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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생성형 AI 서비스’ 성과…업무 초자동화 시대로 당긴다

삼성SDS가 기업 업무의 '초자동화(HyperAutomation·하이퍼오토메이션) 시대'를 열겠다는 꿈을 향해 한걸음 다가갔다. 자사가 선보인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 서비스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기업 업무의 초자동화 혁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리얼 서밋 2024'를 개최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삼성SDS의 솔루션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고객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다. 삼성SDS는 자사 생성형 AI 서비스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등의 성과 및 실제 기업 도입 사례 등을 소개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5월 기업 업무의 초자동화를 실현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패브릭스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가속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와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정보통신 자원을 한곳에 모아 임직원들이 손쉽게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기존 클라우드에 AI를 결합해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영상회의 중 실시간 자막과 회의록 작성을 비롯해 회의 종료 후 회의록 및 실행 방안 도출, 담당자에 메일 발송 등 각종 작업 자동화를 돕는다. 삼성SDS에 따르면 이 서비스들은 출시 4개월여가 지난 현재 100여개 기업이 도입했고, 15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패브릭스의 경우 특히 금융권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홍선기 삼성생명 부사장은 “패브릭스는 투자 위험관리, 사기 예방뿐만 아니라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의 업무도 알아서 해결해준다"며 “임직원 업무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호텔업계에서 적극 활용 중이다. 행사장을 찾은 정봉화 파라다이스그룹 상무는 “브리티 코파일럿과 함께 하는 변화된 업무 여정을 통해 18개 관계사, 3500명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 상무는 “일례로 그룹 내 직원들의 경우 해외 파트너사들과 미팅이 많다"며 “(브리티 코파일럿 사용 후) 영상회의 시 실시간 번역이 가능하고, 회의가 끝나면 전체적 회의 내용이 요약본으로 만들어지는 점이 놀랍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브리티 코파일럿은 미팅 전 챙겨보면 좋을 자료를 알려주고 기획안 초안도 준비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공경 삼성SDS 상무는 “파라다이스 임직원에게 똑똑한 비서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출시 초기 임에도 삼성SDS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기업 고객의 수요가 급증하며 이 회사의 업무 초자동화 혁신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는 생성형 AI 플랫폼에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하는 등 기능 고도화를 통해 업무 초자동화 시대를 활짝 연다는 계획이다. 우선 회사는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고객이 직접 생성하고, 프로세스 별로 생성된 에이전트끼리 스스로 소통하며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멀티 에이전트' 등 패브릭스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아울러 브리티 코파일럿의 신기능인 '퍼스널 에이전트'도 최초로 공개했다. 퍼스널 에이전트는 개인별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일정·업무 브리핑, 우선순위에 따른 할일 추천, 영상회의 시 다국어 실시간 통역, 음성 기반 업무 처리 등 개인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AI 비서라 불리는 코파일럿의 다음 모델이 에이전트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업무 자동화가 시작됐다"며 “삼성SDS는 생성형 AI를 통해 기업 업무를 혁신할 것이다. 이는 기업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초격차 딜레마’… 워라밸 vs 기술력 사이에서 허리띠 조인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워라밸 정책인 패밀리데이를 없앨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한때 '초격차' 전략으로 경쟁사를 압도했던 삼성전자가 이제는 오히려 경쟁사를 의식하며 위기감에 휩싸인 모양새다. 결국 느슨해진 허리띠를 다시 조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패밀리데이 폐지 하나…기술 경쟁력 약화 대응책 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근무 환경 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시행되던 '패밀리데이'(선택적 주4일제) 폐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패밀리데이는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도입된 대표적인 워라밸 정책으로 지난해 도입됐다. 만족도가 매우 높은 제도로 직원들 사이에서는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에서는 “패밀리데이 정책 폐지는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도 많은 직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도로 폐지를 위한 설문이나 의견수렴 등도 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이슈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직면한 기술 경쟁력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을 빼앗기는 등 위기 징후가 보이기 때문이다. HBM 시장에서 후발주자의 입장에 선 삼성전자로서는 큰 충격에 휩싸인 형국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19년 HBM 개발 조직을 축소한 것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한 때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 입장에서 충격적인 상황이다. 권오현 전 대표가 주창했던 '초격차'는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것을 의미했는데, 현재 삼성전자는 오히려 경쟁사에 추월당해 격차를 좁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 전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정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사로 복귀한 것은 지난 5월이다. 