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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 chyybh@ekn.kr
국제유가 100달러 코앞…직격탄 맞은 韓 경제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기간이 열흘가까이 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중동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에너지 수급 차질은 물론 전쟁이 장기화 될 시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쿠웨이트,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산유국들이 잇따라 원유, 가스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란군이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공격을 가하자 수출이 중단된 생산물량을 임시로 저장고에 저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같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세계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생산 중단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홍해, 이라크는 요르단, UAE는 오만 등 해협과 상관없는 인근 지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운영하고 있어 기존보다 공급량은 줄겠지만 생산 중단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및 가스 물동량의 20~25%가 드나드는 세계 에너지시장의 요충지이다. 해협 봉쇄 기간이 열흘가까이 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전쟁 전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7일 기준 93달러까지 올랐다. 이 추세라면 며칠 안에 100달러 돌파도 예상된다. 동북아 LNG 현물가격도 전쟁 전 MMBtu당 10달러대에서 전쟁 후에는 15달러 후반대로 올랐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인 사드 알 카비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계속 금지될 경우 유가가 2~3주 안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과 중동산 수급 차질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석유화학 업종이다.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의 가장 많은 수입처가 바로 중동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동산 나프타 수입량은 약 1400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52%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국내 최대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운영하는 여천NCC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을 알리는 서한을 보냈다. 여천NCC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은 약 229만톤이다. 중동으로부터 70%의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는 대체 원유 도입에 나섰다. 국내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약 208일분의 비축유가 있지만, 지난해 하루 소비량인 255만배럴을 적용하면 비축일수는 70여일로 크게 줄어든다. 즉 실질적 소비패턴으로는 세 달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미국 등 미주산 원유 도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가전·스마트폰 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가전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시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회 항로 이용 시 해상 운임이 최대 50~80% 오르고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은 항공 물류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항공 운임 상승이나 항로 제한 시 물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건설업계 역시 중동 지역 플랜트·인프라 프로젝트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충격이 산업계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두바이유 배럴당 약 62달러를 전제로 한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국제유가가 연평균 80달러 수준만 유지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며 “100달러일 경우 1.1%포인트, 150달러면 2.9%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가 급등은 가계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석유공사, 비축유 방출점검 ‘이상무’…“200만배럴 추가확보”

국가 석유 비축업무를 맡고 한국석유공사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방출 준비를 완료했다. 8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취임한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바로 다음 날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방문해 비축유 방출 준비를 점검했다. 손 사장은 “공사는 석유수급 위기 발생시 국민 경제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비축유 방출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수급 안정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반복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매뉴얼에 명시된 프로세스대로 비축유 방출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2월말 현재 울산, 거제, 여수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보하고 있고, 여기에 총 1억 배럴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우리나라가 약 120일 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때마침 이날 울산 비축기지에는 200만 배럴의 쿠웨이트 국영석유사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국제공동비축 물량이 도착해 원유 입고를 진행했다. 200만배럴은 우리나라가 거의 하루를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공동비축이란 석유공사의 비축시설을 국영 석유사 등에 임대해 평상시에는 임대수익을 올리고 비상시에는 해당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제도이다. 