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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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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기획통’에서 집권당 수장으로…김민석의 파란만장 정치 궤적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정치 인생은 한마디로 '부침과 부활'의 역사다. 86세대 운동권의 대표주자로 정치에 입문해 30대 초반의 나이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정치자금법 사건 등을 겪으며 정치적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국회로 돌아온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기로 다시 정치적 중심에 섰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데 이어 집권여당의 수장까지 오른 것이다. 김 대표의 정치적 출발점은 학생운동이었다.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으로 활동하며 1980년대 학생운동의 대표적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90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제도권 정치로 무대를 옮겼다. 정치적 전환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다졌고, 민주당 내에서 전략과 기획에 강한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는 당시 32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16대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하면서 일찌감치 민주당의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정치적 승승장구는 오래가지 않았다. 2002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다. 같은 해 16대 대선 국면에서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통합21로 적을 옮기면서 거센 정치적 후폭풍을 겪었다. 여기에 이후 불거진 정치자금법 사건까지 겹치면서 정치적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김 대표에게 재기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20년 21대 총선이었다. 긴 정치적 공백을 끝내고 다시 국회에 입성하면서 정치권 전면으로 돌아왔다. 한때 정치권의 중심에서 밀려났던 그가 다시 민주당의 주요 전략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한때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던 김 대표가 다시 국회로 돌아오기까지는 무려 18년이 걸렸다. 22대 총선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갔다. 이후 김 대표의 정치적 궤적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통해 또 한 번 방향을 틀었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이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까워졌고, 이후 민주당 내에서 친명계(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자리 잡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되면서 다시 한 번 정치적 무대의 중심에 섰다. 총리직은 김 대표에게 또 다른 정치적 변곡점이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치적 기반을 쌓았던 '86세대 기획통'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집권세력의 핵심 인사로 역할이 확대됐다. 특히 오랜 정치 경험과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당과 정부, 국회와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김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8·17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당대표 자리를 거머쥐면서 이제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을 넘어 집권여당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두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하게 전개된 만큼, 김 대표에게도 압도적인 승리라기보다 치열한 당심 경쟁을 뚫고 얻어낸 당권이라는 의미가 크다. 김 대표의 정치적 궤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같은 '민주당 정치인'이라는 틀 안에서도 역할과 정치적 위치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학생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참모에서 차세대 정치인으로, 서울시장 후보에서 정치적 낙마를 경험한 정치인으로, 다시 국회에 복귀한 전략가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무총리로 변신했다. 그리고 이제는 대통령과 국정을 조율해야 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됐다. 이 때문에 김 대표의 당대표 취임은 단순한 정치적 재기의 완결판이라기보다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쌓은 정무적 경험과 오랜 정치생활에서 얻은 전략적 감각을 당 운영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팽팽하게 맞붙었던 만큼 경쟁 과정에서 갈라진 당심을 통합하고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는 것도 과제다. 무엇보다 김 대표 앞에는 민주당을 2028년 총선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민심을 당과 국정에 반영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개혁입법과 민생정책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강성 당원층을 넘어 중도층과 일반 국민에게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는 것도 숙제다. 결국 김 대표의 정치 인생은 '부활'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1980년대 학생운동에서 출발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참모를 거쳐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고, 서울시장 도전과 정치자금법 사건을 거치며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이후 18년 만에 국회로 돌아와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고,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를 거쳐 집권여당 대표에 올랐다. 한때 정치권의 중심에서 밀려났던 정치인이 다시 집권세력의 핵심으로 돌아온 것이다. 정치적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온 김 대표에게 당대표 취임은 정치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다. '86 기획통'으로 시작한 그의 정치적 궤적이 집권여당 대표로서 어떤 다음 장을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청년공감] “코딩 과제 챗GPT 돌려 점수 잘 받았지만”…AI활용의 딜레마

