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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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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언이냐 견제냐…조국, ‘李 레드팀’ 자처한 속내는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 문제를 비롯해 부동산 정책 등 주요 국정 현안에 잇따라 목소리를 내면서 스스로를 '레드팀'으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조 원장을 사면·복권한 데 이어 조국혁신당 소속 이해민 의원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기용하는 등 범진보 진영을 향한 포용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비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연대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조 원장의 행보가 단순한 정책적 충언을 넘어 정치적 존재감과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원장은 최근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는 조작기소를 이유로 공소취소를 추진하려면 조작기소 여부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며, 이 대통령의 사건이 퇴임 이후 재개될 경우 유죄 판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공소취소를 서두를 경우 정치적·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후 조 원장은 자신의 역할을 '이재명 레드팀'으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 잘못 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언역이이리어행(忠言逆耳利於行)'이라는 글귀를 올렸다. 충직한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하는 데에는 이롭다는 의미다. 실제 조 원장은 공소취소뿐 아니라 부동산 세제 개편 등 정부·여당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원장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조 원장의 발언을 두고 '동지의 언어'가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박지원 의원도 조 원장이 정치적 고독을 화풀이하듯 풀어서는 정치적 복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조 원장이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개 비판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연대 논의를 빼놓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대통합추진단을 중심으로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합당과 연대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양측 사이에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도 조국혁신당 측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합 논의를 꺼내기보다 먼저 통합과 연대의 가치와 방향부터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현재 양측의 갈등은 단순히 '합당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합당이나 연대가 이뤄질 경우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 것인지, 조국혁신당의 독자성과 정치적 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누가 통합의 주도권을 쥘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입장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정치적 재기의 기회인 동시에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규모와 조직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일방적인 흡수 통합으로 비칠 경우 조국혁신당이 쌓아온 정치적 브랜드와 독자 노선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조 원장이 '레드팀'을 자처하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통합 논의에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세력이 아니라 필요할 경우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독자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향후 통합 과정에서도 일정한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데에는 진보 진영 내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진보 진영의 대안 세력이라는 점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이재명 정권과 각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조국혁신당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청년공감] “집은 없어도 샤넬은 있다”…20대 사로잡은 ‘스몰 럭셔리’ 열풍

“내 집 마련은 아직 먼 이야기지만, 명품 립밤 하나를 사는 건 지금 할 수 있잖아요." 최근 20대 사이에서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스몰 럭셔리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명품이나 고급스러운 경험을 누리며 만족감을 얻는 소비를 뜻한다. 프리미엄 디저트와 호텔 빙수부터 명품 브랜드의 화장품과 향수까지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명품 소비가 고가의 가방이나 시계 등 큰 지출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비교적 가격 부담이 낮은 제품을 통해 브랜드와 고급스러움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특히 청년층에게 스몰 럭셔리는 단순한 사치를 넘어 자신을 위한 작은 보상이나 또래와의 소통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높은 집값과 취업난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약하기 어려운 장기 목표보다 현재 누릴 수 있는 확실한 만족을 선택하는 소비 심리도 배경으로 꼽힌다. 취업준비생 김모 씨(24·여)는 최근 프리미엄 디저트를 구매한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유행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했다는 사실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행하는 디저트를 공유하면서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정체된 일상 속에서도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몰 럭셔리 소비가 반드시 고가의 제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버터떡과 요아정, 개성주악 등 한동안 SNS에서 인기를 끌었던 디저트부터 호텔 빙수와 프리미엄 디저트까지 '평소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상품들이 청년들의 소비 목록에 들어오고 있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생일에 친구로부터 명품 브랜드의 립밤을 선물받았다. 일반적인 립밤보다 가격이 훨씬 비쌌지만, 명품 브랜드 제품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가격대였다. 이씨는 “내 돈 주고 직접 사기에는 망설여지는 가격이지만 선물로 주고받기에는 부담이 크지 않다"며 “파우치를 열었을 때 명품 로고가 보이면 또래들과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몰 럭셔리는 제품 자체의 효용뿐 아니라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자신이 경험한 상품을 SNS에 공유하거나 친구들과 주고받으면서 소비가 또래 관계를 이어가는 하나의 방식이 되는 것이다. 