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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2년8개월째 공석 한국에너지공대…신정훈 의원 “기후부 직무유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의 총장 공석 사태가 2년 8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조속한 총장 선임과 안정적인 재정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전남 나주 · 화순 )은 지난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한국에너지공대의 장기간 총장 공석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신 의원은 “2년 8개월 동안 총장 공석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기후부의 직무유기"라며 “과연 정부가 한국에너지공대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아쉽다는 게 지역사회의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빨리 좋은 분을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열악한 재정 구조도 지적됐다. 신 의원은 정부 지원 규모가 다른 과학기술 특성화대학과 비교해 크게 부족한 데다 한국전력과 전력그룹사의 지원에 의존하는 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올해 본예산 기준 한국에너지공대와 비교하면 4대 과학기술원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가 4.6배에서 11배 이상 많다"며 “학생 1인당 지원 수준으로 비교해도 한국에너지공대는 4대 과학기술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공대의 재정이 한전과 지방자치단체의 한시적 지원금, 전력그룹사 이사회의 결정 등에 좌우되는 구조를 문제로 꼽았다. 안정적인 학사 운영과 연구를 위해서는 국비를 중심으로 한 재정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최근 에너지공대의 규모 확대와 지원 강화를 언급한 대통령 발언을 거론하며 “전향적으로 국비 중심의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 의원실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기국가 시대에 돌입하면서 에너지 전문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전체적인 학생 증원이나 수준 향상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 마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성환 장관 “전력이 국가 경쟁력…韓, 새 문명 중심국가 도약 갈림길”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력을 어떻게 잘 공급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 인사말에서 “철강부터 반도체까지 칩과 전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 됐다"며 “미국은 칩은 있지만 전력이 취약하고 중국은 전력은 있지만 칩이 취약하다. 대한민국이 이 과정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문명의 중심국가로 설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류가 기후위기와 인공지능(AI) 혁명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변화에 동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가스발전과 내연기관차, 가스난방 등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한 탈탄소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AI 확산으로 전력수요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2022년 챗GPT와 함께 인공지능 혁명 시대가 오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탈탄소화 정책을 수행하는 와중에 칩과 전기가 모두 중요해진 시기를 맞아 이 두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대한민국의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와 AI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산업혁명 초기 대한민국은 농사를 짓느라 문명의 중심에 없었지만 이제는 철강부터 반도체까지 갖춘 국가가 됐다"며 “지정학적 문제이면서 산업혁명에 이은 인공지능 혁명 시대의 다음 문명을 설계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나 팹을 준비하는 과정은 마음먹으면 2~3년이면 할 수 있지만 전력을 준비하는 일은 훨씬 더 오래 걸린다"며 “전력을 단순히 산업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과제로 삼고 안보자산화하면서 인공지능 시대와 기후위기 시대를 함께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원전을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석탄과 석유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일부 원전을 섞은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로봇을 움직이고, 그 혜택으로 인류가 더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를 어느 국가가 가장 먼저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폭염’, 가장 정밀한 대응이 필요한 기후재난

