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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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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강훈식 사의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성남라인’ 정조준

국민의힘은 21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청와대가 연이은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훈식 실장은 장관급 인사를 총괄하는 대통령 비서실 인사위원장으로서 이번 인사검증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면서도 “성남라인 비선실세들의 책임을 은폐하는 카드가 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비선실세 인사농단의 진상규명이다. 성남라인 김현지·정진상 실장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 실장의 사의 표명이 앞선 인사 관련 인사들의 사퇴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론이 안 좋으니까 개각으로 시선을 돌려보려고 하다가 실패했고, 그래서 김용범 실장 꼬리 자르기 하고 그걸로 안 되니까 용혜인 후보자가 사퇴하고, 그걸로도 또 안 되니까 김승원 후보자가 사퇴하고, 그걸로도 안 되니까 이제 강훈식 실장까지 잘랐다"며 “내일은 또 뭘로 꼬리 자르기 하시겠나. 오늘만 넘기고 보자 식의 땜질 처방으로는 결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장관 후보자들을 제청한 한성숙 국무총리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 실장의 사의만으로는 책임이 끝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번 사태가 비서실장 한 사람 책임으로 끝날 일이냐"면서 “정말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청와대를 좌지우지한다는 '경기-성남 라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서실장 교체 정도로 해결될 수준은 진작에 넘어섰다.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면서 “종합적인 책임을 질 사람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강 실장 사의 표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 수석대변인은 “연이은 인사 실패로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고작 비서실장 한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쇄신이냐"며 “정작 대통령실 인사라인과 '상왕'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과 책임론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강 실장의 사의 표명을 '희생양 만들기'라고 규정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승원 낙마로 존재감 키운 한동훈…대권 주자 부상과 ‘수사 자료’ 부담 사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인사 청문 정국에서 존재감을 키웠고, 김 후보자가 결국 낙마하면서 정치권의 주목도도 높아졌다. 반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 사퇴 직후 한 의원이 공개한 검찰 수사 자료의 입수 경위를 정조준하며 역공에 나섰다.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한 의원이 이제는 자신이 확보한 자료의 출처와 취득 과정에 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한동훈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진 동시에 새로운 부담도 커진 셈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한 의원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 보고서' 등 수사 관련 자료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밝히고, 비공개 수사 자료가 부당하게 유출됐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앞서 한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의혹과 관련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권은 한 의원의 자료 공개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인지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와는 별개로 수사자료 취득·공개 과정의 적법성 역시 따져야 한다는 논리다. 김 후보자 낙마로 인사 논란이 일단락되는 대신, 민주당은 수사자료 유출 의혹을 새로운 쟁점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민주당을 향해 연일 공세를 이어가며 자신이 제기한 의혹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자 낙마 이후 정치적 공방의 중심에서 벗어나기보다 여권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이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 의원은 18.7%로 1위를 기록했다. 김민석 대표가 15.6%로 뒤를 이었고 오세훈 서울시장 11.6%,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11.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8.8% 등의 순이었다.(무선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 김 대표는 16.4%, 한 의원은 15.1%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한 의원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 의원은 해당 조사 결과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공유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냈다. 김 후보자 사퇴를 전후해 한 의원이 여야 공방의 주요 당사자로 부상하면서 차기 정치 지도자 경쟁에서도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자 낙마 과정에서 한 의원의 역할이 정치적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본지에 “김승원 후보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 시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김 후보자를 낙마시킨 데 한동훈 의원의 역할이 컸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료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정치적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와 별개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눈에 띈 정치인이 한동훈 의원이었다"며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한 의원이 인사청문회 정국을 거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공세가 오히려 한 의원의 정치적 체급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수 성향 시사평론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최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민주당이 한 의원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한 의원을 거물 정치인이나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한 의원에게는 김 후보자 낙마 이후부터가 새로운 시험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수사 자료 유출 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 의원 역시 자신이 공개한 자료의 출처와 취득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 수사가 실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치권 공방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한 