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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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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미투자 1호 합의 임박…에너지 분야에 134조원”

한국 정부가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3500억달러(약 46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첫 사업으로, 최대 8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사업 규모는 1000억달러(약 134조1000억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 양국이 이 같은 내용의 대미 에너지 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사업 내용, 발표 시기는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원전 건설 지역과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가 소유한 부지에 들어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약 2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프로젝트도 논의되고 있다. 텍사스주에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에 따라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첫 대형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으로부터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와 별도로 향후 4년 동안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원전과 반도체, 바이오의약품 등 전략산업에 투입하는 구조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돈 줄 테니 찍어달라”…트럼프의 ‘670만원 승부수’, 자충수 되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과 생활비 부담에 따른 민심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성인 국민 1인당 5000달러(약 67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현금성 공약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재원 마련에만 1조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이미 40조달러를 넘어선 만큼, 표심을 잡기 위한 승부수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유지할 경우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이것은 '트럼프 배당금'이라고 불릴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승리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약이 실제 법제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제안했던 관세 수입을 활용한 배당금 지급 방안에 반대해왔다. 여기에 1조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배당금'을 실제로 시행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감세 조치를 영구화하고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등 현실성이 낮아 보이는 공약들도 잇달아 내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 국채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배당금 지급안의 실현 가능성을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의 마크 커드모어 마켓라이브 수석에디터는 “시장의 전반적인 반응이 매우 제한적인 이유는 모두가 이 정책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이미 강하고 과열될 위험도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자금 조달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정도 규모의 추가 재정 부양책을 투입할 경우 시장이 이미 우려하고 있는 흐름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 국채는 더 약세를 보이고, 달러화는 하락하며, 원자재와 실물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간선거 패배 가능성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점차 절박함이 묻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고유가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후반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실상 중간선거의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 자체가 또 다른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해달라"며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 딱 한 번만 더 내가 출마한다고 생각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내세운 강성 지지층뿐 아니라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도 반길 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등장할수록 민주당이 반(反)트럼프 표심을 결집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불참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금 지급 공약을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은 의원들이 해당 정책이 재정적자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현금 지급보다는 근로 요건이 포함된 세금 환급 방식으로 설계하는 편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당대회 분위기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한 만큼 뜨겁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만1000석 규모의 아메리칸항공센터가 “가득 찼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연설 당시 상층부 좌석 상당수는 비어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아무도 행사장을 떠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100분 넘게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일부 참석자들이 자리를 뜨는 모습도 포착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폴더블 뛰어든 애플…삼성에 뺏긴 아이폰 고객 되찾을까 [이슈+]

애플이 처음으로 접이식(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하며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최근 아이폰 이용자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더블폰으로 갈아타는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애플이 새 폴더블 아이폰을 앞세워 삼성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삼성전자 대변인은 아이폰 사용자 가운데 삼성의 최신 폴더블 제품인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로 전환한 비율이 전작인 갤럭시 Z 폴드7·플립7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1.6배 높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선보이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동안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던 애플도 마침내 경쟁에 합류했다. 이날 존 터너스 애플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 애플파크에서 첫 폴더블 아이폰인 '아이폰 듀오'를 선보였다. 아이폰 듀오가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이 기존 아이폰 고객을 실제로 끌어들이는 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 따르면 미국에서 갤럭시 Z 플립8 구매자 가운데 30%는 경쟁사에서 넘어온 고객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한 소비자였다. 갤럭시 Z 폴드8 구매자들은 얇고 가벼운 디자인과 멀티태스킹 및 콘텐츠 감상에 유리한 내부 디스플레이를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았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구매자들은 넓은 화면과 별도의 태블릿PC 없이도 더 큰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 생태계에서 갤럭시 생태계로 보다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이전 기능도 강화해왔다고 CNBC는 전했다. 