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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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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연속 ‘바이 코리아’…달러 약세에 외국인 자금 유입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2 06:00

달러 약세에 힘입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가 개선되고, 약달러 추세가 이어지면 하반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더 들어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상장주식 순매수 추이

▲외국인의 상장주식 순매수 추이

10일 금융감독원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3조760억원(결제 기준)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주식 순매도를 이어오다 지난 5월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1220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 460억원을 순매도했다. 국가별로 미국(3조4000억원)과 아일랜드(1조7000억원)의 순매수 규모가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1조8695억원)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33억원), 한국전력(5043억원), LIG넥스원(4991억원), 삼양식품(4802억원) 순으로 외국인 자금이 쏠렸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저점은 4월 9일 2293.7로 다음날 원달러 환율은 고점(1482.9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 충격으로 코스피는 저점을 찍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 파면과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달러 약세가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자는 '사자'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추이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추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달러는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발표, 막대한 재정 적자와 부채를 가중할 감세안 추진,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등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약달러 추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가 반사이익을 얻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미국 주식보다 한국 증시의 강세가 돋보인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간 코스피는 13.93% 오르면서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주요국인 대만 자취안지수(6.75%), 일본 닛케이225지수(6.18%)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3.5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7% 상승에 그쳤다.


지난 3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 정책을 추진하는 점도 국내외 투자자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들은 정권이 주식시장에 친화적인가를 주시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연초 내놨던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하반기 코스피가 330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매크로 환경에서 증시 핵심 동력은 '달러 약세'"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상승 촉매로 작용한 것은 상법 개정과 시장의 구조개선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었지만, 중장기적 상승을 이끌 요인은 글로벌 거시적 환경"이라며 “정책도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 상승에서는 달러 장기 약세에서 오는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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