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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에 필요한 전기요금은?…“kWh당 200원만 돼도”

청정에너지 보급 경쟁에서 유럽은 순항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뒤처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전기요금이 꼽힌다. 유럽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3배나 높게 형성되면서 청정에너지 경제성이 확보된 반면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보급에 실패하면 수출 등 경제 전반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요금 현실화 등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작년 평균 전력 판매단가는 kWh당 152.5원으로 이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는 유럽 주요국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에 밝힌 작년 6월 기준 주요국의 kWh당 가정용 전기요금은 아일랜드 0.515달러, 오스트리아 0.469달러, 영국 0.443달러, 이탈리아 0.431달러, 벨기에 0.416달러, 독일 0.399달러, 스위스 0.338달러, 네덜란드 0.335달러, 프랑스 0.257달러, 폴란드 0.240달러 등을 보였다. 한화로 하면 아일랜드는 679.8원, 오스트리아는 619.08원이다. 이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0.12달러로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심지어 자원 강국인 호주 0.236달러 , 캐나다 0.123달러, 미국 0.166달러 보다도 낮았다. 호주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하는 나라다. 우리나라와 에너지 상황이 비슷해 항상 비교대상이 되는 일본도 0.23달러를 보였다. 우리나라보다 전기요금이 3~4배 비싼 유럽은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경제성을 갖게 돼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탄소중립이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영국과 독일은 2022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40%를 넘었고, 독일은 2023년에 50%도 넘었다. 영국은 원전까지 포함하면 무탄소 전력 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작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9.64%로 여전히 10%도 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청정에너지 보급이 더딘 속도로 진행되면 추후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와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선언했다. 이 선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지키지 못할 시 국가적 신용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탄소국경세제도(CBAM) 시행에 들어갔다. 철강, 알루미늄 등 5가지 수입품목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의무보고토록 하고, 2026년부터는 실제로 탄소배출량만큼 세금을 물게 하고 있다. EU는 대상품목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며, 미국도 이 제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정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에너지업계는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 최소 요금으로 kWh당 200원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유럽처럼 3~4배 수준으로 오르면 청정에너지가 본격적으로 늘겠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며 “한전의 평균 판매단가 기준으로 kWh당 200원 정도를 최소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만 돼도 공기업 부채가 해결되고 송배전망 구축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재생에너지원별로도 어느 정도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대·임덕오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재생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한 중장기 발전단가(LCOE)전망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태양광 설비비용은 kW당 130만5000원~161만7000원이며 발전단가는 kWh당 128원~155원으로 추정됐다. 육상풍력 설비비용은 kW당 268만9000원~271만3000원이며 발전단가는 kWh당 164원~166원, 해상풍력 설비비용은 kW당 550만원~646만8000원이며 발전단가는 271원~300원으로 추정됐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총 설치기간이 약 10년 정도로 매우 길어 발전단가가 높다"며 “이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풍력발전촉진특별법이 통과되면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우수해 보급이 매우 활성화되고 있다"며 “사실 우리나라도 총괄원가에 적정마진이 보장된 전기요금만 책정돼도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수 있다.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자 첫 단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슈분석] 공기업 경영평가에 배당성과 반영…‘도덕적 해이’ 부추기는 정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에너지공기업들의 부실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주주가치 제고를 평가항목으로 추가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외면한 채 국제유가 하락, 사실상의 적자를 미수금 처리로 돌리는 조치 등에 따른 일시적 실적 개선을 빌미로 배당을 종용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주가부양에 힘쓰고 있다. 경영평가에 주주가치 제고를 평가항목으로 추가하는 등 공기업의 정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공기업 사장 등 임원들에게 자사주 매입까지 압박하며 주가 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한전의 누적적자는 여전히 40조원이 넘는다. 다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적자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남아 있다면 차입금을 통해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기업 경영평가에 배당 항목을 반영한 것은 정부가 도덕적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실적 개선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따른 결과라기 보다는 국제유가가 하락해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 발전사 전력 구입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여전히 부채가 200조가 넘은 상황에서 배당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누적된 부채를 줄이고 이자 부담을 덜어 전력망 등 핵심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게 더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한전의 부채는 202조 4000억원으로 전년 192조 8000억원보다 9조 6000억원 늘어났다. 