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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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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號 제주항공 ‘압도적 1위 LCC’ 입지 다져나간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의 재무 성과가 작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 김이배 대표 진두지휘 아래 안전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등 사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5558억9089만원, 영업이익은 789억456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0.84%, 11.81% 상승한 수치다. 이는 기존 비즈니스모델(BM)에 입각했던 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기준 일본·중화권·베트남·필리핀·괌·사이판 등 중·단거리 국제선에 취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올해 1분기 해당 노선 수송객 수는 총 1810만7337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수송객 2160만7700명 중 83.80%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기 침체 전망·고물가·고환율 등 부담으로 경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중·단거리 여행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통해 비교적 회복이 더딘 중국 본토 노선의 영향을 최소화 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기재 운용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제주항공이 보유한 기재는 여객기 40대, 화물 전용기 2대로 모두 보잉 737 계열의 파생형 모델들이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2019년 1분기에도 같은 대수의 여객기가 있었으나 당시보다 매출은 41.50%, 영업이익은 38.57%나 늘었다.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91억5323만원, 단기 금융 상품은 527억1116만원으로 총 4018억6446만원으로 집계돼 20.20% 감소했다. 그럼에도 항공기 리스 비용까지 포함한 부채 비율은 489.47%로 직전 분기 대비 48%p 낮추는 데 성공해 재무 건전성을 이어갔다. 이 같은 이유로 제주항공은 '근본있는 LCC' 또는 'K-사우스웨스트'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기본 BM에 충실해야 한다는 '재무통' 김 대표의 경영 방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노후기가 대다수인 만큼 골조가 약해 비용 부담이 상당하고, 여객 사업과의 시너지 발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재무본부장 출신이기 때문에 내부 사정에 훤할 것"이라며 “화물기 대거 인수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검토했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최종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규모 기단 현대화 등 투자 우선 순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앞서 2018년 11월 6조2217억원을 투자해 보잉의 차세대 여객기 737-8 40대를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엔진의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 기재를 통해 좌석당 운영 원가 경쟁력을 키워 시장 지배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이는 항속거리도 늘어나 취항지도 늘릴 수 있게 돼 사업 확대도 도모할 수 있고, 월 단위 리스 비용이 들지 않아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중장기적 이점도 있다. 김 대표는 항공안전법에 따라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발동기∙부품 등 구매·임차 △정비 시설∙장비 구매·유지 관리 △ 항공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유지∙관리 △항공 종사자∙직원 교육·훈련 △항공 안전 연구·개발(R&D) △항공 안전 증진 홍보 △항공 안전 전산 관리 시스템 △기타 안전 지출 등에 올해 총 3240억1900만원을 '항공 안전'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안전 운항 기준을 재정립하고, 전사적으로 고객 지향 마인드 수준을 높여 LCC 정신으로 재무장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표 LCC로서 변화하고 있는 항공업계를 주도하고, 나아가 동북아의 대표 LCC로 발돋움할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노조, 8일 총파업 예고…반도체 반등 노력에 찬물?