대학생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AI를 바라보는 심리도 엇갈리고 있다. AI를 통해 과제와 공부에 드는 시간을 크게 줄이는 등 편리함을 경험하는 한편,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자신의 이름으로 제출하는 과정에서 죄책감이나 자책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다. 필자가 대학생들의 AI 활용 심리를 조사한 결과, 이처럼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다. 한쪽에서는 AI의 압도적인 편리함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AI 의존과 활용을 둘러싼 윤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AI 활용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편리함이다. 여러 학생은 AI를 활용하면서 과제와 공부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말과제 주제를 잡지 못해 골머리를 앓던 대학생 박모 씨(여·23)는 AI를 활용해 30초 만에 개요부터 참고문헌 리스트까지 얻었다. 박 씨는 “자료 조사에 드는 시간을 80% 이상 줄였고 그 시간을 글의 논리를 다듬는 데 썼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 씨(20) 역시 AI를 활용해 과제물의 기초를 다지면서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SNS에서도 AI의 편리함을 체감했다는 대학생들의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예전엔 시험자료를 혼자 요약하고 중요한 부분 형광펜 치거나 화이트로 가려서 외우면서 맞추고 그랬는데 이제는 시험용 요약·암기 자료를 AI가 대신 만들어준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수업자료 PDF를 넣고 질문 만들어주는 기능이 진짜 너무 편하다"며 “예전보다 공부하기 훨씬 쉬워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AI 활용에 대한 죄책감도 자리하고 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대학생 권모 씨(여·20·강원도 원주시)는 AI가 생성한 단락을 과제물에 통째로 '복붙'했다. 권 씨는 “이 행위는 남의 저작물을 베끼는 표절도, 자기 저작물을 중복으로 활용하는 자기표절도 아니지만 수치심과 함께 죄책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AI를 참고용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매끄럽게 작성된 문장에 의존하게 됐다는 것이다. 권 씨는 “처음에는 그저 참고만 하려 했으나, 매끄러운 문장에 눈이 멀었다"고 자책했다. AI를 자기소개서 작성에 활용한 대학생 이모 씨(21) 역시 “자기소개서를 AI에게 대신 쓰게 하면서 '나는 진실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H대학 갤러리의 한 이용자는 “오픈북 시험이다 보니 AI 툴 그대로 써도 될 만큼 오픈돼 있네. '이래도 되는 걸까'라는 가책이 느껴진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디시인사이드 마이너 갤러리에서 “나도 코딩 과제는 전부 챗GPT 돌린다. 점수 잘 받으니까 죄책감 많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AI는 대학생들에게 분명한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과제의 방향을 잡고 자료를 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며, 막막했던 작업을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국 대학생들에게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학업 과정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편리함을 경험할수록 활용 빈도는 높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직접 한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AI 활용이 일상화될수록 편리함과 의존, 활용과 윤리 사이의 경계 역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최효은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적의 적은 동지?…국민의힘 지지층 절반, ‘정청래’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도 민주당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여야 관계와 국회 운영은 물론 국민의힘의 대여 전략까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 후보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11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민주당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8.6%의 지지를 얻어 김 후보(8.4%)와 송영길 후보(7.1%)를 크게 앞섰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가 정 후보를 선택한 셈이다.(ARS RDD 무선전화 방식 진행, 응답률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당권파인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조승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민주당 대표로 누가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정청래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 전 부원장은 그 이유로 정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보다 훨씬 강경파라는 점을 들며 “민심을 좀 싸늘하게 만들 이상한 짓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대표 후보 3명 가운데 정 후보가 “가장 예측이 안 되는 분"이라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안팎에서 정 후보에 대한 선호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정청래 체제가 들어설 경우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 사이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정청래 체제가 된다면 당정 갈등이 해소되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거나 각종 정책·정치 현안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수월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공략하기 용이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김민석 후보가 대표가 되는 것보다 정 후보가 되는 것이 국민의힘에는 “무조건 낫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김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민의힘이 파고들 정치적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높은 선호도에는 이른바 '역선택'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주당 차기 대표에 대한 선호를 묻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민주당의 미래보다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는지를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 입장에선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척을 지고 있는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돼 이재명 정부가 순탄치 않게 되길 바라는 측면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8년 총선을 염두에 둔 국민의힘의 전략적 계산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을 보다 왼쪽에 치우친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선거에서 공략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훈 평론가는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을 보다 왼쪽에 치우친 세력으로 규정하는 이른바 '극좌 프레임'을 만들기 쉽고, 이를 선거에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 내부의 공천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국민의힘으로서는 주목할 변수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의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세력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민주당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근 평론가는 “공천권 행사 과정에서 잡음이 있겠지만 정청래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세력을 다시 당내에서 끌어안는 과정에서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집권여당 내부의 갈등이 커질수록 야당으로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특히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내부 경쟁에 빠질 경우 국민의힘이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할 여지도 커진다. 