청년들의 스몰 럭셔리 소비를 단순히 '과소비'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거와 결혼, 자동차 등 목돈이 필요한 목표가 현실적으로 멀게 느껴지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으로 현재의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안모 씨(23)는 한때 장기 적금을 유지하며 미래를 준비했지만, 저축만으로는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서 소비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안씨는 “평생 일해도 내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서 미래를 위해 무조건 아끼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었다"며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고급스러운 경험이나 제품에 돈을 쓰는 쪽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인 손모 씨(26·여)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손씨는 매달 일정 금액을 호텔 파인다이닝이나 명품 향수 등 자신을 위한 소비에 사용하고 있다. 손씨는 “내 집 마련이나 결혼처럼 큰돈이 필요한 목표를 생각하면 막막한 느낌이 든다"며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미래만 바라보기보다는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작은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스몰 럭셔리가 모든 청년에게 장기적인 저축이나 자산 형성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처럼 '현재를 참고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는 방식만으로 청년들의 소비를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장기간의 노력으로도 달성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목표와 달리, 작은 사치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몰 럭셔리 확산의 배경에는 SNS도 자리하고 있다. 프리미엄 디저트나 명품 화장품처럼 시각적으로 쉽게 드러나는 제품은 사진과 영상만으로도 자신의 소비 취향이나 유행 감각을 보여주기 쉽다. 대학생 박모 씨(22·여)는 인스타그램에서 학과 동기들이 명품 브랜드 제품을 착용한 사진을 잇따라 올리는 모습을 본 뒤 소비 욕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동기들이 올린 일상 사진을 보면서 나만 유행에서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날 밤 비슷한 브랜드의 제품을 찾아보다가 결국 모바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SNS의 알고리즘 역시 이러한 소비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번 특정 상품이나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면 유사한 제품이 계속 추천되면서 소비 욕구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 씨(26)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명품 립스틱을 소개하는 숏폼 영상을 본 뒤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접하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며칠 동안 SNS를 볼 때마다 비슷한 제품이 계속 추천됐다"며 “처음에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갖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결국 구매했다"고 말했다. SNS에서 소비는 더 이상 개인적인 행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무엇을 먹고, 어떤 제품을 사고, 어디를 방문했는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면서 소비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 '잘 소비하는 것'이 곧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스몰 럭셔리 열풍은 청년들의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고가의 명품을 소유하는 것이 경제적 여유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비교적 작은 비용으로 명품 브랜드나 고급 서비스를 경험하며 만족을 얻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SNS와 모바일 쇼핑의 발달은 이러한 소비를 더욱 쉽게 만들었다. 상품을 발견하고 정보를 확인한 뒤 결제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해졌고, 소비 경험을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다만 '작은 사치'라는 이름이 소비에 대한 경계심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번의 소비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더라도 반복되면 지출 규모가 커질 수 있고, SNS 속 타인의 소비와 비교하면서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스몰 럭셔리는 단순히 청년들의 '명품 사랑'으로만 바라볼 현상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현재의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 또래와의 관계를 확인하고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려는 욕구, SNS와 모바일 플랫폼의 확산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내 집 마련'이나 '안정된 미래'처럼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필요한 목표가 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청년들에게 스몰 럭셔리는 어쩌면 가장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작은 보상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작은 만족이 미래를 위한 소비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는 각자의 소비 습관을 돌아봐야 할 문제로 남는다. 김윤호 기자·김사랑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정청래 체제’와 거리두는 김민석…‘친청 견제’ 넘어 세력 재편 시동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권력지형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영향력을 키운 친정청래계(친청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인사와 조직 개편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당대회 여론조사 의혹에 대한 윤리감찰까지 맞물리면서다. 단순한 계파 견제를 넘어 정 전 대표 체제에서 형성된 당내 조직과 메시지 구조를 자신의 리더십 중심으로 바꾸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 취임 이후 당직 인선에서는 친청계와 경쟁 관계에 있거나 정 전 대표 측과 정치적 거리를 둔 인사들이 잇따라 기용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정명수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서울정책기획단 간사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정 간사는 정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인사로, 정 전 대표가 컷오프된 2016년 총선 당시 손혜원 전 의원의 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력이 있다. 김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신성 전 대한체육회 부회장도 당 체육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강 위원장은 김 대표가 2020년 총선을 통해 원내에 복귀할 당시 후원회장을 맡았던 인사로, 경기 광명을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만큼 친청계 임오경 의원의 지역구와 맞물린 인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친청계 최고위원들의 지역구에서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팀정청래'로 분류되는 최민희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갑에서는 최재성 당 대표 특보단장이, 한민수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서는 정봉주 기획특보와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민간부위원장 등이 각각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다. 