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kyh81@ekn.kr

전체기사

TV, 화질 넘어 ‘공간’으로…삼성·LG ‘이동형 스크린’ 전쟁

프리미엄TV 시장의 경쟁 축이 '화질·성능'에서 '공간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 적녹청(RGB),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중심으로 한 화질 경쟁이 사실상 상향평준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TV가 단순한 시청기기를 넘어 거실·매장·전시장 같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오브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공간 오브제로 TV 수용성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고정형 TV'라는 기존 개념을 깨고, 이동성과 공간 활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폼팩터(기기 외형)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이동형 스크린' 전략을 강화하며 주도권 선점을 다투고 있다. LG전자는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개인 공간 중심의 경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LG 스탠바이미2 맥스'는 기존 제품보다 화면 크기를 40% 키워 몰입감을 높였으며, 이동형 스크린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더 큰 화면의 스탠바이미를 원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LG 스탠바이미'를 시작으로 이동형 스크린 시장의 포문을 연 LG전자는 '스탠바이미 Go', '스탠바이미 2' 등으로 폼팩터 혁신을 이어오며 TV 활용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여기에 영상 기능에 조명과 스피커를 결합한 '무드메이트' 등 제품군을 선보이며 스크린을 단순 디스플레이가 아닌 '공간 연출 도구'로 확장하고 있다. 뒤질세라 삼성전자도 '무빙 스타일'을 중심으로 이동형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업간 거래(B2B) 영역까지 전략을 넓혀가고 있다. 기존 27형부터 55형까지였던 무빙 스타일은 최근 85형까지 라인업을 추가했다. 아울러 무선 이동형 제품 '더 무빙스타일'을 앞세워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카페·매장·전시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강화하며 상업용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빙 스타일은 소상공인 및 B2B 시장에서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옥 스테이 등 숙박시설에서는 여러 객실에서 TV를 순환 사용하고, 쿠킹 클래스에서는 스크린을 활용해 수업 효율과 매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오픈 시점이나 브랜딩용, 메뉴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매장 콘텐츠 관리 솔루션도 지원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업계에선 TV 수용성 패러다임 전환을 제조사들이 더 이상 성능 개선만으로는 수요를 자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 맥락 자체를 확장하는 전략 선회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TV 시장이 연간 2억대 초반 수준에서 정체되며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점도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최근 TV 신제품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난 3년 간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800만대에서 2억900만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체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콘텐츠 소비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디바이스 혁신은 정체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는 평가다. 결국 제조사들은 단순 성능 개선을 넘어 TV의 사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동형 폼팩터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을 넘어 TV의 '위치 고정성'을 깨고 시장의 정의 자체를 바꾸는 시도로 평가된다. 고정된 거실 중심 기기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되는 '스크린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TV 시장의 경쟁이 '화질'이 아닌 '공간 장악력'으로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각각 상업공간과 개인공간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동형 스크린을 둘러싼 '폼팩터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화웨이가 쏘아올린 폴더블 ‘화면 키우기’ 경쟁…삼성·애플도 가세

중국 화웨이가 가로 폭을 대폭 확장한 '와이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화면 비율을 둘러싼 차세대 폴더블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까지 유사한 형태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단순한 접는 기술을 넘어 '사용 방식'을 바꾸는 사용성 혁신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퓨라 X 맥스'를 공개하고 기존보다 가로 비율을 크게 늘린 '와이드 폼팩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내부에는 16대 10 화면비의 7.69인치 디스플레이, 외부에는 5.5인치 커버 화면을 탑재했다. 이른바 '여권형 디자인'이다.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 크기지만, 펼치면 디스플레이가 소형 태블릿 PC 수준으로 커지며 큰 화면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화면 비율은 늘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펼쳐도 세로가 가로보다 긴 형태라 영상 등 콘텐츠 소비 시 화면 활용도가 떨어지고, 일부 앱에서는 비율 최적화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번 제품은 이러한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가로 폭을 확대한 디자인을 통해 닫힌 상태에서도 시원한 화면비를 제공하고, 펼쳤을 때는 영상 시청과 웹서핑,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경험을 구현했다. 특히 최근 영상·멀티태스킹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기존 세로형 비율의 한계가 더욱 부각된 점도 이번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화웨이가 '와이드 폴더블' 트렌드 선점에 나서면서 경쟁사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예정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 '갤럭시 Z 폴드·플립 8'과 함께 가로 비율을 확장한 신제품 '갤럭시 Z 와이드 폴드(가칭)' 공개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제품은 기존 폴드 시리즈와 달리 세로는 줄이고 가로는 늘린 4:3 비율이 될 전망이다. 