결국 국민의힘이 정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강성 후보가 상대하기 쉽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의 강한 정치적 색깔 등이 민주당 내부 갈등과 당정 간 긴장을 키울 가능성, 나아가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공천 경쟁을 격화시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청래 체제가 국민의힘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 후보의 강한 정치적 색깔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 대통령에 대한 방어 심리를 키울 경우 오히려 국민의힘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강한 대여 견제 구도에 맞서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다면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가 국민의힘의 호재가 아니라 민주당의 결집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이 대통령과의 갈등이 실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경쟁과 당선 이후의 정치적 행보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0%대 호남 투표율’ 김민석에 부담?…‘2강’ 후보 유불리 따져보니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초박빙 승부로 치닫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권리당원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 후보로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누적 격차를 벌릴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 후보에게는 호남에서 패하더라도 격차를 최소화한 뒤 수도권에서 추격할 수 있는 공간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호남 투표율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 후보의 실제 득표 격차는 투표율과 득표율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호남에서 누가 승리하느냐보다 김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벌리고, 정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줄이느냐가 막판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실시된 호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전남광주 37.63%, 전북 35.22%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된 14개 시도 가운데 각각 7번째, 9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가 이날까지 이어지지만, 최종 투표율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을 크게 웃돌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 측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흐름이다. 김 후보는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정치적 경력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등을 앞세워 호남 표심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호남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격차를 확보해 정 후보와의 누적 득표율 차를 벌리고 이를 '대세론'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하는 권리당원 자체가 적어지면 호남에서 김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실제 확보하는 표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호남에서의 승리가 곧바로 전체 경선에서 큰 폭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김 후보는 순회경선 2주 차까지 정 후보를 누적 득표율에서 1.48%포인트(P) 앞서는 데 그치고 있다. 호남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기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로서는 이곳에서 확실한 격차를 만들어야 수도권 경선에 앞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정 후보에게는 반대로 호남 투표율 저조가 추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 후보의 전략은 호남에서 김 후보의 우세를 인정하더라도 격차를 한 자릿수 수준으로 방어하고, 이후 수도권에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역전을 노리는 것이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큰 폭의 격차를 만들지 못한다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뒤집을 수 있는 범위 안에 누적 격차를 묶어둘 수 있다. 서울·경기는 호남보다 권리당원 규모가 크다. 두 지역의 권리당원 비율을 합치면 전체의 38.3%에 달한다. 호남은 32.9%다. 결국 호남에서 발생하는 실제 표 차이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수도권의 의미도 달라진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투표 참여자가 적어 실제 표 차가 크지 않다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표 차만으로도 추격할 수 있다. 반대로 정 후보의 호남 득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고 김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격차를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앞서더라도 호남에서 벌어진 표 차를 모두 만회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이번 호남 투표율 저조는 '김 후보에게 불리하고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단순한 구도보다는 김 후보가 당초 기대했던 호남 대승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호남 투표율이 낮은 것은 김민석 후보에게 불리하고 정청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김 후보가 호남에서 몇 퍼센트의 득표율을 얻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정도를 얻으면 선호투표제까지 가지 않을 수 있지만, 5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선호투표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선호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탈락 후보의 차순위 표를 재배분해 과반 득표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호남 경선은 단순히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 경쟁을 넘어 선호투표제 진입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하며 확실한 우위를 보여준다면 1차 투표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김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정 후보가 격차를 좁혔다는 의미가 커지면서 선호투표제로 승부가 넘어갈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호남에서 김 후보의 대승이 제한될 경우 승부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럽게 수도권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서울·경기에서는 12~13일 온라인 투표, 14~15일 ARS 투표가 진행된다. 정 후보 측은 온라인 활동이 활발한 강성 권리당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에서 결집력을 기대하고 있다. 검찰개혁 등 선명성을 강조해온 정 후보의 메시지가 수도권 당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도 변수다. 