정 특보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강북을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과거 발언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됐고, 박 부위원장 역시 강북을에서 재선을 지낸 만큼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 구도가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중앙당 인사에서 비롯된 움직임이 지역구 경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김 대표 취임 이후 당내 권력 재편의 무대가 중앙당에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김 대표의 움직임은 인적 재배치에 그치지 않는다. 당의 정책과 조직을 이끌 핵심 혁신기구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대표가 정당 개혁과 민생·경제 회복, 외교적 지평 확장 등을 위해 가동한 10대 당내 혁신특별기구, 이른바 '메가텐'에서는 친청계 핵심 의원이 전면에 나선 사례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메가텐에는 메가프로젝트 및 지방성장지원특별위원회, 공천혁신추진단, 정당개혁추진단, 개헌추진단 등을 비롯해 AI·금융, 한류·청년, 정당외교 등 다양한 정책기구가 포함됐다. 이는 특정 계파 인사를 배제하는 차원을 넘어 당의 정책 의제와 조직 운영에서 김 대표가 직접 주도권을 쥐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김 대표가 제시한 '뉴ABC론'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유시민 작가의 기존 ABC론을 비판하며 'Affordability(민생)·Broadening(확장)·Competence(유능)'를 민주당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전통적 지지기반을 넘어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정 전 대표와의 정치적 차별화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김 대표가 정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인적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집권여당으로서 민주당의 정치적 외연과 메시지 운영 방식까지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친청계와의 긴장 관계는 전당대회 여론조사 논란을 계기로 보다 직접적인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지난달 31일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친청계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운영자인 이종원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앞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씨의 전당대회 여론조사 조작 시비와 관련해 당원 여부를 확인하고 긴급감찰을 통해 징계 필요 여부를 보고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 측은 이씨가 전당대회 당시 시사타파TV 방송을 통해 지역과 연령을 실제와 다르게 응답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국민여론조사가 30% 반영됐던 만큼 해당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선거 결과의 공정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김 대표 측의 판단이다. 이에 친청계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정청래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박규환 전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친석무죄, 친청유죄를 넘어 아예 친청 솎아내기라도 할 참인가"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김 대표의 행보가 지난 8·17 전당대회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선호투표제를 거쳐 최종 54.08%를 얻어 45.92%를 득표한 정 전 대표를 앞섰다. 대표직은 확보했지만 정 전 대표 역시 상당한 지지세를 확인한 만큼 김 대표가 당내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결과였다. 더욱이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최민희·한민수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대표 선거에서는 김 대표가 승리했지만 지도부 전체가 김 대표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아닌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민석 대표 입장에서는 당내 기반이 아직 취약하기 때문에 우선 자신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 급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질 경우 당내에서 '김민석 체제로 차기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당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 자리는 자신과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인사들로 채우면서 외곽에서는 친청계와의 화합 메시지를 내놓는 수순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경과 들어보고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부친상을 치르고 3일 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조 대법원장은 관련 논의 경과를 먼저 확인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그간 업무관계로 전혀 논의한 바 없다"며 “들어가서 경과를 들어보고 다시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부 논의 경과를 들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에 대해 재제청을 요구한 직후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시 대법원 청사 퇴근길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내용을 검토 중이고 다음 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30일 부친상을 당하면서 전날까지 출근하지 않았던 조 대법원장은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근길에서 부친상과 관련해서도 “먼저 저의 부친상에 위로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가족끼리 조촐하게 치르려 했는데 요란스럽게 돼서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법부 안팎의 관심은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위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릴지, 아니면 기존 추천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할지에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가 대법관 인선 절차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사법부 안팎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재구성해 대법관 후보자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청와대의 요구대로 기존에 추천된 나머지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가 제청된 후보자를 거부하고 다른 후보자의 재제청을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사실상 청와대가 원하는 후보자가 제청될 때까지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대법원장이 가진 대법관 제청권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 재구성에 나설 경우 청와대와의 갈등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추천위 구성부터 후보자 추천과 제청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미 장기화한 대법관 공백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과거에도 대법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한 사례가 있다. 2012년 7월 김병화 당시 대법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 제기로 사퇴하자 대법원은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천거 절차부터 다시 진행했다. 