최근에는 '스마트 스위치'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아이폰 이용자가 별도의 스마트 스위치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QR코드만 스캔하면 무선으로 데이터를 갤럭시 기기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갤럭시로 이탈한 아이폰 고객을 다시 애플 생태계로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 듀오의 올해 출하량이 최대 600만대에 달하면서 애플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25%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삼성(38%)에 이어 시장 진입과 동시에 2위에 오르고 화웨이(22%)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판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진입 첫해부터 2위에 오르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 말까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높은 가격은 애플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힌다. 최고 사양 모델 가격은 3199달러로 애플의 고급형 맥북 프로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며, 3699달러인 비전 프로 헤드셋 가격에도 근접한다. 비전 프로는 높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제품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아이폰 듀오 최고 사양 모델은 삼성의 최고급 폴더블 제품인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최고 사양 모델(2699달러)보다도 500달러 비싸다. 다만 아이폰 듀오는 최대 2테라바이트(TB)의 저장용량을 제공해 최대 1TB인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보다 두 배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아이폰 듀오 기본형의 가격 역시 1999달러로 갤럭시 Z 폴드8보다 100달러 높다. 결국 소비자들이 이 같은 높은 가격을 감수할 만큼 아이폰 듀오의 차별화된 기능과 사용 경험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가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제품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폰 듀오에는 디스플레이 구동을 위한 최신 'A20 프로' 칩과 애플이 자체 설계한 새로운 'C2' 모뎀 칩이 탑재된다. 갤럭시 Z 폴드8에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터너스 CEO는 기존 폴더블폰들이 사용하기 불편하고 화면 스크롤이나 동영상 시청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도 제대로 최적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폰 듀오는 맞춤형 힌지와 일관된 화면비를 구현하는 듀얼 디스플레이, 새로운 티타늄 바디를 적용해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에서도 아이패드와 유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는 두 화면을 함께 사용하는 혼합 사용 기준으로 최대 24시간을 지원하며, 약 2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5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아이폰 듀오는 오는 10월 23일 출시된다. 방수·방진 성능에서도 아이폰 듀오는 IP68 등급을 지원해 IP48 등급인 갤럭시 Z 폴드8보다 높은 수준을 갖췄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다급해지더니 돈풀기?…트럼프 “중간선거 이기면 5000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미국 성인 시민에게 1인당 5000달러(약 67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대규모 현금성 공약을 꺼내든 것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유지할 경우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트럼프 배당금'이라고 불릴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승리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급된 돈은 미국 내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5000달러를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지,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제안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에서는 통상 중간선거에서 집권 대통령의 반대 정당이 의회 의석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란 전쟁 장기화와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 내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간선거 판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초당파 정치 분석가들은 현재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원의 경우 박빙 승부가 예측됐다. 현금 지급을 현실화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가 이미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제 시행까지는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1월이면 전쟁 끝난다”는 트럼프…이란 셈법은? [이슈+]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이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결사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란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전쟁이 미국 중간선거 직후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반대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자국 영토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보복 수위를 높여 전쟁을 더욱 격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미 해군의 해상봉쇄와 이란 유조선 공격에도 이란은 물러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로 이란이 받는 경제적 타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과의 전쟁을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쟁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또 전쟁이 가장 격렬했던 지난 4월 이후 이란이 군사력을 재건해왔으며, 장기전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미사일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의 이 같은 입장은 중동에서 양국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는 와중에 나왔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산 원유를 운반하던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이틀간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미 군함을 두 차례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미 군함 2척과 유조선 8척을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란은 이와 별도로 요르단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향해 약 20발의 탄도미사일도 발사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은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 발사대를 타격한 이후 다시 격화했다. 이후 이란이 중동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미국이 혁명수비대 관련 표적과 이란 유조선 등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이르면 오는 11월 끝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텍사스로 향하기 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유가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며 “선거 직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는 “그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그동안 여러 차례 미국의 승리를 강조해왔다. 