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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역별 전기요금제, 구조적 결함부터 바로잡아야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취지는 분명하다. 전력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발전설비는 비수도권에 편중된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전력을 먼 거리까지 보내려면 송전망 확충과 유지, 송전혼잡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해 산업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겠다는 방향은 경제적 합리성이 있다. 문제는 취지가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역별 요금 인하에 따른 연간 약 2조 8,000억원의 부담 경감 재원 상당 부분을, 지역별 도매가격제(LMP) 도입에 따른 전력구입비 절감으로 충당할 구상이다. 송전혼잡이 발생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도매가격을 달리 산정해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판매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다. 계통 제약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 자체는 효율적 시장 운영의 원칙이지만, 송전망 확충의 책임과 송전제약에 따른 부담을 누구에게 귀속시킬지는 별개의 문제다. 먼저 한전의 역할을 따져야 한다. 한전은 전력구매자이면서 송전망 건설과 운영을 담당한다. 수도권으로 향하는 송전망이 부족해 혼잡이 생긴다면 해소할 책임도 한전에 있다. 그런데 현재 방식에서는 송전혼잡으로 비수도권 도매가격이 낮아질수록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줄어들 수 있다. 망 확충을 책임지는 기관이 망 부족으로 생긴 가격 차이에서 이익을 얻는 구조로, 확충의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형평성과 권역 구분도 문제다. 일부 발전공기업은 정산조정계수 등 별도의 정산체계가 적용되는 반면, 민간발전사는 도매가격 변화에 직접 노출된다. 같은 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해도 재무적 영향이 다를 수 있다. 또 정부는 소매요금을 11개 지역으로 차등화하면서 도매가격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2개 권역으로만 나눈다. 같은 비수도권이라도 발전설비 분포와 송전제약의 양상은 서로 달라, 실제 혼잡의 지점과 원인을 반영하지 못하면 지역별 가격은 정확한 입지 신호가 아니라 또 다른 왜곡 요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기존 발전설비에 미칠 영향이다. 발전사업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수십 년에 걸쳐 회수하는 장기 사업이고, 이미 건설된 발전소는 입지를 옮길 수 없다. 수익성이 악화되면 설비 유지와 신규투자가 위축되고 조기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의 성장으로 안정적 전력공급의 중요성이 커진 지금, 전기요금 인하라는 단기 성과를 위해 중장기 공급 기반을 약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보완책부터 제시해야 한다. 기존 설비에 대한 합리적인 경과조치와 단계적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발전원별·사업자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도매가격 차이에서 생기는 재원의 귀속과 활용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가격 신호는 미래의 합리적 투자와 입지를 유도하는 수단이지, 과거의 제도를 믿고 투자한 사업자에게 사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성공은 도입 속도가 아니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정교한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EE칼럼] 기후부 출범 1년, 통합의 시너지는 어디에?

지난해 10월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와 환경부를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했다. 당시 찬반 논쟁이 많았지만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하나의 부처에서 추진한다는 취지는 납득할만 했다. 필자 역시 출범 직후 칼럼에서 기대와 걱정을 밝히며 전력시장 개방과 배출권거래제 정상화를 성공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했다. 1년이 지났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지난 1일 기후부는 출범 1년 보도자료에서 '통합으로 인한 상승효과'를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확정,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 계획, 전력망 접속제도 개선,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 수립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전기차 100만대 돌파와 히트펌프 보급 확대도 포함됐다. 모두 필요한 정책이고 일부 개선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기후부 출범 전에도 산업부와 환경부가 각각 추진하던 일이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해 출범식에서 '시장 메커니즘과 민간의 창의를 활용'한 실효적인 탈탄소 전략 추진을 약속했다. 주목할 대목이다. 탄소중립은 정부가 목표를 정하고 기업에 감축을 요구한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투자할 이유가 있어야 움직이고 소비자는 저탄소 제품을 구매할 요인이 생겨야 산다. 시장에서 인센티브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탈탄소에 앞장설 곳은 거의 없다. 전력시장과 배출권시장은 별개가 아니다. 전력시장에서 수급과 계통 상황을 반영한 가격이 형성되면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 수요관리 등에 민간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정부도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는 등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소매요금을 결정하고 한전이 판매를 사실상 독점하는 기본구조는 그대로다.