삼성전자 내 최대 근로자 단체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아직 실제 파업 인원 규모는 정해진 바 없어 예단할 수는 없지만 반도체 제품 생산에는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전삼노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화성 사업장 H1 정문 앞 도로에서 총파업을 전개한다고 선언했다. 전삼노 측은 “사측은 어용 노사 협의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한 2024년도 기본 임금 인상률 3.00%를 거부한 855명을 포함, 전 조합원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을 적용하라"며 “경제적 부가 가치(EVA) 방식의 불투명한 초과 이익 성과급(OPI) 제도를 투명하게 개선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 교섭위원이 약속했지만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반려한 유급 휴가 약속을 이행하라"며 “파업으로 발생한 임금 손실도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영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경영진은 장기 성과금 3880억원을 받아가는 등 삼성전자 임원 연봉은 1위를 달리는 데에 반해 사원들은 10위권 밖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삼노 대부분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소속으로, 조합원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2만8443명으로 집계된다. 2023년 사업 보고서 기준 DS 부문 직원은 남성 5만3372명, 여성 2만671명 등 총 7만4043명으로 이들 중 38.41%가 전삼노 소속인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 DS 부문 공장 가동 시간은 2만1840시간으로 가동률은 100%를 기록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인원이 파업에 참여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전삼노 구성원 중 상당수가 생산 거부에 동참할 경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홈페이지에 총파업 관련 상세 지침과 Q&A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삼노 지도부가 전 조합원을 앞세웠지만 3.01%에 불과한 강경 조합원 855명만을 위한 총파업이라는 선택지를 꺼내들어 내부적으로도 비판이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인들만 위한 총파업은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측 역시 이들의 요구에 응할 경우 형평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돼 이들의 요구안을 거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용자·근로자 위원이 모두 참여하는 노사 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0% 선에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전삼노 일부 구성원들은 거부 의사를 표명한 상태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실제 총파업에 참여할 전삼노 조합원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됨과 동시에 하루 휴가자가 수천명에 이르는 만큼 유의미한 손실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복수의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제 얼마나 많은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할지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어 라인 가동률 저하 수준과 이에 따른 피해 예상액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보] 전국삼성전자노조 “전 직원 휴가 1일·연협 미서명 조합원 보상 시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

1일 삼성전자 최대 근로자 집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을 개시했다. 전삼노는 이날 오후 전영현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전체 직원에 대한 휴가 1일과 2024년 연봉 협상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해당 요구안을 거부했다. 전삼노는 이에 총파업을 선언함과 동시에 즉시 파업 돌입 의사를 밝혔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지금까지 쌓은 사측의 업보와 노조의 합리적 쟁의권을 기반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무노동 총파업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사측·전삼노는 올해 1월부터 교섭을 이어왔지만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후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반 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해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달 7일에는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에 나선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D램 가격, 3Q에도 계속 오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싱글벙글’