하지만 주역들이 떠난 사이 회사의 상황은 전과 크게 달라졌다. ◇DRAM 1위 지켜도 HBM서 뒤처져…초격차 전략 부활 시도 물론 삼성은 아직 1등 회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DRA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TrendForce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RAM 시장 점유율은 43.9%를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31.7%, 마이크론은 19.1%를 차지했다. 그러나 AI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HBM 분야에서는 입장이 다르다. 여기서 1등은 SK하이닉스다. TrendForce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주류 4세대 HBM(HBM3)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에도 SK하이닉스는 52% 이상의 HBM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부가 사업인 HBM에 대한 시장지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근무 환경 개선과 함께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전 부회장은 최근 “디램 설계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술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중이다. 다시 초격차로 가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023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상으로 주 64시간 특별연장근로도 시행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경쟁사들도 워라밸은 포기한 분위기다. TSMC의 경우 엔지니어들의 12시간 근무일과 주말 근무가 일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반도체 분야 최전선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이기는 하다. AI 업계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근무 환경은 더욱 극단적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직원들은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근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주 7일, 새벽 2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고 회의 중 고함과 싸움이 일상적이라는 보도도 있다. ◇워라밸 vs 경쟁력…삼성의 딜레마 한편 삼성전자의 변화가 워라밸 트렌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런 정책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정부의 기조는 그대로다. 삼성전자의 과제는 기술 경쟁력 회복과 직원 만족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다. 패밀리데이 폐지와 같은 강경책만으로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최근 취업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근무 환경 악화는 젊은 인재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신입사원 연봉을 인상하고 복지 지출을 늘리는 등 인재 유출 방지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DS부문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5300만원으로 인상했으며, 복리후생비도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과거의 '초격차' 전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근무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함께 직원들의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결정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A행 대한항공 여객기, 출입문 에러 메시지 발생…5시간 지연 출발 예상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려던 대한항공 여객기에 문제가 생겨 5시간 가량 늦게 출발하게 됐다. 2일 대한항공은 이날 14시 15분 경 인천발 LA행 KE017편(A380-800, HL7628) 승객 탑승 중 여객기 도어 슬라이드 점검 메세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출발 시간은 한국 기준 14시 30분이었으나 19시 30분으로 밀렸다. 현지 기준 도착 시간도 10시 10분에서 14시 35분으로 변경됐다. 총 수속 승객은 36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해당 비행편과 관련, 슬라이드 팽창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최단 시간에 동일 기종 항공기로 교체 후 5시간 지연 출발할 예정"이라며 “지연 안내와 함께 승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창사 30주년’ 넥슨, 이정헌 대표 첫 공식석상 선다

넥슨이 올해 첫 자본시장 브리핑을 열고 주주 및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경영 청사진 및 개발 중인 신작 타이틀이 공개될 전망이다. 올 초 일본법인 대표로 취임한 이정헌 대표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3일 오후 4시부터 일본 도쿄 현지에서 자본시장 브리핑(Capital Markets Briefing)을 연다. 이정헌 일본법인 대표와 시로 우에무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무대에 오른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요 신작 타이틀과 함께 회사 비전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넥슨 경영진 임기를 고려했을 때 3년 단위의 성장 계획과 사업 방향을 공개할 전망이다. 우에무라 CFO는 향후 3년간의 재무적 목표 및 자본 배분 정책을 간략히 밝힐 예정이다. 사실상 이정헌 대표의 첫 공식 석상이다. 이 대표는 올 초 일본법인 대표 취임 이래 분기별 실적발표를 제외하고는 모습을 비춘 적이 없다. 취임 일성과 운영 청사진을 명확히 밝혀야 할 때라는 의미다. 넥슨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전 포인트는 던전 앤 파이터(던파)의 아성을 이어갈 '새 카드'로 어떤 걸 꺼낼지다. 현재 넥슨의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게임은 단연 던파 시리즈다. 지난해 넥슨 매출(4233억엔·한화 약 3조8200억원)에서 던파 시리즈가 차지한 비중이 20% 이상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이렇듯 '매출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IP 인기가 떨어질 경우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넥슨으로선 '넥스트 던파(Next DNF)'를 발굴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고,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은 만큼 이러한 부담감은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비(非) 던파 매출의 이익기여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중장기 전략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밝힌 '종횡 전략'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표 내정 당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의 안정적 운영과 글로벌 시장에 통용될 신작 개발을 강조한 바 있다. 