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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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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삼성·SK…中 반도체공장 장비반입 규제 완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한 해 동안 중국 반도체 공장 운영을 위한 장비 반입 허가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2026년 한 해 중국 반도체 공장 운영을 위한 장비 반입을 1년 단위로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인정받아 일정한 보안 조건만 충족하면 별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중국 공장에 자유롭게 들여보낼 수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다롄 낸드 공장은 미 정부로부터 VEU 지위를 인정받아 별다른 규제 없이 미국산 장비를 반입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대중 반도체 견제 강화 차원에서 지난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VEU 명단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고, 해당 조치는 오는 12월 3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이대로였다면 한국 기업들은 31일부터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미국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에 중국 내 공장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공급을 매년 승인하고, VEU를 이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업들이 매년 필요한 반도체 장비와 부품 등의 종류와 수량을 사전에 신청하면 미 정부가 심사를 통해 수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미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VEU 제외 시 연간 필요한 허가 건수가 1000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는 포괄적 수출 허가인 VEU 명단 재포함에 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지만, 장비 반입 때마다 개별 승인을 받는 데 비하면 운영상 변수가 상당히 줄어들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은동 시세 천장뚫는데 원유는 울상…내년 국제유가 전망도 암울할듯

금에 이어 은과 구리 가격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원자재 슈퍼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원유는 은·구리와 같이 글로벌 경기 상황에 민감한 위험자산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유가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 수준인 온스당 450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4% 넘게 급락해 4343.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은 현물 가격도 이날 한때 온스당 84.01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뒤 반전해 8.5% 급락한 72.58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낙폭은 11%에 달해 2020년 9월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구리 가격 역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장 초반 최대 6.6% 급등하며 톤당 1만3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결국 0.5% 상승 마감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연말을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은 시세 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감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금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과매수 구간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값의 경우 이달 중순 이후에만 무려 25% 넘게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RSI는 70선을 웃돌았다. RSI는 시장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통상 70 이상이면 과매수 상태를 뜻한다. 그럼에도 올해 누적 기준으로 국제금값은 64% 치솟았고 은 시세는 140% 폭등했다. 구리 가격 역시 올 들어 40% 넘게 오르면서 2009년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또 다른 주요 원자재인 원유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58.0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엔 배럴당 55.13달러까지 추락해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초 70달러대에서 출발한 WTI는 한때 80달러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현재까지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6월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격화로 일시 반등했지만 추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작년 말 75달러 수준에서 이날 61.94달러까지 내려오며 약 17% 하락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추락하는 배경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 기조 여파로 글로벌 원유시장에 공급이 과잉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UAE,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 8개국은 2023년 두 차례 자발적 감산을 단행했지만 올해 4월부터 증산으로 전환해 하루 220만 배럴 감산분을 9월까지 모두 되돌렸다. 165만 배럴의 또 다른 감산분도 10~12월 매달 하루 13만7000배럴을 늘리고 있다. 다만 OPEC+는 공급 과잉을 의식한 듯, 남은 124만 배럴 가량의 감산분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공급 과잉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선박추적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유조선들이 최소 7일 이상 항구에서 대기하는 규모가 지난주에만 15% 급증했다. 이에 '떠돌이 원유'의 총 규모가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지난달 수준까지 불어났다. 미국 원유재고도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미국 원유 재고는 40만5000배럴 증가해 로이터통신 전망치(24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주요 기관들은 과잉 공급이 내년에도 이어져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384만배럴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 전망치(409만배럴 초과)보다는 낮아졌지만, 세계 원유 수요의 거의 4%에 가까운 규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내년 브렌트유 전망 평균치가 배럴당 59달러로 집계됐다. 최저치로는 골드만삭스가 56달러를 제시했다. 한편,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라는 과잉 공급을 이유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내년 2월까지 3개월 연속 인하할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조사 결과, 정유업계에서는 사우디가 2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1월 대비 배럴당 0.1~0.3달러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SP는 사우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대해 두바이·오만 벤치마크 유종의 평균 가격에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붙여 결정된다. 사우디는 내년 1월 아랍 경질유 OSP를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0.6달러 높게 책정했는데 이는 5년래 최저 수준이다. 사우디가 업계 전망대로 2월 OSP마저 인하할 경우 프리미엄은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0.3~0.5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또 아랍 초경질유와 아랍 중유·아랍 중질유의 2월 OSP도 1월 대비 각각 배럴당 최대 0.2달러, 0.1달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사우디 OSP는 통상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만 석유 생산국들이 수출 가격을 책정하는데 주요 지표로 활용되며 아시아로 인도되는 하루 900만배럴의 원유에 영향을 미친다. 사우디의 OSP 인하는 통상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로 여겨진다.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에선 이같은 이유로 최근 S-Oil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탄핵 여파·트럼프 재집권’ 카오스로 흔들렸지만…‘슈퍼 랠리’로 끝났다