인공지능(AI) 등 관련 분야에서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D램 생산이 HBM 위주의 생산 정책에 밀리면서 가격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1일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였다. 이는 올해 5%,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딥러닝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차세대 AI인 '초거대 AI'가 대세로 자리잡는 요즘 거대 언어 모델(LLM)과 추론에 관한 시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HBM 수요 성장률은 올해 200%에 달하고, 내년에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전체 D램 매출 중 HBM 비중은 8%였으나 올해는 21%, 내년에는 30%를 상회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HBM 판매 단가 역시 내년 중 5∼10% 가량 오를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관측이다. HBM의 판매 단가는 DDR5 기준 약 5배에 이른다. 이 같은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늘리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 내 용량·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D램은 HBM의 근간을 이루는 제품이다. 이를 여러개 결합한 HBM의 수요가 늘어날 수록 가격 상승은 명약관화하다는 것이 대체적 관점이다. 올 3월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잠유율 45.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3분기 중 D램 가격을 15~20% 가량 올릴 방침이라고 반도체 주요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용 D램으로 주요 활용되는 DDR4는 올해 2분기 140달러에서 3분기 144달러로 소폭 오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 거래가는 16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생산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자 D램 시장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주요 공급사들은 HBM 생산량 압박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또 “DDR4의 평균 재고 수준이 높은 만큼 시장의 구매 모멘텀은 DDR5에 집중돼 가격 상승률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하반기 중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6와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 등의 출시가 예정돼있고,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SP)의 재고 보충 필요성이 커져 D램 가격 그래프는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고객사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모바일·전장 수요 증가와 함께 LLM의 거대화에 따라 GPU·AI·HBM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계륵’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그래도 잘 돼야 하는 이유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이 개발 중인 엑시노스(Exyno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될 확률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경쟁사인 퀄컴 제품 채용 경향이 짙어지면 DX 부문의 가격 협상력이 낮아져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되기 때문에 개발 중인 엑시노스 AP의 질적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 부문 시스템 LSI 사업부는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을 개발하고 있다. 이 AP는 DX 부문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 사업부가 내년에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에 적용하고자 준비 중인 제품으로, 생산은 파운드리 사업부가 담당한다. 하지만 지난 18일 궈밍지 톈펑국제증권 연구원은 X(구 트위터)에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의 예상보다 낮은 3nm 공정의 수율 탓에 출하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또 중화권 매체 '테크네이브'는 “엑시노스 2500 수율이 현재 20%에도 미치치 못한다"며 “갤럭시 S25에의 채용 여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통상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율이 60% 수준이면 높은 편으로 보고, 삼성전자 역시 이를 상회할 때 양산에 돌입한다는 전언이다. IT 팁스터 '판다플래시X'는 “현재 엑시노스 2500의 수율이 40%를 상회한다"며 “삼성전자는 8월까지 최종 칩셋 수율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2022년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23조8158억원이었다. 이듬해에는 영업손실 14조879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9140억원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작년 적자 폭에 비하면 회복 속도가 더딘 듯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라는 '한 지붕 아래 또 다른 가족'인 DX 부문 MX 사업부는 매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이곳은 DS 부문이 개발·생산한 엑시노스 시리즈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모바일 AP를 모두 구매하고, 스마트폰 출시 지역에 따라 채용을 달리 한다. 계획과 이론상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하는 엑시노스 제품은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카메라 성능·발열·배터리 타임 등 엑시노스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뒤떨어진다는 것이 긱벤치 테스트를 통해 입증됐다. 특히 전성비와 그래픽 처리 장치(GPU) 면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삼성전자 엑시노스보다 0.5~1세대 가량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탑재 제품을 서로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져 같은 폰이 맞다고 할 수 있느냐는 혹평을 남기기도 한다. '지옥에서 살아돌아왔다'는 찬사를 받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는 프레임 드랍 현상은 최신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400'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시스템 LSI 사업부 임원들이 MX 사업부 임원들과의 자리에 스마트폰 브랜드와 같은 이름의 '갤럭시' 와인을 사간 적도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대표 제품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MX 사업부는 갤럭시 S 시리즈의 울트라 제품에는 전량 퀄컴의 스냅드래곤만 채용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방침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DS 부문 산하 사업부는 MX 사업부에 엑시노스를 팔지 못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지게 되고, MX 사업부는 스냅드래곤만 구매하기로 결정할 경우 퀄컴에 대한 납품 단가 협상력이 떨어져 을(乙)의 위치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2조6402억원으로 DX 부문 전체의 14.88%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3조4915억원, 18.70%로 늘었다. 