다만 지난해 원자재 가격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3, 4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영업손실이 줄어든 배경도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 발전사 전력 구입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세 차례 이어진 전기요금인상으로 판매 단가는 26.8% 상승해 전기 판매 수익이 전년보다 16조 7558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연간으로는 여전히 4조 56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32조 6034억원의 손실보다는 줄었지만 3년 연속 조단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올초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자 한전도 가치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달에는 52주 최고가인 2만5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회사의 청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더 적어 기업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전의 PBR은 0.33이었다. 줄곧 적자를 기록하던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지난해 31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993억을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역난방공사의 PBR도 0.29 수준을 보였다. 지역난방공사는 흑자 전환에 대해 “한국회계기준원의 공식 해석을 통한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해 재무제표에 연료비 미수금 4179억원을 반영했다"며 “이에 따라 회계상 이익이 발생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공공기관 성과급이 걸린 경영평가를 빌미로 배당을 압박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기획재정부는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한전KPS, 한전산업, 강원랜드, GKL 등 상장 공기업 7곳의 '배당 적정성' '소액주주 보호' 같은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을 '재무 성과' 평가의 하위 항목으로 포함하기로 했다. 매년 공기업과 준정부 기관의 실적을 판단해 점수를 매기는 경영평가 결과는 기관장 거취나 임직원 성과급을 좌우한다. 공기업 임원들로썬 주가 부양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한 상황이다.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선 PBR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야 하는데, ROE는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 매입 소각이나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환원을 늘릴수록 개선된다. 막대한 부채로 보유한 현금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이라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율과 ROE를 높일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가능하다. 김동철 한전 사장이 최근 사재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예고한 배경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임원이나 사장들이 3000만원 밑으로 자사주를 사면 백지신탁을 안해도 되는 규정을 빌미로 경영진 개인들보고 자사주를 사서 주가를 띄우라는 것"이라며 “한전과 에너지공기업들의 주가를 진정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은 전기요금 현실화, 전력시장 선진화, 전력망 확충, 에너지신산업 육성 등이다. 지금의 행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실질적인 경영환경 개선은 없다시피한데 단순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테마화돼 주가가 폭등했는데 이같은 추세에만 편승하려 하고 있다"며 “실제로 실적 전망은 어떠한지, 구체적인 주주 환원책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전 관계자는 “공기업이다 보니 정부의 경영평가 방향에 맞춰 회사에서 대책 마련을 할 예정이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적자 상황인데 이 시기에 배당 정책을 할 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공기업들이 작성한 2023년도 경영평가 보고서는 기획재정부에 제출이 완료됐으며 평가를 거쳐 6월 경 발표될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다시 뛰는 초전도체 관련주…투자경고 지정도 크게 늘었다

초전도체 관련주를 비롯한 테마주들이 주목받으면서 올해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 종목 지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전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 제도상 투자경고 종목 지정은 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에 비해 2.8배 많은 수준이다.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받은 상장사 수는 39곳이다. 이 중에는 2개월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에 많게는 3차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경우도 있었다. 시장경보 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다.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되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뒤 추가로 주가가 급등하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투자경고 종목은 해당 종목의 당일 종가가 3일 전날의 종가보다 100% 이상 상승하거나 5일 전날의 종가보다 60% 이상 상승하는 등 비상정적인 급등세를 보일 경우 지정된다. 경고 지정 상태에서 2일간 40%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다음날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 수요를 억제하고 주가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장안정화 조치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 중에는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이 눈에 띈다. 초전도체 대장주로 불리는 신성델타테크는 지난달 14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뒤 두 차례나 매매거래 정지 예고가 발동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다가 같은 달 28일에 해제됐다. 지난해 8월에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던 이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로 시총이 2조8890억원에 달하지만, 상한가를 찍었다가 다음날 급락하고, 그 직후에 다시 급등하는 등 급격한 주가 변동이 관찰된다. 