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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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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은 동지?…국민의힘 지지층 절반, ‘정청래’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도 민주당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여야 관계와 국회 운영은 물론 국민의힘의 대여 전략까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 후보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11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민주당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8.6%의 지지를 얻어 김 후보(8.4%)와 송영길 후보(7.1%)를 크게 앞섰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가 정 후보를 선택한 셈이다.(ARS RDD 무선전화 방식 진행, 응답률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당권파인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조승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민주당 대표로 누가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정청래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 전 부원장은 그 이유로 정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보다 훨씬 강경파라는 점을 들며 “민심을 좀 싸늘하게 만들 이상한 짓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대표 후보 3명 가운데 정 후보가 “가장 예측이 안 되는 분"이라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안팎에서 정 후보에 대한 선호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정청래 체제가 들어설 경우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 사이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정청래 체제가 된다면 당정 갈등이 해소되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거나 각종 정책·정치 현안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수월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공략하기 용이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김민석 후보가 대표가 되는 것보다 정 후보가 되는 것이 국민의힘에는 “무조건 낫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김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민의힘이 파고들 정치적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높은 선호도에는 이른바 '역선택'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주당 차기 대표에 대한 선호를 묻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민주당의 미래보다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는지를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 입장에선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척을 지고 있는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돼 이재명 정부가 순탄치 않게 되길 바라는 측면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8년 총선을 염두에 둔 국민의힘의 전략적 계산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을 보다 왼쪽에 치우친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선거에서 공략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훈 평론가는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을 보다 왼쪽에 치우친 세력으로 규정하는 이른바 '극좌 프레임'을 만들기 쉽고, 이를 선거에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 내부의 공천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국민의힘으로서는 주목할 변수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의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세력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민주당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근 평론가는 “공천권 행사 과정에서 잡음이 있겠지만 정청래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세력을 다시 당내에서 끌어안는 과정에서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집권여당 내부의 갈등이 커질수록 야당으로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특히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내부 경쟁에 빠질 경우 국민의힘이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할 여지도 커진다. 결국 국민의힘이 정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강성 후보가 상대하기 쉽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의 강한 정치적 색깔 등이 민주당 내부 갈등과 당정 간 긴장을 키울 가능성, 나아가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공천 경쟁을 격화시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청래 체제가 국민의힘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 후보의 강한 정치적 색깔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 대통령에 대한 방어 심리를 키울 경우 오히려 국민의힘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강한 대여 견제 구도에 맞서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다면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가 국민의힘의 호재가 아니라 민주당의 결집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이 대통령과의 갈등이 실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경쟁과 당선 이후의 정치적 행보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0%대 호남 투표율’ 김민석에 부담?