대부분이 퀄컴과 미디어텍에 지불한 것이다. 퀄컴은 갤럭시 S25 라인업향 스냅드래곤 8 4세대 칩셋 납품 단가를 전작 대비 25~30% 가량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출고가 인상과 원가 경쟁력 하락에 따른 실적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사업이 제품력 저하 문제를 딛고 앞으로도 잘 풀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 2500은 시스템 LSI 사업부가 개발 중인 만큼 현재는 S25에 탑재될 가능성에 대해 확답해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23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비결은 ‘항공 MRO 역량’

영종대교를 따라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거대한 항공 정비 단지가 들어선다. 연면적 약 14만200제곱미터(㎡),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의 '대한항공 신 엔진 정비 공장'이다. 대한항공과 자회사 아이에이티(IAT)가 2016년부터 운영 중인 민간 항공기 엔진 시험 시설(ETC, Engine Test Cell) 바로 옆에 신규 엔진 정비 공장을 증축하는 것이다. 올해 3월 기공식을 열고 첫 삽을 뜨면서 대한항공의 항공 MRO 역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MRO는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오버홀(Overhaul, 완전 분해 후 재조립)의 앞글자를 딴 약어다. 항공 MRO는 안전한 항공기 운항을 위해 기체·엔진·부품 등을 정비하는 작업을 통칭한다. 매 이륙 전·착륙 후 항공기 상태 점검과 비행 시간·이착륙 횟수별로 정해진 항공기·엔진·부품 검사·부품 교환, 항공기·엔진·부품 전체에 대한 종합 점검,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고장을 예방하는 체계적인 활동 모두를 일컫는다. 통상 '안전 운항'이라고 하면 이륙해서 착륙하는 순간까지를 떠올리지만 항공기가 지상에 서 있는 동안에는 MRO가 안전 운항을 책임진다. 정비사 확인이 없으면 이륙도 할 수 없다. 대한항공이 23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을 이어오는 배경에도 탄탄한 정비 역량이 있다. 보험 요율도 전 세계 항공업계 최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본사 내부에 정비본부를 두고 MRO 사업을 운영하며 운항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항공기 엔진·부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긴급한 상황에서도 정비 작업을 차질없이 수행해왔다. 최근엔 수익을 창출하고 내수를 활성화하는 신사업으로 MRO 사업을 본격 강화하고 있다. ◇인천·김포·부산에 격납고…경정비부터 엔진·부품 정비까지 항공 MRO는 크게 운항·기체 정비와 엔진 정비, 부품 정비로 구분한다. 운항·기체 정비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타이어·엔진 오일·소모품 등을 점검하는 경정비와 항공기 동체·날개·전기 배선·객실 내부 등 기체 전반을 점검하는 정비를 포함한다. 엔진 정비는 항공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을 다룬다. 중요도가 높은 만큼 풍부한 경험과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부품 정비는 항공기와 엔진에 장착되는 부품을 정비하는 업무다. 대한항공은 1969년부터 부품 정비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대한항공은 인천·김포·부산 소재 격납고에서 항공기 정비를 지원한다. 최신 장비와 시설을 유지해 간단한 정비 작업부터 복잡한 종합 정비 서비스까지 폭넓게 제공한다. 인천 격납고는 2대가 넘는 보잉 747 항공기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중·대형기 정비에 특화돼 있으며 최신 장비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공항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어 항공기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편리하다. 김포 격납고는 중·소형기 정비에 특화돼 있다. 김해국제공항 근처에 있는 부산 격납고는 기체 정비에 특화돼 있으며, 항공기에 옷을 입히는 페인팅 작업을 할 수 있다. ◇전문성 높은 항공기 엔진 MRO 사업…해외 의존도 낮추고 내수 활성화 대한항공은 MRO 사업 중에서도 항공기 엔진 정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2년 우리나라 항공 당국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가를 받아 항공기 엔진 수리를 시작했다. 1976년 보잉 707 여객기 엔진 중정비 작업을 시작하며 엔진 MRO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2024년 현재까지 5000대에 가까운 엔진을 재탄생시켰다. 대한항공은 고장난 항공기 부품을 완전히 분해해 세척하고, 수리한 뒤 장착하는 중정비가 가능하다. 엔진의 경우 경기 부천에 있는 공장에서 정비한 뒤 영종도 ETC에서 최종 성능 시험을 거쳐 출고한다. 대한항공은 자사 뿐만 아니라 진에어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 일부, 미국 델타항공, 중국 남방항공 등 해외 항공사의 항공기 엔진 수리를 수주한 바 있다. 국내외 항공사가 항공 MRO 산업에서는 대한항공의 고객인 것이다.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 일렉트릭(GE)도 대한항공에 일부 엔진 정비를 맡긴다. 대한항공의 높은 정비 기술력은 국토교통부·미국 연방항공청(FAA)·유럽 항공안전청(EASA)·중국 민용항공국(CAAC) 등 공신력 있는 국내외 관계 당국 12곳으로부터 인정받았고, 해당 국가의 항공기와 엔진, 부품을 정비할 수 있는 인가 획득으로 이어졌다. 