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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협회, 25일 세종서 지역별요금제 규탄 집회 예고

태양광 발전 및 시공업계가 전국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지역의 전력도매가격을 낮추는 지역별요금제가 태양광 사업자의 수익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4일 전국태양광발전협회에 따르면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등 태양광 관련 단체들은 오는 25일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하고 세종남부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태양광 발전·시공업계 관계자 500~6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단체들은 세종 집회 이전에 청와대나 광화문에서도 모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집회는 정부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는 지역별 한계가격제(LMP)에 따른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 감소 우려가 배경이다. 지역별요금제는 전력 수요와 공급, 송전망 혼잡 등을 반영해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역별 전기요금 인하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이 1조3000억원을 부담하고 국가 재정 500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비수도권 전력도매가격을 킬로와트시(kWh)당 약 10.6원 낮춰 나머지 1조원가량을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수도권 전기요금을 올리는 대신 비수도권 전기요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제도가 추진되면서 비수도권 발전사업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역 소비자의 전기요금 인하에 필요한 재원의 일부를 발전사업자의 전력 판매수익 감소를 통해 마련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태양광업계는 기존 발전소의 투자비와 금융비용, 장기계약 구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력도매가격을 낮출 경우 사업자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규 투자 위축은 물론 기존 발전소의 금융비용 상환과 사업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태양광 관련 단체들은 이날 공동 정책건의문을 국회에 제출했다. 건의문에서는 제도 시행 일정 재검토와 발전원·지역·계약유형별 영향평가를 요구했다. 기존 발전소에 대한 경과조치와 손실 완충장치 마련, 송전망 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의 형평성 확보를 촉구했다. 또한 도매가격 개편과 소비자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 논의를 구분하고, 직접전력구매계약(PPA)과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원별 협회와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도 요청했다. 김숙 전태협 사무총장은 “전력시장 제도의 변화는 특정 기업이나 발전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 전력시장 참여자의 사업환경과 투자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시행을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의견수렴과 객관적인 영향 분석, 합리적인 대안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재단 “아시아 기후위험지도 구축하고, 기후펀드도 조성하겠다”

24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초 환경 전문 공익재단인 환경재단 (이사장 최열)이 아시아 기후협력 확대를 위한 로드맵인 '아시아 기후 허브 ACT (Asia Climate Together)'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환경재단 이미경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중구 소공동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창립 24주년 후원의 밤 행사에서 이같은 추진 계획을 밝혔다. 환경재단 측은 네팔 홍수, 인도네시아 산불 등 아시아 각지에서 기후재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아 기후 허브 ACT'를 통해 지역별 특성과 필요에 맞는 해법을 논의하고 기후 대응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 기후위험 지도 구축 △지역별 맞춤형 대응 과제 발굴 △아시아 기후펀드 조성 등 세 가지 핵심 전략을 마련했다. 아시아 기후 위험 지도는 각국의 기후위험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현지 주민들이 직접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지역별 기후위기의 실태와 위험 요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인 대응 마련에 적극 활용하게 된다. '아시아 기후펀드'는 기후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다. 