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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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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김어준’ 신호탄?…‘민주당TV’ 띄운 김민석 속내는

더불어민주당이 당에서 생산되는 모든 뉴스의 출발점을 자체 플랫폼인 '민주당TV'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당이 김어준 씨 등 특정 외부 스피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탈(脫)김어준' 체제로 나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당이 직접 메시지를 생산하고 하루 정치 의제까지 선점하려는 자체 미디어 강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제 당의 모든 뉴스가 민주당TV를 통해 새벽 방송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민주당TV' 개국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김남준 홍보위원장께 요청한다. 민주당의 홍보 내지는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시작해달라"며 “민주당TV 추진 태스크포스(TF)와 협력해 당에서 생산되는 모든 뉴스의 기본 플랫폼이 될 민주당TV도 같이 논의해 달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취임 다음 날인 지난 18일 민주당TV 준비 TF 단장에 한웅현 전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임명했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이 이미 자체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델리민주'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로 운영되고 있으며 구독자도 47만여명에 달한다. 과거부터 당 행사와 지도부 일정, 정책 관련 영상 등을 전달해왔다는 점에서 단순히 '정당 유튜브가 없어서' 새 채널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TV는 '델리민주'보다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김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출연해 당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당의 입장과 정책을 직접 설명하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정치권에서는 민주당TV 신설이 김어준 씨 등 외부 정치 스피커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권의 일부 주요 인사와 지지층이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 등을 주요 메시지 전달 창구로 활용해왔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이 민주당 미디어나 마찬가지였다"며 “민주당을 대변하며 미디어 권력을 행사해온 김어준 씨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주목되는 것은 '모든 뉴스'와 '새벽 방송'이라는 김 대표의 표현이다. 단순히 당의 행사나 지도부 발언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기존 정당 유튜브를 넘어, 당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하루 정치권의 첫 메시지까지 제시하는 사실상의 '뉴스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벽 방송'은 하루 정치 뉴스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전 민주당이 먼저 주요 현안과 메시지를 제시해 아침 의제를 선점하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이 새벽부터 핵심 현안을 정리해 내놓으면 언론 보도와 포털 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 과정에서도 민주당이 설정한 프레임이 하루 정치권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구상이 실제로 구현되면 기존의 정치 뉴스 생산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도부 회의나 기자회견 등에서 나온 발언을 언론이 취재하고 이를 기사와 방송으로 재가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민주당TV가 먼저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언론과 SNS가 다시 확산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정당이 단순한 뉴스의 취재원이 아니라 뉴스 생산자이자 1차 유통자로 역할을 확대하는 셈이다. 특히 민주당TV 추진이 김민석 대표 취임 직후 당 브랜드와 홍보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점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민주당TV뿐 아니라 당의 브랜드 콘셉트와 회의 모습, 구성원의 복장까지 전면적인 혁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TV가 단순한 영상 채널을 넘어 '김민석 체제의 민주당'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핵심 홍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정당 자체 미디어 강화가 민주당만의 현상은 아니다. 국민의힘 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국민의힘TV'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정당이 자체 플랫폼을 통해 지지자와 국민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자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다만 민주당의 이번 구상은 '당의 활동을 전달하는 채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당의 뉴스가 시작되는 플랫폼'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자체 미디어가 당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과 일반 국민에게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자리 잡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당원과 지지층이 소비하는 콘텐츠만 반복할 경우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고, 조회수 경쟁에 치우치면 자극적인 정치 콘텐츠 생산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결국 민주당TV의 성패는 구독자 수나 방송 횟수보다 '민주당의 홍보방송'을 넘어 국민이 실제로 찾아보는 정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김민석 체제가 민주당TV를 통해 외부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그칠지, 아니면 정당이 직접 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안규백, 탈영 의혹에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다”…북핵 80~120개 추정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0일 자신의 탈영 의혹과 관련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결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정부의 평가도 공개됐다. 