이번 여름은 지난 8월 2일 양산의 낮 최고기온이 42.5℃까지 오르며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견디기 힘든 폭염으로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었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보다 더 극심했는지는 여름이 지난 뒤 기상청의 종합 분석이 끝나야 명확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이 적어도 역대급에 가까웠다는 점은 분명하다. 8월 하순으로 접어든 지금, 그 뜨거웠던 여름은 벌써 기억 저편으로 멀어지고 있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를 떠올릴 때다. 계절은 어김없이 지나가고 다음 계절은 다시 돌아온다. 폭염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인 지금이 기후위기 시대 우리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폭염을 다시 살펴볼 때다. 필자의 견해로 기후위기 시대에 특히 주목해야 할 변화는 폭염, 집중호우, 장마 양상, 계절 길이의 변화, 30년 기후평년값의 한계 등 다섯 가지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산불의 대형화다.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 증가도 매우 위험하지만, 기후변화로 위험성이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폭염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폭염이 위험한 첫 번째 이유는 인명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2018년 온열질환자는 4,526명, 추정 사망자는 48명이었다. 2024년에는 3,704명과 34명, 2025년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환자 4,460명과 사망자 29명이 발생했다. 올해도 8월 17일 기준 잠정적으로 환자 3,577명, 추정 사망자 31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인 2016∼2025년 태풍과 호우를 합한 연평균 사망자 수가 약 17명임을 고려하면 폭염의 인명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할 수 있다. 폭염은 태풍이나 집중호우처럼 눈에 띄는 파괴 장면을 남기지 않지만, 우리의 생명을 조용히 앗아가는 무서운 암살자다. 두 번째 이유는 폭염이 취약계층에 특히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모든 위험기상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지만, 폭염은 계층에 따른 위험의 격차가 가장 크고 복잡해 정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고령층 가운데서도 폭염 속에 농사일을 계속하는 농촌 어르신이 가장 위험하다. 쪽방촌 어르신에게는 선풍기만으로 열기를 견디기 어려운 날이 많다. 배달노동자인 라이더는 상대적으로 젊어 피해가 덜 드러나지만, 가장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장시간 일하는 잠재적 최고 위험군이다. 폭염은 '국민 모두에게 같은 행동 요령'을 알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계층·장소·직업별로 대응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재난이다. 폭염은 에너지 안보에도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태양광은 햇빛이 강할수록 유리할 듯하지만, 패널 온도가 지나치게 오르면 발전효율이 떨어진다. 태양광과 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원자력의 안정적 역할을 중시하더라도 폭염은 원전에 새로운 부담이 된다. 지난 7∼8월 유럽에서 나타났듯 강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전은 폭염과 가뭄으로 유량이 줄면 냉각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해수를 사용하는 원전도 해수온 상승에 맞춰 설계기준과 운전 여유를 재점검해야 한다. 고수온에 따른 해파리 유입과 취수구 장애까지 고려하면 기후위기는 원전 건설과 운영의 전제 자체를 바꾸고 있다. 올해 기존 폭염특보보다 높은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한 것은 진전이다. 그러나 5월 15일 서울 동대문구 어르신 사망 사례를 비롯해 온열질환 사망은 주의보나 경보 단계에서도 발생한다. 최상위 중대경보에만 관심과 대응이 집중돼 기존 특보 단계의 대응이 느슨해지는 역설을 경계해야 한다. 폭염의 위험은 특보가 최고 단계에 도달한 뒤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첫 더위가 찾아오는 순간부터 발생하고 누적된다. 대책은 더욱 세밀해야 한다. 먼저 농촌 어르신 등 보호 우선순위에 따라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도시의 가족이 농촌 부모에게 농사일을 멈추시라고 전화하고, 현지에서는 실제 작업 중단 여부를 확인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쪽방촌에는 선풍기 보급을 넘어 실내온도를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간편 냉방·냉각장치와 전기요금 지원을 결합해야 한다. 나아가 쪽방촌과 같은 취약 환경에 맞는 저전력 냉방기술을 국내 산업으로 육성해 세계의 폭염 취약지역에 보급하는 산업적 발상도 필요하다. 열대야도 중요하지만, 위험은 밤에 갑자기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낮 동안 축적된 열과 탈수가 밤까지 이어지고, 밤사이 회복하지 못한 피로가 다음 날의 위험을 다시 키우는 악순환이 핵심이다. 따라서 열대야 자체를 위험의 출발점으로 간주하기보다는 낮과 밤의 누적 열부하를 함께 반영하도록 위험 정보의 효용성과 전달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 폭염은 앞으로 더욱 잦고 강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요한 것은 일률적인 경보가 아니라 폭염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사람과 장소를 세밀하게 읽는 정밀한 대응이다. 더위가 한 걸음 물러간 지금이 다음 폭염을 준비할 가장 시원한 때다.