재난 발생 이후 지원에 나서기보다 사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 지역사회의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게 환경재단 측의 설명이다. '아시아 기후 허브 ACT'는 내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미경 대표는 “지난 2008년 네팔의 한 운동가가 환경재단에 빙하가 녹아내려 위험에 처했다며 도움을 청했는데, 당시는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아 돕지 못했다"면서 “지난 8월 큰 피해가 발생한 후 이제야 응답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2026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서는 환경·사회·문화예술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온 4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수상자는 △고(故)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처장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제작진 △송길영 마인드마이너/작가 △가수 바다 등 총 4팀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국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45%가 100년 빈도 홍수 때 침수 위험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호우와 침수 위험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에 구축되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상당수가 홍수 및 도시침수 위험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잠재재난위험분석센터 소속 김경준 시설연구관(교신저자), 양우현 안전연구사, 김지유 책임연구원, 김도현 청년인턴, 정재학 센터장 연구팀아 최근 '한국방재학회논문집'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해당 논문 제목은 '국내 데이터 센터 입지 측면의 침수 위험 및 제도개선 방향'이다. ◇ 수도권 집중돼 내수침수 위험 커 연구팀은 현재 국내에 실제 설치돼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100개소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위치 정보 플랫폼인 '데이터센터 맵(Data Center Map)'에 등록된 국내 102개 시설 중 위치가 명확한 100개 운영 시설의 공간 좌표를 추출하고,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공식 홍수위험지도(하천범람지도 및 도시침수지도)와 중첩 분석을 수행했다. 이번 100개 공간 분석 대상에는 건설 예정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는 데이터센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 분석 결과,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상황에 해당하는 500년 빈도 홍수 발생 시 국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의 52%(52곳)가 하천 범람 또는 내수침수 위험 지역에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45%(45곳가 100년 빈도의 홍수 때 침수가 될 수 있는 위험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100년 빈도 홍수란 특정 지역에서 어느 해에 발생할 확률이 1%인 규모의 홍수로, 평균적으로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홍수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최근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 호우가 발생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과거 100년 빈도의 홍수가 이제는 8년에 한번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분석 대상 100곳 중 84곳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도심지역에 집중돼 있고, 하천 범람보다 기습적인 도시형 내수침수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년 빈도 기준으로 전체 데이터센터의 30%(30곳)가 내수침수 위험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100년 빈도의 홍수가 발생할 경우 28곳이 내수침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100년 빈도 홍수 발생시 데이터센터 4곳은 지방하천 범람으로, 17곳이 국가하천 범람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국가하천 범람 시 침수심이 1m 이상에 달하는 대규모 피해 위험에 노출된 데이터센터는 100년 빈도에서 5곳, 500년 빈도에서는 17곳으로 집계됐다. ◇ 국내 기준 국제 표준과 큰 격차 현재 국내 '전자정부법', '지능정보화기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서 규정하는 침수 대책은 건물의 방수시공, 차수판 설치, 누수감지기, 배수시설 등 개별 시설 단위의 조치에 국한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후·시설 중심 조치가 대규모 홍수 발생 시 피해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거나 경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제 데이터센터 정보통신 인프라 표준(TIA-942)에서는 데이터센터 설계 및 입지 선정 단계부터 홍수위험지도를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요도 등급(TIER 2 이상)에 따라 일정 빈도의 홍수 위험 지역이나 하천·해안가 인접 지역에 시설을 설치하지 않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데이터 센터가 지상에 있다는 가정 하에 침수 위험을 분석했다. 도심지역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기 설비 등 일부 설비를 지하에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지하 시설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홍수 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더 큰 셈이다. ◇ '디지털 블랙아웃' 방지 위한 제도 개선 시급 연구팀은 단일 데이터센터의 장애가 국가적·사회적 기능 마비인 '디지털 블랙아웃'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3가지 개선책을 제안했다. ①사전 입지 평가 및 재선정 제도화: 데이터센터 사업 계획 단계에서 홍수위험지도를 활용해 부지의 침수 위험성을 사전에 평가하고, 위험이 예상될 경우 입지 재선정을 검토·권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②한국형 내수침수 대응 기준 신설: 도심 집중도가 높은 국내 환경을 고려해 최상위 등급 데이터센터는 방재성능목표 강우량 기준 내수 침수 미발생 지역에 입지하도록 하는 한국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③단일 