김 후보 역시 수도권에서 조직력을 앞세워 맞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조직표가 실제 투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최종 승부는 오는 17일 국민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 결과까지 합쳐 결정된다. 국민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최종 결과의 30%가 반영된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일반 국민의 후보 선호도가 승부를 뒤집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얼마나 이기느냐'가 중요한 지역이 됐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확실한 격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전략이 얼마나 구현될지, 정 후보가 그 격차를 어느 정도까지 좁혀 수도권으로 승부를 끌고 갈지가 관건이다. 호남 투표율 저조가 김 후보의 대세론에 균열을 내는 신호가 될지, 정 후보에게 반격의 발판을 제공하는 데 그칠지는 15일 공개될 호남 경선 결과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선호투표제 진입 여부를 가를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후 16일 서울·경기에서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더 강하게 결집하느냐에 따라 1.48%포인트의 초박빙 승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청년공감] “AI 없인 글이 안 써져요”…대학생 96%, 과제에 AI 활용한다

문과 계열 대학생 권모 씨(여·20)는 수업 과제로 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생성형 인공지능(AI)부터 찾는다. 수업 자료와 관련 조사 자료를 생성형 AI에 첨부한 뒤 과제 지시 사항을 프롬프트에 입력한다. AI가 만들어낸 초안을 받은 뒤 직접 수정해 제출한다. 권씨는 “AI 덕분에 질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도움 없이 내 스스로 쓴 보고서는 제출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평가를 잘 받아야 하기에 항상 AI에 의존한다. AI 없인 글이 안 써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권씨만의 사례가 아니다. 필자가 최근 20대 대학생 54명을 대상으로 네이버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29명)는 글을 쓰다 막혔을 때 가장 먼저 AI에게 도움을 구한다고 답했다. 과제물 등 공식적인 글쓰기에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2명)에 그쳤다. 대학생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현실도 나타났다. '글을 써야 할 때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막막함'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9%(2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귀찮음' 33%(18명), '부담감' 19%(10명) 순이었다. 글쓰기가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간호학과 1학년 김모 씨(여·20)는 “처음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무엇부터 써야 할지 고민된다"며 “글의 중심 내용을 먼저 정리해야 할지, 아니면 중간부터 적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유아교육과 1학년 고모 씨(여·20)도 “글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항상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공식적인 글쓰기에 AI를 활용한다는 응답자가 96%에 달한 가운데, AI가 작성한 내용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는 응답도 29%(15명)로 나타났다. 환경생명화학과 1학년 김모 씨(여·20)는 “전문 용어가 있는 글을 쓸 때도, 계산식 풀이에 관한 글을 쓸 때도, 큰 주제를 찾거나 개념적인 부분을 쓸 때도 AI를 활용한다"며 “도저히 안 써질 땐 AI가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 1학년 장모 씨(여·20)는 “리포트 작성 계획을 세울 때 많이 사용했다"고 했다. AI의 편리함을 체감하면서도 글쓰기 능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환경공학과 1학년 하모 씨(여·20)는 “AI가 써준 글은 문장이 매끄럽고 정리가 잘 돼 있고 짜임새 있지만, 내 생각이나 표현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간호학과 1학년 강모 씨(여·20)는 “AI가 대신 써주는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글쓰기 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52%(28명)로 절반을 넘었다. 환경생명화학과 김씨는 “AI를 너무 사용하다 보니 내 문해력이나 글쓰기 능력이 좀 퇴화되는 것 같아서 그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정치외교학과 장 씨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내가 작성한 내용이어도 기억에 오래 남지 않더라"고 말했다. AI 의존은 대학생뿐 아니라 청소년층에서도 체감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모 교사(여·29)는 현장에서 학생들의 AI 활용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교사는 “영작 과제를 내준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써온 과제물의 어휘력 수준이 너무 높았다"며 “평소 영어 단어를 제대로 못 읽는 학생이 과감한 어휘를 사용했고, 표현이 고교생 수준을 넘어섰으며 문장 구조도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가 없는 애들이 냅다 AI한테 '써줘'라고 하면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AI 사용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유아교육과 고씨는 “AI를 사용하는 지금은 공동의 조력자가 생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간호학과 강씨도 “다들 쓰니까 계속 의존할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사는 “내용을 잘 모르면서 AI가 생성한 걸 자기 이름으로 내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에게 AI는 이제 글쓰기를 돕는 편리한 도구를 넘어 일상적인 조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AI가 써준 문장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표현이 줄어들고, 글쓰기 능력 저하를 체감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AI가 쓰는 것인지, 내가 쓰는 것인지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김다영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민주당 당대표 관심?…최고위원 ‘5위’ 경쟁이 더 뜨겁다, 왜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당대표 선거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계파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고위원 5석 가운데 어느 계파가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느냐와 경선 1위인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친청계(친정청래계) 후보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를 합산한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은 최민희 후보가 20.2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선원 후보가 16.74%로 뒤를 이었고 한민수 후보 14.39%, 서미화 후보 14.24% 순이다. 누적 득표율은 1위부터 4위까지를 친청계 2명(최민희·한민수)과 친명계 2명(박선원·서미화)이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5위를 달리고 있는 친명계 김용 후보와 6위인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0.76%포인트(P) 차로 맞붙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는 총 8명으로 이 중 5명이 차기 지도부에 입성한다. 