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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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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자본규제 푼다”...100兆 자금, 생산적금융 유도

금융당국이 은행과 보험사의 자본규제를 손질해 약 100조원에 달하는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을 끌어내는 방안을 내놨다.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기업대출과 인프라 투자 등 '생산적 분야'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적 의도가 깔려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은행권에서 약 74조5000억원, 보험업권에서 약 24조2000억원 등 총 98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이 생길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은행의 자본비율을 압박해온 규제를 완화해 대출 여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당국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은행에 대해 대규모 금융사고로 발생한 손실을 자본규제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연평균 손실 규모가 5% 이상인 사고를 자본비율 산정 과정에서 운영리스크로 3년 이상 반영한 경우, 해당 리스크를 산출 대상에서 빼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이런 손실은 최대 10년간 반영되며 자본비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당국은 이 같은 부담을 덜어 은행의 자금 운용 여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적용을 위해서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여부 등 정성, 정량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승인 이후 유사 사고가 다시 발생할 경우에는 자본규제상 불이익이 부과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의 성격에 대해 사실상 정책적 보완 수단이라고 설명하며 “추가로 확보된 자금 여력이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 관련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해외 장기 지분투자와 해외점포 이익잉여금까지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범위를 넓혀 환율 변동에 따른 자본비율 영향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은행의 신용평가모형 개선 절차를 간소화해 기업 선별 기능을 높이기로 했다. 반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 자본을 요구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는 도입 시기를 미루고, 대내외 경제 상황을 반영해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에는 이번 완화 조치가 적용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과징금 등을 포함한 손실이 일정 기간 이상 누적돼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권 역시 자본 산정 방식이 조정되면서 실질적인 투자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지급여력비율(K-ICS) 산출에 반영되는 위험액을 낮춰 가용자본 대비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우선 정책펀드 투자에 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된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프로그램에 투자할 경우 적용되는 주식 위험계수를 기존 49%에서 20% 이하로 낮추고, 장기 보유를 전제로 비상장주식과 펀드까지 특례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투자 계획을 세운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벤처, 인프라 투자에 대한 문턱도 낮아진다. 적격 벤처투자의 위험계수는 49%에서 35% 수준으로 조정되고, 20% 위험계수가 적용되는 인프라 투자 범위는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기반 시설까지 확대된다. 자산·부채 구조 규제는 지금까지는 현금흐름이 100% 일치해야만 매칭 조정을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변동금리 자산에 대해 10% 이내의 미스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출 및 채권 운용에 따른 신용위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펀드와 블라인드펀드에 적용되던 보수적인 위험액 산정 방식도 일부 손질된다. 아울러 보험사가 자체 통계를 활용한 내부모형으로 요구자본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유동성 프리미엄 산정 시 수익증권 내 금리부 자산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험부채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장기국채 중심의 운용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펀드 존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정책펀드 등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는 오히려 강화된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담보인정비율(LTV) 60~80% 구간의 위험계수는 기존 3.5%에서 4.0%로 상향 조정된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어떻게 60억 만들었나”...요즘 부자들, 자산 불리는 방식 달라졌다 [머니+]

자산을 불리는 방식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과거처럼 부동산이나 상속에 기대기보다, 고소득을 기반으로 금융투자를 병행하는 '직장인형 자산가'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요즘 부자'는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던 흐름에서 벗어나 전략적 자산 운용 능력을 갖춘 근로자층 전반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15일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 가운데 최근 10년 내 부를 축적한 50대 이하 집단은 기존 부자와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소는 이들을 'K-에밀리(Korea Everywhere Millionaires)'로 정의했다. K-에밀리는 평균 연령 51세로,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회사원과 공무원 비중이 높다. 30평형대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많고, 전체의 40% 이상이 중소형 '국민평형'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보유 비율도 80%를 웃돌았다. 외형만 보면 평범한 중산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자산 규모는 확연히 다르다. 이들의 평균 총자산은 약 60억원, 연간 가구 소득은 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반 가구 평균 소득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근로소득 비중이 적지 않은 가운데 투자 수익이 더해지며 자산 증가 속도를 끌어올린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학력 수준도 높은 편이다. 10명 중 4명 이상이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췄으며,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고소득 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절반가량은 상속이나 증여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자산을 축적했다고 응답했다. 