‘40℃ 폭염’ 속 유럽을 구한 태양광…일몰 후 발전량 제로는 숙제

2026년 여름 유럽은 북아프리카에서 북상한 뜨거운 공기가 대규모 고기압에 갇히는 이른바 '오메가(Ω) 열돔'이 형성되면서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남부와 중부 곳곳에서 40℃를 넘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졌다. 폭염과 더불어 극심한 가뭄도 이어졌다. 극한 기후 속에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폭염은 냉방 수요를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가뭄과 강물 수온 상승을 초래해 원자력과 화력발전의 냉각 시스템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태양광은 한낮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기록적인 발전량을 내면서 전력망을 지탱하는 핵심 전원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해가 지는 순간 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일몰 후 절벽'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았다. 2026년 유럽의 폭염은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저장장치와 유연한 전력망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줬다. ◇원전마저 흔든 가뭄…냉각수 부족이 전력 공급 압박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크리스 로슬로 선임 에너지 분석가는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 '태양광이 유럽 그리드의 극한 폭염 극복을 돕다'를 통해 이번 여름의 폭염과 가뭄이 유럽 전력 시스템을 한계까지 몰아붙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타격이 컸던 것은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였다. 다뉴브강 수위가 크게 떨어지면서 헝가리 팍스(Paks) 원전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Cernavodă) 원전은 냉각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팍스 원전은 평상시 헝가리 전력 수요의 약 40%를 담당하지만 극심한 수자원 부족 상황에서는 발전량이 크게 떨어졌다. 프랑스에서도 강물의 수온 상승이 원전 가동을 제약했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하천 생태계 보호를 위해 강물 온도가 허용 기준을 넘은 일부 원전의 출력을 제한했다. 7월 중순에는 프랑스 원전 설비용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가동되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강물의 수온 상승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이었다. 이탈리아 포(Po)강과 독일 라인강에서도 수위 저하와 고수온이 발전소 냉각 시스템에 부담을 주면서 전력 공급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는 기후변화가 전력 수요뿐 아니라 발전소 자체의 가동 능력까지 동시에 흔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태양광, 폭염 속 '낮의 구원투수'로 부상 전통적인 발전원이 흔들리는 동안 전력망을 지탱한 것은 태양광이었다. '엠버'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6~7월 태양광은 유럽연합(EU)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25%를 담당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폭염 기간에는 태양광의 장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폭염이 발생하는 낮 시간에는 기온 상승과 함께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는데, 태양광 역시 이 시간대에 발전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엠버는 프랑스와 헝가리에서 폭염일의 태양광 발전량이 평상시보다 약 17% 높았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가정용 지붕 태양광이 한낮에 생산한 전력만으로 가정용 에어컨을 수 시간 가동할 수 있을 정도의 발전량을 제공했다. 폭염이 심할수록 냉방 수요가 늘고, 동시에 태양광 발전량도 증가하는 '상관관계'가 전력망 안정에 상당한 도움을 준 셈이다. ◇태양광도 폭염에는 약점…패널 온도 오르면 효율 하락 태양광이 폭염의 수혜를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극한 고온에서 발전 효율이 무조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UTS)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태양광 패널은 약 25℃를 넘어설 경우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출력이 약 0.4~0.65%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외부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는 강한 일사량이라는 장점이 패널 자체의 온도 상승으로 일부 상쇄된다. 결국 '햇빛이 강할수록 무조건 태양광에 유리하다'는 단순한 공식도 깨진다. 앞으로의 태양광 확대에서는 설치 용량뿐 아니라 패널의 열관리와 주변 미기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해가 진 뒤…'일몰 후 절벽'과 전기요금 급등 태양광의 가장 구조적인 한계는 해가 지면 발전량도 빠르게 사라진다는 점이다. 엠버에 따르면 한낮 태양광은 독일 전력 수요의 약 55%, 네덜란드에서는 약 58%를 담당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그러나 일몰과 함께 태양광 발전량은 사실상 0으로 떨어진다. 문제는 폭염이 해가 졌다고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건물과 도시가 축적한 열로 저녁에도 냉방 수요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때 태양광을 대신해 가스발전 등 화석연료 발전이 빠르게 투입되면서 전력시장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실제로 6월 30일 헝가리에서는 전력 가격이 일시적으로 MWh당 900유로(약 147만원)를 넘어서는 등 극심한 가격 변동성이 나타났다. 낮에는 태양광이 전력 가격을 끌어내리지만 저녁에는 발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정 전원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태양광 확대가 곧바로 전력망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낮의 전력 과잉'과 '밤의 전력 부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해법은 '낮의 태양광'을 밤으로 옮기는 것 이번 폭염이 던진 가장 분명한 과제에 대한 해법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확대다. 엠버의 코스탄차 란겔로바 글로벌 전력 분석가는 지난 12일 내놓은 다른 보고서에서 저렴한 낮 시간의 태양광 전력을 저장해 밤으로 옮기는 배터리가 태양광 발전의 다음 성장 단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가격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엠버에 따르면 2025년 배터리 설치 비용은 kWh당 약 140달러(약 20만원)로 2010년과 비교해 95% 하락했다. 