2025년은 다양한 분야에서 '4'가 등장해 주요 이슈들에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해 새 역사를 썼다. 지난 6월 3000선을 넘어선 지 약 4개월 만에 4000선 고지를 밟은 것으로, 코스피의 올해 수익률(75%)은 주요국 증시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코스닥(35.1%) 역시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반면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서 한국 경제의 최대 걱정거리로 부상했다. 2025년 4월에도 굵직한 이벤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헌법재판소는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와 유예 조치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정부는 '주4.5일제'를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노동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고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가총액 4조달러를 넘어섰다. 국제금값 역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122일만에 파면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헌정사상 두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지난 1월엔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체포·구속되기도 했었다. 8년 만의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6월 '장미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9.42% 득표율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선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기 위해 나서려는 모습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5년 올해의 100대 사진'에 포함되기도 했다. 새정부가 출범 이후 약 7개월 만에 청와대 이전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부터 청와대로 다시 출근하게 됐다. 이로써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된 '용산 시대'는 3년 7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올해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동맹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교역국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 '관세 폭탄'을 부과하면서 80년 가까이 유지돼 온 자유무역 질서가 사실상 무너졌다. 무역 불균형과 비관세 부정해위를 바로잡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별 관세에 이어 10%의 기본관세와 국가별 차등관세(상호관세)까지 적용했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5%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미는 지난 10월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15% 낮아졌다. 그 대가로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그중 2000억달러를 매년 200억 달러 한도로 집행하기로 했다. 일본 등 주요 경쟁국과 동일한 관세율을 확보받고,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산업계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중간 무역 갈등도 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잇달아 올려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중국은 굴복하지 않았다. 중국은 125%의 보복 관세를 적용하며 미국에 맞섰고 핵심 광물자원인 희토류를 무기 삼으면서 미국과 '무역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중국은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늘렸고, 그 결과 올해 1~11월 중국의 상품 무역 흑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수출은 무려 28% 가까이 급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외교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에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문위원장을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의 정상들을 대거 부르면서 반서방 진영의 결속을 과시했다. 올해도 기후 재난이 일상화됐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올 3월엔 고온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까지 겹쳐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역대급 산불이 발생했다. 26명이 숨지고 31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피해 면적은 10만헥타르에 육박했다. 6월부터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이번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1973년 관측망 확충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25.6도)를 넘어선 수치다. 올해는 또 극한 호우가 전국 곳곳을 강타했다. 지난 7월 충남 서산, 전북 무안 등지에서는 시간당 100㎜를 넘는 국지성 극한호우를 겪었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서울 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모두 530㎜로 평년 같은 기간의 165.5㎜의 3배가 넘었다. 반대로 강원 강릉에선 가뭄 때문에 오봉저수지가 맨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자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시켜 기후재난 대처에 나섰다. 기후부는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를 발표했고, 화석연료 중심의 정책으로 회귀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비영리단체 에너지기후정보연구소(ECIU)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력망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규모가 2조2000억달러(약 3156조원)에 육박해 화석연료 투자액을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적 노력도 돋보인다. 호주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2~70% 감축하겠다고 공언했고, 덴마크와 영국은 각각 82%, 81%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향후 10년 안에 배출량을 최대 1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주식·비트코인 등 위험자산과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 현상이 일어났다. 초창기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상황 속에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투자 전략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부상해 자금이 비트코인·금·주식 등에 몰렸다. 그 결과 지난 10월 초반까지 모든 자산들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10월 중순부터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주요 자산들과 정반대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식, 금, 은 등의 가격은 올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전고점 대비 30% 급락한 상태다. 반면 금값은 2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64% 급등했고 은 시세는 무려 140% 폭등했다. S&P500 지수도 올해까지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속에 지정학적 갈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연초부터 글로벌 AI 패권경쟁이 치열해졌다. 