안 장관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80~120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영 의혹과 관련한 병적기록부 공개를 요구한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의 질의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완전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탈영 이런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한기호 의원 아들"이라며 “제가 공직을 그만둔 뒤 이런 부분에 대해 법적, 행정적 절차를 가지고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병적기록부에 구금 30일이라는 기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는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청문회가 끝난 지 1년하고도 몇 달이 지났는데 왜 이 문제가"라고 말을 흐린 뒤 “사실과 다르다고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안 장관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북한이 몇 개 정도 핵을 개발했다고 정부는 자체적으로 평가하느냐'고 묻자 “우리가 보통은 80∼120개 정도로 보는데 정확한 수치를 말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약간 숫자는 상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내고 있다"며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가 북한의 핵 개발 현황과 관련한 정보를 기밀로 관리하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관련 수치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황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안 장관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확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숫자를 57개라고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국 국방장관이 거기에 대해 논평한다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어 “우리는 핵을 개발할 수 없다. 미국의 전술핵(배치)도 우리가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제공받는 정책으로 우리가 일관되게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법관 서면 제청’ 조희대에 “관행 깼다”는 민주당, 과거 이력보니…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대면 협의 없이 신임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여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과정에서 대통령과 직접 협의해온 기존 관행을 깼다며 '사법쿠데타'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역시 과거 국회 운영 과정에서 기존 정치권의 관행을 깬 전례가 있어, 상황에 따라 '관행'의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서면으로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청은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군이 추천된 지 약 7개월 만에 이뤄졌다. 대법원과 청와대가 후보자 선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청하는 기존 관례 대신 서면 제청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행보를 두고 “사법쿠데타"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쏟아냈다. 대법관 제청 과정에서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직접 만나 의견을 조율해온 기존 관행을 깨뜨렸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그러나 헌법상 대법관 임명 절차를 보면 대법원장은 대통령과의 합의를 거쳐 후보자를 제청하는 주체가 아니라, 대법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할 권한을 가진 주체다. 대면 협의는 그동안 이어져온 정치적·행정적 관행이지 헌법에 명시된 절차는 아니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에 대해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 제청권이 대법원장에게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반면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사전에 만나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은 헌법이나 법률에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이번 논란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이 정치적으로 적절했는지와 별개로, 대면 협의라는 관행을 지키지 않은 것이 곧바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이번 사안을 둘러싼 여권의 강경한 반응을 두고 정치권에서 '관행'이 적용되는 기준을 놓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민주당이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기존의 견제와 균형 관행을 깼던 점이 거론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정부·여당을 견제한다는 취지에서 야당이 맡아온 경우가 많았다. 특히 17대 국회 이후에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서로 다른 정당이 맡는 구도가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충돌했고 결국 민주당이 서영교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단독 선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21대 국회 전반기에도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차지하면서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의 관행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필리버스터 대응 과정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22년 민주당은 야당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자 임시회 회기를 짧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는 이른바 '회기 쪼개기'를 활용했다. 야당에서는 소수당의 합법적 의사 진행 권한을 무력화하는 편법이라고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국회법상 가능한 절차라는 점을 근거로 대응했다. 두 사례 모두 기존 정치권에서 형성된 관행과 제도적 권한이 충돌한 경우로, 당시 민주당은 관행보다는 국회법상 권한과 다수 의석에 따른 책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과 비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은 여권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결과가 나온 데 따른 반발로 볼 수 있다"며 “대면 제청이라는 관례를 깬 것을 두고 '사법쿠데타'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의 과거 국회 운영 사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과거 사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것도 어찌 보면 관례를 깬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의 행보가 모든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후보자 제청이 장기간 지연된 과정이나 후보자 선정의 투명성, 청와대와의 의견 조율 과정이 적절했는지 등은 별도로 따져볼 문제다. 특히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대면 협의 대신 서면 제청을 택한 배경과 그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 차이가 어느 정도였는지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 대법원장의 이번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는 문제와 '헌법상 권한을 벗어났는가'라는 문제를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대면 제청이라는 기존 관행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제청권을 정치적 관행을 이유로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대법관 제청 방식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간 갈등을 넘어, 정치권에서 관행과 권한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제청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검증과 별개로,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곧바로 '사법쿠데타'로 규정할 수 있는지 역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0%도 위태…‘안보’ 꺼내든 국힘, 지지율 반등 돌파구 될까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서조차 지지율이 크게 빠지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등 '안보 이슈'를 연일 부각하며 이재명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보를 고리로 이탈한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켜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3.1%로 전주보다 4.5%포인트(p) 하락했다. 3주 연속 하락세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지율이 3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에서도 이탈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 78.3%에서 68.1%로 10.2%p 떨어졌다.