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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돈방석”…英 석유공룡 셸, 고유가에 1분기 호실적

영국 석유공룡 셸이 미국과 이란 전젱에 따른 고유가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를 발표했다. CNBC에 따르면 셸은 7일(현지시간) 올 1분기 조정 기준 순이익이 69억20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 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61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셸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63억6000만달러도 상회했다. 셸의 지난해 같은 기간 조정 순이익은 55억8000만달러였으며,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에는 32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와엘 사완 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전례 없는 혼란을 겪는 분기였음에도 운영 성과에 대한 끊임없는 집중을 통해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셸은 또 분기별 자사주 매입 규모를 기존 35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축소했다. 대신 배당금은 주당 0.3906달러로 5% 인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중동 분쟁 이후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실적 랠리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약 40%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BP 역시 유가 상승 영향으로 1분기 순이익이 3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6억7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3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다만 셸의 순부채는 1분기 말 기준 52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한 457억달러 대비 증가한 수준이다. 퀼터 셰비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우리치오 카룰리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셸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뿐 아니라 내 개인적인 예상치도 웃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순부채가 이번 분기 증가한 점이 유일한 약점"이라며 “이는 주로 유동자본 효과 때문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재고 가치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부, ‘수입 설탕’ 관세 낮춰 물가 관리…“4개월내 시장 풀어야”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관세를 낮춘 설탕의 시장 방출 기간을 최대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관세가 낮아진 수입물품을 창고에 쌓아두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판매를 미루는 부당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할당관세 개선방안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할당관세란 물가를 낮추고, 원활한 수급을 위해 일정 수입 물량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중동 전쟁 이후 환율과 유가 상승이 고물가로 이어지자 정부는 설탕, 수입산 과일 등 할당관세 대상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일부 수입업체 사이에서 보세구역에 물량을 장기간 보관하며 관세 인하 혜택만 받는 부당 행위가 발생했다. 수입 신고를 미루고, 시일이 지나 높은 가격에 판매하다 보니 시장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8월부터 할당관세 적용 품목인 설탕의 방출 의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냉동 고등어도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대상에 추가한다. 기존 냉동 '갈치·명태·오징어'와 냉장 오징어에서 5개 품목으로 늘려 수입 후 도매·가공·소매까지 모든 단계의 유통 경로 관리를 강화한다. 설탕의 시중 방출 의무 기간을 단축하고, 수입 수산물의 유통 경로 추적도 강화해 신속 유통을 도모하는 동시에 낮아진 관세 혜택이 물가 인하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관세법 개정을 통해 수입 제품의 보세구역 반입 후 가산세 부과 기준도 현행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공급이 시급한 경우에는 주무 부처 장관 요청에 따라 세관장이 화주 등에 대해 직접 반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적용 제품이 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유통돼 물가를 빠르게 안정화하고, 시장 공급 지연 등 부정행위 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연내 관세법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농축산물의 할당관세 적용 품목에 대해 수입·유통·판매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통합 관리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이 같은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내 30명 규모의 할당관세 관리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판매 기피 등 부정행위가 없도록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를 오는 7월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美·이란 종전 협상, 이번엔 타결될까…트럼프 “합의 안하면 폭격” 으름장 [이슈+]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합의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종전 협상이 이번에는 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악시오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종식과 향후 핵 협상 틀 마련을 위한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를 이란 측에 제시했다. 미국 당국자는 향후 24~48시간 안에 이란 측 답변이 전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MOU에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일시 중단하고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한편 동결된 이란 자금을 반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우선 MOU 체결을 통해 전쟁 종식과 협상의 큰 방향성을 제시한 뒤, 이후 30일간 세부 협상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과 관련해서는 12~15년 수준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은 20년, 이란은 5년을 각각 주장해왔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은 이후 단계에서 다뤄질 예정"이라며 “아직 어떤 사안도 최종 합의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 타결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그들은 매우 강하게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동의할지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동의하지 않더라도 결국 곧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이란이 합의된 내용을 수용한다는 전제 아래 전설적인 군사작전인 '에픽 퓨리(Epic Fury)'는 종료될 것"이라며 “매우 효과적이었던 대이란 해상 봉쇄도 해제돼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개방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들(이란)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며, 