손주석 사장은 전주고와 경희대 정치외교를 전공했으며, △16대 노무현 후보 선대위 행정지원실장 △한국환경공단 관리이사(2003~2006년) △환경공단 이사장(2006~2008년) △석유관리원 이사장(2018~2021년)을 지냈다. 손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중동 상황 급변의 엄중한 시기에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 에너지 안보라는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무 건전성 회복과 석유개발 사업의 질적 고도화 △재무건전성 회복 △석유비축사업의 운영 효율성 최적화 △신성장 동력의 육성 △안전경영 △AI혁신 및 조직문화 혁신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광개토 프로젝트와 그 일환인 동해심해가스전 탐사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객관적 타당성 검증과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거쳐 최적의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너지안보 점검] 우선협상대상자 승인 기다리는 BP, 대왕고래 이대로 끝낼건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에너지안보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총 7개의 구조에서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 가스가 탐지돼 이를 확인하는 탐사시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발견으로 이어진다면 석유, 가스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안보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 정부에서 시작된 이 사업은 현 정부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 사업의 잠재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글로벌 석유공룡 BP에 대해 최종 승인을 허가해 BP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이란 간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당장 우리나라에 석유, 가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동으로부터 석유 70%, 가스(LNG) 15%를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이란군이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공격을 가하고 있어 글로벌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운항 중단을 선언하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든 선박의 운항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정부는 석유 비축량이 충분하다고 발표했다. 한국석유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정부 석유 비축량은 약 1억배럴, 민간 석유 비축량은 약 9000만배럴로, 이에 따른 비축일수는 정부 발표 기준 208일분이다. 하지만 실질적 소비량을 적용하면 비축일수는 크게 줄어든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석유 소비량은 9억3158만배럴로, 일평균으로는 255만배럴이다. 이를 비축량에 적용하면 비축일수는 약 80일분밖에 안된다. 즉, 일상적 석유 소비패턴으로는 세 달을 버티지 못한다는 뜻이다.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석유, 가스를 조달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가장 확실한 에너지 안보 대책은 우리 땅에서 석유, 가스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정부에서 시작하고 현 정부에서 중단된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경북 포항 앞바다에 위치한 심해 7개의 유망구조에서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 가스 자원량을 개발하는 것이다. 자원량의 30%만 확보해도 국내 소비량의 4년치를 확보할 수 있다. 사업 주관사인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견가능성이 가장 높게 평가된 대왕고래 구조를 대상으로 탐사시추를 진행했지만 아쉽게도 경제성 있는 물량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추비는 총 1240억원가량이 투입됐다. 석유공사는 나머지 6개 구조에 대한 추가 탐사시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조가 서로 연결돼 있어 가스가 다른 구조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있다. 1차 시추비 예산에 이어 추가 시추비에 대한 예산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전 이 사업에 대해 “그 돈(시추비)이면 AI용 GPU(그래픽카드) 수천장을 살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글로벌 석유업계는 이 사업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석유공사가 지난해 실시한 투자유치 입찰에 복수의 글로벌 석유기업이 참여했고 10월 잠재적 우선협상대상자로 BP를 선정했다. 영국계 글로벌 석유공룡인 BP는 미국 엑슨모빌에 이어 세계 2위 석유기업이다. 브라질 등 다수의 심해 유가스전 개발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세계 최고의 석유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BP가 최종 선정되기 위해서는 주무장관인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김 장관은 4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와 10월 국정감사에서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랬던 김 장관이 아직까지 BP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의 눈치를 보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고 역량을 가진 BP가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한다면 그만큼 실패리스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BP가 개발사업에 참여한다 해도 바로 시추에 들어갈 순 없다. 