기존 인기 IP는 장르 및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신규 IP 사업을 통해 '슈퍼 IP'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던파 IP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DW(던파 오픈월드 모바일)'와 마비노기 영웅전 IP를 활용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외의 타이틀이 공개될 경우, '퍼스트 디센던트'와의 모멘텀이 맞물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엔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전략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국 텐센트와 '더 파이널스'·'아크 레이더스'의 현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핵심 IP에 대한 해외 빌드 투자와 지원을 신작 한 편에 맞먹는 수준으로 늘려보자는 생각으로 투자를 많이 하자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브리핑에선 현지화 작업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브리핑은 게임 유저보다는 주주 및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높이기 위해 진행된다. 최근 한 달 동안 넥슨재팬과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하락세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 이후 주가도 반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넥슨재팬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2878엔(한화 약 2만6358원)로, 지난달 8일 최고치(3161엔·한화 약 2만8944원)를 기록한 후 8.95% 하락했다. 같은 날 넥슨게임즈 주가는 1만84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달 7일(2만9350원)보다 약 37.31% 감소한 수치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과욕의 후폭풍” vs “필수적 성장통”… 승무원 무급휴직 추진하는 티웨이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M&A)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티웨이항공이 각종 악재와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역량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대번에 갖게 돼 탈이 났다는 평가가 나옴과 동시에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2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객실 승무원 순환 무급 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여객기 도입 지연에 따라 사업량이 줄어 한시적으로 잉여 인력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게 티웨이항공 측 설명이다. 유럽 노선에 투입하고자 대한항공으로부터 웻 리스(wet lease) 방식으로 빌려오는 A330-200 여객기 5대는 계획대로 들여오고 있고, 현 시점까지 3대가 이관됐다. 나머지 2대는 11월까지 받아올 계획이다. 인도가 늦어지는 여객기는 티웨이항공이 자체적으로 도입하고자 했던 기재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인천발 유럽 4개 여객 노선 취항 준비 단계에서 객실 승무원 채용을 늘렸지만 이 같은 암초를 만난 것이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객실 승무원은 1400여명으로, 967명이던 지난해 말보다 대폭 증원됐고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하기 직전인 2019년 756명의 약 2배에 달한다. 현지 시각 기준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TW402편은 기체 결함 탓에 첫 복항편부터 결항됐다. 지난 6월 13일에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여객기가 말썽을 일으키자 티웨이항공은 일본 오사카로 띄우려던 여객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했지만 대신 투입하는 쪽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일었다. 이 외에도 숱한 여객기 관리 부실 문제가 있음에도 티웨이항공은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는 모습이다.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법 제133조의2에 따라 항공 안전 증진에 직·간접 영향이 인정된 투자 내역을 주기적으로 공개해 항공 교통 사업자가 안전과 관련된 투자를 유지 또는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항공 안전 투자 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투자 공시를 살펴보면 티웨이항공은 △경년 항공기 교체 △예비용 항공기 구입·임차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발동기·부품 등 구매·임차 △정비 시설·장비 구매·유지·관리 등 외형 확장에는 5563억98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년 2418억4000만원보다 130.1% 증가한 셈이다. 내년에도 5775억3500만원을 들인다. 한편 항공 안전을 위한 연구·개발(R&D)에는 작년에는 1억6000만원, 올해는 3400만원을 편성했다. 전년 대비 78.75%나 삭감한 셈이다. 내년에는 3700만원을 책정했다. 항공 안전 증진을 위한 홍보 예산은 2022년 400만원, 2023년 1700만원, 올해 2300만원, 내년 2500만원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회사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것에 비해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국토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펴낸 6월 항공 소비자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의 제주·내륙 노선 평균 지연율은 각각 18.7%, 11.2%로 집계됐다. 항공기 지연의 기준은 주기장·탑승 게이트 출·도착 시간 15분 초과 여부다. 티웨이항공은 김포-제주 43.0%, 대구-제주 31.7%, 청주-제주 22.3%, 광주-제주 15.8%, 김포-김해 22.0%의 지연율을 보여 9개 국적사 중 '압도적인 지각 1위'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양대 항공사의 합병이 이뤄지는 중에 역량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받아 소화 불량에 걸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장거리 승부수를 띄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사장)이 2027년 매출 3조원·기단 50대 확보를 공언한 만큼 이에 따른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히 사세가 커진 티웨이항공은 항공사가 견지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인 '안전'과 소비자 만족을 간과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며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유럽을 포함, 현재 모든 노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안전 운항을 위한 전면적인 투자와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최상의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각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쉴 틈 없는 현대로템 창원공장, 수주잔고 1년새 3조 증가