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도 지지율이 59.2%에서 38.9%로 20.3%p 급락했다. 단순히 중도층이나 무당층의 지지를 끌어오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력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역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국민의힘 지지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만으로는 지지율 반등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만큼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의제를 전면에 내세울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꺼내든 카드가 안보다. 국민의힘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별도의 사전 조율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을 두고 한미동맹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연합훈련이 사실상 반쪽으로 축소될 상황이다. 당초 예정됐던 대북 반격 훈련은 취소되고, 야외기동훈련도 상당 부분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미동맹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안보 불감증'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미 항공모함이 태평양을 비우고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한미훈련이 대폭 축소되는 초유의 안보 공백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세계 5위 군사력 등을 내세우며 스스로를 지킬 역량이 '차고 넘친다'고 자평했다"며 “이런 안이한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흔들리는 동맹 균열부터 즉각 수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6·25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 구상이 오히려 안보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밖에도 육군 1군단 최전방 소초(GP)·일반전초(GOP)의 공용화기 실탄 미장착, 훈련 과정에서 미군 무인기 오인으로 방공태세가 격상된 사례 등을 고리로 이재명 정부의 군 운용 방식과 안보 대응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이 안보 이슈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데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국방 등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상대적 강점을 보여온 의제인 만큼, 이를 통해 이탈한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키는 동시에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부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보는 보수가 중요하게 보는 가치 중 하나인 만큼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국민의힘이 파고들 수 있는 요소가 된다"며 “최근 한미동맹이나 군 운용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은 국민의힘으로서는 공세를 펼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보 이슈가 곧바로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두 자릿수 하락한 만큼, 안보 공세가 실제 이탈한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안보 이슈 자체는 국민의힘이 파고들만한 사안이지만, 지지율 반등은 별개의 문제"라며 “국민의힘이 먼저 해야 할 것은 당 지도부의 교체와 혁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2곳, 국민의힘이 4곳을 차지한 결과를 받아든 뒤에도 지도부가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더라도 유권자들이 주목하지 않을 수 있다"며 “결국 누가 그 메시지를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보 공세만으로는 중도층과 무당층 등 외연 확장까지 이뤄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국민의힘의 과제다. 안보가 전통적 보수층을 붙잡는 데 효과적인 의제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지지율 하락을 구조적으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지도부에 대한 신뢰 회복과 정책·민생 분야에서의 대안 제시가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힘의 안보 공세가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가 될지는 안보 이슈 자체보다 이를 통해 이탈한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키고, 나아가 중도층까지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안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반등 카드'가 될지, 당장의 추가 이탈을 막는 '방어 카드'에 그칠지 주목된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정성호 법무장관, 사직서 제출…이재명 대통령 수리할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개혁 관련 입법이 마무리된 데다 건강 악화를 이유로 그동안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혀온 정 장관이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검찰개혁 입법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정 장관은 앞서 이달 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건강 문제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당시 정 장관은 “이 문제(형사소송법 개정) 때문이 아니라 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굉장히 심각한 수면 장애가 있고, 요새 너무 악화돼 있기 때문에 몸이 건강하지 못한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상당히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관련 입법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자신의 역할도 상당 부분 끝났다는 판단도 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정 장관은 당시 “형사소송법 개정이 끝났고, 검찰뿐만 아니라 교정 상황, 범죄 예방과 출입국 관리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를 (장관 취임 이후)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이제 추가적으로 제가 할 일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의 사직서 제출로 이제 관심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지 여부에 쏠린다. 이 대통령은 앞서 4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정 장관으로부터 교정시설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잘하시고, 잘 버티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정 장관을 사실상 만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 등 검찰개혁 후속 작업을 앞두고 정 장관에게 관련 준비를 당부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정 장관이 이번에 실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이 대통령이 이를 수리할 경우 법무부 장관 교체가 현실화하게 된다. 검찰개혁 입법을 마무리하고 공소청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법무부 수장이 교체되는 만큼 후임 인선과 향후 검찰개혁 후속 작업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통합·민생·총선…민주당 ‘김민석호’ 출범, 최우선 과제는