지점 장애(Single Point of Failure) 예방: 지하에 전력·전기 설비가 위치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일부 침수만으로도 전체 연계 서비스 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상 대응 매뉴얼 개정과 민관 합동 대규모 재난 대비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연구팀은 “최근 지하 공간이나 연안 지역 등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신규 건립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미 구축된 기존 시설의 침수 방어 조치와 더불어 향후 건설될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입지 선정 단계부터 침수 위험성 평가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사전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내일날씨] 전국 대부분 비…제주 산지 최대 60㎜

오는 5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그치겠다.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최대 60㎜의 비가 예상된다. 4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5일 새벽 인천·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 충청권, 경상권에 비가 시작되겠다. 오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으며 제주도는 저녁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와 서해5도 5㎜ 안팎, 강원도 5~10㎜, 충청권 5~20㎜다. 전라권은 광주·전남 10~40㎜, 전북 5~30㎜, 경상권은 부산·울산·경남 10~40㎜, 대구·경북 5~20㎜로 예보됐다. 제주도는 산지와 중산간에 20~60㎜, 그 밖의 지역에는 10~40㎜의 비가 내리겠다. 새벽부터 제주 산지와 중산간에는 순간풍속 시속 90㎞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어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아침 최저기온은 5~14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로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아침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서울씨엔지, 은평구 ‘진관클린스테이션’ 9일 운영

서울씨엔지가 서울 서북권 시내버스의 압축천연가스(CNG) 연료 공급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서울씨엔지는 서울 은평구에 조성한 '진관클린스테이션(CNG 충전소)'을 오는 9일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진관클린스테이션은 서울시 진관2 공영차고지 내에 새로 구축된 CNG 충전시설이다. 서울 서북권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안정적인 연료 공급과 충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조성됐다. 서울씨엔지는 서울시의 CNG 충전시설 사업자 선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후 관계기관 협의와 인허가 절차를 거쳐 충전시설과 부대시설 구축을 완료했다. 충전소에는 CNG 압축기 3대와 충전기 3대, 저장설비, 캐노피, 관리사무동 등이 들어섰다. 대형 시내버스의 충전과 차량 이동 동선을 고려해 시설을 배치했으며 최대 3대의 시내버스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씨엔지는 이를 통해 충전 대기시간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기존 충전시설의 운영 여건 변화에 대응해 인근 버스 운수업체의 안정적인 충전 환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씨엔지는 오는 6일 진관클린스테이션 준공식을 열고 충전시설 소개와 주요 설비 견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9일부터 신수교통 등 CNG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씨엔지 관계자는 “진관클린스테이션 구축을 통해 서울 서북권 시내버스의 안정적인 연료 공급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시설 안전관리와 안정적인 충전소 운영을 통해 대중교통 운행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농촌 에너지전환에 LPG 대안…“전환 보조금 신설해야”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이 농촌의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징검다리(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전환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농촌의 충전 인프라와 농업용 차량의 운행 특성을 고려하면 당장 전기차로 전환하기 어려운 농가에는 LPG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윤준병 의원실은 3일 '농가경영안정과 맞춤형 에너지전환 실현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문한필 전남대학교 교수는 농업·농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전기차 중심의 전환 정책이 오히려 노후 경유차 교체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경유 1톤 트럭 단종 이후 농업용 LPG 화물차는 2022년 6634대에서 지난해 8월 1만2622대로 3년 사이 약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농업용 LPG 화물차는 고유가 대응 유가연동보조금과 농협 자체 유가보조, 차량 구매보조 대상에서 모두 제외돼 있다. 문 교수는 농촌에서는 전기트럭을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 강조했다. 