현대로템의 실적 상승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창원공장도 전동차·무기체계 생산을 위해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로템 창원공장 레일솔루션 부문의 가동률은 102.4%, 디펜스솔루션은 107.5%를 기록했다. 가동 가능시간 보다 실제 가동시간이 많았던 것이다. 16조원을 상회하던 수주잔고가 1년 만에 19조원 가까이로 늘어난 영향이다. 레일솔루션 부문은 캘리포니아·플로리다·콜로라도(덴버)·펜실베니아·메사추세츠(보스턴) 지역에서도 전동차 수주계약을 맺는 등 북미를 중심으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보스턴에서 1억7579만달러(약 2400억원) 상당의 추가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레일솔루션 수주 확대 및 적정이윤 확보를 추진 중으로, 해외 수출의 경우 직접 수주하거나 국내·외 종합상사 등과 컨소시엄을 이루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고부가 차량 및 독자모델 개발을 가속화하고, 전략적 중점시장 내 지배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미국법인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과 6억6369만달러(약 8688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도 맺었다. 노후 전동차를 대체하고 2028 LA올림픽·패럴림픽 이동 수요를 충당할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 고속전철 공급 및 유지보수(2753억원 규모),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트램 사업(3412억원)을 비롯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전동차 조기 투입 등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디펜스솔루션 부문은 주력사업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미래 지속성장 동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와 K-2PL 생산·납품 사업 진행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한 것도 이같은 행보의 일환이다. 현대로템은 올 상반기까지 46대의 K-2GF 전차를 납품했고, 올 하반기와 내년에 각각 38·96대를 인도하면 긴급소요분 전량(180대) 납품이 완료된다. 양사는 180대에 달하는 2차 이행계약 체결에 대한 협력도 이어간다. 시스템 영문화·현지 통신장비 적용 등 신속한 현지 납품을 위한 조치가 이뤄졌던 갭필러(GF) 버전과 달리 PL 버전은 능동방호장치 및 특수장갑 적용을 비롯한 업그레이드가 특징이다. 루마니아 진출도 타진 중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루마니아의 경우 폴란드 대비 규모는 작겠으나 인도 일정이 빠르게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5~2026년 실적에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한 파이낸싱 필요성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 방산업계와 금융계에 정통한 인사들은 루마니아를 자체 국방예산으로 무기체계 도입이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 또한 △차륜형지휘소용차량 2차양산(7074억원 규모) △차륜형장갑차 4차 양산(1670억원) △30㎜차륜형 대공포 2차양산(2161억원)을 비롯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중남미 지역에 차륜형장갑차를 수출하는 등 유럽 외 지역에서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에코플랜트 부문 성장이 쉽지 않으나, 올해 연간 매출이 4조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4000억원에 달하면서 지난해 실적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파죽지세 하이브리드차…“전기차 캐즘 끝나도 잘나갈 것”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끝난 뒤에도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판매가 반등하더라도 내연기관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것이고 이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상반기 신차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 신차 등록대수는 전년대비 10.4% 감소한 91만5102대를 기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24.3% 증가한 18만7903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수출 시장에서도 유효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7월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를 22만2818대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6만4851대) 대비 35.2%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인기 급증 요인으로 '전기차 캐즘'을 꼽았다. 이전에도 하이브리드차의 수요가 점차 증가했지만 전기차 캐즘과 맞물리면서 더욱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높은 가격, 불편한 인프라로 주춤하면서 연비 좋고 접근성이 좋은 하이브리드차가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선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대해 '전기차 수요가 반등하면 사라질 반짝 인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끝나더라도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여전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캐즘 종료 후에도 EV가 갖고 있는 한계성은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는 꾸준한 인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 브랜드가 2030년 전기차 완전 전환을 포기하고 현실적으로 30%의 목표를 잡고 있는데 나머지 70%의 대부분은 하이브리드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판매량의 70%면 글로벌 기준 약 60000만대에 해당하는 시장인데 이때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 차를 선택할 것"이라며 “약 3000만대 정도의 판매량은 충분히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성차 업계도 하이브리드차 생산계획을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으로 잡고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가 전기차 캐즘 유무와 관계없이 꾸준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2028년에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계획 대비 40% 정도 증가한 133만대를 판매할 것"이란 목표를 발표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오는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에도 하이브리드 생산 라인을 구축해 장기적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7년부터는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또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내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어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도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6월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넣어 시장 반등에 나섰다. 르노코리아는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KGM)는 중국 배터리 기업 BYD와 협력해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KGM은 지난해 BYD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내년 토레스 하이브리드 출시를 시작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밸류업 희생하고 지배력 높이나…DB의 독특한 생존 전략