불가리아와 칠레 등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생산된 전력을 대규모 배터리에 저장해 저녁 시간에 공급하는 체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태양광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설치하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한 시간에 꺼내 쓸 수 있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패널 아래 식물이 자라는 '바이오솔라'도 대안 폭염에 따른 태양광 패널의 효율 저하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도 등장하고 있다. 시드니 공대(UTS) 연구진이 제시한 '바이오솔라 그린 루프(Biosolar Green Roof·BGR)'는 태양광 패널과 옥상 녹화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패널 아래에 식물을 배치해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주변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옥상보다 태양광 패널의 온도를 최대 10.3℃ 낮출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발전 효율을 약 4.2~6% 높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는 태양광 발전을 단순히 에너지 시설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 녹지와 결합된 복합 인프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더 많은 태양광'에서 '더 유연한 전력망'으로 2026년 유럽의 폭염은 에너지 전환의 방향을 한 단계 더 분명하게 보여줬다.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에너지 전환에서 핵심 질문은 '태양광을 얼마나 더 설치할 것인가'가 아니다. 낮에 넘쳐나는 태양광을 어떻게 밤까지 가져갈 것인가, 그리고 극한 폭염에서도 발전 효율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새로운 질문이 되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발전설비 확대가 아니다. 태양광·ESS·전력망·수요관리·냉각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유연한 전력망'​이라는 것이다. 특히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대에는 발전원별 취약성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원전과 화력발전은 수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태양광은 열관리와 저장 능력을 높이며, 전력망은 지역 간 전력 이동과 수요 반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1km마다 막힌 하천…노후 보 철거로 수생태계 연속성 회복한다

기후위기로 가뭄, 홍수 등 물 관리 위기가 심화하면서 하천 흐름을 가로막는 노후 보를 철거해 수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기업이 사용한 물을 자연에 환원하는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하천 복원 사업과 연계하자는 대안이 제시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숲과나눔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생태계 연속성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 및 정책적 지원 방안' 토론회를 열고 하천 횡단 구조물 철거 및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능을 상실한 하천 보 철거가 가져올 환경적·경제적 효과를 국제표준인 수량 편익 산정(VWBA) 방식으로 정량 평가한 결과가 공유됐다. 분석에 따르면 전국 7개 하천의 노후한 보를 철거할 경우 수질 개선뿐 아니라 연간 11만 kgCO₂eq의 온실가스 감축, 최대 1.18m의 홍수위 저하 효과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재은 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장은 “자연이 제공하는 도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연기반해법(NbS)의 일환인 보 철거는 단 한 번의 조치로도 하천 유황을 개선하고 생태계 서비스를 영구적으로 회복시키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기업이 사용한 수자원을 정량적으로 사회와 자연에 환원하는 '워터 포지티브'와 연계할 때 민간 투자 유치와 지속 가능한 하천 복원에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소장은 “기업 참여를 제도적으로 촉진하기 위해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가이드라인에 하천 복원을 통한 '워터 포지티브' 실적을 반영하고, 한국형 표준 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불필요한 보 철거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태상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질수생태과장은 “현재 전국 하천에 1km당 1개꼴로 3만3900여 개의 횡단 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수생태계 단절이 심각하다"며 “생태계 건강성이 취약한 308개 하천을 대상으로 2029년까지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지자체 국고보조와 기업과의 협업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글로벌 IT·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워터 포지티브 실증 사례가 공유됐다. 조은채 한국수자원공사 신성장전략단장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용수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소양강 상류 및 상수도 누수 저감 사업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기업의 국내 하천 복원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 역시 남대천과 탄천 등에서 활발히 협력 모델을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국 하천 보의 3분의 1 수준인 1만여 개는 높이 1m 이하 소형 구조물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 쓸모가 없는 상태"라며 “정부 의지만 있다면 즉각적인 철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물환경보전법에 따른 생태 조사가 하천법상 실제 철거로 이어지도록 현재 이원화된 제도를 정비하고, 유역 단위의 장기 종합계획을 마련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학영 의원은 “보호보다 개발, 복원보다 효율을 우선시했던 물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하천 체계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방치된 보 철거와 생태계 복원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만호·진도바람해상풍력, 2.13GW 진도 해상풍력 사업시행자 선정

