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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급증…반도체 호황의 역설

영업활동을 통해 거둔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27.6%가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쪽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일부 대기업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어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주요국 상장사의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2017년 이후 상승 속도가 주요 5개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한계기업은 '영업활동 및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이익'(EBIT)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곳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이 3년 연속 1 미만인 경우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2025년 27.6%로 15.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1.2%에서 30.7%로, 프랑스는 20.9%에서 26.4%로 올랐다. 영국은 19.6%에서 22.4%, 독일은 10.6%에서 12.9%, 일본은 1.7%에서 3.6%로 해당 수치가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60.0%)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36.8%), '도매 및 소매업'(36.4%), '정보통신업'(32.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43.9%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44.0%)보다는 낮으나 프랑스(40.1%), 영국(36.7%), 독일(27.0%), 일본(9.8%)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당해 연도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한계기업을 정리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계기업을 제때 퇴출해야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한계기업 비중이 1%p 높아질수록 같은 산업 내 정상기업의 투자·고용 성장률은 약 0.14∼0.18%p 낮아지고, 이런 효과가 2∼3년 지속된다는 게 해당 보고서의 요지다. 한은은 한계기업을 25% 퇴출할 경우 경제 부가가치가 0.35% 상승한다는 전망치도 내놨다. 문제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기업을 무조건 청산시키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기업 가치를 당장의 영업지표로만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산업 특성상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소위 '대박'을 터트릴 여지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자리까지 넘보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 역시 한때는 한계기업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교역 환경 악화, 환율·원자재·인건비 등 비용 상승, 내수 부진 등 요인들이 겹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업종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업 활력 제고와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하반기 달라진다] 영화 6000원 할인권 450만장 풀고, KTX·SRT 앱 통합

7월 중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6000원 영화 할인권이 450만장 배포된다. 50% 대중교통비를 환급해 주는 '반값 모두의 카드(K-패스)'도 9월까지 시행한다. 8월에는 KTX와 SRT 포함 모든 열차를 예매할 수 있는 통합된 1개의 앱이 출시된다. 아이 방학 등에 맞춰 1주 또는 2주 단위로 쓸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제도 8월 20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하반기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발간했다. 책자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과 제도 개편 등이 담겼다. 우선 정부는 전 국민 대상으로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 450만장을 배포한다. 1차 배포는 지난 5월에 시작했고, 7월 중 2차 배포를 진행한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영화 시장을 되살리고, 국민 문화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서민 교통비 절감을 위해 'K-패스' 환급 혜택도 대폭 확대한다. 4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정액제 환급 기준 금액을 50% 일괄 인하해 반값에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해진다. 8월부터 KTX와 SRT 고속철도 예매는 통합된 하나의 앱에서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코레일톡과 SRT 앱으로 나뉘어 있지만 앞으로 1개 앱으로 조회와 예약, 구매가 가능해진다. 철도 승차권 예매 가능 시점도 이용 1개월 전에서 2개월 전으로 확대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8월 20일부터 부모 수요에 맞게 1~2주 단위 단기육아휴직 제도도 도입된다. 현재 육아 휴직의 경우 30일 이상 사용해야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제도 개편으로 초등학교 2학년인 만 8세 이하 자녀의 방학이나 휴원·휴교, 질병·사고 등으로 단기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도 휴직할 수 있다. 사업장이 도산했을 때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체불 임금은 최종 3개월분에서 최종 6개월분으로 늘어난다. 제도는 8월 20일부터 적용된다. 임금 체불에 대한 법정형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아이 양육비 선지급은 소득기준을 폐지해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소상공인의 노란우산공제 납입한도는 분기별 300만원에서 연 1800만원으로 늘어난다. 노란우산공제란 소상공인이 안정적 재기 자금 확보를 위해 월 5만~100만원의 부금을 내면 폐업, 노령, 사망 등 발생 시 복리 이자를 적용한 공제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오는 7월 1일 이후 납입분부터 적용된다. 인터넷으로 각종 행정 민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정부24'에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접목된다. 