폴더블 시장을 개척해 온 삼성전자는 기술 완성도와 제품 라인업 확장을 앞세워 주도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 역시 연내 폴더블 시장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초기 모델부터 '와이드 디자인'을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이폰 폴드' 또는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펼치면 아이패드와 유사한 4:3 비율의 약 7.8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전망이다. 애플은 후발주자지만 사용자 경험(UX)을 재정의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기준을 바꿔온 만큼, 이번에도 하드웨어보다 '사용 방식'의 변화를 앞세워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잇따라 폼팩터 변화를 시도하는 배경에는 기대에 못 미친 시장 성장세가 있다. 2019년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처음 상용화한 이후 관심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폴더블 비중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와이드 폴더블'은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모두에서 사용성을 확보할 경우, 기존 바형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메인 디바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가 폼팩터 실험으로 방향을 제시했다면, 삼성은 완성도와 라인업 확장으로 대응하고, 애플은 사용자 경험 재정의를 통해 시장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애플의 시장 진입과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이 대거 출시되며, 올해 폴더블폰 시장도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클램셸(조개형) 폴더블보다 갤럭시 폴드와 같은 북타입 제품이 시장 주류로 자리 잡는 가운데, 화웨이와 삼성전자, 애플 모두 이 영역에서 기술 혁신을 집중하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북타입 제품 비중은 지난해 52%에서 올해 약 65%로 확대되며 전 세계 폴더블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사용성의 지속적인 개선, 고부가가치 폼팩터에 대한 제조사들의 신뢰 강화가 반영된 결과"라며 “클램셸 폴더블은 스타일 중심의 보완적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 내 비중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면 비율 경쟁'이 폴더블 스마트폰이 틈새 제품에 머물지, 기존 바형 스마트폰을 대체할 주력 기기로 자리 잡을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휴머노이드 로봇, 롯데월드타워 수직계단 올랐다

롯데이노베이트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로이(ROI)'가 국내 최고 높이의 수직 마라톤대회 '2026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의 일부 구간 계단을 오르는 현장에 투입돼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20일 롯데이노베이트에 따르면, 로이는 스카이런 행사 전날인 지난 18일 행사 유니폼을 입고 스카이런 계단오르기에 직접 나섰다. 롯데물산이 주관하는 스카이런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555m)까지 총 2917개 계단을 올라가는 수직 마라톤대회다. 이날 스카이런 현장에서 로이는 배터리 효율과 안전 동선을 고려해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 구간을 주행했는데, 행사에 로봇이 참가하기는 로이가 처음이다. 스카이런 행사 당일인 19일에도 로이는 주요 프로그램에 참가해 강사와 함께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출발 지점에서 마라톤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성적 우수자 시상식에서도 시상품 전달과 기념촬영에 참여해 행사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해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로이에게 실제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강화학습 기반의 반복 시뮬레이션과 학습을 진행하고, 계단 높이와 간격 등 변수를 반영해 로봇의 안정적인 동작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번 스카이런 실증 수행 결과를 토대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계단 보행기술을 물류·배송·보안 등 층간 이동이 필요한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동시에 향후에 다층건물에서 순찰·점검·배송 등 작업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때이른 더위에…삼성·LG, 에어컨 생산 ‘풀가동’

4월 초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때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냉방가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예년보다 냉방가전 구매 시점이 앞당겨지는 상황이 연출되자 국내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 확대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여름 장사' 선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초기수요 확보'가 연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에서 최근 일주일(4월 8~14일) 에어컨 매출은 직전 일주일 대비 약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선풍기 매출도 100% 늘었다. 최근 서울 낮 최고기온이 27~28도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가 빠르게 찾아온 영향이다. 기상청이 올여름 폭염을 예고하면서 냉방가전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의 '2026 여름 기후전망'에 따르면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동안 기온이 상승해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겠으며, 7~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단순한 계절적 수요를 넘어 '구매 시점의 전진'이 두드러진다. 