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포커스] 한동훈과 이준석은 어쩌다 앙숙이 됐을까](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29.c1371af9fb254842aea8e4fd503f41ba_T1.jpg)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관계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양측이 대등하게 공방을 주고받기보다 이 의원이 한 의원을 연일 겨냥하는 구도에 가깝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무죄를 계기로 범보수 연대론이 다시 부상했지만, 이 의원은 한 의원과의 협력에 선을 긋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감정 대립보다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한 의원이 보수 야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부상할 경우 개혁신당의 독자적 공간이 좁아질 수 있는 만큼, 이 의원이 차별화를 위해 한 의원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이후 오세훈·한동훈·이준석을 묶은 이른바 '오동석' 연대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을 보수 진영의 구심점으로 내세우며 한 의원과 이 의원을 아우르는 통합을 주장했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세 사람을 포함한 범보수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야당 의원들과 만찬을 갖는 등 통합 행보를 보였고, 한 의원 역시 “저희가 손을 놓은 적은 없다"며 오 시장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이 의원은 한 의원이 포함된 연대 구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YTN 라디오에서 한 의원을 겨냥해 “천박한 법 기술자"라고 비판한 데 이어 CBS 라디오에서도 명태균 사건 당시 한 의원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동조해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추구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개혁신당 보조금 논란, 명태균 사건으로 확산 두 사람의 갈등에는 과거 정치적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이 의원이 명태균 의혹으로 위기에 몰렸을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 의원은 관련자들의 해명을 요구하며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의원이 2024년 총선을 이끌던 시기 이 의원이 창당한 개혁신당을 향해 공세를 편 것도 갈등의 한 축으로 꼽힌다. 당시 개혁신당은 경상보조금 약 6억6000만원을 받은 직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끌던 새로운미래와 결별해 '보조금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이 의원에게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다"고 비판했다. 과거 공방에서 쌓인 불신이 명태균 사건을 둘러싼 설전으로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간극은 더욱 벌어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채널A '정치 시그널'에서 “이 의원으로선 같이 정치하기에는 한 의원이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갈등은 과거 공방에서 비롯됐지만, 최근에는 보수 재편 과정에서 각자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이해관계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 통화에서 이 의원의 공세를 정치적 생존 전략으로 해석했다. 그는 “이준석 의원은 자기 살길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한동훈 의원과 거리를 두고 오세훈 시장 중심의 보수 재편에 합류하는 편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비판만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평론가는 “정치인이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데 머물기보다 자신의 비전과 정책으로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완재라기보다 대체재, 제로섬 게임 불가피" 두 사람의 정치적 자산이 겹치는 점도 경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기존 보수정당 주류와 긴장 관계를 형성해 왔고, 대중적 인지도와 강한 발언을 통해 존재감을 확보해 왔다. 중도층과 기존 보수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를 겨냥한다는 점에서도 일정 부분 접점이 있다. 한 의원을 중심으로 보수 야권의 결집이 이뤄지면 이 의원은 독자적 정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협력의 기반이기보다 서로를 의식하게 하는 경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다. 조응천 전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두고 “보완재보다 대체재에 가깝다"며 “제로섬 게임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정치적 영역을 나눠갖기보다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이 의원이 실제 보수 재편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는 개혁신당의 독자적 기반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의원 개인의 대권 지지율과 개혁신당의 인지도가 충분히 높아져야 정치적 구도를 바꿀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지지율 및 정치적 행보가 보수 재편의 주도권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한 의원과 오 시장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반면, 이 의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한길리서치가 KNA25·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유·무선 전화 자동응답(ARS) 방식 진행, 무선 95.6%·유선 4.4% 비율로 실시, 응답률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한 의원은 14.0%, 오 시장은 13.7%, 이 의원은 2.4%를 기록했다. ◇통합 명분에도 좁혀지지 않는 간극 오 시장을 중심으로 한 보수 통합론은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을 줄이고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연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실제로 손을 잡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이 의원이 한 의원의 과거 행보와 정치적 태도를 문제 삼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통합 구호만으로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이 의원은 개혁신당의 독자성을 부각할 수 있지만, 보수 진영 전체의 협력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한 의원과의 공조가 현실화하려면 양측이 과거 공방을 넘어 최소한의 신뢰와 협력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후보 단일화나 정책 공조가 필요해지는 선거 국면에서도 감정적 대립이 지속된다면 실질적인 협상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두 사람의 간극은 과거의 앙금뿐 아니라 보수 재편 과정에서 각자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이 의원이 한 의원과의 차별화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독자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개혁신당의 기반과 정책적 비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보수 진영 내 입지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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