탐사자료와 시추지질에 대해 새로운 분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정밀한 시추 계획을 짜야 하는데 그게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만큼 실패리스크는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도 정치적 부담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확실한 에너지안보 대책 차원에서 국내 대륙붕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정권 교체때마다 반복되는 소모적 논쟁을 없애기 위해 관련 예산과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에너지와 광물 수입에 한해 200조원 이상을 사용하면서 자원확보 예산에는 0.1%도 쓰지 않는 나라"라고 지적하며 “석유수입업자와 판매업자한테서 걷는 석유사업기금의 일부를 자원개발에 사용토록 하고, 자원개발 사업과 조직도 정치적 영향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독립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에너지 및 금속광물 수입액은 1724억달러로, 약 254조원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자 RE100 캠페인의 발원지인 영국에서도 에너지안보를 위해 유전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한 영국 옥토퍼스의 설립자이자 정부 자문위원인 그렉 잭슨은 현지 언론 기고글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폐쇄한 이후 전 세계 가스 가격이 두 배로 올랐고, 영국의 도매 전력 가격은 약 50%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인상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결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제적 피해를 더욱 악화시킨다"며 “우리는 북해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가스가 있는데 굳이 지구 반대편에서 가스를 수입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李 대통령, 기름값 담합에 엄중 경고…업계선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

최근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로 기름값이 크게 오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석유업계에 연이어 강력 경고를 날렸다. 담합은 중대범죄라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업계선 정부와 업계 간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 제품가격이 폭등 수준으로 올라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인데, 연휴 등의 영향으로 미리 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6일 SNS에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다. 그 대가가 얼마나 큰 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이 범법 행위로 큰돈을 벌며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고도 정부 관리나 정치권과 유착해 무마하던 야만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사실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담합의 품목과 주체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는 최근 기름값 상승에 따른 정유사, 유통업자, 주유소 등 석유업계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글과 함께 '닷새 만에 올린 정유업계, 대통령 경고에 멘붕'이라는 기사를 첨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 기업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게 할 것"이라며 “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영역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유류 공급의 경우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폭등했다.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를 제재할 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는지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보통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의 변동분이 약 2주 후에 반영되는 구조인데, 최근 기름값 상승은 전쟁 발발 일주일도 안돼 반영됐다는 것이 대통령의 지적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28일 1693원에서 6일 오전 10시 기준 1856원으로 9.6%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 판매가격은 1598원에서 1864원으로 16.6%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8월 12일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대통령의 불호령에 주무 부처도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고가격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며 관련 준비에 착수했다. 산업부, 공정위, 재경부, 국세청 등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가짜석유 판매, 매점매석 등 불법석유 유통행위 근절을 위해 월 2000회 이상 특별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석유업계에선 볼멘 소리도 나온다. 국제 가격이 워낙 크게 올랐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반영할 시 시장 충격이 너무 커 선제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기름값은 정유사가 올린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정유사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싱가포르 가격이 폭등했는데 이를 한번에 반영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름값은 근본적으로 국제유가(원료)의 영향을 받지만, 정확하게는 아시아의 에너지 허브국인 싱가포르 거래가격의 영향을 받는다. 싱가포르의 제품 거래가격을 보면 휘발유(옥탄가 92론)의 경우 전쟁 전인 2월 27일 79.6달러에서 5일에는 106.3달러로 33.5%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황함량 0.001%)는 92.9달러에서 153.2달러로 64.9% 올랐다. 여기에 환율 상승분까지 국내 시장에 반영된다. 정유사 판매가격을 엿볼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석유제품 현물거래 가격을 보면 휘발유는 지난달 27일 1545원에서 4일 1660원으로 7.4%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는 1515원에서 1779원으로 17.4% 올랐다. 소매가격 상승률과 거의 일치한다. 