통상 5~6월에 집중되던 에어컨 구매가 4월부터 본격화되면서 초기 수요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소비자들이 에어컨 설치를 미리 마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산과 판매 전략 모두에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을 지난 2월부터 풀가동 하며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도 창원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을 '거의 풀가동'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와 관련하여)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집계하기 전이지만 통상 날이 더워지면 판매가 늘어나는 편"이라며 “전년 및 전월 대비 판매가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지난 1일부터 열흘간 에어컨 판매량이 전월 대비 56% 증가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두 기업은 지난 3월 한 달간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실시하며 고객 맞이 준비도 마쳤다. 이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 환경과 패턴을 분석해 냉방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고부가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프리미엄 제품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2026년형 LG 휘센 AI 오브제컬렉션 뷰I'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에 탑재된 '레이더센서'는 고객의 위치와 사용 패턴, 공간을 분석해 AI바람이 알아서 온도를 조절한다. 또 실내에 사람이 없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외출모드'로 전환,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최대 76%까지 줄일 수 있다. 앞서 선보인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와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뷰I 프로' 등에는 시리즈 최초로 'AI 콜드프리' 기능이 적용됐다. AI가 냉방과 제습을 동시에 제어해 온도와 습도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다. 기존 에어컨이 냉방 시 습도가 높아지거나, 제습 시 온도가 다시 상승하는 한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에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공간 환경에 맞춰 기류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AI·모션 바람' 기능이 탑재됐다. 여기에 AI 음성비서 '빅스비'도 고도화돼 적용됐다. 사용자는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세"와 같은 자연어 발화는 물론 “습도 60% 이상이면 에어컨을 켜고 제습 모드로 전환해줘"와 같은 복합 명령으로도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AI 음성 기반 사용자 제어 경험을 강화한 반면, LG전자는 레이더 센서를 활용한 공간·행동 인식 기술에 무게를 두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에어컨은 가전업계의 대표적인 계절 성수기 매출 견인 제품으로 꼽힌다. TV 등 주요 가전 제품군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여름철 에어컨 판매는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여름 장사' 성과가 연간 실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폭염 가능성과 함께 구매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초반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연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5년새 가입자 350만명 감소…통신3사, 신규보다 ‘유지’에 사활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성장'에서 '감소' 국면으로 전환됐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경쟁 전략도 '신규 확보'에서 '기존고객 유지'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총 4620만 65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2월(4976만 4708명)과 비교해 5년 새 350만명 이상이 줄어든 규모다. 2020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던 통신 3사의 합산 가입자 수가 202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해마다 줄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감소세 전환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어울려 복합작용하고 있다. 우선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신규 이동통신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하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이미 포화 수위에 도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99%에 이른다. 신규 가입자 유입보다 기존 이용자의 단말 교체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가입자 저변 확대의 여지는 갈수록 제한받는 구조로 귀결되고 있다. 알뜰폰(MVNO) 시장의 성장도 대기업 이통사에는 반사피해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2020년 12월 609만 3272명 수준이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1032만 4927명으로 423만 1655명 증가했다. 5년 새 알뜰폰 가입자가 69.4% 늘어난 셈이다.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알뜰폰 사업자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기존 통신 3사 가입자의 이탈 압박도 커지고 있다. 경쟁 구도 역시 기존 '통신3사 경쟁'에서 '통신3사 vs. 알뜰폰 경쟁'으로 옮아가는 양상이다. 정책 환경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요금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통신사들이 공격적인 요금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이통사의 신규수요 창출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러한 감소세가 단기 흐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시장 포화, 알뜰폰 확산이 동시에 맞물린 만큼 중장기로도 '가입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한다. 