이후 재추천과 재제청을 거쳐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기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됐다. 대법관 공백 문제는 이미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은 지난 3월 후임자 없이 퇴임하면서 현재까지 반년 가까이 대법관 1명이 공석인 상태다. 여기에 이흥구 대법관도 오는 7일 퇴임을 앞두고 있어 후임 인선이 지연될 경우 대법원의 인적 공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대법원 간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결국 조 대법원장이 이날 밝힌 대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와 관련한 논의 경과를 확인한 뒤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핵심이다. 추천위 재구성으로 제청 절차를 다시 밟을 경우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수 있고, 기존 후보자 가운데 재제청할 경우 제청권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정부 2기 개각’ 인사청문회 본격화…이소영·홍지선 15·16일 검증대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에 따른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속속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인사 검증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2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간사는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각각 오는 15일과 16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 후보자는 한성숙 국무총리 취임으로 공석이 된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난달 30일 지명됐다. 재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산업·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다뤄온 만큼 중소벤처기업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문회에서는 중소·벤처기업 지원 정책과 소상공인 대책,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지낸 인사로, 현재 국토교통부 2차관을 맡고 있다. 국토부 내부 사정과 주택·도시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청문회에서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주택시장 안정,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함께 후보자의 정책 철학과 역할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일정도 이달 중 줄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오는 16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여야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14~18일 가운데 하루를 정해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이르면 18일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15~18일 중 하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자별로 검증 쟁점도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검찰개혁과 수사·기소 분리 등 사법개혁 현안을 둘러싼 정책 방향과 추진 역량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유지 여부와 장관 후보자로서의 정책 역량 등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예상된다.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일정이 본격적으로 잡히면서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의 인선 적격성을 둘러싼 국회의 검증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주요 정책 현안을 직접 책임질 후보자들이 잇따라 청문회에 나서는 만큼, 여야가 정책 역량과 도덕성 등을 놓고 어떤 검증 공방을 벌일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027 예산안] 162조 ‘미래대응기금’ 승부수…반도체 호황 세수, 성장동력 될까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확대된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에 투입하기 위한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이 사상 처음 820조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급증한 세수를 당장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첨단산업과 인재·지방 성장 등에 재투자해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기금은 현재 세수 증가를 이끄는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미래 성장동력에 재투입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미래대응기금은 미래산업 투자뿐 아니라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재정안정화 기능도 함께 갖는다. 결국 162조원이라는 규모보다 이 재원을 어떻게 민간투자와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내년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12.8%) 증가한다.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증가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눈에 띄는 것은 세입과 세출이 동시에 크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내년도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5조6000억원(30.4%) 증가하고,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194조2000억원(49.8%) 늘어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등이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가 이처럼 확대된 재정 여력을 활용해 꺼내든 카드가 미래대응기금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분 등을 재원으로 조성된다. 내년 기금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52조9000억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대 사업계정에, 109조4000억원은 총괄계정에 각각 배분된다. 다만 기금 162조3000억원이 모두 내년 사업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4대 사업계정에 배정된 52조9000억원 중 실제 사업비로 집행되는 규모는 45조4000억원이며, 나머지 7조5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남는다. 총괄계정에서도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 축소에 활용되고, 96조9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적립된다. 이에 따라 전체 여유자금은 104조40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미래대응기금은 단순한 '162조원짜리 미래산업 투자기금'이라기보다 미래산업 투자와 재정안정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구조에 가깝다. 세수가 크게 늘어난 시기에 재원을 모두 소진하지 않고 일부를 적립해 향후 세수 감소나 경기 변동 등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재정 운용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현재의 주력산업에서 발생한 재정 여력을 미래 성장산업 육성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경기와 수출 실적에 따라 기업 실적과 세수 여건이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다. 정부는 이번 예산을 통해 반도체 호황으로 확대된 재정 여력을 AI와 첨단산업, 인재 양성, 지역 성장 기반 등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활용해 '반도체 이후'의 새로운 성장축을 준비하는 셈이다. 