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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서 지난달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미국이 대(對)이란 추가 공습을 단행하자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상 안전을 위협하기 위해 선박의 항해 시스템을 끈 선박 1척을 공격해 운항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여러 선박이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 했으며, 승인된 항로로 이동하라는 경고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그리고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봉쇄하겠다며 모든 선박의 통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혁명수비대는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 행위도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중동 지역의 새로운 적 기지들도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직후 이란에 대한 이번 주 세 번째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성명을 통해 “11일 오후 7시 15분(미 동부시간) 이란에 대한 세 번째 공습을 시작했다"며 이번 작전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국적 컨테이너선 'MV GFS 갤럭시'를 공격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선원 1명이 실종됐고 선내 화재와 기관실이 크게 파손돼 해당 선박이 더 이상 항해를 이어갈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은 이전 상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이후에도 MOU를 준수할 기회를 다시 부여받았지만 또다시 이를 저버렸다"며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항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켜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이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매우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이제 그들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남부 해안 여러 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과 미국의 추가 공습으로 전쟁 종식을 위한 후속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불투명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양측 모두 대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시사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강경 발언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후속 협상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최근 체결된 합의의 핵심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휴전 없이도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부했다. 여기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1일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했다. 다만 미국 측 고위급 협상 대표는 회담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항로가 선박 운항에 개방돼 있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0일 이란이 자신에 대한 암살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1000발의 미사일을 퍼붓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종전 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충돌을 이어왔다. 미국은 지난 8일에도 이틀간 이란 남부를 공습했으며, 이란은 이에 대응해 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한편, 그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부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복수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엑스를 통해 “이 보복은 반드시 이행돼야 하는 우리의 확실하고도 부인할 수 없는 의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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