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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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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회계 ‘자의 해석’에 제동…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 제시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별 해석 차이로 혼선이 컸던 손해율·사업비 가정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제시했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보험부채 산정 방식이 복잡해진 가운데, 가정 설정의 자의성을 줄여 비교 가능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손해율과 사업비 산출 과정에서 적용할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다. IFRS17 체계에서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과 각종 계리가정을 토대로 보험부채와 미래 손익을 평가하는 만큼, 가정 설정에 따라 재무제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기준 도입 이후 보험사마다 적용 방식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혼란이 이어져 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손해율 가정의 보수성 강화다. 우선 통계 기간이 5년에 미치지 못하는 신규 담보에 대해서는 유사 담보의 손해율을 임의로 차용하는 방식을 제한했다. 대신 보수적 손해율(90%)과 상위 담보의 실제 손해율 가운데 더 높은 수치를 적용하도록 했다. 비실손보험의 보험료 갱신 가정도 손질됐다. 그간 비실손 갱신형 상품의 경우 목표손해율을 낮게 설정해 보험부채가 과소 평가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예컨대 갱신 주기가 3년이고 목표손해율이 80%로 설정된 상품은 실제 손해율이 100%까지 치솟아도, 갱신 시점마다 손해율이 다시 80%로 개선되는 것으로 가정하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비실손보험 역시 보수적 손해율(90%)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목표손해율로 삼도록 기준을 바꿨다. 손해율 적용 방식 전반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앞으로는 실제 통계 축적 상황을 반영해 담보 유형별 최종손해율 적용 시점을 정해야 하며 불리한 손해율 변동을 의도적으로 완화하거나 축소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손해율 산출 단위 역시 보다 세분화하고 매년 계리가정 산출 시 기존 단위의 적절성을 사후 검증하도록 했다. 사업비 가정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됐다. 보험료나 보험금과 마찬가지로 사업비 현금흐름 역시 현재 가치로 보험부채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을 사업비 가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간접비 성격의 공통비는 보험부채가 과소 산정되지 않도록 전 보험계약 기간에 걸쳐 인식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계리가정 수립의 기본 원칙으로 중립적인 확률 가중치를 적용해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최선추정(Best Estimate)' 방식을 명확히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립성 ▲보수성 ▲비교 가능성을 3대 세부 원칙으로 제시했고 ▲내부통제 강화 ▲시장 규율 강화를 보조 원칙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통계 기간 설정 기준이나 제외 기준 등 계리가정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문서로 정리해야 하며 준법감시·감사 부서를 중심으로 자체 점검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매년 금감원에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계리가정보고서를 새로 도입하고, 계리가정에 대한 공시 의무도 확대해 감독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손해율과 사업비 가이드라인은 1분기 중 배포돼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된다. 내부통제 강화와 감독 체계 개선 조치는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2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가계대출 조이던 은행들, 1분기 ‘완화 전환’

올해 1분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한층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내내 이어졌던 보수적 대출 기조가 새해 들어 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공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8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13), 3분기(-28), 4분기(-21)까지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 이 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대출 기준이 완화되고 대출 수요와 신용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대출 대상별로 보면 가계 부문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가계 주택담보대출 지수는 6으로 나타나며 완화 국면에 진입했고,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 일반대출은 0으로 중립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53, 4분기 -44 등 강한 억제 기조가 이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방향 전환이 뚜렷하다. 기업 대출 역시 전반적으로 완화 흐름이 예상됐다. 대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6, 중소기업은 11로 집계돼, 직전 분기의 3과 -3보다 개선됐다. 은행권이 기업 부문에서도 이전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가계대출의 경우 연초 대출 취급이 재개되는 데다 주택 관련 자금 수요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는 완화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대출과 관련해서도 대기업에 대한 완화적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여건 역시 점진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증가 신호가 포착됐다. 1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12로, 지난해 4분기(6)보다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수요가 늘면서 가계 주택대출 수요 지수는 11을 기록했다. 기업 부문에서는 연초 시설투자와 운전자금, 유동성 확보 수요가 맞물리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 수요 지수가 17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은행들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0으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대기업은 8에서 14로, 가계는 11에서 14로 각각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31에서 28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 위험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전반적인 기조는 은행과 다소 결이 달랐다. 저축은행 등은 대출 태도를 강화하는 흐름을 이어가되, 그 강도는 이전보다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위험 역시 높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국내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상호금융조합 등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달러보험 3배 늘자 ‘경고등’...금융당국, 보험사 경영진 소집