행정 용어를 잘 모르는 국민이 물으면 AI가 적절한 답을 찾아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민원·혜택 서비스가 개편된다. 디지털 취약 계층을 위해 AI 기반 음성 대화 서비스도 시범 실시된다. 정부는 올 연말 'AI 정부24'를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11월부터 일기예보는 기존 6∼11일 이후 날씨 정보를 3∼6시간 간격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다 세분화해 정확성을 높였다. 로또복권은 모바일로도 구매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로또복권을 사려면 오프라인 판매점이나 PC를 이용해야만 했다. 이제 동행복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인당 1회 5000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오프라인 판매점 매출 보호를 위해 구매 가능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로 제한했다. 정부는 지난 2월 9일부터 로또 모바일 판매 시범운영 중이고, 내년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은행 간 외환시장은 24시간 개장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수출입 업체의 실시간 환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만, 1월 1일과 주말은 제외된다. 8월부터 만 19~20세 청년 대상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책 구매 등 도서 분야에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패스를 받은 청년들은 공연, 전시, 영화 관람료를 연간 최대 15만~20만원 지원받고 있다. 8월 28일부터 공연 및 스포츠 경기 관람을 방해하는 암표 거래 관련 처벌이 강화된다. 암표 거래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 부정 판매로 얻은 금액의 최대 50배 과징금이 부과되고 수익은 전액 몰수·추징된다. 암표 거래 신고자에게는 포상금도 지급된다. 정부 관계자는 “책자는 7월 중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 도서관, 점자 도서관, 교정기관 등에 배포·비치된다"며 “재정경제부 홈페이지와 YES24·교보·알라딘 등 인터넷 서점의 '이렇게 달라집니다' 전용 웹페이지에서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반도체 큰폭 꺾였다”…산업생산 두 달째 감소세

올해 경제를 견인하던 반도체 생산이 10%나 줄면서 산업생산이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등 제조업 생산과 함께 설비투자도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정부는 6월 이후 반도체 생산이 반등하고, 종전 합의로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돼 주요 산업생산 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4월 –0.4%로 첫 감소세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 포함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3% 감소했다. 이 중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생산 부족과 함께 가격 상승 영향이 맞물리면서 물량을 줄이는 쪽으로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생산량이 납품계약 일정에 따라 조정이 있었고, 반도체 가격 상승 지속으로 물량 감소 효과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기초체력인 펀더멘털 자체는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진행 중인 신규 반도체 팹(공장)이 가동하게 되면 물량 기준으로도 상승이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의약품 생산도 –17.5%로 크게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1%로 전월 대비 2.2%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석유정제(9.8%), 자동차(2.7%) 생산 등은 전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감소 폭이 컸던 4월과 비교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란 게 데이터처 설명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1.3% 늘었다. 금융·보험(5.9%), 전문·과학·기술(9.3%) 생산 등이 증가했다. 4월 3.5% 급감했던 소매판매는 5월 들어 0.1%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3.4%) 판매는 줄었지만,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9%)와 의복 등 준내구재(2.3%) 판매가 늘었다. 특히 승용차 판매가 10.9%로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 화재 영향과 함께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대기 수요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소매업은 0.5% 줄며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운수창고업도 1.8% 감소했는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항공운송업(-13.4%)이 크게 줄어들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1% 줄며 4월(-3.7%)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밀기기 등 기계류(-0.2%)에서 투자가 줄었다.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3.8% 증가했다. 건축(5.1%)과 토목(0.2%)에서 공사 실적이 늘었다. 건설수주도 1년 전보다 55.3%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 달 반도체 생산 감소에 대해 단기적 조정으로 보며 6월 반도체 수출 큰 폭의 증가에 따라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소매판매, 서비스업 등 내수 지표 증가를 들어 중동전쟁 영향이 보다 안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미·이란 종전 업무협약(MOU) 체결 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고 있어 향후 산업활동 주요 지표의 개선세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원유 위기경보 ‘경계 → 주의’로 내린다…천연가스 ‘해제’

정부가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로 내린다.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 경보는 '주의'에서 전면 해제한다. 중동 전쟁 종전 협상 후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완화됐다는 판단에서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삼성·SK ‘통큰 미래 투자’…“대체불가 대한민국 견인”