소비와 자산에 대한 태도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이들은 일상적으로는 지출을 관리하면서도 여행·취미·건강 등 삶의 질과 직결되는 영역에는 과감히 비용을 투입하는 '선택적 소비' 성향을 보였다. 부의 의미 역시 규모보다 삶의 선택권과 시간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K-에밀리의 자산 형성 과정은 비교적 선명한 경로를 따른다. 초기 단계에서는 예적금 등 안정적인 저축을 통해 평균 8억~8억5000만원 수준의 종잣돈을 마련하고, 이후 소득 증가와 금융투자를 결합해 자산을 확대하는 구조다. 종잣돈 형성 단계에서는 저축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지만 일정 규모에 도달한 이후에는 투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됐다. 자산을 불린 핵심 요인으로는 소득 증가(44%)와 주식·ETF·해외투자 등 금융투자 수익(36%)이 꼽혔다. 반면 부동산 투자로 큰 수익을 얻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금융자산 내에서 저축성 자산(54%)과 투자 자산(46%)이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해외주식·가상자산·금·예술품 등 다양한 자산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 참여 비율이 70%를 넘고 ETF 투자 비중도 절반 이상에 달하는 등 직접 투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투자 방식 역시 특징적이다. 단순 분산보다 이해도가 높은 분야에 자금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고, 투자 전 정보 습득과 학습 과정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한다. 실제로 10명 중 9명은 투자 판단에 앞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 정보 서비스나 전문 서적 등을 활용해 스스로 투자 전략을 구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향후 자산 운용 전략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K-에밀리의 절반 가까이는 자산 증식 수단으로 금융투자의 효율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겠다는 응답이 40%에 육박했다.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고 금융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그 반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실제 최근 5년간 자산 구성에서도 부동산 비중은 감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은 증가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자산관리의 중심축이 구조적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수익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자산가 10명 중 6명은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선호 금융상품 역시 예금 중심에서 ETF 등 시장형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는 금리 환경 변화와 함께 자산 증식 방식 자체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자산 이전에 대한 준비도 적극적이다. 상당수는 이미 상속 및 증여 계획을 수립했으며, 일부는 사전 증여를 실행한 상태다.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을 가족에게 이전하고 나머지는 노후 생활과 사회 환원에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현금과 예금 형태로 자산을 이전하려는 선호가 두드러졌다. 연구소 측은 “최근 부의 축적 방식이 근로소득과 금융투자를 결합하는 형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부동산 중심의 자산관리 패턴이 약화되고 금융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AI·재생에너지’ 50兆 쏟는다...국민성장펀드, 2차 프로젝트 가동

정부가 대규모 정책자금을 앞세워 첨단산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핵심 산업군을 중심으로 수십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미래 성장 기반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를 열고 '2차 메가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150조원 규모 펀드 운용 방향의 일환으로, 새만금 첨단벨트와 자립형 인공지능(AI) 생태계 등을 포함한 6개 분야가 새롭게 선정됐다. 선정된 분야는 차세대 바이오·백신 생산 및 연구개발, OLED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방산, 소버린 AI, 재생에너지 인프라, 새만금 첨단벨트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 대해 향후 5년간 50조원 이상을 투입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2차 프로젝트에는 우선 약 10조원 수준의 자금이 공급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말 발표된 1차 메가프로젝트(신안우이 해상풍력,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는 올해 1분기 동안 약 6조6000억원이 집행된 바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바이오 부문은 글로벌 임상 3상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신약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OLED 분야는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한 설비 투자가 지원된다. 미래 모빌리티와 방산 영역에서는 무인기 등 차세대 기술 개발과 양산 기반 구축이 핵심이다. 소버린 AI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모델을 포괄하는 독립형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재생에너지 인프라는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새만금 첨단벨트는 로봇·수소·데이터센터를 집적한 산업 거점으로 조성되며, 최근 대기업 투자 계획과도 맞물려 추진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첨단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 역시 급증하는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빠르면 다음 달부터 개별 사업에 대한 첫 투자 집행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5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자금은 민관 합동펀드 형태의 간접투자 35조원과 직접투자 15조원으로 나뉘어 운용된다. 민관 합동펀드는 약 20개의 자펀드로 구성되며 기능별로 세분화된다. 첨단 일반펀드, 특정 기능 펀드, 초장기 기술 펀드, 프로젝트 펀드, 국민참여형 펀드 등으로 구분해 투자 목적에 맞게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특정 기능 펀드는 스케일업, AI·반도체, 인수합병(M&A), 코스닥, 지역 특화 등으로 세분화된다. 첨단 일반펀드는 기업 성장 단계별 투자 체계를 구축해 초기부터 중견 단계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 자금이 충분히 유입되지 못했던 영역까지 투자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운용사 선정 기준도 바뀐다. 기존 정책자금 운용 경험뿐 아니라 첨단산업 창업 경험(실패 사례 포함)도 평가 요소에 반영해 참여 문턱을 낮춘다. 이를 통해 투자 생태계의 다양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또 대형 프로젝트나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는 직접투자 방식이 병행된다. 아울러 '성장기업발굴 협의체'를 신설해 민간과 정부가 발굴한 유망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도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2분기 중 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자금 집행에 들어간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韓 기준금리는 3%로, 성장률은 1%로”...경기 부담 확대 ‘경고’