만호해상풍력과 진도바람해상풍력이 총 2.13기가와트(GW) 규모의 '진도 2단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사업시행자로 최종 선정됐다. 미국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인 퍼시피에너지 코리아는 만호해상풍력과 진도바람해상풍력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진도군과 사업시행자 이행관리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시행자로 공식 확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진도 2단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는 진도군 해역에 만호해상풍력과 진도바람해상풍력 등 총 2.13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관계부처 해양입지컨설팅과 민관협의회를 거쳐 사업계획을 확정했으며 올해 3월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집적화단지로 지정됐다. 지난 6월에는 평가위원회를 통해 사업 수행 역량과 이행 적정성 등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두 사업은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가 개발 중인 총 3.2GW 규모 진도 해상풍력 클러스터의 2·3단계 프로젝트다. 1단계인 420MW 명량해상풍력은 지난해 9월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데 이어 올해 3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완료했다. 2단계 990MW 만호해상풍력과 3단계 1.8GW 진도바람해상풍력은 현재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는 이번 사업시행자 선정을 계기로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지역 내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RE100 산업단지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경제신문-마이스피플, ‘GEIX 2026’ 에너지서밋 공동 개최

에너지경제신문과 전시·컨벤션 전문기업 마이스피플이 오는 12월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2026 경상남도 에너지산업대전(GEIX 2026)' 연계행사인 '에너지서밋'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손을 잡았다. 본지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 회의실에서 마이스피플과 'GEIX 2026 에너지서밋 개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체결식에는 정선구 본지 사장과 김광기 마이스피플 대표를 비롯해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MOU를 통해 오는 12월 9~11일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리는 GEIX 2026 행사기간 중에 연계행사로 '에너지서밋'를 성공리에 개최하고, 이를 위해 기획·운영·홍보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GEIX 2026 에너지서밋은 경상남도와 창원특례시가 공동주최하고 본지와 마이스피플이 공동주관해 열릴 예정이다. GEIX 2026 주관사인 마이스피플은 행사장 운영과 주최기관 협의 및 GEIX 2026 전체 프로그램과의 조정을 담당하고, 에너지분야 전문 언론사인 에너지경제신문은 전문성과 언론 네트워크를 활용해 에너지서밋 프로그램 구성, 연사 섭외, 홍보에 협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두 기관은 GEIX 2026 발전을 위한 공동 콘텐츠와 협력사업 발굴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GEIX 2026은 '대한민국 에너지 제조의 심장, 경남에서 미래를 켜다'를 슬로건으로, 원전·SMR을 비롯해 수소, 재생에너지, 전력 등 분야의 기업과 기관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12차 전기본 토론회, 요식행위 전면 보완해야”

시민발전이협동조합연합회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대국민 정책토론회를 두고 국민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하기 어려운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며 전면적인 보완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가 오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하는 '전력계통 및 수요·재생에너지 전망 대국민 정책토론회'의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장 참여 규모와 신청 절차를 문제 삼았다. 토론회 장소가 약 80명 규모에 불과해 정부·공공기관 관계자와 국회 관계자, 토론회 준비 관계자와 패널 등을 제외하면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현장 참가자를 사전 신청자로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사전 신청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전 10시 시작됐지만, 전력거래소가 홈페이지에 토론회 개최 및 참가 방법을 공지한 것은 하루 전인 14일 오후 5시 이후였다. 기후부는 신청 당일인 15일에야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것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현장 참가 정원인 80여 명은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마감됐다. 연합회는 충분한 사전 안내 없이 신청이 조기에 마감된 점을 들어 일반 국민의 참여 기회가 사실상 제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책토론회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이해관계자들이 정보 교환을 통해 참가 기회를 선점한 결과로 판단된다"며 “대국민 정책토론회가 의견수렴의 장이 아니라 화석연료 로비스트의 사랑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자료를 행사 당일 공개하는 방침도 문제로 꼽았다.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 등 향후 국가 전력정책을 좌우할 주요 내용을 다루면서 자료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을 경우 참가자들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뒤 토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토론회 자료를 당일 공개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정책토론회를 요식행위로 여기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정보 비대칭은 토론회의 투명성과 절대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의지를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번거로운 요식행위가 아니라 진정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 함께하고자 한다면 제대로 된 내용과 형식을 갖춰 조속한 시일 내 다시 개최해야 한다"며 “12차 전기본의 전력수요 재전망과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전면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시민연대, 22일 ‘제23회 에너지의 날’ 개최…밤 9시 전국 10분 소등

에너지시민연대는 오는 22일 '제23회 에너지의 날'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기념행사는 오후 6시30분부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광주청사 로비에서 '불을 끄고, 춤을 추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에너지의 날은 2003년 8월22일 당시 국내 최대 전력소비량을 기록한 것을 계기로 에너지시민연대가 2004년 제정했다. 매년 여름철 전력피크에 대응하고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시민 참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1부 '자연에너지 자립마을 토크콘서트'와 2부 '제23회 에너지의 날 기념식'으로 구성된다. 행사의 핵심인 '전국 동시 10분 소등'은 오후 9시부터 시작된다. 서울시청과 광화문, 국회의사당, N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부산 광안대교, 인천대교, 대전 엑스포다리, 정부세종청사 등 전국 주요 랜드마크가 참여한다. 주요 거점 23곳의 소등 장면은 행사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될 예정이다. 유미화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과 전환을 위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실천과 참여가 중요하다"며 “전국의 시민들이 10분간 불을 끄는 행동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정부·공공기관과 지자체, 기업·랜드마크, 학교, 전통시장, 공동주택 등 전국 2300여곳이 이번 캠페인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美 시장 선점한 한국산 태양광…정작 안방은 중국산에 내줘