이와 함께 씨씨에스, 서남, 다보링크 등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다수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차전지 관련주들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대거 지정됐다. 이차전지주 전구체 기업인 에코앤드림은 지난 1월 17일, 2월 16일에 이어 지난 7일에는 올해 들어 3번째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엔켐, 유진테크놀로지, 광무, 신성에스티, 파워로직스 등도 이차전지 관련주다.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와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증시를 들썩이게 만드는 관련 테마주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해당 산업이나 이슈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성델타테크는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데다 자회사를 통해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초전도체 테마로 묶였고, 등락을 거듭한 끝에 '대장주'가 됐다. 여기에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과 국가수사본부는 총선이나 정책 등에 편승한 테마주가 확산되지 않도록 '불법 리딩방'에 대한 암행 점검에 나서는 한편 허위사실 작성·유포, 시세조정 등 불공정 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지난해와 비슷할 듯…LNG는 평균보다 낮은 수준 전망”

올해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배럴당 83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겠다.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사단법인 '에너지미래포럼' 주최로 8일 서울 서초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3월 월례 조찬포럼에 참석, '글로벌 에너지시장 환경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 대해 전망했다.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예상 가격은 평범한 시나리오에서는 배럴당 83.0달러로 지난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2.3달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유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9달러까지 오르고 저유가 시나리오에서는 74.3달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심 원장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미-이란 관계 변화, 미국 선거 등 지리학 정치적 요인에 따라 수급 밸런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NG 가격은 수요의 더딘 증가로 예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NG 가격은 동북아시아(JKM) 시장 기준으로 이번 달에 MMBtu(열량단위) 당 13.3달러, 4월 11.1달러, 5월 10.0달러, 6월 10.0달러, 하반기 평균은 12.3달러로 예상된다. 심 원장은 “미국, 카타르 등 대규모 LNG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는 2027년 이후 세계 LNG 시장의 수급과 현물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부문 글로벌 트렌드로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리스크 확대,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 가속화, 기후이슈의 통삼 규범화 경향 심화를 꼽았다. 이날 심 원장 발표 이후 에너지미래포럼에서는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인공지능의 발전과 생성형 인공지능(AI) 그리고 기업활용'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AI의 작동 원리와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가 여러 산업에 접목되고 있고 에너지 산업에도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31년에는 AI 에너지 시장이 198억달러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AI의 에너지 시장 활용 방안은 △전력 생산 시스템의 효율화 △ 전력시스템의 예방유지보수 △전력 수요·공급의 매칭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관리 최적화 △최적의 탄소저감 방식 디자인 △안전한 작업장 환경 조성 등이 있다. 실제로 AI는 에너지 산업에서 중요한 화두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은 에너지경제신문에서 지난달 16일 개최한 '제6회 대한민국 에너지시설 안전포럼'에 참석해 AI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에너지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신용사면’ 본격 시행 다가온다...카드사, 건전성 ‘시험대’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소상공인·서민 신용사면 계획에 따라 본격 '신용회복'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카드업권은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 차주들이 상환 능력이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을 늘릴 경우 악순환 고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0일 금융권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일부터 조건에 부합하는 차주에 대해 연체이력 정보의 금융기관 간 공유와 활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소상공인과 서민 신용사면 계획에 대해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당시 연체이력이 남은 차주가 빚을 갚으면 연체 정보를 삭제해주는 것이 골자다. 2021년 9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발생한 2000만원 이하 연체자가 5월 31일까지 연체 금액을 전액 상환했을 경우에 해당된다. 90일 이상 장기연체자의 경우 금융사가 신용정보원에 등록한 대출 원금을 갚아야 하며, 90일 미만 단기 연체자는 신용평가회사(BC)에 등록된 연체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신용사면을 통해 개인 대출자 기준 약 290만명의 신용점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15만명은 추가로 카드 발급 가능 최저신용점수인 645점을 충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업 8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개인 신규 신용카드 회원수는 88만2000명이다. 지난해 12월(73만2000명) 대비 15만명이 증가했다. 신규 신용카드 회원수는 기존에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았다가 새로 가입한 소비자를 뜻한다. 