중동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불안이 한국 경제의 물가와 성장 흐름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유 수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내수 둔화 부담이 커지며 인상 시점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해외 투자은행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며 '저성장·고물가'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올해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3.0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통화정책 방향 자체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의 2차 파급 여부와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확인될 경우 한은이 금리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흐름도 인상 기조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4~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후반에서 3% 초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4월에는 유가 상승과 항공권 가격 인상 영향으로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7%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리 인상의 신호는 이르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보다 매파적으로 조정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에너지 수급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정책 경로 역시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정부는 공공 부문 뿐 아니라 민간 부문으로도 강제적인 원유 비축·에너지 절약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조치가 소비를 제약해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올해 4분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상황에 따라 내년 초로까지 지연될 여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국내 성장률 전망을 빠르게 낮추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는 최근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0%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주요 기관 가운데 1% 초반 수준까지 낮춘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한국은행 전망치(2.0%)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1.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나틱시스는 보고서를 통해 신흥 아시아 전반이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급 충격을 반영해 성장률을 대폭 낮췄으며,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교역조건 악화가 성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비용을 일부 흡수할 경우 재정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 국면은 사실상 종료됐으며, 향후 통화정책은 보다 긴축적인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비슷한 시각을 내놨다. 이 기관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낮추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제약할 것으로 봤다. 한국이 에너지 순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중동 리스크에 취약하며, 교역조건 악화가 정책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정책 당국은 아직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본 전제로 두고 있지는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현 시점에서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에너지 인프라 훼손 등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력부터 정책까지...청문회 앞둔 신현송, 검증 수위 높아진다

국회가 오는 15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증 국면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과거 학력과 병역 이력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이어지는 한편, 재산 형성과 통화정책 인식 등도 함께 들여다보는 흐름이다. 인사 검증과 정책 검증이 맞물리면서 향후 한국은행 수장으로서의 적합성을 둘러싼 논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1978년 9월 고려대 경제학과에 편입했다. 같은 해 7월 영국 런던의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옥스퍼드대에 합격해 입학을 유예한 상태로 귀국했고, 두 달 만에 국내 대학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에서는 당시 편입학 경위를 둘러싼 확인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상적인 편입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데다, 해외 고교 졸업 직후 별도 입시 없이 국내 대학에 진입한 배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해당 시기의 제도와 관행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어 일률적인 판단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후에는 학업과 군 복무가 진행됐다. 신 후보자는 고려대 입학 후 약 1년 뒤인 1979년 8월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영문 타자병으로 복무를 시작했고, 같은 해 9월 휴학계를 제출했다. 이후 1982년 3월 전역한 뒤 영국으로 돌아가 같은 해 10월 옥스퍼드대 철학·정치·경제(PPE) 과정에 입학했다. 고려대에서는 복학 기한을 넘기면서 1984년 2월 제적 처리됐다. 이로 인해 일정 기간 국내외 대학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는 점도 함께 거론된다. 신 후보자 측은 해당 과정이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 생활을 경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고려대에 편입했고 교련 수업도 이수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편입과 휴학, 해외 대학 입학 유예가 맞물린 흐름이 일반적인 사례와는 거리가 있다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평범한 청년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꼼수 편입'과 '이중 학적'이 있었던 것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산 형성 과정 역시 청문회에서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총 82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강남구와 종로구에 각각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으며 예금과 일부 주식, 해외 채권 등 금융자산도 포함됐다. 특히 전체 재산의 절반 이상이 외화 자산으로 구성된 점이 눈에 띈다. 해외 금융 자산과 부동산 규모는 약 45억여원으로 전체의 55% 수준이다. 