더불어민주당이 김민석 신임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김민석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8·17 전당대회(전대)에서 정청래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전대 과정에서 양측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진 만큼 출범과 동시에 '당내 통합'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김 대표가 전대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정 후보 측 당원과 당내 세력을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새 지도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집권여당 대표로서 이재명 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개혁입법과 민생정책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당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지 등 향후 리더십을 가늠할 변수도 적지 않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대에서 최종 득표율 54.08%를 얻어 정 후보(45.92%)를 꺾고 승리했다. 김 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했지만 선호투표를 통한 결선에서 정 후보를 제치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순위를 정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당정 일치'를 전면에 내세워 정 후보와 차별화를 꾀해왔다. 다만 압도적인 표차로 경쟁자를 따돌린 결과라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전대 과정에서 형성된 당내 긴장과 경쟁 구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8·17 전대는 신천지 경선 개입 의혹과 적통·파묘 논쟁 등으로 이례적으로 과열되면서 후보들은 물론 당원들 사이의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후보 간 윤리위 제소 공방과 '전화방' 불법 선거운동 의혹 등이 잇따르면서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날 전대 영상 축사에서 “이대로 가면 큰일"이라며 “경쟁이 당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김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 이후의 '통합'이다. 당대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당원들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기보다는 경쟁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과 의원들을 아우르는 통합형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 후보 측 지지층을 어떻게 대할지가 중요하다. 당대표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전대 과정에서 형성된 계파적·정치적 구도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의 인선과 당직 배분,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 배제된다는 인상을 줄 경우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도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정청래·송영길이 함께 뛸 것이다.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시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와의 당정관계 설정도 과제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정청래 전 지도부가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는 취지로 공격하며 '당정 일치'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당대표가 된 이후에는 이를 실제 국정 운영에서 어떤 형태로 구현할지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 김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당청 관계, 당정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지도 하락에 따른 여당의 책임론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주요 과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 뒤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웃도는 '데드크로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른 연령대에 견줘 현 정부에 상대적으로 냉담한 2030세대의 민심을 돌리는 것 역시 녹록지 않은 과제다. 여기에 개혁입법과 민생정책에서의 성과도 김민석 체제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검찰개혁 등 각종 개혁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김 대표에게는 이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과제다. 부동산과 물가, 청년·주거 문제 등 민생 현안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당 지도부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국정과제와 민생정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김 대표가 당내 통합을 넘어 안정적인 집권여당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당장 눈앞의 과제는 전대 후유증 수습이지만, 김 대표의 시선은 결국 2028년 총선까지 향할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임기가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향후 공천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나타난 당내 세력 구도가 향후 총선 공천 과정까지 이어질 경우 당대표에게는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당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천 원칙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김민석 체제의 안정성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김 대표에게 이번 당대표 당선은 당권 경쟁의 종착점이라기보다 새로운 시험의 시작에 가깝다. 전대에서 얻은 당권을 얼마나 빠르게 '통합된 당'으로 전환하고,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김민석 체제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86 기획통’에서 집권당 수장으로…김민석의 파란만장 정치 궤적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정치 인생은 한마디로 '부침과 부활'의 역사다. 86세대 운동권의 대표주자로 정치에 입문해 30대 초반의 나이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정치자금법 사건 등을 겪으며 정치적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국회로 돌아온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기로 다시 정치적 중심에 섰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데 이어 집권여당의 수장까지 오른 것이다. 김 대표의 정치적 출발점은 학생운동이었다.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으로 활동하며 1980년대 학생운동의 대표적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90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제도권 정치로 무대를 옮겼다. 