중국이 지난 1월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인 H20을 활용해 생성형 AI 딥시크를 공개하면서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높은 성능의 AI 모델을 선보이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중국 업체들은 딥시크 발표 이후 자체 AI 모델·반도체를 내놓으면서 자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강도 높은 규제가 중국의 기술 자립을 앞당기고 있다는 판단에 트럼프 대통령은 고성능 AI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의식한 중국 역시 H200 구매를 아직까지 승인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에 이어 미국의 다양한 경쟁사들도 자체 AI 모델을 출시하면서 챗GPT 개발사 오픈AI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AI 산업에 지각변동은 구글이 지난달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면서 가속화됐다. 아마존 역시 지난 2일 전력 효율성을 끌어올린 자체 칩 트레이니엄3를 선보이며 오픈AI·엔비디아 중심으로 이어졌던 'AI 트레이드'가 분산됐다. 하지만 AI가 기대만큼 '돈이 되는 산업'이 아니라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AI 거품론'도 거세진 상태다. 2025년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대규모 사이버 보안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SK텔레콤에서는 지난 4월 가입자 23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KT의 경우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활용한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지난 9월 발생했다. KT 사태와 같은 시기 롯데카드 고객 29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터졌다. 연말에는 쿠팡에서 가입자 3370만명,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 19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마저 발생해 국민 불안이 증폭됐다. 최근 넷마블에서 611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 게임업계도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났다. 올해는 국가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 화재가 발생해 정부24와 국민신문고 등 행정 시스템 709개가 운영을 멈추며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2025년은 K컬쳐가 국경을 초월해 글로벌 대세로 자리를 잡은 해였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는 전 세계 시청수 3억회를 돌파해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오에스티(OST) 타이틀곡 '골든'은 K팝 장르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위를 석권했다. 골든은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와 내년 2월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케데헌 열풍은 다른 분야로도 빠르게 확산했다. 올 1~11월 라면·김 등을 비롯한 K푸드 수출액은 103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개관 이래 처음으로 관람객 600만명 시대를 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70년전 중국 아냐”…대만 포위훈련 나선 中, 미국에 경고

중국군이 약 8개월 만에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 훈련에 나선 가운데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9일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군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육·해·공·로켓군 훈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2일차인 30일에는 오전 8시∼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을 둘러싼 다섯개 해역·공역에서 '중요 군사 훈련'과 실탄 사격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국가 통일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약 8개월 만에 실시된 중국의 이번 무력시위는 최근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달러(약 16조2800억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에 반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 18일 다연장로켓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를 비롯해 M107A7 자주포, 공격용 자폭 무인기(드론) 알티우스-700M과 알티우스-600, 대전차미사일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TOW 등의 판매를 승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미국은 끊임없이 스스로 한 약속을 어기고 대만 무기 판매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는 타인을 해치는 것이자 결국에는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며 “국은 대만을 무장시키는 것의 심각한 후과를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무력으로 독립을 돕는다면 자기 몸에 불을 지를 뿐이고 중미 충돌·대결 리스크를 높일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북미대양주사는 특히 “70여년 전 미국은 군함을 대만해협에 보내 무력으로 중국 통일을 가로막았고, 미국은 중국이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에서 중국에 빚을 진 것이다. 중국은 이미 70여년 전의 중국이 아니고, 지금 양안(중국과 대만)의 실력 비중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강조했다. 이번 훈련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이뤄진 중국의 6번째 주요 군사훈련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후 중국은 2023년 4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의 방미 중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의 회동, 2024년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 연설, 2024년 10월 라이 총통의 쌍십절 연설 등을 각각 문제 삼아 군사훈련을 벌였다. 올해 들어서는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만 내 간첩 색출에 나서자 4월 초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훈련은 또 중국군이 외부 군사 개입에 대한 억제를 목표로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이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정치·경제·문화 영역으로 일본에 대한 공세 범위를 넓힌 중국은 이번 훈련을 공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 역대 최대…그래도 선방한 2025년 에너지전환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과 관련해 긍정적인 변화도 가시화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석연료 중심의 정책으로 회귀를 선언했지만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자금 유입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어 세계적 탈(脫)탄소 흐름은 정책과 무관하게 구조적 전환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영국 비영리단체 에너지기후정보연구소(ECIU)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풍력, 배터리, 발전그리드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규모가 2조2000억달러(약 3156조원)에 육박해 화석연료 투자액을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1달러가 투입될 때마다 청정에너지 분야에는 2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배출국'인 중국·유럽연합(EU)·미국·인도에서는 청정에너지 투자가 화석연료 투자를 1달러당 2.6달러 비율로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5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ECIU는 강조했다. 