DB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DB Inc.(이하 DB)가 100% 자회사인 DB에프아이에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 일환이다.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게 표면적인 이유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반주주들 입장에서는 DB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방식이 반갑지않기 때문이다. ◇DB, DB에프아이에스 흡수합병으로 유동성 확보 2일 DB그룹 등에 따르면 DB는 지난 8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DB에프아이에스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1:0으로, DB가 존속하고 DB에프아이에스는 소멸된다. DB에프아이에스와의 합병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DB에프아이에스는 2023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 201억 원, 기타금융자산 30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 완료 시 이 자금이 DB로 이전된다. 여기에 DB에프아이에스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까지 더해져 DB의 재무상태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시장에서는 DB의 DB하이텍 지배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DB는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 통보를 받았다. 이에 주요 계열사인 DB의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현재 지분율은 23.85%에 그친다. 추가 확보해야 할 6.15%의 지분가치는 2일 DB하이텍의 주가 기준 1107억원에 달한다. 지난 상반기 기준 DB의 현금및현금성 자산규모는 488억원 수준이다. 이에 DB에프아이에스의 풍부한 유동성이 향후 DB하이텍 지분 인수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주사 전환 위한 DB의 고민, 높은 주가가 발목 하지만 DB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DB하이텍이 지난 반기 기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DB의 고민이다.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데 주가가 높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중 기업의 '밸류업'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DB하이텍의 주가가 높아지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이슈를 다루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주가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다. 이에 최근 DB하이텍이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이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DB하이텍은 골프장 레인보우힐스CC를 운영하는 계열사 디비월드의 주식 549만주를 494억원에 취득했다. DB하이텍은 주식 취득 목적을 “신수종사업 진출 및 첨단 반도체 사업 보안 강화"라고 밝혔지만 일반 주주들의 생각은 다르다. DB하이텍은 올해 사업보고서에서 2024년 기계장치 등에 대한 예상 투자액을 1807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이 중 4분의 1을 골프장을 사는데 써버린 셈이다. 엔데믹으로 한 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골프사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면서, 금융투자업계와 일반 주주들은 DB하이텍이 일부러 주가를 억누르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업계는 인공지능 특수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이지만 DB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며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 지분확보가 시급해 다른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한화 ‘장보고-Ⅲ’ 잠수함 앞세워 폴란드 방산 시장 공략 가속화

K-방산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화그룹 방산계열사들이 폴란드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은 오는 3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 참가한다고 2일 밝혔다. MSPO는 동유럽 최대 방산전시회로, 올해는 전 세계 35개국 700여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한화는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 공급으로 확보한 신뢰를 토대로 통합 안보솔루션을 제시하고 양국 안보 동맹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잠수함을 전시한다.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기술을 현지 업체들에게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폴란드는 2034년까지 잠수함 2~3척 도입을 골자로 하는 3조원 규모의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의 위협에 대응해야 하지만, 구소련제 킬로급 잠수함 1척만 운용하는 등 비대칭전력의 화력이 부족한 탓이다. 프랑스 나발 그룹 및 독일 TKMS이 한화오션과 수주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화오션이 독자 설계한 3000t급 장보고(KSS)-Ⅲ는 중어뢰와 대함·순항 미사일 등을 탑재한 어뢰 발사관 및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에 힘입어 강력한 공격력을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소연료전지 기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동력원으로 최대 3주간 잠항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한화시스템은 잠수함 운용 효율과 전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함정 통합전투체계를 선보인다. 장보고-Ⅲ에 탑재되는 전투체계는 △음파탐지기(소나·SONAR) 센서 △비음향센서 △무장·통신체계 등을 운용하는 기능을 갖췄다. 미래 지상전투체계에 최적화된 지휘통제통신 통합솔루션(MOSS 플랫폼)도 소개한다. 이는 이동형 5G 전술통신 기지국으로 전차를 비롯한 기동 플랫폼에 탑재할 수 있다. 