삼성과 SK가 정부와 손잡고 서남권을 중심으로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더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기업의 판단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2개씩 반도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게 된다. ◇ 삼성·SK 결단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벨트 구축 공식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며 “(반도체 추가 투자 관련)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각종 인프라 등 많은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충청권에서도 최첨단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없어서는 안 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반도체칩을 적층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메인 팹 수준의 공정을 요구한다"며 “HBM 팹은 기존의 반도체 후공정 팹과 함께 천안·온양 등 충청권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밖에 기존 사업장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쪽에서는 삼성 그룹 내부용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키워가기로 했다. 동시에 로봇 관련 투자를 경상북도 구미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경남 거제에서 조선 사업 고도화를 도모한다. 삼성전기는 최첨단 패키지 기판을 핵심으로 부산 공장 투자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를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SK는 평균 10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계속 집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약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큰 규모로 만들어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5GW 규모의 센터를 0.5∼1GW 단위로 쪼개 전국 각지에 구축하는 게 1단계다. 이후 10GW 크기 센터를 전력과 부지, 용수 사정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예정된 구축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서남권에는 신규 생산 기반을 조성한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크게 늘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2045년 완공 예정인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원, 낸드 증산을 위해 청주에 100조원 정도의 투자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며 “대규모 부지, 전력, 용수, 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민관 '초대형 투자' 합동 기획…인재 유치·정주 여건 개선 등이 숙제 재계는 정부가 구상한 '메가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이 초대형 투자를 통해 함께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AI 시대'가 열리며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부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HBM, AI 서버용 D램,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도 막대한 국가 자금을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다. 한국 역시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도 용인·평택 중심 생산거점이 장기적으로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축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 중심 설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서남권 신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민관 '원팀'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경우 AI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도체가 이를 연산하며,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뿐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도 대규모 투자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 막대한 전력 수요 대응, 산업용수 공급, 지역 협력업체 육성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세제·금융·규제 개선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이어져야 투자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가 투자할 지역 내에서도 획기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할 전망이다. 호남권은 신안 해상풍력, 영광 한빛원전, 서해안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공급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대청댐과 충주댐이 있어 용수 공급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권은 전통 제조업의 중심지로 주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측면에서는 아직 수도권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인재 유치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10일내 대금 지급·3조 이상 상생자금 확대…“6700개 협력사 혜택”

삼성 그룹이 협력사들에게 하도급 대금을 법정 기한보다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이 1차 협력사 대상으로 기존 60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해 대금을 주면, 1·2차 협력사들도 3차 협력사에게 30일 이내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3조5000억원 규모 상생 자금도 2·3차 협력사의 금융과 기술 등 지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과 1~3차 협력사 상생 협약 체결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삼성전자 포함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물산, 호텔신라, 제일기획, 세메스 등 11개 계열사들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상생 협약을 통해 삼성과 거래 관계에 있는 6700여개 협력사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협약에 따라 삼성은 1차 협력사에게 마감 후 10일 이내 대금을 지급한다. 