후보군은 당내에서 대체로 친명계 김영호·박선원·서미화·임미애·김용 후보와 친청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 등 5대3 구도로 분류된다. 이날 기준 7위는 임미애(6.69%), 8위는 김영호(3.13%) 후보다. 현재 상위 4명이 당선권에 비교적 가까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친명계 김용 후보가 5위 자리를 수성하느냐,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역전하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위 싸움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지도부 입성 여부를 넘어 최고위원회의 세력 구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 후보가 5위를 지키면 친명계가 최고위원 3석, 친청계가 2석을 차지하게 되지만, 이성윤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 반대로 친청계가 3석, 친명계가 2석을 차지하게 된다. 남은 경선 결과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내부 역학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전남·광주·전북 순회 경선, 16일 경기·서울 순회 경선을 치른 뒤 17일 대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최고위원 당선자를 결정한다. 이성윤 후보는 지역구(전북 전주)가 있는 전북, 김용 후보는 정치적 기반(경기 성남)이 속한 경기 지역 경선에서 선전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호남·수도권 경선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청계 지지자들은 남은 투표에선 이성윤 후보에게 표를 더 몰아주자며 '이성윤 구하기'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공유하고 있다. 일부 친명계 지지자들 사이에선 “하위권인 임미애·김영호 후보 대신 김용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최고위원 선두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만만치 않다. 현재 누적 득표율 1위 친청계 최민희 후보와 2위 친명계 박선원 후보 간 격차는 3.54%포인트(P)에 불과하다. 최고위원 경선 1위는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공개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 다음으로 발언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존재감도 크다. 결국 이번 최고위원 선거의 핵심은 차기 지도부의 '힘의 크기'를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표가 당의 대표성을 갖는 자리라면 최고위원 선거는 지도부 내부에서 각 계파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할지를 결정하는 경쟁이라는 것이다. 특히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위원 선거의 의미가 단순한 지도부 입성 경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고위원 다수파를 확보할 경우 당대표의 당 운영을 견제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공천 국면에서도 계파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표를 못 가져오더라도 최고위원을 몇 명이나 집어넣느냐가 실질적인 승부처"라며 “최고위원회를 다수파가 쥐고 있으면 당대표가 마음대로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계속 압박할 수 있고, 판을 흔들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공천 국면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세 대결이 최고위원 선거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남은 경선에서 주목할 지점은 두 가지다. 최민희 후보가 박선원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김용 후보와 이성윤 후보 가운데 누가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할지다. 당대표 선거와 별개로 최고위원 선거 역시 차기 지도부의 세력 균형과 주도권을 가를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주택 신속공급안’에 이전투구 與野…민주 “前정권 탓” vs 국힘 “재탕 대책”

정부가 13일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택지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여야가 공급 부족의 원인과 대책의 실효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임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의 인허가·착공 부진에서 찾으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을 '재탕식 대책'으로 규정하고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이날 후보지 지정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고,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조기 착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사업 절차를 단축해 시장에 공급 신호를 앞당기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택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의 공급 부진을 지목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크게 줄어든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현재의 공급 부족과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한 대행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의 인허가·착공·준공 실적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말뿐인 공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신속공급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공주택특별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주택 공급 촉진 관련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공급 절차를 단축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야당을 향해 정쟁을 멈추고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한 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 정부에 돌리는 동시에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을 '만시지탄'으로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정책은 새로울 것 없는 재탕식 대책이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2022년 이후 착공 물량 감소 등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대출 규제와 3중 규제지역 지정 등으로 수요를 옥죄고 세금으로 공급을 늘리려 한 허망한 계획이 실패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후보지 지정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과천·태릉은 2029년, 나머지 부지는 2030년에야 착공이 가능한 계획"이라며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발표 수치가 아니라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라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조기 착공과 도심 복합사업 재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 정부가 제시한 다른 대책들에 대해서도 과거 정책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죽은 정치’만 나오는 씁쓸한 민주 전대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가르침이 좋은 방향인지 여부를 떠나 전당대회가 '죽은 정치'로만 흐르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든다." 