정치적 전환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다졌고, 민주당 내에서 전략과 기획에 강한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는 당시 32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16대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하면서 일찌감치 민주당의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정치적 승승장구는 오래가지 않았다. 2002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다. 같은 해 16대 대선 국면에서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통합21로 적을 옮기면서 거센 정치적 후폭풍을 겪었다. 여기에 이후 불거진 정치자금법 사건까지 겹치면서 정치적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김 대표에게 재기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20년 21대 총선이었다. 긴 정치적 공백을 끝내고 다시 국회에 입성하면서 정치권 전면으로 돌아왔다. 한때 정치권의 중심에서 밀려났던 그가 다시 민주당의 주요 전략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한때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던 김 대표가 다시 국회로 돌아오기까지는 무려 18년이 걸렸다. 22대 총선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갔다. 이후 김 대표의 정치적 궤적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통해 또 한 번 방향을 틀었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이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까워졌고, 이후 민주당 내에서 친명계(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자리 잡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되면서 다시 한 번 정치적 무대의 중심에 섰다. 총리직은 김 대표에게 또 다른 정치적 변곡점이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치적 기반을 쌓았던 '86세대 기획통'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집권세력의 핵심 인사로 역할이 확대됐다. 특히 오랜 정치 경험과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당과 정부, 국회와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김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8·17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당대표 자리를 거머쥐면서 이제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을 넘어 집권여당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두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하게 전개된 만큼, 김 대표에게도 압도적인 승리라기보다 치열한 당심 경쟁을 뚫고 얻어낸 당권이라는 의미가 크다. 김 대표의 정치적 궤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같은 '민주당 정치인'이라는 틀 안에서도 역할과 정치적 위치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학생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참모에서 차세대 정치인으로, 서울시장 후보에서 정치적 낙마를 경험한 정치인으로, 다시 국회에 복귀한 전략가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무총리로 변신했다. 그리고 이제는 대통령과 국정을 조율해야 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됐다. 이 때문에 김 대표의 당대표 취임은 단순한 정치적 재기의 완결판이라기보다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쌓은 정무적 경험과 오랜 정치생활에서 얻은 전략적 감각을 당 운영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팽팽하게 맞붙었던 만큼 경쟁 과정에서 갈라진 당심을 통합하고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는 것도 과제다. 무엇보다 김 대표 앞에는 민주당을 2028년 총선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민심을 당과 국정에 반영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개혁입법과 민생정책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강성 당원층을 넘어 중도층과 일반 국민에게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는 것도 숙제다. 결국 김 대표의 정치 인생은 '부활'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1980년대 학생운동에서 출발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참모를 거쳐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고, 서울시장 도전과 정치자금법 사건을 거치며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이후 18년 만에 국회로 돌아와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고,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를 거쳐 집권여당 대표에 올랐다. 한때 정치권의 중심에서 밀려났던 정치인이 다시 집권세력의 핵심으로 돌아온 것이다. 정치적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온 김 대표에게 당대표 취임은 정치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다. '86 기획통'으로 시작한 그의 정치적 궤적이 집권여당 대표로서 어떤 다음 장을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청년공감] “코딩 과제 챗GPT 돌려 점수 잘 받았지만”…AI활용의 딜레마

대학생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AI를 바라보는 심리도 엇갈리고 있다. AI를 통해 과제와 공부에 드는 시간을 크게 줄이는 등 편리함을 경험하는 한편,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자신의 이름으로 제출하는 과정에서 죄책감이나 자책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다. 필자가 대학생들의 AI 활용 심리를 조사한 결과, 이처럼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다. 한쪽에서는 AI의 압도적인 편리함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AI 의존과 활용을 둘러싼 윤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AI 활용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편리함이다. 여러 학생은 AI를 활용하면서 과제와 공부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말과제 주제를 잡지 못해 골머리를 앓던 대학생 박모 씨(여·23)는 AI를 활용해 30초 만에 개요부터 참고문헌 리스트까지 얻었다. 박 씨는 “자료 조사에 드는 시간을 80% 이상 줄였고 그 시간을 글의 논리를 다듬는 데 썼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 씨(20) 역시 AI를 활용해 과제물의 기초를 다지면서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SNS에서도 AI의 편리함을 체감했다는 대학생들의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예전엔 시험자료를 혼자 요약하고 중요한 부분 형광펜 치거나 화이트로 가려서 외우면서 맞추고 그랬는데 이제는 시험용 요약·암기 자료를 AI가 대신 만들어준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수업자료 PDF를 넣고 질문 만들어주는 기능이 진짜 너무 편하다"며 “예전보다 공부하기 훨씬 쉬워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AI 활용에 대한 죄책감도 자리하고 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대학생 권모 씨(여·20·강원도 원주시)는 AI가 생성한 단락을 과제물에 통째로 '복붙'했다. 권 씨는 “이 행위는 남의 저작물을 베끼는 표절도, 자기 저작물을 중복으로 활용하는 자기표절도 아니지만 수치심과 함께 죄책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AI를 참고용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매끄럽게 작성된 문장에 의존하게 됐다는 것이다. 