농번기에는 작업 연속성이 중요한 데다 농산물을 싣고 비포장·오르막길을 운행할 경우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감소할 수 있고, 농촌 지역의 급속충전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기술이 충분히 갖춰질 때까지 LPG가 전환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LPG 트럭은 경유차보다 배출가스가 적으면서 현재 농촌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LPG 차량은 한 번 충전하면 약 520㎞를 주행할 수 있는 반면 전기 1톤 트럭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17㎞ 수준이다. 문 교수는 “LPG는 지금 농촌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저배출 대안, 전기는 충전망과 인프라가 갖춰지는 속도에 맞춘 최종 목적지"라며 두 차종을 경쟁 관계가 아닌 순차적 전환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농업용 LPG 화물차를 유가연동보조금 대상에 포함하고 면세 LPG 배정량을 실제 주행 수준에 맞게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후 경유 1톤 트럭을 폐차한 농업인이 LPG 또는 전기 화물차를 구매할 경우 지원하는 '농업용 화물차 전환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신설할 필요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LPG 화물차 지원과 관련해 농촌의 실제 수요와 충전 인프라,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혜영 농림부 농업경영정책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농촌의 LPG 화물차 수요와 이를 뒷받침할 충전 인프라가 충분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과 전기차 성능 개선 등을 감안할 때 LPG 지원이 전환기 정책으로 타당한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남북 탄소중립 협력, 국제제재 넘어 사업화 가능성 모색

국제제재와 법적 제약 속에서 남북 간 기후·에너지 협력을 실제 탄소중립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태양광·히트펌프 등 기후테크를 활용해 남북 주민의 에너지 이용 여건을 개선하고,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번영시민재단과 사단법인 지역경제녹색얼라이언스는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낭만에서 현실로, 한반도 탄소중립 협력 사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남북 탄소중립 협력에 적용할 수 있는 국제 규범과 법적 조건을 살펴본다. 민병웅 국민대학교 탄소중립녹색성장연구센터장은 '그린 데탕트와 파리협정 제6조'를 주제로 발제할 예정이다. 파리협정 제6조는 국가 간 온실가스 감축 실적의 이전과 활용 등 국제협력 방식을 규정한 조항으로, 남북 협력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법적 요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과거 남북교류 경험을 토대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현장 여건도 논의된다. 조민성 지역경제녹색얼라이언스 이사는 10년간의 방북 사업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공유한다. 이어 최광석 포천 탄소중립지원센터장, 전영선 건국대학교 교수, 박찬숙 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지원부장이 지방정부와 민간의 참여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남북 탄소중립 협력사업에 활용할 기후테크로써 태양광과 히트펌프, 냉난방·급탕·환기 통합 에너지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조명 제어, 고효율 창호 등을 살펴본다. 더불어 바이오매스 난방과 액화천연가스(LNG) 냉열·해수열 활용 기술도 포함해 지역별 에너지 공급 여건과 주민 수용성을 고려한 사업 모델을 모색한다. 행사에 앞서 참석자들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5등급을 취득한 향린교회 시설을 둘러보고 실제 적용된 에너지 기술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후 기후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과 사업 사례를 소개하는 쇼케이스도 진행된다. 태양광·히트펌프 등 탄소중립 기술을 보유한 기업 5~8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지역 탄소중립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살펴보고 실제 사업으로 연계할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고준위 방폐물 관리에 72.85兆 추산…유치지역 최소 3천억 지원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에 필요한 총비용을 72조8500억원으로 추산하고, 향후 5년간 최소 2조4953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관리시설 유치지역에는 최소 3000억원의 특별지원금을 지급하고 사용후핵연료 반입량에 따른 추가 지원도 추진한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국민 의견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산한 72조8500억원은 관리시설 부지선정부터 건설·운영, 폐쇄 및 장기 모니터링까지 사업 전 과정에 필요한 총비용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으로, 2060년부터 약 100년간 진행될 영구처분시설 운영과 이후 사후관리까지 고려한 장기 사업비다. 총사업비에 할인율 0.42%를 적용한 현재가치는 54조3700억원이다. 재원은 원전사업자 등 폐기물 발생자가 납부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부담금을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이하 기금)에 적립해 조달한다. 올해 1월 고시된 부담금은 1다발당 경수로 6억1552만원, 중수로 1441만원이며 기금 적립 잔액은 13조7291억원이다. 총사업비와 부담금은 2년마다 재검토한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상용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총 55만2478다발이다. 