막바지로 치닫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바라본 정치권 한 관계자의 말이다.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표현이다. 실제 유력 당권주자인 김민석·정청래 후보는 연일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고 있다. 김민석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 키즈", “김대중의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웠다. 정청래 후보 역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정신으로 승리하겠다"며 자신이 노사모 출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가 호출하는 정치적 상징은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전직 대통령이다. 고인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미래를 말해야 할 전당대회에서 과거의 이름과 정치적 유산이 경쟁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두 후보가 각각 DJ와 노무현을 호출하는 이유는 결국 민주당의 '정통성' 경쟁과 맞닿아 있다. 누가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을 더 잘 계승할 적임자인지를 겨루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당대회는 누가 과거의 민주당을 더 잘 계승했는지를 겨루는 자리가 아니다. 앞으로 민주당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 경쟁하는 자리다. 민생과 경제를 어떻게 챙길 것인지, 집권여당으로서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지가 당대표 후보들이 답해야 할 질문이다. 그런데 이번 전대에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 과거의 정치적 유산을 둘러싼 경쟁과 상대 후보의 행적을 파고드는 네거티브가 더 도드라진다. 정작 '다음 민주당'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결국 살아 있는 국민을 향해야 한다. 국민은 과거의 이름보다 오늘의 삶을 바꿀 정치의 답을 원한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남긴 가치를 오늘의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보여주는 일이다. 과거는 정치의 자산일 수 있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다. 남은 전대 기간만큼은 후보들이 과거의 이름에 머물기보다 살아 있는 국민을 향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한다. 정치는 과거의 이름을 되풀이할 때가 아니라, 그 이름을 넘어 새로운 답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살아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퇴진론에 ‘지지 맞불’…장동혁 당권 다지기, 국힘엔 악재 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퇴진론이 공개적인 당원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맞불 서명에 나서면서 장 대표 사퇴 요구가 당내 주류 여론으로 확산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 속 장 대표는 당 혁신안과 조직 정비, 청년층 공략 등을 동시에 꺼내 들며 임기 후반기 당권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퇴진론을 버티는 데 성공할 경우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당대표의 생존과 당의 경쟁력 회복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지도부 책임론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당내 권력 다툼만 장기화할 경우 국민의힘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주도해 온 박인규 책임당원은 전날 국회 정문 앞에서 '장동혁 퇴진 및 전당원 투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당원들에게 묻는 전당원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책임당원은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향해 “전당원 투표가 실시될 수 있도록 당의 총의를 모아달라"며 “장 대표 취임 1주년 이전에 당원과 시민 2만7000명의 연판장을 공식 수령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진 의원들이 당의 위기 앞에서 침묵하는 것, 그것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책임당원 측은 지난 6월 22일부터 책임당원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약 2만7000명의 서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에게 연판장을 전달하고 공식 수령 여부와 입장을 물었다. 이번 움직임은 6·3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당원들이 조직적으로 행동에 나선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와 서울시장 수성, 재·보궐선거 약진 등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면서 지도부 교체론이 당내 공통의 요구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퇴진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장 대표 팬카페 '만사혁통'은 지난 7일 당원 2만3000여명이 참여한 지지 서명을 중앙당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 지지 서명이 시작된 지 48시간 만에 2만3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양측 서명 규모만으로 당내 여론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퇴진론과 지지론이 맞붙으면서 장 대표를 둘러싼 당내 세력 결집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퇴진론에 대응해 임기 후반기 당 운영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인 오는 26일께 당 후반기 운영 방향을 담은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원 중심 정당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통해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자신의 임기 후반기 구상을 당내에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새롭게 구성하고 사고 당협 정비에 착수했다. 조강특위는 강원 강릉을 비롯해 30여곳에 이르는 사고 당협의 조직위원장 인선 등을 다룰 예정이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태스크포스(TF)를 띄우는 등 당 기강 확립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당협 조직 정비와 공직자 평가 기준 마련은 당 조직 운영뿐 아니라 향후 공천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단순한 당무 정비를 넘어 임기 후반기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청년층을 새로운 정치적 기반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30 미래의제 연구소' 개회식에서 “매일 올림픽공원(올공)에 나가는 청년들이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바뀌어야 한다. 그 중심의 청년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선거 제도 등에 문제를 제기해 온 2030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혀온 것은 기존 당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당원·지지층을 확보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앞서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한 2030 청년들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개혁과 사전투표 제도 등을 언급하며 이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왔다. 