미국·유럽 금융기관에 예치된 달러, 파운드, 유로 등 외화 예금과 영국 국채 투자 등이 포함됐다. 배우자와 장남 명의의 해외 예금과 주식, 부동산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같은 자산 구조는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 평가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상승하면서 외화 자산의 평가액도 일시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외환당국 수장으로서 환율 상승 시 자산 가치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이해충돌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오랜 해외 거주 이력 등을 고려하면 외화 자산 비중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신 후보자는 외화자산을 상당 부분 처분했으며, 향후 비중을 순차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해충돌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모든 정책 판단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 역시 매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명 직전 런던 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식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경위를 두고는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신 후보자는 해당 투자에 대해 “총재 지명 시기와는 무관하다"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의 매입이었다"고 해명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신 후보자는 보유 주택 3채 중 2채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신 후보자의 통화정책 인식도 주요 검증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국회 서면 질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2.50%)에 대해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중간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중립금리는 물가 상승이나 경기 과열 또는 위축을 유발하지 않는 균형 금리로, 통화정책 기조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신 후보자의 답변은 한국은행 안팎에서 제시돼온 2~3% 수준의 추정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강한 긴축 성향 가능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그는 중립금리 자체의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추정 방식과 분석 시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책 판단 시에는 금융 상황과 정책 효과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금리 수준뿐 아니라 부동산, 외환시장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온 기존 한국은행의 정책 접근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평가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최근 상승 흐름의 배경으로 대외 요인을 지목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유가 상승이 교역 조건을 악화시키는 점,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대도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했다. 국민연금의 환 헤지 확대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외화 조달 방식 다변화가 국내 외환 수요를 줄여 환율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고, 자산과 부채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구조를 통해 자연스러운 헤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청문회를 앞두고 이력과 재산, 정책 인식 전반에 걸친 검증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신 후보자가 어떤 해명과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한은 새수장 신현송, 위기 겹친 경제 속 역할 무겁다

국회가 오는 15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이미 1800건이 넘는 자료 요구가 쏟아지면서 검증 강도는 예사롭지 않다. 가족의 국적 관련 문제와 신 후보자의 해외 자산 비중 등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당연한 절차다. 다만 지금의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청문회가 본질을 벗어난 '신상 공방'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시장 신뢰가 중요한 시점일수록, 검증의 초점 역시 정책 역량과 판단 능력에 맞춰져야 한다. 대외 환경은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되는 흐름이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물가와 성장 전망이 함께 흔들리는 취약한 경제 기반 역시 재확인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장마저 전쟁 여파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성장 둔화를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로, 상황은 기존 경기 사이클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위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국면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신 후보자의 개인사가 아닌 통화정책을 운용할 실질적 역량이다. 신 후보자는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낸 거시경제·국제금융 분야의 학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사전에 경고한 이력도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네트워크와 글로벌 자금 흐름에 대한 이해 역시 강점으로 거론된다. 관건은 이러한 경력이 실제 정책 판단과 위기 대응 능력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향후 통화정책 환경은 쉽게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 전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 둔화와 금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가계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금리 변화는 소비 위축과 금융 안정 문제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금리를 낮추면 성장 방어에는 도움이 되지만 물가와 환율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경우 외환시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어느 선택도 비용을 수반하는 구조다. 이럴수록 중앙은행 수장의 '메시지 관리'는 정책 수단만큼 중요해진다. 시장은 정책 방향뿐 아니라 발언의 뉘앙스, 타이밍, 맥락까지 읽어내며 선제적으로 반응한다.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등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신 후보자가 환율 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취지로 한 발언은 잘못된 신호로 읽힐 가능성을 키운다. 