앞선 자료들을 보면 지난해 12월 들어 4만4000명 감소했다가 지난 1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3월 신용사면 이후 신규 신용카드 회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사면으로 연체 기록이 사라지면 신용점수가 올라가면서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가능해지기에 중·저신용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카드사들로부터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새롭게 신용카드를 발급한 소비자들이 신용점수를 회복했어도 상환 능력 자체가 개선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카드업권은 자금조달 비용 부담 확대와 함께 본업 영업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환경에 의해 연체율까지 1%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연간 실적을 발표한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모두 1%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가 1.67%를 기록해 전년 보다 0.69%P 상승했다. △신한카드 1.45(+0.41%P) △우리카드 1.22%(+0.02%P) △삼성카드 1.2%(+0.03%P) △KB국민카드 1.03%(+0.11%P)도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카드 돌려막기'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환대출 잔액도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전업 카드사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모두 1조5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1% 뛰었다. 대환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더 나쁜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타고 있는 상황으로도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카드 발급이 증가하면 업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회사별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등이 들어올 수 있다. 연체기록이 사라진 소비자의 경우 한도가 늘어나면서 추가 연체 가능성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신용사면 이후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점이다. 취약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기 시작하면 카드론 금리가 올라갈 수 있고 고금리로 인한 상환능력 저하나 연체율의 추가 상승이라는 연쇄 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저신용자 위주로 영업하는 카드사의 경우 떠안는 리스크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를 찾는 소비자가 대부분 중·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로, 이들의 연체기록을 지우면 카드사가 상환능력 평가를 위한 단서도 줄어들게 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사면 이후 각종 연쇄작용으로 카드론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며 “고금리로 인한 상환 능력 저하, 연체율 상승 등의 악순환 고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들이 소득과 다른 대출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한도를 다르게 부여하고, 연체율을 보다 면밀히 관리하고 있어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의 한도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고, 부실채권 정리 등 강력한 건전성 관리에도 들어간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차피 한도 자체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기도 하고, 규모의 차이가 있지만 전에도 있었던 일인 만큼 회사별로 한도관리 등에 대비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파워 인터뷰] 김희집 에너지미래포럼 사무총장 “에너지 요금에 원가 제대로 반영해 혁신해야"

“그동안 에너지 요금에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에너지 요금에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혁신해야 할 때입니다." 김희집 에너지미래포럼 사무총장(서울대 교수)는 지난 4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에너지 요금에 원가를 제대로 반영해 혁신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에너아이디어 대표이기도 하며 이달로 에너지미래포럼 사무총장을 맡은 지 4년이 됐다. 에너지미래포럼은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장·차관,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기관장을 강연자로 초청해 에너지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요 기업의 임원, 정부 관계자, 교수 등 전문가들이 아침마다 열리는 조찬포럼에 참여해 에너지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네트워킹 자리로 꼽힌다. 김 사무총장은 이같은 에너지미래포럼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에너지정책에 대한 견해를 직접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초기에는 에너지미래포럼 자문 역할을 계속하다가 2020년 3월부터 공식적인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며 “그동안 회원들이 더 이상 받기 어려울 만큼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정부와 공공기관이 에너지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고 이제는 대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에너지 산업이 큰 위기다 엄청난 대혁신이 필요하다. 그동안 산업부랑 한전 등의 노력으로 다른 주요 선진국의 절반 이하의 요금을 유지하며 값싸고 질 좋은 에너지를 공급했다“며 "탄소중립 흐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위기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전기요금 원가연동제를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시켰다. 원가 이하로 에너지를 생산했고 기업들이 모든 걸 메꿨다"며 “그 결과 한전은 50조원 누적 적자를 냈고 가스공사는 15조원의 미수금이 있어 이를 만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원가연동제를 법으로 자동화시켜서 임의로 에너지 요금에 개입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논리로 전기와 가스요금을 결정하지 말고 연료비용대로만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고려한 에너지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수소와 재생에너지 산업이 잘 될 거라고 막연한 기대로 지원하지 말고 원가를 줄이게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미국이나 유럽은 에너지 분야에서 원가를 강조한다. 우리는 원가 이야기를 잘 안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수소연료전지는 발전하기에 많이 비싸다. 경매제도로 원가를 최대한 낮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별로 전기 생산 원가가 다른 점도 지적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수도권은 전기요금이 비싸고 발전소가 많은 지역은 전기요금 싸야 정상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전국의 전기요금이 똑같다 보니 전기 수요가 서울로 몰린다"며 “다른 나라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6개 권역 정도로 나눠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송전선로를 짓느라 들어가는 비용을 서울에서 더 책임져야 한다"며 “지역별 원가 위주로 가자. 