이어 “그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필사적"이라며 “그래야 약한 사람들이 권력을 잡아 자신들을 내버려두고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공격은 우리가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공격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전쟁과 이에 따른 고물가가 적어도 중간선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종전론'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 유가정보업체 개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석유시장 분석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중간선거 이후 유가 하락' 전망에 대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어떠한 보장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이란 정치권에서는 확전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현재 수준에서 저항을 이어갈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란은 미국의 확전에 어떻게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복할지를 결정하고 있다"며 “이는 이란이 미국의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단계의 대응 수단을 마련해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전쟁이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비공개로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의 봉쇄로 이란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은 향후 전쟁의 향방을 가를 변수다. 이란은 원유 수출이 사실상 막히고 주요 생필품 수입에도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상승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리알화 가치도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경제난을 배경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까지 발생했고, 당국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수천 명이 숨졌다. 이란 내부에서도 협상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당국자들은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미국이 먼저 봉쇄를 해제하고 지난 6월 체결됐다가 무산된 종전 양해각서(MOU)의 조건으로 복귀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란의 굴복을 끌어내려 하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이 향후 재공격을 주저할 정도의 억지력을 확보할 때까지 버티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후 종전을 자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쪽도 먼저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전쟁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증산 아니면 탈퇴”…이라크 압박에 OPEC ‘초비상’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산유국인 이라크가 내년에 적용될 자국의 원유 생산 쿼터를 대폭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증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OPEC을 탈퇴한 데 이어 이라크마저 이탈할 경우 중동 산유국 카르텔의 결속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가 향후 원유 생산 목표를 산정할 때 하루 600만배럴을 기준선으로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에 적용되는 9월과 10월 원유 생산 상한선은 하루 443만1000배럴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라크의 지속 가능한 전체 원유 생산능력을 하루 490만배럴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이라크는 지난 6월 생산 할당량이 대폭 상향되지 않을 경우 OPEC 탈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UAE 역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생산 할당량이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있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러나 OPEC이 이라크의 할당량 확대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라크가 실제로 탈퇴할 경우 지난 5월 UAE의 이탈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산유국 카르텔 체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라크는 1960년 OPEC을 창설한 5개 산유국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여기에 또 다른 OPEC 창립 회원국인 베네수엘라마저 탈퇴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OPEC 결속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국 석유 매장량 일부에 대해 미국이 상당한 통제권을 갖는 내용의 대규모 석유 합의를 추진하면서 OPEC 잔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의 이런 계획은 OPEC과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내년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생산 능력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알려졌다. 현재 OPEC+는 외부 컨설팅 업체에 각 회원국이 물리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원유 생산량을 평가하도록 맡긴 상태다. 각국의 실제 생산능력을 토대로 향후 생산 쿼터를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작업이다. 관련 검토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며, 오는 11월 말 열리는 OPEC+ 장관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이번 결과는 글로벌 원유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 전쟁으로 차질을 빚었던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이 다시 공급과잉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심 모하메드 쿠다이르 이라크 석유장관은 지난 5월 이란과의 분쟁이 종료되면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0만배럴로 늘리기 위해 OPEC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도 오는 2030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약 1000만배럴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달 언급했다. 한편, OPEC은 잇따른 탈퇴로 현재 회원국이 11개국으로 줄었다. 2016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 지난 5월 UAE가 OPEC을 떠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무력화” 트럼프의 오판?…중동 확전에 ‘유가 120달러’ 경고 [이슈+]

미국과 이란이 보복과 맞보복의 악순환을 이어가는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마저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도시들을 공격하면서 중동 전쟁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격화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사우디 남부 4개 도시를 공격해 7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우디 공군기지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핵심 정유 및 전력 시설도 타격 목표에 포함됐다. 후티 반군의 이번 공격은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같은 날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산 원유를 운반하던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이틀간 탄도미사일로 미 군함을 두 차례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취재진에게 “이란은 계속해서 미국 해군 함정을 공격하려 하고 있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거나 시도할 때마다 유조선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요르단 알아즈라크에 있는 미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번 공격으로 미군기지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지만 요르단 정부의 설명은 달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요르단군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20발 가운데 18발을 방공망으로 요격했으며 나머지 2발은 거주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미 해군 구축함 2척에도 보복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또 자국 유조선을 향한 미군의 공격에 책임을 물어 쿠웨이트와 바레인 항구에 있는 유조선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은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 발사대를 타격한 이후 다시 격화했다. 