위원회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원전 35기를 기준으로 약 21만다발이 추가 발생해 누적량이 약 76만2000다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우선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향후 5년간 최소 2조495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기금 1조373억원 이상을 투입해 관리시설 부지조사와 강원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구축을 중점 추진한다. 태백 연구용 URL은 지하 약 500m에서 한국형 영구처분 기술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설로, 2029년부터 건설에 착수하고 2030년부터 연구·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1조4580억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확보에 투자한다. 원전별 투자 규모는 한빛 7124억원, 고리 4253억원, 한울 3203억원이다. 기존 저장시설의 포화에 대비해 건식저장시설을 확충하는 것으로, 국가 중간저장시설이 운영되기 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에 한시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은 한빛이 2030년, 한울 2031년, 고리 2032년, 월성 2037년 순으로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한시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2027년 국가 관리시설 부지공모에 착수할 예정이다. 2033년까지 기본조사, 2037년까지 심층조사를 거쳐 2038년 이전에는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관리시설 유치지역과 주변지역에는 최소 3000억원의 특별지원금과 사용후핵연료 반입량에 연동한 수수료를 지급할 예정이다. 특별지원금은 주민투표 전에 규모를 확정하고, 반입수수료는 폐기물이 시설에 반입되는 시점부터 분기별로 정산한다. 지원금은 지자체 특별회계를 통해 주민에게 지역화폐·상품권을 지급하거나 의료비·장학금, 전기·냉난방비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별도로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주변 5km 이내 지역에도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관할 지자체는 매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구역별 지원금의 최대 50%를 주민 직접지원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위원회는 국민 의견수렴을 위해 △오는 16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17일 부산 교원 챌린지홀 △1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서는 제3차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과 자유토론을 통해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오는 23일까지 국민 의견수렴을 진행하며 제출된 의견을 토대로 연내 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2035년 리튬 대란은 없다”…세계 149개 프로젝트를 분석했더니 [심층분석]

전기자동차(EV) 보급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으로 '하얀 석유' 리튬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2035년까지 전 세계 리튬 공급능력이 대부분의 예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공급지역도 다변화돼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인허가와 투자 결정, 가격 변동, 환경·사회적 제약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이 남아 있다. 원료 공급능력이 충분하더라도 정제·가공 단계에서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 룬드대학교와 중국 화동사범대학교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지난달 국제 저널인 '네이처' 자매지 '커뮤니케이션스 서스테이너빌리티(Communications Sustainability)'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149개 리튬 추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동적 물질흐름분석(dMFA)을 수행해 2035년까지의 공급능력과 수요를 분석했다. 저수요·중수요·고수요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13개 경제권의 수급과 해외 직접투자(FDI)에 따른 공급 확보 가능성도 평가했다. ◇ 리튬 공급 부족 우려…수요 급증과 공급망 집중이 배경 지금까지 리튬 생산은 호주의 경암 광산과 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염호, 중국 등에 집중돼 왔다. 지정학적 갈등이나 무역 제한, 자원 국유화가 발생하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출 방식의 제약도 있다. 전통적인 염호 증발법은 리튬 농도를 높이는 데 통상 12~18개월이 걸린다. 경암 채굴 역시 에너지 소비와 환경 영향을 수반하는데, 인허가와 지역사회 갈등이 개발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개별 프로젝트의 생산계획과 국가별 수요를 연결해 이러한 공급 부족 우려를 검토했다. 연구진은 2025년 5월까지 발표된 프로젝트 가운데 생산 개시 시점이 제시된 사업을 데이터베이스에 포함했다. 인허가나 최종 투자 결정 여부와 관계없이 발표된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공급능력을 산정했다. 따라서 실제 생산량 예측보다는 공급 확대 잠재력을 평가한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리튬 공급능력은 저수요와 중수요 시나리오에서 2035년까지 예상 수요를 충족했다. 고수요 시나리오에서도 공급능력으로 수요의 약 81%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수요 시나리오는 배터리 용량 확대와 리튬 사용량이 더 많은 전고체 배터리의 보급 등 수요 증가 요인을 반영했다. 이 경우에도 공급 부족 규모는 전체 수요의 약 19%였다. 연구진은 2030~2035년 사이 추가 프로젝트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업 인허가와 투자 결정, 기술적·정치적 위험으로 계획된 프로젝트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 리튬 확인 매장량은 약 10배 증가해 3700만 톤에 이르렀다. 