…‘2강’ 후보 유불리 따져보니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초박빙 승부로 치닫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권리당원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 후보로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누적 격차를 벌릴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 후보에게는 호남에서 패하더라도 격차를 최소화한 뒤 수도권에서 추격할 수 있는 공간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호남 투표율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 후보의 실제 득표 격차는 투표율과 득표율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호남에서 누가 승리하느냐보다 김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벌리고, 정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줄이느냐가 막판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실시된 호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전남광주 37.63%, 전북 35.22%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된 14개 시도 가운데 각각 7번째, 9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가 이날까지 이어지지만, 최종 투표율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을 크게 웃돌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 측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흐름이다. 김 후보는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정치적 경력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등을 앞세워 호남 표심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호남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격차를 확보해 정 후보와의 누적 득표율 차를 벌리고 이를 '대세론'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하는 권리당원 자체가 적어지면 호남에서 김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실제 확보하는 표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호남에서의 승리가 곧바로 전체 경선에서 큰 폭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김 후보는 순회경선 2주 차까지 정 후보를 누적 득표율에서 1.48%포인트(P) 앞서는 데 그치고 있다. 호남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기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로서는 이곳에서 확실한 격차를 만들어야 수도권 경선에 앞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정 후보에게는 반대로 호남 투표율 저조가 추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 후보의 전략은 호남에서 김 후보의 우세를 인정하더라도 격차를 한 자릿수 수준으로 방어하고, 이후 수도권에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역전을 노리는 것이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큰 폭의 격차를 만들지 못한다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뒤집을 수 있는 범위 안에 누적 격차를 묶어둘 수 있다. 서울·경기는 호남보다 권리당원 규모가 크다. 두 지역의 권리당원 비율을 합치면 전체의 38.3%에 달한다. 호남은 32.9%다. 결국 호남에서 발생하는 실제 표 차이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수도권의 의미도 달라진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투표 참여자가 적어 실제 표 차가 크지 않다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표 차만으로도 추격할 수 있다. 반대로 정 후보의 호남 득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고 김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격차를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앞서더라도 호남에서 벌어진 표 차를 모두 만회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이번 호남 투표율 저조는 '김 후보에게 불리하고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단순한 구도보다는 김 후보가 당초 기대했던 호남 대승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호남 투표율이 낮은 것은 김민석 후보에게 불리하고 정청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김 후보가 호남에서 몇 퍼센트의 득표율을 얻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정도를 얻으면 선호투표제까지 가지 않을 수 있지만, 5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선호투표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선호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탈락 후보의 차순위 표를 재배분해 과반 득표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호남 경선은 단순히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 경쟁을 넘어 선호투표제 진입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하며 확실한 우위를 보여준다면 1차 투표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김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정 후보가 격차를 좁혔다는 의미가 커지면서 선호투표제로 승부가 넘어갈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호남에서 김 후보의 대승이 제한될 경우 승부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럽게 수도권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서울·경기에서는 12~13일 온라인 투표, 14~15일 ARS 투표가 진행된다. 정 후보 측은 온라인 활동이 활발한 강성 권리당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에서 결집력을 기대하고 있다. 검찰개혁 등 선명성을 강조해온 정 후보의 메시지가 수도권 당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도 변수다. 김 후보 역시 수도권에서 조직력을 앞세워 맞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조직표가 실제 투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최종 승부는 오는 17일 국민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 결과까지 합쳐 결정된다. 국민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최종 결과의 30%가 반영된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일반 국민의 후보 선호도가 승부를 뒤집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얼마나 이기느냐'가 중요한 지역이 됐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확실한 격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전략이 얼마나 구현될지, 정 후보가 그 격차를 어느 정도까지 좁혀 수도권으로 승부를 끌고 갈지가 관건이다. 호남 투표율 저조가 김 후보의 대세론에 균열을 내는 신호가 될지, 정 후보에게 반격의 발판을 제공하는 데 그칠지는 15일 공개될 호남 경선 결과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선호투표제 진입 여부를 가를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후 16일 서울·경기에서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더 강하게 결집하느냐에 따라 1.48%포인트의 초박빙 승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청년공감] “AI 없인 글이 안 써져요”…대학생 96%, 과제에 AI 활용한다