영종도 운북지구 내 대한항공 엔진 정비 단지가 완공되면 자체 수리할 수 있는 엔진 대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연간 100대 정도를 수리할 수 있는데, 향후에는 연간 360대의 엔진 정비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수주 물량을 늘리면 국내 항공 MRO 정비의 해외 의존도도 낮아진다. 2020년 기준 국내 항공 MRO 물량의 절반 가량인 1조7000억원 상당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2025년까지 국내 항공 MRO 물량의 70%를 국내에서 처리하고, 2030년까지 국내 MRO 시장 규모를 5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항공 MRO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2023년 8월 기준 대한항공 MRO 사업은 직·간접 고용을 포함해 전체 330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오는 2027년 신 엔진 정비 공장이 가동되면 관련 인력이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PW MRO 네트워크' 참여…세계 최고 수준 엔진 정비 기술력 인정 받아 대한항공은 PW·GE·CFM인터내셔널(CFMI)의 엔진 수리를 맡는다. PW와 GE 엔진은 전 세계 항공기 10대 중 8대에 들어갈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2021년 PW사의 차세대 '기어드 터보 팬'(GTF, Geared Turbo Fan) 엔진 정비 협력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는 PW 엔진 정비 네트워크에 가입했다는 것으로, 대한항공의 높은 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GTF 엔진 정비 네트워크에는 미국 델타, 독일 루프트한자 테크닉 등 해외 주력 항공사 및 MRO 기업들이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작년 10월 GTF 엔진 초도 물량을 입고해 본격적인 정비를 시작했다. 차세대 GTF 엔진인 'PW1100G-JM'은 친환경 엔진으로 각광받는다.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이 적은 에어버스 A321neo 기종에도 이 계열 엔진이 들어간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매년 100대가 넘는 차세대 GTF 엔진을 수주받아 정비할 계획이다. 국내 항공 정비 분야에서 이 같은 대규모 수주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신형 엔진을 포함,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대한항공이 오버홀 정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엔진 종류는 6종이다. 여기에 GE의 GEnx 시리즈 2종과 CFMI의 LEAP-1B를 추가해 정비 가능한 엔진 모델 수를 총 9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에어버스 A350 도입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대비해 롤스로이스(RR plc)의 트렌트 XWB 엔진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글로벌 항공 MRO 업체로서 위상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이후 시너지 기대…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육성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부품 관련 정비 기술을 국내 중소 협력 업체에 전수하며 산업계 '맏형'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항공기 부품을 국산화하고 관련 인증을 받는 과정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국내 업체에서 제작한 항공기 부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도 상생을 실천한다.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은 항공기 정비 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 정비 자격증 응시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정비사 양성 과정을 비롯해 정기 과정과 특수 과정, 관리자 훈련 등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9만개가 넘는 항공기 자재 품목을 고객사에 판매·대여하는 부품 공급망 역할도 한다. 항공기를 수리하는 다양한 첨단 장비와 공구도 대한항공에서 빌려 쓸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한 이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야도 MRO 사업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항공 정비 물량까지 흡수할 경우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양사 정비 인력과 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MRO는 고효율·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항공 엔진 MRO 산업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안전한 항공기 운항으로 고객들이 믿고 탈 수 있는 항공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新 사업 ‘전용기 자회사’, 월 3억 흑자 전환…출범 2년여 만

대한항공의 비상장 전용기 사업 자회사가 출범 2년여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좌석 단가가 상당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비상장 자회사 '케이에비에이션(K-Aviation)'은 지난해 매출 34억6800만원, 영업손실 10억4800만원, 당기순손실 9억94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022년 매출 없이 영업손실 2억2800만원, 당기순손실 2억2300만원을 낸 것으로 확인된다. 1년 후 영업손실은 359.65%, 당기순손실은 345.74% 불어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법률 자문료·사무실 임대료 등 초기 영업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적자가 났던 것"이라며 “현재는 예상했던대로 현금 흐름도 정상적이고 사업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에비에이션은 대한항공이 2021년 12월 23일 자본금 50억원을 들여 설립한 100% 자회사로, 2022년 2월 1일부로 계열사로 편입됐다. 항공사업법에 따른 법적 지위는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다. 경영진은 대한항공 김해 중정비 공장장(상무) 출신 이대준 대표와 염병일·박정우 이사로 이뤄져있다. 