안타깝게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과 강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합의 시한과 관련해 “별도의 데드라인은 없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이 끝나는 오는 15일 전까지 합의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중국이 이란 전쟁 종식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전면 휴전과 협상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중국이 제시한 '4개 항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전까지 이란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이 종전 협상의 핵심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되면 시 주석은 '평화 중재자'라는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란 측은 혼재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ISNA 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의 계획과 제안을 여전히 검토 중이며, 입장을 정리한 뒤 파키스탄 측 중재자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대변인인 에브라힘 레자에이는 이번 제안에 대해 “미국의 희망사항 목록에 가깝고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종전 합의 가능성을 반영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선을 밑돌며 2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줄이며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 위로 올라섰다. 전쟁 종식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도 강세를 보였고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GCI자산운용의 이케다 다카마사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 제안 내용 자체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면서도 “시장은 추가적인 군사 행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가 배 몰고 사고 막는다…정부, 자율운항선박 데이터 구축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정부가 배가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인공지능(AI) 데이터 구축 사업에 본격 나섰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플랫폼 사업 출범식'을 열고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자율운항선박은 AI가 선박 곳곳의 센서와 항해장비, 엔진 정보를 스스로 학습해 운항을 판단하는 차세대 선박이다.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충돌을 피하고, 가장 빠른 항로를 찾거나 고장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정부는 이런 기술의 핵심이 실제 바다에서 쌓이는 데이터에 있다고 보고, 올해부터 4년 동안 346억 원을 투입해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으기로 했다.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나오는 정보를 표준화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사업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맡아 추진한다. 이날 행사에는 해운사와 조선사, 기자재 업체, AI 기업, 연구기관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데이터 공유와 선박 제공, 장비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업 수행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항해와 조종, 엔진, 원격관제, 통신, 기상, 해상교통, 안전 분야 등에서 1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정부는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형 데이터로 구축한다. 또 올해 추진 예정인 6000억 원 규모의 'AI 완전자율운항 기술개발 사업'과도 연계해 실증과 상용화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과 산업 확대, 전문 인력 양성, 국제표준 대응 전략 등을 담은 기본계획도 발표한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앞으로 자율운항선박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업들이 데이터를 함께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해운과 조선 산업이 디지털 전환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우리나라 자율운항선박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삼성전자 웃게 한 AI…美 빅테크 데이터센터 확장에 기후목표는 후퇴 [이슈+]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확장을 주도하는 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목표는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경쟁 속에서 막대한 전력 확보에 나서면서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축소하거나 천연가스 발전 의존도를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세운 기후 목표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AI 시대의 전력 소비 급증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MS가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연기하거나 아예 철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와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AI 시대 이전에 제시했던 기후 목표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내부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 MS의 '탄소 네거티브' 목표 흔들 앞서 MS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2025년까지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달성 계획을 2020년에 발표한 바 있다. 이어 2021년에는 '100/100/0'으로 명명된 새로운 기후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MS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100%의 시간 동안 '제로(0) 탄소'(무탄소) 에너지 구매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실시간으로 공급받겠다는 점에서 이미 달성한 RE100보다 훨씬 까다로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MS는 지난 2월 2025년까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MS가 최근 들어 이 같은 기후 목표에서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MS가 최근 탄소 제거(CDR) 프로그램 규모도 축소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MS 직원들은 최소 3곳의 CDR 프로젝트 개발업체에 협상 중인 계약이 보류됐다고 통보했다. MS가 글로벌 CDR 시장의 최대 투자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해 MS의 CDR 크레딧 구매 비중이 전체 대비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재생에너지를 실시간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마저 철회하거나 축소할 경우 빅테크 업계 전반의 기후 대응 전략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CDR과 '100/100/0'이 모두 MS의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달성을 위한 핵심 축이라고 짚었다. 