급한지 EU조차도 공급망와 안보를 들먹이며 정유시설의 추가 건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우리 정부도 석유제품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에 정유사들은 수출 제한을 일정 정도 풀어달라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국내 석유제품의 최고가격고시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에너지 관련 모든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자 국내 석유제품의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위급한 시기에 단기적으로 사용하여야 할 정책을 1년 가까이 끌고 가면서 여기저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인 지금, 에너지 절약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는커녕 가격 안정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눈을 가리는 것과 같으니 결국에는 사달이 날 수 있는 원인이 되고 만다. AI로 인한 반도체 호황에 모두 넋이 나가도 안 되겠지만 또 그렇다고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사회적 수용과 합의만을 이야기한다면 기술이 바꿀 미래에 대한 예측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정유산업은 호황인데도 시장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는 가격 제도들을 유지한다면 시장 제도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장점을 모두 놓치는 것이 된다. 늘 거기서 사달이 나지만 또 늘 거기서 새로운 기회가 온다. 비만만 걱정하면 가을이 가져다 주는 자연의 혜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걱정만 하고 막으려고만 하기보다는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인프라에의 투자와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를 그게 높일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bienns@ekn.kr

“전기료 줄여야 가게도 산다”…경상원·에너지공단, 소상공인 에너지 절감 지원

평택역 '소상공인 상생한마당'서 공동 홍보…친환경 실천·지원사업 안내 고효율 기기 구매 지원으로 경영비용 절감 유도…ESG와 민생경제 연계 일회성 캠페인 넘어 실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전기요금과 각종 운영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에게 에너지 절약은 단순한 환경보호 활동을 넘어 경영비용을 줄이는 현실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과 한국에너지공단이 소상공인의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 홍보에 나섰다. 31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 따르면 경상원 남부총괄센터는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평택역 일원에서 열린 '2026년 소상공인 상생한마당'에서 한국에너지공단과 공동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행사는 소상공인과 지역주민에게 생활 속 친환경 실천 방법을 알리고,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상원은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친환경 칫솔과 장바구니, 생분해 물티슈 등을 배부하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안내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소상공인 고효율 기기 구매 지원사업' 등을 소개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 사용을 통한 비용 절감 방법과 지원 혜택을 알렸다. 이번 협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ESG 활동을 소상공인의 실제 경영 부담과 연결했다는 점이다. 친환경 물품 사용이나 자원 절약을 권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원제도를 함께 안내했다. 특히 냉난방이나 냉장·냉동설비 등 전력 사용이 많은 업종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경영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효율 기기 도입에 필요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장기적인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면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고효율 기기 구매 지원사업의 실제 활용 여부는 업종과 기기 종류, 신청 자격, 지원 한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소상공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지원제도를 쉽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내가 뒤따라야 한다. 경상원은 그동안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원사업 외에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ESG 활동을 추진해 왔다.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경기바다 함께해' 활동과 유기동물 보호 봉사, 상인회와 함께하는 어르신 배송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에너지 전문기관과 협력해 환경 분야의 사회적 책임을 소상공인 지원정책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공헌 활동과 차별화된다. 경상원 관계자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소상공인들에게 에너지 절감 지원 혜택을 알리고 ESG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상공인 상생한마당은 11월 5일 소상공인의 날을 기념해 마련된 행사로, 지역 상권 발전 유공자 포상과 소상공인 판로 확대, 소비 촉진 등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공동 홍보의 성과는 행사장에서 배부한 친환경 물품이나 상담 건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안내받은 소상공인들이 실제 지원사업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중요하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ESG는 거창한 구호보다 매달 납부하는 전기요금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가깝다. 이번 협력이 일회성 홍보를 넘어 지속적인 에너지 절감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보증받으려 영업점 갈 필요 없다”…경기신보, 법인·공동대표도 비대면 신청

'이지원' 서비스 확대…법인기업·공동대표 기업도 온라인 보증 신청 모바일·PC 연계에 신청 '이어하기' 도입…서류 제출·전자약정 간소화 자동심사와 영업점 상담 병행…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접근성 개선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가게 문을 닫거나 직원에게 일을 맡긴 채 보증 상담을 받으러 직영점을 찾아야 했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의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신용보증재단이 비대면 보증 신청 서비스를 법인기업과 공동대표 기업까지 확대하면서 그동안 기업 형태에 따라 달랐던 금융지원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26일부터 비대면 보증 신청 플랫폼 '이지원'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이용 대상을 기존 개인사업자 단독대표에서 법인기업과 개인사업자 공동대표 기업으로 넓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보증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서류 준비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그동안 법인기업과 공동대표 기업은 대표자별 동의 절차와 추가 증빙서류 제출 등으로 비대면 신청에 제약이 있었다. 공동대표 기업은 여러 대표자의 동의를 받아야 했고, 법인기업은 정관과 주주명부 등 별도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 특히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 사업 운영에 필요한 시간을 따로 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대표자의 부재가 곧 영업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개편된 이지원은 이러한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대표 기업은 다른 대표자에게 정보 제공 동의와 서류 제출을 요청할 수 있으며, 대표자별 진행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보증 신청에 필요한 전자약정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법인기업의 서류 제출 방식도 간편해졌다. 고객 동의를 거쳐 법인등기부등본 등 관련 자료를 자동 수집하고, 정관이나 주주명부처럼 별도 제출이 필요한 서류는 파일이나 사진으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용 기기도 확대됐다. 기존 모바일 앱 중심에서 PC 신청을 지원하면서 기업인이 업무 환경에 맞춰 신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최초 회원가입과 본인인증은 모바일 앱에서 완료해야 하지만, 이후에는 PC에서 보증 신청과 서류 제출, 전자약정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사업장 사진이 필요한 경우 QR코드를 이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연결한 뒤 촬영하면 된다. 새롭게 도입된 '이어하기' 기능도 눈에 띈다. 보증 신청 도중 고객 응대나 영업 업무로 절차를 중단하더라도 기존에 입력한 내용을 다시 작성할 필요 없이 진행하던 단계부터 신청할 수 있다. 사업 운영과 금융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소상공인에게는 단순한 편의 기능 이상의 의미가 있다. 보증 신청을 한 번에 마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업무 중단 부담을 낮췄기 때문이다. 보증상품 안내 방식도 개선됐다. 이지원은 사전 확인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 가능한 보증상품을 안내하고, 자동심사 상품의 요건에 맞지 않거나 원하는 상품이 없으면 영업점 상담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신청을 확대하면서도 대면 상담이 필요한 기업을 위한 통로는 유지한 것이다. 다만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곧 보증 승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보증 지원 여부와 한도 등은 개별 상품의 요건과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이번 서비스 개편의 성과는 신청 편의성 개선뿐 아니라 실제 처리시간 단축과 서류 보완 부담 감소, 기업 형태별 이용 격차 해소 등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기신보는 앞으로도 기업 형태와 대표자 구성, 이용 기기에 따라 발생하는 불편을 점검하고 비대면 보증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은 “대표자가 여러 명이거나 법인이라는 이유로 비대면 보증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청 환경을 넓혔다"며 “기업의 다양한 운영 여건을 반영해 보증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수고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금융지원의 범위를 넓히는 것뿐 아니라 지원을 받기까지의 절차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중요한 것은 보증제도의 존재만이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얼마나 쉽고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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