문과 계열 대학생 권모 씨(여·20)는 수업 과제로 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생성형 인공지능(AI)부터 찾는다. 수업 자료와 관련 조사 자료를 생성형 AI에 첨부한 뒤 과제 지시 사항을 프롬프트에 입력한다. AI가 만들어낸 초안을 받은 뒤 직접 수정해 제출한다. 권씨는 “AI 덕분에 질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도움 없이 내 스스로 쓴 보고서는 제출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평가를 잘 받아야 하기에 항상 AI에 의존한다. AI 없인 글이 안 써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권씨만의 사례가 아니다. 필자가 최근 20대 대학생 54명을 대상으로 네이버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29명)는 글을 쓰다 막혔을 때 가장 먼저 AI에게 도움을 구한다고 답했다. 과제물 등 공식적인 글쓰기에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2명)에 그쳤다. 대학생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현실도 나타났다. '글을 써야 할 때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막막함'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9%(2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귀찮음' 33%(18명), '부담감' 19%(10명) 순이었다. 글쓰기가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간호학과 1학년 김모 씨(여·20)는 “처음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무엇부터 써야 할지 고민된다"며 “글의 중심 내용을 먼저 정리해야 할지, 아니면 중간부터 적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유아교육과 1학년 고모 씨(여·20)도 “글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항상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공식적인 글쓰기에 AI를 활용한다는 응답자가 96%에 달한 가운데, AI가 작성한 내용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는 응답도 29%(15명)로 나타났다. 환경생명화학과 1학년 김모 씨(여·20)는 “전문 용어가 있는 글을 쓸 때도, 계산식 풀이에 관한 글을 쓸 때도, 큰 주제를 찾거나 개념적인 부분을 쓸 때도 AI를 활용한다"며 “도저히 안 써질 땐 AI가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 1학년 장모 씨(여·20)는 “리포트 작성 계획을 세울 때 많이 사용했다"고 했다. AI의 편리함을 체감하면서도 글쓰기 능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환경공학과 1학년 하모 씨(여·20)는 “AI가 써준 글은 문장이 매끄럽고 정리가 잘 돼 있고 짜임새 있지만, 내 생각이나 표현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간호학과 1학년 강모 씨(여·20)는 “AI가 대신 써주는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글쓰기 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52%(28명)로 절반을 넘었다. 환경생명화학과 김씨는 “AI를 너무 사용하다 보니 내 문해력이나 글쓰기 능력이 좀 퇴화되는 것 같아서 그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정치외교학과 장 씨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내가 작성한 내용이어도 기억에 오래 남지 않더라"고 말했다. AI 의존은 대학생뿐 아니라 청소년층에서도 체감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모 교사(여·29)는 현장에서 학생들의 AI 활용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교사는 “영작 과제를 내준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써온 과제물의 어휘력 수준이 너무 높았다"며 “평소 영어 단어를 제대로 못 읽는 학생이 과감한 어휘를 사용했고, 표현이 고교생 수준을 넘어섰으며 문장 구조도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가 없는 애들이 냅다 AI한테 '써줘'라고 하면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AI 사용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유아교육과 고씨는 “AI를 사용하는 지금은 공동의 조력자가 생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간호학과 강씨도 “다들 쓰니까 계속 의존할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사는 “내용을 잘 모르면서 AI가 생성한 걸 자기 이름으로 내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에게 AI는 이제 글쓰기를 돕는 편리한 도구를 넘어 일상적인 조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AI가 써준 문장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표현이 줄어들고, 글쓰기 능력 저하를 체감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AI가 쓰는 것인지, 내가 쓰는 것인지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김다영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민주당 당대표 관심?…최고위원 ‘5위’ 경쟁이 더 뜨겁다, 왜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당대표 선거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계파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고위원 5석 가운데 어느 계파가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느냐와 경선 1위인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친청계(친정청래계) 후보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를 합산한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은 최민희 후보가 20.2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선원 후보가 16.74%로 뒤를 이었고 한민수 후보 14.39%, 서미화 후보 14.24% 순이다. 누적 득표율은 1위부터 4위까지를 친청계 2명(최민희·한민수)과 친명계 2명(박선원·서미화)이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5위를 달리고 있는 친명계 김용 후보와 6위인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0.76%포인트(P) 차로 맞붙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는 총 8명으로 이 중 5명이 차기 지도부에 입성한다. 후보군은 당내에서 대체로 친명계 김영호·박선원·서미화·임미애·김용 후보와 친청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 등 5대3 구도로 분류된다. 이날 기준 7위는 임미애(6.69%), 8위는 김영호(3.13%) 후보다. 현재 상위 4명이 당선권에 비교적 가까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친명계 김용 후보가 5위 자리를 수성하느냐,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역전하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위 싸움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지도부 입성 여부를 넘어 최고위원회의 세력 구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 후보가 5위를 지키면 친명계가 최고위원 3석, 친청계가 2석을 차지하게 되지만, 이성윤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 반대로 친청계가 3석, 친명계가 2석을 차지하게 된다. 