의원을 향해 수사 자료 취득 과정의 불법성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홍 전 시장은 “이제 김승원은 물러났으니 더 이상 화제는 되지 않을 것 같고 한동훈에 대한 수사만 남았다"고 주장하며, 과거 노회찬 전 의원 사례를 거론해 직무와 관련해 취득한 자료를 외부에서 받아 공개했다면 그 과정의 적법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다만 박 평론가는 수사 자료 유출 의혹이 곧바로 한 의원의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료를 돈을 주고 샀다거나 거짓 자료를 비열한 방법으로 얻었다는 등의 문제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수사 자료를 제공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정치적 위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설령 일부 법적·징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민주당이 한동훈 의원을 공격하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 후보자 사퇴가 한 의원에게 정치적 자산만 안긴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를 통해 존재감을 키운 동시에 수사 자료의 출처와 취득 경위라는 새로운 검증 대상도 떠안았다. 김승원 낙마로 넓어진 정치적 공간을 향후 대권 경쟁의 자산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고 정치적 외연을 확장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강신철 “3군 사관학교 통합 필요”…성일종 “이미 융합교육, 통합 논리적 모순”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3군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한 가운데,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현재 각 군 사관학교에서도 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통합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강 후보자 아들의 군 복무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3군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국방부는 최근 육·해·공군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성 의원은 이날 강 후보자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을 위해 3군 사관학교 통합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밝힌 데 대해 “AI 시대는 다 융합이고 인문·예술·고전 등을 다 포함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통합 교육이 필요한 것인가, 통합 사관학교가 필요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런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육사 교육과정에서 후보자가 이야기하는 예술이나 고전을 가르치지 않느냐"며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해서 더 가르칠 것이 있느냐. 전문성이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다. 성 의원은 “AI 시대에 맞는 융합교육은 이미 육사·해사·공사에서 진행되고 있고 커리큘럼도 있다"며 “3개를 묶어서 무슨 전문성을 더 넣기 위해 이야기하는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는 각 군 사관학교에서도 인문·예술 등 관련 교육을 할 수 있지만, 여러 군이 함께 교육받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함께 생활하고 교육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성 의원은 이에 대해 소령·중령·대령 등 계급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군과 교류할 기회가 있고, 육군대학이나 국방대학교 등 기존 교육체계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며 “사관학교를 합치는 것이 더 유용한가"라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현재 교육체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군 생활에서 교육의 비중을 높이고 계급별·진급 단계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의원은 학군장교(ROTC)와 학사장교 등 사관학교 이외의 경로로 임관하는 장교들과의 다양성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3군 사관학교뿐 아니라 ROTC와 학사장교는 왜 통합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학군장교와 학사장교 역시 중요한 인력이라며 이들의 교육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육사·해사에 다양성이 없는가. 교육을 받으면서 문제가 있느냐"며 현재 각 군 사관학교의 교육체계에서도 다양성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자는 현재 교육체계가 훌륭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더 많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성 의원이 통합을 통해 다양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묻자 강 후보자는 “안을 잘 만들어서 진심으로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강 후보자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둘러싼 병적기록부 제출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 후보자의 아들이 육군 소위로 의무복무하면서 전역할 때까지 4성 장군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게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천 의원은 “후보자가 연락을 취하지 않아도 저 사진을 띄워두면 모든 부대원들이 4성 장군 아들인 것을 알고 특별관리하지 않겠나"라며 군 복무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가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요청한 병적기록부가 제출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재명 정부 국정철학이 병적기록부를 못 내놓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병적기록부 미제출 문제까지 거론하며 병역 검증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강 후보자가 “부대 가서 우리 아들이 어떻게 근무했는지 확인하십시오"라는 취지로 답하면서 설전이 이어졌다. 천 의원은 “청문위원인 제가 한 명 한 명 붙잡고 물어봐야 하나"며 “병적기록부도 못 내서 청문위원이 직접 가서 물어보라고요? 그게 청문 받는 장관 후보자 태도냐"고 반발했다.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강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부대에 가서 직접 확인해보라'는 답변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후보자가 아들의 군 복무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병적기록부 제출에는 개인정보 당사자인 아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의해서 이왕이면 병적기록부를 제출하고, 이를 통해 아들이 군 복무 기간 4성 장군 아들로서 아무런 특혜도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자신의 답변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병적기록부 제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스타플레이어’ 한동훈, 국민의힘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요즘 정치권에서 유독 홀로 눈길을 사로잡는 정치인이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다. 