달러 유동성이 과거보다 양호하다는 인식 역시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전달 방식에 따라 시장에는 경계심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특히 외환시장은 기대와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영역이어서 표현 하나가 방향성을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 통화당국 수장의 한마디가 금리 경로, 환율 전망, 자금 흐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만큼,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정교함은 피할 수 없는 조건이라는 의미다. 향후에는 메시지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보다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임 이창용 총재가 구조개혁 의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중앙은행의 역할을 확장해온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구조개혁은 통화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금리 정책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핵심 장치다. 노동·산업 구조 개선과 생산성 제고 없이는 금리 정책만으로 물가와 성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중앙은행이 직접 정책을 집행하지 않더라도, 중장기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은 중요하다. 이번 신 후보자 청문회가 가려야 할 것은 명확하다. 물가와 성장, 환율 변수가 얽힌 여건에서 균형 잡힌 통화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장과 신뢰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다. 검증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신상 논란에 매몰될 여유는 지금 우리 경제에 없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롯데카드 중징계 국면...다시 커진 MBK 책임론

금융당국이 롯데카드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세우면서, 제재 수위 못지않게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책임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사고 자체의 파장뿐 아니라 사모펀드식 경영 방식에 대한 평가까지 맞물리며 논란의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카드에 영업정지와 과징금, 경영진 제재 등이 포함된 징계안을 사전 통지했다. 업계에서는 영업정지 약 4.5개월과 과징금 50억 원 수준이 거론된다. 다만 해당 안은 제재심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치면서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제재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에 따른 것이다. 롯데카드는 서버 점검 과정에서 외부 침입을 인지하고 이를 당국에 보고했으며, 이후 조사에서 약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등 결제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사고 이후 수시검사를 통해 보안 체계와 내부 통제 전반을 점검해왔다. 개인정보 보호 조치의 적정성과 전자금융거래 안정성 확보 의무 이행 여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었다. 관련 법상 위반이 인정될 경우 최대 6개월 영업정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제재는 2014년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3개월)보다 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인수 이후 보안 투자와 내부 통제 관리가 충분했는지를 두고 시장과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이 재조명되는 양상이다. 롯데카드는 MBK가 지배하는 금융 계열사 중 하나로, 그동안 사모펀드 특유의 수익 중심 경영이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두고 평가가 엇갈려왔다. 일부에서는 비용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보안 및 시스템 투자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아니냐는 시각을 제기해왔다. 반면 MBK 측은 이러한 지적이 사실과 다르며 필요한 투자와 관리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제기됐던 계열사 간 자금 거래 문제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롯데카드가 MBK 계열사에 일정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내부 자금 순환 구조라는 해석과 통상적 금융 거래라는 반론이 동시에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일부 거래가 단기 자금 성격의 구조로 이뤄졌다는 점이 논란의 배경이 됐다. 이같은 논의는 최근 홈플러스 관련 이슈와 맞물리며 더욱 확장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역시 MBK의 주요 투자 자산으로, 인수 이후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 이어지면서 경영 전략을 둘러싼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차입매수 이후 재무 부담과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지적하는 반면, 기업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MBK 측은 개별 투자기업의 경영은 각 사 이사회와 경영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김병주 MBK 회장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개별 기업의 구체적 경영 판단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 이후 단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경영 관리 책임까지 요구해야 한다는 시각과, 경영 주체는 어디까지나 해당 기업이라는 원칙론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카드 제재안은 오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원회 의결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제재가 확정될 경우 롯데카드는 일정 기간 신규 회원 모집이 제한되고 일부 사업 운영에도 제약을 받게 된다. 동시에 이번 조치는 금융권 전반의 정보보호 체계 점검과 함께, 대주주 책임론 논의를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가계 여윳돈 270조 ‘사상 최대’...기업 조달은 급감

가계가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이 지출 증가를 크게 앞지르면서 '여윳돈'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까지 겹치며 가계의 자금 축적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26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50조원 넘게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은 한 경제 주체가 운용한 자금에서 조달한 자금을 뺀 값이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이 지표에서 플러스를 기록하며, 기업이나 정부 등 자금 수요 주체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증가세는 소득 확대와 지출 증가 둔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가계 소득이 지출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 데다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여유자금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자금 운용 총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의 전체 운용 규모는 342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주식과 펀드 등 위험자산 투자와 보험·연금 적립이 동시에 확대된 점이 두드러졌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액은 106조2000억원, 보험·연금 준비금은 87조1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주가 상승 흐름 속에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가계의 자금 조달 규모 역시 확대됐다. 