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본격적인 개혁은 보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공급의 변동성을 정부와 한전만 해결하려 한다면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가격을 통해 소비자가 전력 사용시간을 조정하고 민간사업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배출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발전부문 유상할당 비율을 2030년 50%까지 확대하기로 했고, 배출권가격이 지난해 11월 1만원 수준에서 올해 9월 말 3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격 상승 자체가 시장 정상화의 증거는 아니다. 기업이 탄소가격을 신뢰하고 장기 감축투자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할당량과 시장안정화 물량을 조절해 가격을 관리하는 데 머문다면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은 제한된다. 여기에 저탄소 제품시장이 연결돼야 한다. 철강을 예로 들어보자. 수소환원제철에 막대한 투자를 해도 비싼 저탄소 철강을 구매할 고객이 없다면 사업은 지속되기 어렵다. 이번 K-GX 전략에 '저탄소 철강을 사용한 자동차 구매 시 인센티브'라는 구상이 포함된 것은 주목할 변화다. 생산자 설비 지원에서 최종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넓혔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구매 보조에 그치지 않고, 감축량 인증과 단계적 지원 조정을 전제로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수요가 늘면 생산이 확대되고,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출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감축투자와 배출권 수급 변화가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7일 발표한 K-GX 전략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의 동시 실현을 내세웠다. 방향은 맞다. 하지만 정부 재정 투입과 민간투자 계획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시장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전력가격, 탄소가격, 저탄소 제품가격이 연결돼 민간이 스스로 투자하고 소비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부처 통합의 성적표는 두 조직이 각각 하던 일의 합계가 아니라 통합하지 않았다면 만들지 못했을 새로운 가치에 있다. 기후부 통합을 성공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개방과 배출권거래제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두 조직을 합친 것은 각자 하던 일들보다 더 큰 일을 해내려고 한 것이 아닌가. 소비자가 직접 전력 공급자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출권 가격이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 판단 기준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통합 기후부의 목표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저탄소 제품도 민간의 혁신도 지속될 수 있다. 전력과 배출권이라는 두 축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기후부 통합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앤 것이 아닌 칸막이를 한 건물 안으로 옮긴 데에 불과하다. 통합으로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답변이 명쾌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중에 나오더라도 기후부 역시 딱히 할 말이 없을 테다. bienns@ekn.kr

게임 전시가 투자·수출로…경기도, 유망 게임기업 후속 성장 지원

27일 판교서 '경기게임커넥트 2026' 개최…플레이엑스포 후속 사업화 지원 국내외 바이어 매칭·게임 시연·쇼케이스…투자 유치·퍼블리싱 계약 기회 확대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 참여…취업상담·IP 활용·글로벌 진출 전략 공유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경기도가 게임 전시회 참가기업의 후속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기도는 오는 27일 성남시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경기게임커넥트 2026(G-Game Connect 2026)'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 열린 수도권 대표 게임전시회 '2026 플레이엑스포'의 후속지원 프로그램이다. 전시회에서 형성된 기업과 바이어 간 접점을 실제 투자와 계약, 글로벌 퍼블리싱 등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게임 전시회가 신작 홍보와 이용자 반응 확인, 기업 간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 이번 행사는 그 이후의 성장 과정에 주목한다. 특히 개발 역량을 갖추고도 자금과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게임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행사 현장에서는 플레이엑스포 참가기업과 국내외 바이어 간 비즈니스 매칭이 진행된다. 기업들은 자사 게임을 직접 시연하고 쇼케이스를 통해 콘텐츠의 특징과 경쟁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 투자 협의와 퍼블리싱 계약 가능성을 모색한다. 게임산업에서 퍼블리싱은 개발된 게임을 시장에 출시하고 마케팅과 유통, 운영 등을 지원하는 사업 영역이다. 자체 유통망이 부족한 개발사에는 사업 확대의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게임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수익모델과 해외 진출 전략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네이버웹툰 진정우 PM은 웹툰 IP를 게임사업에 활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웹툰과 게임이라는 서로 다른 콘텐츠 분야가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그램퍼스 김지인 대표는 자체 IP 구축과 브랜드 성장 전략을 발표한다. 게임의 흥행을 넘어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자산을 확보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레드브릭하우스 이민정 디렉터는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을 주제로 해외시장 진출과 사업화 방안을 설명한다. 국가별 이용자 특성과 유통환경을 고려한 시장 접근의 중요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게임산업의 미래 인재를 위한 취업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펄어비스가 참여하는 취업설명회에서는 게임산업의 채용과 직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블루홀스튜디오와 매드엔진, 하이퍼센트 등의 현업 전문가들은 직군별 취업 토크쇼에서 실제 업무 경험과 직무별 역량을 공유한다. 