이 같은 복합적 환경 속에서 통신 3사는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대상(B2C) 이동통신 사업이 주요 매출원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크게 '락인(Lock in:소비자가 특정 서비스에 묶여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려워지는 현상) 강화'와 '가격 경쟁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대응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먼저, 멤버십 혜택을 강화해 감성·경험 기반의 락인 효과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청년층을 겨냥한 혜택 구조 개편이나 장기 이용 고객 대상 차별화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단순 요금 경쟁을 넘어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SK텔레콤은 최근 만 13~34세 '0(영, Young)' 고객 대상 혜택인 '0 day'를 '0 week'로 확대 개편했다. 기존 특정일에 한정됐던 혜택을 매월 첫째 주로 넓혀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경험형 멤버십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KT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15일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를 진행했다. 초청 고객은 그라운드시소 이스트에서 열리는 전시 '룸 포 원더: 상상의 문을 열다'를 무료로 관람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말 장기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서울 잠실 코엑스아티움을 통대관해 뮤지컬 관람을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체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동시에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의 '에어', KT와 LG유플러스의 '요고', '너겟' 등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채널 기반의 합리적인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출시·개편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고, 알뜰폰과의 경쟁에도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기존 고객이 얼마나 우리 서비스에 머무느냐가 핵심 지표"라며 “요금제와 멤버십 혜택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는 TV 동반자”…삼성, TCL·소니 협공에 ‘왕좌 수성’ 의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대거 적용한 TV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화질 경쟁'을 넘어 'AI 경험 경쟁'으로 글로벌 TV시장 수요 패러다임을 전환해 매섭게 추격하는 중국 TV 브랜드들을 따돌리고 21년 연속 '글로벌 TV 왕좌 지키기'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 '더 퍼스트룩 서울 2026'을 열고 새로운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날 선보인 삼성전자 TV 신제품은 마이크로 적·녹·청(RG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네오 퀀텀닷디스플레이(QLED) 등 프리미엄 제품군부터 미니 발광다이오드(LED)와 초고화질(UHD) 등 보급형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핵심은 더 강력해진 삼성 TV 통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이다. 시청 중인 사용자에게 AI 기술 기반으로 최적화된 답변과 정보를 제공하며, 빅스비·퍼플렉시티·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업계 최다 수준의 AI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용자는 TV 시청 중 음성명령만으로 콘텐츠 관련 정보를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보고 있는 영화 촬영지가 어디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기 전적 알려줘" 등을 질문하면 '비전 AI 컴패니언'의 답변이 즉시 제공된다. 아울러 △'AI 축구 모드 프로'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AI 축구 모드 프로'는 실시간 경기 장면을 분석해 공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표현하고, 관중 함성과 해설을 최적화해 몰입감을 높인다.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는 대사·배경음·효과음을 구분해 자동으로 최적화하며, 음원을 분리해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저해상도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디테일과 명암비를 개선하는 'AI 업스케일링 프로'도 지원한다. 이 같은 AI 기능은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라인업까지 확대 적용된다. 단순한 화질 개선을 넘어 콘텐츠 탐색과 정보 제공까지 아우르는 '사용자 경험형 AI'라는 점에서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하드웨어 중심 경쟁에서 소프트웨어·AI 생태계 경쟁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2026년을 AI TV 대중화 시대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올해 국내에 출시하는 삼성 TV 신제품의 99%에 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넘어 사용자의 일상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AI 일상 동반자'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업 확대를 통한 선택지 강화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130형에 이어 65·75·85·100형까지 확장했다. 마이크로 RGB TV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RGB LED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뛰어난 색감과 밝기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저가 시장 대응을 위해 미니 LED 기반 제품도 새롭게 선보였다. OLED와 크리스털 UHD 사이에 준프리미엄 라인업을 배치해 가성비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AI 기능 강화와 제품군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승부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5%를 기록하며 2006년 이후 20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거세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점유율 13%, 12%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특히 TCL은 소니 TV 사업과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니의 '브라비아' 브랜드 경쟁력과 TCL의 제조·공급망 역량이 결합되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트렌드포스는 브라비아의 TV 출하량 점유율이 내년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AI 기능을 전면 확산해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방침이다. 