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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협상 이끈 여한구 통상본부장 전격 경질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전격 경질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해 여 본부장을 직권면직했다. 여 본부장의 구체적인 면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여 본부장은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등 주요 통상 현안에서 실무 사령탑 역할을 맡아왔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산업부 통상정책국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공무원 신분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정무직 인사의 직권면직은 정무직 인사에서 이례적 조치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미 협상과는 별개로 개인적 이슈가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쿠팡 이슈 등 민감한 통상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 만큼 대미 통상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산업부는 박정성 통상차관보 주재의 비상 업무 체계를 가동해 당면한 현안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만기전역’ 10마리 중 7마리…가족을 찾지 못했다 [멍예퇴직➀]

➀ 은퇴 국가봉사견 70%, 입양되지 못해 ② 턱없이 부족한 입양자 '돌봄 비용' 지원 ③ 국가봉사동물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작년에 예랑이랑 같이 제주도로 입양이 확정됐었는데, 갑자기 허리가 안 좋아져서 입양을 못 갔어요. 그때 같이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죠. 나이도 많아서 사실상 앞으로 입양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재작년 군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윤지'(래브라도 리트리버). 올해로 2년째 반려마루 여주에 머물고 있다. 반려마루는 경기도가 운영하는 반려문화 복합시설이다. 반려견 훈련, 구조동물 보호를 맡고, 반려동물 놀이터 등 문화시설을 운영한다. 반려마루 관계자에 따르면, 윤지는 이곳에 오기 전 탐지견으로 살아왔다. 지난 5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만난 윤지의 눈가와 입가에는 그간 세월을 말해주듯 검은 털 사이로 하얀 털이 듬성듬성 나 있었다. 윤지는 재작년 또다른 군견 '예랑'이와 함께 입소했다. 둘은 함께 제주도로 입양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지만 입양이 좌절됐다. 입양 확정 후 허리디스크와 척추층만증을 판정받아 당장 입양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설은 경과를 지켜본 뒤 윤지를 입양 보내기로 입양자와 결정했다. 그러나 1년 넘게 건강이 회복되지 않자 입양자는 결국 윤지 입양을 포기했다. 반려마루 관계자는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져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통증이 심했을 때는 허리를 못 굽혀서 잘 걷지도 못 하고, 배변 활동도 하지 못 했다"며 당시 윤지의 상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특수한 환경을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환경이다 보니 일종의 직업병에서 오는 병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견사 한 켠엔 훈련사들이 윤지를 위해 마련한 '미니 침대'가 자리해 있었다. 현재 반려마루에 남겨진 은퇴견은 모두 세 마리다. 지난 3월 다른 은퇴견 세 마리가 민간에 입양되면서 윤지는 올해 3월 입소한 말리노이즈 품종 '담비' '담보'와 함께 시설에 남겨져 있다. 군견, 경찰견, 마약탐지견 등 국가봉사견은 대부분의 견생을 국가를 위해 근무한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시설에 머무는 경우가 흔하다. 사단법인 마침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장애인 보조견을 제외한 국가 소속 봉사 동물은 총 1천 마리가 조금 안된다. 그러나 국내 국가봉사견 민간 입양률은 22%에 그친다. 10마리 가운데 7마리는 가정에 가지 못 한 채 생을 보내고 있다. 반려마루 관계자는 “작년에 국가봉사견들의 은퇴 후 현실이 공론화되기 시작하면서 입양 문의가 간혹 있긴 했지만 선뜻 입양까진 이어지지 않았다"며 “밖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수 견종이고, 기존에 군에 있었다는 사실 탓에 다가가기 쉽지 않아 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민간 가정에서 군견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는 군견에 대한 일반인의 선입견이 장벽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선입견으로 중대형견 특성에 따른 왕성한 활동량, 군견 훈련으로 인한 공격성, 낮은 사회성이 주로 꼽힌다. 실제 은퇴 군견의 모습은 어떨까. 같은 날 서울시 동대문구의 또다른 반려견 교육센터 '도그어스플래닛'에서 '유라'를 만났다. 8년 간 근무한 후 만기 전역한 13살 유라는 은퇴 이후 4년간 군 내에서 지냈다. 유라와 센터의 만남은 육군 훈련소의 요청으로 시작된 재적응 교육 훈련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은퇴 군견 보호에 관심이 생긴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는 당시 군에 가장 오래 머물러 민간 입양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판단한 유라를 육군과 협의하에 센터로 데려왔다. 기자가 만난 유라는 민간인들이 가진 선입견과 다르게 사람에게 서스럼없는 모습이였다. 유라는 천천히 근처로 다가와 코를 들이밀었다. 이내 활발하게 뛰어놀던 소형견 무리로 향했다. 고령이라 친구들처럼 뛰어놀진 못했지만, 불편한 기색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군견은 적절한 재교육만 하면 일상에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갓 제대한 군인이 바뀐 지하철 노선도 낯설어 하는거랑 똑같아요. 그럼 다시 알려주면 되는거에요." 교육을 통해 작전에 필요한 역량을 극대화시킨 만큼 다시 훈련을 통해 변화한 사회에 대한 적응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선입견을 깨기 위해선 홍보를 넘어 일반인이 직접 교육 과정에 참여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입양 홍보도 중요하지만 육군에서도 이미 홍보 부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사람들과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는데도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군견이 사회화가 어렵다는 오해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이 군견의 사회화 훈련에 직접 참여해 교감하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군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줄어들 것"이라며 일반인의 군견 핸들링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해람·이지민 인턴기자

