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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관련주 랠리'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과 수자원 부족에 대한 유권자 반발이 확산하면서, 정치권의 규제 압박이 커질 경우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까지 둔화할 수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미국과 같은 사회적·정치적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주식 전략 팀은 이날 보고서에서 유권자들의 반발에 따른 정치적 압박이 데이터센터 규제를 중심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AI를 추상적인 기술 이야기에서 실질적인 생활비 문제로 번지고 있다"며 “AI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도 전기요금 상승과 수자원 공급 압박, 자신이 사는 지역에 들어서는 산업시설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는 이어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AI 관련주의 추가 랠리를 이끌 새로운 호재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보고서는 또 “현재처럼 빠른 AI 도입과 우호적인 정치 환경이 동시에 유지되는 상태가 앞으로도 무기한 이어질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시장이 오는 11월 선거와 연계된 AI 트레이드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월가의 목소리에 바클레이스도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에버코어ISI와 BCA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도 미국 곳곳에서 전력 소비가 큰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공공요금 상승에 지쳐가는 민주·공화 양당 지지층 사이에서 민감한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AI에 대한 반발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이 불과 1년 사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히트맵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4%, 반대한다는 응답이 42%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데이터센터를 빠른 속도로 건설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77%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을 끌어올릴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데이터센터 인근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그치는 등 '님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치권도 이런 여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각 주의 주지사들은 데이터센터에 제공해온 세액공제 혜택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여러 도시와 뉴욕주 등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주의 대규모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조치는 최근 투자은행 베어드가 캐터필러의 투자의견을 낮추고 목표주가를 기존 1200달러에서 900달러로 하향한 배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캐터필러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발전장비 수요 증가로 AI 인프라 구축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분류돼왔다. 미 워싱턴포스트도 최근 6개월 동안 공화당 정치인들의 데이터센터 관련 공개 발언이 급격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지난해 초부터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와 환경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집중해왔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처럼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양당 후보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갈등은 AI 수요 확대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오는 2029년까지 약 550조원을 투입해 8.4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이 5GW, GS가 2.4GW, 네이버가 1GW 규모의 프로젝트를 각각 추진하고 정부가 전력과 부지 확보, 인허가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5년까지 추가로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전체 용량을 18.4GW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코리아 데이터센터 마켓 리포트 2026'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 누적 공급량은 작년 836MW(메가와트)에서 오는 2030년 2270MW로 약 2.7배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2일 데이터센터 건립 시 건축심의를 의무화하는 안건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자체 허락 없이 데이터센터를 주거 지역에 짓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이 민생 문제로 빠르게 번진 점을 감안하면,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한국 역시 사회적 수용성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미국과 같은 정치적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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