남은 경선 결과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내부 역학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전남·광주·전북 순회 경선, 16일 경기·서울 순회 경선을 치른 뒤 17일 대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최고위원 당선자를 결정한다. 이성윤 후보는 지역구(전북 전주)가 있는 전북, 김용 후보는 정치적 기반(경기 성남)이 속한 경기 지역 경선에서 선전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호남·수도권 경선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청계 지지자들은 남은 투표에선 이성윤 후보에게 표를 더 몰아주자며 '이성윤 구하기'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공유하고 있다. 일부 친명계 지지자들 사이에선 “하위권인 임미애·김영호 후보 대신 김용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최고위원 선두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만만치 않다. 현재 누적 득표율 1위 친청계 최민희 후보와 2위 친명계 박선원 후보 간 격차는 3.54%포인트(P)에 불과하다. 최고위원 경선 1위는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공개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 다음으로 발언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존재감도 크다. 결국 이번 최고위원 선거의 핵심은 차기 지도부의 '힘의 크기'를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표가 당의 대표성을 갖는 자리라면 최고위원 선거는 지도부 내부에서 각 계파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할지를 결정하는 경쟁이라는 것이다. 특히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위원 선거의 의미가 단순한 지도부 입성 경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고위원 다수파를 확보할 경우 당대표의 당 운영을 견제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공천 국면에서도 계파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표를 못 가져오더라도 최고위원을 몇 명이나 집어넣느냐가 실질적인 승부처"라며 “최고위원회를 다수파가 쥐고 있으면 당대표가 마음대로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계속 압박할 수 있고, 판을 흔들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공천 국면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세 대결이 최고위원 선거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남은 경선에서 주목할 지점은 두 가지다. 최민희 후보가 박선원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김용 후보와 이성윤 후보 가운데 누가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할지다. 당대표 선거와 별개로 최고위원 선거 역시 차기 지도부의 세력 균형과 주도권을 가를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주택 신속공급안’에 이전투구 與野…민주 “前정권 탓” vs 국힘 “재탕 대책”

정부가 13일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택지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여야가 공급 부족의 원인과 대책의 실효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임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의 인허가·착공 부진에서 찾으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을 '재탕식 대책'으로 규정하고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이날 후보지 지정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고,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조기 착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사업 절차를 단축해 시장에 공급 신호를 앞당기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택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의 공급 부진을 지목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크게 줄어든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현재의 공급 부족과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한 대행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의 인허가·착공·준공 실적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말뿐인 공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신속공급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공주택특별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주택 공급 촉진 관련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공급 절차를 단축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야당을 향해 정쟁을 멈추고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한 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 정부에 돌리는 동시에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을 '만시지탄'으로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정책은 새로울 것 없는 재탕식 대책이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2022년 이후 착공 물량 감소 등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대출 규제와 3중 규제지역 지정 등으로 수요를 옥죄고 세금으로 공급을 늘리려 한 허망한 계획이 실패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후보지 지정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과천·태릉은 2029년, 나머지 부지는 2030년에야 착공이 가능한 계획"이라며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발표 수치가 아니라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라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조기 착공과 도심 복합사업 재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 정부가 제시한 다른 대책들에 대해서도 과거 정책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죽은 정치’만 나오는 씁쓸한 민주 전대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가르침이 좋은 방향인지 여부를 떠나 전당대회가 '죽은 정치'로만 흐르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든다." 막바지로 치닫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바라본 정치권 한 관계자의 말이다.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표현이다. 실제 유력 당권주자인 김민석·정청래 후보는 연일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고 있다. 김민석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 키즈", “김대중의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웠다. 