펄어비스와 블루홀스튜디오 등 6개 게임사가 참여하는 일대일 취업·직무상담회도 열린다. 청년 구직자와 예비 개발자들이 현업 전문가에게 자신의 역량과 진로에 관한 구체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업의 사업화 지원과 인재 육성을 하나의 행사에 담은 것은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장과 인력이라는 두 기반을 함께 강화하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다만 행사 성과를 높이려면 현장에서 이뤄진 상담이 실제 계약과 투자로 연결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 바이어와의 추가 협의,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정보 제공, 기업별 사업 단계에 맞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기도 역시 이번 행사를 통해 플레이엑스포에서 확보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후속 사업으로 연결하고 도내 게임기업의 국내외 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병천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은 “게임기업의 성장은 전시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때 완성된다"며 “플레이엑스포에서 발굴한 유망 게임기업들이 경기게임커넥트를 통해 판로를 넓히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구미시, AI 팩토리 3년 연속 선정…국비 220억원 확보

반도체·광학모듈·섬유 3개 분야 총 346억원 투입…제조공정 AI 혁신 가속 로봇 특화단지 지정 이어 첨단 제조산업 경쟁력 강화…AI 자율제조 거점 도약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정부의 AI 팩토리 선도프로젝트 공모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면서 첨단 제조산업의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구미시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2026년 AI 팩토리 선도프로젝트' 공모에서 KEC, LG이노텍, ㈜윈텍스가 참여하는 반도체·광학모듈·섬유 분야 3개 과제가 최종 선정돼 국비 220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346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제조현장에 인공지능과 로봇·첨단장비를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설비 운영과 생산공정을 지능화·자율화하는 미래형 제조 시스템이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반도체와 광학모듈 등 첨단산업뿐 아니라 섬유 등 전통 제조업까지 AI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먼저 KEC가 참여하는 '생성형 AI 기반 웨이퍼 제조공정 업무통합 솔루션 개발'에는 2028년까지 67억원이 투입된다. ㈜인이지가 주관하고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이 참여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계획부터 품질관리, 설비 운영까지 AI 기반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불량 원인을 신속하게 분석하고 생산조건을 최적화해 생산 효율과 품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LG이노텍이 참여하는 '피지컬 AI 기반 광학모듈 경화공정 자율제조 시스템 개발'에는 2029년까지 159억원이 투입된다. ㈜위즈코어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설비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생산공정을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광학모듈 제조공정의 무인화와 생산성 향상을 추진한다. 전통 제조업인 섬유산업에도 AI 기술이 본격 도입된다. ㈜아이씨엔아이티가 주관하고 ㈜윈텍스와 엠디테크 등이 참여하는 'Mono-Fiber 일괄 공정 지능화 AI 자율제어 시스템 개발'에는 2029년까지 120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섬유 생산설비에 센서와 AI 기술을 접목해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생산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구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가산업단지의 제조 기반과 지역 연구기관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산업 전반의 AI 자율제조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 9월 30일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AI 팩토리 사업까지 연이어 확보하면서 로봇과 AI를 연계한 첨단 제조산업 육성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구미시는 2024년 피엔티의 이차전지 분야를 시작으로 2025년 LIG D&A와 한화시스템의 방산 분야 2개 과제, 올해 3개 과제까지 3년 연속 정부 공모에 선정됐다. 현재 추진 중인 AI 팩토리 사업은 모두 6개 과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구미가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AI 팩토리 등 제조혁신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기업의 AI·로봇 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 제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앞으로 AI·로봇 기술을 지역 주력산업 전반에 확산하고, 국가산업단지의 제조 경쟁력을 높여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연천 ‘연진’ 쌀, 미국 밥상 오른다 경기도주식회사 첫 수출