한국 태양광 셀·모듈 제조 기업들의 미국 수출과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 수입이 같이 늘어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통상 정책으로 한국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 값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밀려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도 과도한 중국산 제품 점유율 확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무역협회 통계(K-Stat)에 따르면, 올해 1~7월 태양광 셀 수출량은 4298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3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향한 비중이 97.8%(4204톤)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과 패널 수출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8% 늘어난 1만2639톤을 기록했는데, 이 중 미국으로 간 비중이 40.5%(5114톤)로 가장 많았다. 앙골라 수출이 38.2%(4829톤)로 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태양광 셀·모듈 제품의 미국 수출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보급량이 크게 늘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분산형 발전원으로 태양광이 주목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양광은 짧으면 몇 달, 길면 1~2년이면 설치와 전력 생산까지 가능하다. 땅이 넓은 북미 지역에서는 부지와 일조량 확보가 쉬워 태양광으로도 수백 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비(非)중국산 태양광 공급망 강화도 수출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범위에 태양광도 포함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왔다. AMPC 혜택을 받으려면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해외우려기관(FEOC)에서 생산한 제품을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FEOC로 분류된 기관들은 대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같은 국가 소속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는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패널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 태양광 셀과 모듈의 전체 수입량은 각각 1688톤과 13만6692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19.7%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셀 97%(1637톤) △모듈·패널 99.6%(13만6117톤)으로 거의 대부분이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별다른 무역 규제가 없어 값싼 중국산 제품이 사실상 시장을 휩쓸고 있다. 전력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33GW로 1년 전보다 약 13.8% 증가했지만 규모 자체가 작다. 이마저도 태양광 셀 중 중국산 비중이 약 95%이고, 모듈도 60%가량이라 국내 태양광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에 밀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국내 태양광 제조 기업들의 실적에도 나타났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태양광 중심의 큐셀부문에서 매출이 2조4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증가했고, 이 영향으로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4.7%(2조5056억원)로 7.1%포인트 상승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650억원으로 23.4% 늘어났는데, 이 중 미국에서 낸 매출의 비중이 40%로 1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태양광 모듈 부문에서는 국내 매출이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어든 반면, 미국 매출이 658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됐다. OCI그룹의 경우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사인 OCI엔터프라이즈가 50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 성과로 204.5% 증가한 1340억원의 매출을 냈다. 향후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근거로 발표한 태양광 공급망 관련 무역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2월 초부터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에 대해 관세 15%와 최저수입가격을 적용하는 무역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관세 15%는 폴리실리콘 잉곳과 웨이퍼, 태양광 셀·모듈에 적용되고, 최저수입가는 폴리실리콘 단계부터 적용된다. 특히 태양광 셀과 모듈에 와트(W)당 0.22달러, 0.38달러의 최저수입가격이 적용된다. 이 같은 조치로 올해 하반기부터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 구축에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저가이면서 품질이 낮은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비중국산 제품 사용이 더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면 태양광 셀·모듈 경쟁력을 갖춘 한국에 유리해진다. 다만 최저수입가격이 미국 현지 기업들의 평균 공급 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과 프로젝트별로 유·불리가 갈릴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빠르면 내년부터 이른바 '한국판 IRA' 정책으로 태양광 등 6대 품목을 대상으로 국내 생산과 판매량에 비례한 세액공제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폴리실리콘 관세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직 세부 시행지침이 발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있어 미 상무부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생산세액공제 신설은 국내 태양광 제조 생태계를 보호하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다만 세제지원의 효과를 높이려면 생산 지원과 함께 국산 셀·모듈에 대한 실질적인 국내 시장 수요 확대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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