현재 생산 수준으로 환산하면 100년을 조금 넘는 채굴량이다. 다만 매장량은 탐사와 가격, 기술·경제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공급지역 다변화…시장 집중도와 지정학적 위험 완화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핵심 결과는 공급지역의 다변화다. 호주와 남미, 중국 등 기존 공급지역 외에도 북미·아프리카·유럽에서 신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계획된 사업이 가동되면 2035년 리튬 생산능력은 여러 대륙으로 분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호주는 단일 국가 기준 최대 공급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남미 전체의 생산능력은 2035년 약 127만 톤 LCE(탄산리튬환산량)에 이르러 가장 큰 지역 공급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르헨티나의 생산능력은 칠레를 앞서고 브라질·볼리비아·페루도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아프리카에서는 가나·짐바브웨·남아프리카공화국·나미비아·콩고민주공화국(DRC)·말리의 프로젝트가 공급능력을 늘릴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등을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지역이 다양해지면 특정 생산국이 가격이나 외교적 압박을 위해 공급을 통제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해외 투자 반영하면 주요 소비지역의 자급 가능성 확대 그러나 기업 소유권을 기준으로 보면 집중도는 여전히 높다. 채굴지역의 다변화가 곧 공급망 통제력의 다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주요 소비국 기업이 해외 광산 지분을 확보하면 자국 내 생산량이 적더라도 공급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진은 광산의 기업 본사 소재지를 기준으로 소유권을 분석하고 해외 직접투자에 따른 공급능력을 반영했다. 2025년 중국 기업은 전 세계 리튬 공급능력의 55%를 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내 생산능력 비중인 26%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 기업들이 호주·아르헨티나·짐바브웨·말리 등 해외 프로젝트에 투자해 왔기 때문이다. 2035년 중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능력 소유 비중은 3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국가 기업들의 해외 투자와 소유권 확대가 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 지분을 공급능력에 반영하면 중국은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자급이 가능했다. 유럽은 저·중수요, 미국은 저수요 시나리오에서 자급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수요 시나리오에서는 유럽의 자급률이 32%로 낮아졌다. 다만 해외 광산 지분 확보가 실제 원료의 자국 배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공개되지 않은 장기 구매계약과 실제 무역 흐름을 분석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공급능력 충분해도 남는 위험…환경·기술·소유권 문제 연구진은 리튬 공급능력이 수요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첫째, 수자원과 환경·사회적 갈등이다. 리튬 염호는 건조지역에 분포하는 경우가 많다. 염수 추출과 증발은 물과 지역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주민과 원주민 공동체의 권리 및 생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직접리튬추출(DLE)과 비전통 자원의 상용화 불확실성이다. DLE는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회수하는 기술로, 생산기간과 물 사용량을 줄일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대규모 상용화가 모든 프로젝트에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점토와 지열 염수 자원도 기술적·경제적 제약이 남아 있다. 셋째, 소유권 집중과 자원 민족주의다. 공급지역은 다변화되더라도 기업 본사 기준 소유권은 중국과 일부 서방 국가에 집중될 수 있다. 자원 생산국이 개발 이익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자원 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장기적으로 공급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 넷째, 정제·가공 단계의 병목이다. 이번 논문은 리튬 추출 공급능력과 최종 수요를 분석했지만, 정제와 전구체 생산, 양극재·배터리 제조 등 중간 공급망은 분석하지 않았다. 원료 공급능력이 충분해도 배터리급 탄산리튬·수산화리튬 생산시설이 부족하면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 다섯째, 가격과 투자에 따른 생산 차질이다. 리튬 가격이 낮아지면 비용이 높은 프로젝트는 개발이 지연되거나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계획된 생산능력과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 리튬 부족보다 중요한 과제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이번 연구는 리튬의 절대적 자원 부족이나 채굴능력 한계가 에너지 전환의 결정적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요가 빠르게 늘더라도 발표된 프로젝트의 공급능력은 저·중수요 시나리오에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리튬 대란은 없다'는 확정적 전망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분석은 프로젝트의 잠재적 생산능력을 평가한 시나리오로, 실제 생산량과 가격, 인허가, 환경·사회적 제약 및 공급망 중간 단계의 병목을 모두 예측한 것은 아니다. 재활용도 단기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배터리 수명이 길고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2035년까지는 재활용 리튬의 공급 비중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중수요 시나리오에서 2035년 재활용 리튬은 글로벌 수요의 2.5%에 그쳤다. 