거대 정당이라는 울타리도, 자신을 지켜줄 제도적 방패도 없지만 인사 청문 정국에서 여권과 정면으로 맞붙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문득 리오넬 메시가 떠오른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 무대까지 이끈 메시처럼, 팀 전체보다 한 명의 선수가 유독 크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지금의 한동훈 의원이 그렇다. 한 의원에게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도 겹쳐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초선 시절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거침없는 질문과 추궁을 이어가며 대중적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거대 정치세력의 중심에 있어서가 아니라 '싸우는 정치인'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직접 파고들어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있다"며 “정치인이 인사 검증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박수를 받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그의 공세가 곧바로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검사 출신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여권을 정면 겨냥하고, '대여 저격수'라는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국민의힘이다. 한 의원의 공세가 반갑기는 하면서도, 그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복당과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셈법은 복잡해진다. 이를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과 맞서 싸우려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밥그릇 싸움이 웬 말이냐"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보수는 여전히 재건의 길 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소속으로도 여권을 상대로 선명한 메시지를 내는 '스타플레이어'가 나타났다면, 보수 진영이 고민해야 할 것은 견제가 아니라 활용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의원을 둘러싼 당내 세력 계산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그를 배척할 경쟁자로 볼 것인가, 보수의 귀중한 자산으로 안을 것인가다. 메시가 그라운드에서, 노무현이 청문회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듯 한 의원 역시 스스로 만든 무대에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이제 그를 팀 밖에 세워둘지,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불러들여 핵심 공격수로 쓸지는 온전히 국민의힘의 선택에 달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철거민 특공 처음 알았다”는 강신철…천하람 “본인 명의로 분양 신청”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과 가족의 '철거민 특별공급'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야당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강 후보자는 정부의 주택 수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 후보자 본인 명의의 특별공급 신청 자료를 제시하며 분양 과정과 주민등록 이전 경위를 따져 물었다. 천 의원은 이날 강 후보자에게 “철거민 특별공급이라는 단어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는 답변이 정확하냐"고 질의했다. 강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천 의원은 2008년 10월 작성된 특별공급 아파트 분양 신청 내역을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는 신청인으로 강 후보자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강 후보자는 “저희가 (직접) 한 것은 아니다"라며 “제가 알기로는 정부에서 SH공사로 자동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에서 보상을 준다고 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지, 그것이 철거민 특별공급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천 의원은 강 후보자가 서울 천왕동 주택의 수용 과정에서 본인뿐 아니라 아버지와 형, 고모 등 가족들도 철거에 따른 특별공급을 받은 점을 거론했다. 특히 강 후보자가 분양받은 서초구 네이처힐 3단지가 당시 5억2000만원에 분양됐고 현재 22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들어 특별공급 제도의 취지에 맞는 수혜였는지를 추궁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당시 시세로만 해도 저희 가족들이 엄청나게 손해를 봤다"며 “지금 시세를 말씀하시는데 그 시세는 수십 배, 수백 배의 차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별공급에 대해서는 거듭 “수용당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등록 이전 문제도 쟁점이 됐다. 천 의원은 강 후보자가 당시 전방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천왕동으로 주소를 옮겼고, 배우자와 자녀들은 분당에서 생활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제 거주 여부를 물었다. 강 후보자는 “정부와 협상한 안에 대해 그대로 진행했을 뿐"이라며 “누구와도 얘기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다만 주민등록 관리에 대해서는 “소홀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이미 언론에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철거민 특별공급이 철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 후보자 가족의 수혜 과정과 주소지 이전에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강 후보자는 정부의 수용과 보상 절차에 따른 것이며 부당한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청문회에서는 과거 부동산 문제 외에도 강 후보자의 국방 현안에 대한 입장이 검증됐다. 강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을 “명백한 내란"으로 규정했다. 당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었던 그는 “군이 헌정질서를 훼손한 것에 대해 당시 최고 계급이었던 저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는 “조건 충족도 상당히 보완됐고 여건도 마련됐다"며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는 “통합교육은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통합 방식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 이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태규 “신약 청탁 브로커 양씨와 경제공동체 같다”…김승원 “1원 한 푼 받은 적 없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민의힘 정당 해산 청구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정당 해산 청구와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집중 질의하는 한편, 제넨셀 관련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태규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위헌 정당 해산 청구를 언급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김 후보자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정당 해산은 정당 활동 자유의 근본 질서를 흔드는 제도이기에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따라서 그런 청구가 들어오면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며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내용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후보자 측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취임하게 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와 관련 사건 진행 경과를 면밀히 살펴 요건 해당 여부 등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헌법재판소는 정당 해산은 정당 활동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 제약이므로 그 위헌성을 해결할 대안이 없고 해산 결정으로 인한 사회적 이익이 불이익을 초과할 수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고 판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위헌정당해산제도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국민의힘은 전날 민주당의 정당 해산 추진 움직임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 탄핵 문제도 꺼냈다. 