공공기관, 수의계약 날로 줄여…세상에 첫발 내딘 장애인, 다시 원점으로 [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⑤]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무음 버튼을 눌렀을까. 언제라도 작업을 할 것만 같은 공장에 재봉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20여 명의 노동자들이 둘러앉아 일했을 긴 작업대는 끝이 보일 만큼 텅 비었다. 작업하다 만 옷도, 출고를 기다리는 제품도 보이지 않았다. 창고 역시 비었다. 공장 입구에는 '5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휴업'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을 뿐이었다. 사람들 흔적만 작업장 한편에 남았다. 사물함 벽면을 따라 2015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찍은 야유회 단체 사진이 줄을 이뤘다. 사진 속 직원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함께 일하며 쌓아온 시간이 사진마다 고스란히 담겼다. 김현섭 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피복사업본부 대표는 사진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장애인 노동자들은 여기 와서 같이 밥 먹고 친구도 만들고 야유회도 갑니다. 이 사람들한테는 그런 시간이 참 소중해요." 공장은 그저 옷을 만드는 곳이 아니었다. 장애인들이 매일 출근하며 사회와 연결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공장이 멈춘다는 건 생산이 멈추는 것 이상의 의미였다. 장애인 노동자 한 명이 제 역할을 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김 대표 말이다. “발달장애인 노동자가 작업 공정에 익숙해져 제 몫을 하기까지는 보통 3~4년이 걸립니다." 원단을 옮기고, 재단된 옷감을 분류하고, 실밥을 정리하며 불량을 잡아내는 일까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여도 작업마다 순서와 방법이 다르다. 새로운 작업복 주문이 들어오면 원단도, 마감 방식도 달라져 처음부터 다시 익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수년 동안 반복해서 작업을 익히고 비로소 자기 몫을 하기 시작하지만, 주문이 끊기면 그 시간도 함께 멈춘다. 김 대표는 “일을 익혔는데 공장이 쉬기 시작하면 노동자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일터가 있어야 기술도 이어지고 사람도 남는다"고 말했다. 휴업은 갑자기 찾아왔다. 김 대표는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최근 공공기관 발주가 줄면서 공장 운영이 점차 어려워졌어요. 결국 올해 무급 휴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공장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방위사업청·조달청 등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없이 수의시담(가격협의)을 통해 단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3~4년 사이 군수품 발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과거 연중 이어지던 일감이 점차 줄면서 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말을 이었다. “예전에는 장애인 생산시설이 꾸준히 일할 수 있을 만큼 수의계약 물량이 유지됐지만 지금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조달청에서는 2026년부터 수의계약을 폐지하겠다고 공표까지 했어요. (잠시 말을 잇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장애인 생산시설은 설 자리를 더욱 잃게 될 겁니다." 일감 자체가 줄어든 데다 남아 있는 발주도 일정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 발주가 생산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납품 일정과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이 있을 때는 20명의 근로자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몰리고, 끝나면 몇 달씩 아무 일도 없습니다." 주문이 몰릴 때는 자체 생산만으로 납기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작업이 집중된다. 반대로 납품이 끝나면 몇 달씩 일감이 끊겨 공장 가동이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다 보니 결국 올해 5월부터 3개월간 무급휴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대표 표정만으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경기도의 중증장애인생산시설 사단법인 에스디워크(복사용지 생산시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김진희(63) 운영 총괄팀장은 최근 회사를 떠난 한 지적장애인 노동자를 떠올렸다. 2022년 입사한 그는 누구보다 성실한 직원이었다. 하루 4시간씩 근무하며 맡은 일을 묵묵히 해냈다. 1년 전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4시간 근무로 받는 임금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다른 사업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팀장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일감만 조금 더 있었으면 8시간 근무를 만들어줄 수 있었어요. 정말 성실했던 친구라 오래 함께하고 싶었는데, 생계가 걸린 문제라 붙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일하려면 결국 꾸준한 일감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라고 강조했다. 김현섭 대표는 휴업을 결정했던 때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공장이 쉬면 직원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몇 년 동안 함께 일하며 익힌 기술도, 매일 출근하며 쌓아온 일상도 멈춘다. 