다만 재정 투입이 곧바로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정부의 재정이 기업의 후속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얼마나 유도할 수 있느냐다. 특히 AI·첨단산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기술 변화가 빠른 만큼 정부 지원 이후 민간의 추가 투자가 이어지지 않으면 재정의 성장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가 투입하는 재정이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기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미래대응기금의 또 다른 변수는 미래투자와 재정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다. 정부는 104조4000억원의 여유자금을 적립해 세수 변동이나 경기 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수가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재정 운용의 완충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정안정 측면의 의미가 있다. 문제는 반도체 업황이 둔화해 세수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세수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향후 세수 여건이 악화될 경우 미래산업 투자와 재정안정 중 어느 쪽에 재원을 우선 배분할 것인지가 과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미래대응기금의 성패는 기금의 규모가 아니라 재정이 실제 경제활동을 얼마나 변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가 확보한 재원을 AI와 첨단산업, 인재, 지역 성장에 전략적으로 투입하고 기업의 후속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유도한다면 반도체 호황으로 확대된 세수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반대로 재정 투입이 기업의 추가 투자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대규모 재정 투입의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결국 이번 미래대응기금의 성패는 기금의 규모가 아니라 재정이 실제 민간투자와 성장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것은 '세수 증가→미래 투자→민간투자 확대→성장→세수 확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대된 세수가 일회성 재정 여력에 그치지 않고 AI와 첨단산업 등 새로운 성장축을 만드는 종잣돈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7년 예산의 진짜 시험대는 162조원을 얼마나 많이 썼느냐가 아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활용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이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냈느냐에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민석 ‘민티’, 김어준 ‘겸공’ 정조준…여권 ‘빅스피커’ 지형 바뀌나

더불어민주당이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확대 개편한 '민주당티비'(민티)를 출범시키면서 여권의 미디어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민티 방송 시간이 친여(親與)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프로그램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여권 내 '빅스피커' 주도권 경쟁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김씨가 공개적으로 의견 충돌을 빚은 상황까지 겹치면서 단순한 당 공식 유튜브 채널 확대를 넘어 민주당의 메시지 생산·유통 방식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오전 7시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티의 첫 파일럿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민티를 통해 당의 공식적인 정무·정책 기조를 전달하는 동시에 정치와 예능을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청자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첫 방송은 1·2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김민석 대표가 직접 출연해 당의 방향과 관련한 특별기구 10개를 뜻하는 '메가텐'을 비롯한 핵심 의제와 정책 비전을 설명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김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우리 당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활동 방향을 압축한 것이 메가텐"이라면서 “대통합을 기반으로 정당을 혁신하고, 청년과 함께해서 민생을 중심으로 국가의 대대적 성장을 이룬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이훈기·전은수 의원 등이 참석해 민생 정치와 청년 해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민주당은 1일부터 첫 2주간 화·목요일 파일럿 방송을 진행하며 시청자와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4일부터 주 5일 오전 7시 정규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방송 시간이다. '민티07(가칭)'로 이름 붙인 민티의 첫 파일럿 방송 시작 시간은 오전 7시로, 평일 오전 7시 5분 시작하는 김어준씨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겸공)과 사실상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그동안 외부 스피커를 통해 메시지를 확산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당의 목소리를 내며 프레임을 주도하려는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러한 기류는 최근 민주당이 김씨의 발언을 이례적으로 정면 반박하면서 더욱 부각됐다. 앞서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해 “40%대 지지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며 “역대 대통령 중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뒤 이를 회복한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민심을 함부로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김씨의 주장에 대해 “틀렸다"고 공식 반박했다. 민주당은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근거로 김영삼·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 모두 임기 중 지지율이 20~30%대까지 떨어진 이후 다시 40~70%대까지 반등했던 사례를 제시했다. 다만 민주당은 민티를 특정 외부 방송이나 스피커와 경쟁하기 위한 채널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김남준 민주당 홍보위원장은 “민티는 기존의 훌륭한 민주진보 채널들과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다양한 관점이 어우러지는 건강하고 품격 있는 공론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식 입장과 별개로 겸공은 친여 성향 시청자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지도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민티 첫 방송부터 실시간 시청 규모를 둘러싼 비교가 이뤄졌다. 이날 민티의 동시 접속자는 방송 초반 3만여명에서 종료 시점 5만4000여명까지 늘었다. 반면 겸공은 10만여명으로 시작해 20만명 안팎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첫 방송의 실시간 시청 규모에서는 겸공이 민티를 크게 앞선 셈이다. 다만 첫 방송의 동시 접속자 수만으로 민티의 경쟁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첫 방송에 대한 호기심으로 유입된 시청자가 앞으로도 꾸준히 방송을 찾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첫 방송 치고는 동시접속자 수가 괜찮지만, 과연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처음에는 궁금해서 들어가 보지만 시간이 지나 재미가 없다고 느끼면 차차 보지 않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티가 당의 공식 채널이라는 점에서 콘텐츠의 유연성과 대응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 평론가는 “근본적인 한계점이 있다. 