이후 이란이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에 있는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미국이 혁명수비대 관련 표적과 이란 유조선 등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보복과 맞보복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추진해온 대(對)이란 전략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최근 대규모 군사작전을 줄이는 대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는 등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에 무게를 실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최근 대이란 경제압박으로 인해 “대규모 군사적 충돌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군사적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란은 여전히 주변국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연쇄 공격이 군사작전에서 지속적인 경제 압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던 미국의 시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은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호르무즈 해협에만 머물지 않고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의 석유시설과 홍해까지 확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최대 배럴당 99.68달러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급등했으며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최근 내놓은 골드만삭스는 해당 전망을 재확인했다. 단 스트루이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 총괄은 이날 CNBC 방송에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그는 “최근 며칠간의 상황은 원유 수출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정체되고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는 상승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분명히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공격 범위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를 겨루는 '치킨 게임'으로 변질되면서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로이터는 이번 전쟁이 미국과 이란 간 의지의 대결로 바뀌고 있다며, 양측이 상호 봉쇄와 경제적 압박을 통해 상대방을 먼저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140엔까지 간다”는데…엔캐리 청산은 없다? [머니+]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이달 들어 가파르게 하락(엔화 강세)하면서 2024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50엔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베팅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과거처럼 대규모 엔캐리 청산이 촉발될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투자자들이 촉각을 더욱 기울이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7월 말 달러당 164엔 안팎까지 치솟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이례적인 외환시장 공동개입 이후 지난달 초 157엔선까지 내려왔다. 이후 한동안 다시 160엔 부근까지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재차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153엔대를 나타내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강한 미국 고용지표 등 달러 강세 요인에도 엔/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행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다카타 하지메 정책위원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현 단계에서 0.5%포인트가 될지 0.75%포인트가 될지는 말할 수 없지만, 계속 강조해왔듯 환경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 차례 금리를 올린 뒤 다음 회의에서 곧바로 추가 인상에 나서는 이른바 '백투백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일본의 이례적인 외환시장 공동개입으로 촉발된 엔화 강세가 이제 당국의 직접적인 개입 효과를 넘어 자체적인 상승 동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 엔화 가치를 지지하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엔/달러 환율이 핵심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55엔 아래로 내려서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도 엔화 강세에 추가적인 탄력이 붙고 있다. ◇“150엔도 깨진다"…투자자들, 엔화 추가 강세 베팅 이를 반영하듯 일부 투자자들은 엔화 환율이 올해 말까지 150엔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자료를 분석한 결과 8일(현지시간)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엔/달러 옵션은 오는 11월 만기의 행사가격 142.86엔 풋옵션이었다.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풋옵션 전체 거래량은 콜옵션의 3배를 넘어섰다. 엔/달러 풋옵션은 달러화가 엔화 대비 약세를 나타낼수록 옵션 가치가 높아지는 구조다. 씨티그룹의 제리 미니어 주요 10개국(G10) 외환 트레이딩 글로벌 총괄은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통화시장의 잠재적인 체제 변화 가능성에 반응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150엔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을 겨냥한 옵션 구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의 그레이엄 스몰쇼 선임 외환 현물 트레이더도 “155엔선이 무너진 이후 매크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옵션을 통한 엔/달러 하락 베팅 수요가 훨씬 강해졌다"며 “현재 시장의 시각은 150~152엔을 목표로 하는 쪽에 매우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엔화 강세 흐름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텍사스주 서던메소디스트대(SMU)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람들이 '재무장관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오히려 꿈꿔왔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비대칭적인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이제 시장의 판을 쥔 쪽은 나"라며 “우리가 일본 엔화에 개입할 때 나는 일본이 무엇을 할지, 일본은행이 무엇을 할지, 일본 정책당국자들이 무엇을 할지에 대해 상당히 좋은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한다면 나를 상대로 베팅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환율 급락에도 “엔캐리 청산 재연 가능성 낮아" 엔/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2024년 8월 발생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금리가 높은 국가의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수익성이 커지지만,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팔고 엔화를 다시 사들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의 예상 밖 긴축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맞물리자 엔/달러 환율은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위험자산 매도세를 증폭시키면서 그해 8월 5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8.77%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 넘게 폭락하며 1987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에는 당시와 같은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엔화 강세만으로 캐리 트레이드가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제임스 로드 글로벌 외환·신흥시장 전략 총괄이 이끄는 전략팀은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끌어올리는 추가적인 촉매가 없다면 최근의 엔화 강세를 캐리 트레이드가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캐리 트레이드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데 엔화 움직임보다 글로벌 환율 변동성, 세계 경제성장 전망, 글로벌 증시 흐름, 신흥국별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캐리 트레이드의 자금 조달 구조가 과거보다 다변화됐다는 점도 엔화 