용 사장은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삼성의 AI는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스크린 경험을 제공한다"며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과 가성비를 동시에 겨냥한 제품 전략도 병행한다.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며 중국의 가격 공세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TCL과 소니의 협공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용 사장은 “소니 TV 출하량은 약 400만대로 삼성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단순한 결합만으로는 격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대중화와 제품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삼성전자가 중국의 가격 공세와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의 반격 속에서도 글로벌 TV 시장 지배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칩플레이션에 中스마트폰 덜미…삼성전자 ‘격차 벌리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해온 중국 제조사들이 직격탄을 맞은 반면, 프리미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온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주요 브랜드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샤오미는 14%에서 11%로, 오포는 11%에서 10%로, 비보는 8%에서 7%로 각각 떨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20%에서 22%로 2%포인트 상승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메모리 가격이 있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1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급등' 국면에 진입했다. 옴디아 관계자는 “모바일 D램 및 낸드 가격은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약 90% 상승했으며, 2분기에는 추가로 30% 상승할 것으로 예상, 자재비용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동시에 물류 및 무역 흐름의 차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마찰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원가 구조'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보급형 제품 비중이 높은 가운데 메모리가 전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마진이 급격히 악화되지만, 박리다매 구조상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출하량을 줄이거나 사양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도매가격 200달러 이하인 보급형이 일반적인 사양 기준 1분기 부품 원가 비용이 전 분기 대비 25% 올라갔다. 이 경우 메모리 비용이 전체 원가 비용의 43%를 차지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은 스마트폰 부품 원가 비용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보급형 모델에 크게 의존하는 업체들은 단기적인 손실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은 상황이 다르다.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가격 전가가 가능해 원가 상승 부담을 상대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동일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도 제품 믹스와 수익 구조에 따라 충격 강도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룹 내 메모리·디스플레이 조달 역량을 갖춘 만큼 원가 변동에 대한 방어력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가 재조명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사업에서 프리미엄 비중 확대에 집중해 왔다. 갤럭시 S 울트라와 폴더블폰 Z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워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중심으로 재편했고, 이는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수익성 방어 체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울트라 모델은 고성능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능 등 차별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도 울트라 모델이 사전 예약 물량의 70%를 차지했다. 이는 프리미엄 쏠림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이번 '칩플레이션'은 삼성의 전략적 선택이 외부 변수 속에서 효과를 입증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삼성과 중국 제조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낙관론만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한 데다, 중국 업체들 역시 고가 라인업 확대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품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제품 단가 상승으로 인해 전반적인 스마트폰 수요 위축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일 일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공식 출고가를 인상했다. 갤럭시S25 엣지(512GB)는 163만9000원에서 174만9000원으로 11만원 올랐고, 갤럭시Z플립7과 Z폴드7(512GB)도 각각 9만4600원 인상됐다. 특히 Z폴드7 1TB 모델은 19만3600원 오르며 인상 폭이 가장 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제품 가격이 오르게 되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 둔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시장 흐름은 분명하다. 