그는 김 후보자에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고 구성 요건에 맞으면 협조하겠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이 질문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협조가 아니라 공직자는 법령에 의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넨셀 관련 의혹을 놓고도 김 후보자를 강하게 추궁했다. 김 의원은 제넨셀 투자 기업인 KH필룩스와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거론하며 부정한 청탁과 주가조작, 대북송금 관여 의혹 등을 제기했다. 또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씨와 약 20년간 알고 지냈다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을 “경제공동체로 엮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제넨셀 관련 청탁 및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제가 1원 한 푼 받은 게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배 회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이 건이 배상윤이랑 연결되는 건 처음 알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자신이 오히려 쌍방울과 KH그룹 관련 수사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정활동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수사해야 된다고 자료 내놓으라고 의정활동하고 목소리 높인 게 엊그제"라며 “제가 왜 배상윤이랑 주가조작에 가담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이런 점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을 기소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제넨셀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청문회 막판까지 이어졌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제넨셀이 비상장회사라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에게 “후보자가 전화할 때는 세종메디칼과 상관도 없던 시절"이라며 “공부 좀 하세요. 억지로 엮을 걸 엮어야죠"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논두렁 시계’ vs ‘독약 게이트’…김승원 청문회, 여야 정면충돌

여야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논두렁 시계'와 '독약 게이트'를 꺼내 들며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과거 검찰 수사를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로 규정하며 반격했고, 국민의힘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을 겨냥해 “민주당 독약 게이트"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과거 수사 관련 녹취 폭로로 김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며 수사자료 유출 의혹을 받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한 반격에도 주력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한 의원이 검찰이 2년 가까이 수사했고 검찰 처분도 끝난 사건, 5년 전 종결된 사건을 다시 꺼내 새 사실을 찾은 것처럼 의혹을 제기한다"며 “기소 계획서의 경우 검찰 내부 보고자료로 수사 기간 외에 변호인, 피고인 당사자도 열람할 수 없는 기록"이라고 감찰 필요성을 거론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의원이 검찰 내부 수사자료를 확보해 김 후보자에 대한 공세에 활용하고 있다며 수사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해왔다. 서영교 위원장도 “검찰에서 나올 수 없는 자료가 누군가의 손을 타서 나왔다면 엄청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 수사와 관련해 “과거 노무현 논두렁 시계가 생각났다"며 “논두렁 시계 악몽, 검찰이 정말 해서는 안 될 피의사실 흘리기, 공표를 통해 끊임없이 대상자를 악마화하고 그렇게 해서 수사목적을 달성한 구태를 잘 알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에 대한 과거 수사가 기소유예로 마무리된 것과 관련해서도 “정치검찰이 표적 수사 의도를 감추기 위해 했다고 본다"며 “검찰개혁이 정말 필요하다. 후보자가 국민을 지키는 인권 형사법 체계를 꼭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넨셀 설립자 강 모 씨와 브로커 양 모 씨 사건을 무죄인 것처럼 설명했다고 지적하며 “김 후보자가 (제넨셀 설립자) 강 모 씨, 브로커 양 모 씨가 무죄가 난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여러 범죄사실 중 아주 조그만 부분이 무죄가 났고 강 씨는 구속까지 됐다가 1심 유죄 선고받고 항소심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 씨, 양 씨가 기소된 뇌물공여 약속은 별건으로 1심 진행 중으로 무죄가 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송영길, 최재성, 김승원, 신현영"이라며 “민주당 독약 게이트 아니냐. 국정감사하고 특검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법무부 장관을 하겠다는 게 말이나 되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가족이 운영에 관여한 발달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도 집중 제기했다. 주진우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해당 조합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받은 점 등을 거론하며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가야 할 돈의 40%가 김 후보자 가족에게 갔는데 무슨 그렇게 할 말이 많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김남희 의원은 “어제 발달 장애인 부모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며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발달 장애인 협동조합에 대해) '혈세에 빨대를 꽂았다' '가족 월급 잔치' 등의 혐오 표현을 사용해 조합을 마치 불법 기관인 양 호도한 것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 과정에서 “악마" “흉측한 얼굴" 등 거친 표현을 주고받으며 고성을 이어갔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그만하라"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가족 협동조합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저희 아들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스무 살, 서른 살이 돼도 계속 돌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 이득을 위해서 돈벌이로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저도 아들이 왜 어머니가 일하는 곳에서 일하는지 궁금했는데 최근에 들었다"며 “아내가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봤는데, 이 아이들의 부모님이 나중에 돌아가시게 되면, 혹은 우리 아내도 나중에 힘이 없거나 죽게 되면 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만한 사람으로 저희 아들에게 그 일을 맡겼다고 하더라"고 말하다가 울먹였다.