정청래 후보 역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정신으로 승리하겠다"며 자신이 노사모 출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가 호출하는 정치적 상징은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전직 대통령이다. 고인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미래를 말해야 할 전당대회에서 과거의 이름과 정치적 유산이 경쟁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두 후보가 각각 DJ와 노무현을 호출하는 이유는 결국 민주당의 '정통성' 경쟁과 맞닿아 있다. 누가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을 더 잘 계승할 적임자인지를 겨루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당대회는 누가 과거의 민주당을 더 잘 계승했는지를 겨루는 자리가 아니다. 앞으로 민주당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 경쟁하는 자리다. 민생과 경제를 어떻게 챙길 것인지, 집권여당으로서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지가 당대표 후보들이 답해야 할 질문이다. 그런데 이번 전대에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 과거의 정치적 유산을 둘러싼 경쟁과 상대 후보의 행적을 파고드는 네거티브가 더 도드라진다. 정작 '다음 민주당'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결국 살아 있는 국민을 향해야 한다. 국민은 과거의 이름보다 오늘의 삶을 바꿀 정치의 답을 원한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남긴 가치를 오늘의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보여주는 일이다. 과거는 정치의 자산일 수 있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다. 남은 전대 기간만큼은 후보들이 과거의 이름에 머물기보다 살아 있는 국민을 향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한다. 정치는 과거의 이름을 되풀이할 때가 아니라, 그 이름을 넘어 새로운 답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살아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퇴진론에 ‘지지 맞불’…장동혁 당권 다지기, 국힘엔 악재 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퇴진론이 공개적인 당원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맞불 서명에 나서면서 장 대표 사퇴 요구가 당내 주류 여론으로 확산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 속 장 대표는 당 혁신안과 조직 정비, 청년층 공략 등을 동시에 꺼내 들며 임기 후반기 당권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퇴진론을 버티는 데 성공할 경우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당대표의 생존과 당의 경쟁력 회복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지도부 책임론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당내 권력 다툼만 장기화할 경우 국민의힘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주도해 온 박인규 책임당원은 전날 국회 정문 앞에서 '장동혁 퇴진 및 전당원 투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당원들에게 묻는 전당원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책임당원은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향해 “전당원 투표가 실시될 수 있도록 당의 총의를 모아달라"며 “장 대표 취임 1주년 이전에 당원과 시민 2만7000명의 연판장을 공식 수령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진 의원들이 당의 위기 앞에서 침묵하는 것, 그것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책임당원 측은 지난 6월 22일부터 책임당원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약 2만7000명의 서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에게 연판장을 전달하고 공식 수령 여부와 입장을 물었다. 이번 움직임은 6·3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당원들이 조직적으로 행동에 나선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와 서울시장 수성, 재·보궐선거 약진 등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면서 지도부 교체론이 당내 공통의 요구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퇴진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장 대표 팬카페 '만사혁통'은 지난 7일 당원 2만3000여명이 참여한 지지 서명을 중앙당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 지지 서명이 시작된 지 48시간 만에 2만3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양측 서명 규모만으로 당내 여론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퇴진론과 지지론이 맞붙으면서 장 대표를 둘러싼 당내 세력 결집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퇴진론에 대응해 임기 후반기 당 운영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인 오는 26일께 당 후반기 운영 방향을 담은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원 중심 정당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통해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자신의 임기 후반기 구상을 당내에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새롭게 구성하고 사고 당협 정비에 착수했다. 조강특위는 강원 강릉을 비롯해 30여곳에 이르는 사고 당협의 조직위원장 인선 등을 다룰 예정이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태스크포스(TF)를 띄우는 등 당 기강 확립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당협 조직 정비와 공직자 평가 기준 마련은 당 조직 운영뿐 아니라 향후 공천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단순한 당무 정비를 넘어 임기 후반기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청년층을 새로운 정치적 기반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30 미래의제 연구소' 개회식에서 “매일 올림픽공원(올공)에 나가는 청년들이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바뀌어야 한다. 그 중심의 청년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선거 제도 등에 문제를 제기해 온 2030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혀온 것은 기존 당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당원·지지층을 확보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앞서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한 2030 청년들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개혁과 사전투표 제도 등을 언급하며 이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왔다. 