대한항공과 항공 운송 사업 양도·양수를 한 만큼 케이에비에이션은 항공안전법 제90조 5항과 동법 시행 규칙 제262조 2항에 따라 작년 9월 26일 서울지방항공청에 고정익 항공기에 대한 '안전운항체계 변경 검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운항 증명(AOC) 발급 조건에서 변경 사항이 발생한 경우 안전 적합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검증하는 절차다. 관계 당국으로부터 이 과정을 무사히 통과해 케이에비에이션의 객실 승무원·운항 관리사·정비사들은 자체 교본에 의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훈련 과정도 인가 사항인데, 그 이유는 이를 바탕으로 상업 운항에 나설 수 있어서다. 현재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등록된 정보에 의하면 케이에비에이션이 보유한 회전익 항공기는 총 3대로, 모두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가 제작한 15인승 중형 쌍발 헬리콥터 'AW139'이다. 대한항공이 891억원어치의 현물을 출자한 것이다. 대한항공 소유인 고정익 전용기는 4대이나, 현재 계획으로는 보잉 비즈니스 제트(BBJ) 737-700(HL8222)과 봉바르디에(Bombardier) BD-700-1A10 글로벌 익스프레스(HL8230)를 케이에비에이션으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 전언이다. 국토부는 '비즈니스용 항공 서비스'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이 구매한 항공기를 위탁 운항·관리를 대행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입법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이에 맞춰 해당 기재들을 케이에비에이션으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에비에이션의 구성원은 38명이고, 대한항공으로부터 고정익기를 넘겨받을 경우 객실 승무원 추가 채용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에서 전적한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후문이다. 당초 대한항공 내부적으로도 사업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용기 전량을 케이에비에이션으로 완전히 넘기는 방안을 고려한 바 있다. 아직 추가 협의가 필요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용기로 쓰이는 787-8 드림라이너(HL8508)와 걸프스트림 G650(HL8068)은 자체 사업용으로 남겨두되, 케이에비에이션의 전세기로 운영하는 등 상호 마케팅을 통한 수익 공유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력이 강한 분야가 서로 달라 이와 같이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에비에이션은 회사 규모가 작은 만큼 큰 이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삼성전자와 장기 전세 계약을 맺어 월 평균 2억~3억원 수준의 흑자를 꾸준히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현 시점 기준 케이에비에이션의 최대 고객은 서울 서초 본사-지방 사업장 또는 사업장-사업장 사이를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는 삼성전자 임원들이다. 또 다른 고객들은 기업인이나 방탄 소년단(BTS)·블랙핑크와 같은 탑급 연예인들이다. 분초를 다투는 이들을 위해 주 사업지는 입·출국 수속 시간이 짧은 서울김포항공비즈니스센터(SGBAC)로 정했고, 기내식은 한앤컴퍼니 산하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나 해외 현지 업체와 계약해 공급받는다. 30시간 단위의 회원권은 7억원 수준이고 미결제 시 시간당 이용료는 약 2800만원이다. 국내 최대 항공 대기업의 '스핀 오프'임에도 좌석당 단위 비용이 비교적 높게 책정된 이유는 300~750여대를 보유한 넷젯·비스타젯 등 외국의 전용기 회사들 대비 영세한 스타트업이라서다. 항공업계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영역이다. 케이에비에이션도 이 방식에 충실해야 수송 원가 경쟁력을 높여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인 만큼 대한항공 전용기 사업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할 수 있다는 믿음’…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패권’ 되찾을까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경영진이 점검 회의 시간을 갖는다. 위기 속 반도체 수장이 교체된 이후 첫 자리인 만큼 전영현 부문장(부회장)의 리더십에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이날 화성 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부회장·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정배 메모리 사업부장(사장)박용인 시스템 LSI 사업부장(사장) 등 DS 부문의 경영진이 총 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각 부문장 주재 아래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해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사업 목표·영업 전략 의견을 교환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매출 66조5945억원, 영업손실 14조87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로, 경계현 사장 퇴진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반도체 제품은 안팎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 MX 사업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 탑재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은 파운드리 사업부가 제조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1세대 SM8450이었다. 그러나 당해 발생한 갤럭시 시리즈의 기본 앱인 GOS(Game Optimization Service) 파문으로 퀄컴은 자사 AP 위탁 제작사를 대만 TSMC로 바꿨다. MX 사업부도 TSMC가 생산한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도 자사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일감을 TSMC에 일임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했고,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천명했다. 