결국 장 대표의 최근 행보는 단순히 퇴진 요구를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명분 아래 혁신안을 제시하고, 당협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청년층을 정치적 기반으로 끌어들이면서 자신의 임기 후반기를 위한 당내 기반을 다시 짜려는 움직임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당권 강화'가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7.6%를 기록했다. 2주 전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6·3 지방선거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내에서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 입장에서는 퇴진론을 돌파하고 임기를 완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성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체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도부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할수록 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보다 내부 권력투쟁에 매몰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선) 당 지도부가 바뀌고 장동혁 대표가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얻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6·3 지방선거는 패배한 선거"라며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는 새로운 정당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이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이어 “올공을 향하는 장외 정치만으로도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장 대표에게 현재의 퇴진론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지 당원들의 결집을 발판으로 사퇴론을 잠재우고 혁신안과 조직 정비를 통해 당권을 안정시킨다면 임기 후반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당대표의 생존과 당권 강화에만 집중할 경우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당 쇄신 요구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내부 갈등만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오는 26일 내놓을 당 개혁안이 단순한 사퇴론 돌파용 방어책인지, 아니면 국민의힘의 체질을 바꾸는 실질적인 쇄신안인지가 향후 리더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마오쩌둥 좌우명이 내 좌우명”…국힘, 안규백 즉각 경질 촉구

국민의힘이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전 중국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을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해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안보 수장이 6·25전쟁 침략군 총사령관 마오쩌둥의 어록을 좌우명으로 떠받드는 기막힌 참사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 6월 15일 공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수와 훈육관, 사관생도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변불경'은 정세가 급변해도 놀라거나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안 장관은 당시 “마오쩌둥이 중국 대륙을 통치하면서 항상 가슴에 품었던 처변불경, 마오쩌둥의 좌우명이 곧 내 좌우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과거에도 같은 표현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 그는 2016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취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의 좌우명은 처변불경"이라며 “어떤 변화가 와도 놀라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오쩌둥 전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안 장관이 해당 발언을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적장의 신조를 읊조린 안규백 장관은 주적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현충일과 6·25 기념사에서 북한을 언급조차 하지 않더니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이라는 주적 단어를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역사관이 아니라 정권 전체의 안보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도 함께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한은 군사분계선 80여m 앞까지 철책과 지뢰를 매설하며 정전협정을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을 요새화하는 동안 안 장관은 거꾸로 민통선을 평균 8㎞에서 6㎞로 줄이겠다며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바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 장관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사실상 폐교하고 자운대 통합 사관학교를 밀어붙여 70여년 역사를 자랑해온 군 정체성을 말살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마저 역대 최소 규모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존재 자체로 군에 대한 조롱"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당장 국방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적이 어디인지 대답도 못 하는 정권에서 탈영 의혹을 받는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다고 자랑한 것"이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이고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반문했다. '처변불경'의 출처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처변불경은 원래 마오쩌둥이 아니라 장제스 총통이 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며 “출처도 모른 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장관의 과거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을 거론하며 “안 장관은 탈영 의혹 하나만으로도 결격"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 역시 “정작 자신의 방위병 복무 중 탈영 의혹에는 병적기록부 공개조차 거부한 채 침묵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허위'라고 해명했지만, 당사자가 기록 공개를 계속 미루는 한 그 해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제를 종합해 안 장관의 경질을 거듭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적장을 흠모하고, 국경을 스스로 허물고, 병역 의혹조차 해명 못 하는 안규백 장관은 이미 헌정사상 최악의 국방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안규백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 장관의 발언이 특정 인물이나 사상을 옹호하기 위한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이) 평소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고, 특정 인물을 강조하기 위한 사항은 당연히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처변불경'은 과거부터 사용되는 사자성어로 정계에서 널리 쓰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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