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책임형 형사사법 체계를 정착시키겠다"며 “공소청의 조직·인력·예산을 빈틈없이 준비하고,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직제와 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 부처와 협력해 사건을 덮거나 증거를 누락하는 등 위법·부실 수사를 막고, 처리 지연을 해소하겠다"며 “수사 정보의 정치적 이용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준비하는 동안 제가 걸어온 길과 부족했던 점을 돌아봤다"며 “저와 관련한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비례 겸직·사당화 논란’ 용혜인, 장관 후보자 사퇴…지명 2주 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주 만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저 용혜인은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사퇴는 최근 여권 내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악화한 여론 등을 이유로 후보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예정된 고위 당정협의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와 관련한 여론 악화 상황을 전달할 것이란 관측도 전날부터 제기됐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겸직 문제와 기본소득당 사당화 논란 등에 휩싸였다.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졌고, 결국 후보자 스스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 후보자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도 다시 원점에서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서울시 3대 공기업 부채 급증…“공공서비스 비용 분담·제도 지원 필요”

서울시 3대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서울에너지공사의 부채와 채무가 최근 5년 사이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재무 부담이 단순한 경영 악화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공공서비스 제공과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비용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서울시의회가 발간한 '서울시 예산·재정 분석 제51호'에 따르면 2021~2025년 서울시 3개 지방공기업의 부채와 채무가 증가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 분석에는 각 기관의 재무제표와 결산 자료가 활용됐다. 보고서는 전체 부채 가운데 차입금과 공사채 등 원리금 상환 부담이 발생하는 금융부채를 채무로 분류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총부채는 2021년 6조6072억원에서 2025년 7조7564억원으로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무는 3조5983억원에서 4조5344억원으로 26% 늘었다. 부채비율도 77.9%에서 96.6%로 높아졌으며, 차입의존도는 23.9%에서 28.7%로 상승했다. SH공사의 총부채는 17조6341억원에서 21조5830억원으로 22.4% 증가했다. 채무는 5조5042억원에서 9조537억원으로 64.5% 늘었다. 부채비율은 185.4%에서 205.8%로 상승했고 차입의존도 역시 20.3%에서 28.2%로 높아졌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세 기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총부채가 1703억원에서 3750억원으로 120.2% 증가했으며 채무는 895억원에서 2743억원으로 206.5%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51.4%에서 170.6%로 뛰었고 차입의존도 역시 17.8%에서 46.1%까지 상승했다. 기관별로 부채 증가의 배경은 차이가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낮은 운임으로 인한 구조적 영업 적자와 공익서비스 제공에 따른 손실, 노후시설 개량을 위한 투자 수요 확대 등이 부채 및 채무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SH공사의 경우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수익성 제약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분양사업에서 선투자한 뒤 나중에 회수하는 구조 역시 재무 변동성을 키우면서 차입금과 공사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과 에너지 공급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가 장기차입금 중심의 부채 증가로 연결됐다. 서울시의회 보고서는 세 기관의 부채 증가를 단순히 경영 비효율의 결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비용이 재무 부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책사업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 비용에 대해서는 지방공기업의 자체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합리적인 비용 분담과 제도적 지원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결국 서울시 3대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할 때 부채 규모 자체뿐 아니라 공공서비스와 정책사업 수행에 따른 비용 구조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청년공감] “원주 안인데 왜 이렇게 멀죠”…대학생 울리는 ‘통학 전쟁’

강원도 원주시 내에서 통학하기에 크게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대학생들에게는 학교와 집 사이의 이동이 만만치 않다. 버스 노선이 충분하지 않거나 배차 간격이 길어 환승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신도심에서 대학가로 이동하는 학생들은 자동차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원주 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버스 배차와 이동 시간문제로 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긴 통학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는 실정이다. 버스 노선과 배차의 비효율성은 학생들이 꼽는 대표적인 통학 불편 요인이다.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오모 씨(21·여)는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은 크게 직통과 환승 두 가지인데 1시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오씨는 환승 과정도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승을 한 번 해야 하는데 환승할 버스가 바로 오지 않는다"며 “학교 통학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단구동까지 이동해야 해서 결국 환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원주혁신도시는 원주시 반곡동 일대에 조성된 지역으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 등이 이전해 형성됐다.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를 이용하면 약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환승과 배차시간 때문에 이동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학생들에 따르면 혁신도시에서 환승 지점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배차 간격은 약 25분이며, 환승 이후 학교 방향 버스는 약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학생들은 주로 중앙동이나 단구동 등에서 환승한다. 