데이터센터를 지역에 유치하고 국가 전체 전력 사용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로 스스로 발전해 전기를 사용 방식을 확대하는 정책도 제안했다. 김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 혜택이 더 적다"며 “전기를 만들어 직접 쓰는 것보다 남에게 파는 게 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팔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받지만 이를 직접 사용하면 REC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REC를 팔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전기를 팔 경우 송배전망 수요가 생긴다. 자기가 생산하는 전기에도 REC를 주고 직접 쓰게 해야 송배전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RE100을 직접 하면 손해 보는 구조"라며 “본래 재생에너지는 스스로 발전하는 에너지다. 분산에너지도 보급될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전기요금제가 있어야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현재 시장은 일물일가다 보니 분산에너지가 활성화될 시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사회가 많이 합리화되가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 정치권과 환경주의자들이 아닌 에너지 전문가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 기회에 에너지 혁신을 대대적으로 하자"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여보 우리도 금투자 하자”…금값시세 천정부지,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금과 관련된 금융상품들의 수익률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 12개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6.07%였다. 같은 기간 46개 테마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0.46%로 마이너스(-)였으나, 최근 들어 수익률이 훌쩍 오른 것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금 현물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ACE KRX 금 현물' ETF의 일주일 수익률은 5.53%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률 상승세는 국제 금값이 오른 영향이다. 국제금값 시세는 8일(현지시간) 기준 온스당 2161.55달러로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에 국내 금값도 덩달아 올라 KRX 금시장에서 같은 날 금 1㎏ 현물의 종가는 g당 9만1740원을 기록하며 시장 개설 후 처음 9만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에는 9만233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값은 연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실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을 더 얻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그 확신을 갖게되면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고, 확신을 얻게될 시점 또한 멀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굳어진 가운데 최근 공개된 미국 경제 지표 둔화가 기대감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미국 2월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가 47.8P로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컨센서스 49.5P), 신규 수주와 생산이 모두 위축 국면에 머물면서 경제 지표가 다소 약화하자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는 도리어 긍정적인 신호라는 인식이 동반되며 금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중국의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위축을 우려하는 중국 소비자가 금 실물을 활발히 매입하고 있는 현상을 금값 상승의 이유로 들고 있기도 하다"며 “실제로 1월 미국과 유럽에서의 금 ETF 자금은 큰 폭으로 유출된 반면 아시아에서의 금 ETF 자금은 순유입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최근의 금 가격 상승은 역대 최고치 돌파에 대한 기대로 매수세가 강하게 쏠린 측면도 있어,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리나 물가 경로, 전쟁 상황 등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금 가격 급등을 뒷받침할 만한 매크로 이벤트는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원과 고용 지표에서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단기 과매수 상태에 대한 되돌림 약세장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도 “금 가격이 본질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질 금리가 하락하고 미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미 달러와 금리 모두 아직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지 못한 상황"이라며 “금 가격은 연말까지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나, 현재 가격은 밴드 상단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예금 금리 ‘뚝’·코인 ‘강세’...늘어나는 은행 대기성 자금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등 투자자산은 강세를 보이면서 은행의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이 늘어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 상황에서 은행의 금리 하락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금융소비자들이 새로운 투자처에 탑승하기에 앞서 현금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에 돈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낮아지고 있다. 현재 1년 만기 기준 상품을 보면 지방은행과 특수은행 중심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전북은행의 JB 다이렉트예금통장으로 연 3.8%를 제공한다. 공시가 2월 기준으로 돼 있는 만큼 전월인 1월의 평균 취급 금리(연 4.04%)와 비교하면 한 달 새 0.24%포인트(p)가 하락했다. 이어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 금리가 연 3.72%,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 금리가 연 3.7%를 제공하는데, 모두 전월 평균 취급 금리(연 3.86%, 연 4.2%) 대비 0.14%p, 0.5%p 각각 낮아졌다. 연 3.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의 KDB 정기예금과 광주은행의 더(The)플러스예금,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금리도 모두 전월 평균 대비 0.06%p, 0.14%p, 0.2%p 각각 내렸다.