즉, 최근 기름값 상승은 정유사에서 시작된 게 맞고, 정유사는 크게 오른 국제 가격을 시장 충격 완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반영했다는 것이 석유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동 사태가 일어나면 기름값이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소통을 통해 시장 충격이 덜가는 방향으로 가격을 반영해 왔는데, 이번에는 연휴 등의 영향으로 그런 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시장 충격이 덜 가는 방향으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유럽 가스가격, 왜 동북아보다 더 오를까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동북아 시장은 50%가량 오른 반면, 유럽 시장은 70%가량 올라 유럽의 오름폭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는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반면, 유럽은 단기계약 비중이 높아 유럽이 변동성에 더 취약한 탓으로 분석된다. 4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LNG 현물가격(JKM)은 미국-이란 전쟁 전 MMBtu당 10.5달러에서 전쟁 후인 3일 기준 15.8달러로 50%가량 올랐다. 2023년 12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현물가격(TTF)은 MWh당 전쟁 전 32달러에서 전쟁 후인 3일 기준 54.3달러로 70%가량 올랐다. TTF 현물가격이 50달러를 넘기는 지난해 2월 이후 거의 1년만이다. 미-이란 사태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의 폭등 수준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당시 JKM은 80달러, TTF 가격은 100달러까지 올랐었다. 저장에 취약한 가스 가격은 지정학 리스크가 있을 때마다 큰 변동성을 보이는데, 유럽은 아시아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배경에는 계약 방식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국가들은 천연가스를 주 발전 및 난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확보가 필요해 수입처로부터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 한국은 전체 LNG 수입양의 70~80%, 일본은 80%를 장기계약으로 수입한다. 반면 유럽은 재생에너지를 주 발전원으로 사용하고, 천연가스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보조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어 단기계약 비중이 높다. 단기계약은 필요할 때마다 시장에서 구매해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번 미국-이란 전쟁처럼 지정학 리스크 상황에서는 가격변동성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동북아와 유럽의 가격 상승율 차이만 보더라도 여지없이 단기계약 위주 방식의 리스크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장기계약은 지정학 리스크 상황에서는 유리하지만, 리스크가 없는 평온한 상황에서는 취약성이 드러난다. 평온한 상황에서는 에너지 전환이 더욱 가속화돼 미래 천연가스 수요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데, 20년 장기계약 물량은 그대로 수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처분이 곤란해지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국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 임무를 맡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항상 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스공사는 2025년 국내 총 LNG 수입량 4672만톤 중 74%인 3428만톤을 들여왔다. 이 가운데 장기계약 비중은 70~80%이다. 20~30%가 단기 내지는 현물 수입이기 때문에 유럽보다 가격변동성은 덜하지만, 국내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주기엔 충분한 양이다. 전력시장의 경우 가장 비싼 발전단가가 전력도매가격(SMP)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20%의 비싼 단기물량으로 발전을 한 발전사가 도매가격을 올려 결국 소매가격까지 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장기계약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트레이딩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자국 수요보다 1.5배 많은 LNG 물량을 장기계약으로 저렴하게 확보해 남는 물량은 동남아 등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와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칸막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가스업계는 지적한다. 가스공사는 가스 수입 및 판매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발전 등 관련 사업까지 확장하고 경영자율권을 보장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 사업자는 현재 자가 사용분에 한해서만 수입이 허용되고 있는데, 이를 동종업계 등으로 확장하고 배관망 이용도 중립적 접근을 허용해 거래를 더욱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호르무즈해협·홍해 봉쇄, 미국한테는 남의 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 가스 물동량의 20~25%가 통과하는 지역이며, 우리나라도 원유 수입의 70%, 가스 수입의 15%가 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봉쇄가 단기적일 경우는 비축유와 수입선 다변화로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될 시에는 가격 급등은 물론 수급의 어려움까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타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CG)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선언하고 모든 선박의 통행 차단에 나섰다. 에브라힘 자바리 혁명수비대 소장은 알마야딘 TV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침공 이후에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국경을 따라 형성돼 있으며, 가장 좁은 폭은 불과 50km에 불과하다. 