권 씨는 “처음에는 그저 참고만 하려 했으나, 매끄러운 문장에 눈이 멀었다"고 자책했다. AI를 자기소개서 작성에 활용한 대학생 이모 씨(21) 역시 “자기소개서를 AI에게 대신 쓰게 하면서 '나는 진실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H대학 갤러리의 한 이용자는 “오픈북 시험이다 보니 AI 툴 그대로 써도 될 만큼 오픈돼 있네. '이래도 되는 걸까'라는 가책이 느껴진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디시인사이드 마이너 갤러리에서 “나도 코딩 과제는 전부 챗GPT 돌린다. 점수 잘 받으니까 죄책감 많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AI는 대학생들에게 분명한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과제의 방향을 잡고 자료를 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며, 막막했던 작업을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국 대학생들에게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학업 과정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편리함을 경험할수록 활용 빈도는 높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직접 한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AI 활용이 일상화될수록 편리함과 의존, 활용과 윤리 사이의 경계 역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최효은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적의 적은 동지?…국민의힘 지지층 절반, ‘정청래’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도 민주당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여야 관계와 국회 운영은 물론 국민의힘의 대여 전략까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 후보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11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민주당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8.6%의 지지를 얻어 김 후보(8.4%)와 송영길 후보(7.1%)를 크게 앞섰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가 정 후보를 선택한 셈이다.(ARS RDD 무선전화 방식 진행, 응답률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당권파인 장예찬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조승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민주당 대표로 누가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정청래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 전 부원장은 그 이유로 정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보다 훨씬 강경파라는 점을 들며 “민심을 좀 싸늘하게 만들 이상한 짓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대표 후보 3명 가운데 정 후보가 “가장 예측이 안 되는 분"이라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안팎에서 정 후보에 대한 선호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정청래 체제가 들어설 경우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 사이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정청래 체제가 된다면 당정 갈등이 해소되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거나 각종 정책·정치 현안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수월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공략하기 용이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김민석 후보가 대표가 되는 것보다 정 후보가 되는 것이 국민의힘에는 “무조건 낫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김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민의힘이 파고들 정치적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높은 선호도에는 이른바 '역선택'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주당 차기 대표에 대한 선호를 묻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민주당의 미래보다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는지를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 입장에선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척을 지고 있는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돼 이재명 정부가 순탄치 않게 되길 바라는 측면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8년 총선을 염두에 둔 국민의힘의 전략적 계산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을 보다 왼쪽에 치우친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선거에서 공략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훈 평론가는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활용해 민주당을 보다 왼쪽에 치우친 세력으로 규정하는 이른바 '극좌 프레임'을 만들기 쉽고, 이를 선거에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 내부의 공천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국민의힘으로서는 주목할 변수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의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세력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민주당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근 평론가는 “공천권 행사 과정에서 잡음이 있겠지만 정청래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세력을 다시 당내에서 끌어안는 과정에서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집권여당 내부의 갈등이 커질수록 야당으로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특히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내부 경쟁에 빠질 경우 국민의힘이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할 여지도 커진다. 결국 국민의힘이 정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강성 후보가 상대하기 쉽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의 강한 정치적 색깔 등이 민주당 내부 갈등과 당정 간 긴장을 키울 가능성, 나아가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공천 경쟁을 격화시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청래 체제가 국민의힘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 후보의 강한 정치적 색깔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 대통령에 대한 방어 심리를 키울 경우 오히려 국민의힘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강한 대여 견제 구도에 맞서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다면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가 국민의힘의 호재가 아니라 민주당의 결집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정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이 대통령과의 갈등이 실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경쟁과 당선 이후의 정치적 행보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0%대 호남 투표율’ 김민석에 부담?