다른 주요 기관들의 집계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액이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한 3860억달러(약 553조원)로 집계됐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올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올해 1~3분기 동안 글로벌 신규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할 만큼 빠르게 확대됐다고 엠버는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전 세계 신규 태양광 설비의 66%, 풍력 설비의 69%를 설치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아시아 일부 국가와 유럽, 남미에서도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 지난 3년간 글로벌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연평균 30%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2030년까지 청정발전 3배 확대' 목표달성이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침체됐던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S&P 글로벌 청정에너지전환 지수(S&P Global Clean Energy Transition Index)는 올해 43% 가량 급등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의 연 상승률(18%)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지목되는 전기화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BNEF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배터리팩 평균 비용은 킬로와트시(kWh)당 8% 하락한 108달러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며, 내년에는 추가로 3% 더 하락할 전망이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에서만 18.2기가와트(GW)의 ESS 용량이 새로 설치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대비 77% 증가한 규모이자 미국 신규 발전 설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ESS는 신규 발전소 건설을 고려하는 유틸리티 기업들에게 가장 저렴한 수단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를 발표했지만 국제사회는 미국 없이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호주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2~70% 감축하겠다고 공언했고, 덴마크와 영국은 각각 82%, 81%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향후 10년 안에 배출량을 최대 1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른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에 대한 협정'(BBNJ 협정)도 내년 1월 17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발효 요건인 60개국 비준이 지난 9월 충족되면서다. BBNJ 협정은 공해와 심해저의 해양 생물다양성 보전을 목표로 하는 최초의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 조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 해양의 약 60%를 차지하는 공해는 천연 탄소흡수원이자 수많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지만 그동안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무분별한 훼손이 이어져 왔다. 한국은 지난 3월 동아시아 국가 중 최초이자 전 세계 21번째로 이 협정에 비준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국제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와 관련, ECIU의 가레스 레드먼드 킹 국제 총괄은 “이러한 변화들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기에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우리가 향하던 방향과 비교하면 매우 놀라운 진전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크라 전쟁 종전 다시 급물살?…트럼프 “합의 가까워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를 포함한 핵심 쟁점에 대한 결정적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합동 브리핑에서 “종전에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협상이 합의까지 얼마나 가까이 왔느냐는 질문에 '95%' 정도일수 있다며 협상이 “잘 되면 아마 몇 주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종전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돈바스 지역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돈바스 문제 해법으로 미측이 제시한 자유경제구역 조성 질문에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많이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전 합의를 위해 필요하다면 우크라이나 의회에 직접 나설 수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3자 회담에 대해서 “적절한 시기에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브리핑에서 “평화 프레임워크를 둘러싼 모든 측면에 대해서 논의했고 90%가 합의됐다"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고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거의 합의된 상태다. 군사적 차원에선 100%고 번영을 위한 계획은 확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종전안(평화안)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국가들이 나토 조약의 집단방위 조항인 5조에 준하는 안보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큰 부분을 맡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바로 거기(우크라이나 인근)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유럽을 100%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개전 후 루한스크를 완전히 장악했고 도네츠크도 5분의 4가량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중서부의 요새를 러시아 추가 침공을 저지할 마지노선으로 삼아 서부의 주요 도시에서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합의된 종전안에는 격전지 도네츠크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물리는 면적만큼 러시아도 최전선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러시아는 그러나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또 나토의 동진(東進) 중단,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시 중립 지위 보장,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금융제재 제거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쟁점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그것을 가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그는 매우 협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이고 좋은" 전화통화를 했다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했다. 이에 대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국민투표 준비를 명분으로 혹은 다른 구실로 제안한 일시적 휴전 방안은 분쟁 장기화로 이어질 뿐이라는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대 행위를 종식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지체 없이" 철수하는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달러화 6개월만 최대 낙폭…달러 향방 가를 변수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6개월 만에 최대 주간 낙폭을 보이면서 향후 달러화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원화, 일본 엔화, 유로화를 포함해 주요 11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지난주에 0.8% 하락해 지난 6월말(-1.25%)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위험자산 흐름에 민감한 호주 달러와 노르웨이 크로네 가치가 가장 크게 올랐다. 