이 좁은 지역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와 가스가 다른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원유 통과물량은 일평균 2000만~2100만배럴가량으로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25%가량이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5년 총 원유수입량 1억3700만톤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은 사우디 4713만톤, UAE 1535만톤, 이라크 1550만톤, 쿠웨이트 1193만톤, 카타르 547만톤으로 69.6%나 된다. 천연가스(LNG) 수입량은 4668만톤 가운데 카타르 697만톤밖에 없어 비중은 14.9%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일본 역시 중동 석유수입 의존도는 70%가량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경제의 전략적 초크포인트(요충지)라는 점을 이용해 이를 봉쇄 또는 위협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 또는 서방과의 갈등에 활용해 왔다. 2차 오일쇼크가 끝난 직후인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서방이 이라크 지원에 나서자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섰다. 이슬람 강경색이 짙은 이란이 이길 경우 중동 전체가 서방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서방은 함대를 파견했다. 이러한 갈등은 1984년까지 지속되면서 해협을 드나드는 유조선은 항상 피격의 위험을 안아야 했고 이로 인해 운임료는 폭등했다. 1987년 8월에는 사우디 메카에서 이란 순례자와 사우디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이란 순례자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은 사우디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해협을 봉쇄했고, 이로 인해 당시 한국 동력자원부는 자가용 운행 홀짝제, 택시 운행 축소, 심야 주유소 운영 금지 등 석유 비상 통제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이란의 해협 봉쇄 위협은 줄었으나, 2023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이후 다시 긴장도가 높아졌다. 올해 1월 11일에는 이라크 원유를 싣고 튀르키예로 향하던 유조선이 나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미국도 중동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면서 수입선을 지키기 위해 중동에 함대를 파견해 유조선 등을 보호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은 그럴 필요가 없다. 2016년 미국 셰일석유의 등장으로 자국 석유, 가스 생산량이 넘쳐나면서 더 이상 중동 수입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됐고 중동 함대 파견도 필요성이 사라졌다. 결국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 싼 긴장도는 한껏 높아졌지만, 정작 미국은 이 해협을 보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동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유럽이 군사적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이를 명분으로 함대를 계속 주둔하는 대신 천문학적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대책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비축유를 풀어 수급 차질을 완화하고, 급히 다른 지역의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정부의 석유 비축량은 1억배럴을 약간 웃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비축일수는 120일 정도다. 여기에 민간 재고량까지 합하면 모두 210일 정도의 비축일수를 갖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질적 비축일수는 이보다 상당히 적을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총 석유 소비량은 9억3157만배럴로, 일평균으로는 255만배럴이다. 이를 정부 비축량에 적용하면 비축일수는 1/3 수준인 39일로 크게 줄어든다. 결국 일상적인 석유 소비 패턴으로는 한달 반에서 두달가량밖에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중동을 대체할 수입선으로는 대표적으로 미국이 있다. 한국의 지난해 미국 원유 수입량은 2232만톤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이어 브라질, 호주, 멕시코,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추가 수입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제 제재로 수입이 중단된 러시아산도 상황에 따라 수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중동의 긴장 고조는 호르무즈 해협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홍해 및 수에즈 운하 운항에도 영향을 미친다. 홍해의 입구는 폭이 30km로 정도로 매우 협소한데, 이 지역은 친이란파인 후티반군이 점령하고 있어 얼마든지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이 가능하다.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때도 후티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기도 했다. 한국 등 아시아 대부분의 선박들은 유럽으로 가기 위해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거친다. 홍해가 막히게 되면 아프리카를 빙둘러 가야 해 그만큼 비용이 추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북극항로는 이 항로를 대체할 수 있다. 기존 동북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로는 남중국해를 거쳐 수에즈운하를 지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약 2만2000km를 이동해야 하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약 1만5000km로 크게 단축이 가능하다. 다만 북극항로는 러시아 연안을 통과해야 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특별기고] 정치인 출신 공기업 사장, 결국 마음은 콩밭에