다만 MS 내부에서는 '100/100/0' 목표가 처음부터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과제로 인식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 “AI가 우선"…기후변화 대응은 뒷전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빅테크 간 AI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MS는 올해 말까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약 19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MS는 약 3개월마다 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AI 관련 비용이 급증하면서 저탄소 부서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부에서 예산 압박이 커졌고,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심사 역시 이전보다 엄격해졌다고 전했다. 기후단체 하이타이드 재단의 알렉시아 켈리 이사는 “AI는 빅테크 기업들에게 생존이 걸린 경쟁"이라며 “가능한 모든 자금이 AI 인프라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경쟁 속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자 아마존과 메타 플랫폼스 등 빅테크들 사이에서 천연가스 발전 선호 현상도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MS는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과 함께 텍사스에서 2500메가와트(MW) 규모의 대형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고, AI 데이터센터에 장기간 전력을 공급받기 위한 협상을 지난달 진행했다. 켈리 이사는 “데이터센터를 최대한 빨리 가동하려는 경쟁 속에서 청정에너지 목표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 사이에서 천연가스가 핵심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미국에선 천연가스가 핵심 공급원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전망과도 맞물려 있다. BNEF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오는 2035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인 106GW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천연가스가 핵심 전력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전 세계적으로는 재생에너지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충당하겠지만,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AI 확산 이후 빅테크들의 탄소 배출량은 급증하고 있다. 각사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전 시점과 비교해 메타의 탄소 배출량은 64% 증가했다. 이어 구글은 51%, 아마존은 33%, MS는 23%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탄소배출 증가 원인으로 “AI 및 클라우드 사업 확장 등 성장 관련 요인"을 직접 언급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 경쟁이 기후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중금리 대출 확대와 국민경제의 선순환

최근 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 계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번 대책은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금융회사의 협력을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의 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보증 연계 및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금융회사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체계의 고도화를 병행하여 기존의 정형화된 신용 평점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한 위험 기반 접근을 도입하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대출 확대 정책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 내에서 '중간 신용계층'을 흡수하고 금융시장 구조를 정상화하려는 전략적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중금리 대출 확대는 여러 긍정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가계의 이자 부담 완화를 통해 소비 여력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던 차주들이 중금리 대출로 전환할 경우 평균 차입 비용이 하락하게 되고, 이는 고신용자 대비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중·저 신용 계층의 소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거시경제적으로 이는 내수 진작 및 경기 안정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경로로 작용한다. 둘째,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의 실질적 진전이다. 기존에는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 접근이 제한되었던 계층이 합리적인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의 분배적 기능과 사회적 안전망이 강화된다.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경제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구조적 효과를 지닌다. 셋째, 비제도권 금융 및 불법 사금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점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중금리 대출 시장이 충분히 형성될 경우, 이는 고금리 대출과 저금리 대출 사이의 '완충지대(buffer zone)'로 기능하며, 금융 취약계층이 비제도적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것을 방지한다. 넷째, 금융산업의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금융회사는 보다 정교한 리스크 기반 가격결정(risk-based pricing)을 구현해야 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신용평가모형, 데이터 활용, 핀테크 기술의 발전을 촉진한다. 미국 사례는 상기 중금리 대출 정책 방향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참고 사례이다. 미국에서는 커뮤니티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협력하여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특히, 렌딩과 같은 플랫폼 기반 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안 데이터(예: 소득 흐름, 소비 패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활성화되었다. 이는 전통적 신용평가로 포착되지 않던 차주들의 상환 능력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규제 측면에서도 과도한 금리 통제보다는 투명성 제고와 경쟁 촉진에 방점을 두었으며, 결국, 중금리 대출은 금융 포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시장 기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국내의 금융 정책 설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물론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 과제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중금리 대출의 금리 범위와 정책 기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 및 조달 비용이 변동하는 환경에서 경직된 금리 기준은 금융회사의 참여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중금리 대출의 금리 구간을 일정한 고정값이 아니라, 기준금리, 신용스프레드, 기대손실률 등을 반영한 '연동형 밴드'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 + 일정 스프레드 범위'와 같은 방식으로 상·하한을 조정하면 시장금리 변화에 자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 기반 가격결정이 가능해져 공급 유인이 유지된다. 