메모리발 원가 압박이 커질수록 저가 중심 전략은 한계를 드러내고, 프리미엄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입지는 강화되는 구조다. '칩플레이션'이라는 변수 속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확대할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신작·레거시 IP ‘쌍끌이’…크래프톤·엔씨·펄어비스 ‘미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1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크래프톤, 엔씨, 펄어비스 등이 신작 흥행과 레거시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호실적을 거둘 거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크래프톤, 엔씨,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신작 성과와 함께 장기 흥행 IP의 안정적인 매출 기여가 더해지며 실적 개선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중심으로 레거시 IP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출시 9년차에 접어든 배그는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와 콘텐츠 고도화를 이어가는 동시에 글로벌 브랜드 및 아이돌 그룹과 협업을 통해 견조한 이용자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기록하며 장기 흥행작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힘입어 크래프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 달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 1분기 매출 1조2000억원, 영업이익 40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시 9년이 지난 배그는 매년 성장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를 동반해 왔지만, 1분기 실적을 통해 반등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마케팅을 통한 트래픽 증가와 과금 성과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거시 IP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크래프톤과 달리, 엔씨는 신작을 통해 반등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예상 매출은 5112억원,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9%, 1656.5% 증가가 점쳐진다. 지난 2월 출시한 '리니지 클래식'이 출시 초반 빠른 이용자 유입을 기반으로 흥행 궤도에 안착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PC방 전문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리니지 클래식은 2월 3주차 이후 줄곧 PC방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점유율은 20.36%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리니지 클래식'은 '리니지'의 2000년대 초반 서비스 버전과 감성을 복원한 게임이다. 군주·기사·요정·마법사 등 4종의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부터 정식서비스에 돌입해, 3주 만에 누적 매출 5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기존 '리니지' IP에 대한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이 신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선보인 '아이온2'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온2는 엔씨의 간판 IP인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는 기대를 상회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1월 시즌2 업데이트로 출시 초기 대비 높은 성과를 확인했으며 이후 설날 이벤트 의상 수익 모델(BM)도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펄어비스 역시 대형 신작 '붉은 사막' 흥행 효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에 올라탈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916억원, 영업이익 125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펄어비스의 PC·콘솔게임 '붉은 사막'은 출시 12일 만인 지난 1일 '판매고 400만장'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패키지 게임 중에서는 최단 기간에 이뤄낸 실적이다. 붉은 사막은 초기 평점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방대한 콘텐츠와 완성도를 기반으로 이용자 평가가 빠르게 개선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붉은 사막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2분기 850만장을 거쳐 내년 말에는 1230만장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IP 경쟁력'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이 레거시 IP의 장기 수익화 모델을 강화하고, 엔씨와 펄어비스가 신작을 통해 IP 확장에 나서는 등 전략은 다르지만 결국 핵심은 IP 파워에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IP 경쟁력이 곧 기업 가치로 이어지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KT 이탈 가입자 줍줍 LGU+ ‘1분기 나홀로 성장’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해킹 후폭풍 속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보안 사고 여파로 SK텔레콤과 KT는 수익성이 둔화한 반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던 LG유플러스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 격차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1분기 매출 4조4022억원, 영업이익 50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2%, 영업이익은 10.5% 감소할 전망이다. KT는 매출 6조8027억원, 영업이익 5455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0.6% 줄고, 영업이익은 20.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1분기 매출은 3조8609억원, 영업이익은 2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10.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3사 실적을 가른 핵심 변수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 여파다. SK텔레콤과 KT는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되며 1분기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약 2696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유심(USIM) 해킹 사태를 겪었다. 이후 7월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면서 약 72만명 수준의 가입자가 이탈하며 무선 점유율 40% 선이 무너졌다. 이후 일부 가입자를 회복했지만 아직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올 1월 기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무선 점유율은 38.8%다. 