…‘2강’ 후보 유불리 따져보니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초박빙 승부로 치닫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권리당원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 후보로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누적 격차를 벌릴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 후보에게는 호남에서 패하더라도 격차를 최소화한 뒤 수도권에서 추격할 수 있는 공간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호남 투표율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 후보의 실제 득표 격차는 투표율과 득표율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호남에서 누가 승리하느냐보다 김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벌리고, 정 후보가 얼마나 격차를 줄이느냐가 막판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실시된 호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전남광주 37.63%, 전북 35.22%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된 14개 시도 가운데 각각 7번째, 9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가 이날까지 이어지지만, 최종 투표율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을 크게 웃돌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 측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흐름이다. 김 후보는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정치적 경력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등을 앞세워 호남 표심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호남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격차를 확보해 정 후보와의 누적 득표율 차를 벌리고 이를 '대세론'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하는 권리당원 자체가 적어지면 호남에서 김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실제 확보하는 표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호남에서의 승리가 곧바로 전체 경선에서 큰 폭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김 후보는 순회경선 2주 차까지 정 후보를 누적 득표율에서 1.48%포인트(P) 앞서는 데 그치고 있다. 호남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기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로서는 이곳에서 확실한 격차를 만들어야 수도권 경선에 앞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정 후보에게는 반대로 호남 투표율 저조가 추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 후보의 전략은 호남에서 김 후보의 우세를 인정하더라도 격차를 한 자릿수 수준으로 방어하고, 이후 수도권에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역전을 노리는 것이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큰 폭의 격차를 만들지 못한다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뒤집을 수 있는 범위 안에 누적 격차를 묶어둘 수 있다. 서울·경기는 호남보다 권리당원 규모가 크다. 두 지역의 권리당원 비율을 합치면 전체의 38.3%에 달한다. 호남은 32.9%다. 결국 호남에서 발생하는 실제 표 차이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수도권의 의미도 달라진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투표 참여자가 적어 실제 표 차가 크지 않다면, 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표 차만으로도 추격할 수 있다. 반대로 정 후보의 호남 득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고 김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격차를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도권에서 정 후보가 앞서더라도 호남에서 벌어진 표 차를 모두 만회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이번 호남 투표율 저조는 '김 후보에게 불리하고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단순한 구도보다는 김 후보가 당초 기대했던 호남 대승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호남 투표율이 낮은 것은 김민석 후보에게 불리하고 정청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김 후보가 호남에서 몇 퍼센트의 득표율을 얻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정도를 얻으면 선호투표제까지 가지 않을 수 있지만, 5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선호투표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선호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탈락 후보의 차순위 표를 재배분해 과반 득표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호남 경선은 단순히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 경쟁을 넘어 선호투표제 진입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하며 확실한 우위를 보여준다면 1차 투표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김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정 후보가 격차를 좁혔다는 의미가 커지면서 선호투표제로 승부가 넘어갈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호남에서 김 후보의 대승이 제한될 경우 승부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럽게 수도권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서울·경기에서는 12~13일 온라인 투표, 14~15일 ARS 투표가 진행된다. 정 후보 측은 온라인 활동이 활발한 강성 권리당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에서 결집력을 기대하고 있다. 검찰개혁 등 선명성을 강조해온 정 후보의 메시지가 수도권 당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도 변수다. 김 후보 역시 수도권에서 조직력을 앞세워 맞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조직표가 실제 투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최종 승부는 오는 17일 국민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 결과까지 합쳐 결정된다. 국민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최종 결과의 30%가 반영된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다면 일반 국민의 후보 선호도가 승부를 뒤집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얼마나 이기느냐'가 중요한 지역이 됐다. 김 후보가 호남에서 확실한 격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전략이 얼마나 구현될지, 정 후보가 그 격차를 어느 정도까지 좁혀 수도권으로 승부를 끌고 갈지가 관건이다. 호남 투표율 저조가 김 후보의 대세론에 균열을 내는 신호가 될지, 정 후보에게 반격의 발판을 제공하는 데 그칠지는 15일 공개될 호남 경선 결과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가 호남에서 55% 안팎의 득표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선호투표제 진입 여부를 가를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후 16일 서울·경기에서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더 강하게 결집하느냐에 따라 1.48%포인트의 초박빙 승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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