연초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당국이 외화 상품 판매를 둘러싼 관리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달러 상품 가입 확대가 환율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자, 은행과 보험사를 상대로 한 경영진 면담과 점검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달러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생명보험사 고위 임원들을 불러 외화보험 판매 현황과 내부 통제 실태를 점검했다. 고환율 환경에서 외화 예금과 보험 상품이 빠르게 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소비자 손실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앞서 금감원은 시장 점검 회의에서 외화 상품 증가가 금융소비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영진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과도한 판촉이나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임원 소집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달러보험 판매 규모는 최근 눈에 띄게 확대됐다. 외화보험을 판매하는 주요 4개 생명보험사의 달러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4년 말 4만여 건에서 지난해 말 11만7000여 건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도 1조5000억 원대에서 2조3000억 원을 넘어섰다. 달러보험은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 성격의 수요뿐 아니라, 자녀 유학비나 해외 생활비 마련 등 실수요 목적의 가입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은 최근 고환율 국면에서 환율 상승을 기대한 투자성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관련 소비자 경보를 내린 상태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을 통해 외화보험 판매 과정에서 환율 변동 위험이 충분히 설명됐는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 권유가 이뤄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특히 적합성·적정성 원칙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은지 여부가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이미 업계 차원의 자율 규제 장치도 마련돼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외화보험 불완전판매가 늘자 2022년 외화보험상품 운영과 관련한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이 규준에는 외화보험 상품의 기획부터 사후 관리까지를 심의하는 전담 위원회 설치와 함께, 계약 체결 전 소비자 성향 분석을 의무화하고 부적합한 상품 권유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감원은 달러보험 판매 증가와 함께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각 보험사에 소비자 유의사항 안내와 자체 점검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보험사들 역시 내부 점검을 통해 외화보험을 포함한 불완전판매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한 뒤, 그 결과를 당국에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향후 자체 점검 결과를 토대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이 같은 기조를 감안해 환차익을 강조하는 마케팅이나 공격적인 판매 활동을 한층 더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靑 새 정무수석에 홍익표 전 원내대표...우상호 지선 출마 예상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으로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임명됐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상호 정무수석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홍 전 원내대표가 후임으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홍 전 원내대표는 오는 20일부터 정무수석 임기를 시작한다. 홍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정책위의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등을 지낸 3선 중진으로, 당 원내대표 시절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당·정 운영 전반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정책 전문성과 국회 내 협상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 속에, 청와대와 국회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이번 인선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연 수석은 홍 전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이고 원만한 성품으로, 국회의원 시절 갈등과 대립을 타협과 합의로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온 분"이라며 “청와대는 정무 기능에 공백이 없도록 협치 기조를 잘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전 정무수석은 사직 이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도지사 출마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퇴를 계기로 지방선거를 앞둔 청와대 참모진 인사 재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무수석실의 추가 인적 이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 모임으로 분류되는 '7인회' 출신 김병욱 정무비서관 역시 성남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조만간 사직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후임 정무비서관 후보로는 민주당 재선 의원을 지낸 고용진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이규연 수석은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됐다고 밝히기 어렵다"며 “정무수석실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빠지면 정무 기능에 손실이 올 수 있어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 다수의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 통합 논의와 맞물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충청권 차출설, 김용범 정책실장의 호남권 차출론에도 시선이 쏠린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글로벌 IB “올해 美 2.3%·韓 2.0% 성장”...환율 더 뛰나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한미 성장 격차가 올해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성장률과 금리에서 동시에 밀리는 구도가 이어질 경우 원화 약세 압력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3%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최근 들어 미국 경기의 하방 리스크보다 상방 요인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전망치가 잇따라 상향 조정됐다. 