'매일첫쌀 연천쌀' 4톤 미국 첫 선적…뉴욕·뉴저지 한양마트 공급 경기도주식회사·연천군 협력…현지 유통망 확보·판촉 활동 추진 일회성 수출 넘어 지속 거래가 관건…경기도 농산물 해외 판로 다변화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경기도 최북단 연천에서 생산된 쌀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소비자의 밥상에 오른다. 연천 특화 신품종 '연진'이 미국 뉴욕과 뉴저지의 유통매장에 공급되면서 경기북부 농산물의 해외시장 진출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국내 쌀 소비시장 변화에 대응해 지역 특화 품종의 경쟁력을 해외에서 찾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경기도주식회사는 20일 연천군 전곡농협에서 '매일첫쌀 연천쌀' 미국 수출 기념 선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출되는 쌀은 연천군이 특화 품종으로 육성한 '연진'이다. '연천의 보배 귀한 맛'이라는 의미를 담은 신품종으로, 4㎏ 포장 제품 1000포대, 총 4톤이 미국 시장에 공급된다. 판매처는 미국 뉴욕과 뉴저지에 있는 한양마트(H&Y MARKET PLACE)다. 현지 한인 소비자를 비롯해 한국 식품에 관심을 가진 고객들이 연천쌀을 접할 수 있는 유통 창구를 확보한 셈이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주식회사가 추진하는 해외 오프라인 판로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연천군과 협력해 지역 농산물을 해외 유통망에 연결하고, 현지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거래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수출은 지역 특화 품종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국내산 쌀을 해외에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지역과 품종의 차별성을 상품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다만 첫 선적이 곧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지 소비자의 가격 수용성과 품질 평가, 재구매 여부에 따라 추가 공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주식회사와 연천군은 미국 내 신규 유통망을 발굴하고 소비자 대상 판촉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판매 추이와 시장 반응을 분석해 추가 수출 여부도 검토한다. 관건은 첫 판매 이후의 유통 관리다. 현지 소비자에게 연진 품종의 특성을 알리고 안정적인 품질과 공급체계를 유지해야 일회성 수출을 반복 거래로 발전시킬 수 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이번 수출이 지역 농산물의 해외 판로를 넓히고 참여 기업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지자체와 협력한 수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연천쌀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해외 오프라인 판로 지원사업을 본격화한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도내 중소기업의 뷰티 제품과 반려동물 용품 등도 해외 유통망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연천쌀의 미국 진출은 경기북부 농산물이 지역 소비시장을 넘어 해외 고객을 확보하는 첫걸음이다. 앞으로 현지 판매가 재주문과 수출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지역 특화 농산물의 해외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美 엑셀리스, 평택에 575억 투자…반도체 핵심장비 아시아 생산거점 구축

평택 오성 외투지역에 1만8800㎡ 규모 제조시설 착공…2028년 상반기 준공 목표 美 생산 장비 일부 한국 이전…아시아·유럽 부품 공급 및 기술교육 기능 확대 국내 중소기업 35곳과 협력 기반…경기남부 반도체 공급망 강화 기대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세계 반도체 이온주입 장비 시장을 이끄는 미국 엑셀리스 테크놀로지스(Axcelis Technologies)가 경기도 평택에 575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장비 제조시설을 구축한다. 경기도는 20일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에서 엑셀리스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최원용 평택시장, 러셀 로우 엑셀리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박영근 엑셀리스코리아 대표, 산업통상부와 KOTRA 인베스트코리아 관계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엑셀리스는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 내 2만2,326.5㎡ 부지에 약 575억 원(4,100만 달러)을 투입해 연면적 약 1만8,800㎡ 규모의 아시아 거점센터를 건립한다. 오는 2028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평택 아시아 운영센터(AAOC)를 확장·이전하는 증액 투자다. 신규 시설에는 반도체 이온주입 장비 생산을 위한 클린룸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 부품을 공급하는 허브창고, 고객사 기술교육을 위한 트레이닝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엑셀리스는 미국에서 생산해 온 일부 장비와 제품을 한국으로 이전해 아시아 지역 수출 물량에서 한국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반도체 고객사에 대한 장비 공급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지원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온주입 장비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에 이온을 주입해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핵심 장비다. 엑셀리스의 대표 제품인 '퓨리온(Purion)' 시리즈는 이온주입 공정에 활용되며, 특히 전기차와 산업용 전력기기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가 경기남부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다수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밀집한 지역에 핵심 장비 생산시설이 확대되면서 국내 반도체 제조 기반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엑셀리스코리아는 2022년 국내 제조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중소기업 35개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만큼 신규 시설 조성을 계기로 지역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셀리스는 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을 대상으로 투자입지를 검토한 끝에 경기도 평택을 선택했다. 