이와 관련,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입해 설계와 파운드리 등을 종합한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내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48.1%, 19.1%였다. 올해 1분기에는 TSMC 61.2%, 삼성전자 11.3%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왕년의 반도체 황제' 인텔은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며 맹추격 중이다. 또 고대역폭 메모리(HBM) 역시 2019년 개발 조직을 해체하며 SK하이닉스에 점유율 추월을 허용하는 등 전반적인 위기를 맞았다.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DS 부문 수장을 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 퀄 테스트 과정을 밟고 있고, 엔비디아와의 '한판 승부'를 공언한 '토종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데이터 센터용 인공지능(AI) 칩 공동 개발에 나섰다. 리벨리온이 삼성의 웨이퍼와 메모리를 활용하는 만큼 한 몸이 되는 사피온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998년 출시한 자사 최초의 폴더폰 회로 기판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새긴 바 있다. 그랬던 만큼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반적인 메모리 업황의 회복세가 전망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속 관찰하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HBM3·HBM3E 선단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인 HBM4와 고객 맞춤형 HBM도 함께 개발해 시장 내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LSI 사업부는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개선하는 등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해 고객 확대를 계속하며 미래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며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회복에 대비해 사업 전 영역에서 대책을 준비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업용 SSD 수요, AI 훈풍에 쑥쑥↑…신바람 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격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센터 분야에서의 채용량이 이어지며 기업용 SSD(eSSD) 출하량은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25일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SSD 시장 규모는 654억7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또 2029년까지 1470억1000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해 연 평균 17.56%씩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시장 내 SSD 공급 요청이 줄을 잇는 이유는 △사물 인터넷(IoT) △가상·증강 현실(VR·AR) △5G △온라인 기술 △머신 러닝 등의 기술 개발 보급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생성형 AI의 진화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과 D5 램 뿐만 아니라 학습·추론 분야에서 SSD 수요가 대폭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학습 영역에서는 파라미터 수 증가에 비례해 성능·데이터 저장 공간 수요가 증가해 4세대 대비 입출력(I/O) 성능과 용량이 2배 이상 확대된 5세대 8테라바이트(TB)·16TB 제품에 대한 고객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추론 영역에서는 방대한 데이터 저장 공간이 쓰여 64TB·128TB 등 초고용량 SSD 중심의 고객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개화와 온 디바이스 AI의 잠재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AI 기술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진화하고 있고, 처리 데이터도 텍스트 위주의 정형적 데이터에서 음성·이미지·비디오 등 비정형 데이터로 확장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전체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0%,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 마이크론 11%, WDC 18%, 키옥시아 9%로 나타났다. 기업용 SSD로 한정하면 삼성전자 45%,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32%, 마이크론 10%, WDC 4%, 키옥시아 8%로 국내 2개사의 점유율이 77%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용량의 응용 복합 제품을 기반으로 고객의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응용 분야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낸드 플래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서버·스토리지 응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 리더십을 갖고 있어 시장 적기에 대응할 수 있다"며 “올해 1분기 기준 SSD 출하량은 전년비 80% 증가하고, QLC SSD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3배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SD의 근간인 낸드(NAND)의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대비 30% 이상 상승해 수익성 개선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중 고객사 인증 완료 후 자사 9세대 QLC 제품 판매를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기업용 SSD 내 QLC의 비중은 4분기 중 10~20%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중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에는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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