현금 결제 포함 지급 기한에 맞춰 대금이 자동으로 하도급 업체에게 이체되는 상생 결제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설·추석 명절 때도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또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 변동분도 선제적으로 대금에 연동해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1·2차 협력사들도 이하 하도급 업체들에게 마감 후 30일 이내로 대금 지급 기한을 앞당기기로 했다. 삼성은 이 같은 대금 지급 개선에 동참하는 협력사 대상으로 종합평가 시 가점 부여·등급 상향, 상생펀드 지원 규모·기간 확대 등 인센티브도 준다. 삼성이 약속했던 협력사 상생협력 지원도 1차뿐 아니라 2·3차 대상으로 확대된다. 현재 운영 중인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활용해 협력사들의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ESG 전환 등을 지원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발표한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계획 중 '2·3차 협력회사 지원 및 산업재해기금 조성'도 이번 협약에 포함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번 상생 협약의 주요 내용을 내년 초 체결할 협력사들과의 공정거래협약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공정거래협약은 대·중견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불공정행위 예방,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담은 협약을 1년 단위로 약정·이행하고, 공정위가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공정위도 이번 상생 협약을 이행한 기업 대상으로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 시 가점 부여, 중소기업 대상 하도급거래 모범업체 선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1·2차 협력사가 그 이하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금 지급 조건을 개선하면 상생의 성과가 협력사 전반으로 확산하게 될 것"이라며 “5조원 규모 사회 환원 약속에 2·3차 중소 협력사 지원 내용도 포함한 것은 대기업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재벌승계지도] 밑그림 완성한 CJ그룹, 이재현 회장 ‘결단’ 남았다

CJ그룹은 4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을 거의 다 그려놓은 상태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차세대 리더가 되기 위한 막바지 담금질 작업에 돌입했다. 지분 승계 측면에서는 대규모 증여세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CJ그룹 승계 작업은 별다른 변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이목은 이선호 실장이 누나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과 어떤 식으로 경영권 구도를 정리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 승계 준비 작업 가속도…2029년 우선주도 전환 CJ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CJ㈜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CJ㈜ 아래 식품·문화·물류 등 주요 사업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 회사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 최대 주주는 이재현 회장(42.07%)이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은 각각 3.20%, 1.47%의 지분을 들고 있다. CJ나눔재단, CJ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47.76%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도 13.40%에 이른다. 외부 자본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흔들기는 힘든 상황이다. CJ㈜는 계열사 지분도 충분히 보유한 편이다. CJ제일제당(40.94%), CJ푸드빌(84.22%), CJ올리브네트웍스(100%), CJ인베스트먼트(100%), CJ올리브영(51.15%), CJ ENM(40.07%), CJ CGV(50.90%), CJ프레시웨이(47.11%) 등이다. CJ제일제당 아래로는 CJ대한통운(40.16%), CJ씨푸드(46.26%), CJ바이오사이언스(61.95%) 등 다수의 식품 관련 자회사들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CJ ENM 산하에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주사 외에 CJ제일제당(0.43%), CJ푸드빌(2.25%), CJ프레시웨이(0.59%), CJ ENM(1.82%) 등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CJ그룹은 일찍부터 CJ㈜ 지분을 4세 경영인에게 넘기는 작업을 준비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환우선주 발행이다. 10년 뒤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CJ4우(전환)' 주식을 지난 2019년 3월 발행했다. 2029년이면 현재 CJ㈜ 주식을 보유한 이들의 지분율이 희석된다는 의미다. 총수 일가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을 활용해 후계자들의 지분 확보 비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한 푼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CJ㈜ 지분을 확보하도록 '전환우선주 카드'를 썼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4우(전환) 지분을 가장 많이 지닌 사람은 이선호 실장(29.13%)이다. 이경후 실장도 26.90%를 확보했다. 주식 수로 보면 이선호 실장은 보통주 93만2503주, 전환우선주 123만1390주를 소유했다. 이경후 실장은 각각 42만8088주, 113만6958주를 가졌다. 2029년 이후 전환이 모두 이뤄진다면 이선호 실장이 6.5%, 이경후 실장이 4.7% 안팎의 CJ㈜ 주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은 전환우선주를 매집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갈 경우 CJ㈜ 지분율은 36~37%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에서는 4세 경영인들이 지주사 주식을 일정 수준 확보한 이후 이재현 회장이 자신의 몫을 증여할 계획을 짤 것으로 본다. 24일 종가 기준 CJ㈜의 시가총액은 4조6800억원가량이다. 현재 이재현 회장 소유 지분 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하면 증여세가 1조원 정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 '실탄 마련' 핵심은 올리브영…IPO 또는 지주사와 합병 유력 CJ그룹은 4세 경영인들의 증여세 마련을 위한 '비밀병기'도 미리 준비했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 지분율이 높은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꾸준히 높여온 것이다. 