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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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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에 필요한 전기요금은?…“kWh당 200원만 돼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0 10:00

국내 전기요금 유럽보다 3~4배 저렴한 수준

한전 작년 판매단가 152원, 전력망 구축 힘들어

“요금 현실화가 탄소중립 달성 최소 수준이자 첫 단계”

태양광 발전 설비.

▲태양광 발전 설비. 사진=연합뉴스

청정에너지 보급 경쟁에서 유럽은 순항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뒤처지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전기요금이 꼽힌다. 유럽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3배나 높게 형성되면서 청정에너지 경제성이 확보된 반면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보급에 실패하면 수출 등 경제 전반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요금 현실화 등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작년 평균 전력 판매단가는 kWh당 152.5원으로 이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는 유럽 주요국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에 밝힌 작년 6월 기준 주요국의 kWh당 가정용 전기요금은 아일랜드 0.515달러, 오스트리아 0.469달러, 영국 0.443달러, 이탈리아 0.431달러, 벨기에 0.416달러, 독일 0.399달러, 스위스 0.338달러, 네덜란드 0.335달러, 프랑스 0.257달러, 폴란드 0.240달러 등을 보였다. 한화로 하면 아일랜드는 679.8원, 오스트리아는 619.08원이다.


이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0.12달러로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심지어 자원 강국인 호주 0.236달러 , 캐나다 0.123달러, 미국 0.166달러 보다도 낮았다.


호주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하는 나라다. 우리나라와 에너지 상황이 비슷해 항상 비교대상이 되는 일본도 0.23달러를 보였다.




2023년 6월 기준 주요국의 가정용 전기요금(단위 kWh).

2023년 6월 기준 주요국의 가정용 전기요금(단위 kWh).

▲자료=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

우리나라보다 전기요금이 3~4배 비싼 유럽은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경제성을 갖게 돼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탄소중립이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영국과 독일은 2022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40%를 넘었고, 독일은 2023년에 50%도 넘었다. 영국은 원전까지 포함하면 무탄소 전력 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작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9.64%로 여전히 10%도 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청정에너지 보급이 더딘 속도로 진행되면 추후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와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선언했다. 이 선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지키지 못할 시 국가적 신용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탄소국경세제도(CBAM) 시행에 들어갔다. 철강, 알루미늄 등 5가지 수입품목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의무보고토록 하고, 2026년부터는 실제로 탄소배출량만큼 세금을 물게 하고 있다. EU는 대상품목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며, 미국도 이 제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정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에너지업계는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 최소 요금으로 kWh당 200원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유럽처럼 3~4배 수준으로 오르면 청정에너지가 본격적으로 늘겠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며 “한전의 평균 판매단가 기준으로 kWh당 200원 정도를 최소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만 돼도 공기업 부채가 해결되고 송배전망 구축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재생에너지원별로도 어느 정도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원별 설비비용과 발전단가.

2022년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원별 설비비용과 발전단가.

▲자료=이근대·임덕오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재생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한 중장기 발전단가(LCOE)전망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이근대·임덕오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재생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한 중장기 발전단가(LCOE)전망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태양광 설비비용은 kW당 130만5000원~161만7000원이며 발전단가는 kWh당 128원~155원으로 추정됐다. 육상풍력 설비비용은 kW당 268만9000원~271만3000원이며 발전단가는 kWh당 164원~166원, 해상풍력 설비비용은 kW당 550만원~646만8000원이며 발전단가는 271원~300원으로 추정됐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총 설치기간이 약 10년 정도로 매우 길어 발전단가가 높다"며 “이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풍력발전촉진특별법이 통과되면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우수해 보급이 매우 활성화되고 있다"며 “사실 우리나라도 총괄원가에 적정마진이 보장된 전기요금만 책정돼도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수 있다.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자 첫 단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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