그는 장애인들에게 공장은 단순히 월급을 받는 곳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부모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도 있다. “부모들은 '내가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부모가 떠난 뒤에도 자립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꾸준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지원이 아닙니다. 꾸준히 출근할 수 있는 일터입니다." 김 대표는 텅 빈 작업장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작업대는 비어 있었지만 그가 걱정한 것은 공장만이 아니었다. 공장이 멈추면 그 안에서 일상을 이어가던 사람들의 삶도 함께 흔들린다. “공장이 살아야 장애인도 일할 수 있습니다." 그가 바라본 것은 텅 빈 작업대만이 아니었다. 다시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장애인들의 일터였다. 주서현 인턴기자

美 한국산 드론 15% 관세, 우대세율 적용?…정부 “세부 기준 협의”

미국 정부의 한국산 드론, 관련 부품에 최대 15% 관세 부과 조치에 정부가 우대세율 관련 세부 기준 등을 협의하고, 드론 업계에 미칠 영향도 점검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드론 및 핵심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포고령에는 한국 포함 일본과 유럽연합(EU),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대만산 드론과 부품에는 최대 15% 관세를, 영국산 드론과 부품에는 최대 10%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미국 정부는 드론의 우대세율 관련 “특례를 받으려면 해당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와 미국에서 유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4일 “한국산 드론이 최대 15% 우대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세부 인증 기준과 적용 범위 등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부처와 함께 국내 드론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드론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는 자국 내 드론 생산 역량을 확충하면서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이버보안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포고령에 따라 오는 9월 3일부터 최대이륙중량 25㎏ 초과 드론, 열화상 카메라가 통합된 드론, 드론 도킹 스테이션, 일부 핵심 부품 수입에 대해 100% 관세가 부과된다. 열화상 장비를 탑재하지 않은 25㎏ 이하 드론에는 25% 관세가, 일부 부품은 내년 2월 9일부터 25% 관세가 각각 적용된다. 다만, 미 전쟁부 또는 연방통신위원회로부터 드론 관련 인증·승인을 획득한 기업의 제품은 내년 2월 9일까지 시행이 유예된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대만, EU 등 주요 동맹국 제품의 경우 핵심 부품과 기술이 자국산 또는 미국산임을 입증할 경우 총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상한을 설정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야간 거래 늘린다”…정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속도

정부가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후 야간 외환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을 선정할 때 심야시간 거래량에 더 높은 가중치를 줘 국내은행의 야간 거래를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 없이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 또는 이체할 수 있는 원화국제결제망 구축 작업도 내년 시행에 맞춰 속도를 내기로 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MSCI 선진국 지수는 글로벌 펀드의 주요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 지수다. 한국 증시는 올해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을 높여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에 맞춰 전자 외환거래(e-FX) 가이드라인을 이달 마련한다. 상주 인력 없이도 안정적으로 외환거래가 가능하도록 해 금융기관의 인력과 비용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야간 외환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24시간 외환시장 운영 이후 거래량도 증가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은행 간 시장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73억9000만 달러에서 24시간 개장 이후 191억4000만 달러로 10.1% 늘었다. 증권결제 원화 유동성 부담 완화를 위해 결제촉진대금 제도도 개선한다. 현금으로만 납부 가능했던 예탁결제원 결제촉진대금은 다음 달부터 주식·채권으로도 납부할 수 있다. 오는 10월부터 결제 당일 장내시장에서 받을 예정인 증권도 담보로 인정한다. 앞으로 결제촉진대금을 내지 않고도 증권을 먼저 받을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사용을 늘리기 위한 원화국제결제망도 구축한다. 정부는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정식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 8대 분야 39개 과제 중 30건(77%)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계기관은 올해 중 3개 과제를 추가로 이행한다. 허 차관은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이후 거래 불발 등 사고 없이 원활하게 시장 인프라가 가동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도 주요국 통화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정부, KDI 동시에 최근 경제 리스크 “고물가·고용 부진”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동시에 고물가와 청년 등 고용 둔화를 최근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지속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선데다 잇따른 폭염으로 먹거리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서다. 