올리브영은 국내 화장품 시장 및 유통망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지닌 브랜드다.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은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 주식 11.04%를 확보한 상태다. 이경후 실장은 4.21%를 지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5조8538억6878만원으로 전년(4조7934억7598만원) 대비 21.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93억0869만원에서 7328억2321만원으로 22.3% 뛰었다. 시장 지배력이 확고한데 성장성까지 겸비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7조~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이선호 실장의 경우 이 회사를 상장시킨 뒤 보유 자산을 모두 처분한다면 조 단위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CJ㈜나 CJ제일제당 등 사업보고서를 보면 임원 보수 지급 명단에서 이선호 실장 이름이 빠져 있다. 급여를 연간 5억원 이하로 받고 있다는 의미다. CJ㈜는 보통주 주당 3000원 안팎의 배당을 집행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의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보유 주식은 216만3893주다. 세전 기준 연간 65억원 가량 배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CJ올리브영 주식을 처분하는 게 가장 확실하게 '실탄'을 마련할 방법인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는 정부가 중복 상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대기업 계열사 IPO가 급격히 위축될 조짐이 보여 CJ그룹도 다른 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지주사인 CJ㈜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합병 비율을 적절히 산정할 경우 가장 손쉽게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총수 일가가 그동안 각종 사법리스크가 논란에 휩싸인 전례가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교통 정리'를 어떻게 할지다. 현재 그룹 주력 사업은 이선호 실장이, 문화·콘텐츠 관련 분야는 이경후 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CJ그룹 소유 및 경영 모든 측면에서 남매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CJ그룹 승계 구도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선명한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회장이 절대적인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후계자인 이선호 실장이 전환우선주와 올리브영 지분을 통해 차근차근 영향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증여세 재원 마련과 남매 간 역할 분담 정도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CJ그룹은 향후 4세 경영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소폭 개선”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산업 호황에 따른 반도체·전자 수출 호조와 중동전쟁 영향에 기업들의 내성이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47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0'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분기(76) 대비 4 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수출기업 지수가 70에서 86으로 16p 상승했다.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BSI가 기준선 100을 초과하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가 기준치 100을 넘겼다. 3분기 경기가 2분기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반도체는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113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100), 조선(95)이 그 뒤를 이었다. 전자·통신(93)과 전기장비(92)는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나란히 상승했다. 시멘트·레미콘·유리 등을 포함하는 비금속광물(61)은 장마철 건설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18p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유·석유화학(64)은 전분기 대비 8p 상승했으나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크게 위축됐던 대기업(88)과 중견기업(86) 심리는 3분기 들어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78에 그쳤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기업 경기전망이 호전되고 있으나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기조와 공급망 불안이 제조업 전반의 경영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환율 변동성 관리와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묵인되던 관행이 세금 폭탄으로…국세청, 법인 슈퍼카 겨누는 이유

지난 5월 28일, 국세청은 법인 소유 슈퍼 카의 사적 사용 및 관련 탈루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4년 8천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의무화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왜곡되면서 고가 법인 차량 등록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이 이번 기획 조사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차량 사적 사용 적발을 넘어 기업 자금 유출과 편법 증여 전반을 파헤치는 강도 높은 검증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이 타깃으로 삼은 19개 법인은 총 90대(약 300억 원 상당)의 고가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적발된 탈루 혐의 금액만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가장 빈번하게 적발되는 사례는 법인 명의로 초고가 슈퍼 카를 취득한 후 사주 일가의 '개인 전용차'로 전락시키는 경우다. 조사에서 법인 명의로 8억 원 상당의 슈퍼 카 3대를 취득해 골프장, 특급 호텔 방문 등에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드러났다. 또한, 사주 일가의 미술품, 명품 의류 구입은 물론 고급 단독주택의 인테리어 비용까지 법인 비용으로 전가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포착되었다.