세부적으로는 바클리가 2.1%에서 2.2%로, 씨티는 1.9%에서 2.2%로 각각 눈높이를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2.5%에서 2.7%로 전망치를 끌어올렸고, JP모건과 노무라도 각각 2.1%, 2.6%로 수정했다. UBS 역시 1.7%에서 2.1%로 상향 조정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성장 경로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 여건 둔화에 따른 소비 약화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감세 정책과 금리 인하 효과가 더해지면서 성장세를 지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감세로 확보한 여력이 인공지능(AI)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부문으로도 투자 확대를 이끌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한국의 성장 전망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주요 IB 8곳은 지난해 11월 말에 이어 12월 말 기준으로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2.0%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HSBC가 각각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지만, 골드만삭스가 하향 조정하면서 전체 평균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로 인해 한미 성장률 격차는 소폭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말 0.1%포인트에 불과했던 격차는 12월 말 기준 0.3%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만 글로벌 은행들은 지난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로 한국 1.1%, 미국 2.1%를 제시하며 올해에는 성장률 차이가 전년보다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성장률 우위와 금리 격차가 동시에 지속되는 점을 원화 약세의 구조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성장성과 수익률 모두에서 미국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금뿐 아니라 국내 자금의 해외 이동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한국이 연 2.50%, 미국이 연 3.50~3.75%로, 상단 기준 약 1.25%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미 성장률 역전은 2023년 이후 이어지고 있으며 기준금리 역전도 2022년 7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이러한 격차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인식을 내비친 바 있다. 성장률 제고와 구조 개혁이 뒷받침돼야 환율 문제도 근본적으로 완화될 수 있으며, 그 전까지는 정책적으로 단기 수급 요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융위 합류로 판 커졌다...금융지주 지배구조 TF 16일 첫 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 내부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강하게 문제 삼으면서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손질하기 위한 논의가 다음 주부터 본격화된다. 금융감독원 주도로 준비돼 온 협의체에 금융위원회까지 참여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 은행연합회와 5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권 관계자들과 함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을 비판하며 내부 결속 중심의 구조를 지적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공식 협의체가 출범하는 셈이다. 당초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금감원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계기로 금융위가 참여하면서 논의 범위가 확대됐다. 감독 차원의 권고에 그치지 않고, 관련 법령과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논의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TF에서는 CEO 선임 및 승계 절차 개선, 이사회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체계 손질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반복돼 온 회장 연임 논란과 형식화된 이사회 운영 문제가 자율 규범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제도적 장치를 포함한 구조적 해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사회 독립성' 문제는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그동안 이사회가 CEO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해 왔다. 특정 경영진과 이사들의 임기가 과도하게 맞물려 있는 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 역시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성과보수 체계도 점검 대상이다. 성과와 책임이 적절히 연동되고 있는지, 장기적 경영 안정성보다 단기 성과에 치우친 구조는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구조적 특성상 CEO 선임과 연임 과정에서 이사회와 경영진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이 반복돼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 회장이 우호적인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잠재적 경쟁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연임을 이어왔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 대통령 역시 업무보고 당시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둘러싼 각종 문제 제보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내부 결속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금감원은 이미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BNK금융지주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당국은 해당 검사 결과와 TF 논의 내용을 토대로 필요할 경우 다른 금융지주로 검사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찬진, 금융지주 회장 연임 작심비판...“후보군, 골동품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제도 손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논란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넘어 검사 전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5일 금감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와 관련해 “차세대 후보군도 에이징돼(나이가 들어서) 골동품이 된다"고 직격했다. 