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국감 2026] 농지 136만㏊ 전수조사…‘투기 단속’ 넘어 관행적 위반 양성화 시험대](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23.b43e844480c94999bc65352cb149305a_T1.jpg)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농지 전수조사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초 농지 투기를 걸러내고 실제 소유·이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시작된 전수조사가 이달 들어 관행적 임대차와 휴경 등에 대한 처분 유예, 불법 전용 농지의 사후 양성화 등 후속대책으로 확대되면서 조사 결과를 어떻게 정책으로 연결할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농해수위 주요 현안으로 꼽고, 조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농지 가치 하락과 지역농협 여신 부실화, 임대차 계약 해제에 따른 대체농지 확보 문제, 친환경농업 위축, 지자체 행정 부담 등을 부작용으로 제시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지난 2월 대통령 지시를 계기로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월 당정협의에서 농지 투기를 근절하는 동시에 실제 소유·이용 현황을 파악해 체계적인 농지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로 5월부터 2년간 단계적인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996년 1월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7월 29일까지 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 필지에 대한 기본조사를 마쳤다. 이 가운데 농지 소유 제한 위반, 불법 임대차, 불법 전용, 무단 휴경 등이 의심되는 농지는 27.0%인 284만 필지로 집계됐다. 8월부터는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입법조사처가 지적했던 조사 범위의 변화도 국감에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부는 당초 4월 당정협의와 5월 국무회의에서 기본조사 대상 농지를 115만㏊로 보고했지만 7월 하반기 업무계획에서는 136만㏊로 확대했다. 입법조사처는 두 달 사이 조사 모수가 21만㏊ 늘어난 배경과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의 필요성과 정책적 활용 방안도 국감에서 따져볼 대목이다. 입법조사처는 2025년 말 발표된 농식품부 업무보고에 전수조사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고, 과거 농지 소유·이용 실태 파악과 관련해서는 농지대장 등을 통해 전국 단위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정부 입장이 있었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지시 이후 대규모 전수조사에 착수하게 된 구체적인 정책 판단의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이달 들어 정부의 정책 방향은 단순한 위반 농지 적발에서 한층 달라졌다. 농식품부는 지난 21일 당정협의를 거쳐 명백한 투기와 중대한 불법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되 농촌의 관행적·경미한 위반은 정상화·양성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투기가 아닌 무단 휴경이나 관행적 불법 임대차의 경우 농지은행 위탁 등을 통해 처분을 유예하고 정상적인 농지 이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령농이나 상속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 역시 농지은행을 활용해 관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불법 전용 농지에 대해서도 변화가 예고됐다. 중대한 위반이 아닌 경우에는 사후 전용 신청과 농지보전부담금 납부 등을 거쳐 합법 상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사후 추인을 추진한다. 당정은 이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연말까지 제정하고, 현장 현실을 반영한 농지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전수조사 결과를 단속에만 활용하지 않고 농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농지제도 개편과 농업 구조개혁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임대차·휴경 사유 확대, 임차농 권리 보호, 우량농지 관리, 농지은행을 통한 고령농의 농지 처분과 청년농에 대한 공급 등이 후속 과제로 제시됐다. 따라서 이번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전수조사가 실제 투기 농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걸러냈는지뿐 아니라 284만 필지에 달하는 '위반 의심' 농지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처리할지, 관행과 투기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사후 양성화가 또 다른 특혜나 제도 악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떤 장치를 마련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조사처가 지적한 임차농 보호와 지자체 행정 부담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반 의심 사례를 실제 처분이나 계도, 양성화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농업인과 지자체가 혼선을 겪지 않도록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마련했는지가 국감의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결국 올해 농해수위 국감에서 농지 전수조사는 '136만㏊를 왜 조사했느냐'는 출발점에서 '조사 결과를 어떻게 처리하고 농지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단계로 넘어간 사안이 될 전망이다. 전수조사가 일회성 단속에 그치지 않고 농지 이용 현실과 제도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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