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유용하다 적발될 경우, 법인의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해 법인세가 추징되는 것은 기본이다. 더 큰 문제는 부인된 비용만큼 대표이사의 '상여'로 처분되어 막대한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까지 연쇄적으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백화점, 골프장, 피부과 등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결제 내역은 국세청의 PCI(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에 의해 즉각 이상 징후로 포착된다. 따라서 접대비나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더라도 실질적인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내부 증빙(품의서, 참석자 명단 등)을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 고가 법인 차량 세무조사 시 국세청 조사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교차 검증하는 자료가 바로 '업무용 승용차 운행 기록부(운행일지)'이다. 세법상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운행 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으면 연간 1,500만 원까지만 비용으로 인정된다. 빈틈없는 기록과 객관적인 업무 운행 사실 자료만이 실무적인 세무 리스크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 단순히 '업무용', '외근', '거래처 방문'이라고 뭉뚱그려 적는 것은 조사 시 허위 기록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방문처와 구체적인 업무 목적을 명확히 기재해야 함다. 국세청 조사 요원들은 운행일지 내용과 하이패스 통행 내역, 주차장 영수증, 법인카드 결제 위치(주유소, 식당 등), 나아가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까지 대조하여 모순점을 찾아낸다. 주말이나 공휴일 운행, 혹은 골프장, 주요 관광지, 사주 일가의 자택 인근 등 업무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장소로의 운행 내역은 조사관들의 1차 타깃이다. 불가피한 주말 업무나 휴일 접대였다면, 이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휴일 근무 품의서, 접대비 지출 결의서, 회의록 등의 증빙은 운행일지와 하나의 세트로 묶어 보관해야 한다. 연말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기억에 의존해 1년 치를 일괄 작성하는 관행은 매우 위험하다. 회사의 경영권을 쥔 사주가 거래 과정에 자녀 회사를 '끼워 넣어' 부당한 통행세 이익을 주거나, 법인 소유의 슈퍼 카를 사주 일가에게 헐값에 저가로 양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세금 탈루 유형이다. 심지어 배우자가 지배하는 특수관계 법인에 가상자산 채굴기 구입 대금 200억 원을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조세회피처의 페이퍼 컴퍼니에 허위 광고비를 지급해 막대한 자금을 국외로 빼돌려 은닉한 혐의를 있는 법인이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법인은 자녀나 배우자가 운영하는 특수관계 법인과의 거래, 혹은 법인 자산(차량, 부동산 등)의 매각 시 반드시 세법상 적정한 '시가'로 거래해야 힌디. 시가보다 낮게 팔거나 높게 사주는 행위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법인세가 엄격하게 추징된다.특히 가공의 광고비나 컨설팅비 명목의 외환 송금은 국세청 국제조사과의 집중 타깃이다. 조사에서 해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녀의 시기에 맞춰 3억 원대의 수입 스포츠카를 법인 명의로 사주거나, 자금 출처가 없는 미성년 자녀와 180억 원 상당의 빌딩을 공동 매입하면서 50억 원의 취득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례들이 적발되었다. 법인에 실제로 출근하지 않는 자녀에게 수억 원의 가공 인건비를 지급한 악의적 사례도 포함되어 있다.사주 자녀의 재산 취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자금 출처' 확보. 자녀 명의로 부동산이나 주식을 취득할 때는 객관적인 '소득 증빙'이 필수적이다. 법인에서 정당하게 급여나 배당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되, 실제 근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업무 일지나 사내 메일, 결재 명세 등을 반드시 남겨야 가공 인건비 논란과 증여세 추징을 피할 수 있다. 사전 증여로 부를 이전해야 한다면 편법을 동원하기보다, 합법적이고 정당한 플랜을 만들어 사전에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이 징벌적 가산세를 피하는 가장 장기적이고 안전한 절세 전략이다.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금융계좌 추적과 디지털 포렌식(문서 감정)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장부 조작이나 차명계좌를 이용한 고의적 조세 포탈이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금은 과거의 묵인되던 관행이 치명적인 리스크로 돌아오는 시대다. 당장이라도 기업의 회계 처리와 세무 신고 내역, 그리고 사주 일가의 자산 변동 내역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선제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kn@ekn.kr

10만톤급 국제 크루즈 첫 기항…서산 대산항, 동북아 관광항 도약 신호탄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 서산 대산항에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이 처음으로 기항하면서 동북아 해양관광 거점으로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중국 천진동방국제크루즈의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 '비지오(VISIO)호'가 지난 25일 중국 천진을 출발해 27일 대산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산항에서는 최근 3년간 코스타세레나호가 출항한 바 있지만, 해외에서 출발한 대형 국제 크루즈선이 대산항을 기항지로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항은 충남도와 서산시를 비롯해 대산지방해양수산청, 평택세관, 국립평택검역소 등 관계기관이 입출항과 검역, 통관 절차를 함께 지원하며 성사됐다. 비지오호를 타고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 1500여 명은 서산 해미읍성과 간월암 등 주요 관광지를 찾아 지역의 역사문화와 자연경관을 둘러봤다. 도는 이번 국제 크루즈선 기항을 계기로 대산항의 국제 관광항 기능을 강화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유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10만톤급 국제 크루즈선 기항은 충남도와 서산시,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이 힘을 모아 이뤄낸 성과"라며 “대산항이 동북아 해양관광의 중심 관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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