기업도시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생 이모 씨(21)는 “기업도시에서 학교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며 “기업도시에서 학교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말했다. 원주시 지정면에 조성된 기업도시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로는 약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20분 이상 걸린다는 설명이다. 기업도시를 오가는 버스의 배차 간격도 20~60분으로 긴 편이어서 학생들은 주로 단계동에서 환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역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버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불편을 호소했다. 대학생 김모 씨(20·여)는 “학교 앞 강원대학교 정류장에서 원주역까지 갈 수 있는 버스가 34-1번과 31번 정도뿐"이라며 “입학 초반에 원주역에 정차하지 않는 버스를 잘못 타 기차를 놓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원주역까지는 도보로 약 30분이 걸리는 만큼 버스를 놓칠 경우 대체 수단을 찾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수업이 조금이라도 늦게 끝나면 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오모 씨(21·여)는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약 1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직통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원주의 여러 정류장에 다 정차하는 것 같아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환승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통학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학교에서 막차를 타고 환승 지점까지 이동했지만, 집으로 가는 다음 버스가 30분 뒤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오후 9시에 출발했는데 집에 도착했을 때는 10시가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원주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버스가 있지만 정류장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결국 긴 이동 시간은 학생들의 교통수단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교통 대신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혁신도시에서 통학하는 오씨는 최근 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씨는 “차를 타고 자동차전용도로로 가면 20분이면 도착하는데 버스를 타면 너무 오래 걸려 요즘에는 택시를 이용한다"며 “택시비가 1만원 정도 나오지만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성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장모 씨(21)도 “버스를 타면 너무 오래 걸리고 집 주변에 정류장도 멀다"며 “택시를 타거나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대학도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지역의 통학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강원대학교 통학버스는 원주역과 무실동, 단구동 등을 중심으로 운행되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다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 인근 한라대학교는 시외 통학버스와 시내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내 통학버스는 두 개 노선으로, 하나는 만종역과 버스터미널, 무실동을 거쳐 학교로 이동하고 다른 하나는 관설동과 단구동, 판부면, 원주역을 거쳐 학교로 향한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역시 원주세브란스병원과 고속버스터미널, 무실동, 원주역 등을 경유하는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지대학교 셔틀버스는 혁신도시를 시작으로 관설동과 단구동, 단계동 등을 중심으로 운행한다. 하지만 학교별 셔틀버스 역시 운행 지역과 시간에 제한이 있어 모든 학생이 편리하게 이용하기는 어렵다. 거주지와 셔틀버스 노선이 맞지 않는 학생들은 결국 시내버스 환승이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통학 문제는 단순히 이동의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시간 통학하는 학생들은 수업 참여와 팀플,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제천에서 기차를 타고 원주로 통학하는 대학생 신모 씨(21)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 탓에 수업 시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신씨는 “아침 일찍 나와야 해서 수업시간에 자주 졸게 된다"며 “하교할 때도 원주역까지 가는 버스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기차를 놓치기 때문에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 중간에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막차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에서도 시간 제약을 느낀다. 대학생 박모 씨(22)는 “버스를 이용하면 막차 시간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다"며 “팀플을 늦은 시간까지 해야 하는 날에는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학생들도 지각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 혁신도시에서 통학하는 오씨는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버스를 탔는데도 간당간당하게 도착할 뻔했다"며 “수업시간에 늦을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통학 시간이 길다 보니 갑작스러운 수업 일정 변화에도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통학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수업이 갑자기 휴강하거나 시간이 변경되면 집에 다녀오기가 어렵다"며 “집에 잠깐 다녀오고 싶어도 왕복 2시간이 걸려 결국 학교 도서관에서 몇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원주 지역 대학생들에게 통학은 단순히 집과 학교 사이를 오가는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데도 환승과 배차시간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면서 학생들의 하루가 교통편에 맞춰 움직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주거지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가와 주요 생활권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효율성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버스 한 대가 더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정류장까지, 환승 구간에서 다음 버스까지, 그리고 학교와 원주역까지 이어지는 전체 이동 과정이 보다 촘촘하게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주 안인데도 통학이 멀다"는 학생들의 말에는 거리 자체보다 시간과 연결성의 문제가 담겨 있다. 대학생들의 일상과 학업을 좌우하는 통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선 확대뿐 아니라 배차 간격과 환승 체계, 대학 통학버스의 운행 범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이채현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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