둘째, 신용평가 인프라의 획기적 개선이 요구된다. 비금융 데이터 및 대안 정보의 활용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데이터 결합 및 활용에 대한 규제 합리화를 통해 평가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통신 요금 납부, 공과금, 플랫폼 거래내역, 소득 흐름, 고용 형태, 심지어는 사업자 매출 데이터와 같은 비금융·대안정보를 체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데이터가 단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형태로 결합·분석되어 예측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데이터 결합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안전한 데이터 결합을 지원하는 인프라(예: 데이터 전문기관, 가명정보 활용 체계)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은 단순한 서민금융 지원을 넘어 국민경제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결정이다. 금융 접근성 개선은 소비 확대, 창업 및 경제활동 참여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다. 향후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의 공급 확대 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혁신, 규제 체계의 정교화, 시장 참여 유인 설계 등을 통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bienns@ekn.co.kr

[1보] 마이크로소프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실시간 충당’ 후퇴 검토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업계에서 가장 야심찬 수준으로 평가받아온 기후 목표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MS가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연기하거나 아예 철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와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AI 시대 이전에 제시했던 기후 목표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 엔화 환율 또 급락…日당국, 외환시장 다시 개입했나 [머니+]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6일 장중 급락(엔화 강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추가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1시 25분 달러당 157.8엔대에서 거래되다가 순식간에 155.04엔까지 떨어지며 지난 2월 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오후 4시 17분 기준 달러당 156.5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엔화 환율의 급락은 일본 당국이 지난달 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이후 나타났다. 앞서 일본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 개입해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고, 그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은 장중 최대 3% 가까이 급락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개입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식통들은 일본은행(BOJ)이 엔화 매수를 위해 약 345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당시 일본 당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엔화 환율 급락을 두고 이러한 관측이 현실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4년에도 엔화 방어를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약 1000억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호주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의 로드리고 카트릴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흐름은 전형적인 개입의 특징"이라며 “최근 가격 움직임은 일본 재무성이 엔화 약세가 160엔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투기 세력의 포지션 확대를 억제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마크 크랜필드 블룸버그 전략가는 “수요일(6일) 엔/달러 환율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하락했다"며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달러 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지난달 30일과 같은 규모의 시장 개입을 최대 30차례까지 단행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국은 외환보유액을 고려해 보다 효과적인 시점에 개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선박들의 탈출을 유도하는 '해방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7% 내린 98.123을 기록 중이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일본 재무성이 지난주 투기 세력에 보낸 경고 수위는 매우 강경했다"며 “이란 전쟁 관련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이 당국의 추가 개입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엔화 약세와 관련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재무성에서 외환 정책을 담당하는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 역시 “마지막 대피 권고로 받아들여 달라"고 언급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지난 4일에도 외환시장에서 투기적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에 속도 내는 韓 에너지전환…“갈 길 멀다” 지적도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외신의 진단이 나왔다. 이란 전쟁 이후 연료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와 소비자 행동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다만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구조가 여전히 견고해 이번 사태가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란발 에너지 위기는 한국의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에 시급성을 더하고 있다"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청정에너지 전환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한국은 전체 에너지의 약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93%를 수입에 의존하는 등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전기화, 첨단 산업 성장 등으로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중동 전쟁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에너지 안보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한민국 전체가 재생에너지로 매우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며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할 경우 우리의 미래는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신속한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체계 전환을 위해 '3대 정책방향 10대 과제'를 지난달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를 조기 달성해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와 전력망 혁신 등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태양광 패널 수입은 137% 급증한 766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이 에너지 안보 우려 속에서 전기차와 주택용 태양광 등 저탄소 기술로 이동하는 글로벌 추세와 맞닿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의 에너지 전환 방향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페이지 응우옌 아시아 국장은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주요 산업국 대비 약 15년가량 뒤처져 있지만, 최근 정책 신호는 전환 가속 의지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재생에너지 설치 비용도 점차 경쟁력을 갖추며 일부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한계 비용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밝혔다. 