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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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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냐 사업 유지냐…‘관세 직격탄’ 한국지엠 중대기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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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에 한국GM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정부가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GM이 한국사업장을 닫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동차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제너럴모터스(GM)는 한국 사업장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미 시장에 주력하는 한국GM에 대한 타당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GM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취약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엔비스타 △뷰익 앙코르 GX 등의 차종을 생산해 미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GM의 미국 판매 가운데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판매 비중이 17%를 차지했다. 한국GM은 지난해 승용차 49만9559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6.7% 증가한 데 이어 2017년 이후 최고치다. 다만 국내 판매량은 36% 급감했다.




이렇듯 GM은 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GM은 관세로 올해 이익이 최대 50억달러 감소할 수 있고, 이중 한국사업장 감소분은 20억달러를 차지한다고 지난 5월 추산한 바 있다. 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GM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 넘게 감소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관세 여파로 한국GM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 경우 한국사업장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GM은 전국 직영 정비센터 등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GM측은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GM 대변인은 “우리는 무역 정책에 관한 한국과 미국 정부 간의 논의를 계속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과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GM은 한국사업장 중단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한국GM은 생존할 수 없어 공장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반면 관세율이 10% 밑으로 인하될 경우 GM은 가격 인상, 비용절감 등으로 관세를 흡수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도 “한국에게 불리한 무역협정이 타결되면 GM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며 “현재의 자동차 관세 정책으로는 한국GM의 차량이 비경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GM은 수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한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가 유지돼도 미국에서 소형차 생산 비용이 한국보다 40% 높기 때문에 GM은 한국사업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미국에선 임금이 높고 멕시코는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소형 SUV 생산을 미국이나 멕시코로 옮기는 것은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GM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노사관계 불안, 국내 임금 증가, 규제 불확실성 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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