청년 취업자는 19만명 넘게 줄면서 4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일자리 주력 업종인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취약계층의 어려운 고용여건 등 민생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조로 수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높은 물가 상승세와 고용 둔화가 자칫 경기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조성중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제조업, 건설업에 이어 최근 농림어업도 취업자가 많이 줄고 있고, 청년 고용 여건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 흐름이 민생으로 더 빨리, 더 넓게 확산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13일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중동전쟁 장기화와 역대급 폭염, 일부 지역의 가뭄이 겹치며 고용과 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앞서 KDI가 고물가와 고용 부진이 개선세인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과 일맥상통한다. KDI는 지난 8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고용 여건도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표로 보면 7월 소비자물가는 2.8%로 6월(3.2%)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었지만 8월에 다시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정세가 격화되면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올 여름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마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았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24.7%에서 15.5%로 떨어지면서 7월 물가 상승률을 눌렀지만 유가의 오름세 전환으로 향후 물가가 다시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폭염과 가뭄에 따른 수급 차질로 농축수산물 가격마저 들썩이면서 8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로 소득이 있어야 소비와 투자 여력이 생기는데 내수를 뒷받침하는 고용 상황도 녹록지 않다. 7월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8000명 늘었지만 청년층만 보면 취업자 수가 19만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은 44.2%로 1.6%포인트(p) 떨어진 반면 실업률은 6.8%로 1.3%p 상승하며 유독 청년들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또, 일자리 주력 업종인 제조업이 6만8000명 줄면서 25개월째. 건설업은 5만7000명 줄며 27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됐다. 조 과장은 “청년도 공개 채용에서 경력직 선호로 바뀌고, 제조업 자동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일자리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도 중동 불확실성으로 유가와 함께 자동차 등 내구재 가격에 폭염으로 먹거리 물가마저 오르는데 일자리 부족으로 소득이 줄면 개선세인 소비도 다시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 지속으로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상존해 향후 소비, 수출 개선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폭염·가뭄에 대비한 농축수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 방안과 함께 일자리 회복 방안을 고심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주요 품목 수급 관리, 물가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도 조속히 발표하고, 제조업·건설업 등 부진 업종 맞춤형 고용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 여성기업인 한자리에…“현장 애로 듣고 지역경제 해법 찾는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 구미분과 월례회 개최 김춘남 구미시의회 부의장 참석…경영 애로·기업 간 협력 방안 논의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지역 여성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여성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14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 구미분과위원회는 지난 13일 지역 회원 경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월례회를 열고 여성기업인 간 소통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춘남 구미시의회 부의장이 참석해 여성경제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지역 여성경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월례회에서는 여성기업인들이 실제 경영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 여성기업 간 네트워크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회원들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여성기업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기업 간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판로와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중소 여성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의장은 구미시의회 4선 의원으로 제10대 구미시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맡고 있다. 