경기도는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본사 임원 면담을 비롯해 적합 부지 발굴, 인허가 협의 등 단계별 지원을 진행했으며, 엑셀리스는 지난 9월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지역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착공식에서 “엑셀리스의 평택 아시아 거점센터 착공은 생산과 물류, 고객 교육까지 기능을 확대하는 중요한 출발"이라며 “경기도를 믿고 투자한 만큼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는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 및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기업들이 경기도를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러셀 로우 엑셀리스 CEO는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글로벌 기술력과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을 연결하는 중요한 투자"라며 “국내 고객사 및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 시대의 반도체 혁신을 뒷받침하고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엑셀리스의 신규 제조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반도체 핵심 장비의 국내 생산 및 공급 역량이 강화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경기남부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고흥 우주산업도시 건설 본궤도…3800억 국가산단 첫 관문 넘었다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중앙투자심사 통과…연내 승인·2027년 보상 추진 152만㎡ 산업단지에 우주기업 11곳 입주 협약…제작·시험·발사 생태계 구축 광주~고흥 고속도로·우주선철도 확충 관건…기업 유치·전문인력 확보 과제 고흥=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이 고흥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발사체 기술을 축적해 온 고흥이 이제는 연구개발과 부품 제작, 시험, 발사까지 아우르는 우주산업도시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사업인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서 산업 기반 조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교통망 확충이 뒤따르지 않으면 산업 집적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철도·고속도로 건설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20일 고흥군에 따르면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15일 열린 2026년 제3차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지방권 국가산단 후보지 가운데 유일하게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 국가산단은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인근 152만㎡ 부지에 약 3800억원을 투입해 조성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전남개발공사가 공동 시행하며 우주발사체 관련 기업의 생산시설과 지원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3년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2024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된 이 사업은 이번 중앙투자심사 통과로 또 하나의 행정 절차를 넘어섰다. 군은 연내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2027년 보상 착수를 목표로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단지의 경쟁력은 입주기업 확보에서 시작된다. 고흥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이노스페이스, 비츠로넥스텍 등 우주 관련 기업 11곳과 입주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이 실제 투자와 생산활동에 나설 경우 발사체 산업의 집적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흥이 구상하는 산업 생태계는 단순한 공장 집적지가 아니다. 나로우주센터와 민간발사장, 발사체기술사업화센터를 연결해 기술개발부터 부품 제작과 성능시험, 발사에 이르는 과정을 지역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산업시설만으로 우주산업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고도의 기술과 전문인력이 필요한 산업일수록 다른 연구기관 및 기업과의 접근성이 중요하다. 발사체 부품과 장비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물류체계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광주~고흥 고속도로와 고흥 우주선철도 건설이 산업단지 조성과 맞물린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속도로는 광역 접근성과 산업 물류 여건을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우주선철도 역시 연구인력과 기업 관계자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다른 산업거점과의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두 교통사업은 아직 국가계획 반영과 재원 확보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단계다. 특히 철도는 예상 이용 수요와 경제성, 국가 우주산업 지원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사업 추진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형 발사체 부품 운송에는 도로와 항만을 포함한 별도의 물류체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교통망별 역할을 구분하고 산업단지 조성 일정과 연계한 단계적 확충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고흥군은 제2우주센터와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 사이언스컴플렉스 조성, 지·산·학·연 연합캠퍼스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시설과 연구·교육 기능을 함께 키워 전문인력 양성과 기업 유치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고흥군 우주항공전략실 관계자는 중앙투자심사 통과를 계기로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보상 등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의 관건은 계획을 실제 투자와 착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다. 입주 협약 기업의 투자 구체화와 산업단지 조성, 교통망 확충, 인재 양성이 서로 맞물려야 고흥의 우주산업 구상이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투자심사 통과는 우주산업도시 건설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제 고흥에 필요한 것은 발사기지와 산업단지를 넘어 기업과 사람이 지속적으로 모여드는 산업 생태계다. 우주로 향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땅 위의 산업·교통 기반을 얼마나 맞춰 갈 수 있느냐가 고흥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한국에 ‘글로벌 AI 허브’ 만든다…정부·세계은행 ‘맞손’