급등의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는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저금리 조달 통화였지만 최근 투자자들은 유로화와 스위스프랑 등 다른 저금리 통화까지 활용해 고금리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엔화 환율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경우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펙트라 마켓츠의 브렌트 도넬리는 일본 당국이 원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엔화 가치가 통제된 속도로 상승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달러 환율의 장기적인 상단이 대략 155~160엔 수준에서 형성되도록 하면서도 환율이 145엔 아래로 지나치게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 역시 일본 당국이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도넬리는 “일본 당국은 아베노믹스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려는 것이지,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날려 보내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판은 내가 쥔다”…베선트, 日 엔화 놓고 시장과 맞붙나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급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의 엔화 강세 흐름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서던메소디스트대(SMU)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람들이 '재무장관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오히려 꿈꿔왔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비대칭적인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무장관이라는 지위상 시장의 방향을 판단할 때 다른 투자자들이 갖기 어려운 정책 관련 정보와 통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이제 시장의 판을 쥔 쪽은 나"라며 “우리가 일본 엔화에 개입할 때 나는 일본이 무엇을 할지, 일본은행이 무엇을 할지, 일본 정책당국자들이 무엇을 할지에 대해 상당히 좋은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한다면 나를 상대로 베팅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달러당 160엔에 육박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달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장중 달러당 152.89엔까지 떨어지며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에는 달러당 153.50엔 수준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 4% 가까이 상승해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일본의 이례적인 외환시장 공동개입으로 촉발된 엔화 강세가 이제 당국의 직접적인 개입 효과를 넘어 자체적인 상승 동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엔화 가치를 뒷받침하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엔화 환율이 핵심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55엔 아래로 내려서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도 엔화 강세에 추가적인 탄력이 붙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다음 주요 기술적 지지선으로 152엔선이 거론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작고 시끄러운 개” 조롱하더니…캐나다, 美에 보복관세 시행 [이슈+]

미국산 제품에 대한 캐나다의 보복 관세가 공식 발효되면서 양국 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8일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0시1분(한국시간 8일 오후 1시1분)부터 276억캐나다달러(200억달러· 26조원)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15~50%의 보복 관세가 부과됐다. 지난달 21일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다음인 22일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상품에 50% 관세를 새로 부과했다. 이에 캐나다도 같은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최고 5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고, 해당 조치가 이날부터 공식 시행에 들어갔다. 협상 결렬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를 향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와의 무역 충돌을 두고 “독일 셰퍼드를 키운 적이 있는데 놀이터에서 닥스훈트 한 마리가 계속 그 개를 괴롭히곤 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작고 시끄럽게 짖는 개는 계속 짖어댔고, 한동안 110파운드(약 50kg)짜리 독일 셰퍼드는 닥스훈트를 무시하고 있었다"며 “그러다 어느 날 결국 참을 만큼 참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또 “캐나다는 훌륭한 무역 합의를 체결할 기회를 받았지만 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캐나다 경제에 나쁘더라도 국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와 싸우는 편을 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캐나다 달러 사이의 불균형은 용납할 수 없다"며 “수년 동안 그래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를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미국에서 봄바디어를 더 이상 팔지 말라. 그들의 제품은 좋지 않다"며 “그들 매출의 50% 이상이 미국에서 나온다. 그들은 미국 구매자들과 기업, 공항, 미국의 서비스에 기대 먹고산다"고 밝혔다. 봄바디어는 캐나다의 기업·개인용 제트기 제조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가 판매한 약 5100대의 항공기 가운데 절반가량이 미국에서 운항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미국 지도에서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가 하면, 캐나다를 미국 영토처럼 표시한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문제는 캐나다의 보복 관세 발효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가 보복 조치를 강행할 경우 추가 관세를 비롯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뿐 아니라 일부 품목의 수입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시사한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협상이 결렬된 이후 캐나다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고 자동차 부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해당 조치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아직 이를 위한 공식 절차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실제로 대응에 나설 경우 보복의 악순환이 현실화하면서 양국 무역 갈등이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양국 모두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준비됐을 때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를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캐나다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 금속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내용의 합의에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양국 간 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협상 재개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캐나다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선의를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양국 모두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전 정부에서 무역과 대미 관계를 담당했던 고문인 브라이언 클로우는 “캐나다의 보복관세는 이번 무역전쟁에 따른 비용을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높여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분명한 유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햇다. 이어 “캐나다가 무역전쟁을 원하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며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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