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며 은행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강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비트코인 1개 가격의 경우 업비트 거래 기준 올해 1월 5800만원대에서 지난 8일 기준 9400만원대로 오르며 두 달 새 급격하게 상승했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금융상품으로 승인한 후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올 초부터는 국내 증권 시장도 저PBR(주가순자산배수) 종목 중심으로 탄력을 받으며 투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월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PBR이 낮은 기업들 대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하자 저PBR 종목으로 꼽히던 은행주, 자동차주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코스피 지수가 최고 3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2680.35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 시기에 은행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면 새로운 투자처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금리는 낮지만 돈을 쉽게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이르면 3분기부터 인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앞으로 은행 상품 금리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14조2656억원으로 전월 대비 23조5536억원(4%)늘었다. 최근 1년 중 월별 증가 폭이 가장 크다. 한편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86조2501억원으로 전월 대비 23조6316억원(2.7%)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한 데다, 은행들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특판성 예금을 출시하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주원 칼럼] 도전받는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주범은 탄소이다. 지구의 온도 상승세를 막지 못하면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로 많은 피해를 볼 것이며, 나중에는 해수면이 높아져 인간이 살 수 있는 땅도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과 탄소 흡수량이 같게 만들어 순(net)탄소 배출량을 제로(0)까지 낮춘다. 여기까지가 알려진 내용이다. 탄소중립을 한발 물러서서 보면 사회 내 여러 가치 판단 기준 중에서 지극히 도덕적이고 온전히 환경적인 이슈이다. 즉 경제적 기준에서는 탄소를 줄이는 것은 고비용-저성장일 뿐이다. 예를 들어 BP(British Petroleum) 통계에 따르면 1965년 이후로 세계 탄소배출량이 전년대비 감소했던 경우는 1974~1975년의 1차 오일쇼크와 1980~1982년의 2차 오일쇼크,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위기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졌던 시기뿐이다. 그런 시기를 제외하고는 탄소배출량은 언제나 증가했다. 2022년 현재 세계 탄소배출량은 343억7410만 톤으로 1965년 111억 8300만 톤의 3배에 달하고 있으며, 57년 동안 연평균 2.0%씩 늘었다. 아직까지도 배출량이 추세적으로 감소한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데 앞으로 약 26년밖에 남지 않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그러한 의구심의 근간에는 글로벌 기후 대응이라는 공공의 선(善)을 위해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회의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주 대두되는 문제로 이미 잘 사는 국가들인 선진국 그룹과 이제 본격적인 성장을 하면서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는 신흥공업국이 탄소중립을 바라보는 입장은 전혀 다르다. 신흥시장은 고성장이 필요하며 고성장은 많은 탄소배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역으로 신흥시장에게 탄소중립을 요구하는 것은 고성장을 포기하게 하고 선진국을 따면 잡으려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2022년 기준으로 선진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탄소배출 비중은 65%에 달한다. 이들 국가의 탄소중립이 없이는 세계 전체의 탄소중립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서 만약 올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또 탈퇴하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탄소중립은 갈 길을 잃어 방황할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을 주도하는 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불확실하다. 올해 6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피로감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입되는 난민으로 인한 사회 불안 등이 이슈가 되면서 극우파가 의회의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이들은 탄소중립에 대해서 지금 유럽연합의 정책 기조와 반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탄소중립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인 것은 분명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듯이 경제 논리, 사회 논리, 정치 논리 그리고 이념이 끼어들면서, 가는 길이 평야를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것이 아니라 큰 산을 만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휘어지고 뒤틀어지거나 아니면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야 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탄소중립이 지고의 선(善)이기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순진한 생각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잘 살펴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왜냐하면 탄소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조업 중심 국가인 한국 경제의 입장에서 탄소 배출이 감소한다는 것은 성장과 삶의 질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시대 상황에 맞추어 사회 전체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탄소중립 경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올해 이후 탄소중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선진국들의 태도 변화가 가져올 기회도 생각해 본다. 지금보다는 선진국들이 느슨한 탄소중립 기조로 전환한다면 관련 기술과 사업화에 대한 그들의 투자가 위축될 것이다. 이때 우리가 그들의 앞선 기술을 따라잡을 기회도 생길 수 있다. 세상은 항상 생각대로 되는 경우는 없다. 도덕적 기준으로만 세상을 보려 하지 말고 변화에 맞춘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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