장기 연임이 반복되면서 차기 리더십 풀이 사실상 고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그는 “(지주사가) 차세대 리더십을 세우게 되는데, 회장들이 너무 연임을 하다 보면 그 분(차세대 후보)도 6년씩 기다리게 된다"며 “그러면 그분들도 결국 에이징이 와서 '골동품'이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이달 중 가동 예정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사와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 이사회 구성의 투명성, 임기 구조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사 선임 과정,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투명성, 이사와 CEO의 임기 등 3가지 관점에서 점검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기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주주 이익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CEO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면 이사회가 천편일률적으로 (결정)하고 견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사는 공공성 있는 서비스업으로 어떤 기업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구성·운영돼야 한다"며 '연금사회주의'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현재 진행 중인 BNK금융지주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다른 금융지주로 점검을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원장은 “9일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보고 추가로 살펴보려 한다"며 “그 결과를 보고 금융지주사 전반으로 확대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과 관련해서는 수사 인프라의 한계를 토로했다. 이 원장은 '주가조작 3호 사건' 발표 시점과 관련해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핵심 문제는 포렌식에 있다"면서 “포렌식 실제 가동인력이 너무 적다. (기존 1·2호를 포함한) 모든 사건에서 포렌식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렌식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금융위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가 참여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인력 확충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제약을 언급했다. 그는 “(합동대응단에 인력을 보내면) 조사파트가 마비된다"며 금감원 인력 여건을 감안해 순차적 충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개시까지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되는 점을 지적하며 “허송세월하다 보면 증거도 다 인멸되고 흩어져버리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의 대표성 있는 위원이 합류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판단해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투명성 있게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파이낸셜을 둘러싼 고금리 대출 논란에 대해서는 한층 강한 어조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원장은 “정밀하게 현장 점검하고 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며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유통플랫폼은 익일 결제 등을 하고 있는데, 쿠팡은 한달 이상으로 결제 주기가 굉장히 길어 의아했다"며 “납득이 안가는 이자 산정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결과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설명했다. 쿠팡페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현장 점검에 대해서는 “쿠팡에서 쿠팡페이로 오는 정보와 쿠팡페이에서 쿠팡으로 가는 부분을 크로스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본사 점검과 관련해서도 “민관 합동조사단의 실무라인과 함께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은 직접 검사 대상이 아니고, 전자금융거래와 관련된 쿠팡파이낸셜만 검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 원장은 대형 유통플랫폼 전반에 대한 규제 체계 재검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업권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율돼야 하지 않겠나"며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예산, 조직, 재정에 관한 자주성도 없다. 한국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옥상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을 못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의 독립성·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공공기관 지정은)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는다"며 “공운위(공공기관운영위원회) 관련 공공기관 지정은 안 될 것으로 기대하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돈 너무 풀렸다’는 우려에 선 긋기…통화량 증가율 장기 평균 밑돌아

우리나라 통화량 증가 속도가 최근 2년 가까이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통화 통계 기준을 손질한 결과,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린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30일 '통화 및 유동성 통계 개편 결과'를 통해 새로운 기준으로 산출한 광의 통화량(M2) 잔액이 올해 10월 기준 405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기준으로 산출한 잔액(4466조3000억원)보다 9.2% 줄어든 규모다. 이에 따라 M2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5.2%로 낮아졌다. 종전 기준에서는 8.7% 증가로 나타났으나 통화성 판단 기준을 조정하면서 증가율이 크게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새 기준으로 본 M2 증가율이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장기 평균을 웃돌았지만, 2023년 1월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평균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화량 비율 역시 장기 추세선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GDP 대비 M2 비율은 154%로 장기 추세치인 157%보다 3%포인트 낮았다. 유동성 지표 전반에서도 증가세는 둔화된 모습이다. 10월 기준 금융기관 유동성(Lf) 잔액은 6011조4000억원으로 기존 기준 대비 0.2% 감소했고, 광의 유동성(L) 잔액은 7597조1000억원으로 0.7% 증가했다. 이에 따라 Lf 증가율은 7.1%, L 증가율은 6.9%로 각각 낮아졌다. 이번 통계 개편은 통화성 판단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단기 성격이 강한 만기 2년 미만 수익증권은 M2에서 제외하고 금융기관 유동성으로 분류했다. 반면 통화 기능이 있다고 판단한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CMA는 새롭게 M2에 포함했다. 이와 함께 투자펀드 분류 체계를 세분화하고 외국환평형기금의 소속을 중앙은행에서 중앙정부로 조정하는 등 경제 주체별 분류도 재정비했다. 퇴직 관련 신탁과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역시 통계상 다른 부문으로 옮겨 반영했다. 통화 및 유동성 통계 개편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시중에 과도한 유동성이 공급돼 환율과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번 작업이 단기적 논란과는 무관하게 국제 기준에 맞춰 장기간 준비해온 제도 정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통화금융통계 매뉴얼 개정에 맞춰 수년 전부터 개편을 추진해 왔으며, 국가통계발전계획에 따라 2025년 완료를 목표로 일정이 확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화 지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점을 고려해 향후 1년간은 신·구 기준 통계를 병행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도 M2에서 수익증권을 제외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개편으로 통화 통계의 국제 비교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은행 가계대출 금리 4.3%대로...7개월만에 최고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다시 고점을 향하고 있다. 