통신장비와 C4I 서버 및 시스템 관리 장비를 1개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것도 특징이다. 이를 위해 소형화·저전력화·경량화·모듈화가 이뤄졌다.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도 소개한다. 이는 레이더파를 이용해 광학 위성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말 첫번째 소형 SAR 위성을 발사하고 초기 운용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실물 전시한다. 아리온스멧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원격 및 자율운행이 가능하다. 병사를 대신해 물자·탄약수송, 부상병 수송, 수색·정찰, 근접전투를 비롯한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전투 적합평가 판정 및 수출용 무기체계 시범운용을 완료했고, 지난해 12월 미 해병대가 진행한 해외비교시험평가(FCT)도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신 전술형 대전차유도탄 '천검'도 알린다. 천검은 2중모드 탐색기를 채택해 주·아간 사격이 가능하고, 발사 후 망각 방식 등으로 운용자 생존성도 높였다. 발사 후 표적을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은 “향후 폴란드 다목적무인차량 및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및 개발 사업에 참여해 지상무기체계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 ‘플랜B’ 로보틱스 위한 밥켓의 배당 수익 지원이 핵심

두산그룹이 합병은 포기하면서도 두산밥캣의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지배구조 개편 'B플랜'을 지속한다.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까다로운 심사 앞에서도 플랜B를 유지한 것은 그만큼 밥캣을 통해 로보틱스를 지원할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1년 상장 이후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로보틱스 입장에서는 밥캣의 배당 수익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매년 600억원 수준의 배당 수익을 추가하면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산업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 플랜B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최근까지 추진해왔던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단계인 밥캣과 로보틱스 사이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그 앞 단계라 할 수 있는 에너빌리티에서 밥캣 지분 46.06% 전량을 보유한 신설법인을 인적분할하고 로보틱스가 이 신설법인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은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체를 포기하지 않고 플랜B가 추진되는 것은 그만큼 로보틱스 지원에 대한 두산그룹의 고민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산그룹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 함께 로보틱스를 3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하지만 로보틱스 사업이 궤도에 올라 수익을 내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로보틱스 연구·개발(R&D) 및 신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캐시카우가 로보틱스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두산그룹 입장에서 밥캣을 자회사로 만들어주기만 하더라도 로보틱스를 크게 지원할 수 있다. 우선 매년 밥캣이 단행하는 대규모 배당 수익이 눈에 띈다. 최근 3년(2021~2023) 동안 밥캣의 현금배당 총액은 4158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1386억원의 배당을 단행한 것이다. 이는 로보틱스의 적자를 메우고 남는 수준이다. 로보틱스는 상장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연평균 119억원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밥캣의 지분 46.06%를 확보한다면 로보틱스의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밥캣의 최대주주가 된다면 로보틱스의 체급도 급격히 커지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로보틱스의 총자산은 4492억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로보틱스는 조금만 차입금을 늘려도 재무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차입금 102억원만 늘렸음에도 부채비율은 2022년 말 46.4%에서 지난해 6월 말 102.9%로 56.5%포인트(p) 악화됐다. 총자산이 11조1928억원에 달하는 밥캣이 추가된다면 체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다만 최선의 한 수인 합병을 포기하게 됐다는 점은 두산그룹 입장에서 아쉽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매입해야 한다. ㈜두산(모회사)→로보틱스(자회사)→밥캣(손자회사) 구조가 된다면, 인수 여력이 충분한 밥캣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100%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M&A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아울러 두산그룹의 플랜B도 성공할지 미지수다. 최근까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7월과 지난달 두 차례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합병 비율 산정 방식 등을 보완하라는 요구지만,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요구를 하겠다"고 하는 등 고강도 발언을 하기도 했다. 로보틱스와 밥캣의 합병과 마찬가지로 에너빌리티에서 인적분할된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도 이와 비슷한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에너빌리티 소액 주주들은 알짜 자회사인 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기게 된다면 회사의 부채비율이 131%에서 160%로 치솟게 되고 밥캣의 배당수익도 더 이상 얻을 수 없게 된다면 반발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금감원이 분할된 신설법인과 로보틱스 합병을 위한 증권신고서에도 정정요구 등의 압박을 지속할 수 있다. 또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유사한 논란이 발생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사례에서 국민연금이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 눈에 띈다. 이에 두산그룹 개편안에서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 행사를 결정하면 이 역시 지배구조 개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만약 플랜B 마저 불발된다면 두산그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보틱스 지원을 위해 이만큼 효과적인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로보틱스의 R&D와 신상품 개발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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