정부가 세계은행과 손잡고 아시아개발은행 등 6개 다자개발은행의 인공지능(AI) 협력센터를 한국에 모아 '글로벌 AI 허브'로 육성한다. 지난해 12월 송도에 문을 연 세계은행 글로벌 AI·디지털 지식센터 중심의 협력을 강화해 개발도상국(개도국)의 AI 전환을 돕는다는 취지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AI·디지털 서밋'에서 “한국형 인공지능(K-AI) 패키지를 활용해 개도국의 수요와 여건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한국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개도국의 AI 전환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이러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2030년까지 10억 명에게 디지털 접근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세계은행의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AI·디지털 서밋'은 재경부와 세계은행그룹 공동으로 이날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돼 AI를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개도국의 성장 방안을 논의한다. 디지털 접근성 확대와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 기반 구축, 농업·보건 분야의 AI 적용 방안도 다뤄진다. 우리 정부와 세계은행은 AI 혜택에서 어떤 국가도 소외되지 않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목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송도에 설립된 세계은행 글로벌 AI·디지털 지식센터가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우리 정부가 출연한 세계은행 AI·디지털 기금을 통해 개도국의 AI 솔루션 도입과 분야별 AI 활용·전환 기반조성을 지원 중이다. 이 부총리는 이날 '동아프리카 의약품 추적 시스템 확산 및 고도화 지원' 사업을 둘러봤다. 세계은행 AI·디지털 기금의 지식센터 설립 이후 첫 승인 사업이다. 이는 한국 기업 기술로 모잠비크에 구축한 의약품 추적 시스템을 주변국으로 확대하고, AI 분석을 접목해 이상 거래 탐지, 수요 예측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통해 의약품 유통·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부총리는 19일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그룹(WBG) 총재를 만나 AI 관련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한국의 AI 혁신 역량과 활용 경험을 개도국 협력에 활용하기로 했다. 한국의 원전 개발 경험과 기술을 개도국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이 공공재원·민간 자본·기술 등 개발에 필요한 역량을 두루 갖춘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개도국 투자와 민간 자본 협력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양측은 산업 발전의 성과가 청년층의 일자리와 기회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을 표했다. 이 부총리는 “한국 인력이 세계은행의 고위직으로 더 많이 진출하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글로벌 AI·디지털 서밋은 세계은행그룹 총재와 각국 디지털 장관, 민간기업 관계자 등 160여 개국에서 9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AI·디지털 서밋이 미국 워싱턴DC 이외 지역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3500억달러 굴릴 전략투자공사에 여야 “이러다 다 날린다”

3500억달러(약 46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관리할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 후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투자 손실이 정부 재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인 데다 법률·재무 전문가와 핵심 임원도 부족해 관리 역량이 충분하냐는 우려가 여야에서 동시에 나왔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0일 한국수출입은행과 한미전략투자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전략투자공사가 국감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큰 쟁점은 첫 대미 투자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의 위험 관리. 미국 텍사스 엔시날에 6472㎿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23억달러다. 전략투자공사는 지난 1일 첫 투자금 24억달러를 미국에 송금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송금 이후에 리스크관리위원회 회의가 열렸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사업 선정은 안 하고 나중에 관리만 하느냐"고 따졌다. 대미 투자 사업은 산업통상부 사업관리위원회의 상업성 평가와 공사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위험 평가를 거쳐 재정경제부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 의원은 “공사가 사업성 검토는 산업통상부에, 자금 운용 결정은 운영위원회에 맡기며 책임을 나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종원 사장은 사업 선정 단계에서도 위험을 검토했고 민간 위원들도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계약상 보완 조항과 구체적인 위험 관리 방안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20년간 430억~450억달러 회수 기대 수익성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과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물었다. 박 사장은 계약을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현지 전력 가격과 수요 전망을 고려할 때 사업성이 합리적인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20년간 430억~450억달러를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익 구조와 위험 분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 손실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투자 실패가 국민 부담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관련 특별법은 공사가 결산상 손실을 적립금으로 감당하지 못하면 정부가 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법률 전문가가 미국 변호사 한 명뿐이라는 설명을 듣고 “이렇게 가다가 그냥 우리 대한민국의 3500억달러가 날아간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자체 법률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공백도 도마에 올랐다. 