흔히들 정치인 출신의 공기업 수장은 경영 상황 등 구체적인 현안은 임원들의 도움을 받는게 일반적이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후 공기업 사장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여전히 금배지를 달겠다는 야망이 있다. 자기가 맡은 기업은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공교롭게 그 공기업은 잘 굴러가고 있다. 독점 사업을 벌이는 데다 경영 환경이 괜찮은 덕분이다. 잭 웰치 전 GE회장은 “고약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낼 때가 가장 고약하다" 고 지적했다. 훌륭한 리더를 앉히면 훨씬 양호한 실적을 낼 텐데 그렇치 못한 리더가 흑자 실적을 앞세워 쫓겨나지 않을 구실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어느 정부든 집권하면 정권 협조자에 대한 빚 갚기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정치권 인사들이 공기업 수장으로 낙하산 타고 가는 모습이 너무 노골적이다. 그러면서도 적임자를 뽑았다고 우긴다. 사장은 리더십과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 물론 전문성이 모자라더라도 전문지식을 갖춘 실무자들을 활용해 조직을 잘 이끄는 리더들이 적잖다. 낙하산 사장이라 해서 무조건 배척해서도 안 된다. 때로는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외부인이 제시하는 혁신 방안이 정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책임자는 오랜 세월 정든 동료들을 겨냥한 구조조정 칼춤을 추기가 어렵다. 이런 면에서는 부실 기업엔 외부 영입 사장이 더 적임자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들이 경영에 전념하지 않고 마음을 콩밭에 둔다는 점이다. 공기업 사장직을 경력 관리용 장식품쯤으로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갈려고 안달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틈만 나면 언론 매체에 얼굴을 내밀려고 한다. 지역사회 주민들과 관련된 이벤트를 즐기며 지역 모임에 열심히 나간다. 아무리 피곤해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펄펄 살아나는 신체 반응은 정치인 시절 그대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이런 사장 아래에서는 임직원들도 업무에 전념하려 들지 않는다. 사장이 좋아 하는 일에 집중하기 십상이다. 공기업은 아무나 맡아 적당히 경영해도 되는 조직이 아니다. 공기업 경영이 비효율적이면 국민경제에 엄청난 낭비가 생긴다.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임기 절반 이상을 남기고 사의를 표해 지난 13일 정부로부터 사표가 수리됐다. 따라서 국가 에너지 공기업 운영의 적신호가 커졌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최일선에서 경영을 이끌어야 할 에너지 공기업 수장이 정치 일정에 따라 자리를 떠나는 사례가 발생되면서 공공기관 리더십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기윤 전 사장은 경남 창원출신으로 제19, 21대 국회의원(국민의 힘, 창원 성산구)을 지냈다. 국회 활동은 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11월 임기 3년의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임명했다. 강기윤 전사장은 20일 창원시 성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창원시장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한국남동발전은 당분간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설비 투자 등 주요 과제가 진행되는 시점에 기관장 부재가 조직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19일 사장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 비상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사장 직무 대행을 맡은 조영혁 경영혁신부사장은 직무 대행 체제하의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 정책 및 국정 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진행 중인 주요 사업을 비롯한 기관 본연의 업무가 빈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 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수년간 정부 공기업 경영평가 및 각종 평가에서 우수(A등급) 평가를 받는 견실한 에너지 공기업이다. 정부는 발전공기업 통합을 예고한 바 있다. 수장이 없는 한국남동발전 임직원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걱정 아닌 걱정이다.

공직기강 풀렸나…산림청장 음주사고 다음날 전국 산불 12건 발생

김인호 산림청장이 음주운전 사고로 임명 6개월만에 직권면직 조치된 가운데, 당시 전국은 건조특보에 강풍특보까지 예보돼 산불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김 청장 면직 이후 전국에서 17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1건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22일 산림청에 따르면 김 청장이 음주운전 사고로 직권면직된 20일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17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6건은 진화됐지만,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산불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김 청장은 지난 20일 오후 10시50분께 성남시 분당구 신기사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본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김 청장을 형사 입건했고,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김 청장을 직권면직 조치했다. 임명 6개월만이다. 김 청장이 음주사고를 낸 당일은 전국에 산불 경계령이 내려져 있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강원 동해안과 전남 동부, 경상권 일부, 충북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발효되고, 강풍특보도 예보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대형 및 동시다발 산불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대응체계도 마련한 상태였다. 실제로 김 청장이 사고를 낸 20일에만 3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21일에는 12건, 22일에는 2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산림청 자체 진단에서도 산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제로 산불이 났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책임자인 청장은 아랑곳없이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에 사고까지 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정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공직기강이 풀린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청장은 신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환경교육혁신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작년 8월 산림청장으로 임명됐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가스공사 “당진 배관 사고, 폭발 아닌 누출”