여성의 권익 향상과 여성정책에 관심을 두고 여성들의 경제·사회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미분과위원회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여성경제인의 경영 역량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협력 기반을 넓혀 여성기업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남영남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장은 “월례회가 회원들이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여성경제인들이 지역경제의 중요한 주체로 더욱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회원 간 교류와 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는 경북지역 여성기업인의 권익 향상과 경영 지원, 판로 확대,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2개 시·군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여성기업인들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 경제의 저변을 넓히려면 여성기업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한 축으로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월례회가 현장의 애로를 정책과 기업 지원으로 연결하는 실질적인 협력 창구로 자리 잡을지가 관건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공주 알밤죽·청국장 미국 간다…농식품 1억1000만원어치 LA행

공주=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지난해 미국 LA 한인축제에서 시작된 공주 농식품 판촉이 실제 수출로 이어졌다. 공주시는 올해 참여 업체를 4곳으로 늘려 1억1000만원 상당의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고 추가 거래처 확보에 나선다. 공주시는 13일 공주식품㈲과 식약동원, 하늘빛, 효원장 등 지역 식품업체 4곳이 생산한 농식품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선적했다고 밝혔다. 수출 품목은 공주식품㈲의 율피밤죽과 알밤페이스트, 식약동원의 청태포 양념구이, 하늘빛의 전두유 검은콩, 효원장의 알밤청국장 등이다. 공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인 알밤 가공품을 비롯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이번 수출의 출발점은 지난해 열린 LA 한인축제였다. 당시 행사에 참가한 식약동원은 현지에서 뱅어포와 청태포 양념구이를 선보인 뒤 실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청태포 양념구이가 수출 품목에 포함됐다. 공주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참여 업체와 품목을 확대했다. 단순 행사 참가에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 반응을 수출 계약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적된 제품은 오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LA 서울국제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제53회 LA 한인축제 농특산물 홍보판촉전'에서 판매된다. 참여 업체들은 현장 판촉과 함께 바이어 상담을 진행해 추가 거래처를 찾을 계획이다. 시는 행사 기간 제품별 판매 실적과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축제가 끝난 뒤에도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현지 유통망 확보에 나선다. 공주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고맛나루'도 함께 내세워 개별 제품과 지역 농식품의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 LA 한인축제는 약 250개 부스 규모로 열린다. 주최 측은 나흘간 40만명 이상이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원철 시장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공주 농식품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길 기대한다"며 “지역 업체의 수출 확대가 농가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공장 증설 빨라진다…“산단 규제 풀고, 2.5조 투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공장을 추가로 지을 때 건축허가 변경없이 허가를 내 줘 준공이 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조5000억원 규모 투자가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기업이 실증시설 운영 법인에 지원할 경우 증여세도 비과세된다. 구미·포항 국가산업단지 입주 대상에 이차전지 관련 자원재생(리사이클링) 업종도 추가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완화된다. 정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1차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당장 기업 수요가 있는 현장대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규제를 풀고,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취지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산업단지 내 공장을 증설할 때 별도 신규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건축법 상 '1대지 1허가' 원칙에 따라 공장 건설 도중 계획에 없던 건축물을 추가하려면 기존 건축허가를 바꿔야해 증설이 지연됐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건축법 개정을 통해 증설 건축물은 기존 건축허가와 달리 별도 허가를 내 줄 계획이다.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면 2조5000억원 규모 투자도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반도체 기업 등이 실증 지원법인 '트리니티 공장(팹)'에 출연할 경우 증여세도 비과세한다. '트리니티 팹'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양산 전 단계에서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시설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을 통해 약 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구미·포항 국가산단에는 이차전지 관련 재자원화(리사이클링) 업종도 입주가 가능해진다. 현재 산단에는 이차전지 연관 제조업만 입주할 수 있고, 폐기물 관련 업종인 리사이클링 기업은 입주가 제한됐다. 재자원화 산업은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 등을 추출하는 이차전지 공급망 관련 핵심 공정이다. 정부는 이차전지 업종의 입주 관련 규제를 푸는 내용으로 올 하반기 산업단지계획과 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한다. 이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바이오 제조시설은 청주시 소유 녹지를 산업용지로 변경한다. 