어찌됐건 관제 방송"이라며 “관제 방송은 큰 틀의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밖에 없고, 내용에 대한 사전 검열이 있지 않더라도 사후 평가가 가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민간 자율방송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지고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며 “민간 자율방송은 자유자재로 변신하며 방송할 수 있지만 관제 방송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이 당 공식 채널이라는 한계를 넘어 차별화된 콘텐츠와 소통 방식을 구축한다면, 민티는 단순한 당 홍보 채널을 넘어 자체적으로 의제를 생산·확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민티의 성패는 김어준씨의 겸공과 단순히 동시 접속자 수를 비교하는 데서 판가름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대표가 직접 출연하지 않는 날에도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민주당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까지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느냐가 장기적인 성패를 가를 핵심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민주당, 李지지율 추락에도 ‘조희대 때리기·공소취소’ 올인…민심이반 가속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각각 하락세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여권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동산 등 민생 현안에 대한 여론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사법부 공세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논란 등 사법 이슈에서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지율 반등을 위한 민생 성과가 절실한 시점에 사법 이슈가 정치권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오히려 민심 이반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비롯해 2028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선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31일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3%포인트(p) 하락한 38.9%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1.8%p 오른 58.7%로, 긍정·부정 평가 격차는 19.8%p까지 벌어졌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7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하락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9%로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김민석 대표가 8·17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당대회가 끝나면 반등이 시작돼 3개월 후 정당 지지율이 10%p 회복되고 국정 지지율도 회복되는 '쌍끌이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뚜렷한 반등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는 부동산 민심 악화와 제주 실종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불신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민생·경제성과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사법 이슈가 다시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여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갈등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조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 제청을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고,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함께 임명 제청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통상적인 대면 제청 방식과 달리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고, 대통령실이 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청하면서 여야 간 공방이 확대됐다. 민주당 역시 조 대법원장에게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의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모습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민석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탄핵을 당할 자격과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이것을 좀 더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논란까지 겹쳤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데 앞장서 온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전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다. 김 후보자는 현재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에서 윤건영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전부터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거듭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 1월 민주당 경기지역 국회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검찰이 조작 기소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은 지금 당장 공소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이 정지됐더라도 기소 자체의 부당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며 “조작된 기소는 폐기 대상"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공소취소를 주장해온 인사가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공소취소 논란이 정치권의 공방을 넘어 향후 법무행정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후보자의 지명 자체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가 실제 추진된다는 의미는 아닌 만큼, 정치적 의지와 실제 법적 권한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형사소송법상 공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공소취소를 직접 하는 주체는 검사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공소를 취소하는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청법상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물론 민생 입법 성과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여권의 의지도 엿보인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28일 '민생 제일주의'를 강조하며 “모든 의원이 전력 질주하게 하고 당은 철저하게 지원하겠다. 완벽하게 점검하는 총력전 체제로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는 정책의 취지뿐 아니라 국민에게 전달되는 정치적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대통령 본인의 재판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법 현안이 잇따라 부각될 경우, '사법리스크 방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자는 여권의 현재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정적 상황을) 역전시킬 만한 의지나 전략이 안 보인다"며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총선에서 민주당은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여권이 현재의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법개혁과 민생·경제성과 사이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보여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대통령 본인의 사법 문제와 연결된 논란이 확대될수록 '사법리스크 방어' 프레임을 어떻게 차단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만들어내느냐가 향후 선거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4.5%, 응답률은 9.