연구진은 “리튬 산업의 과제는 채굴량을 무조건 늘리는 데 있지 않다"면서 “환경·사회적 영향을 줄이면서 필요한 공급능력을 확보하고, 정제·가공 단계의 병목을 완화하며, 자원 생산국과 소비국이 개발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남북관계 경색, 지역 단위 기후협력으로 길을 찾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란 전쟁과 사우디아라비아·후티 간 무력충돌이 국제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역 분쟁이 주변국과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얽히며 확전 위험을 높이는 상황이다. 에너지 시설과 수송로에 대한 공격은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세계경제에도 충격을 전한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남북과 북미 관계가 국제적 대립에 휩쓸리지 않도록 협력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민족으로서 한반도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함께 살아갈 조건을 마련하는 것은 남과 북의 책임이다. 외부 여건의 변화만 기다리기보다 당사자가 먼저 가능성을 찾고 제안하는 주도성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협력 방식도 돌아볼 때다.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정치·군사적 갈등이 경제협력과 대화의 통로를 함께 닫아버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양한 민간 교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력의 기대는 큰 합의와 상징적인 사업에 집중됐다. 큰 합의를 추구하면서도 주민 생활에서 편익을 확인하고 관계를 이어갈 기반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 기후·에너지 문제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남북 관계 개선과 탄소중립은 모두 당위와 높은 목표만으로 국민 지지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겨울철 난방과 연료 부담, 식수와 주거환경처럼 주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과제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유엔의 과거 북한 지원 자료에도 농촌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태양광과 바이오가스, 태양열 온수 등의 활용 경험이 제시돼 있다. 난방 개선은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분야다. 남쪽에서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단열·창호·바닥공사와 보일러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북쪽의 주택과 연료 사정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다. 성과도 설치 대수에 그치지 않고 주민이 얼마나 따뜻하게 지내는지, 연료 부담이 줄었는지, 고장에 대응할 수 있는지로 확인해야 한다. 바이오매스 난방은 남북이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분야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청정개발체제에서도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난방의 온실가스 감축 방법론을 마련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목재 연료와 고효율 보일러를 결합하는 방식뿐 아니라 히트펌프와 태양광, 에너지자립형 분산 전원 시스템도 지역의 기후와 전력 공급 여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 기술 도입과 함께 연료·설비 관리, 공동시설의 운영과 비용 분담 등 주민 수용성 과제도 풀어야 한다. 이는 남쪽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과 북의 경제 구조와 발전 수준 차이는 사업의 어려움을 높이지만 서로 다른 필요와 역량을 연결할 여지도 제공한다. 현지에서 쉽게 수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기술을 조정하고 운영 경험을 나눈다면 양쪽 주민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다. 기업에도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된다. 그 과정에서 얻은 해법은 남쪽의 에너지 취약가구와 농산어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관심 있는 기초지자체가 참여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자체의 주거복지·에너지 사업 경험에 기업의 기술과 시민사회의 관계망을 연결할 수 있다. 이를 구체화하려면 남북 지자체 간 직접 교류 채널도 단계적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지역별 수요를 확인하고 사업을 함께 설계하며 운영 경험을 나누는 창구다. 이러한 관계가 축적돼야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제재와 법규 검토는 실행을 위한 준비에 포함돼야 한다. 기후협력이라고 자동 허용되지는 않지만 인도적 사업의 개별 제재 면제 통로는 존재한다. 경기도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추진한 북한 개풍양묘장 복구·개선사업에서는 산림 복원과 주민 식량안보를 위한 태양광·배터리 등의 반입에 유엔 제재 면제가 승인됐다. 제재 아래에서도 협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이다. 기후협력이 안보 갈등을 단번에 풀 수는 없다. 그러나 주민의 필요를 함께 확인하고 해결 방법을 협의하는 과정은 대화의 접점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실행 가능한 사업과 교류 방식을 함께 찾아볼 때다. 주민이 체감하는 효과를 지속하는 경험에서 신뢰를 쌓고,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길을 지역의 협력에서부터 찾아보자.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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