여기에 유심 무상 교체와 이용자 보상안 마련 등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지난해 비용 절감으로 실적이 높았던 기저 효과까지 겹치며 수익성 하락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무선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만명 감소한 상태로, 이에 따른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T 역시 보안 사고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9월 불법 소형기지국(팸토셀)을 통한 정보 유출 사고가 소액결제 피해로 이어지며 이용자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연초 위약금 면제 조치까지 더해지며 약 31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확대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정보유출 사건 이후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면서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다"며 “2월 이후 순증으로 전환됐지만 1분기 전체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수혜를 본 곳은 SK텔레콤과 KT의 이용자를 흡수한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의 지난 1월 무선 가입자 수는 1105만1595명으로 전년 동기(1077만5791명) 대비 27만5804명 늘었다. 통신 3사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여기에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완화된 점도 실적 개선에 주효하게 작용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이동전화 매출액 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경쟁사 해킹 여파에 따른 반사 이익이 이번 분기에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일회성 비용이 많았던 탓에 올해는 높은 연결 영업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보안 리스크 대응 여부가 통신사 간 실적 격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보안 신뢰도와 가입자 기반 회복 속도가 실적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갤럭시, 기술에 ‘편안한 감성’ 디자인 입혔다

“기술의 가치는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사용될 때 완성됩니다. 기술도, 디자인도 언제나 '사람이 중심'입니다." 이일환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디자인팀장(부사장)은 9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지난달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와 블루투스 이어폰 갤럭시 버즈4에 담긴 '사람 중심 디자인' 철학을 강조했다. 첨단기술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사용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시각적 부드러움과 촉각적 편안함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갤럭시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으로 '모던한 조형에 감성을 더한 디자인'을 제시했다. 즉, 첨단 기술을 담고 있으면서도 일상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편안한 감성을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을 보다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색상과 소재, 질감까지 유기적으로 조화시켜 갤럭시만의 프리미엄 정체성을 한층 명확하게 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장 큰 변화는 울트라 모델을 포함한 전 제품군의 조형 일원화다. 이지영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 상무는 “기술을 강조하기보다 사용자에게 정제된 경험으로 전달되도록 디자인을 다듬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디자인팀은 전작 '갤럭시 S25' 울트라까지는 일반형·플러스 모델과 다른 모서리 곡률을 적용했지만, 이번 S26 시리즈는 세 모델 모두 동일한 곡률을 채택했다. 그 결과물이 최적의 모서리 곡률인 '7R(Radius)'을 구현했다는 설명이었다. 7R은 모서리를 반지름 7㎜의 원으로 설계해 갤럭시 특유의 인상과 그립감, 전체 조형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모서리뿐 아니라 S펜 팁까지 비대칭 곡률을 적용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또 S26 시리즈는 더 얇고 가벼운 제품으로 완성하면서도 카메라가 주는 시각적 부담은 줄이는 데 주력했다. 갤럭시 S26 기본 모델은 두께 7.9㎜, 무게 167g으로 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수준을 구현했다. S26 시리즈는 제품이 얇아지고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되면서 발생하는 바디와 카메라 간 시각적 단차를 줄이기 위해 카메라 주변을 살짝 돌출시킨 영역인 카메라 섬을 적용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카메라 섬이 과하게 부각되지 않도록 뒷면과 일체감 있는 소재를 적용했다. 이 상무는 “기술은 강하게 담되, 사용자가 받아들이는 인상은 더 자연스럽게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세로로 배치된 3개의 카메라는 멀리서도 갤럭시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핵심 정체성으로 유지했다.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버즈4의 경우, '착용감 개선을 통한 성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송준용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 그룹장은 “웨어러블에서 착용감은 단순한 편안함을 넘어 성능과 직결되는 요소"라며 “버즈4는 안정적인 착용을 통해 최적의 음향 경험을 구현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협업해 전 세계 1억건 이상의 귀 형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1만회 이상의 착용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설계를 완성했다. 제품 외형은 기존과 다른 세로형 구조를 적용해 귀 밀착력을 높이고 파지 편의성을 개선했다. 충전 케이스는 오히려 가로형으로 변경해 사용성을 높였다. 착용감 개선이 곧 음질과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설계 방향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버즈 꾸미기' 이른바 '버꾸'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어폰이 단순한 청취기기를 넘어 개성을 드러내는 아이템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꾸미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삼성 강남과 삼성스토어 홍대에 '갤럭시 버즈 커스텀 랩'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별걸 다 꾸민다'는 의미의 '별다꾸'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1020세대를 겨냥해 젊은 사용자층과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