가스공사는 20일 낮에 발생한 당진 석문방조제 인근 LNG 배관 관련 사고는 폭발이 아닌 누출이라고 해명했다. 공사 측은 “배관 폭발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폭발이 아닌 승압과정 중 가스가 누출된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현재는 가스 누출이 없고 석문방조제 도로 역시 통행 재개됐다"고 밝혔다. 앞서 연합뉴스는 이날 낮 12시 51분께 충남 당진시 송산면 석문방조제 부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누출로 인한 배관 폭발사고가 났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인명피해나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폭발 잔해물이 인근 도로로 떨어지며 주차돼 있던 차량 1대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잔해물을 치우느라 일대 도로도 3시간가량 통제됐다. 가스공사는 2024년부터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27만평 규모로 당진 LNG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로봇 기업 케이엔알시스템, 슈퍼 휴머노이드 개발 나선다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대표 김명한)이 로봇 시장 선점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158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번 조달은 리픽싱(전환 가액 조정) 조건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케이엔알시스템 측은 이에 대해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엔알시스템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158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케이엔알시스템이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 단행하는 자본성 자금 조달로 주가 변동에 따른 리픽싱 조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이 각각 0%와 1%로 설정됐으며 만기일은 2031년 2월 26일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등 로봇기술 로드맵의 핵심기술을 순차적으로 상용화하는 데 투입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기술 로드맵의 정점에 있는 '슈퍼 휴머노이드' 개발에 착수해 올해 말 그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엔알시스템이 개발하는 슈퍼 휴머노이드는 다섯 손가락의 로봇손과 로봇팔을 갖추고 유무인 탑승 방식을 호환하는 이족보행 고하중 대형 로봇이다. 극한 산업현장에서 작업자가 로봇에 승차해 직접 운용하거나 작업자 없이 원격 운용이 모두 가능한 방식이다. 높이 2.5m, 폭 1.5m 크기로 설계됐고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된 다른 휴머노이드의 가반하중(물건을 들어 올리는 힘) 대비 10배 이상인 400kg부터 최대 600kg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 디자인 특허출원을 완료한 케이엔알시스템의 '슈퍼 휴머노이드'는 기존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갖춘 기체들에 붙이는 명칭이다. 다른 휴머노이드가 인간이 할 일을 대체하는 개념이라면 슈퍼 휴머노이드는 인간이 불가능한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최대 가반하중 600kg급 슈퍼 휴머노이드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일하는' 이족보행 로봇이 된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 같은 압도적인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고중량물 핸들링이 필수적인 산업현장은 물론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고온, 고방사선 등 극한의 환경에 투입돼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이 회사가 개발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기술을 집약한 고성능 로봇팔을 탑재해 강력한 구동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 특수설계된 다섯 손가락의 로봇손을 추가해 기존 휴머노이드가 수행하지 못한 고중량 핸들링 등 고난도 작업을 현실화한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 과정에서 파생된 로봇팔과 로봇손을 완성형 로봇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구성요소를 개별 제품화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로봇 핵심부품 시장에서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케이엔알시스템 김명한 대표는 “전시관 부스에서 복싱과 댄스 등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휴머노이드가 아닌,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현장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인간을 대신해서 일하는 슈퍼맨형 로봇을 개발해 세상을 안전하게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상장 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번 CB 발행은 로봇 핵심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완성형 로봇시스템 영역까지 확장하기 위한 소중한 투자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 연합' 공식 참여기업과 'AI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미 심해에서 작업하는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를 관리하는 로봇 기술이 현장에서 활용될 정도로 뛰어난 로봇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로봇팔보다 두 배 향상된 고성능 '다목적 유압 로봇팔' 개발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전동 모터와 유압액추에이터를 하나로 결합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라인업'을 완성했으며 최근엔 원전 '중수로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제작' 관련 본계약을 체결하고 원전 해체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도 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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