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3%를 넘어 두 달 연속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4.32%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08%포인트 오른 수치로 지난 9월 반등 이후 상승 흐름이 이어지며 올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 유형별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17%로 0.19%포인트 상승하며 8개월 만에 다시 4%대를 회복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3.90%로 0.12%포인트 올랐고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5.46%로 0.27%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90.2%로 전월보다 3.8%포인트 낮아졌다. 11월 가계대출 금리 상승 폭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주담대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최대 폭으로 오르며 금리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기준금리의 향후 경로에 대한 전망이 바뀌면서 지표금리 상승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상승 전환했다. 11월 기업대출 금리는 연 4.10%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라 6개월 만에 반등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각각 4.06%, 4.14%로 모두 0.1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 대출 금리는 연 4.15%로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신규 취급 기준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2.81%로 한 달 새 0.24%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기예금 등 순수 저축성 예금 금리는 2.78%로 0.22%포인트 올랐고, CD와 금융채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2.90%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예금금리 상승 폭이 대출금리를 웃돌면서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1.34%포인트로 전월보다 0.11%포인트 축소됐다. 다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9%포인트로 소폭 확대됐다. 비은행권 금리는 기관별로 엇갈렸다. 1년 만기 정기예금·예탁금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예금금리는 각각 2.75%로 소폭 하락했고, 상호금융은 2.62%로 소폭 상승했다. 새마을금고는 2.73%로 전월과 같았다.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은 9.19%로 큰 폭 하락했고 새마을금고도 소폭 낮아졌다. 반면 신용협동조합과 상호금융 대출금리는 각각 상승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검증대 선 금융지주 지배구조, 증명의 시간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정 인물의 거취를 둘러싼 소란이라기보다 국내 금융지주 지배구조가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 왔는지를 되묻는 질문에 가깝다. 이 문제의식은 최근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한꺼번에 분출됐지만 논란의 뿌리는 그보다 훨씬 깊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지주를 향해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겼다", “회장 했다가 은행장 했다가 10년, 20년씩 한다"고 직격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지주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하자 금융권의 시선은 발언의 수위보다 이 한마디가 기존 질서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에 쏠렸다. 회장 선임의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역시 이 변화의 맥락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금융지주 회장 논란의 본질은 연임 자체에 있지 않다. 문제는 연임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권력이 어떻게 이동하고 누가 이를 견제해 왔느냐다. 주력 계열사 수장을 거쳐 지주 회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이미 익숙한 공식이 됐다. 안정과 연속성이라는 명분 아래 경영 권한은 특정 내부 라인에 축적됐고 이사회와 제도는 이를 조정하기보다 추인하는 장치로 기능해 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사회는 이 구조의 핵심에 있다.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중대한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특히 회장 선임과 지배구조 관련 안건일수록 더욱 그렇다. 금융지주들은 “이사회에 올리기 전 충분한 논의를 거친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이사회가 의사결정의 종착지가 아니라 사전 합의의 확인 절차로 작동해 왔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사회가 어떤 대안과 이견을 검토했고 어떤 기준으로 결론에 이르렀는지는 시장에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대통령 발언 이후 금융권이 즉각 긴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언 그 자체보다 그동안 내부에서 걸러지지 않았던 문제가 외부 신호 하나로 한꺼번에 드러났다는 점이 더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회장 선임 절차가 최고 권력자의 발언과 감독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은 지배구조가 얼마나 취약한 균형 위에 놓여 있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지배구조의 문제를 단기간의 정치 이슈로만 볼 수 없는 이유도 분명하다. 금융지주회사법과 지배구조 관련 규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독립성, 후보 검증 과정, 권력 집중 문제는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가 스스로를 증명해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지난한 논쟁의 마침표는 금융사 스스로가 신뢰를 입증하는 방식으로만 찍을 수 있다. 정부의 발언을 방어하거나 정치적 의도를 따지는 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신뢰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주주 추천 사외이사 확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성 강화, 주요 안건에 대한 이사회 논의 과정의 부분 공개 등은 더 이상 낯선 제안이 아니라고 본다. 이사회가 실제로 어떤 기준과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는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닫힌 권력 구조'에 대한 의심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경계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이 금융회사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 이 균형이 흐려질수록 개혁과 관치는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구조로 입증되지 않는 개혁은 결국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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