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안규백, 영창 의혹에 “수사 중이라 말씀 제한…곧 밝혀질 것”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영창 입소 및 군무이탈 의혹과 관련해 수사 결과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안 장관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 출석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질의를 받았다. 한 의원이 안 장관에게 '어떤 이유로든 영창에 갔다 오신 적 있느냐'고 묻자 안 장관은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기가 제한된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이어 '그런 답변은 국민이 보시기에 사실상 영창 갔다 온 것까진 사실이라고 보여진다'고 지적하자 안 장관은 “그것은 곧 밝혀질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안 장관을 둘러싼 영창 입소 의혹은 지난 6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안 장관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김 소장은 안 장관이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군무이탈 및 구금 사실이 전혀 없다고 답변한 것이 허위 증언에 해당한다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안 장관은 군무이탈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한 의원이 '군무 이탈을 한 적이 있느냐', '군이나 공기관에 의해 군무이탈로 오해받았던 사실은 있느냐'고 거듭 묻자 안 장관은 처음에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같은 질문이 반복되자 안 장관은 “곧 밝혀질 것"이라며 “제가 장관직을 물러난 뒤 곧 밝혀질 거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에경 초대석] 안병진 “유시민 李정부 비판, 엘리트주의적 오만이자 민생 대의에 독”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정책 혼선과 전당대회 이후 불거진 당내 노선 갈등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인 유시민 작가가 연일 이재명 정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 작가는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를 두고 “지지층 동의 없는 재건축(중도 보수 외연 확장)은 오만이며 필연적 실패"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절대 권력은 부패해 썩은 내를 풍길 것", 심지어 “오만한 권력자로 이준석을 쫓아내다 집권 기반을 허문 윤석열과 유사하다"며 수위 높은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맹폭은 당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당내 노선 갈등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유 작가는 왜 이 시점에 매서운 비판의 선봉에 섰으며, 그의 지적은 정당한가. 첩첩산중의 위기에 처한 이재명 정부는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28일 정치학자인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와 만나 정국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유시민 현상'의 이면을 진단하고, 이재명 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을 심도 있게 짚었다. 안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민주당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냉철한 분석과 조언을 내놓아 온 대표적인 '공적 지식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과정에서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으로 참여해 새 정부의 5년 국정 청사진 마련에 힘을 보탰다. 안 교수는 이번 대담에서 유 작가의 지적 중 타당한 점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엘리트를 자임하는 이들의 오만한 태도와 모욕적인 언사는 대전환기의 더 나은 정치질서를 만들어 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의 진짜 위기는 진영 내 그들 간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2030 청년층 등 시민들의 심각한 이탈"에 있다며, 민주당과 행정부가 기득권을 버리고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교수는 유 작가의 비판 수위가 극도로 높아진 배경에 대해 “단순한 감정적 토로나 원론적인 훈수가 아닌, 치밀하게 계산된 전술이자 권력 투쟁의 일환"이라고 어느 전략가의 진단을 인용하며 평가했다. 그는 지난 8.17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거론하며 유 작가의 의도를 짚었다. 당초 이재명 정부의 성공적 안착을 바라는 당내 주류의 심리는 실용주의와 메가 프로젝트를 앞세운 김민석 후보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정청래 후보와의 예상 밖 박빙으로 나타났다. 안 교수는 “이 틈새를 메운 결정적 요인이 장외에 있던 유 작가의 화력 지원"이라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유 작가가 정치지형을 전략적 역학 관계로 파악하는 데 탁월하며, 자신의 발언이 정치권과 지지층에 미칠 파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 작가가 당내 강성 지지층과 정청래 후보 지지자들에게 이재명 정부 비판의 근거를 자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해 김민석 체제 안착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고, 전술적으로는 전당대회 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나아가 안 교수는 유 작가의 행보가 단기적인 전당대회 개입을 넘어, 차기 대선과 당내 주도권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인 포석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냉혹한 현실 정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누가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본류(本流)' 세력이 될 것인가를 다루는 상징 투쟁이자 권력 투쟁"이라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총선을 넘어 차기 대선까지 보는 것"이라며 유 작가가 장기적인 정치적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안 교수는 “유 작가의 비판 중 현 정부가 뼈아프게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도 존재한다"고 했다. 특히 정부가 '중도 확장' 명분으로 보수 인사를 기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엇박자를 꼬집었다. 그는 “극우 세력을 고립시키고 건강한 보수와 진보의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한 중도 확장에는 찬성한다"면서도 “과거 계엄 정국을 옹호한 반헌법적 인사까지 무분별하게 끌어안는 것은 올바른 외연 확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안 교수는 유 작가가 비판을 쏟아내는 태도와 어휘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아무리 지적이 옳더라도 이 대통령을 향해 '오만한 권력자', '썩은 내' 등의 모욕적 언사를 퍼붓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는 이야기다. 