결국 장 대표의 최근 행보는 단순히 퇴진 요구를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명분 아래 혁신안을 제시하고, 당협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청년층을 정치적 기반으로 끌어들이면서 자신의 임기 후반기를 위한 당내 기반을 다시 짜려는 움직임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당권 강화'가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7.6%를 기록했다. 2주 전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6·3 지방선거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내에서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 입장에서는 퇴진론을 돌파하고 임기를 완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성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체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도부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할수록 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보다 내부 권력투쟁에 매몰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선) 당 지도부가 바뀌고 장동혁 대표가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얻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6·3 지방선거는 패배한 선거"라며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는 새로운 정당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이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이어 “올공을 향하는 장외 정치만으로도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장 대표에게 현재의 퇴진론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지 당원들의 결집을 발판으로 사퇴론을 잠재우고 혁신안과 조직 정비를 통해 당권을 안정시킨다면 임기 후반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당대표의 생존과 당권 강화에만 집중할 경우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당 쇄신 요구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내부 갈등만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오는 26일 내놓을 당 개혁안이 단순한 사퇴론 돌파용 방어책인지, 아니면 국민의힘의 체질을 바꾸는 실질적인 쇄신안인지가 향후 리더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마오쩌둥 좌우명이 내 좌우명”…국힘, 안규백 즉각 경질 촉구

국민의힘이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전 중국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을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해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안보 수장이 6·25전쟁 침략군 총사령관 마오쩌둥의 어록을 좌우명으로 떠받드는 기막힌 참사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 6월 15일 공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수와 훈육관, 사관생도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변불경'은 정세가 급변해도 놀라거나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안 장관은 당시 “마오쩌둥이 중국 대륙을 통치하면서 항상 가슴에 품었던 처변불경, 마오쩌둥의 좌우명이 곧 내 좌우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과거에도 같은 표현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 그는 2016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취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의 좌우명은 처변불경"이라며 “어떤 변화가 와도 놀라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오쩌둥 전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안 장관이 해당 발언을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적장의 신조를 읊조린 안규백 장관은 주적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현충일과 6·25 기념사에서 북한을 언급조차 하지 않더니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이라는 주적 단어를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역사관이 아니라 정권 전체의 안보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도 함께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한은 군사분계선 80여m 앞까지 철책과 지뢰를 매설하며 정전협정을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을 요새화하는 동안 안 장관은 거꾸로 민통선을 평균 8㎞에서 6㎞로 줄이겠다며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바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 장관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사실상 폐교하고 자운대 통합 사관학교를 밀어붙여 70여년 역사를 자랑해온 군 정체성을 말살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마저 역대 최소 규모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존재 자체로 군에 대한 조롱"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당장 국방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적이 어디인지 대답도 못 하는 정권에서 탈영 의혹을 받는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다고 자랑한 것"이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이고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반문했다. '처변불경'의 출처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처변불경은 원래 마오쩌둥이 아니라 장제스 총통이 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며 “출처도 모른 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장관의 과거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을 거론하며 “안 장관은 탈영 의혹 하나만으로도 결격"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 역시 “정작 자신의 방위병 복무 중 탈영 의혹에는 병적기록부 공개조차 거부한 채 침묵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허위'라고 해명했지만, 당사자가 기록 공개를 계속 미루는 한 그 해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제를 종합해 안 장관의 경질을 거듭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적장을 흠모하고, 국경을 스스로 허물고, 병역 의혹조차 해명 못 하는 안규백 장관은 이미 헌정사상 최악의 국방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안규백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 장관의 발언이 특정 인물이나 사상을 옹호하기 위한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이) 평소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고, 특정 인물을 강조하기 위한 사항은 당연히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처변불경'은 과거부터 사용되는 사자성어로 정계에서 널리 쓰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030 지지율 폭락’ 李, ‘청년 챙기기’ 나서지만…“내로남불·불공정 민심, 회복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2030세대의 지지율 하락세 속 이들의 민심을 붙잡기 위한 '청년 챙기기'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다. 