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걷어찬 평화안”…호르무즈 교착에 美 경기침체 경고등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9/rcv.YNA.20260929.PEP20260929043301009_T1.jpg)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모두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할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의 고삐를 더욱 당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9bp(1bp=0.01%포인트) 오른 5.25%를 기록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30년물 미 국채금리도 5.57%까지 뛰어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 역시 4.93%에 육박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5%에 바짝 다가섰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왔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오름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고유가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고, 투자자들이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언 링겐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통화정책이나 경제지표가 유가 변동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란과의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잠재적 파장이 거시경제 내러티브를 주도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협상 교착…유가·美 국채금리 동반 급등 이날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재개방될 것이란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 11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 가까이 오른 배럴당 10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미국과의 적대 행위를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비공개적으로 비관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은 최근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진행한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란 측은 특히 중간선거가 끝난 뒤 양국 간 충돌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 의사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도 이란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불신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고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악시오스가 방금 '트럼프가 이란에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을 제안했다'는 기사를 내놨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악시오스의 기사는 다른 대부분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사기다. 그들은 이 가짜 기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른바 '7일 계획'도 거절한 바 있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아시아태평양 금리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를 위한 이란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 국제유가의 재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미 국채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에 연준 추가 긴축 우려…美 경제 부담 가중 문제는 이러한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미국 경제가 받는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국채금리 급등은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 비용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부담까지 키우면서 경제 전반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이 더 높아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한층 강해질 수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10월과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각각 70%, 58%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3.75~4.0%에서 연말 4.25~4.5%까지 50bp 오르게 된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4.5~4.75%에 도달할 가능성도 85%에 달한다. 시장이 올해 말까지 두 차례의 추가 인상뿐 아니라 내년에도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내년에 세 차례까지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장단기 금리차 축소…경기침체 경고등 다시 켜지나 연준의 이 같은 긴축 전망은 미 국채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 격차는 한때 17bp까지 좁혀져 2025년 초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차가 계속 축소되면 어느 순간 10년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근 8차례 경기침체에 앞서 모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버코어ISI 전략가들은 최근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금리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데 대해 “과거 연준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나타났던 장단기 금리 역전 직전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하기까지 평균 약 15개월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2019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치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지 약 5개월 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다만 에버코어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실제로 1998년과 2022년에는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현실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 역시 국채시장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고용과 소비, 기업 투자가 강한 흐름을 유지하면 연준이 경기 둔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린시펄애셋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전략가는 “경제의 회복력과 투자 수요가 유지된다면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전략가도 “연준이 이중책무 가운데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발표될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금리와 에너지 가격이 시장을 좌우하는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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