안 교수는 “이는 건강한 정책 노선 경쟁이 아닌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적대적 공격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교수는 공적 지식인 발언의 무게와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반헌법적 세력을 고립시키고 폭넓은 연대를 구축해 산적한 국가 과제를 해결해야 할 엄중한 시기"라며 “협소한 진영 논리에 갇혀 쏟아내는 저주는 시민의 무너져가는 삶을 지켜내고 다당제 등 더 나은 정치질서로 전환시키는 과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유 작가가 과거 '김대중 필패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빗나간 사례를 거론하며 “지식인 사회는 자신이 미래를 다 안다는 엘리트주의적 선민의식을 버리고 불확실한 미래와 민심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 진영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 측의 '재건축론(중도·보수 외연 확장)'과 유 작가 측의 '증축론(지지층 결속 및 진보 선명성 강화)'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안 교수는 이 같은 구도에 대해 “양쪽 모두 틀렸다"고 일축했다. 미국 정치에 정통한 안 교수는 미국 민주당 내 노선 투쟁을 예로 들며 한국 민주 진영이 나아갈 승리 공식에 대한 생산적 고민을 주문했다. 미국에서는 진보 지지층을 굳건히 하자는 좌파 그룹과 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로 가야 한다는 현실주의 그룹이 대립하고 있다. 안 교수는 미국에서 민주당의 다가오는 대선 승리 공식은 “법과 질서 같은 사회·문화적 이슈는 중산층 눈높이에 맞춰 중도로 가되, 경제 정책은 양극화와 기득권 타파를 위해 과감히 급진적(진보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한국도 민주당은 타 정당들과 연합하여 진보와 중도의 새로운 연합과 승리 공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과거 학생운동에 투신했던 안 교수는 당내 강성 지지층이 부르짖는 '진보'의 개념 자체에도 쓴 소리를 던졌다. 이들은 검찰 개혁을 진보의 최우선 과제이자 전유물로 여기지만, 진보적 공화주의의 핵심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같은 엘리트 사정기관 신설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시민 통제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기소 배심원제처럼 평범한 시민이 사법 시스템을 통제하고 기소를 결정하는 관점이 진보에게 더 중요한 가치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안 교수는 진짜 진보라면 미국의 맘다니 뉴욕시장처럼 엘리트들의 권력 다툼이 아닌 평범한 시민의 '먹고사는 민생'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산층 청년과 중장년조차 노부모를 모시기 위한 돌봄 비용으로 월 수백만 원이 깨지며 고통받는 현실인데, 서민들은 오죽하겠는가. 유 작가가 진정으로 진보의 목소리를 내려면 전당대회 세력 다툼에 개입할 것이 아니라 치솟는 주거비와 지지부진한 돌봄 정책 등을 두고 현 정부를 매섭게 꾸짖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그리 진보적이지도 않은 엘리트 담론을 쥐고 당이 보수화된다고 비판하는 것은 그들만의 공허한 리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정부 2년 차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난국과 관련해, 안 교수는 진영 내 계파 갈등보다 '청년 세대의 심각한 외면'을 치명적 위기로 꼽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 세대, 특히 범민주 진영의 기반이라 믿었던 30대 여성층마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 교수는 “민주당과 청와대가 이 사실에 놀랐다는 점 자체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원하는 아젠다는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차별 금지, 일상의 안전, 주거와 돌봄 안전망 등이었고, 지난 10년간 꾸준히 경고 신호를 보냈음에도 (민주당) 주류 세력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본인들이 얼마나 민심과 괴리된 기득권이 되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시혜성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용산 전체를 청년 주택으로 덮는다 해도 청년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으며, 문제의 본질은 권력에 누가 참여하는가에 있다"고 주장했다. 구색 맞추기 청년위원회를 양산하는 위선을 멈추고, 정부와 당이 쥐고 있는 기득권 중 무엇을 포기하고 청년에게 내어줄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교수는 “각종 요직과 공천 과정에 청년을 과감히 발탁하고, 기성세대의 정책을 단호히 뒤집을 수 있는 거부권에 준하는 실질적 권력을 청년들에게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결국 민주 진영이 살길은 '도전자 브랜드'를 회복하는 데 있다는 것이 안 교수의 진단이다. 보수 정당과 달리 진보 세력은 기득권과 싸우는 도전자일 때만 시민의 선택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혁신적 가치를 내세워 평범한 시민들의 동의를 끌어낸 것처럼, 현재의 민주 진영 역시 꼰대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오명을 벗고 도전자 브랜드를 되찾지 못하면 총선과 대선에서 시민의 선택을 다시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교수는 위기를 타개할 첫 단추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 비서실장의 일화를 제시하며 소통과 수용의 리더십 복원을 역설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었음에도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베이커는 가감 없는 직언을 쏟아냈다. 안 교수는 “성공적인 청와대 시스템의 전제는 대통령과 참모들이 이슈의 성역이 없는 상태에서 계급장을 떼고 허심탄회하게 비판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내부 정보 유출 문제로 레이건이 전 직원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강행하려 했을 때, 베이커는 끝까지 반대하며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 레이건은 자신의 지시가 항명 당했음을 알고도 화를 내거나 파면하는 대신 참모의 판단을 존중했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정권을 성공으로 이끄는 참모의 결기와 리더의 품격이라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초기 소위 '97세대'(90년대 학번으로 70년대생) 강훈식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중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존 세대의 엘리트층이나 소위 친명(친이재명)을 넘어 다양한 목소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 2년 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강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유 작가의 '직언할 참모가 없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입맛에 맞는 여론에 갇히지 말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사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프로세스를 복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모진은 파면을 각오하고 바른말을 해야 하며, 대통령은 이를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안 교수는 지식인과 정치권 모두에게 당부를 남겼다. “공적 지식인이고자 하는 이들은 절제되지 않은 언어나 엘리트주의적 선지자 행세를 버리고 품위 있고 열린 자세로 시민의 삶을 개선할 대안 제시에 헌신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역시 자신들만의 자의적 결정에서 벗어나 평범한 시민의 시선 및 그들과 함께 민생 정책을 재점검하고 청년에게 실질적 권력을 나누는 결단을 내릴 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 안병진 교수 프로필 ◇약력 △1967년 대구광역시 출생 △서강대 사회학 학사·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정치학 석사·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정치학 박사, 학위논문으로 '한나 아렌트상' 수상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조교수 △경희사이버대학교 미국학과 교수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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