취업·주거·결혼·출산 등 청년층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직접 챙기는 데 이어 대출·청약·세제 등 자산 형성과 직결된 정책까지 손질하며 정책 실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2030세대의 민심 이탈이 단순히 자산 형성 문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만큼, 청년 정책만으로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 청년들이 국가의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결혼이 부담이 아닌 희망찬 새 출발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결혼 페널티'로 꼽히는 22개 개선 과제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결혼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제도상 불이익을 면밀히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며 “그 과정에서 대출, 청약, 세제와 같이 주거와 자산 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22개 과제가 우선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청년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에는 △디딤돌 내 집 마련 소득요건 완화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 완화 △보금자리론 소득요건 완화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주택 대출 소득요건 완화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신청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대상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맞벌이 소득 기준 확대 △신혼부부 특별공급 및 주택대출 요건 확대 등이 포함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청년층과 개인 투자자의 반발이 거셌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청년을 '취약 계층'으로 표현하며 각종 청년 정책에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청년은 지금 거의 취약계층이 돼 가고 있다"며 “국정과제 가운데 속도를 높여야 할 것 중 하나가 청년 대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편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 문턱을 낮춰서 보다 많은 청년이 수혜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 체계를 두텁게 설계하는 방안을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이 대통령의 2030세대 지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진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20대(18~29세)의 긍정 평가는 27.9%에 그쳤다. 2주 전보다 4.9%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30대 역시 6.1%p 떨어진 33.2%를 기록했다. 조사된 연령층 가운데 긍정 평가가 20~30%대에 머문 것은 2030세대가 유일했다. 반면 2030세대의 부정 평가는 60%대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2030세대의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증시 급락 등 자산시장과 관련한 요인들이 거론된다. 특히 2030세대의 부동산 문제는 정치권을 흔드는 뇌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주택 공급과 전월세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손해를 본 청년들의 사례가 늘어난 점도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이 대통령이 챙기는 청년 정책의 상당 부분이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주거와 자산 형성에 집중돼 있는 것도 이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내 집 마련과 전세자금 대출, 청약뿐 아니라 ISA 등 금융자산과 관련한 정책까지 손질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청년층이 체감하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 같은 정책만으로 청년층의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2030세대의 정치적 이탈에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책 방향과 안보, 공정성 등에 대한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부동산 정책과 증시 급락 등이 2030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단순히 이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으로 인해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이 높았는데,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 점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며 “이 외에도 북의 강력한 대남 도발 태세 앞에 우리 군의 최전선 경비병이 빈총으로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2030 남성이 보수화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 인사들의 '내로남불'도 젊은 층의 불공정 인식이 작용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라며 “단순히 청년 정책만으로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청년층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제안이 '내로남불' 논란으로 번진 사례가 나왔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는 글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에 출마했던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은 버스 하우스 논란에 대해 “장관까지 지낸 3선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면 청년 주거 문제의 절박함을 더 깊이 살피고, 실현 가능성과 주거의 질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며 “청년들이 분노한 이유는 본인들은 쾌적한 넓은 집에 살면서 청년에게는 폐버스를 던져주는 내로남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례는 청년층이 단순히 주거 지원의 확대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권이 청년들의 현실과 눈높이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함께 따져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이 대통령이 결혼·주거·자산 형성 등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2030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제·자산 문제를 넘어 안보와 공정성, 정책에 대한 신뢰 등 복합적인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정책의 규모보다 실제 삶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중시하는 만큼, 이번 정책 행보가 단순한 지지율 방어를 넘어 청년층의 장기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상승세’ 김민석 당권 굳히기…호남 ‘득표율’에 갈린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순회경선이 4개 권역에서 마무리된 가운데 김민석 후보가 2주차 제주·인천에 이어 강원·대구경북(TK)에서도 정청래 후보를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누적 득표율에서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당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다. 