지난해 가계가 외부에서 끌어온 자금은 7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크게 늘며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증권사나 여신전문사 등 기타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도 증가했는데, 이는 신용공여나 주식담보대출 확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계부채 비율은 소폭 낮아졌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전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도 낮은 수치로,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 성장률을 밑돈 결과로 분석된다. 기업 부문에서는 자금 조달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액은 3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영향이다. 반면 정부는 재정 지출 확대에 따라 자금 조달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52조6000억원으로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재정 지출 증가 폭이 수입 증가를 상회한 데 따른 결과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반도체가 밀어올렸다…해외IB, 韓 경상수지 전망 ‘줄상향’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대한 눈높이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전망치를 잇따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평균치는 지난달 말 기준 8.2%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인 2월 말 7.1%에서 1%포인트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지난해 말 6%대 중반 수준에서 출발해 올해 들어 매달 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관별로 보면 전망 상향 폭은 더욱 가파르다. 일부 IB는 한 달 사이 수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바클리는 기존 5%대 후반에서 8%대 초반으로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10%를 웃도는 수준까지 전망치를 높였다. HSBC와 노무라 역시 9%대 후반으로 상향 조정하며 낙관적 시각에 힘을 보탰다. 씨티는 최근 중동 변수 등을 반영해 소폭 낮췄지만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UBS 등은 기존 전망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처럼 전망치가 줄줄이 올라가는 배경에는 반도체 경기의 예상 밖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반등을 넘어 과거 '슈퍼사이클' 국면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실제 기업 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전체 수출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은 13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과거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과 2022년 당시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3월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월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연간 전망치 추가 상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17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수출 흐름을 감안하면 다음 경제전망 발표에서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간 흑자가 2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한편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도 여전히 남아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물가는 오르고 성장세는 둔화되는 부담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러한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반토막 난 ‘디딤돌 대출’...정책대출 축소에 ‘내 집 마련’ 더 멀어졌다

가계대출을 죄는 정책 기조가 정책금융까지 확장되면서 주택 시장의 진입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저금리 정책대출에 의존해 내 집 마련에 나서던 무주택 서민·청년층의 접근성이 낮아진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으로 매수 흐름이 재편되는 양상이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주거 사다리의 작동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은 4567건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1만844건)과 비교하면 57.9% 줄어든 규모다. 대출 금액 감소 폭은 더 컸다. 해당 기간 총 공급액은 2조212억원에서 6518억원으로 축소되며 67.8% 감소했다.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 공급이 단기간에 크게 위축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크다.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80%에서 70%로 낮아졌고, 이 기준이 정책대출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여기에 디딤돌, 버팀목 대출 한도까지 줄어들면서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 최대 금액은 기존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축소됐다. 시장 환경 역시 정책대출 감소를 부추겼다.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상승하면서 디딤돌 대출 대상 기준인 5억원 이하 주택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정책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수요 기반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정책대출이 줄어든 것과 달리 실제 매수 움직임은 오히려 늘었다. 이 의원실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전국 생애최초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자는 13만8964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서울의 증가세는 특히 두드러졌다. 규제지역 지정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거래가 제약된 상황에서도 해당 기간 생애최초 매수인은 2만3213명으로 1년 전보다 61% 늘었다. 정책금융 축소와 매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수요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정책대출 의존도가 높은 계층은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반면, 현금 동원력이 있거나 시중금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요자는 매수에 나서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의원은 “근본적 주거안정 대책 없이 정부가 대출을 조여 정책대출에 의존하던 서민과 청년층은 내집 마련 기회를 잃는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매수자들만 집을 사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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