산업용지 내 공장 증설을 통해 약 5300억원 규모 투자가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는 음료제조업 전용 부지에 식료품 업체도 입주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산단 내 입주 가능 업종으로 분양률이 낮은 음료제조업에 식료품 업체를 추가, 3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신산업과 재생에너지 100%(RE100) 산업의 산업단지 입지 규제도 완화한다. 정부는 모든 업종의 입주가 가능한 '제한업종 계획구역' 지정 한도를 기존 30%에서 50%로 늘리고, 업종 특례지구 요건도 낮추기로 했다. 주환욱 재경부 정책조정관은 “이번 과제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속 관리하겠다"며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기업 혁신과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E칼럼] 이상기후 시대의 에너지 복지

올여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방콕을 웃도는 일이 일어났다. 대기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중·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뜨거운 공기가 두텁게 쌓여서 생긴 현상이다. 기상청은 지난 6월 기존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보다 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올여름 이 폭염중대경보가 전국적으로 수차례 발령되었다.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는 지역 중,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또는 기온이 39도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으로 인한 생명 위협 등 중대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극단적 고온이 예측될 때 발표되는 최상위 경보다. 서유럽과 미국 서부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현재의 폭염을 엘니뇨 때문이라는 기사를 내보낸다. 엘니뇨는 지구 온난화 이전부터 존재한 태평양 해양-대기 시스템의 자연적인 변동성 중 하나이다.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엘니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다. 지구 자전과 적도 부근의 대기 순환으로 인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바람이 생긴다. 대항해시대에 범선들은 이 바람을 이용해서 무역을 했다. 이 바람을 무역풍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다. 무역풍은 저위도 지역에서 1년 내내 일정하게 부는데, 태평양의 바닷물을 서쪽으로 밀게 된다. 이 때문에 태평양 동부에서는 바닥의 해수가 위로 올라오면서 바닥에 깔려있던 풍부한 영양분도 같이 올라와 황금어장이 형성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무역풍이 약해질 때가 있다. 무역풍이 바닷물을 미는 힘이 약하다보니 온도가 낮은 바다 깊숙한 곳의 해수가 적게 올라와서 바다 표면의 수온이 오르게 된다. 그리고 바다 바닥에 깔려있던 영양분이 위쪽으로 적게 올라오니, 물고기들도 위로 올라오지 않아 어획량 감소로 이어진다. 페루와 에콰도르 연안에 몇 년에 한 번씩 크리스마스 시즌에 물고기가 많이 없는 것을 어부들이 발견했다. 이러한 온난기에 어부들은 조업을 쉬며 장비를 수리하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어민들은 이 시기를 아기 예수가 준 크리스마스 휴가라고 여겨 엘니뇨(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라 부르기 시작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적도 태평양의 수온이 몇 달 연속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을 때 엘니뇨 발생을 선언한다. 엘니뇨 현상은 일반적으로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보통 9~12개월 동안 지속된다. 대개 3월에서 6월 사이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11월에서 2월 사이에 최고조에 달하며, 발생 다음 해에 지구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NOAA는 지난 6월 열대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발표하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미국 남부와 멕시코 지역은 강우량이 높아지는 반면, 미국 북부 지역과 캐나다는 건조한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아시아, 호주, 중앙아프리카, 아프리카 남부엔 가뭄이 찾아오곤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엘니뇨로 인한 올겨울 기상 이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폭염,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미치지 않는다. 이상기후가 심해질수록 그 충격은 냉난방 여건이 취약한 계층에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전가된다. 이는 기후위기가 곧 복지의 문제로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에너지 바우처 제도는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2015년부터 저소득층의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9년부터는 여름철 냉방비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지원규모는 1인 세대 295,200원부터 4인 이상 세대는 701,300원까지다. 올해부터는 에너지 비용이 월세 등에 포함되어 에너지 바우처로 직접 결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에너지 비용을 현금으로 지원한다.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를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도 확대한다. 한국에너지공단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에너지 위기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이상기후 시대에, 우리 이웃들의 사회 안전망을 튼튼하게 만드는 에너지 복지에 더 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bienns@e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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