다만 두 후보 간 누적 득표율 격차가 1.48%포인트(P)에 불과해 판세는 여전히 초박빙이다. 오는 15일 호남권 순회경선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가운데 호남 여론조사와 선호투표제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인 김 후보가 호남에서 격차까지 벌릴 경우 대세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강원 및 TK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48.54%를 얻어 44.40%를 얻은 정 후보에 우위를 점했다. 8일 발표된 제주와 인천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47.75%를 얻어 정 후보(42.08%)에 5.67%p 차이로 앞선 김 후보는 2주차 2개 권역 순회경선을 모두 가져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정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앞서 충청권 경선에서 승리한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 정 후보에게 역전 당했지만 제주·인천에서 다시 선두를 탈환한 데 이어 강원·TK에서도 승리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누적 득표율에서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누적 득표율(경남·대구·경북 가중치 5% 미반영)에서 김 후보는 46.01%로 정 후보(44.53%)를 1.48%p 앞섰다. 충청과 PK 지역에서 치러진 1주차 경선을 마쳤을 때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가 45.51%, 김 후보가 44.52%였다. 1주차에서 0.99%포인트 뒤졌던 김 후보가 2주차 두 차례 경선을 거치며 다시 1위로 올라선 셈이다. 3위 송영길 후보는 누적 득표율 9.47%로 1주차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김 후보와 정 후보의 판세는 여전히 초접전이다. 그러나 김 후보가 호남이라는 최대 승부처를 앞두고 2주차 경선을 모두 가져가며 상승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1주차 열세를 뒤집고 누적 1위까지 탈환했다는 점에서 호남 경선을 앞둔 주도권 경쟁에서는 김 후보가 한발 앞선 셈이다. 민주당은 11∼12일 온라인, 13∼14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15일 본경선 순으로 호남권 순회경선을 진행한다. 16일에는 수도권 경선이 열린다. 152만명의 권리당원 중 호남에 50만명, 경기·서울에 58만명이 있어 두 권역에 전체의 71%가 밀집해 있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3분의 1이 몰린 호남에서의 결과가 이후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은 '슈퍼 위크'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남광주에는 정치 고관여층이 많고 전략투표 성향도 뚜렷해 전통적으로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로 분류되며 당심과 민심의 향배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2012년과 2016년,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호남 경선은 당권 경쟁의 주요 분수령으로 작용했다. 한명숙·추미애·이재명 후보가 호남 경선을 계기로 판세를 굳히거나 대세론을 강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흐름은 김 후보에게 우호적이다. 한길리서치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무등일보·광주MBC 등의 의뢰로 지난달 30~31일 광주·전남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 후보는 42.3%로 정 후보(27.7%)와 송영길 후보(13.8%)를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김 후보 47.8%, 정 후보 30.1%, 송 후보 13.3%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6.3%,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인 선호투표 역시 김 후보에게 유리한 모양새다. 선호투표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하위(3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를 1순위로 선택했던 유권자들의 '2순위 표'를 상위 1·2위 후보에게 재배분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3위 후보의 2순위 표가 1·2위 후보로 배분되는 선호투표제를 고려한 2순위 선호 질문에서 송 후보 응답자의 70.3%가 김 후보를, 27.8%는 정 후보를 지지 후보로 꼽았다. 실제 경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면 김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여론조사상 우위를 실제 득표로 연결하고 정 후보와의 격차까지 벌린다면 그동안 반복됐던 엎치락뒤치락 양상이 김 후보 중심의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김 후보가 호남에서 이기더라도 격차가 크지 않다면 정 후보에게는 수도권에서 다시 판세를 뒤집을 여지가 남는다. 결국 호남에서는 '누가 이기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이기느냐'가 중요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15일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발표될 이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승기를 잡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후보는 “당대표가 된다면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지방성장을 합쳐 당의 1호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호남·대한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이겠다"고 말했다. 호남을 '어머니'라고 부른 정 후보는 “당 대표 시절 '국가가 호남에 무슨 보상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호남 발전 특위를 만들어 송정역부터 목포역까지 개선 사업을 하고 5·18 구묘역 개선 사업 예산도 내려보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는 1인1표제가 처음 적용되며 당 대표 선거인단은 대의원·권리당원 70%, 국민 30%로 구성된다. 지역 순회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되며, 대의원과 국민 투표 결과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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