다만 청정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의존도 축소 등의 정책 목표는 이미 이란 전쟁 이전부터 추진돼 온 만큼, 이번 위기가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NEF(BNEF)의 데이비드 강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올바른 방향과 틀을 설정했지만 이를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로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며 “특히 전력시장 개혁, 그중에서도 소매 부문 개혁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기회 상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전력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전력 소매 시장을 개방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전력망 투자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여전히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핀란드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는 지난달 “석탄발전이 의미 있게 증가한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했다"며 “원자력 발전량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여전히 화석연료로 회귀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국내 발전에서 석탄과 천연가스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재생에너지는 약 1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인허가 지연과 전력망 제약으로 관련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 역시 에너지 전환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은" 원전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추가 확대 여부는 에너지 믹스와 사회적 합의를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에너지 전환이 단순한 정책 구상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인허가 속도, 전력망 투자, 신규 설비 확충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REA의 캐서린 하산 애널리스트는 “이번 위기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강력한 모멘텀을 만들어냈다"면서도 “이 흐름이 일시적인 대응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한 단계 도약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4월 물가 2.6% 상승…“21개월 만에 최고·5월 더 오른다”

지난 달 석유류가 22% 가까이 뛰며 소비자물가가 2.6% 상승했다.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본격화되며 5월 물가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6% 올랐다. 중동 전쟁 영향이 시작된 3월(2.2%)과 비교해도 0.4%포인트(p) 올랐다. 이는 석유류 물가가 21.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84%p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석유류만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휘발유는 21.1%, 경유는 30.8% 각각 올랐다. 등유도 18.7% 상승해 2023년 2월(27.1%)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석유류 급등에 공업제품도 3.8% 오르며 2023년 2월(4.8%)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제항공료와 엔진오일 교체료 등 일부 생활밀착형 서비스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며 유가 영향이 소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3월 국제항공료는 전월(0.8%) 대비 큰 폭으로 오른 15.9%를 기록했다. 해외단체여행비(11.5%), 엔진오일교체료(11.6%) 등도 크게 올랐고, 자동차수리비(4.8%)도 상승했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재료를 사용하는 세탁료(8.9%)도 전월(6.7%)보다 올랐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항공료에 이어 5월부터 국내항공료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 전쟁 영향으로 벽지와 바닥재, 페인트 등 주택수선 재료도 물가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물가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3월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약세와 유가 급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6.1% 상승했다. 이는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1.6% 상승해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정유와 화학, 운송 산업 전 분야에서 생산비, 물류비 등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통상 수입물가는 2~3개월, 생산자물가는 1~2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5월 이후 공업제품은 물론 서비스 가격, 외식 물가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 전체 소비자물가를 강하게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도 석유류 가격 파급 효과 등을 들어 5월에는 물가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동 상황 전개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흐름,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의 파급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5월 물가 오름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정 부분 완화했다고 봤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로 4월 물가상승률이 1.2%p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24일 시행한 4차 석유 최고가격제로 휘발유는 리터(ℓ)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유류세 인하율도 휘발유 15%, 경유 25%로 상향 조정됐다. 이 심의관은 “석유류 가격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석유류가 더 크게 올랐다면 개인서비스·국제항공료 등의 상승 폭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물가 상승에 대비,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석유류 가격을 최우선 대응하고, 민생 밀접 품목들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등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물가 안정 기조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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