이로써 이 지수는 올들어 8% 가량 떨어져 2017년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을 보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시장 유동성이 얇아진 와중에 2026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4.6%로 2021년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고 11월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시장 전망치(3.1%)를 크게 하회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약 90%로 보고 있지만, 상반기 중 0.25%포인트 인하하고 하반기에도 한 차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른 흐름을 반영하듯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3%를 기록했다. 모넥스의 앤드류 해즐렛 외환 트레이더는 “지난주엔 유동성이 부족해 이미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달러화의 절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 방향을 가능하는 지표로 인플레이션 수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미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각 내년 1월 9일, 1월 13일에 공개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화 환율 상승’ 급한불 껐지만 …내년엔 1400원대 고착화 전망

올 연말 원/달러 환율 종가가 작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1월 4일(1437.9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최저치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로 치솟으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24일 개장 직후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수위 높은 메시지를 냈다.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 시 세제 인센티브 등 대책도 발표되면서 환율은 지난 24일 30원 넘게 급락했다. 이는 3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었다. 다음 거래일인 26일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142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틀간 환율 변동 폭(고가-저가)은 55.4원에 달했다. 지난주 급락으로 오는 30일 결정되는 올해 연말 환율 종가는 지난해(1472.5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연말엔 큰 반등 없이 환율이 1450원 아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 종가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오르는 관성이 꺾인 데다 심리적 저항이 생겨 최소한 연말까지 당국의 존재감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말 종가를 1400∼1420원대로 예상했다. 우리은행 임환열 연구원은 “환율이 급락하면서 그동안 달러를 쌓아놨던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도 추격 매도 형태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말 환율이 1440원 부근에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말 종가가 작년보다 낮아지더라도 역대 3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란 점에서 계속 경계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외환위기였던 1997년 말 종가가 1695.0원, 2024년이 1472.5원이었다. 그다음이 2001년 1313.5원으로 올해 평균치와는 100원 넘게 차이가 난다. 올해는 연중 내내 고환율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은 1421.9원이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1394.9원)보다도 높아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4분기 평균 환율은 1452.6원으로 외환위기(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 최고였던 올해 1분기 평균(,452.9원)과 거의 같다. 올해 달러화가 연간으로 약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가 한층 두드러진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 12곳의 향후 3개월 뒤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40원으로 집계됐다. 스탠다드차타드와 노무라가 가장 높은 1460원을, HSBC가 1400원으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6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6원으로, 지난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1421.9원)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고치로는 바클리 캐피탈·웰스파고·스탠다드차타드가 1450원을, 최저치로는 JP모건·소시에테제네랄이 1400원을 각각 제시했다. 9개월 및 12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4원으로 동일했다. 향후 12개월 전망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395원을, 골드만삭스가 1390원을, 노무라가 1380원을 각각 내다보기는 했지만, 대체로 1400원대 초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바클리 캐피탈이 가장 높은 1490원을 제시했다. 다만 IB들의 환율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하는 적정 환율과 거리가 멀다. IMF의 최근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xternal Sector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원/달러 적정환율은 1330원대로 추산된다. 결국 구조적인 수급 요인 해소가 환율 하락에 필수적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양회 내년 3월에 열린다…5개년 계획 주목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내년 3월 열린다. 27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국회 격인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제14기 4차 회의를 내년 3월 5일 베이징에 열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6~2030년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제15차 5개년 계획'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 이후 공개된 '제15차 5개년 계획 건의'에서는 미중 경쟁 격화 속에 첨단기술 자립과 내수 확대에 대한 내용이 부각된 바 있다. 리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내년 성장률 목표치가 제시될지도 관심사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5% 안팎'이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4기 4차 회의는 이보다 하루 앞선 3월 4일 베이징에서 시작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약세에…주유소 기름값 3주 연속 내려

국제유가 약세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주간 평균 가격이 3주 연속 하락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1∼2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6.5원 내린 1735.3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9.0원 하락한 1796.1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6.6원 내린 1천706.5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천743.1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713.7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1.0원 하락한 1641.7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시설 공격 지속,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 본격화 등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1.7달러 오른 61.9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5달러 하락한 73.3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전 주와 동일한 80.1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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