박 사장은 정원 50명 가운데 32명이 근무 중이며 변호사·회계사·재무위험관리사(FRM) 등 전문가는 11명이라고 밝혔다. 전략투자본부장은 임명 두 달 만에 사임했다. 임 의원은 투자 담당 임원과 전략투자본부장, 내부 통제를 점검할 감사까지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확정 발표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도 거론됐다. 배 의원은 미국이 요구하더라도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하다면 공사가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투자공사는 2027년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 70억달러 한도의 국가채무보증을 신청했다. 국회 동의 등 절차가 확정되면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양국이 합의한 연간 200억 달러 투자 한도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병주 면죄부 안돼”…홈플러스 사태 MBK-검찰 유착 의혹 ‘파문’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 관련 검찰(현 공소청) 수사를 두고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조사해 넘긴 1조9000억원대 부정 발행 혐의액이 영장 청구 과정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수사 부서 재배당과 주임검사 교체 등이 이뤄진 것을 두고 “김병주 MBK 회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이 사건은 노동자, 입점 업체, 전단채 등 수십만명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라며 “이런 MBK와 김병주 회장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줘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5년 4월과 12월 두 차례 해당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송했다. 금감원이 서울중앙지검에 보낸 2차 패스트트랙 요청서에는 2024년 3월부터 발행된 홈플러스 단기채권 등 부정 발행 기간과 가액이 합계 1조8903억원으로 적시돼 있으며, 단기채권 발행이 김병주 회장에 대한 보고와 지시 아래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월 검찰이 김병주 회장 등 경영진 4명을 대상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의 특정 피해 금액은 116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홈플러스가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 하락을 통지받기 직전인 2025년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단 9일간의 발행분으로 한정해 영장을 청구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 의원은 “MBK는 보통주 2조5000억원 무상소각으로 사모펀드를 청산하고 대주주 법적 의무를 손절하는데 성공했다"며 “이제 MBK에 남은 위험은 김병주 회장의 형사 및 배상 책임뿐인데, 사기 가액과 부정 발행 기간을 줄여 김 회장의 법정 판단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을 빼야 하는 MBK의 이해와 검찰의 결정이 번번이 맞아떨어졌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철우 검사장(현 서울중앙공소청장)과 MBK 사이 유착이 있는 것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고의로 김병주 회장을 제외하려 했다면 박철우 검사장에게 형법상 직권남용과 법왜곡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찬진 금감원장은 “열심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10만명 생계 달려 있는 사건"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사 장기화와 수사팀 재배당 등을 두고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박철우 서울중앙공소청장에게 “(홈플러스 사태는) 전단채 피해자가 4000명이 넘고 직접고용 노동자만 약 2만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최대 10만명의 생계가 달려 있는 사건"이라며 “2025년 4월 금감원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이송된 후 1년 6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팀 내부의 기소 기류에도 대검찰청 보고 과정에서 김 회장에 대한 불기소 의견이 제출됐다가 반려당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박철우 청장은 (과거) 구속영장을 재가했는데 이번에 생각이 바뀐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영장 기각 후 수사 부서를 반부패3부에서 2부로 바꾸고, 주임검사를 소속 검사에서 부장검사로 바꾸는 등 주임검사를 자주 바꾸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수사 부서 재배당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불기소 보고 논란에 대해서는 “내부 결정 과정에 관한 사항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현재의 수사팀과 기관장인 저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며, 마치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언론 기사가 난 것은 어떤 배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에서 발생한 납품업체 및 상인 피해와 대주주 책임 규명을 위해 오는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국정감사 증인으로 김병주 회장을 다시 채택했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 7일 중기부 국감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MBK 측은 홍보 에이전시를 통해 “문제가 된 홈플러스 물품대금 카드채권 기초 ABSTB(전단채)는 신영증권이 발행을 맡고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판매한 상품"이라며 “김병주 회장이 전단채 발행을 지시하거나 홈플러스의 일상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본지에 알려 왔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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