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생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한국의 인구 부양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현재는 유소년과 고령인구를 합친 총부양비가 OECD 최저 수준이지만, 불과 22년 뒤인 2048년에는 가장 높은 국가로 역전될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 부양 부담 역시 2045년 일본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노인 복지와 연금 등 복지 분야 의무지출은 2030년 2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는 전체 의무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OECD의 최신 추계인구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올해 31.3명에서 2070년 103.3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년부양비는 15~64세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고령자 몇 명을 부양해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는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자 약 31명을 부담하면 되지만, 2070년에는 103명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44년 사이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3.3배 수준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현재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OECD 38개 회원국 중 18번째로 낮다. 노년부양비가 가장 높은 일본(50.3명)과 비교해도 18.9명 적다. 하지만 이러한 순위는 빠르게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045년 68.4명으로 올라 일본의 67.6명을 처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2070년까지 추계가 가능한 회원국을 기준으로 한국의 부양 부담은 이후에도 선두를 유지할 전망이다. 증가 속도 역시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 2026년부터 2070년까지 한국의 노년부양비 상승 폭은 72.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크다. 두 번째로 증가 폭이 큰 코스타리카는 같은 기간 17.6명에서 71.8명으로 54.2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가 일찍 진행된 일본도 2070년 노년부양비가 74.2명으로 전망돼 44년간 증가 폭은 24.0명에 그친다. 고령층뿐 아니라 유소년까지 포함한 전체 부양 부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총부양비는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14세 이하 유소년과 65세 이상 고령인구를 합산한 지표다. 한국의 총부양비는 올해 45.4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2070년에는 117.3명으로 71.9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유소년과 고령자를 합쳐 117명가량 책임져야 하는 인구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국가별 순위도 역전된다. 한국의 총부양비는 2048년 90.2명으로 올라 그리스(90.1명)를 넘어 OECD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70년 수치는 올해의 약 2.6배에 해당하며, 이 역시 회원국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다만 부양비가 실제 경제활동 인구가 체감하는 부담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산출 과정에서 생산연령인구 전체를 부양 주체로 간주하기 때문에 실제 소득을 창출하는 취업자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기간이 길어지거나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하는 경우에도 현실적인 부양 부담은 통계상 수치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국가 재정에도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연금과 의료·돌봄 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생산연령인구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9월 국회에 제출한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을 포함한 노인 부문 의무지출은 2030년 33조1140억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25조7227억원보다 7조3913억원(28.7%) 증가한 규모다. 4대 연금을 포함한 복지 분야 법정지출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증가 폭은 더 커진다. 정부는 2030년 복지 분야 법정지출이 256조661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95조2816억원보다 60조3799억원(30.8%) 늘어나는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보다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예정처는 복지 분야 법정지출이 올해 199조9000억원에서 2030년 273조8000억원으로 약 73조9000억원(37.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전망과 2030년 기준 17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장기적인 재정 부담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2025~2065년 장기재정전망'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이 2025년 13.7%에서 2065년 23.3%까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도 '2025~2072년 NABO 장기재정전망'에서 같은 비율이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부양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배경에는 출생아 수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1971년 102만4773명에 달했던 연간 출생아 수는 장기적인 하락세를 거쳐 2002년 처음 5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해에는 25만4341명까지 줄어 과거 정점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 출생아는 27만233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30세가 되는 2050년에는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경제활동을 이어갈 연령대에 해당한다. 저출생 시기에 태어난 세대가 경제활동의 중심축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앞선 세대의 연금과 복지, 돌봄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인구구조 변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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